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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코엘류의 승부수 /오병남 체육부장

    지난달 19일 움베르투 코엘류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취임 9개월여만에 가장 단호한 어조로 “축구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것”이라며 오는 18일 시작되는 2006독일월드컵 지역예선과 7월 아시안컵대회에서 “색깔있는 축구를 보여 주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한해동안 한국축구에 대한 파악을 끝낸 만큼 올해는 파악한 것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국민이 걱정하지 않는 팀을 만드는 데 초석을 놓겠다는 다짐도 했다. 고국 포르투갈에서의 한달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지 꼭 1주일만에 내놓은 그의 청사진은 팬들에게는 참으로 오랫동안 듣고 싶었지만 듣지 못했던 말들로 가득했다. 지난해 3월1일 코엘류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앉던 날,많은 사람들이 그의 앞날을 걱정했다.2002한·일월드컵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4강 신화’를 일궈낸 거스 히딩크 감독의 그림자가 너무도 짙고 강하게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이다.반도를 뒤흔든 2002년 6월의 기적을 지키고,업그레이드하는 일을 그 누구인들 쉽게 감당할 것인가. 하지만 코엘류에 대한 실망은 너무도 빨리,너무도 크게 불거졌다.지난해 4월16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첫 한·일전에서 져 힘겨운 행보를 내딛더니,10월 아시안컵 2차예선 2차리그에서는 꿈에도 패배를 생각해보지 않은 약체 베트남과 오만에 연패를 당해 경질 위기로 내몰렸다. “좀 더 시간을 주자.”는 동정론에 힘입어 어렵게 재신임을 받았지만 11월18일 불가리아의 평가전에서 해외파를 총동원하고서도 0-1로 주저앉은 데 이어 12월 동아시아선수권에서는 10명이 뛴 일본과 무승부를 이뤄 또다시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팬들을 답답하게 한 것은 코엘류의 안이한 현실 인식이었다.어이없는 패배에 온국민이 낙담할 때마다 그는 늘 “시간이 더 필요하며,히딩크처럼 인적·물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항변을 되뇌었다.심지어는 선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도 마다하지 않았고,“11명을 기본으로 전술을 짜기 때문에 10명과 싸우는 게 더 어렵다.”는 궤변을 쏟아내기도 했다. 1960년대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날린 한 축구인이 “코엘류는 언제까지 변명과 불평만 할 것인가.”라고 탄식한데서 보듯 그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결국 팬들의 짜증 가득한 비난을 자초했다. 지난해 한 결혼정보사의 ‘국민에게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준 사람’ 설문 조사에서 노무현 대통령(52.3%) 박찬호(11.0%)에 이어 세번째(9.0%)에 그의 이름이 오른 데서도 팬들의 안타까운 분노를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그가 마침내 승부수를 던졌다.아직도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까지는 느껴지지 않지만 그로서는 최선의 선택인 것 같다.문제는 실천이다.코엘류는 그동안 행동보다 말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자신의 축구색깔을 말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한국 대표팀에 구현하지는 못했다.목표의식이 뚜렷한 전술과 용병술보다는 눈앞의 승패에 연연한 모습을 노출했다. 이제는 보여줘야 한다.자신만의 색깔을 제대로,확실하게 실천해 신명나는 축구를 팬들에게 확인시켜 줘야만 한다.“44년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올라 2006독일월드컵대표팀도 이끌겠다.”는 승부수가 적중해야만 코엘류도 살고 한국축구도 산다. 오병남 체육부장 obnbkt@˝
  • 儒林(22)-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중종14년(1519년) 11월 15일 새벽. 한 사람이 정릉동의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었다.정릉동은 오늘날 덕수궁에 인근하여 있는 정동(貞洞). 사내는 초립(草笠)을 쓰고 베옷을 입은 남루한 옷차림이었다.초립은 가는 풀줄기로 엮은 갓이었는데,흔히 관례한 어린소년이나 아니면 광대들이 쓰는 것이었다.다 떨어진 짚신까지 신은 모습이었으므로 영락없는 쌍놈의 모습이었다.그러나 그런 복장에도 불구하고 걸음걸이만은 당당하고 의젓하였다. 아직 사람들의 인적이 없는 꼭두새벽이었지만 사내는 간혹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려오면 어둠 속에 잠시 몸을 숨겼다가 사라진 후에야 다시 나타나 걷곤 하였으므로 뭔가 주위를 꺼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내 사내는 솟을대문 앞에 서서 주위를 한참 살핀 후 소리쳐 말하였다. “이리 오너라.” 보통 솟을대문 옆에는 행랑채가 붙어있어 그곳에는 하인들이 살고 있었는데,이처럼 신 새벽에 찾아올 사람이 없으므로 하인들은 넋 모르고 잠들어 있어 사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였다. “이리 오너라.이리 오너라.” 주위를 꺼려 낮은 소리로 외쳤던 사내는 잠시 후 소리를 높여 큰소리로 외쳤다.그러자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 듯 행랑것 하나가 볼멘소리로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면서 말하였다. “뉘시유.” 그러자 사내가 목소리를 낮춰 말하였다. “대감어른 계신가.” 잠에서 덜 깨어난 하인이 눈을 부비며 다시 본 후 행여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닐까,이것이 꿈일까 생시일까 하는 어리어리한 눈빛으로 물어 말하였다. “누구냐고 내가 묻지 않더냐.” 하인으로 볼 때는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초립에 베옷을 입은 쌍놈하나가 어둑새벽에 난데없이 찾아와 대감어른을 찾다니. “네 이놈.” 간신히 정신이 든 하인이 소리쳐 말하였다. “네 놈이 이집이 어느 댁인지나 알고 동냥질을 나왔단 말이냐.어서 물러가지 못하겠느냐.” 그러자 남루한 옷차림의 사내는 하인 녀석의 으름장에도 전혀 물러서는 기색이 없이 오히려 문 앞으로 바짝 다가와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잔소리 말고 대감 어른께 남산골에 살고 있는 남 서방이 급한 용무가 있어 찾아뵈러 왔다고 여쭈어라.” 어린 종놈은 어리둥절하였다.비록 행색은 남루하기 이를 데 없는 쌍것이었지만 얼굴과 목소리에는 사람을 압도하는 품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이곳은 정승 댁.영의정 정광필 나으리가 살고 있는 집이 아닐 것인가.예사 사람이 함부로 드나들 수 있는 여염집이 아닌 것이다.게다가 지금은 꼭두새벽이 아닌가. 난처해진 종놈은 다른 행랑채로 달려갔다.그곳에는 행랑것들의 으뜸인 노인이 잠들어있는 방이었다.잠들어있던 노인은 하인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난후 본능적으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을 알아채었다.미처 실성한 놈이 아니고서는 반드시 곡절이 있을 것이라고 노인은 직감하였다.이처럼 어둑새벽에 정승 댁을 찾아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초립에 베옷을 입은 변복차림이었다면 반드시 주위를 꺼릴만한 국가의 중대사가 걸린 일 때문에 이처럼 남의 눈을 피해 찾아온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노인은 대문을 열고 문밖으로 나가보았다.노인의 예상은 적중하였다. 남루한 행색의 사내를 보자마자 노인이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고개 숙여 말하였던 것이다. “아니 대감마님,이 신 새벽에 어인일로 행차이시나이까.”˝
  • 儒林(22)-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중종14년(1519년) 11월 15일 새벽. 한 사람이 정릉동의 골목길을 걸어가고 있었다.정릉동은 오늘날 덕수궁에 인근하여 있는 정동(貞洞). 사내는 초립(草笠)을 쓰고 베옷을 입은 남루한 옷차림이었다.초립은 가는 풀줄기로 엮은 갓이었는데,흔히 관례한 어린소년이나 아니면 광대들이 쓰는 것이었다.다 떨어진 짚신까지 신은 모습이었으므로 영락없는 쌍놈의 모습이었다.그러나 그런 복장에도 불구하고 걸음걸이만은 당당하고 의젓하였다. 아직 사람들의 인적이 없는 꼭두새벽이었지만 사내는 간혹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려오면 어둠 속에 잠시 몸을 숨겼다가 사라진 후에야 다시 나타나 걷곤 하였으므로 뭔가 주위를 꺼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침내 사내는 솟을대문 앞에 서서 주위를 한참 살핀 후 소리쳐 말하였다. “이리 오너라.” 보통 솟을대문 옆에는 행랑채가 붙어있어 그곳에는 하인들이 살고 있었는데,이처럼 신 새벽에 찾아올 사람이 없으므로 하인들은 넋 모르고 잠들어 있어 사내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였다. “이리 오너라.이리 오너라.” 주위를 꺼려 낮은 소리로 외쳤던 사내는 잠시 후 소리를 높여 큰소리로 외쳤다.그러자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 듯 행랑것 하나가 볼멘소리로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면서 말하였다. “뉘시유.” 그러자 사내가 목소리를 낮춰 말하였다. “대감어른 계신가.” 잠에서 덜 깨어난 하인이 눈을 부비며 다시 본 후 행여 자신이 잘못 본 것이 아닐까,이것이 꿈일까 생시일까 하는 어리어리한 눈빛으로 물어 말하였다. “누구냐고 내가 묻지 않더냐.” 하인으로 볼 때는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초립에 베옷을 입은 쌍놈하나가 어둑새벽에 난데없이 찾아와 대감어른을 찾다니. “네 이놈.” 간신히 정신이 든 하인이 소리쳐 말하였다. “네 놈이 이집이 어느 댁인지나 알고 동냥질을 나왔단 말이냐.어서 물러가지 못하겠느냐.” 그러자 남루한 옷차림의 사내는 하인 녀석의 으름장에도 전혀 물러서는 기색이 없이 오히려 문 앞으로 바짝 다가와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잔소리 말고 대감 어른께 남산골에 살고 있는 남 서방이 급한 용무가 있어 찾아뵈러 왔다고 여쭈어라.” 어린 종놈은 어리둥절하였다.비록 행색은 남루하기 이를 데 없는 쌍것이었지만 얼굴과 목소리에는 사람을 압도하는 품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이곳은 정승 댁.영의정 정광필 나으리가 살고 있는 집이 아닐 것인가.예사 사람이 함부로 드나들 수 있는 여염집이 아닌 것이다.게다가 지금은 꼭두새벽이 아닌가. 난처해진 종놈은 다른 행랑채로 달려갔다.그곳에는 행랑것들의 으뜸인 노인이 잠들어있는 방이었다.잠들어있던 노인은 하인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난후 본능적으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을 알아채었다.미처 실성한 놈이 아니고서는 반드시 곡절이 있을 것이라고 노인은 직감하였다.이처럼 어둑새벽에 정승 댁을 찾아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초립에 베옷을 입은 변복차림이었다면 반드시 주위를 꺼릴만한 국가의 중대사가 걸린 일 때문에 이처럼 남의 눈을 피해 찾아온 것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노인은 대문을 열고 문밖으로 나가보았다.노인의 예상은 적중하였다. 남루한 행색의 사내를 보자마자 노인이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고개 숙여 말하였던 것이다. “아니 대감마님,이 신 새벽에 어인일로 행차이시나이까.”
  • [V-Tour 2004]블로킹 봤지?

