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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완장문화 없는 정치를 기대하며/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완장문화 없는 정치를 기대하며/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출판기념회 소식이더니 이제 선거사무실 개소 메일이 홍수처럼 밀어닥친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금배지 한번 달겠다는 사람들로 올 총선은 어느 때보다 바람이 거세다. 대선 후보군들의 움직임도 벌써부터 분주하다. 무슨 비상대책위원이니 공천심사위원이니 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소개하느라 언론도 덩달아 요란하다. 존경받을 만한 분도 있지만 적잖은 흠이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마치 이들이 세상을 다 바꾸기라도 할 것처럼 톱뉴스가 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이런 모습에 백면서생의 마음은 무겁다. 정치는 정말 중요하다. 사회의 여러 분야나 현상을 얘기할 때 으레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순으로 말하지 않던가. 민초들은 대통령이 바뀌고, 정당별 국회의원 의석수가 달라지면 세상이 크게 변하는 경험을 해 왔다. 기업을 대하는 경제정책이 바뀌고, 미국과 중국을 상대하는 대외관계가 변하며, 남북관계도 극명하게 전환된다. 정치의 힘은 전지전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정치 열기가 달아오르는 요즘 심지어 총선이나 대선 후보가 아닌데도 이들 뒤에 서서 나중을 기약하려고 불을 켜고 달려드는 무리들이 부지기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정치에 관심 갖는다고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오랫동안 갈고닦은 학식과 경륜을 이 세상에 펼치고 싶다는데 오히려 격려할 만도 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의 사회 기여는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지난 세월들은 이를 마냥 호의적으로만 볼 수 없게 만든다. 공치사를 하며 자기 기여에 대한 보답을 바라는 속물근성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과분한 완장을 차고 홍위병처럼 행세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봐 왔다. 또 감투 하나 차지하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이들도 너무 많이 보아 왔다. 전혀 깜냥이 안 되는데 공공기관 등의 고위직을 차지한 것도 모자라 임기를 마친 후에는 더 챙겨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이들도 많다. 지금도 구중궁궐의 인사담당 부서는 완장 선물을 실은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의 아우성으로 가득할 것이다. 여기엔 지방자치단체도 크게 다를 바 없다. 1983년 출간되었던 윤흥길의 소설 ‘완장’은 지금도 역시 유효하다. 완장을 차고 기고만장하던 임종술은 바로 권력을 향해 부나비처럼 달려드는 최근의 줄타기 무리들과 진배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현 정부에서도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났다. 가장 문화적이어야 할 문화부 장관이 문화단체 장들을 가장 비문화적으로 내몰았던 일은 지금도 문화계의 수치로 남아 있다. 대통령의 멘토라던 방송통신위원장의 보좌관이 금품수수 혐의로 세간의 분노를 사고 있기도 하다. 보은정치와 완장문화의 폐해다. 정치는 사실 중요하다. 지금은 올바른 정치가 절실한 때이기도 하다. 이제 정치문화도 바뀌면 좋겠다. 아무리 당명을 바꾸고, 그럴듯한 공천심사위원을 모셔도 정치하려는 사람이나 곁에서 돕는 사람들의 행태가 변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마음에 그리는 좋은 사회와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정치전선에 서는 사람들은 초심을 잃지 말고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고, 이들을 위해 봉사했던 사람들은 다시 본연의 자리로 기꺼이 돌아가는 제자리 찾기 문화가 자리잡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선 주자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특히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분의 결단이 가장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열기가 오르고 있는 이 정치의 계절에 별 능력이나 도덕적 자질도 없이 정치권에 기웃거리는 하루살이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떡고물을 받고자 하거나 또 이를 주겠다고 유혹하는 풍토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보상문화와 완장문화가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정치가 이렇게 분요해지지 않을 것이다. 구태여 너 죽고 나 사는 식이 아니라 페어플레이가 살아 있는 스포츠 같은 축제가 될 수도 있다. 정치가 한 차원 높아지면 국가도, 국민 수준도 자연스레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우리 국민들도 이번 총선과 다가올 대선에서 눈을 부릅뜨고 선한 정치가를 뽑는 지혜를 가져보자.
  • [김문이 만난사람] 마지막 서커스단 ‘동춘’ 박세환 단장의 서커스 인생 50년

