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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심장이 뛰네’

    주리(유동숙)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친다. ‘서른 중반에 상아탑의 선생 자리를 꿰찬 여자’의 우아한 삶 같은 건 그녀에게 없다. 학생들 앞에 선 직업인으로서의 모습은 그나마 낫다. 혼자 지내는 숙소에서 그녀가 때우는 밤의 풍경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포르노를 보며 독신의 쓸쓸함과 무료함을 달랜다. 그러다 자위를 통해 끓어오르는 욕망을 해결한다. 어느 날 그녀는 포르노를 보다 비슷한 처지의 여자를 발견한다. 처진 가슴과 늘어진 뱃살의 여자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주리는 문득 자신이 포르노에 출연하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마침 그 포르노의 제작사는 동창 명숙이 운영하는 곳. 주리는 그녀에게 떼를 쓰기로 한다. 그리고 명숙을 찾아간 주리는 심장이 뛰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주리의 궁색한 처지는 과장된 감이 있다. 아무리 중년에 가까운 여자라 해도 교수라는 직업을 가진 여자가 ‘자자고 하는 사람도 없고, 남자 살 돈도 없다.’고 푸념하는 데는 현실감이 모자란다. 주리는 차라리 비루한 일상을 은유하는 인물에 더 가까우며, 다른 인물들의 삶도 주제에 맞춰 정형화되어 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심장이 뛰네’의 인물들은 모두 욕망을 배신하는 현실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 자질구레한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지친 선배 여교수는 제자와 은밀한 관계를 나누다 화를 입는다. 학창 시절 멋진 영화인이 되기를 희망했던 명숙은 꿈과 반대로 포르노그래피를 만들어 돈을 번다. 밥벌이로 포르노그래피를 찍는 감독은 너저분한 현장을 떠나지 못해 괴롭다. 현재가 미래를 망칠까봐 걱정하는 포르노 배우는 얼굴을 가리고 목소리를 숨긴 채 연기한다. 주리의 욕망은 멋진 남자와 육체적 관계를 나누는 것이지만, ‘심장이 뛰네’는 그녀가 진입한 쾌락의 현장을 시시덕대며 바라보는 영화는 아니다. 적나라한 촬영 현장도 관객의 호기심 만족과는 무관하게 묘사된다. ‘심장이 뛰네’는 주리의 육체적 경험보다 그녀가 맺는 타인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주리에게 계약서를 내놓으며 명숙은 “사인하는 순간부터 나는 네 친구가 아니야, 너는 내가 고용한 한 점의 살덩이야.”라고 잘라 말한다. 명숙의 말은 극 중 인물들의 관계를 대변한다. 인물들이 하나같이 쓸쓸해 보였다면, 그건 그들이 계약적 관계 위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주리가 친구의 옛정을 확인하려는 명숙을 차갑게 대하는 것처럼, 극 중 본질적인 관계를 향한 몸짓들은 거부당한다. 공적인 약속인 계약은, 어쩔 수 없이 그것에 동의한 인간을 억압하고 병들게 한다. 소박한 외양을 지닌 ‘심장이 뛰네’는 거창해 보이는 주제에 대해서도 수수하게 접근한다. 주리는 현실을 타파하고자 날뛰지 않으며, 육체적 욕망은 허무하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지도 않는다. 욕망은 현실의 결핍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죽음에 이르지 않는 한 인간은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욕망을 완벽하게 충족시키거나 욕망에서 벗어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주리는 지금까지와 다른 시선으로 욕망을 바라보게 된다.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자유에 한 발짝 다가서는 것이다. 영화의 짧은 클라이맥스에서 주리는 처음으로 과감하게 행동하는데, 그 장면은 평범한 성적 상황을 과감하게 비튼다. 통쾌한 웃음으로 응원하고 싶은 장면이다. 영화평론가
  • [사설] 룸살롱서 업무보고 받은 지경부 엄단하라

    국토해양부의 ‘놀자판 연찬회’ 파문 이후에도 공무원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식경제부 과장급을 포함한 공무원 11명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산하기관들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가 총리실 공직복무관리실에 적발됐다. 이들은 업무보고를 받겠다면서 대전에 있는 한국기계연구원과 경주에 있는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직원들을 과천 청사로 불러들인 뒤 룸살롱에서 향응을 받았다고 한다. 일부는 성접대 의혹까지 거론된다니 비리 요지경이 따로 없다. 연루된 산하기관 간부 2명은 최근 사표를 내는 등 죗값을 치렀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접대를 받은, 죄질이 더 나쁜 지경부는 “사실무근이다.”라는 설익은 해명만 하기 바쁘지 비리 공무원들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공사 관련 업무가 많은 국토부의 비리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수해가 나면 속으로 웃는 공직자도 있다는, 믿기 어려운 황당한 얘기까지 들린다. “수해 복구는 긴급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이기에 입찰 없이 수의계약을 할 수 있어 그동안 돈 받은 업자들에게 나눠줄 공사가 늘어난다.”는 것이 감찰에 나섰던 총리실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민의 시름을 깊게 하는 수해가 일부 공무원들에게는 돈벌이 호재로 받아들여진다니 공직사회가 썩어도 너무 썩은 것이 아닌가. 지난해 10월 말 제주도에서 워크숍을 가졌던 환경부의 한 공무원은 내연녀까지 동행해 산하기관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고 하니 이쯤 되면 공직자의 자질을 논하기도 부끄러운 일이다. 총리실을 비롯해 감사원까지 대대적으로 공직비리 척결에 나섰다는 소식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공직사회에서 여전히 사정기관의 감찰 의지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비리를 저지르는 간 큰 공무원들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공직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비리를 저지른 공무원들에게는 분명 그에 상응하는 엄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 사정기관에 적발돼도 일단은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서는 정부 부처의 온정주의가 있는 한 공직사회에서 비리를 뿌리 뽑기 어렵다. 비위 공무원들이 다시는 발을 못 붙이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
  • 伊상원, 총리 ‘방탄 법안’ 통과

    미성년자 성매매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 재판 4건이 걸려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4) 이탈리아 총리에게 무제한적인 혜택을 주는 법안이 이탈리아 상원을 통과하면서 ‘총리 방탄 법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탈리아 상원은 29일(현지시간) 재판 피고인에게 증인을 무제한으로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160 대 반대 139표로 통과시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야당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 등 4건의 재판 절차를 밟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증인 신청을 남발함으로써 재판 절차를 무제한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는 법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정부 신임과 연계된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각종 자질 시비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자리를 더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中 왕멍, 또 추태…음주 나무라는 감독과 몸싸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왕멍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왕멍을 비롯한 중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이 산둥성 칭다오에서 하계 전지훈련 중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간에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28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왕멍은 유리 파편에 양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체육총국이 대표팀에 ‘함구령’을 내려 내막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건은 지난 24일 밤 발생했다. 왕멍과 류셴웨이 등 선수들이 술을 마시고 대표팀 숙소에 늦게 돌아온 뒤 이를 나무라는 왕춘루 감독 등 코칭스태프와 언쟁을 벌이다 격렬한 몸싸움으로 번졌다는 주장과 함께 평소 훈련에 자주 빠진 왕멍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왕춘루 감독이 부모를 만난 뒤 늦게 돌아온 왕멍을 먼저 때렸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왕멍 등 중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달 6일 윈난성 리장에서도 밤늦은 시간에 술을 먹고 고성을 지르다 현지 유적지 보안요원들과 싸움을 벌여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대표팀 주장인 왕멍은 당시 조사과정에서 “내가 누군지 아느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인민 대표”라고 언성을 높여 ‘자질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첫 상설 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 엄윤성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첫 상설 취미박물관 ‘하비인월드’ 엄윤성 대표

