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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린’ 하이닉스 누가 탐낼까

    하이닉스반도체가 마침내 워크아웃을 졸업함에 따라 하이닉스의 경영권 향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분은 국내외를 막론한 투자자들에게 분산되고 경영은 이사회가 책임지는 ‘포스코 모델’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닉스와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12일 ‘특별약정’을 맺고 하이닉스의 채권단 공동관리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동성 위기로 지난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갔던 하이닉스는 3년9개월만에 ‘정상기업’으로 돌아왔다. 하이닉스의 워크아웃 졸업은 당초 예정보다 1년 반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화려한 부활, 향후 진로는 하이닉스는 99년 2243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마지막으로 2000∼2003년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누적적자만 1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D램 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업계 2위로 올라섬과 동시에 1조 692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워크아웃이 종결됨에 따라 ‘출자전환주식공동관리협의회’를 구성,51%의 지분을 제외한 23.2%를 올 하반기 중 공동매각할 예정이다. 지분 24%는 2조 16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덩치가 워낙 크고 해마다 2조원 이상의 투자가 불가피한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새 주인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99년 ‘빅딜’로 반도체를 빼앗긴 LG와 국내 연기금, 군인공제회 등 풍부한 ‘현금’을 자랑하는 기업·단체들이 새 주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LG의 부정적 입장 외에는 ‘속내’를 드러낸 곳은 없다. 하이닉스 내부에서는 그동안 성공적으로 경영을 이끌어온 채권단이 당분간 최대주주로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특정 그룹이나 펀드가 단일 대주주로 부상하기보다 점진적으로 채권단의 공동지분을 떨어뜨리는 한편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이 10%선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형태로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포스코나 KT가 민영화 과정에서 선택한 ‘지배구조’다. 하이닉스는 현재 외환은행, 조흥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74%의 지분을 갖고 있고 국민연금 등 국내기관이 7%, 외국인이 7% 등을 갖고 있다. ●부채 16조원에서 4조원으로 99년 LG반도체와의 합병 당시 하이닉스의 부채는 15조 8000억원에 달했지만 채권단의 채무조정과 사업매각 등을 통해 4조원으로 줄었다.12조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1조 6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이닉스의 기적 같은 회생은 2만 2000명에 달했던 직원이 사업매각·분사 등으로 1만 2000여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혹독했던 회사 차원의 구조조정은 물론 채권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채권단은 2001년 5월 약 2조원의 차입금 만기를 연장했고, 그해 10월에도 3조원의 차입금 만기 연장 및 3조원의 출자 전환,1조 5000억원의 채무 면제를 단행했다. 그도 모자라 2002년 12월 1조 8000억원의 출자전환과 잔여 차입금의 만기 연장 및 이자 지급 조건 변경을 승인해야 했다. 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2001년 미국의 마이크론과 매각·합병 협상이 진행됐고,2002년에는 독일 인피니온과도 매각 협상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매각 반대 여론에 부딪혀 국내회사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한편 하이닉스는 그동안 국가경제에 끼친 누와 소액주주들의 투자손실 등을 감안해 ‘자중’한다는 의미로 두번째 ‘생일’을 별도의 행사없이 조용히 넘어갔다. 우의제 사장은 임직원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성공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도전으로 글로벌 메모리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부시, 교토의정서 반대 재천명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임병선기자|6일 개막되는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실천적인 합의가 나올 수 있을까.한국도 비준한 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은 지난 2월 발효됐지만 2002년 기준으로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미국이 비준을 거부함으로써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올 G8 순회의장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은 온난화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양보와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왔다.●“‘교토의정서 필요’ 성명 초안에 포함” 4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T)는 8일까지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미국이 프랑스의 주장에 한발 양보할 뜻을 비쳤다고 전했다.또 중국과 인도로 하여금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도록 압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성명에 포함, 미국을 이해시켰다고 덧붙였다. FT에 따르면 성명 초안에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있다는 점’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줄이기 위해 교토의정서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같은 날 더 타임스도 영국 정부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기후 변화가 (심각한)현실로 나타났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 됐다.”는 내용이 초안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령 발트해 휴양지 스베트로고르스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회담을 가진 시라크 대통령도 3일 기자회견을 갖고 “힘든 논의가 있었지만 합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 분야에서 분명하고 확고한 합의 도출을 희망하며, 현 상황과 논의를 감안할 때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부시 어떤 협정에도 서명 안 할것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영국 ITV와의 인터뷰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논의가 온실가스 배출 제한에서 벗어나 에너지 사용을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환경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신기술로 옮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온실가스를 더 잘 통제하면서도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내가 우리 동료(정상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토의정서는 물론, 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어떤 유사 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은 뒤 미국 정부는 수소연료 차량 개발과 가스를 내뿜지 않는 발전소 같은 신기술개발에 200억달러를 투자중이라고 소개했다. 부시 행정부는 1997년 체결된 교토의정서가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키고 미국에서만 500만개의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등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강력 반대해왔다.그러나 환경단체들은 타협적인 성명이 채택된다해도 온난화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미진한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선진국들이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기준으로 5.2%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 규정도 느슨하기 짝이 없어 실질적인 온난화 방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dawn@seoul.co.kr
  • [경제플러스] 개방형 공채경쟁 140대1

    외환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실시한 개방형 신입직원 공개채용 경쟁률이 140대1을 기록했다. 외환은행은 80명의 신입행원을 뽑기 위해 원서를 받은 결과 1만 1000여명이 몰렸다고 3일 밝혔다. 학력에 상관없이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도록 한 이번 공개채용에는 국내외 석박사 출신 635명이 포함돼 있었으며 고졸자도 1400여명이 지원했다. 특히 지원자중에는 국제재무분석사, 공인회계사, 미국공인회계사, 세무사 등의 전문자격 소지자가 100여명에 이르고 토익(TOEIC) 900점 이상 고득점자도 1200여명이나 됐다.외환은행은 8일쯤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하고 외부전문기관에 의한 적성검사와 은행 실무진, 임원 등의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웰빙, 참된 행복/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

