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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 문건 파문] 드러난 전모 재구성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폭로한 이른바 ‘언론 문건’의 작성,전달 등의 전모가 사실상 드러났다. 정의원은 “이강래(李康來) 전청와대정무수석이 극비리에 작성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이를 언론 장악의 기초로 활용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문건 작성자와 정의원에게 전달한 사람은 어처구니 없게도 두 언론사의 기자인 것으로 드러났다.문건작성 및 전달과정 등 문건 파장의 전모를 재구성해본다. [문건작성자] 중국 베이징에 유학중인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가 지난6월 문건을 평소 소신(본인주장)에 따라 작성,같은달 24일 팩시밀리로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 사무실에 보냈다.이는 지난 27일 국민회의가 “문건 작성자는 이강래 전수석이 아니라 문기자”라고 발표하면서 확인됐다. 문기자는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건 작성시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정의원은 같은날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전달자가 ‘이종찬 부총재 측근’이라고 말해 ‘전달자가 누구냐’는 데 관심이 모아졌다. [문건 전달자] 28일 저녁 정의원은 국회에서 문건 전달자가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라고 발표했다.이기자는 이날 저녁 이종찬부총재의 한 측근에게 “지난 7월 이부총재 사무실에서 문제의 문건을 (팩스 전화번호는 가리고)몰래 복사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이기자는 이에앞서 자신의 회사간부에게도 문건을 보여주며 보도문제를 상의했다.그러나 “문건내용의 신빙성이의심된다”는 지적에따라 보도되지는 않았다.이기자는 29일 기자회견에서도이같은 사실을 재확인했다.따라서 국민회의가 처음 제기했던 중앙일보 간부관련설,이부총재 측근으로부터 받았다는 정의원의 주장은 일단 사실이 아닌것으로 드러났다.국민회의는 29일 중앙일보에 공식 사과했다. [확인과정] 국민회의는 정의원이 문건을 폭로한 하루뒤인 25일 문건 작성자가 문일현기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그리고 26일 문기자와의 통화를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이 때부터 이부총재 사무실에서는 그동안 사무실을 방문한 사람들을 상대로 탐문에 들어갔다.사무실에 자주드나들며 이상한 행동을 보였던 이기자를 지목,“당신이 했느냐”며 추궁해 들어갔다.압박을 이기지 못한이기자는 28일 밤 이부총재 측근에게 전달 과정의 전모를 털어 놓게 됐다. 이기자는 이에 앞서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찾아가 자신이 문건 전달자라고고백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이도준 평화방송기자 문답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는 29일 오전 여의도 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갖고 “이강래(李康來)전 청와대정무수석의 문건 작성여부는 추정 수준이었다”고 말했다.이어 “지난 25일 대정부질문 이후 정의원에게 항의하자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이렇게 한번해야 정부도 정신 차리고,언론도 각성할 것’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지금 심경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느꼈다.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가 작성했다는사실을 듣고 당혹하고 허탈했다.‘시대적 특종감’으로 확신했던 기자로서의내 자질과 능력이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정 의원이 여권 공작설을 주장했는데 여야 어디로부터도 공작이나 제의를 받지 않았다.매우 불쾌하며 나를 공작정치의 희생물로 만드는 것이다. ◆이종찬(李鍾贊) 국민회의 부총재가 문건을 주면서 어법과 표현을 고쳐달라고 했나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이 부총재가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얘기를 했나 안했다. ◆어제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만나서 무슨 얘기했나 정 의원이 너무 앞서 나가는데 자제토록 해달라고 부탁했다.또 여야관계와국회를 정상화시켜 달라고 했다.이 총재는 ‘알았다’고만 말했다. ◆정 의원이 추가로 폭로한 3가지 문건도 전달했나 그것은 내가 모르는 대목이다. ◆하고 싶은 말은 여야 정치지도자들에게 소모적 정쟁을 중단해 줄 것을 호소하고 싶다. 최광숙기자 bori@ * 이종찬 부총재 문답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는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문건 작성자가 문일현(文日鉉)기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나와 이강래(李康來)전 정무수석을 지목했다”면서 “이회창(李會昌)총재와정의원이 의도적으로 내용을 조작, 정치공세를 펼쳤다”고 주장했다. 다음은일문일답 요지. ●사건의 본질은 일종의 해프닝이다.본인과 친분이 있던 언론인이 언론개혁의 소신을 적어팩스로 보내왔다.또다른 언론인이 이를 절취했다.내가 대통령에게 이 문건을보고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이도준(李到俊)기자와는 어떤 관계인가 나의 여의도 개인 사무실을 자주 드나들고 있는 언론인이다.사적(私的)으로아무런 인척 관계가 아니다. ●서류철에 있던 문건을 봤나 못봤다.(그 서류철에) 어떤 서류가 있었는지 모른다. ●문기자가 문건과 함께 보냈다는 편지는 받았나 본 적 없다. ●28일 국민회의 의총에서 “문건 작성전 문기자가 중앙일보 간부와 상의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표현이 와전됐다.녹취하지 않았다. ●문제의 문건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이기자에게 말했다는데 문건을 갖고 이기자와 얘기한 적이 없다. ●한나라당 이총재와 정의원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다.이총재는 이번 사건 뒤에 숨어있는 배경과 의혹을밝히고 정의원도 나라를 혼란시킨 점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 주현진기자 jhj@ *'언론 문건'관련자 4人의 주장 쟁점별 비교 ‘언론 문건’의 유통경로가 거의 드러났다.그럼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적지 않다.관련자들의 말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문건을 작성한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제보한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기자,폭로한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문기자가 팩스로 문건을 보낸 사무실의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 등 4인의 주장을 사안별로 비교해본다. ■이강래 전정무수석이 개입했나 정의원은 “이종찬 전국정원장이 이기자를 불러 ‘이강래(李康來)전 정무수석이 이 문건을 작성해 가져왔는데…’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정의원은 “이기자는 이종찬씨가 국정원장을 그만둔 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여러가지 임무를 주면서 이강래씨와 한팀이 돼 일하라고 했고,국정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지원을 받아 각종 보고서를 생산,보고해왔다고 말했다”고주장했다. 이기자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또 “나와 정의원은 누가 문건을 작성했는지는 모르나 이 전 정무수석이 만들수도 있겠다는 추정을 한수준”이라고 정의원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두 사람간 얘기도 ‘이러지 않겠느냐’‘그럴 수 있겠다’‘맞다’‘그렇다’는 식으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기자는 또 “정의원은 ‘이종찬-이강래 라인’이 한 것으로 우리는 믿고있는 것 아니냐’고 내게 유도질문을 했다”고 털어놨다. ■문기자는 문건을 혼자 작성했나 문기자는 “평소의 소신과 생각을 정리해 이부총재측에 보냈다”고 했다.또“문건을 혼자 만들었다”며 중앙일보간부와의 상의여부도 부인했다. 이부총재는 “문기자가 회사 간부와 상의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표현이 와전됐다”고 밝혔다. ■이기자는 어떻게 문건을 입수했나 정의원은 “이부총재가 이기자에게 문건을 주면서 어법·표현 등을 보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쳐달라고 했다고 이기자가 전했다”고 밝혔다. 이기자는 “정의원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단독소행’임을 주장했다.자신은 이종찬부총재 사무실에서 문건을 기사화하려고 복사해 몰래 가져왔을 뿐이라고 했다. ■문건은 재가공됐나 초기에는 정의원의 가필의혹이 제기되다가 해소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정의원쪽에서 재가공 여지를 거론했다. 문기자는 “신문에 나온 것을 보니 첨삭이나 가감은 없었다”고 말했다.이기자도 “이부총재 사무실에서 팩스문건을 복사해 정의원에게 전달했다”고말했다.정의원도 “원본을 그대로 복사한 것”이라며 인정한다.그러나 “기자 한사람이 작성했다고 보기에는 문건 내용이 치밀한 것으로 볼 때 이강래(李康來)팀에서 재가공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부총재는 문건을 보았나 이부총재는 “문건을 갖고 이기자와 얘기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정의원은 “이부총재가 이기자를 불러 ‘이전수석이 작성한 것인데 문안을 수정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문건이 청와대에 보고됐나 정의원은 “나중에 이기자로부터 문건이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이부총재는매주 한번씩 대통령과 독대해 보고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기자는 “문건의 내용상 국정원이 작성하고 청와대에 보고되지 않았겠느냐는 심증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대출기자 dcpark@
  • 이봉주 시드니 갈수있나

