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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수사 ‘큰 작품’ 그렸지만…‘최고의 칼잡이’ 초라한 퇴장

    세월호 수사 ‘큰 작품’ 그렸지만…‘최고의 칼잡이’ 초라한 퇴장

    세월호 참사 발생 나흘 뒤인 4월 20일 세월호 선주 및 선사에 대한 수사가 인천지검에 배당되자 법조계에서는 ‘큰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모두가 최재경 인천지검장을 주목했다. 그는 검찰 최고의 특수수사통으로 꼽혔다. 사고 발생 즉시 특수수사팀이 꾸려졌다. 그의 부임 4개월 만이었다. 그에게 수사를 맡긴 김진태 검찰총장이 거는 기대도 컸다. 통상적인 수사와는 달리 이번에는 대형 참사를 계기로 느닷없이 시작되면서 수사팀은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었다. 최 지검장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잡을 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며 집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수사를 독려했다. 수사팀의 초기 행보는 거침없었다. 유씨를 사법 처리의 정점으로 잡은 수사팀은 혐의 입증을 위해 먼저 그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 임원들에게 집중했다. 유씨의 경영 비리 퍼즐을 하나씩 맞춰 나가면서 초창기 수사는 파죽지세로 내달렸다.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유씨라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그를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지난 인사에서 자존심을 구기고 지검장 발령을 받았지만 검찰에서는 “역시 최재경”이라는 찬사도 나왔다. 하지만 유씨가 5월 16일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도주를 택하면서 수사가 꼬이기 시작했다. 수사 장기화에 박근혜 대통령의 질타가 더해지면서 최 지검장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특히 지난 5월 25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을 급습했으나 유씨 검거에 실패하면서 수사팀은 망신을 당했다.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로 확인되면서 최 지검장은 ‘살아 있는 유병언을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이는 여론의 호된 질책과 더불어 그가 검찰을 떠나겠다는 마음을 굳힌 결정적 계기였다. 특수통 엘리트 코스를 내달렸던 최 지검장은 굵직한 수사를 많이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때 2조원대 다단계 사기인 ‘제이유’ 사건을 깔끔하게 처리하며 차기 총장감이라는 평을 받았다. 박연차 게이트의 열쇠가 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와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2011년 중수부장에 올랐던 그는 이명박 정부의 최고 실세로 통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상득 전 의원을 구속하면서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중수부를 폐지하려던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으며 사상 초유의 ‘검란’ 사태에 휘말렸다. 당시 냈던 사표가 반려됐던 최 검사장은 전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한 총장은 옷을 벗었다. 27년간 사건의 바다를 건넜던 최 지검장은 지난달 12일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로 확인되면서 검찰을 떠났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관가 포커스] 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산하기관?

    [관가 포커스] 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산하기관?

    “총리실이 기획재정부 산하기관인가.” 공석이 된 국무조정실장의 후임 자리에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 역시 기재부 출신인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23일 관가에서는 이런 볼멘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상위 부처로서 중앙정부 행정 업무의 조정 역할을 하는 총리실 직원들의 불만은 더 컸다. “열심히 해 봐야 기껏 차관급도 어렵다. 기재부 등에서 붕 날아온 낙하산들이 인사권을 쥐고 좌지우지한다”는 등 자존심 상한 엘리트 공무원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다.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면 (기재부 등) 힘센 부처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중립적으로 어떻게 정책조정 업무를 소신껏 해나갈 수 있겠냐”는 지적도 이어진다. “어차피 인사권자인 장관(국무조정실장)이 다른 부처에서 올 건데, 괜히 열심히 일한다고 하다가 다른 부처 동료들한테 찍히면 힘들어지니 (힘센 부처들 입맛에 맞게) 대충대충 조정하면 된다”는 자조적인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슬쩍 넘어가는 ‘공무원병’을 도지게 하는 꼴이다. 지난 22일 사의를 표명한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이나 그 전임인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이 모두 기재부 차관 출신이다. 기재부에서 또 후임 국무조정실장을 차지한다면 “아예 국무조정실장 자리는 기재부 차관이나 기재부 출신이 오는 것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장관급인 역대 국무조정실장 가운데 총리실 출신은 1990년 12월부터 1992년 3월 말까지 국무조정실장의 전신인 행정조정실장을 지낸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유일하다. 그 외에는 대부분 기재부 출신이었고 산업자원부 등 다른 경제부처 출신들도 더러 있었다. 김진표 전 부총리, 이영탁 세계미래포럼이사장, 안병우 전 충주대 총장, 윤대희 가천대 석좌교수, 김영주 법무법인 세종고문 등이 과거에 행정조정실장을 지낸 기재부 출신들이다. 예산권을 움켜쥔 힘센 부처인 기재부 측은 “예산 업무와 경제 전반을 파악하고 있는 이코노미스트가 그 자리에는 적격”이란 논리를 펴면서 총리실의 유일한 장관급 자리를 독차지해 왔다. 그러나 경제 정책을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전담하는 상황에서 총리실의 수장인 국무조정실장에 기재부 출신을 꼭 앉혀야 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사회 부처와 경제 부처 사이에서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주된 임무인 총리실의 중립적인 역할을 위해서도 그 자리를 기재부 출신이 독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규제완화와 ‘비정상의 정상화’ 등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와 국가 혁신을 총리실에서 총괄해 추진하는 상황에서 총리실 수장에 효율을 강조하는 데 익숙해진 경제관료가 과연 적합한지 의문이다. 국무조정실장은 매주 정부의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 업무 전체를 조정, 평가하는 한편 규제개혁 등의 현안도 총괄한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올라가는 모든 정부 입법안과 주요 정책들이 차관회의에서 조율되고 추려지는 등 국무조정실장에게는 ‘보이지는 않지만 막강한 권한과 정보력’이 주어진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자수 수집 40년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

