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초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요시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혁명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당황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침수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22
  • 공포의 9번 타자 브래들리, CS 네 경기 9타점 ‘만점 활약’

    공포의 9번 타자 브래들리, CS 네 경기 9타점 ‘만점 활약’

    이쯤이면 ‘공포의 9번 타자’라 할 만하다. 18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이어진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 4승제) 4차전 6회 2사 2루 기회에 우월 동점 투런 홈런을 날려 6-5로 뒤집어 8-6 재역전승에 주춧돌을 깐 9번 타자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얘기다. 브래들리 주니어는 지난 15일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3타점짜리 결승 2루타를 치고, 전날 3차전에서는 만루 홈런으로 쐐기를 박더니 이날도 보스턴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시리즈 네 경기에서 3안타를 쳐 타율은 높은 편이 아니지만, 무려 9타점이나 올렸다. 홈 1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에 일격을 당한 뒤 2차전 승리로 균형을 맞췄던 보스턴은 전날 원정 3차전을 8-2 완승으로 장식한 데 이어 3연승 신바람을 냈다. 이제 보스턴은 19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지는 5차전을 이기면 2013년 이후 5년 만이자 통산 아홉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자격을 얻는다. 반면 창단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은 휴스턴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이날 4차전은 정규시즌에서 17승(7패)을 수확한 보스턴의 릭 포셀로와 15승(3패)을 챙긴 휴스턴의 찰리 모턴, 두 오른손 투수가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둘 다 오래 버티지 못했다. 2차전에서 중간 계투로 나와 1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던 포셀로는 이날은 4이닝 동안 4실점하고 물러났다. 올해 가을야구에 처음 등판한 모턴은 2와 3분의1 이닝 만에 3실점하며 강판 당해 휴스턴도 일찌감치 불펜진을 가동했다. 운명의 6회초, 2사 후 크리스티안 바스케스가 우중간 2루타로 기회를 열자 브래들리 주니어가 상대 두 번째 투수인 조시 제임스의 초구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휘둘러 오른 담장을 넘겼다. 보스턴은 7회초 볼넷 두 개와 안타 하나를 엮은 2사 만루에서 브록 홀트가 휴스턴 네 번째 투수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에게서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추가 득점했다. 반면 휴스턴은 7회 2사 2, 3루 기회를 날렸다. 8회초 JD 마르티네스의 적시타로 3점 차로 달아난 보스턴은 8회말부터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럴을 올려 굳히기에 들어갔다. 킴브럴이 첫 타자 켐프에게 우선상을 타고 흐르는 안타를 맞았지만 우익수 베츠가 ‘레이저 송구’로 2루에서 잡아냈다. 수비의 도움에도 킴브럴은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고, 스프링어에게 2루타를 맞아 1사 2, 3루에 몰린 뒤 알투베의 내야땅볼 때 한 점을 내줬다. 9회에는 두 팀이 환상적인 수비를 하나씩 연출했다. 보스턴은 9회초 2사 만루 기회에 베츠의 안타성 타구가 휴스턴 우익수 레딕의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에 걸려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이어 9회말 킴브럴이 볼넷 세 개를 허용해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브레그먼의 잘맞은 타구를 좌익수 앤드루 베닌텐디가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 짜릿한 재역전승을 마감했다. 만약 빠뜨렸더라면 동점 허용은 물론 끝내기 결승타가 됐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보스턴의 사이영상 수상자 크리스 세일은 여전히 몸이 좋지 않아 5차전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ESPN이 전했다. 그는 4차전 시작에 앞서 외야에서 10~15분 정도 공을 던졌지만 알렉스 코라 감독은 계획대로 불펜 마운드에서도 공을 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사인 훔치기 의심을 산 휴스턴에 대해 조사를 벌여온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아무런 혐의점이 없어 종결했다고 방송은 함께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회적 고립 자초한 민주노총… 경사노위 출범 차질 우려

    강성 대의원 설득 실패… “내년 1월 재상정” 기대를 모았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17일 무산됐다. 이날 민주노총은 강원 영월군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의결정족수 569명(재적 1237명) 가운데 535명만 참여해 34명이 모자랐다. 민주노총 강성 대의원들이 사회적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환 위원장은 “(경사노위 참여 안건의) 성사 여부가 지도부에겐 중요했다”면서 “힘 있는 결정을 만들지 못해 동지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내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쯤 다시 안건을 상정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민주노총이 이날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결정하지 못한 건 사회적 대화에 대해 조직 내부의 큰 불신을 집행부가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는 사회적 대화 참여에 의지를 보이며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적으로 고립된 민주노총이 이번 결정으로 “고립 심화를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노총은 일방적인 구조조정 등에 반발하며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1999년 탈퇴했다. 2005년 노사정위에 복귀해야 한다는 안건이 나왔지만 내부 급진파가 회의장에 시너와 소화기를 뿌리는 등 물리력을 동원해 개회 자체를 막았다. 사회적 대화 참여의 의지가 있는 현재 집행부가 출범한 지난 1월 이후에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대하면서 사회적 대화를 거부했다. 그러다 최근 경사노위 사전협의체인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해 대화 가능성을 열었지만 경사노위 합류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선 대회 시작 전부터 “경사노위 참가 안건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유인물이 나돌았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청년 실업 등 문제가 쌓여 있기 때문에 민주노총 없이 경사노위를 출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완전한 사회적 대화를 위해 민주노총의 참여를 좀더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출범이 늦어지더라도 노동계의 중요한 축인 민주노총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영월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서울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서울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립유치원 비리] 불리하면 집단휴업에 욕설·문자… 포화 맞는 한유총 10년 몽니

    [사립유치원 비리] 불리하면 집단휴업에 욕설·문자… 포화 맞는 한유총 10년 몽니

    설립자·원장만 회원… “영리목적 강조”국공립유치원 확대 반대 등 민심 역행이권 건드리는 공청회 무산시키기도“계속 여론 등한시하면 고립 자초할 것”공금을 쌈짓돈처럼 써 온 일부 사립유치원의 행태가 실명 공개되면서 터진 공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기세다. 불을 끄겠다며 지난 16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입장은 성난 여론에 되레 기름을 부었다. “죄송하다. 하지만 잘못된 제도 탓에 비리유치원으로 몰려 억울하다”는 것이다. “모든 유치원을 비리 집단으로 모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난 10년간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어온 한유총 지도부의 행태가 겹쳐지면서 국민 시선은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 1995년 출범한 한유총은 설립자·원장 등 사립유치원 약 3300곳(한유총 주장)의 관계자를 회원으로 둔 사단법인이다. 전국 사립유치원 4282곳 중 77%가량이 회원인 셈이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전사련)라는 단체도 있지만 회원 수(1200여곳) 면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한유총은 설립자와 원장만 회원이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은 유아교육을 담당하는 공교육 기관이지만 영리도 추구한다”면서 “한유총은 전사련에 비해 영리 목적을 더 강조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유총은 몸집 덕에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유아교육 정책을 짤 때 대화 상대로 찾는다. 하지만 정책 방향이 사유재산권 등 이권을 건드린다고 느끼면 예민하게 대응한다. 집회, 문자·전화 폭탄은 물론 현장점거, 몸싸움, 집단휴업도 불사한다. 격렬한 저항을 한 번 겪어보면 공무원·정치인·학자 할 것 없이 몸을 움츠리게 된다고 한다. ‘극한 투쟁의 역사’는 오래됐다. 2002년에는 단설유치원 신설이 예산낭비를 부추기고 사립유치원 경영난을 가중시킨다며 반대 운동을 전개했다. 2008~10년에는 유치원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며 정부가 실시한 ‘국가 단위 유치원 평가’를 반대하며 각 유치원에 ‘평가 보이콧’ 지침을 내려 저항했다. 이때 회의감을 느낀 유치원장 300여명이 평가 동참을 선언했다. 이들이 2010년 전사련을 만들었다. 집단휴원을 선언한 뒤 정부와 절충점을 찾고는 휴원 철회를 하는 것도 자주 빼쓰는 카드다. 2016년 6월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하며 집단휴원을 예고했다가 철회했고, 지난해 9월에는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을 반대하고 재정 지원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며 집단휴업을 벌이려다 여론 악화로 철회했다. 앞서 7월에는 정부의 ‘5개년 유아교육발전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세미나장을 두 차례나 점거해 무산시켰다. 지난 5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는 한유총 회원 300명이 토론회 명칭 변경 등을 요구하며 욕설과 고성을 쏟아내기도 했다. ‘공룡 조직’이다 보니 대형 현안이 있을 때 ‘강경파’와 ‘온건파’가 분열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강경파가 조직 내 힘을 얻었을 땐 민심에 역행하는 결정을 곧잘 내린다. 지난해 집단휴업 논란 당시 최정혜 한유총 이사장이 유은혜(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민주당 의원 등의 중재를 받아들여 휴업 철회를 선언했지만, 강경파로 구성된 투쟁위원회는 휴업을 강행하려고 했다. 한유총은 감사 결과를 실명 공개한 MBC를 상대로 공개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설립자의 사유재산권을 인정해 달라는 한유총의 요구도 일리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상황에 회계 투명성을 요구하는 여론을 등한시하면 결국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설] 민주노총, 사회적 대화 참여하라

