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존심
    2026-08-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706
  • [프로농구] 형제 ‘칼바람 대결’ 2R… 형, 꽁꽁 얼었다

    [프로농구] 형제 ‘칼바람 대결’ 2R… 형, 꽁꽁 얼었다

    프로농구 코트를 강타한 ‘뜨거운 형제’ 형 문태종(전자랜드)과 동생 문태영(LG)이 만났다. 이번에는 동생이 이겼다. 문태영은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전에서 36점(13리바운드)을 올렸다. LG는 선두 전자랜드를 76-72로 꺾고 3연승을 거뒀다. 홈경기 최다 연승을 달리던 전자랜드는 안방 7연승에서 행진을 멈췄다. 지난 10일 동부전에 이어 올 시즌 첫 연패라 충격도 크다. ‘문씨 형제’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 지난 10월 31일 첫 만남에선 형이 압승을 거뒀다.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계속 다른 리그에서만 뛰었기에 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문태종은 37점으로 문태영(19점 5리바운드) 앞에서 본때를 보여 줬다. 팀도 이겼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이 꼭 들어맞았다. 패배한 동생은 서운하면서도 뿌듯한, 오묘한 감정에 빠졌다. ‘코리안드림’을 1년 먼저 이룬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선배였기에 자존심이 상했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남. 경기 전 “1차전에서는 형에게 졌지만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고는 작심한 듯 코트를 누볐다. 1·2쿼터부터 17점 7리바운드를 기록, 형(5점 3리바운드)을 압도했다. 동생이 앞장선 LG는 전반을 40-39로 1점 앞섰다. 3쿼터까지도 60-58로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승부처에 바짝 힘을 내는 노련한 팀. 안심할 수 없었다. 문태영은 4쿼터에만 9점을 몰아치며 승리를 매조졌다. ‘원맨쇼’였다. 72-71로 쫓기던 경기 종료 1분 전 2점을 보태며 승리를 예감했다. 형은 71-74로 뒤진 경기 종료 28초 전, 동생을 앞에 두고 3점포를 날렸지만 빗나갔다. 13점 4리바운드로 기록도 동생에게 뒤졌다. LG는 기승호의 자유투 2개를 보태며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한편 동부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SK를 93-88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어느덧 전자랜드와 공동 선두(13승 5패)다. ‘연봉킹’ 김주성이 32점(8리바운드 3블록)으로 중심을 잡았고, 로드 벤슨(24점 16리바운드)도 골밑을 제압했다. SK는 김효범(35점·3점슛 6개)과 테렌스 레더(26점 10리바운드)의 쌍포에도 3연패에 빠졌다. 안양에서는 인삼공사가 모비스에 89-86으로 이겼다. 2연승. 데이비드 사이먼이 26점 10리바운드로 공격을 이끌었고, 이정현(14점)·김성철(13점)·박찬희·김보현(이상 12점) 등 ‘베스트 5’ 모두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우주택시/이춘규 논설위원

    계수나무와 토끼가 산다는 달의 전설은 옛 소련이 1957년 10월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했을 때 끄떡도 없었다. 1961년 4월 12일 인류 최초의 소련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태운 보스토크 1호가 1시간 29분 만에 지구의 상공을 일주했을 때도 달과 우주는 여전히 신비로운 존재였다. 가가린이 남긴 “지구는 푸르다.”라는 말도 신비로 남았다. 우주는 미지의 세계였다. 달과 우주의 신비는 미국의 아폴로 11호에 의해 벗겨지는 듯했다. 1969년 7월 21일. 아폴로 11호에서 미국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는 장면이 전세계에 TV로 생중계되면서 계수나무와 토끼의 전설은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미국이 소련에 구겨진 우주개발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당시로서는 불가능했던 일을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달의 전설은 조작 논란으로 인해 명맥만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달과 우주는 속속 인간에게 개방됐다.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 속에 우주정거장까지 설치됐다. 우주왕복선이 수시로 우주를 오갔다. 하지만 소련 붕괴 뒤 러시아가 재정난에 처하며 우주사업이 민간자본에 접수됐다. 미국 사업가 데니스 티토는 2001년 2000만 달러에 러시아 우주선 소유스호를 이용한 우주 관광객 1호가 됐다. 그후 러시아는 지난해까지 거액을 받고 우주관광객 7명을 실어 날랐다. 2005년엔 일본서 우주여행 상품이 3년 뒤 대중화될 것이라고 했지만 주춤하고 있다. 그러다 미국 보잉사가 수십억원 안팎의 탑승료를 받고 2015년쯤 ‘우주 택시’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지난 8월 밝혔다. 미국의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 테크놀로지스(스페이스X)사는 지난 8일 자체개발 민간 우주선의 지구 궤도 진입·귀환 시험을 민간회사로는 처음 성공했다. 스페이스X사는 아울러 내년 여름까지 두 차례 더 시험 발사를 한 뒤 우주왕복 여행 사업을 하겠다는 의욕을 비치며 민간의 우주여행이 또 화제다. 현재 미국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영국의 버진갤럭틱, 캐나다 드림스페이스그룹 등 전세계 수십개 민간 우주기업들이 우주 택시 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재정난 때문에 우주개발 경쟁을 주춤거리자 민간이 나선 것이다. 우주호텔도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우주 택시는 2009년 이후 말만 요란하다. 상용화 시기는 예산상·군사상 제약 때문에 기약 없는 상태다. 우주 택시를 이용한 우주여행 대중화 꿈은 요원한가.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女농구 5년뒤 위기 꿈나무 빨리 키워야”

    “女농구 5년뒤 위기 꿈나무 빨리 키워야”

    여자농구대표팀 임달식(신한은행) 감독에게는 힘겨운 아시안게임이었다. KDB생명과 신세계가 선수차출을 거부했다. 그나마 모인 선수들은 부상 투성이었다. 엔트리 12명을 겨우 채워 광저우로 떠났다.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썩 유쾌하진 않았다. 편파판정으로 1등을 놓친 탓도 있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여자농구의 막막한 미래 때문이었다. 임 감독은 “하은주(202㎝)가 있고 젊은 선수 몇몇이 있어서 한 5년 정도는 버틸 수 있을 텐데, 그 이후는 장담 못하겠다.”고 말했다. ●청소년팀 국제대회 성적 참담 박정은(33)-김지윤(34)-김계령(31) 등 대표팀 주축들은 모두 30대다. 정신력이 강하고, 노련하고, 참 잘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언니들’에게 기댈 수는 없다. 임 감독도 “빨리 어린 선수들을 키워야 한다. 국제대회에 나가니 위기가 피부로 느껴졌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그렇다. 아시안게임 은메달, 세계선수권 8강 등 굵직한 성적을 낸 국가대표에 비해 청소년팀의 성적은 참담하다. 올해 18세 이하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은 4위에 머물렀다. 일본에는 몇년 전부터 밀렸고, 진 적이 없었던 타이완에도 패했다. 레벨이 다르던 말레이시아와도 비등비등한 경기를 했다. 충격이었다. 국제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얘기. 임 감독은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정색했다. ●서울 고교팀수 반토막… 초·중등팀 씨말라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중·고등학교 여자농구부가 줄줄이 해체됐다. 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도 팀을 없앴다. 서울에 6개 있던 여자고등학교팀도 반토막 났다. 중학교, 초등학교는 씨가 말랐다. ‘베스트5’가 아니라 선수 5명이 없어 대회출전을 못 한다. ‘농구하는 여자’에게 번듯한 미래는 꿈같은 얘기. 고민하던 임 감독은 10일 중고농구연맹에 1000만원을 쾌척했다. 프로 100승 기념으로 구단에서 받은 포상금을 고스란히 전달한 것. 2007~08시즌 1승당 30만원씩 총 600만원을 전달한 것에 이어 두 번째다. 임 감독은 “여자농구가 팀 꾸리기도 힘든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꿈나무들이 척박한 현실에도 꿈을 이어갔으면 한다. 그래야 한국농구도 영광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 없이 여자농구에 미래는 없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꾸준히 베풀겠다.”고 약속했다. 중고연맹 박안준 사무국장은 “100승 포상금이란 의미 있는 돈을 지원한다는 자체가 감사하다. 우수 중학생들의 장학금이나 국제대회 참관비로 유용하게 잘 쓰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주말 영화

