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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美진보 패배’ 곱씹기

    열린우리당 의원들 사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이 화제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의 저명한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 교수가 최근 2차례 대선에서 잇따라 공화당에 패배한 민주당의 패배 원인을 분석해놓은 저서다. 코끼리는 공화당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김근태 의장과 비상대책위 상임위원인 이미경 의원 등 지도부 상당수가 이 책을 탐독하며 미 진보 세력 패배의 교훈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다.‘탈계파’를 지향하는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은 지난달 29일 강화도 워크숍에서 이 책을 교재로 썼다. 책을 처음 여당 의원들에게 권유한 인물은 당내 전략가로 통하는 민병두 의원이다. 민 의원은 “위기에 빠진 한국 진보세력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을 담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국내 상황과 부합되는 면이 적지 않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제목은 ‘공화당이 설정한 개념이나 명제, 구호를 생각이나 대화의 재료로 삼지 말고 논쟁 도구로도 쓰지 말라.’는 뜻이다. 저자는 개념이나 명제, 즉 생각의 틀을 ‘프레임’으로 표현했다. 공화당의 프레임으로 대항하면 그 프레임에 빠져들고 패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에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세금 인하(tax cut)’ 대신 만들어내 널리 퍼진 ‘세금 구제(tax relief)’라는 용어의 예가 나온다.‘세금’과 ‘구제’란 말이 결합하면서 ‘세금은 고통이고, 그것을 없애주는 사람은 영웅이며, 그를 방해하는 자는 악당’이라는 은유가 탄생했는데, 이 용어를 진보성향 언론과 민주당원까지 사용하게 됐다. 보수주의인 공화당의 프레임에 은연중 함몰돼 선거 패배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민 의원은 한국 사례로 종합부동산세 관련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세금폭탄 발언’을 들었다. 그는 “언론이 ‘세금폭탄’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하자 김 전 실장은 ‘오늘 신문에 종부세가 8배 올랐다며 세금폭탄이라고 하는데 아직 멀었다.’고 대꾸했는데, 그 순간 ‘세금폭탄’이란 상대방의 프레임을 인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여당 의원 워크숍에서 이미경 의원은 책 내용을 언급하며 “한나라당이 ‘세금폭탄’이라는 말을 쓰듯 공화당은 ‘세금 구제’라고 했다. 한나라당이 만든 언어와 담론, 즉 프레임을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한나라당은 생각하지 마.’란 말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6·25 56돌 기념행사