    야구장에서 시원스럽게 날아가는 홈런 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해야지.’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집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제목이 문득 생각난다. 소소한 일상이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과 삶을 미학화해서 그린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하루키는 맥주와 두부를 즐겨 먹고, 개미를 무서워하고. 이사하는 걸 좋아하고, 정든 고양이와의 이별을 슬퍼한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작지만 확실히 행복할 수 있는 ‘거리’가 많다. 그렇다면 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미팅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확실하게 대답을 못할 수도 있다.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이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생각하고는 다들 대답하게 된다. ‘네 이런 거요.’라고. 사람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좋아하고 즐기는 취미 한두 가지씩은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독서, 장난감 만들기, 만화보기, 영화보기, 인형만들기, 종이접기, 휴대전화로 문자질하기, TV보기 등 아주 다양한 저마다의 취미를 갖고 있다. 좋아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이러한 취미를 한군데 모아 보면 어떨까. 국내 최초의 상설 취미박물관인 ‘하비인월드’가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정식 개장했다. 취미박물관이라는 말 자체가 눈길을 끌었지만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7200㎡(2200여평)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는 개인과 동호회에서 제공된 2000여점의 취미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프라모델(Plastic Model·조립식 장난감), 디오라마(Diorama·어떤 배경위에 모형을 설치해 놓은 것), 밀리터리(Military)모형, 미니어처(Miniature), 캐릭터(Character)인형, 테디베어(Teddy Bear·손바느질로 만든 곰인형), 코스프레(Costume Play·만화 캐릭터 흉내내는 것), 전통공예 등 가지가지다. 특히 국내 최초로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RC(Remote Control Car)트랙을 설치했다. 여기에서 연 9회 정도 국내외 대회를 열 예정이어서 이 또한 눈길을 모은다. 지난 25일 오후 취미박물관을 직접 가 봤다. 1층 전시관에는 지금 30~40대가 유년시절 한번은 만들어 본 추억이 서린 건담(Gundam) 등 로봇들과 피겨(figure), 디오라마, 미니어처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5m나 되는 국내 최대 크기의 항공모함과 40여대의 전투기(실제의 71분의1 크기), 철도 모형 등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규방공예관에는 조선시대의 생활용품이 전시돼 있으며 닥종이인형관에는 여러 모습의 인형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2층 인형관에는 유니세프 아우인형, 테디베어 스타이프를 만날 수 있고,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3층에는 각종 폐품과 쓰레기 등으로 만든 정크(junk) 아트 작품들이 전시돼 있으며 조립식 키트로 불리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폐품예술가로 잘 알려진 기병선씨의 작품 수십점도 눈길을 끌었다. 탱크와 전차, 비행기 등 전쟁 스토리로 엮은 40여명의 동호인 작품은 만나 보기 힘든 작품이다. 박물관 대표 엄윤성(46)씨를 만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공학박사 출신으로 국립과학관 ‘동물의 신비’ 전시를 기획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이곳은 취미라는 동질성 아래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며 “부정적이든 아니든 취미활동을 양지로 끌어올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박물관을 열게 된 동기를 얘기했다. 그러면서 취미라는 공통분모를 즐기는 동호인들에게는 소통의 장이며 일반인들에게는 색다른 취미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험의 장소라고 덧붙였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취미들을 한 공간에서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전시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벌써 외국에도 입소문이 났다. 덕분에 개장식 직후 일본의 유명한 모형작가인 시게이토와 노리오 다케무라가 1945년 독일에서 사용했던 탱크와 아라비아 로렌스에 등장했던 영국군 트럭 모형의 작품을 선뜻 기증하기도 했다. 2층 전시관에 가면 볼 수 있다. 엄 대표에게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물었다. “3년 전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했지요. 취미에 대해서는 누구나 추억을 가지고 있잖아요. 하지만 사는 게 바빠서 취미를 잊고 있습니다. 그런 기억을 되살리도록 하고 싶은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엄 대표는 원래 ‘보고 수집하는 것’이 취미였다. 아울러 장난감이나 정크작품에도 관심이 많아 인터넷을 통해 취미 동호인들과 꾸준히 접촉을 했다. 한발 더 나아가 취미박물관을 만들 터이니 작품을 제공해 달라고 일일이 부탁을 했다. ‘한국구체관절인형협회’에도 여러번 찾아가 이 같은 뜻을 전했다. 처음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엄 대표의 진지한 설득에 동호인들은 함께 뜻을 모았고 결국 박물관을 열게 됐다. 사기꾼이 아니냐는 비난도 감수하면서 얻은 결과였다. “취미 없는 사람은 없잖아요. 제가 어릴 적에는 우표수집을 했습니다. 사람들의 취미는 매우 다양합니다. 그런 추억을 느끼게 하고 다시 한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거든요. 또 취미로 만든 작품도 하나의 예술입니다. 그런 것들을 한데 모아 전시를 하면 작지만 많은 행복을 전달해 주잖아요.” 그러면서 박물관을 열게 된 뜻을 다시 강조한다. “세상에는 무궁무진한 취미들이 존재합니다. 영화, 스포츠, 회화, 조각 등 예술로 불리는 것들도 결국 취미에서 시작된 것이지요. 취미활동의 결과물들이 굉장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사회에서는 음지에 묻혀 있습니다. 프라모델 같은 경우 대부분 집에서는 싫어합니다. 밖에서도 ‘오타쿠’라며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요. 주눅이 들어 오프라인으로 나오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활동을 하면서 1년에 하루 정도 장소를 빌려 동호인들끼리 작품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설 전시장을 만들어 취미들을 양지로 끌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박물관 수준의 장소에 자신의 결과물이 전시돼 있다면 자랑거리가 되고 떳떳하게 활동할 수 있고 일반인들도 새로운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엄 대표는 2003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룡전시회를 열었던 후배와 친구들을 만나 “앞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전시를 해 보자.”고 제의했고 지난해 11월 함께 ‘동물의 신비’ 전시를 하게 됐다. ‘인체의 속’도 중요하지만 ‘동물의 속’을 제대로 보여 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종류는 무궁무진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취미들이 전시대상이지요. 보여 줄 수 있는 것들은 뭐든 다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콘텐츠를 바꿔가며 항상 취미박물관에 가면 새로운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전시물을 꾸밀 계획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흉흉한 뉴스가 많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많은 정보를 주고 있지만 컨트롤을 하지 못하고 있지요. 아이들한테는 꿈을 주고 어른한테는 추억을 제공해 주면 우리 사회가 더 밝아지지 않을까요.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면 우리 박물관으로 오세요. 취미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푸는 것입니다.” 박물관의 위치가 장점이라는 것도 강조한다. 서울대공원에 놀러왔다가 한번쯤 들러 과거를 회상하면 나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끼리 사진을 찍어 유화로 만드는 체험공간도 마련했다. “최초의 상설전시장이기도 하지만 작품을 전시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동호인들은 원해 왔습니다. 더 넓게 보면 관광자원, 관련 산업 육성이라는 의미도 있지요. 일본에서는 시즈오카 하비쇼를 하는데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람객이 옵니다.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결코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박물관으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글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엄윤성 대표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84년 오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희대 전자계산공학과를 나와 연세대 산업대학원에서 전자계산을 전공했다. 199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딴 뒤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위촉 연구원(2000),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2001), 한라대학교 경영학부 강의전담 교수(2002) 등을 거쳤다. 2003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룡전시회를 가진 후배·친구들과 함께 국립과학관 ‘동물의 신비’ 전시 총괄을 맡았다. 이어 지난 22일 경기도 과천에 국내 최초의 상설 취미박물관을 개관했다. 주요 연구실적으로는 ‘한국적 그룹의사결정 지원시스템·그룹웨어 개발에 관한 연구’(한국과학재단), ‘단위 그룹의사결정지원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삼성물산) 등을 비롯 ‘분산 데이터베이스의 설계 및 구현’ ‘의사결정 기술, 컴퓨터 자원, DB 등을 통합 설계하여 경영 제반 회의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의 개발’ 등이 있다. 건국대, 단국대, 상명대, 국민대, 성균관대, 연세대, 외국어대, 부천대 등 10여개 대학에서 강의했다.
  • 中 “고속철 사고 신호기 고장 탓”… 人災 인정

