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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SNS 가이드라인 반대”

    대법원이 판사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방침에 대해 한 판사가 “통제 지침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서기호(41·사법연수원 29기)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30일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올린 ‘대법원 윤리위 결정을 접하고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가이드라인 제정과 관련해) 대법원은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상부기관으로, 단순 권고가 아닌 통제 지침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며 대법원 주도의 가이드라인 제정을 반대했다. 이어 대안으로 판사들이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논의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것을 제안했다. 서 판사는 또 “윤리위의 권고사항은 페이스북 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유감”이라면서 “표현의 자유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보다 더 본질적이므로 윤리적 잣대로 제한하는 것으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사도 인간이다.”라면서 “판사들도 직무와 관련 없는 1인 미디어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최은배(45·연수원 22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판 글을 올려 논란이 일자 29일 공직자윤리위원회를 열어 법관들에게 “SNS를 분별력 있고 신중하게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은 논평을 통해 “법관이 아니더라도 SNS의 표현과 내용이 사회적 문제가 된다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법관이 정치적 문제에 개입했다면 책임이 가중된다.”면서 “대법원 윤리위의 권고에 반발하는 법관들은 법조계 안팎의 우려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일본통신] 2011 日프로야구 골든글러브상 수상자

    [일본통신] 2011 日프로야구 골든글러브상 수상자

    2011년 일본프로야구 골든글러브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24일 일본야구기구(NPB)가 발표한 올 시즌 각 포지션 최고의 수비수들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수비를 잘한다는 선수들이 대부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다소 예상을 깬 수상자도 있었는데 센트럴리그 투수 부문을 수상한 아사오 타쿠야(주니치)다. 그동안의 전례를 감안하면 투수 같은 경우는 선발투수들이 이 상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불펜투수 아사오의 수상은 다소 뜻밖의 일이다. <센트럴리그> * 투수 아사오 타쿠야(주니치)- 첫 수상, 79경기 출전 7승 2패 45홀드, 평균자책점 0.41 * 포수 타니시게 모토노부(주니치)- 개인 통산 5번째 수상, 타율 .256 홈런6개, 31타점 * 1루수 쿠리하라 켄타(히로시마)- 개인 통산 3번째 수상, 타율 .293 홈런17개, 87타점 * 2루수 히라노 케이치(한신)- 개인 통산 2번째 수상, 타율 .295 홈런1개, 29타점 * 3루수 미야모토 신야(야쿠르트)- 개인 통산 9번째 수상, 타율 .302 홈런2개, 35타점 * 유격수 토리타니 타카시(한신)- 첫 수상, 타율 .300 홈런5개, 51타점 * 외야수 쵸노 히사요시(요미우리)- 첫 수상, 타율 .316(리그 1위) 홈런17개, 69타점 *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 개인 통산 6번째 수상, 타율 .292 홈런4개, 44타점 * 외야수 오시마 요헤이(주니치)- 첫 수상, 타율 .251 홈런3개, 35타점 <퍼시픽리그> * 투수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첫 수상, 27경기 출전 19승 5패(리그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27(1위) * 포수 호소카와 토오루(소프트뱅크)- 통산 2번째 수상, 타율 .201 홈런1개, 20타점 * 1루수 코쿠보 히로키(소프트뱅크)- 통산 3번째 수상, 타율 .269 홈런10개, 48타점 * 2루수 혼다 유이치(소프트뱅크)- 첫 수상, 타율 .305 도루 60개(리그 1위) 43타점 * 3루수 마츠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 첫 수상, 타율 .282 홈런25개, 83타점 * 유격수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 통산 2번째 수상, 타율 .297 홈런16개, 100타점 * 외야수 오카다 요시후미(지바 롯데)- 첫 수상, 타율 .267 홈런0개, 35타점 * 외야수 이토이 요시오(니혼햄)- 통산 3번째 수상, 타율 .319 홈런11개, 54타점 * 외야수 사카구치 토모타카(오릭스)- 통산 4번째 수상, 타율 .297 홈런3개, 45타점 일본프로야구의 골든글러브상은 타격보다는 수비를 우선시 한다. 하지만 수비는 눈으로 평가하는 한계점이 있고 수치로 확인할수 있는게 공격보다 미흡하기에 다소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비슷한 공격 수치면 공격력이 앞선 선수가 수상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올 시즌 같은 경우는 야쿠르트의 미야모토가 개인 통산 9번의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만 40세 11개월만에 수상한 미야모토의 골든글러브는 1980년 오 사다하루(현 소프트뱅크 회장)의 40세 5개월보다 늦어 이 부문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아오키는 현역선수들 가운데 6년연속 수상을 기록해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자중 연속년도 수상자로서는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센트럴리그 투수부문 수상자인 아사오는 올해 주니치가 리그 우승을 차지한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했고 무려 79경기나 마운드에 오를정도로 선발투수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가장 뜻밖의 수상자는 퍼시픽리그 1루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베테랑 코쿠보다. 올해 코쿠보는 크고 작은 부상으로 98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당연히 규정타석(447타석)에도 들지 못했다. 올해 코쿠보의 타석은 372타석이다. 하지만 올해 퍼시픽리그의 1루수는 나머지 5개팀 모두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준 야수가 거의 없었기에 어쩌면 코쿠보의 수상은 상당히 운이 따른 결과라고도 볼수 있다. 코쿠보는 과거(1995년) 2루수 부문에서 이 상을 수상했던 적이 있다. 또한 퍼시픽리그 포수 부문 수상자인 호소카와는 올해 세이부에서 이적해 온 첫 시즌, 그리고 3년만에 이 부문 수상자가 됐다. 호소와카는 세이부 시절인 지난 2008년 수상 이후 2년동안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엔 과거의 환상적인 ‘인사이드워크’ 능력을 보여주며 팀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다 해냈다. 일본 제1의 수비형 포수의 명성을 재확인한 셈이다. 퍼시픽리그 투수 부문 수상자인 타나카는 올해 투수가 차지할수 있는 상이란 상은 거의 모두 휩쓸었다. 다승왕을 비롯해 정규시즌 6개 부문 1위, 그리고 개인 첫 사와무라 에이지상과 골든글러브까지 싹쓸이했다. 투구 후 제 5의 내야수가 돼야 한다는 투수의 수비력에 있어 특히 타나카는 올 시즌 일취월장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지바 롯데의 오카다는 올 시즌 359번의 수비 기회에서 무실책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신기록과 더불어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오카다는 지바 롯데가 육성군에서 키운 선수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한편 올해 골든글러브는 일본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소프트뱅크가 총 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고, 센트럴리그 꼴찌를 기록한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는 단 한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하며 대조를 이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박원순 시장 집무실 디자인한 헌책방 주인 윤성근씨

    박원순 시장 집무실 디자인한 헌책방 주인 윤성근씨

    ‘심야식당’이라는 일본드라마가 있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작은 식당을 배경으로 주인과 다양한 손님들과의 교류가 이야기의 뼈대를 이룬다. 매개체는 음식이다. 소박하면서도 정성이 담긴…. 책이 음식을 대신하면 안 되는 걸까? 안 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너무 잘 어울린다. 단, 반질반질한 새책이 아니라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헌책이라야 한다. 각자의 일과를 마친 사람들이 으슥한 밤에 책방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리고 저마다 사연이 담긴 책을 찾는다. 이름하여 ‘심야책방’이다. 이곳에서 책은 소통의 도구가 된다. ●조용한 것 좋아하는 사람 위한 ‘동네 사랑방’ 그런 곳이 실제로 있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는 매달 둘째, 넷째 금요일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책방 문을 열어 둔다. 상상만 해도 궁금증이 솟구치는 이 범상치 않은 책방의 주인장은 윤성근(36)씨. 얼마 전 인터넷 취임식을 통해 공개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집무실(아래 사진)을 디자인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근 ‘심야책방’(이매진 펴냄)이라는 제목으로 단행본을 낸 윤씨를 만났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89-2. 너무나 평범한 이 건물의 지하 1층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있다.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후미진 곳에 왜 책방을 냈는지가 궁금하다. 간판도 없이 안내문 한장 달랑 붙어 있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갈 만한 데가 없잖아요. 특히 예민한 시기인 청소년들이 조용하게 책을 보고 사색할 공간이 없어요. 도심에는 불가능하지만 주택가에서는 이런 공간이 가능하지요.” 그가 좋아하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책방 이름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이곳에는 약 30평의 공간에 중고서적 5000여권이 빼곡하다. 북카페처럼 한가운데에는 테이블을, 그 뒤에는 소파를 두어 편히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게 했다. 방해받고 싶지 않다면 책장 뒤편 구석의 책상을 이용하면 된다. 한쪽에는 조그만 무대와 프로젝터가 설치돼 있다. 심야책방이 열릴 때면 그곳에서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하고 매달 마지막 금요일 저녁에는 동네에 사는 영화전공 대학원생의 안내로 고전영화 감상회가 열린다. 이곳에서는 못할 게 없다. 동네 골목 살리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그의 표현대로 하자면 이 책방은 ‘동네 사랑방’이다. ●“대형서점에 쌓인 새 책들은 공산품같아” 그렇다면 왜 헌책일까. “대형서점에 산더미처럼 쌓인 책은 왠지 공산품 같아요. 반면 손때가 묻은 헌책은 그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교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통해 ‘가치의 재생산’이 이뤄지는 거죠.” 그가 말하는 헌책방의 매력은 여러가지다. “일반 서점은 원하는 책만 팔 수 없는 반면 헌책방은 주인이 좋아하는 책을 컬렉션하고 고객들에게 추천할 수 있어요. 내가 읽은 책만 취급한다는 영업철칙을 지킬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정을 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어서 훨씬 진지하죠. 책이 사람을 만나고,사람이 책을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입니다.” ●朴시장 삐딱책장 양극화된 사회·조화 바람 담아 그가 책방을 통해 맺은 인연 중에 박원순 시장도 포함된다. 박 시장은 동네골목 살리기와 마을 공동체에 관심이 많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절 주소를 들고 묻고 물어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찾아왔다고 한다. 윤 대표는 “사랑방 같은 이곳의 분위기가 좋았는지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집무실 책 정리를 의뢰받은 데 이어 이번에 서울시장 집무실까지 디자인하게 됐다.”면서 “삐딱하게 서 있는 두개의 책장을 책이 이어주는 것처럼 양극화된 이 사회도 책을 소통의 도구로 삼아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 ‘심야책방’에는 그가 모은 책과 그렇게 만난 사람들의 얘기를 담았다. 도스토옙스키 전집(열린책들) 중 초판보다 2002년에 나온 2판이 더 가치있는 이유, 살수도 팔 수도 없는 이오덕과 권정생의 서간집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한길사, 2003년), 한하운의 시집 ‘보리피리’에 얽힌 사연, 수집가들이 열광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빨간책시리즈(해문출판사),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 손님이 찾았던 구라다 하쿠조의 ‘사랑과 인식의 출발’(창원사, 1963년), 행방불명된 친구를 그리워하며 찾아 달라던 장용학의 ‘원형의 전설’(사상계사, 1962년) 등. 소개된 책 중 그가 특히 좋아하는 책은 존 케네디 툴의 퓰리처상 수상작 ‘저능아들의 동맹’(범욱, 1981년)이다. 남들이 보기에 저능아에 비정상인 주인공. 모두들 그를 쓸모없다고 여기지만 그로 인해 결국 사람들은 좋은 변화를 맞게 된다는 내용이다. 어린 시절부터 ‘활자중독’이었다는 그는 “책에서 길을 찾고, 지혜를 구하고, 사람을 만났다.”고 했다. 책이 삶 자체인 그가 가는 길, 그가 하는 일과 비슷해 보였다. “우리 사회는 모두들 대세를 따라가도록 강요하고 있어요.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에서 멋진 일을 하는 것이 대세이다 보니 아이들은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죽도록 공부해야 하거든요. 비정상이고 비주류여도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각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제는 소개된 책들의 대부분이 이미 절판됐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점. 그는 “읽고 싶은 책을 애써서 찾아 읽으면 의미가 다르다.”면서 “경험에 의하면 정말 읽고 싶은 책은 언젠가는 구해지더라.”고 귀띔했다.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인터뷰 동영상은 인터넷 서울신문 (www.seoul.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 박원순 서울시장 집무실을 헌책방으로 만들어준 그 사람