    이달부터 주5일 근무제가 확대됨으로써 이제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중 40%가 주2일 휴일시대를 맞게 되었다. 주5일 근무제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많이 바꾸어 놓은 것 같다. 그중 대표적인 변화는 웰빙 문화의 등장이다. 근로 시간의 축소로 여가시간이 늘어나게 되자 조금씩 조금씩 만족스러운(well) 삶(being)에 대한 인간적 욕구가 표면화되면서 일종의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삶의 방식이 단순한 생존의 차원에서 벗어나 정신적 풍요와 육체적 건강을 위해 명상이나 헬스 등으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생식이나 유기농 등의 자연식을 매개로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그리 낯설지 않은 웰빙 문화의 한 모습이다. 그런데 가끔 그것이 명품이나 비싼 유기농 나아가 건강에 대한 지나친 집착 등의 소비주의 성향을 부추기는 상업적 마케팅 전략으로 왜곡되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웰빙은 사전적으로는 주로 삶의 질을 강조하는 행복, 안녕, 복지 등의 의미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삶의 질’은 주로 행복의 주관적 차원을 강조하면서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조건에 대한 인간의 만족스러운 또는 만족스럽지 않은 마음의 상태에서 언급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높은 삶의 질은 고통스럽거나 비참한 상태를 제거하여 삶을 만족시키는 데에 그 기준을 두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가난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질병의 고통은 행복을 가로막으며, 정신적 및 정서적 불안은 웰빙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가 되고 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웰빙이 만족스러운 삶, 건강한 인생을 의미하는 개념이라면 이 개념을 단순히 ‘삶의 질’ 차원에서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육체적으로 건강한, 단지 문화적인 측면으로만 축소시켜서는 안된다. 고대부터 수많은 현인들이 사유(思惟)의 주요 핵심 주제로 인생을 논하였고, 이는 결국 ‘행복’ 추구로 귀결되었듯이 행복은 인생의 궁극 목적일 수밖에 없다. 이 행복이 어쩌면 오늘날 우리가 말하고 있는 폭넓은 의미에서의 웰빙과도 같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한 번 주어진 인생을 만족스럽게 살아간다는 것(웰빙)은 어느 누구의 삶에나 공통으로 맡겨진 과제요 목적이며, 이는 곧 행복을 찾는 삶일 것이다. 그러면 행복은 무엇인가? 철학자들은 예로부터 행복을 개인의 감성적 요구를 만족시키는 쾌락과 동일시하거나 고통이나 불쾌가 없는 상태, 혹은 자족, 무욕 등의 정신적 독립의 상태라고 정의하기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행복을 자아나 인격의 총체적, 영속적 만족의 상태, 초현실적인 종교적 기쁨의 상태로 정의하는 존재론적, 비공리적 의미로서의 행복의 기준까지도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 행복은 이렇게 삶의 모든 영역에서 찾아가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고통과 모자람 속에서도 행복은 도망가지 않는다. 비록 풍요롭지 않다 해도 내 작은 마음 안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때 그것이 곧 행복일 것이고, 웰빙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주2일 휴일 시대와 함께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 계획을 짜기에 분주하다. 해외여행? 가족여행? 아니면 필요한 공부 보충? 계획을 짜다 보니 길어진 휴가기간이 오히려 짧다고 투덜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주위에는 여름휴가는커녕 일주일에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아직도 많다. 비록 물질적인 풍요와 외적인 성공이 내게 당장 따라오지 않는다 해서 불행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휴가는커녕 구슬 땀을 흘리면서 여름을 난다 해도 거기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삶의 보람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그래서 희망할 수 있다면 그것이 참된 행복이며 웰빙이 아니겠는가? 이동익 신부·가톨릭대 교수
  • [세상에 이런일이] 性가시게 군 바바리 노인

    등굣길 여중생들을 상대로 누드쇼(?)를 벌이던 50대 후반의 ‘바바리맨’이 부산 지역에 시범 배치된 스쿨 폴리스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여학생 수십명을 앞에 두고 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한 김모(58)씨를 공연음란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모(58)씨는 지난 22일 오전 8시쯤 부산 북구 덕천동 A여자중학교 근처에 있는 모 아파트 앞에서 여중생 수십여명이 보는 가운데 바지를 내리고 성기를 흔드는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놀란 여학생들은 올해 학교에 배치된 스쿨 폴리스들에게 “학교 앞에 변태가 나타났어요. 빨리 와주세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스쿨 폴리스 이세근(62·전직 경찰)씨와 이창식(67·전직 교사)씨는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500여m 추격한 뒤 격투 끝에 김씨를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이세근씨는 오른손 손바닥이 찢어지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CEO 칼럼] ‘競爭’의 새로운 패러다임

