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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재 “손학규 대통령 됐으면 좋겠다”

    이광재 “손학규 대통령 됐으면 좋겠다”

    “손학규(왼쪽) 대표가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이광재(오른쪽) 전 강원지사가 ‘대선후보 손학규 지지’ 의사를 밝혔다. 17일 민주당 희망대장정 행사가 열린 강원 원주 진밭골 노인회관을 기습 방문한 뒤 이어 열린 기자단 만찬 자리에서다. ●민주 강원도지사 선거운동 ‘원군’ 이 전 지사는 “손 대표가 요즘 답답하단 얘기를 많이 듣고 있지만 이젠 손 대표 같이 예측 가능한 분이 대통령 되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민주화운동가,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등을 거쳤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후보라는 것이다. 오는 4·27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강원도지사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손 대표 개인에게도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적 위상이 판가름나는 지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강원도지사 선거의 경우 ‘이광재 효과’는 절실한 가용 자원이다. 이 전 지사는 만찬에서 “선거 전에 변방 강원도를 심장으로 만들고, 내가 강원도의 심장 같은 대선 후보가 되겠다고 했다. 이러면 진다. 꼭 이겨내자고 다짐했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이쯤 되면 이 전 지사가 심야에 강원도 골짜기를 찾아 느닷없이 ‘손학규 대선 후보 지지’와 ‘재기(대선 출마) 의지’를 언급한 맥락이 다가온다. 우선 ‘손 대표 체제’에서 치러지는 이번 강원도지사 선거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강원 민심이 아직 이 전 지사를 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재·보선을 지난해 6·2 지방선거 분위기로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일종의 메시지인 셈이다. 이 전 지사는 한나라당 엄기영 예비후보에 대한 비판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 전 지사는 “지사 시절, 이명박 정부가 동계올림픽유치 회의에 나를 부르지 않기 시작하더니 엄기영씨를 부위원장으로 내려보냈다. 정말 화가 났지만 참았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본인도 대선 출마 의지까지 밝히며 재기하겠다고 했다.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손 대표가 정치적 입지를 넓힐 수 있는 만큼 ‘정치인 이광재’의 차기 행보를 지원해 달라는 요구일 수 있다. 손 대표는 화답이라도 하듯 만찬장에서 ‘이 전 지사는 강원도의 정치 지도자’라고 말했다. 원주 당 사무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강원도에 올 때마다 이 전 지사가 새롭게 보인다. 이번 4·27 재·보선은 강원도민들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선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문순·조일현·이화영 예비후보도 한목소리로 이 전 지사의 후광을 기대했다. ●손 “이광재는 강원도 지도자” 화답 적어도 민주당 차원에서는 ‘이광재’라는 가용 자원의 범위가 넓어졌다. 이 전 지사 스스로는 자신의 정치적 미래까지 걸었다. 서로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재·보선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원주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KLPGA ‘10대루키’ 이민영·김세영·양제윤

    KLPGA ‘10대루키’ 이민영·김세영·양제윤

    소녀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이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슈퍼 루키’ 이민영, 양제윤(이상 19·LIG), 김세영(18·미래에셋)을 17일 만났다. KLPGA 투어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들이다. 벌써부터 이들의 신인왕 경쟁은 후끈 달아올랐다. 셋 다 다음 달 8일 시작하는 시즌 개막전 하이마트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을 앞두고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2부 투어 상금왕인 이민영은 “웨이트 트레이닝, 필라테스 등을 포함해 하루에 8시간 정도 연습한다.”면서 “퍼팅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했다. ‘연습벌레’로 소문난 이민영은 “필라테스가 잔근육을 발달시켜 골프에 좋은 것 같다.”며 수줍게 웃는다.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2006년)을 세운 김세영은 컨디션 조절에 중점을 둔다. 지난해 겪은 드라이버 입스(샷 실패 두려움에 정상 스윙을 못하는 상태)의 악몽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다. “컨디션이 안 좋으면 스윙도 안 되잖나. 무조건 연습하기보다는 마인드컨트롤까지 체계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김세영은 말했다. 2009년 국가대표였다 최근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양제윤은 “학교 공부(고려대 사회체육학과)와 연습을 병행하느라 바쁘다.”고 엄살을 부린다. “연습은 5시간가량 하는데 퍼팅에 비중을 둔다.”고 했다. 이들에게 쏠리는 관심은 비상하다. 신인답게 귀엽고 발랄한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셋 다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어릴 때부터 이름을 날려서다. 오랫동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를 지켜본 만큼 각자의 장단점도 훤히 꿰뚫고 있다. 이민영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과 집중력이 강점이다. 김세영은 “민영이는 자존심이 강하고 주관이 뚜렷해서인지 경기에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점이 부럽다.”고 했다. 양제윤도 “민영이의 포커페이스와 뚝심은 배울 만하다.”고 칭찬한다. 이민영은 올해 투어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 진학도 한 해 미뤘다. 김세영은 경기운영능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는다. 드라이버샷과 쇼트게임을 고루 잘한다. 김세영에게서 배우고 싶은 점으로 이민영은 자신감을, 양제윤은 집중력을 든다. 양제윤은 170㎝의 큰 키에서 나오는 평균 270야드의 호쾌한 장타가 일품이다. “장타보다는 안전하게 가야 할 때 비거리를 포기할 줄 아는 코스 매니지먼트가 제 장점인 것 같다.”고 양제윤은 덧붙인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쇼트게임 보완에 집중했단다. 이민영은 “제윤이가 그렇게 안 보여도 엄청 독하다. 악바리 근성이 본받을 점”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만 봐서는 수줍음 많고 웃음 많은 전형적인 10대지만 각자의 가슴 속에 품은 꿈은 대단하다. 양제윤은 “목표를 크게 가져야 성공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신인왕보다 다승왕을 노리겠다.”고 했다. 이민영도 “신인왕과 상금랭킹 톱 5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세영은 “신인왕도 노리지만 올해 내 능력을 100% 발휘하는 게 목표”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이다. 그 큰 꿈에 발판이 되어줄 신인왕을 누가 거머쥘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깔깔깔]

    ●독수리 부자 어느 산골에 독수리 부자가 있었다. 아들 독수리는 아버지 독수리가 너무나 멋있었다. 기품 있고 용맹스러우며 빠르기 이를데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사정없이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독수리 부자 위로 제트기 한 대가 쌩하고 날아갔기 때문이었다. 아들 독수리가 아버지 독수리에게 말했다. “에이, 아버지 별거 아니네~.” 아버지 독수리는 자존심도 상하고 창피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버지 독수리는 화가 나서 아들 독수리에게 말했다. “임마! 나도 꽁지에 불 붙으면 더 빨라!” ●새우와 고래 새우와 고래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새우가 이긴다. 그 이유는? 새우는 깡이고 고래는 밥이기 때문에.
  • 삼성·LG·신한금융 각 1억엔 기부금

    재계와 금융계가 지진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일본 난민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은 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대지진과 관련된 피해 복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성금 1억엔(14억원) 전달 ▲구호세트 2000개 제공 ▲3119구조대(삼성 자체 구조대) 및 의료 자원봉사단 파견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 2008년 5월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삼성은 총 3000만 위안(당시 환율로 45억원)을 기부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액수지만 우리와 다른 일본의 기부 문화를 감안했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삼성 관계자는 “도요타와 파나소닉, 소니 등 자국 기업들이 이번 지진 피해 성금으로 각각 3억엔(42억원)을 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도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다 보니 우선적으로 상징적 수준의 기부금을 낸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일본을 대표하는 업체들보다 많은 돈을 내면 일본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줘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대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일본 거래선에 아들인 이재용 사장 명의로 위로서한을 보내고 피해복구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이 지원금액을 1억엔으로 정하면서 다른 기업들도 이 수준에서 성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LG도 이날 일본 지원을 위해 LG그룹 일본법인을 통해 성금 1억엔을 기부하고, 구호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구호물품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히다치 등 일본 내 협력업체들에 협력을 약속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포스코재팬을 통해 전략적 제휴관계인 신일본제철 무네오카 쇼지 사장, JFE스틸 하야시다 에이지 사장, 스미토모금속 도모노 히로시 사장에게 각각 위로 서한을 보냈다. 한국과 일본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인 롯데 역시 일본롯데와 한국롯데 양측에서 별도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의 경우 전국 7개 체인호텔 곳곳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16일부터 모금 활동에 들어간다. 국내 은행들도 성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15일 구호 성금 1억엔을 기탁한다고 밝혔다. 성금 중 8000만엔은 국내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했으며, 2000만엔은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이 일본 적십자 등 구호단체에 직접 기부할 예정이다. 산은금융지주 산하 산업은행과 대우증권도 각각 1억원을 기부했다. 우리금융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10억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김경두·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예비후보 선거사무실만 열기… 민심은 싸늘