    박원순 서울시장 집무실을 헌책방으로 만들어준 그 사람

    ‘심야식당’이라는 일본드라마가 있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작은 식당을 배경으로 주인과 다양한 손님들과의 교류가 이야기의 뼈대를 이룬다. 매개체는 음식이다. 소박하면서도 정성이 담긴…. 책이 음식을 대신하면 안 되는 걸까? 안 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너무 잘 어울린다. 단, 반질반질한 새책이 아니라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헌책이라야 한다. 각자의 일과를 마친 사람들이 으슥한 밤에 책방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리고 저마다 사연이 담긴 책을 찾는다. 이름하여 ‘심야책방’이다. 이곳에서 책은 소통의 도구가 된다. 그런 곳이 실제로 있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에서는 매달 둘째, 넷째 금요일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책방 문을 열어 둔다. 상상만 해도 궁금증이 솟구치는 이 범상치 않은 책방의 주인장은 윤성근(36)씨. 얼마 전 인터넷 취임식을 통해 공개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집무실을 디자인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근 ‘심야책방’(이매진 펴냄)이라는 제목으로 단행본을 낸 윤씨를 만났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 89-2. 너무나 평범한 이 건물의 지하 1층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 있다.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후미진 곳에 왜 책방을 냈는지가 궁금하다. 간판도 없이 안내문 한장 달랑 붙어 있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갈 만한 데가 없잖아요. 특히 예민한 시기인 청소년들이 조용하게 책을 보고 사색할 공간이 없어요. 도심에는 불가능하지만 주택가에서는 이런 공간이 가능하지요.” 그가 좋아하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책방 이름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이곳에는 약 30평의 공간에 중고서적 5000여권이 빼곡하다. 북카페처럼 한가운데에는 테이블을, 그 뒤에는 소파를 두어 편히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게 했다. 방해받고 싶지 않다면 책장 뒤편 구석의 책상을 이용하면 된다. 한쪽에는 조그만 무대와 프로젝터가 설치돼 있다. 심야책방이 열릴 때면 그곳에서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하고 매달 마지막 금요일 저녁에는 동네에 사는 영화전공 대학원생의 안내로 고전영화 감상회가 열린다. 이곳에서는 못할 게 없다. 동네 골목 살리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그의 표현대로 하자면 이 책방은 ‘동네 사랑방’이다. 그렇다면 왜 헌책일까. “대형서점에 산더미처럼 쌓인 책은 왠지 공산품 같아요. 반면 손때가 묻은 헌책은 그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교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책을 통해 ‘가치의 재생산’이 이뤄지는 거죠.” 그가 말하는 헌책방의 매력은 여러가지다. “일반 서점은 원하는 책만 팔 수 없는 반면 헌책방은 주인이 좋아하는 책을 컬렉션하고 고객들에게 추천할 수 있어요. 내가 읽은 책만 취급한다는 영업철칙을 지킬 수도 있고요. 그리고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작정을 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어서 훨씬 진지하죠. 책이 사람을 만나고,사람이 책을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입니다.” 그가 책방을 통해 맺은 인연 중에 박원순 시장도 포함된다. 박 시장은 동네골목 살리기와 마을 공동체에 관심이 많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시절 주소를 들고 묻고 물어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찾아왔다고 한다. 윤 대표는 “사랑방 같은 이곳의 분위기가 좋았는지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집무실 책 정리를 의뢰받은 데 이어 이번에 서울시장 집무실까지 디자인하게 됐다.”면서 “삐딱하게 서 있는 두개의 책장을 책이 이어주는 것처럼 양극화된 이 사회도 책을 소통의 도구로 삼아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 ‘심야책방’에는 그가 모은 책과 그렇게 만난 사람들의 얘기를 담았다. 도스토옙스키 전집(열린책들) 중 초판보다 2002년에 나온 2판이 더 가치있는 이유, 살수도 팔 수도 없는 이오덕와 권정생의 서간집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한길사, 2003년), 한하운의 시집 ‘보리피리’에 얽힌 사연, 수집가들이 열광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빨간책시리즈(해문출판사),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 손님이 찾았던 구라다 하쿠조의 ‘사랑과 인식의 출발’(창원사, 1963년) 등. 소개된 책 중 그가 특히 좋아하는 책은 존 케니디 툴의 퓰리처상 수상작 ‘저능아들의 동맹’(범욱, 1981년)이다. 남들이 보기에 저능아에 비정상인 주인공. 모두들 그를 쓸모없다고 여기지만 그로 인해 결국 사람들은 좋은 변화를 맞게 된다는 내용이다. 어린 시절부터 ‘활자중독’이었다는 그는 “책에서 길을 찾고, 지혜를 구하고, 사람을 만났다.”고 했다. 책이 삶 자체인 그가 가는 길, 그가 하는 일과 비슷해 보였다. “우리 사회는 모두들 대세를 따라가도록 강요하고 있어요.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에서 멋진 일을 하는 것이 대세이다 보니 아이들은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죽도록 공부해야 하거든요. 비정상이고 비주류여도 자기만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각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제는 소개된 책들의 대부분이 이미 절판됐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점. 그는 “읽고 싶은 책을 애써서 찾아 읽으면 의미가 다르다.”면서 “경험에 의하면 정말 읽고 싶은 책은 언젠가는 구해지더라.”고 귀띔했다.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 ‘사범대 부속학교 소유권’ 서울대 품으로

    서울대 사범대 부속학교의 소유권을 내년 1월 법인화 이후에도 서울대가 가질 전망이다. 서울대 사범대는 부속 초등학교(종로구 동숭동), 여자중학교(〃), 중학교(성북구 종암동), 고등학교(〃 종암2동) 등 4개 부속학교와 건물 등을 갖고 있다. 자산가치만 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부속 초·중·고교를 현행처럼 존치시키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줄다리기를 해온 터다. 21일 서울대 측에 따르면 교과부는 부속학교 4개의 소유권에 대해 법제처 법률심사위원회에 신청한 심의 건을 철회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난주 교과부가 법제처에 구두로 철회 신청을 했으며 이를 학교 측에 알려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교과부는 부속학교를 둘러싸고 서울대와 마찰을 빚자 법인화 법안의 해석 심의를 법제처에 의뢰했다. 당초 교과부는 서울대 법인화법에 ‘법인화 이후 서울대가 보유한 부속학교에 대해서는 ‘국립’의 지위를 유지한다.’는 규정을 들어 소유권을 교과부가 가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심의 신청 철회는 곧 교과부의 입장 변경이나 마찬가지다. 교과부 관계자는 “부속학교가 서울대 사범대의 연구·교육에 필요한 시설이라는 주장이 근거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앞으로 학교 운영과 교육에 있어서도 서울대가 소유권을 가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별다른 법적 문제 및 돌출 변수가 없는 한 부속학교는 서울대에 귀속된다. 김종욱 서울대 사범대학장은 “아직 기획재정부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 부분이 남아 있다.”면서 “그러나 교과부가 부속학교를 연구·교육시설로 인정한 이상 법인화법에 명시된 대로 양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속학교가 서울대로 양도되는 것과 관련해 ‘서울대 봐주기가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교육 관계자는 “법인화법 자체가 서울대에 상당히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면서 “부속학교 건은 교과부가 서울대 법인화를 지원하기 위한 측면 같다.”고 설명했다. 물론 서울대의 입장은 다르다. 서울대의 한 보직교수는 “정부가 법인화 첫해 예산도 당초 신청액보다 900억원 가까이 삭감된 3440억원으로 조정한 데다 남부학술림의 소유 문제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면서 “내부에서는 이렇게 해서는 세계적인 대학들과 경쟁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법인화 이후 자립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국회 방문한 대통령의 ISD 새 제안 거부 말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국회를 방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지막 걸림돌인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했다. 국회가 권고하면 발효 후 3개월 내에 미국 측에 ISD 재협상을 요구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만한 내용이면 민주당 등 야당이 더 이상 비준 반대를 고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여야 대립으로 꽉 막혀 있는 비준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전환점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인식의 간극을 좁혀 비준안을 합의 처리하는 게 공멸을 피하고 공존하는 길이다. 이 대통령이 ‘발효 후 재협상 카드’를 제시하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파격적 제안이라고 환영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도 새로운 제안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모처럼 절충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했지만 섣부른 기대에 그치고 말았다. 민주당 측은 여야 원내대표가 가합의한 내용과 다름없다며 또다시 딴지를 걸고 있다. 자중지란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의 현주소를 드러낸 셈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의 길을 닦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이 ‘빈손’으로 가지 않은 이상 민주당도 상응하는 정치적 타협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날 회동에는 박희태 국회의장은 물론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표·원내대표 등 6인이 참석했다. 2004년 1월 8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여야 4당 대표들에게 한·칠레 FTA 비준 동의를 요청했고, 이후 여야 합의로 비준안이 표결처리됐다. 국가 중대 사안을 놓고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7년 만에 재현됐다. 그 전례를 이어가 전통으로 삼는다면 우리 국회에도 미래가 있다. 이날 회동을 벼랑 끝에 몰린 정치를 복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민주당 측은 이 대통령의 제안 내용을 놓고 소속 의원들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형식적으로 모습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일단 비준에 협조한 뒤 재협상 수순을 밟도록 하는 게 현명한 처사다. 자신들의 주장대로 ISD가 독소조항인지는 비준 후에 확인하면 된다. 재협상 과정을 국회가 일일이 보고받는 절차까지 여야는 마련해 놨다.
  • [사설] 여야 쇄신·통합 빌미로 밥그릇싸움 벌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하는 와중에도 각자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혁신파 의원 5명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하며 연판장을 돌리자 친이(친이명박) 직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FTA 비준 지연으로 당·청 간에 미묘한 갈등 기류가 조성되더니 이로 인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주도하려는 야권통합론에 차기 당권 주자와 지역위원장 등이 발끈하면서 내홍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 모두 밥그릇 싸움에 몰두하지 말고 자중지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나라당 혁신파의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도 있고, 공감이 가는 대목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잊은 게 있다. 집권당과 청와대는 공동 운명체이며 어느 한쪽의 파멸은 공멸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혁신파는 각종 재·보궐선거 패배 등 위기 때마다 쇄신을 주장하다가 덮는 식의 행태를 반복해 왔다. 이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자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난파선의 쥐떼와 다를 게 없다. 친이 직계 역시 쇄신 중독증 운운하며 반박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여태껏 대통령에게 직언 한 번 하지 않은 무책임에 대한 반성이 먼저 필요하다. 자신들도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총체적 위기의 출발점에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손 대표가 연말까지 민주진보통합정당 결성을 제안하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은 물론이고 박지원, 김부겸 의원 등 당권 주자들마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야권 통합 후 입지가 불안한 지역위원장들까지 가세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들은 관심 없는 그들만의 게임일 뿐이다. 혁신 없이 권력다툼만 벌이는 야당엔 미래가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중앙당사 폐지와 부자증세인 ‘버핏세’ 검토, 보육 노인예산 1조원 증액 추진, 드림콘서트 등 전방위 쇄신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 노력에는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급조된 아이디어로 쇄신을 포장하려 들지 말고 천막당사의 초심을 회복하는 게 먼저다. 민주당 역시 야권 통합에 ‘올인’하더라도 이질세력들과 손잡는 게 전부여선 안 된다. 여든 야든 국민이 인정하지 않는 변화는 헛심만 쓰게 될 뿐이다. 자기 희생을 내보이면 그 변화는 국민들에게 훨씬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 고깃집에 주차장까지…걸그룹 H양 ‘알바’ 인생