    [CEO 칼럼] ‘競爭’의 새로운 패러다임

    진정한 승리와 성장은 상대방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하는 과정에서 ‘탄생’된다. 손자병법의 모공(謀功)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백번 싸워 백번 승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이러한 성현(聖賢)의 진리는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기업들이 한정된 시장을 두고 치열한 전쟁을 벌여 승리를 얻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싸움 없이 성공을 거두는 것은 더 의미 있고 값진 ‘승리’일 것이다. 흔히들 지금의 시장 상황을 총성 없는 전쟁터에 비유하곤 한다. 이렇듯 치열한 시장 환경에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과당 경쟁을 벌이게 되고 이는 기업으로 하여금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게 만드는 반면 수익성은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는다. 물론 경쟁이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만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은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우수한 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문제는 제살깎기식 과도한 경쟁에 있다. 출혈 경쟁에 따른 시장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전략이 바로 ‘블루 오션’이다. 그동안 기업간의 경쟁으로 붉게 물든 ‘레드 오션’에서 벗어나 미지의 새로운 가치를 찾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수요를 창출해 내자는 것이 ‘블루 오션’의 본질이다. 이는 결국 오늘날 시장에서의 성공은 ‘경쟁’이 아니라 ‘창조’, 즉 남과는 다른 ‘가치 창출’을 통해 얻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1960년대 미국 커피 회사들은 포화된 시장을 탈출하기 위해 가격 경쟁을 시작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품질과 향은 뒤로 한 채 값싼 원두를 캔에 섞어 팔았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커피를 소모적 경쟁이 아닌 ‘감성’으로 접근해 1000년 커피 역사를 새로이 쓰기 시작했다.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사람과 사회가 만나는 공간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도 무모한 경쟁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성공했다.1971년, 사우스웨스트는 항공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며 기존 항공사의 고객을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지 않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택하는 교통수단이 무엇인가에 주목했다. 그 결과 적잖은 사람들이 중단거리를 비행기가 아닌, 자신의 차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우스웨스트의 ‘언제든 출발이 가능하고 값이 싸며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초저가 중단거리 항공 여행은 그렇게 탄생했다. 매우 빠른 명견(名犬)이 그 역시 재빠른 토끼를 뒤쫓아 수십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오르내리다가 이 둘 모두가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이렇듯 본래의 목적은 뒤로한 채 불필요한 경쟁만 벌이다가 모두가 공멸(共滅)하고 만다는 뜻이 담긴 말이 ‘견토지쟁(犬兎之爭)’이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무모한 경쟁과 분쟁은 결국 누구도 승리자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모든 기업은 경쟁에서 승리를 말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경쟁에 있어 중요한 점을 잊고 있다는 데 있다. 그것은 바로 ‘경쟁의 질’이다. 무의미하고 과도한 경쟁은 궁극적으로 기업에 고객의 ‘불신’이나 사업의 ‘실패’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모두가 한 길로 가기만을 고집하면 병목은 필연이고, 이는 결국 아무도 전진할 수 없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진정한 승리와 성장은 상대방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하는 과정에서 ‘탄생’된다.
  • [열린세상] 세계경제 불균형, 어떻게 대처할까/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최근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지난달 G7회의에서는 세계 불균형 시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성명이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세계경제 불균형 문제의 진원지는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경제는 2004년도에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5.7%, 재정적자는 3.5%에 달하여 대외신인도가 흔들리고 있다. 불균형의 또 다른 축인 중국은 2000∼2004년 5년간 총 2544억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국내로 끌여들였고, 수출의 급성장에 힘입어 동 기간중 1358억달러의 누적 무역흑자를 기록함으로써 세계의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부상하였다. 특히 금년부터 섬유쿼터가 폐지되면서 중국의 대미 면바지 수출물량이 16배나 증가하는 등 중국 전체 섬유수출이 1∼4월중 전년동기 대비 32.9%나 증가하여 미국과 EU의 수입규제를 불러오고 있다. 한편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세계경제 불균형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제유가는 2002년 초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하면서 석유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선·후진국의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동시에 세계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다. 원래 유가의 등락은 세계경기 동향과 연동되어 왔으나,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이 원유 수요 증가분의 약 40%를 흡수하면서 이러한 연동 트렌드도 깨어져 버렸다. 원유,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은 향후 중국경제가 고성장을 지속하는 한 상승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China Impact’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정부는 올해 1월 ‘중국 현대화보고 2005’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중국경제를 세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보호주의 망령이 되살아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미국은 경상적자 축소를 위해 달러화 하락을 유도하면서 미국 경상수지 적자의 약 25%를 야기하고 있는 중국에 ‘불균형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달러화 하락으로 받게 될 고통을 분담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달러화 하락이 환율전쟁과 보호무역주의로 연결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지난해의 85.4%에서 금년 1·4분기에는 147.4%로 더욱 높아진 가운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나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G7회의에서 촉구된 바와 같이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재정 건전화,EU의 구조조정 등이 본격화되면 이들 지역에 대한 우리의 수출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경제 불균형의 심화로 인해 지역경제통합이 확산되면서 지역경제통합에서 뒤처진 우리나라가 ‘수입규제가 아닌 수입규제’를 점점 더 크게 받게 될 것이다. 세계경제의 불균형 확산 문제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극복하는 데에는 지금부터라도 단편적인 대책을 서두르기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기본에 충실한 경제운영이 우선되어야 한다. 공자의 제자중 한 사람인 자하(子夏)가 고을의 태수로 임명되어 가면서 공자에게 앞으로 어떻게 마을을 다스려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이에 공자는 ‘욕속즉부달(欲速則不達)’, 즉 ‘일을 서둘러 공적을 올리려고 하다가는 도리어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고 가르침을 주었다고 한다. 우선 대내적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거시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과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투자도 절실하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경쟁에서 우리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람, 기술, 신산업 등 미래의 경쟁력 원천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BRICs, 동유럽 등 선진국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FTA 추진을 통해 시장을 확보하고 국내적으로는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는 노력을 일층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투기혐의 457명 세무조사

    투기혐의 457명 세무조사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서울 강남, 경기도 분당·용인·과천 등 4개 지역에서 부동산 거래를 한 사람 가운데 투기혐의가 있는 457명이 국세청의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받는다. 또 이들 지역의 아파트 기준시가가 오는 7월말이나 8월초 시가에 근접하게 상향 조정된다. 국세청은 4개 지역의 아파트 거래자 가운데 투기혐의가 있는 취득자 276명과 양도자 181명을 대상으로 14일부터 집중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기준시가도 상향 조정해 고시하기로 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날 이해찬 총리 주재로 열린 부동산시장 관계장관회의에서는 이같은 방안을 포함해 신도시 추가건설 등 다양한 부동산 가격안정대책이 논의됐다. 세무조사 대상은 지난해 1월 이후 최근까지 아파트 취득 또는 양도자중 자금을 증여받거나 은행담보대출을 받아 여러 채를 구입한 사람, 허위계약서 작성 등으로 양도소득세를 적게 낸 사람, 거래가 잦은 사람 등이다. 국세청은 투기혐의자에 대해서는 본인은 물론 가족들을 대상으로 지난 2000년 이후 부동산거래 전반에 대한 세금탈루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상률 조사국장은 “최근의 아파트가격 상승은 투기적 수요에 의한 가격 왜곡현상으로 진단하고 있다.”면서 “1차 조사에 이어 투기심리가 가라앉을 때까지 계속 추가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금출처조사를 피하기 위해 담보대출 자금으로 투기를 하는 사례가 잦은 점을 감안, 이자와 원금의 상환내역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탈루세금 추징은 물론, 허위계약서 작성이나 미등기전매 등 법규 위반자는 관계기관에 통보해 과징금을 물게 할 방침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을 초과해 대출받은 투기혐의자는 금융감독원에 통보, 대출금 회수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또 이달초 가격을 기준으로 아파트가격이 급등한 지역의 기준시가를 상향조정, 실거래가 신고 검증기준으로 활용하고 취득·등록세 및 보유세의 부담을 늘려 투기를 억제하기로 했다. 이들 지역이라도 전용면적 25.7평 이하는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점을 감안, 재건축 대상을 제외하고는 기준시가 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5월16일 현재 아파트 가격상승률은 분당 16.9%, 과천 10.4%, 용인 9.9%, 서초 11.1%, 송파 8.5%, 강남 8.3% 등이다. 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구자홍 회장 가훈은 ‘不比他人’

