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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주發 ‘랩’ 수수료 인하전쟁 시작

    박현주發 ‘랩’ 수수료 인하전쟁 시작

    ‘박현주발’(發) 자문형 랩어카운트 수수료 인하 전쟁이 시작됐다. 10일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14일부터 국내 자문형 랩 수수료를 기존 연 3.0%에서 1.9%로 낮춘다고 전격 발표했다. 신규 및 기존 고객에게 할인이 일괄 적용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 회장이 “4%인 시중금리를 감안할 때 3% 수준인 자문형 랩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한 지 사흘 만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랩 수수료를 현실화해 고객 부담을 줄이고 선의의 수익률 경쟁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상처 받은 ‘펀드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자산관리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10월 한달 만에 4조원을 팔아치운 인사이트 펀드의 수익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곤두박질치면서 위기를 겪었다. 현대증권은 미래에셋의 인하 공세에 즉각 반응을 보였다. 가입금액에 따라 연 1.2~3.0%였던 자문형 랩 수수료를 1.0~1.5%로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1억원 이하를 랩에 맡기면 기존에는 연 3.0%의 수수료를 내야 했지만 14일부터 1.5%만 내면 된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이번 수수료 인하로 고객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최저 가입금액을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는 등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 랩의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수수료 인하대전(大戰)이 막이 오르면서 이날 하루 동안 중대형 증권사 두곳이 수수료를 30~50%가량 내렸다. 랩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중소형 증권사들은 혼란스럽다. 고객 기반이 약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에 동참해야 할지 망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중소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자문형 랩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수료 인하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문형 랩 시장을 선점한 대형 증권사들은 여유 있는 표정이다. 랩 고객의 대부분이 고액 자산가로 가입금액이 높아 이미 연 1%대의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는 것이다. 자문형 랩 잔고가 2조 8600억원으로 자문형 랩 시장의 40%를 점유한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가입금액에 따라 연 1.2~3.2%의 수수료가 적용되는데 전체 고객의 평균 수수료가 2.3%이다.”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도 선취수수료를 포함하면 연 2% 중반으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수수료 논쟁보다 서비스의 품질과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수수료 인하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자문형 랩 잔고가 1조 2500억원에 이르는 우리투자증권의 관계자도 “고객과 일대일 상담과 관리가 필요한 자문형 랩의 특성을 살려 서비스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삼성증권의 손을 들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벌거벗은 당당함 덩달아… 훌렁 벗고 싶다

    벌거벗은 당당함 덩달아… 훌렁 벗고 싶다

    ‘참된 것’, ‘착한 것’, ‘아름다운 것’을 분리한 사람은 널리 알려졌듯 철학자 칸트다. 진/위, 선/악, 미/추의 판단영역은 서로 다른 범주라는 것. 참되고 착해야만 아름답다는 선입관을 버려야 인식론, 윤리학과는 별개의 영역인 미학이 탄생한다. 질문도 하나 던진다. 아름답기 위해 반드시 참되고 착하게 꾸며야 하는가. 위대하다는 철학자의 말씀이니 일단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긴 한데, 보기에 불편한 작품 앞에 직접 서게 되면 “아름답다.”는 말이 쉽게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다면 11일 개막해 다음 달 6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안창홍(58) 개인전 ‘불편한 진실’에 도전해 볼 만하다. 옛 사진관의 인물사진을 찢거나 구멍 내는 방식의 기괴한 인물 작품들을 선보여 왔던 작가는 이번엔 노골적인 누드화를 들이밀었다. 한껏 발기된 남자 성기에다 여자 성기의 벌건 속살까지 그렸다. 크기도 한껏 키워 그림 속 인물은 실제 인체 크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모델도 모두 주변의 일반인. 설득 끝에 모조리 벗겼다. 누드 인물의 주된 배경은 휴지통이 엎어져 있거나 심지어는 죽은 쥐가 나뒹구는 작업실이다. 인간 존재의 혼란스러움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벌거벗은 몸뚱이에는 파리를 붙이기도 하고 아예 해골 인간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이는 ‘메멘토 모리’, 즉 유한성을 잊지 말라는 경고다. 이렇듯 살벌한 풍경 속에 벌거벗긴 채 서 있음에도 인물들은 하나같이 당당하다. 눈빛도 뜨겁게 살아 있다. 혼란과 죽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인간 존재를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강렬한 자의식의 발로다. 고졸 학력으로 기성 화단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작가 자신의 자존심이 투영됐다. 때문에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덩달아 훌렁 옷을 벗어 던져야만 할 것 같다. 그림이 주는 불편함의 진짜 정체는 바로 이것이다. “기존 누드화의 모델 포즈는 관람자가 바라보는 모습으로 구성됐다면, 내 누드화는 모델 스스로가 관람자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구성됐다. 그래서 전혀 에로틱하지 않다.” 전시장에서 만난 안 작가의 얘기다. 그와 좀 더 얘기를 나눠 봤다. →일반인을 벗기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그게 내 능력이다. 잘 꼬드기는(웃음). 누드화는 모델과의 공감이 제일 중요하다.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다 결국 친구가 된다. 부부 누드화의 남자 모델은 문신업자인데 처음엔 저항하더니 나중엔 재미 붙여 부인하고 같이 모델이 돼 줬다. 지금은 아이들까지 데려와서 가족 누드화를 그리고 있다. 스케치는 해 둔 상태고 다음 전시 때 보여주겠다. 할아버지 모델은 설득에만 10년이 걸렸다. 도시의 정신노동자가 갖고 있지 않은, 농촌의 오래된 육체노동자의 몸이 가진 숭고함을 그려내고 싶어서 오랜 기간 매달렸다. 그렇게 힘들게 모델이 되어 주셨는데 정작 할아버지는 완성된 그림에 별 관심이 없더라. 하하. →모델료는 두둑히 주나. -그냥 마음으로…. 흐흐. 거듭 말하지만 누드화는 공감이 제일 중요하다. 대가를 주고받는 것보다는 친구가 돼서 함께 하는 거다. →어렵게 일반인들을 섭외하는 이유는. -몸 자체가 정직하지 않나. 모델들은 신경 안 쓴다고 해도 관습적인 포즈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냥 길거리를 다니다가 저 몸을 한번 그리고 싶다, 그리고 싶어 미치겠다 싶으면 쫓아다니면서 설득한다. 그러다 보면 애초에 기대했던 매력이 안 나오는 몸도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몸도 있고 그렇다. →그로테스크한 느낌은 국내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마이너리티로 어렵지 않은가. -그게 전반적인 문화 수준이라고 본다. 예쁘고 고운 것만 찾다 보니 전반적으로 작품이 하향평준화되는 느낌이다. 예술이라기보다 그냥 공예품 같은 느낌…. 작품의 상업성엔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 나만의 철학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면 꼭 당대가 아니더라도 결국 평가받기 마련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예술가는 정신적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 아닌가. 그런 혜택을 받았으니 생활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사회에 재산을 남긴다는 각오로 작품에 임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고 보니 부인 누드화가 없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설득해도 안 된다. 하하.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태블릿PC 2R는 ‘CEO 대전’

    태블릿PC 2R는 ‘CEO 대전’

    애플의 ‘아이패드’가 독식해온 태블릿PC 시장에 구글의 새 운영체제(OS) ‘허니콤’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두 회사의 경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허니콤을 탑재한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데다, 애플도 이에 맞서 아이패드2로 응수할 계획이어서 업체 최고경영자(CEO)들 또한 자존심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미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허니콤에 대한 동영상 시연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OS 홍보에 나섰다. 허니콤은 스마트폰보다 커진 태블릿PC의 스크린 크기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입체영상(3D) 지도, 영상채팅, 구글북스(전자책 300만권 이상 소장)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지난달 20일(이하 현지시간) 구글의 CEO가 된 래리 페이지(37)로서는 허니콤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구상의 모든 정보기술(IT) 기기들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구글로서는 허니콤의 시장 안착 여부가 플랫폼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취임 당시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여전히 컴퓨팅이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 일인 상황에서 회사를 맡게 돼 흥분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오는 1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앞서 허니콤을 탑재한 8.9인치 옵티머스패드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테그라2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후면에 듀얼 카메라를 장착해 3D 촬영을 지원한다. 특히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0월 LG전자를 맡게 된 구본준 부회장은 이 제품이 ‘명가 회복’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LG전자는 MWC에 별도의 전시장을 설치하지 않았지만, 구 부회장은 올해부터 전용 부스를 마련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의 명성을 되찾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 역시 MWC를 통해 지난해 200만대 이상 판매한 갤럭시탭의 후속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듀얼코어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하고, 허니콤에 적합한 10.1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이패드 대항마로 갤럭시탭을 내놓아 안드로이드 반격의 선봉에 섰던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은 이 제품을 통해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갤럭시탭 반품률 논란’ 등을 털고 애플과 진검 승부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반격이 거세지자 애플의 대응 또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애플은 일정을 앞당겨 오는 3∼4월쯤 아이패드2를 발표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는 9.7인치로 같지만 기존 제품에 비해 무게를 100g가량 줄이고 전후면에 카메라를 탑재해 영상회의 기능을 지원을 계획이다. 현재 병가를 내고 요양 중인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2를 또 한번 성공시켜 애플이 만들어 낸 스마트 시장에서 ‘스마트기기=애플’이라는 공식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들이 고전한 것은 10인치대 태블릿PC에 딱 맞는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허니콤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태블릿PC 시장 또한 1∼2년 안에 안드로이드 제품의 점유율이 아이패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조앤 K 롤링도 반한 다시 읽는 고전동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종종 기적을 낳고 때때로 걸작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영국 문학의 자존심이자 세계 아동문학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손꼽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도 아들에 대한 아빠의 극진한 사랑에서 출발한 동화다. ‘주석 달린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케네스 그레이엄 원작, 애니 고거 주석, 안미란 옮김, 현대문학 펴냄)은 아동문학 연구가의 주석에 ‘아기곰 푸’의 삽화가 어니스트 셰퍼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삽화가 아서 래컴 등이 그린 100여개의 삽화가 실려 있다. 원작자 그레이엄(1859~1932)은 시력이 약한 아들을 위해 섬세하고 생생한 풍경 묘사, 소리와 동작에 대한 다양한 표현,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넘치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만들어 냈다. ‘버드나무’의 주인공은 모험가 두더지, 사교적인 물쥐, 거드름쟁이 두꺼비, 현명한 오소리 등이다. 이들의 흥미진진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모험 이야기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매료시켰다. 그 중 한 사람이 ‘해리 포터’의 원작자 조앤 K 롤링이다. 롤링은 원작에 담긴 자연과의 친밀한 교감, 사회와 인간에 대한 세련된 묘사, 호소력 있는 지혜로운 성찰의 메시지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 교육학자들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보다는 획일적인 교육을 주장했기 때문에 ‘버드나무’의 출간은 쉽지 않았고,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버드나무’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A A 밀른은 연극으로, 월트 디즈니는 영화로 만들어 시대를 초월한 고전 반열에 올려 놓았다. ‘버드나무’의 시작은 그레이엄이 ‘생쥐’란 별명으로 불렸던 아들 앨러스테어를 위해 잠자리에서 들려주던 이야기였다. 선천적으로 시각 장애가 있었지만 창조적이었던 앨러스테어는 아버지의 동화에 크게 기여했다. 주석을 붙인 애니 고거가 “첫 번째 편집자이자 공동 저자”라고 ‘생쥐’를 칭찬한 이유다. 안타깝게도 앨러스테어는 아버지의 끔찍한 사랑에도 스무 살 생일을 앞두고 돌연 자살하고 만다. ‘주석 달린 버드나무’는 ‘주석 달린 허클베리 핀’에 이은 ‘주석 달린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앞으로 윌든, 빨강머리 앤, 안데르센 동화 등의 고전이 풍부한 주석과 함께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3만 9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혼돈의 이집트] 이집트 개혁 ‘총감독’ 군부… 경제도 좌우 ‘막강파워’