    민주노총이 오늘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할지를 논의한다. 경사노위는 양대 노총과 사용자 단체뿐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청년, 소상공인 등이 참여하는 범사회적 대화 기구다. 지난 4월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합의해 6월에 발족했으나 민주노총이 최저임금법 개정에 반발해 불참하면서 지금까지 개점휴업 상태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동 존중사회 실현을 위해 경사노위가 빨리 가동돼야 한다”며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일단 출범은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 최저임금, 국민연금 개편 등 갈등이 첨예한 시급한 현안에 대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합리적인 대안을 찾자는 취지로 새롭게 출발한 경사노위가 시작부터 반쪽짜리로 운영된다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김명환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는 경사노위 참여에 긍정적이라고 한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이 사회적 대화 참여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노동 적폐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내부의 이견을 어떻게 잘 설득해 참여를 이끌어 내느냐다. 민주노총은 그동안 타협보다는 투쟁으로 노동자의 기본 권익을 스스로 쟁취해 왔다.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 민주노총이 기여한 공은 결코 작지 않으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탓하며 장외에서 투쟁하기보다 대화의 장이 마련된 만큼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춘 경제 주체로서 참여해 운동장의 지형을 바꾸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대기업 귀족 노조니, 고용세습 같은 내로남불의 행태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은 마당에 사회적 대화마저 걷어참으로써 고립을 자초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 남자축구 대표팀 파나마와 2-2 무승부…벤투 부임 후 A매치 무패 행진

    남자축구 대표팀 파나마와 2-2 무승부…벤투 부임 후 A매치 무패 행진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올해 국내에서 열린 마지막 평가전에서 파마나와 2-2로 비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달 11일 칠레와의 평가전(0-0)에 이어 두 번째 무승부다. 벤투 감독은 지난 8월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4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장도 2만 5000여개 좌석이 가득 찼다. 이로써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A매치 네 경기 연속 만원 관중을 이뤘다. 벤투 감독은 예고한 대로 이날 ‘베스트 11’(선발 명단)에서 전 포지션에 걸쳐 5명을 교체하는 변화를 줬다. 원톱에 석현준(랭스)이 섰고, 좌우 날개에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함부르크)을 배치했다. 2선에는 남태희(알두하일)와 기성용(뉴캐슬), 황인범을 세웠다. 포백 수비라인에는 왼쪽부터 박주호-김영권(광저우)-김민재(전북)-이용(전북)이 섰다. 골문은 조현우(대구)가 지켰다. 지난 12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과 비교해 공격수 석현준과 미드필더 황인범, 수비수 박주호·김민재, 골키퍼 조현우가 새롭게 선발 명단에 들었다. 대표팀은 이날 초반부터 강한 공세로 나서 전반 6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부상 불운’에 시달렸던 수비수 박주호가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황희찬이 오른쪽 측면을 드리블로 돌파한 뒤 골라인 부근까지 침투해 공을 반대편 뒤쪽으로 길게 빼줬다. 박주호가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달려들며 지체하지 않고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쉴새 없이 파나마의 문전을 위협하던 한국은 전반 33분 한 골을 추가했다. 손흥민이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공을 뒤로 돌려주자 황인범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파나마는 전반 45분 오른쪽 프리킥 기회에서 아르만도 쿠퍼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려주자 공격수 아브디엘 아로요가 구쳐오른 뒤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어 한 골을 만회했다. 대표팀은 또 후반 3분 어이없는 백패스로 또 한 번의 실점을 허용했다. 남태희가 골키퍼 조현우를 보고 길게 공을 뒤로 빼줬는데, 롤란도 블락부른이 공을 가로챈 뒤 가벼운 슈팅으로 한국의 골문을 갈랐다. 약속된 플레이의 부재와 집중력 부족이 자초한 아쉬운 동점 골이었다. 파나마의 공세가 이어지자 벤투 감독은 후반 19분 석현준 대신 황의조(감바 오사카), 황인범 대신 정우영(알사드)을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후반 25분에는 황희찬 대신 문선민(인천), 박주호 대신 홍철을 기용해 추가 골을 겨냥했다. 그러나 후반 31분 문선민의 슈팅은 상대 수비수 몸을 맞고 굴절됐고, 남태희의 재차 헤딩은 수비벽에 막혔다. 또 후반 41분 기성용의 롱패스를 이어받은 남태희의 헤딩슛은 왼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면서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이 났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로버츠 감독 “NLCS 4차전엔 ‘그랜달’ 말고 ‘반스’ 투입”

    로버츠 감독 “NLCS 4차전엔 ‘그랜달’ 말고 ‘반스’ 투입”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이 16일 “내일(4차전)은 오스틴 반스가 공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승제) 3차전에서 밀워키에 0-4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야스마니 그랜달이 오늘 힘든 밤을 보냈다. 팬들도 비관적이었다. 그들은 이기고 싶어했다”며 “그랜달은 (4차전에) 벤치에서 대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 주전포수 그랜달은 NLCS 1차전에서 2개의 실책과 2개의 포일을 범해 팀의 패배를 자초했다. 2차전 때는 선발에서 제외됐다 대타로 나왔는데 7회초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치면서 추격 기회를 무산시켰다. 그랜달은 3차전에서도 2회말 1사 2·3루와 9회말 1사 만루의 찬스에서 삼진을 당했다. 실망한 홈팬들은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그랜달을 대신하는 반스는 17일 열리는 4차전에서 선발 투수 리치 힐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반스는 지난 14일 2차전에서 8번 타자 포수로 출전해 3타수 1타점 1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NLCS에서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몰린 다저스로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투수 우드러프에게 동점포, 포수와 야수 실책, 커쇼를 망가뜨리다

    투수 우드러프에게 동점포, 포수와 야수 실책, 커쇼를 망가뜨리다

    LA 다저스가 상대 투수에게 홈런을 맞는 등 믿기지 않는 3회를 보내고 4회에도 3실점해 결국 5-6으로 졌다. 다저스는 13일(한국시간) 밀러 파크를 찾아 벌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잠잠했던 매니 마차도가 2회 상대 선발 지오 곤잘레스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날려 앞서갔으나 선발 투수 클레이턴 커쇼가 3회 상대 구원 투수 브랜든 우드러프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한 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 잇따라 실책을 하며 추가점을 내줘 4회까지 1-2로 뒤지고 있다. 우드러프의 한 방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투수 홈런으로 23번째다. 뜻밖의 선수, 그것도 투수에게 홈런을 맞은 커쇼는 흔들렸다. 밀워키는 케인의 안타와 옐리치에게 볼넷을 내줘 위기를 자초했다. 아귈라의 1루수 쪽 직선타를 깨끗하게 잡아내는 듯했지만 포수 그랜달이 배트를 살짝 건드린 것으로 판정돼 1사 만루 위기로 이어졌고 에르난 페레즈의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랜달은 역전 실점 때 야수의 중계 플레이를 뒤로 빠뜨려 2사 2, 3루 위기를 불렀지만 다행히 커쇼가 삼진으로 잡아내 위기를 모면했다. 그랜달의 패스트볼 두 차례, 타격 방해 한 차례는 역시 포스트시즌 초유의 기록이다. 하지만 다저스는 4회 우드러프를 공략하지 못해 삼자범퇴를 당하고 커쇼가 안타 둘을 내주며 2실점했다. 또 좌익수 실책이 기름을 끼얹었다. 얕은 안타를 뒤로 빠뜨리는 바람에 1사 2, 3루 위기에 몰렸고 산타나가 좌전 적시타로 피냐와 아르시아를 불러 들여 4-1로 달아났다. 결국 커쇼는 3과 3분의 마운드를 내려갔고 매드선이 올라 옐리치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브론이 비디오 판독 끝에 살아난 2루 주자 산타나를 홈으로 불러 들여 4점 차로 달아났다. 다저스는 4회와 헤이더가 마운드에 오른 5회 6연속 삼진을 당하는 등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다 8회 3점, 9회 1점을 더해 끝까지 알 수 없는 승부를 펼쳤으나 9회초 2사 3루 기회에 저스틴 터너가 이날 네 번째 삼진을 탕해 고개를 떨궜다. 2차전 선발 등판이 예고된 류현진의 어깨가 한없이 무겁게 됐다. 그나마 타자들이 8회와 9회 상대 불펜 투수들을 불러낸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객 먼저 vs 운신 축소…금융감독 충돌