    구자홍 LS그룹 회장이 최근 1년 8개월 만에 재개한 개인 홈페이지에 ‘속내’를 털어 놔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 구 회장의 홈페이지(www.johnkoo.pe.kr)에 따르면 구 회장은 최근 ‘명상호흡’에 심취하면서 가훈을 ‘불비타인(不比他人·남과 비교하지 않는다)’으로 정했다. 구 회장은 “개인적으로 남을 험담하는걸 굉장히 싫어한다. 일을 할때도 일과 사람은 구분한다.”고 부연했다. 가장 좋아하는 고사성어는 ‘자중자애(自重自愛·스스로를 중히 여기고 사랑한다)’라고 소개했다. 한때 어지간한 노래가사는 다 외울정도로 즐겨하던 노래부르기는 요즘 뜸해졌지만 최근 서유석의 ‘홀로아리랑’을 애창한다고 밝혔다. 홀로아리랑은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으로 시작하는, 독도를 주제로 한 노래다. 지난 2003년 10월 LG에서 계열분리되면서 애착을 보였던 LG전자 회장직을 내놓고 LS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구 회장의 ‘심정’이 홈페이지에 잘 나타났다는 평이다.‘LG그룹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고 LS그룹을 아끼고 사랑하며 홀로서기를 하겠다.’로 해석이 가능하다. 구 회장은 “LG나 GS와의 협력은 계속하지만 겹치지 않는 사업영역에서 새로운 조직문화로 핵심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최근 그룹 회장으로서 행보를 넓히고 있다. 그가 원하는 인재상은 다른 사람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포용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깔끔한 ‘영국신사’ 이미지에 걸맞게 CEO의 리더십도 ‘독불장군형’보다는 주변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만들어주는 리더십을 선호한다고 밝혔다.‘결과 못지 않게 과정이 중요하다.’는 인생철학에서는 요즘 ‘이것저것 재지말고 독종정신으로 1등을 달성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LG와의 차이를 읽을 수 있다. 한편 구 회장은 홈페이지에서 부인 지순혜씨 등 가족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내비쳤고 이세돌 9단 등을 ‘후원’하며 바둑(아마 6단)과 쌓은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화장품’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는데 부친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도 LG의 창업초기 화장품 탄생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여의도 in] “나비 날갯짓이 토네이도 된다”

    “브라질에서 나비의 날갯짓으로 생긴 바람이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13일 의원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나비이론’을 거론한 뒤 “정치를 하다 보면 한나라당이 조금 잘하고 있다고 할 때 (일각에서는) 어떤 것을 못하는지 의도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강 원내대표는 “왜 이런 말을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겠지만 전국 곳곳에서 이상징후가 일어나 이런 말을 한다.”며 “이상한 날갯짓의 바람이 일어나지 않도록, 엉뚱한 토네이도가 일어나지 않도록 자중자애해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이는 최근 ‘대졸 대통령론’으로 논란을 일으킨 전여옥 의원과 대구지역 상공인들과 골프회동을 가진 뒤 소동을 벌인 곽성문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4·30 재·보선 이후 ‘잘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의원들의 빗나간 언행이 당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 한편 곽 의원은 지난 4일 다른 한나라당 소속의원 7명 및 노희찬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역 경제인들과 구미의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후 식사자리에서 감정을 삭이지 못해 벽을 향해 맥주병을 던지는 등 추태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50년 ‘목소리 인생’ 성우 고은정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50년 ‘목소리 인생’ 성우 고은정씨