    제56주년 6·25 기념행사가 25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한명숙 국무총리를 비롯해 박유철 국가보훈처장, 정·관계 인사, 해외 참전용사, 일반시민 등 5000여명이 참석, 나라를 위해 몸 바친 호국영령들을 위로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북핵과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한 총리는 기념사에서 “북핵 문제는 우리 안보의 최대 위협이자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핵심 현안”이라며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북한은 미사일 문제도 국제사회의 우려를 충분히 인식하고 조속히 해소해야 할 것”이라면서 “참여정부의 원칙은 확고하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어떤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박세직 향군회장은 “북한은 민족공멸을 자초하는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놀음을 즉각 중단하고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조기송환하라.”고 요구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World cup] 가나-미국 2:1 이탈리아-체코 2:0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 ‘검은 별’ 가나가 죽음의 조에서 활짝 웃음꽃을 피웠다. 이탈리아는 22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장신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33·인터밀란)와 필리포 인차기(33·AC밀란)가 전후반 한골씩을 터뜨리며 동유럽의 강호 체코를 2-0으로 잠재우고 2승1무(승점 7)를 기록,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반드시 이겨야 자력으로 16강을 바라볼 수 있었던 체코는 1승2패(승점 3)에 그쳐, 같은 시간 뉘른베르크에서 미국(1무2패·승점 1)을 2-1로 꺾은 가나(2승1패·승점 6)에 밀려 탈락했다. 체코는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참가했던 1990이탈리아 대회 이후 16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결승 토너먼트 합류를 낙관할 수 없었던 두 팀은 앞서 경고를 한 차례 받은 선수들까지 대부분 출장시키며 사활을 걸었다. 이탈리아는 미국전 자책골을 기록했던 크리스티안 차카르도(25·팔레르모)를 빼고. 파비오 그로소(29·팔레르모)-파비오 칸나바로(33·유벤투스)-알레산드로 네스타(30·AC밀란)-잔루카 참브로타(29·유벤투스) 등 베테랑으로 카테나치오(빗장수비)를 견고히 했다. 공격진에 구멍이 뚫린 체코는 그간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유로2004 득점왕 밀란 바로시(25·애스턴 빌라)를 출격시켰다. 파벨 네드베트(34·유벤투스), 토마시 로시츠키(26·아스널) 등 ‘황금 허리’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체코가 이탈리아 문전을 빈번하게 위협했고, 알베르토 질라르디노(24·AC밀란)와 프란체스코 토티(30·AS로마) 등 신구 듀오를 전방에 세운 이탈리아는 효과적인 역습으로 응수했다. 네스타가 20분을 못 버티고 교체되며 아주리 군단이 흔들리나 싶었으나 대신 투입된 마테라치가 전반 26분 토티의 코너킥을 헤딩골로 연결, 오히려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다급해진 체코는 죽기 살기로 뛰었지만 수비벽을 더욱 두텁게 하며 ‘카운터 어택’을 노리던 이탈리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또 전반 종료 직전 얀 폴라크(25·뉘른베르크)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고, 후반 42분 인차기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결국 눈물을 뿌려야 했다. 한편 가나는 미국과의 경기에서 전반 하미누 드라마니(20·크르베나)와 스티븐 아피아(26·페네르바체)의 연속골로 2-1로 승리, 본선 처녀 출전국으로 16강 대열에 동참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반 22분 드라마니에게 선제골을 내준 미국은 전반 43분 클린트 뎀프시(23·뉴잉글랜드)가 이번 대회 100번째 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맞췄으나, 전반 인저리 타임 아피아에게 페널티킥 골을 헌납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시골 축구소녀들 꿈★ 이루다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시골의 한 초등학교 여자축구팀이 전국대회 우승으로 월드컵 못지않은 감동을 주민들에게 선사했다. 충북 음성군 감곡면의 감곡초등학교는 20일 열린 전국소년체전에서 인천 용현초등학교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전국 30여개 여자초등학교 축구팀 중 유일한 면단위 시골인 감곡초등학교에서 여자축구팀이 탄생한 것은 2002년 12월. 축구공 한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했던 ‘시골소녀’ 25명으로 구성된 이 축구부는 1년여 동안 전국대회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그러나 ‘2002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이룬 4강 신화를 재현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맹훈련에 들어갔다. 그 결과 1년 만인 2003년 11월 충북도교육감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04년 전국소년체전 충북대표로 출전해 1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또 지난해 충북협회장배 대회 등을 우승하는 등 도내에서 최고의 팀으로 성장하면서 시골 축구소녀들의 전국대회 우승 꿈이 무르익기 시작했다. 고진감래일까. 이번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의 신화를 이룬 이 학교 축구팀은 20일 밤 우승컵을 들고 감곡면에 도착, 면내를 순회하는 거리행진을 하며 주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김동기 축구 교사는 “지난해까지 각종 전국대회에서 전패하다시피 했지만 집중적인 겨울 훈련으로 실력이 크게 늘어 우승까지 차지했다.”며 “시골 학교인 탓에 선수 수급과 운영비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 축구팀은 한 방송사의 주말프로에 훈련과정이 소개돼 시청자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음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씨줄날줄] 개혁의 두얼굴/우득정 논설위원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직후 한 네티즌은 친노 인터넷 사이트에 참여정부의 개혁 방향이 잘못됐음을 질타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진정한 개혁이란 ‘소중한 동지와 가족을 피눈물 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내가 아닌 타인을 향해 칼날을 겨눈 탓에 참여정부의 개혁이 실패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모든 변화와 혁신은 자기로부터 출발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운 것이다. 10여년 전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대통령이 칼국수로 끼니를 때우며 개혁의 선봉에 서자 국민들은 90% 이상의 지지로 화답했다. 하지만 문민정부도 김현철씨로 대표되는 측근들의 부패로 임기 막바지에는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면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국민의 정부 역시 문민정부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자고 다짐했으면서도 똑같은 길을 답습했다. 그렇다면 개혁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잘못된 것일까.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이 최근 개혁주창론자들의 실체를 만천하에 폭로했다. 그는 여권의 386들이 개혁을 표방하고 있지만 속내는 중산층에 편입되기 위해 기존 중산층 이상 계층과 치열하게 자리다툼을 벌이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자신들이 헤집고 들어갈 틈새를 마련하기 위해 기득권층을 수구반동으로 몰며 쉴 새 없이 생채기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합리화하는 논리가 바로 개혁이다. 김 전 비서관의 폭로는 ‘짝퉁 개혁론자’들에 대한 레드 카드로 볼 수 있다. 올 초 청와대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런 글이 올랐다.‘신돈, 조광조, 정조, 대원군, 고종, 이승만, 김영삼, 김대중, 이들은 모두 국민을 향해 개혁을 부르짖었다. 그러나 이들이 내세운 개혁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자기의 정치세력을 확보하고 극단적 이기를 충족시키는 은폐물로 삼아 왔음이 정권 말기에 드러났다.’이처럼 곳곳에서 경보음이 울리고 있었으나 권력의 단맛에 취한 386에게는 짜증스러운 소음처럼 들렸으리라. 시인 신동엽은 참여시의 진수라고 불리는 ‘껍데기는 가라’(1967년 발표)에서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라고 피맺힌 절규를 했다. 시인이 생존해 있었더라면 ‘개혁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라고 또 다른 외침을 쏟아냈을지도 모르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노사정 3주체 불신 때문”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노사관계 정책의 핵심은 모두 노사관계 개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지만 지금도 개선된 것은 별로 없다.” 윤성천 광운대 명예교수가 김영삼 대통령 이후 정부의 노사관계 정책을 비교, 분석한 뒤 내놓은 결론이다. 사단법인 노사공포럼(수석공동대표 유용태) 주최로 15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근 한국 노사관계 20년의 회고와 전망’ 토론회에서 발표됐다. 결론적으로 역대 정부가 노사관계 정책에 모두 실패한 것은 노조, 기업, 정부 등 3주체가 서로 상대방을 불신했기 때문인 만큼 각 주체가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개선하려 노력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노사관계 정책에는 “정부 출범과 더불어 노사관계개혁 로드맵을 마련하고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려 했으나, 내용뿐만 아니라 추진 방법상에 불만을 가진 노사 모두로부터 강한 반대에 부딪쳐 표류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노사부문의 개혁은 개혁대상이 명확지 않은 데다, 누가 누구를 개혁하는지 개혁주체가 불분명했고 외환 위기 이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정에 노정 사이의 갈등심화로 정부, 금융, 공공부문 등 4대 부문 개혁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김영삼 정부는 대통령직속의 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노동관계법 개정과정에서 여당 단독으로 기습처리하는 악수를 두는 바람에 노동계의 총파업을 자초해 개혁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끝나버렸다.”고 분석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설] ‘박정희 벤치마킹 하겠다’는 여당

    열린우리당이 당의장 직속기구로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를 설치키로 했다고 한다. 새로 출범한 김근태 의장 체제가 5·31 지방선거 참패를 교훈삼아 서민경제 회생에 매진하겠다는 뜻은 좋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 시절 ‘수출진흥확대회의’를 모델로 삼은 것이라는 핵심당직자의 부연설명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여당 지도부의 역사의식 결여와 함께 경제처방의 방향성 상실이 우려스럽다. 박 전 대통령은 고위관료와 기업인들을 모아놓고 국가정책을 교통정리했다. 그의 한마디에 민·관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시절이었다. 서민경제보다는 성장을 위주로 한 개발독재 시대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열린우리당이 그때로 돌아가겠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 경제 규모와 자율성이 엄청나게 커진 지금 가능하지도 않다. 문제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인식이다. 개혁·실용파로 나뉘어 서로 헐뜯다가 도대체 정체성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함으로써 오락가락한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김 의장의 취임 일성처럼 서민경제 회복을 위해 추가성장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규제를 풀고, 고용을 늘려야 서민경제가 살아난다. 동시에 복지를 확대하고, 부동산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이런 원론에 충실하지 못한 정책을 다듬어 주는 게 집권여당의 책무다. 깊은 검토없이 부동산·세제를 전면 수정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해야 표를 얻는다는 주장은 분란을 일으킬 뿐이다. 서민경제회복본부의 주요 구성원을 대기업 출신이나 경제관료 출신으로 하려는 것도 옳지 않다. 서민 대책이 아닌, 대기업 비호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열린우리당은 대북송전 사업 예산배정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대북정책을 포함, 외교·국방 분야까지 보수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과 청와대·정부간 갈등이 이렇듯 고조되면 나라가 더 어려워진다. 열린우리당은 차분해지길 바란다.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도 서민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사설] 김근태號, 민심 다가설 마지막 기회다