    고객 먼저 vs 운신 축소…금융감독 충돌

    과제 69개 중 18개가 규제 신설·강화 세부과제 18개는 가이드라인 등 동반 윤석헌 원장 과제 52%가 규제 더 생겨 대출금리 모범규준 개정엔 “경영 침해” 금감원 “규제 완화될수록 감독 철저해야”지난해 말 금융감독 혁신을 위해 ‘그림자 규제’를 없애겠다고 약속한 금융감독원이 도리어 행정지도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모범규준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율규제라도 규제가 쌓이면서 민간 금융회사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발표된 금감원의 ‘금융감독 혁신 과제’에 포함된 69개 세부 과제 중 규제를 신설·강화하는 과제가 18개(26.1%)다. 규제를 아예 없애거나 완화하는 과제가 9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리어 규제가 더 생겨나는 셈이다. 모범규준이나 가이드라인 제정 등 그림자 규제를 동반하는 세부 과제도 18개로 드러나 윤석헌 원장 취임 이후 발표된 69개 세부 과제 중 절반 이상인 36개가 규제 강화를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림자 규제 세부 내용 중 소비자 피해 사후 구제 내실화를 위한 일괄구제 시행은 앞서 즉시연금 사태 때 보험사들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법리 다툼의 여지가 큰 상황에서 금융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시연금 사태에 대해 일부에서는 무리한 행정지도로 금감원이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기획재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근로자추천이사제에 대한 법적 근거조차 없는 상황에서 공공기관도 아닌 민간 금융회사에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금감원이 발 벗고 나선 것도 논란의 여지가 크다. 지난 혁신 과제를 발표하며 금감원은 근로자추천이사제에 대한 공청회 개최와 함께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관련 공시를 넣을 것을 요구했다. 회사가 근로자추천이사제를 도입했는지 여부를 밝히고 도입 사유도 공개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금감원이 소비자 피해 확산 차단을 명목으로 최종 조치가 확정되기 전 검사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태처럼 최종 결론이 바뀔 수도 있는데 검사 정보가 시장에 공개됨에 따라 여론 재판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 모범규준 개정은 은행권에서 볼멘소리가 계속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금리 산정은 경영 전략과 고객층에 맞춰 은행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인데 당국이 모범규준을 들이대 경영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까지 등장해 경쟁이 더 치열해진 상황에서 대출금리 규제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눈치를 봐야 하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모범규준 하나하나가 규제로 다가온다”고 전했다. 은행이 지점을 폐쇄하기 전 영향평가를 하도록 하는 ‘폐쇄절차 등에 대한 모범규준’도 근거 규정은 없으나 제도 시행으로 영업을 위축시킬 수 있는 규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규제가 완화될수록 감독은 강화돼야 한다”며 “모범기준은 관련 정책을 하기 전에 소비자 관점에서 한번 더 필요한지 점검해 보라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최승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금융 당국이 행정지도 등의 방법으로 금융사에 정책 방향에 따를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한쪽에선 쉽게 그림자 규제를 만들고 금융사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울대 로스쿨생들 “사법농단 사태 참담···선배에 대한 믿음 흔들려”

    서울대 로스쿨생들 “사법농단 사태 참담···선배에 대한 믿음 흔들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재판 거래 등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았다는 의혹에 직면한 사법부에게 책임을 묻고 사법농단 사태에 관여된 법관들의 적극적인 수사 협조를 요구했다.10일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들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가 사법농단 진상규명을 지연하며 스스로 정당성을 져버리고 있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재학생들은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와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등을 촉구하고 재판 거래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의 권리를 구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선배 법조인들이 걸어가며 남긴 판결문은 우리의 길”이라며 “적어도 그 모든 문장은 헌법과 법률에 의한 법관의 양심에 따라 쓰였으리라 믿었지만 사법농단 사태로 믿음이 흔들렸다”고 밝혔다. 또 “법을 공부하고 법과 함께 살아갈 미래의 법률가로서 헌정사의 굴곡에서 사법의 길을 고민한다”면서 “이러한 고민 속에 사법농단을 지켜보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재학생들은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청구된 영장들이 유례없는 상세한 기각 이유들로 연이어 기각되고 있다”면서 관여 법관들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어 “현 사법부가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을 망각하고 사법농단을 바로잡을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재판 거래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의 권리 구제도 촉구했다. 재학생들은 “사법부가 재판을 거래했다는 의혹을 자초해 재판의 공정성을 위협했다”며 “의혹 앞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누구에게나 보장된다고 감히 말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혁명의용군 조작 사건, 해방 후 친일파 군부 보호의 신호탄이었다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혁명의용군 조작 사건, 해방 후 친일파 군부 보호의 신호탄이었다