    [김문이 만난사람] 자수 수집 40년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

    보자기와 보따리의 차이점을 아시나요? 보자기는 물건을 싸고 다닐 수 있는 네모난 천이다. 보따리는 그 물건을 싼 뭉치이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다른 나라에 비해 보자기 문화가 발달했으며 보자기에는 깨알 같은 정성과 땀이 담겨 있다. 지금은 흔치 않지만 옛날의 어머니들은 한밤중에 다듬이질을 하다가 소리 없이 조용히 바느질을 하곤 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보면 요긴하게 쓸 보자기가 뚝딱 만들어져 있었다. 여기에 자수를 얘기해본다. 사전적으로 풀어보면 직물, 편물, 망, 피혁, 종이류 등의 표면에 실, 끈 종류, 천 조각, 피혁 등으로 누비고 붙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자수를 ‘실로 그리는 회화’라고 표현한다. ‘한국자수박물관’은 국내 대표적인 전통 자수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허동화(88)·박영숙(82) 부부가 공동관장이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서 시작된 이 박물관은 을지로를 거쳐 1991년 강남구 논현동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부부가 40년 동안 꾸준히 수집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다 보니 보자기, 자수, 다듬잇돌, 발, 화문석, 침장, 의상과 장신구 등 30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게 됐다. 그중 자수사계분경도(보물 제653호)와 수가사(보물 제564호)는 보물로 지정됐고 왕비보(중요민속자료 제43호), 다라니주머니(중요민속자료 제42호)와 대향낭(중요민속자료 제41호) 등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될 정도로 소중한 것들이다. 이곳에 소장된 자수와 보자기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많이 전시됐다. 1978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벨기에,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 60여차례 전시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외국인에게 한국 섬유예술의 우수성을 알려 왔다. 최근에는 터키와 일본 교토에서 보자기 전시를 가졌다. 지난 17일 논현동에 자리한 박물관에서 허 관장 부부를 만났다. 허 관장은 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고 있었다. 나이가 88세였지만 아름다운 보자기 예술에 심취해서인지 동안이었고 낯빛은 밝아 보였다. 박물관장치고는 허 관장의 이력이 의외다. 육사 9기 출신으로 동국대 법정대학과 동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쟁 참전공훈으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1956년 소령으로 예편한 후 한국전력에서 감사를 지냈다. 처음에는 도자기 수집이 취미였을 뿐 자수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치과의사인 부인 박씨와 함께 자수 수집가로 변했다. 박씨는 남편보다 일찍 자수에 관심이 많았다. “1960년대 초반이었죠. 도자기를 보러 인사동에 갔는데 미국인이 화조(花鳥)로 수놓인 병풍을 헐값에 사가더라구요.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만든 저 아름다운 물건이 제값도 못 받고 해외로 반출된다는 것이 속상했습니다. 그래서 병풍과 자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부인이 삼각지에서 치과병원을 차리자 옆에서 손님을 끌 요량으로 이색박물관인 자수박물관이라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반공방첩을 중요시했던 터라 자수하면(?) 돈을 3000만원이나 벌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자수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혹시 간첩이 오면 자수라도 시킬 생각이었죠(웃음).” 이후 곳곳에서 자수를 가진 사람들이 박물관으로 찾아왔다. 값어치가 없는 자수라도 사들이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수집품이 점점 많아졌다. “찾아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자기에 물건을 싸고 왔습니다. 작은 천조각을 이어 만든 호남권의 조각보, 여러 색실로 무늬를 놓은 강원권의 자수보, 수수한 아름다움이 있는 경기권의 모시보 등 귀중한 것들이 많았어요. 보자기는 한국과 일본, 터키에만 있는데 조각보는 한국에만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물건이 쌓여가던 어느 날, 박물관에 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찾아왔다. 최 관장은 전시된 자수들을 보고 “사라져 가던 우리의 자수와 보자기가 여기에 다 보존돼 있다”며 감탄했다. 이를 계기로 1978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처음 초대전을 갖는다. 무려 3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리에 전시가 이루어졌다. 이듬해 도쿄에서 한국문화원이 개관할 때도 자수와 보자기를 전시했다. 해외 전시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동안 해외 전시를 통해 700만여명의 외국인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보자기를 보여줬습니다. 외국 문화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비구상 회화’의 아름다움이라고 극찬하더군요. 왜냐하면 100여년 전 것도 있었고 천지인의 철학이 담긴 것들도 있었으니까요. 독일 린덴 국립민속학 박물관장인 피터 틸레는 그의 저서에서 ‘색채 구성이 뛰어난 한국 조각보는 몬드리안이나 클레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20세기 추상화 거장들이 한국 보자기를 본 적이 있을까’라고 썼을 정도였지요.” 독일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 초청이 계속 이어졌다. 1999년 프랑스 니스 동양박물관은 한국 보자기로 개관전을 했다. 자존심 강하기로 소문난 프랑스 박물관 개관전에서 한국의 자수와 보자기를 초청해 전시한다는 것 자체가 화제가 됐다. 호주 시드니 파워하우스 박물관 전시는 주최 측의 요청으로 3개월 더 연장되기도 했다. 허 관장은 그동안 해외 전시의 성과해 대해 거듭 강조한다. 약 250억원의 전시비용이 투입됐으며 전통 규방문화의 국가브랜드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우수한 섬유예술의 독창성을 소개하고 교민들에게는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한다. 해외관람객은 10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한국에만 있는 조각보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현대 추상미술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다우며 쓰임새 또한 다양할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여인들의 미적 감각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여성의 삶과 철학이 오롯이 깃든 표현방법들은 세계의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경이로운 유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수 수집뿐만 아니라 지난 20여년간 보자기 1000여점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아울러 다듬잇돌 700여개를 수집해 기네스북에 오른 기록도 가지고 있다. 허 관장은 인터뷰를 하면서 옆에 앉은 부인 자랑을 자주 했다. 부인 박씨는 서울대 치과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미국 그레이스 국제신학대학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을지병원 치과 과장을 거쳤다. 둘은 같은 황해도 출신으로 월남 후 서울에서 만나 결혼했다. 내년이면 같이 산 지 60주년을 맞는다. 박씨는 어릴 때부터 조각보를 만들 정도로 관심이 많았으며 결혼 후에는 이런 부인의 영향으로 허 관장도 자수와 보자기를 수집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거의 잊혀 있거나 내버리다시피한 것들이었지만 그 시대를 살아온 여인들의 한 맺힌 사연들이 숨어 있음 직한 한 점 한 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같이 수집을 하게 됐다. 경제적인 문제는 주로 박씨가 치과를 운영하면서 해결했다. 이에 대해 허 관장은 “부부가 같이하다 보니 세계 제일의 자수 수집 가정이 됐다”며 웃는다. 또한 “해외 전시 때마다 한복과 장신구 등을 해당 박물관에 기증했으며 문화사업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국민모란훈장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허 관장은 1970년 자수에 대한 학술적 뒷받침을 위해 처음으로 전통자수 연구논문을 발표하게 된다. 이후 자수사 연구, 조선시대 표장제도 연구, 궁중보자기 연구 등 수십편에 달하는 연구논문을 저술했다. 1979년에는 한국일보가 제정한 한국출판문화 저작상을, 2003년에는 김세중기념사업회가 시상하는 한국미술저작상(‘이렇게 좋은 자수’) 을 수상했다. 2004년에는 여성문화의 세계화를 이룩한 공로로 5·16민족 학예상을 받았다. 허 관장은 자수뿐만 아니라 1990년대 중반부터 버려진 농기구와 어구, 가재도구 등을 수집해 오면서 오브제와 콜라주 작업으로 환경친화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하남국제환경박람회, 대전한림미술관, 갤러리 시우터, 경기도 박물관 등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일본 메구로 미술관과 추계예술대, 아주대 등의 박물관에는 그가 기증한 작품이 상설전시되고 있다. 허 관장 부부는 지금도 수집활동을 하면서 계속 보완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자수민속박물관을 지으면 모두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허동화 관장은 1926년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1950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1957년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64년 한국전력공사에서 감사를 지냈다. 1974년 한국자수연구소 소장으로 있다가 1976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자수박물관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한국사립박물관장협회 회장(1976년), 방송심의위원(1981년), TV·영화검열심의위원(1981년), 한국기네스협회 부총재(1992년) 등을 지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의 자수(1978년), 한국의 고자수(1982년), 옛보자기(1988년), 세상에서 제일 작은 박물관 이야기(1997년), 우리가 알아야 할 규방문화(1997년), 이렇게 좋은 자수(2001년), 이렇게 소중한 보자기 역사(2004년), 이렇게 예쁜 보자기(2004년), 규방문화의 세계 여행(2008년) 등이 있다. 올해의 육사인상(2003년), 자랑스러운 박물관인상(2003년), 한국미술 저작상(2003년), 우수 박물관 표창(2006,2007년) 등을 수상했다.
  • 시신 손안에 두고… 검·경 40일간 헛발질