    한국마라톤의 기둥 이봉주는 어떻게 될까 -.지난 20일 코오롱에서 사직하는하는 바람에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된 그의 앞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내년 시드니올림픽에서 3회연속 메달을 노리는 한국의 꿈이 이봉주의 두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상 없음’이라고 할 수 있다.지난달 초 왼발 부상이드러나 “이제 끝난 게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새달이면 훈련을재개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됐고 특유의 오기도 살아 있어 건재한 편. 물론 몇가지 예상되는 걸림돌이 있긴 하다.가장 먼저 부닥칠 벽은 코오롱과의 법적관계 청산.93년말 코오롱에 입단해 올해로 6년째 근무한 그는 우선퇴직금을 포함한 금전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계약금과 이적동의서 등이 얽혀 있어 ‘피곤한 협상’을 거쳐야 하는 경우도 예상된다.그러나 본인은 “무엇보다 국민들에게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운동에 전념할 뜻을 다지고 있고 코오롱에서도 선수들과의 법적 문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서는모든 과정이 그다지 힘들 것 같지는않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22일 이봉주를 비롯해 오정희 서옥연 권은주 등 4명의태릉선수촌에 입촌시키고 별도의 코치를 선임해 훈련에 자질이 없도록 해줄것을 대한육상연맹에 권고했다.육상연맹도 코오롱 소속이었던 남녀선수 전원을 특별관리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한수기자 onekor@
  • TV토론프로 진행자‘군웅할거’

    선거철이 다가와 이런저런 토론프로들을 만들어야 할 때마다 방송사 보도·교양제작국 담당PD 등은 골머리를 앓는다.프로의 얼굴이 될 진행자를 골라내야 하는데 참조가 될 리스트북은 예나제나 얄팍하기가 한결같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좋은 진행자의 자질로 △공정하면서 토론 장악력이 있을것 △대중친화적이면서 신선도가 높을 것 △방송감각과 높은 지성의 겸비 등을 요구한다.그런데 이들 요건의 앞뒤 항은 종종 상충된다.리더십이 강하다 싶으면 편파시비가 일고,대중적이면 참신함이 떨어지고,지적일수록 방송을 외면하기일쑤다. 그래서 보도제작국장 등을 지낸 기자출신에게 마이크를 맡기는 절충책을 선호하기도 했다.총선철을 맞아 관심권으로 재부상한 우리 토론프로 진행자의풍경은 어떤가. 12년 관록의 ‘심야토론’을 자랑하는 KBS에는 그만큼 많은 진행자들이 거쳐갔다.불도저식 진행으로 기억되는 이인원씨,책상위에 처음 컴퓨터를 도입한박원홍씨 등을 거쳐 현재 진행석에 앉은 나형수씨는 KBS 기자·해설위원 등을 지낸 KBS OB멤버다.그만큼 노련함과 수월함이 돋보인다는 평.‘쟁점토론’의 길종섭씨 역시 KBS 해설위원 출신으로 정연한 논리전개에서 점수를 얻고 있다. 이들과 달리 정범구씨는 대선토론 진행당시의 순발력과 교통정리 능력이 인정받아 수혈된 외부 인사.KBS 공영성의 얼굴마담 격이던 ‘정범구의 세상읽기’를 진행하며 더욱 신뢰를 다졌고,가을개편에서 ‘정범구의 시사비평’이라는 토크프로로 복귀한다. MBC ‘100분 토론’을 맡게 된 정운영씨는 새정부 들어 발굴된 대표적 재목. 교수,신문사 논설위원을 거치며 강의·저술 등을 통해 사회 전반의 문제점에일관된 관점과 밀착된 관심을 견지해 왔지만 이같은 소양이 또다른 감각을요구하는 방송과 행복한 상승작용을 일으킬지 시험대에 올랐다. MBC ‘시사토론’등을 통해 근현대 정치사 이면을 꿰뚫는 광범위한 주제소화력과 순발력을 보여준 박경재씨는 개인 스캔들 등으로 주춤거리는 경우. SBS ‘오늘과 내일’의 오세훈씨는 대중친화력에서 독보적이다. EBS ‘미래토크 2000’의 김영수씨는 순천향대 교수로 미래학 전문 MC를 꿈꾸는 괴짜 스타일.하지만 전문가다운 식견으로 프로에 활력을 일으키는 구심점이 되었다는 평이다.최근 iTV가 옛 전대협 의장 임종석씨를 발탁함으로써토론 지휘봉은 어느덧 386세대로까지 내려왔다. 관계자들은 우리 토론프로를 한계짓는 굴레로 크게 두가지를 꼽는다.첫째는토론문화와 교육의 부재.진행자 대부분이 토론이 생활 일부가 돼 있는 유럽의 유학생 출신이라는 점은 이와 관련,시사하는 바 크다. 또하나는 군부정권 시절을 거치며 형성된 뿌리깊은 권력의 통제욕.SBS 한 관계자는 “토론의 소재와 정도가 이로 인해 제약받는 상황에서 진행자 자질을온전히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면서 “하지만 정보화 및 시청자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 수준미달,또는 외압에 흔들리는 토론은 생존할 수 없는 쪽으로 방송환경 자체가 변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제발 그만! 왕따] (중) 어른 잘못 더 크다