    ‘4·27 재·보궐 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 성남시 분당을 지역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은 싸늘했고, 선거에 대한 반응은 무덤덤했다.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점은 여전히 부인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승리를 장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누가 이기고 지느냐 못지 않게 어떻게 이기고 지느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분당을 대표하는 상징적 장소들을 찾아가 봤다. ●정자동 로데오거리 한때 ‘천당 밑 분당’이라는 표현이 유행했다. 그만큼 살기 좋은 동네라는 얘기다. 그 중심에는 ‘청자동’(청담동+정자동)이라는 별칭을 낳은 정자동 주상복합촌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존심에 금이 가 있었다. 김모(36)씨는 “떨어지는 집값도 억, 오르는 전셋값도 억, 주민들 입에서도 억 소리가 난다. 겉으로 드러내고 표현만 안 할 뿐이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가한 선거 놀음에 장단을 맞춰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정모(51)씨는 “보수층이 두터운 편이지만 분위기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면서 “정당 지지도나 후보 인지도만 내세우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4·27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거 아느냐.’는 기자 질문에 손사래를 치는 주민, “할 말도, 관심도 없다.”며 등부터 돌리는 주민 등도 적지 않았다. ●스포츠센터 이른바 ‘분당 엄마’는 다른 지역 엄마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남다른 교육열과 활발한 정보교류 때문이다. 이러한 분당 엄마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한 스포츠센터를 찾았다. 김모(48·여)씨는 “선거가 있는 것은 안다.”면서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여론조사 한다며 전화가 오고 아주 난리가 났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유모(46·여)씨는 “여당 후보면 무조건 당선된다고 생각하니깐 여러 명이 나서서 설치는 거 아니냐.”면서 “누구를 지지하겠다는 게 아니라 독선적인 모습을 심판하기 위해 투표하러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노인복지관 주차장에 외제차가 적지 않다. 고급차를 직접 몰고 와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기는 이른바 ‘은퇴자들의 놀이터’이자 ‘분당 보수층의 1번지’이다. 장모(82)씨는 “이곳에서 말을 하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 선거, 종교, 지역이다. 반드시 싸움나기 때문”이라면서 “누가 후보로 나오든 경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후보가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모(81)씨도 “정당보다는 후보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다.”면서 “주민들의 자부심이 강하다.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주민들의 자부심까지 지켜줄 그런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B노인복지관 백발이 성성하거나 허리가 구부정한 어르신들이 길다랗게 줄지어 서있다.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무료 점심을 위해 길거리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분당을 지역이 중산층 이상 보수층만 거주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주민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임대아파트도 존재한다. 이모(76)씨는 “후보 중에 나은 사람 있다고 해서 찍으면 당선된 뒤에는 다 똑같아지더라.”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서모(75·여)씨는 “오르는 물가 때문에 밥한술 뜨기도 무섭다.”면서 “선거는 무슨 선거. 생각없다.”고 잘라 말했다.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선거 열기가 느껴지는 유일한 곳이다. 지역 주민은 물론 소속 정당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괴로운 선거전’을 치른다. 한나라당은 강재섭 전 대표와 박계동 전 의원 등 6명의 예비후보에 정운찬 전 총리와 여성 비례대표 의원 투입론 등 공천 관련 ‘교통정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강 전 대표는 “낙하산 훈련장이나 철새 도래지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을 경청해야 한다.”면서 15년 거주 경력을 내세웠다. 박 전 의원은 “집권 여당의 품격을 잃지 않으려면 도덕성 등 후보 자질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손학규 대표 출마설이 돌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김병욱 지역위원장은 “정치적 거물이 아닌 지역 밀착형 후보가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코데즈컴바인 키즈’ 토종 자존심 살릴까

    ‘코데즈컴바인 키즈’ 토종 자존심 살릴까

    엄마들이 학수고대하던 ‘코데즈컴바인 키즈’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 경방타임스퀘어 코데즈컴바인 멀티 매장에 숍인숍 형태로 선을 보인 키즈 라인은 출시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부터 잡지 광고와 인터넷 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 출시 소식을 익히 알고 있던 엄마들의 문의 전화와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코데즈컴바인 키즈가 해외 수입 브랜드에 밀려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아동복 브랜드의 자존심을 한껏 세워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엄마들 사이에서 “코데즈컴바인 아동복이라면 입혀볼 만하다.”는 반응이 오래전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코데즈컴바인은 2003년 여성복을 처음 선보인 이래 남성복, 속옷 등으로 꾸준히 라인을 확장해 온 진정한 한국형 SPA브랜드라 할 수 있다. 자라나 H&M 등 글로벌 SPA브랜드의 공세에도 끄떡없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동복 시장경향의 하나인 패밀리브랜드의 인기를 예로 들며 코데즈컴바인 키즈의 성공을 점쳤다. 수입 브랜드들이 득세를 하는 가운데 그나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국내 브랜드들은 ‘빈폴키즈’나 ‘닥스키즈’처럼 성인 브랜드의 인기를 업고 탄생한 패밀리브랜드들이라는 것이다. 코데즈컴바인 관계자도 “엄마들 가운데 코데즈컴바인 마니아들이 많다.”면서 “브랜드에 대한 이들의 충성도가 그대로 키즈 라인으로 옮겨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즈 라인은 성인복의 축소판으로 알록달록한 색깔에 깜찍한 디자인을 내세우는 기존 아동복과 뚜렷하게 차별화된다. 야상점퍼, 배기팬츠, 기미노 라인과 레오파드 패턴의 티셔츠, 저지 점퍼 등으로 20~40대 패션에 민감한 엄마들을 공략한다는 계산이다. 모자, 스카프, 벨트 등 액세서리도 갖췄다. 3~9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여아와 남아의 비율을 6대4 정도로 잡았다. 가격대는 티셔츠가 3만~5만원대, 재킷 10만~13만원대, 바지 5만~9만원대다. 일단 향후 현대신촌 유플렉스 일산웨스턴, 청주중앙, 광주세정, 동탄점 등 기존 코데즈컴바인 매장 안에 입점될 예정이다. 하반기는 단독 매장을 열어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최재호 신일고 야구감독 “감독계 그랜드슬램 달성하고 싶어”

    [피플 인 스포츠] 최재호 신일고 야구감독 “감독계 그랜드슬램 달성하고 싶어”