    시신 손안에 두고… 검·경 40일간 헛발질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이미 숨진 사실이 22일 뒤늦게 확인되면서 엄청난 인력을 투입해 유씨를 쫓던 검찰과 경찰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시민의 신고로 유씨 시체를 일찌감치 수습하고도 부실한 초동 대처로 40일간 수사력을 낭비했다. 또 전날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검찰도 체면이 상했다. 검경의 헛발질 탓에 “유씨 일가를 신속히 검거하라”고 재촉했던 박근혜 대통령도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유씨의 유전자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이 시체의 지문과 유씨의 지문을 비교한 결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또 유씨 변사체 발견·처리 과정의 부실 책임을 물어 우형호 순천경찰서장과 담당 형사과장을 직위해제하는 한편 유씨의 사인 규명 등 후속 수사를 위해 순천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검찰도 감찰팀을 구성, 변사자 확인에 소홀한 순천지청에 급파했다. 검·경에 따르면 박윤석(77)씨 소유 매실밭에서 발견된 유씨 시체 주변에서는 유씨의 측근이 대표인 ㈜한국제약의 ‘ASA 스쿠알렌’ 빈 병과 천가방 등이 나왔다. 천가방에는 유씨의 자서전 제목인 ‘꿈 같은 사랑’이란 글씨가 적혀 있었다. 매실밭은 검찰이 유씨를 검거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급습했던 송치재 인근 별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다. 변사체를 유씨로 의심해 볼 만한 정황들이 충분했다. 하지만 경찰은 행려병자나 노숙인의 시체로 보고 일반 변사 사건처럼 ‘신원 확인이 어려워 부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성한 경찰청장도 “순천 송치재 인근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일 것이라는 의심을 하지 못했다”면서 “(초동 수사) 부분에 실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 청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 들어가 김기춘 비서실장 등에게 시신 발견 과정 등에 대해 보고했으며 경찰 병력을 대거 동원하고도 유씨의 사망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점 등에 대해 질책을 당했다. 검찰 역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변사 사건을 지휘한 순천지청은 변사체의 사진과 당시 상황을 경찰로부터 구체적으로 보고받았음에도 노숙인 변사로 판단해 대검찰청에 보고하지 않았다. 유씨 검거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인천지검 역시 전날 밤늦게 사건을 파악했다. 앞서 검찰이 브리핑에서 “(유씨의) 꼬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검거는 시간문제”라고 밝힌 근거 없는 자신감은 결국 무능함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 관계자는 “처리할 사건이 많다 보니 담당 검사가 변사자 주변에 흩어져 있는 유류품만 보고 유씨를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시체를 수습한 현장에서 일부 증거물을 완전히 수거하지 않고 방치해 시체 수습 과정의 문제점도 드러냈다.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기고] 커피의 선전과 녹차의 기회/명정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기고] 커피의 선전과 녹차의 기회/명정식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차(茶) 시장에서 커피 열풍이 뜨겁다. 국내 커피음료의 시장규모 6조 1700억원은 쌀 생산액 8조 1000억원의 76%에 해당한다. 대형체인점 입점 규제에도 불구하고 커피전문점은 2009년 5297개에서 2013년 1만 8000여개로 340% 급성장했다. 반면 전통 차의 자존심 녹차 시장은 음료시장 점유비 4%로 미미하다. 13억 5000만 인구에 녹차와 홍차를 즐기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연내 타결하기로 했다. 건강과 기능성, 맛과 품위에서 앞서는 녹차를 따돌린 커피를 생각하며 기회를 보자. 커피는 사회 변화의 트렌드를 읽었다. 국민 1인당 GDP 3만 달러 시대가 도래하면서 생활 패턴도 변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레포츠 인구가 크게 증가한 반면 술과 노래방 문화는 눈에 띄게 줄었다. 2인 이하 가구가 4인가구를 추월하면서 소규모의 카페로 여가문화가 이동하는 현상도 뚜렷하다. 디지털시대 젊은 층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보거나 대화를 나누며, 노트북을 들고 가서 시간을 보낸다. 가정집 단위로 모이던 전업주부들도 집안일을 마치고 카페를 찾아 시간을 보낸다. 커피는 맛과 모양의 차별화 등 꾸준한 변신에 성공했다. 커피와 녹차 모두 카페인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쓴맛이 난다. 녹차는 쓴맛과 떫은 기운을 지우지 못했지만 커피는 그 쓴맛을 그윽한 커피향으로 남겨 두었다. 또한 맛의 변신과 함께 마시는 방법을 다양화했다. 처음은 원두와 프림, 설탕을 따로 나누었다가 나중에는 커피믹스 형태로, 지금은 다시 믹스와 원두 블랙으로 나뉘어진다. 원두 위에 다른 과일 맛의 소스를 첨가하기도 한다. 특별한 맛과 스토리가 있는 스페셜 티는 한 잔에 몇 만원씩 하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판매 방식도 자판기, 테이크 아웃, 문화가 있는 전문점으로 변신했다. 녹차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수천년 동안 웰빙 차로 기능성이 입증된 녹차의 품질 고급화, 다양화를 위해서는 정책의지가 중요하다. 우전, 세작, 중작, 대작으로 분류되는 녹차 중 우전은 100g에 10만원을 호가하지만 가격대와 규격을 다양화하면 대중의 접근이 용이해진다. 중국인들이 매우 귀하게 생각하는 우리 인삼을 비롯해 차 문화에 대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재기에 성공한 막걸리의 부흥을 보고 길을 찾고 마케팅은 커피와 피자에 묻자. 차 한 잔, 있는 자리와 없는 자리는 사뭇 다른 게 세상살이라 어느 나라도 포기할 수 없는 게 차 산업이다.
  • “아시안게임 참가 전면 재검토”… 北 비용 자부담 원칙에 틀어졌나