    [혼돈의 이집트] 이집트 개혁 ‘총감독’ 군부… 경제도 좌우 ‘막강파워’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와 야권이 헌법개혁위원회 구성 등에 합의해 소요 사태 2주일 만에 대화 국면을 형성하면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막후의 군부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가 6일(현지시간) “9월 선거 이후 누가 새 대통령이 되더라도 부유하고 비밀스러운 군부가 이집트 통치의 열쇠를 쥐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데에서 보듯 ‘포스트 무바라크 시대’의 열쇠는 결국 술레이만과 군부가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집트 정치 개혁 논의의 ‘주연’이 술레이만이라면, 군부는 이를 연출하는 ‘총감독’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형국이다. ●현대 이집트 권력의 원천 사실 이집트의 현대정치는 군부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1953년 ‘자유장교단’ 쿠데타로 왕정을 무너뜨린 뒤 초대 대통령이 된 무함마드 나깁부터 가말 압델 나세르, 안와르 사다트는 물론이고 무바라크 현 대통령까지 역대 모든 최고 권력자가 군부를 기반으로 권력을 잡았다. 이집트 군부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30년이나 장기 집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 왔다. 상대적인 청렴성과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된 덕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조차 군대와 별다른 충돌이 없을 정도로 국민들의 신뢰까지 얻고 있다. 이스라엘을 빼고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통틀어 최강 전력이자 세계 10위 군사력을 자랑하는 이집트군은 약 47만명에 이르는 현역에 예비군도 48만명이나 된다. 고졸자까지는 3년, 대학생 이상은 1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다. 단 기독교의 한 분파인 콥트교 신자는 병역을 면제한다. 군부는 막강한 경제력도 갖고 있다. 국방예산도 2009년도 기준 58억 5000만 달러로 국내총생산(GDP) 1891억 달러의 3%나 된다. 군부는 무기뿐 아니라 도로와 주택건설, 소비재, 리조트 경영 등 사업에도 관여한다. 대통령에게만 보고할 뿐 구체적인 국방예산 내역 등 대다수 군 관련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등 상당한 독립성과 특권을 누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6일 “최근 군 장교들의 임금이 사기업 직원들에 비해 떨어지면서 군의 인기가 시들해지긴 했지만 이집트군은 전자제품이나 의류, 심지어 식품 생산에도 직접 개입하고 있다.”며 막강한 군부의 부와 영향력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이스라엘과 밀월 관계 유지 이집트군이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배경 중 하나로 이스라엘과 벌였던 전쟁을 빼놓을 수 없다. 1948년 제1차 중동전쟁에서 겪은 치욕적인 패배가 쿠데타로 이어졌고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승리는 아랍권의 자존심을 세우며 위상을 높였다. 특히 당시 공군을 이끌었던 무바라크가 이 전쟁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하면서 이후 대통령에 오르는 배경이 됐다. 이집트군은 1979년 사다트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미국으로부터 해마다 막대한 군사 지원을 받고 있다. 2009년 지원액도 13억 달러에 이른다. 덕분에 미국제 F16은 이집트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됐고, 미국제 M1A1 에이브럼스 탱크는 이집트 육군을 이스라엘에 이어 중동에서 두 번째로 많은 차세대 전차를 보유한 군대로 만들었다. 이스라엘과 전쟁을 거치며 성장한 이집트 군부가 1979년 이후로는 미국·이스라엘과의 밀월 관계를 통해 기득권을 유지해 온 셈이다.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 등 주목할 인사 이집트 정세가 요동치면서 군부를 움직이는 핵심 인사들의 면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술레이만 부통령이다. 육군 중장 출신으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오른팔로 꼽히는 그는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정보국장에 재직했다. 그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꼽히는 무함마드 탄타위 국방장관은 군 안팎에서 전쟁 영웅으로 명성이 높다. 군 원수 출신이며 전형적인 야전 군인이다. 1956년 이스라엘과의 수에즈 전쟁에서부터 1991년 미국의 이라크전 때까지 중동에서 벌어진 전투에 빠짐 없이 참전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카이로 주재 미국 대사관 외교전문에 따르면 일부 군 장교들은 탄타위 국방장관을 ‘무능력한 무바라크의 딸랑이’로 묘사했다. 해외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사미 에난 참모총장도 주목해야 할 인물로 꼽힌다. 그는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은 깨끗한 이미지로 국민의 신임을 받고 있다. 사실상 최대 야당인 무슬림형제단도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정도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前 회장 “인정 못해”… 새 회장 “취임 강행”

    前 회장 “인정 못해”… 새 회장 “취임 강행”