    [김문이 만난사람] 마지막 서커스단 ‘동춘’ 박세환 단장의 서커스 인생 50년

    고독한 예술가는 불후의 명작을 남긴다. 외롭고 쓸쓸한 영혼으로 몸부림치기 때문이다. 피카소가 남긴 ‘곡예사의 가족’ 또한 그렇다. 하여 곡예사를 떠올린다. 그들은 언제나 고독하고 아찔한 인생길을 걷는다. 가느다란 줄에 의지한 채 늘 기적의 안식처를 찾아 헤맨다. 문득 슬픈 어릿광대의 노래가 들려온다. ‘줄을 타며 행복했지/춤을 추면 신이 났지/손풍금을 울리면서 사랑 노래 불렀었지/공 굴리며 좋아했지 노래하면 즐거웠지/~영원히 사랑하자 맹세했었지/~어릿광대의 서글픈 사랑~’ 1970년대 후반 박경애씨가 불러 인기를 끌었던 ‘곡예사의 첫사랑’이다. 허름한 천막극장에서 많은 사람들은 곡예사들의 아찔한 곡예를 보면서 그들의 애환과 고단한 삶을 이해했기에 수많은 남녀노소들의 심금을 울렸던 노래로 추억된다.2004년 8월 국립극장 무대.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다. 매우 이례적으로 서커스가 ‘극중극’ 형식으로 등장했던 것. 공연장에 들어선 관객들은 막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서커스를 관람했다. 이어 만담과 차력, 마임, 트로트, 공중 곡예, 마술, 악극 화술 등이 곳곳에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파격은 이윤택 감독에 의해 이루어졌다. 서커스의 애환과 묘기를 담아 내기 위해 동춘서커스단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새로운 대중극의 진면목을 보여 주었다. 동춘서커스단은 허장강, 서영춘, 배삼룡, 남철, 남성남 등 당대의 스타를 배출하는 산실이었기에 관객들은 추억의 곡마단을 연상하며 많은 향수를 누렸다. 2009년 11월 동춘서커스단은 서울 청량리 공연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정부 당국의 무관심한 처사를 거세게 비판했다. 아고라 토론방에 ‘동춘이 문닫으면 유인촌이 무인촌이 된다.’ 등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접속 건수만 무려 16만건에 달했다. 결국 동춘서커스단은 다시 살아났다. 동춘서커스단의 박세환(68) 단장. 올해로 서커스 인생 50년을 맞는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이 시대의 마지막 서커스단’을 꿋꿋하게 이끌어 오고 있다. 박 단장의 열정으로 요즘 동춘서커스단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해 안산시 대부도에서 6개월 동안 장기공연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도 지방 공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경기 포천(5일)과 울산 해맞이 공연(6일)에 이어 다음 달 30일부터 6월 10일까지 경남 고성 공룡엑스포장 내 특설빅탑극장에서 공연을 갖는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월부터 1년간 대부도에서 상설 공연을 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중구 약수동 사무실에서 박 단장을 만났다. 먼저 다음 달 공연 준비가 잘 되는지부터 물었다. 그는 “동춘서커스단의 이미지가 있는 데다 공룡엑스포가 합쳐져 많은 관객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매율도 나쁜 편이 아니라는 얘길 듣고 있다.”면서 “지난해 대부도 공연 때에는 안산시 측과 협의를 통해 특산물과 음식물 판매를 연계했더니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달라진 서커스의 모습을 설명한다. “작년에도 시도했지만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아트 서커스’의 면모를 보여 줄 생각입니다. 공중 곡예뿐만 아니라 연극과 음악, 악극, 뮤지컬 등이 다 들어간 한 차원 높은 예술 서커스를 말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앞으로 해외에 나갈 때에는 ‘코리아 로빈 후드 서커스’라는 이름으로 업그레이드된 동춘서커스를 보여 줄 계획입니다.” 그가 밝히는 ‘코리아 로빈 후드 서커스’는 이미 지난해 국내 공연에서 ‘뉴 홍길동 서커스’로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막과 막 사이에 홍길동과 포졸, 그리고 사또 등이 등장하면서 곡예 서커스로 이어지는 ‘막간극’ 형태를 새롭게 추가했더니 아주 재미있게 달라지더라는 것이다. 박 단장은 이러한 ‘뉴 홍길동 서커스’에 자신감을 얻어 ‘코리아 로빈 후드 서커스’라는 브랜드로 새로운 한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특히 내용과 곡예면에서도 세계적인 서커스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꾸민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줄타기할 때 한복을 입고 등장하고 부채춤과 국악 곡예 등 한국적 테마를 되도록 많이 삽입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계 모든 관객들에게 100분 공연 내내 1분1초도 따분하지 않게 할 자신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커스는 눈속임이 없는 비언어적 공연예술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재미와 감동을 충분히 선사할 수 있다.”고 거듭 자신한다. “저는 ‘태양의 서커스’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양의 서커스’는 1985년 국가에서 100억원을 지원받아 연간 매출 1조원을 올리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는 국가에서 지원받지 않고 외롭게 공연을 하면서도 묘기만큼은 ‘태양의 서커스’보다 더 강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 이르자 그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진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대예술이 서커스라는 판단 아래 오래전부터 라스베이거스 호텔에 상설 전용극장을 마련했으며 독일 등 유럽은 물론 중국, 일본, 북한 등도 여러 곳에 전용극장을 만들어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뭡니까. 전용극장이라고는 한 곳도 없고 국가에서 관심조차 없습니다. 동춘서커스단이 잘 살려고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유일한 서커스단이 없어지면 문화의 한 장르가 없어질뿐더러 이는 국가적 망신 아니겠습니까.” 이어 박 단장은 68세된 한 노인의 얘기를 꺼냈다. 지난 1월 17일 그 노인이 전화를 걸어와 “서커스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텐데 3000만원을 기부하겠소.”라고 했던 것. 이에 박 단장은 “우리나라 서커스 발전을 위해 뜻깊게 쓰겠다.”고 여러 번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런 일이 있는가 하면 돈 잘버는 대기업이 동춘서커스단 상표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경우도 있어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렇다면 서커스단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잘나갈 때는 단원만 150명이 넘었습니다. 무용수만 7~8명이고 가수에 10인조 악단까지 있었지요. 지금은 고정단원이 30명이고 계절별로 50~80명씩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원들의 급여도 조금씩 다르지요. 관객들이 많은 봄과 가을에는 아무래도 많이 지급할 수가 있습니다. 손해볼 때도 있고 이익이 좀 날 때도 있지요.” 요즘에도 서커스를 배우고 싶어 하는 지망생이 있느냐고 하자 “대학에서 7년 동안 강의하면서 느낀 것이기도 하지만 연극과 뮤지컬 배우가 되려는 지망생들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역동적인 서커스를 여전히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50년 서커스 인생을 살아온 소감이 간단치 않을 터. 잠시 벽에 걸린 왕년의 포스터를 쳐다보다가 “참 세월 빠르다. 배삼룡, 남철, 남성남, 이봉조 악단 등 서커스단을 거쳐 간 많은 단원들이 새삼 생각난다.”면서 “송해 형님이 지금도 노래자랑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데 저 역시 계속 사회를 보고 있다.”며 웃었다. 서커스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 궁금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트럼펫을 배우고 있었지요. 마침 동춘서커스단 공연을 보게 됐습니다. 까만색 양복에 하얀 머플러를 걸친 사회자가 관객들을 사로잡는 것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커스단을 찾아가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지요. 한 3개월 동안 심부름하면서 지내다가 1년쯤 지났을 때 처음 노래를 불렀어요.” 그러던 얼마 후 사회자가 서커스단에서 나가 버리자 사회 보는 연습을 했다. 당시 사회자는 원맨쇼와 가수, 배우 역할까지 했다. 이때 연극 ‘물레방아 도는 내력’, ‘원한 맺힌 두 남매’, ‘홍도야 울지 말아’ 등에 1인 다역으로 출연했다. “동춘서커스단은 1925년 목포에서 창설됐습니다. 일본 서커스단에서 활동하던 동춘 박동수씨가 독립해 30여명의 조선인으로 출발했지요. 노래, 코미디, 연기 등 예능에 자질 있는 사람들은 전부 서커스단으로 몰릴 정도로 인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박 단장은 계속되는 할아버지의 반대로 1975년 서커스단을 떠나 부산극장에서 선전부장을 지낸 뒤 생필품 도매상을 차려 돈을 벌기 시작했다. 1978년 9월, 인천에서 공연 중인 동춘서커스단 빅탑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동춘서커스단이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박 단장은 얼른 달려가 500만원을 선금으로 주고 인수한 뒤 오늘날까지 동춘서커스단을 이끌고 있다. 그가 요즘 간절히 바라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서커스 전용극장 설립이다. 이어 서커스 아카데미와 박물관을 만들어 후대에 남기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내년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세계서커스 경연대회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세환 단장은… 1944년 경주에서 태어났다. 경주고 1학년 때 동춘서커스단 공연을 처음 보고 감동해 1962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동춘서커스단에 입단했다. 이후 가수와 연극배우, 사회자 등 1인 다역을 했다. 1975년 서커스단에서 잠시 나와 부산극장 선전부장으로 일했고 부산극장 옆에서 생필품 중간도매상을 운영했다. 이때 번 돈으로 1978년 동춘서커스가 매물로 나오자 인수했다. 이후 서커스단 운영은 물론 총감독과 배우, 사회까지 맡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서커스단을 이끌어 오고 있다. 1982년 연세대 사회과학원을 거쳐 서울예술대 등에서 7년간 강의를 했으며 1989년부터 지금까지 한국곡예협회 총회장을 맡고 있다.
  • 당명 바꾼 박근혜 “쇄신작업, 공천개혁으로 화룡점정”

    당명 바꾼 박근혜 “쇄신작업, 공천개혁으로 화룡점정”

    “사랑하는 ‘근혜님’ 생신 축하합니다~” 2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 직전 축하 노래가 나지막이 울려퍼졌다. 이날 회갑을 맞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위한 비대위원들의 깜짝 이벤트로, 이 말고 별다른 축하 행사는 없었다. 대신 박 위원장은 당 쇄신의 골격을 세우는 것으로 생일을 자축했다. 지난달 19일 인적 쇄신의 밑그림인 4·11 총선 공천 기준안 확정, 30일 정책 쇄신의 청사진이 될 정강·정책 개정안 마련, 31일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인선에 이어 이날 당명 개정으로 ‘쇄신 1라운드’를 보름 만에 마무리한 것이다. 당명 개정과 관련, 이날 회의에서 비대위원 대부분은 ‘새누리당’ 채택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조동원 당 홍보기획본부장이 “명운을 걸겠다.”고 설득하고, 박 위원장이 암묵적으로 동의하면서 만장일치 찬성을 이끌어 냈다고 한다. 여기에는 ‘쇄신 2라운드’인 공천 개혁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용의 그림을 그린다고 할 때 쇄신 작업을 용이라고 하면 공천 작업은 마지막 눈을 그려 넣는 화룡점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67세 생일(음력 1월 11일)을 맞은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이재오 의원과 축하난을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앞서 이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계 학살 공천’의 배후로 지목됐고, 박 위원장은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축하난 교환이 공천 과정에서 ‘계파 화합’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공천위는 3일부터 사흘간 공천 신청을 공고하고 6~10일에는 공천 후보자 신청을 받는다. 이러한 절차와는 별개로 공천 물갈이의 전제조건인 ‘용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이·친박 등 계파를 초월한 용퇴 압박이 가해질 전망이다. 이어 대폭 강화된 도덕성 기준에 따라 부적격자를 솎아내고, ‘현역 지역구 의원 25% 공천 배제’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전체 지역구의 20%를 전략공천 지역으로도 선정해야 한다. 비대위가 공천 개혁의 ‘총론’만 제시했을 뿐 정작 의원들의 생사를 결정지을 ‘각론’은 공천위 몫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특히 당의 강세 지역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에, 경합·약세 지역 의원들은 공천 배제 기준인 ‘하위 25%’에 속할 위험성에 각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역 50% 물갈이’를 정설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한 친이계 의원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법을 통한 물갈이를 피할 방법은 없다. 다만 새 인물을 영입할 준비를 했느냐가 문제”라면서 “준비 없는 물갈이는 공천 갈등이나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천위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에 일부 위원이 ‘자질 시비’에 휘말리면서 향후 공천 심사 과정에서 진통도 우려된다. 또 다른 의원은 “공천위원 1~2명이 더 그만두면 그야말로 끝장”이라고 말했다. 장세훈·허백윤기자 shjang@seoul.co.kr
  • 작년 지방9급 사회복지직 점수 살펴보니…

