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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자치구 핫이슈](14)금천구 서남권 랜드마크 사업

    [2007 자치구 핫이슈](14)금천구 서남권 랜드마크 사업

    변두리에게 변두리란 말은 가슴 아프다. 노른자위를 벗어나 끄트머리에 있다는 현실이 꼬리표처럼 붙어다니기 때문이다. 금천은 변두리다.60∼70년대 수출의 전초기지였던 구로공단은 국가발전을 일궈낸 일등공신이지만 정작 그 혜택은 다른 곳으로 돌아갔다. 적잖은 공장이 떠났고 그 자리가 비어 있지만 공단지역의 용도변경을 막는 법제도는 그대로 남아있어서 개발조차 쉽지 않다. 대부분의 자치구가 개발보다 환경을 외치는 과잉개발의 도시, 서울에서 금천구가 여전히 ‘개발’을 외치는 까닭이다. ●변두리, 반란을 꿈꾸다. 금천구가 그리고 있는 ‘구심(區心)’이란 지역 발전을 이끌 수 있는 구심점(求心點)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시흥대로를 따라 가산·독산·시계지역 등 3개지구를 주요 포인트로 정했다. 또 5개 생활권(가산·독산·문성·정심·시흥)을 조성해 첨단산업과 쾌적한 주거환경이 어우러진 미래형 선진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지리적으로도 한가운데 지점인 시흥역부터 대한전선에 이르는 19만 2500평은 금천구가 중점 육성코자 하는 이른바 구심이다. 구는 이 지역을 주거와 업무기능을 갖춘 ‘서울 서남권의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초고층 인텔리전트 빌딩과 종합행정타운, 종합병원, 주거단지, 공원 등이 자리잡을 예정이다. 현실화된다면 가히 ‘변두리의 반란’이라 불릴 만하다. 가산동 일대에는 현재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배후지원 시설인 중소기업지원센터와 전시관, 비즈니스호텔 및 오피스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영어마을과 특목고 유치를 위한 학교용지 7000여평도 구심개발 계획안에 포함시켰다. 낙후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상업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3개 지구중심개발도 금천의 또 다른 핵심 프로젝트다. 현재 상업구역은 구 전체 면적의 1.3%에 불과하다.2만 1800평 규모의 가산지구를 서울디지털산업단지와 연계한 상업·문화·금융·위락의 중심지로 육성한다. 또 6만여평의 독산지구는 문화와 유통이 어우러진 곳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석수역 주변일대 시계지역지구 2만 4000여평은 시흥뉴타운 등과 연계해 업무와 근린 상업지구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현실 장벽도 만만치 않아 금천구는 올해 말로 예정된 육군도하단 이전과 함께 본격적인 구심개발에 착수한다. 대한전선 부지 등 구심 내 대규모 공장이적지 등은 2008년부터 세부개발계획을 수립,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발목을 잡는 것이 있다. 먼저 금천구의 구상이 모두 실현되기 위해서는 준공업지역의 개발을 제한하는 조례가 바뀌어야 한다. 금천구는 전체 면적 13.07㎢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4.47㎢가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있다. 현재대로라면 이 지역내 상업이나 주거용 건물은 모두 불법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천패션타운이다. 이곳은 서울의 대표적인 패션거리임에도 산업단지로 묶여 벌금을 내며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천구가 최근 준공업지역과 관련, 서울시의 조례개정과 산업단지 지정해제를 요구하는 이유다. 한인수 구청장은 “재정부터 제도까지 뭐하나 만만한 것이 없지만 구심개발은 금천구민들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라면서 “금천이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지원과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PGA 시즌 첫승 부활… 싱 등과 올 3파전

    ‘우즈, 한판 붙자.’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미국 본토박이 골퍼 필 미켈슨(37)의 별명은 다양하다. 애리조나주립대학 시절 US아마추어선수권을 2차례나 석권, 미국의 차세대 골프 스타로 자리매김하면서 얻은 별명이 ‘열혈남아’. 프로에 데뷔하면서 붙여진 또 다른 별명은 ‘쇼트게임의 마술사’였다. 드라이버가 쇼트게임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다섯 살 아래의 타이거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입성하면서 그의 별명은 바뀌었다. 바로 ‘만년 2인자’. 세계 랭킹 상위권에 들면서도 우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까닭이다. 특히 큰 무대에서는 ‘모 아니면 도’식의, 또는 ‘제 풀에 무너지고 마는 플레이로 ‘새가슴’이라는 명찰도 달고 다녔다. 그러나 그는 미국팬들에겐 늘 ‘레프티(Lefty)’로 통했다. 선수로서의 장단점보다는 지난해 마스터스 우승 당시 18번홀 그린에서 가장 먼저 자신의 아이들을 끌어안은 다정다감한 ‘왼손잡이 챔피언’의 모습이 미국인들의 눈에 더 깊게 각인된 까닭이다. ‘레프티’ 미켈슨이 12일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6816야드)에서 벌어진 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올시즌 첫 정상에 올랐다. 1997년 마크 오메라(미국)가 세운 대회 최소타와 타이기록을 작성한 미켈슨은 1998년과 2005년에 이어 대회 세번째 왕좌에 올랐고,PGA 투어 통산 서른 번째 우승으로 비제이 싱(피지)과 함께 승수에서 공동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켈슨은 또 우승상금 99만달러를 보태 통산 상금 4053만 달러로 우즈와 싱에 이어 이 부문 4000만 달러를 돌파한 세번째 선수가 됐다. 주목할 대목은 우즈, 싱과 함께 개막전 이후 한 차례씩 우승을 나눠가지며 올시즌 투어에서 ‘3파전’을 예고했다는 점. 미켈슨은 지난해 US오픈에서 지오프 오길비(호주)에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뒤 올해 세 차례 대회에서 공동 45위와 51위, 컷오프라는 형편없는 성적으로 세계 6위의 자존심을 망가뜨렸다. 미켈슨은 “작년 US오픈을 망친 이후 드라이버샷을 가다듬는 데 주력했다.”면서 “이번에 아주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만족스러워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미국 ‘뼛조각 쇠고기’ 공세 왜

    손톱보다 작은 뼛조각이 뭐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라는 ‘국가적 대사(大事)’마저 뿌리째 흔드는 것일까. 따지고 보면 한·미 FTA에서 쇠고기 문제는 40% 관세 철폐로 귀착돼야 한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에서 나온 뼛조각 공방은 지금 국가 차원의 자존심을 건 ‘힘겨루기’로 번졌다. ●뼛조각만 없으면 안전한가 뼛조각을 바라보는 양쪽의 시각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살코기로부터 뼈를 발라내는 과정에서 묻어나온 ‘미세한 뼛가루(bone chip)’라 일반 뼈와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광우병 위험이 제기된 뼛속의 골수가 아니라 뼈의 겉부분을 둘러싼 흰색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우리측도 이를 다소 인정한다. 농림부 관계자는 11일 “쇠고기 가공 과정에서 튀어나온 미세한 뼛조각이 반드시 광우병을 유발하는 특정위험물질(SRM)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1월 맺은 한·미 수입위생조건에서 ‘뼈를 제거한(deboned) 살코기’만 수입키로 한 만큼 검역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수출·수입업자들이 뼛조각의 크기나 비율 등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한국정부는 뼛조각 검역에 관여하지 말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우리측은 주권국가로서 검역을 민간에게만 맡길 수 없고 광우병 우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내세웠다. 실제 민간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에 광우병 위험이 존재한다면 뼛조각에도 마찬가지”라면서 “현행 수입위생조건도 광우병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정부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미국,FTA 7차협상 앞두고 대대적 공세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에서 처음 뼛조각이 나왔을 때만 해도 미국은 우리측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요즘은 FTA의 선결조건으로 미 의회와 행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 재개방을 공공연히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5월 국제수역기구(OIE) 총회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엄포까지 놓고 있다. 이같은 평가를 받으면 ‘30개월’이나 ‘뼈없는’ 살코기 등으로 제한한 수입위생조건은 완화돼야 한다. 미국측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다. 때문에 지난 7∼8일 한·미간 기술협의에서 우리측은 “뼛조각이 나온 상자만 반송한다.”는 양보안을 내놓았지만 미국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 농림부 관계자는 “우리 내부에서도 뼛조각 검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점을 미국측이 간파,FTA협상을 앞두고 강경하게 나오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뼛조각 기준만 고수하다 국제적 기준에 밀려 실익을 잃을 수도 있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 몫이어서 농림부는 딜레마에 빠졌다.FTA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쇠고기 검역문제를 핑계로 삼을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측 요구를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이고 FTA협상에서 반대급부를 노리는 게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뼛조각 기준이나 인체유해 등의 검증 없이 무조건 통관을 금지하는 것은 제2의 무역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속셈은 ‘LA갈비’ 미국의 관심은 사실 뼛조각 문제가 아니라 갈비뼈가 붙은 살코기, 즉 ‘LA갈비’ 등의 통관에 있다.‘LA갈비’의 수입만 재개된다면 다른 부위는 양보해도 괜찮다고 여길 정도다. 미국의 수출업자들은 “한국시장에서 지난 20년간 맛과 품질을 인정받은 만큼 수입만 재개되면 호주산을 밀어내는 건 시간문제”라고 자신한다. 2003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은 19만 9443t으로 수입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중 LA갈비가 68%였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LA갈비’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만만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우리나라 주부들의 80%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꼭 뼛조각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FTA협상 과정에서 뼛조각 문제를 지렛대 삼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5월 OIE로부터 광우병 등급판정을 받으면 위생조건개정 협상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번 논란은 본선을 앞둔 예선전 성격이 짙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깎아주고… 얹어주고… ‘자존심 꺾은’ 수입차