    보수적 개신교 교단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사실상 두 동강 났다. 대표회장이 두 명이다. 신임 회장은 신임 회장대로 취임식을 갖고 한기총 안팎 업무를 진행하고 있고, 전임 회장은 선거 과정의 불법성 등을 주장하며 신임 회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양측이 극단적으로 맞서고 있어 마땅한 절충점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한 개신교 신자는 “결국 법정에서 만날 것 같다.”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 탄식했다. ●표면적 발단은 신임 회장 인준 문제 표면적 발단은 길자연 신임 대표회장의 인준 문제다. 지난달 20일 열린 제22회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선거법 위반 등 길 목사의 회장 당선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길 목사 지지자들이 맞고함치며 고성 섞인 반박이 오갔다. 지난해 12월 21일 실행위원회 선거에서 대표회장으로 선출되며 형식적 인준 절차만을 남겨 놓았던 길 목사는 순식간에 인준 자체에 대한 찬반 세력과 맞닥뜨려야 했다. 난장판으로 바뀐 총회를 진행하던 이광선 전임 대표회장은 속회 일정도 잡지 않고 정회를 선언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불법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광선 전임회장 진영 측에서는“이 전 회장에게 연락을 취해 확인해 본 결과 27일 오후 2시에 속회하자고 밝혔다.”고 전했지만, 반대 진영에서는 한기총 정관에 근거해 회장이 자리를 비울 경우 임시 회장을 선출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어 공동회장단 중 최연장자인 조경대 목사를 임시 회장으로 선출, 속회 뒤 길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인준하는 절차를 마쳤다. 다음날인 21일 ‘한기총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는 “회장이 정회를 선언하고 자리를 떠났음에도 이를 회장 유고로 해석한 뒤 임시회장을 내세워 길 목사를 인준한 것은 무효이자 불법”이라면서 “길 목사의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길 신임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을 방문하고, 24일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대외 업무에 들어갔다. ●대화 통한 내부적 해결 난망 이 전 회장이 속개를 공언한 27일. 한기총 사무실은 굳게 잠겨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29명이 참석해 정기총회를 속개했다. 이들은 길 목사에 대한 회장 인준을 전면 무효처리했고, 대표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이 전 회장을 비롯한 21기 임원들이 직무를 존속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어 다음 속회 날짜를 다음달 17일로 정하고 새로운 선관위를 꾸리기로 했다. 신임회장 진영도 가만 있지 않았다. 길 목사는 28일 첫 임원회의를 열고 속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한 뒤 징계 절차와 대상 등을 다룰 ‘7인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는 등 힘 겨루기에 나섰다. 3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신임회장 취임식에서는 “한기총이 민주주의 발전과 사회통합, 발전을 위해 현장에서 많이 노력해 주신 것을 잘 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축사를 전해 듣는 등 외부적 세 굳히기에도 들어갔다. 이는 대화를 통한 내부적 해결이 사실상 물 건너갔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통합 vs 합동’ 힘겨루기 관측도 이 같은 갈등의 바닥에는 해묵은 세 싸움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계 소식에 정통한 한 목사는 ‘통합과 합동의 힘겨루기’이자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의 자존심 싸움’이라고 이번 사태를 진단했다. 그는 “길 목사로 대표되는 예장합동 측은 최근 6년 동안 대표회장을 배출하지 못했기에 이번에 반드시 대표회장 직을 맡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예장통합 측의 이 목사 역시 연임을 진지하게 검토하다가 막판에 포기했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선관위원 선임, 선거법 적용 등 여러 가지 갈등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두 목사는 지난해 사학분규가 일었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이사장 선임 문제를 놓고도 강하게 충돌했다.”면서 “당시 임시 이사장으로 파견 나왔던 이 목사에 대해 길 목사가 ‘예장통합 측이 아세아연합신학대학을 장악하려고 한다’며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감정 싸움이 극단으로 치달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선거·인준 따로 제도 문제 고쳐야 한기총은 다른 교단들과 마찬가지로 최고의결기구인 총회가 있다. 1년에 한번 열린다. 그리고 신속한 의결과 집행을 위해 임원회의를 둔다. 다른 교단과 다른 점은 총회와 임원회의 사이에 분기별로 실행위원회를 운영한다는 점이다. 한기총에만 있는 독특한 체계다. 대표회장은 이곳 실행위원회에서 선출된다. 즉 선출 권한은 실행위, 인준 권한은 총회가 나눠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처럼 실행위에서 뽑은 결론을 총회가 뒤집는 사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개신교계 한 관계자는 “지난 회기에 실행위가 아닌 총회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등 정관 개정이 추진됐으나 논란만 무성하다가 좌절됐다.”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제도적 미비점을 노출한 정관과 운영세칙, 선거관리 규정 등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빛 바랜 ‘밴쿠버 영광’ 빙속·쇼트트랙 金추가 못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던 한국 빙상이 미끄러졌다. 1일 계속된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없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에서 이강석(의정부시청)이 은메달, 이상화(한국체대)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모태범(한국체대)은 5위에 그쳤다. 쇼트트랙 500m도 노메달이었다. ●모태범·이상화 빙속 동반 불발 밴쿠버올림픽이 끝나고 일본·중국 선수들이 이를 많이 갈았나 보다. ‘스피드 코리아’가 무색했다. 남자는 일본에, 여자는 중국에 졌다. 부상으로 페이스가 주춤했던 이상화는 1차 시기부터 3위(38초 31)로 처지면서 부담을 느꼈고, 2차 시기에서도 38초 26(3위)으로 기록을 많이 줄이지 못했다. 결국 1·2차 레이스 합계 76초 58,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금·은메달은 중국의 위징(76초 09)과 왕베이싱(76초 53)에게 돌아갔다. 2007년 창춘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던 이상화는 ‘만리장성’에 고배를 마셨다. 남자부도 아쉬웠다.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던 이강석이 1·2차 시기 합계 70초 35로 2위에 그쳤다. 가토 조지(70초00)가 금메달. 이강석은 가토와 함께 출발한 2차 레이스에서 승부를 뒤집을 찬스를 잡았지만, 부정 출발로 한 차례 힘을 뺐던 게 아쉬웠다. 올 시즌 부상으로 신음하다 이달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첫 실전 경험을 한 모태범도 부진했다. 5위(70초 97). 긴장한 데다 스트로크 잔실수까지 겹쳐 ‘올림픽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다. ●쇼트트랙 500m는 노메달 역시 단거리는 어려웠다. 아스타나 국립사이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녀 500m에서 이호석과 조해리(이상 고양시청)가 결승까지 올랐지만 메달은 없었다. 이호석은 결승점을 한 바퀴 반 남기고 넘어졌고, 조해리는 초반부터 중국·일본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해 4위에 머물렀다. ‘쇼트트랙 최강국’ 한국은 유독 500m에 약했다. 1986년 삿포로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500m 금메달은 1999년 강원 대회 때 이준환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번엔 더욱 심각했다. ‘골드’는커녕 메달도 없었다. 남자부 김병준(경희대)은 예선에서, 여자부 양신영(한국체대)은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결승에서 이렇다 할 작전도 없이 고독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었다. 기술과 작전으로 스케이트를 타는 한국에 힘과 체격이 중요한 500m는 이번에도 숙제를 남겼다. 그러나 한국은 이어 열린 남자 5000m 계주와 여자 3000m 계주에서 모두 1위로 결승에 올라 2일 결승에서 메달 전망을 밝혔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설연휴 구제역 차단 온국민 협조 절실하다

    백신 접종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위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실상 지난 주말 시작된 최장 9일간의 설 연휴에 3000만명 안팎의 민족 대이동이 예정되어 있어 구제역 확산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설 연휴는 구제역이 조기에 종식되느냐, 계속 확산되느냐의 중대 갈림길이다. 소독의 불편을 감내하는 등 적극 협조해야 구제역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 정부·축산농가 탓은 미뤄두고 작은 지혜라도 모아야 할 때다. 설 연휴 구제역 차단은 온 국민의 협조가 절실하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에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지자체들이 속출할 정도로 구제역은 축산농가와 음식점 등 많은 소상공인들에겐 재앙이 됐다. 그렇다고 해도 고향방문 자체를 강제로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향방문을 하지 않으면 설 대목에 목 매고 있는 많은 영세상인들이 큰 타격을 입는다. 따라서 고향을 찾더라도 예방활동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축산농가 방문은 자제해야 한다. 구제역 소독액 살포로 차 앞유리창이 얼어붙어도 투정하지 말고 협조해야 한다. 도시인들에게 차량소독은 귀찮은 일이겠지만 구제역 차단은 축산농은 물론 한국 농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변수가 됐다. 차량 소독을 위해 소독 초소에서는 군인과 공무원들이 연휴도 반납한 채 연일 영하 10도를 밑도는 맹추위 속에서 분투 중이다. 방역 작업 후유증으로 숨지는 공무원이 속출할 정도다. 경북 상주에서 소독작업에 나섰던 40대 공무원이 후유증으로 그제 숨지는 등 불행이 이어지고 있다. 두달 이상된 구제역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내 형제, 이웃들의 일이다. 한국 축산업이 이대로 주저앉아선 안 된다. 더 이상의 구제역 확산을 막아 한국 축산업이 보란듯이 재기할 수 있어야 한다. 구제역은 국가 이미지에도 손상을 끼치고 있다. 한국의 구제역은 아시아를 넘어 유엔 차원의 이슈가 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한국에서 반세기 만에 최악의 구제역이 발생했다며 아시아 각국에 ‘한국발 구제역 주의보’를 내렸다. FAO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 지역에서 대규모 인구 이동과 축산물·가축 수송이 이뤄지는 음력설과 맞물려 구제역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경고를 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루빨리 구제역을 종식시켜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자.
  • 이범호 KIA로 왔다…1년간 日생활 접고 올12억 계약

    이범호 KIA로 왔다…1년간 日생활 접고 올12억 계약

    이범호가 국내 프로야구로 복귀한다. 친정팀 한화가 아닌 KIA를 선택했다. 이범호의 일본 생활은 단 1년으로 끝났다. KIA는 27일 “이범호와 1년 동안 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 등 총 12억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 이범호가 일본에서 신변을 정리한 뒤 귀국하는 대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범호는 지난 2009년 말 일본 소프트뱅크와 계약기간 2+1년에 최대 5억엔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지난해 주전경쟁에서 밀리면서 1군 무대 48경기 출장에 그쳤다.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소프트뱅크가 이날 이범호를 자유계약선수(FA)로 풀었다. 국내 어느 팀과도 계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KIA는 즉시 계약을 이끌어냈고 한화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걸 쳐다만 보게 됐다. ●숨막혔던 KIA 입단 과정 KIA는 은밀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한화와 입단 계약이 완전 결렬된 직후부터다. 영입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이범호를 전력 외로 분류했다. 고액 연봉자를 벤치에 두고 싶어 하는 팀은 없다. 걸림돌은 이범호가 연봉 1억엔을 포기할 수 있느냐였다. KIA는 적극적으로 이범호를 설득했다. 2군에 머물면서 자존심 상하기보다 안정적인 국내 활동을 하자고 했다. 내야가 보강되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범호는 마음을 돌렸고 소프트뱅크도 이범호를 FA로 풀어줬다. KIA는 이범호 영입으로 타선 강화와 내야 안정화를 동시에 이뤄냈다. 고질적인 3번 타자 부재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무릎이 안 좋은 김상현의 3루 수비 부담도 덜 수 있다. ●한화 보상은 어떻게 되나? 이범호의 신분은 2009년 일본 진출 전과 별 차이가 없다. FA신분으로 해외진출을 했고 돌아올 때도 FA신분이다. 따라서 KIA는 이범호와 공식 계약을 마치면 7일 안에 한화에 보상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런데 애매한 점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1일 FA 제도를 부분 손질했다. FA 보상규모를 ‘전년도 연봉 300%에 보호선수 18명 외 1명 또는 전년도 연봉 450%’에서 ‘전년도 연봉 200%에 보호선수 20명 외 1명 또는 전년도 연봉 300%’로 완화시켰다. 그러면 이범호는 어느 시점의 보상 제도를 따라야 할까. KBO는 “예전 제도대로 소급적용된다.”고 유권해석했다. 2009년 이범호 연봉은 3억 3000만원이었다. 자연히 한화는 9억 9000만원의 보상금과 선수 1명 또는 14억 8500만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日프로야구 무대 ‘한국6인방’ 올시즌 포인트는?