    고깃집에 주차장까지…걸그룹 H양 ‘알바’ 인생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11월 3일 개봉)은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대한민국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남자중학교를 배경으로 부와 계급의 대물림, 학원 폭력, 자살 등을 섬뜩하면서도 현실적인 그림체로 건드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잔혹스릴러 애니메이션이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는 감독상 등 3관왕을 휩쓸었다. 각본·연출과 더불어 작품을 탄탄하게 떠받친 기둥은 목소리 연기를 맡은 ‘세 여우(女優)’들이다. 김혜나(31·김철 역), 김꽃비(26·정종석 역), 박희본(28·황경민 역). 이들은 변성기 전의 남중학생 목소리를 탁월하게 소화해냈다. 핑크플로이드의 ‘어나더 브릭 인 더 월드’ 뮤직비디오를 떠올릴 법한 묵직한 작품 메시지와 달리, 톡톡 튀는 매력의 독립영화계 스타 3명을 지난 25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마침 김혜나의 생일이어서 선물과 축하메시지가 오가는 등 인터뷰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녹음기간이 길지 않았을 텐데 서로 굉장히 친해 보인다. -혜나 스튜디오 녹음은 이틀 했고, 부산영화제 일정을 함께한 정도예요. 첫 만남 때 단골 튀김집에서 새벽 5시까지 달렸는데(마셨는데) 그때 친해진 거죠(웃음). →남중학생 역할이라 목소리 톤을 다르게 가져가는 게 힘들었을 텐데. -꽃비 그렇죠. 최대한 낮게 깔아야 하니까. 입 모양 맞추고 감정까지 실어야 해 더 어려웠어요. -혜나 실제는 하이톤이에요. 명색이 돼지들(극 중 아이들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부잣집 아이들인 ‘개’와 괴롭힘 당하는 게 숙명인 가난한 집 출신의 ‘돼지’로 나뉜다)의 왕인데 하이톤은 웃기죠. 며칠 걸려 최대한 저음을 찾아냈어요. →혜나씨는 김철과 두상이 닮아 캐스팅됐다고 들었다. 희본씨도 어린 황경민과 비슷한 이미지다. -혜나 감독이 저를 꼬드기려고 만나자마자 스케치를 보여주면서 경민이나 종석이보다 철이가 훨씬 멋있는 캐릭터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안 했을 텐데(웃음). 그런데 얼굴형이 비슷하면 공명기관이 비슷해서 목소리도 비슷하게 나온대요. -희본 실제 제 성격도 (극 중 경민이처럼) 좀 찌질해요. 우유부단하고…(연약한 경민은 생존을 위해 강한 친구들 사이를 오간다). 혜나 언니는 김철처럼 카리스마가 넘쳐요. 꽃비씨도 종석이처럼 소신이 강하고요. -꽃비 아유, (험상궂은 종석이와) 닮으면 안 되죠. -혜나 뼈만 닮고 가죽은 안 닮았다는 얘기예요(웃음). →혜나씨에겐 ‘독립영화 퀸’이란 별명이 따라붙는데. -혜나 ‘헐스’(2007·한미 합작 독립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에 초대됐을 때 배우 정찬 씨가 관객과의 대화시간에 왔더라고요. 10년 가까이 알고 지냈거든요. 일어서더니 ‘독립영화계의 퀸이신데…, 그런데 왜 독립영화만 고집하나요’라고 질문을 한 거예요. 놀리려고 그런 건데 그때부터 기사에 ‘독립영화 퀸’이라고 나오더라고요. 10년쯤 연기를 했는데 독립영화는 4~5편이 전부예요. 상업영화는 망했고, TV드라마도 별로 안 떴고…. 그래도 상관없어요. 어쨌든 여왕이잖아요(웃음). →꽃비씨는 ‘똥파리’로 2009년 국내 신인여우상을 휩쓸었다. 상업영화 시나리오도 많이 들어왔을 텐데. -꽃비 사람들이 독립영화와 저예산영화를 혼동하는 것 같아요. 독립영화란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의미해요. 투자자 입김에서 자유롭죠. 그런데 사람들은 제작비가 적거나 유명배우가 등장하지 않으면 독립영화라고 생각해요. 전 이미 상업영화는 여러 편 찍었어요. ‘삼거리극장’(2006)이나 다음 달 개봉하는 ‘창피해’도 저예산이지만 상업영화예요.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상업영화를 일부러 꺼리는 건 아닌데 서로 아직 눈이 안 맞았다고 할까요. -혜나 그렇지. 작품을 할 때는 감독과 (눈 맞아) 연애하는 거랑 비슷한 거야. -꽃비 언니! 그건 위험한 발언이고(웃음). 작품이랑 연애하는 거죠. 어쨌든 대형 상업영화라고 선입견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니까 많이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시나리오를 고르는 기준이 있나. -혜나 저는 시나리오를 덮었을 때의 느낌을 중시해요. 캐릭터가 맘에 들고, 존재 이유가 분명하면 딱 한 장면뿐이라도 해요. -꽃비 첫 느낌이죠. 연애랑 일맥상통하는데, 평소에는 이런저런 이상형이 있지만 막상 사랑에 빠질 땐 아무런 이유가 없잖아요. -희본 저도요. 경험이 부족하니까 이 역할은 내가 죽여주게 할 수 있겠다 싶으면 무조건 해요. →희본씨는 걸그룹 ‘밀크’ 출신이다. 연기자로 뒤늦게 입문해서 힘들지 않나. -희본 소속사(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기는 배웠고, 오디션도 많이 다녔어요. 개인적으로는 잉여시간(박희본은 하고 싶은 일 대신 생활을 위해 다른 경제활동을 한 기간을 ‘잉여시간’이라고 표현했다)이 되게 길었는데 그때 경험들이 지금 연기를 하는 자양분이 된 것 같아요. 고깃집 알바(아르바이트)부터 주차장 관리까지 별걸 다했는데 돌이켜보면 고마워요.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혜나 11월에 뮤지컬 ‘파라다이스 티켓’에 도전해요. 창작 초연인데, 제 맘대로 국내 최초 재난 코믹 뮤지컬이라고 불러요. 무인도에 떨어진 6명의 얘기인데 김진수(개그맨 출신 배우)씨와 부부로 나와요. -희본 제가 출연한 영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도약선생’을 연출한 윤성호 감독의 또 다른 대표작)가 12월부터 케이블 방송에서 10부작 시트콤으로 만들어져요. 인연이 있는 건지 윤 감독님하고 계속 하게 되네요. -꽃비 나도 윤 감독님 작품에 카메오라도 출연하고 싶은데…(웃음). 저는 일본영화 두 편 촬영에 들어가요. ‘똥파리’가 일본에서 반응이 좋았던 덕분이죠. 하나는 미국 로케이션이라 영어로 찍고, 또 한 작품은 어설픈 일본어 실력의 한국인으로 나와요.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내일 재보선] 보선 결과 따라 메가톤급 파장 예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누가 이기고 지든 관계없이 정치권에 메가톤급 파장을 예고해 놓고 있다. 사상 유례없이 기성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정면 충돌한 데다 내년 총선·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어 선거 이후 정치권의 지각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여야 대선주자들의 입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승자가 누구냐에 따라 파장의 강도는 다소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승리하면, 여권은 정국 주도권을 잡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 등으로 촉발된 위기를 수습하고, 내년 총선·대선에 임할 수 있게 된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은 더욱 힘을 얻게 될 것 같다. 나 후보의 정치적 위상도 범여권의 차차기 대선주자로 뛰어오르게 된다. 반면 범야권은 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당 후보를 내지 못한 민주당은 단기적으로 크나큰 위기를 맞게 된다.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손학규 체제는 막을 내리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올 하반기 기성 정치권을 강타한 ‘안풍’(안철수 바람)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범야권의 무게중심이 다시 민주당으로 쏠리게 된다.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야권 통합 논의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이긴다면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등 야당까지 존립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비록 야권이 합심해 박 후보를 밀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여야 기성 정치권 모두가 시민세력에 무릎을 꿇은 셈이기 때문이다. 안풍은 확실한 ‘실체’로 자리잡게 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안 원장을 중심으로 한 제3세력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여권은 공황상태에 직면할 것 같다. 국정 장악력을 잃게 되고, 총선과 대선가도에도 비상이 걸리게 된다.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여 자중지란에 빠질 공산이 크다. 변화와 쇄신 요구가 쏟아질 것 같다. 한나라당 내에선 일부 인사들의 탈당 러시나 분당(分黨) 사태를 우려하는 얘기까지 나온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美 FTA 비준 이후] MB “한·미FTA 큰 이득” 孫 “양국 이익균형 상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미 의회를 통과한 데 대해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고,특히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우리에게 큰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여야 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국빈방문 기간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한·미 FTA를 전례없이 신속하게 처리한 과정을 설명하고 “여야가 국가를 위해 할 것은 해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라면서 “우리 국회에서도 잘 처리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손 대표는 미리 준비해온 자료를 토대로 “한·미 FTA는 이익의 균형을 상실했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준비도 충분치 않아 문제가 많다.”면서 “재재협상을 해야 하며, 방향이 잘못된 한·미 FTA를 강행처리하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4대 불가론’을 읽어 내려갔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손 대표는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은 양국 상호 이익이 필요하다는 것임을 지적했으며 ‘손해 보는 FTA는 안 된다’, ‘준비 안 된 FTA는 안 된다’, ‘양극화를 부추기는 부자중심 FTA는 안 된다’, ‘주권침해 FTA는 안 된다’, ‘방향이 잘못된 한·미 FTA 강행처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미 FTA 비준안이 이대로 처리된다면 대한민국 주권침해를 인정한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손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재재협상 요구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노무현 정부 당시 합의된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반대하는 자동차 세이프가드 조항도 관련업계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또 “한·미 FTA는 이미 노무현 정부 당시에 체결했던 것을 국회에서 비준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나머지 야당들은 반대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찬 간담회는 낮 12시 10분부터 1시 5분까지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됐다. 박희태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김황식 국무총리,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최금락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김성수·허백윤 기자 sskim@seoul.co.kr
  • [WHO&WHAT] 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WHO&WHAT] 무궁무진한 미래 사극 주역들