    지난 5월 4일 ‘일베’ 게시판에는 이런 제목의 ‘뉴스’가 떴다. “탁현민 뒤를 졸졸 따라다닌 육사 교장 김완태(중장)/백선엽 장군 기념관 없애.” 출처는 박근혜 인터뷰로 유명한 ‘정규재TV’로 돼 있었다.“육군사관학교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념 비석을 빼서 야산에 방치” “박근혜 대통령 기념 물건 모두 폐기” “백선엽 장군 기념관 없애고” “육사의 기원은 조선 독립군이라 역사 바꾸며” “탁현민(청와대 행정관) 방문 때 3성 장군(김완태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뒤를 졸졸”. 육사총동창회(회장 김병관)는 감사단을 편성해 육사로 ‘파견’했다. 이른바 감사단은 육사 안 교회에 진을 치고 김완태 교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을 오라 가라 하며 따졌다. 당시 무자격 감사단의 강짜가 얼마나 심했던지 교회가 이들에게 ‘퇴거’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확인 결과 소문은 모두 가짜였다. 그러나 김완태 교장은 지난 5월 말 결국 경질됐다. 수도군단장 시절, 훈련 중 물의를 빚은 예하 부대의 노모 중령에 대해 경징계를 찾아내 집요하게 문제 삼은 결과였다. 이들의 회를 뒤집은 것은 육사의 기원 문제. 김 교장은 육사의 정통성을 신흥무관학교나 임시정부 육군무관학교 등 독립군의 전통 속에서 새로이 세우려 했다.육사는 지금까지 그 뿌리를 미군정(美軍政)이 설립한 남조선경비사관학교에 두었다. 이 학교의 전신은 미군정 군사영어학교. 육사가 이렇다 보니 국군 역시 연원을 미군정이 설립한 남조선국방경비대에 두었다. 1946년 1월 15일에 출범한 경비대는 군사영어학교 출신 장교 110명으로 출범했다. 이 가운데 87명은 일본군 출신, 21명은 일본의 괴뢰국 만주군 출신이었다. 1, 2대 사령관은 일본군과 만주군 장교였던 이형근과 원용덕이었다. 이형근의 장인 이응준(일본군 육군 대좌 출신)은 미군정 군사 고문이었다. 미군정은 1946년 말 통위부장(미군정기 국방장관)과 경비대사령관을 유동렬(광복군 총참모장)과 송호성(광복군 훈련처장) 등 독립군 출신으로 교체했다. 독립군을 우대한 것이 아니라 여론 때문이었다. ‘이게 일본군이지 대한민국 군대인가!’ 제1연대에선 “이 따위 경비대 해산시켜라. 빨갱이 노랭이 같은 놈 몰아내라”며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놀란 이응준은 미군정에 수뇌부를 광복군 출신으로 임명하자고 제안했다. 유동열·송호성 체제는 서둘러 독립군 출신을 특임 장교 형태로 충원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경비대의 뼈대는 이미 일본·만주군 출신 장교들이었다. 정부 수립 후엔 이런 노력마저 제동이 걸렸다. 초대 국방장관이 광복군 제1지대장 이범석이었지만 그는 김구와 각을 세우고 있었다. 광복군 출신은 대부분 김구 계열이었다. 그는 초대 총참모장에 이응준, 육군사령관에 이형근을 앉혔다. 이들에게 김구 계열의 광복군 출신들은 눈엣가시였다. 광복군 출신들은 친일파 청산을 물고 늘어졌다. 게다가 제헌국회가 1948년 9월 22일 반민족행위자처벌특별법을 제정, 공포했으며, 10월 22일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반민특위)를 설치했다. 총참모장, 육군사령관 등 핵심 간부는 형사처벌을 당하거나 경질돼야 했다. 조병옥, 장택상 등이 장악하고 있던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특별법 공포 후 6일 뒤인 9월 28일 독립군 출신의 14연대장 오동기 소령이 체포됐다. 사흘 뒤 최능진 전 경무부 수사국장 등이 체포됐다. 10월 5일자 도하 각 신문엔 이런 경찰 발표가 실렸다. “1일 오후 3시경 최능진, 서세충, 김진섭 등이 수도청 형사대에 체포됐다. 지난해 11월경부터 국군 소령 오동기 등과 공모하여 국방군속에 혁명의용군을 조직하고 현정부를 붕괴시키려 한 바, 군자금으로 15만원을 제공한 혐의라 한다.” 해방 후 첫 조작사건인 ‘혁명의용군 사건’이다. 친일 군부와 경찰이 합작한 ‘숙군’의 신호탄이었다. 그 칼날은 정치권까지 겨냥하고 있었다. 오동기는 항일전선에 투신했던 독립군 지휘관이었다. 그는 경비대 감찰총감직에 있으면서 군내 일본군 출신 장교들의 부패를 단호하게 처리하려 했다. 상층부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다가 결국 야전으로 밀려났다. 좌익에 대해서도 단호했다. 14연대장 시절, 김지회 중위를 요시찰 인물로 찍어 작전과장에서 포병중대장으로 전보시켰다. 반란을 주도한 인물이다. 최능진은 일제 치하에서 2년간 복역한 독립운동가로 해방 후 소련군의 압박을 피해 월남했다. 미군정 경무부 수사국장으로 경찰 내 친일파 청소를 주장해 친일경찰의 대부 조병옥 경무부장, 장택상 수도청장과 마찰을 빚었다. 두 사람은 노덕술, 이익홍, 최연, 최운하, 김정빈, 김홍걸, 백원교, 박경후 등 일제의 조선인 악질 경찰관들을 요직에 앉힌 터였다. 최능진은 10·1 대구사건을 계기로 미군정 당국에 조병옥과 장택상의 처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5·10선거 때는 동대문 갑구에 입후보한 이승만을 낙선시키기 위해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려다 정권의 방해로 실패했다. 두 사람은 군과 경찰의 상징적 민족주의자였다. 그 둘을 좌익과 연계한 내란음모 사건의 주동자로 엮은 것이다. 10월 19일 14연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21일 이범석 국무총리는 이 사건을 공산주의자가 극우 정객들과 결탁해 일으킨 반국가적 반란이라고 규정했다. 이튿날 김태선 수도청장은 ‘혁명의용군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모자 최능진, 오동기, 서세충, 김진섭 등이 남북 노동당과 결탁해 (그들이) 숭배하는 정객을 수령으로 공산정부를 수립하려는 것으로 …이번 여수 사건을 야기했다.” ‘극우 정객’이란 김구였다. 이후 군과 경찰 친일파들은 반민특위 무력화와 군내 민족주의 계열 제거에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이승만은 물론 광복군 출신의 이범석 총리가 지원사격을 하고 있었으니, 거칠 게 없었다. 만주특설대 출신의 백선엽 국장의 지휘 아래 육군 정보국은 1949년 7월까지 전체 국군의 10%에 이르는 4700여명을 제거했다. 이 중에는 좌익 외에 광복군, 학병 출신 등 친일파를 혐오하는 중간계열이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었다. 심지어 송호성 사령관도 끼어 있었다. 처형된 장교 중 김종석, 오일균, 최남근 등은 일본군 장교 출신이지만, 중간계열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김종석, 오일균은 미 군사고문관 하우스만이 구명에 앞장설 정도로 유능한 인재였다. 그러나 ‘진짜 남로당원’ 박정희가 일관되게 두 사람을 군내 좌익 책임자로 몰아 구할 수 없었다. 그때 박정희에게 ‘스네이크(독사) 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4연대장이었던 최남근은 반란군에 잡혀 고초를 겪다가 탈출했지만, 다시 진압작전에 나서라는 요구에 ‘동족에게 총을 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들은 형장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죽었다. 군내 숙청이 정리되면서 군은 정치권을 정조준했다. 육군 헌병대는 1949년 5월 이른바 ‘국회프락치 사건’을 수사했다. 친일파 처단을 앞장서 주장해 온 소장파 10여명을 국제공산당 프락치로 몰아 처벌했다. 국회가 얼어붙자 경찰은 6월 6일 반민특위를 습격해 특경대를 무장해제했다. 이승만은 10일 반민특위 해체를 명했다. 13일 채병덕 육군참모총장은 “군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체의 파괴행동에 대해 용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군의 정치개입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13일 뒤 육군 정보국 소속 포병 소위 안두희는 김구를 암살했다. 이른바 ‘숙군’의 대단원이었다. 당시 수사본부장으로 헌병대 실세는 일제 치하에서 조선인으로서 경찰 최고직위에 올랐던 전봉덕이었다. 의열단 출신에 중국군 상위였던 장흥이 사령관이었지만 실권이 없었다. 장흥은 김구 암살 다음날 경질됐다. 잔불 정리만 남았다. 이범석은 ‘숙군’에 앞장섰지만, 순망치한의 화를 자초했다. 광복군 계열이 정리되자 그의 사조직 대한민족청년단(족청)도 이승만의 압박으로 해체되면서 국방장관에서 밀려났다. 전쟁 발발 이후 내무장관으로 기용돼 ‘부산정치 파동’에서 크게 이용당한 뒤 결국 ‘팽’당했다. 이른바 ‘숙군’으로부터 70년 뒤, 군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려는 작업이 육사에서 시도됐다. 그러나 불과 7개월여 만에 지휘관은 정치적으로 ‘저격’당했다. 더러운 ‘숙군’의 칼날은 여전히 자주와 독립을 겨냥한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무패 파이터’만 있고 ‘진정한 챔프’는 없었다