    열린우리당이 김근태 의장을 내세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지 열흘 만에 가까스로 당을 추스를 지도부를 새로 띄운 것이다. 겨우 2년7개월 된 여당이 9번째 의장을 내세우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 마음은 착잡하다. 못난 큰아이에게 회초리를 들이댄 부모의 안타까운 심경이 따로 없을 것이다. 복잡다기한 당내외 사정을 감안할 때 앞으로 여당다운 여당으로 거듭날지도 의문이다. 그만큼 김근태 비상대책위가 해야 할 과제는 실로 막중하다 하겠다. 김근태 비상대책위는 우선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부터 올바로 헤아리길 바란다. 무슨 까닭에 국민이 탄핵에 가까운 패배를 안겼는지 깊은 자기성찰의 시간부터 가져야 한다. 부동산 세제를 어쩌겠다는 등 조급하고 즉흥적인 자세는 삼가야 할 것이다. 김 의장이 말했듯 패배 원인이 경기침체인지, 개혁의 퇴색인지, 오만한 국정운영인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통렬히 반성한 다음 앞으로 뭘 어쩌겠다고 해야 국민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겠는가. 민심 파악을 바탕으로 김의장 체제가 할 핵심 과제는 당의 정체성 확립이다. 그동안 집권세력은 숱한 정책 혼선과 갈등으로 국민 불신을 자초했다. 조금이라도 이념적 요소가 담긴 정책사안을 놓고는 집안싸움부터 하기 바빴다. 여러 세력이 모인 집단이라는 구조적 한계도 있을 것이나 이를 통합할 구심력이 갖춰지지 않은 것이 더 큰 원인이라 하겠다. 비록 과도체제이지만 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서는 전철을 밟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내 각 계파 역시 중구난방식의 제 주장은 자제하길 바란다. 김 의장이 말했듯 깃발 들고 나를 따르라는 식의 행태를 버리고, 당 안팎의 이견을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여권 안팎에서 고건 전 총리 중심의 정계개편론이 나온다. 그러나 지금 국민이 원하는 건 제 할 일을 하는 여당이다. 재창당의 각오로 당을 바로 세운 다음 연대니 통합이니 얘기해야 할 것이다.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2회전] 양곤마 타개하기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 본선 2회전] 양곤마 타개하기

    제2보(24∼53) 백24의 걸침에 흑25의 처진 날일자는 우리나라 고유의 응수법이다. 즉 현대바둑이 보급되기 전에 두어졌던 순장바둑에서 즐겨 사용하던 수이다. 이 수는 상대 돌의 근거를 위협하면서 귀의 실리를 크게 확보하겠다는 뜻, 매우 실전적인 수이다. 이 수에 대한 대응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두가지이다. (참고도) 백1로 받고 5까지 상변을 차지하는 것이 한가지이다. 백돌이 단단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우상귀 흑집이 너무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지금이라면 흑도 이렇게 두겠지만 이 구도가 싫다면 흑도 2로 A에 협공하는 수도 있다. 백의 또 다른 대응수는 실전처럼 귀쪽으로 대응하지 않고 26으로 가볍게 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실전처럼 두는 경우가 더 많다. 백26과 같이 돌이 높게 위치하면 흑27로 다가서고 싶다. 이때를 기다려서 백28로 쳐들어가는 것이 이 수법의 특징인데, 흑31로 백돌이 양쪽으로 분단되는 단점이 있다. 만약 양쪽 백돌을 모두 깨끗하게 수습할 자신만 있다면 모르지만 타개에 자신이 없는 아마추어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형태이기도 하다. 양곤마는 수습이 굉장히 어렵다. 이것은 프로기사들에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고수들은 항상 자신의 돌이 양곤마로 쫓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곤 한다. 실전은 스스로 양곤마를 자초한 꼴. 일단 우변쪽 대마를 수습하다가 흑45로 상변에 총부리가 겨눠지자 곧바로 52까지 상변을 수습한다. 그러나 그 동안 흑53까지 우변 백 대마는 흑의 포위망에 갇히고 말았다. 그렇다면 김3단은 이 우변 백 대마에 대한 수습책을 갖고 있는 것일까? 유승엽 withbdk@naver.com
  • [우리구 최고야!] 도봉 녹색공간 ‘비비추 능선’의 할미꽃

    [우리구 최고야!] 도봉 녹색공간 ‘비비추 능선’의 할미꽃

    “할미꽃! 도대체 할미꽃이 뭐야.” 홈지기 언니가 닉네임을 당장 바꾸라고 한다. 다른 친구들은 안개꽃, 아네모네, 이쁜공주 등 깜찍하고 발랄한 이름을 지었다. 그렇지만 나는 왠지 할미꽃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끌린다. 언니는 다들 젊어지려고 예쁜 이름을 찾느라고 난리들인데 하필이면 늙음을 자초하는 할미꽃이냐며 불평을 한다. 그러나 나는 할미꽃이 좋다. 할미꽃은 고향의 꽃이다. 그 꽃잎 속의 오솔길을 따라가노라면, 초가집과 기와집 사이의 골목길에서 고무줄 놀이하던 친구들이 보인다. 흰 눈이 내린 겨울밤 할아버지가 단종애사를 창(唱)으로 부르는 소리가 바람결에 들려오기도 한다. 할미꽃은 할머니의 무명 행주치마를 떠올리게 한다. 이른 봄 보송보송한 솜털로 뽀샤시하게 화장하고 보일듯 말듯 수줍게 고개 숙여 피는 새악시 같은 꽃, 그 충격적인 아름다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한 어느 외로운 이의 무덤가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꽃. 나는 그 꽃의 고운 마음 씀씀이 때문에 더욱 애착이가며 정겹게 느껴지는지도 모른다. ●충격줄 만큼 아름다운 ‘고향의 꽃´ 지금 우리 주변에는 할미꽃이 희귀종이 되어 가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다. 그것은 우리들이 무분별하게 캐어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며칠 전 도서관 가는 길에서 ‘비비추 능선’이라는 작은 오솔길을 발견하였다. 그곳은 사라져가는 우리 야생화를 심어서 자연친화적으로 동산을 만들고 있었다. 푯말에는 들꽃 동산은 자라나는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의 좋은 체험학습장이 될 것이며 도봉구 창1동 동사무소와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한다. 나는 꽃을 심고 있는 아저씨께 “고생이 많으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니 “풀에서도 산소가 나와요. 산소가…”하는데 풀냄새와 흙냄새가 향긋하게 풍겨온다. 주위를 둘러보니 비비추, 금낭화, 원추리, 초롱꽃, 꽈리, 둥굴레, 노루오줌, 할미꽃, 꽃범의 꼬리 등 이름만 들어도 예쁜 꽃들이 오목조목 심어져 있었다. ●또다시 마구잡이로 캐 가면 어쩌나 ‘비비추 능선’에 할미꽃이 있다니 나는 너무 반가워 이리저리 살펴 보았지만 좀처럼 찾기가 어려웠다. 몇 번을 산을 오르내리다 겨우 찾았을 때 반가움보다 걱정이 앞선다. 사람들이 또 무분별하게 채취해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할미꽃이 꽃은 지고 호∼ 불면 날아갈 듯한 솜털이 할머니의 흰머리마냥 바람결에 흔들린다. 나는 그곳에서 내 고향 들녘을 떠올려 보았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사금파리로 소꿉놀이 하던 그 곳에도 할미꽃이 정겹게 피어 있었지. 나는 할미꽃 옆에 앉아서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세 딸들의 집을 찾아가는 할머니를 그려 본다. 두 딸들에게 문전박대당하고 셋째딸네 집을 찾아가다 쓰러진 곳에서 피어난 꽃. 삭막해져 가는 우리들 가슴에 효(孝)를 생각하고 반성하게 하는 꽃, 할미꽃이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할미꽃은 노고초(老姑草), 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하며 뿌리는 해열, 소염, 이질 등 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원추리는 망우초(忘憂草)로 모든 시름을 잊게 해 주며 주로 뜰안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이 꽃은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우리 꽃을 이름 지어 놓은 것이 눈길을 끈다. 조팝나무꽃은 북극으로 가는 기차 도란도란 꽃, 은방울꽃은 성모마리아의 눈물, 엄지공주꽃, 할미꽃은 고개 숙였다고 스탠드 꽃이라고 한다. 도심의 근처에 일상을 탈출할 수 있는 ‘비비추 능선’이 우리의 꿈 동산이 되고 청라언덕이 되길 기원해 본다. 오늘 비비추 능선에 핀 할미꽃은 명심보감 한 구절을 떠 올리게 한다. ‘一日淸閑(일일청한)이면 一日仙(일일선)이니라.’ 하룻동안 마음이 깨끗하고 한가하면 하룻동안 신선이니라. 정희숙 창1동 주민
  • 페루 대선 ‘反차베스’ 역풍