    조선중앙통신은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를 논의한 남북 실무접촉의 결렬과 관련, “(북한은) 대회 참가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남측이) ‘국제관례’니 ‘대표단 규모가 너무 크다’느니 하고 트집을 걸었다”면서 “공화국기는 물론 ‘한반도기’도 큰 것은 안 된다고 도전적으로 나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통신은 오후에 남측의 태도가 돌변했다며 “(청와대) 지령을 받느라고 14시로 예견된 오후 회담을 2시간 15분이나 지연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날 실무접촉에서 북측은 선수단·응원단을 각 350명까지 보내겠다고 밝혔으나, 우리 측이 인원 구성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대형 인공기 사용을 제한하도록 요청하는 과정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퇴장했다. 특히 비용 문제와 관련, 남측이 ‘자부담’ 원칙을 먼저 밝힌 것에 자존심이 상했을 가능성도 크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측은 오후 협의 과정에서 선수단·응원단 편의 보장 문제는 국제관례를 토대로 검토할 것이며, 응원단 안전문제를 고려했을 때 대형 인공기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북측이 실무적인 필요에 따른 우리 측의 확인을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與野지도부 김포서 ‘지역 일꾼 vs 큰 일꾼’ 격돌

    여야 지도부가 18일 7·30 재·보궐 선거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 김포에 집결했다.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와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나란히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는 서로를 공격하며 기세싸움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 후보의 출마를 ‘낙하산 공천’으로 폄하하고, 김포 출신인 홍 후보를 ‘지역 일꾼’으로 부각시켰다. 김무성 대표는 “조상 대대로 400년 동안 김포를 지킨 집안의 홍 후보는 빈손으로 시작해 (굽네치킨) 사업을 일으켜 5년 동안 김포에 세금을 30억원 이상 냈다”면서 “상대당 후보는 김포와 인연이 1%도 없는 사람”이라고 대비시켰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김 후보가 2012년 대선 경선 참여를 위해 경남지사직을 중도 사퇴한 점을 거론, “경남도민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더니 중도사퇴했고, 이번에는 전혀 연고가 없는 김포에 출마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른바 ‘큰 인물론’을 내세우는 한편 이번 선거를 ‘과거의 새누리당과 미래의 새정치연합 간 대결’로 규정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최근 3년 동안 인구 증가율이 전국 1위일 정도로 김포는 역동적인 변화를 겪는 지역”이라면서 “일 잘하기로 소문난 김 후보를 선택할 때 김포의 미래가 확실하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김 후보는 무능한 정부·여당을 꾸짖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거인”이라면서 “이장에서 도지사가 된 김 후보가 인구 32만명에서 앞으로 100만명을 바라보는 신도시에서 통 큰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거들었다. 안 대표는 또 “국민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원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총리를 유임시키는 등 한 걸음도 못나갔다”면서 “정부·여당이 과거 대한민국을 지키려고만 한다”고 일갈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제대로 된 논의 없이 쌀 시장을 개방한다고 정부가 발표했다”면서 “견제할 수 있는 힘을 새정치연합에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레알 가치는 ‘3조원’ 2년째 가장 비싼 팀

    34억 4000만 달러(약 3조 5400억원), 어느 석유 재벌의 자산 규모가 아니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값어치다.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가 17일 발표한 ‘세계에서 가치 있는 스포츠 50개 팀’ 목록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가치 추산액 33억 달러에서 1억 4000만 달러가 뛰었다. 지난 5월 끝난 2013~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10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6억 7500만 달러(약 6949억원)를 벌어들였다. 전 세계 스포츠팀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 바르셀로나는 32억 달러의 값어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아 2위에 올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자존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8억 1000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괴물’ 류현진이 몸담고 있는 LA다저스는 2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오른 6위를 차지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프로야구] 언제 떴었나 ‘별잔치’ 투수 MVP

    [프로야구] 언제 떴었나 ‘별잔치’ 투수 MVP

    올해 ‘별들의 잔치’에서도 풍성한 볼거리와 기록이 쏟아질까. 2014시즌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1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지만 막상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사뭇 진지하다.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탓에 웃고 즐길 수만은 없다. 이 때문에 지난 32차례의 올스타전은 재미와 더불어 감동까지 선사했다. 올스타전 최고 관심사는 역시 ‘별 중의 별’ 최우수선수(MVP). 지난해까지 배출된 32명의 MVP 가운데 투수는 김시진(삼성·1985년)과 정명원(태평양·1994년) 둘뿐이다. 나머지 30명이 타자, 이 가운데 21명이 대포를 쏘아올려 영예를 안았다. 그만큼 홈런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번에도 홈런 선두(30개) 박병호(넥센) 등 거포들이 ‘왕별’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는 두둑한 상품이 건네졌다. 원년인 1982년 ‘맵시’, 이듬해 ‘포니’를 필두로 1998년까지 승용차 일색이었다. 하지만 1999년부터 3년 동안은 골든볼과 골든배트(이상 20냥쭝)가, 이후 2008년까지는 현금(1000만원)도 주어졌다. 그러나 다음해부터 다시 승용차가 부상으로 돌아갔고 올해도 승용차(K5)가 전달된다. 시구자도 시대상을 반영해 바뀌었다. 세 경기로 치러진 원년 올스타전은 이경진, 정애리, 정윤희가 나서는 등 배우들이 초반 대세를 형성했다. 1985년부터는 도지사, 시장 등 정·관계 인사가 주도했고 2003년에는 대통령(노무현)이 나서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최동원(2004년) 등 ‘야구 레전드’가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박찬호가 시구한다. 풍성한 기록도 쌓였다. 타격 부문에서 김성한(해태)은 무려 17경기(1982~93년)에 나서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남겼다. 현역으로는 홍성흔(두산)과 ‘큰’ 이병규(LG)가 나란히 최다 출전(통산 11차례)했다. 통산 최다 홈런은 김용희(롯데), 양준혁(삼성), 홍성흔(롯데 이상 4개)이, 통산 최다 안타는 양준혁(23개)이 기록했다. 만루 홈런은 원년 김용희가, 그라운드 홈런은 2007년 이택근(현대)이 터뜨린 것이 유일하다. 통산 최다 도루의 주인공은 이종범(KIA·9개)이다. 마운드에서는 송진우(한화)가 통산 최다 경기(11경기) 출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통산 최다승은 김시진의 3승, 통산 최다 세이브는 오승환(삼성)의 3개다. 한편 17일 예정됐던 퓨처스 올스타전은 비 때문에 18일 낮 12시로 연기돼 사상 최초로 1·2군 더블헤더로 열린다. 이날도 많은 비가 내리면 퓨처스 올스타전은 취소되고 1군 올스타전은 19일 오후 7시 열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다시 뛰는 한국경제] 현대모비스, 수소車 모터 개발 쾌거 ‘미래車 발전소’