    39명의 생명을 앗아 간 중국 고속철도 추돌 사고가 신호설비 결함과 관제부실 때문에 빚어졌다는 철도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벼락으로 인해 앞 열차의 시스템이 고장 나 뒤 열차에 정지신호를 못 보내 사고가 났다는 1차 조사와 달리 결국 ‘인재’로 드러나고 있어 중국 고속철도 전반의 시스템 점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하이 철도국의 신임 안루성(安路生) 국장은 28일 원저우(溫州) 현지에서 열린 국무원 조사팀 첫 번째 전체회의에서 “원저우 남역의 신호설비 결함이 이번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했다. 신호설비 설계에 중대한 결함이 있어 벼락을 맞고 고장 난 뒤 붉은색 신호등이 켜져야 할 구간에서 녹색 신호등이 켜져 추돌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역 당직자가 신호기 고장 사실을 즉각 발견하지 못해 적절한 조치를 못했다고 안 국장은 덧붙였다. 사고 발생 5일 만에 이날 사고 현장을 찾은 원자바오 총리는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은 인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일깨워줬다.”고 자성했다. 이어 “최근 수년간 중국의 고속철 사업은 큰 발전을 이룩했지만 빠르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발전과정에 맞춰 속도와 품질, 안전 등을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만만디’(慢慢地·신중하고 느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 총리는 사고발생 원인에 대해선 정부 합동조사단에서 사실에 입각해 철저한 조사를 벌인 뒤 결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면서 “기계설비의 문제든, 관리의 문제든, 생산공장의 문제든 인민에게 대해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신호설비는 베이징의 한 연구소가 설계한 것으로 2009년부터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안 국장은 “이번 사고는 설비 품질과 철도 인력의 자질, 현장 통제 능력 문제 등이 복합돼 나타난 것으로 중국 철도의 안전 관리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최종 조사 결과는 9월 중순쯤 발표할 예정이라고 국무원 조사팀 관계자가 밝혔다. 한편 사고 발생 후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은 채 종료를 선언, 서둘러 현장을 ‘정리’하고, 일주일도 안 돼 조사 결과가 천재(天災)에서 인재로 뒤바뀌는 등 당국의 발표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유족들과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일 시위를 통해 진상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유족들은 이날도 원저우 시내에서 “원 총리, 희생자들을 위해 공정한 처리를 해 달라.”는 검은색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원 총리는 이런 비난을 의식한 듯 자신의 늑장 방문 이유까지 설명했다. 그는 “병이 나서 11일 동안 병석에 누워 있었고, 오늘에서야 겨우 의사가 외출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원 총리가 어떤 병을 앓았는지 밝히진 않았지만 평소보다 수척해진 얼굴로 나타났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철도시설公 이런 이사장이라면…] 전문가 ‘YES’ 예스맨 ‘NO’

    “철도 르네상스시대를 맞아 한국 철도의 발전과 진일보를 위해서는 전문가가 임명돼야 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철도공단)의 차기 수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CEO 자격론’이 대두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공기업 사장으로 임기만 채우려는 ‘예스맨’을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것. 철도가 주목받는 모처럼의 호기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책임있는 오너의 필요성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총아’로 부상한 철도의 위상을 반영하듯 지난 20일 마감한 이사장 공모에는 9명이 응시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공모 전부터 국토해양부 출신 간부 K씨의 내정설이 나돈데다 실제 K씨가 응모하면서 “공모가 요식절차”라는 뒷말도 며칠간 무성하긴 했다. 그러나 대세(?)를 인정하던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공단은 철도 전문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무조건 철도를 알아야 한다’는 기본 자질을 강조하고 있다. 수장이 철도를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철도종합시험선 건설에서 입증됐다. 지난 2004년 철도공단이 설립되고 고속철도가 개통됐지만 철도에 사용될 부품·설비 등을 현장과 동일한 조건에서 검증할 수 있는 시험선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외국에서 검증을 받아오거나 실내 시험으로 대신해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수차례 국토부에 건의, 협의를 거쳐 2015년 오송에 건설하는 계획이 올해 확정됐다. 철도 전문가 ‘오너’가 책임감을 갖고 나섰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철도공단이 고속철도 원천기술 개발 원년을 선포, 주요 자재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비전문가 임명시 사업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특정지역 불가론도 가세했다. 국토부장관과 교통·물류 등을 총괄하는 국토부 2차관, 허준영 코레일 사장에 이어 공단 이사장까지 논란을 야기한 K씨가 임명되면 철도는 TK 출신이 독점하게 된다. 후임 이사장은 철도공단 임원추천위원회에서 3배수를 추천하면 국토부가 임명을 제청, 다음 달 임명될 예정이다. 사실상 국토부의 의중이 관건이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철도를 모르는 인사가 와서 퇴보한 경험을 겪었다.”면서 “차라리 정치권에서 와서 공단의 위상과 입지라도 강화하는 편이 낫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내 정치를 말하다] (10·끝) 박준선 한나라당 의원

    [내 정치를 말하다] (10·끝) 박준선 한나라당 의원

    나의 정치는 혐오와 경멸에서 시작됐다. 검사 시절 국민보다는 조금 더 가까이 정치인들을 접할 수 있었다. 정치인 수사를 하면서 국민들이 왜 정치와 정치인에게 절망하는지, 그 실체를 엿볼 수 있었다.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과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자격도 없는 이들이 득세하고, ‘검사의 길’을 외치던 선배·동료 검사들은 그런 정치인들에게 줄을 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국민들의 기대와 무한 책임을 짊어져야 할 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행태를 보면서 왜 우리 국민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몇 배 더 일하는데도 보상을 적게 받고, 덜 행복한지도 어렴풋이 알게 됐다. 그래서 나는 검사 생활 대부분을 정치인을 ‘잡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 나라가 깨끗해질 것이라고 믿었다. 16대 때 유력 정치인을 기소해 끝내 의원직을 박탈시켰고, 또 다른 유력 정치인을 체포하기 위해 영장을 들고 당사에 들이닥치기도 했다. 그러나 ‘검사 박준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었다. 정치인 몇 사람을 처벌한다고 세상이 나아지지는 않았다. 결국 어릴 때부터 간직했던 검찰총장의 꿈을 접기로 했다. 스스로 정치인이 돼서 세상을 한번 바꿔 보자고 마음먹었다. 8년 반을 몸 담았던 검찰을 떠나 한나라당의 문을 두드렸지만 쉽지는 않았다. 2004년 총선 공천과 2006년 재·보선 공천에서 잇따라 떨어진 뒤 2008년에 국회에 들어왔다. 막상 정치를 하다 보니 개별 정치인의 자질도 문제이지만 우리의 정치 시스템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을 느꼈다. 국민의 요구를 받아 법을 만들고 공무원들을 감시하며 예산과 정책을 집행하게 하는 정치 본연의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게 더 급선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세상을 바꾸고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기 위해 정치판에 뛰어들었고, 국회의원이 된 이상 나는 더 이상 ‘무엇이 될까’에 관심이 없다. 다만 ‘무엇을 할 것인가’에만 신경을 쓸 뿐이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나만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느낌이 들 때 나는 주저 없이 정치를 그만두겠다. 국회의원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났다.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정치인 박준선’의 성과는 턱없이 불만족스럽다. 국민들도 그러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감히 말하고 싶다. 경멸했던 정치인들의 뒤를 밟지는 않을 것이라고. 어린 시절 부모님의 희망이었던 것처럼 국민들의 작은 희망이 될 것이라고. [Q&A] “지금 와서 이재오 배신할 수 없다”Q 왜 한나라당을 택했나. A 검사 시절부터 나의 관심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다. 특히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정치 입문을 꿈꿨을 당시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다. Q 한나라당에 만족하나. A 한나라당에는 좋은 집안의 자제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 같다. 소위 ‘웰빙 정당’ 분위기가 강하다. 가난한 집안에서 어렵게 공부했던 나와 정서상 차이가 있다. 한나라당의 서민정책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이런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즉흥적이고 감성적인 야당보다는 한나라당이 좀 더 이성적이라고 생각한다. Q 어떤 정치를 추구하나. A 국민 곁에서 정책과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결국 공무원들이다. 공직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끄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Q 현재 검찰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하나. A 대한민국에는 추상 같은 사정기관이 필요하고, 검찰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국민들이 부여한 권한을 검사들이 개인이나 조직에 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래서 국민들에게는 검찰이 오만하게 보인다. 나도 검찰에 있었을 때는 그랬던 것 같다. Q 이재오 특임장관과는 어떤 관계인가. A 한나라당 공천에서 두 번이나 탈락한 경험이 있다. 그런 나를 받아들이고, 공천받게 해 준 분이다. 정권의 2인자로 알려졌지만 은평구의 서민 주택에 사는 청렴한 분이다. 인간적으로 존경한다. Q 이 장관과의 관계가 부담스럽지 않나. A 낳아 주고 길러 준 부모를 어느 날 부양하게 됐다고 자식으로서 부담스러워하거나 그 관계를 청산할 수 있나. 정치인들도 부모 자식처럼 숙명적인 관계가 있다. 친이(친이명박)계는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정부를 공동으로 운영했다. 공과를 모두 함께 책임져야지, 지금 와서 한때의 식구를 할퀴고 돌아서는 것은 옳지 않다. Q 홍준표 대표의 측근으로도 분류되는데. A 측근은 자존심 상하는 단어다. 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누구의 아랫사람이 아니다. 홍 대표와는 매우 친하고, 존경할 만한 검찰 선배다. 지난해와 올해 전당대회 때 많이 도와드렸다. 무엇을 바라고 한 건 아니다. Q 박근혜 전 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A 박 전 대표는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고, 삶을 깊이 성찰하는 분이다. 정치적 역량도 상당하다고 본다. 30%가 넘는 지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수직적 리더십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수평적 리더십을 갖추지 못하면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인재를 모을 수 없다.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수직적 리더십은 곤란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박준선 의원 ▲1966년 충남 논산 출생 ▲성동고·서울대 법대 졸업 ▲34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지검, 광주지검, 울산지검 검사 ▲법무법인 홍윤 대표변호사 ▲단국대학교 법과대학 겸임교수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 ▲이명박 대통령 경선캠프 법률지원단장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한나라당 법률지원단 부단장 ▲한나라당 법제사법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
  • [사설] 무능교사 206명 해고한 美 워싱턴 본받아야

