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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오력 세대 도피처 ‘밈’… “그냥 즐겨”

    노오력 세대 도피처 ‘밈’… “그냥 즐겨”

    3040의 현실 부정 욕구, B급 문화로 발현 패러디·공유로 끝없이 재생산하며 진화행복했던 과거 향수 자극 ‘옛것’ 소환도기성 미디어 등 주류 편입 땐 열기 식어 바야흐로 밈(meme·특정 콘텐츠를 대중이 따라하고 놀이로 즐기는 현상) 전성시대다. 가수 비의 ‘1일 1깡’ 열풍에 이어 십여 년간 인터넷에서 놀이의 하나로 맥을 이어 온 농심 캘로그의 ‘파맛 첵스’가 시장의 중심부로 소환됐다. 짤과 밈, 댓글로 가공된 콘텐츠를 방송과 마케팅이 확대·재생산하면서 일종의 ‘B급 문화’였던 밈 현상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 전문가들은 밈 문화, 루저 문화, 병맛 문화, B급 감성 등 심각하지 않고 뛰어나지 않은 ‘비주류 문화’가 화제를 모으는 현상 속에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께 출생한 젊은이)의 ‘불운’한 시대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배우고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최신 스마트 기기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고 자존감도 높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1998년 외환위기를 겪은 부모의 영향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체득했다. 부모가 마련해 준 생활수준을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유지하기 어려운 세대이기도 하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 대표는 “이 세대는 부조리를 겪을 때 연대해 투쟁하기보다 스펙 쌓기 등 개인의 ‘노력’으로 뛰어넘으려는 특징이 있는데, 문제는 사회구조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면서 “영상을 보는 순간만이라도 현실을 잊고 싶다는 욕구가 밈 현상, 병맛 문화 등으로 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어린 시절 열광했던 가수들이 방송가에 소환되고 있는 현상에도 버겁고 힘든 현실을 부정하고 도피하려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30~40대에 접어든 80년대생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대중문화 시장에도 그때 그 시절을 돌아보려는 ‘레트로’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문화계의 분석이다.밈 문화에는 ‘성취와 투쟁’이 배제돼 있다. 심각하지도 훌륭하지도 않고, 웃긴다. 지루한 텍스트나 긴 영상을 참지 못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콘텐츠를 복제하고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미를 더해 밈을 확장해 나간다. 풍자의 대상을 공유하면서 느끼는 쾌감도 있다. 일본에서는 ‘펀쿨섹좌(座)’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을 둘러싼 밈이 유행한다. “기후 변화에는 펀(fun), 쿨(cool), 섹시(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요” 등 고이즈미 환경상의 모호한 유체이탈 화법을 패러디한 ‘고이즈미 신지로처럼 말하는 법’이 인터넷을 휩쓸고 있다. 주류 미디어가 다루기 시작하면 현상이 사그라지는 것도 밈의 특징이다. 경쟁을 유발하는 ‘기성사회 질서’에 편입되는 순간 생명력을 잃는다. 실제 정통 미디어가 깡을 분석하고 본격적으로 현상을 소비하기 시작하자 인터넷상의 밈 현상은 소멸 수순을 밟았다. 최항섭 국민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기성 공동체로의 편입을 거부하는 동시에 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나려고 일시적 공감대를 찾는 ‘부족주의’, 특정 취향이나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유목주의’ 등이 결합된 문화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개인주의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상적 공동체의 조건은 단단한 결속이 아닌 느슨한 연대”라면서 “자신들이 만들어 낸 밈이 기성 미디어에 편입되는 순간 주저없이 연대를 해체하고 다음 ‘정착지’를 찾아 떠나는 유목민적 특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밈은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성어. 영국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썼으며, 최근에는 패러디 등을 통해 유행하는 인터넷 문화 현상을 지칭한다. 드라마나 예능, 광고 등의 웃긴 장면이나 대사를 짤이나 댓글에 사용하는 행위 등이 밈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최근 한 여고생이 2017년 발매된 가수 비의 표제곡 ‘깡’의 춤을 따라 춘 커버 영상이 대유행하면서 밈의 개념이 대중에 각인됐다. 비는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과 함께 ‘깡 오피셜 리믹스’를 발매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밖에도 배우 김영철의 ‘4딸라’(드라마 ‘야인시대’ 대사),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영화 ‘타짜’ 대사) 등이 숱한 패러디를 낳았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즐겨라, 그게 밈(meme)이다 [아무이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즐겨라, 그게 밈(meme)이다 [아무이슈]