    작년 지방9급 사회복지직 점수 살펴보니…

    지난해 12월 치러진 사회복지직 9급 지방공무원 시험이 ‘반토막 합격선’ 지적을 받고있다. 1일 서울신문이 이 시험을 분석한 결과 경북 청도군 커트라인은 45점으로 나타났다. 과목별 과락(40점)을 간신히 넘은 수준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다른 직렬(합격선 70~80점)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공직 내부에서도 자질 미달자 임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합격점이 40점대로 떨어진 곳은 4개 시·군이다. 청도를 비롯해 전남 광양(47점), 경기 양평(48.5점), 경기 평택(49점) 등도 반 토막 합격선을 기록했다. 일반 직렬 합격선과 비교해 30~40점 낮은 점수다. 청도군 시회복지직 합격선은 지난해 5월 치러진 지방 9급 공채의 이 지역 합격선(일반행정 79점, 사회복지 73점)과 비교해 무려 28~34점 차이가 난다. 4월 실시된 국가직 공채 합격선(일반행정 경북 지역 87점)과의 점수 차는 무려 42점이다. 50점대도 수두룩하다. 충남 아산시(50점) 등 22곳에 이른다. 지난해 지방직 전체 9급 채용 필기시험에서 합격선이 가장 낮았던 곳은 강원 지역(75점)이다. 하지만 이 점수면 이번 사회복지직 시험에서는 상대적으로 합격선이 높았던 서울·부산(각 76점), 광주(77점), 대구(72.5점), 인천·대전(70점) 등 특별·광역시 모집에서도 합격할 수 있다. 오히려 장애인·저소득층 구분모집 직렬의 합격선이 높았다. 합격선이 80점을 넘긴 지역 다섯 곳 가운데 세 곳이 장애인·저소득층 구분모집이다. 경남 창원시의 장애인모집 합격선은 80점, 저소득층모집 합격선은 81점이다. 이는 창원시 일반모집(77점)보다 높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처음 실시된 지방 사회복지직 시험이라 난이도를 낮췄음에도 합격선이 추락하자 정부는 당혹해하면서도 40점 이상이면 법적인 합격 요건을 갖췄다고 해명했다. 지방직 6급 이하 공채에서는 과목당 40점 이상 득점하면 합격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험 실시가 확정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시험 불과 5개월 전에 결정됐다. 정부와 한나라당 당정협의 결과다. 행정안전부가 각 지자체와 협의해 채용 인원을 확정한 것은 시험 시행 2~3개월 전이다. 수험 전문가들은 “공무원 채용은 장기적인 인력충원 계획에 따라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 채용은 당리당략에 따른 선심성 정책을 무리하게 따라간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태룡 상지대 행정학과 교수는“늘어난 복지 수요를 충족시키자는 취지는 좋았지만, 지원 규모를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며 “같은 직급 수험생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수험생은 “85점 받고도 떨어졌는데, 45점으로 합격하다니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가카 빅엿’ 재임용 위기

    ‘가카 빅엿’ 재임용 위기

    대법원 인사위원회는 ‘가카 빅엿’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서기호(42·사법연수원 29기) 서울북부지법 판사에게 법관 재임용을 위한 소명을 하도록 통보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최근 열린 법관인사위원회에서 지난 10년간의 근무평정이 낮은 서 판사를 비롯한 7~8명에게 다음에 열리는 인사위원회에 출석, 소명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서 판사는 자질평가와 근무성적을 기준으로 한 재임용 평가에서 부적합 심사 대상으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인사위는 해마다 2월 정기 인사를 앞두고 10년이 된 판사들의 재임용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법관의 임기는 헌법에 의해 10년으로 정해져 있다. 사법부 사상 재임용에서 탈락한 법관은 3명뿐이다. 서 판사의 소명 여하에 따라 재임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서 판사의 경우 지난해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가카 빅엿’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하는 글을 올림에 따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 판사는 2010년 12월 민사사건을 판결하면서 충분한 설명도 없이 72자짜리의 한 문장으로 된 ‘트워터 판결문’을 작성한 적도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사회변혁 의지 강남좌파가 中民 해당”

    “사회변혁 의지 강남좌파가 中民 해당”