    日프로야구 무대 ‘한국6인방’ 올시즌 포인트는?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뛰게 될 한국인 선수는 무려 6명이다. 센트럴리그의 임창용(야쿠르트)을 제외하면 김태균(지바 롯데), 박찬호-이승엽(오릭스), 이범호(소프트뱅크), 김병현(라쿠텐)은 모두 퍼시픽리그에 몰려 있다.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지만 새로운 무대에 도전을 한다는 점은 같다. 굳이 분류를 하자면 올해 반드시 부활해야 하는 선수,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선수, 전직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을 지켜야할 선수, 그리고 팀의 핵심전력으로써 책임감을 가져야 할 선수로 나눌수 있다. 올해 퍼시픽리그는 팀간 전력 편차가 크지 않다. 그렇기에 빼어난 활약을 보이는 선수는 더욱 돋보이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비판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크다. ◆ 반드시 부활해야 하는 선수- 이승엽 외국인 선수가 3년동안 부진했다면 해당리그에서 사라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예상과는 달리 매우 좋은 조건(1억 5천만엔)으로 오릭스로 이적했다. 물론 오릭스가 처해 있는 상황이 이승엽을 영입하게 된 배경이지만 원론적인 것은 팀에 기여를 해줄것이란 기대때문이다. 오프시즌에 소프트뱅크로 이적한 알렉스 카브레라는 일본야구를 발 아래두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선수다. 선수들의 몸값이 높아지려 하면 쓸만큼 써먹고 이적시키는 최근 몇년동안의 오릭스 전례를 감안하면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카브레라와는 경우가 다르다. 카브레라는 일본무대에서 부진했던 시즌이 거의 없었다. 이것은 어딜가나 팀의 주포로서 활약할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대로 3년동안 제몫을 못했던 이승엽의 올 시즌은 ‘반드시’ 란 명제가 뒤따른다. 올 시즌 이승엽의 부활은 선수 개인뿐만 아니라 카브레라의 대안으로서 비교대상이 될것이 자명하다. ◆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을 보여줘야 할 선수- 박찬호, 김병현 선발 한자리를 꿰찰 것이 확실한 박찬호는 비록 환경은 다르지만 일본야구가 한수 아래다. 그리고 선수에게 엄청난 자산이라고도 할수 있는 경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뛰었다는게 마음에 걸린다. 선발과 불펜은 몸관리는 물론 컨디션을 유지하는 방법부터가 다르다. 박찬호가 이걸 경험으로 극복해 낼지는 시즌 후 처음 한두경기에서 얼만큼 빨리 일본야구, 그리고 선발 감각을 회복하느냐에 달렸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거의 자존심보다는 일본야구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고, 무엇보다 본연의 구위회복이 선결돼야 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라쿠텐의 전력을 감안할때 김병현이 당장 필요한건 사실이지만 몸 만들기가 늦어질 경우 선수본인은 물론 팀 역시 전력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다른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동계합동훈련에서 많은 땀을 흘려야할 선수가 바로 김병현이다. ◆ 한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선수- 김태균, 이범호 냉정히 봤을때 올 시즌 이범호는 소프트뱅크의 전력외 선수나 다름없다. 너무나 뛰어난 전력을 갖춘 소프트뱅크, 특히 오프시즌 기간에 영입한 대어급 선수들로 인해 팀은 더욱 탄탄해졌다. 지난해와는 다른 이범호를 바라지만 그가 비집고 들어갈만한 포지션이 없다. 올 시즌 김태균은 ‘절반의 성공’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한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 지난해 활화산과도 같았던 전반기의 맹타를 뒤로 하고 추락했던 후반기의 모습을 재현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결국 김태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체력이다. 체력은 집중력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김태균이 올 시즌 목표로 내건 30홈런-100타점이 성공하게 되면 한국야구를 바라보는 일본의 시선은 틀림없이 달라질 것이다. ◆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선수- 임창용 임창용이 야쿠르트와 계약한 3년간 총액 14억 5천만엔, 그리고 당장 올해 연봉으로 지급받는 4억엔(한화, 약 54억원)은 실로 대단한 금액이다. 마무리 투수로서 이와세 히토키(주니치. 4억 3천만엔)에 이은 2위. 마무리 투수들중 최고 연봉을 받는 이와세지만 이 자리까지 올라오는데는 12년이 걸렸다. 일본진출 4년차인 올 시즌 임창용의 어깨가 그래서 더욱 무겁다. 사실 마무리 투수에게 개인 타이틀은 큰 의미가 없다. 팀이 리드하는 경기가 많고 적음에 따라 달라지는게 세이브왕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결국 임창용이 팀에 기여하는 길은 자신이 등판하는 경기만큼은 모두 승리로 연결하는 것. 지난해 블론세이브가 없었던 임창용이라면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 “타자가 친 홈런이 팀 승리와 연결되는건 아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의 세이브는 곧 팀 승리를 의미한다.’ 사진=왼쪽부터 임창용,박찬호,김병현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NPB] 한국야구간판 ‘일본 혈투’

    [NPB] 한국야구간판 ‘일본 혈투’

    ‘영원한 메이저리거’ 박찬호(38). 지난해 그가 이승엽(35)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는 뉴스는 국내외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난 25일에는 역시 미국프로야구에서 특급 마무리로 이름을 떨쳤던 ‘핵잠수함’ 김병현(32)마저 일본 열도(라쿠텐)에 둥지를 튼다는 소식이 보태졌다. 이로써 일본프로야구판에는 지난해 지바 롯데를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김태균(29)과 소프트뱅크에서 1년 더 잔류하는 이범호(30), 센트럴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우뚝 선 야쿠르트 임창용(35)까지 모두 6명의 ‘코리안 특급’이 대거 포진하게 됐다. 게다가 임창용을 제외한 해외파 5명이 퍼시픽리그에 속해 ‘혈육’끼리 숙명의 대결을 펼쳐야 할 처지다. 벌써 국내 팬들은 나름의 데이터를 총동원, 이들의 활약상을 점치는 즐거움에 흠씬 취해 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속내는 그리 좋지 않다. 심각한 사태로까지 여기며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활약을 기원하면서도 동 시간대 일본프로야구 중계와 팬들의 이목이 일본으로 쏠려 중흥기를 맞은 한국프로야구에 자칫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한다. 해외파 중 일본 무대에 첫선을 보일 빅리거 듀오와 이적생 이승엽의 배수진을 친 행보가 최대 관심거리다. 박찬호와 김병현. 큰물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이들이지만 전성기를 지난 터라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또 일본 야구 풍토에 익숙지 않은 데다 상대할 타자들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것도 사실이다. 다양한 변화구에 제구력까지 장착한 박찬호는 국내에서 일찌감치 몸 만들기에 돌입, 상대타자와 스트라이크존 등에 대한 분석도 이미 시작했다. 이에 견줘 김병현은 이제 막 계약을 성사시킨 터라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에서 실패한 이후 독립리그에서 뛰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몸상태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특유의 ‘어뢰투’가 살아날지 미지수라는 것. 박찬호가 일단 한참 앞선 셈이다. 전문가들은 스프링캠프에서 조기에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이를 전제로 개막 이후 한달여가 올 시즌 둘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단언한다. 생소한 환경에서 초반 한달 정도를 기대대로 버텨낼 경우 자신감이 붙을 것이고 이는 곧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 박·김은 선발과 마무리로 보직이 달라 정면대결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박찬호가 7이닝 이상 호투한다면 맞닥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요미우리에서 2007년 30홈런을 때린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한국야구의 자존심 이승엽. 올해 ‘30홈런-100타점’ 이상을 목표로 차분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오릭스와 2년 계약한 그는 올해를 ‘선수생명을 건 한해’로 선언했다. 입단식에 이어 새달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붙박이 1루로 부활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지난 2년간 출전 기회가 턱없이 부족해 성적이 나빴던 만큼 주전 자리를 확실히 꿰차는 것이 곧 명예회복이라는 것이다. 한·일통산 500홈런에 32개를 남긴 이승엽은 기존의 파워에 기교를 더 키울 각오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동아시아 관점서 꿰뚫어 본 한·중·일