     등장인물이 칼에 찔리거나 물에 빠진다. 거의 매회 생명의 위기를 맞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장면이 되풀이되지만 보는 사람들은 이미 그가 역경을 극복하고, 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심지어 그가 품은 꿈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반면 때가 되면 누가 원해도 주인공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 수도 없고, 삼각관계의 결말도 정해져 있다. 드라마라면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시청자의 요청’이나 ‘여론’도 통하지 않는다. 바로 끝이 정해진 드라마 사극의 운명이다.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엮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극은 줄타기에 가깝다. 김종서와 수양대군이 사실은 사돈이었다는 줄거리로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렸던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김종서의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이 연인이었다는 몇 줄의 야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그들 가문의 족보로 보면 엄연한 허구다.  이순신 장군을 한산대첩에서 미리 전사시키거나 명성황후가 사실은 살아있다는 식의 무리수만 두지 않는다면 사극은 무한한 상상력이 보장된다. 특히 주인공을 바꾸거나 조금만 틀어본다면 무궁무진한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다. 역사는 승자의 시각에서 쓰이지만, 사극은 그렇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왕의 여자, 왕이 되지 못하고 스러져간 세자는 물론 아무런 공헌도 남기지 못하고 살다갔다는 기록만 남긴 사람도 얼마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 사극이다. 수백년간 ‘성춘향과 이몽룡’의 시각에서 쓰인 춘향전이 방자의 시각에서 쓰이기만 해도 얼마나 달라지는지 이미 영화 ‘방자전’을 통해 입증되지 않았는가.  이번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에서는 미래에 영화나 드라마의 중심이 될 사극의 주인공들을 찾아봤다. 시놉시스를 통해 이미 만들어진 사극에서는 주인공의 주변인, 엑스트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졌던 그들의 시각에서 역사를 한번 들여다보자.  드라마나 책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종의 둘째딸 정의공주는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얘기가 그녀의 시가였던 죽산 안씨 문중 문헌에 기록돼 있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의 공으로만 알고 있는 한글 창제에 조선시대의 공주가 관여했다는 것은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소재다. 정의공주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조선왕조 518년간 27명의 왕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왕이 되지 못한 세자 11명이 있었다. 장자 계승을 토대로 한 유교적 사상이 지배했지만, 정작 맏아들이 왕위를 이은 것은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등 6명에 불과하다. 순종은 요절한 형이 있는 차남이었다. 왕후 자리는 ‘국모’로 불리며 절대 비워서는 안 되는 자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29년이나 세자의 자리에 있었던 문종은 세자 시절 두 명의 세자빈을 폐위시켰고, 홀로 왕위에 올라 세자빈을 왕후에 추증한 유일한 홀아비 왕이었다. ‘왜’라는 궁금증을 품으면 스토리가 될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여기 세 가지의 스토리를 꺼내봤다.    [심양의 왕자들] 청나라 볼모 8년… 소현·효종 형제와 그들 부부의 불운했던 삶  ●주요 등장인물  소현세자 이왕/세자빈 강씨/효종/효종비 인선왕후/인조/인조의 후궁 조소용  ●극적 요소  조선의 세자 27명 중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우유부단한 형 소현세자와 강인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동생 효종 형제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남편만큼 불행했던 소현세자빈 강씨와 남편보다 더욱 강건했던 인선왕후의 시각에서 풀어간다.  ●시놉시스  스물네 살이 되어서야 세자로 봉해진 소현세자는 결혼 8년 만에 후사를 보지만 불과 몇 달 뒤 병자호란이 터진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의심 많은 아버지 인조는 전쟁 과정에서 신하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한 군주의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고, 세자에게도 항상 짜증 섞인 태도로 일관한다. 삼전도의 굴욕과 함께 세자는 아버지와 대신들의 강권에 의해 “자진해서 적국에 볼모로 가겠다.”고 말해버린 후 울음을 터뜨리는 유약한 모습이었다. 세자 부부는 동생 봉림대군(훗날의 효종) 부부와 함께 볼모살이를 떠난다. 가는 길에 청나라 군대가 조선의 여러 고을을 약탈하고, 백성들을 노비로 끌고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세자는 무력감을, 봉림대군은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정작 청나라에 도착한 후 세자는 돌변한다. 이국에서의 고생으로 몸은 무너져 갔지만 조국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세자로서의 책임감은 점차 커져간다. 반면 세자빈은 오랜 타국생활을 겪으면서 조선에서 건너온 물건을 팔아 재산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인조는 아들과 며느리를 불신하고 점점 더 싸늘한 시선을 보내게 된다. 볼모살이 8년 만에 돌아온 세자를 인조는 ‘오랑캐 물이 들었다.’며 만나 보려고도 하지 않았고, 급기야 황제의 하사품이라며 세자가 내민 벼루를 세자의 머리를 향해 집어던졌다. 결국 귀국 두 달 만에 세자는 인조와 애첩인 조소용에 의해 독살당하고 만다. 인조는 예비 국모의 체통을 내팽개친 며느리도 가만두지 않았다. 인조의 수라상에 오른 전복구이에 독이 들었다는 누명을 씌워 세자빈 강씨를 폐위시켜 죽이고 만다.  청나라의 문물에 관심을 두고 배우려고 했던 형과 달리 봉림대군은 오로지 병자호란의 복수에만 관심이 있었다. 형의 죽음 이후 세자에 책봉되어, 효종이 된 봉림대군은 북벌을 위해 궁중 살림을 극도로 긴축했고, 인선왕후 역시 이에 앞장섰다. 인선왕후는 병자호란 당시 피신한 강화도에서 오랑캐에게 잡힐 처지가 되자 자결하려고 했고, 볼모살이 후 돌아와 왕후가 되자 청나라의 첩자 노릇을 하던 김자점과 조소용의 역모를 밝혀내 처단한 여걸이었다. 하지만 효종은 순치제의 등장으로 청나라가 더욱 강해지면서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고, 인선왕후는 아들 현종이 그 뜻을 이루기를 바랐지만 현종은 그럴 뜻이 없었다. 결국 8년간이나 굴욕의 세월을 보낸 왕가의 형제와 그 부인들은 마지막까지 뜻하는 바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들이 되고 만다.    [7일의 행복, 영원한 이별] 7일만에 폐위 단경왕후… 50년 넘도록 중종만을 그리며  ●주요 등장인물  단경왕후 신씨/중종  ●극적 요소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후로 단종비 정순왕후와 중종의 첫 번째 부인 단경왕후 신씨를 꼽는 이들이 많다. 왕의 이복동생에서 한순간 왕이 된 남편과, 남편을 왕으로 만든 세력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왕후 자리를 내놓아야 했던 비운의 여성. 그리고 그녀를 향한 임금의 순애보가 담긴 치마바위 이야기.  ●시놉시스  성종은 왕비였던 윤씨가 연산군을 낳고 폐위된 후 세 번째 왕후로 정현왕후 윤씨를 맞아 진성대군을 낳았다. 진성대군은 12살 때 13세인 신수근의 딸과 결혼했다. 왕이 되지 못하는 대군의 생활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아야 하는 것이었고, 이들 부부 역시 이를 충실하게 지켰다. 특히 연산군이 폭군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은 진성대군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진성대군은 더욱 은인자중했다. 어느 날 밤, 여러 장수와 조정 대신들이 진성대군의 집에 들이닥쳤다. 횃불을 켜 든 이들은 “반정을 일으켰으니, 대군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알게 된 대군 부부는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고, 그 결과 하루아침에 왕좌에 올라 중종이 됐다. 왕비가 됐다는 기쁨을 누리고 있던 다음 날 아침, 단경왕후에게 급작스러운 소식이 날아든다. 아버지 신수근이 전날 밤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신수근의 여동생은 연산군의 비였고, 폐주의 처남인 아버지가 죽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했다. 모든 가족들이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노비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단경왕후는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중종이 보위에 오르고 7일이 지나자 반정 공신들은 단경왕후의 폐위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중종과 단경왕후는 보기 드물게 의좋은 부부였지만 칼로 정권을 잡은 반정 공신들 앞에서 그는 무력했다. 결국 단경왕후는 폐위돼 사가로 나가야 했고, 이때 중종은 19세, 왕후는 20세였다. 중종은 새로운 왕비 간택을 1년 가까이 미뤘지만, 신하들의 압박에 장경왕후 윤씨를 새 왕비로 맞았다. 그러나 중종은 항상 인왕산 산자락을 바라보면서 단경왕후를 그렸다. 이를 전해들은 신씨는 인왕산 바위에 자신의 분홍치마를 펼쳐놓고 남편이 자신을 잊지 않기를 바랐다. 10년 후 장경왕후가 원자를 낳고 죽자 일부 대신들이 다시 단경왕후를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정 공신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고, 결국 신씨는 잊혀졌다. 고작 7일간의 왕후 생활을 하고 스무 살에 왕궁에서 쫓겨난 단경왕후는 무려 71세까지 50년 넘게 남편만을 그리며 살았다.    [왕궁의 스캔들] 조선 최초 세자 이방석은 여색에 빠지고 세자빈은 불륜을  ●주요 등장인물  이방석/이성계/태종/정도전/세자빈 유씨/이만  ●극적 요소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국정의 기틀을 잡은 강인한 왕 태종과의 관계에서 희생양이 된 조선 최초의 세자 이방석. 어린 나이에 형에게 목숨을 잃기까지 자신의 의지는 아무것도 없었던 불운한 그와, 조선왕실 최초의 스캔들을 일으킨 세자빈 유씨를 통해 왕실의 비틀어진 모습을 들여다본다.  ●시놉시스  북방의 무인 이성계는 두 번째 부인 강씨(신덕왕후)와의 사이에서 48세에 막내아들을 본다. 방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아이는 조선이 개국했을 때 11세였고, 한 달 만에 조선 최초의 세자에 책봉된다. 어머니 신덕왕후와 개국공신들이 장성해 사병을 가진 이방원(태종)과 이방간 등을 경계한 덕분이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군이 되겠다는 꿈을 꿨던 방석은 본인의 자리를 탐탁지 않아 했다. 총명하지 않은 방석은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고, 어느새 여색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궁궐을 나서 기생집에 가고, 사냥 대신 민간의 가축을 쏘아 죽이는 일도 허다했다. 한편 방석에게는 나이가 한참 많은 세자빈 유씨가 있었다. 어린아이와 결혼해 억지로 궁궐에 끌려온 유씨는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하다가 궁궐의 내시 이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철없는 망나니 방석보다는 정감 있고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주는 이만에게 마음이 끌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개국 초기, 궁궐 안팎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몰래 불륜을 이어가던 이들의 행동은 결국 태조에게 발각되고, 끝을 맞게 된다. 태조는 이만을 참수하고 세자빈은 폐서인해 사가로 내쫓았다. 조선왕조에 처음으로 기록된 불륜스토리의 결말이었다.  방석을 앞세운 정도전 등 일부 개국공신들은 태조의 장성한 왕자들이 거느린 사병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결국 정도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동 정벌을 기획했고, 왕자들이 사병 차출을 거부하자 관직을 빼앗고 사병까지 몰수했다. 그러나 불과 17일 만에 이방원은 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고, 태조에게 세자 폐위를 요구했다. 경각에 달린 방석의 목숨을 살려 주는 조건으로 태조는 영안군(정종)을 세자로 삼았다. 그러나 방석은 대궐 밖으로 나서는 순간 이방원 일가의 칼을 맞고 스러졌다. 임금의 적자였던 방석이 ‘대군’의 위치를 돌려받은 것은 그로부터 270여년이 흐른 숙종 6년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올라,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철부지 세자는 ‘조선왕조의 첫 세자’이자 ‘권력투쟁의 희생양’으로만 남았다. 폐서인된 세자빈 유씨가 그 후 어떻게 살았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이수광·다산북스)  왕을 낳은 후궁들(최선경·김영사)  왕이 못된 세자들(함규진·김영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들녘)  정의공주(한소진·해냄출판사)  소현세자(박안식·예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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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미래 사극의 주인공을 만나다