    바야흐로 밈(meme· 특정 콘텐츠를 대중이 따라 하고 놀이로 즐기는 현상) 전성시대다. 가수 비의 ‘1일 1깡’ 열풍에 이어 십여 년간 인터넷에서 하나의 놀이로 맥을 이어 온 농심 캘로그의 ‘파맛 첵스’가 시장에 소환됐다. 짤과 밈, 댓글로 가공된 콘텐츠를 방송과 마케팅이 확대·재생산 하면서 일종의 ‘B급 문화’였던 밈 현상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밈 문화, 루저문화, 병맛 문화, B급 감성 등 심각하지 않고 뛰어나지 않은 ‘비주류 문화’가 화제를 모으는 현상 속에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1980년대 중반에서 2000년께 출생한 젊은이)의 ‘불운’한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밈&밀레니얼…‘노오력’ 세대의 현실도피처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배우고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최신 스마트 기기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고 자존감도 높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1998년 외환위기(IMF)를 겪은 부모의 영향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체득하기도 했다. 부모가 마련해준 생활수준을 스스로 힘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세대기도 하다. 이경민 마인드루트리더십 대표는 “이 세대는 부조리를 겪을 때 연대해 투쟁하기보다 스펙 쌓기 등 개인의 ‘노력’으로 뛰어넘으려는 특징이 있는데 문제는 사회구조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면서 “영상을 보는 순간만큼은 다른 것을 모두 잊고 마냥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이들의 욕구가 밈 현상, 병맛 문화 등으로 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가 어린 시절 열광했던 가수들이 방송가에 소환되고 있는 현상도 버겁고 힘든 현실에서 도피해 현실을 부정하려는 해당 세대의 심리가 깔렸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이후 대중가요를 비롯해 영화, 예능 등 대중문화의 폭발적인 성장을 함께한 세대다. 이 대표는 “30~40대에 접어든 80년대생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대중문화 시장에도 그때 그 시절이라는 ‘레트로’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좌절 투성인 현실에서 도피해 행복했던 10대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인기”라고 말했다.개인(me)&연대(we)…주류가 되는 순간 사라진다 밈 문화에는 ‘성취와 투쟁’이 배제돼 있다. 심각하지도 않고, 훌륭하지도 않고, 일단 웃기다. 지루한 텍스트나 긴 영상을 참지 못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콘텐츠를 복제하고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미를 더해 밈을 확장해 나간다. 풍자의 대상을 공유하면서 느끼는 쾌감도 있다. ‘펀쿨섹좌(座)’로 불리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을 둘러싼 밈이 대표적이다. “기후 문제는 펀(fun), 쿨(잘난척), 섹시(sexy)해야 한다”,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요” 등 고이즈미 환경상의 모호한 유체이탈 화법을 패러디 한 ‘고이즈미 신지로처럼 말하는 법’이 인터넷을 휩쓸고 있다. ‘올릴 일상이 없어도 일상은 펀 쿨 섹시해야 합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 (끄덕)’ 등 그의 화법을 따라하는 식이다. 주류 미디어가 다루기 시작하면 현상이 사그라지는 것도 밈의 특징이다. 경쟁을 유발하는 팍팍한 현실의 거울인 ‘기성 사회 질서’에 편입되는 순간 생명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통 미디어가 깡을 분석하고 본격적으로 현상을 소비하기 시작하자 인터넷 상의 밈 현상은 소멸 수순을 밟았다. 최항섭 국민대 정보사회학 교수는 “나를 구속하는 기성 공동체의 강한 소속감을 거부하는 동시에 사회적 고독을 벗어나고자 모방을 통해 일시적으로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느끼고 싶어하는 ‘부족주의’, 그리고 특정한 취향이나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유목주의’ 등 밀레니얼 세대의 대표적인 특성이 결합한 문화 현상이 밈”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개인주의가 발달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상적인 공동체의 조건은 단단한 결속이 아닌 외로움을 달래줄 느슨한 연대”라면서 “자신들이 만들어낸 밈이 기성 미디어에 편입되는 순간 주저 없이 연대를 해체하고 다음 ‘정착지’를 찾아 떠나는 유목민적 특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복제&공유…끊임없이 재생산하며 진화 밈은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의 합쳐져 만들어진 말로 1976년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한 학술 용어다. 문화 전달의 단위, 모방의 단위를 가리키는데, 지금은 인터넷상에서 패러디 등을 통해 유행으로 퍼지는 인터넷 현상을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드라마나 예능, 광고 등에 나오는 웃긴 장면이나 대사를 짤이나 댓글에 사용하는 행위,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 처럼 각종 챌린지도 밈으로 분류된다. 대중에게 ‘밈’이라는 단어가 확실히 각인된 것은 최근 한 여고생이 2017년 발매한 가수 비의 표제곡 ‘깡’의 춤을 따라 춘 커버 영상이 터지면서다. 비는 과자 ‘새우깡’ 모델로 발탁되는가하며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과 함께 ‘깡 오피셜 리믹스’를 발매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밖에도 배우 김영철의 ‘4딸라’(드라마 ‘야인시대’ 대사),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영화 ‘타짜’ 대사) 등이 숱한 패러디를 낳았다.■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나다 “롤모델은 이효리…여성 래퍼 전성기 앞장서고 싶어”