    동아시아 관점서 꿰뚫어 본 한·중·일

    역사에 국가적 자존심 문제를 대입하면 답이 없다. 지난해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사죄 담화가 나왔지만, 역사교과서 문제는 여전히 화약고다.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은 한국전을 두고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한국이 마냥 피해자인 것만은 아니다. 베트남 파병 문제가 걸려 있다. 베트남도 캄보디아를 침공한 전력이 있다. 이런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공통의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어 왔다. 독일이 프랑스, 폴란드와 공동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낸 것이 일종의 모범 사례다. 물론 처지가 다르다는 회의론도 있다. 비슷한 국력의 작은 나라들로 분할되어 있어 협상을 통한 공존에 익숙한 유럽과 달리, 동아시아는 중국와 일본이라는 두개의 거대 패자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학자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유용태(54)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 박진우(55) 숙명여대 일본학과 교수, 박태균(45)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이나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기에 화해를 주도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한다. 세 사람이 최근 펴낸 ‘함께 읽는 동아시아 근현대사’(창비 펴냄)는 이런 믿음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이전 논의들과 달리 한·중·일 기계적인 균형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5년간 집필 작업을 진두지휘한 유 교수의 얘기를 대표로 들어봤다. →그간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에 대한 논의는 많았다. 2005년 출간된 ‘미래를 여는 역사’처럼 대개 3국 역사학자들이 토론과 합의를 거쳐 책을 내곤 했는데 이번에는 한국 학자들만 집필에 참여했다. -토론과 합의를 거치다 보니 서술이 지나치게 기계적 균형에 치우치는 대목이 있어 꼭 이런 방식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회의가 있었다. 물론 여건이 성숙되면 그런 작업도 바람직하다. 하지만 누가 쓰든 가장 중요한 것은 제국주의 의식을 상대화하고 자국 중심주의를 성찰하는 것이다. 목적에 충실하다면 집필자 국적은 문제가 안 된다. →통상 동아시아 근대는 개항을 기점으로 삼는다. 중국은 아편 전쟁, 한국은 강화도조약을 거론하는 식이다. 이번 책은 17세기부터 서술을 시작하는데. -통상적인 분류는 그게 맞다. 그런데 우리는 17세기 초, 그러니까 조·일, 조·청 전쟁(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이란 명칭은 한국 관점에서 나온 표현) 이후 동아시아 정세가 안정된 때부터 서술했다. 이때부터 19세기까지 200년 동안 동아시아에 큰 전쟁이 없다. 이 무렵 안정된 동아시아 질서가 19세기 유럽 문명과 맞닥뜨려 어떻게 변화하고 왜곡되는지를 살펴봐야 그 다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개항 이전의 시기, 즉 ‘해금’(海禁) 시기를 넣었다. →가장 신경 쓴 대목은. -연관과 비교다. 기존의 역사 서술은 특정 사건을 한 나라의 관점에서만 설명한다. 지역과 국가, 국가와 국가, 나아가 동아시아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연관시켜 서술하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 책은 최대한 동아시아 관점에서 다루려 했고, 여의치 않을 경우 다른 나라들은 그 사안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비교사적 관점을 넣으려 했다. 한마디로 자국 중심주의 색깔을 최대한 빼려 노력했다. →결론은 반전 평화로 귀결되던데. -근대 이후 중국은 늘 서구 제국주의의 피해자인 척한다. 하지만 소수민족 문제에 관한 한 중국도 그렇게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소수민족 문제나 중국 내 인권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화주의에 제동을 거는 이들도 따지고 보면 소(小)중화주의를 추구한다. 근현대사를 살펴 보면 한·중·일 누구도 딱 잘라 피해자, 혹은 가해자라고 할 수 없다. 일본도 원자폭탄 투하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피해자인 면이 있다. 우리가 먼저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야 남들에게도 성찰과 반성을 요구할 수 있다. 그게 분쟁을 해결하고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한국에 대한 사죄를 주장하는 일본인들은 대개 좌파 성향이다. 우리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베트남전 사과 문제가 국가정체성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시끄러웠다. -그런 주장들은 사회의 주류보다는 자본과 권력에서 소외된 이들에게서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웃 나라와의 화해는 국가 대 국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가 내부의 문제이기도 하다. (책에서) 지역, 국가, 민중이라는 3가지 차원을 설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베트남전 문제는 우리 사회에 분명 이견이 존재한다. 국가 내부의 성찰이 있어야 국가 대 국가의 평화가 가능해진다. 이번 책이 그런 문제 제기의 한 방식으로 읽혔으면 좋겠다. →일본이나 중국 반응은. -‘동아시아사’(史)라는 개념 자체는 일본이 가장 빨랐다. 그걸 고등학교 선택과목(2012년부터)으로 정한 것은 한국이 맨 먼저였다. 일본 학자들의 관심이 무척 크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성용 “‘욱일승천기’ 보고 눈물”…‘원숭이 세리머니’ 해명?

    기성용 “‘욱일승천기’ 보고 눈물”…‘원숭이 세리머니’ 해명?

    ‘일본 비하 세리머니’로 도마에 오른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이 트위터를 통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정말 고맙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 내 가슴 속에 영웅들입니다. 관중석에 있는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은 눈물만 났다.”라는 글로 동료애과 일본전 패배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기성용은 경기 직전 “우리 가족과 국민 자존심을 위한 것이며 나를 위한 것이다.”라면서 “최고의 조연이 되고 싶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기성용의 ‘욱일승천기’ 언급은 일본전 페널티킥 성공 직후 선보인 ‘원숭이 세리머니’의 속뜻을 애둘려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욱일승천기’는 일본 국기의 빨간 동그라미(태양) 주위에 퍼져나가는 붉은 햇살을 그린 깃발로 일본 제국주의 및 극우 세력의 대표적 상징이다. 태평양전쟁 시기에는 당시 일본 제국의 슬로건인 ‘대동아공영권’에서 이름을 따 ‘대동아기’로도 불렸다. ‘욱일승천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사용이 금지됐지만 자위대를 창설을 계기로 부활해 현재 일본 해상자위대는 16줄기의 욱일기를, 육상자위대는 8줄기의 욱일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날 일본 관중석에 등장한 ‘욱일승천기’는 한국은 물론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일부 일본 응원단은 ‘피겨퀸’ 김연아의 얼굴에 악마를 연상시키는 붉은 뿔을 붙인 ‘김연아 악마가면’을 써 눈총을 샀다. 자국의 대표적 피겨 선수인 아사다 마오도 있는데 굳이 김연아의 얼굴을 응원도구에 활용한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한국 응원단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이순신 장군, 안중근 의사의 모습이 담긴 대형 그림을 내걸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부대장 깨진 고글 보며 전의… 실탄 장전순간 긴장감 사라져”

    “부대장 깨진 고글 보며 전의… 실탄 장전순간 긴장감 사라져”

    소말리아 해적의 인질로 잡혀 있던 21명의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완벽하게 구출해 낸 청해부대 최영함의 검문검색대 장병 6명의 수기가 24일 공개됐다. 김모 대위를 비롯한 6명의 대원들은 수기에 그날의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특히 수기는 1차 작전에서 부상당한 팀장을 대신해 팀을 이끌게 된 김 대위가 지난 21일 2차 구출작전이 시작되기 직전 팀원들에게 비장한 목소리로 실탄 장전을 지시하는 모습 등은 당시 상황을 마치 눈앞에서 보여주는 듯하다. ●지옥훈련 뚫은 나를 믿고 동료를 믿었다 김 대위는 “2011년 1월 22일 새벽 3시. 기상 명령과 함께 눈을 떴다. 1차 구출 작전 때 대장님께서 착용했던 그 총탄 맞은 고글을 보는 순간 잠을 설쳤지만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그날을 기억했다. 부대장의 깨진 고글을 보며 전의를 불태운 순간이었다. 그는 이어 “돌이켜 보면 (작전 투입 직전)이때가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다.”면서 “작전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서로 간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실탄이 장전되는 소리를 듣자 긴장감도 눈 녹듯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해군 특수전여단(UDT) 저격수로 작전에 참가한 박모 중사는 “해적 중 한명이 휴대용 로켓포(RPG7)를 최영함 쪽으로 겨냥하는 것을 발견하고 조준사격을 해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적었다. 혹시라도 최영함에 발포됐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피랍소식후 2시간이상 깊은 잠 못자 그는 “만약 (로켓포가) 한발이라도 우리 쪽으로 날아왔다면 아군 피해도 상당했을 것”이라며 “그 순간은 정말 긴박했다.”고 표현했다. 작전이 시작되기 전 긴장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공격팀에 속했던 김모 중사는 “피랍 소식을 접한 이후로 하루에 잇따라 2시간 이상 잠을 자본 적이 없었다.”면서 “지옥훈련을 뚫고 나온 나 자신을 믿고, 동료를 믿고, 할 수 있다는 다짐을 계속하며 자신감을 다져 나갔다.”고 전했다. 김 중사는 “(삼호주얼리호) 진입 후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입니다. 한국 사람은 고개를 들어주십시오’라고 외치자 그때서야 모두 안도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때 선원 한 명이 ‘해적이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님을 쐈습니다’라고 하자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김 중사는 “선장은 총상을 여러 군데 입었지만, 의식이 있어서 평소 훈련대로 지혈했다.”면서 “선원들은 선장이 해적들에 대항했다는 이유로 그런 고초를 겪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의무병으로 최영함에서 작전에 참가한 우성윤 상병은 “18일 우리 부대원 동료 3명이 다쳤다는 소식에 무척 놀랐고 걱정됐다.”면서도 “침착하게 행동하자고 마음먹고 환자 치료에 힘썼다.”고 기록했다. 우 상병은 이어 “1차 작전보다 더 위험한 2차 작전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했고 동이 트기전 새벽에 시작된 작전으로 긴장한 채 대기했다.”면서 “우리 대원들의 인명 피해가 없다는 사실에 ‘다행이다’는 생각을 했다.”고 적었다. 그는 “구출작전 직후 최영함으로 후송된 부상자(석 선장)의 혈색이 너무 창백해 안 좋아 보였는데, 다행히 의식도 있었고 미국 해군 헬기에 태워 보내고 나서야 ‘아, 이제 끝났구나’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작전이 성공하고 나서 안도와 함께 청해부대원들이 느꼈던 자부심도 수기에 담겨 있다. 링스(LYNX)헬기 조종을 맡은 항공대장 강태열 소령은 “1차 교전 중 부상당한 전우를 후송하면서 ‘해적들이 절대 소말리아 땅을 밟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나눴고, 이를 지킬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공격팀 김 중사도 “삼호주얼리호가 안정화되고 나서 그때서야 선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우리 대원들의 손을 꼭 붙잡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면서 “그때 왠지 모르게 심장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군의 존재 이유, 우리 UDT 대원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국민을 보호하는 강한 국가, 내 스스로가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적었다. 병기 담당이었던 신명기 중사도 “작전이 끝나고 우리는 선원 전원을 구했으며, 우리 부대원들은 사상자가 전혀 없었다.”면서 “말이 필요없는 ‘완벽한 작전’이다. 청해부대 6진 최영함이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구출한 작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적들은 우리 함정을 향해 응사하지 못했고 이는 해적들이 방심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아시안컵] 25일밤 日 꺾고 결승열차 타라