    [WHO&WHAT] 미래 사극의 주인공을 만나다

     등장인물이 칼에 찔리거나 물에 빠진다. 거의 매회 생명의 위기를 맞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장면이 되풀이되지만 보는 사람들은 이미 그가 역경을 극복하고, 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심지어 그가 품은 꿈이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지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 반면 때가 되면 누가 원해도 주인공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비극을 희극으로 바꿀 수도 없고, 삼각관계의 결말도 정해져 있다. 드라마라면 전가의 보도처럼 쓰이는 ‘시청자의 요청’이나 ‘여론’도 통하지 않는다. 바로 끝이 정해진 드라마 사극의 운명이다.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엮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극은 줄타기에 가깝다. 김종서와 수양대군이 사실은 사돈이었다는 줄거리로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렸던 드라마 ‘공주의 남자’는 김종서의 손자와 수양대군의 딸이 연인이었다는 몇 줄의 야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그들 가문의 족보로 보면 엄연한 허구다.  이순신 장군을 한산대첩에서 미리 전사시키거나 명성황후가 사실은 살아있다는 식의 무리수만 두지 않는다면 사극은 무한한 상상력이 보장된다. 특히 주인공을 바꾸거나 조금만 틀어본다면 무궁무진한 시나리오를 얻을 수 있다. 역사는 승자의 시각에서 쓰이지만, 사극은 그렇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왕의 여자, 왕이 되지 못하고 스러져간 세자는 물론 아무런 공헌도 남기지 못하고 살다갔다는 기록만 남긴 사람도 얼마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 사극이다. 수백년간 ‘성춘향과 이몽룡’의 시각에서 쓰인 춘향전이 방자의 시각에서 쓰이기만 해도 얼마나 달라지는지 이미 영화 ‘방자전’을 통해 입증되지 않았는가.  이번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에서는 미래에 영화나 드라마의 중심이 될 사극의 주인공들을 찾아봤다. 시놉시스를 통해 이미 만들어진 사극에서는 주인공의 주변인, 엑스트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졌던 그들의 시각에서 역사를 한번 들여다보자.  드라마나 책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종의 둘째딸 정의공주는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얘기가 그녀의 시가였던 죽산 안씨 문중 문헌에 기록돼 있다.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사들의 공으로만 알고 있는 한글 창제에 조선시대의 공주가 관여했다는 것은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소재다. 정의공주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지 않는가.  조선왕조 518년간 27명의 왕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왕이 되지 못한 세자 11명이 있었다. 장자 계승을 토대로 한 유교적 사상이 지배했지만, 정작 맏아들이 왕위를 이은 것은 문종, 단종, 연산군, 인종, 현종, 숙종 등 6명에 불과하다. 순종은 요절한 형이 있는 차남이었다. 왕후 자리는 ‘국모’로 불리며 절대 비워서는 안 되는 자리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29년이나 세자의 자리에 있었던 문종은 세자 시절 두 명의 세자빈을 폐위시켰고, 홀로 왕위에 올라 세자빈을 왕후에 추증한 유일한 홀아비 왕이었다. ‘왜’라는 궁금증을 품으면 스토리가 될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여기 세 가지의 스토리를 꺼내봤다.    ##심양의 왕자들  ●주요 등장인물  소현세자 이왕/세자빈 강씨/효종/효종비 인선왕후/인조/인조의 후궁 조소용  ●극적 요소  조선의 세자 27명 중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우유부단한 형 소현세자와 강인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동생 효종 형제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 남편만큼 불행했던 소현세자빈 강씨와 남편보다 더욱 강건했던 인선왕후의 시각에서 풀어간다.  ●시놉시스  스물네 살이 되어서야 세자로 봉해진 소현세자는 결혼 8년 만에 후사를 보지만 불과 몇 달 뒤 병자호란이 터진다.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의심 많은 아버지 인조는 전쟁 과정에서 신하들에게 책임을 미루는 무책임한 군주의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고, 세자에게도 항상 짜증 섞인 태도로 일관한다. 삼전도의 굴욕과 함께 세자는 아버지와 대신들의 강권에 의해 “자진해서 적국에 볼모로 가겠다.”고 말해버린 후 울음을 터뜨리는 유약한 모습이었다. 세자 부부는 동생 봉림대군(훗날의 효종) 부부와 함께 볼모살이를 떠난다. 가는 길에 청나라 군대가 조선의 여러 고을을 약탈하고, 백성들을 노비로 끌고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세자는 무력감을, 봉림대군은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정작 청나라에 도착한 후 세자는 돌변한다. 이국에서의 고생으로 몸은 무너져 갔지만 조국의 운명을 어깨에 짊어진 세자로서의 책임감은 점차 커져간다. 반면 세자빈은 오랜 타국생활을 겪으면서 조선에서 건너온 물건을 팔아 재산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인조는 아들과 며느리를 불신하고 점점 더 싸늘한 시선을 보내게 된다. 볼모살이 8년 만에 돌아온 세자를 인조는 ‘오랑캐 물이 들었다.’며 만나 보려고도 하지 않았고, 급기야 황제의 하사품이라며 세자가 내민 벼루를 세자의 머리를 향해 집어던졌다. 결국 귀국 두 달 만에 세자는 인조와 애첩인 조소용에 의해 독살당하고 만다. 인조는 예비 국모의 체통을 내팽개친 며느리도 가만두지 않았다. 인조의 수라상에 오른 전복구이에 독이 들었다는 누명을 씌워 세자빈 강씨를 폐위시켜 죽이고 만다.  청나라의 문물에 관심을 두고 배우려고 했던 형과 달리 봉림대군은 오로지 병자호란의 복수에만 관심이 있었다. 형의 죽음 이후 세자에 책봉되어, 효종이 된 봉림대군은 북벌을 위해 궁중 살림을 극도로 긴축했고, 인선왕후 역시 이에 앞장섰다. 인선왕후는 병자호란 당시 피신한 강화도에서 오랑캐에게 잡힐 처지가 되자 자결하려고 했고, 볼모살이 후 돌아와 왕후가 되자 청나라의 첩자 노릇을 하던 김자점과 조소용의 역모를 밝혀내 처단한 여걸이었다. 하지만 효종은 순치제의 등장으로 청나라가 더욱 강해지면서 북벌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죽었고, 인선왕후는 아들 현종이 그 뜻을 이루기를 바랐지만 현종은 그럴 뜻이 없었다. 결국 8년간이나 굴욕의 세월을 보낸 왕가의 형제와 그 부인들은 마지막까지 뜻하는 바를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들이 되고 만다.    ##7일의 행복, 영원한 이별  ●주요 등장인물  단경왕후 신씨/중종  ●극적 요소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왕후로 단종비 정순왕후와 중종의 첫 번째 부인 단경왕후 신씨를 꼽는 이들이 많다. 왕의 이복동생에서 한순간 왕이 된 남편과, 남편을 왕으로 만든 세력에 의해 아버지를 잃고 왕후 자리를 내놓아야 했던 비운의 여성. 그리고 그녀를 향한 임금의 순애보가 담긴 치마바위 이야기.  ●시놉시스  성종은 왕비였던 윤씨가 연산군을 낳고 폐위된 후 세 번째 왕후로 정현왕후 윤씨를 맞아 진성대군을 낳았다. 진성대군은 12살 때 13세인 신수근의 딸과 결혼했다. 왕이 되지 못하는 대군의 생활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아야 하는 것이었고, 이들 부부 역시 이를 충실하게 지켰다. 특히 연산군이 폭군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은 진성대군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진성대군은 더욱 은인자중했다. 어느 날 밤, 여러 장수와 조정 대신들이 진성대군의 집에 들이닥쳤다. 횃불을 켜 든 이들은 “반정을 일으켰으니, 대군이 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알게 된 대군 부부는 조용히 결과를 기다렸고, 그 결과 하루아침에 왕좌에 올라 중종이 됐다. 왕비가 됐다는 기쁨을 누리고 있던 다음 날 아침, 단경왕후에게 급작스러운 소식이 날아든다. 아버지 신수근이 전날 밤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신수근의 여동생은 연산군의 비였고, 폐주의 처남인 아버지가 죽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만 했다. 모든 가족들이 반정군에게 죽임을 당하고, 노비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단경왕후는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중종이 보위에 오르고 7일이 지나자 반정 공신들은 단경왕후의 폐위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중종과 단경왕후는 보기 드물게 의좋은 부부였지만 칼로 정권을 잡은 반정 공신들 앞에서 그는 무력했다. 결국 단경왕후는 폐위돼 사가로 나가야 했고, 이때 중종은 19세, 왕후는 20세였다. 중종은 새로운 왕비 간택을 1년 가까이 미뤘지만, 신하들의 압박에 장경왕후 윤씨를 새 왕비로 맞았다. 그러나 중종은 항상 인왕산 산자락을 바라보면서 단경왕후를 그렸다. 이를 전해들은 신씨는 인왕산 바위에 자신의 분홍치마를 펼쳐놓고 남편이 자신을 잊지 않기를 바랐다. 10년 후 장경왕후가 원자를 낳고 죽자 일부 대신들이 다시 단경왕후를 불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반정 공신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했고, 결국 신씨는 잊혀졌다. 고작 7일간의 왕후 생활을 하고 스무 살에 왕궁에서 쫓겨난 단경왕후는 무려 71세까지 50년 넘게 남편만을 그리며 살았다.    ##왕궁의 스캔들  ●주요 등장인물  이방석/이성계/태종/정도전/세자빈 유씨/이만  ●극적 요소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국정의 기틀을 잡은 강인한 왕 태종과의 관계에서 희생양이 된 조선 최초의 세자 이방석. 어린 나이에 형에게 목숨을 잃기까지 자신의 의지는 아무것도 없었던 불운한 그와, 조선왕실 최초의 스캔들을 일으킨 세자빈 유씨를 통해 왕실의 비틀어진 모습을 들여다본다.  ●시놉시스  북방의 무인 이성계는 두 번째 부인 강씨(신덕왕후)와의 사이에서 48세에 막내아들을 본다. 방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아이는 조선이 개국했을 때 11세였고, 한 달 만에 조선 최초의 세자에 책봉된다. 어머니 신덕왕후와 개국공신들이 장성해 사병을 가진 이방원(태종)과 이방간 등을 경계한 덕분이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군이 되겠다는 꿈을 꿨던 방석은 본인의 자리를 탐탁지 않아 했다. 총명하지 않은 방석은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고, 어느새 여색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궁궐을 나서 기생집에 가고, 사냥 대신 민간의 가축을 쏘아 죽이는 일도 허다했다. 한편 방석에게는 나이가 한참 많은 세자빈 유씨가 있었다. 어린아이와 결혼해 억지로 궁궐에 끌려온 유씨는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하다가 궁궐의 내시 이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철없는 망나니 방석보다는 정감 있고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주는 이만에게 마음이 끌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개국 초기, 궁궐 안팎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몰래 불륜을 이어가던 이들의 행동은 결국 태조에게 발각되고, 끝을 맞게 된다. 태조는 이만을 참수하고 세자빈은 폐서인해 사가로 내쫓았다. 조선왕조에 처음으로 기록된 불륜스토리의 결말이었다.  방석을 앞세운 정도전 등 일부 개국공신들은 태조의 장성한 왕자들이 거느린 사병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결국 정도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요동 정벌을 기획했고, 왕자들이 사병 차출을 거부하자 관직을 빼앗고 사병까지 몰수했다. 그러나 불과 17일 만에 이방원은 1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고, 태조에게 세자 폐위를 요구했다. 경각에 달린 방석의 목숨을 살려 주는 조건으로 태조는 영안군(정종)을 세자로 삼았다. 그러나 방석은 대궐 밖으로 나서는 순간 이방원 일가의 칼을 맞고 스러졌다. 임금의 적자였던 방석이 ‘대군’의 위치를 돌려받은 것은 그로부터 270여년이 흐른 숙종 6년이었다.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올라, 자유로움을 갈망하던 철부지 세자는 ‘조선왕조의 첫 세자’이자 ‘권력투쟁의 희생양’으로만 남았다. 폐서인된 세자빈 유씨가 그 후 어떻게 살았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왕후들(이수광·다산북스)  왕을 낳은 후궁들(최선경·김영사)  왕이 못된 세자들(함규진·김영사)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들녘)  정의공주(한소진·해냄출판사)  소현세자(박안식·예담)
  • [일본통신] ‘명선수 명감독’ 소프트뱅크 아키야마 코지