    깎아주고… 얹어주고… ‘자존심 꺾은’ 수입차

    수입차들이 ‘자존심’을 버렸다. 비난 여론에도 꿈쩍않던 부품값을 낮췄다. 세금 등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차값도 깎아준다. 한창 물오른 국내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하기 위해서다. 수입차 그림을 화투에 새겨넣은 이색 설 선물까지 등장했다. ●부품값 인하·무이자 할부 11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이달말까지 2006년식 일부 BMW 5시리즈나 7시리즈,X3모델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취득세와 등록세를 지원해준다.400만∼15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미니(Mini) 택시’도 운행한다. 경기도 분당에 미니 전시장을 연 것을 기념해서다. 분당 전시장에서 서울 강남까지 출·퇴근길에 택시로 단장한 미니 쿠퍼를 이용할 수 있다. 운전면허가 있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미니 화투’는 웃음을 자아낸다. 깜찍한 디자인의 미니를 화투에 그려넣은 설 기념 선물이다. 펀(Fun) 마케팅의 하나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주 주요 부품 및 소모품 가격을 최고 25% 인하했다. 먼지필터 등 소모품 7종 180여개와 범퍼·사이드 미러·헤드램프 등 부품 6종 431개가 대상이다.3000개에 이르는 연관 소모품 가격도 13% 낮췄다. 예컨대 S350의 공기필터는 7만 7400원에서 5만 9100원으로 20% 싸졌다. 회사측은 “애프터서비스(AS)망 확대로 수급이 원활해진 데다 고객의 로열티(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해 부품값을 낮췄다.”고 밝혔다. ●신차도 봇물…상승장 선점 포석 혼다코리아는 이달말까지 어코드 2.4(3490만원)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50만원 상당의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겸용 내비게이션을 준다. 돌이 튈 때 차량 손상을 막아주는 장치와 후방 감지 경보기 등이 포함된 50만원 상당의 액세서리 패키지도 얹어준다. 고급모델인 3.0(3940만원)을 구입하면 DMB 겸용 내비게이션 외에 취득세(71만 6000원)도 지원해준다. 레전드(6780만원)를 사면 무상점검 기간을 2배로 연장(2년 4만㎞→4년 8만㎞)해준다. 아우디코리아도 다음달까지 A4 1.8T(4440만원),A6 2.4(6280만원),A8L 4.2 콰트로(1억 7230만원)를 사는 고객에게 등록세(차값의 5%)와 취득세(2%)를 지원해준다. 무이자 또는 싼 이자의 할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A4 1.8의 경우 2년간 한달에 39만 9000원(무이자)씩만 내면 된다. 재규어코리아는 14일까지 ‘로맨틱 밸런타인 데이’ 이벤트를 벌인다. 자신의 연인이 재규어와 어울리는 이유를 적어 이 회사 홈페이지(www.jaguarkorea.co.kr)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재규어 S타입 주말 시승권, 모델카, 액세서리 등을 준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설 연휴 기간에 준중형 세단 ‘제타’를 시승차로 내놓았다. ●“풀옵션 수입 관행 개선돼야” 이렇듯 수입차업계가 경쟁적으로 판촉 행사를 벌이는 것은 한창 달아오른 국내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하기 위해서다. 이달이 비수기인 점도 감안했다. 수입차는 지난달에만 국내시장에서 4만 365대가 팔렸다.1월이 비수기인데도 사상 최고의 월간 기록을 세웠다. 시장점유율도 처음으로 5%대(5.3%)를 돌파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4.2%(판매대수 4만대)였다.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지금같은 추세라면 올해 판매목표(4만 5500대) 달성은 무난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업계는 여세를 몰아 다음달에도 볼보 C30 등 10여종의 신차를 쏟아낸다. 다음달말 출시예정인 벤츠의 B클래스가 단연 화제다. 가격은 3700만원.2000만∼3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이 더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 고객은 “국내 수입차 시장이 커지는 만큼 풀옵션(선택사양 모두 장착) 모델만 들여오는 관행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프로배구] 현대 강서브는 역전승의 서곡이었다

    현대캐피탈이 남자배구 겨울리그 9연패 관록의 삼성화재를 창단 첫 2연패에 빠뜨렸다. 현대는 1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배구 홈경기에서 ‘맞수’ 삼성에 짜릿한 3-2 역전승을 거두고 정규리그 우승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3패 끝에 올시즌 대 삼성전 첫 승을 올리며 15승(5패)째를 기록했다. 1위 삼성(16승3패)과의 거리는 승점 단 1점차. 수훈갑은 고교 출신 프로 1호 박철우(15점)와 숀 루니(22점). 박철우는 세트스코어 0-2로 패색이 짙던 3세트에 무려 4개의 서브에이스로 끈끈한 삼성의 조직력을 풀어헤쳤다. 박철우의 에이스는 루니의 한 세트 최다 기록(5개)에 1개 모자라는 것. 지난해 통합MVP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루니 역시 고비 때마다 상대 블로킹보다 한 뼘 이상의 타점 높은 공격으로 삼성의 발을 꽁꽁 묶었다. 반면 1,2세트를 손쉽게 따내고도 이후 현대의 서브에이스와 높이에 밀리고 범실에 발목잡힌 삼성은 사실상 창단 첫 2연패에 빠지며 ‘호화군단’의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10일 LIG와의 구미경기에서 1-3으로 패한 데 이어 이날 현대에 덜미를 잡힌 삼성은 05∼06시즌 챔피언결정전 당시 2,3차전을 현대에 패한 것을 제외하면 팀 2연패는 1996년 창단 이후 정규리그에선 처음이다. 플레이오프를 향해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구미에서 최장신 용병 보비(34점)와 신영수(16점), 강동진(14점)이 좌우에서 팀 득점의 대부분을 챙기는 활약을 펼쳐 LIG를 3-1로 제압, 기분좋게 3연승을 달렸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농구] 양동근 “기성이형 미안”… 모비스 낙승