    ●명화극장 엽문2 (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제자를 두지 않으며 무예는 수양이라 생각하여 도전자들의 도전만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던 영춘권의 최고수 엽문 (견자단). 그러나 무자비한 일본의 폭력을 피해 불산에서 홍콩으로 넘어 온 엽문은 새로운 결심을 한다. 제자를 받아들이며 더 많은 이들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홍콩과 중국 최고의 무예인이 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다. 전설이 된 이름 ‘엽문’, 그는 누구인가. 7세의 어린 나이에 무술을 시작해 영춘권의 대가 양벽 밑에서 실력을 키웠고, 중국 전역에 명성을 떨쳤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자국인들에게 영춘권을 가르치며 일본에 맞서 중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해방 후엔 홍콩으로 건너가 영춘권의 유행을 주도하며 전통무술의 대중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당시 13세였던 이소룡을 제자로 받아들여 훗날 이소룡이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기도 했으며, 절권도의 기본 원칙과 사상의 중심 인물로도 유명한 영춘권의 최고 고수 엽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엽문’의 속편. ●유감스러운 도시(SBS 토요일 밤 1시 30분) 강력계 근성이 숨쉬고 있는 교통경찰 장충동. 외부에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수수사팀에 합류해 기업형 거대 조직의 새내기 조직원으로 잠입한다. 대가리라 불리는 문동식의 수하가 돼 갖은 구박을 받던 충동은 특수수사팀의 도움을 받아 조직의 보스 양광섭의 목숨을 구하고 조직의 수뇌부에 오른다. 한편 조직에서도 특수수사팀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위장 잠입시킬 인재를 찾고, 이중대가 그 임무를 맡게 된다. 경험을 십분 발휘해 강력계 사건들을 해결하며 특수수사팀에 합류하게 되지만 내사과 차세린 경위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이를 눈치 챈 조직의 2인자 쌍칼의 감시를 받게 된다. 장충동과 이중대는 조직의 러시아 밀거래를 앞두고 속고 속이는 본격적인 임무수행을 시작한다. ●테러리스트(EBS 일요일 오후 11시) 서울에 상경한 사현, 수현 형제. 고아였던 이들은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며 성장한다. 명석한 두뇌에 완벽한 실행력으로 서울경찰청에서 출세가도를 달리는 형과 이제 경찰대학을 수석 졸업한 동생. 그러나 이들 형제의 앞길은 동생 수현이 초임지에서 과잉방어란 명목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3년형을 마치고 나온 수현에게 친구 상철이 범죄조직의 하수인에게 끌려가 죽음을 당하는 일이 닥치고, 새 생활을 시작하려던 그의 결심은 여지없이 짓밟히고 만다. 평생의 꿈과 친구마저 잃은 수현은 직접적 원인 제공자인 암흑가의 보스 임태호를 제거하기 위해, 그리고 한 젊은이의 이상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몬 뒤틀린 세상을 부수기 위해 무법의 테러리스트로 변신한다.
  • [광저우 아시안패러게임] 어둠속에서 좌절을 업어친다

    [광저우 아시안패러게임] 어둠속에서 좌절을 업어친다

    “특전사 출신 사나이의 짱짱한 자존심을 되살리고 지키는 것, 그게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보다 더 큰 저의 바람입니다.” 윤상민. 26세. 대한민국의 평범한 젊은이다. 4년 전 이맘때 이라크 아르빌 군생활 당시 보초를 서면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석양의 강렬한 빛을 그는 지금도 기억한다. 윤상민은 시각장애인 유도선수다. 사실, 선수라고 부르기엔 연륜이 너무 짧다. 지난해 5월 유도를 시작했으니, 2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우승했다. 특전사 부사관 출신답게 타고난 운동신경 덕이다. 전남 목포 출신.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그는 2003년 특전사에 몸을 던졌다. 그곳에서 4년 3개월 동안 부사관 생활을 했다. 2006년 6월 자이툰부대에 지원, 이라크 파병길에 올랐다. 6개월의 파병 기간 2000만원 가까운 돈도 손에 쥐었다. 50도에 육박하는 한낮 기온도, 선글라스를 끼지 않고는 당장 눈이 멀어 버릴 것 같은 따가운 햇빛도 그냥 추억거리였다. 고생은 6개월이란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속에 묻혀버린 듯했다. 그런데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찾아왔다. 중사로 제대한 지난해 2월. 눈이 침침해지더니 안경을 껴도 좀체 나아지질 않았다. 동네 병원에서 서울의 큰 병원까지 찾았다. 2개월의 진단 끝에 확인한 병명은 ‘레버시 시신경염’. 특별한 원인도 없이 망막의 시신경이 말라가는 병이다 “마땅한 치료 방법은 없다. 수술도 할 수 없다.”는 게 그가 들은 전부였다. 윤상민은 땅이 꺼지는 듯했다. “이라크 파병 생활 때 뭔가 좋지 않았던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게다가 지금도 그 몹쓸 병은 진행 중이다. 시각장애인 등급 가운데 B2 등급인 그는 전맹(全盲)의 전 단계인 B1으로 곧 옮겨간다. “딴 건 몰라도 몸뚱어리 하나 만큼은 특급”이라고 생각하던 그였다. 2개월의 방황 끝에 결심했다. “아무리 내가 좌절하고 비관해도 세상이 변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내가 변해야 산다는 것이다.” 집 근처 상무유도관에 나가 유도를 시작했다. 시각장애인학교인 은광학교 선생님의 권유였다. 4개월 뒤 전국체전 73㎏급에서 우승했다. 유도가 몸에 맞았다. 5㎝ 앞의 사물은 보이지 않아도 덜 답답했다. 상대방의 옷자락만 움켜쥐면 그만이었다. 업어치기와 발뒤축 걸기는 그의 특기. 올해 세계대회와 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도 이 기술로 모두 우승했다. 밤에 도장을 찾는 학생들은 유도를 가르치는 그가 장애인인 걸 모른다. 그저 ‘유도 잘하는 윤상민’으로 기억할 뿐이다. 난생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그가 이번 대회에서 이루고자 하는 건 뭘까. 윤상민은 “다들 말하지요. 금메달 많이 따서 방송 타고 연금 타는 게 목적 아니냐고요. 하지만 저는 달라요.”라고 입술을 깨물면서 “지난해 시력을 잃으면서 당장 내일의 목표도 잃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유도 그 자체가 내 삶의 목표가 됐습니다. 언젠가 두 눈이 다 멀어 완전히 깜깜한 그날이 와도 아마 유도는 반짝반짝하면서 그 안에서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승짱’ 이승엽의 화려한 부활을 응원하자