    “그게 바로 ‘중민’이죠. 보수가 늘 한탄하는 게 그거잖아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다는 것.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뭡니까. 중상류에 속해 있지만 하층민에 대해 늘 부채의식을 가지고 그들을 위해 무얼할까 고민하는 거잖아요. 보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다고 한탄하다가, 진보가 진짜 고민하고 행동하면 위선적인 좌파라고 낙인 찍어 버립니다.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대립적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은 바로 보수 그들 자신이에요.” 중민과 ‘강남 좌파’에 대해 묻자 한상진(67) 서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한 교수의 트레이드 마크는 중민(中民)론이다. 중산층 개념이 소득수준을 기초로 귀속감을 묻는 사회통계조사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중민은 거기다 하나 더 추가한다. “자신이 거둔 성공과 발전이 자신만의 노력이나 자질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희생에 근거해 이뤄졌다는 자의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민중을 전면에 내세우되 민중은 아닌 이들이다. 중산층을 정말 계급적인 이해관계에 충실한 보수적인 중산층과 부채의식을 가진 중민층, 두 계층으로 나눈 뒤 중민에게 사회변혁의 힘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중민론을 한 교수가 1987년에 내놨다. 민주화투쟁 와중에 온갖 변혁이론들이 쏟아져 나올 때다. 그때 민중에 의한 변혁 가능성을 부정했다. 이론적으로 마르크스 역사철학에 대해 “어떤 집단도 변혁 주체로서 특권적 지위를 선험적으로 부여받지 못한다.”고 선언했다. 노동계급의 전위성 운운하던 때 이런 이론을 내놨으니 엄청난 비판도 받았다. 하나 현실 사회주의권 붕괴는 중민론에 판정승을 안겼다. 한 교수는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을 만들었다. 2010년 정년퇴임 뒤 본격적 연구를 위해서다. 지난 30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재단 사무실에서 첫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 교수는 중민론을 한 단계 더 격상시킨 ‘제2근대화론’을 들고 나왔다. 그간의 급격한 근대화를 반성해 보자는 차원이다. 반성이긴 하되 근대화를 포기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과는 다르다. 포스트모더니즘이 “비판만 할 뿐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해서”다. 한 교수는 “근대화의 문제점은 실패해서가 아니라 너무 성공적이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한 뒤 “그로 인한 문제 역시 근대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제2근대화의 중심에도 중민이 있다. 세미나에서 나온 발표와 질의, 응답을 문답으로 재구성했다. →1987년 이후 25년이 흘렀다. 1987년 체제의 해체가 요즘 화두다. 백낙청 서울대 교수는 2013체제를 얘기하고 있다. 1987년 중민론을 제창한 입장에서 어떻게 보나. -2013체제라는 얘기가 나오게 된 배경과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동의한다. 그런데 올해 총선과 대선이라는 현실정치적 일정과 맞물려 있다 보니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느낌이 든다. 대신 1960년대 근대화 이후 우리는 어떤 결실을 맺었고, 어떤 상처를 안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는 어떤 단계에 진입해야 하는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더 포괄적이고 큰 문제라고 본다. 제2근대화를 얘기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 제2근대화에서는 박정희와 김대중이 화해해야 한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민론은 시민사회의 합리성을 전제로 한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믿음에 기초한 것 아닌가. 더구나 요즘 아이들은 지나칠 정도로 개인화되고 있는데. -이전 세대와 현재의 디지털 세대를 지나치게 단절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촛불시위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여러 움직임 등이 대표적 현상이다. 우리 아이들은 나름대로 판단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잠재력을 지나치게 과신해서는 안 되겠지만, 지나치게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관건은 그런 요소들을 어떻게 잘 이끌고 나가서 전면에 내걸 수 있느냐다. 그걸 잘 소화해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중민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다른 차원에서 우석훈이 제기한 ‘88만원 세대’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중민들도 결국 기득권 세력화됐다는 게 88만원 세대의 주장 가운데 하나인데. -기득권화됐다고 보지 않는다. 여전히 중민적인 자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다고 본다. 기득권화됐다는 것 역시 세대 간 단절론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다. 몇몇 인물들의 정치적 부침이 아니라 세대의 기층에 깔린 정서 같은 것을 봐야 한다. 이제까지 축적된 자료를 보면 보수적 중산층과 중민층은 50대50 정도의 비율이었는데 지금은 중민층이 압도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지금 세대와 충분히 함께할 수 있다. →어떤 사회현상을 볼 때 대립이나 모순을 지나치게 희석하는 것 아닌가. -나는 거꾸로 말하고 싶다. 계급적 이해관계 때문에 알력이 생겨서 갈등하고 투쟁하겠지만 그 현상적으로, 폭발적으로 터져나오는 것 못지않게 수면 밑에 있는 의식을 봐야 한다. 부채의식, 공동체의식 같은 것이다. 그 부분을 찾아내고 지원해 계급갈등이나 투쟁을 내부에서부터 해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모호성은 있다. 시민들이 변화의 욕구를 자연스레 표출하면, 책임 있게 대응해 성과를 내는 제도정치의 능력도 따라줘야 한다. 그러기에는 아직 제도정치의 역량이 낙후됐다. 그럼에도 중민을 기초로 한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산업 혁신과 일자리 창출/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산업 혁신과 일자리 창출/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경제구조 개편에 따른 새로운 산업정책의 모색’이란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여기에는 로드릭 하버드대 교수, 웨이드 런던 정경대 교수, 사피르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 교수 등 세계적인 산업정책 전문가들이 참석하였다. 세미나 말미의 종합토론에서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혁신 중심의 산업정책과 고용 중심의 산업정책을 놓고 즉흥적인 토론을 벌어졌다. 로드릭 교수는 혁신 중심의 산업정책과 고용 중심의 산업정책은 상충관계에 있고, 양자의 메커니즘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필자는 기억한다. 사피르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고용 확대가 성장 및 소득 증가에 기여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혁신 혹은 성장이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았다. 웨이드 교수는 우리나라의 청년 인력은 우수한 자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고용 중심의 정책이 혁신 중심의 정책에 야기하는 긴장관계가 미국과 영국보다 약한 것으로 보았다. 우선, 산업의 혁신 혹은 성장과 고용 간의 관계를 간단한 항등식을 가지고 생각해 보자. 산업의 고용은 노동생산성(부가가치/고용)의 역수인 노동집약도(고용/부가가치)와 부가가치 생산의 곱으로 표시된다. 산술적으로 본다면, 산업의 고용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산업이 성장하거나 노동집약도가 상승해야 한다.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산업의 혁신을 나타내는 노동생산성과 고용은 역의 관계에 있다. 즉, 노동생산성이 상승하면 고용은 줄어들고, 노동생산성이 하락하면 고용은 늘어난다. 산업이 성장해 가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산업의 혁신과 노동생산성의 상승은 국제경쟁력의 향상과 산업의 외연적 성장을 통해 산업의 고용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들보다 노동생산성과 실질부가가치가 더 빠르게 상승한 가운데 고용 확대가 이뤄진 적이 있다. 2000~2007년 우리나라의 전 산업 실질부가가치 연평균 증가율은 3.9%로 미국 2.4%, 일본 1.0%, 독일 1.2%보다 높았고, 노동생산성의 증가율도 우리나라가 2.4%로 미국 1.8%, 일본 1.3%, 독일의 1.0%보다 높았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전 산업 취업자 수는 동기간 중 연평균 1.5% 증가해 미국 0.6%, 독일 0.2%, 일본의 -0.3%보다 더 빠르게 늘어났다. 향후 산업의 성장과 고용 확대를 위한 전략은 우선 생산성 향상과 고용 간 선순환구조의 정착을 통해 산업구조의 업그레이드와 고용 확대를 가져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의 노동생산성 수준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낮고, 특히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이 취약하다. 2008년 미국의 노동생산성 수준을 100으로 할 때, 우리나라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46.2,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37.1에 불과하다. 제조업은 생산성 향상과 고임금 창출을 통해 서비스업 등 여타 부문에 생산성을 전파하는 역할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 보다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에 대한 기술 혁신과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기업시스템의 구축을 재점검해 보아야 한다. 또한 서비스업에 대해서도 연구 개발(R&D) 확대, 전문인력 양성, 수요 창출 등을 위한 자원 배분 노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둘째,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다 노동집약적인 생산방식을 채택하도록 하는 유인체계를 갖추는 노력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일자리 나누기, 서비스업의 진입규제 완화 등의 노력이 해당된다. 기술 혁신과 투자의 과정에서 좀 더 고용친화적인 생산방식을 기업 스스로 채택하도록 조세·금융상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시스템 구축도 재점검해 보아야 한다. 또한, 노동집약적 산업의 성격을 갖는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적극적 육성은 고용의 확대, 고용률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창업과 중소기업, 부품소재산업의 육성 등을 통해 산업구조 자체를 좀 더 고용친화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혁신 중심의 산업정책과 고용 중심의 산업정책은 상호 배타적인 방식보다는 포괄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조정되도록 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사회후생 증진 노력이 필요하다.
  • 세 남자의 축구가 뜬다

    세 남자의 축구가 뜬다

    한국축구의 운명을 가를 쿠웨이트전(29일)이 4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면 2014 브라질월드컵은커녕 최종예선 무대도 밟지 못한다. 최강희 신임 감독의 러브콜을 기다리는 세 ‘전북맨’을 전지훈련 중인 브라질에서 만났다. 대표팀과의 인연도, 각오도 남다른 이동국(33), 김상식(36), 김정우(30)세 사나이의 얘기를 들어봤다. “무조건 이겨” 닥공본색 동국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는 ‘라이언킹’ 이동국이 믿는 구석은 최 감독이다. 둘의 인연은 각별하다. 성남에서 바닥을 찍은 이동국은 전북에서 최 감독과 3년새 두 차례 통합우승을 합작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부상을 당했을 때도 한결같은 신뢰를 보냈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중심이었다. 중동 쪽의 손짓을 물리치고 전북과 재계약한 것도 최 감독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런 최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앉았다. “분명 대표팀 안 가신다고 했는데….”라고 서운한 척했지만, 사실 은사의 ‘이직’은 그에게도 기회다. 이동국은 “3년 동안 감독님 밑에서 배웠으니까 아무래도 전보다는 편할 것 같다. 감독님이 믿음을 주신 만큼 보답하려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눈을 빛냈다. 강한 확신도 있다. 이동국은 “같은 선수를 가지고 다른 팀을 만들 수 있는 지도자가 최 감독님이다. 분명 다른 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선수의 자질을 최대한 끌어 내는 특별한 ‘매력’이 있단다. “프로에 온 선수라면 어느 정도 실력이 있고, 인정받으며 볼을 찬 선수들이다. 감독님은 압박하지 않으면서 확실히 동기부여를 한다.” 그에게도 어려운 대표팀 상황은 충격이다. “자칫 잘못하면 대한민국 축구가 후퇴하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최종예선도 아닌 3차 예선에서 이러는 건 상상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쿠웨이트전은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경기다. 이기는 경기를 해야겠고, 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5년만이야” 회춘노장 상식최 감독은 “경험 많고 노련한 베테랑을 ‘원포인트릴리프’로 부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식사마’ 김상식을 가리킨 말이었다. 18일쯤 발표될 명단 한 자리를 예약한 셈. 김상식은 전북의 ‘믿을맨’. 최고참의 카리스마와 악착같은 근성, 영리한 플레이까지 ‘닥공’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탄탄한 중심을 잡았다. 나이가 무색하게 체력도 좋아 회춘했다는 말을 듣는다. K리그 챔피언에 오른 최 감독이 숨은 주인공으로 꼽은 터. 그는 독일월드컵을 포함해 A매치 58경기(2골)에 나선 베테랑이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아시안컵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음주파문에 휘말려 자격정지를 받았고 자연스럽게 명단에서 사라졌다. 이번에 소집되면 5년 만의 복귀다. 김상식은 “이 나이에 대표팀에 뽑힌다면 정말 멋진 일이다. 밑져야 본전 아닌가.”라고 웃었다. “태극마크에 큰 미련은 없지만,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상상만 해도 좋다.” ‘깡’도 대단하다. 김상식은 “한국축구의 운명이 걸린 경기라 부담이 크다.”면서도 “긴장되는 경기가 더 재밌다. 그런 경기를 못 해본 선수도 많은데 해본다는 것 자체가 짜릿하다.”고 했다. 최강희호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최근 대표팀에 가는 선수들을 보면 마지못해 끌려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최 감독님이 지휘하시면 분위기가 많이 좋아질 거라고 확신한다.” “자존심 회복” 일개미 뼈정우 김정우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일개미’로 주가를 올렸다. 주전 미드필더로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참 부지런히도 뛰어다녔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축구인들은 입을 모아 김정우를 칭찬했다. 첫 원정 16강 진출의 일등 공신으로 인정받았지만, 조광래 감독 체제에서는 철저히 ‘찬밥’이었다. 2010년 9월 이란전에는 교체 투입됐다가 21분을 뛰고 다시 교체 아웃되는 수모를 당했다.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직후라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그의 축구인생에 교체를 두 번 당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이후 태극마크는 ‘남의 떡’이 됐다. 김정우는 “몸이 워낙 안 좋아서 감독님을 탓할 수가 없었다. 상처받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창피하고 조금 섭섭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이제는 “그 사건 이후에 더 열심히 했다. 차라리 잘된 것 같다.”는 여유까지 부렸다. 그만큼 몸 상태도 올라왔고, 정신적으로도 성장했다. 지난해 상주에서는 골잡이로 변신해 ‘뼈트라이커’란 별명도 얻었다. 리그 23경기에서 15골을 터뜨려 숨겨진 공격 본능을 뽐냈다. 지난 연말에는 연봉 대박을 터뜨리며 전북으로 둥지를 옮겼다. 대표팀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최 감독은 사석에서 “어차피 중앙 미드필더는 김정우-기성용(셀틱) 조합”이라고 했다. 그래서 쿠웨이트전이 중요하다. 실추된 자존심을 곧추세울 절호의 기회. 김정우는 “내가 뛰고 이겼으면 좋겠다. 감독님이 맡으시고 첫 경기인 만큼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글 사진 이투(브라질)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내 아내는 최고 영부인감” 공화당 경선 ‘팔불출 경합’