    현대캐피탈이 ‘난적’ 대한항공을 물리치고 준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다. 현대는 4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벌어진 배구 V-투어 남자부 A조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3-1(25-19 25-17 17-25 25-23)로 제쳤다.현대는 이로써 3차대회까지 가진 두차례 경기에서 모두 패한 빚을 되갚으며 1승1패를 기록,2·3차대회에 이어 세번째 준결승 진출 가능성을 열었다. 현대는 이날 삼성화재전(2일)에서 재기한 실업 7년차 방신봉(10점)의 블로킹과 엉덩이춤 세리머니로 경기를 시작하고 끝을 맺었다.방신봉의 블로킹으로 선취점을 올린 현대는 이후 대한항공의 주포 장광균(15점)의 이동 공격을 봉쇄하며 쉽게 1세트를 낚았다. ‘새내기’ 박철우(19점)와 이선규(10점)가 고루 득점하며 2세트마저 따낸 현대는 이동현 정재경 김현석을 대거 투입,반격에 나선 대한항공에 3세트를 내줘 위기를 맞았지만 4세트에서 박철우가 고향팬들에게 자랑하듯 잇따라 백어택을 뿜어낸 뒤 방신봉이 윤관열(17점)의 오픈 강타를 가로막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한항공은 1세트 10개를 포함,무려 31개의 실책을 저질러 패배를 자초했다. 대학부 준결승에서는 경기대가 지난해 우승팀 한양대를 3-2로 꺾어 6일 경희대와 정상을 다투게 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환율개입 노골화… 일자리창출 이틀새 20만 늘려/재경부 잇단 무리수 ‘물의’

    우리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재정경제부가 잇단 무리수를 두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연막작전’이 생명인 특별소비세 폐지·환율 개입을 노골적으로 표명해 시장의 반발을 자초함은 물론 정책효과도 떨어뜨리고 있다.수장(首長)인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이 증폭되는 것도 경제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재경부는 30일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고용 세액공제 제도는 재계의 건의를 수용한 것으로 총선을 의식해 급조해낸 것이 아니며,연간 5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했다.지난 28일 공식브리핑 때 “30만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던 재경부였다.이틀새 일자리 20만개가 불어났다.재경부는 “이틀 전 발표 때는 기존 실업자 구제대상 20만명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특소세 폐지계획 발표도 재계와 유통업계로부터 “최악의 졸작”이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지난해 승용차 특소세 인하를 집요하게 부인하다가 막판에 단행해 비판이 거세지자,당시 재경부는 “특소세는 한번 폐지한다고 소문이 나면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기 때문에 비밀이 생명”이라고 강변했었다.그랬던 재경부가 올 하반기도 아닌,일러야 내년에나 가능한 특소세 폐지를 1년전에 발표한 것이다.골프채·보석 등 특소세 폐지대상으로 거론된 제품의 매장에는 벌써부터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환율 대응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최중경(崔重卿) 국제금융국장은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환율하락을)막겠다.”고 공언했다.당장 돈을 찍어 달러를 사들이겠다는 게 아니라,그만큼 정부의 환율방어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시장에 전달한 것이지만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 연구위원은 “외환당국이 너무 노골적으로 환율개입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투기꾼들에게 정책방향 의지를 읽혀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불필요한 마찰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한국은행도 “재경부가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인 발권력까지 간섭하려 든다.”며 발끈했다.외환딜러들은 재경부가 이틀만에 역외선물환시장(NDF)규제를 수정한 것도 ‘근시 행정’의대표사례이지만,이 규제로 인해 금융기관의 정상적인 영업활동마저 방해받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재경부는 “그나마 NDF규제가 없었다면 국내 외환시장은 투기장으로 변질됐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안미현기자
  • [사설] 언제까지 ‘3류 정치’로 머물건가