    ‘왕따’,즉 집단 따돌림은 가해 학생들만의 잘못은 아니다.교사의 편견이나 어설픈 지도,자녀에게 매질을 하는 건강하지 못한 가정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분식집을 하는 홀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서모양(15·서울 P중학교 2학년)은 중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쾌활한 성격에 성적도 상위권이었다. 그러나 2학년이 된 지난 3월 담임 교사 최모씨(41·여)가 학생들과 개별면담을 한 뒤 서양의 학교생활은 크게 바뀌었다.최교사가 면담을 하면서 “서양은 결손가정에서 자랐으니 어울리지 말라”고 말했기 때문이다.그 때부터친구들은 서양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따돌리기 시작했다. 서양은 친구 박모양(15)으로부터 “담임 선생님이 어울리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급기야 최교사가 지목한 ‘결손 가정’ 학생 2명과 함께 지난 3월 중순 가출했다. 교사들의 어설픈 보호나 지도가 집단 따돌림을 촉발하기도 한다. 이모군(11·경기 I초등학교 5학년)은 “체구가 작다”는 이유로 따돌림을받다가 지난 5월 담임 교사에게 알렸다.그러자 담임 교사는 이군을 괴롭힌 10명을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이군은 그때부터 ‘고자질쟁이’로 찍혀 더 심하게 따돌림을 당했다. 법원도 가해자측과 함께 학교와 교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서울지법은지난해 10월 집단 따돌림 피해자 정모군(19) 가족이 가해학생과 부모,학교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학교와 교사도 폭력으로부터 학생의 안전을 보호·감독할 책임이 있다”며 1억5,000만원을 연대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가정환경도 자녀를 집단 따돌림으로 몰아넣는 요인이다. 걸핏하면 매를 드는 아버지 밑에서 주눅들어 자란 채모군(15·서울 J중 3년)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의기소침해졌다. 반 친구들은 채군의 어리숙한 행동을 놀리며 돈을 빼앗기도 했다.속으로 고민하던 채군이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지만 아버지는 “바보같은 놈”이라고 욕을 했다.채군은 잠도 제대로 못자고 사람을 피해 다니다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이 집단 따돌림과 관련,지난 7월 전국 중·고교생 1,08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해 청소년들이 다른 청소년을 따돌리는이유는 ‘잘난 척한다’가 53.7%로 가장 많았다. 청소년 대화의 광장 김진숙(金鎭淑·39·여)박사는 “억압적인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는 자기표현 능력과 방어 능력이 떨어져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가되기 쉽다”면서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늘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은 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 장택동기자 window2@
  • 민언련 ‘중앙일보 사태’ 언론보도 태도 분석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이사장 성유보)은 최근 보광그룹의 세무조사와 홍석현(洪錫炫) 중앙일보 사장의 구속 등을 다룬 각 일간지의 보도태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이에 따르면 대한매일과 한겨레,경향신문 등은 비판적 논조를 유지한 반면 조선,동아,한국,문화,국민일보 등은 양비론을 펼치는 등 ‘동업자 봐주기’의 흔적이 역력했다. 민언련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보광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공식화된 지난 7월,1면과 사설 등을 통해 정부를 비판하고 ‘언론 길들이기’라는제목의 입장을 밝혔다.특히 7월 5일자 옴부즈맨 칼럼은 내용에서는 중앙일보의 민감한 반응을 지적하고 신중한 보도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언론탄압우려엔 공감’이라는 왜곡된 제목을 달아 독자들의 혼란을 불렀다고 강조했다. 민언련은 특히 9월 3,4일자와 10월 6일자 ‘김상택 만화세상’ 등은 자사이기주의적 보도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꼬집었다.정부가 총선의 표를의식해 서민·중산층을 ‘관객’으로 삼아 재벌개혁을 펼친다는 내용의 이만평은 IMF시대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계층이 누구인지 관심을 갖기 보다 오히려 재벌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선 정부를 비판하고 나아가 홍사장을 비롯,IMF의 주범들을 변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언련은 중앙일보가 9월 18일 이후 계속된 ‘언론탄압’을 주장하는 보도에서 자성의 목소리없이 지면을 사유화했다고 지적했다.특히 10월 1일자 칼럼에서는 지난 74년 동아일보의 광고탄압의 사례와 자사의 상황을 같은 성격으로 놓는 등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민언련은 이와 함께 중앙일보가 6일 세계언론인협회(IPI)서한을 게재하면서 자사에 불리한 부분을 삭제보도하고,시민단체의 성명서를 자사에 유리한 부분만 보도하는 등 언론으로서양심과 자질을 의심케하는 보도행태를 보였다고 말했다. 민언련은 각 신문의 보도경향과 관련해 대한매일,한겨레,경향신문은 비판적 논조를 보였으나 조선일보를 비롯해 동아,한국,문화,국민일보 등은 기사의초점을 흐리거나 전체 기사량이 사안에 비해 적었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 법관 성적순 임용 않는다

    앞으로 신규 법관의 임용 기준이 성적위주에서 기본소양과 자질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바뀔 전망이다. 대법원은 18일 그동안 성적 위주로 뽑던 법관 임용방식에서 벗어나 ‘법관임용심사위원회’를 구성,법관으로서 소양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탈락시키기로 했다. 이는 사시 합격 인력의 대폭 증원과 맞물려 일부 소장법관의 자질을 문제삼는 안팎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다,최근 신모 전 판사가 서해교전이 우리 당국의 공작에 의해 일어난 것처럼 묘사한 글을 PC통신에 게재한사건 등이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지도교수들로 하여금 사법연수원생의 품행과 자질을 지도·채점토록하는 한편 법관임용심사위원회에서 문제 연수생을 가려내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법조일원화 차원에서 우수한 능력과 인품을 갖춘 변호사를 대거 영입하고 ▲법관직급제를 완화하기 위해 2년 이상 근무한 법원장을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직교류하는 인사개선안도 마련중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사설] 국감방청은‘국민의 권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5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이자 ‘20세기 마지막 국감’이라고까지 할 정도로 지나치게 의미와 기대가 쏠렸던 국감이 오늘로 끝난다.이번 국감 결과를 놓고 국회의원들은 스스로 어떤 점수를 매길지 궁금하다.이번 국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자체평가와는 별도로 국감 과정에 대한국민의 이의가 제기됐다.국정감사 활동에 대한 방청문제를 두고 몇몇 국회상임위와 충돌을 빚었던 시민단체 국감연대가 7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상대로헌법소원을 냈기 때문이다. 국감연대는 “헌법에는 ‘국회의 회의는 공개한다’고 의사공개의 원칙이명시돼 있는데도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의 허가를 받아 방청하도록 하고 있어,이는 의사공개의 원칙과 방청의 자유,국민의 알 권리의 본지적 내용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일부 상임위가 방청불허의 근거로 내세운 국회법이상위법인 헌법에 위반된다는 요지다.이로써 그동안 시민단체의 의정감시 활동에 발목을 잡아왔던 정치권 행태가 마침내 헌법재판소의 심판 대상이 되기에 이르렀다.상식적으로 말해서 국정감사의 방청문제는 굳이 헌법재판소까지 갈 성질의 것이 아니다.헌법의 조문과 정신에 비춰볼 때 국가안보상 중요관련사항을 제외하고는 국정감사는 공개가 원칙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국정감사를 직접 방청하려는 것은 정부와 자치단체 등의 업무수행을 파악·평가하겠다는 목적도 있겠지만,국정감사에 임하는 국회의원들의 능력과 자질을 가까이서 지켜보겠다는 뜻도 있다.말하자면 의정감시 활동의 일환인 것이다.일부 상임위와 시민단체의 충돌은 여기서 비롯되는 것 같다.각 상임위의 몇몇 의원들이 국감연대의 국감방청을 극력 저지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의식해서 자신들에 대한 평가결과의 공개를 막아보려는 데 목적이 있는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국회 14개 상임위가 모두 방청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5개 상임위가 방청을 허용하고 있고 3개위는 절대 불가,6개위는 ‘조건부 불가’다.그런데 ‘조건부 불가’의 내용이 희한하다.하위 평가를 받은 의원들을 ‘공개하지 않으면’ 방청을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국민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참정권을 행사한다. 그러나 투표행위가 참정권의 포괄적 위임은 아니다.더구나 대의정치의 한계에 따라 직접민주주의 혹은 참여민주주의적 요소가 권장되는 시대다.따라서국감방청은 참정권과 국민의 알 권리,그리고 국회의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당연히 허용돼야 한다.국감방청은 국민의 권리이다.
  • [대한시론] 국·공립대학의 책임운영기관화