    나다 “롤모델은 이효리…여성 래퍼 전성기 앞장서고 싶어”

    해외 공연 집중…2년 7개월 만에 새 싱글 피구 콘텐츠 만들어 미혼모 단체 기부도“욕 먹어도 늘 도전…힙합계 여성파워 느껴”“욕 먹는 것 두렵지 않아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놀래켜 드리고 싶어요.” 25일 싱글 ‘내 몸’을 낸 재개한 래퍼 나다(29)는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랜만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년 7개월 만의 복귀에 ‘텐션’도 높았다. 그는 “그동안 유럽, 브라질, 미국에서 공연을 하면서 음악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2013년 걸그룹 와썹으로 데뷔한 이후 나다는 자신을 래퍼로 꾸준히 각인시켰다. ‘쇼미더머니’(2014) 출연, ‘언프리티 랩스타3’(2016) 준우승에 이어 ‘고등래퍼’(2019)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간간히 방송과 연습생 레슨을 하며 자신의 앨범에 대한 꿈도 놓지 않았다. “소속사에서 아이돌 연습생들을 가르쳤는데, 앨범 준비를 제안해 주셨어요. 그동안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마음을 다잡았기 때문에 신곡 작업도 할 수 있었어요.” 직접 가사를 쓴 ‘내 몸’에는 나 자신을 아끼고 육체적, 정신적인 것에서 투자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그동안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껴서다.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을 거치고 직접 운영한 회사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단단해졌다. “밝고 센 성격 같지만 자존감이 바닥을 쳤을 때가 있어요. 결국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는 엉덩이를 쉴새 없이 흔드는 ‘트월킹’ 댄스로도 유명하다. 이번 신곡에서는 트레이드 밀 위에서 안무를 선보인다. 절친한 안무가 미나명과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다가 즉석에서 떠올린 아이디어다. 근육을 키우는 운동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통해 본격적으로 몸을 쓰는 운동도 하고 있다. 여성 친구들끼리 피구 경기를 한 뒤 진 팀원들이 5만원을 내는 ‘블러드 나인’이다. 운동을 좋아하는데 여성이 참여할 수 있는 팀이 없어서 직접 만들었단다. “학창시절 다들 피구는 하니까 쉽고 재밌게 하고 있어요. 진 팀이 돈을 내서 미혼모 단체에 기부도 하려고요. 여성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테니까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요. 그러면 져도 기분 좋잖아요.” 소신을 밝히는 데 거침없는 그는 롤모델로 가수 이효리를 꼽았다. 유기견을 돌보거나 나이가 드는 것을 숨기지 않는 태도가 멋져서다. “요즘 힙합계에 여성 래퍼가 많아진 것도 반가워요. 전에는 남성이 워낙 많아 벽을 부수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앞으로 1~2년 사이에 더 많아질 것 같아요. 그런 흐름의 ‘앞잡이’가 돼고 싶습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인종차별 반대 시위·트럼프 선거 유세 방해까지…美 정치·사회 흔드는 ‘케이팝 팬덤’