    [일본통신] ‘명선수 명감독’ 소프트뱅크 아키야마 코지

    한국인 투수 김무영(26)이 뛰고 있는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2년연속 퍼시픽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비록 지난해엔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도 포스트시즌에서 지바 롯데에게 발목을 잡혔지만 올 시즌 역시 압도적인 전력으로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근례에 들어 소프트뱅크는 일본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로 추앙받고 있는 오 사다하루(왕정치)의 장기집권 체제에서 벗어났다. 현역시절 보여준 그 화려한 성적이 부담이 될 뻔도 했지만 왕정치는 14년의 감독 재임기간 동안 3번의 리그우승(2번은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왕정치가 감독에서 물러난 후 바통을 이어받은 감독이 지금의 아키야마 코지(49)다. 아키야마는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1991년 제1회 한일슈퍼게임 당시 조규제(당시 쌍방울)에게 홈런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던 아키야마는 공수주를 완벽히 갖춘 대타자 출신이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개인 통산 100홈런에 최초로 도달한 인물이 이만수(당시 삼성)다. 이만수는 1982년 프로원년 멤버로 데뷔 1986년에 가서야 100홈런을 기록했는데 당시 경기수를 감안하면 대단한 페이스라 할만하다. 하지만 70년이 넘는 일본프로야구 역사에서 프로데뷔 후 가장 이른 시일에 100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바로 아키야마 감독이다. 이 기록은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최단시간(23세)으로 아키야마는 첫 풀타임 1군 멤버로 뛰었던 해(1985년)에 40홈런을 기록한 전설적인 타자중 한명이다. 1981년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 한 아키야마는 장타력만 있는 선수가 아니었다. 1990년 도루왕(51개)를 비롯 통산 303개의 도루는 그의 통산 400홈런(437개)과 더불어 현역시절 가장 빛나는 업적중 하나다. 아키야마는 일본프로야구사에서 홈런왕(1987년. 43개)과 도루왕을 차지한 유일한 타자다. 500홈런의 장훈(하리모토 이사오) 선생도 현역시절 통산 300 도루를 달성했지만 이 두개의 타이틀을 모두 갖진 못했다. 야구에서 홈런왕과 도루왕을 차지했다는 것 자체가 흔한 기록이 아니기에 아키야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경이로울수 밖에 없다. 현역 시절 아키야마가 가지고 있는 최초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30홈런-50도루(1990년), 11경기 연속 장타 기록, 5경기 연속 결승타점, 18년 연속 올스타전 출전 역시 사상 최다 기록이다. 2개 구단(세이부,다이에)에서 일본시리즈 MVP를 받은 최초의 선수, 그리고 다이에 시절(현 소프트뱅크)인 1999년 일본시리즈 MVP 수상은 역대 최고령 수상(37세)자로 기록돼 있다. 덧붙여 1999년 달성한 400홈런-300도루 기록은 장훈 선생에 이어 역대 2번째, 역대 2번째가 되는 11번의 골든 글러브 수상(역대 1위는 한큐 브레이브스의 전설적인 대도 후쿠모토 유타카의 12번), 왕정치에 이은 역대 2번째인 9년연속 30홈런 기록 역시 아키야마가 내세울 수 있는 기록들이다. 그야말로 야수로서 이룰만한 기록들을 모두 써냈다고 보면 된다. 현역시절 아키야마는 오락게임에서나 나올법한 홈런 후 세레모니가 유달리 돋보였던 타자중 한명이었다. 홈런을 친 후 홈플레이트 앞에서 공중제비를 도는 그의 독특한 세레모니는 현역시절 아키야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중 하나다. 그런 아키야마가 왕정치에 이어 소프트뱅크 감독을 맡고 있다. 비록 부임 첫해(2009년)엔 리그 3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전년도 꼴찌였던 팀을 단시간에 일으켜 세운것만은 높이 평가 해야 한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우승은 힘들어 보였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세이부를 단 2리의 승률 차이로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올 시즌은 초반부터 1위를 질주하며 현재 우승까지 매직넘버 12를 남겨두고 있다. 이미 2위 니혼햄과 8.5경기 차이로 앞서고 있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2년연속 정규시즌 우승은 따논 당상이다. 올해 소프트뱅크는 투타 양면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팀이다. 스기우치 토시야-와다 츠요시의 좌완 원투펀치를 비롯 리그 최강의 중심타선(마츠다,카브레라,코쿠보,우치카와)과 안정된 불펜전력까지 흠잡을게 없을 정도다. 2000년대 들어 퍼시픽리그를 기준으로 2년연속 우승을 차지한 팀은 니혼햄이 유일하다. 니혼햄은 트레이 힐만 감독시절인 지난 2006,2007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는데 만약 올해 소프트뱅크가 우승을 한다면 절대강자가 없는 퍼시픽리그에서 니혼햄에 이어 2번째로 2년연속 우승한 팀이 된다. 센트럴리그에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주니치)이 있다면 퍼시픽리그엔 아키야마 코지 감독이 있다. 이 두사람의 공통점은 현역시절 누구도 넘볼수 없었던 대타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하는 바가 크다. ‘스타는 명장이 될수 없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다. 아키야마는 현역시절에 이어 감독으로서도 전설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일본통신] 못말리는 세이부 나카무라의 홈런 행진

    [일본통신] 못말리는 세이부 나카무라의 홈런 행진

    올 시즌 현재(16일 기준) 퍼시픽리그의 6개 팀이 쳐낸 총 홈런수는 393개다. 예년 같으면 벌써 나왔어야 할 세자리수 팀 홈런은 아직 없고 두자리수 홈런을 친 타자도 찾기가 힘들 정도다. 투고타저 현상이 거포의 씨를 말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야구의 꽃이 홈런이란 사실로 비춰 볼때 재미없는 시즌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유독 돋보이는 타자가 있다. 다름 아닌 나카무라 타케야(28. 세이부)다. 현재 나카무라는 40개의 홈런으로 양 리그 통틀어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22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2위인 마츠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보다 무려 18개가 더 많다. 센트럴리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야쿠르트)의 홈런은 27개로 올해 30홈런 돌파는 무난해 보이지만 나카무라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세이부돔에서 나카무라가 타석에 들어서면 관중석에선 탄성이 터져 나온다. ‘오카와리’ 즉 홈런리필을 요구하는 목소리 때문이다. 유달리 한경기 멀티홈런이 많았던 나카무라의 별명은 어느새 ‘오카와리군’으로 통칭 돼 있다. 무시무시한 파워와 뚱뚱한 체형에도 부드러운 스윙, 그리고 밀어서 담장을 넘길수 있는 손목힘까지 모두 겸비한 나카무라는 현역 일본 최고의 홈런타자다. 고교 통산 홈런 1위 기록은 나카타 쇼(니혼햄)가 가지고 있다. 현재 니혼햄의 중심타자로 활약중인 나카타는 프로입단 당시 고교 통산 최다홈런 기록 보유자란 수식어 때문에 큰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나카무라 역시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선수가 아니다. 나카무라는 아마시절부터 홈런을 쳐내는 능력만큼은 최고로 칭송받았던 타자중 한명이다. 오사카 토인고교 시절 나카무라가 쳐낸 홈런은 83개로 이 부문 역대 3위의 기록을 갖고 있다. 나카무라는 지금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니시오카 츠요시(미네소타)와 동문으로 고교시절엔 니시오카보다 발이 더 빨랐다고 한다. 믿겨지지 않지만 후배 니시오카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니 거짓은 아닐듯 싶다. 지금은 나카무라의 체형이 변했지만 프로에 데뷔했을 당시만 해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호타준족’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카무라가 지금 세이부의 4번타자로 올라서기까지 순탄한 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2년연속(2003-2004) 2군에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모 아니면 도식의 스윙은 1군에서 뛸 만한 레벨이 아니었던 것. 이런 나카무라가 기회를 잡은건 이토 츠토무 감독시절인 2005년 중반이다. 당시 세이부의 3루자리는 호세 페르난데스가 지키고 있었다. 이토 감독은 호세를 지명타자로 돌리며 나카무라를 3루수로 투입했는데 이해 나카무라는 센트럴리그와의 교류전에서만 12개의 홈런을 쳐내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2005년 나카무라는 단 80경기만 뛰며 2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1군에서 자리를 잡는가 싶었던 나카무라는 2년연속 한자리수 홈런에 머물며 야구관계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나카무라에겐 거대한 산처럼 느껴졌던 페르난데스가 라쿠텐으로 이적했음에도 부진한 것이다.(호세는 이후 오릭스를 거치며 지금은 다시 세이부로 유턴했다) 나카무라가 내세울수 있는건 홈런이 전부다. 정확성이 뛰어난 타자도 아니며 무엇보다 그는 삼진이 너무나 많은 타자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갈쯤 구세주와 같은 인물을 만나게 된다. 2008 시즌 전, 세이부의 타격 코치로 들어온 오쿠보 히로모토 때문이다. 오쿠보 코치는 ‘타격은 단점을 극복하는데 시간을 빼앗기기 보다는 장점을 살리는게 우선’이란 철학을 지닌 코치다. 이 때문이었을까. 오프시즌 동안 나카무라의 장타력 회복에 구슬땀을 흘린 오쿠보는 특히 히팅포인트를 앞무릎 앞쪽에 형성해 많은수의 삼진은 어쩔수 없더라도 그만큼 홈런이 증가할수 있도록 지도했다. 이후 나카무라는 2008년 46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에 등극한다. 비록 .244의 타율과 22개의 실책(최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자신의 최대 장점이 제대로 꽃피운 시즌이다. 세이부에서 40홈런은 아키야마 코지(현 소프트뱅크 감독)가 1987년에 43홈런을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09년 48홈런으로 2년연속 홈런왕에 오른 나카무라는 특히 이해에 타율을 .285까지 끌어올리며 부족했던 정교함도 함께 상승시키기도 했다. 비록 지난해엔 부상으로 인해 85경기 밖에 출전하진 못했지만 팀내 최다인 25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한방 능력만큼은 변함이 없음을 증명했다. 올해 나카무라가 쳐내고 있는 홈런포는 사상 유례가 없는 투고타저 시즌이란 점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홈런 페이스다. 야구에서 가정은 없지만 만약 일본야구가 지난해와 같은 공인구를 사용했더라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줬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실제로 대다수 일본야구 전문가들은 이제 선수로서 전성기에 접어들 나이대가 된 나카무라가 오 사다하루(외 2명)가 가지고 있는 한 시즌 최다홈런(55개) 기록을 돌파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올 시즌 현재, 지바 롯데의 팀 홈런(38개)보다 더 많은 홈런을 쳐내고 있는 나카무라의 홈런 행진은 아무도 막을수 없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광주유니버시아드 경기장 확정