    지난 7일 서울 미아동의 신일고 내 야구장. 초록색 인조잔디 구장에서 터지는 선수들의 함성과 경쾌한 타격음이 운동장 가득히 울려 퍼졌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구슬땀을 쏟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고교야구 시즌이 성큼 다가왔음을 흠씬 느낄 수 있었다. 야구장 한구석 먼발치에서 하얀 야구모자를 꾹 눌러쓰고 선수들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크지 않은 체구에 서글서글한 눈매의 호감형 얼굴. 악몽 같은 지난 한 해를 보낸 그였기에 올 시즌을 맞는 각오도 남달랐을 터. 지난 14년간 고교무대에서, 남들이 한번도 오르기 힘들다는 정상을 무려 8번이나 밟은 ‘우승 제조기’ 최재호(50) 신일고 감독 얘기다. 최 감독은 지난해를 치욕의 해로 여긴다. 2009년 신일고로 자리를 옮겨 곧바로 대통령배 우승을 일궈냈지만 지난해에는 전국대회 8강에 든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세계청소년선수권(캐나다 선더베이)에 출전했지만 7위의 수모를 당한 것. 상처 난 자존심은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올 시즌 그의 각오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격수 하주석 기대… 올 우승 ‘노크’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최 감독은 손사래를 친다. 뚜렷한 강팀도 없지만 대구, 경남, 광주일고 등 전통의 강호들이 여전히 짜임새가 있고, 서울의 장충·경기고 등도 전력이 좋다며 우승 후보로 꼽았다. 신일은 한 단계 아래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신일고에는 주포이자 유격수인 3학년 하주석이 있다는 것. ‘공·수·주’ 3박자를 갖춰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고교 최고의 타자라고 자랑했다. 최 감독은 처음 도입된 주말리그와 관련해 “공부하는 선수를 만들겠다는 취지에 공감한다. 불안감도 없지 않지만 올해 잘 치러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를 좋아하는 보통 동네 아이였다. 휘문중에 입학한 뒤 정식 선수가 됐고 배문고에 진학해 유격수 겸 주포로 활약했다. 하지만 작은 체구 탓에 대학에서 외면당했다. 야구를 그만두려고도 했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서울 미성초교에서 감독 지휘봉을 처음 잡았다. 이후 덕수중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아 배재고로 옮겨 1995년 고교무대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1999년부터 7년간 덕수고(옛 덕수상고)에서 지도자로 꽃을 활짝 피웠다. 2001년 청룡기를 시작으로 봉황기, 황금사자기 등 모두 6차례 전국대회 우승을 일구며 우승제조기로 명성을 날렸다. 철저한 무명 선수 시절을 보냈지만 30년간 초·중·고교 사령탑을 차례로 밟아 오르며 고교 최고의 지도자로 거듭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흘렸을 뜨거운 땀과 눈물은 그의 별명 ‘독사’와 무관치 않다. ●“이젠 스파르타식 훈련은 안 통해” 최 감독은 오랜 지도자 생활을 통해 ‘바른 선수=성공’이라는 등식을 얻어 냈다고 한다. 예의 바르고 성실한 선수가 성공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얘기. 또 “이제 스파르타식 훈련은 안 통한다. 선수들이 믿고 따르는 감독의 카리스마가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우승 비결에 대해서도 “선수들의 집중력이다. 짧은 순간이지만 승부는 집중력에서 판가름 난다.”며 선수들에게 거듭 강조한다고 했다. 그의 제자들 중 덕수고 출신인 KIA의 이용규와 한화의 최진행이 가장 기억에 남고, 요즘도 자주 연락하고 지낸단다. 최 감독은 지휘봉을 잠시 놓았던 2007년 세상을 좀 더 알고 싶어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배우기도 했다. 이 기간이 무척 즐거웠고 남는 것도 많았다며 웃었다. 그는 “대학에서 감독 생활을 하는 것이 마지막 꿈이다. 내친김에 초·중·고·대학을 모두 거친 ‘그랜드슬램 감독’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이슈 추적] 대법관 6명 증원·경찰 수사권 독립 대폭 강화

    [이슈 추적] 대법관 6명 증원·경찰 수사권 독립 대폭 강화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 6인 소위가 10일 내놓은 법조개혁안은 지난해 2월 여야 합의로 검찰·법원·변호사 개혁 분야 등 3개 특위가 구성된 지 1년 1개월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그러나 판사, 검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등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4월 말 법안 처리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개특위 여야 합의안에 따르면 특별수사청은 판사와 검사, 검찰 수사관의 직무 관련 범죄와 각종 비리 사건을 다룬다. 인사 예산, 수사에 대한 독립권을 갖도록 했지만 사실상 수사 대상을 법조계로 한정한 데다 대검 산하에 설치돼 감시자와 감시 대상이 중첩돼 수사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대통령실 등 통상적인 검·경 수사로는 사건 규명이 어려운 권력기관 비리 조사를 전담하고자 추진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보다는 수위가 크게 후퇴했다는 게 중론이다. 고위층 수사를 전담해 왔던 대검 중수부는 폐지하기로 했다. 경찰의 수사권은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와 검찰청법 제53조의 경찰의 복종의무 조항 삭제에 대해서는 검찰계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공소장에 기소검사를 실명으로 적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압수수색영장의 대상 범위 기간 규제 조항도 도입해 검·경의 수사권 남용에도 제동을 걸었다. 피의사실공표죄 적용 대상에 변호사를 포함시켜 수사단계에서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가 명예훼손 등이 일어나는 부분도 막았다. 2017년부터는 검사·변호사 관계 없이 10년 이상 법조 경력자를 법관으로 임명하는 법조일원화도 시행되고, 전면도입한 뒤에는 로클럭(사법연구관)제도도 시행한다. 대법원 상고심 제도에서는 대법관을 기존 14명에서 20명으로 6명 늘리도록 했다. 대법원 1부가 민사와 특허, 2부는 형사와 행정 등을 전담하게 하고, 대법원장을 포함한 각 부가 10명씩 전원합의체를 구성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관 증원 문제는 대법원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어 대법원과 야권의 반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안에 이번 정권에서 증원하지 않겠다고 단서조항을 붙인 것도 이런 비판을 피해 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낸 영장이 기각될 경우 재청구하지 않고 상급 법관에게 재심사를 요청하는 영장항고제도와 조건부 석방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수사효율성과 절차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판·검사 간 자존심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변호사 분야와 관련,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실무 수습기간을 6개월로 정했다. 전관예우를 방지하기 위해 판사나 검사가 변호사가 되면 1년 동안 사건 수임을 못하도록 하고 계좌추적을 어렵게 하는, 명의를 대여한 소송 수행도 금지시켰다. 법무법인 설립 요건을 종전 구성원 5명에서 3명으로 완화하고, 10년 이상 경력자를 포함시키도록 한 조건도 7년 이상 경력자를 포함시키도록 낮췄다. 대법관·헌법재판관·검찰총장 등 장관급 법조인에 대한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권고규정도 뒀다.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데스크 시각] 신(新) 카노사의 굴욕/안미현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신(新) 카노사의 굴욕/안미현 문화부장

    1077년 1월 추운 겨울날. 이탈리아의 카노사성(城) 앞에서 독일 국왕 겸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4세가 떨고 있었다. 자신을 파문한 교황 그레고리오 7세를 알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성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맨발에 내복차림으로 사흘간 벌벌 떨며 용서를 구하던 하인리히 4세는 결국 무릎을 꿇고 교황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주교 임명권을 둘러싸고 충돌한 교권(敎權)과 속권(俗權)의 세 싸움은 그렇게 교권의 승리로 끝났다. 저 유명한 ‘카노사의 굴욕’이다. 얼마 전 대통령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 꿇은 일을 놓고 ‘신(新) 카노사의 굴욕’이라며 말들이 많다. TV에서 문제의 그 장면을 보면서 누가 대통령의 무릎을 꿇게 했는가 잠시 생각해 봤다. 머뭇거리는 대통령의 허벅지를 찌른 김윤옥 여사? 골퍼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두 가지가 ‘내리막 경사(라이)와 마누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니 부인의 말을 잘 들은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겠다. 느닷없는 통성(通聲) 기도 제안으로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든 길자연 목사? 단상에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나라와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회개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들렸다고 하니 목자(牧者)로서는 영험한 분인 듯하다. 길 목사의 돌발 제안을 사전에 간파하지 못한 청와대 직원들? 미국 할리우드 첩보영화도 아니고, 목사가 무슨 제안을 할 것인지까지 모두 꿰뚫고 있어야 하니 복장이 터질 만도 하다. ‘수쿠크(이슬람채권)법’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하야 운동을 하겠다고 겁박한 조용기 목사? 대통령 당선에 일정 지분이 있음에도 합당한 대우는커녕 참으라는 말만 들었다고 하니 배신감에 무슨 말인들 못 할까. 조 목사와 가까운 길 목사의 전언을 빌리자면 하야 운운은 ‘조크’(농담)였단다. 조크를 조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사회가 조 목사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수쿠크법 결사 저지로 개신교 안에서 ‘이다르크’로 떠오른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지난해 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까지 통과한 법안을 임시국회로 다시 돌려보냈다고 하니 그 힘에 머리를 숙인다. 언제나 그렇듯 자고 나면 뭔가 한건씩 터지는 ‘다이내믹 코리아’답게 이번에도 새로 나온 뉴스에 적당히 묻어 어물쩍 넘어가는 양상이다. 그렇지만 과연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이렇게 저렇게 넘어갈 사안인가. 기독교는 이번 일로 보이지 않게 많은 것을 잃었다. 길 목사는 국내 최대 기독교 단체(한국기독교총연합)의 대표로 뽑혔지만 선거 석달이 지나도록 지금껏 ‘돈 선거’ 잡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실이 어디에 있든 볼썽사나운 공방전으로 기독교의 위상을 깎아내린 장본인이기에 그의 통성 기도 제안에 쏟아지는 세상의 시선은 더더욱 곱지 않다. 본인의 항변대로 “의도가 없었다.”면 ‘자리’에 걸맞지 않은 경박함이요, 의도가 있었다면 오만함의 극치다. 가뜩이나 ‘땅 밟기’(이웃 종교 영역에 들어가 기독교식 예배를 보는 행위) 등으로 기독교의 배타성과 권력화에 눈살 찌푸리고 있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불편한 심증을 안겨줬음을, 외국으로 일단 몸을 피하고 본 조 목사도 명심해야 한다. 길 목사가 평소 통성 기도를 자주 유도하기로 유명한데도 대비하지 못한 청와대, 남편 이명박과 대통령 이명박을 구분하지 못한 김 여사 또한 교훈 삼을 일이다. 이슬람 머니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이면서도, 수쿠크법 저지 선봉에 선 이 의원은 “경제학 박사이기에 앞서 지역구(서울 서초 갑) 안에 대형 교회 신자를 많이 거느린 금배지”라는 냉소 섞인 두둔에 자존심 상해야 한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이번 일을 곱씹어야 할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다. 무릎을 꿇은 덕분에 파문 취소를 끌어낸 하인리히 4세는 자신을 무릎 꿇린 교황을 훗날 폐위시키며 통쾌한 설욕전을 폈지만 이후 교권과 속권은 두고두고 분란을 겪었다. hyun@seoul.co.kr
  • 공무원 응시연령 상한제 폐지 3년… 늦깎이들 공직 적응기