    [아시안컵] 25일밤 日 꺾고 결승열차 타라

    ‘왕의 귀환’까지 이제 두 경기 남았다. 다음 상대는 ‘숙적’ 일본. 한국은 이란을, 일본은 카타르를 꺾고 4강에 올랐다.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25일 오후 10시 25분 카타르 도하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벼랑 끝 대결을 치른다. 한국의 기세는 좋다. 역대 전적에서 40승 21무 12패로 한국이 절대 우세다. 지난해 세 차례의 대결에서도 2승 1무로 우위. 그러나 가장 최근 대결이었던 지난해 10월 평가전 때는 끌려다닌 끝에 간신히 무승부(0-0)를 기록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시안컵에서는 세번 만났다. 1승 1무 1패다. 1967년 타이완 대회 예선에서 한국이 1-2로 졌다. 1988년 카타르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황선홍·김주성의 연속골로 2-0으로 설욕했다. 2007년 대회 3위 결정전에서는 연장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이운재의 선방을 앞세워 6-5 승, 3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다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결했던 것과 달리 이번은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A대표팀끼리 메이저대회 준결승에서 만나는 것 역시 최초다. 한국은 51년 만의, 일본은 2004년 이후 7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한국은 조 감독이 추구하는 ‘만화 축구’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세밀한 원터치 패스에 이은 다양한 패턴 플레이로 공격력이 배가됐다. 기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 등에 이번 대회에서 황태자로 떠오른 구자철(제주)·지동원(전남)·이용래(수원)·윤빛가람(경남) 등이 조화롭다. 골 결정력은 답답하지만,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과 만들어 가는 플레이가 훌륭하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8강전에서 홈팀 카타르에 역전승(3-2)하며 분위기가 살아 났다. 특히 분데스리가의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두골을 뽑으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우치다 아스토(샬케04) 등 독일파의 경기력도 기복 없이 쟁쟁하다. 이번 대회 경기당 2.75골(4경기 11골)로 득점 1위,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어쨌든 한팀은 울어야 한다. 그동안 한·일전을 관통했던 ‘자존심’이라는 화두에 ‘결승 티켓’이라는 실질적인 목표까지 걸렸다. 이전보다 더 특별한 이유다. 한편, 호주와 우즈베키스탄도 결승행을 다툰다. 반면 중동은 철저히 몰락했다. 이란·카타르·요르단·이라크가 모두 8강에서 떨어졌다. 아시안컵에 중동 국가가 출전하기 시작한 1968년 이후 4강에 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자존심 상한 거포, 이미지 구긴 롯데

    자존심 상한 거포, 이미지 구긴 롯데

    결국 이대호가 구단과의 연봉싸움에서 졌다. KBO 연봉조정위원회는 20일 롯데가 제시한 6억 3000만원으로 연봉조정 결정을 내렸다. 4시간 넘는 난상토론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 조정위원 5명(이상일 KBO 사무총장·최원현 KBO 고문변호사·김종 야구발전연구원 원장·김소식 전 일구회 회장·박노준 우석대 교수)은 의견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다수결로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결정 직후 이상일 사무총장은 “이대호가 제출한 자료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이겼지만 진 롯데 일단 표면적으로는 롯데가 이겼다. 그러나 이기고도 이긴 게 아니다. 사실 이대호급 간판스타와 연봉조정신청까지 간 것만으로도 구단 이미지에 금이 갔다. 가뜩이나 지난해 말부터 악재가 많았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해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9구단 창단 반대에 앞장서면서 야구팬들의 질타도 홀로 다 뒤집어썼다. 이번엔 선수와 연봉문제로 아웅다웅한 끝에 힘으로 이긴 모양새가 됐다. 당장 롯데팬들은 조정위 결과가 나온 뒤 구단을 향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롯데팬들은 열성적이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냉혹하기로도 유명하다. 팀 전력에도 좋을 게 없는 상황이다. 연봉협상 과정 내내 여러 가지 잡음이 흘러나왔다. 우승을 노리는 팀 치곤 분위기가 지나치게 뒤숭숭하다. 이대호 본인도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이대호는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다. 대개 연봉협상에서 마찰이 있으면 훈련에 전념하기가 쉽지 않다. ●연봉조정위 중립성 도마에 19대1이다. 역대 최종조정신청까지 간 20번의 사례 가운데 19번을 구단이 승리했다. 그만큼 조정신청은 선수가 이기기 힘든 구조다. 문제는 조정위원회 구성이다. 지난해 유일한 조정신청자였던 롯데 이정훈의 사례를 보자. 당시 조정위원은 모두 KBO 총재가 선임했다. 이번 이대호 연봉 조정위원들과 동일한 인사 5명이다. KBO는 그때나 지금이나 “최대한 중립적인 인사를 선임했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얘기는 다르다. 권시형 선수협 사무총장은 “한국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선수에 불리하다. 메이저리그만 해도 구단과 선수노조가 합의한 인사들로 조정위를 구성한다.”고 했다. 조정위의 판단 기준 자체도 논리적 모순이 있었다. 조정위는 “구단마다 고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구단 소속 선수와 비교할 수는 없다.”고 했다. 즉 조정위 판단의 기준은 롯데의 연봉 고과였다. 구단 편은 아니지만 구단이 정한 기준은 옳다는 얘기다. 선수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아이러니다. 권 사무총장은 “조정 기준이 구단의 고과라면 조정이 무슨 의미냐.”고 했다. 실제 메이저리그는 비슷한 경력을 가진 선수의 연봉을 조정의 비교 기준으로 사용한다. ●이대호 “불만”… 롯데 “존중” 이대호는 불편한 감정을 표출했다. “나도 못 이기는데 이제 후배들은 아무도 구단과 싸우려 하지 않을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구단이 주는 대로만 연봉을 받아야 할 것 같다. 누굴 위한 조정위인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목소리가 확연히 가라앉아 있었다. 반면 롯데 배재후 단장은 “구단이 객관적으로 책정한 연봉을 조정위가 높이 평가한 것으로 믿는다. 조정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는다. 롯데로선 벌써부터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대호를 붙잡으려면 이번에 입은 자존심의 상처까지 보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소탐대실’의 위험이 있다. 이대호는 이날 오후 9시 사이판 전지훈련장으로 떠났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오바마 vs 후진타오 스타일과 속내

    오바마 vs 후진타오 스타일과 속내

    18~19일 이틀 동안 워싱턴DC에서 일합을 겨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스타일에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미묘한 차이가 엿보였다. 주요 2개국(G2) 정상으로서 짐짓 여유를 보인 것은 비슷했지만, 오바마가 화려한 유머와 제스처로 좌중을 압도하는 ‘서양식 여유’를 선보인 반면 후진타오는 튀지 않는 미소와 화법으로 은근히 자신을 드러내는 ‘동양식 여유’를 구사했다. 이런 흥미로운 비교가 가능했던 것은 이번에 후진타오가 과거의 경직된 표정을 벗어던지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려 애쓴 덕분이다. 19일 양국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바마는 농담을 섞어 가며 현란한 화술을 과시, 5∼6차례 폭소를 유도했다. 그는 “후 주석이 내 고향 시카고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매우 기쁘다.”면서 “후 주석은 이 한겨울의 중간에 (날씨가 매우 추운) 시카고를 방문할 만큼 용감하다.”고 조크성 찬사를 보냈다. 후진타오 역시 다소 긴장된 표정 속에서도 시종일관 침착하고 유연한 태도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백악관 국빈 만찬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이 참석을 거부한 일과 같은 곤혹스러운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훨씬 더 대답하기 나은 위치에 있다.”고 공을 넘기는 조크성 답변으로 폭소를 부르는 등 그답지 않게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좌중을 놀라게 했다. 목각인형처럼 경직된 표정과 제스처로 일관했던 과거의 후진타오가 아니었다. 후진타오 입장에서는 중국인들에게 G2 국가 국민의 자존심을 세워 주기 위해 ‘적진’에서 위축되지 않는 화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편으로는 후진타오 스스로 9년차 국가지도자로서 나름대로의 여유가 몸에 뱄을 수도 있고, 아니면 ‘중국 공산당 내에서 동등한 권력을 가진 여러 지도자 가운데 1명에 불과하다.’는 서방 언론의 혹평을 의식한 의도적 제스처일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재선 도전을 앞두고 중국의 급부상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미국은 아직 여유 있게 중국을 다룰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킴으로써 유권자들의 점수를 따려 했을 수 있다. 후진타오에게 갖은 찬사를 다 바치면서도 미국인이 최고의 가치로 신봉하는 인권 문제만큼은 양보 없이 단호하게 후진타오의 면전에서 직격탄을 날린 것도 유권자들의 자존심에 부합하려는 선거전략일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프로배구] 가빈 39점 원맨쇼

    [프로배구] 가빈 39점 원맨쇼

    가빈 혼자 39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친 삼성화재가 선두 대한항공을 꺾고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삼성화재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11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맞대결에서 2전 전패를 기록한 대한항공에 첫 승리를 거두며 시즌 5승(10패)째를 올렸다. 삼성화재는 가빈이 69.09%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보이며 팀 공격을 홀로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에반(17점)이 가빈과의 대결에서 패하며 경기를 내줬다. 1세트서 가빈과 에반은 팽팽한 대결을 펼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삼성화재는 20-17로 앞선 상황에서 박철우와 지태환이 김학민과 에반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달아났다. 삼성화재는 이어진 가빈의 공격성공으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도 대한항공은 가빈의 타점 높은 공격을 막지 못하고 리드를 뺏겼고, 뒤집지 못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세트 초반 한선수의 블로킹과 김학민의 공격이 살아나며 7-3까지 앞서 갔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고희진의 블로킹과 상대의 공격 범실을 묶어 8-7로 역전에 성공했고, 그 분위기 그대로 경기를 가져갔다.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흥국생명이 인삼공사를 3-0으로 꺾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3연승을 달렸고, 인삼공사는 3연패에 빠졌다. 서울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우리캐피탈에 3-1로 이겼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미국 강타한 ‘중국식 호랑이 엄마 교육법’[전문]

    미국 강타한 ‘중국식 호랑이 엄마 교육법’[전문]