    최근 입지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신설 경기장 자리가 확정됐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영장은 광산구 남부대학교, 다목적체육관은 광산구 광주여대, 양궁장은 동구 조선대 부지로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용역 결과와 도시균형발전위가 제안한 의견을 수용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광주시와 U-대회조직위는 그동안 3개 신설 경기장 입지 선정을 위해 16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한 전문기관 용역과 도시균형발전위 심의, 시민공청회, 시의회 협의 등을 거치는 등 고심을 거듭해 왔다. 광주시는 또 도시균형발전위가 조건부로 제시한 신설경기장의 운영과 시설 유지보수 방안, 체육시설 구간 균형배치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할 방침이다. 시는 앞으로 신설경기장이 들어설 광주여대와 남부대 부지의 지상권(30년) 설정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의 허가를 받은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국비 확보에 대해서도 광주시는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시설비 151억원과 운영비 83억원 등 234억원이 반영된 만큼,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또 생활체육시설의 구간 균형배치를 위해 남구에만 없는 국민체육센터를 우선적으로 건립하고 남구가 건의한 다목적 체육관 건립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강 시장은 남구지역 의원들이 반발하는 데 대해 “스스로 판단해 자중해야 한다.”며 “경기장 문제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이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광산구와 남구 주민들은 U-대회 수영장 입지를 놓고 서로 “우리 지역에 건립해야 한다.”며 갈등을 빚어 왔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10·26 서울시장 보선 여야 대결 구도 본격화] 민주당- ‘박원순 입당’ 연일 러브콜

    [10·26 서울시장 보선 여야 대결 구도 본격화] 민주당- ‘박원순 입당’ 연일 러브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여야 대결 구도가 본격화되면서 민주당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안으로는 당내 경선 준비에 착수하는 한편 밖으로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입당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현재 안팎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읽힌다. ●안팎 상황 돌파 ‘고육지책’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뒤 당내 경선은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원을 업은 박 상임이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공 비행 중이다. 손학규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경선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은 서울시장 선거 승리의 필수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후보를 포기하는 것은 당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당 지지 기반을 확고히 다져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14~15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오는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당내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민주당의 위기 의식은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 닿아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 경선 자체가 흥행에 실패하면 곧바로 닥칠 전당대회도 힘을 받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내년 격변기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당 지도부는 유난히 ‘지지층 결집’, ‘수권정당 복원’이라는 말을 입에 올린다. 손 대표의 ‘이기는 후보론’도 제1 야당의 중요성을 깔고 있다. ●25일 당내 경선 치르기로 박 상임이사에 대한 입당 요구와 ‘안철수 효과’를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이 같은 기류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정책위의장 출신인 전병헌 의원은 “박 상임이사는 ‘시민 후보’에서 한나라당 정권과 싸워 ‘이기는 후보’로 무장해야 한다.”며 박 상임이사의 입당을 촉구했다. 민주당의 러브콜은 경험칙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경기도지사 지방선거와 4·27 김해을 재·보선의 학습 효과다. 하지만 안풍(安風)으로 확인된 민심을 끌어당기지 못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더 커 보인다. 손 대표가 “안철수 현상으로 자기(정당 정치) 비하가 돼서는 안 되며, 자중자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거듭 당부한 것도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극심한 ‘투고타저’에 허덕이는 日 프로야구

    극심한 ‘투고타저’에 허덕이는 日 프로야구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모두 27명(센트럴리그 14명, 퍼시픽리그 13명)이다. 센트럴리그 경우 타율 .300로 리그 타격 14위에 오른 타나카 히로야스(야쿠르트) 그리고 퍼시픽리그는 타율 .308로 13위를 기록한 사카구치 토모타카(오릭스)였다. 3할을 치고도 타격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올 시즌 현재까지 센트럴리그는 타율 .308의 쵸노 히사요시(요미우리), 퍼시픽리그는 타율 .320를 기록중인 쿠리야마 타쿠미(세이부)가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센트럴리그는 3명, 그리고 퍼시픽리그에서 3할 타율을 기록중인 타자는 4명뿐이다. 기록에서도 나타나듯 3할 타자 찾기가 1점대 평균자책점을 보유하고 투수 찾기보다 더 어렵다. 이러한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은 단지 3할 타자 품귀현상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연속 시즌 3할 타율, 그리고 매 시즌 3할-30홈런을 보장했던 특급선수들이 약속이나 한듯 일제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현역 최고의 교타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겸비한 이 시대 최고의 검객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 2000년대 들어 가장 성공한 외국인 타자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알렉스 라미레즈(요미우리)가 투고타저 바람 앞에 지금까지 이어오던 기록들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일본 프로야구 현역 선수들 가운데 통산 타율 1위(3000 타석 이상 기준)는 아오키 노리치카가 보유하고 있다. 작년 시즌까지 아오키의 통산 타율은 .336(3312타수 1114안타)였다. 2004년에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후 2005년 타율-최다안타-신인왕을 휩씬 아오키는 통산 타율 뿐만 아니라 일본야구 역사상 유일하게 한 시즌 200안타 2회(2005,2010)를 기록할 정도로 정교한 타격의 상징인 선수다. 지난해까지 6년연속 이어왔던 3할 타율 역시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아오키도 투고타저 바람을 뚫지 못한채 올 시즌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다. 타율 .290(리그 5위), 그리고 2006년부터 이어오던 두자리수 홈런 역시 급감하며 올 시즌 현재 단 2개의 홈런만 기록했을 뿐이다. 한때 ‘아오키가 치지 않으면 볼’ 이라던 수식어도 올 시즌만큼은 예외다. 어쩌면 올 시즌 아오키는 그동안 이어오던 3할 타율이 중단될지도 모른다. ‘미스터 풀스윙’으로 유명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역시 아오키와 비슷한 처지다. 오가사와라는 현역 통산 타율 2위(.316)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5년연속 3할과 6년연속 30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 오가사와라는 타율 .236 홈런5개, 그리고 타점은 고작 20개다. 3할 타율과 30홈런은 이미 물건너 갔고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져 오던 두자리수 홈런 기록 역시 중단 될 위기에 처했다. 올 시즌 초, 극심한 타격부진에 빠져 있을때까지만 해도 오가사와라는 그의 나이(1973년생)에 따른 노쇠화가 찾아왔다는 분석이 많았다. 한때 1할대 후반에 머물던 타율은 팀 성적 부진의 주범으로까지 거론됐을 정도다.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던 오가사와라는 복귀 후 차츰 본연의 모습으로 회복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그의 명성을 감안하면 처참할 정도의 성적이다.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야수로서는 양대 리그에서 모두 MVP를 받은 최초의 선수, 그리고 각기 다른 리그에서 2년연속 MVP(2006-2007)를 수상했던 그의 화려했던 전설도 올해를 끝으로 종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일본인 선수 취급을 받고 있는 알렉스 라미레즈 역시 올 시즌 중단 될 기록들이 많다. 이미 야쿠르트 시절인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오던 전경기 출장 기록은 깨졌다. 라미레즈 하면 4번타자 덕목에 가장 충실한 선수중 한명이다. 특히 4번타자에 대한 상징성을 유달리 강조하는 요미우리 팀 특성상 그의 타점본능은 최고수준이었다. 그는 야쿠르트 시절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일본에서 10년을 뛰는 동안 타점왕만 무려 4차례나 수상했다. 이뿐만 아니라 2년연속(2008-2009) 센트럴리그 MVP, 타율왕 1회, 홈런왕 2회(2003,2010) 등 21세기 들어 가장 성공한 외국인 선수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현재까지 라미레즈의 성적은 타율 .262, 홈런18개, 62타점이 전부다. 8년연속 100타점 기록 역시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홈런 역시 지난해 49개를 쳐냈던 것에 비해 급감했다. 그의 타점 본능이 감소된 것은 밥상을 차려줄 선수들의 출루율이 예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라미레즈의 타점이 저하된 것은 선수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요미우리 뿐만 아니라 리그 내 팀들 역시 전반적으로 득점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쿠리하라 켄타(히로시마)의 타점은 72개다. 어쩌면 올해 센트럴리그는 세자리수 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듯 올 시즌 불어닥친 지나친 투고타저 열풍은 3할 타자와 홈런타자의 실종을 부채질 했지만 일본을 대표하던 강타자들의 기록마저 중단시켜 버렸다. 물론 자신과 투고타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듯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고 있는 나카무라 타케야(39홈런, 93타점)와 같은 외계인 같은 선수도 존재하지만 일본야구 하면 금방 떠오르는 대표적인 선수들의 성적은 보다시피 처참하다. 일본야구가 올해까지만 저 반발력 공인구를 쓸지 아니면 내년부터 다시 바꿀지는 모르겠지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만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야구장을 갔다가 하품만 하고 왔다는 팬들의 푸념이 결코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CEO 칼럼] IT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석호익 KT 부회장