    미리 보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펼쳐졌다. 1,2위를 질주하는 모비스와 KTF가 격돌했다. 이번 시즌 2승2패로 네번째 대결에선 KTF의 24점차 대승. 홈경기 최고 승률(84.2%)을 뽐내는 모비스와, 원정경기 최고 승률(73.7%)을 자랑하는 KTF의 만남이라 흥미를 더했다. 최고 포인트가드를 다투는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모비스)과 ‘총알 탄 사나이’ 신기성(KTF)의 자존심 대결도 양념으로 보태졌다. 양동근(19점 10어시스트)이 앞에서 끌고 크리스 윌리엄스(19점 10리바운드)와 크리스 버지스(18점 9리바운드), 우지원(13점)이 뒤에서 민 모비스가 KTF를 85-71로 완파했다.2연승을 거두며 28승11패가 된 모비스는 KTF(24승14패)와 승차를 3.5경기로 늘리며 한숨을 돌렸다. 3쿼터까지 3점포가 터지지 않을 정도로 두 팀 모두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이었다.1쿼터에 슛감각이 떨어진 KTF가 자유투로만 13점을 넣는 등 19점에 그치는 동안 모비스는 윌리엄스와 버지스를 주득점원으로 28점을 낚았다.3쿼터가 되자 양동근이 거세게 몰아쳤다. 신기성과 불꽃 접전을 벌이며 혼자 11점을 림에 꽂았다. 신기성이 양동근의 반칙을 유도해 3점짜리 플레이를 펼치자, 양동근도 김희선의 파울을 얻어내 3점 플레이로 되갚았다. 둘은 밀착 수비를 하다가 충돌, 코트에 나뒹구는 등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KTF는 애런 맥기(17점 8리바운드)와 필립 리치(15점 7리바운드)가 분전했지만 귀신에 홀린 듯 야투율(37%)이 떨어졌고 신기성(8점 3어시스트)의 부진으로 승리를 헌납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4전5기 도전하는 프라이드 파이터 윤동식

    [스포츠 라운지] 4전5기 도전하는 프라이드 파이터 윤동식

    “경험이 없었다. 룰을 몰랐다. 강한 선수를 만났다…. 더 이상 핑계를 댈 게 없어요.” 유도스타에서 종합격투기 프라이드 파이터로 변신한 윤동식(35)에게 올해는 ‘4전5기’ 배수의 진을 쳐야 하는 해다. 프라이드 무대에 선 지 얼추 2년, 그동안 4차례 링에 올랐다. 사쿠라바 카즈시(일본)와의 데뷔전에서 38초 만에 KO패를 당한 것을 시작으로 타키모토 마코도(일본), 퀸튼 잭슨(미국), 무릴로 부스타만테(브라질)에게 거푸 판정으로 졌다. 부상 등으로 유독 올림픽에 나서지 못해 ‘비운의 스타’라는 꼬리표를 달았지만 47연승 기록(93∼94년)을 보유할 정도로 걸출한 유도 선수였기에 승리에 목이 마르다.“이제서야 초보 티를 벗고 있다.”고 자평하는 그가 맞닥뜨렸던 상대는 사실 모두 강했다. 출격이 예상되는 오는 4월 초 일본 대회나 같은 달 말 미국 대회에서도 댄 핸더슨(미국)이나 파울로 필리오(브라질) 등 웰터급(-83㎏) 강자와 매치가 준비되고 있다. 그러나 “입맛에 맞는 상대와 붙으려는 것 자체가 창피하다.”고 의지를 불태운다. 패배의 연속이었으나 포기를 모르는 것은 유도 시절과 똑같다. 올림픽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했지만 그는 끊임없이 도전했다.2001년 등 떠밀리다시피 은퇴했으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복귀하기도 했다. 프라이드에서도 마찬가지. 분명히 이길 것 같은 느낌인데 좀처럼 승리를 움켜쥘 수 없었다. 때문에 다시 링에 오른다. 윤동식은 “이기면서 갖는 자존심을 잃어버린 지 오래됐습니다. 짜릿한 승리의 감정을 빨리 맛보고 싶어 조바심이 날 정도예요.”라며 눈을 번뜩였다. 부스타만테와 겨뤘을 때 ‘이번에도 져서 4패를 하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고 서툴게 경기를 치렀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그런 압박감을 털어버렸다. 그는 “질 때는 지더라도 후회를 남기지 않는 불꽃 튀는 경기를 하겠다.”는 다짐이다. 윤동식은 유도에 이어 격투기에서도 따라다니는 ‘비운의 스타’라는 별명을 꺼려한다. 그는 “계속 떨어져도 ‘또 나왔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줄기차게 올림픽 선발전에 나섰죠.‘더 안 시켜주니까 이젠 격투기로 나오네?’라는 이야기도 들어요. 이만하면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가 어울리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윤동식은 9일 미국 시애틀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프라이드 심판 맷 흄이 운영하는 ‘AMC팬크레이션’에서 2달 동안 타격 기술을 연마할 계획이다. 반다레이 실바(브라질)와 붙어도 KO를 당하지 않을 만큼 디펜스에는 자신감이 붙었다는 그는 타격을 끌어올려 공수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 지난해 프라이드 무제한급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강자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인 조시 바넷(미국) 등과 함께 훈련하게 된다. “당장 목표는 1승이지만 1승을 디딤돌 삼아 1등은 하고 프라이드를 떠나야 하지 않을까요? 격투기 팬들이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저도 표도르처럼 ‘60억분의1’이 되고 싶습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0&30] 만화주제가 가수 정여진씨

    [20&30] 만화주제가 가수 정여진씨

    ‘개구리 소년(빰빠바), 개구리 소년(빰빠바),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라고 시작하는 ‘개구리 왕눈이’노래는 사실 ‘국민 가요’ 수준의 만화영화 주제곡이다.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 노래는 만화영화 주제곡만 100여곡 이상을 부른 가수 정여진(35·여)씨가 불렀다. 정씨가 부른 만화영화 주제곡은 ‘개구리 왕눈이’를 비롯해 ▲요술공주 밍키 ▲호호 아줌마 ▲돌아온 아톰 ▲빨강머리 앤 ▲허클베리 핀 ▲닥터슬럼프 등 히트곡들이 줄을 선다. 최근 만화영화 태권브이가 재개봉하는 등 만화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덩달아 이같은 정씨에 대한 관심도 새삼 늘고 있다. 정씨는 “만화영화 주제곡을 부르는 일은 어린 아이들이 평생을 기억하는 선물을 해 줄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이라면서 “만화영화를 기억하는 20∼30대 사람들도 대부분 주제곡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정씨는 요즘 들어서야 과거 자신이 불렀던 주제곡들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을까를 생각해 보게 됐다. 정씨 스스로 아이를 가지게 되고 곧 출산할 때가 다가오면서 아이들의 입장에서 걱정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씨는 “가끔 내가 부른 주제곡을 조카들이 따라 부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노래가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약간은 안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만화영화 주제곡을 만드는 아버지 정민석씨의 영향을 받아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개구리 왕눈이’도 아버지가 만든 곡이다. 정씨는 “지금 만화영화 주제곡은 일본곡을 개사만 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본인들이 부르는 노래를 그대로 따라부르는 것도 자존심 상하고 우리 아이들이 아무 것도 모르고 따라 부를 때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만화영화가 수입되면 거의 100% 우리나라에서 주제곡을 만들어 불렀다고 한다. 정씨는 “요즘들어 과거 만화에 대한 관심과 향수가 높아지는 것 같아 반갑고 고마울 뿐”이라면서 “팬 카페(cafe.daum.net//realgoddess)에서도 종종 만화와 만화 주제곡을 통해 과거 기억을 공유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과거 어린이들이 보던 만화는 서정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경우가 많았다.”면서 “앞으로도 만화영화가 자칫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경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목포 세발낙지 vs 장흥 뻘낙지