    [다시 뛰는 한국경제] 현대모비스, 수소車 모터 개발 쾌거 ‘미래車 발전소’

    현대모비스는 지난 6월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가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 순위에서 6위에 오르며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맏형의 자존심을 세웠다. 글로벌 선진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 속에서 이뤄낸 성과다. 현대모비스는 1999년 부품의 모듈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국내에 도입했다. 모듈의 범위도 단순 부품 조립에서 기능 부품을 통합하는 단계로 업그레이드했다. 현대모비스는 모듈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섀시·운전석·프론트엔드 등 자동차 3대 핵심 모듈 생산 1억 세트(누적기준)를 돌파했다. 1999년 첫 모듈을 공급한 지 14년 만으로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례다. 현대모비스는 능동형 안전장치 및 첨단운전자 지원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선 이탈방지 및 제어 장치, 상향등 자동전환장치,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시스템, 보행자보호 에어백, 스마트 주차 보조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수소연료전지차(FCEV)의 구동모터, 전력전자부품, 리튬 배터리 패키지 및 연료전지 통합모듈 등은 친환경차 개발 5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최근 몇 년간 현대모비스는 북미 및 유럽 등 글로벌 선진 완성차 메이커에 자동차 핵심 부품을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현재 10% 수준인 수출 비중을 20%까지 늘려 2020년에는 세계 5위로 올라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3개월 만에 사냥 나선 ‘호랑이’

    역사는 1860년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의 작은 도시 프레스트윅의 한 술집에서 시작됐다. ‘붉은 사자 여관’에 딸린 술집에 모여 술을 마시던 이 지역 유지들이 골프대회를 열어 보자고 뜻을 모았고, 영국 전역에서 달랑 8명의 선수가 모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인 브리티시오픈(공식 대회명 디오픈)의 시작이었다. 술집에서 시작된 대회라 우승 트로피도 은제 술 주전자인 ‘클라레 저그’다. 미국 등지에서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 주관으로 열리는 이 대회를 ‘브리티시오픈’이라고 부르지만 영국인들은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오픈 대회라는 자존심의 표현으로 ‘디오픈’이라고 부른다. 143번째를 맞은 브리티시오픈이 영국 호이레이크의 로열리버풀 골프클럽(파72·7312야드)에 세계 정상급 선수 156명을 초청, 17일부터 나흘 동안의 열전에 들어간다. 총상금은 무려 540만 파운드(약 93억 7000만원).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골프장인 로열 리버풀은 올해 대회까지 12차례 브리티시오픈을 유치했다. 마지막 대회는 2006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정상에 오른 그때였다. 이번 대회 눈길도 우즈에게 쏠린다. 부상에서 돌아와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2008년 US오픈에서 메이저 14승째를 거둔 뒤 승수를 쌓지 못했고, 최근 허리 수술로 석 달간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대회는 2006년 대회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우즈는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 얼 우즈가 암으로 숨진 뒤 슬픔에 빠졌고 그해 6월 열린 US오픈에서 컷탈락하는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우즈는 일단 브리티시오픈이 시작되자 맹타를 휘둘러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크리스 디마르코(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당시 드라이버를 단 한 번만 꺼내드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을 비롯,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호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이 출전해 샷 대결에 나선다. 첫날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같은 조에 묶인 만 38세의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메이저 15승째를 찍으면 1978년 역시 만 38세로 브리티시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메이저 15승을 달성했던 잭 니클라우스와 메이저 승수 쌓기 ‘시간경쟁’에서 동률을 이루게 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계) 선수는 최경주(SK텔레콤)를 비롯해 양용은(KB금융), 나상욱(타이틀리스트), 김형성(현대자동차), 정연진, 장동규, 김형태, 안병훈까지 모두 8명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삼바 끝까지 추락

    삼바 끝까지 추락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일이다. 팀 정신 자체를 다 바꿔야 한다.”  ‘프리킥의 마술사’로 유명한 전 브라질 국가대표 주니뉴 페르남부카누가 13일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3, 4위전에서 브라질이 네덜란드에 0-3으로 패배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한 말이다. 개최국 브라질은 독일과의 준결승 1-7 참패에 이어 네덜란드에도 완패, ‘축구 왕국’의 자존심 회복에 실패했다.  악몽은 킥오프 휘슬과 함께 시작됐다.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의 콤비 플레이에 브라질의 수비라인은 붕괴됐고 주장 치아구 시우바(파리생제르맹)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전반 3분 판페르시가 이를 성공시켜 네덜란드가 앞서갔다.  브라질은 반격에 나섰지만 네덜란드의 파이브백 수비조직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네덜란드가 전반 17분 역습 상황에서 달레이 블린트(아약스)의 추가골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2골 차로 뒤진 브라질은 오스카르(첼시)를 중심으로 공격 기회를 만들어 갔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브라질은 공세를 취했지만 실속이 없었고, 반대로 로번의 빠른 발을 앞세운 네덜란드의 역습이 위협적이었다. 네덜란드는 후반 추가시간 로번이 만들어 낸 공격 기회를 헤오르히니오 베이날뒴(에인트호번)이 마무리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을 무패(5승2무)로 마무리했다.  반면 브라질은 1974서독대회 이후 40년 만에 대회를 2연패로 마감했다. 역대 세 번째다. 7경기에서 14골을 허용, 종전 월드컵 본선 최다실점 기록(11골)도 갈아치웠다. 또 브라질은 현재 방식(조별리그 뒤 토너먼트)으로 진행된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북한에 이어 12골 이상을 내 준 세 번째 팀의 불명예도 안았다.  브라질 스콜라리 감독은 “우리는 저조한 경기를 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면서도 “내 미래는 브라질축구협회장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사실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주장 시우바는 “우리는 실패했다. 악몽 같은 시간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면서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오늘 야유를 들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도 힘겨울 것 같다”고 쓸쓸히 물러났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빅판 1호’ 4년 만에 새 도전