    공무원 응시연령 상한제 폐지 3년… 늦깎이들 공직 적응기

    “공무원시험 응시연령 상한제 폐지에 따라 올해 9급 공채 시험을 준비 중인 44세 늦깎이 수험생입니다. 늦은 나이에 물론 합격도 힘들겠지만, 합격 후 발령받을 때나 공직 생활 중 나이 때문에 곤란한 점은 없을지 걱정입니다.” 올해로 공무원 시험 응시연령 상한제 폐지 3년째를 맞았다. 36세 이상 ‘늦깎이 수험생’들은 시험공부 외에 ‘나이’에서 오는 부담감과도 싸워야 한다. 응시연령 제한 폐지 첫해였던 2009년 합격해 공직 2년차를 맞은 늦깎이 공무원들이 전하는 공직 적응기를 소개한다. ●“늦었다는 생각은 금물” “40대가 공무원 준비를 하는 데 결코 늦은 때는 아닙니다. 늦었다고 고민하고 걱정할 시간에 기본서 한장 더 읽어야 할 때입니다.” 2009년 국가직 9급(우정본부) 공채에서 합격해 현재 서울 노원 공릉 우체국에서 일하는 김영석(52) 주무관은 공무원 시험에 있어 나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많다는 것이 면접과 실무 적응 및 대민 봉사에 강점이 됐으면 됐지, 결코 감점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 김 주무관의 생각이다. 하지만 김 주무관 역시 수험생 시절에는 필기시험에 합격하더라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면접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평소 공직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꿈을 꿔 오던 중 2009년부터 공무원시험 응시연령이 폐지된다는 소식을 듣고 약 8개월간 오직 ‘최종합격’만을 꿈꾸며 전력투구했다.”며 지난날을 떠올렸다. 당시 “그 나이에 면접에서 붙을 수는 있겠느냐.”는 등 주변의 우려도 많았고 그럴 때마다 김 주무관 자신도 불안감에 휩쓸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일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걱정을 접고 시험일까지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김 주무관은 “당초 걱정과는 달리 면접관들의 태도도 호의적이었고, 지난해 1월부터 시작한 실무수습에서도 20대 동기들과 어려움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기들과 많게는 30살 정도 나이 차이가 났지만 수습생활에서 겪는 고민을 터놓고 말하고, 그럴 때마다 김 주무관은 큰 형으로서,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유대감을 다졌다. 김 주무관은 “신임이지만 나이가 많다 보니 직급이 낮더라도 서로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있고, 민원 업무에 있어서는 연륜을 바탕으로 민원인을 잘 대할 수 있는 점 등은 늦깎이 공무원만의 장점”이라면서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투철한 공직관”이라고 말했다. 조정아 공릉 우체국장은 김 주무관에 대해 “업무 분야에 있어서는 일반 신임 공무원들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사회생활을 통한 경륜을 바탕으로 탁월한 민원 해결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조건 숙이라는 말 많이 들었지만…”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공무원 공부를 시작한다고 하니 합격하더라도 자존심 버리고 무조건 윗사람에게 숙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상급자들의 배려에 고마울 따름입니다.” 2009년 국가직 7급(관세직) 공채에 합격, 관세청에서 일하는 김용회(48) 행정관은 공직 문화 적응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행정관은 “과장, 국장님들까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고, 업무에 있어서는 나이를 떠나 직급에 따라 수행하기 때문에 특별 대우를 받는다는 부담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 공직 문화 적응 등에 대한 걱정보다는 눈앞의 시험만을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김씨는 2009년 1월 지인을 통해 응시연령제한 폐지 소식을 전해 듣고 9급 관세직에 도전했지만 떨어졌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 후로 약 100일 동안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을 7급 시험 공부에만 매달렸다. 필기시험을 이틀 앞두고는 엉덩이와 허리부위 통증이 심해져 누워서 공부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절박한 심정으로 노력한 끝에 합격한 김 행정관은 공무원 임용 전까지 전국을 돌며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늦깎이 수험생을 위한 무료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는 “40대 수험생 대부분은 가장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도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식들의 미래가 달려 있는 일이기도 하다.”면서 “누구보다 힘들어 봤고 절망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약하더라도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행정관은 늦게 시작한 공직 생활에 대해 만족감을 보이면서도 공무원 재교육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조직 입장에서 본다면 20~30대 주무관이 40~50대 주무관보다 국외 연수 등 재교육을 통한 활용 가치가 높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공직에 늦게 들어온 만큼 스스로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 ‘나는 가수다’ 첫방 후 반응 엇갈린 가요계

    ‘나는 가수다’ 첫방 후 반응 엇갈린 가요계

    요즘 가요계의 화제는 단연 ‘나는 가수다’이다. MBC가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우리들의 일밤’)을 통해 지난 6일 새로 선보인 코너다. 공식 이름은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이소라, 김건모, 윤도현, 백지영, 박정현, 김범수, 정엽 등 7명의 가수가 노래 실력을 겨뤄 상대를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심사위원은 세대별로 안배된 일반인 500명. 자신의 대표곡이 아닌 다른 가수의 노래(지정곡)를 불러야 한다. 내로라하는 스타 가수들을 ‘반드시 탈락자가 나오게 마련’인 오디션 무대로 불러냈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첫 회가 나간 뒤에도 반응이 크게 엇갈리며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섰다. ‘5초 가수’가 넘쳐나는 가요계에 진짜 가수의 참모습을 환기시켜 준 청량제라는 호평과, 예술마저 등수를 매기는 최악의 프로그램이라는 혹평이 맞서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음악적 진정성을 훼손시키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어 우려했지만 워낙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가수들이다 보니 이런 기우를 불식시켰다.”면서 “역시 뛰어난 실력과 콘텐츠를 가진 가수는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더라도 빛을 발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 가수 윤종신도 “처음에는 가혹한 기획이라고 생각했지만 가요시대가 다시 온 것 같다.”며 응원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7명의 가수가 방송에서 부른 노래는 곧바로 네이버뮤직 실시간차트 20위권에 모두 진입했다. 특히 MC를 겸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와 7명의 도전자 중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짐에도 예상 밖의 1등을 차지한 박정현의 ‘꿈에’는 초강세를 보였다. 작곡가 김형석씨는 “시청자들이 좋은 노래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쇼는 쇼일 뿐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세시봉 붐’을 다시 일으킨 가수 조영남은 “노래 잘하는 가수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선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점수를 매겨 떨어뜨린다는 것은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며 “최악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수 휘성은 “(아이돌 음악이 판치는) 가요계에 경종을 울렸다.”면서도 “(7명 중) 7위를 한 정엽 형의 진보적인 팔세토(가성) 창법이 인정받지 못한다면 과연 가수들이 그 대결에서 모험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가요평론가 임진모씨는 “미디어에 의해 일어난 붐은 미디어에 의해 꺼질 가능성이 높으니 결국 성공한 방송 쇼에 그칠 수 있다.”고 냉소했다. 강태규씨는 “모든 게 서열화되어야 하는 방송계의 구조적 한계”라며 아쉬워했다. 시청자들의 의견도 갈린다. 아이디 ‘daartist’를 쓰는 이재준씨는 “정말이지 이런 가수다운 가수들을 TV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동인지…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모든 음악 프로그램에서 10대들을 위한 아이돌 가수만 나오고 도저히 20~60대를 위한 음악과 가수들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고 지지했다. 반면 아이디 ‘jin5526’의 안태헌씨는 “허울 좋게 현직 가수들이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노래를 부른다지만 결국 예능이다. 실력파 가수들의 노래대결에 개그맨은 왜 나오는가.”라고 냉소했다. 프로그램이 본격 서바이벌 게임에 돌입하면서 탈락자가 나오게 되면 논란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삼성전자 - LG전자, 3D TV 전쟁 세계로 확전