    목포 세발낙지 vs 장흥 뻘낙지

    무안 낙지냐, 장흥 낙지냐. 겨울철 별미인 낙지의 대표 산지를 놓고 서해안 무안과 남해안의 장흥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낙지의 대명사는 뻘낙지. 그동안 얕은 갯벌이 즐비한 서해안에서 생산되는 무안낙지가 최고로 손꼽혔다.‘목포 세발낙지’로 알려진 무안 뻘낙지가 대표 브랜드이다. 여기에 장흥 낙지가 도전장을 날렸다. 남해안 뻘낙지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장흥군은 5일 지난해 5개 읍·면 650가구에서 낙지 1600여t을 잡아 220억여원의 소득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생산량은 전국 낙지 생산량의 22%, 전남 생산량의 40%가량이다. 해양수산부 통계로는 지난해 11월까지 전남도에서 잡은 낙지는 3732t(703억여원)으로, 전국 대비 59%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에 나는 낙지의 대부분이 장흥산 낙지라는 점을 내세운다. 장흥군 관계자는 “장흥 낙지는 바닷물이 깊어 한겨울에도 잡히고 싱싱해서 경쟁력이 높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바다가 얕아 12월부터 2월까지는 사실상 낙지가 거의 잡히질 않는다.”고 말했다. 갯벌이 찰지기로 이름난 장흥군은 키조개와 바지락의 명성을 내세워 ‘장흥 뻘낙지’ 명성 되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흥 낙지는 갯벌색으로 윤기가 흐르고 다리가 얇고 끝부분까지 정교하게 길다. 그래서 씹을수록 쫄깃쫄깃하다는 것이다. 장흥군은 토요일마다 열리는 토요시장에 낙지요리 전문점 3개를 비롯, 서울에 수산물직매장, 회진면에 낙지위판장을 열어 세몰이에 나섰다. ‘낙지의 종가’ 무안군의 경우 지난해 5개 면 804가구에서 600여t의 뻘낙지를 잡았다. 소득은 130억여원. 무안 뻘낙지는 이름값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 나는 것에 비해 한접(20마리)에 보통 2만∼6만원을 더 받는다. 요즘에는 물량이 달려 부르는 게 값이다.‘영광 굴비’처럼 목포와 신안 등 인근에서 잡히는 것도 무안산으로 둔갑하기 일쑤다. 전국에서 갯벌이 가장 많은 신안도 ‘낙지전쟁’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신안의 경우 13개 읍·면 가운데 임자도와 흑산도를 뺀 11개 읍·면에서 해마다 뻘낙지 1000여t이 잡히고 있다는 것이다. 무안·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이색거리 탐방] (3) 연희동 ‘연희맛길’

    [이색거리 탐방] (3) 연희동 ‘연희맛길’

    거리 한편에는 주택과 아파트가 들어차 있고, 반대편에는 상점과 식당이 즐비하다. 오후 3∼5시 사이에는 여느 주택가와 다를 바 없는 한산함이 흐른다. 하지만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이 되면 어디선가 몰려든 사람들로 거리에 활기가 넘친다.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맛길’의 모습이다. 이곳에는 특히 명성을 떨치는 중식당이 많다.500m 남짓 거리에 중식당이 무려 8개. 성인 걸음걸이로 100걸음 정도 걸어가면 중식당을 하나씩 만나는 셈이다.‘연희맛길=차이나타운’으로 연상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50년 화교역사가 그대로 명동 중국대사관 안에 있던 한성화교중·고등학교가 1969년 연희동 89번지로 옮겨오면서 자연히 화교 마을이 형성됐다. 현재 서대문구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5813명. 이중 중국인은 890명, 타이완인은 2414명이다. 이들의 90%는 연희동에 살고 있다. 화교협회와 서대문구의 통계를 종합하면 7000여명에 이르는 서울 화교의 절반 가까이가 연희동에 터를 잡은 셈이다. 해외 대도시에 조성된 차이나타운에 비하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이런 까닭에 서울시와 자치구에서는 이곳을 차이나타운으로 만들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성화교중·고교의 전 이사장이자 이곳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담영발(66)씨는 “전성기를 누리던 1970년대보다는 다소 침체되긴 했지만 화교문화는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서울시내에서 차이나타운으로 조성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설명했다. ●장르를 넘나든 맛길로 자리매김 연희맛길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 이곳의 특징을 ‘중식당’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이유도 깨닫게 된다. 점심·저녁 시간이 아니라도 손님들이 바글거리는 식당은 정작 한식당이다. 특히 ‘연희동칼국수’와 ‘지리산삼계탕’,‘파주골손두부’ 등은 연희맛길의 자존심을 걸고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일반주택을 개조해 편안함을 선사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먼 곳에서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도 많아 주차공간을 확보해 편리함을 더한 식당도 늘어났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가볼만한 맛집

    최근 중식당들이 대부분 현대적인 색채를 넣어 ‘퓨전’을 내세우지만 연희맛길의 중식당은 여전히 ‘중국집’스럽다. 실내에는 중국 소품들로 가득하고, 어릴 적 동네에서 봤던 허름한 중국집 분위기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덩치 키우기 경쟁이 치열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하든 공통점은 하나다. 어설프게 중식을 흉내내면 퇴출당한다는 것. 정통 중식만을 추구한다. 물론 자장면·짬뽕 등은 기본으로,4000∼6000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4000~6000원대 정통중식 고집 서대문구청에서 연희로를 따라 걷다가 고급 주택가를 지나면 연희맛길이 열린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중국식 만두 전문점인 산동수교대왕(山東水餃大王)이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빚은 모양이나 맛이 깔끔해 인기있는 곳이다.10개 4000원. 바삭한 북경오리요리가 일품인 진북경(338-7668)은 이곳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 관광객의 필수코스이기도 하다. 담영발 사장은 20년 가까이 이곳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며 화교사회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너편 걸리부(傑利富)(322-9998)는 저렴한 세트 메뉴가 많아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연희맛길의 한가운데 ‘사러가쇼핑’을 중심으로 건너편에는 해산물요리 전문점인 해지연(332-8835)이, 안쪽 골목에는 이품(322-6172)이 있다. 개업한지 1년이 조금 넘은 해지연은 고급 중식당의 분위기를 갖췄다. 해물과 야채가 풍성한 요리를 특징으로 꼽는다. 큰 길만 따라가다간 ‘이품’을 놓친다. 바삭하게 튀긴 군만두나 쫄깃한 면발의 자장면은 ‘일품’에 가깝다. 양은 푸짐하고, 가격은 근처 중식당보다 1000원정도 저렴해 동네 중국집으로는 최고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 소품으로 화려하게 꾸민 진보(338-2897)는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음식을 내놓는다는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탕수육·레몬소스 닭고기·칠리소스 닭고기 등 요리는 1만 4000∼2만 5000원 수준. 지역 내 독거노인에게 점심을 대접하는 등 사회환원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한·일식집은 어디 이곳 맛길과 조금 떨어진 서대문구청 근처에 40년 전통의 대복장(336-6590)이 있다. 면발이 쫄깃하고, 국물이 특히 개운한 굴짬뽕이 인기다. 케첩소스를 뿌린 닭요리인 ‘지엔타기’를 경험하는 것도 좋다. 끊임없이 손님이 몰려드는 연희동에서 손꼽히는 맛집으로 연희동칼국수(333-3955)를 들 수 있다.6000원짜리 보통 칼국수는 노랑·초록·주황의 고명을 얹어 시각을 자극한다. 우윳빛의 사골국물은 고소하고 진하다. 남은 사골국물에 공기밥 하나 말아먹으면 두 끼니는 거뜬하게 건너뛰어도 좋을 만큼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혹 사골국물이 느끼하다면 백김치와 겉절이 김치로 개운하게 해결해도 좋다. 서대문구청 직원들이 추천하는 식당은 지리산삼계탕(335-6477)과 제주항(325-6592)이다. 직원들은 지리산삼계탕집을 여름철 일미로 대번에 꼽는다. 들깨를 갈아 걸쭉한 국물이라 닭냄새가 적다. 비슷한 방식으로 만든 닭죽도 담백하고 부담이 없다. 제주항은 살찐 갈치와 고등어로 만든 조림을 뜨거운 밥 위에 얹어먹는 맛이 일품이다. 사러가쇼핑 맞은편의 향가 초밥집(333-5900)은 저렴한 가격으로 초밥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통통한 초밥이 12개 나오는 생선특초밥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 직접 만든 두부로 다양한 요리를 내놓는 파주골손두부(325-4748), 시래기와 채소를 넣어 만든 순대로 끓인 독특한 순대국으로 유명한 백암왕순대(337-1547)도 이곳에서 유명한 맛집이다. 연희맛길로 들어서는 이정표이기도 한 피터팬제과점(336-4775)은 연희동에서 으뜸가는 빵집으로 인정받는다. 초콜릿, 만주 등 기본적인 제과류는 1200원,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파티셰 빵들은 4000∼6000원선이다.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5)인천시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5)인천시