    정치에 대한 비판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고언(苦言)이 설득력 있게 와닿는다.‘재계의 쓴소리’로 통하는 그는 CEO 포럼에서 “3류 수준의 정치로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이 요원하다.”고 정치권의 행태를 거침없이 비판했다.불법 정치자금 조달 및 수수 혐의로 구속됐거나,구속될 의원이 20명 선에 이른다고 하니 입이 열개라도 대꾸할 말이 없을 듯하다.정치권이 마치 동네북처럼 여기저기서 얻어터지는 형국이 되어버려 참으로 난감하다. 그러나 정치권이 자초한 업보이다.부패청산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기회가 있었으나 그때마다 선거에만 골몰해 미봉에 그친 결과이다.불법 대선자금도 말이 안 되는데,하물며 친인척에게 빌려준 혐의를 받는 등 개인적인 유용 혐의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갈 데까지 다 간 셈이다.이제 검찰수사를 통해 정치권에서 퇴출시킬 사람을 가려내고,범법행위는 엄벌하는 것으로 정치개혁의 출발점을 삼을 수밖에 없다. ‘위기는 곧 기회로 통한다.’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차제에 4당 대표가 함께 기업으로부터 일절 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기업의 정치자금 제공을 선관위로 단일화하는 것이다.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이런 상황에서 기업에 손을 벌린다면 사람도 아니다.”라고 한 마당이니 가능할 것으로 본다.또 지구당·중앙당·시도지부 후원회도 폐지해 개인 후원회만을 허용토록 해야 한다.소액 다수 지지자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고비용 구조의 중심축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검은 돈은 기업쪽에서 특혜를 바라거나,정치적인 곤경에 빠졌을 때 방패막이로 삼고자 애초에 법을 무시한 자금이다.워크아웃 중인 대우건설이 300억원대의 비자금을 왜 조성했겠는가.기업도 3류정치를 비웃으며 남의 일인 양 뒷짐을 질 처지는 못된다.정치권과 기업이 이 땅에 검은 돈의 악순환이 끊어지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 체니 “WMD방지 실패땐 무력사용해야”

    |다보스(스위스) AFP 연합|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24일 테러척결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무력을 사용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제3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일명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체니 부통령은 이날 “직접적인 위협에는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체니 부통령은 9·11테러로 3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리스트들은 거리낌 없이 30만명의 무고한 인명을 죽일 수도 있다는 점에 국제사회는 눈을 떠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핵문제와 관련,체니 부통령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중국,러시아와 공동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제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5개국을 비롯한 민주사회는 WMD개발이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과 대가를 자초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북한은 직시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동분쟁에 언급,“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테러가 최악의 적이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팔레스타인측에 테러 행위 금지를 촉구했다.
  • EU 꿈과 도전/(하)EU의 숙제

    유럽연합(EU)이 출범 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지난해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심각한 분열상을 보였던 회원국들은 오는 5월 10개국의 신규 가입이라는 경사를 앞두고도 프랑스와 독일의 안정·성장협약 위반 때문에 또 다시 강대국과 중·소국간 갈등을 드러냈다. 정치적 통합을 위해 제정을 추진해온 유럽연합 헌법은 지난 연말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해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단일화폐를 도입함으로써 경제공동체를 완성했다고는 하지만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유로화의 초강세 행진으로 유럽중앙은행을 통한 단일금리정책에 대한 회의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2000년 3월 EU 정상들은 리스본에서 “오는 2010년까지 EU를 가장 앞선 지식기반 공동체로 만든다.”는 내용의 리스본 선언을 채택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유럽인들은 정치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개별국의 이익보다는 공동의 성공,점진적 성취를 이뤄갈 것이 분명하다.하지만 산적한 과제 앞에서 통합의 길은 멀고도 험해만 보인다. |프랑크푸르트(독일) 릴(프랑스)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북부도시 릴에는 파리∼암스테르담을 왕복하는 TGV(탈리스)가 서는 릴 플랑드르역과 유럽 대륙과 영국을 오가는 초고속열차 유로스타가 지나가는 릴 유럽역 등 2개의 역이 있다.이들 역 사이에 있는 쇼핑복합상가 유러릴(EuraLille)은 릴 시민들뿐 아니라 네덜란드,영국,벨기에 등 인근 국가에서 온 월경(越境) 쇼핑족들로 항상 북적인다. 벨기에의 브뤼헤시에 사는 크리스틴(53)은 지난 연말 어머니와 3자매,이웃 등 13명과 자동차를 나눠 타고 1시간 거리의 릴에 와서 크리스마스 쇼핑을 했다.연말 가족모임에서 입을 스웨터와 선물용 액세서리 등을 구입했다는 크리스틴은 “벨기에보다 물건의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싼 편이어서 릴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프랑스인 스테판(38)은 업무차 브뤼셀을 찾을 때마다 담배를 여러 갑 마련한다.벨기에의 담뱃값이 프랑스보다 갑당 1유로 정도 싸기 때문이다. 유럽경제통화동맹(EMU) 회원국들이 유로화를 단일통화로 채택한 지 5년째,유로화가 실제 ‘손으로 만져지는 통화’로 유로지역 12개국에서 유통되기시작한 지는 3년째다.유로화는 유럽인들의 소비 패턴을 바꾸는 동시에 심리적인 통합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했다.국제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 위상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 대표적인 유로화 사용 지역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이 초강세 행진을 지속하면서 유로화의 경제적 효과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영국과 스웨덴·덴마크 등 비유로국들은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유로를 도입하는 것은 불편을 초래하고,특히 경제에 별로 이로울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을 미루고 있다. ●‘안정된 통화' 시장 신뢰 쌓여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화를 단일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유로 지역 12개국의 통화정책을 관장하고 있다.ECB는 세계적인 금융불안 속에 출범한 EMU 체제가 초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간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한다. ECB의 프란체스코 라자페로 국제 및 유럽관계 담당국장은 “EMU 회원국간 통화장벽 철폐로 역내 단일시장이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을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유로화는 제2의 국제통화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고 말했다. 실제 각국의 국제채무증서 중 유로화 표시증서 비중은 2003년 6월 말 현재 30.4%로 1999년 6월 말에 비해 9%포인트 상승했다.BIS(국제결제은행) 조사에 따르면 유로화는 유로 지역 이외의 외환시장 거래 중 17% 정도 사용됐으며,전세계 외환거래 가운데 미 달러-유로화 거래가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무역 결제통화로서 유로화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유로 지역의 비유로 지역에 대한 수출의 50%,수입의 45%가 유로화 표시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통화로서 유로화가 빨리 자리를 잡은 이유에 대해 라자페로 국장은 “워낙 규모가 컸던 프랑스의 프랑화와 독일 마르크화를 아우르는 유럽의 단일통화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고,ECB가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을 편 결과 ‘유로화는 안정된 통화’라는 시장의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9·11사태 등 외부적인 위험 요인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라는 방어벽 덕분에 유로 지역 국가들은 안정적인 외환시장을 구축,큰 경제적 충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물가고로 ‘불만’ ECB의 안정지향적인 통화정책은 유로 지역의 물가안정 유지에 대체로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유로 지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999년 1.1%를 기록한 후 2000∼2002년 각각 2.1%,2.3%,2.3%로 목표치인 2%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유로화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시민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유로화 도입 후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다름슈타트 공대생인 슈테판 로셔는 “유로화 도입 후 오른 물가 때문에 연금생활자나 학생 등 저소득층은 살아가기 힘들다.”고 말했다.프랑크푸르트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스리랑카인 비자이는 “집세가 유로화 도입 후 30% 정도 올랐다.”며 “한달 수입이 1500유로인데 집세 500유로를 내고 나면 집사람과 둘이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푸념했다. 독일인뿐 아니라 유로화가 도입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유로 지역 대부분 사람들은유로화가 실생활에 도입되면서 물가고를 부추겼다고 여기고 있다.EU 집행위가 최근 유로 지역 12개국의 1만 2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로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유로화 도입 이후 체감물가가 올랐다고 응답했다.이는 지난해 조사 당시보다 5%포인트 높아진 수치로,특히 이탈리아·네덜란드·독일·그리스에서 체감물가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단일통화의 사용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47%로 지난해(50%)보다 3%포인트 줄었다. ●역내 기업들 수출경쟁력 약화 유로화는 출범 후 3년간 약세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지금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초강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2000년 10월 한때 0.82달러까지 하락했던 유로화는 2003년 말 1.25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올 초 1.28달러를 돌파,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 폭이 커지고 이라크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ECB는 지난 8일 당분간 기준금리(2%)를 조정하지 않기로 결정,유로화의 강세 행진은계속될 전망이다.이같은 유로화 강세는 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켜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의 슈테판 베르그하임 거시경제팀 수석연구원은 “유로 지역 국가들간 교역비율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유로의 강세에 따른 환리스크는 없지만 유로화 강세는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지난해 10월 독일의 대미 수출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14.3%나 줄었는데 이는 순전히 환율 탓이다.그는 “유로 지역의 경제가 2004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 확실하지만 유로화 강세로 회복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ECB의 안정 위주 금리정책 기조가 경기침체와 유로 강세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헌법제정 난항 정치통합 제동 |브뤼셀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의 경제적 통합에 이은 정치적 통합의 발판이 될 EU 헌법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제정 과정에서 노출된 회원국들간 심각한 대립과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지난해 6월13일 EU 헌법 초안을 마련했다.EU 헌법 초안은 회원국 확대 이후 EU가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주요 권력구조,의사결정방식 등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 헌법안은 10개 가입예정국을 포함한 정부간회의(IGC)를 거쳐 조문을 확정한 뒤 올 상반기부터 국별 비준을 시작,2006년 발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원국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해 12월13일 EU 정상회의에서 조문 승인에 실패했다.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최근 EU 헌법의 연내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연내에 제정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헌법안은 현재 6개월 임기의 국별 순번제 의장 대신 2년6개월 임기(중임 가능)의 EU 대통령직을 신설,정상회의 의장 및 EU 대외대표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당 위원을 1명씩 두되 투표권이 있는 위원수는 2009년 11월부터 15명(현행 20명)으로 축소해 국별 순번제로 선임하도록 했으며 외무장관직을 신설하도록 했다. 의사결정방식과 관련,헌법안은 ‘가중다수결제’의 정의를현행 국별로 사전에 부여된 가중치에 의한 다수결 대신 회원국 과반수와 EU 회원국 총인구의 60%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도록 변경했다.각 회원국의 거부권 행사범위를 축소하되 외교안보·국방·조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거부권을 유지,만장일치 방식에 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현재 EU 헌법안과 관련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는 대통령직 및 외무장관직 신설과 집행위 축소,의사결정방식의 변경 등에 찬성하고 있으나 대륙 중심의 유럽통합에 소극적인 영국은 거부권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특히 스페인과 폴란드 등 중소국들은 EU 확대를 계기로 강대국들의 입김이 더 강해지고,자국의 권한이 축소되는 것을 우려해 가중다수결제의 적용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폴란드와 스페인의 투표권 고수에 강경한 비판 입장을 보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EU 내 ‘선도 그룹’을 창설,통합 심화에 찬성하는 일부 국가만을 대상으로 분야별로 기구 및 정책 통합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유럽통합의 ‘이중속도론’으로도 불리는 이 제안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EU 내 분열을 자초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행자부 ‘머리따로 몸따로’