    삼성전자 - LG전자, 3D TV 전쟁 세계로 확전

    차세대 주력 제품인 입체영상(3D) TV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결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개발한 필름패턴편광안경(FPR) 방식의 ‘시네마 3D TV’를 앞세워 본격적인 글로벌 로드쇼에 나선다. 지금까지 LG전자의 제품 론칭 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한국과 미국, 브라질,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4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LG전자, FPR 방식 TV에 승부수 이번 행사는 현재 삼성의 셔터글라스(SG) 방식 제품이 독점하다시피 한 지금의 시장 상황을 깨기 위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구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시네마 3D TV가 SG 방식 제품보다 앞선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양 사 TV 수장들 간 설전도 펼쳐졌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부사장은 “삼성의 셔터글라스 방식은 1세대 기술이며, LG의 FPR 방식이야말로 무안경 3D 방식의 직전 단계인 2세대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1935년에 개발된 편광 방식이 차세대라고 주장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반격에 나섰다. FPR 3D 패널을 개발한 LG디스플레이의 권영수 사장까지 논쟁에 가세해 “이달 안에 3D TV 비교 시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이에 윤부근 사장은 “3D TV를 일반인 앞에 놓고 어떤 제품이 좋으냐고 찍으라는 것은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세계적으로 공인된 기관에서 비교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 진영 간 여론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기자들을 상대로 3D TV 방식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에 질세라 LG디스플레이도 오는 10일 같은 주제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해마다 TV 기술 놓고 논쟁 벌여 그동안 삼성과 LG는 새로운 개념의 TV 제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떠들썩한 설전을 치러 왔다. 세계 TV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다 보니 양 사 모두 기술 대결에 있어서는 자존심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발광다이오드(LED) TV의 광원 삽입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은 TV의 뒷면에 배치하던 광원을 테두리에 삽입하는 ‘에지형 BLU’(백라이드 유닛) 기술을 선보여 제품의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LG는 “에지형 방식은 빛을 TV 중간까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밝기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지난해에도 3D TV에 탑재된 입체영상 전환(2D→3D) 기능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일반 화면도 입체영상으로 전환해주는 기능을 탑재해 3D TV를 내놓자 LG전자는 “일반 화면을 입체영상으로 전환하는 기술로 만들어진 영상은 2.5D 정도에 불과해 3D 산업 발전을 막을 수 있다.”며 맹비난했다. 앞선 대결에서는 삼성전자가 대부분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3D 영상 구현 방식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IT 전문 사이트인 ‘시넷’(CNET) 영국판에서는 최고의 제품에 주는 ‘에디터 초이스’를 삼성의 3D TV에 부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TV라 할 수 있는 3D TV에서 양 사가 양보 없는 기 싸움을 펼치고 있지만 최종 판단은 시장의 소비자가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LG 양보할 수 없는 3D TV 대결 ‘점입가경’

     차세대 주력 제품인 입체영상(3D) TV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결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개발한 필름패턴편광안경(FPR) 방식의 ‘시네마 3D TV’를 앞세워 본격적인 글로벌 로드쇼에 나선다. 지금까지 LG전자의 제품 론칭 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로 한국과 미국, 브라질,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4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LG전자, FPR 방식 TV에 승부수  이번 행사는 현재 삼성의 셔터글라스(SG) 방식 제품이 독점하다시피 한 지금의 시장 상황을 깨기 위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구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시네마 3D TV가 SG 방식 제품보다 앞선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양 사 TV 수장들 간 설전도 펼쳐졌다. 권희원(사진)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부사장은 “삼성의 셔터글라스 방식은 1세대 기술이며, LG의 FPR 방식이야말로 무안경 3D 방식의 직전 단계인 2세대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1935년에 개발된 편광 방식이 차세대라고 주장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반격에 나섰다.  FPR 3D 패널을 개발한 LG디스플레이의 권영수(사진) 사장까지 논쟁에 가세해 “이달 안에 3D TV 비교 시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이에 윤부근 사장은 “3D TV를 일반인 앞에 놓고 어떤 제품이 좋으냐고 찍으라는 것은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세계적으로 공인된 기관에서 비교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 진영 간 여론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기자들을 상대로 3D TV 방식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이에 질세라 LG디스플레이도 오는 10일 같은 주제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양 사, 해마다 TV 기술 놓고 논쟁 벌여  그동안 삼성과 LG는 새로운 개념의 TV 제품들이 출시될 때마다 떠들썩한 설전을 치러 왔다. 세계 TV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다 보니 양 사 모두 기술 대결에 있어서는 자존심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발광다이오드(LED) TV의 광원 삽입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은 TV의 뒷면에 배치하던 광원을 테두리에 삽입하는 ‘에지형 BLU’(백라이드 유닛) 기술을 선보여 제품의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LG는 “에지형 방식은 빛을 TV 중간까지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밝기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지난해에도 3D TV에 탑재된 입체영상 전환(2D→3D) 기능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삼성전자가 일반 화면도 입체영상으로 전환해주는 기능을 탑재해 3D TV를 내놓자 LG전자는 “일반 화면을 입체영상으로 전환하는 기술로 만들어진 영상은 2.5D 정도에 불과해 3D 산업 발전을 막을 수 있다.”며 맹비난했다.  앞선 대결에서는 삼성전자가 대부분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3D 영상 구현 방식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IT 전문 사이트인 ‘시넷(CNET)’ 영국판에서는 최고의 제품에 주는 ‘에디터 초이스’를 삼성의 3D TV에 부여했다. 하지만 지난 5일 국내 IT 사이트인 ‘이버즈’는 전문 블로거와 일반인 등을 상대로 한 3D TV 비교시연회에서 LG전자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삼성을 크게 앞섰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TV라 할 수 있는 3D TV에서 양 사가 양보 없는 기 싸움을 펼치고 있지만 최종 판단은 시장의 소비자가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나는 가수다’-쩍 갈라진 가요계...찬사와 비난 엇갈려

    ‘나는 가수다’-쩍 갈라진 가요계...찬사와 비난 엇갈려

     요즘 가요계의 화제는 단연 ‘나는 가수다’이다. MBC가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우리들의 일밤’)을 통해 지난 6일 새로 선보인 코너다. 공식 이름은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이소라, 김건모, 윤도현, 백지영, 박정현, 김범수, 정엽 등 7명의 가수가 노래 실력을 겨뤄 상대를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심사위원은 세대별로 안배된 일반인 500명. 자신의 대표곡이 아닌 다른 가수의 노래(지정곡)를 불러야 한다.  내로라하는 스타 가수들을 ‘반드시 탈락자가 나오게 마련’인 오디션 무대로 불러냈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첫 회가 나간 뒤에도 반응이 크게 엇갈리며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섰다. ‘5초 가수’가 넘쳐나는 가요계에 진짜 가수의 참모습을 환기시켜 준 청량제라는 호평과, 예술마저 등수를 매기는 최악의 프로그램이라는 혹평이 맞서고 있다.  가요평론가 강태규씨는 “음악적 진정성을 훼손시키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어 우려했지만 워낙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가수들이다 보니 이런 기우를 불식시켰다.”면서 “역시 뛰어난 실력과 콘텐츠를 가진 가수는 오락 프로그램에 나오더라도 빛을 발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  가수 윤종신도 “처음에는 가혹한 기획이라고 생각했지만 가요시대가 다시 온 것 같다.”며 응원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7명의 가수가 방송에서 부른 노래는 곧바로 네이버뮤직 실시간차트 20위권에 모두 진입했다. 특히 MC를 겸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와 7명의 도전자 중 가장 인지도가 떨어짐에도 예상 밖의 1등을 차지한 박정현의 ‘꿈에’는 초강세를 보였다. 작곡가 김형석씨는 “시청자들이 좋은 노래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쇼는 쇼일 뿐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세시봉 붐’을 다시 일으킨 가수 조영남은 “노래 잘하는 가수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는 선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점수를 매겨 떨어뜨린다는 것은 예술에 대한 모독”이라며 “최악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수 휘성은 “(아이돌 음악이 판치는) 가요계에 경종을 울렸다.”면서도 “(7명 중) 7위를 한 정엽 형의 진보적인 팔세토(가성) 창법이 인정받지 못한다면 과연 가수들이 그 대결에서 모험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가요평론가 임진모씨는 “미디어에 의해 일어난 붐은 미디어에 의해 꺼질 가능성이 높으니 결국 성공한 방송 쇼에 그칠 수 있다.”고 냉소했다. 강태규씨는 “모든 게 서열화되어야 하는 방송계의 구조적 한계”라며 아쉬워했다.  시청자들의 의견도 갈린다. 아이디 ‘daartist’를 쓰는 이재준씨는 “정말이지 이런 가수다운 가수들을 TV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동인지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모든 음악 프로그램에서 10대들을 위한 아이돌 가수만 나오고 도저히 20~60대를 위한 음악과 가수들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고 지지했다.  반면 아이디 ‘jin5526’의 안태헌씨는 “허울 좋게 현직 가수들이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노래를 부른다지만 결국 예능이다. 실력파 가수들의 노래대결이라는 새로운 포맷에 개그맨은 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냉소했다.  프로그램이 본격 서바이벌 게임에 돌입하면서 탈락자가 나오게 되면 논란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제대 두달앞둔 공군병장 조인성을 만나다