    인천지역 초·중·고교에 대한 체육행정과 지원을 총괄하는 인천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장학사들 사이에는 요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지난해 열린 제87회 전국체전 고등부에서 인천이 7위를 차지해 전년도 5위에 비해 다소 떨어진 데다, 소년체전에서도 12위로 전년도(11위)에 비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체로 중위권 성적을 유지해왔기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특히 기대를 걸었던 소년체전에서의 부진은 아쉬움을 더하게 했다. 원인 분석에 들어간 시교육청측은 기초종목인 육상·수영·체조의 성적부진 탓으로 결론을 내렸다. ■ 육상·수영·체조 꿈나무 98명 집중육성 소년체전에 걸린 금메달 수는 육상 47개, 수영 82개, 체조 30개 등 159개로 30개 전종목 금메달 418개의 38%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이 획득한 메달 81개(금 19개, 은 24개, 동 38개) 가운데 육상 5개, 수영 8개 등 13개(16%)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초·중·고교의 육상·수영·체조 우수선수들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꿈나무 상비군제’를 강화하고 있다. 상비군 규모는 초등학생 47명, 중학생 43명, 고등학생 8명 등 모두 98명이며 이 가운데 육상이 31명, 수영 35명, 체조 32명이다. 이들에게 예산을 지원해 육상·수영 선수들은 지난달 제주도와 충남 아산으로 각각 동계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체조 선수들은 경기도 수원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소년체전 수영 종목 2관왕인 김민규(동인천중)와 진동환(동인천중), 육상 세단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박희주(인천남중),5000m 경보에서 금메달을 딴 한기쁨(인천여중) 등은 모두 상비군에 속해 있다. ‘순회코치제도’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186명의 순회코치를 고용해 각급 학교에서 30개 종목을 가르치도록 했으나 올해는 16명을 늘려 202명을 신학기 전에 고용할 방침이다. 여기에 3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순회코치는 1년 단위 계약직으로 고용하지만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계속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교육의 연속성을 기할 수 있다. 육상·수영 우수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5개 산하 교육청별로 ‘교육장기 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선수 저변확대를 위해 등록선수뿐 아니라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참가 문호를 넓혔다. 때문에 지난해 육상의 경우 4451명이, 수영은 1103명이 참가했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대회 규모다. 여기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일반학생에게는 정식선수로 활동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며, 메달 획득자에게는 체육특기자 진학이 가능토록 했다. 육상·수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체조 육성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34회 소년체전까지는 체조에서 메달이 나왔지만 지난해에는 단 한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체조팀이 있는 학교는 남자의 경우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여자는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등 모두 6개교다. 그러나 학교별로 체조 전용 체육관이 없어 남자 선수들은 청천중 체육관을, 여자는 서림초교 체육관을 공동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시교육청은 체조 전용 체육관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체조는 신체가 작고 순발력·유연성·균형성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1∼3학년 시절에 기초를 다지지 못하면 대성하기 어렵다. 그러나 요즘 학부모들은 체조는 위험하다며 꺼리는 경향이 있어 선수 발굴이 어렵다. 교육청은 3년 전부터 체조 꿈나무 발굴을 위해 ‘초등학교 체조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한 이 대회는 육상·수영과 마찬가지로 일반학생들도 참가시켜 지난해 남자 226명, 여자 161명 등 408명이 참가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면 체조가 메달 획득의 효자종목이 되는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이 학생 기초체력 강화를 위해 ‘히든 카드’로 도입한 것이 줄넘기다. 줄넘기 5분이 1500m를 달리는 효과와 같은 데다 신체 전부분을 골고루 발달시켜 요즘 나약해진 학생들의 체력을 강화시키는 데 이 만한 운동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천지역 초·중·고에서는 체육시간에 몸풀기로 달리기 대신 줄넘기를 하고 있으며, 평가항목에도 반영한다. 또한 줄넘기 급수제(1∼3급)와 줄넘기의 날(주1회)을 운영하고 줄넘기 동아리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핸드볼 명문 효성중 지난해 핸드볼 4개 전국대회 가운데 3개 대회를 휩쓴 인천 효성중 핸드볼팀은 ‘성적을 낼 수밖에 없는’ 팀이다. 선수 14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인천 부평남초등학교 출신이어서 4∼6년간 같이 뒹군 ‘한솥밥 팀워크’때문이다. 김용구(35) 감독과 오민식(32)코치도 부평초교와 효성중에서 핸드볼 선수 생활을 했다. 선수들을 포함해 감독·코치가 모두 동문인 셈이다. ‘한솥밥’이라는 말이 이들처럼 잘 어울리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더구나 김 감독과 오 코치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문에다 핸드볼 국가대표를 나란히 거쳤다. 사정이 이러니 팀워크를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사족’이 될 수 있고, 대회에 참가만 하면 메달은 ‘당연한’ 수확처럼 거둬들여졌다. 그러나 뛰어난 성적의 뒤안을 들여다 보면 전용 연습장이 없어 이곳저곳을 전전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다. 전국 핸드볼팀 가운데 체육관이 없는 유일한 사례인 데다 합숙소·휴게시설마저 없다. 선수들은 매일 시내버스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산곡중 체육관을 찾아 연습을 한다. 하지만 이곳은 3개 학교 운동팀이 공동사용해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선수들은 타지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가 오히려 덜 불편하다고 한다. 김 감독은 “연간 팀 운영 예산이 2300만원에 불과한 데다 후원회조차 없어 전지훈련을 자주 가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정년퇴임을 앞둔 차승남 교장은 체육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부단히 애를 썼다. 하지만 대상부지로 거론되는 본관건물 뒤 빈터가 보전녹지라는 이유로 난관을 겪고 있어 숙원인 체육관 건립을 보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야 할 처지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인천 줄넘기 붐 이끈 김정순회장 “줄넘기는 스트레스 해소·인성교육에도 효과” 요즘 인천지역 아파트 단지에서는 학생들이 밤중에도 줄넘기 연습을 하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줄넘기가 체육 과목 평가항목으로 지정돼 좀더 나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다. 이처럼 인천에 줄넘기 붐이 일게 된 데에는 사단법인 ‘21세기 줄넘기협회’ 김정순(53) 회장의 노력이 숨어 있다. 그녀는 미대를 졸업한 뒤 미술학원을 운영하다 우연히 ‘인천줄세상’이라는 줄넘기 동아리에 참가한 뒤 줄넘기에 매료됐다.2m60㎝짜리 줄 하나면 남녀노소가 어디서나 손쉽게 할 수 있고 짧은 시간에 운동효과가 뛰어난 데다, 학생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줄넘기를 보급하기로 작정한 김 회장은 2002년 ‘21세기 줄넘기협회’를 만든 뒤 2004년 시교육청과 연계해 초·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줄넘기 연수과정을 마련했다.1주일간 펼쳐지는 연수에는 매년 인천지역 300여명의 교사들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음악줄넘기, 단체줄넘기, 민속놀이줄넘기, 게임줄넘기 등 다양한 기술을 배운 뒤 학생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줄넘기는 오락 기능도 갖춰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단체줄넘기의 경우 협동심이 길러지기 때문에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됩니다.” 김 회장은 “줄 하나로 온 국민이 건강해지는 날까지 줄넘기에 대한 홍보와 줄넘기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15일 아르코 개막… 한국이 주빈국