    남미 대륙에 확산되던 급진민족주의에 제동이 걸렸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인 알란 가르시아 후보가 자원 국유화와 부의 재분배를 주창하는 급진민족주의자 오얀타 우말라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최근 이 지역에서 미국과 자유무역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것에 전전긍긍하던 부시 행정부와 월스트리트는 ‘최악’이 아닌 ‘차악’의 결과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반면 우말라 후보를 공공연히 지원하며 역내(域內) ‘반미전선’의 확대를 꾀하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위신과 정치력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외신들은 이번 선거결과가 중남미의 정치적 역학구도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한다. 정치신인 우말라의 급격한 부상은 지난해 볼리비아 대선 이후 이 지역을 강타한 ‘좌파돌풍’의 상징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우말라, 중산층 불안 극복 못해 개표가 77.3% 마무리된 상황에서 우말라 후보는 44.5% 득표에 그쳐 가르시아 후보에 10%포인트의 큰 차로 뒤졌다. 이로써 4월 1차투표에서 30%가 넘는 득표율로 1위에 올랐던 우말라의 집권은 좌절됐다. 무엇보다 부유층의 거부감과 중산층의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우말라의 패인으로 꼽힌다. 정치 부패를 청산하고 부를 재분배하겠다는 공약으로 빈민층의 열광적 지지를 얻었지만 기업 초과이윤에 대한 중과세와 에너지 부문에 진출한 외국기업과의 계약변경 같은 급진적 의제를 제기하면서 부유층과 월스트리트 자본의 반발을 자초했다. HSBC와 JP모건,S&P 등은 우말라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뛰어오른 지난 3월 페루 채권의 평가등급을 하향조정, 위기감을 고조시켰다.●우파 ‘가르시아 지지’로 판세 역전 1차 투표에서 우말라에 6%포인트 차로 뒤졌던 가르시아가 전세를 뒤집은 데는 결선투표 국면을 사실상 ‘차베스 요인’에 대한 국민투표로 전환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진단도 있다. 대선 초기국면부터 우말라와의 유대를 과시했던 차베스는 가르시아가 당선되면 페루와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불필요한 마찰로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 선거운동기간 동안 가르시아는 우말라에 대해 “페루를 베네수엘라식 포퓰리스트 경제와 반미주의의 나락으로 빠뜨릴 위험인물”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차베스와 페루 정부의 대결이 심화되면서 결선진출이 좌절된 우파진영이 우말라 당선을 막기 위해 가르시아에 대한 지지로 돌아선 것이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차베스 효과’ 분수령은 7월 멕시코 대선 일부에선 가르시아가 최근 안데스 지역에서 힘을 얻는 자원국유화와 재분배에 대한 요구를 어떤 식으로든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가르시아 역시 우말라와 유사하게 가스 등 핵심산업에 대한 외국기업과의 재협상 및 과세강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가르시아 집권을 ‘반(反)차베스 노선의 승리’로 단정하는 일각의 기류에 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다음달 2일 치러지는 멕시코 대선이 ‘차베스 효과’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되리라고 본다. 미국과의 무역협정 재협상과 국가복지 확대 등을 내걸고 선거전 돌입 후 줄곧 선두를 달려온 좌파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지난 4월 TV토론 불참을 계기로 집권여당의 칼데론 후보에게 추월당한 뒤 1개월 넘게 피말리는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G조 3개국을 넘어라