    ‘빅판 1호’ 4년 만에 새 도전

    “가장 밑바닥에 있던 저를 보면서 다른 사람들도 재기할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내 ‘빅판’(노숙인 자활을 돕는 대중잡지 ‘빅이슈 코리아’의 판매원) 1호 박종환(56)씨가 4년 만에 빅이슈 판매 활동을 접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빅판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지인의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창업을 준비하기로 한 그는 13일 “그동안 받은 격려와 응원을 사회에 보답하며 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씨가 빅판으로 나선 것은 2010년 7월. 웨딩 촬영과 주방용품 판매 사업을 하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파산 지경에 이른 박씨는 가족과 흩어져 10여년을 떠돌아다녔다. 무가지에서 빅판 모집 소식을 보고 무작정 빅이슈 사무실을 찾은 박씨는 창간호 10권을 받아 들고 서울 강남구 역삼역에 도착했다. 박씨는 “노숙인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길에서 잡지를 팔아야 한다는 사실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가족들을 떠올리며 자존심은 묻어 두기로 했었다”고 회상했다. 박씨는 술, 담배를 끊고 하루 14시간씩 자리를 지켰다. 식사는 컵라면으로 때웠다. 노점상으로 오해받아 강남구청 직원들과 여러 차례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매일 아침 거스름돈을 새 돈으로 바꿔 준비하고 비타민과 엽서 등을 따로 잡지에 끼워 넣는 박씨의 남다른 노력에 격려하는 시민들도 늘어났고 ‘단골’까지 생겼다. 그는 2012년 임대주택을 마련해 가족들과 재회했다. 박씨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데 아내에게서 ‘된장찌개 끓여 놓았으니 일찍 들어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는 대기업 임원이 된 것처럼 행복했다”면서 “전에는 깨닫지 못한 가족의 소중함을 느꼈다”며 미소를 띠었다. 빅판의 맏형 격인 박씨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빅판 중에는 돈을 벌어 술값으로 쓰는 경우도 허다하다”면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고민해야 진정한 자립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월드컵2014] 고개 숙인 메시 ‘끝내 터지지 않은 한 방’

    연장전 후반 추가 시간.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골잡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발끝에 놓인 볼을 향해 경기장을 가득 채운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은 “골! 골!”을 외쳤다. 그러나 그의 발끝을 떠난 볼이 허망하게 공중으로 뜨자 팬들의 함성은 이내 탄식으로 바뀌었다. 메시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빛낸 최고의 스타에게 주어지는 ‘아디다스 골든볼’의 주인공으로 뽑혔지만 그의 월드컵 불운은 브라질까지 이어졌다.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 독일과 결승전에서 상대한 아르헨티나는 전·후반 90분 동안 득점 없이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지만 연장 후반 8분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하루 전날 알레한드로 사베야 아르헨티나 감독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아르헨티나 3-2 독일) 우승을 재현하겠다고 내심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결국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독일 1-0 아르헨티나) 결과가 24년 만에 재현되고 말았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메시의 활약 여부는 단연 최고의 관심거리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을 기록한 메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쏟아내며 단숨에 전 세계 팬들을 흥분시켰다. 2006년 독일 대회를 통해 ‘월드컵 무대’에 입성한 메시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도 카메라를 몰고 다녔지만 끝내 무득점에 그쳤고, 팀도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메시를 둘러싼 월드컵 불운의 시작이었다. 이 때문에 메시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자존심 회복’이라는 무게감이 어깨를 짓눌렀지만 보란 듯이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려 4골을 쏟아내며 득점왕을 향한 질주를 펼쳤다. 그러나 조별리그 3경기에서 6골을 폭발한 아르헨티나는 16강전부터 결승까지 4경기 동안 단 3골에 그치는 부진에 빠졌다. 아르헨티나의 부진한 경기력에는 메시의 ‘골 침묵’도 한몫을 했다. 메시 역시 토너먼트로 올라오면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결국 독일과의 결승전에 나선 메시는 끝내 폭발적인 드리블과 기막힌 득점 본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채 120분 풀타임 출전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메시는 이날 경기 전반전에 그라운드에서 몸을 구부리고 토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메시는 이전에도 종종 경기 도중 토하는 장면을 연출하곤 했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소속팀인 바르셀로나 구단의 의사들이 몇 차례 검사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한 바 있다. 메시는 이에 대해 “훈련과 경기뿐만 아니라 집에 있을 때도 종종 그런다”며 별다른 증상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고, 그의 말대로 메시는 그동안 수많은 골과 각종 트로피를 섭렵하며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월드컵 만큼은 예외였다. 조별리그에서 4골을 쏟아낸 메시였지만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는 골과 인연이 없었다. 메시에게 마지막 기회가 온 것은 연장 후반 추가 시간이었다. 독일의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뮌헨)로부터 얻어낸 반칙으로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은 아르헨티나는 키커로 메시를 내세웠다. 연장 후반 추가 시간도 거의 끝난 가운데 0-1로 끌려가던 아르헨티나는 마지막 기회를 메시에게 맡긴 것이다. 긴장감 속에 자신의 얼굴을 수차례 쓰다듬으며 볼의 방향을 머릿속에 그린 메시는 팬들의 함성을 뒤로 한 채 강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볼은 터무니없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고 말았다. 동점골을 바라던 관중의 함성은 이내 장탄식으로 바뀌었고, 주심의 휘슬은 독일의 우승을 확정했다. 메시는 경기가 끝난 뒤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아디다스 골든 볼’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메시는 수상 트로피를 건네 받는 순간까지 단 한 번도 얼굴에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금빛 트로피’를 들고 시상식 계단을 내려오는 메시의 얼굴에는 허무함과 아쉬움이 진하게 드리워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컵2014] 브라질 감독, 네덜란드와 13일 3·4위전 ‘마지막 자존심 찾기’… “막막하다”

    ‘미네이랑의 참사’를 당한 브라질 축구 대표팀이 ‘네덜란드를 상대로 마지막 자존심 찾기에 들어간다. 브라질과 네덜란드는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경기장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3∼4위전을 치른다. 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던 브라질은 지난 9일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치른 독일과의 4강전에서 1-7 대패를 당하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추락했다. 브라질 국민과 언론은 육두문자까지 써가며 ‘삼바 군단’을 비난하고 있고, 축제 분위기였던 브라질은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나는 등 혼돈으로 빠져들었다. 이번 3∼4위전에서 브라질이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자국민의 분노를 잠재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런데 이 경기 승리 말고는 대표팀이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다소 앞서 있는 브라질이지만 척추 골절상으로 당한 네이마르(바르셀로나)가 빠지면서 그라운드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고민이다. ’원톱 스트라이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프레드(플루미넨세)는 4강전 대패 이후 브라질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어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줄지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역대 월드컵 맞대결에서도 브라질은 네덜란드에 1승1무2패로 열세다. 경고 누적으로 4강전에 결장한 치아구 시우바(파리생제르맹)가 돌아온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반면에 네덜란드는 전력 누수가 없다.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스피드와 결정력을 겸비한 공격수들이 건재하다. 특히 이번 대회 최상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로번의 골 욕심이 클 것 같다. 최근 열린 월드컵에서는 결승전이 아닌 3∼4위전으로 대회를 마무리한 팀에서 최다 득점자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까지 6차례 월드컵에서 2002년 한·일 대회의 호나우두를 제외하고는 모두 3, 4위 팀 선수가 득점왕이 됐다. 현재 3골 1도움을 기록중인 로번이 득점 순위 1위인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6골 2도움)를 넘어서려면 해트트릭 이상이 필요하다.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미 vs 유럽… 아르헨·독일 24년 만에 ‘리턴매치’