     “밤샘 파티, 아이들끼리의 외출, 학교행사에 대한 불만, TV시청과 컴퓨터게임, A 학점이 아닌 다른 성적, 체육과 학예회를 제외한 다른 과목에서 1등을 놓치는 일,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 연습… 이런 일들은 우리 집에서는 절대 허용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중국 엄마들이 성공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다.”  때아닌 ‘중국식 교육법’ 논란이 미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발단은 ‘제국의 미래’의 저자이자 성공한 중국계 미국 여성의 전형으로 꼽히는 에이미 추아(사진) 예일대 법대교수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 ‘호랑이 엄마의 군가(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다. 이 책은 발매 당일 아마존 판매 순위 6위에 올랐고,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추아 교수는 이 책에서 18세인 소피아와 15세인 루이사 등 실제 두 딸의 교육을 본인이 어떤 식으로 관리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주입식 교육과 성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중국 전통 방식’으로 묘사하면서 “중국 뿐 아니라 한국, 인도, 자메이카, 가나 등에서도 이같은 교육법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양 어머니들은 중국 어머니들의 자녀교육이 이뤄낸 결과에 대해서는 부러워하지만, 교육 방법을 따라하지는 않으려 한다.”면서 “30분~1시간의 피아노 연습에 만족하는 미국 어머니들과 2~3시간은 해야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중국 어머니간의 차이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추아 교수의 책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과 교육학자, 작가들이 연일 강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게으름뱅이’‘쓰레기’ 같은 모욕적인 말을 하거나 피아노 연주가 충분히 않다고 생각하면 화장실에도 못 가게 한 추아 교수의 교육 방식은 사실상 ‘인권 유린’이자 ‘아동 학대’라는 것이다.  NYT는 18일 “학업이나 음악에 대한 기술은 늘겠지만, 강요된 교육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을 파괴한다.”면서 “이같은 교육법 때문에 15~24세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다른 인종에 비해 자살률이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아 교수의 책을 요약해 지난 8일 처음 게재한 월스트리트저널의 홈페이지에는 추아 교수에 대한 옹호와 비판의 글이 수천개 이상 달렸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도 네티즌들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대인인 제드 루벤펠드 예일대 교수와 결혼한 추아 교수가 방향제시를 중시하는 이스라엘식과 주입 위주인 중국식 등 두 가지 교육법을 혼용해 딸들을 키우고도, 지나치게 중국식 교육법만 책에서 서술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USA투데이는 “자녀 교육에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으며, 옳은 방법을 지목할 수는 없다.”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지만 추아 교수의 큰 딸은 카네기홀에서 연주했고, 둘째딸은 테니스에 더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추아 교수 역시 해명에 나섰다. 자신의 육아 경험이 아시아나 중국을 대표하는 방식이 아닐뿐더러 책에서 교육법을 제시하려고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 책은 두 딸을 키운 경험담일 뿐 결코 육아전문서적이나 교육책이 아니다.”면서 “중국식과 서양식에서 장점을 모은 교육법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완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다음은 2001년 1월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에이미 추아가 직접 게재한 기고문-왜 중국 엄마들은 우수한가?에이미 추아(예일대 법학 교수) “가벼운 데이트, TV 금지, 컴퓨터 게임 금지, 오랜 시간의 음악 교습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반항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많은 사람들이 중국 부모들이 어떻게 아이를 성공적으로 키울 수 있는지 그 비결에 대해 궁금해한다. 수많은 중국계 수학 천재와 음악 신동의 가정 교육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알고 싶어한다. 이제 실제로 성공적인 육아를 했다고 자부하는 내가 그들에게 그 답을 알려주고 싶다. 내 두 딸 소피아와 루이사(룰루)에게는 금지된 일들이 몇가지 있다. ‣ 밤샘 파티‣ 아이들끼리의 외출‣ 학예회 연극‣ 학예회 연극에 참가하지 못하는 데에 대한 불만‣ TV 시청과 컴퓨터 게임‣ 스스로 선택한 과외 활동‣ A 이외의 성적‣ 체육과 연기 이외의 과목에서 1등을 놓치는 일‣ 피아노와 바이올린 이외의 악기‣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습을 하지 않는 것 ‘중국 엄마’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사용해 보자. 한국이나 인도, 자메이카, 아일랜드, 가나 등에서도 육아법이 비슷한 이같은 ‘중국 엄마’들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중국 엄마들 중에서도 아예 서양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있고, 중국 전통 방식의 육아법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을 실제 서양 엄마들을 포함해 ‘서양 엄마’라고 지칭해보자.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서양 엄마들은 아무리 본인이 엄격하다고 생각해도 중국 엄마와는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내 미국 친구들은 고작 30분, 많아야 1시간의 피아노 연습을 매일 시키는 것만으로 “자녀에게 엄격하다.”고 말하곤 한다. 중국 엄마들은 ‘한시간은 기본이고, 2~3시간은 연습해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문화적 배경이나 전통을 언급하는 것은 언제나 신중해야 하지만, 중국과 서양의 각기 다른 육아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에 대한 비교 연구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50명의 미국(서양) 엄마와 48명의 중국계 이민자 엄마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를 살펴보자. 70%의 서양 엄마들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거나 “부모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고 가르쳐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었다. 반면 중국 엄마들 중에서는 위와 같이 생각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대신 중국 엄마들은 자녀들이 항상 최고의 학생이 되는 것과 학업적 성취가 성공한 육아의 척도라는 명확한 의식이 있었다. 심지어 자녀가 다른 아이들보다 뛰어나지 않은 것은 ‘문제’로 받아들였고, 이는 부모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중국 엄마가 서양 엄마에 비해 최소 10배 이상의 시간을 자녀와 공부하는 데 쓴다는 또 다른 연구결과도 있다. 그 시간을 서양 아이들은 대부분 스포츠팀에서 즐기면서 보낸다. 중국 부모들은 일반적으로 “무엇을 하든 잘하게 되기까지는 결코 즐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이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좋은지를 판단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는 이같은 노력을 하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같은 중국 부모들은 육아 철학은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반항을 하는 등 갈등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시작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아이들의 저항을 초기에 제압하지 못하는 것은 서양 부모들이 이같은 교육법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중국식 육아 전략은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연습, 연습, 연습을 계속 강조하면 결국에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미국에서 ‘주입식 교육’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 수학, 피아노, 야구, 발레 등 어떤 과목에서건 아이들은 두각을 나타내면 부모의 칭찬과 감탄, 만족을 듣게 된다. 이같은 관계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신뢰감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아이들은 재미없던 일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부모 입장에서는 좀 더 쉽게 자녀가 더욱 열심히 노력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서 서양 부모들을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어린 시절, 난 최소한 한 번 이상 어머니에게 격하게 대들었던 적이 있다. 우리 아버지는 날 중국어로 ‘쓰레기’라고 불렀다. 이런 꾸짖음은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난 비참함과 절망감을 느꼈고, 이는 내가 한 행동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졌다. ‘쓰레기’라는 표현이 내 자존심에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 내 부모가 얼마나 나를 높게 평가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 한번도 실제로 내가 쓰레기라고 생각한 경우는 없었다. 어른이 된 후 난 내 부모가 나한테 했던 행동을 그대로 소피아(큰 딸)에게 한 적이 있다. 소피아가 나에 대해 심하게 반항하자, 영어로 ‘쓰레기’라고 욕을 했다. 저녁 파티 자리였고, 난 자리를 뜨려고 했다. 메시라는 파티 참석자는 눈물을 보이며 파티장을 나가버렸다. 파티를 열었던 내 친구 수잔은 나를 달래고, 손님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는 중국 부모들이 ‘상상할 수 없는 행동’까지도 실제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행동이라도 말이다. 중국 엄마들은 딸에게 “이봐 돼지, 살 좀 빼”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양 엄마들은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면서 “건강을 생각하라.”고 하는데 그친다. 자녀에게 욕을 한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 결과 그들의 자녀는 여전히 폭식하고, 또다시 절망에 빠진다.(난 서양 아버지가 자신의 다 큰 딸에게 “아름답고 완벽하고 유능하다.”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나중에 그 딸은 나에게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정말 쓰레기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명확하게 지시한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고작해야 “최선을 다해라.”고 말할 뿐이지만, 중국 부모들은 “너는 게을러 빠졌다. 너의 반 친구들이 전부 너를 짓밟고 있다.”고 말한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자녀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만 신경쓰느라 발버둥치고 있다. 난 아주 오랫동안 중국 부모들이 어떻게 자녀를 키우는지 지켜보고 고민해왔다. 그 결과 중국과 서양의 육아법에는 크게 세가지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째, 서양 부모들은 자녀의 자존심에 대해 극단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이 실패를 경험했을 때 어떻게 느낄지를 걱정하고, 끊임없이 안심시키기 위해 애쓴다. 평범하거나 낙제했을 때도 자녀를 ‘잘했다’고 칭찬하는데 급급하다. 다시 말해 영혼의 안식을 찾아주려고만 한다. 중국 부모는 같은 경우에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A-’의 성적을 받아들고 집에 오면, 서양 부모들은 대부분 칭찬을 한다. 반대로 중국 엄마는 무서운 표정으로 무엇을 잘못해 ‘A’가 되지 않았는지 묻는다. 자녀가 B를 받아와도 서양 부모들은 여전히 칭찬을 한다. 어떤 서양 부모들은 자녀를 앉히고 꾸짖지만, 그마저도 조심스럽고 자녀의 눈치를 살피는 와중에 이뤄진다. ‘멍청하다’‘보잘 것 없다’‘불명예스럽다’는 식의 표현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이는 서양 부모들이 자녀들이 잘못본 시험으로 인해 그 과목을 외면하게 되거나, 나아가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의 성적이 계속 오르지 않는다면 서양 부모들은 학교장이랑 약속을 잡아서 학교의 교육법 문제를 지적하거나, 교사의 자질을 걸고 넘어진다. 실제로는 드문 일이지만, 중국 학생이 B를 받는 경우 학생은 소리를 지르고 머리를 쥐어뜯으면 폭발하게 돼 있다. 엄마가 곧 수십~수백개의 시험지를 풀게 하도록 할 것이고, A를 받을 때까지 이같은 일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완벽한 성적’을 요구하는 것은 자녀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완벽한 성적’을 받지 못하는 것은 곧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적부진이 자녀에 대한 비난이나 체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이같은 비난과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성장할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중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신들에게 모든 부분에서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이같은 생각의 근저에는 아마 유교적인 전통과 자녀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과 연결시키는 경향 때문으로 보인다.(중국 엄마들이 엄청난 시간을 자녀를 가르치고, 연습시키고, 살피고, 사생활을 알아내는데 보내는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중국 자녀들은 이같은 부모의 은혜를 갚아야 하고, 복종해야 하며, 그들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반면 서양 사람들은 부모가 자녀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인식이 없다. 내 남편 제드(제드 루벤펠드 예일대 법학교수)만 해도 나와는 생각이 전혀 다르다. 한번은 그가 “자녀는 부모를 고를 수 없다.”면서 “애들은 실제로 태어나는 것조차 선택할 수 없는데, 부모가 알아서 태어나게 한 것인 만큼 부모가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자녀가 부모에게 빚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부모는 은혜를 베푼 것이 아니라 책임만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때론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인) 나에게 서양 학부모와 심각한 의견차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셋째,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자녀의 희망과 선택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중국인 가정의 딸들은 고등학교에서도 남자친구를 사귈 수 없고, 중국 어린이들은 야영캠프에 갈 수 없다. 또 중국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학교 연극에 참여하고 싶어요. 난 주민6을 맡았단 말이에요. 매일 학교 방과후 4시간 동안 연습을 해야 하고, 주말에도 나가야 해요.”라고 요구하는 것 따위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다.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중국 부모들의 이런 행동이 자녀를 돌보지 않는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선 곤란하다. 반대의 경우에,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어떤 것이든 포기할 수 있다. 단지 서양과는 육아 방식이 다를 뿐이다. ‘강압적인 중국식 육아법’의 사례를 들어보자. 7살인 룰루(둘째딸)는 프랑스 작곡가 자크 이버트의 ‘작고 하얀 당나귀’를 연주하고 있었다. ‘작고 하얀 당나귀’는 듣는 것만으로 시골길을 뛰노는 당나귀를 저절로 연상케하는 사랑스런 곡이다. 그러나 이 곡은 양손이 따로 노는 불규칙적인 리듬으로 이뤄져 있어 어린이들이 연주하기에는 정말 어렵다. 결국 룰루는 연주해내지 못했고, 주말 내내 룰루와 나는 한 손씩 따로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두 손으로 함께 연주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계속 연주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강습 전날 룰루는 포기를 선언했다. 난 “피아노로 돌아가라.”고 명령한 뒤 “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아노로 돌아가자 룰루는 갑자기 악보를 구긴 후 찢어버리고, 발로 차고, 주먹질을 하며 반항하기 시작했다. 난 테이프로 다시 악보를 붙였고 코팅을 해서 다시는 찢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는 룰루의 인형집을 차에다 실은 후 “니가 ‘작고 하얀 당나귀’를 내일까지 완벽하게 연주하지 못한다면 인형집을 구세군에다 기부해 버리겠다.”고 말했다. 룰루는 “엄마가 인형집을 기부하면 내가 피아노를 칠 필요가 없겠네요.”라고 말했다. 난 “점심, 저녁, 크리스마스와 하누카 선물, 생일선물과 파티가 없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래도 룰루는 굽히지 않았다. 난 룰루에게 “넌 할 수 없을까봐 두려운 나머지 아예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비겁하고, 게으르며, 멋대로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남편이 나서 나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 그는 룰루를 비난하지 말라고 요구했고, 협박이 실제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내 생각에 난 실제로 룰루를 비난하지 않았으며 단지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또 그는 내가 룰루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 “룰루는 단지 기술적인 문제로 연주를 하지 못하는 것이고, 그 수준까지 이르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난 남편에게 “당신은 단지 룰루를 믿지 못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반박했고, 난 “소피아는 룰루의 나이에 저 곡을 훌륭히 연주해 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남편은 “룰루와 소피아는 다른 사람”이라는 논리를 폈다. 나는 비꼬는 투로 강하게 부정했다. “모든 사람은 각자 뛰어날 수 있는 분야를 갖고 있다. 패배자조차도 자신의 분야에서는 특별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 난 기꺼이 룰루가 저 곡을 연주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난 다시 룰루에게 돌아갔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저녁부터 밤까지 연습을 계속했고, 조는 아이를 계속 깨웠다. 물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집은 마치 전쟁처 같았고, 결국 난 목이 쉬어버렸다. 어느 순간, 결국 룰루는 해냈다. 두 손을 조화롭게 연주하고 있었다. 룰루는 내가 한 말을 이해하게 됐다. 연습을 계속했고, 점점 빨리 완벽하게 칠 수 있게 됐다. 그 아이에게서는 광채가 났다. “엄마. 보세요. 정말 쉬웠요.” 이 말을 하고 난 후 룰루는 피아노를 계속 쳤다. 그날 밤, 룰루는 내 침대에서 함께 끌어안은 채 잠들었다. 몇주 후 열린 리사이틀에서 룰루가 ‘작고 하얀 당나귀’를 연주하자 다른 부모들이 나를 찾아와 “룰루는 정말 완벽한 연주를 해냈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일로 인해 남편은 내 육아법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서양 부모들은 자녀들의 자존심을 걱정한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말하자면 자녀들의 자존심을 가장 크게 상처 입히는 것은 하던 일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자녀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고 믿게 도와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서양에서 출간된 책들은 아시아계 엄마들을 ‘냉혹함’‘혹사’‘계획적’인 존재로 묘사하고, 자녀들의 실제 흥미를 무시한 채 강요한 일삼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중국 엄마들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그들은 자식을 위해 서양 엄마들보다 더 많은 희생을 한다고 믿으며, 자녀들을 잘못된 길에서 보호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양측의 오해 모두에 근거는 있다. 모든 부모는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중국 사람들이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이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다. 서양 부모들은 자녀를 한 개인으로 존중하고 그들의 열정을 일깨우기 위해 용기를 심어준다. 또 자녀의 선택을 중시하고, 자연적인 환경에서 그들이 스스로 긍정적이 될 수 있도록 돌본다. 그러나 중국 부모들은 자녀를 보호하는 최고의 방법은 그들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충분한 능력을 갖추도록 만들며 구체적인 기술과 일하는 습관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차이가 있다.
  • [호주오픈] 나달 “라파슬램” vs 페더러 “2연패”