    ‘승짱’ 이승엽의 화려한 부활을 응원하자

    이승엽(오릭스)이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입단기자 회견을 했다. 이승엽은 기회를 준 오릭스 구단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5년간 뛰었던 요미우리 구단에도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오릭스 구단은 지난 2일 이승엽과 1년간 연봉 1억 5천만엔에 계약, 일본 입단식에 앞서 오늘 한국에서 입단식을 열며 이승엽을 예우했다. 그런데 입단식 이후 요미우리와 관련된 이승엽의 발언이 팬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날 버린 요미우리가 후회하게 될것”이란 확인되지 않은 이승엽의 멘트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건 사실과 다르다. 이승엽은 ‘요미우리에서 5년을 뛰었다. 좋은일 나쁜일도 있었지만 5년간 보살펴준 요미우리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요미우리에서 나를 살리려고 노력했다는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주변에서는 기회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자신이 기회를 못잡은것’이라며 이제 그 아쉬움은 묻고 새로운 팀에서 더욱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그 어디에서도 요미우리에 대한 원망은 없었다. 그리고 이승엽은 요미우리를 탓할 입장에 서 있는 선수도 아니다. 물론 경기장 밖에서 보는것과 안에서 보는 시선은 일치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하라 타츠노리 감독은 이승엽에게 많은 기회를 준것만은 분명하다. 요미우리에서 이승엽은 일본 최고의 연봉을 받았던 선수다. 더군다나 이승엽은 1년도 아닌 3년연속(2008-2010)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쯤되면 이승엽의 부진 원인을 다른곳에서 찾으려 한다는 그 자체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다. 이걸 이승엽이 모를 선수도 아니다. 올 시즌 중 이승엽의 부친 이춘광씨도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다’ 라며 이승엽이 부진한 것을 남탓으로 돌리는걸 경계했었다. 언제부터인가 이승엽은 일부 팬들의 질타의 대상이 돼 버렸다. 그 이유는 확인 되지도 않은 잘못된 사실들의 오류도 큰 몫을 차지했음은 물론이다. 이번 입단기자 회견도 마찬가지다. 설사 이승엽이 요미우리에게 섭운한 감정이 있을지라도 공식석상에서 함부로 말할 정도로 사람 됨됨이가 부족한 선수가 아니다. 오해는 오해를 낳고 또 그 오해는 부풀려지기 마련이지만 피해는 이승엽이 고스란히 받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최근 몇년간 이승엽이 부진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승엽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프로는 값어치가 없으면 방출당하는 것이고 값어치가 있으면 타팀에서 얼마든지 뛸수가 있다. 오릭스가 이승엽을 잡은 것은 아직도 그의 기량을 높이 사는 구단 수뇌부 이하 현장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 때문이다. 이것이면 충분하다. 이승엽의 입단기자 회견 전날인 어제(9일) 일본의 ‘데일리스포츠’에서는 오카다 감독의 내년시즌 클린업트리오에 대한 의견을 내보냈다. 오카다 감독은 4번은 T-오카다가 확실하며 비록 알렉스 카브레라가 없지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내년엔 요미우리에서 뛰었던 이승엽이 가세, 충분히 클린업트리오의 한축을 맡아줄것으로 기대한다는 멘트 역시 빼놓지 않았다. 벌써부터 이승엽은 ‘안돼’ 라고 일축할 필요도, 그렇다고 해서 저주를 퍼부을 이유도 없다. 프로팀 감독이 원하며 기대하고 있다는데 대체 무슨 이유로 이승엽의 미래를 함부로 단정 짓는지 일부 팬들에게 묻고 싶을 정도다. 이젠 이승엽을 응원해야할 시점이다. 이승엽의 활약유무는 오릭스 버팔로스 팀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한국야구의 자존심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클럽월드컵] 성남 ‘한국축구 굴욕’ 씻는다

    “잘 만났다. 알 와흐다.” 프로축구 성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대회 첫 상대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알 와흐다로 결정됐다. 9일 UAE 아부다비의 무함마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개막전에서 개최국 대표 알 와흐다는 오세아니아 챔피언 헤카리 유나이티드를 3-0으로 제압했다. 전반 초반 헤카리의 공세에 애를 먹었던 알 와흐다는 전반 40분 브라질 출신 우고의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한 뒤 같은 나라의 페르난도 바이아누가 전반 종료 직전에 후반에는 교체 투입된 압둘라힘 주마가 각각 1골씩을 추가해 완승을 낚았다. 성남은 이로써 알 와흐다와 오는 12일 오전 1시 4강 티켓을 놓고 일전을 벌이게 됐다. 알 와흐다는 1984년 아부다비를 연고로 공식 출범, 지난 2009~10시즌을 포함해 UAE 1부리그에서 통산 4차례 정상에 오른 명문 팀이다. 2007년까지 스페인 말라가와 셀타비고 등에서 뛴 공격수 바이아누를 비롯해 미드필더 주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뛴 사이드 알 카티리, 함단 알 카말리 등이 경계 대상이다. 하지만 성남이 정상에 올랐던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별 예선에서 1승 5패, B조 최하위로 탈락해 객관적인 전력은 알 와흐다가 한수 아래인 것으로 평가된다. 성남은 상대가 알 와흐다로 결정되자 아시안게임에서 UAE에 당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성남엔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홍철과 장석원이 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일 출정식에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중동 선수들과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성남이 알 와흐다를 물리치면 지난 시즌 세리에A와 코파 이탈리아(이탈리아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관왕을 달성하며 유럽 최고 클럽이 된 인테르 밀란과 4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인테르 밀란은 이번 대회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네덜란드), 사뮈엘 에토오(카메룬), 마이콩, 줄리우 세자르(이상 브라질), 디에고 밀리토(아르헨티나) 등 정예를 대거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4강전은 아프리카 챔피언 마젬베(콩고)-북중미의 파추카(멕시코) 간의 경기 승자가 인터나시오날(브라질)과 치르게 돼 있다. 결승전은 19일 오전 2시 자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대륙을 대표하는 클럽 챔피언 6개 팀과 개최국 대표 1팀 등 모두 7개 팀이 우승컵을 놓고 겨루는 이번 대회 우승팀에게는 500만 달러, 준우승팀에는 40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미 6강에 오른 성남도 최소 100만 달러의 뭉칫돈을 받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런던통신] 최악의 결정력… ‘7%’ 루니와 ‘30%’ 베르바토프

    [런던통신] 최악의 결정력… ‘7%’ 루니와 ‘30%’ 베르바토프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가장 큰 고민은 최전방이다. 공격수들의 득점포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16라운드 현재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1위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11골)라는 점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두 선수에게 각각 25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둘이 합쳐 25골도 빠듯하다. 불과 2주전 맨유는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블랙번을 상대로 7골을 폭발시켰다. ‘백작’ 베르바토프는 그 중 5골을 혼자 성공시켰으며 부상에서 돌아온 ‘에이스’ 웨인 루니는 철저히 이타적인 플레이를 통해 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누가 봐도 맨유의 공격력은 프리미어리그 최강처럼 보였다. 그러나 맨유의 막강화력은 계속해서 탄력을 받지 못했다. 비록 주전 대부분이 빠진 상태였지만 웨스트햄과의 칼링컵 8강에서 0-4로 완패하며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블랙풀 원정은 이상한파로 인해 연기됐다. 그리고 달콤한 휴식 뒤에 치른 발렌시아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은 박지성의 활약에 힘입어 1-1로 비기며 가까스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특히 발렌시아전에 나란히 선발 출전한 루니와 베르바토프는 최악의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루니의 경우 골대를 맞추는 등 나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이번에도 과정과 결과 모두를 얻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블랙번전에서 5골을 터트린 베르바토프는 또 다시 침묵 모드로 돌변하며 퍼거슨 감독의 껌 씹는 속도를 빠르게 만들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베르바토프는 리그에서 11골을 기록 중이다. 그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없다. 그럼에도 언론과 팬들의 비난을 받는 이유는 11골 중 8골이 두 경기에서 터졌기 때문이다. 베르바토프는 리버풀전에서 3골을 기록한 이후 2개월 넘게 골 침묵을 이어갔고 블랙번전에서는 필요 이상의 많은 골을 성공시켰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베르바토프의 득점포가 고르게 분포됐다면 맨유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승점을 챙길 수 있었다. 7번의 무승부 중 3~4경기만 승리로 바뀌어도 EPL 판도는 맨유의 독주체제로 진행됐을 것이다. 물론 리버풀전 해트트릭은 반드시 필요한 득점이었다. 하지만 블랙번전은 아니다. 쓸데없이 많은 힘을 쏟아 부었고 그로인해 득점이 필요했던 발렌시아전에서는 또 다시 침묵했다. 루니의 문제는 필드 골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리그에서 지난 8월 웨스트햄전 이후 골이 없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지난 레인저스 원정 페널티골이 루니가 기록한 득점의 전부다. 물론 부상과 재계약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출전 기회 자체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7%의 득점률은 분명히 루니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은 기록이다. 이제 맨유는 올 시즌의 성패를 좌우할 ‘운명의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우선 13일(이하 현지시간) 홈에서 아스날을 상대로 1위 쟁탈전을 치른 뒤, 19일 첼시 원정을 떠난다. 맨유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골이 절실한 상황이다. 수비가 튼튼하면 승점 1점을 획득할 수 있지만, 공격이 화끈해야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다. 과연, 루니와 베르바토프는 아스날과 첼시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까?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영국 일간지 ‘더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日오릭스 입단 이승엽 “본래 모습 보여줄 것”