    남미 vs 유럽… 아르헨·독일 24년 만에 ‘리턴매치’

    결국 남미와 유럽이 만났다. 아르헨티나는 10일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에서 120분간의 접전에도 0-0으로 승패를 가르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겨 24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오는 14일 오전 4시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벌어지는 결승 상대는 개최국 브라질을 7-1로 격침하고 12년 만에 오른 독일이다. 두 나라가 결승에서 만나는 건 1990년 이탈리아대회 결승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옛 서독이 위르겐 클린스만이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우승했지만 아르헨티나 팬들은 심판의 옳지 못한 페널티킥 판정 때문에 우승을 도둑맞았다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두 팀은 또 1986년(아르헨티나)과 1990년(옛서독) 서로를 상대로 마지막 우승을 거뒀던 터라 이번 대회 결승은 그야말로 각 대륙의 명예를 건 불꽃 튀는 대결이 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우승을 이끌면 디에고 마라도나를 뛰어넘어 진정한 축구의 신에 오른다. 독일의 토마스 뮐러(5골)는 한 골만 보태면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6골)와 골 수는 같아지지만 도움에서 앞서 사상 첫 두 대회 연속 득점왕의 영예와 함께 유니폼 왼쪽 가슴에 네 번째 별(우승)을 새기게 된다. 개최국 브라질은 13일 오전 5시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국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3, 4위전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잃었던 자존심 찾기에 나선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월드컵2014] 아르헨티나 아궤로 “독일을 위험에 빠뜨릴 선수 있다” 위풍당당…누구?

    결전을 앞둔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공격수 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 시티)가 상대 독일의 힘을 경계했다. 아궤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대망의 결승을 사흘 앞둔 11일(이하 한국시간) 인터뷰에서 “독일은 위대한 팀”이라며 “브라질에 일어난 일은 어느 팀에라도 일어날 수 있다”면서 위기감을 숨기지 않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독일은 지난 9일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7-1 대승리를 거두며 세계 축구계를 공포와 경악으로 몰아넣었다.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치아구 시우바(파리 생제르맹) 등 브라질 공수의 핵이 모두 빠졌다고는 해도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독일 ‘전차군단’의 포격은 주최국 브라질의 자존심을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조별리그 포르투갈전 4-0 쾌승을 비롯해 지금까지 여섯 경기에서 무려 17골을 폭발한 독일의 가공할 화력 앞에 아르헨티나는 다소 초라한 처지다. 아르헨티나는 8강까지 다섯 경기를 모두 한 골 차 신승으로 마무리했고 4강 네덜란드전은 120분 무득점 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겨우 이겼다. 여섯 경기 8골로 독일 득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아궤로는 “우리에게도 독일을 위험에 빠뜨릴 선수들이 있다”면서 “아르헨티나가 결승에 온 것에도 이유가 있다”고 선전을 자신했다. 아궤로는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왼쪽 허벅지를 다쳐 16강과 8강전에 결장했다. 4강전에서는 교체 출전해 아르헨티나의 세 번째 승부차기 슛을 차넣었다. 그는 “부상에서 돌아오면 머릿속에는 또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 남는다”면서도 “결승전에 호출된다면 모든 에너지를 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앞으로 4년간 ‘세계 챔피언’의 칭호를 받게될 주인공은 오는 14일 오전 4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가려진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지막 2경기… 지구촌 축구축제 끝까지 즐기세요] 치욕의 삼바군단 개최국 자존심 지킬까

    [마지막 2경기… 지구촌 축구축제 끝까지 즐기세요] 치욕의 삼바군단 개최국 자존심 지킬까

    결승에서 만날 두 팀이 3, 4위전에서 만난다. 준결승에서 독일에 처참하게 무너졌던 대회 개최국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와의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은 네덜란드다. 13일 무대는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3위인 브라질이 15위 네덜란드에 앞선다. 그러나 브라질은 ‘미네이랑 참사’로 최악의 분위기 속에 있고, 주공격수인 네이마르(바르셀로나)의 출전도 불가능하다. 다만 경고 누적으로 빠졌던 ‘수비의 핵’인 치아구 시우바(파리생제르맹)는 돌아온다. 네덜란드는 가시적 전력 누수는 없다. 두 팀 모두 짠물 수비다. 브라질은 시우바의 결장으로 수비라인이 완벽히 붕괴됐던 독일과의 준결승전을 제외하면 5경기에서 4실점했다. 네덜란드도 6경기 4실점이다. 결과적으로 승부는 공격의 날카로움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6경기에서 브라질은 11골, 네덜란드는 12골을 넣었다. 브라질은 공격의 첨병인 네이마르가 없다. 기대했던 헐크(제니트)와 프레드(플루미넨세) 투 톱이 아무런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다. 다비드 루이스(첼시), 시우바를 활용할 수 있는 세트피스와 섀도 스트라이커인 오스카르(첼시)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반면 네덜란드는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 로빈 판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건재하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오늘의 눈] 도미가 넘치는 사회/오세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도미가 넘치는 사회/오세진 사회부 기자

    “네게 화려하다는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 넌 가자미다. 진흙투성이가 돼라.” 1990년대 일본과 국내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는 의미심장한 조언이 나온다. 북산고교의 주장 채치수가 뛰어난 개인 기량을 앞세운 산왕공고의 신현철과 ‘힘 대 힘’으로 맞서던 중 코트에서 넘어진다. 이때 평소 채치수를 잘 아는 능남고의 변덕규가 코트로 올라와 그의 머리맡에 얇게 썬 무를 떨어뜨리며 건넨 말이다. 무는 횟감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가자미와 무는 화려한 주연보다는 묵묵한 조연을 뜻한다. 하지만 조연은 중요하다. 조연 없이는 주연도 없다.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주연과 조연이 공존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권력을 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화려한 주연을 좇는 도미만 넘쳐나는 듯하다. 특히 가자미나 무의 역할처럼 몸을 낮추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공직자가 몸에 흙 한 톨 묻히지 않고 도미가 되려고만 안달이다. 세월호 침몰 참사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하지만 여야 국회의원들은 또다시 저열한 정쟁만 일삼고 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야당 의원은 청와대와 해양경찰청의 녹취록 내용을 과장했고 이에 발끈한 여당 의원은 기관보고 중단을 선언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진흙 투성이가 되겠다는 각오로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여야는 자존심만을 앞세워 사소한 일로 감정 싸움만 하고 있다. 이런 정치인들이 정부의 부실 대응을 초래한 법안을 최종 통과시킨 책임은 외면한 채 무능한 정부기관 관계자들을 나무라고 윽박지르기에 바쁘다. 이들에게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의 절규는 들리기나 하는 걸까. 지난 8일 위험사회’의 저자 울리히 베크 독일 뮌헨대 교수는 내한 강연에서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한 질문에 “세월호 참사를 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서 (한국)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사태가 잠잠해지면 정치인들은 다시 과거의 관행을 답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에 있는 석학에게도 우리나라 정치의 부끄러운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슬땀을 흘리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정치인들은 뼈저리게 반성할 필요가 있다. 도미보다는 가자미나 무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그들이 누구를 위해 국회의원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고, 누구를 위해 공무를 수행하는지를 늘 진지하게 되새기길 바란다. 5sjin@seoul.co.kr
  • 모래시계는 잊어 정동진의 재발견