    미국 워싱턴DC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무능교사 206명을 해고했다. 워싱턴 내 초·중·고 전체 교사 4100명의 약 5%에 달하는 숫자다. 지난해 해고자 75명의 3배에 이른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교육감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교사업무수행 평가프로그램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유용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워싱턴 공교육 개혁을 위해 실적을 기준으로 교사평가제도를 도입했던 한국계 미셸 리 전 교육감의 교육정책이 옳았다는 것이다. 미셸 리의 교육철학이 폭넓게 지지를 받으면서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무능한 교사는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일이 뒷전이던 교육현실에 날카로운 메스가 가해지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무능한 교사들의 안전지대가 바로 우리 교육현장이다.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에서 학생들만 시험경쟁에 매달리지 교사들 간의 경쟁은 없다. 분명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있고, 그렇지 못한 교사가 있다. 능력뿐만 아니라 교직에 대한 기본적인 열정과 헌신마저 갖추지 않은 무기력하고 나태한 교사들도 없지 않다. 그런데도 전교조를 중심으로 교원평가제도마저 결사 반대한다. 범법자가 되지 않는 한 아무리 무능하고 게을러도 퇴출되는 교사는 존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한 나라의 경쟁력은 교육에서 출발한다. 교육개혁의 핵심은 공교육에 있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사들의 질을 높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교사들의 자질 향상만이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높이고, 교육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릴 수 있다. 사교육으로 내몰린 학생들을 학교로 되돌리려면 EBS를 시청해 수능성적이 잘 나오게 하는 것이 아니다. 실력이 탄탄한 교사들이 학교에 버티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능·부적격 교사들을 교원평가제를 통해 솎아낼 수 있어야 한다.
  • 새달 1일 입학사정관 원서 접수 시작… 좋은 결과 내려면

    새달 1일 입학사정관 원서 접수 시작… 좋은 결과 내려면

    다음 달 1일부터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해마다 모집 인원이 늘어나고 수험생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전형을 제대로 알고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공통적으로 학업성취도, 인성, 봉사성, 리더로서의 자질,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그러나 전형별로 평가하는 비중도, 대학별로 선발하는 인재상도 다르다. 따라서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기 전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잘 파악하고 그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대학과 전형을 찾아 지원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학업성취도를 많이 반영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는 ▲고려대 학교장 추천 ▲서강대 학교 생활 우수자 ▲서울대 지역 균형 선발 ▲연세대 진리 자유 트랙 ▲한양대 학업 우수자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전형은 학업성취도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으면서 교과와 관련된 활동, 교내에서의 다양한 자기 계발 활동, 모집 단위와의 전공 적합성 등을 종합해 사정한다. 서울대 지역 균형 선발은 단계별 전형에서 올해 일괄 합산(서류+면접 100%)으로 바꿔 학업 외적인 부분의 비중을 높였다. 하지만 고교별로 2명씩 추천을 받는 전형이기 때문에 교과 성적이 좋지 않으면 지원 자체가 어렵다. 연세대 진리 자유 트랙, 한양대 학업 우수자 전형 역시 1단계에서 교과 100%로 일정 배수를 선발하므로 교과 성적이 뛰어나지 않으면 1단계 합격이 힘들다. 비교과 실적만 믿고 무리하게 지원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전체적인 교과 성적은 다소 낮지만 특정 분야에서 남다른 재능을 지녔거나 특이한 실적이 있다면 창의성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전형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건국대 KU 자기 추천 ▲단국대 창의적 인재, IT·CT인재 전형 ▲연세대 창의 인재 트랙, IT 명품 인재 트랙 등이 그 예다. 연세대 창의 인재 트랙은 창의성이 뛰어난 학생을 대상으로 우수성 입증 자료를 평가한다. 서류 평가 외에 1단계에서는 창의에세이 평가, 2단계에서는 심층면접(30분~1시간)이 포함돼 있는 까닭에 교과 성적보다 창의성 및 잠재 능력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건국대 KU 자기 추천, 단국대 IT·CT 인재 전형은 특정 분야의 재능과 자질을 갖춘 학생이 계발을 위해 노력한 과정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자치 활동, 계발 활동, 봉사 활동 등에서 리더로서의 자질을 발휘한 학생을 뽑는 입학사정관 전형에는 ▲성균관대 리더십 전형 ▲성신여대 성신 리더십 우수자 ▲세종대 창의적 리더십 ▲숭실대 SSU 리더십 등이 있다. 예전의 리더십 특별전형이 학생회장, 학급회장, 동아리 회장 등 학생회 임원을 대상으로 선발했다면 입학사정관 전형인 리더십전형은 임원 경력이 아닌 학생의 자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고교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한 내용이 있다면 지원해 볼 만하다. 또 학생회 임원 경력이 있다면 단순히 어떠한 직책을 맡았다는 것이 아니라 그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 ▲가톨릭대 가톨릭 지도자 추천 ▲동국대 불교 추천 ▲서강대 가톨릭 지도자 추천 등의 전형은 특정한 자격이 되는 자의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다. ▲고려대 자기 추천 ▲서강대 사회통합 ▲연세대 사회 기여자 트랙, 연세 한마음 트랙 ▲한양대 사랑의 실천 등은 사회 기여자 및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전형이다. 이들 전형은 특정 자격을 갖춘 학생만 지원할 수 있어 지원 자격만 충족된다면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국세청 조사국 ‘금녀의 벽’ 무너지다