    [CEO 칼럼] IT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석호익 KT 부회장

    제갈공명이 오장원에서 사망한 이후 중국 역사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유비와 제갈공명이 천하통일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아쉬운 결말을 맺어 나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에게 제갈공명의 죽음 이후 중국의 역사는 단절돼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실제로 전개된 역사를 보면 위·촉·오 삼국을 통일한 최후의 승자는 조조나 유비, 손권이 아닌 조조의 참모였던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이다. 그 뒤 한(漢)나라 이후 중국의 혼란을 수습하고 건국된 나라가 바로 진(晉)나라였다. 그러나 진나라는 팔왕의 난(八王─亂)이라는 극심한 내분을 겪으며 어이없게도 52년 만에 무너졌다. 이후 중국 역사는 중원을 북방민족에 내주는 이른바 5호16국(五胡十六國)의 혼란기로 접어들게 된다. 이 혼란은 589년 수(隋)나라가 중국을 재통일할 때까지 약 300년간 계속됐다. 결국 팔왕의 난은 내부 분란이 제국의 몰락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역사상 처음으로 이민족이 한족을 몰아내고 중원에 나라를 세워 중화(中華)민족인 한족의 자존심에 상처를 남긴 사건이었다. 자중지란에 빠졌던 중국의 역사가 현재 위기에 닥친 한국 정보기술(IT) 산업계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 세계 IT 산업계의 변화는 숨가쁘다. 애플이 아이폰·아이패드 등으로 세계시장을 휩쓸자 구글은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인 모토롤라를 인수했다. 단말기제조 기술까지 직접 보유해 애플과 같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한 토털 IT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휼렛패커드도 최근 PC·스마트폰·태블릿PC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하고 영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토노미’를 100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IT 공룡들의 움직임은 IT산업의 지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 줬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 제조업 기반 통신 네트워크(망) 중심의 한국 IT산업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IT 강국이던 한국은 왜 불안에 떨게 됐을까?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강국을 건설한 이후 자만에 빠져 외부의 변화에 소홀했다. 한 해 6조원을 쏟아부으며 국내 가입자와 점유율 높이기에만 혈안이 돼 왔다. 그 결과 스마트폰 도입은 무려 4년이나 늦었고 스마트폰 시대의 핵심 경쟁력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준비는 전무했다. 앞서 가는 외국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항상 써왔던 ‘재빠른 2등(Fast Second) 전략’이 소프트웨어에서는 통하지 않으니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시급한 일은 소모적인 경쟁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시대에 맞지 않는 후진적인 국내 휴대전화 유통구조의 개선이 급선무다. 최근 KT가 이러한 문제점을 바꿔 보겠다고 나섰다. 휴대전화 가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대리점마다 가격을 게시해 고객의 손해나 구매 후 가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공정가격(Fair Price)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적정가격을 알림으로써 불필요한 마케팅비를 없애 고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 환영할 만하다. 이 제도는 KT만의 노력으로는 정착되기가 쉽지 않다. 오랫동안 지속돼 온 이동통신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더불어 제조사나 여타 통신사들의 동참도 뒷받침돼야 한다. 제도적인 틀 안에서 고객의 혜택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국민 모두가 바라고 있다.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라고 한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미래에도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1800년 전 내부의 분란으로 인해 제국이 멸망하고 외세의 침략을 받은 중국의 역사가 지금 국내 경쟁에만 몰두하는 한국의 IT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 대가는 생각보다 혹독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일본통신] 이승엽 타격페이스 ‘들쑥날쑥’ 왜?

    [일본통신] 이승엽 타격페이스 ‘들쑥날쑥’ 왜?

    조금은 운이 없다. 하지만 이것도 실력이다. 현재 이승엽(35. 오릭스)은 시즌 타율 .201(249타수 50안타)에 불과하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가 아무리 ‘투고타저’ 현상을 보이고 있을지라도 부활이란 명제를 안고 출발한 이승엽의 기대치 성적치곤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승엽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대립된다. ‘국민타자’ 라는 칭호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준 시즌도 있었지만 이젠 한물 간 퇴물취급을 하는 곳도 많다. 타격의 상승세를 꾸준히 보여달란 말도 우습지만 슬럼프(내리막길) 기간이 너무나 길어져 이젠 홈런이 아닌 안타 하나하나에도 흥분을 해야 할 팬들의 처지를 감안하면 분명 이질감이 큰 타자가 됐다. 최근 이승엽은 5경기 연속 무안타, 그리고 25일 경기에서 21타석 만에 겨우 안타를 신고했다. 한때 2할 5푼대까지 내다볼수 있었던 타율이 그 기간동안 급전직하 하며 2할로 떨어졌다. 올해 일본야구 그중에서도 이승엽이 속한 퍼시픽리그에선 3할 타자 품귀현상이 돋보인다. 현재까지(25일 기준) 3할 타자는 .335의 이토이 요시오(니혼햄)를 비롯, 총 5명에 불과하다. 3할 타자가 단 한명(쵸노 히사요시 .309)뿐인 센트럴리그 보다 낫다라고 표현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러한 현상을 부채질한 일본야구기구를 원망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승엽 개인으로 봤을때는 분명 아쉬운 성적임은 분명하다. 이승엽에 대한 변명을 하자면 부활이 기대됐던 올 시즌의 투고타저 현상을 원망해야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제외하더라도 분명 아쉬움이 큰 성적이다. 그렇다면 이승엽은 왜 그렇게 타격페이스가 들쑥날쑥 하며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을까. 여기에는 언제부터인가 잃어버린 이승엽의 타격성향과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이승엽에게서 사라진 타격성향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게 밀어치기다. 한때 이승엽은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쳐 장타를 생산해 내는 대표적인 타자중 한명이었다. 그래서 일본 투수들 사이에서 나온 말이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 바깥쪽을 쉽게 생각해 던지지 마라’였다. 제구력이 동반된 바깥쪽 공일지라도 자칫 실투(공 한두개가 가운데 몰리는)가 나올시엔 어김없이 홈런으로 연결했던 이승엽의 타격성향을 우려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올해 이승엽은 이것마저 실종된 상태다. 올해 이승엽이 쳐낸 홈런의 대부분은 센터를 중심으로 우측에 치우쳤다. 자신의 타이밍, 그리고 투수의 몸쪽 실투를 놓치지 않고 마음껏 잡아당긴 스윙은 예상대로 홈런으로 연결됐지만 한때 장점이었던 바깥쪽 공에 대한 대응 부족은 홈런만큼이나 타율을 갉아먹는 주요 원인중 하나다. 이러한 이승엽의 타격성향은 올 시즌에만 국한된게 아니다. 요미우리 시절 이승엽을 상대한 투수들의 투구패턴을 보면 몸쪽을 선택한 비율이 33%를 차지했다. 반면 바깥쪽은 55%다. 나머지 12%는 가운데로 몰린 공이었는데 알고 있다 시피 요미우리 시절 이승엽은 철저한 실패를 맛보며 오릭스로 이적한 상태다. 이 차이는 끌어서 잡아당겨 치는 이승엽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를 증명해준 지표중 하나다. 그렇다고 해서 올해 이승엽이 달라졌느냐 라고 물어보면 딱히 그렇다 라고 할수 없을만큼 그대로인게 더 큰 문제다. 요미우리 시절과 비교해 출장경기는 더 늘어났지만 타격성향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 올 시즌 일본야구 통계가 다 나오진 않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올해 이승엽의 타격성향은 밀어쳐서 안타를 생산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져(요미우리 시절보다 더한) 있는게 지금 그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폼 수정에 매달렸던 이승엽이 진정으로 돌이켜 봐야 했던 건 폼에 대한 성찰보다는 코스별 타격성향, 즉 바깥쪽 공에 대한 대처부족이 더 옳은 평가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승엽 부진에 있어 또 한가지는 오릭스 팀이 안고 있는 선수층도 한몫을 했다. 일본프로야구 12개팀 중 오릭스처럼 선수층이 얇은 팀이 없다. 특히 야수는 극심할 정도인데, 이러한 선수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카다 감독은 기존 멤버에서 타순만 이동하는 소심함을 보이며 팀 성적 추락을 부채질했다. 감독이 팀 타순을 자주 바꾼다는 것은 감독 자신이 타순에 대한 믿음이 불안해서다. 한때 연전연승 가도를 달리던 시기에 오릭스는 특정 타순으로 연속해서 경기를 치뤄본적이 없었을 정도로 지나친 타순변경을 했던 팀이다. 지금 2군으로 내려가 있는 팀의 주포인 T-오카다는 물론 현재 4번타자자리를 맡고 있는 주장 고토 미츠타카 역시 4번타자 자리와는 거리가 먼 선수다. 오카다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4번타자에 대한 신임을 거둔바 있는데 몇경기 잘 맞으면 기용했다,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에선 팀 타순을 변경하는 등 고정 멤버 없이 경기를 치르는 무리수를 뒀다. 타격이 감각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편차가 유독 돋보였던 감독이 오카다다. 최근 오릭스는 7연패를 이어가며 부진에 빠졌다가 겨우 연패를 끊었다. 연패 덕분에 한때 리그 3위를 내달리던 성적이 5위까지 곧두박질 치며 팀 분위기 역시 엉망진창이 돼 버렸다. 이것은 비단 이승엽의 부진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오릭스 전력 자체가 ‘A 클래스(포스트 시즌 진출)’에 진출함에 있어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매우 좋은 선발진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공격력 부족이 팀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 쥐어 짜는듯한 선수 기용은 한번쯤 되돌아 봐야 할 오카다 감독이다. 이승엽에 대한 평가는 올 시즌이 끝나봐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할듯 싶다. 하지만 가뭄에 콩나듯 터지는 안타(홈런이 아니다)로는 그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다가선것 만큼은 틀림없다. 외국인 선수는 팀 성적이 돋보여야 자신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법이다. 이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지금 이승엽은 개인성적 뿐만 아니라 팀에 있어서도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與 늑장발동·野 거부운동 ‘합작’

    [시민들 ‘식판정쟁’에 냉정했다] 與 늑장발동·野 거부운동 ‘합작’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정치권의 ‘대책 없는 복지 경쟁’을 막아내지 않으면 망국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오세훈 시장의 타협 없는 소신에서 시작됐다. 그는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장직까지 걸면서 시민들에게 진정성을 호소했다. ●33.3% 넘기기 애초부터 무리 그러나 민주당은 주민투표를 ‘나쁜 투표’로 규정하고 투표 거부 운동에 나섰다. 연일 이번 투표가 오 시장의 대권욕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오 시장을 거세게 공격했다. 한나라당조차 초기엔 “이겨도 고민, 져도 고민인 투표를 왜 하느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다가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면서 뒤늦게 당력을 집중시켰지만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한나라당의 자중지란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투표율 33.3%를 넘기기란 애당초 무리였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역대 재보선 투표율도 40% 안팎이다. 지난 4월 27일 치러진 서울 중구청장 재·보궐선거 투표율도 31.4%에 불과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의 능동적인 투표거부 운동도 투표율 미달에 주효했다. 민주당 구청장들이 대다수인 서울시에서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들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구청장이 있는 일부 구는 투표소 주변에 주차단속요원을 집중 배치하거나 투표 관리인들이 점심시간 등에 자리를 비우는 등 교묘하게 투표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공휴일 아니고… 수해도 영향” 손원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교수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복지는 중요한 선거 화두였고, 내년 선거 화두도 복지가 될 것으로 평가됐는데 이를 거부하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끌어내지 못했다.”면서 “재보궐 선거나 주민투표가 원래 투표율이 낮은 데다 정기적인 총선처럼 공휴일도 아니고, 수해가 난 것도 투표율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광삼·강주리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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