    행정자치부가 민족문제연구소와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가 공동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친일 인명사전 모금운동’에 오락가락하게 대응,말썽을 빚고 있다.위법이라며 모금중단을 요구했다가 장관이 모금에 참여한 것이 알려지자 모금중단 공문을 취소하는 등 장관과 실무자의 손발이 안맞아 공신력 실추를 자초했다.행자부는 지난 15일 오후 6시쯤 오마이뉴스에 공문을 보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기부금품을 모집하는 행위로 해석돼 즉시 모집을 중단하고,기부금품모집규제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를 것”을 요청했다.또 “기부금품을 모집할 때는 행자부 장관 또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는 이를 기사화하는 한편,지방출장 중인 허성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진위여부를 확인했다.허 장관은 “나도 10만원을 냈다.네티즌들이 순수한 뜻에서 투명하게 모금하는 만큼 사후 신청을 하더라도 바로 허가해 줄 예정”이라고 했다.행자부는 네티즌의 항의가 잇따르고,장관마저 성금을 낸 것으로 알려지자 4시간 만인 이날 저녁 10시쯤 공문을 철회했다. 모금의 위법여부를 떠나,행자부의 처신은 부적절했다는 게 중론이다.10여일 전부터 모금이 진행됐는데 가만 있다가 뒤늦게 문제를 삼은 것이나,네티즌의 반발에 ‘실무자 판단’이라며 다시 취소한 것 자체가 문제다.법 집행의 주무부처 장관이 소속 기관에서 ‘절차상 위법’으로 분류한 사안에 참여한 것도 ‘순수한 의도’를 떠나 문제점이 적지 않다.더구나 장관의 행동이 법 집행에 영향을 줬다면 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조덕현기자 hyoun@
  • [사설] 정치권이 자초한 당·낙선운동

    참여연대가 고심 끝에 이번 4·15 총선에서도 부패·반개혁 정치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선언한 것을 보고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우리 정치의 현주소가 어쩌면 4년전과 그렇게 닮은꼴인가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더구나 ‘2004 총선 물갈이 연대’와 ‘맑은 정치 여성네트워크’는 한걸음 더 나아가 당선운동의 전개를 선언한 터여서 선거과열을 부추기고 정치권과 이전투구를 벌이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까 염려된다. 벌써부터 정치권은 시각차를 드러내면서 매우 예민한 반응들이다.하긴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은 지난 16대 총선 당시 서울·경기에서 낙선대상자 20명중 19명을 떨어뜨리는 등 전체 대상자의 68.6%인 59명을 낙마시킨 엄청난 폭발력을 과시한 바 있다.그러나 정치권의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불법 대선자금은 그 끝이 묘연하고,선거관련법 개혁도 표류를 거듭하다 결국 위헌상태에 놓여 있으니 시민단체만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각 당은 공천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부패·비리에 연루된 의원과 지역주의를 조장하거나 반인권·반개혁적 성향을 가진 인사들은 과감히 정치권에서 퇴출시키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선행되어야 한다.또 돈정치를 청산하고 신인들의 정치권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정치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어제부터 활동을 재개했으나,시간이 촉박한 만큼 의원정수 문제를 놓고 더이상 다퉈서는 안 된다.범개협이 제출한 정치개혁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그렇게되면 우려와 달리 시민단체들의 참여는 불법 선거운동과 돈선거에 대한 감시로 모아질 것이 분명하다.그러나 현 정치상황을 감안할 때 정치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그렇더라도 시민단체의 당락운동은 엄정한 객관성과 공정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혼란과 의혹을 더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유권자들의 선택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당락운동을 펴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
  • 금융당국 기업정책 ‘갈팡질팡’