    G조 3개국을 넘어라

    강력한 우승후보 프랑스와 유럽의 강호 스위스, 그리고 아프리카의 ‘검은 돌풍’ 토고. 한국축구대표팀이 독일월드컵에서 한·일월드컵 신화를 재연하려면 우선 조별리그 G조에서 맞붙게 될 3개국을 넘어 16강에 올라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두번째 월드컵 정상을 넘보는 프랑스가 가장 우세하고 월드컵에 처녀출전하는 토고가 최약체로 여겨지는 가운데 한국-스위스전 결과에 따라 16강 티켓의 주인공이 가려질 전망이지만 한국으로선 어느 한 경기도 소홀히 할 수 없다.G조 3개국의 장단점을 분석,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토고 첫 상대 토고는 G조의 최약체로 분류된다. 따라서 16강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토고는 독일월드컵 본선 32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대표팀을 소집해 가장 먼저 독일에 입성했다. 토고의 최종 엔트리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활약 중인 간판 골잡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를 비롯해 스트라이커 아데카미 올루파데(알 실리아), 골키퍼 코시 아가사(FC메스) 등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활약했던 멤버들이 대거 포함됐다.23명 중 22명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러나 아데바요르를 제외하면 대개가 유럽 중급리그나 2부정도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로 크게 위협적이진 않다. 물론 아데바요르나 올루파데 같은 선수들은 스피드와 기술면에서 뛰어나다. 특히 아데바요르는 월드컵 예선 최다득점(12경기 11골)의 명성에 어울리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이다. 스피드와 지구력, 볼 키핑 능력, 공간에서 움직임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하지만 수비라인은 허점이 많아 프랑스, 스위스에 비해 공략이 용이하다.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비교적 활발한 공격을 펼치고도 0-1로 패한 데서 볼 수 있듯 포백 수비의 불안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한국으로선 강한 압박으로 볼을 빼앗아 역습을 하거나 중앙보다는 측면 공간을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케시 전 감독에 이어 사령탑에 오른 오토 피스터(독일) 감독의 지도력. 국제 무대엔 잘 알려지지 않은 피스터 감독은 지도자 자격증을 조국 독일이 아니라 스위스에서 획득한 뒤 지도자 생활의 대부분을 아시아·아프리카에서 보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토고 축구대표팀 공식 후원사인 푸마의 추천으로 감독 자리를 꿰찼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강한 카리스마에 스파르타식 훈련을 즐기는 그는 빠르게 선수들을 독려, 지난 사우디전에서 보였듯 강한 압박과 함께 빠른 템포로 경기 주도권을 잡는 등 토고를 월드컵 예선 당시의 전력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프랑스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 티에리 앙리(아스널),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 등 한·일월드컵 때 멤버 12명이 최종엔트리에 포함돼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된다. 특히 앙리와 트레제게 투톱의 공격력은 가히 세계 최고다. 유럽지역 예선에선 5승5무로 단 1패도 안지 않았고,14득점하는 동안 단 2점만 내주는 놀라운 집중력과 수비력을 보여줬다. 사실 유로2004 8강전에서 그리스에 0-1로 패했을 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전성기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이후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지단이 릴리앙 튀랑과 함께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전력 하락을 부채질했다. 지단이 빠진 이후 프랑스는 독일월드컵 지역예선 첫 경기인 이스라엘전부터 0-0 무승부에 이어 아일랜드, 스위스와의 경기에서도 거푸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공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지단은 지난해 9월 대표팀 복귀를 선언했고, 파로제도와의 홈경기부터 예선에 나서 같이 복귀한 노장 수비수 튀랑과 프랑스를 막판 조 1위로 끌어올리며, 본선진출을 확정지었다.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을 쓰는 프랑스는 지단이나 앙리, 트레제게 말고도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레몽 도메네크 감독도 상대 수비 전술을 꿰뚫는 능력과 그에 따라 적재적소에 선수를 배치하는 냉철함이 돋보이는 지도자다. 그러나 ‘제1 골키퍼’에 대한 결정을 놓고 벌어진 논란이 프랑스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될 전망. 도메네크 감독이 최종엔트리를 발표하면서 리옹이 프랑스 리그 5연패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레고리 쿠페 대신 34세의 베테랑 파비앙 바르테즈를 선발 골키퍼로 선택해 비난을 자초한 것. 특히 바르테즈가 지난해 소속팀 마르세유의 친선경기 도중 심판에게 침을 뱉어 5개월 이상 경기를 뛰지 못한 반면 쿠페는 독일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바르테즈(4경기)보다 많은 6경기에 선발로 나와 경쟁 구도를 뒤바꿔 놓는 바람에 도메네크 감독의 선택에 여론의 역풍이 만만치 않다. ●스위스 스위스는 평균 나이 24.8세에 A매치 경력이 5경기 이내인 선수가 무려 7명이나 포함됐을 정도로 ‘젊은 팀’으로 꾸려졌다. 알렉산데르 프라이(스타드렌), 필리페 센데로스(아스널), 요한 포겔(AC밀란), 요한 폰란텐(브레다) 등 주요 선수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한국으로선 스위스와의 3차전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다.1·2차전의 결과에 따라 많은 변수가 있을 것이지만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할 상황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스위스는 이번 대회까지 본선 참가 횟수 8회가 말해주듯 저력과 함께 어느 팀이든 쉽게 경기를 풀지 못하게 하는 껄끄러운 팀 컬러를 지니고 있다. 독일월드컵 유럽예선에서는 터키에만 1패를 당했을 만큼 안정된 전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22점을 넣는 사이 11점이나 허용, 수비진이 약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이탈리아 AC밀란에서 뛰고 있는 주장 포겔이 가장 눈여겨볼 선수.177㎝,71㎏으로 다소 왜소해 보이는 그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으면서도 미드필드 전역을 부지런히 누비며 공·수의 완급을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의 강한 압박과 빠르고 정확한 패싱력은 유럽 정상급이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18세의 어린 나이에 A매치에 데뷔한 이래 80여차례나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해 쌓은 풍부한 경험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자산이 되고 있다. 그러나 2월 초 미드필더 벤야민 후겔(프랑크푸르트)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공식경기 6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 조별리그에 출전할 수 없다. 게다가 A매치 44경기에서 14골을 터트리면서 스위스의 공격을 이끈 플레이메이커 하칸 야킨(영보이즈)이 부상으로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주전 스트라이커 프라이마저 부상 회복이 완전치 않아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 [서울광장] 여권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권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언행에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경험한 이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노 대통령과 정치분석가 사이의 갭이 왜 이렇듯 생길까.‘5·31’ 지방선거 이후의 정국은 제대로 예측할 수 있을까. 상당한 식견을 가진 분과 함께 고민해 봤다. 노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 집념을 간과하면 이번에도 그의 정치행위를 정확히 전망하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노 대통령과 가끔 만나는 인사는 “대통령이 퇴임 후 부산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생각해보겠다는 얘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바보 노무현’이란 말을 들어가며 지역주의에 대항해왔다. 그를 바탕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지역주의를 깬 지도자로 역사에 기록되기 위해서는 체면과 상식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역주의 타파의 당위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노력 또한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집착이 국정과 정치를 왜곡시킨다면 속도와 방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의 타파에서 노 대통령은 일관성이 있을지 모른다. 그것이 열린우리·민주당 분당 등 뺄셈정치로 갔다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으로 선회하는 등 무리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게 문제다. 여권 내부가 흔들리고 지지율이 정체되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그 결과 지역주의 타파는커녕 정권의 힘만 약화시키고 개혁 전반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참여정부가 좌측 깜빡이를 켠 채 우측으로 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근본원인이 된다. 보수파는 좌측 깜빡이를 보고 노무현 정권을 비난한다. 진보파는 우측으로 가는 정책을 보고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방선거가 임박하자 열린우리당 인사들은 호남표를 크게 의식하고 있다. 영남에서는 지역감정 타파를 외치며, 호남에서는 지역주의에 편승하려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체성 혼란이 가중될 뿐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당의 지방선거 성적표는 초라할 것 같다. 선거 패배는 자초한 측면이 크므로 어쩔 수 없다고 치자. 지방선거 이후가 관건이다. 노 대통령이 고집을 누그러뜨리지 않는다면 나라가 다시 회오리에 휩싸이게 된다. 지방선거 후 노 대통령이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이라는데 정치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임기단축을 내세운 개헌이나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판흔들기 관측이 나온다. 어떤 형식이든 지역주의 타파라는 분석요소의 가중치는 여전히 높다고 봐야 한다. 노 대통령을 둘러싼 일부 영남권 참모들은 ‘영남정권 재창출론’을 펴고 있다. 그래야 지역주의가 타파된다고 주장한다. 호남출신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권획득은 정권재창출 의미가 약하다고 여긴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건 전 총리 영입에 소극적이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과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는 배경이 된다. 한명숙 총리, 김근태 의원 등 비호남권 출신도 검토대상에 올려 놓았다. 반면 여당의 상당수 중진들은 민주당과의 재결합을 추진할 뜻을 굳혔다고 한다. 지방선거 후 여권이 또 분열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노 대통령과 핵심참모들은 지나온 3년을 반추해 보길 바란다. 이제부터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제에 너무 집착해 국정 전체를 왜곡시키거나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거에 지역주의를 깨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초석을 까는 심정으로 접근할 때 오히려 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 상식과 순리, 그리고 개혁의 마무리가 집권 후반의 좌표가 되어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설] 상속세 인하주장 의도 뭔가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상속세제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재계 일각의 상속세제 개편 필요성 주장과 맞물려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과 재계의 주장은 완전포괄주의 방식의 과도한 상속세제가 경영권 편법승계 부작용을 낳고 부를 창출하기 위한 기업주의 창의적인 경제활동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또 소득세를 부담하면서 축적한 부에 대해 다시 상속세를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상속세제가 폐지되거나 없는 캐나다 등 일부 국가의 사례를 들어 세율 인하와 완전포괄주의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상속세 제도가 없는 국가의 경우 양도세 등 별도의 세제로 부의 세습을 제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에 비해 세율이나 상속·증여세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삼성에 이어 현대차의 편법·불법 경영권 세습이 사법심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이 제기된 의도에 주목한다. 마치 잘못된 법·제도로 인해 재벌이 희생양이 되고 있는 양 호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2003년 말 상속세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된 것은 첨단 금융기법을 활용해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재벌의 ‘세금 없는 부 세습’이 자초한 결과다. 재벌의 편법·탈법이 없었더라면 도입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도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수많은 주주들의 투자금으로 결집된 기업에 대해 독점적인 소유권을 행사하면서 가업을 잇듯이 자식에게 물려주려는 잘못된 사고방식에 있다. 기업주 2세들이 시장과 주주에게 경영능력을 확인시켜주면 누구보다 쉽게 경영권 승계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상속세의 호도된 주장으로 진실을 왜곡하지 말기 바란다.
  • 한지붕 밑에 살고 있는’1男 2女’의 종착역은