    국세청 조사국 ‘금녀의 벽’ 무너지다

    ‘금녀(禁女)의 부서’라는 국세청 조사국의 오랜 전통이 무너지고 있다. 18일자로 단행된 국세청 사무관급 전보인사에서 행정고시(재경직) 46회 출신의 여성 사무관 전애진(33)씨가 처음으로 본청 조사국 내 조사1과 2계장에 배치된 것이다. 전 사무관은 조사분야 근무경력이 전혀 없어 ‘파격 인사’로 꼽힌다. 앞서 지난 2007년 조사국 내 국제조사과에 여성 사무관이 배치된 선례가 있지만 국내 조사파트에 여성이 등장한 것은 전 사무관이 최초다. 전국의 기업 특별 세무조사를 지휘하는 본청 조사국의 조사1과는 국세청 내에서도 남성이 독점해 온 대표적인 부서이기 때문이다. 전 사무관은 이화여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2004년 국세청에 발을 디뎠다. 그동안 김해세무서 납세자보호과장과 수원세무서 세원관리2과장, 남대문세무서 징세과장을 거쳤고 2006년 행정자치부 혁신 컨설팅단에 파견돼 1년간 일을 했다. 당시 부처별 혁신계획 수립 등 범정부적 혁신 확산에 기여해 이듬해 행자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현동 청장은 그때부터 전 사무관의 능력과 자질을 눈여겨봤고 그 평가가 이번 인사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국세청에는 지난 2월 인사에서 전 사무관의 행시 동기인 전지현 사무관이 국제조세 관리관실에 배치된 데 이어 여성 사무관 두명이 개청 이래 처음으로 본청 주요 부서자리를 꿰차게 됐다. 전 사무관은 미국 에머리대에서 MBA를 공부한 뒤 지난달 귀국해 조사국을 자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의회 문턱 낮추고 주요회의 개방할 것”

    “의회 문턱 낮추고 주요회의 개방할 것”

    “민선 5기 금천구의회는 문턱을 낮춰 언제든지 주민들이 찾아오는 의회로 만들었다.” 서복성 의장은 14일 “구의원들은 약속 없이 찾아오는 주민에게도 언제든 애로점을 들을 준비를 갖췄고 내방객도 점점 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구의원들이 지역에서 주민을 만나기도 하지만 회기 중에도 일일이 응대하고, 해당 구의원이 없더라도 다른 구의원에게 안내하는 등 주민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선 5기 출범 이후 구의회의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서 의장은 의원들의 자질 향상과 행정사무감사의 공개를 꼽는다. 서 의장은 “그동안 행정사무감사가 비공개 대면감사여서 공무원과 구의원 사이에 어떤 질의와 응답이 오가는지, 의회가 집행부를 잘 감시하고 있는지 주민들이 알지 못했다.”며 “지난해부터 공개회의 형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또 “구정질문 전 과정을 케이블방송을 통해 중계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아 내년부터는 의회의 주요 회의를 전부 생중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기초의회에 대해 자질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20년의 경험을 쌓으면서 향상됐고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다고도 했다. 서 의장은 “구의원들이 취임 후 1년 동안 의정 공개에 대비해 정책연구와 토론 기법을 연구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여느 기초의회와 마찬가지로 세수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서 의장은 “현재 추진 중인 건물, 도로 건설 외에는 대부분의 신규 예산은 복지분야에 쏟고 있다.”며 “올해 연말부터는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홍콩 여경 머리에 총 겨누고 치마까지…

    홍콩 여경 머리에 총 겨누고 치마까지…

    홍콩 여경들의 지나친 장난을 담은 사진들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경찰 기강 및 경찰의 인터넷 사용제한 등이 도마에 올랐다. 홍콩 명보(明報) 등 현지 언론의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사진은 짧은 정복을 입은 홍콩 여경 여럿이 치마를 들어 다리를 높이 올리고 있거나 짧은 상의만 입은 채 찍은 장면 등을 담고 있다. 가장 논란이 분분한 것은 총기 및 탄약이 다수 배치된 방 안에서 여경들이 서로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이다. 현지 언론은 그들이 손에 쥐고 있거나 그들 앞에 배치된 총기들이 모형이 아닌 실제이며,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장난도 모자라 이를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홍콩 경찰의 이미지를 실추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2007년 입사한 여경으로 알려졌다. 이 여경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훈련과정 등이 담긴 사진 백 여 장을 올려왔는데, 이중 몇몇 사진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논란이 된 것. 문제의 사진들이 찍힌 정확한 날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버젓이 제복까지 입고 이 같은 행동을 벌인 것에 경찰 측 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홍콩 경찰 측은 지난 13일 이 사건을 정식 조사하겠다고 밝혔으며, ‘경찰의 인터넷 사용 지침’방안 및 경찰 자질 감독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병영문화 뿌리와 극복 과제/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병영문화 뿌리와 극복 과제/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이 땅의 청년들은 국민개병 원칙에 따라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60만 대병력 중에 정신적 결함이 있는 병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삶을 포기하고 적이 아닌 동료의 가슴팍에 총탄을 퍼붓는, 상식에 반하는 사건이 속출하는 이유를 사병 개인의 문제로 돌릴 수만은 없다. 가혹행위와 집단 따돌림이라는 병영 내 폐습이 이면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상관 고리를 끊어내지 않는다면 억울한 희생도 막을 수 없다. 폐습도 자랑할 만한 전통과 마찬가지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 집단이 낳은 사회적 상속물이다. 따라서 그 역사적 연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욕하면서 배운다 했던가. 36년 일제 식민지배의 유산은 아직도 우리 사회와 문화 이곳저곳에 살아 숨쉰다. 얼차려를 빙자한 가혹행위나 인권 유린이 유발한 병사의 자살과 총기난사 사건 같은 병영 내 폐습도 군국주의 일본의 일그러진 군대문화에 그 뿌리가 있다. 태평양전쟁이 종말을 향해 치닫던 1943년 일제는 우리 젊은이들을 징병해 전장으로 내몰았다. 그때 차별받던 식민지 출신 병사들은 일본 병영의 악습에 노출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1948년 창군된 국군의 전신은 1946년 미 군정이 조직한 남조선 국방경비대다. 망국의 슬픈 역사를 지닌 우리는 도둑과 같이 해방이 찾아왔을 때 나라를 지키는 데 필요한 군사 전문가가 너무도 부족했다. 군 지휘부는 일본군 출신 장교들로 채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우리 군대의 위아래에 배어든 일본군의 유산은 오늘 우리 군의 고질적 폐습의 태아적 원형(embryonic prototype)임이 분명하다. 사실 병영 내 가혹행위가 빈발하는 나라는 우리 말고도 러시아가 있다. 흥미롭게도 메이지(明治) 일본과 제정 러시아는 시민사회를 이루지 못한 후발 제국주의 독일의 군제를 따라 배웠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 독일의 나치즘과 일본의 군국주의, 그리고 소련의 스탈린주의. 백색이건 적색이건, 민족을 앞세우나 이념을 내세우나, 전체주의 치하 군대의 공통점은 개인의 인권을 전체의 이름으로 말살한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와 러시아에 남아 있는 병영 내 가혹행위는 일제와 소련의 탓으로 돌려 버릴 수 있을까?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국민교육헌장의 첫 구절이 웅변하듯, 국가와 민족을 개인의 인권보다 앞세운 군사독재 시절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다원적 풀뿌리 시민사회를 이루고 인권을 넘어 남녀동권 사회의 도래를 말하고 있는 오늘 우리가 아직도 남 탓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모병제가 주류인 탈냉전의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100만명을 상회하는 북한군과의 군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징병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어찌 보면 선택의 여지 없이 2년 동안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징병제를 가혹행위 온존의 주원인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병제인 미국의 해병대 내 얼차려(Code Red)가 낳은 의문사를 소재로 한 영화 ‘어 퓨 굿 맨’(A Few Good Men)이 잘 말해 주듯이, 이는 체제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사회가 부재한 전체주의나 징병제에 기반을 둔 군대에서만 가혹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수 정예를 뜻하는 영화제목처럼 집단의 이해에 개인을 종속시킬 때 부적응 약자에 대한 박해는 어디서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문제 해결의 관건은 위정자의 리더십과 군 지도부와 병사 개개인이 갖고 있는 시민적 자질의 수준 여하에 달려 있다. 해방 이후 이 땅에 장기 지속하는 현상은 군사적 긴장이다. 또한 군대도 시민사회의 일원이므로 타자와 약자의 권리 보호에도 눈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는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하는 리더십과 깨어 있는 주체로서 개인이 갖추어야 할 도리와 의무인 ‘시티즌 오블리주’(citizen oblige)에 여전히 목마르다. “우리는 죄가 있어.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어.”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얼차려를 가하다 동료를 죽인 영화 속 도슨 상병이 불명예 제대에 승복하며 한 마지막 말이 가슴을 울린다.
  • “궁금해 죽겠네” 트랜스포머3의 3대 의문과 정답