    정부는 금년 중에 10개 내외의 행정기관을 책임운영기관(agency)으로 선정하여 시범 운영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그 근거 법률을 지난연초에 제정·공포했으며 10월부터 기관장 채용을 비롯한 구체적인 작업에들어갈 예정이다. 책임운영기관은 1988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하였는데 10년이 지난 현재 영국에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총 142개의 책임운영기관이 있고 여기에 근무하는공무원은 전체의 80% 정도에 달하고 있다.이 제도의 도입으로 해당 기관들의생산성이 매년 3% 정도 증가해 왔으며 영국의회는 가장 성공적인 행정개혁프로그램으로 평가한 바 있다. 책임운영기관은 운영상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성과를 평가하여 반영함으로써 기관 운영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자는데 목적이 있다.책임운영기관의 장은 공모하여 계약직으로 채용하며 운영목표를 설정하여 승인을받아야 한다.그리고 인사·예산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해 성과에 따라 보상을받거나 책임을 진다. 정부에서 잠정적으로 선정한 25개 대상기관으로는 조달청,통계청,기상청,통계청 등 행정기관과 국립도서관,국립과학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책임운영기관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현재 행정기관처럼 운영되고 있는 국·공립대학들도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현재의 국·공립대학은 교직원이 공무원 신분이므로 인사관리상 많은 경직성을 내포하고 있으며예산운영에 있어서도 행정기관과 똑같은 제약을 받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체적으로 사회교육프로그램 운영이나 자산활용 등을통해 수익이 생기는 경우에도 전액 국고에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인센티브가전혀 없으며 결과적으로 그러한 활동과 사업을 기피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교육기관의 특수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재정운영이나 사무관리, 직원 복무관리에 있어서도 행정기관에나 적합한 불합리한 기준을 준수해야 하고, 감사에 대비해야 하므로 비효율적인 운영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공립대학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하여 예산지원은 계속하되 정부의 간섭을 줄여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함으로써 외국의 대학들처럼 ‘통제없는 지원(support without control)’원칙이 구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즉 재정 및 인력관리를 세부적으로 통제하기보다는 사후적인 성과평가를 통해 책임을 묻거나 차등보상을 함으로써자율성과 책무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책임운영기관의 대상 선정기준은,자율적으로 운영하면 행정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자체수입이 있고 독자적인 회계가 필요한기관,그리고 공공성이 커서 조기에 민영화하기 어려운 기관이 해당된다. 국·공립대학은 이러한 기준에 부합되는 기관이라고 하겠다. 자율성을 부여하면 사립대학들처럼 인적, 물적자원을 절감하면서 등록금 외에 다양한 자체수입원을 개발하고 인센티브제공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촉진할수 있는 것이다.그렇다고 국가가 필요로 하는 엘리트 양성기능을 담당하는 세계수준의 대학육성과 지역별 거점대학 육성,교원 등 특수인력 양성대학 운영 등을 민영화하는 방안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므로 정부가 지원하는 국·공립대학의 성격은 앞으로상당기간동안 그대로 유지하되 총·학장 중심의 책임운영제를 적용하고 여건이 갖춰지면 특수법인체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것이다. 국·공립대학이 책임운영기관으로 되면 정부는 총·학장을 공개모집하여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사를 선임하고 발전계획과 운영목표를 제출받아 승인한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이는 최근에 직선제의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총·학장 선임방식을 개선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다.그리고 성과평가에 따른 차등보상을 제도화함으로써 국·공립대학들 간에선의의 경쟁을 유발하고 자구적인 노력을 조장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金 信 福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 ‘러시아의 자부심’ 볼쇼이발레단 온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11월 3·4일 서울을 찾는다.이번 공연은 대한매일신보사가 창간 95주년과 한국-러시아 수교 9주년을 기념,한국국제교류재단·SBS와 함께 초청해 이루어졌다. 볼쇼이발레단의 내한 공연은 지난 90년 이래 네번째.그러나 이번 공연은 이전과는 달리 볼쇼이 고정 레퍼토리의 ‘명장면’만을 모은 프로그램 구성과세계적 스타및 차세대 유망주들로 짜여진 초호화 출연진으로 벌써부터 발레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볼쇼이는 명작품의 정수만을 모은 갈라 공연을 펼친다.국내 팬들은 여러 작품의 하이라이트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아울러 개개의 작품을 가장 잘소화하는 무용수로 출연진이 구성돼 볼쇼이발레의 주역들을 두루 만나게 된것도 이 공연이 갖는 장점. 출연진에는 무용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노아 드 라 당스’를 지난 95년에 받은 갈리나 스테파넨코(러시아 인민예술가)를 비롯해 이나 페트로바,안드레이 우바로프,세르게이 필린(이상 ‘러시아 영예의 예술가’)등이 포함됐다.오랫동안 볼쇼이의 명성을 이끌어온 스타들이다. ‘볼쇼이의 떠오르는 별’인 스베틀라나 룬키나와 니콜라이 치스카리체,콘스탄틴 이바노프 등 차세대 슈퍼스타들도 이들과 함께 발레예술의 진수를 뽐낼 예정이다.이밖에 볼쇼이의 정식단원이 돼 첫 귀국무대를 갖는 배주윤도 국내팬에게서 열렬한 환호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공연 프로그램은 1·2부로 나누어 짰다.1부에서는 ‘지젤’1·2막 가운데 고난도의 테크닉이 집중된 2막을 보여준다. 1841년 파리 초연이래 낭만발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지젤’은 국내에서도 가장 인기높은 작품.발레리나에게 무용가로서,연기자로서 두가지 자질을 동시에 요구한다는 점에서 ‘무용의 햄릿’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이번 공연작은,볼쇼이극장 총감독인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가 지난 97년 새로 안무한 것이다.첫 공연때 주연을 맡아 모스크바 발레역사상 최연소 지젤의 영광을 안은 스베틀라나 룬키나가 역시 서울무대에 선다.알브레히트 역은 세르게이 필린. 볼쇼이발레단이 연출하는 ‘지젤’의 군무 신은 그 화려함과 고도의 테크닉으로너무나 유명하다. 2부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구성했다.갈라공연에 늘 끼게 마련인 ‘돈키호테’(젤로빈스키 안무)의 집시춤과 ‘백조의 호수’2막 아다지오,‘호두까기 인형’파 드 되(2인무)등 인기품,‘베니스의 축제’2인무,‘라 바야데르’중북춤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작품 등을 고루 섞었다. 무용평론가 장광렬씨는 “갈라공연의 특징은 출연자가 각각 잘한다고 해서꼭 성공할 수 없다는 데 있으며,전체적으로 앙상블을 이루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서울공연 출연진의 면면이나 레퍼토리 선정을 볼 때 볼쇼이 최고의 무대를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발레단 48명,오케스트라 70명 등 총 138명으로 구성된 볼쇼이발레 내한공연팀은 11월1일 입국해 3일과 4일 오후7시30분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선다.교보생명이 협찬했다.(02)721-5966. 이용원기자 ywyi@
  • 행정학회 세미나 고시제도 개혁방안 제기