    ‘무패 파이터’만 있고 ‘진정한 챔프’는 없었다

    맥그리거에 4라운드 초크 서브미션 승 경기 직후 케이지 넘어 상대 팀원 폭행 UFC 대표, 챔피언 벨트 두르는 일 거부 BBC 닉 피트 “하빕 타이틀 박탈해야” ‘무패 파이터’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가 거의 2년 만에 옥타곤에 돌아온 UFC 최고의 스타 코너 맥그리거(이상 30·아일랜드)에게 4라운드 3분3초 만에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승리에 도취한 그는 상대 팀원을 공격하는 난동을 부려 타이틀을 박탈당할 위기를 자초했다. 하빕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29의 메인 이벤트인 라이트급 타이틀 방어전에서 그래플링 실력을 앞세워 타격에서 우위인 맥그리거를 시종 압도하며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하빕은 UFC 역사에 가장 긴 27전 전승의 무패 신화를 이어 갔고, 2016년 11월 이후 UFC 라이트급과 페더급 타이틀 방어에 나서지 않아 타이틀을 박탈당하고 지난해 8월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복싱 대결 외도를 한 맥그리거는 (21승)4패째를 당했다. 경기가 끝난 뒤 옥타곤 안팎에서 드잡이가 벌어졌다. 하빕 본인이 득달같이 케이지를 뛰어넘어 맥그리거의 팀원 딜런 다니스를 공격했다. 경찰과 보안요원에게도 완력을 행사했다. 그 뒤 하빕 캠프의 3명도 옥타곤 안에 들어가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추스르던 맥그리거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발길질을 했다. 3명은 체포됐다가 나중에 풀려났다. 지난 4월 UFC 미디어데이 직후 하빕 일행이 탄 버스에 쓰레기통 등을 내던진 맥그리거 패거리에 보복을 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하빕의 허리에 챔피언 벨트를 두르는 일을 거부했다. 하빕은 공식 기자회견에 나와 유감을 표시했다. 영국 BBC 해설위원인 닉 피트는 하빕의 타이틀을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드잡이는 팬들이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반면 이날은 2만명의 관중과 전 세계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부린 난동이라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화이트 대표도 “종합격투기(MMA)란 종목에도, UFC 브랜드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난감해했다. 1라운드부터 하빕이 주도권을 잡았다. 계속 맥그리거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졌고 맥그리거는 어렵게 균형을 찾으며 빠져나갔다. 하지만 라운드 중반 한 차례 테이크다운을 허용해 파운드 공격을 당했다. 2라운드 때도 하빕이 거칠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전광석화처럼 오른 주먹을 상대 안면에 적중시켰다. 맥그리거는 휘청거렸고 속절없이 파운딩 공격을 당했다. 챔피언은 자비를 몰랐고 맥그리거는 상대의 그래플링 덫에 갇힌 채 발을 이용해 빠져나가려고 버둥거리기만 했다. UFC 커리어를 통틀어 한 번도 3라운드 이후 KO를 당한 적이 없는 맥그리거는 3라운드 들어 조금 나아졌다. 챔피언에게 파운딩 공격을 시도했고 거리를 둔 채 타격 싸움을 하고 싶어 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아일랜드 팬들은 하빕이 계속해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자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라운드 종반으로 갈수록 맥그리거는 지친 모습을 보였다. 4라운드도 3라운드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맥그리거가 튀어나와 왼손 주먹으로 큰 타격을 주기도 했지만 자신감에 찬 챔피언의 그래플링에 또 말려들어 일방적으로 당했다. 하빕은 상대 뒤에서 목을 조르는 리어 네이키드 초크 공격을 시도했고 맥그리거는 결국 상대의 팔을 탭해 경기를 포기했다. 세 심판 모두 3라운드까지 29-27로 하빕이 앞선 것으로 채점하고 있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광폭외교’ 리용호 北으로…폼페이오 방북시기 발표 촉각

    ‘광폭외교’ 리용호 北으로…폼페이오 방북시기 발표 촉각

    6박 7일 동안 미국 뉴욕에서 ‘광폭 외교’로 주목받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일(현지시간) 오후 5시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에어차이나 ‘CA982’ 편으로 귀국길에 올라 2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은 3일 중국 측과 접촉해 유엔총회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고립을 자초했던 지난해 유엔총회 때와 달리 이번에는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지지 확보와 외교 관계 정상화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였다. 리 외무상은 지난달 2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양자회담을 시작으로 중국·러시아·일본 등 한반도 주변 열강들의 외교수장을 모두 만났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 등 국제기구 수장뿐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표부가 모여 있는 ‘우간다 하우스’를 방문하는 등 넓어진 북한의 외교적 보폭을 과시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자국이 취해 온 ‘선의의 행동’을 부각하면서도 그에 대비된 미국의 ‘성의 있는 화답’을 정제된 언술로 압박해 유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외교술을 발휘했다. 미 외교가에서는 리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 등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와 제반 합의 등을 수차례 조율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시기 역시 리 외무상과의 물밑 접촉 결과에 따라 구체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리 외무상이 북한에 도착하면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물밑 접촉 결과를 보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번 리 외무상의 뉴욕 방문은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뿐 아니라 정상국가 이미지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봤다. 리 외무상은 뉴욕 체류 내내 미측의 특급 경호와 의전을 제공받았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국제적으로 고립됐던 지난해와는 완벽하게 달라진 ‘대우’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뷸러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홈런 두 방, 다저스 여섯 시즌 연속 지구 우승

    뷸러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홈런 두 방, 다저스 여섯 시즌 연속 지구 우승

    다저스가 투런 홈런 두 방을 앞세워 콜로라도와의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5-2로 이겨 6년 연속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으로 불러 들인 콜로라도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타이브레이커 경기에서 선발 투수 워커 뷸러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피안타 3탈삼진 3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4회말 코디 벨린저와 5회말 맥스 먼시가 상대 선발 저먼 마르케스로부터 2점 홈런을 뽑아냈다. 뷸러는 상대 구원 머스그레이브가 이어 던진 6회말 1사 2루 상황에 5-0으로 달아나는 우전 적시타로 정규리그 개인 첫 타점과 팀의 마지막 타점을 올렸다. 뷸러는 7회 2사 상황에 볼넷 하나를 더 내주며 물러났는데 구원 바에즈가 볼넷을 내줘 위기를 맞았으나 대타 매트 할러데이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 돌렸다. 9회 마무리 켈리 얀센이 아레나도와 스토리에게 백투백 홈런을 얻어 맞아 위기를 자초했으나 스스로 1루수 땅볼과 삼진 둘로 잡아내 승리를 매조졌다. 다저스는 4-0으로 앞섰을 때 50승(무패)의 메이저리그 기록을 늘리며 여섯 시즌 연속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162경기를 치르고도 콜로라도와 91승71패 동률을 이뤄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치렀는데 9회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완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이동하지 않고 사흘을 쉰 뒤 5일 애틀랜타를 홈으로 불러 들여 디비전 시리즈를 치른다는 것이 좋다. 반면 창단 26년 만에 첫 지구 우승을 노렸던 콜로라도는 3일 시카고 컵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이 경기의 승자가 밀워키와 디비전 시리즈에 나선다. 한편 메이저리그 사상 단일 시즌 두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치른 다른 쪽,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밀워키가 컵스를 3-1로 누르고 7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고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꼴보·노이즈 마케팅이 부른 일본 월간지의 ‘사실상 폐간’ 참사