    ●아르코 스페인어로 ‘현대미술전’이란 뜻. 고야, 후안 미로 등 대가의 전통을 자랑하는 스페인이 미술적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1982년부터 매년 2월에 열고 있다. 아르코는 스위스의 바젤, 독일의 쾰른, 미국의 시카고, 프랑스의 파리 아트페어와 함께 세계 5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피카소와 가우디의 나라 스페인에 미술의 한류(韓流)가 분다. 유럽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마드리드의 후안 카를로스1세 전시회장에서 오는 15∼19일 열리는 아르코 아트페어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아르코는 매년 주빈국을 선정하여 전시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스페인 전역에서 전시, 공연, 영화, 문학 등의 문화행사를 펼치게 한다. 동양에서는 한국이 처음으로 선정됐으며, 내년에는 브라질이 주빈국이다. 매년 약 20만명의 관람객이 찾으며 세계 259개의 화랑이 참여해 각국의 미술품을 전시, 판매한다. 미술품 거래 규모는 수백억원대 수준이다. 한국아르코조직위원회는 문화관광부의 지원하에 35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을 알리는 문화행사를 준비했다. 우선 아트페어에는 14개 한국화랑이 한국작가 90여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참여화랑은 갤러리 현대, 갤러리 인, 국제 갤러리, 원앤제이, 아라리오, 가나아트, 시몬, 학고재, 박영덕 화랑, 박여숙 화랑, 선화랑, 카이스, 노화랑, 아트파크 등이다. 참여작가들은 30대가 37명으로 가장 많으며 40대가 25명,20대와 50대가 각각 10명이다. 오는 13일에는 ‘환상적이고 하이퍼 리얼한 백남준의 한국 비전’이란 이름으로 백남준 특별전이 개막돼 5월20일까지 열린다. 백남준의 작품 가운데 한국적 정서나 동양사상을 표현하는 ‘백팔번뇌’ ‘고인돌’ ‘TV를 위한 선’ 등 86점이 전시된다. 또한 마이클 주·김종구 등 지난해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한 한국작가 11명의 작품을 모은 ‘뿌리를 찾아서:한국이야기 펼치다’와 함께 박준범·플라잉씨티 등 대안공간 작가들이 만드는 ‘도시성을 둘러싼 문제들’이 마드리드 곳곳에서 전시된다. 전시회 외에도 무속인 김금화의 전통굿, 안은미 댄스컴퍼니의 현대무용, 인디밴드 어어부 프로젝트의 콘서트와 김기덕·홍상수 감독의 한국영화 특별전도 열린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MFS호주여자오픈] ‘兩’희영 1R 공동5위

    ‘양(兩) 희영’이 돋보였다. 국내 여자골프의 ‘지존’ 박희영(20·이수건설)과 호주교포 양희영(18·삼성전자)이 1일 호주 시드니의 로열시드니골프장(파72·6725야드)에서 벌어진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개막전 MFS호주여자오픈(총상금 50만호주달러) 1라운드에서 나란히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고의 베스트 스윙을 자랑하는 박희영은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솎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3언더파 69타 공동 5위로 첫 라운드를 시작했다. 호주 여자골프의 자존심 사라 켐프가 6언더파로 단독선두로 나섰고,‘안방 마님’ 캐리 웹(호주·5언더파 67타)이 2위를 달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용서해주오” 아내에 공개사과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0) 전 총리가 지난달 31일 오후 부인 베로니카(50)에게 “용서해 달라.”는 사과 편지를 자신의 소속 당을 통해 공개 성명으로 냈다. 같은 날 부인 베로니카가 일간지 1면에 남편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편지를 실은 데 대한 답변이다. 이탈리아 언론과 BBC,CNN 등 유럽 언론들은 “시덥잖은 여성 관련 농담으로 문제를 일으켜온 베를루스코니가 결국 부인에게 무릎을 꿇었다.”며 전직 총리 부부의 갈등을 흥미롭게 다뤘다. 사건의 발단은 베를루스코니가 지난주 TV 연예상 시상 만찬장에서 두 여성에게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당신과 결혼했을 텐데.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말하면서 비롯됐다. 배우 출신으로 베를루스코니와의 사이에 아이 셋을 낳아 기르고 있는 베로니카는 “사적으로 사과를 요구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남편이자 공인인 그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사과문에서 “미안하오. 사적으로 내가 장난기가 있고 자존심이 있어 사과하길 꺼렸는데, 공개적으로 도전받는 상황에서 저항할 수가 없구려. 미안하오. 부디 용서해 주오. 당신의 분노를 풀려는 나의 공개적인 사과를 사랑의 한 모습으로 받아 주오.”라고 했다. 이탈리아 축구팀 AC밀란의 구단주이자 미디어그룹 회장 등으로 이탈리아 최대 재력가인 베를루스코니가 여성 관련 망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2002년 총리 재임 시절엔 네덜란드의 라무센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유럽에서 가장 잘 생긴 총리다. 내 집사람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을 정도”라고 했다. 또 2005년엔 여성인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총리에게 “나의 남성적인 매력으로 그녀를 설득해 유럽연합(EU) 식품안전국 본부를 이탈리아에 유치했다.”고 농담했다가 외교적인 논란을 초래한 바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세계로 뛰는 현대·기아차] (하) 품질 경영

    [세계로 뛰는 현대·기아차] (하) 품질 경영

    한때 쏘나타를 두고 ‘소나 타는 차’라고 냉소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차가 지금은 부동의 베스트 셀러 1위를 달리는 ‘국민차’가 됐다.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고 했다.2004년 쏘나타는 미국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중형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도요타, 독일 BMW 등 내로라하는 자동차 회사의 경쟁차종이 나가떨어졌다.“사람이 개를 물었다.”는 현지 언론의 유명한 ‘기사 제목’도 이때 나왔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뜻이었다. 그해 현대차의 미국 판매대수는 41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 임직원들은 소리없이 울었다. 불과 6년전만 해도 겨우 9만대 판매에 그쳤던 현대차였다. 이 경험을 통해 현대차는 산 교훈을 얻었다. 고객이 선택하는 메이커(자동차 회사)는 살아남는다는 것, 품질이 좋은 차는 고객이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 품질과 판매대수는 비례한다. 현대차의 신차품질 조사결과가 연평균 9.4% 향상되는 동안, 판매대수도 9.6%씩 증가했다. 기아차가 사상 처음으로 품질 순위 중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무렵이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품질 올인’은 이렇게 해서 시작됐다. ●“고객의 감성까지 만족시켜라” “소비자들이 믿고 탈 수 있는 차를 만들어라.”(2005년) “품질은 우리의 자존심이자 기업의 존재 이유다.”(2006년) “품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본중의 기본이다.”(2007년) 정몽구(MK) 회장이 최근 신년사에서 품질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이다. 올해는 ‘고객 우선경영’을 다시 화두로 꺼내든 만큼, 품질에 할당된 시간도 그만큼 길어졌다. 정 회장은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고객의 감성까지 만족시키는 품질을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단순히 차량 고장을 줄이는 데만 신경쓰지 않는다. 각종 기능 스위치의 위치, 긁힘을 최대한 막아주는 강판, 단수(1단·2단 등) 차이의 미세함, 인간의 청각신경에 가장 거슬리지 않는 경적 소리까지 고민한다. 수치로 계량화되지 않는 감성 품질이다. 물론 선진 메이커들도 일찌감치 시작한 대목이다. 그러나 따라잡는 속도가 매섭다. 고객이 ‘마음에 들지 않는 항목’을 전부 체크하는 지난해 JD파워(자동차 품질 전문 조사기관)의 신차 품질조사에서 현대차(102개)는 포르셰(91개), 렉서스(93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조사 항목이 135개에서 217개로 대폭 늘고 감성 품질 평가도 추가돼 그 어느 때보다 세계의 관심이 증폭됐던 조사결과였다.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글로벌 품질상황실 현대·기아차가 이렇듯 짧은 시간에 품질을 급격히 끌어올릴 수 있었던 데는 품질총괄본부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그룹 안에서 드물게 현대차와 기아차를 통합시킨 조직이다. 회장 직속이다. 이 안에 글로벌 품질상황실이 있다.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품질 문제를 실시간 모니터하는 전초기지다.1년 내내 단 1초도 쉬지 않고 돌아간다.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면 국내외 대리점은 즉각 상황실로 보고한다. 접수된 사안은 생산국가별로 자동 분류된 뒤 상세 정보와 함께 해당 부서로 넘어간다. 해당 부서에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파악해 알려오면 상황실은 이를 다시 최초의 문제제기를 한 대리점으로 즉각 넘긴다. 이 모든 과정은 기록으로 남는다.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검색과 처방을 용이하게 해주는 ‘보물 데이터베이스(DB) 창고’다. 또 하나의 일등공신은 ‘품질 패스제’다. 신차를 개발하는 단계마다 고객의 눈높이에서 품질 수준을 평가한다. 합격점을 받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최근 들어서는 ‘맞춤 품질’에도 부쩍 신경쓰고 있다. 디자인, 색상, 옵션(선택사양) 등 나라별 수요 특성과 유행 흐름을 최대한 빨리 자동차에 반영한다. 이같은 맞춤 품질이야말로 글로벌 경쟁시대에 현지시장을 효과적으로 파고들 수 있는 즉효약이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새영화] 클럽 진주군