    현행 공무원 선발제도를 혁명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5급,7급,9급으로 나눠 뽑는 현행 채용방식을 지양하고 모두 9급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최병대 연구원과 서울산업대 김상묵 교수가 지난 1일개최된 한국행정학회 특별 세미나에서 내놓은 방안이다. 물론 학술적 차원었지만 귀담아 들을 만한 지적이었다.행사 자체가 중앙인사위 후원으로 열려향후 고시제도 개편안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현재의 행정고시제도가 공무원의 전문성 및 사기를 저해한다는 반성론에서 나온 발상이다.‘실적주의 인사행정의 재검토’라는 제목의 논문내용중고시제도 개혁방안 요지를 정리했다.5급 행정고시제도 및 7급 공채제도를 전환해 모두 9급에서 출발토록 해야 한다.대신 시험의 성격을 차등화해 채용하도록 한다. 즉 출발을 같이하되 1종 고시합격자는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일정기간(7년) 이내에 5급까지 승진을 보장한다.2종 고시합격자는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일정기간(3년) 이내에 7급까지 승진을 보장토록한다. 현재의 행정고시제도는 순환보직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20대 중반에고시에 합격하는 경우 60세 정년을 기준으로 할 경우 30년 동안 승진할 수있는 기회가 사무관(5급)에서 서기관(4급),서기관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실질적으로 단 두 차례 밖에 없다.부이사관에서 이사관(2급)으로의 승진은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3년이 경과되면 자동으로 승진하는 것이 관행이다. 30년 동안 실질적 승진기회가 단 두차례밖에 없기 때문에 보직이동을 통해서 승진할 수 있는 경로로 자리이동을 해야 한다.자주 보직이동을 하는 자가승진을 쉽게 하고 출세가도를 달리게 된다. 한 직급에서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다 보면 성취감도 약해지고 책임의식도 엷어진다. 따라서 모든 공무원을 9급에서 출발하도록 해 9급에서 8급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공직사회의 오리엔테이션 기간 겸최일선 행정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를 가지도록해야 한다.현장 행정을 통해 장차 관리자로서 자질을 함양하고하위직들의 구습을 일소하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구본영기자 kby7@
  • [특별기고] 언론사가 사주 犯法 대변해서야

    보광그룹 탈세사건이 대주주 홍석현씨의 구속 수감으로 마무리됐다.단순 개인비리의 사건임에도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이유는 홍석현씨가 바로 현직 언론사 사장·발행인이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언론사주라는 신분 때문에 한편으로는 거액의 탈세를 행한 것이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고,다른 한편으로는 그 수사와 구속이 자칫하면 언론 간섭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또 전례로 보아 언론사주가 과연 구속될 것인가라는 점도 큰 관심거리로 부각했다. 이번 사건은 언론개혁의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첫째,언론사주라고 해서 더이상 ‘성역’이 아니라는 것이다.과거 언론사주나 언론인의 비리탈법행위를 봐주곤 하던 ‘성역화’ 관행은 바로 ‘권언유착’이 만들어낸부산물이다.이제 언론개혁을 위해 이런 관행은 깨져야 한다.따지고 보면 이번 홍석현씨 구속도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94년 경향신문 사주도 외화밀반출 혐의로 구속된 전례가 이미 있고 지방에서는 회사돈 횡령과 탈세 등 사이비 행각을 저질러 구속된 언론사주의 사례도 많다. 둘째,언론은 무엇보다 신뢰와 도덕성이 생명이다.보도내용은 말할 것 없고언론인과 언론사주는 더더욱 높은 수준의 윤리와 도덕성을 요구받아 마땅하다.1,000여개에 달하는 차명계좌,거액의 탈세 규모,온갖 탈세수법 등은 일반적 기업관행으로 돌리기엔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이다.사회의 비리부패를 꾸짖고 그 척결에 솔선수범해야 할 언론사의 사주가 비리 탈법의 전면에 등장한다면 그 언론이 어떻게 정치권력을 감시하고 사회 비리부패를 고발할 것인가?이번 사건이 언론사주 개인의 도덕적 자질에 대한 비난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공기로서 언론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결국 언론사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만 입혔을 뿐이다. 셋째,언론보도는 결코 언론사주의 이해관계에 얽매여선 안된다.중앙일보쪽의 항변과 반박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보도태도 때문이다.홍석현씨가 보광그룹의 단순 대주주일 뿐 어떤 공식 직함을 보유하거나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고 따라서 탈세혐의에 법적 책임이없다는 식의 항변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자 하는 짓에 불과하며,그가 보광그룹의 지배중심에 서있는 사실상의 ‘총수’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지난번 손숙 장관의 금품수수를 돌연 들춰내 공직에서 물러나게 한 언론사가 그 수백배 수천배에 달하는 거액을 탈세한 혐의를 받은 자사 사주를 적극 비호하고 나서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따라서 자사 사주라는 이유만으로 해서 언론이 그 탈세혐의를 비호하는 방패막이로 악용해서는 안될것이다.진정 ‘독립언론’이라면 먼저 이를 통렬히 비난하고 자성해야 하는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이와 반대로 탈세사건을 ‘언론길들이기’ 또는 ‘표적수사’ 등 정치적 시각에 매몰돼 호도하는 것은 자사 이기주의일 뿐이며 언론의 힘을 이용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로 비춰질 수도 있다.보도태도가 막연한 심증과 피해의식의 방향으로만 치우쳐질 경우 여기에 공감할 독자는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점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한 세계신문협회(WAN)와 국제언론인협회(IPI)의 항의서한 내용은 두 기구의 전통과 명예에 비춰볼 때 정말 한심스럽다.탈세혐의의위법성에 대한 지적은 전혀 없이 무조건 수사를 중단하고 홍석현씨를 구속하지 말라는 내용은 지나칠 정도로 간섭적인 태도이다.또 탈세사건에 대한 국내 타언론의 보도자세나 국민·시민단체·언론단체 등의 목소리에는 전혀 귀기울이지 않은 채 오로지 중앙일보사의 일방적 주장만을 판에 박은 듯이 내세우고 있다. 비리 탈법 언론사주 수사에 대한 이런 편파적인 태도는 결국 두 단체가 진정한 언론자유보다는 언론사주의 이해관계만 대변하고 옹호하는 이익단체에불과하지 않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할 정도이다.두 단체가 과거 유신체제나 전두환정권의 폭압적 언론탄압에 대해 이만큼 재빨리 항의한 적이 있었던가?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을 통해 앞으로 언론개혁의 과제가 언론소유와 경영의 분리,경영투명성 확보,편집권 독립 등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발전되기를 바란다. 주동황 광운대교수 신문방송학
  • “직업공무원제 비효율·폐쇄적”

    현행 직업공무원제가 계급제로 인해 안정성과 충성심 및 권위는 확보했지만 폐쇄성과 비효율성을 감수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1일 대한상공회의소 상의클럽에서 중앙인사위원회 창립을 기념해 열린 한국행정학회 특별세미나에서 최병대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실적주의 인사행정의 재검토’라는 주제발표에서 지적했다. 최책임연구원은 공무원들의 정년보장도 직업공무원제의 확립에 기여할 수있으나 공무원들에게 무사안일을 확산하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주장했다. 최연구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능력한 공직자의 퇴출▲민간 전문인력 충원 ▲엽관(獵官)제적 요소의 부분적 확대 ▲공직 외부의직무훈련 이수 등 실적주의의 새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정길 서울대교수는 ‘신국정관리와 인사 개혁의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21세기를 대비한 인사개혁은 새 국정과제와 행정과제를 정립하고,이에 필요한 엘리트관료들의 능력과 자질을 판단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주장했다. ‘개방형 임용제도의 허실’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고려대 이선우교수는 “정부조직법에는 3급 이상 직위 중 20%를 개방직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산출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직무분석에 따라 개방형 직위를 재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세미나 개회식에 참석,치사를 통해 “중앙인사위 활동으로 공직사회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김총리는 또 “정부의 기구와 인력을 감축하는 이른바 하드웨어적 개혁은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아직도 인사제도와 관행의 개혁같은 소프트웨어 개혁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성추기자 sch8@
  • [의열 독립투쟁](7) 백정기 의사