    [황성기의 시시콜콜]꼴보·노이즈 마케팅이 부른 일본 월간지의 ‘사실상 폐간’ 참사

    발행부수 1만 6800부에 지나지 않은 월간지 ‘신초 45’가 일본 사회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국회의원의 혐오성 기고를 싣고는, 쏟아지는 세간의 거센 비판에 굴하는 게 싫었던지 아니면 노이즈 마케팅으로 판매 부수를 늘리려는 전략이었는지 ‘신초 45’는 두달 뒤 발매된 10월호(9월 18일 발매)에 그 국회의원과 주장을 옹호하는 특집을 게재한다. 하지만 ‘신초 45’는 두달 전 비판의 몇 배를 넘는 ‘쓰나미’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은 맹렬한 반발에 부딪쳐 결국 휴간이라는 선택에 내몰렸다. ‘신초 45 사태’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는 이번 소동은 쇠락해 가는 종이 매체의 단말마적인 폭주, 소수자·약자를 대하는 주류 사회의 오만, 그럼에도 이를 묵과하지 않고 맞서는 건강한 지식인의 당당한 대응이 펼쳐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 일본의 속살을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다. 성 소수자 차별을 주장한 친 아베 의원의 기고가 발단 ‘신초 45 사태’의 전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발단은 ‘신초 45’가 지난 8월호에 스기타 미오(51·자민당 소속) 중의원의원의 ‘LGBT에 대한 지원, 도가 지나치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게재한 데 있다. 이 기고에서 스기타 의원은 “아이를 만들지 않는 LGBT에게는 생산성이 없다”, “LGBT에 대한 대우가 너무 지나치다”, “LGBT에 대한 세금 투입을 줄여야 한다”는 등의 해괴한 논리를 폈다. 소수의 극우보수층으로부터 박수를 받았지만 ‘나치의 우생(優生) 사상 같다’며 대부분은 비판하는 대열에 섰다. LGBT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의 영어 첫 글자를 딴 일본식 조어다. 여기에는 아쿠타카와상 수상 작가로 한국에도 ‘일식’(日蝕)을 비롯한 수십권이 번역돼 있는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도 비난의 대열에 동참했다. 그는 “독자로서, 신초샤의 책으로 내 인생은 바뀌었고, 소설가로서 데뷔해 대표작도 (신초샤에서) 썼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경애의 마음을 갖고 있는 출판사이다. 일개 잡지라고는 하지만 왜 저런 저열한 차별에 가담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성 소수자를 포함한 비판론자들이 ‘신초 45’ 7월호가 나온 직후인 7월27일 자민당 본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는 이례적인 사태로까지 번졌다. 집회에 참가한 사람은 무려 5000명이었다. 집회 문화가 소규모화한 일본에서는 놀라운 숫자다.여기에서 끝났더라면 꼴보(꼴통 보수)·노이즈 마케팅에 편승한 잡지에 단골로 기고하는 우익계 의원의 일탈로 간주하는 데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신초 45’ 편집장은 부수의 감소 추세가 멈추지 않는 잡지의 판매를 늘릴 절호의 기회로 여겼는지 7명의 울트라 우익 논객을 긁어 모아 이들에게 스기타 의원을 옹호하는 기획을 꾸려 10월호를 발매했다. 기획의 타이틀도 ‘그렇게 이상한가, 스기타 미오 논문’이다.마치 세상을 향해 싸움을 거는 듯한 도전적인 이 기획에 등장하는 필자들은 장년층 이상의 보수층을 대상으로 한 ‘세이론’(正論), ‘월간 Will’, ‘월간 Hanada’ 같은 잡지에 단골로 등장하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도 오가와 에이타로라는 문예평론가의 글은 ‘신초 45’를 지켜보고 있던 일본 지식인들의 역린을 건드린다. 오가와는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자 ‘아베 신조 총리를 원하는 민간인 유지의 모임’을 만드는 등 아베 총리의 사상과 궤를 같이 하는 사람이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승객이 가득한 전철을 탔을 때 여자의 냄새를 맡는다면 손이 자동적으로 움직이고 마는, 그런 치한 증후군 남자의 고생이야말로 지극히 뿌리가 깊을 것이다. 재범을 일삼는 것은 제어불가능한 뇌에서 유래하는 증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치한)이 만질 권리를 사회는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당하는 여자의 충격을 생각하라고 하는 건가. 그렇다면 LGBT님이 논란의 큰 길을 걷고 있는 풍경은 나에겐 죽을 만큼 충격이다” 출판 침체 속 극우노선 편승한 ‘신초 45’의 잘못된 선택 스기타를 옹호한다고 쓴 변태적이고 해괴한 글이 사태를 지켜보다 참다 못한 지식인의 집단적 분노를 사고, 여러 매체에 항의성·비판성 글이 동시다발적으로 게재되면서 순식간에 ‘신초 45 사태’로 비화하게 된다. 거기에는 ‘신초 45’를 발행하는 출판 노포(老鋪) 신초샤(新潮社) 트위터 공식 계정의 하나인 ‘신초샤 출판부 문예’가 ‘신초 45’의 기획에 비판적인 글을 올리고 리트윗하면서 불에 기름을 붓는다. 이어 이와나미 서점 등 경쟁 출판사에서 응원의 글을 트윗하면서 비난의 쓰나미는 일파만파로 신초샤를 덮치게 된다. 신초샤 앞에서 항의 집회가 열리고, 간판에 낙서를 당하는 수모도 겪는다. 결국 발매 이틀 뒤인 9월 21일 신초샤는 사장 명의로 성명을 내기에 이른다. 하지만 성명은 ‘너무나도 상식을 벗어난 편견과 인식부족에 가득찬 표현이 있었다’고만 했을 뿐, 사죄의 문구 하나 없어 역효과만 낳는다. 결국 이 성명으로는 분노의 불길이 잡히지 않자 25일 신초샤는 ‘신초 45’의 휴간과 함께 사장과 관련 임원의 10% 감봉 3개월의 조치를 내놓는다. 신초샤는 1896년 설립된 이후 문예지와 단행본, 문고본을 등을 출판하면서 일본 문예를 이끈 역사, 전통을 자부하는 대형 출판사다. ‘신초 45’는 45세 이상의 중년을 타깃으로 1982년 창간했다. 논픽션물을 꾸준히 발굴하고 게재하면서 한때는 논픽션을 쓰는 저널리스트에게 ‘동경의 월간지’였다. 그러나 36년만에 사실상 폐간과 다름없는 기약없는 휴간이란 대참사를 자초했다. ‘양심에 반하는 출판은 죽어서도 하지 않을 일’이라는 설립자의 모토를 근간으로 122년 이어온 신초샤에서 왜 이런 ‘자폭’ 사태가 일어났는지 철저한 자체 검증을 기대한다. 자폭 원인은 몇 가지 면에서 추론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신초 45’가 종이매체의 전반적인 축소 경향에 따른 위기감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을 가능성이다.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가 낸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일본 내 출판물 추정판매금액은 1조 3700억엔(13조 7000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정점에 달했던 1996년의 52%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 중에서 잡지는 20년 연속 전년대비 축소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둘째는 생존을 모색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수년 전부터 일본에서 일정한 세를 얻고 있는 애국주의적 극우 성향 잡지의 ‘꼴보 노선’에 힌트를 얻었을 가능성이다. ‘신초 45’가 올들어 특집을 꾸민 타이틀을 보자. 2월호는 ‘반(反) 아베 병에 붙이는 약, 3월호 ‘비상식 국가 한국’, 4월호 ‘아사히신문이라는 병’, 7월호 ‘이런 야당은 방해일 뿐’ 등의 제목에서 보듯, 아베 총리를 반대하는 세력과 아베 비판의 선봉인 아사히신문을 두들기고, 반한(反韓)·반중(反中) 감정을 부추기는 꼴보 노선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셋째, ‘자폭’의 보턴을 누른 10월호에 노이즈 마케팅까지 끌어들였다. 신초샤 내부에서 편집장의 재량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편집 방침을 용인했는지, 체크 기능은 살아있었는지는 향후 신초샤가 검증해서 세상에 밝혀야 할 부분이다. 다양한 비판 속 ‘처음부터 끝까지 총리 안건’ 주장 눈길 지식인들의 ‘신초 45’ 비판 중에 눈에 띄는 것은 칼럼니스트 오다지마 다카시가 닛케이 비즈니스 온라인에 기고한 ‘신초 45는 왜 불타는 길을 폭주했는가’라는 글이다. 그는 스기타 의원의 기고가 이렇게 활활 타오른 것은 “총리 안건이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길지만 그의 글을 인용해 보자. “아베 총리가 총애하는 여성 의원인 스기타는 여러 곳에서 총리의 내심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온 의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글을 읽은 독자들은 행간에 숨어 있는 총리의 얼굴에 섬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쩌면 아베 총리가 그런 것(성적 소수자 혐오)을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라고 직감적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과잉반응한 것이다. (중략) 자민당의 반응은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처럼 둔중했다.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이 ‘이 정도 발언으로 엄살은…’이라며 옹호한 것은 ‘총리 안건’이었다고 생각하면 앞뒤가 맞는다. (중략)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총리 안건이다. 반발하는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는 이유는 단순히 차별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게재 책임이나 출판인의 양심과 같은 이야기도 아니다. 이런 찜찜한 ‘생산성 차별 스토리’의 배후에 일관해서 총리의 의향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초 45 사태’라는 선을 잇는 점의 하나가 아베 총리라는 추론은 대단히 과격하지만 흥미롭다. 이번 사태가 일본 사회에 미칠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지만, 소수자·약자에 대한 주류 사회 특히 현 집권세력의 오만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깊다. 아쉬운 것은 사태를 여기까지 끌어온 주인공 스기타 미오 의원이 침묵하고 있는 점이다. 그야말로 정치인 실격이 아닐 수 없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어린이 책] “너랑 친구 안 해”라고 말할 때