    LG카드 처리 혼선,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의 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금융당국의 위기대응 능력과 감독 시스템이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이 때문에 향후 있을 정부 조직개편때 근본적인 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방지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대주주 자격유지제’ 도입을 백지화했다.대주주 자격유지제란 카드·보험 등 금융회사를 설립·인수한 기업(대주주) 등에 대해서는 설립 당시는 물론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도 부채비율 등 자격요건을 엄격히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다.제조업과 달리 금융사가 부실해지면 금융시스템 전반이 흔들리는 등 사회적 위험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재경부측은 국내 기업여건상 시기상조라며 외면했다. 그랬던 재경부가 LG카드 사태로 금융사의 부도 위험이 현실화되자 ‘재벌들의 카드시장 신규진입 사실상 불허’라는 강경카드를 빼들고 나왔다.한쪽에서는 기업현실을 들어 ‘고삐’를 풀어주고 또다른 쪽에서는 옥죄는,이중적 행태다.더욱이 보험·카드·증권사마다 들쭉날쭉한 시장진입 기준을 증권사 수준으로 통일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재벌의 카드시장 진입 차단만을 겨냥한 기준 강화가 타당한 지도 논란거리다.재경부측은 “카드업은 보험과 달리 30∼50일짜리 단기영업이기 때문에 특단의 규정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또 당초 LG카드를 매각하면서 응찰 참여자격을 국내 채권단으로 국한했다.“LG카드를 살리기 위해 몇조원의 돈을 지원한 국내 은행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는 논리였다.이면에는 ‘금융기관을 줄줄이 외국자본에 넘긴다.’는 국내 비판에 대한 부담감도 깔려 있었다.하지만 LG투자증권까지 덤으로 얹어준 매각작업이 불발로 끝나자 뒤늦게 외국계에도 인수자격을 주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매각협상에 밝은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국내외 자본에 모두 기회를 줘 경쟁을 유발시킨 뒤 내부적으로 국내 자본에 가산점을 주는 등 얼마든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면서 “정부가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전략 부재를 드러냄과 동시에 외국언론으로부터 불필요하게 ‘국수주의’라는 비판을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국민혈세가 투입된 대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은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감독 부재가 빚어낸 합작품이다.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대우건설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해놓고 있으며,금감원도 워크아웃 기업에 대해서는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있지만,‘눈뜬 봉사’나 다름없었다.금감원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개별기업의 문제까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안미현기자 hyun@
  • LG카드 오너책임 어디까지/“국민정서 고려를” “시장논리 맡겨야”