    무정부주의 독립운동은 한민족의 민족해방운동 방법론 가운데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는 투쟁방략 중 하나였다.그러나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백정기(白貞基·1896∼1934) 의사는 일찍이 무정부주의사상(아나키즘)을 수용하고 독립운동에 매진한 선각자였다. 일제하 한국인 무정부주의자들은 일제의 식민지 지배체제는 물론,소수의 특권계급(공산당 등)이나 일당독재,약탈적 경제제도,사회적 불평등,노예적 문화·사상 등도 타도 대상으로 규정하였다.따라서 이런 한국인들의 무정부주의운동은 독립운동의 주체가 노동자와 농민 등 민중이라고 설파하고,민중이주체가 된 암살·파괴·폭동 등 폭력혁명론적 투쟁방법론을 제창한 사실은주목된다.일제에 대항할만한 군사력이나 경제력,조직적 기반 등이 별로 없는 식민지의 민중입장에서 자신의 희생을 무릅쓴 의·열투쟁은 오히려 정당한수단이 되는 것이다.1932년 4월 29일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의거’는 우리민족의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그러나 같은 곳에서 윤 의사와 거의 동시에일제 침략세력을 응징코자 한 영걸이 있었으니,그가 바로 백정기 의사이다.그러나 이같은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백의사는 윤봉길의사의 의거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공원 출입증을 구하지 못해 안타깝게도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일화가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백의사는 1896년 1월(음력)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본관은 수원으로 뒷날 호를 구파(鷗波)라 하여 ‘백구파’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어릴 때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랐다.타고난 성품이 총명하고 활달하여 14세 전후에는 사서삼경에 통달할 정도로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또 신학문도 배워 정치·경제·사상사에 대한 식견을 갖추기도 했다. 1919년 3·1운동을 전후한 시기에 서울을 왕래하면서 독립운동의 진전상황을 목격하고 고향의 3·1운동을 주도하였다.이 해 8월 동지 4명과 함께 상경,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일제기관의 파괴를 꾀했으나,뜻을 이루지 못하고 중국 펑톈(奉天,현 瀋陽)으로 망명했다.이곳에서 후일 ‘육삼정 의거’에 같이 참여하게 되는 동지 이강훈(李康勳·전 광복회장)을 만났다. 1920년 겨울부터 1923년 후반기까지는 군자금 조달과 주요 기관·시설파괴등을 목적으로 국내와 일본 도쿄 등지를 왕래하며 독립운동에 매진하였다.1923년 말 우여곡절 끝에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간 백 의사는 그곳에서 신채호(申采浩)·이회영(李會榮)·김창숙(金昌淑) 등 쟁쟁한 독립운동가들을 만나큰 영향을 받았다.특히 이때 이들과 교유하면서 무정부주의 사상을 수용하였다.그리하여 1924년 4월 이회영·이을규(李乙奎)·이정규(李丁奎)·정화암(鄭華岩)·유자명(柳子明)등과 함께 재중 한인 최초의 무정부주의 조직 ‘재중국 조선무정부주의자연맹’을 결성하게 된다.이 연맹은 중국·일본·대만·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의 무정부주의자들이 참여한 조직이었다. 1930년 4월에는 유자명·정화암 등과 함께 역시 무정부주의 단체인 ‘남화한인청년연맹(南華韓人靑年聯盟)’을 조직했으며 그해 10월말 정화암 등과만주로 건너가 ‘한족총연합회’에 참여하는 등 조직적으로 항일투쟁을 전개했다.특히 백 의사는 이곳에서 일부독립운동가들의 민중 억압을 비판하는연극을 공연하여 재만 한인들의 갈채를 받기도 했다.지병이 악화로 1931년 5월경 상하이로 돌아온 의사는 몸을 요양하는 한편,영국인 전차회사의 매표원으로 일하며 일정한 직업이 없이 독립운동에 열중하고 있는 동지들을 부양했다. 1932년 윤봉길 의사의 의거로 평소의 소신을 펼칠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한탄하고 있던 백 의사는 마침 일본 육군대신 아라키 사다오(荒木貞夫)가 항일투쟁 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중국주재 일본공사 아리요시 아키(有吉明)에게 4천만 엔(圓)이란 거액을 지원,중국정부의 고관들을 매수하기 위해 상하이의‘육삼정(六三亭)’이라는 요리집에서 모임을 갖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에 백 의사를 비롯해 정화암·이강훈·원심창(元心昌)등 10명의 무정부주의자들은 1933년 3월5일 상하이에 있는 백 의사의 아파트에 모여 거사를 논의했다.그런데 여기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 의거에 나서겠다고 해 제비뽑기로 주동자를 뽑게 되었다.추첨결과 백정기와 이강훈이 결정되자 일본에서 건너온 무정부주의자 원심창도 동행을 자청,최종 3인이 선정되었다. 마침내 운명의 1933년 3월 17일.중국인 동지 왕야차오(王亞樵)로부터 입수한 권총과 수류탄,고성능 폭탄을 품에 간직한 백정기와 이강훈 등은 밤 8시경 육삼정 건너편 송강춘(松江春)이란 음식점에서 아리요시 등이 회합을 끝내고 나오기를 기다렸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의거를 눈앞에 둔 순간 미리 거사정보를 입수하고 대비하고 있던 일본·중국 관헌에게 세 사람 모두 붙잡혀 거사는 실패하고 말았다.‘육삼정 의거’는 비록 실패하였지만 성과는 적지 않았다.거사 직후 ‘상하이시보(上海時報)’를 비롯해 중국 신문은 물론 국내의 주요신문들도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였다. 현장에서 피체된 백 의사는 일본 나가사키(長崎)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이사하야(諫早)감옥에서 복역중 1934년 6월 5일 영양실조와 병고로향년 39세로 순국하였다.백 의사의 유해는 해방 이듬해 김구 선생의 지시로윤봉길·이봉창 의사의 유해와 함께 봉환돼 서울 효창공원에 안장됐다.그리고 1963년 3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장세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 운동사硏 연구원‘文博 *‘육삼정 의거' 나머지 2人은 ‘육삼정 의거’의 주역 3인 중 나머지 두 동지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우선 두 동지 가운데 청뢰(靑雷) 이강훈(李康勳) 선생은 아직 생존해 있는데 생존 애국지사 가운데 최고령자이다. 이 선생은 올해 96세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애국선열 관련 행사에는 빠지지않고 참석하고 있다. 금년 백범 50주기 추도식에서도 자필로 쓴 추도문을 낭독했다.젊어서 백야김좌진(金佐鎭)장군을 곁에서 모셨으며 백 의사와 함께 체포된 후 15년형을선고받고 일본감옥에서 복역중 해방을 맞았다.해방후 일본 현지에서 백의사등 3의사의 유해 봉환에 앞장섰으며 60년까지 재일거류민단에서 간부로 활동했다. 4·19혁명후 귀국해서는 혁신계 인사들과 함께 활동하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하였다.60년대말부터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에 편찬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자서전 ‘민족해방운동과 나’를 비롯,독립운동 관련 저서도 여러권 남겼다.보훈처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위원과 광복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원심창(元心昌,일명 元勳) 선생 역시 백 의사와 같이 체포되어 무기징역을언도받고 복역중 8·15해방을 맞아 투옥 22년만에 일본 가고시마형무소에서석방됐다. 해방후 민단(民團)창립에 참가,11·12대 중앙단장을 지냈다.71년 7월 4일 일본에서 타계후 ‘의사’로 추존돼 재일한국인 사회장으로 치러졌다. 두 사람 모두 77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을 받았다. 정운현기자 jwh59@ *백정기 의사 유족근황과 추모사업 백정기 의사는 의거 당시 기혼자였으나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순국했다.현재 백 의사의 유족으로 등록된 백계현(白械鉉·65)씨는 백 의사의 동생 백진수(白珍守·46년 작고)씨의 아들로 백 의사에게 양자로 입양된 사람이다.백의사의 동생 진수씨도 국내 항일 공적으로 지난 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백 의사의 양자 계현씨는 한 때 공직생활과 개인사업을 하였으며 광복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백의사 추모사업은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주로 추진되고 있다.정읍시는 수년전부터 시 예산으로 백 의사의 사당과 기념관 건립을 추진해왔으나 IMF사태 이후 자금난으로 모두 중단된 실정이다.현재 정읍에는 백정기의사기념사업회(회장 朴在福·전 정읍시의회의장)가 구성돼 추모사업을 해오고 있으며매년 4월 13일 효창공원 3의사 묘역에서 공동추모제가 열리고 있다.기념물로는 58년 전북도민의 성금으로 정읍에 세워진 ‘순국기념비’와 독립기념관경내의 ‘어록비’ 등이 있다. 정운현기자
  • 안정환-샤샤 득점왕 경쟁 ‘후끈’