    [어린이 책] “너랑 친구 안 해”라고 말할 때

    공평하지 않아/스테파니 블레이크 글·그림/ 한울림어린이/32쪽/1만 2000원 어렸을 적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안 해”였다. 엄마가 “밥 먹자~” 하면 “안 해!”, “학교 가자~” 해도 “안 해!” 정말로 안 하겠다기보다는 그저 어깃장 놓는 게 취미였던 거 같은데, 세상 너처럼 말 안 듣는 아이가 없었다고 지금도 엄마는 회상한다. 그러다 막상 친구로부터 “안 해”를 들으면 세상 슬펐다. 가장 윗길로는 “너랑 친구 안 해”가 있었다. 그 말을 들으면 억울해서 눈을 껌벅이면서도 꾸역꾸역 친구의 바람대로 움직이게 됐다. 그림책 ‘공평하지 않아!’의 단짝 친구 시몽과 페르디낭은 커다란 종이상자로 비행기를 만들었다. 그러다 시몽이 잔뜩 화가 났다. 펜, 쿠션, 종이접시까지 재료를 가져오라고 페르디낭이 자꾸 시켰기 때문이다. “왜 계속 나만 찾아와야 해?” 따지는 시몽에게 페르디낭은 말한다. “네가 안 하면, 난 너랑 친구 안 할 거니까.” 그날 밤 비명을 지르며 악몽까지 꾼 시몽. “이건 공평하지 않아!”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깬 시몽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동생 에드몽은 말한다. “그럼 나는 페르디낭 형이랑 친구 안 해!” 다음날 시몽은 이날도 “네가 술래 안 하면, 너랑 친구 안 해!”를 외치는 페르디낭에게 동생에게 배운 ‘신의 한 수’를 시전한다. “나도 너 같은 애랑 친구 안 해!” 이거, 가만 보니 실용서다. 어른들 말로 풀면 ‘습관적으로 절교를 말하는 친구에게 대처하는 자세’쯤 될까.이름조차 아이들 취향 저격인 ‘까까똥꼬 시몽’ 시리즈의 열여덟 번째 책이다. 단순하지만 풍부한 감정을 가진 아기토끼 시몽으로 프랑스에서 인기를 누리는 시리즈다. 에드몽의 절묘한 한 수는 어른들도 써먹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씨하고는 앞으로 일 못해!”, “나도 당신 같은 상사하고 일 안 해!” 하는 식이다. 마음껏 활용해도 되지만, 결과는 장담 못함.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국에서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은 불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 범죄로 규정했다. 다만 1973년 모자보건법을 만들어 성폭력에 의한 임신, 유전적 질환 등 극히 일부 경우에 한해 예외를 뒀다. 불법 낙태가 적발되면 여성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의사는 2년 이하 징역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법은 이렇게 엄하지만, 낙태율은 1000명당 29.8명(2005년 기준)으로 낙태 허용 국가인 캐나다(13.7명)보다 훨씬 높다. 법대로 하자면 상당수 산부인과 의사들은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하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공포한 데 반발해 낙태 수술 거부를 선언했다. 파장은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 의사 처벌 강화를 철회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예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낙태 수술 거부를 유지하고 있다. 김동석(59)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을 지난 13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김 회장은 서울 강서구에서 24년째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개원의다. 지난 7월부터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맡고 있다.→복지부가 행정처분을 미뤘는데도 낙태 수술 거부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혼란과 건강권 보호 등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의지 없이 임시방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행정처분을 유예했으니 이제는 연간 수십만 건씩 이뤄지는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복지부는 헌재 판결이 나면 개정안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방관자적인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 당장 의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정확한 기준의 개정안을 만들기 전까지는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사문화된 법이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법이 제대로 만들어지면 우리는 그 법을 지킬 것이다. →복지부는 이전에도 불법 낙태 수술을 한 의사에게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처벌 강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번 개정안이 왜 문제가 되는가. -이전에도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건 맞지만, 재판 결과가 유죄로 나와야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이제는 개정안에 확실하게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이 돼서 즉시 처벌이 가능해졌다. 자격정지 몇 개월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낙태 수술을 한 여성이나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낙인찍은 게 문제의 본질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45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당시엔 산아제한 때문에 보건소에서 낙태 수술을 권할 정도로 일반적이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국민이나 의사나 낙태 수술을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였다. 형법에는 낙태 수술을 한 여성과 수술한 의사를 처벌한다고 돼 있고 한 해 수십만 건의 불법 낙태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처벌은 드물다. 그런데도 유명무실해진 법을 내세워 불가피하게 수술을 택한 여성과 이를 도와준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규정한 것은 부당하다. →모자보건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어떤 부분이 바뀌어야 하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모자보건법에서 허용된 낙태 사유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많은데도 어느 정권이나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산모의 상황에 따라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태아와 관련한 사유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일례로 무뇌아처럼 생존이 불가능한 태아라도 현행법에서는 낙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반면 유전이 되는 정신 장애가 아닌데도 정신질환 부모의 낙태를 허용해 정신장애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라는 조항도 매우 모호한 표현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낙태죄 처벌 강화에 따른 부작용이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처벌 강화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음성화가 더 심각해져 돌이킬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안전하지 않은 수술로 여성의 건강이 위협받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낙태를 금지한 필리핀이나 브라질 같은 국가에서 낙태 수술로 인한 모성사망이 많다는 자료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의사회는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인가. -아니다. 낙태 합법화에 대한 반대나 찬성은 의사 회원 각자가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낙태 수술을 합법화하라는 게 아니라 입법 미비에 따른 혼란이 심각하니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다. 다만 일선 의료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낙태를 해야만 하는 경우를 자주 봐 온 의사의 입장에선 외국의 사례처럼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요한 건 사회적 합의다. 어느 쪽이든 공론을 거쳐 법이 만들어지면 의사는 지켜야 한다. →불법 낙태약인 미프진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낙태가 불법인데 미프진을 합법화하라는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다. 미프진은 외국에서도 산부인과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인터넷에서 미프진 불법 유통이 만연하면서 하혈 등 부작용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가짜 약까지 나돈다. 그런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낙태 처벌을 강화하겠다면서 왜 미프진 통용은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루빨리 실태조사를 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산부인과의 어려움도 클 것 같다.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 없는 지역도 상당수에 달한다는데. -합계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산부인과도 덩달아 위기에 몰렸다. 그로 인한 분만 인프라의 붕괴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분만 산부인과는 전국 600여곳으로,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50여개 시·군·구에 분만 산부인과가 없다는 통계도 있다. 산부인과 전공의 배출도 감소 추세다. 저출산뿐만 아니라 분만 사고 시 의사의 책임이 무거운 점도 분만을 꺼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예전엔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아와 산모, 두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일했다. 요즘은 낙태 수술로 비도덕적 의사로 낙인찍히고, 분만 사고로 폐업 위기에 몰리는 이중고로 자괴감이 크다. 산부인과 간판 대신 피부 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클리닉 병원이 늘어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에 산부인과 의사가 한 명도 없다. 분만 인프라가 망가진 걸 알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안이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국 사례처럼 산부인과의 진료 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일본은 2006~2010년 약 3조원을 투입해 산부인과 살리기에 나섰다. 의사와 산모에게 분만 지원금을 주고 산부인과에 진학하는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험금 등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이 모든 책임을 떠맡는 실정이다. 분만에 따른 여러 가지 의료사고는 불가항력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났을 때 산모와 산모 가족이 가장 힘들겠지만, 의료진도 어렵다. 저출산 정책에 많은 재원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산부인과의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을 분담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분만을 포기하는 경우는 대부분 의료사고를 경험한 이후다. 산부인과의 저수가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coral@seoul.co.kr
  • ‘사법 불신’이 더 키우는 性갈등