    컨디션은 일시적이다. 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은 이번에도 라파엘 나달(세계 랭킹 1위·스페인)과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의 ‘황제 대결’이 포인트다. 나달과 페더러는 경기 스타일도, 매력도 다르다. 그래서 ‘응원하는 맛’이 있다. 나달은 뜨겁다. 빨강·형광연두 같은 튀는 원색 티셔츠를 입고 야생마처럼 뛰어다닌다. 점수를 따내면 크게 포효한다. 상대 백코트로 예리하게 파고드는 강력한 왼손 포핸드가 강점. 반면, 페더러는 차갑다. 깔끔한 흰색 셔츠를 즐겨 입고 정석대로 움직인다. 매치포인트를 앞두고도 표정에 변화가 없다. 모든 샷에 약점이 없다. 별로 세지 않은 서브조차 코스가 날카로워 에이스가 많이 난다. 둘 다 발이 빠르고 잡아채는 샷이 좋아 랠리에 강하다. 둘이 치렀던 2008년 윔블던 결승은 무려 4시간 48분이 걸렸다. 식상할 법도 한 둘의 만남이 여전히 화두인 이유는 ‘라파슬램’(Rafa Slam) 때문이다. 나달의 애칭 라파에 그랜드‘슬램’을 붙인 이 말은, 그랜드슬램 4개 대회를 연이어 제패하는 것을 가리킨다. 나달은 지난해 5월 프랑스오픈을 시작으로 윔블던과 US오픈에서 연달아 정상에 올랐다. 이번 호주오픈마저 석권한다면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42년 만에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테니스 120년 역사를 통틀어 4대 메이저대회를 잇달아 제패한 경우는 남자 3번, 여자 4번뿐이다.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 로빈 소더링(4위·스웨덴) 등 기록을 저지할 추격자들은 많지만 페더러 만한 중량감은 없다. 페더러는 호주오픈에서 4번 우승했다. 페더러는 “라파가 대기록을 세우는 걸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호주오픈은 흥분된다.”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내가 기록 달성을 저지하고 싶다.”고 했다. 자존심 회복의 의미도 있다. 지난해 호주오픈 챔피언인 페더러는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모두 8강에서 탈락했다. 5연패를 달성했던 US오픈에서도 준결승에서 멈췄다. 현재 기세는 페더러가 낫다. 시즌 첫 대회인 엑손모바일오픈에서 우승했다. 첫 단추는 잘 뀄다. 둘은 당연히(?) 대회 1회전을 통과했다. 나달은 18일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아레나에서 마르코스 다니엘(브라질)에게 기권승을 거뒀다. 페더러는 전날 루카스 라코(97위·슬로바키아)를 3-0(6-1 6-1 63)으로 가뿐하게 물리쳤다. 본격적인 ‘트로피 전쟁’이 시작됐다. 나달의 라파슬램이 완성될까, 페더러의 2연패가 이뤄질까. 매번 설레는 둘의 대결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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