    ‘목소리의 마술사’가 있다. 반세기 동안 격동의 현대사를 ‘목소리’ 하나로 관통했다. 질곡의 50년 세월속에 가느다란 성대의 떨림으로 감동과 추억의 파노라마를 무수히 연출했다. 타고난 ‘천(千)의 목소리’는 대중들의 가슴을 쥐락펴락했다. 암울했던 1960∼70년대, 라디오의 ‘연속방송극’과 ‘추억의 영화’ 등 무려 1000여편에 출연했다. 엄앵란 문희 남정임 정윤희 등 내로라하는 당대 여배우들의 목소리를 도맡아 ‘얼굴없이’ 많은 인기를 누렸다. 뿐만 아니다.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김영삼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치권 주변에서 이꼴저꼴 다 보면서 연설과 다큐멘터리 대역(代役) 등을 해 흥미진진한 야화도 간직하고 있다. ●‘여자의용군 예술대’ 자원입대 고은정(70)씨.1954년 12월 KBS 성우 공채 1기로 출발,50년 ‘목소리 인생’을 걸어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 4월 단막극을 직접 쓰고 출연까지 했다. 최근에는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 서초동의 모호텔 정원에서 만났다. 먼저 해마다 6월이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고 고백했다. 다름 아닌 6·25에 참전했던 것.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다며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50년 11월 어느날. 수도여중 3학년 재학 중이었다. 학생들 사이에는 ‘국군이 압록강까지 진격했고, 금방 통일된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 고은정은 친구들과 모여 “서울고와 용산고 학생들도 학도의용군에 뽑혀 북진대열에 합류하는데 우리 여학생이라고 가만히 있으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며칠 뒤 고은정은 단짝 친구 3명과 함께 여자의용군에 자원입대했다. 훈련막사는 서울 충무로의 일신초등학교(현 극동빌딩 자리). 때마침 한성여고 밴드부와 동덕여고 무용반 학생들도 와 있었다. 가칭 ‘여자의용군 예술대’가 결성됐다. 고은정의 군번은 0995862. 훈련은 주로 아침 일찍 남산을 한바퀴 돌아오는 것이었다. 20일쯤 지나자 외출허가가 떨어졌다. 이때 가족들이 “난리통에 여자가 무슨 군입대냐.”며 귀대하지 말라고 붙잡았다. 그러나 “어떻게 외출나왔다가 안 들어가느냐.”며 귀대했다. 그런데 동료 3분의1가량이 귀대하지 않았다. 남은 예술대원은 20여명. 이튿날 예술대원은 부산으로 떠나기 위해 겨울용 잠바와 담요 한장씩을 들고 청량리역에 도착했다. 수백명의 남자군인 틈에 끼어 무개화차에 막 오르려는 순간이었다. 신성모 국방장관이 나타나 “왜 여자들을 지붕 없는 차에 태우느냐.”고 호통을 쳤다. 할 수 없이 다음날 별도의 트럭을 이용해 인천항을 거쳐 함정(LST)을 타고 3일 만에 부산항에 당도했다.(관련자료에 따르면 50년 9월 여군교육대가 부산에서 결성됐으며, 군부대와 병원 등의 위문을 위해 군악 및 예술대가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군번 0995862 육군 제대 부산에 도착한 예술대원은 영도초등학교의 임시막사에서 지냈다. 며칠 뒤 크리스마스 이브때 고은정은 면회 온 목사의 도움으로 십수권의 책을 장만할 수 있었다. 워낙 책을 좋아한 데다 병원위문을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숙소 앞에 ‘소공녀의 방’이라는 문패를 달았다. 그러던 51년 2월 부대에서 휴가를 다녀오란다. 딱히 갈 곳이 없어 지난번 도움을 받은 목사가 있는 대구로 향했다. 때마침 목사는 제주도의 피란민들을 위해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고은정도 목사와 함께 떠났다. 도착했더니 돌아올 여객선 사정이 여의치 않은 데다 목사의 강력한 권유로 부대복귀를 하지 못했다. 고은정은 관계요로를 통해 이같은 사정을 전한 뒤 그해 2월 제주 오현중에 설치된 피란민학교에서 중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이와 관련, 고씨는 “얼마전 육군에 확인해 보니 군번도 있고 제대처리돼 있었다.”면서 당시 입대했던 친구들을 가끔 만나 추억담을 나눈다고 귀띔했다. # 에피소드 1. 74년 8월14일이었다. 영화 ‘맹물로 가는 자동차’ 더빙을 하느라 밤을 새운 뒤 집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그대로 쓰러졌다. 꿈을 꾸었다. 고 육영수 여사가 청와대로 초청했다. 고씨는 의사 동생과 함께 갔다. 육 여사는 진작 보고 싶었다며 “조국을 위해 고생이 많은데 부탁이 있으면 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고씨는 “서울신문에 다니던 오빠가 필화사건으로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걱정”이라고 했다. 고씨는 육 여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 단골로 등장했지만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얼마만큼 잤을까. 일어나 방문을 열어 보니 아이들이 TV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탕탕탕 하는 총소리와 함께 TV 전원이 꺼졌다.8·15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영부인 피격사건’이었다. 이후 국립영화제작소에서 만든 육 여사 다큐멘터리에 더욱 많이 출연하게 됐다. 박근혜씨가 영부인 역할을 맡을 때 방송국으로 찾아왔다. 박씨는 “아버지는 고 선생의 목소리가 엄마하고 똑같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런 뒤 연말마다 청와대에서 금시계를 보내왔다. ●대통령 부인들과 자주 만나 # 에피소드 2. 5·16 직후였다. 동아방송에서 ‘천일야화’라는 대담프로그램을 맡고 있었다. 하루는 김종필(JP)씨를 초청했다. 시간이 됐는데도 그가 오지 않아 찾아나섰다. 점퍼차람의 한 사람이 방송실 입구에서 “나를 찾는 겁니까.”하고 말했다. 인사를 하자 JP는 “고 선생은 골라쓰는 단어가 아주 달라요.”라고 했다. 인연이 돼 나중에는 JP자택에서 부인과 자주 만나게 됐다. “80년대 초반 민정당 창당대회 때 권정달씨의 부탁으로 봉두완씨와 사회를 같이 보게 됐지요. 이때부터 본의 아니게 정치 언저리에 맴돌게 된 것 같아요. 여성계 대표라는 명분으로 종종 청와대에서 이순자·김옥숙 여사와 식사도 했지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는 마침 우리 아들과 초등학교 동기동창이었습니다.” 87년 대선을 일주일 앞둔 때였다. 노태우 후보측에서 63빌딩에서 저녁을 먹자는 연락이 왔다. 갔더니 이종찬씨도 함께 있었다. 노 후보는 목이 꽉 잠겨 있었다. 노씨는 “고 선생, 어떻게 하면 목을 살릴 수 있겠소.”라고 물었다. 이종찬씨는 달걀을 먹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고씨는 “소염제를 먹고 당분간 필담으로 대화할 것”을 주문한 뒤 연설 때 5만,10만 관중을 염두에 두지 말고 오직 자신 앞에 있는 마이크를 상대로 감동을 시킬 것을 권했다. 낮은 톤의 목소리가 오히려 장점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어 노 후보가 여성정책 아이디어를 달라고 하자 “이제와서 새로운 정책을 내놓은들 먹혀들지 않기 때문에 선거 때까지 애처가라는 소문만 잔뜩 퍼뜨릴 것”을 주문했다. 전직 대통령의 목소리에 대한 평가도 흥미롭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설득력은 있으나 노 전 대통령의 현대적 감각에는 뒤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10분 동안 113개의 언어가 틀릴 정도였는데 대통령에 당선돼 ‘우리나라에선 통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단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지만 발음을 비교적 정확하게 하려고 애를 쓰는 편이라고 했다. 고씨는 “스피치는 공인의 덕목 가운데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출강에 여전히 방송활동 고씨는 4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본래 이름은 고흥숙.‘흥’자 돌림이다. 막내동생이 한나라당 국회의원 고흥길(성남시 분당갑)씨. 오빠 고흥욱(72)씨는 청와대 출입을 오래한 기자출신으로 현재 LA에 산다. 얼마전 국제전화를 걸어와 “네가 죽었다는 소문이 났는데 무슨 일이냐.”고 뜬금없이 물어 “아냐, 길은정이 죽은 것을 보고 그러겠지.”하고 대답했단다. 어머니는 5남매를 남겨놓고 30대 나이에 요절했다. 새 장가를 든 아버지도 54년 교통사고로 일찍 명을 달리했다. 새어머니는 5남매를 친자식 이상으로 키웠다. 현재 94세로 분당 아들집에서 산다. 고씨 자신은 59년에 결혼, 이듬해부터 연년생으로 자식 넷을 낳았다. 함께 지내는 둘째딸(44)을 제외하곤 다들 결혼했다. 고씨는 5년 전 유방암 수술을 해 고비를 맞았지만 요즘은 서울예대 장로신학대 출강과 극동방송에서 매일 10분짜리 방송 등을 하며 정열적으로 일하고 있다.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온 가족사를 쓰고 있어요. 여름방학 때는 밀린 대본을 완성할 예정입니다. 일생을 담은 모노드라마도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 1936년 서울 출생 ▲ 51년 제주 피란민학교에서 수도여자중학 졸업 ▲ 54년 수도여고 졸업, 숙명여대 영문과 재학시절 KBS 성우공채 1기 ▲ 56년 최초 연속방송극 ‘청실홍실’ 성우 ▲ 58년 연속방송극 ‘산너머 바다건너’에서 상하이 여자 ‘미라’역을 맡아 주목받음. ▲ 이후 ‘장희빈’‘고운정 미운정’‘왕비열전’‘대동강은 알고 있다.’‘불꽃의 소리’‘113수사본부’등 드라마와 영화를 합쳐 1000여편 출연. ▲ 77년 드라마 ‘대니할머니’당선으로 방송작가 데뷔. ▲ 97년 고은정언어예술원 개원 ▲ 98년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 2000년 방송위원회 위원, 방송언어특별위원회 위원장 ■ 방송극본 가을에 온 손님, 불모의 수령, 저녁노을, 사랑의 계절, 두고온 언니에게 등. ■ 소설작품 고운정 미운정, 위험한 체험 등. ■ 상훈 국민훈장동백장(2000년)
  • “갈길은 먼데…” EU 자중지란