    전쟁 중 장롱 속에 숨어서 듣던 음악. 적국의 음악. 그러나 우리를 미치게 만드는 음악, 그 것은 바로 재즈였다. 영화 ‘클럽 진주군’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일본을 배경으로 무기 대신 악기를 들고 전쟁을 잊으려는 몸부림친 다섯명의 젊은이의 이야기다. 종전된 줄도 모르고 필리핀 정글을 떠돌던 겐타로(하기와라 마사토)는 귀향한 뒤 선배 이치조(마츠오카 스케)와 아키라(무라카미 준), 히로유키(미치)와 함께 재즈 밴드를 결성한다. 여기에 어리버리 드러머 쇼조(오다기리 죠)가 합류하고 이들은 미군 클럽에서 정기적으로 연주하게 된다. 밴드명은 겐타로가 담뱃갑을 보고 즉흥적으로 지어낸 ‘럭키스트라이커스’. 일본군에게 동생을 잃어 적개심을 갖고 있는 미군 러셀은 이들의 연주를 비웃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겐타로는 회심의 복수(?)를 한다. 둘은 음악적으로 교감하게 되고, 러셀은 한국전쟁을 향해 떠나기 전 자신의 자작곡을 선물하고 떠난다. 곡명은 ‘세상 밖으로’라는 뜻의 ‘Out Of This World’.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납치 사건을 다룬 ‘KT’를 연출했던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패전국 일본의 상처를 곳곳에 드러낸다. 자신들을 패망시킨 미국과 미국의 음악에 대해 이들이 갖는 이율배반적인 감정은 꽤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우리 입장에서야 스스로 일으킨 전쟁에서 자신들을 피해자로 묘사한 부분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전쟁 자체가 주는 상처, 아픔, 허망함을 이해한다면 곱게 봐줄만 하다. 재즈를 다뤘지만 음악 영화라 하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이야기 전개는 너무 많은 것을 주려다보니 뒤로 갈수록 늘어진다. 켄 로치 감독의 ‘내이름은 조’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막달레나 시스터즈(The Magdalene Sisters)’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배우이자 감독인 피터 뮬란이 클럽 매니저 짐으로 나와 영화의 무게를 더했다.2월1일 개봉.15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무너진 ‘간판’… 한국 2위 비상

    한국 남녀 쇼트트랙의 간판 안현수(22·한국체대) 진선유(19·광문고)의 쇼트트랙 첫날 금사냥 실패는 한국선수단에 충격적인 사건이다. 한국선수단은 당초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8∼10개의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에 이어 종합2위의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물론, 정은주가 대회 첫 금메달을 신고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당초 전관왕(금4개)을 벼르던 안현수는 일단 목표가 물거품이 됐고, 여자 500m를 제외한 나머지 3종목 석권을 노리던 진선유 역시 목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둘은 지난해 이맘때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나란히 올림픽 3관왕에 오른 한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이다. 더욱이 남녀 1500m는 둘 모두가 훤히 트랙을 꿰뚫고 있는 ‘장기 종목’이다. 결국 둘의 탈락은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 무너진 것과 다름없다. 더욱이 동계아시안게임에 처음 나선 중국의 신예 수이바쿠에 무릎을 꿇은 안현수의 경우는 아시아 ‘쇼트트랙의 지존’ 한국의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중국은 그동안 한국 쇼트트랙을 따라잡기에 나서 이미 여자부에서는 왕멍 등 걸출한 스타를 배출해 냈고, 남자부에서도 ‘대항마’를 길러왔다.“이대로라면 자기네 안방에서 대회를 치르는 중국의 텃세까지 가세할 경우 종합2위 수성의 버팀목이던 쇼트트랙에서 6개 이상의 메달을 따내기가 힘들 수도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물론 안현수와 진선유 모두 대회 직전까지 발목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막판 뒷심 부족 때문에 스케이트날 반쪽 길이 차이로 물러선 건 ‘지존’들의 지나친 자신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 직업과 그 한계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 직업과 그 한계