    日오릭스 입단 이승엽 “본래 모습 보여줄 것”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퇴출된 이승엽(34)이 퍼시픽리그 오릭스 버펄로스로 이적했다. 오릭스 구단은 2일 “이승엽과 1년간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봉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본 언론은 이승엽이 올해 받은 연봉(6억엔)의 절반의 절반 수준인 1억 5000만엔(약 20억 5000만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따로 받을 예정이다. 요미우리에서 등번호 25번을 달았던 이승엽은 오릭스에서는 3번을 받는다. ●6년 만에 퍼시픽리그 복귀 오른손 강타자 알렉스 카브레라(38)가 팀을 떠나면서 오릭스는 힘있는 1루수를 구해왔고, 이승엽을 적임자로 낙점해 일찍부터 협상테이블을 차렸다. 한때 이승엽의 연봉이 대폭 삭감돼 8000만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지만 오릭스는 거론된 액수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을 책정, 이승엽의 자존심을 세워줬고 영입에 성공했다. 이승엽은 오릭스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일본에서 뛸 기회를 준 오릭스 구단에 감사한다.”면서 “최근 몇년간 생각만큼 성적을 남기지 못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심기일전, 내 본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성원을 부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4년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 무대를 밟은 이승엽은 이로써 6년 만에 친정인 퍼시픽리그에 복귀했다. 올해 지바 롯데와 3년간 계약한 김태균(28)과의 화력 대결도 벌써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05년 지바 롯데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2006년 센트럴리그 요미우리로 이적한 이승엽은 7년간의 일본 무대 통산 675경기에 출전, 타율 .267에 홈런 144개, 388타점을 기록했다. ●숙적 오카다감독과 손잡아 오릭스는 한화에서 은퇴한 뒤 호주 프로리그로 넘어간 왼손투수 구대성(41)이 2001~04년 뛰었던 팀으로 한국팬에게 익숙하다. 재일동포가 많이 사는 오사카, 고베 지역을 연고로 해 이승엽은 든든한 응원군을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사령탑인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과 이승엽의 인연도 새삼 시선을 끈다. 요미우리의 강력한 라이벌인 한신 타이거즈 감독이었던 2008년, 그는 이승엽의 맹타 때문에 스스로 지휘봉을 놓았다. 당시 한신에 13경기나 뒤졌던 요미우리는 이승엽이 한신전에서 쐐기포(9월 21일)와 결승 2점포(9월 27일), 결승 2루타(10월 8일)를 잇달아 터뜨린 덕에 한신을 물리치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악연으로 만났던 둘이 이번에는 명예회복을 위해 서로 손을 잡는 셈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삼성 새 방식 LCD 애플 납품 겨냥?

    삼성 새 방식 LCD 애플 납품 겨냥?

    삼성이 최근 개발한 새로운 방식의 액정표시장치(LCD) 기술이 모바일 경쟁업체인 애플에 대한 납품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이 고해상의 화면을 제공한 ‘슈퍼 아몰레드’에 대한 고집을 꺾은 것으로 풀이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기존 LCD 패널의 측면시인성과 밝기를 대폭 향상시킨 ‘슈퍼 PLS’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광시야각 LCD 액정 모드인 ‘IPS’ 계열 기술에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기존 IPS 방식 LCD 패널에 비해 측면시인성은 2배 이상, 밝기는 10% 이상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기술은 측면시인성과 밝기를 동시에 개선할 수 없었던 기존 LCD 패널의 한계를 뛰어넘은 기술이라고 SMD 측은 자평했다. 현재 삼성은 30여 건의 핵심 특허를 세계 주요 국가들에 출원해 프리미엄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의 슈퍼 PLS 방식이 지금까지 접근하지 못했던 애플의 디스플레이 납품 시장을 뚫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CD 패널은 크게 VA(Vertical Alignment)와 IPS(In-Plane Switching) 방식으로 나뉘는데, 전통적으로 삼성은 VA, LG는 IPS 방식에 초점을 맞춰왔다. VA는 색감이 좋고 명암비가 높은 장점이 있지만, 잔상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IPS는 시야각이 넓고 잔상이 없는 대신 명암비가 떨어진다. 지금까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VA가 65%, IPS가 35% 정도로 VA 계열이 앞섰다. 세계 주요 컴퓨터 업체들이 VA 기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플이 선도한 터치스크린 열풍으로 IPS 패널의 장점이 집중부각되면서, 삼성이 주도하는 VA 진영이 다소 밀리는 듯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의 인기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와 일본, 타이완 업체들만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 1월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세계 최고”라고 극찬하면서 주문 요청이 쇄도해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은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절치부심 끝에 세계 최고 기술로 자부하는 ‘슈퍼 아몰레드’를 내놓았지만, 가격이 기존 LCD에 비해 너무 비싸고 색감이 다소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삼성이 자존심을 접고 IPS 기술을 받아들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고, 이번에 선보인 슈퍼 PLS가 그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삼성은 이에 대해 “슈퍼 PLS는 기존 IPS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기술이며 특정업체로의 납품만을 겨냥하고 만든 제품도 아니다.”면서 “삼성만의 독자적 기술로 새로운 스마트 기기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대 30%대 복귀 ‘자존심 회복’

    서울대 30%대 복귀 ‘자존심 회복’

    올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의 출신대학교별 분석 결과 2006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서울대가 30% 이상의 합격자 비율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합격자 배출 순위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해 왔지만 2006년 전체 합격자 가운데 33.7%의 합격자를 배출한 이후 매년 그 비율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에는 27.3%를 기록하며 20%대로 떨어졌고 지난해는 24.7%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합격자 814명 가운데 247명의 합격자를 배출, 30.3%를 기록하며 다시 30%대 반열로 복귀했다. 올해 각 대학별 전년도 대비 상승폭 가운데 가장 큰 폭인 5.6%포인트를 기록했다. 최근 서울대와의 격차를 좁혀왔던 고려대는 지난해 보다 1%포인트 오른 18%(146명)를 기록했지만 서울대의 높은 상승폭 탓에 격차는 더 벌어졌다. 세 번째로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연세대는 전년도보다 0.8%포인트 증가한 12.5%(102명)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합격자 중 이들 세 대학교 출신은 모두 495명(60.8%)으로 전년도 532명(53.4%)에 비해 7.4%포인트 증가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합격자 배출 상위 5개 대학 가운데 성균관대 출신 합격자는 전년도 대비 1.5%포인트 증가하면서 상승폭으로는 서울대의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합격자 69명으로 성균관대와 동률을 이뤘던 한양대는 올해 합격자 10명이 줄어들면서 합격자 배출 순위 5위를 차지했다. 이화여대는 49명이 합격(6%), 지난해에 이어 6위를 유지했다. 부산대는 지방대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합격자(18명)를 배출하며 종합 7위, 지방대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올해 1명 이상 합격자를 배출한 대학은 35개 대학으로 지난해 47개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합격자를 배출하지 못했던 한동대(3명), 공군사관학교(1명), 인천대(1명), 서남대(1명) 등도 합격자 배출 대학 명단에 올렸고, 독학사 출신도 1명이 배출됐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연평도의 교훈] ① 국가전체 안보의식 전환점돼야