    ‘법이냐,정서냐.’LG카드 사태를 계기로 대주주(오너)의 경영책임 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정부와 채권단이 ‘국민정서’를 내세워 LG그룹에 부실책임을 더 지라고 촉구하고 나선 데 대해 LG그룹은 “더 내놓을 것도 없으며,유한책임의 주식회사 체제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발하고 있다.특히 이번 LG카드 부실책임 문제는 선단식 경영의 재벌들의 경우와 달리 지배구조가 단순화돼 있는 지주회사 오너의 경영책임범위를 놓고 논란이 제기되는 것이어서 향후 유사사태의 처리방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너는 무한책임(?) 지금까지 대그룹 오너들은 계열사의 부실문제가 생길 때마다 사재출연 등으로 여론의 질타를 피해왔다.1999년 7월 삼성자동차 부도 때는 이건희 삼성회장이 사회적 책임을 지고 비상장인 삼성생명주식 400만주를 사재출연했으며,2000년 현대건설 처리 때도 같은 이유로 고 정주영 명예회장,정몽헌 회장이 수천억원의 사재를 내놓거나,계열사 주식 등을 구입해 유동성 지원을 도왔다.지난해 SK글로벌 사태 역시 최태원회장이 연대보증으로 책임을 졌다. 그러나 이번 LG카드 사태는 대주주들이 제조업체를 살리기 위해 금융회사를 끌어들였다가 금융회사가 쓰러지면서 책임을 진 것과 다르다.금융회사 자체의 부실에 대해 대주주의 책임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일이다.특히 LG그룹은 지주회사로 전환돼 공정거래법상 부당내부거래 금지 등의 조항에 묶여 다른 계열사로부터 자금지원 등을 받을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채권단 등 일각에서는 다른 그룹 오너들의 전례에 비춰 강도높은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으나,상법상 유한책임을 지도록 돼 있는 주식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물론 삼성 이회장의 사재출연처럼 그룹의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하면 법적 책임 이상을 스스로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논리도 제각각이다.재계 관계자는 “이미 LG카드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LG그룹과 대주주들로부터 최대한의 담보(1조 1500억원가량)를 확보하지 않았느냐.”면서 “그렇다고 대주주가금융회사를 이용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법적 책임외에 도덕적 책임을 무한대로 지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정부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회사가 쓰러질 경우 대주주를 비롯한 계열사가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으나,이는 시장경제 논리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채권단이 무턱대고 LG에 무한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자신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채권단은 금융시장에서 지급결제기능의 역할을 하고 있고,특정 금융사에 신용공여를 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채권단은 “대주주가 응분의 책임을 지지 않는 상태에서 채권단에 모든 부담을 지우는 것은 대주주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를 부추기는 꼴”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지주회사,독인가 약인가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주식 전부 또는 일부를 소유해 자회사 경영권을 지배하는 회사로,우리나라는 경영권만 확보하는 순수지주회사 대신 독자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사업지주회사를 허용하고 있다.LG그룹이 2002년 지주회사 체제로 본격 출범했고,SK그룹은 99년부터 사업지주회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LG그룹이 기업지배구조의 모범사례로 도입했던 지주회사제도가 이번 LG카드 사태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공정거래위원회는 LG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덕분에 다른 계열사로의 부실 확산을 막았다고 주장한다.LG그룹의 한 임원도 “재벌개혁 차원에서 지주회사 구조로 개편하라고 강요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계열사들에 돈을 내놓으라고 하느냐.”면서 “앞으로 LG카드 경영에 관여를 못할 텐데 경영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추가 유동성의 75%를 책임지라는 것은 ‘조폭적 행태’”라고 강한 불만을 토해냈다.이 임원은 또 “부실경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따지고 보면 ‘부실한’ LG카드에 돈을 빌려준 금융권에도 경영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측의 시각은 좀 다르다.한 관계자는 “지주회사 설립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대주주를 비롯한 다른 계열사가 지원해 주지 않을 경우 모든부담은 결국 채권단과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결국 ‘누군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부도 책임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의 성급한 정책적 판단이 LG카드 사태를 더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LG카드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자 정부는 1조원 이상의 유동성 지원과 LG증권 매각을 조건으로 LG의 대주주와 계열사에 너무 쉽게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다.경영이 정상궤도로 진입하면 담보로 잡아놓았던 ㈜LG지분을 돌려주고,당초 요구했던 구본무 회장의 연대보증도 받지 않기로 해 이후 협상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이 때문에 LG카드 협상은 당사자가 빠진 채 돈을 빌려준 사람(채권단)과 감독관(정부)이 앉아서 담판하는 형국이 됐다는 것이다.물론 LG카드사태가 대주주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금융회사 자체의 부실이 요인이었던 만큼 대주주를 압박하는 데 한계가 있긴 했으나,정부가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봤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아무리 대주주라도 상법상의 주식회사인데 유한책임을 물어야지 무한책임을 묻기는 어려웠다.”고 털어놓고 “사실 구본무 회장의 연대보증은 상징적 효과는 있을지언정,실질적 효과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bcjoo@ ■법인격 부인론 적용 부실경영 책임 무한 권영준 경희대 교수 국내 최대 카드사인 LG카드가 부도처리냐,채권단 공동관리냐,준(準) 공적자금 투입(산업은행의 인수)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시장에서 발동된 경고음을 무시하면서 정부와 카드사가 마구잡이로 달려온 끝에 자초한 당연한 결과다.카드산업의 위기와 관련된 재정경제부의 정책실패와 양치기 소년식 말 바꾸기,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감독실패,재벌기업들의 무모한 경영행태는 아무리 비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 또 다른 위기상황을 맞지 않기 위해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이참에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로 재벌기업들의 황제식 경영에 의한 실패가 결코 다른 부문에 전가되거나 국민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LG그룹 총수는 카드업에서만큼은 외형으로 삼성을 눌렀다고 호언했다고 한다.이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치러져야 한다.특히 총수 일가는 경영부실에 대해 가장 먼저 보고를 받은 뒤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노력을 보이기는커녕 주식을 팔아 차익을 남기고 빠져 나갔다고 한다.이런 측면에서도 이번 사태는 유한책임 대상이 아니고 무한책임의 대상이다.이는 선진국에서도 엄격히 적용하는 ‘법인격 부인이론’(piercing the corporate veil)의 원리다. 둘째,온 나라가 카드채와 신용불량자로 인해 불안해하고 이로 인해 소비가 발목 잡혀 경제적 고통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관료 한 사람 책임지지 않는 망국적 풍토는 하루빨리 바로잡혀야 한다.백보를 양보해서 회사채 시장의 붕괴와 금융대란을 막기 위해 공적자금 성격이 강한 산업은행 자금의 투입이 불가피하더라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책임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정부와 LG그룹,채권단은 서로 발을 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결론이 어떻게 나든 국민들은 금융시장에서 정부와 재벌의 유착으로 인한 비슷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그 길은 오직 철저한 책임 규명과 시장규율의 정상화로 관치금융 및 재벌금융의 폐해를 막는 것뿐이다. ■상법상 유한책임 도덕적 책임 무리 나성린 한양대 교수 이번 LG카드 사태는 한마디로 정부정책과 LG그룹의 경영 실패가 가져온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2차례에 걸쳐 채권단에 압력을 넣어 LG카드가 시장논리에 의해 처리되는 것을 막았다.지난해 3월부터 불거진 LG카드 사태를 정부가 끌어온 것은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일 경우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지만,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정부가 금융시장의 단기적인 충격을 우려해 퇴출이 불가피한 금융사의 생명을 더 이상 연장시켜 주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임시 미봉책에 불과한 이런 조치들이 지속되는 한 금융시장의 혼란만 초래될 뿐이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간과해서 안 되는 대목은 LG그룹과 대주주들의 책임 문제다.LG그룹과 대주주들은 이번 카드사태로 1조 1500억원의 유동성 확보를 약속하는 등 책임을 지는 모습을보여주기는 했지만,시장경제 논리상 맞지 않는다.주식회사는 상법상 유한책임을 지도록 돼 있기 때문에 무한책임을 져야 할 근거가 미약하다. 시장경제에서 부실에 대한 책임을 법적인 차원이 아닌 도덕적인 차원으로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문제가 생기면 시장논리에 따라 청산이나 출자전환 등의 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이지,이런저런 이유로 연명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가 LG카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채권단을 압박하는 행태도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 정부가 채권단을 동원해 LG카드 사태를 지연시키는 바람에 채권단의 부담만 늘어났고,채권단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주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대주주든,채권단이든,소액투자자든 자기 책임하에서 투자하고,부실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법적·경제적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 정부는 그런 풍토가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정부가 더 이상 단기적인 충격을 우려해서 시장을 왜곡시켜 금융시장을 혼란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되어서는 곤란하다.
  • “盧대통령 지지세력은 김정일 호감세력”홍사덕 색깔 발언 파문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세력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호감세력이라고 주장,파문이 일고 있다.청와대,열린우리당은 물론 민주당까지 “색깔공세”라며 비판하고 나섰다.반면 자민련은 한나라당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홍 총무는 5일 오전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기관의 선배,동료들에게 들은 결과,전체 국민의 10%가 김정일 위원장에 호감을 갖고 있고,또 10%는 호감도 악감도 아닌 그저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를 합치면 20%인데,이 20%가 확고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세력”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열린 운영위원회의에서도 “노 대통령이 취임 이래 오로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4월 총선에서 좌파 정당이 제1당이 되도록 하는 노력뿐”이라며 열린우리당을 ‘좌파 정당’으로 몰아붙이는 등 ‘색깔공세’를 계속 펼쳤다. ●민주당도 강력 비판 ‘색깔공세’에 시달린 경험이 있는 민주당은 오랜만에 열린우리당과 한 목소리로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색깔론을 편 홍 총무가국민과 노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과거 수십년간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색깔론과 용공조작의 최대 피해자로서 군사정권의 후예인 한나라당의 색깔론에 대해 그 대상이 누구이든지 분노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을 몰아붙였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선거에 임박하면 나타나는 구시대적 색깔론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열린우리당 정동채 홍보위원장은 “한나라당의 무기는 40년대 기름만 먹는 구식 항공모함과 같은 색깔공세와 지역감정 자극뿐”이라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최병렬 대표가 ‘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했는데 비판은 하지 않고 색깔공세와 지역갈등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자민련은 옹호 반면 자민련은 한나라당을 옹호했다.유운영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20%에 불과한 자기 지지세력과의 소위 코드정치를 함으로써 나머지 80% 국민을 소외시켜 오늘의 국정혼란을 자초한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며 “홍 총무지적을 반면교사삼아 국민 80%의 우려와 불안을 해소하는데 국정의 최우선과제를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당 방지용? 정치권에서는 홍 총무 발언이 ‘분당 방지용’이라는 해석도 있다.과거 정권에서 정권보호 차원에서 ‘매카시즘적 색깔공세’를 폈듯이 분당사태 등 한나라당 내분 격화를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색깔론을 폈다는 것이다. 당무감사 결과 유출로 당내 갈등이 깊어지면서 분당 가능성을 우려,노무현 대통령과 노 대통령 지지세력에 대한 색깔공세로 이를 희석시키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깊어가는 한나라당 내홍