    “부인이 미래 영부인으로서 어떤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나.” 지난 26일(현지시간) 밤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CNN 사회자 울프 블리처가 불쑥 이런 질문을 던지자 4명의 후보들은 순간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예상 질문’의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보들은 이내 정신을 수습하고 치열한 ‘부인 자랑’에 나섰다. 이들의 ‘팔불출’ 경쟁은 주말 내내 미 여론의 화제가 됐다. ●론 폴 “손주 18명 둔 할머니” 론 폴 하원의원은 76세 최고령 후보답게 “나와 54년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 캐럴은 다섯 아이의 어머니이자 손주 18명의 할머니”라는 말로 기선을 제압했다.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그는 “아내가 ‘론 폴 가족의 요리책’이라는 책을 썼다.”면서 “그것은 나를 돕기 위한 사랑스러운 선거전략”이라고 치켜세웠다. ●롬니 “암 극복한 챔피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부인이 중병을 겪은 사실을 공개하며 ‘뭉클한 칭찬’을 쏟아냈다. 그는 “요리책 저자인 아내는 1997년 유방암과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았지만 그것을 극복한 진정한 챔피언”이라면서 “아내가 영부인이 된다면 투병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깅리치 “세번째 아내 베스트셀러 작가” 롬니의 발언은 다음 차례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을 머쓱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는 암투병 중인 아내와 이혼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깅리치는 굴하지 않고 세 번째 부인 칼리스타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았다. 그는 “아내는 베스트셀러 어린이책 작가이자 여러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등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다.”면서 “그녀와 백악관에서 지내는 상상을 하면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샌토럼 “낙태 반대 운동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아내 캐런은 1996년 출산 직후 숨진 아들에 대한 책을 저술해 ‘낙태 반대’를 전파함으로써 많은 생명을 구한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샌토럼의 세살배기 딸도 ‘에드워즈 신드롬’이라는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들이 공직자 맞나/류찬희 정책뉴스 부장

    [데스크 시각] 이들이 공직자 맞나/류찬희 정책뉴스 부장

    연일 공직자 비리가 터지고 있다. 비리 연루 공직자는 직위 고하가 따로 없다. 비리 내용도 다양하다. 단순 민원인 청탁을 들어주는 것은 그렇다 치자. 뭉칫돈 뇌물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공직자 스스로 앞장서서 비리를 만들어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리 수법도 일반 범죄 이상으로 교묘하고 대담해졌다. 카메룬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둘러싼 CNK인터내셔널 주가조작 사건만 하더라도 공직비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준다. 비리 연루자들이 과연 공직자인가 의심이 들 정도다. 이들은 국가 에너지 확보 업무를 맡았던 촉망받던 공직자들이었다. 그런 만큼 고급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직무상 얻은 정보를 국가나 공익에 사용하지 않고 자기들만의 배를 불리는 데 악용했다. 이들이 저지른 비리는 청탁을 들어주거나 불법행위를 방조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비리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시중의 주가조작 사건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사실과 다른 정보를 확대 재생산해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고통을 줬고, 나아가 국가 기강을 흔든 범죄라는 점에서 일반 주가조작 사건보다 더 악질이다. 비리가 드러난 이후 이들의 처신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난해 터진 비리였지만 해당 공직자들은 믿는 구석이 있었는지, 아니면 혹시나 ‘윗선’이라도 개입돼서였는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국회에서 의혹을 제기하고 자체 감사, 감사원 감사를 거치는 동안 해당 공직자들은 변명조차 없었다. 이들은 일이 터졌을 때 스스로 잘못을 고백하고 물러났어야 마땅하다. 참으로 뻔뻔스럽고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는 공직자들이다. 지방자치단체 공직자들의 비리 또한 도를 넘었다. 사소한 민원 챙기기부터 인사 비리, 인허가 비리 등 자고 나면 비리가 터진다. 비리 백화점을 방불케 할 정도다. 급기야 지자체장들은 분식회계를 하는 대담함까지 보여줬다. 분식회계는 단순 실수(error)가 아닌 부정(fraud)을 담고 있어 회계처리기준 위반행위에 해당한다. 고의적으로 재무제표를 사실과 다르게 표시해 이해관계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행위다. 기업은 물론 국가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준다. 분식회계 기업에 무거운 처벌이 따르는 이유다. 어디 그뿐인가. 터지는 비리마다 공직자들이 끼여 있다. 만연된 교육 비리, 지자체 비리 또한 곪을 대로 곪았다. 대학특별전형 비리 명단에도 어김없이 교사·교육청 직원 등 공직자 이름이 올라왔다. 학교는 특별전형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추천서를 써주는 위치에 있고, 교육청은 이를 감독하는 기관이다. 역시 직위를 이용한 정보를 사리사욕에 악용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공직 비리 증가는 공직자 자질이 부족하고 비리를 근절하는 시스템이 고장났다는 증거다. 비리의 근원은 공직자들의 윤리의식 부족이다. 전문가들은 공직자들이 사명감이 떨어지고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 정책 집행의 투명성·타당성 확보 부족을 꼽는다. 다음은 시스템 문제다. 공직 비리 근절은 1차로 해당 기관장의 몫이다. 감사원과 국회가 통제하고 잘못된 점을 꼬집어 개선토록 하고 있지만 우선 기관장이 책임져야 한다. 지자체의 경우, 비리를 감시하는 지방의회가 있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강제적으로 메스를 가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은 틀이 없어서가 아니다. 장치는 그런대로 촘촘하지만 운용이 허술하다. 온정주의 폐해도 크다. 처벌 수위를 높이고 양성화된 내부 고발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CNK사건, 교육 비리, 지자체 비리 등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이들에게 정년을 보장해 주고 갖가지 특혜를 주는 것에 공분(公憤)하고 있다. 정부는 차제에 효율적인 공직비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CNK사건의 경우 검찰로 넘어갔다. 세간에는 윗선이 따로 있다는 소문도 떠돈다. 국민들은 비록 늦었지만 검찰이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밝히고 엄하게 처벌해 공분을 달래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chani@seoul.co.kr
  • 이정렬 판사 “석궁교수 승소판결 내리려 했다”