    토종 신세대 스타 안정환이냐,용병 골게터 샤샤냐-.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바이코리아컵 프로축구 정규리그가 예측불허의 득점왕 경쟁으로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선두주자는 부산 대우의 안정환과 수원 삼성의 샤샤.나란히 13골로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들은 3위 최용수(안양 LG·10골),공동4위 고정운(포항스틸러스) 세자르(전남 드래곤즈·이상 9골) 등과 상당한 격차를 유지,이변이 없는 한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남은 것은 둘만의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 것이냐는 점.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안정환은 실력으로 그것이 허상이 아님을 입증하겠다는 각오이고 유고 출신의 샤샤는 지난 85년 피아퐁(태국) 이후 14년만에 찾아온 외국인선수의 득점왕 탈환 기회에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문전 돌파력과 판단력,득점 찬스에서의 강한 집착력 등 골게터로서의 자질에서 큰 차이가 없어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한차례 부상 후유증을 겪은 안정환은 15게임,샤샤는 21게임에서 같은 골수를 기록해 득점력에서는 안정환이 다소 앞선다.하지만 남은 경기가 4경기에 불과해 승부를 예측할 자료로서는 부족하다.또 다른 변수는 집중력이지만 이또한 둘 모두 올시즌 해트트릭을 기록한데서 알 수 있듯 ‘막상막하’다. 결국 승부는 마음자세와 팀 기여도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이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과도 연관된다.이 점에서 승점 31로 불안한 3위를 유지하고 있는 부산의 안정환이 승점 50으로 1위를 확정한 상태인 수원의 샤샤보다 다급하다. 부산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필요한 4위권 진입을 위해 안정환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 마음자세가 다른 것.그렇다고 샤샤가 불리하지도 않다.개인기록에만 신경쓰면 돼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이들은 마침 2일 수원 경기에서맞대결을 펼친다. 곽영완기자 kwyoung@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이상용 노동부장관

    나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공직에 들어온 이후 재정을 담당하는 부서에 오래 있었던 점을 생각해 보면 내가 전공을 경제학으로 선택한 것이 결코 타고난 심성이나 자질과 전혀 무관한 것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내가 경제학과에 지원한 것은 어떤야망이나 소신에서 비롯된 결정은 아니었다.어쩌면 그것은 가난하고 형제가많았던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8남매의 장남이다. 나는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집에서 아주 각별한 대접을 받았다. 억척스럽고 부지런하셨던 부모님 덕분에 끼니를 거르지는 않았지만,모두들가난했던 시절이었기에 그 끼니라는 것은 초근목피(草根木皮)나 다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나에게 ‘더운 밥’을 챙겨주시려고 무던히 애쓰셨고 아버지 역시 남다른 애정을 장남에게 보여주셨다. 내가 춘천에 유학하여 중·고등학교를 다니고,서울에서 대학을 다닐 수 있었던 것도 장남에 대한 아버지의 특별한 배려였음은물론이다. 그러나 장남이라는 존재적 가치는 언제나 나의 가슴 속을 파고드는 ‘예리한 칼날’이었다. 장남으로서 부모님으로부터 받는 각별한 대접은 바로 내가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다.그것은 어느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어느틈엔가 내 스스로가 알게 되는 ‘장남이라는 짐’의 존재였다. 그 짐은 나에게 ‘어찌하면 우리 집안을 일으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어떤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하였던 것 같다.아마도 내가 경제학을 선택한것은 적성에 맞아서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려운 집안에 보탬이되어야겠다는 마음이 커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내가 흔들리면 안된다’는 식의 생각이 언제나 마음 속을 떠나지 않으면서 이상적인 장남의 모습으로서 내 행동거지를 결정지었고,한 번 옳다고 뜻을 세우면 확고히 지켜나가는 심성도내가 장남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된 듯하다. 아직도 내가 장남으로서 받는 빛과 그림자는 여전하다. 하지만 이젠 장남이라는 예리한 칼날이 마음속을 그렇게 파고 들지는 않는다.짐은 아직도 존재하고 나의 모습을 결정하지만,이제는 그 짐을 질 줄 아는 법을 배웠기 때문인 것 같다.세월이 흐르면서 말이다. 이상용 노동부장관
  • 교사-학생·학부모 ‘서로 不信’

    학교바로세우기실천연대가 17일 전국의 초·중·고교 교사,학생,학부모 등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공동체 문제 상황에 대한 인식조사’결과,교육 현장의 3축인 교사,학생,학부모가 갈등과 반목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교사의 49.6%,학생의 32.5%,학부모의 35.4%가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라고 답했다.나아가 교사의 12.1%,학생의 6.4%,학부모의 6.1%는 ‘불신과 대립의 관계’라고 했다. 불신의 원인에 대해서는 교사들의 55.6%가 ‘교육개혁 정책의 부작용’을지적했다.반면 학생(34.9%)과 학부모(38.3%)들은 ‘일부 교사의 자질 문제와자기개발 노력 부족’ 때문이라고 화살을 돌렸다. 교사가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학생의 71.6%,학부모들의56.3%가 ‘그저 그렇다’,‘그렇지 않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존경도가 낮은 원인에 대해 교사들은 ‘정부의 교원경시 및 사기저하 정책’(64.1%)을,학생들은 ‘교원의 학생지도상의 문제’(35.7%)를,학부모들은‘촌지및 학교부조리’(34.7%)를 지적,인식차를 드러냈다. 노주석기자 joo@
  • [대한시론] 서울대 교수의 辯