    “궁금해 죽겠네” 트랜스포머3의 3대 의문과 정답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마이클 베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트랜스포머3’가 역대 최고 성적으로 ‘트랜스포머 쓰나미’를 이어가는 가운데, 영화를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기발한 의문점’이 쏟아지고 있다. 첫 번째 의문. 옵티머스 프라임의 전투력은 오토봇 중 최강인가? 옵티머스 프라임(이하 옵티머스)는 오토봇 족을 이끄는 수장으로, 강한 전투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2편에서는 디셉티콘의 공격에 목숨을 잃고 마지막 전투 직전에야 부활하고, 3편에서는 제트팩까지 얻어 멋지게 하늘을 나는가 싶더니 이내 ‘거미줄’에 걸려, 오토봇과 인간부대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사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기만 한다. 이에 옵티머스의 전투력이 도마에 올랐는데,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오토봇 중 최강 전투력의 소유자는 옵티머스가 아닌 범블비”라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범블비는 3편에서 가슴과 어깨 부분의 외형적인 디자인에서 진화했고 건물 벽을 타고 달리는 등 아찔한 액션을 구사한다. ‘수장vs수장’의 싸움에서는 옵티머스가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그 외의 자질구레한 전투에서 범블비의 역할은 막강하다. 범블비의 전투력이 유독 주목받는 것은 주인공을 지키는 수호로봇이라는 역할 때문이기도 하다. 범블비 뿐 아니라 아이언하이드와 재즈의 활약도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투력을 둘러싼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최강의 전투력을 가진 오토봇을 알고 싶다면, 오토봇끼리 싸움을 붙여보는 수 밖에 없을 듯. 두 번째 의문. 칼리(로지 헌팅턴 휘틀리 분)는 어떻게 전쟁 통에서 하이힐을 신고 그렇게 ‘잘’ 뛸 수 있을까? 주인공 샘(샤이아 라보프 분)의 새 여자친구로 등장하는 휘틀리는 모델 출신답게 영화 내내 아찔한 노출의상을 입고 몸매를 자랑한다. 긴 다리를 더 길어 보이게 하는 하이힐은 여배우의 필수 아이템. 그녀는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건물이 무너지고 고철이 날아다니는 전쟁통에서 하이힐을 고수한 채 달리고 또 달린다. 하이힐을 신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겠지만 이 구두를 신고 미친 듯이 달린다는 것은 차라리 맨발보다 못한 일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영화 내내 하이힐을 벗지 않았던 것일까. 정답은 카메라 앵글에 있다. 로지 헌팅턴 휘틀리는 일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촬영 내내 하이힐을 벗지 못하게 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풀샷이 아닌 몇몇 장면에서는 플랫슈즈를 신고 뛰었다.”고 고백했다. 추가로 완벽한 몸매만큼이나 흐트러지지 않는 그녀의 메이크업과 헤어도 지적의 대상이 되고 있다. 1,2편에서 활약한 메간 폭스는 전투가 치열해지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머리를 질끈 올려 묶거나 그을린 메이크업 등으로 현실감을 더했지만, 휘틀리는 영화의 마지막 순간에도 탱글탱글한 고데기 컬과 보송한 메이크업(특히 입술)을 자랑한다. 아마도 마이클 베이 감독이 그녀의 하이힐에만 신경을 쏟았기 때문이 아닐까. 세 번째 의문. ‘트랜스포머3’는 정말 시리즈의 종결일까? 마이클 베이 감독은 일찌감치 트랜스포머3를 마지막으로 시리즈를 종결하겠다고 예고해왔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이는 ‘대박 상품’이 진정 여기서 품절 될 것인가에 이미 많은 팬들의 의문을 쏟아지고 있다. 스토리 측면에서 봤을 때, 1편에서는 지구에 등장한 오토봇, 2편에서는 수장(옵티머스)를 잃은 오토봇의 최대 위기, 3편에서는 부활을 꿈꾸는 디셉티콘·오토봇 배신자와 오토봇·인간부대 간의 싸움을 그렸으니 나올만한 이야기는 거의 다 나온 셈이다. 만약 새 시리즈가 나온다면 오토봇의 고향인 사이버트론에서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대적하기 이전 상황을 그리는 일종의 프리퀄(유명 영화나 책과 관련해 그 이전의 일들을 다룬 속편)정도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밖에도 네티즌들이 제기한 ‘트랜스포머3 의문점’에는 ▲2편에 등장한 ‘스키즈’와 ‘머드플랩’즉 마티즈 콤비는 왜 등장하지 않는가. ▲말 못하는 범블비, 언제쯤 말 할 수 있게 되나. ▲수 십층의 빌딩을 중간에서 무 자르듯 뚝 잘라 넘어뜨리는 것이 가능한가. ▲존 말코비치는 네임벨류에 비해 턱없이 작은 비중의 역할을 왜 수락했을까. ▲외계행성과 외계생명체는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등이 있다. 가장 궁금한 것은, 이 의문점들에 정답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구 의정 탐방] 광진구의회-현장의 소리 듣는 데 시간·장소 안 가린다

    [구 의정 탐방] 광진구의회-현장의 소리 듣는 데 시간·장소 안 가린다

    광진구의회 의원들이 즐거운 학문을 시작했다. ‘구민과 함께 느끼고 함께 생각하며 함께 실천하는 의회’로 가는 첫걸음이다. 제6대 구의원 14명 중 10명이 재건축·재개발·뉴타운 사업 등 도시재생과 관련한 주거환경정비사업 전문가 양성 과정을 밟고 있는 것. 공영목(55·한)·안문환(53·한)·조영옥(45·민)·김기수(53·민)·박삼례(56·민)·최금손(58·한)·김창현(48·민)·지경원(59·민)·김기란(49·민)·남옥희(58·한) 의원이다. 건국대에서 4월부터 매주 수·목요일 3시간 동안 전문지식과 실무능력을 쌓기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기초의원에 대한 자질론을 불식시키고 의회 위상을 높이기 위한 실천이다.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행정사무감사나 회기 중 하던 현장 방문을 6대 구의회는 비회기 중 실시해 눈길을 끈다. 복지건설위원회(위원장 박삼례)가 3월 10~28일 지역 91개 경로당을 방문해 노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환풍기 위치를 바꿔 달라”, “냉장고가 고장났다”는 등 생활 속 고충에서부터 경로당 운영비 지원의 적정성, 소방·전기·가스시설 점검 등 미리 준비한 체크리스트에 근거해 실태를 파악했다. 지난달 16일에는 박삼례·지경원·김창현 의원이 예고 없이 구립어린이집 2곳을 찾아가 식당의 식재료를 살펴보기도 했다. 유통기한과 보관상태 등을 점검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계란을 발견해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7일에는 수해·재난안전대책을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최금손)를 구성하고 오는 27일까지 하수관거 및 빗물받이 준설 상태를 점검한다. 재선의원 6명과 초선의원 8명의 신구 의원 간 조화도 주목받는다. 구의회가 시끄럽지 않아 좋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박성연 의원이 제안한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에 대한 조례안과 지역아동센터 운영·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를 개정했다. 김창현(의회운영위원장) 의원은 24개 시설관리공단 중 최하위를 기록한 광진구시설관리공단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유성희 의원은 의회 회의운영에 관한 사항 중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인 부분을 정보기술(IT) 시대에 걸맞은 다양한 운영 방법으로 개선하는 내용의 회의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11회 109일간 정례회와 임시회를 개최했고 조례안 41건과 승인안 3건, 청원 1건, 기타 33건 등 안건 84건을 처리하는 성과를 올렸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한국인의 열정적 예술혼