    ‘한 지붕 아래 1남(男)2녀(女)가 함께 오순도순 동거했다.그러나 사내는 매일 억병으로 취하거나 야바위판을 기웃거리는 그런 양아치와 같은 부류였다.두 여자는 힘을 합해 그 사내를 열명길로 보내려고 했으나 실패하는 바람에 살인 미수에 그쳤다.’ 중국 대륙에 두 아내가 짜고 합심해 노름하고 술에 취해 괴롭히기만 하는 백수건달 남편을 살해했으나 요행히 살아남는 바람에 미수에 그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 진탄(金壇)시 진청(金城)진에 살고 있는 20대 중반의 남성은 최근 큰 아내와 작은 아내가 각각 칼로 찌르고 몽둥이를 때리는 것을 그대로 맞아 목숨을 잃어버릴 뻔했다고 광주일보(廣州日報) 인터넷 신문인 대양(大洋)망이 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두 아내에게 살해당할 뻔한 장(蔣)씨는 올해 25살로 놈팡이와 같은 생활을 하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백수건달이었다.하지만 여자 낚는 솜씨만은 대단해 한 지붕 아래 두여자와 함께 동거하는 ‘출중한’ 실력을 가졌다. ‘1남2녀’의 황당한 동거생활을 해온 이들 세 사람이 만나 악연이 시작된 것은 2003년 8월,남부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 한 완구공장에서 같이 일을 하면서부터. 그당시 ‘큰 아내’로 통하는 장메이(張美)씨는 17살로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향 구이저우(貴州)성을 떠나 이곳에 와 돈을 벌고 있었다.‘작은 아내’로 불린 저우훙(周紅)씨는 16살로 장씨와 같은 구이저우성 출신이다.이들은 고향을 떠나 우연히 기찻간에서 만나 친자매처럼 지내고 있었다. 같은 직장에서 생활하던 이들은 장씨와 그가 먼저 사귀었다.서로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은 곧바로 동거생활에 들어갔다.얼마되지 않아 장씨는 아이를 가졌다.저우씨는 당시 장씨에게 ‘큰 언니’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 장씨가 임신을 하자 그는 저우씨에게 눈을 돌렸다.그는 저우씨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 공세를 폈다.결국 저우씨도 선물 공세에 무너져 동거에 들어갔다.두 지붕 한 남자-두 여자의 동거시대가 전개된 것이다. 조금 지나 장씨는 아이를 낳았다.딸이었다.장씨는 기분이 내키지 않았지만 저우씨를 친동생처럼 생각해 그와 저우씨의 동거를 눈감아주기로 했다.하지만 장씨는 참을 수가 없었다.저우씨가 그의 사랑을 빼앗아버릴 것같았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한 지붕 아래에 한 남자-두 여자가 동거하는 것.장씨의 제의에 그와 저우씨도 동의를 해 세상에서 보기 드문 ‘한 지붕 아래 한 남자-두 여자’가 동거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저우씨도 아이를 낳았다.아들이었다.아이를 낳은 순서에 따라 장씨는 ‘큰 아내’,저우씨는 ‘작은 아내’로 불리게 된 소종래이다. 이들은 동거를 하면서 각자 자신의 역할을 분담했다.‘큰 아내’ 장씨는 집안에서 두 아이를 맡아 기르고,저우씨는 의류공장에 취업해 생활비를 벌었다. 그런데 장씨는 놈팡이 생활을 청산하지 못하고 하루종일 마작을 하거나 억병으로 취해 주정을 하거나,야바위판에 끼어들어 돈을 잃어 두 여자를 괴롭혔다. 두 여자는 그가 없을 때마다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하고 통곡을 하곤 했다.그를 버리고 집을 떠나려고 여러번 결심을 했지만,재롱을 떠는 두 아이의 모습이 눈에 밟혀 떠날래야 떠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참는 데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지난 1월 5일 저우씨가 속옷을 사와 장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잔뜩 술에 취한 그가 들어오자마자 저우씨의 귀싸대기를 십수차례나 때렸다.그녀는 그자리에서 기절을 하고 말았다.이때 이들 두 여자는 그를 죽이려고 결심했다. 두 여자는 차에 독을 탄 뒤 먹이려고 생각했으나,겁이 많아 그리 쉽지 않았다.그래서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생각되는 칼과 몽둥이로 해결하려고 기회를 엿봤다.이를 위해 먼저 두 아이를 구이저우 고향으로 보냈다.만일 실패하면 장씨가 모두 뒤집어쓰고 감옥에 들어가고 저우씨는 남아 두 아이를 맡아 키우기로 하고서…. 1월 11일,그가 술에 곤드레만드레가 돼서 집으로 돌아왔다.이때를 놓치지 않고 장씨는 몽둥이로 때리고 저우씨는 칼로 찔렀다.그러나 너무 긴장한 탓인지 중상을 입히는데 그쳤다. 술에서 깨어난 그는 곧바로 도망을 가 죽음은 모면했다.두 여자는 공안에 붙잡혔다.지난 4월말 장씨는 고의살인죄(미수)로 5년 6개월,저우씨는 5년형을 선고받고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 부적절한 관계는 불행만 자초할 뿐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 준다. 온라인뉴스부
  • [5·31 지방선거-유권자가 희망이다] (7)‘헛공약’ 표로 심판을