    [연평도의 교훈] ① 국가전체 안보의식 전환점돼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무자비한 포격을 가한 지 1주일이 지났다. 6·25전쟁 이후 최악의 도발에 따른 충격은 지금까지 가시지 않고 있다. 대낮에 민간인에게 포를 발사한 북한군에 대한 분노가 큰 만큼 우리 군의 무기력증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도 크다. 미국의 안보가 9·11 테러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듯 연평도 사건을 한국판 9·11로 교훈 삼아 군과 정부, 정치권은 물론 국민까지 자성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교훈을 시리즈로 싣는다. “어머나, 어떡해요. 지금 막 포탄이 떨어지고 있어요. 아악~” 지난달 23일 백주에 TV를 타고 들려온 연평도 주민의 다급한 목소리는 선뜻 현실로 믿기 힘들었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순식간에 벌어지면 실감이 안 나는 법이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화면을 통해 피격 장면이 생생히 드러났고, 국민은 경악했다. 미국인들은 이런 경험을 이미 9년 전에 했다. 2001년 9월 11일 아침, 여객기가 맨해튼의 국제무역센터 빌딩을 들이받는 영화 같은 장면에 미국인들은 넋을 잃었다. 믿기 힘든 도발에 충격을 받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같았지만 그후 양국이 걸은 길은 달랐다. 9·11 테러 바로 다음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뉴욕의 테러 현장을 찾아 ‘보복전쟁’을 천명했다. 대통령의 말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불과 사흘 뒤 부시 대통령은 오사마 빈라덴이 숨어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렸다. 의회는 테러 응징을 위한 긴급지출안 400억 달러를 승인했다. 이듬해 11월 미 행정부는 대 테러 기능을 통합한 ‘국토안보부’를 창설했다. 1947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정부조직 개편이었다. 지난 3월 말 일어난 천안함 사건을 처절하게 교훈삼았다면 연평도 사건은 막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당시 정부와 군은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호언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불과 8개월 전 기습공격을 당했던 군대의 대포는 거짓말처럼 고장나 있었고, 군 수뇌부는 여전히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 허둥댔다. 국민은 정부와 군에 돌을 던질 자격이 있을까.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미국의 정치권과 여론은 정파와 이념을 막론하고 대통령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평소 그토록 부시를 저주했던 미국 국민과 야당도 국난 앞에서는 하나가 됐다. 반면 천안함 사건을 믿지 않는 일부 우리 국민은 북한대신 대통령을 저주했다. 북한의 도발이 시청각(視聽覺)으로 눈앞에 펼쳐지고 민간인이 희생을 당하고 나서야 국민들이 제대로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자신을 뼛속까지 뜯어고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연평도 사건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안보는 연평도 사건을 기점으로 천지개벽의 변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9·11 테러를 당한 미국은 대통령에서부터 일선 군부대에 이르기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테러 나흘 만에 보복공격이 단행된 것은 평소 군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언제 전쟁을 치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우리 군은 무기력했다. 천안함 사건 직후 대통령은 군 기강확립과 국방개혁을 지시했지만 결과적으로 군이 정신을 차리지 않았음이 연평도 사건으로 확인됐다. 정치가 군을 망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정권 10년간 군의 ‘전투 DNA’가 사멸됐다는 지적과 함께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북 정보나 작전을 다루는 핵심전력은 흔들지 말고 근간을 유지하는 불문율 같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원칙 없는 인사가 횡행하면서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결국은 사람의 의지 문제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갖는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연평도 사건을 보면서 근본적으로 군이 싸우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스스로도 “군 조직이 행정조직처럼 변해버렸다.”고 자조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지하게 의지를 자문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있다. 9·11테러 직후 1주일간 증권시장이 열리지 못하고 모든 국제 항공선이 차단되는 바람에 미국민들은 경제적·심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지만, 그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주저하지 않았다. 전쟁이 옳은가라는 논쟁은 차치하고, 미국인들은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자신들의 훼손된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을 택했다. 때문에 “9·11로 미국인들은 그토록 소중하게 여겨온 자유를 안보에 내줬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반면 우리는 피해를 무릅쓰고라도 정의를 실현할 용기가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이 확신을 갖지 못하면 선거로 뽑힌 정부는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⑩ 논산 갈산리 쌍군송 마을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 이야기]⑩ 논산 갈산리 쌍군송 마을

    나무가 견뎌내기에는 늦가을의 바람이 지나치게 매웠던 것이 분명하다. 단풍에도, 낙엽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거늘, 그 지당한 자연의 순서가 이 가을에 바뀌었다. 큰 나무들이 유난히 그렇다. 겨울 오기 전에 나무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줄기 속에 담아두었던 물을 덜어내야 한다. 생명의 물이건만 자칫 몸 안에서 얼어붙으면 하릴없이 동해(凍害)를 입을 수 있어서다. 단풍은 나무가 수분을 덜어냈다는 증거다. 낙엽은 그 다음에 따라와야 맞다. 그런데 간간이 불어온 매운 바람은 나무들을 놀라게 했다. 수천의 가을을 겪었건만, 이 가을 바람에 든 추위가 뜻밖이었던 나무들은 채 단풍도 들지 않은 초록의 나뭇잎들을 서둘러 땅 위에 내려놓았다. 충남 논산시 광석면. 앞들에서는 쌀이 많이 나오고, 뒷산에서는 칡이 많이 자란다 해서 갈미(葛米) 마을이라고 부르던 갈산(葛山)리. 한눈에도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 마을에서 사람살이를 지켜주며 정확히 355년을 살아온 나무가 있다. 독야청청 늘 푸른 소나무다. 쌍군송(雙君松)이라는 이름의 갈산리 소나무는 나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나무다. 대개의 경우, 300년쯤을 넘게 산 나무의 나이는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나무는 낡은 세포 조직을 덜어내고, 해마다 새로운 세포를 키워낸다. 오래된 세포는 나무 줄기 안쪽에서 서서히 썩어 없어지기 때문에 오래된 생명의 흔적은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갈산리 쌍군송은 정확히 355살, 틀려봐야 고작 두세살쯤의 오차가 있을 뿐이다. 누가 언제 심은 나무인지가 전해지기 때문이다. 나무가 이곳에 처음 자리 잡은 건 1655년이다. 당시 이 마을에는 권육(1587~1654)이라는 선비가 살았다. 병자호란 때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호위하기 위해 청나라에 따라 들어갔던 그는 중국의 앞선 문물과 과학서를 접했고, 고국에 돌아와서는 이를 바탕으로 요긴한 생활품과 병기를 만들어냈다. 나중에 예조판서까지 지냈던 그가 67세에 세상을 떠나자, 효종은 손수 소나무 두 그루를 골라, 그의 묘 앞에 심도록 했다. 그것이 1655년의 일이다. ●효종, 신하 권육 죽자 손수 보내 마을 사람들은 임금이 내린 한쌍의 소나무가 황송했고, 임금의 뜻을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임금 군(君)자를 내세워 쌍군송이라 불렀다. 그 소나무가 여태껏 푸르게 살아 있는 것이다. 처음에 튼실한 묘목을 심었을 테니, 당시 대략 3년쯤 된 묘목이었을 것이다. 나무의 나이를 360살쯤으로 추정하는 근거다. 소나무라 했지만, 정확히는 바닷가에서 자라는 해송(海松), 우리말로는 곰솔이다. 최근 몇 해 동안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던 아름다운 곰솔들이 벼락을 맞거나 도시화의 피해로 잇달아 쓰러져 죽었다. 전주 삼천동 곰솔을 비롯해, 서천 신송리 곰솔, 익산 신작리 곰솔이 모두 생명을 잃었다. 오래된 곰솔을 보는 마음이 유난히 각별해지는 이유다. 더구나 임금이 손수 보낸 나무라니 더욱 각별하다. 쌍군송은 1982년 충청남도에서 지방기념물 제27호로 지정한 두 그루의 곰솔이다. 그중 한 그루는 16m의 키에 둘레가 3m 가까이 되고, 자람이 조금 늦은 다른 한 그루는 12m의 키에 둘레가 2m가 넘는다. 같은 시기에 심은 나무지만, 바람과 햇살에 따라 자람에 차이가 생겼다. 마을 안쪽 동산에 10여m의 거리를 두고 서 있는 한쌍의 곰솔은 제가끔 마을의 살림살이를 보살피듯 허리를 마을 쪽으로 살짝 굽혔다. 살아온 연륜에 비하면 규모가 큰 나무라 할 수야 없지만, 오랫동안 마을의 자존심으로 지켜온 만큼 여느 큰 나무 못지않은 도도한 기품을 갖췄다. 쌍군송은 지난 36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마을의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다. 나무 곁으로는 나무가 넉넉히 자랄 수 있는 생육 공간을 두고, 둘레에 울타리를 쳐서 엔간한 사람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울타리 한쪽에 여닫이문이 있지만, 커다란 자물쇠가 입을 앙다물고 나무를 지키고 있다. ●도도한 기품으로 사람살이 지키다 “나무 보러 왔어? 이게 임금님 나무야. 임금님!” 옛 선비와 그를 추모한 임금의 배려를 떠올리며 넋을 놓고 있는데, 지팡이에 의지해 더듬더듬 다가오던 노파가 말을 걸어온다. 쌍군송 바로 앞 집으로 시집 와 60년 넘게 살았다는 노파다. ‘나무 앞에서 마을의 특별한 행사는 지내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지만, 노파는 들은 체하지 않고 제 이야기만 풀어 놓는다. 귀가 어두운 탓도 있겠지만, 60년 동안 보아온 나무의 사연이 많은 탓이 더 클 것이다. “얼마 전,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큰 나뭇가지 하나가 부러졌어. 그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좋았지. 좋았고 말고. 그때까지만 해도 저 뒤에 있는 집에 살던 사람이 나무를 보살폈는데, 지금은 떠났어. 이제는 시(市)에서 나무를 봐 주지.” ‘어디 가실 참이냐’고 어두운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묻자, 머리가 아프고 허리도 뻑뻑해서 병원에 가는 길이라 한다. 동구 밖으로 향하던 노파가 갑자기 나무 곁에 다가가려면 울타리 뒤로 돌아가야 한다며 나그네의 손을 잡아끌었다. 혼자 가도 된다고 만류했지만, 노파는 굳이 ‘내가 보여줘야 한다.’며 울타리 뒤편으로 접어드는 모퉁이로 나그네를 이끌었다. 어떻게든 나무를 잘 보여주려는 마음이 주름투성이의 깡마른 손아귀에 한가득 담겼다. 나무 줄기 바로 앞에까지 다가선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노파는 동구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갈산리 쌍군송은 그렇게 사람과 나무가 서로 보살피고 자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침묵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하기야 사람살이를 지켜주는 나무가 어디 갈산리 쌍군송뿐이겠는가. 나무 없이 세상의 어떤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있으랴. 글 사진 논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남 논산시 광석면 갈산리 산 26-22. 천안 논산 간 민자고속국도의 서논산나들목으로 나가서 셋으로 나뉜 갈림길의 가운데 길로 들어서야 갈산리로 들어갈 수 있다. 입체교차로를 한 바퀴 돈 뒤, 곧바로 오른쪽으로 난 마을 길로 들어선다. 100m쯤 가서 좌회전하면 700m쯤 앞에 옹기종기 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이 보인다. 쌍군송은 마을 뒤편에 있어서, 마을 밖에서는 안 보인다. 골목 길 300m쯤 안쪽에 마을회관이 나오고 그 앞에 쌍군송이 있다.
  • 이미숙 “주연 고집 버리니 할 역할 너무 많아”