    지난 2007년 이른바 ‘석궁테러’ 사건의 원인이 된 김명호(55) 전 성균관대 교수의 복직소송 항소심에서 주심을 맡은 이정렬(43)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당시 합의 과정을 25일 법원 내부게시판에 올렸다. 이 부장판사는 김 전 교수의 손을 들어주기 위해 변론을 재개했는데 의도와 달리 패소 판결이 났다고 밝혔다. 석궁테러는 최근 화제가 된 영화 ‘부러진 화살’의 소재가 된 사건이다. 이 부장판사는 먼저 “결심 후 당시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의정부지법원장을 포함해 만장일치로 김 교수의 승소로 합의가 이뤄졌었다.”면서 “그러나 내가 판결문을 작성하던 중 김 교수의 청구가 ‘1996년 3월 1일자 재임용 거부를 무효로 한다’는 것이라는 점을 발견하고 법정공휴일인 3·1절에 거부처분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변론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장인 박 원장은 김 교수의 승소를 확실히 하기 위해 변론재개를 했는데, 어떤 이득을 얻으려고 자해를 하고 증거를 조작하겠나.”라고 반문한 뒤 “이 사건을 다룬 영화는 영화일 뿐 실제와 혼동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법원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영화를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악성 당사자이고 악성 민원인이라서 신청이나 행위를 무시한 적이 없는지, 그 사람 입장에 서서 왜 이런 행위를 하는지, 사람들이 왜 그 영화에 열광하는지 계속 고민해 봐야 한다.”고 사법부에 자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심판 합의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법원조직법을 어기지 않으려고 그동안 사건에 대해 말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법원 내부에서조차 ‘엉터리 판결을 했다’, ‘외부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메일을 받아 실정법 위반임을 알면서도 합의내용을 공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이로 인한 불이익은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판사는 사건 발생 당시에도 법원 내부게시판에 “김 교수가 재임용 거부 결정이 3·1절에 있었음을 계속 주장하고 교육자적 자질과 관련해 학교 측이 신청한 증인의 불리한 증언에 대해 반대신문을 하지 않아 결국 원고패소 판결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열린세상] 방송통신위원회 이대로 좋은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방송통신위원회 이대로 좋은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쪽의 케이프타운 외곽으로 가면 희망봉이라는 명소가 있다. 희망봉이라는 지명이 생긴 이유는 이 지점이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으로 아시아와 유럽 간의 항해에서 방향 전환점이 되기 때문이다. 즉, 한 대륙에서 출발하여 항해를 하다가 희망봉을 지나면 그때부터는 다른 대륙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고 항해자들이 조금 더 가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기 때문에 희망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런데 희망봉에서는 두 가지 색의 바다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인도양과 대서양이 조우하는데 왼쪽의 인도양과 오른쪽의 대서양의 수온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색깔의 바다를 볼 수 있다. 과거의 항해자들은 서로 다른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희망을 보았지만, 오늘날의 미디어 산업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곳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나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의 등장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방송과 통신은 더 이상 별개의 영역이 아니며 방송·통신 융합은 새로운 기회의 영역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8년에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를 통합하여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를 설립했다. 지난해 3월에는 2기 방통위가 출범하였고, 최시중 방통 위원장은 그대로 연임되었다. 그러나 곧 설립 4주년을 맞게 되는 방통위의 현재 모습은 누가 봐도 매우 참혹하다. 우선 미디어법 통과, 종합편성 채널 출범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매달리는 동안 규제 완화 등 큰 과제를 놓치고 방송·통신 융합산업의 진흥에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상파 재전송 분쟁을 해결하지 못하는 등 시장의 분쟁조정에 도 늦거나 실패했고 디지털 전환 지원, 통신료 인하 등 핵심과제도 지연됐다. 특히 통신분야의 진흥 업무는 시장의 변화 속도에 따라가지 못했고 통신·방송 관련 사후 규제 이슈들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선점하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부 상임위원의 부적절한 행위, 모 국장의 수뢰 그리고 방통위 정책보좌역의 비리 등으로 인해 방통위의 해체와 최 위원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그 결과 방통위는 2011년 정부업무평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꼴찌 등급을 받았다. 방통위가 설립된 이후에 보도된 방통위 관련 기사 중에서 800건을 표본으로 선정하여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방통위의 성과에 대한 언론 보도 역시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었다. 특히 방통위의 조직구조나 운영과 인사문제는 매체의 성향이나 특성과 관계없이 부정적으로 보도되었다. 방통위가 이처럼 무능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것은 합의제 위원회 제도, 타 부처와의 업무중복, 위원회 사무국 기능의 미흡 등 조직적인 탓이 크지만 사실은 정치적으로 임명돼 정파적으로 행동한 방통위 상임위원들의 자질 부족이 더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방통위를 포함한 정보·통신 관련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정부조직 개편은 필요하나 방통위의 문제를 정부조직 개편 등 하드웨어적인 시각에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치적인 고려를 배제한 채 융합의 마인드와 식견을 갖춘 위원들로 방통위를 구성하고 방통위 사무국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이다. 우선 리더십을 상실한 최 위원장은 하루빨리 사임해야 하며, 방통위 2기 후반기는 새 위원들로 다시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실 융합은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너무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이에 반해 방송·통신 융합은 아직 뿌리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통신 융합이 우리에게 희망봉이 될 것인가, 무덤이 될 것인가는 결국 융합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적합한 규제와 정책을 실행하는 방통위의 능력에 상당부분 달려 있다고 하겠다. 방통위가 지금처럼 제구실을 다하지 못한다면 방송·통신 융합의 희망봉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 “입사 지원자여 스펙 말고 SNS를 보여다오”

    “입사 지원자여 스펙 말고 SNS를 보여다오”

    “이력서는 됐고, 트위터 주소를 보내세요.” 최근 미국 뉴욕의 벤처캐피털회사인 유니온스퀘어벤처는 투자 애널리스트를 모집하면서 이런 공고를 냈다. 트위터, 포스퀘어, 징가 등 정보기술(IT) 업체에 주로 투자해온 이 회사는 지원자들에게 이력서 대신 자신의 웹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트위터 계정이나 텀블러(블로그) 주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지원자들은 해당 직종에 대한 자신의 흥미를 드러낸 동영상도 함께 제출해야 했다. 유니온스퀘어벤처의 공동 경영자인 크리스티나 카시오포는 “더 훌륭한 자질을 지닌 후보를 걸러내기 위한 과정”이라면서 “이력서는 지원자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소셜미디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회사인 만큼, 애널리스트뿐 아니라 다른 직종을 뽑는 데도 지원 정보를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온라인 질문지로 지원자를 가리는 회사도 있다. 마케팅 스티커를 제작하는 스티커자이언트닷컴의 창업주 존 피셔 역시 내용 없고 형식적인 이력서에 넌더리가 난 고용주 중 한 명이다. 피셔는 수년 전부터 해당 직종의 자질을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의 온라인 설문으로 지원자를 뽑아 왔다. 그는 “지원자의 자질도, 관심사도 나타내지 못하는 이력서 더미를 받고 나서부터는 온라인 질문지로 사람을 채용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력서는 더 이상 잠재력 있는 직원을 가늠할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최근 이력서는 제쳐두고 링크드인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동영상 파일, 온라인 퀴즈 등으로 구직자의 적격성을 판단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직도 채용 과정의 첫 단계로 이력서를 요구하는 회사가 많지만 일부는 이런 고루한 절차를 생략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실업 시대를 맞아 채용 공고 하나에 지원자가 대거 몰리는 요즘 같은 때는 이력서 제출 단계를 뛰어넘는 게 기업으로서도 ‘쭉정이’ 지원자를 걸러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해 7000명의 신입사원을 모집한 구글은 이력서 200만개를 하나하나 검토하느라 채용 담당자만 수백명을 두는 등 애를 먹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Weekend inside] 최대 22만t ‘메가 유람선’ 시대… 규모 따라가지 못하는 안전