    제대 두달앞둔 공군병장 조인성을 만나다

    지난 3일 오전 11시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때문에 기지 정문부터 삼엄한 경비가 이어졌다. 미군과 함께 사용하고 있는 기지여서 출입도 더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전역을 두달 앞둔 조인성 병장을 만나기 위해 기지 안쪽에 자리 잡은 군악대로 향했다. 군악대 현관에 들어서자 방탄 헬멧을 쓰고 군장을 갖춘 군인들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그 사이로 훤칠한 키의 미남자가 나타났다. 동그란 안경을 쓰고 있었지만 조 병장 얼굴에는 긴장감이 묻어 있었다. 조 병장은 기자와 첫인사를 나누자 “훈련 중이라 촬영과 행동이 제한된다.”고 강조하면서 “보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역이 두달 남았다. 돌아보면 어떤 생활이었나. -함께 입대한 친구들이 전역하고, 그래서 내가 더 길게 하고 있구나 하는 실감이 나더라. 밖에 있을 땐 그냥 ‘3개월 쯤’으로 생각했는데 들어와 보니 ‘3개월씩이나’로 바뀌더라. 부대 동료들끼리 그런 얘기한다(육군은 21개월, 해군은 23개월, 공군은 24개월로 병 복무기간이 확정됐다). 대한민국 대다수 남자들이 경험하는 것일 뿐인데, 그런 경험을 통해 사람이 한순간에 바뀐다는 건 이상한 거 같다. 다만 군 생활이 남자들에게 성숙한 성격을 갖게 해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내가 앞으로 연예인으로 생활하면서 위기의 순간이 올 때 지금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도 든다. 술자리에서 안줏거리가 생겼다는 점도 좋은 일이고. →군악대 생활은 어땠나. 군기가 세다고 들었다. -입대 전에는 매니저나 소속사가 업무를 처리해 주어 연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군에선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한다. 청소, 빨래는 물론 바지도 각 잡아서 내가 다림질한다. 군악대는 문화사절단이다. 보여지는 것, 군의 색깔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단정해야 한다. 부대 내 생활은 굉장히 엄격하다. 한 가지가 빠지면, 다른 모든 부분에서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를 보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엄격한 생활을 후임병들에게도 알려주고 있나. -배웠고, 해왔기 때문에 (후임병에게 알려 줄 수 있는)자격이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가 힘들지 알기 때문에 후임병들의 고민도 알 수 있었다(그는 28살에 입대해 10살가량 어린 후임병들과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있었다. -민감한 부분이지만, 정말 화가 났다. 전우들이 전사하고 추가 도발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F15K가 영공에 떠 있었다는 점이 굉장한 안정감을 주었다. (공군 입대 후) 우리군이 많이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단 음식 먹고 싶지 않았나. 식사는 어땠나. -처음엔 그랬다. 자대 배치 받고 나서 팬들이 맛있는 과자 등을 부대원들이 모두 먹을 수 있을 만큼 많이 보내 줬다. 감사하다. 짬밥이 다 비슷하지만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메뉴에 대한 신경을 많이 쓴다. 메뉴를 보고 맛있는 거 나오면 좀 빨리 가고 메뉴를 사수해야 한다. 꼬리곰탕 나왔을 때 그 안의 것(고기)이 금세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병장이 되고 나서는 더 빨리 갈 수 있어 좋다. 식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비열한 거리’나 ‘쌍화점’ 때보다 몸이 좋아진 거 같은데. -‘비열한 거리’ 때는 좀 더 쪘고, ‘쌍화점’ 때는 많이 빠졌었다. 요즘 관리를 하고 있다. 6시 이후에는 잘 먹지 않으려고 한다. →어떤 연기에 욕심이 생기나. -늘 고민된다. 어려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달콤한 연기를 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작업(연기)이란 게 늘 쉬운 게 없더라. 이왕이면 사회에서 불편한 부분들을 꺼낼 수 있는 역, 그런 역을 찾아가는 게 내 개인적인 성향인 것 같다. 외모에 대한 평가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런 시기를 겪으며 고민의 시기에 결정했던 작품들이다. 앞으로 어떨지 모르지만, 외모를 부각시킬 수 있는 작품을 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서비스 차원에서(조 병장은 말을 마친 뒤 한바탕 크게 웃었다). →어렵다는 작품을 보면 늘 유하 감독 작품인데. -유 감독 작품은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이야기꾼이기도 하고…. 불편한 것들에 대해 얘기하려는 것이 좋았다. 조폭 영화라고 해서 조폭에 대한 얘기만 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셰익스피어 작품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고 싶지는 않나. -먼저 작품을 하고 난 다음 조심스럽게 대중으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대중들에게 사랑받겠다는 생각만 한다면 남는 게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야 사랑받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 →유 감독이 인생에 많은 영향 주지 않았나. -그렇다. 유 감독은 면회도 왔다. 하지만 친하다는 이유로 구속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다. 유 감독 작품이 아니어도 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할 예정이다. 살면서 모르는 것이 많을 때 그걸 도와주는 분, 지인이고 스승 같은 분이다. →그동안은 원하는 작품만 한 거 같은데, 앞으로 어떤 역을 해보고 싶나. -대다수 작품은 그렇다. 어떤 역에 대한 욕심은 없다. 작품 읽어 보고 뭔가 얘기하고 싶은 것이 보이고, 그걸 연기하고 싶으면 하려고 한다. →연기는 언제까지 하고 싶은가. -대중이 좋아해 줄 때까지, 자존심이 허락할 때까지 할 생각이다. →감독으로 나서는 배우들도 많은데. -감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감독들은 대단하다. 난 연기하기도 바쁘다. →조인성에게 팬은 어떤의미를 갖는가. -팬들을 빼고 연예인을 말할 수 없다.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인간 조인성에 대해 얘기해 달라.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이 한명 있다. 아버지는 공군에서 병사로 근무하다가 하사로 전역했다. 군에 입대하기 전 조언을 해줬다.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좀 더 엄했다. 장남을 잘 키우려는 노력이 있었다. 야구부에 속해 있던 내가 훈련이 끝나면 피아노 학원에 다닐 정도였다. LG 박용택(2년 선배) 선수, 심수창(동갑) 선수 등이 함께 운동했었다. →삶에서 중요한 결정을 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상식을 기준으로 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식이란 게 어렵다. 보편적이란 것이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 나와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착하다, 선하다는 평을 많이 하는데. -나 안 착하다. 밖에 나가서 불평도 많이 한다. 술자리에서 친분 있는 사람들과 하는 말인데, 그런 말들이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착한 사람 같진 않다(그렇게 말하며 웃는 조 병장의 얼굴 모습에도 선한 느낌이 가득했다). →호(好), 불호(不好)가 확실해 보이는데. -그렇게 생활해 왔다. 호, 불호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명확한 자의식이 있다고 보면 된다. 신인 때는 그럴 수 없었지만 배우로 입지를 다지면서 의지가 뚜렷해졌다. 특히 어머니가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말은 하도록 가르쳤다. 어른들과 만나는 사람들에게 예의 있게 의사표현하라는 말씀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조인성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 같나. -군에 입대하면서 ‘일반성’ 있는 조인성을 찾아오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반성을 찾는다고 해도 보는 사람들은 그걸 알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잣대를 대고 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인간 조인성’이다. 그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 →30대에 들어섰다. 결혼에 대한 고민은 해 봤나. -결혼 꼭 할 거다. 뭔가를 포기하고 배려할 수 있을 때 결혼할 거다. 마흔 살 전에는 하지 않을까. ‘이 사람’이란 생각이 들면 할 생각이다. →이상형이 있나. -‘척’하는 사람이 아니고 내 눈에 참 예뻤으면 좋겠다. 독립심이 강하되 넘치지 않고, 예의 바르면서도 배려하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전역하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여행 가려고 한다. ‘쌍화점’ 끝나고 프랑스, 벨기에, 영국, 일본을 다녀왔는데 또다시 가고 싶다. 오산 공군기지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日언론 “소녀시대, 심한 학력차별로 분열,해체 위기”