    이미숙 “주연 고집 버리니 할 역할 너무 많아”

    요즘처럼 여배우 카리스마가 각광받은 때가 또 있었던가. 그 한복판에는 바로 이미숙(50)이 있다. 1982년 드라마 ‘여인열전’에서 독기 서린 장희빈 연기로 강한 카리스마를 심어준 그녀는 KBS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 이어 SBS 신작 드라마 ‘웃어요, 엄마’에 잇따라 캐스팅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드라마 촬영에 한창인 그녀를 지난 23일 경기 고양시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만났다. →활동이 전성기 때 못지않다. -지금이 전성기처럼 보여진다면 연기에 대해 무언가 한 꺼풀 내려 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에는 항상 긴장하면서 나를 재촉하고 어떤 끈을 놓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것을 놓으니까 스스로도 편해졌고 정말 많은 것들이 보였다. →그 시작을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2008)으로 봐도 되나. -솔직히 내 사심과 욕심으로는 엄마 역을 하기 싫었다. 처음엔 내가 ‘에덴의 동쪽’ 주인공인 줄 알았다. 당시 내가 누구의 엄마, 특히 송승헌 엄마를 해야 되는 건가 하는 속앓이를 많이 했다. →결혼했다고 해서 기혼자 역할만 주는 것은 여배우에 대한 편견이라며 주연만 고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생각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나. -그 추세로 가다간 환갑이 될 것 같았다(웃음). 주연만 고집하던 시절엔 “어디 감히 나한테 이런 역을 들이대.”라고 생각할 정도로 나만의 틀이 너무 셌다. 그런데 그 틀을 살짝 부수는 순간, 해야 될 것이 너무 많았다. 나를 포함해 많은 배우들이 배우로서 욕심을 버리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엄청난 고통과 가슴앓이가 따르게 마련이다. →세상이 다 아는 톱스타인지라 뒤로 물러서는 게 더 힘들었을 수 있겠다. -어려서 배우 생활을 시작한 까닭에 받는 데만 익숙해져 남을 배려하는 게 서툴렀다. 적게 주고도 많이 줬다고 생각할 정도로 성격이 모난 적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배우로서 연기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지 장르나 역할을 정해놓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연을 오래 한 사람들은 살짝 뒤로 물러서도 어떤 역이든 주연처럼 해내는 능력들이 있다. →최근 ‘웃어요, 엄마’에서 쫄바지에 핫팬츠를 입고 이효리의 ‘치티치티 뱅뱅’을 패러디해 화제가 됐다. -솔직히 민망했다. 작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지만 어디 가서 그런 막춤을 추겠나. 극 중 장면은 방송 출연 정지를 당해 배우 생명에 위기를 맞은 딸을 위해 엄마가 자신을 던져 망가지는 애잔한 상황이었다. 모성애가 부각되기를 바랐는데 외적인 부분만 이슈가 돼서 좀 아쉬웠다. →극 중 복희는 자신이 못 다 이룬 배우의 꿈을 딸 달래(강민경)에게 강요하는 독한 엄마로 그려지는데. -복희는 여왕벌 같은 캐릭터다. 자신의 꿈을 딸을 통해 투시하다 보니 욕심이 과하고 사회적 통념에서 다소 벗어난 엄마다. 드라마니까 설정이 과도해진 면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인물이 무너졌을 때 의외의 반전이 숨어 있다. →실제로 1남 1녀를 둔 엄마인데, 복희와 비슷한 면이 있나. -나도 때로 복희처럼 강하게 맞서고 싶지만, 상상이나 대리만족에 그칠 뿐이다. 아들은 유머감각도 있고 멋스러워 친구 겸 애인 같다. 요즘 진로와 군대 문제 때문에 고민이 한창이다. 굳이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그 나이에 겪을 갈등도 느껴 보고 가슴도 아파 보라고 충고한다. →극 중 달래가 톱탤런트가 되기 위해 술자리에 불려 다니는 등 수모를 겪는 장면이 나온다. 여배우로서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사실 이렇게까지 하면서 배우를 시켜야 되는지 의문이 들고 속상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어차피 결정은 배우 본인이 하고 책임도 본인이 지는 것이다. →데뷔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나이 드는 게 속상하지 않나. -속상하다. 여배우들에겐 왜 나이 먹었느냐고 질타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인생의 맛을 알고 멋을 아는 40~50대가 되면 연기자로서 표현의 폭이 더 넓어지는데, 성에 차는 역할은 점점 줄어드는 것도 아쉽다. 하지만 배우가 나이 드는 것을 받아들이되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것도 우리가 할 몫인 것 같다. 나에겐 나이가 핑계나 타협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여배우들’에서 윤여정, 고현정과 이혼 얘기를 하면서 눈시울 붉히는 장면이 나온다. 이혼한 여배우로서 삶의 무게를 느낀 적이 있나. -살다 보면 이혼도 겪을 수 있는 삶의 한 과정이자 인생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려고 한다. 이혼이 사회에 불이익을 주거나 법을 흔들어 놓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후배들에게 무서운 선배로 알려져 있다. -나는 선배의 연륜을 꼭 권위로 가져가려고 하지는 않는다. 단, 일터가 전쟁터인데 집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와서 어느 상황에든 대처를 해야지 일터에 와서 무기를 준비하면 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뒤늦게 사과하며 머리를 조아리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얼마 전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탑과 섹시하게 찍은 커플 화보가 화제였다. -평소에 모험적이고 도발적인 일을 즐기고 서슴없이 하는 편이다. 주위에 20~30년씩 어린 후배들도 있는데 그들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는다. 나는 많이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많이 버리기도 한다. 그릇이 비어 있지 않으면 많이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숙은 나이가 들어도 여자로서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 배우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몸매 유지 비결을 물었더니 공백기에 하루 3시간씩 운동으로 다진 체력을 작품에 다 쏟아부은 뒤 기진맥진하고 다시 채우기를 반복한다고 털어놓는다. 그녀에게서 여배우이기에 앞서 프로의 자존심이 강하게 풍겨져 나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아빠의 이름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아빠의 이름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만년 ‘유망주’였다. 고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포스트 이봉주’로 기대를 모았던 마라토너 지영준(29·코오롱). 그에게는 언제부터인가 ‘국내용’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국제대회에 유독 약했기 때문. 아시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2년 부산에서는 당시 금메달을 땄던 (이)봉주(40) 형과 함께 뛴 것에 만족해야 했고, 2006년 도하에서는 7위에 그쳤다. 그리고 마라토너로는 황혼인 서른을 목전에 두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이번에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국내용’ 별명 후련하게 벗어 그런데 지영준은 절박했다. 지난해 이미해씨와 결혼한 뒤 올해 첫 아들 윤호가 태어났다. 가장이 됐다. 가장의 책임은 뭐니뭐니해도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것. 평생 마라톤밖에 모르고 살아온 지영준이 ‘아버지 노릇’을 하기 위해선 무조건 금메달이 필요했다. 지영준은 이를 악물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40㎞ 코스를 뛰는 등 인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훈련을 마다하지 않았다. 원인 모를 국제대회 징크스 따위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을 만큼 자신을 담금질했다. ‘여기가 한계인가.’라고 느낄 때마다 이를 악물었다. 아들을 떠올리며 ‘아버지의 이름으로’ 한 걸음을 더 뛰었다. 스승인 정만화 원주 상지여고 감독과 아내도 그의 마라토너 인생의 마지막 자존심을 건 노력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리고 드디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영준은 아시안게임 마지막 날인 27일 중국 광저우 대학성 철인3종 경기장 주변을 도는 42.195㎞ 풀코스에서 열린 결승에서 2시간 11분 10초로 금빛 월계관을 차지했다.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남자 마라톤을 4연패했던 한국은 8년 만에 다시 왕좌에 오르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3일전 도착 더위 준비한 게 적중” 22.7도의 비교적 더운 날씨에 시작한 레이스에서 지영준은 시작부터 줄곧 선두권을 지키다 33㎞ 지점부터 케냐 출신인 지난 대회 우승자 무바라크 하산 샤미(30·카타르)와 치열한 1위 싸움을 벌였다. 그러다 37㎞ 코너 부근에서 치고 나와 샤미와 격차를 벌렸고 이후 결승선까지 5㎞ 가까이 독주를 펼친 끝에 여유 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샤미는 32㎞ 급수대 지점에서 지영준과 부딛히자 등을 손으로 내려치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저질렀고, 37㎞ 지점 급수대에서는 물병 대신 물을 적신 스펀지만 있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 서서 자원봉사자에게 항의하는 등 어이없는 행동으로 자멸했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지영준은 기다리고 있던 윤호를 끌어안고 기뻐한 뒤,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자축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먹여 살릴 처자식이 생기니까 남들보다 한 걸음 더 뛰어야 했다.”면서 “계속 외국에만 나가면 죽을 쑤어 이번에는 100% 철저히 준비했다. 훈련량이 많다 보니 후반에도 지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더운 것을 고려해 레이스 3일 전에 광저우에 도착해 준비한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면서 “혼자 운동할 때 도와주신 정 감독님과 아내, 그리고 가족들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소녀의 몸짓…리듬체조 새 역사를 ‘연기’하다