    [Weekend inside] 최대 22만t ‘메가 유람선’ 시대… 규모 따라가지 못하는 안전

    3D 영화관에 미니 골프장까지 갖춘 수십만t급 호화 크루즈가 바다를 누비는 ‘메가 유람선 시대’다. 크루즈 여행은 그동안 은퇴한 중·노년 부부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명 크루즈 업체들이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골프장과 암벽 등반시설, 카지노 등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갖춘 초대형 유람선을 앞다퉈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1척의 유람선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1위 업체 카니발은 2016년까지 10척을 더 늘릴 계획이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크루즈 시장이 매년 성장세를 구가하기 때문이다. 올해 크루즈 산업의 총매출은 302억 달러(약 34조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 1600만명이 크루즈 여행에 나섰다. 2010년(1500만명)보다 8%가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 많은 사람들이 크루즈 관광에 오를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은 업계 2위인 로열캐리비안인터내셔널이 재작년 들여온 ‘바다의 매혹’. 무게는 22만 5000t, 길이는 573m로 축구장의 5배에 이른다. 6360명이 한꺼번에 탈 수 있다. 객실 종류만 20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덩치를 키워 오던 크루즈 업계는 최근 발생한 ‘21세기판 타이타닉 사건’으로 제동이 걸렸다. 지난 16일 이탈리아 해상에서 90도로 맥없이 누워 버린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모습이 ‘바다 위의 호텔’이 사실상 안전 사각지대라는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 미흡한 규제와 안전 불감증이 날것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1912년 타이타닉 침몰 이후 1914년 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을 채택했지만 구속력은 없다. 웬만한 마을 규모를 능가하는 유람선 내에서 수천명이 아귀다툼을 벌였을 뿐 효율적으로 대피할 수 있는 방안은 부재했다. 구명보트, 구명조끼 등 구호장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승객을 안내해야 할 선원의 자질 및 훈련 부족도 도마에 올랐다. 크루즈 승객은 24시간 안에 안전지도를 받도록 돼 있지만 사고 선박의 한 탑승객은 “어떤 훈련도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정해진 항로 변경 등 선장의 재량권을 어느 정도로 제한해야 할지도 과제다. 크루즈업 컨설턴트인 피터 와일드는 “항공기 파일럿이 항공관제사의 지시를 받는 것과 달리 선장은 전권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 과부하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다. 엔진을 움직이는 발전기나 화재 진화에 필요한 소방펌프 등 주요 시설의 백업 시스템도 취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크루즈 내 범죄나 환경오염, 보건문제 등도 수사 당국이나 규제기관의 감시망을 비껴 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사고 선박에서는 500만 갤런의 석유가 바다로 흘러나와 해양 오염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해 카니발이 운영하는 크루즈에서만 12건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유람선의 안전을 강화하려는 입법화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하원 교통·기반시설위원회는 유람선 안전에 관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2010년 ‘크루즈 선박의 보안 및 안전법’을 발의했던 도리스 마쓰이(민주당·캘리포니아주) 미 하원의원은 “이번 비극으로 크루즈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히틀러와 입학시험/김다은 추계예술대 교수·소설가

    [열린세상] 히틀러와 입학시험/김다은 추계예술대 교수·소설가

    한 청년이 화가의 꿈을 안고 오스트리아 빈으로 흘러들었다. 1907년 가을, 빈 조형예술아카데미 소속 일반화가 학교에 입학시험을 치르게 된 18세의 그 청년은 아돌프 히틀러였다. 그는 ‘낙원으로부터의 추방’ 등 실기시험에는 합격했으나, 2차 면접에서 실패하고 만다. 풍경화나 건축화에는 뛰어났지만, 초상화에는 소질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의 얼굴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은 화가가 될 자질이 없다고 면접관들이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최근 동유럽 여행 때, 오스트리아와 폴란드의 서로 다른 현지 가이드들이 히틀러에 대해 들려준 공통된 내용이다. 히틀러는 입학시험에 불합격하고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았고, 3류 화가 노릇을 하면서 빈에서 외로움과 배고픔을 견디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군대에 가야 하는 나이가 되었고 이를 거부하다 군사재판에 출두하게 된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때는 독일 군대에 자원입대를 하는데, 이것이 파시스트 히틀러 행로의 시작이었다. 만약 히틀러가 예술아카데미 입학시험에 합격했다면? 나치당의 운명과 독일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독일의 오스트리아 합병, 체코 및 폴란드 침공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발발, 프랑스 점령, 덴마크 장악, 러시아 진격과 패배 등 전 세계가 전쟁과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휩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大) 독일의 야망 아래 자행된 유대인 대량 학살도 없었을 것이다. 역사의 연쇄적 영향에 의해 우리는 전혀 다른 21세기를 맞고 있을 것이다. 히틀러가 화가가 되었다면 예술의 지형도도 달라졌을 것이다. 당시 오스트리아 제체션(분리파)의 중심에 있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영향과 에곤 실레 등과의 교우관계를 통해 히틀러는 표현주의 화가로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랬다면 여행객들은 폴란드의 오슈비엥침 수용소(‘아우슈비츠’라는 표현은 독일이 폴란드를 점령하고 난 후 독일식 발음으로 바꾼 것이다)가 아니라 히틀러 미술관으로 즐거운 발길을 옮기게 됐을지도 모른다. 화가 히틀러의 인생살이와 예술을 다룬 책이나 영화 ‘페인터’가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 독일에 대한 저항으로 오스트리아인들 사이에 애창되던 에델바이스를 트랩 대령의 입을 통해 부르게 했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히틀러가 세계적인 화가가 될 수도 있었고 그래서 역사가 다른 길로 흐를 수도 있었으리라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요즘 각 대학들에서 입학시험이 진행되고 있어서이다. 얼굴을 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히틀러를 예술 밖으로 내친 면접관들이 실수를 한 것인지, 히틀러에게 진정한 예술혼이 없음을 알아챈 그들의 선견지명을 놀라워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히틀러가 입학시험에 불합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초상화 때문이라는 근거는 확인하지 못했다. 단지 풍경화 속에 건축물과 배경만 있을 뿐 사람이 그려지지 않아서 “면접관들은 회화과 대신 건축과 입학을 추천했는데, 고등학교 졸업장이 필수인 과정을 당시 히틀러는 중학교를 중퇴했기에 낙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니, 초상화는 현지인들의 입으로만 전해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오슈비엥침 수용소 관람 후, 가이드는 버스 안에서 폴란드의 유명한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프 스필만의 이야기를 다룬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를 틀어주었다. 유대인 피아니스트는 독일 장교와 오이지 통조림 앞에서 절체절명의 연주를 하게 되는데, 그 곡이 쇼팽의 발라드 1번이었다. 영화가 끝난 후 폴란드 현지 한국인 가이드에게 낯선 나라에 정착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대학입학시험 때 자신이 획득한 점수가 한국외국어대 폴란드어과를 선택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대학입학시험이 한 개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지형도를 바꾼다는 것을 히틀러뿐만 아니라 평범한 가이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입시철이다. 인간과 세계의 미래를 향한 지극히 중대한 기획이 진행되고 있다. 눈에 보이게, 보이지 않게 수많은 선택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그 선택의 결과들을 가까운, 혹은 먼 미래에 보게 될 것이다.
  • [사설] 사법부는 법관문화 자정노력 더 기울여라

    양승태 대법원장이 줄곧 하는 말이 있다. “국민의 신뢰가 사법부 존립의 기초다. 법원이 국민으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얻기 위해 국민에게 사법절차를 알리고 이해시켜야 한다.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백번 맞는 말이다. 국민이 공정성을 의심한다면 사법부는 정말 설 자리가 없어진다. 문제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높아지고 있는데 사법부가 국민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엊그제 발표한 ‘2011년 법관 평가’ 결과는 사법부의 현 주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법부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공정성, 품위·친절성, 직무능력 등을 잣대로 변호사들이 우수 법관, 나쁜 법관을 추려냈는데 상위 평가를 받은 판사와 하위 평가를 받은 판사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상위 평가자는 원고든 피고든, 가해자든 피해자든 상대를 배려하고 인권을 존중했다고 한다. 반면 하위 평가자는 듣기보다는 자신의 생각만을 훈계하고, 변호사 등 대리인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한다. 반말, 비속어 등 거칠고 자극적인 표현과 고압적인 언행으로 법관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린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서울변호사회의 법관 평가가 올해로 네번째인데, 종전보다 수준 낮은 판사들이 많이 줄었고 사법부도 변호사들의 지적을 경청하는 등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으로부터 신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법관문화 자정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법조계에서는 우수 법관, 나쁜 법관이 결국 개인적인 인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사법부는 성적 등 외부적인 조건에만 얽매이지 말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법조인을 선발하는 한편 설득과 배려, 소통 등 개인의 자질 향상을 위한 인성교육에 좀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신디 크로포드 ‘판박이’ 10살딸 모델 데뷔