    日언론 “소녀시대, 심한 학력차별로 분열,해체 위기”

     일본의 한 언론이 ‘걸그룹 소녀시대가 멤버들의 학력 차이로 반목하다 결국 분열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해 인터넷이 후끈하다.  일본 주간지 ‘주간신조(週刊新潮)’는 3월 10일호에 ‘이번에는 소녀시대 분열 위험, 이유는 학업 차별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소녀시대가 카라의 분열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다. ‘주간신조’는 한류에 별 관심이 없는 중년의 남성들이 많이 보는 잡지다.  이 주간지는 “소녀시대 멤버들이 고졸-대학생-미국 성장 3그룹으로 나눠져 있어 이들간에 깊은 갈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티파니와 제시카는 카라의 니콜처럼 자존심이 세고 대우가 힘들다고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소녀시대 소속사인 SM 관계자는 “어이없다.”며 이 기사내용을 폄훼했다. 일본 방송도 “소녀시대라는 이름을 들먹여 잡지 판매수를 늘리려는 얄팍한 상술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내년엔 아흔, 그래도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뛴다”

    “내년엔 아흔, 그래도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뛴다”

    “제사 지내려면 병풍이라도 있어야 했으니 동양화 쪽은 그래도 먹고살 만했는데 서양화는 참 어려웠어.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 간 이중섭(1956년 작고)은 국제극장 뒤에서 점심으로 만날 호떡을 얻어먹었지. 그땐 호떡이 제법 커서 한끼로 때울 만했거든. 가격은 생각 안 나는데,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어. 그런데 그 호떡 하나 사먹을 돈조차 없어 늘 쩔쩔맸지. 그러니 주인장이 불쌍해서 돈 조금만 받고도 주고, 공짜로도 주고 그랬어. 미안하고 고마웠던 이중섭이 할 줄 아는 거라곤 그림이니, 그림 하나를 정성껏 그려서 줬어. 주인장도 그걸 받기는 했는데 참 난감한 거야. 나중에 보니 그걸 장독 뚜껑으로 쓰고 있더라고. 유화물감이니까 기름기가 있어서 물기를 잘 막아주거든. 자존심이 무척 강했던 이중섭이지만 제 눈으로 그걸 보고도 아무 말 못했지. 그땐 시절이 그랬어.” “아깝네요. 그거 하나 잘 갖고 있었으면 지금 몇억원은 할 텐데.” “예술가의 삶이란 게 그런 거 같애. 내가 프랑스에서 살던 곳이 페뢰야. 빛이 좋아 화가들이 좋아하는 곳이지. 고흐가 살던 오베르하고 가까운 곳이기도 해. 언젠가 오베르에 갔더니 그곳 주민들이 이런 얘기를 해. 고흐가 권총자살하는 데 잘못 쐈대. 즉사한 게 아니라 한 3~4일 앓다가 죽은 거지. 장례가 골치 아팠어. 이름 없는 가난뱅이 화가인 데다, 그런 방식으로 죽었으니 다들 꺼림칙한 거지. 겨우겨우 이웃의 도움을 받아 장례를 치렀는데 이번엔 삯으로 줄 돈이 없는 거야. 그래서 그림 하나씩 가져가라 그랬대. 그런데 아무도 안 가져갔다는 거야. 그때 아무거나 하나 골라 집었어 봐…. 어휴.”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백영수(89) 화백을 만났다. 이중섭·김환기·장욱진·유영국·이규상 화백 등과 더불어 1950년대 신사실파 화폭을 개척한 대표적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신사실파는 일본을 통해 유입된 서구의 후기인상파적 화풍을 뛰어넘기 위해 이들이 결성한 단체다. 동인 중 유일한 생존 작가가 백 화백이다. 한국 근대미술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1977년 프랑스로 떠났다가 올 1월 34년 만에 영구귀국했다. 따뜻한 느낌의 ‘모자(母子) 시리즈’로 국내는 물론, 유럽 화단에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져 있다. 롯데호텔에서 백 화백을 만난 것은 영구귀국 뒤 첫 전시가 롯데호텔 1층 롯데갤러리 재개관전이어서다. 롯데호텔 전신은 1956년 세워진 반도호텔이다. 이곳 1층의 반도화랑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갤러리다. 롯데갤러리 재개관을 맞아 백 화백을 비롯, 김종화(93), 권옥연(84), 황용엽(80), 윤명로(75) 등 원로 작가 다섯 명의 작품을 모았다. 백 화백은 ‘모자 시리즈’와 더불어 ‘여백 시리즈’를 내놓았다. 그런데 원로 작가들의 명성에 비해 호텔 로비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갤러리가 어째 좀 옹색해 보인다. 내걸린 작품 수도 그리 많지 않다. 백 화백에게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에이, 이것만 해도 엄청난 거지. 반도화랑은 더했어. 그 시절 화랑이란 게 일종의 기념품 가게였거든. 반도호텔 맞은편에 미국공보원이 있었고 옆에는 국립도서관이 있었지. 거기다 최고의 요지였던 명동이 곁에 있었고…. 그러다 보니 드나드는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이 사람들이 반도화랑에서 작품들을 사갔어. 이때 박수근(1965년 작고)이 그린 그림이 조선 풍속화야. 외국인 눈에 맞춘 거지. 덕분에 미군 부대 초상화가에서도 벗어났고….” 반도화랑에서 일을 배운 박명자(67) 회장이 나가서 살림 차린 곳이 바로 현대화랑(지금의 갤러리 현대)이다. 박수근 화백도 반도화랑 전시를 통해 화단에 본격 데뷔했다. “그땐 반도호텔이 9층인가 해서 주변에서 제일 높았어. 그림 그린답시고 몰려다니면서 명동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고 9층 칵테일 바에서 분위기 내고 그랬지. 반도화랑을 열었던 이대원(2005년 작고)이 오며 가며 이런저런 일거리도 줬고….” 당시 서양화 위상은 볼품없었다는 게 백 화백의 회고다. 심지어 이념 장벽까지 있었다. 장욱진(1990년 작고) 화백은 땅과 황소를 벌겋게 그렸다고 기관원에게 끌려갔단다.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추궁당하던 시절, 이중삼중 생활고에 시달렸다. “나도 무지하게 일했어. 서울신문사 뒤에 코오롱 아케이드 있지? 그게 1969년에 지어졌는데 그 지하 아케이드 디자인을 내가 했어. 그것만 했겠어? 국립극장이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무대미술 작업도 내가 했지. 문예잡지나 시집 같은 책에다 삽화며 도안 그려넣는 일도 숱하게 했어. 그런데 그건 비교적 사정이 나은 거였어. 그나마 (작가) 이름값이 있으니 얻을 수 있는 일거리였거든. 이름 없는 작가들? 그냥 마냥 굶는 거지 뭐. 이중섭도 그렇게 굶어 죽은 거지.” 당시 작가들이 ‘괜찮은 일거리’로 꼽았던 것이 백화점 전시였다. 그런데 이것도 유쾌한 것만은 아니었다. “백화점 전시라는 게 지금처럼 멋지게 하지 않았어. 맨 꼭대기층에 전시해 두면 사람들이 내려오면서 보고 상품을 사라고 해둔 거지. 일종의 미끼 상품이야.” 그렇게 자존심에 상처 받아가면서도 뭐가 좋아 그렇게 그림에 매달렸을까. “그냥.” 허무한 답이다. 말이 이어진다. “하얀 캔버스를 앞에 두고 마주 앉아 있으면 그냥 좋아. 이번엔 내가 또 뭘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막 설레. 얼마 전에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 갔는데 마네 그림이 너무 좋은 거야. 여러 번 본 건 데도 너무 좋더라구. 나도 저렇게 멋진 거 하나 그리고 싶다, 이 생각밖에 안 들어.” 젊었을 때도 그 생각만으로 버텨냈다고 한다. “내 젊었을 때만 해도 샤갈, 미로, 피카소, 달리가 살아 있을 때였어. 수입된 유럽잡지를 통해 그 그림을 보면 너무 부러운거야. 나도 저런 작가가 되고야 말테다, 그 희망 하나로 버틴 거지.” 실은 한가지 이유가 더 있단다. “좋아하는 일인 데다 늙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잖아. 마티스는 아흔 넘어 손에 힘이 떨어지니까 가위로 종이를 오려서 작품을 만들어냈어. 르누아르는 말년에 골다공증이 오니까 몸에다 붓을 묶어서 그림을 그렸어. 그걸 보면서 그림이란 게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구나, 하는 계산도 했지.” 그렇게 지켜온 게 바로 한국 현대미술이라는 자부심이 강하게 묻어나온다. 1977년 프랑스로 건너간 것은 파리의 한 화랑이 백 화백의 진가를 알아봤기 때문이다. 초대전으로 프랑스에 불러 들이더니 아예 주저앉혔다. 10년 넘는 활동기간 동안 큰 개인전만도 22차례, 이런저런 전시회까지 합치면 100회 넘게 전시를 열었다. ‘한국에서 건너온 뛰어난 화가’라는 명성이 쌓였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1989년 교통사고를 당하더니 1994년 위암 선고까지 받았다. 한동안 붓을 놓을 수밖에. 몸을 추스린 뒤 더 이상 비행기를 타기 싫어 영구귀국을 결심했다. 원래 살던 경기 의정부 집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왔다. 하지만 창작 의욕만큼은 왕성하다. 아직도 주머니에 종이와 연필을 넣고 다니면서 눈을 사로잡는 장면은 재빨리 스케치한다. “아직 더 그릴 수 있어. 언젠가 프랑스 한인회에서 경로잔치 같은 걸 해 주겠다길래 펄쩍 뛰었지. 아직도 하얀 캔버스 앞에만 서면 가슴이 뛰는데 무슨….” 속으로는 고민도 있다. “미술가란 남이 안 하는 모양이나 색깔을 찾아내야 하니 스케치를 계속 모아두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 중에 작품으로) 뽑아내야지. 그리는 시간 자체보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더 필요해.” 오는 10월쯤 신작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백영수 화백이 걸어온 길 ▲1922년 경기 수원 출생 ▲1945년 일본 오사카미술학교 졸업 ▲1945년 전남 목포고등여학교 미술교사 ▲1947년 서울 화신백화점 개인전 ▲1952년 해군 종군화가 미술전 ▲1953년 신사실파전(국립미술관)▲1973년 국립현대미술관 60년전 ▲1977년 프랑스행 ▲1978년 소시에테 나쇼날 보졀 그랑파레(파리) ▲1981년 프랑스 주재 한국작가전(파리), 프랑스현대작가전(도쿄도미술관) ▲1983년 살롱 도톤느 그랑파레(파리) ▲1985년 AAM전(파리) ▲1986년 프랑스 작가 초대전(일본, LA), 국제현대미술전(모나코) ▲2007년 신사실파 60주년(서울) ▲2011년 영구 귀국