    모래시계는 잊어 정동진의 재발견

    정동진은 강원도 강릉시의 알토란 같은 관광지다. 1994년 방송된 TV 드라마 ‘모래시계’의 인기에 힘입어 동해안 최고의 해돋이 관광지로 떠오른 뒤 2002년까지 해마다 2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정동진을 찾았다. 이후 조금씩 관광객이 줄어 지난해 50만명까지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강릉의 대표 아이콘 중 하나다. 올여름 정동진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준비된 카드는 모두 두 장. 레일핸드바이크와 ‘2014년 버전’ 바다열차다. 정동진을 찾는 여행객들이 올여름 주목할 건 레일핸드바이크다. 조성 공사는 지난해 9월 시작됐고, 올 8월 운행이 목표다. 궤도와 고객대기실, 기차 카페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모두 갖춰졌고, 지금은 한창 시험운행 중이다. 레일핸드바이크는 모래시계공원∼등명해변 인근의 옛 군부대 막사 부지까지 왕복 5.2㎞ 구간에 설치됐다. 무엇보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게 장점이다. 바람이 많은 날엔 파도가 철로 아래까지 들이칠 정도로 짜릿하다. 동해의 파란 바다를 줄곧 옆에 끼고 가는 상상만으로 즐겁다. # 손발로 바이크 작동… 노약자도 쉽게 레일핸드바이크는 발로 페달을 밟아 움직이는 일반 레일바이크와 달리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전기모터가 장착돼 있는 것도 장점. 어린이나 노약자들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갖춰진 레일바이크는 50대다. 2인승(커플용)과 4인승(가족용) 등 두 종류로 나뉜다. 운행 구간은 정동진역 승강장(레일바이크 맞이방)에서 출발해 모래시계공원 승강장∼무료주차장∼정동진역&매표소∼유료주차장∼반환점을 돌아 정동진역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다. 레일바이크 탑승 뒤엔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정동진 시간박물관은 시간과 관련된 여러 테마의 전시관이 인상적인 곳이다. 중국의 국보급 남경시계, 타이타닉호에 실렸던 회중시계 등 동서양의 진귀한 시계가 전시된 과학관, 시간을 매개로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현대관 등으로 꾸려졌다. 하슬라 아트월드는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전시된 곳이다. 동해를 굽어보는 괘방산 자락에 있다. 정동진 역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 떨어져 있다. 식사도 할 수 있다. 하슬라(何瑟羅)는 강릉의 옛 이름이다. 경포대가시연습지도 볼 만하다. 호수가 농지로, 농지가 다시 호수로 복원되는 과정에 오래전 호수에 살던 가시연이 땅 속에 화석처럼 묻혀 지내다(매토종자) 50년 만에 꽃을 피웠다. 7월이면 꽃이 한창이고, 연잎 사이로 가시를 머금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다열차는 ‘정동진 여행의 고전’ 가운데 하나다. 2007년 첫선을 보인 이후 여태 변함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다열차 출발지는 강릉역이다. 이어 정동진역∼묵호역∼동해역∼추암역∼삼척해변역을 거쳐 삼척역에 도착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가량. 기차여행 중 내리고 싶은 곳에서 내려 해변을 거닐다 돌아오는 열차를 타면 된다. 묵호역이나 동해역에서 일반 열차로 갈아타고 부산이나 서울 방면으로 갈 수도 있다. # 기차는 낭만 싣고… 바닷길 옆 프러포즈 객차도 새 단장했다. 기존 3개 객차에서 4개로 한 량이 늘었다. 1, 2호 칸은 각각 30석, 36석의 특실과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6석의 프러포즈실로 구성됐다. 추가된 열차에는 24석의 가족석과 24석의 이벤트실, 고급 목재로 장식된 스낵바, 바다를 테마로 한 포토존 등이 마련됐다. 스낵바에선 간단한 먹거리와 지역 특산품 등을 판다. 승무원들이 DJ가 돼 이벤트 방송도 선보인다. 인테리어도 화사해졌다. 외관은 잠수함과 돌고래 등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실내는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꾸몄다. 바다여행이 테마다. 즐길 거리 역시 다채롭게 꾸렸다. 프러포즈실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좋다. 와인, 초콜릿, 포토서비스 등이 준비됐다. 사연을 받아 기념품과 함께 우편물을 발송해 주기도 한다. 뭐니뭐니 해도 바다열차의 백미는 파란 바다를 가슴 가득 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다 쪽으로 난 통창 너머로 넘실대는 파도와 드넓은 백사장이 번갈아 드나든다. 삼척에선 버스로 시티투어를 즐겨도 좋겠다. 주말에 첫 바다열차를 이용한 승객은 삼척 죽서루에서 시티투어버스를 탈 수 있다. 죽서루를 출발한 버스는 이사부사자공원과 새천년해안도로를 거쳐 오전 11시 50분에 삼척역에 도착한다. 이어 삼척항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척주동해비를 둘러본다. 죽서루로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5시다. 글 사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바다열차는 강릉역에서 오전 10시 34분, 오후 2시 10분, 삼척역에서는 낮 12시 18분, 오후 3시 48분에 출발한다. 주말에는 강릉역에서 오전 7시 10분, 삼척역에서는 오전 8시 45분에 한 차례 더 운행한다. 요금은 1만 2000~1만 5000원(프러포즈실 2인 5만원)이다. 홈페이지(www.seatrain.co.kr) 참조. 573-5474. 삼척시 시티투어버스는 1일 1회 운행한다. 연중무휴다. 요금은 어른 6000원. 570-3846. 정동진 레일바이크(www.sunbike.kr)는 2인승 2만원, 4인승 3만원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9차례 운행할 예정이다. 맛집 사천항 쪽에 물회 전문집들이 몰려 있다. 물회는 오징어와 가자미를 주로 사용하는데, 전복이나 해삼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황토전복물회(641-8210)와 장안횟집(644-1136) 등이 알려져 있다. 옛 카네이션(641-9700)은 대구머리찜 전문집이다. 성산면 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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