    [최동호 새벽을 열며] 한국인의 열정적 예술혼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의 다섯 젊은이들이 네 부문을 석권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파리에서 ‘K팝’이 열광을 불러일으킨 다음의 일이다. 예로부터 한국인들의 뛰어난 예술적 자질은 잘 알려져 왔다. 그러나 20세기 들어서면서 한국인들이 지닌 장점은 사라지고 부정적인 점들만 전면에 부각되었다. 일제의 식민지가 된 다음 이런 시각은 부동의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근대화라 명명된 시대의 모든 우월적인 것은 서구적인 것이었으며 문학에 있어서도 이런 경향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시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근대시에서 이룬 뛰어난 성취에는 결코 외적 영향으로만 이루어질 수 없는 근본적인 요소가 있다. ‘새것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던 시절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내장되어 있는 열정과 예술적 자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국 근대시 형성에 근원적 요소로 작용한 것이 민요였으며 그중 하나가 서도소리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를 보면서 이제 우리 근대문학을 바라보는 시각을 역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문학평론가 하응백 박사가 각고의 노력으로 출간한 ‘창악집성’이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가 서도소리 ‘자진아리’에 나오는 구절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든가, 김동인의 소설 ‘배따라기’ 역시 서도소리를 배경으로 주인공의 특성을 설정했다는 것은 주목을 요한다. 최근 전해수 박사도 주요한의 ‘불놀이’가 ‘수심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 주었다. 근대문예지의 첫자리에 놓이는 ‘창조’의 동인들 대부분이 평양 지역 출신이었는데, 이들이 유년시절 보고 듣고 자란 노래가 서도소리였다는 것은 이런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근대시 초기의 대시인 김소월을 ‘민요시인’으로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그의 스승이자 서구 상징시를 한국에 최초로 번역 소개한 김억의 명명이었다. 서구시 번역의 선구자이지만 누구보다 민요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었던 김억은 한국인들의 영혼에 아로새겨진 민요의 가치를 잘 알고 있었으며 이를 활용한 시인이기도 했다. 김소월은 스승의 이러한 가르침을 성공적으로 실천한 천재적 시인이었다. 김소월 시를 읽고 있으면 시가 노래가 되고 노래가 시가 되는 정서적 울림을 경험할 수 있다. 노래와 시가 나누어지고 노래가 시로 탈바꿈하는 문학사적 지점에 김소월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의 시적 호소력의 상당부분이 민요로부터 발원하고 있다는 것에는 간단히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서구문학의 영향으로 한국 근대문학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타율론’을 극복하는 논리적 전환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문화적 전파와 지배의 ‘타율론’에서 내재적 ‘자율론’으로의 전환은 20세기 전체를 지배하던 타율의 논리를 극복하는 논리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다. 한류를 상징하는 드라마가 동남아시아를 풍미하더니 이제 유럽에서 ‘K팝’이 열광적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북미로 진출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고 한국인들이 ‘클래식의 올림픽’이라는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석권했다는 것은 우리 민족이 지닌 예술적 열정과 재능이 단순한 모방이나 일시적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이는 분명히 한국인의 영혼에 내장된 열정적 재능의 발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20세기 초 근대화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불사조처럼 일어나 21세기 초 디지털 혁명의 선두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었다. 이는 한국인이 지닌 열정적 예술혼의 역동적 실현 결과일 것이다. 디지털 혁명의 동력은 문화적 혁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다시 집중해야 할 것은 한국인의 유전인자 속에 내장된 창조적이며 주체적인 에너지를 더욱 발전시켜 이를 극대화하는 일이다. 현재 도처에서 빈발하는 사회적 갈등 국면을 열정적 예술혼으로 승화시켜 창조적 국면으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의 당면 과제이다.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시인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5) ‘금오신화’ 김시습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5) ‘금오신화’ 김시습