    [5·31 지방선거-유권자가 희망이다] (7)‘헛공약’ 표로 심판을

    ‘예산에서 80조원을 만들겠다.(한해 예산 5조원)’ ‘151층 빌딩을 2010년까지 짓겠다.(부지 매입도 안됨)’ 이처럼 ‘묻지마’ 식이나 ‘아니면 말고’ 식으로 허풍을 떠는 공약(空約)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그동안 선거공약은 말잔치였다. 백과사전식 나열이나 약속 불이행 등으로 불신을 자초했다. ●실현성 없는 헛공약 전북도가 내놓은 새만금타워 건립은 경제적 타당성과 활용계획 등을 서둘러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강원도는 사업비(1조 7000억원) 조달방안도 없이 동해안 미항 조성계획을 내놨다. 인천시는 2010년까지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151층짜리 빌딩을 세우겠다며 미국 투자사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매립공사를 하더라도 2009년에나 끝나고 건물공사도 3년 넘게 걸린다. 대구시는 달성군에 1조 9000억원을 들여 2015년까지 테크노폴리스를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보한 국비와 시비는 고작 4000억원에 불과하다. 부산시는 예산이 5조원 가량인데도 80조원이 넘는 부산발전 2020 비전과 전략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는 이러한 헛공약이 아닌 ‘제대로 된 참공약을 실천하자.’는 매니페스토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언론계가 중심에 서고 주요정당과 후보자들이 가세하면서 한국형 정책선거 운동으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후보별 공약 분석 23일 발표 지난 달 1일 서울에서 ‘5·31 스마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추진본부’가 출범했다.16개 시·도별로 지역추진본부가 결성되거나 될 예정이다. 후보자들의 헛공약 사례를 모아 발표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돕는다. 스마트(SMART)란 공약분석 지표다.S는 구체성,M은 측정가능성,A는 달성가능성,R은 적절성,T는 달성 가능성을 말한다. 추진본부에서는 시·도별로 후보자들의 공약을 수집해 스마트 지표대로 분류작업에 들어갔다. 유문종 공동집행위원장은 “16개 시·도별로 각당 후보자들의 공약을 오는 16일까지 접수한다.”며 “23일 16개 시·도와 기초단체 20개를 포함해 30∼40개 자치단체별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후보자들의 난립으로 노인표가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노인층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인건강이나 사회복지사업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전남도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유권자(150만명)의 20.6%인 31만명이다. 전남지사로 나선 열린우리당 서범석 후보측은 시·군진료소를 사이버진료소로 바꾸고 섬진강과 탐진강에 친환경 실버타운을 만들어 분양하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준영 후보측은 모든 읍·면에 목욕탕 설치와 노인복지타운, 건강마을 조성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매니페스토를 실천한다 해도 현행 선거법상 후보자들이 홍보물 12면에다 모든 것을 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알릴 수 있는 방법이 한정돼 있어 선거법 개정 여론도 드세다. 매니페스토 운동의 성패는 결국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유권자는 투표로 말해야 한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오늘의 눈] 분양가 폭리 언제까지/강충식 산업부 기자

    ‘손 안 대고 코 풀기´라는 속담이 있다. 건설업체들의 아파트사업이 바로 여기에 딱 들어맞는 것 아닌가 싶다. 한국토지공사 국토도시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분양가와 택지비 분석’은 그동안 건설사들이 얼마나 폭리를 취해왔는지 확인해주는 문건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대외비에 해당하는 ‘비밀장부’가 외부에 낱낱이 공개된 셈이다. 그동안 시민들은 매년 올라만 가는 아파트 분양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또 고급 마감재를 사용했고, 친환경 소재를 썼기 때문에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는 그들의 설명에 반박할 만한 근거도 없었다. 어떻게 해서 평당 분양가가 1300만원이나 되는지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입주후 분양가보다 높게 형성되는 시세에 위안을 삼았을 뿐이다. 하지만 토공이 공개한 비밀장부에 바로 건설사들의 영업 노하우가 있었다. 토공이 2000년 이후 전국 17개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한 평균 택지비는 수도권의 경우 평당 229만원이다. 수도권 평당 분양가인 777만원의 29% 수준인 셈이다. 분양가에서 택지비를 뺀 548만원 가운데 원가개념인 표준건축비를 300만원까지 잡더라도 평당 248만원의 폭리를 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건설사들은 억울하다고 말한다. 모델하우스 운영비, 취·등록세, 각종 부담금 등 건축비의 50%에 이르는 간접비를 감안하지 않고 택지비에서 건축비를 뺀 금액을 모두 건설사 이익으로 따지면 안 된다고 항변한다. 건설사들의 사면초가 위기는 자초한 측면이 크다. 시민단체의 숱한 요구에도 원가공개를 끝까지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오히려 건설사들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왜 우리에게만 원가를 공개하라고 하느냐며 반발했었다. 하지만 토공은 물론 대한주택공사 등도 원가를 공개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이번 토공의 문건은 시작일 뿐이다. 어차피 올 수밖에 없는 것이 아파트 원가 공개다. 다른 제품과 달리 아파트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판교신도시에서 보듯 지자체도 건설사들의 분양가 인상에 제동을 거는 시대가 됐다. 건설사들의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강충식 산업부 기자 chungsik@seoul.co.kr
  • [사설] 정 회장 영장 재계 교훈 삼아야