    한나라당 내분이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다.2일 양정규·신경식·최돈웅·박원홍·이경재 의원 등 한나라당 시·도지부 위원장들은 당무감사 결과 문서유출 파문과 관련,‘구당(救黨)모임’을 갖고 공천심사위의 재구성 등을 최병렬 대표에게 요구했다.그러나 최 대표는 “한번 정해진 것은 원칙대로 가야 한다.”며 이를 일축했다. 시·도지부장들은 대책모임에서 “지도부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비상대책위 즉시 해체 ▲빠른 시일내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개최 ▲공천신청 및 심사연기 ▲공천심사위 재구성 ▲명예가 실추된 의원·지구당위원장에 대한 가시적 명예회복조치 등을 주장했다. 모임의 대변인 격인 박원홍 의원은 이같은 방안을 들고 최 대표와 단독 회동을 했으나,현격한 입장차만 확인했다.박 의원에 따르면 최 대표는 “비대위원장을 겸임한 이재오 총장이 물러남으로써 비대위는 사실상 해체된 것이며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찬회는 열 수 없고,당헌당규상 적법한 절차를 거친 공천신청과 심사연기는 연기할 수 없으므로 강행한다.”면서 이들의 요구를 명백히 거절했다. 최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양정규·이해구·남경필·신경식 의원 등이 “(공천심사) 일정을 잠깐 늦추고 가지 않으면 엄청난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라며 속도조절을 공식요청했으나 다음 일정을 이유로 회의장을 떠났다. 이에 서청원 전 대표측은 “지도부가 공천심사 일정을 감행하겠다는 것은 분란을 자초하는 짓이며,사당화를 위한 공천신청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서 전 대표는 연찬회 개최와 관련,지난 1일 자택에서 “국회의원 70명의 서명을 받은 것을 거부한다는 것은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얘기로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최 대표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게 되면 망신당한다.”고까지 말했다.박원홍 의원도 “당헌당규에 의하면 2개월마다 연찬회를 정기소집하게 돼있고 5분의1 이상이 요구하면 의원·지구당 연석회의를 개최하게 돼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은 “3일부터 시작하는 공천신청에 응하지 않으면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공천을 원하는 사람들은 줄을 서있고 현역의원들을 물갈이 해달라는 요구가 대단히 높다.”고 말해 정면대결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주류측은 최 대표가 끝내 요구안을 거부할 경우 공천심사위를 물리적으로라도 저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일부 의원들만이라도 연찬회를 개최할 뜻을 밝혔다. 이번 사태는 특히 최 대표와 서 전 대표간의 감정싸움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단기간내 해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최 대표는 1일 신년인사차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건 유출 경위는 누군가 당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의도로 고의로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해 사실상 서 전 대표측을 겨냥했다.서 전 대표측은 “최 대표의 측근 중 한명이 흘렸을 것으로 의심되는 여러 정황까지 있는데 우리를 겨냥한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역공하는 등 서로 ‘음모론’을 거론하는 상황이다. 이지운기자 jj@
  • 한나라 의원 70여명 공천심사 중단 요구

    한나라당의 당무감사자료 유출과 관련,서청원 전 대표가 31일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일부 원·내외위원장들도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서 전 대표와 하순봉·신경식·권철현·박종희 의원 등은 소속 의원 70여명의 서명을 받아 공천심사 중단 및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소집을 요구했으며,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새해 초 연석회의를 자체 소집할 계획을 밝혔다. 서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라는 노 대통령이 망치고,한나라당은 최병렬 대표 스스로 혼란을 자초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최 대표 등 지도부는 긴급 상임운영위원회를 소집,이재오 사무총장·박승국 제1사무부총장·이재환 조직국장 등 3명을 문책키로 했다. 징계방침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당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고 한다.그러나 이 총장은 오후에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며 총장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지운기자 jj@
  • [사설] 일하는 내각이 되어야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3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이미 교육부총리,산자부장관 등을 교체한 터인 데다,국면전환이나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개각 폭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본다.또 취임초와 달리 이른바 ‘코드 인사’보다는 전문성과 안정감을 높이 산 점은 바람직한 변화로 여겨진다. 실제 안병영 교육부총리에 이어 신임 오명 과기부장관과 강동석 건교부장관 기용은 코드보다는 추진력과 경륜에 무게를 둔 인사임이 분명하다.이미 역대 정부에서 한차례 장관을 거쳤거나 공기업의 장으로서 실천력을 검증받은 인사들이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의 ‘그동안 개혁 로드맵 마련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 집행하는 쪽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언급이 단순 수사가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코드 파괴의 방향은 더없이 반가운 변화이나,과연 일하는 내각을 위한 전제조건들이 충족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앞선다.벌써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2단계 개편설이 파다하고,실제 ‘통합론’이 제기되는 등 그러한 징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여전히 불안정성이 남아있는 형국이다.또 업무의 연속성도 중요하지만,첫 내각의 지난 1년 성적이 매우 낮다는 점에서 땜질식 개각으로 국민동의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이다.야당들이 국정쇄신 기대에 미흡하다며 일제히 비판에 나선 것도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일하는 정부가 공염불이 되지않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내각의 가변성을 서둘러 정리해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더이상 ‘찔끔 개각’이라는 비판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또 총선에서 한발 물러서 238개 국정개혁 프로그램의 실천에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특히 국정이 노 대통령의 총선관련 언행으로 정쟁의 틈바구니에 끼어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말이 앞서는 정부라는 멍에가 씻기길 진심으로 바란다.
  • ‘순교자’ 포기한 후세인 왜?

    미군에 의해 생포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왜 ‘적장답게’ 자결의 길을 택하지 않았을까.후세인 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이러한 의문을 품었다. 많은 이라크 국민들은 체포된 후세인이 신원 확인을 위해 미군에 의해 강제적으로 턱수염을 깎이고 의사 앞에서 입을 벌린 채 고분고분한 태도로 치아검사를 받는 모습에 분노했다. 이라크 전후 대미 성전을 촉구했던 그가 마지막 순간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순교자’의 길을 택하지 않고 초췌하고 힘빠진 늙은이로 나타난 그를 국민들은 치욕으로 받아들였다. 후세인은 체포 당시 권총을 지니고 있었지만 단 한 발도 쏘지 않았다.그는 심지어 미군에 “쏘지 말라.”는 애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4일 CBS방송에 출연,“지하 참호에 웅크려 있던 그는 총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그는 전혀 용감하지 않았다.”고 조롱했다.체포 작전을 수행한 미군도 “그가 쥐처럼 붙잡혔다.”고 말했다. 냉혹한 독재자에서 조롱거리로 전락을자초한 후세인의 심리상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두 아들의 죽음에다 오랜 도피생활로 지친 그가 자포자기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으나 오히려 또다른 저항 전술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가 지난 9개월 저항공격을 조종하기는커녕 가지고 있던 돈을 오로지 도망다니는 데 썼을 정도로 무기력하다고 말했다.워싱턴 포스트는 심문관들의 말을 인용,그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태에 대해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미군측은 그가 단순히 겁에 질린 상태인지 정신쇠약 또는 망각증세에 빠진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론 그가 굴욕스럽게 목숨을 부지한 데는 다른 꿍꿍이속을 품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앞으로 전개될 재판과정을 통해 ‘반미 여론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즉,후세인은 법정에서 탄압받는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면 이라크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려 성전을 자연스럽게 촉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는 것이다.또한 재판에서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과장과 비밀스러운 중동 재편전략 등 미국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중동지역의 반미정서와 저항운동을 부추길 수 있다는 속셈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의 군사정보매체인 데브카파일은 14일 후세인의 생포를 둘러싸고 몇가지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종합해 볼 때 그가 지하 땅굴에 숨어 있었던 게 아니라 현상금을 노린 사람들에 의해 납치 감금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상숙기자 alex@
  • NGO/연말연시 최대화두는 ‘정치개혁’