    소녀의 몸짓…리듬체조 새 역사를 ‘연기’하다

    언제나 믿었던 언니 신수지(19·세종대)가 감기에 걸렸다. 시합 전까지도 누워 있었다. 소녀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전날 단체전에서 0.600점 차로 놓친 메달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어제 너무 많이 울어서일까. 마음은 오히려 단단해졌다. “이제 내가 해야 한다.” ‘소녀의 얼굴. 여제의 심장.’ 손연재(16·세종고)는 첫 시니어 종합대회 개인전에 나서며 스스로를 다잡는다. 손연재는 26일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에서 줄(26.900점), 후프(27.000점), 볼(27.450점), 리본(27.100점) 4종목에서 합계 108.450를 받아 동메달을 차지했다. 전날의 아쉬움이 씻겨 나갔다. 아시아 리듬체조 ‘여제’ 등극은 다음으로 미뤘다. 그러나 손연재는 여왕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 정식 종목이 된 이후 한국은 1998년 방콕과 2002년 부산 대회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개인종합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 대회의 손연재가 처음이다. 금과 은메달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위와 12위를 차지했던 카자흐스탄의 안나 알랴브예바와 우즈베키스탄의 울리아나 트로피모바에게 돌아갔다. 경기 후 손연재는 “동메달을 따고 울 줄 알았는데 어제 너무 울어서 눈물이 안 나오네요.”라며 활짝 웃었다. 아직 소녀다. 손연재는 이어 “어제 팀 경기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밤늦게까지 우울했다. 하지만 오늘 좋은 연기로 개인종합에서 메달을 따게 돼 너무 기쁘다.”면서 “대표팀의 김지희 코치님 말씀을 너무 안 들어 그동안 죄송했는데 부모님과 더불어 무척 감사드린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손연재의 눈은 이제 런던으로 향하고 있다. “2년 후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짧은 한마디에 의지가 새겨져 있다. 여왕의 눈빛이 언뜻 비친다. 신수지는 컨디션 난조로 10위에 그쳤다. 대회 한달 반 전부터 인대에 문제가 생겼다. 그러나 아픔을 참아내며 뛰고 또 뛰어 광저우까지 왔다. 그런데 감기 몸살까지 걸렸다. 신수지는 “내가 준비한 기량의 절반도 못 보여줘 아쉽다.”면서 “이 아쉬움을 잊지 않고 다음 국제 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신수지는 한국으로 돌아와 인대 수술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꺾이지 않은 맏언니의 자존심이 그를 런던으로 데려갈 것 같다. 손연재, 신수지. 한국 리듬체조 투톱의 머릿속에는 이미 2012년 런던올림픽이 꽉 차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주말 영화

    ●오만과 편견(EBS 일요일 오후 2시 40분) 아름답고 매력적인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는 운명처럼 사랑하게 될 사람과 결혼할 거라 믿는 자존심 강하고 영리한 소녀다. 조용한 시골의 부유하고 명망 있는 가문에서 자란 신사 빙리와 그의 친구 다아시(매튜 맥파든)는 여름 동안 대저택에 머물게 되고, 대저택에서 열리는 댄스 파티에서 디아시는 엘리자베스를 처음 만난다. 서로에게 눈을 떼지 못하지만 자존심 강한 엘리자베스와 무뚝뚝한 다아시는 만날 때마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사랑의 줄다리기만 한다. 다아시는 아름답고 지적인 그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둔 뜨거운 사랑을 그녀에게 고백한다. 결혼의 조건은 오직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는 엘리자베스는 다아시가 그의 친구 빙리와 자신의 언니 제인의 결혼을, 제인이 명망 있는 가문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한 것을 알게 되자, 그를 오만하고 편견에 가득 찬 속물로 여기며 외면하기 시작한다. 서로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눈이 멀어 있는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과연 서로의 진심을 알고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SBS 토요일 밤 1시 10분) 최호 작가는 첫사랑을 만나러 한 시간 뒤면 폭파될 구파발의 동네로 달려간다. 그의 첫사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자신의 어머니, 이영희 여사다. 어머니는 밀전병을 구울 때도 예쁜 꽃을 올려놓고, 집안에서도 항상 고운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편도 없이 혼자 하숙을 치며 자식 셋을 키워낸 억척스러운 아줌마였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것을 빼면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던 최호는 신춘 문예에 등단해 작가로 데뷔한다. 아들이 작가가 된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기쁜 어머니. 맏딸과 큰아들이 집을 떠난 뒤에도 막내 아들 호는 항상 어머니의 곁에 있었다. 그러나 영원히 애틋할 것 같던 막내 아들 호가 어느 날 어머니 곁을 떠나서 혼자서 살겠다고 한다. ●달마야 놀자(OBS 토요일 오후 11시 20분) 업소의 주도권을 놓고 반대파와 일대 격전을 벌이던 재규 일당은 예상치 못한 기습을 받고, 보살펴 줄 조직과 끊긴 채 고립된다. 숨을 곳이 사라진 그들은 자비와 진리를 수행 중인 스님들이 살고 있는 절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동안의 모든 일상을 뒤집는 느닷없는 이 인연은 고요했던 산사를 흔들기 시작한다. 막무가내로 들이닥친 재규 일당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스님들은 약속한 일주일의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고, 보스의 연락을 기다리는 재규 일당의 심정도 편치만은 않다. 절 생활의 무료함과 초조함을 달래기 위한 재규 일당의 일과는 사사건건 스님들의 수행에 방해가 되고 이들을 내쫓고 평화를 찾기 위한 스님들의 눈물겨운 대책은 기상천외한 대결로 이어지는데….
  • [막 오른 금융권 빅뱅] 살빼며 침묵한 KB 내년 대반전 노린다