    “심증만 있는 성추행에 대한 잘못된 판결 바로잡아 주세요.” “판결을 믿을 수 없습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성범죄 판결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강제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남성 A씨의 사연에 대해 20일까지 30만명 이상이 동조한 데 이어 “배우 조덕제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글들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단순히 판결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후원금 모금 및 집회 등 집단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투 운동’으로 더해진 남녀 갈등이 더욱 폭발하는 모양새다. A씨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난 8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지키기 위하여’ 카페에는 이날까지 4200여명이 가입했다. 이들은 다음달 27일 집회를 갖고 실형 선고 사건을 중심으로 사법부 판단에 대해 항의할 계획이다. 성추행 의혹으로 법정 다툼을 벌였다가 승소한 박진성 시인 등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촬영 중 상대 배우를 추행한 혐의로 지난 13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조씨 또한 영화 촬영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하급심이 아닌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이 같은 강한 불복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네티즌들은 두 사건의 판결을 내린 판사의 이름과 경력, 과거 판결들을 찾으며 공개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증거가 굉장히 부족한 가운데 피해자의 일관성 있는 진술을 주요 증거로 삼아 판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남성들이 성범죄 판결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법리를 떠나서 석연치 않다는 의혹을 품기가 쉽고, 갈수록 과격한 페미니즘이 등장하면서 남성 입장에서 일종의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와 조씨에 대한 판결이 여성들의 혜화역 시위, 워마드 사건 등에 맞서 남성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사법농단 관련 의혹들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사법부 스스로 신뢰를 떨어뜨리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고위 법관 출신 법조인은 “그동안은 다양한 사회 갈등이 법원의 결정으로 매듭이 지어진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무너진 것 같다”면서도 “‘최후의 보루’와도 같았던 법원을 믿지 못하고 기댈 수 없는 것은 결국 국민들에게 불행한 일 같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年 100억 성금 감시장치 없어 vs 재해구호협회 58년 비리 없어

    年 100억 성금 감시장치 없어 vs 재해구호협회 58년 비리 없어

    “관리 강화·투명성 확보” “옥죄기” 맞서 협회 ‘주축’ 언론계와 힘겨루기 측면도 파장 큰 사안 미리 공개 안해 의혹 자초행정안전부와 전국재해구호협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행안부가 재해구호법 개정을 통해 협회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행안부는 “기금 운영 투명성을 확보하려면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협회는 “행안부가 민간 단체의 인사권을 장악하려고 한다”고 반발한다. 재해구호법 개정을 둘러싼 혼란과 쟁점을 17일 들여다 봤다. →행안부가 법 개정에 나선 이유를 두고 내부 비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아니다. 1961년 전국수해대책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뒤로 협회에는 지금껏 사회문제가 될 만한 비리가 없었다. 지난해 행안부가 협회에 감사를 벌여 29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지만 사법 처리를 해야 할 수준의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 사정 당국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행안부가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모금 분배 투명성을 담보할 시스템을 미리 갖춰 ‘제2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태’(국민 성금 일부를 유흥주점 등에서 쓰고 친인척 채용하다가 2010년 적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협회는 행안부가 자신들을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 협회로서는 그렇게 느낄 수 있다. 애초 이 단체는 신문사 등 민간이 중심이 돼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 외부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매년 100억원 이상 국민 성금을 배분해 왔다. 정부도 이 단체가 언론사가 주축이라는 점을 감안해 다른 단체들과 달리 기금 분배 관련 감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 60년 가까이 별 문제없이 운영했는데 갑자기 정부가 협회를 잠재적 비리 집단으로 여겨 관리·감독에 나서겠다는 것에 뭔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본다. 여기에 올 초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협회의 채용 비리를 확인해 관련자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협회는 “중징계 사안이 아니다”라고 거부했다. 협회는 정부가 당시 사건을 계기로 옥죄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행안부가 협회 장악을 위해 법 개정 사실을 숨겼나. -아니다. 일반적으로 법을 개정할 때 초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초안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협회에 알려 의견을 구했다. 언론사 출신이 주축인 조직을 상대로 법 개정 내용을 숨긴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행안부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갈등을 언론계와 행안부 간 ‘힘겨루기’로 보기도 한다. -그렇다. 우선 협회의 전현직 간부 상당수가 언론사 출신이다. 지금까지 협회장을 역임한 10명 가운데 7명이 신문사 사장 등 언론인이기도 하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이번 사안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언론사들은 이 협회에서 요직을 맡았거나 현재 맡고 있는 이들이 속한 곳이다. 행안부는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임에도 언론과 시민사회 등과 이 내용을 공유하지 않아 ‘협회 장악 의혹’을 자초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메르스 확진자, 공항 검역관에게 쿠웨이트 병원 방문 이력 숨겼다

    메르스 확진자, 공항 검역관에게 쿠웨이트 병원 방문 이력 숨겼다

    고의로 숨겼다면 징역·벌금형 질본, 논란 일자 “병원 안 갔다 해” 의심환자 11명 모두 ‘음성’ 판정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A(61)씨가 공항 검역관에게 쿠웨이트 현지 병원 방문 이력을 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의도적이었다면 처벌 받을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다. 감염병 예방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짓 진술을 하거나 고의로 사실을 누락, 은폐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하고 있다. ●확진자 아내 마스크 착용 진실공방 13일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해 제출받은 ‘환자와 검역관의 대화록’에 따르면 환자는 “현지 병원을 방문한 이력이나 약 복용 사실이 없다”고 검역관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는 A씨가 지난달 28일 복통과 설사를 처음 경험했고 이달 4일과 6일 두 차례 현지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A씨가 검역과정에 쿠웨이트 현지 병원 방문 이력을 알리지 않은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홍 의원의 자료 공개로 논란이 일자 뒤늦게 이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결국 형식적인 검역을 한 질병관리본부와 메르스 환자 모두 방역망이 뚫릴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홍 의원은 “중동국가 입국자 중 일부 의심 증상이라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검역관의 자체 판단에 의해 검체 채취와 혈액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검역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진실 공방도 벌어졌다. A씨의 아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쓰고 나온 것은) 2년 전 폐렴을 앓아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며 “남편이 마스크를 쓰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은 메르스 대책회의에서 “(A씨가 아내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오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권유로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역학조사 결과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환자 가족(아내)이 ‘면역력이 약해져 스스로 마스크를 썼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내비쳤다. ●감염 경로도 여전히 오리무중 감염 경로 추적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쿠웨이트 보건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환자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는 모든 사람이 메르스 반응 조사에서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반면 질병관리본부는 “A씨는 두바이는 환승을 위해 짧은 시간만 머물렀다.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쿠웨이트 현지에 있을 때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의심환자 11명은 이날까지 모두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밀접접촉자는 21명, 일상접촉자는 전날보다 4명이 감소한 431명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김명수 대법원’ 제2의 사법농단 자초하나

    지켜보고 있자니 정말 가관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법부는 정의나 양심 같은 단어는 아예 팽개치기로 했음이 틀림없다. 일말의 체면까지도 엿 바꿔 먹기로 작심한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식선에서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반복될 수는 없다. 대법원의 기밀문서를 반출한 혐의를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문제의 증거자료를 기어이 삭제·파쇄했다. 상고법원 신설을 위한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재판거래를 모의하게끔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의 다리 역할을 한 정황을 잡았다. 고법 부장을 지내고 올 초 변호사로 개업한 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지난 7일 법원이 세 번째 영장을 기각한 틈에 증거자료를 전부 없애 버린 것이다. 눈 뜨고 코를 베인 검찰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명의로 “증거인멸 행위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이례적인 입장 발표까지 했다. 황당하기로는 국민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법원의 판단과 일련의 처신은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 자료 반출은 매우 부적절하나 죄가 되지 않는다”는 영장 기각 사유만 해도 그렇다. 사법부 최고 기관의 기밀 문건이 개인 사무실로 빼돌려졌는데도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해괴한 법리를 누구더러 수긍하라는 건가. 지난 6월 이후 검찰의 재판거래 의혹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영장 기각 사례는 208건 청구 중 185건으로 기각률이 무려 89%였다. 전국 법원의 지난 5년간 영장 기각률 1%에 견준다면 법원이 조직 감싸기에 눈귀가 멀었다는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 그제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는 사법개혁 추진 기구를 만들자고 의결했다. 안타깝다. 사법부 신뢰가 얼마나 바닥인가 하면 개혁 운운하는 판사들의 결의가 이제는 귓등으로도 들리지 않을 지경이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4개월째 아수라판인데 무슨 생각으로 지켜보는가. 지방법원장에서 파격 발탁된 데는 그만한 이유와 책무가 있었다. 판사 블랙리스트 조사로 사법개혁을 적당히 생색낼 줄 알았는데, 상고법원 재판거래라는 치명적 조직 치부가 드러나 그저 혼비백산한 건가. “양승태 대법원이나 김명수 대법원이나 도긴개긴”이라며 ‘문제 법관을 탄핵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는 법원의 수사 방해에 국정조사를 해야겠다고 벼르고 있다. 제2의 사법농단을 자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법원은 똑바로 봐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