  •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정상들 뜨거운 외교전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8년 동계올림픽 후보도시인 뮌헨 현지실사 사흘째인 4일 뮌헨 레지던츠궁으로 내려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을 위한 만찬을 주재했다. 물론 독일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자리다.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3개국 정상이 모두 실사 전면에 나선 것. 올림픽 후보도시 정상이 실사 과정부터 직접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개최지가 확정되는 오는 7월 6일 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도 적극 참석할 예정이어서 막판 유치전은 가열될 것이 확실하다. 이제 올림픽 유치전은 자존심을 건 각국 정상의 뜨거운 ‘외교전’에서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최근 올림픽 유치 경쟁은 스포츠 시장의 비약적인 성장과 천문학적인 TV 중계권료 등으로 국가의 ‘파워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유치전이 외교전으로 본격 비화된 것은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된 2005년 싱가포르 총회부터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하면서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진 것. 당시 파리가 유리하다는 예상을 깨고 런던이 개최지로 결정되자 외신들은 “외교전에서 블레어가 시라크를 눌렀다.”고 평가했다.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된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총회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총출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프레젠테이션까지 진행했지만 리우데자네이루에 졌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시론] ‘과학벨트’가 정치인의 명품 허리띠인가/정우성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시론] ‘과학벨트’가 정치인의 명품 허리띠인가/정우성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요즘 과학기술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 때문에 정신이 없다. 여기저기서 과학기술인들에게 이 사업에 대한 질문을 하고 의견을 묻곤 하는데, 사실 그동안 이 사업의 세부적인 내용 자체는 대다수 과학기술인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었다. 몇년 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공약 발표로 시작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우리나라의 기초과학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키고 이로부터 창조적이고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함이었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인이 주목한 것은 기초과학 강화를 비롯한 과학기술 경쟁력 증진이었다. 입지는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학벨트의 지역개발 논리가 추가되고 공약 지키기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정치공학적인 요소까지 가미되어, 이것이 정말 과학기술을 위한 벨트인지 아니면 정치인들을 위한 명품 허리띠인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물론 과학기술, 특히 기초과학은 사회와 동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다. 과학기술 연구개발로부터 얻게 되는 수익은 투자한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로부터 사회 전체가 얻게 되는 이익은 상당히 클 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성과이다. 따라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만 연구개발 투자를 맡겨서는 아무도 과학기술에 투자하지 않게 되는 시장 실패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실패를 막고자 정부가 나서서 과학기술인을 지원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 왔다. 특히 선진국의 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생산 공정을 향상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경쟁력을 키워 세계에서 유례 없는 발전을 이끌어 냈다. 선진국의 첨단 기술을 수입해서 이를 중심으로 발전을 선도한다는 전략은 이제 박물관으로 보내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초연구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1 더하기 1은 2’와 같은 기초지식은 만국 공용의 지식이며, 누구나 쉽게 그리고 저가에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는 일부 부유한 선진국이 그들만의 자존심 경쟁을 위해 투자하거나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투자하는 것으로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기초과학으로부터 창출되는 원천기술과 같은 경제적 성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각국이 기초과학 성과를 서로 공유하지 않고 빗장을 걸어 잠그는 시대가 온 것이다. 즉, 우리만의 기초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위치를 더는 누릴 수 없게 되는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이자 가장 집중해야 할 목표는 바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기초연구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모든 조직 간에는 경쟁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쟁은 다양한 수준에서 일어나게 되는데, 작게는 개인 간의 경쟁에서 크게는 국가·대륙·종교 간의 경쟁까지 존재한다. 지금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지역 간의 경쟁, 여야 간의 경쟁으로 그 경쟁의 규모가 굳어져 버렸다. 과연 우리가 추구하는 기초연구 역량이라는 것이 지역 간의 경쟁 수준에 머무는 미약한 것인지 궁금하다. 이러한 조직 간의 경쟁은 협력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나타난다. 선거 때만 되면 고질적으로 나타나는 지역감정을 보면 마치 나라가 몇 조각으로 갈라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가 열릴 때만 출신지역을 막론하고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우리를 보게 된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한다면 서로 총을 겨누는 국가들도 일치단결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어느 수준에서 협력,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추진해야 할 것인지부터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길섶에서] 만사(萬事) 감사/황진선 특임논설위원

    소소한 일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고, 경치를 볼 수 있으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그런 당연한 일에도 감사하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데 연극 ‘바보 추기경’을 보면 그런 의문이 가신다. 김수환 추기경의 일대기 중 돌아가시기 바로 전의 고통과 고독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연극 속 김 추기경은 배변을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차고 있다가 자신을 돌보던 수녀에게 못 볼 것을 보게 한다. 그러고는 “주님, 마지막 자존심까지 내려 놓으라 하십니까. 오늘 저를 데려가 주시면 안 됩니까. 배변이 이렇게 감사한 일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라고 하소연한다. 연극이 끝나자 누구 할 것 없이 눈가가 젖어 있다. 대부분 서너 차례 운 것 같다. 90세에 가까운 아버지는 얼마 전 방광암 수술을 받았는데 용변뿐 아니라 배변도 힘들어하신다. 그러니 병원 응급실에도 자주 가신다. 요즘 새삼 세상엔 감사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느낀다. 황진선 특임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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