    ‘올 겨울은 정치개혁의 계절’ 정치권의 불법 대선자금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은 이번 연말연시가 정치개혁을 이룰 최고의 적기라며 잔뜩 벼르고 있다. 제17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국민들의 정치권 불신과 정치개혁 욕구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를 비롯,상당수 시민단체들이 정치개혁 요구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또 각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시민단체가 정치개혁에 주도적으로 나서라는 내용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제 궤도를 잃은 채 정치활동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정치개혁을 표방하는 시민단체나 연구소들이 초래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치개혁 촉구에 박차 경실련과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6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국민행동(국민행동)’이 대표적 정치개혁 연대로 꼽힌다. 이들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흥사단 3층 강당에서 ‘3당 정치개혁안의 문제점 및 올바른 정치개혁 방안’을 발표하는 등 각 당 정치개혁안의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열린우리당 등이 마련한 정치자금과 정당,선거제도 개혁의 문제점을 찾아내 비판하면서 실제 개혁가능 방안의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행동은 “각 당이 내놓은 정치개혁안은 개혁이라는 포장 속에 당리당략을 반영해 놓은 수준이라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투성이”라고 비판했다.국민행동은 한나라당의 정치자금 기부자 공개 반대와 민주당의 여성전용선거구제,열린우리당의 중·대선거구제 주장에 대해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또 참여연대와 녹색연합,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전국 28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정치개혁연대)도 의욕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이들은 시민들이 국회의원 272명 전원을 ‘맨투맨’식으로 마크,이 단체가 요구하는 정치개혁 과제에 찬성하도록 유도해 주목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이와 별도로 지난 11일 중구 태평로 2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층 교육관에서 ‘정치개혁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정치자금과 선거제도,정당제도 등의 당면한 정치개혁 과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궁극적인 개혁 방향과 각 당의 입장,현재의 입법과정에서 미진한 점 등을 되짚었다. ●정치개혁 요구 봇물 참여연대는 지난 10월부터 ‘정치개혁 토론마당’이라는 사이버 토론의 장을 마련해 네티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지난 두 달 동안 250여건의 글이 쏟아졌다. ‘씁쓸한 시민’이라는 네티즌은 “정치권이 불법 대선자금을 건네는 수법을 보고 국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도둑질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비판했다.네티즌 ‘국민의힘’은 “이 나라 정치를 더 이상 부패한 정치인에게 맡길 것이 아니라 ‘특별 국회의원’을 선출해 국회의원을 심판하자.”는 다소 감정적인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실련도 ‘17대 총선,시민단체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토론방을 만들어 네티즌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네티즌 시민단체인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 힘’도 정치개혁 게시판을따로 만들어 의견을 나누고 있다.네티즌 ‘chgyee135’는 “부정부패한 정치인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고 소신있고 청렴한 사람만이 국회에 갈 수 있도록 그런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네티즌 ‘여왕벌’은 16대 국회의원 본회의와 상임위원회 출석 현황을 올리기도 했다. ●과도한 정치개입 경계해야 시민단체들의 지나친 정치참여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면서 지난 2일 ‘1000인 선언 기획단’이 해산됐다. 기획단의 산파역을 맡았던 최열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시민단체의 정치세력화 이슈가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면서 “선거법 개정 등 정치개혁 운동에 집중하면서 총선 후보 평가와 지지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실련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내년에 실시될 17대 총선은 시민단체의 판이 될 것 같다.”면서 “사회 전반에 청년실업,자살급증,가정파탄,자연재해 등 시민단체들이 주력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정치와 권력주변의 일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시민단체 스스로 몰락의 길을 자초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토해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사설] 부적절한 박범계 비서관 대검 방문

    청와대 박범계 법무비서관이 12일 검찰을 방문해 송광수 검찰총장과 김종빈 대검차장을 만난 것은 한심하고도 부적절한 행동이다.박 비서관이 검찰을 방문한 날은 이광재씨가 소환된 다음날이었고,오후에는 안희정씨의 소환이 예정된 시점이었다.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이 조사받고 있는 시점에 대통령의 법무비서관이 검찰을 방문했는데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김 대검차장이 총선에 출마하려는 박 비서관이 인사차 방문했다고 해명했지만 누가 그렇다고 믿겠는가.박 비서관이 사표를 낸 뒤라면 몰라도 현직에 있으면서 대검청사를 찾아가 인사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판사 출신인 박 비서관은 검찰총장과는 고시 기수도 20년이나 차이가 난다.특별히 인사할 만한 사적인 고리가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 미묘한 시점에 대통령의 비서관이 검찰을 방문한 것도 의혹이지만,이를 맞아준 검찰총수도 부적절한 처신이기는 마찬가지다.공교롭게도 박 비서관이 검찰에 다녀온 뒤 노 대통령이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의 10분의1이넘으면 (대통령)직을 걸고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는 언급을 했다.검찰의 수사상황을 전해들었거나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을 자초했다고 해도 변명할 길이 없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다고 수차례나 강조했었다.국민들도 대통령의 이런 의지를 지지하고,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기대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박 비서관의 행동은 자신의 직무가 뭔지도 분간하지 못하는 행동임에 틀림없다.어차피 물러날 사람을 놓고 물러나라는 것은 충고가 아닐 것이다.하지만 박 비서관은 저의가 무엇인지,충성심에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누가 시켜서 했는지만큼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미·중 관계로 본 북핵 해법

    미국에서는 2004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대장정이 사실상 시작됐다.후보 선출을 위한 아이오와 및 뉴햄프셔에서의 예비선거까지는 한달 여 남았지만 9명의 민주당 후보들은 토론회들을 통해 당원 및 일반 국민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알리는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였다.언론도 각 후보들의 전략을 비교 분석하고 재선에 도전하는 부시 대통령과의 경쟁상대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주요 뉴스로 편성 보도하고 있다.현재 각종 여론 조사에서 선두 주자로 부상한 하워드 딘 전 버먼트주지사는 지난 대선 후보였던 앨 고어의 공식 지지까지 획득하면서 기염을 토하고 있다. 만약 반전주의자인 딘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 맞대결할 경우 가장 큰 이슈는 이라크전에 대한 평가와 아울러 북핵문제 해법이 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4세대 지도자의 한 사람인 원자바오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다.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을 방문하는 타국의 2인자에게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각별한 예우를 갖춰 그를 환영했다.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표현할 만큼 냉소적이었으나 원자바오 총리를 맞으면서 전략적 동반자라고 치켜세울 뿐만 아니라 중국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인 대만 독립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백히 함으로써 베이징 정부를 안심시켰다.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의 노골적인 불만을 알면서도 부시 대통령이 친중국적 입장을 천명한 배경은 매달 10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 해소에 중국 정부가 성의를 보임과 동시에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이 막중해졌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에 반하고 중국에 대해 유화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베이징 정부의 손을 들어줄 만큼 북핵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중국 지도부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 것은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개혁 개방이 가속화된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은 북한에 대해 과거 혈맹으로서의 관계나 이데올로기보다는 국제정세에 대한 냉철한 현실 감각과 철저한 실무적 접근으로 무장한 중국식 당근과 채찍 정책을 구사하였고 그 결과 예측불허의 김정일 정권에 대해 나름대로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기때문이다.북핵문제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될 즈음 중국 정부는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3자회담과 6자회담을 성사시켰으며 제2차 6자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확실한 중재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취임 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하겠다던 우리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했나.북핵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역량에 대한 냉정한 평가없이 다분히 감성적이고 정략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스스로 혼란을 자초한 것이 첫번째 과오였다면 국제정세에 대한 비현실적인 접근을 통해 북핵문제에 관한한 우리의 영향력을 전무하다시피 소멸시킨 것이 두번째 과오라고 할 수 있다.북한과의 민족공조를 중시한 나머지 정작 우리 국민들은 제대로 통합하지 못함으로써 북핵문제와 북한정권의 실체에 대해 무감각해지도록 그 책무를 방기한 것이 현 정부의 세번째 과오이자 가장 큰 실책이었다. 금년도에는 우리가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로 부상하리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도 쌀 40만t과 비료 30만t을 제공함으로써 북한 식량난 해소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와 철도 연결을 위해 필요한 모든 자재와 장비를 제공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경제 특구가 될 개성 공단에도 우리 기업들의 진출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그럼에도 북핵문제에 관해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남북관계가 깨어지지 말아야 북핵문제도 해결된다는 기본 전제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지난 1년 동안 현 정부가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고 한 만큼 북한에 대해 우리 의사를 전달한 것은 잘한 일이나 이제부터는 한 말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그에 합당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우리가 한 말대로 북핵문제가 해결되도록 해야겠다. 유 호 열 고려대교수 비교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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