    |파리 함혜리특파원| 유럽합중국의 목표를 향해 항해하던 유럽연합(EU)호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유럽헌법 부결로 통합회의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가운데 영국이 국민투표 무기연기를 선언, 본격적인 궤도이탈을 예고했다. 통합유럽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유로화 가치는 힘을 잃고 있으며,2007∼2013년 재정 분담금 협상도 회원국들간 이견으로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강대국간 갈등고조 가능성 영국의 국민투표 무기연기 선언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지난 4일 정상회담에서 다른 국가들의 비준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고 촉구한 가운데 나왔다. 그런 만큼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강대국간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 주요 언론들은 7일 “영국이 EU 헌법에 사망선고를 함으로써 유럽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의 주요 신문들은 영국이 유럽 통합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프랑스·독일 동맹에 심각한 타격을 가함으로써 유럽을 분열시키고 그 틈새를 파고들어 유럽을 지배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EU 지도자들에게 “유럽헌법이 폐기됐다고 선언하지 말고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EU 정상회담까지 기다려 달라.”고 호소했다. ●재정분담금 협상도 난항 오는 16∼17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정상회담에서 회원국 정상들은 유럽헌법 비준 문제 외에도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는 2007∼2013년 재정분담안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하지만 이 역시 각국의 이해가 엇갈려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독일은 분담금을 현재보다 낮추기를 원하고 있다. 네덜란드도 국민투표 부결 이후 더욱 강력하게 분담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의장국 룩셈부르크가 내놓은 재정분담안은 EU에 대한 총분담액을 국민총소득(GNI)의 1.06∼1.09%로 제한할 것을 제안하고 있지만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스웨덴, 오스트리아는 분담비율을 GNI의 1%로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국이 지난 1984년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확보한 환불규정(리베이트)의 철폐안도 논란거리다. 프랑스 등은 영국의 경제가 다른 어느 유럽국가보다 호전된 만큼 이 규정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국은 “분담안의 환불규정 철폐 부분을 없애지 않으면 주저 않고 재정분담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반발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與 실용·개혁 갈등 재연 조짐

    당·정·청 갈등이 노무현 대통령과 측근, 이해찬 국무총리를 한 때 겨냥하더니 이번에는 열린우리당 지도부로 옮겨갔다. 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언행 신중’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유시민 상임중앙위원이 지도부의 책임론을 들고나오면서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분들은 자중자애하고, 언행에 각별힌 신중해야 할 때이다.”면서 신중한 처신을 거듭 당부했다. 이는 노 대통령의 정책을 ‘이상주의적’이라며 정면 비판한 정장선 제4정조위원장을 겨냥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도 “근래 몇몇 발언이 있었는데 원칙에도 맞지 않고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문희상 의장도 이날 상임중앙위원 간담회에서 “현재는 예민한 시기이므로 입장이나 얘기들이 왜곡되거나 곡해될 소지가 있는 만큼 가급적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입조심’을 당부했다. 그러나 유 상중위원은 실용주의 지도부를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해 당내 노선논쟁 재점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유 상중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지도부의 혁신의지 부족을 질타한 뒤 “대통령과 총리를 욕한다고 당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생각과 지향이 달라도 공동의 목표 아래 움직이도록 하는 게 리더십의 요체인데 저를 포함해 지도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도부 일원인 유 위원이 언급한 ‘혁신 의지가 부족한 지도부’는 결국 문 의장 등 실용주의파를 겨냥한 것으로 보여 노선경쟁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오늘의 눈] 靑 ‘정무기능’ 부활해야/오풍연 공공정책부장

    당·정·청 관계가 아슬아슬하다. 과거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그것도 여권안에서 공개적으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3축(軸)이 한 목소리를 내도 모자랄 판인데 네 탓 공방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해찬 총리가 직격탄을 맞는가 싶더니, 노무현 대통령을 직·간접 겨냥한 말들도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여권 내부에서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금기(禁忌)시돼 왔다. 더군다나 한참 물이 올라야 할 집권 3년차에 자중지란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불행이다. 왜 이런 지경까지 오게 됐는가. 감정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되돌아 보아야 한다. 먼저 원인을 찾아낸 뒤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순서다. 무엇보다 국정을 책임진 그들이기에 그렇다. 선결 조건은 철저한 자기 반성이다. 물론 대통령부터 그 심각성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통한 우회적인 경고나 비판으론 문제를 풀 수 없다. 오히려 ‘면피성’ 해명이 될 경우 사태를 보다 악화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최근 “위원회가 희망”이라는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 등의 발언은 여론과도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당·정 분리를 약속했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정무수석 자리를 없앤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우리 정치사에서 정무수석의 이미지가 좋게만 반영되지 않았기에 이같은 실험이 성공을 거둘까 기대를 모았던 것 또한 사실이다. 역대 정무수석 가운데 일부는 깨끗한 정치의 대척점에 있었던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무수석의 명맥을 유지시킨 것은 과(過)보다는 공(功), 나아가 당·정을 아우르는 그 역할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참여정부는 가교(架橋) 역할자가 없는 것이 최대 약점인 듯 싶다. 그러니 일이 터질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형국이다. 최근 사태를 두고도 벌써부터 노 대통령이 나서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 않은가. 이래서는 대통령의 영이 서지 않는다. 지금은 대통령을 대신해 중재를 하고, 기강을 잡을 사람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무수석을 부활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poongynn@seoul.co.kr
  • [사설] 사조직에 집안싸움, 꼴사나운 여권