    검찰이 현대차 경영권 편법승계를 둘러싼 각종 비리의 책임을 물어 정몽구 회장에 대해 배임과 횡령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동안 정 회장의 신병처리와 관련,‘경제위기론’과 ‘경제정의론’이 팽팽히 맞섰으나 검찰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법과 원칙을 선택한 것이다.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프로그램 발표, 재계와 현대차 협력업체, 근로자 등의 잇단 탄원, 대외신인도 추락 및 경영 위축 가능성 등 숱한 고려요인에도 불구하고 온갖 편법과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세금없는 경영권 승계를 기도하려는 재벌의 고질적인 관행에 경종을 울리기로 결론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제위기론에 떠밀려 검찰의 사법 잣대가 휘어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해왔다.‘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냉소주의 풍조가 가시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따라서 정 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는 그릇된 사법문화와 전근대적인 경영 풍토를 일신하는 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재계는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현대차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경영은 결국 화를 자초하게 돼 있다. 현대차로서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영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사태가 기업 체질과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검찰은 정 회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불구속하는 등 현대차 경영과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적절한 판단이다. 현대차 경영진은 정 회장 1인 경영체제의 공백을 최단기간에 극복하고 실추된 대외 이미지를 바로 세우는 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사회공헌프로그램에서 약속한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노력도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 현대차가 환율 강세, 고유가, 회장 사법처리라는 대내외적인 악재와 시련을 딛고 ‘2010 글로벌 톱5’라는 목표를 실현하기를 기대한다.
  • [경제정책 돋보기] 도마 오른 부실채권 정리

    [경제정책 돋보기] 도마 오른 부실채권 정리

    현대자동차와 김재록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부실채권’ 헐값매각을 통한 특정기업의 ‘부채탕감’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공적자금을 잘못 관리해 부실 기업주와 외국투기자본의 배만 불려준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부문 부실을 정리하기 위해 160조원에 가까운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 매입이나 출자, 예금 대지급, 자산 매입 등에 썼다. 부실채권 매입 등을 통해 금융기관의 ‘동반부실’을 막았지만 결과적으로 금융기관과 부실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금융부실 막기 위해 공적자금 투입 불가피했나 기업이나 개인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채권을 갖게 된다. 하지만 대출금 원리를 제때 갚지 못하면 이 채권은 부실채권으로 바뀌고 해당 금융기관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져 부실금융기관이 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부실채권이 많은 기업을 청산해 대출금의 일부라도 회수한다. 또는 구조조정 등 기업개선작업을 독려, 나중에 대출금을 받아낸다. 하지만 외환위기 직후는 부실채권을 정상 처리하기 이전에 금융기관이 먼저 쓰러질 상황이었다. 결국 공적자금을 토대로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예금보험공사가 금융부실 정리에 나섰다. 1997년 11월 이후 캠코의 부실채권 매입에 들어간 공적자금은 39조 7000억원. 이 가운데 92.6%인 36조 6000억원이 회수됐다. 예보는 부실채권 매입에 12조원 등 공적자금 108조원을 투입,33조원 이상을 회수했다. 그 결과 99년 말 61조원이던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9조 7000억원으로 줄었다. ●자산유동화증권 발행과 부실채권 매각으로 공적자금 회수 캠코는 싸게 산 부실채권을 되팔아 공적자금을 회수한다. 먼저 유동화전문회사(SPC)에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이다.SPC는 이를 바탕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판다. 또 구조조정전문회사(CRC)나 경매 및 국제입찰 등을 통해 부실채권을 매각하기도 한다. 예보의 부실채권 정리 방식도 비슷하다. 캠코는 38조원의 공적자금으로 장부가 111조원어치의 부실채권을 사서 74조원어치를 처리했다. 남아 있는 37조원 중 대우 관련 채권(출자전환)이 29조원으로 78.4%를 차지한다. 이를 팔면 공적자금 회수액이 지원금액을 넘게 된다. ●부실채권 정리가 특정기업 ‘부채탕감’에 악용됐나 현대차 계열사인 위아(옛 기아중공업)의 사례를 보자.97∼98년 산업은행은 위아의 부실채권 1000억원어치를 캠코에 팔았다. 캠코는 SPC를 만들어 ABS를 발행했지만 위아는 채무상환계획에 맞춰 빚을 갚지 못했다. 그 부담이 캠코에 넘어오자 캠코는 연체시 산은이 부실채권을 되사기로 한 ‘풋백옵션’을 적용, 산은에 다시 넘겼다. 이후 산은은 구조조정회사인 신클레어에 부실채권을 795억원에 매각했고 위아는 이를 851억원에 사들였다. 결국 부실채권이 이리저리 오가면서 위아의 채무만 149억원 탕감해준 결과가 됐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성원건설도 똑같은 방식으로 채무탕감을 받고 외국투기자본에 국부가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측에 따르면 예보는 공적자금으로 매입한 성원건설 부실채권 388억원어치를 66억원만 받고 론스타에 팔았고 론스타는 171억원에 성원건설에 되팔았다는 것. 결국 성원건설 부채는 217억원 탕감됐고 론스타는 105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경험부족에 따른 ‘수업료(?)’ 이창용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규모의 부실채권 정리를 해본 경험이 없어 우리가 비싼 수업료를 치른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돌이켜 보면 경기회복과 외환보유고 증가가 예상보다 빨라 좀더 여유를 갖고 부실채권을 정리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당시 급박한 상황에서 그같은 판단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안순권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상황을 감안한다면 부실채권 정리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다만 금융기관의 정부 의존도가 높아지고 외국자본에 많은 이익이 넘어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채권 등의 자산을 표준화·전산화·체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자산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면서 “장부가 기준으로는 헐값매각일지 몰라도 당시 상황에서는 부실채권 정리에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꼬리내린 정태인 “진의 잘못 전달” 대통령에 사과

    꼬리내린 정태인 “진의 잘못 전달” 대통령에 사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추진과 관련, 청와대를 겨냥해 비판의 공세를 늦추지 않던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7일 검찰에서 수사 중인 외환은행의 매각에 대해 “불법 매각”이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인터넷 언론 ‘레디앙’의 이날 보도를 통해 “외환은행 불법 매각건은 변양호 당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김석동(현 재경부 차관보) 당시 금감위 감독정책 1국장 작품”이라며 실명까지 거론했다. 또 “이헌재 사단의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계속된 인터뷰 내용을 둘러싸고 파장이 커지자 ‘레디앙’에 “자신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관계부처에 사과한다.”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정씨는 ‘견지망월(見指望月·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고 있다는 뜻)을 자초한 나를 자책한다.’라는 글을 통해 “할 말이 없고, 분명히 내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보도는 곧 ‘저런 정신 나간 사람을 비서관으로 쓴 대통령’을 향한 비난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고 예단한 뒤,“대통령께 미안하다.”고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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