    다섯 살에 ‘대학’과 ‘중용’을 배우고 시와 산문을 지었던 신동, 세조의 왕위 찬탈에 저항했던 생육신, 천재 시인이자 전기소설의 저자, 공자적인 이상과 원칙을 죽을 때까지 고수했던 유학자, 세상을 등진 채 산림을 방랑하며 술 마시고 곡하며 노래했던 ‘거짓 미치광이’, 머리 깎고 유랑하며 불교 공부에 매진했던 비구, 노자와 장자를 공부하며 연단과 양생을 실천했던 도가. 김시습(1435~1493)의 화려한 이력이다. 김시습, 그는 평생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그는 하나로 규정될 수 없는 삶의 여정을 걸었다. 그는 유학의 원칙을 포기한 적이 없으면서도 승려로 자처하고, 부처가 되기 위한 수행의 길을 가면서도 불제자로 알려지기를 거부했다. 그렇기 때문에 ‘은밀한 것을 탐구하고 괴이한 일을 행하는 색은행괴(索隱行怪)나 방외인’으로 단정 짓기도 어렵고, ‘행적은 승려지만 본마음은 유학자’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지기였던 대제학 서거정의 말처럼 그는 입산도 출산도 마음대로 하고 유학에도 불교에도 구애됨이 없었다. 그는 공자이면서 불자이자 노장이었고, 동시에 공자도 불자도 노장도 아니었다. 김시습의 사상적 방랑은 줏대 없는 흔들림과는 달랐으니 진리를 현현하는 구도자의 몸부림 그 자체였다. 김시습은 천재였다.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글자를 식별하여 말보다 먼저 천자문을 배웠으며, 세 살 적엔 글을 지을 줄 알았고, 다섯 살에는 시와 산문을 지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종이 그 천재성에 감탄하여 비단을 하사하고 장성하면 크게 쓰리라 약조까지 내렸다. 그는 학문에 놀라운 진전을 보이며 관료로서의 자질을 갖추어 나갔다. ●불의한 세상에 맞서기… 비타협의 순수성 그러나 1455년 21살 그의 삶은 전변한다. 북한산 중흥사에서 과거를 준비하던 김시습은 세조의 왕위 찬탈 소식을 듣게 된다. 그는 신하가 왕을 참람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절망하여 책을 불사르고 똥통에 몸을 빠뜨리는 등 미친 척 행동하며 유랑을 시작한다. 얼마 뒤 단종의 복위를 꾀했던 성삼문, 박팽년, 이개, 하위지, 유성원, 유응부 등이 사형당하고, 끝내 단종도 영월에서 죽임을 당한다. 김시습은 저자에 버려진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여 묻어주고, 제사 지내주었다. 그는 희망 없는 세상과 단절할 수밖에 없었다. 관서, 관동, 호남 등지를 떠돌며 때론 비분강개하고 때론 처절한 외로움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나그네 길을 멈출 수는 없었다. 김시습이 머리를 깎고 승려를 자처하며 전국을 떠돈 이유는 단순히 목숨을 보존하고 세상을 기롱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유학자로서는 현실을 구제할 수 없고, 탈속한 승려로서만이 그 정의의 세계, 비타협의 정신을 현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멱라수에 빠져 죽음으로써 더러운 세상과 타협하기를 거부했던 초나라의 굴원과 같은 심정이었으리라. 미치광이, 천치바보 등 사람들이 조롱하고 욕해도 김시습은 타협하지 않았다. 불의한 세상에 대항하는 길은 거기에 물들지 않는 고결한 정신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일뿐이었다. 김시습은 더욱 견결하게 세상을 비판하며, 혼탁한 세상과 대치했다. “이내 마음 못 꺾으리 어느 위력도/ 옛날도 지금도 이 마음 빛나리라/ 순 임금은 누구이고 나는 누구인가/ 높고 낮은 차이란 본디 없는 것/ 대장부는 언제나 염치가 있는 법/ 세상 눈치 보면서 이리저리 따르랴/ 학자와 문인은 역사에 남아 있다/ 제왕의 칼부림도 역사는 못 막으리(‘대장부’)” ●묘비에 ‘꿈꾸다 생을 마친 늙은이’라 써달라 1462년 28살, 김시습은 긴 유랑을 끝내고 경주 금오산(지금의 남산)의 용장사에 정착한다. 그는 매일 맑은 물을 올려 예불하고 예불이 끝나면 곡을 하고 곡이 끝나면 노래하고 노래가 끝나면 시를 지었다. 시가 끝나면 또 곡을 하고는 시를 태워버렸다. 정의로운 세상을 염원하며, 그렇지 못한 현실을 조문하는 고통스러운 행위. 김시습은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그 경계에 서서 불의한 세상과의 싸움을 계속해 나갔다. 절대 낙관할 수 없는 절망적 현실의 횡포, 그렇다고 비관만 하며 사람살이의 이상과 원칙을 저버릴 수는 없는 상황. 바로 이 지점에서 전기소설 ‘금오신화’는 탄생한다. 김시습은 ‘인간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 사회의 인정과 진실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결단코 포기될 수 없는 것임을 역설한다. 아버지를 여의고 장가도 못간 채 홀로 사는 양생, 왜구의 침입으로 절개를 지키다 결혼도 못하고 죽은 낭자, 이 두 사람의 기이한 만남과 사랑.(‘만복사저포기’) 임금에게 충성을 다했으나 간신배들을 물리치지 못해 원한을 품고 죽은 한 선비가 마침내 저승(남염부주)에서 간악한 무리를 다스리는 왕이 되고, 한미하지만 어떤 권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경주 선비 박생이 남염부주의 차기 왕으로 임명되는 이야기.(‘남염부주지’). 김시습은 ‘금오신화’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실현되지 않았던 사랑이나 정의와 같은 진리들이 반드시 인간 세상 밖에서라도 해원될 수 있으리라는 불가사의한 희망을 보여준다. 현실이 아무리 절망적이라도, 빛 하나 보이지 않는 암흑일지라도 인간은 꿋꿋이 신념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 함부로 낙관할 수는 없지만 신념을 지키며 고군분투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진리가 실현되리라는 것. 이것이 김시습이 은둔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진실이었다. 진실을 믿는 김시습.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1471년 성종이 즉위하자 37살 김시습은 서울로 올라와 수락산 근처 폭천정사에서 10여년을 지낸다. 성종의 등극으로 김시습은 세상으로 나아갈 생각을 하며, 경세제민의 능력을 갈고 닦는다. “나라 창고에 쌓인 재물은 모두 백성들이 마련한 것이며, 윗사람들의 옷과 신발은 바로 백성들의 살가죽이며, 음식 요리는 백성들의 기름이며, 궁전과 수레도 백성들의 힘으로 이룩된 것이며, 세금과 공물, 그리고 모든 용품도 죄다 백성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백성들이 소득의 십분의 일을 세금으로 나라에 바치는 것은 원래 군주에게 총명과 예지를 다하여 백성들이 잘살 수 있도록 다스려 달라고 하는 것이다.”(‘애민의’) 꺾이지 않은 예봉, 정치에 관한 확고한 신념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훼손된 세상은 되돌아올 줄 몰랐다. 1481년 폐비윤씨 사건이 일어나자 47살 김시습은 다시 양양으로 발길을 돌린다. ●일상의 처한 자리가 곧 깨달음의 장 김시습은 한 번도 안주한 적이 없었다. 세상을 등졌을 때도, 세상으로 나왔을 때도, 방랑할 때도, 정착했을 때도 어느 한 순간도 진리를 향해 가는 발길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방편은 하나가 아니었다. 그것은 유학의 도이기도 하고, 불교의 도이기도 하고, 노장의 도이기도 했다. 그에게 유불선은 ‘길은 달라도 마음을 기름은 한 가지’로 회통된다. 일상의 모든 행동에서 사심을 끊어버리고 공평한 마음을 회복하여 인을 실현하는 유교의 길, 양생이나 연단으로 탐욕을 끊음으로써 본연의 생명을 유지하려는 노장의 길, 일상응연처(日常應然處)에서 모든 집착을 끊어내고 나라는 실상이 없음을 깨닫고 모든 존재들이 상호관계에 있음을 깨닫는 불교의 길은 김시습에게 공히 진리를 찾아가는 방편들이었다. 일상의 처한 자리에서 필요에 따라 유자도 되고 불자도 되고 노장도 되었다. 그에게는 이 사상 사이에 어떤 차별도 없었다. 욕망이 들끓는 세상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불의한 세상과 대결하기 위해 그는 모든 사상의 자양분을 섭취하고 실천했다. 그에게 문제되는 것은 단 한가지였다. 일상과 진리 사이에 어떤 틈도 없게 하는 것. 진리 그 자체로 살아가는 일. “나의 삶과 부처 사이에 틈이 없으며 나의 유통이 곧 부처의 유통이다. 부처의 원이 자재하고 장엄하므로 나의 원도 자재하고 장엄하다.” 김시습은 부처의 진리가 그대로 삶이 되게 하고, 공자의 진리가 그대로 삶이 되게 하고, 노장의 진리가 그대로 삶이 되도록 방랑하고 또 방랑했다. 그 어느 길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김시습의 삶은 결국 하나였다. 구도의 길이자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절대 자유의 길이 바로 그것. ‘꿈꾸다 생을 마친 늙은이’(夢死). 묘비명에 새겨달라고 했던 이 말보다 더 잘 그를 형용할 표현은 있기 어려울 것이다.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이청아 집안 공개…배우 연출가 부모 모욕적 담금질

    이청아 집안 공개…배우 연출가 부모 모욕적 담금질

    이청아 집안 공개에 네티즌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우 이청아가 있기까지 연극배우 아버지와 연출가 어머니 등 집안의 담금질이 있었기 때문. 지난 29일 MBC 라디오 FM4U ‘푸른 밤 정엽입니다’ 여배우들 특집에 출연한 이청아는 연기에 많은 영향을 준 아버지 이승철 등 집안을 공개했다. 이청아는 “내 연기에 대해 부모님의 혹평이 상당히 심했다. 배우로서 필요한 자질이 하나도 없다는 말까지 들었다” 며 “그런 혹평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것 같다. 부모님은 최고의 모니터 요원이다. 생각해보면 부모님 덕을 조금 본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 중인 이청아는 직접 연출을 할 경우 캐스팅하고 싶은 배우로 황정민을 꼽았다. 그녀는 “황정민은 정말정말 멋있다. 함께 연기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쓴 글을 저런 배우가 연기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매주 수요일 밤 12시 방송 ‘푸른 밤 정엽입니다’ 여배우들 특집은 김정은, 이민정, 한가인, 유인나, 황우슬혜 등이 출연하며 여배우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8월엔 선출? 조용환 헌법재판관 표결무산

    민주당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돼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선출이 8월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까지 표류하게 됐다. 민주당은 30일 오후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개최해 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심사보고서를 채택하려고 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해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심사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출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4차례의 위장전입과 정치적 편향을 이유로 조 후보자에 대한 심사보고서 채택에 반대해 왔다. 정당 추천 공직후보자는 본회의에서 선출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국회가 임명할 수 없다. 민주당은 8월 국회에서 인사청문특위를 재가동해 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처리를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위장전입 문제는 부적절하지만 조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소수자 보호 노력 등을 고려하면 헌법재판관 역할을 수행할 훌륭한 적임자”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은 “조 후보자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해 ‘정부 발표를 신뢰하지만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 소행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대한민국의 가치를 존중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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