    여권이 너무 흔들리고 있다. 한두번의 판단 잘못이라면 해법은 쉽다. 그러나 현재 나타나는 양상을 볼 때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서남해안개발 사업으로 검토된 S프로젝트가 사조직에 의해 주물러졌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 자문위원회의 월권 논란 이상으로 심각한 사태다. 이런 가운데 당정은 위기의 원인이 상대방에 있다고 삿대질을 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서남해안개발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지시를 받고 ‘호미회(호남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라는 일종의 사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학자 등으로 구성된 호미회는 S프로젝트는 물론 행담도개발에도 관여했다는 것이다. 특히 현직 검사가 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의 분쟁조정 자리에 참석하는 등 법률자문역으로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사표를 냈다. 서남해안개발이 내각에서 정상 추진되었다면 검사가 파견되어 활동해도 시빗거리가 될 수 없다.S프로젝트를 사조직에 맡기고, 편법행위가 잇따랐던 이유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이해찬 총리는 엊그제 “지금이 이른바 (대통령)측근이나 사조직이 발호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행담도의혹에 사조직이 연관되었고, 유전의혹에는 대통령 핵심측근이 연루된 점을 감안할 때 뼈아픈 지적이었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 염동연 상임중앙위원은 “이 총리가 경거망동하고, 총리로서 품행이 단정하지 못하다.”고 정면반발했다. 앞서 당정 지도부는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놓고도 서로를 비판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청와대 쇄신론과 위원회정비론이 제기되는 등 여권 전체가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상황을 가볍게 봐선 안 된다. 레임덕이 빨리 올 우려가 있다는 차원이 아니다. 청와대, 정부, 여당을 모두 포함한 여권 시스템과 인적 구조를 새롭게 정비하지 않으면 경제, 안보 불안이 깊어진다. 시간이 없으므로 서둘러야 한다.
  • 염동연 “李총리 경거망동 말라”

    염동연 “李총리 경거망동 말라”

    국정운영 위기의 진단과 해법을 둘러싼 당정간 이견이 정면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여권 전반의 자중지란 양상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인다. 특히 이해찬 총리의 ‘측근 발호’ 발언에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염동연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이 발끈하고 나서는 등 현 정부 실세그룹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청와대가 감사원의 유전 의혹 감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도 심상찮은 기류다. 이런 가운데 당·정·청은 3일 워크숍을 갖고 봉합을 시도했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당 중진들의 강한 질타와 비난이 쏟아지면서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盧최측근의 반격 염 위원은 이 총리가 전날 대통령 측근과 사조직의 부패 가능성을 언급한데 대해 “이 총리가 경거망동하고, 총리로서 품행이 단정하지 못하다.”고 정면 비판했다. 염 위원은 “이 총리야말로 참여정부의 영광과 권력을 다 누린 실세 중의 실세이고, 측근 중의 측근”이라면서 “도대체 대통령의 측근들이 무엇을 잘못했다고 그런 말을 했는지 의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총리야 말로 실세 중의 실세” 그는 “총리가 지목한 측근들이 참여정부 들어 한 일이라곤 악역을 자처하고 집중적인 견제와 비판의 대상이 돼 온 일 밖에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염 위원은 “권력을 남용한 사례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라.”면서 “만약 실세들이 국정에 개입하고 권력을 농단할 수 있었다면 역사상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진 총리의 책임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 대통령의 당선에 공헌한 호남지역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염 위원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영업자 대책에 대해서도 “구두닦이도 허가를 내야 하느냐.”라고 꼬집은 뒤 “민생에 결정적 타격을 준 총리는 자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총리는 정권의 레임덕을 부채질하려는 불순한 기도에 흔들리지 말라.”고 꼬집었다. ●당정갈등 일파만파로 확산될 수도 앞서 이 총리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찬강연에서 “지금이 (대통령)측근이나 사조직이 발호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정권이 끝나기 전에 한건 해야겠다는 세력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2. 당정청 워크숍 이날 오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가비전 당·정·청 워크숍’에선 당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특히 홍재형·강봉균 의원 등 ‘경제통’들이 정부 공격의 선봉에 섰다. 재경부장관 출신인 강봉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주택경기 위축시키면 내수경기 회복은 제 경험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부의장은 청와대를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청와대가 인위적으로 내수를 진작시키지 않겠다고 했던 시각을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경제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홍재형 의원은 “철도공사가 유전사업을 하고 도로공사가 행담도 개발을 하는 것은 너무 아마추어리즘 아니냐.”면서 정부 정책을 폄하했다. 자영업자 대책에 대해서도 ‘한심한 정책’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당정 관계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참석한 청와대측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씀이 지침으로 인식되는 것은 오해”라면서 “크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어 참석자들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단합된 모습을 보이려했지만 토론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불신의 골이 깊어 여권내 진통은 조기수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2. 당정청 워크숍 이날 오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가비전 당·정·청 워크숍’에선 당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특히 홍재형·강봉균 의원 등 ‘경제통’들이 정부 공격의 선봉에 섰다. 재경부장관 출신인 강봉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정부의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주택경기 위축시키면 내수경기 회복은 제 경험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부의장은 청와대를 향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청와대가 인위적으로 내수를 진작시키지 않겠다고 했던 시각을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경제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홍재형 의원은 “철도공사가 유전사업을 하고 도로공사가 행담도 개발을 하는 것은 너무 아마추어리즘 아니냐.”면서 정부 정책을 폄하했다. 자영업자 대책에 대해서도 ‘한심한 정책’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당정 관계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참석한 청와대측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씀이 지침으로 인식되는 것은 오해”라면서 “크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어 참석자들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단합된 모습을 보이려했지만 토론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불신의 골이 깊어 여권내 진통은 조기수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철도공사 사장 공모까지 ‘쉬쉬’