    [막 오른 금융권 빅뱅] 살빼며 침묵한 KB 내년 대반전 노린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와 우리금융의 민영화 등 최근 급변하는 국내 금융시장에서 맏형격인 KB금융지주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 기반을 마련하고 구조조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우선 과제라는 점에서 올해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었다. 대신 구조조정과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내실 경영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체질 개선이 마무리되는 내년에는 더 공격적인 행보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너진 리딩 뱅크로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하는 데다 은행 부문에 치우친 자산 포트폴리오를 증권과 보험, 투자금융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이 체질 개선의 사실상 방점이기 때문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도 최근 “경영효율화를 통해 KB금융의 체질이 개선되면 외국계 은행과 투자금융사, 캐피털사, 미국 교포은행 등의 인수나 합작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내년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는 KB금융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KB금융은 올해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입었다. 26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때문에 2분기에만 33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 3분기까지 한 수 아래였던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에 이어 막내인 하나금융보다 실적이 뒤처졌다. 직원 1인당 생산성도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최하위였다. 비만한 조직을 슬림화하고 내실 경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셈이었다. 그럼에도 KB금융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올해 카드 분사와 3200여명의 인력 구조조정, 임금 삭감 등을 탈없이 추진하고 있다. 어 회장은 “올 4분기가 지나면 KB금융은 과거 리스크가 모두 헤지되는 ‘클린 뱅크’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어윤대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3인방이 직접 지방 현장을 찾아 기업고객 유치에 뛰어들 정도”로 영업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KB금융은 내년 금융권 빅4의 ‘진검 승부’를 벼르고 있다. 내심 영업전선에 인력을 전면 배치하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내년 순이익을 신한금융 수준인 2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금융팀장은 “그룹 덩치가 비슷한 4인방 체제가 내년부터 가동되면 경영환경은 더 악화되고 경쟁은 더 세질 것”이라면서 “KB금융의 경우엔 내실을 다지면서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올해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에 들어갈 계획이다. 은행에 지나치게 쏠린 자산 구조를 바꾸기 위해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캐피털사는 허가가 아닌 신고 업종인 만큼 구조조정이 끝나면 언제든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어 회장은 “증권, 투자금융과 관련된 좋은 매물이 나오면 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박동창 KB금융 부사장도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증권과 생명 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보기 때문에 기회가 생기면 M&A를 통해 몸집을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점포망 확대나 현지 은행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독기 품은 홍명보호 짜릿한 역전銅

    독기 품은 홍명보호 짜릿한 역전銅

    24년 만에 금메달은 놓쳤다. 그러나 빈손으로 돌아가기에는 자존심이 상했다. 후반 33분 1-3의 스코어. 패배의 그림자가 대표팀을 덮었다. 그러나 준결승전의 아쉬움이,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태극전사들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12분 만에 3골. 동메달. 아시안게임 최고의 반전 드라마. ‘준결승전에서 마지막까지 이렇게 했다면’ 하는 말이 절로 나오는 한판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5일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이란과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4위전에서 박주영(AS모나코)의 추격골을 시작으로 지동원(전남)의 동점골과 역전골이 잇달아 터지면서 4-3으로 승리, 동메달을 따냈다. 지동원은 헤딩으로 두골을 성공시키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중앙에서 이란의 모흐센 모살만에게 볼을 뺏겼고, 모살만의 스루패스를 받은 레자에이 골람레자에게 선제골을 헌납, 힘들게 경기를 끌어갔다. 박주영을 원톱으로 내세워 반격을 시작한 대표팀은 전반 28분 조영철(니가타)이 골망을 갈랐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해 무위에 그쳤다. 홍명보 감독은 전반 32분 측면 공격수로 나선 홍철(성남)이 부상당하자 지동원을 투입, 공격을 강화했지만 추가시간에 알리아스가리데하기 하미드레자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전반전을 마쳤다. 0-2. ☞[아시안 게임 화보] 광저우 정복한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 홍명보 감독이 하프타임 때 입을 뗐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이렇게 경기를 하면 안 된다.” 짧고 무거운 주문이었다. 그래서일까 후반은 달랐다. 대표팀은 후반 3분 구자철(제주)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시도한 왼발 중거리 슛이 성공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됐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곧바로 안사리 파르드 카림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하며 다시 이란에 무릎을 꿇는 듯했다. 한국은 2006년 도하대회 때도 3·4위전에서 이란에 0-1로 져 빈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번엔 박주영이 있었다. 후반 추격골로 패배의 그림자를 떨쳐냈다. 그리고 지동원이 날았다. 후반 43분 서정진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골 지역 왼쪽에서 머리로 방향을 바꿔 동점골을 터트렸다. 지동원은 1분 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윤석영(전남)의 크로스를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강하게 머리로 받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꽂았다. 준결승전 막판 아랍에미리트전에서 보였던 무력함은 없었다. 경기가 끝난 후 박주영은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소중한 깨우침을 선물해 준 후배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서 값진 경험을 얻었다. 투지를 잃어버렸던 준결승에서 통한의 5초. 악귀처럼 포기하지 않고 달라붙은 3·4위전에서의 대역전승. 무엇이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알았다. 이제 홍명보호의 목표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번 대회에서 배웠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일본은 아랍에미리트를 1-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남자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7년 만에 또… 외환銀 기구한 운명

    1970~1980년대 수출 한국호(號)를 견인했던 한국외환은행이 론스타에 이어 다시 하나금융지주에 팔리면서 파란만장했던 40여년의 역사가 또다시 눈길을 끈다. 1967년 외국환 전문은행으로 설립된 외환은행은 1970~1980년대 정부의 수출드라이브 정책과 맞물려 외환과 무역금융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그러다 보니 수출 대기업 상당수의 주거래은행이 외환은행이었다.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의 공식 은행 선정은 이 같은 외환은행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네트워크에서도 다른 은행들을 압도했다. 정식 수교 전에 중국 베이징 지점을 냈고, 1997년엔 국내 최초로 북한에 금호 출장소를 개점하기도 했다. 올해도 외환 부문 시장점유율 45%로 외환과 무역금융 업무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1978년 국내 최초로 비자카드를 발급한 외환은행의 카드 역사는 곧 국내 신용카드의 역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1997년 외환 위기는 외환은행을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1999년 최대 주주가 한국은행에서 독일 코메르츠방크로 바뀌었으며, 2003년엔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최대 주주로 입성했다. 지난 11년간 외국계 자본이 외환은행을 지배한 것이다. 외환은행 임직원으로서는 하나금융에 흡수·통합된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하다. 대규모 공적 자금을 받지 않고 독자 생존한 데다 은행 역사와 현재 실적으로도 하나금융보다 더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순이익을 보면 하나금융지주가 총 3063억원인 반면 외환은행은 8917억원으로 3배 가까이 많다. 올해는 하나금융이 3분기까지 7398억원을, 외환은행은 8191억원을 기록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25일 청와대와 금융위원회, 국회, 하나금융 본사 등에서 상복을 입고 하나금융 매각 반대 시위를 벌였다.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해외 사모펀드를 끌어들여 또 빚으로 외환은행을 산다는 것은 결국 동반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