    신디 크로포드 ‘판박이’ 10살딸 모델 데뷔

    ”그 어머니에 그 딸이네~” 세계적인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드(45)의 딸 카이아(10)가 광고 화보 모델로 데뷔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직 10살에 불과한 카이아는 최근 영 베르사체 화보 촬영에 나서 엄마 못지 않은 자신감 넘치는 포즈와 성숙한 외모로 눈길을 모았다. 딸의 화보 촬영 전과정을 지켜본 엄마 크로포드는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으며 딸이 자랑스럽다.”며 흡족해 했다. 이어 “카이아가 첫번째 영 베르사체 모델로 선택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전율이 느껴졌다.” 고 덧붙였다. 베르사체 수석 디자이너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카이아가 모델로서의 자질을 엄마로부터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다.” 면서 “카메라 속 그녀는 정말 사랑스럽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의대생 선발때 인성·적성 등 반영할 것”

    “의대생 선발때 인성·적성 등 반영할 것”

    “학생들의 수학능력은 뛰어나다. 중요한 것은 의료인으로서의 자질이다. 졸업 조건으로 실질적인 봉사활동을 1회 이상 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쏟겠다.” 17일 서울대 의과대학 학장에 취임한 강대희(50) 교수는 “향후 학생 선발과정에 인성 및 적성평가를 반영하는 등 자질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학장은 취임식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의대에서 가르치는 것 못지않게 어떤 품성을 함양하게 하는가도 중요한 문제”라면서 “신입생을 선발할 때는 성장 과정에서 질병과 치료, 사회현상 등에 대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대학 본부와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차원의 대북 지원 문제와 관련, “통일에 대비해 학내에 ‘통일의료센터’를 설치, 북한의 의료실태와 학술교류, 정책방안 등에 대해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수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창의적 인재교육 강화 ▲기초의학을 기반으로 한 세계적 연구 중심 의과대학으로의 도약 ▲‘베푸는 의료’ 차원에서 ‘이종욱-서울프로젝트’ 강화 등을 중점 사업으로 제시했다. 강 학장은 취임식에서 “인문학적 소양과 질병에 대한 전인적 이해를 높이고,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인성을 갖춘 의학도를 양성하도록 하겠다.”면서 현재의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심층적이고 폭넓은 점검을 통해 본격적인 개편작업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어 “기초의학 중흥을 이끌기 위한 기반연구 강화는 물론 임상의학뿐 아니라 생명과학, 인문학, 공학 등과도 전향적으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예방의학 전문가인 강 학장은 서울대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서울대의대 연구부학장·연구부처장·대외정책실장·국가과학기술위원 등을 지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의료원장 공백 사태… 의료차질 우려

    서울의료원이 보름 넘게 원장 공백 사태를 빚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말 원장을 내정했으나 석연찮은 이유로 임명을 미루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원장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의무부원장과 비상임 이사 등의 임원공개모집은 진행 중이다. ‘내정자 교체설’이 나도는 이유다. 서울의료원은 서울시가 저렴한 진료비로 취약계층에게 의료혜택을 주는 서울지역 공공의료의 보루이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29일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신천연합병원 김경일 전 원장을 신임 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재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는 이유로 보름이 지나도록 임명을 미루고 있다. 의료원 의무부원장과 행정부원장 모두 지난해 말 유병욱 전 원장과 비슷한 시기에 임기를 마치거나 다른 기관으로 옮겨 기획조정실장이 대신 원장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김 내정자와 같은 날 내정된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이미 지난 10일 취임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지난해 이미 결정이 났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처리해야 할 사업들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산하병원인 동부병원과 북부병원 임원 인사도 의료원장 임명이 늦춰지면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인사 논란의 발단은 시에서 조직한 서울의료원 임원추천위원회의 일부 위원이 돌연 “김 내정자를 임명하기 전 재검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문제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내정자의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 산하기관장 내정에 앞서 도덕성·자질 등을 미리 검증하는 것이 원칙이어서 다시 검증 절차를 밟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시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어 의문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검증 사항은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최종 결정 권한이 있는 시장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는 아무런 공식적인 언급 없이 지난 13일부터 의무부원장과 비상임이사 등의 임원 공개모집에 나섰다. 임원 임명은 의료원장의 권한이지만 황당하게도 공석인 상태에서 임원 공모부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내정자를 제3의 인물로 교체하려 한다.”는 소문이 나오는 등 의료원을 둘러싼 억측이 심화되고 있다. 신천연합병원 관계자는 “(김 내정자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아 우리도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 내정자는 신천연합병원 원장으로 옮기기 전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에서 근무해 공공의료 분야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인도 같은 서울대 의대 출신인 문정주 국립중앙의료원 공공의료팀장으로, 취약계층 진료는 물론 공공의료 정책에도 조예가 깊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글로벌 시대] 정치에 행복을 묻다/장홍 프랑스 알자스 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정치에 행복을 묻다/장홍 프랑스 알자스 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올 한해는 정치의 해가 될 것 같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정치권이 요동친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친서민, 복지 그리고 개혁을 주요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다. 뭔가 부족한 듯하다. 여기에 국민 행복권을 첨가하면 어떨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자살률과 이혼율은 앞에서 일등이고, 출산율은 끝에서 일등인 그리 달갑지 않은 나라가 바로 현재 우리들의 모습이다. 이런 결과를 유발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현실에 대한 총체적 행복 불감증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커지는 불안감이다. 그리고 지나친 경쟁도 이런 불안한 심리적 상태에서 비롯된다. 어떤 사회든 경쟁은 있다. 선의의 경쟁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다. 그러나 수단과 목적이 혼돈된 과다한 경쟁은 개인을 피폐시키고 그 개인들이 모여 이룬 사회를 피폐시킬 수밖에 없다. 특히 그 경쟁이 이뤄지는 틀이 공정한 룰에 의해 운영되지 않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모두가 경쟁의 대상이 되면 인간 관계는 사막처럼 삭막해진다. 경쟁만 앞세우고 화합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회는 더 이상 인간 사회가 아니라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정글이다. 일본의 한 교육학자가 이스라엘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를 들려주면서 거북이의 성실성에 대해 열을 올렸단다. 한 학생이 당돌하게 질문을 했다. 잠자는 토끼를 깨우지 않고 그냥 지나친 거북이는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아서, 거북이의 승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 사회에는 여러 변칙, 반칙, 꼼수 등에 희생되어 뜀박질에 뛰어난 자질을 지닌 토끼들이 그렇지 못한 거북이들에게 밀려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 사회 내에 팽배한 경쟁의식은 다른 한편으로 사회제도, 특히 복지제도의 미흡함에도 기인한다. 출산·보육·교육·의료·노후 등 거의 모든 인생을 개인이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면, 이런 열악한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공정한 경쟁의 룰이 성립하기 어려운 토양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인생의 여정에서 어느 한순간이라도 숨을 고를 여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야 하는 삶이 과연 행복할 수 있겠는가. 이런 사회에서 개인의 행복을 꿈꾼다는 것은 그야말로 꿈일 뿐이다. 어떻게 해야 우리는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경쟁은 직선의 논리다. 그러나 행복은 곡선이다. 효율과 성과만 따지는 것이 직선이라면, 여러 다른 가치가 존중되며 심지어 패배마저도 너그러이 용납되는 사회는 곡선이다. 나만의 승리나 행복이 아니라 너의 그것들도 동시에 존중되는 사회는 곡선이다. 경제적 부나 학벌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는 직선이다. 그러나 개인의 다양한 개성과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는 탄력적인 구조를 가진 사회는 곡선이다. 따라서 행복은 직선의 논리에서 벗어나 곡선의 논리로 전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앞만 보고 달려가지 말고 옆과 이웃도 같이 살피면서 가야 한다. 나는 너의 존재를 통해서만 진정한 의미를 얻게 된다는 깨달음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면 세상은 달리 보일 것이고, 세상이 달리 보이기 시작하면 개인도 바뀌고 세상도 변할 것이 분명하다. 이제 정치도 먹고사는 문제에서 벗어나 국민 행복이란 화두로 옮겨가야 한다. 물론 경제를 떠난 정치는 없다. 다만 지나치게 경제 의존적인 정치, 즉 정치가 경제의 하수인을 자처해서는 안 된다. 국가의 정책이 경제 논리에 편중될 때 국가는 물론 정치도 존재 이유를 상실하게 된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자랑하는 국가에서 언제까지 경쟁과 경제발전만을 논할 것인가. 그리고 그와 같은 획일화된 논리에 사로잡혀 대다수 국민들의 현재의 행복을 담보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에게 행복권을 되찾아 주는 것이 진정한 정치의 이념이자 목표가 되어야 한다. 2012년, 정치의 해에 이런 기대가 또다시 실망으로 끝나지 않도록 유권자인 우리 모두의 각별한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정치에 행복을 따져 물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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