    ●공모결과 직원들에게조차 비공개 한국철도공사가 지난 30일 마감된 사장 공모결과를 내부에조차 공개하지 않은 채 함구하자 빈축이 쇄도. 철도공사는 사장추천위원회의 비공개 원칙과 지원자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다른 공기업이 공개하는 것과 비교할 때 설득력이 없다고. 이에 따라 공정심사 명분으로 비상임이사(4명)와 외부전문가(3명)로 구성된 추천위 무용론도 제기. 한 직원은 “사단이 벌어진 유전사업도 일부의 정보독점과 밀실추진으로 빚어진 사실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일갈. 한편 이번 사장 공모에는 전직 철도청 출신과 일부 추천인사 등 10여명이 응모했다는 전언. ●연이은 악재에 처신 ‘경계령’ 대전청사 공무원들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에 잇따라 연루되자 자성의 목소리가 가득. 철도공사의 유전 게이트에 이어 모청 직원의 국적 포기, 거래 업체로부터 향응을 받은 공무원 사퇴 등 부정적 사건이 불거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해당 기관들은 사실 확인에 난색을 표하며 ‘쉬쉬’하고 있으나 내부 고발에 의해 사건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지자 곤혹스러운 표정. 한 공무원은 “감춰지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매사 조심하고 자중하는 길만이 살길”이라고 뼈 있는 한 마디. ●산림청·산림조합 “새술은 새부대에” 개혁을 둘러싸고 긴장관계를 보였던 산림청과 산림조합중앙회가 새 출발을 다짐. 산림청이 사업방식 변화와 조합장 자격요건 완화 등 조합법에 손을 대면서 대립각을 세웠던 이들은 개청 이후 처음 대전청사 운동장에서 화합 한 마당을 갖고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 참석자들은 “산림조합중앙회장이 새로 선출되면서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 두 기관이 협력관계로 함께 발전하는 전기로 승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하기도.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고액세금체납 2000명 공개”

    지난해 고액의 세금을 체납해 올해 명단이 공개될 고액세금체납자가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29일 “상습 고액 세금체납자 2000명을 선별, 지난 22일 당사자들에게 ‘체납이 계속될 경우 명단이 공개된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고액을 체납해 명단공개 사실을 통보받은 사람은 1506명, 실제 명단공개자는 1101명 그쳤으나 올해에는 명단공개 사실을 통보받은 체납자가 작년보다 33% 늘었다고 국세청은 덧붙였다. 국세청이 선별한 2000명은 지난 3월1일을 기준으로 10억원 이상의 세금을 체납한 뒤 2년이 지난 사람들이다. 이들에 대해선 체납사실이 은행연합회에 통보돼 금융 관련 활동에 제약이 따르게 되며 특히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다만 명단통보자중 과세불복 청구절차가 진행중이거나 가산금을 포함한 체납액의 30% 이상을 오는 11월22일까지 납부하면 공개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고액체납으로 인해 지난해 명단이 공개된 경우라도 올해 체납액을 납부하면 공개자 명단에서 제외된다. 국세청은 지난해 명단이 공개된 체납자가 올해도 공개대상에 오를 경우 ‘중복공개’를 피하기 위해 공개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번에 명단이 통보된 체납자들은 오는 11월22일까지 6개월간 소명기회를 갖게 된다. 국세청은 소명기간이 끝나면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명단공개자를 최종 확정한 뒤 정부가 발행하는 관보와 국세청 홈페이지, 일선세무서 게시판에 체납자의 주소, 이름, 직업 등을 공개한다. 오승호기자 osh@seoul.co.kr
  • 은행들 ‘엔貨예금 과세’ 전전긍긍

    은행들이 선물환거래와 연계된 엔화예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 문제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엔화스와프예금에서 발생한 선물환차익에 대해 과세하기로 하고, 원청징수의무자인 은행에 오는 31일까지 원천징수하지 않은 부분을 수정신고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신고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고객에게 과세 부담을 떠넘길지, 은행이 떠안을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VIP 고객 날아간다.” 고객들은 벌써부터 “상품을 팔 때는 비과세라고 선전하더니 이제 와서 과세를 하면 은행과 거래를 끊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엔화스와프예금은 최저 가입 한도가 3억원 이상이어서 가입자 대부분은 은행의 최우량고객이다. 특히 상당수가 ‘절세’에 큰 관심을 보이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로, 은행들이 요즘 사활을 걸고 있는 프라이빗뱅킹(PB)의 고객들이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자칫하다가는 PB 사업 전체가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PB 담당자는 “여러 은행에 엔화스와프예금을 든 고객들이 많아 특정 은행이 과세를 하면 그러지 않은 은행으로 금융자산을 옮길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세금을 대신 내줄 수도 없다. 은행이 세금을 대신 내고 고객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대납한 금액을 고객에게 증여한 꼴이 돼 고객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은행이 고객에게 받을 세금을 대손상각 처리하면 경영진의 배임문제가 불거질 소지가 있다. ●처지 제각각, 공동대응도 힘들어 은행들은 일단 법적소송 등 공동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법적 소송과 관계없이 수정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20%의 가산세와 가산이자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수정신고를 한 뒤 고객을 대신해 세금을 내고, 이후 방법을 찾아야 할 처지이다. 법정 소송 전에 행정심판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고, 대법원 판결까지 나려면 최소 3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은행마다 입장이 달라 공동대응이 실현될지도 미지수다. 예금액이 적은 은행들은 “실적이 가장 많은 은행들이 총대를 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뒤로 빠지고 있고, 예금액이 많은 은행들은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고 반발하고 있어 자중지란의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이미 고객이 세금 부담을 책임진다는 확인서까지 받아 굳이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시중은행의 엔화예금 담당자는 “상품개발 단계에서는 분명히 비과세가 가능하다고 말해 놓고 이제 와서 과세를 하는 것은 국가가 은행과 고객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하면서도 “현재로서는 뾰족한 방법을 찾을 수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귀막은 고이즈미

    |도쿄 이춘규특파원|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자신의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비난에 “다른 나라가 간섭해선 안 된다.”며 올해도 참배 방침을 피력한 것에 대해 안팎의 비난과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 대표는 19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북한이 핵실험을 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에서 일·중, 일·한관계가 좋지 않은 것은 북한을 기쁘게 할 뿐”이라며 “대국적인 관점에 선 행동을 해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간자키 대표는 별도의 국립추도시설을 만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안했다. 자민당의 야마사키 다쿠 총리 보좌관, 다케베 쓰토무 간사장, 공명당의 후유시바 데쓰조 간사장 등 연립여당내 중진들은 18일 오후 만나 “총리는 올해만큼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모임에서 야마사키 보좌관이 중국 등지에서 반일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참배를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이에 후유시바 간사장이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베 자민당, 후유시바 공명당 간사장은 21일 중국을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아울러 고이즈미 총리가 1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 집중심의에서 감정이 격앙돼 야스쿠니참배 강행 방침을 표명하자 정부관계자와 자민당 인사들도 “완전히 감정적인 발언”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야당으로부터의 비판과 도전도 거세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18일 일본 정부의 ‘미국 추종 외교’를 강하게 비판하고 한국과 중국과의 외교관계 강화가 골자인 ‘아시아 중시 외교’를 제안했다. 오카다 대표는 또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13개국의 정상회담을 ‘동아시아공동체’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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