    최근 서울대학교에 관해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먼저 두뇌한국(BK)21 사업배정에서 서울대가 모든 부문에 포함된 데 대해 독식했다는표현과 함께 여러 사립대학에서 반발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계속 되고 있다.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을 육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한정된 재원으로 우선 몇 대학에 집중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논리는수용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BK21 지원사업 선정은 미리 공표된 절차와 기준에 따라 공개신청을 받아 외국전문가들을 포함한 심사위원회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결정한 것이다.그런데도 심사의 공정성과 결과에 대해서 승복하지 않는다면 연구능력과 실적위주의 지원방식을 거부하고 과거처럼 나눠먹기식의 지원을 선호한다는 것인가? 작년에 서울대는 교육개혁 우수대학을 선정해 특별지원하는 사업에 신청했다가 탈락된 바 있다.국립대학은 사립대학에 비해 제도나 조직을 바꾸기가어려우며 서울대처럼 규모가 크고 타대학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하는대학의 경우는 더욱 개혁이 더딜 수밖에 없다.그렇기 때문에 개혁이 미진하다는 평가를 겸허하게 수용했고 금년에는 응모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국립대학의 행정은 정부의 규정과 감사에 얽매여 사립대학에 비해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그렇다고 서울대에서 교수들까지 잡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사립대학에서는 교수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신입생유치,졸업생 취업알선 등 가외의 업무가 많으며 복무상황에 대한 재단의 통제를 받기도 하지만 서울대에서는 그러한 부담이 전혀 없다. 이번 학기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 직장을 옮긴 서울대의 두 교수가 과도한 잡무 때문이라고 언급했다면 그것은 진정한 이유가 아닐 것이며 보수 및 연구여건의 차이 때문일 것으로 본다.보도에도 나타난 것처럼 서울대교수의 연봉은 서울시내 사립대 교수봉급의 3분의 2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과학기술원의 보수수준과 교수 1인당 연구비 수혜액은 사립대학들보다 더높다.대학기성회에서 지원하는 교수 연구보조비만 하더라도 서울대는 학생수에 비해 교수수가 많기 때문에 국립대학들 중에서도 최하위그룹에 속한다. 이번 교육부의 서울대 종합감사 결과도 이러한 측면은 간과된 채 교수임용과정에서 마치 비리가 있는 것처럼 보도되었다.교수임용에 있어서는 연구실적평가 뿐 아니라 교수로서 능력과 인품 등 종합적인 자질을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서울대는 수년 전부터 교수지망자들에게 공개발표와 면접 등을 반드시 실시하도록 하였으며 그 결과는 점수화하여 반영하거나 인사위원들이 투표할 때 감안하고 있다. 그러므로 계량적으로 평가되는 연구실적심사결과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며 다른 요소들을 반영해 연구실적순위가 약간 낮은 사람이 채용될 수도 있는것이다.그런데 마치 거기에 정실이나 비리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서울대는 신규교수 채용에 있어 박사학위논문만 제출한 신출내기보다는 학위취득 후 어느 정도 연구실적을 쌓고 대학사회에서 인정을 받은 능력이 검증된 후보자를 선호한다.따라서 처음 응모시에 탈락되었던 후보자가 얼마 후에 추천을 받은 사례는 충분히있을 수 있다.그런데도 동일한 후보자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 사실을 곡해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재작년 치과대학에서 교수임용을 둘러싸고 금품수수 등 비리가 발견된 적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서울대의 교수채용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어느 한두사람이 교수채용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있는 구조가 아니며 가장 우수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많은 교수들이 참여하여 선발하고 있어 채용된 교수들은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쳐 임용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보수가 낮더라도 서울대 교수직을 선호하는 것은 우수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긍지 때문이다.그런데 이러한 정신적인 보람과 자부심조차 느끼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엘리트공무원들이 공직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민간부문으로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경향과 같은 맥락에서 우려되는 바 크다. 김신복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 ‘컴맹공무원 분발 하세요’ 경북 평가제 도입

    경북도는 15일 4급이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기술활용능력 평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정보기술과 관련한 필기 및 실기시험을 치러 과목별로 70점이상을 받으면 도지사의 자격인증서를 주고 근무성적 평정에 반영할 방침이다.우수부서에는 부서별 인센티브를 준다.도는 갑작스런 제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최소화하기 위해 올해는 12월에 6급이하 직원중 희망자에 한해 실시한 뒤 내년부터는 4급이하 공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실시할 계획이다. 필기시험은 정보상식 및 전자결재시스템 운영 등 2과목이고,실기는 문서편집,표 계산,정보검색,슬라이드 작성 등 4과목이다. 도 관계자는 “공무원들도 정보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는 자질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서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국회의원 입법활동] (1) 의원들 일 안한다

    대한매일은 한국유권자운동연합과 공동으로 실시한 국회의원 입법활동 조사결과를 4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분석·보도한다. 대한매일이 한국유권자운동연합과 공동으로 실시한 ‘15대 국회 입법활동조사’의 결론은 한마디로 ‘국회=총체적 부실기관’이다.“누구를 위한 국회냐”라는 항간의 비난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점은 국회가 ‘무노동 고임금’지대의 ‘성역’이라는 것이다. 올 상반기 199∼205회 임시국회의 전체 회기일수 179일중 18.9%인 34일만개의,멍석만 깔고 허송세월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상반기 총 회의시간은 84시간43분.근로자 하루평균 노동시간을 8시간으로 잡으면 의원들은 올들어열흘정도만 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의원들이 중산층·서민관련 민생법안이나 개혁법안을 소홀히 다루면서도 자신들의 이익확보에는 적극적이었던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치자금법,정당법 등 정치개혁입법특위에 상정된 44건의 법안중 2건만 통과됐고 나머지는 계류중이거나 폐기됐다.15대 기간중 지난 8월 말까지 발의된 노동·여성·조세·복지관련법 등 민생법안 284건 가운데 처리된 것은 3분의 1정도였다.의원발의 법안의 처리 일수를 보면 98∼99년 발의된 의원입법안 296건중 41.9%인 124건이 당일치기로 통과됐다.통과법안중 수정통과된법안은 16%선인 55건 정도에 그쳤다. 입법활동에 들어간 돈을 산출한 결과 건당 평균 4,476만원으로 나타났다.개별 기관으로 국회의원이 받는 금액은 월평균 수령액과 보좌진·사무직원 급여,의정활동비 등 대략 2,200만원선.15대 임기 시작 후 의원별 수령액을 이기간동안의 법안 발의건수로 나눈 액수다.의원들은 입법과정의 상당한 부분을 의원들의 권익확보에 주력했다.대의기관이 ‘이익집단화’되고 있는 것이다.4급보좌관의 신설,3급수석보좌관제의 상정,의원상조연금법안의 상정,연간 75억원(추정)에 이르는 ‘의정활동보고서 발송용 우편요금 면제건’의 상정 등이 구체적 사례로 꼽힌다.그러면서도 자체 윤리문제에는 둔감해 윤리특별위원회에 상정된 징계요구 등 51건 가운에 1건만 가결했다. 국회청원과 관련,15대 기간중 520건의 청원 가운데 11건만이 채택됐고 119건이 본회의에 불부의되거나 385건이 미처리상태로,국회가 국민의 청원권을지나치게 소홀하게 다루는 것으로 지적됐다.청원은 의원 소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의원의 자질문제와 더불어 청원과정·처리절차에 대한 개선문제가 국회개혁의 주요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유민기자 rm0609@
  • 李會昌총재 美발언 공방

    미국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제왕(帝王)적 인치(人治)’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국민회의 지도부는 13일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질론을 들고 나왔다.반면 한나라당은 야당이현 정권의 국정운영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섰다. 국민회의 확대간부회의는 이총재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은 “일반 국민들도 외국에 나가면 애국심이 생기는데 이총재에게서애국심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한탄스럽다”고 개탄했다.안동선(安東善)정치개혁특별위원장은 “이총재는 국익과 당리당략을 구분하지 못한다”며 “외국에 나가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자국 대통령을 모함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거들었다.정동채(鄭東采)기조위원장은 “이총재의 구여당 시절에는 경제가 파산했고 야당총재가 되어서는 여야관계가 파산했다.외국에 나가 대한민국을 파산시키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국익과 잘못된 정책에 대한 야당총재로서의 비판도 구별못하는 여당”이라고 역공을 폈다.권익현(權翊鉉)부총재는 “외국에 나가면 김대통령을 찬양만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이총재가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방미중인 것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총재는 14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도 “모든 권력이 대통령 1인에 집중돼 그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좌우되는‘제왕적 대통령’의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난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박준석 주현진기자 j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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