    그동안 한양 인왕산 일대에서 활동했던 중인들의 이야기를 몇차례 소개했다. 그 가운데는 관청의 아전들이 많았지만, 역관이나 의원들도 있었고, 서당 훈장도 있었으며,인쇄전문가도 있었다. 조선시대 신지식인 이라고 평가되는 중인은 과연 어떠한 직업에 종사하며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본다. ●중인의 직업은 수십가지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은 인문지리서인 ‘택리지(擇里志)’를 지으면서, 서론이라고 볼 수 있는 사민총론(四民總論)에서 우리나라 백성을 네가지로 나누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네 부류를 신분으로 보지 않고 직업으로 보았다. 벼슬하지 못한 선비는 농·공·상(農工商) 가운데 한 직업을 택해 일하며 살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혹시 사대부라고 하여 농·공·상을 업신여기거나 농·공·상이 되었다고 하여 사대부를 부러워한다면, 이는 모두 그 근본을 모르는 자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직업은 네가지가 아니라 수십가지였다. 이 책의 총론에서 그 예를 들었다. “종실(宗室)과 사대부는 조정에서 벼슬하는 집안이 되고, 사대부보다 못한 계층은 시골의 품관(品官)·중정(中正)·공조(功曹) 따위가 되었다. 이보다 못한 계층은 사서(士庶) 및 장교·역관·산원(算員)·의관과 방외의 한산인(閑散人)이 되었다. 더 못한 계층은 아전·군호(軍戶)·양만 따위가 되었으며, 이보다 더 못한 계층은 공사천(公私賤) 노비가 되었다.” 이 가운데 “노비에서 지방 아전까지가 하인(下人) 한 계층이고, 서얼과 잡색(雜色)이 중인 한 계층이며, 품관과 사대부를 양반이라고 한다.” 그러나 집안의 흥망성쇠에 따라 “사대부가 혹 신분이 낮아져 평민이 되기도 하고, 평민이 오래 되면서 혹 신분이 높아져 차츰 사대부가 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중인은 전문직업인 이중환이 말한 중인은 서얼과 장교·역관·산원·의관 등의 전문직업인이다. 서얼은 물론 양반이지만 진출에 제한받기 때문에 저절로 중인과 한 부류가 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위항문화가 가장 발달한 시기는 정조시대였는데, 정조(正祖)는 중인과 시정배(市井輩)를 이렇게 구분하였다. “중인에는 편교(校)·계사(計士)·의원·역관·일관(日官)·율관(律官)·창재(唱才)·상기(賞技)·사자관(寫字官)·화원(畵員)·녹사(錄事)의 칭호가 있다. 시정(市井)에는 액속(掖屬)·조리(曹吏)·전민(廛民)의 이름이 있다. 이것이 중인과 시정의 명분이다. 이들 밖에도 하천(下賤)의 복사역역자(服事力役者)들이 수만이나 되니, 군예(軍隸)·노복(奴僕)·공(工)·상(商)·용고(傭雇)같이 미천한 자들도 또한 낫고 못한 차이가 있다.” 정조가 말한 중인들의 직업을 요즘으로 치자면 장교, 공인회계사, 의사, 외교관 겸 동시통역사, 천문학자, 변호사와 법관, 서예가, 화가, 공무원 등이다. 정조는 중인 외에 시정(市井)과 하천(下賤)을 구분했는데, 이 세가지 계층을 아울러 당시에는 위항인(委巷人)이라고 했다. 사대부와 상민 사이의 중간계층인데, 넓은 의미의 중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임숙영이 지은 서문에 “유희경은 본래 위항인이다.”고 했는데, 본래는 천한 종이었다.‘화곡집’ 서문에는 “아깝게도 황군은 위항인이다.”라고 했는데, 황택후는 금위영 서리였다. 역관이나 의원 같은 중인만이 아니라, 훨씬 낮은 서리나 노예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이 바로 위항인이다. 위항인은 글자 그대로 위항(委巷)에 사는 사람이다. 위(委)는 곡(曲)이고, 항(巷)은 ‘이중도(里中道)’이다. 즉 ‘마을 가운데 꼬불꼬불한 작은 길’이 바로 위항이고, 작은 집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위항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네에 사는 사람이 누구를 뜻하는지는 분명치 않다. 조선 후기로 내려가면서 양반보다 부유한 중인들이 많아졌으므로,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을 가리키지는 않았다. ●열가지 복을 누린 역관 조수삼 송석원시사 동인 조수삼(趙秀三·1762∼1849)의 호는 추재(秋齋)로 한양 조씨이다. 그의 후배 조희룡은 그의 전기를 지으면서 “그는 풍채가 아름다워 신선의 기골이 있었다. 문장력이 넓고도 깊었는데, 시에 가장 뛰어났다.”는 칭찬으로 시작했다. 사대부의 풍채와 문장을 지녔다는 뜻이다. 그의 문집을 엮어준 손자 조중묵이 화원이었던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원래 직업적인 역관이 아니었는데,28세에 이상원의 길동무로 처음 중국에 따라갔다고 한다. “길에서 강남 사람을 만났는데, 같은 수레를 타고 가면서 중국말을 다 배웠다. 그 뒤론 북경 사람과 말할 때에도 필담(筆談)과 통역의 힘을 빌지 않았다.” 역관을 선택한 중인들은 사역원(司譯院)에서 몇년 동안 그 나라 말을 배웠는데, 그는 북경까지 가는 길에서 중국어를 다 배운 것이다. 여섯차례나 중국에 다녀왔다고 하니, 아마도 그 뒤엔 역관의 신분으로 따라갔을 것이다. 19세기가 되면서 서울의 모습이 바뀌자, 전에는 듣고 보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났다. 조수삼은 그러한 이야기를 71편 골라서 ‘기이(紀異)’라는 시를 쓰고 그 앞에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인간군상의 소묘이면서도 사회변화를 보여준다. “내 나무(吾柴)는 나무를 파는 사람이다. 그는 (나무를 팔면서) ‘나무 사시오.’라 말하지 않고,‘내 나무’라고만 말하였다. 심하게 바람 불거나 눈 내리는 추운 날에도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내 나무’라고) 외치다가, 나무를 사려는 사람이 없어 틈이 나면 길가에 앉아 품속에서 책을 꺼내 읽었는데, 바로 고본 경서였다. 눈보라 휘몰아치는 추위에도 열두 거리를 돌아다니며 남쪽 거리 북쪽 거리에서 ‘내 나무’라고 외치네. 어리석은 아낙네야 비웃겠지만 송나라판 경서가 가슴속에 가득 찼다오.” 고본 경서를 읽는 것으로 보아 나무 장사꾼은 양반계층에서 몰락한 지식인인 듯하다. 그래서 차마 다른 장사꾼들처럼 “나무 사시오.”라는 존댓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아,“내 나무”라고 반말을 씀으로써 양반 선비의 마지막 체면을 세웠던 듯하다. ●양반에 60년 뒤진 중인 그러나 송나라판 경서가 가슴속에 가득 찼어도 쓸 데가 없는 것이 당시 사회였고, 그런데도 끝까지 양반의 알량한 자존심과 경서를 내버리지 못하는 것이 그의 한계였다. 그에 비하면 조수삼은 행복한 중인이었는데, 조희룡은 그의 행복을 이렇게 표현했다. “세상 사람들은 추재가 지닌 복이 모두 열가지라고 하면서, 남들은 그 가운데 하나만 지녀도 평생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가지란 첫째 풍도(風度), 둘째 시문(詩文), 셋째 공령(功令), 넷째 의학, 다섯째 바둑, 여섯째 서예, 일곱째 기억력, 여덟째 담론, 아홉째 복택, 열째 장수이다.” 88세까지 살았으니, 당시로서는 정말 장수하여 남의 부러움을 샀다. 여기서 특이한 것은 공령문인데, 과거시험 때에 쓰는 시나 문장이다. 양반들은 대부분 과거시험을 보았으며, 답안지를 쓰기 위해 공령문을 배웠다. 그러나 과거에 급제하면 더 이상 배울 필요도 없고, 쓸 일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문집에 공령시가 실리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그의 문집에는 공령시가 57편이나 실렸다. 그가 공령시를 잘 지었다고 소문났지만, 자기가 시험을 보기 위해 연습한 것이 아니라 양반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연습한 것이다. 그는 61세에 경상도 관찰사 조인영의 서기로 따라갔는데, 실제로는 가정교사이다. 그는 83세에야 진사에 합격했는데, 영의정 조인영이 시를 짓게 하자 ‘사마창방일구호칠보시(司馬唱榜日口呼七步詩)´를 지었다. 뱃속에 든 시와 책이 몇백 짐이던가. 올해에야 가까스로 난삼을 걸쳤네. 구경꾼들아. 몇 살인가 묻지를 마소. 육십년 전에는 스물 셋이었다오. 합격자 명부인 방목에 그를 유학(幼學)이라고 표시했으니,83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양반들은 20대 초반에 이미 진사에 합격하고 곧이어 문과에 응시했는데, 그는 60년이나 뒤처졌다. 시의 제목은 “진사시 합격자를 발표한 날 일곱 걸음을 걸으면서 입으로 읊은 시”이다. 조인영이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 그 기쁨을 시로 표현해 보라는 주문을 한 것인데,“가까스로” 합격해 난삼을 걸친 기쁨과, 몇백 짐의 책을 외우고도 60년 늦게 합격한 중인의 한을 함께 표현했다. 그나마 영의정이 도와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니, 전문직업을 지녀 경제적으로는 안정되었으면서도 신분적으로는 60년이나 양반에게 뒤진 것이 바로 중인의 한계이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씨줄날줄] ‘사상계’ 복간/이용원 수석논설위원

    100년을 헤아리는 한국 잡지의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잡지를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사상계’를 떠올릴 이가 적잖을 것이다. 고 장준하 선생이 1953년 4월호로 창간한 월간 ‘사상계’는 6·25로 폐허가 된 한국의 정신세계를 되살린다는 기치를 내걸고 출발했다. 창간호 초판 3000부가 발간과 동시에 매진되는 등 ‘사상계’는 지식인사회와 학생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민족통일 문제, 민주사상의 함양, 경제발전, 새로운 문화창조, 민족적 자존심의 양성이 이 잡지의 편집방향이었다. 1961년 5·16쿠데타로 박정희 군부정권이 등장하면서 ‘사상계’는 큰 변화를 겪는다. 사상·철학의 전파자 노릇에 머물지 않고 반독재·민주화투쟁의 본산 구실을 하게 된 것이다. 장준하·함석헌을 비롯한 당대의 양심적인 지성인들이 박정권을 향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요구하며 매달 포화를 퍼부었고, 이에 따라 탄압도 갈수록 거세어졌다. 그러다가 1970년 5월호에 김지하의 시 ‘오적’을 실었다는 이유로 박정권은 마침내 ‘사상계’에 폐간 처분을 내린다. 그 ‘사상계’가 오는 8월17일, 장준하 선생이 의문사한 지 31주기가 되는 날을 맞아 부활한다. 복간의 주역인 장 선생의 장남 장호권씨는 “이 시대에도 ‘사상계’가 사명감을 갖고 해야 할 일들이 있다.”고 밝혔다.“5·16이후 30년 지속된 군사·독재정권의 폐해”가 지난 15년의 민간정부에서 미처 원상복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금 우리사회에는 제대로 된 진보, 제대로 된 보수가 없다면서, 진정한 진보·보수는 물론이고 이 둘을 아우르는 새로운 사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새로운 방향은 단순히 중도가 아니라 중용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사상계’는 1950∼1960년대 이 사회의 지성과 양심을 키워낸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사상계’ 폐간이후 이미 37년이 지났다. 옛 독자들은 60대 이상의 나이가 되었고 청·장년층은 ‘사상계’를 기억하지 못한다. 아직도 사상과 철학의 혼돈을 겪고 있는 우리사회에 복간되는 ‘사상계’는 어떤 해법을 던져줄까. 오는 8월을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 불안해지는 까닭은 세월의 두께 때문일 것이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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