    인종차별 반대 시위·트럼프 선거 유세 방해까지…美 정치·사회 흔드는 ‘케이팝 팬덤’

    NYT “하위문화로 자리잡고 영향력 발휘” BTS 흑인인권 캠페인, 사회운동으로 확산 케이팝 팬, SNS 능숙·투표권 있는 젊은층 ‘기생충 폄하’ 트럼프 지지자들과 정반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까지 최근 미국의 주요 뉴스를 읽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케이팝’이다. 북미 시장에서의 상업적 성공을 넘어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끄는 케이팝의 정치적 함의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케이팝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비정치적이고 상업적인 케이팝 문화가 미국에서는 하위문화로 자리잡으며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시기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케이팝의 영향력을 눈여겨보게 한 대표적인 이슈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였다. 방탄소년단(BTS)이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에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한 데 이어 다른 한국 가수들도 기부와 지지 메시지를 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BTS 팬덤 ‘아미’ 사이에서 같은 액수를 기부하자는 ‘매치어밀리언’ 해시태그가 급속히 전파되면서 케이팝 스타들의 기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사회적 운동으로까지 확산됐다.케이팝 팬들의 위력은 최근 트럼프가 야심차게 준비한 정치 이벤트에서도 확인됐다. 코로나19 첫 발생 이후 석 달 만인 지난 20일 열린 트럼프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가 흥행에 참패한 이유가 동영상 공유 미디어 ‘틱톡’을 사용하는 10대와 케이팝 팬들의 방해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능숙하고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젊은층의 반(反)트럼프 여론이 어떻게 현실 정치를 뒤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 준 대표적인 사건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NYT는 미국의 케이팝 팬덤이 ‘젊고 외향적이며 진보적’이라는 데 주목했다. 인디애나대 동아시아 문화학 객원 조교수인 시더보 새이지는 NYT에 “이들은 영화 ‘기생충’을 폄하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진정한 영화라고 말하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정반대에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케이팝 팬층이 현실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연령대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한 20대 BTS 팬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우리 팬덤은 정치적 관여도가 매우 높은데 이는 케이팝 팬층 가운데 인종적으로 가장 다양하기 때문”이라면서 “많은 조사·분석을 보면 미국 내 BTS의 팬층은 18~30세로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직장인들로 투표권이 있다”고 했다. NYT는 이와 관련, 개개인의 개성과 자존감을 강조하는 BTS의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이 여성과 유색인종에게 크게 소구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새이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적지 않은 케이팝 팬들은 유색인종이거나 성소수자 집단에 속해 있다”며 “이들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캠페인을 응원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美 정치·사회 흔드는 ‘케이팝 팬덤’

    美 정치·사회 흔드는 ‘케이팝 팬덤’

    NYT “하위문화로 자리잡아 영향력 발휘”BTS 흑인인권 캠페인, 사회운동으로 확산케이팝 팬, SNS 능숙·투표권 있는 젊은 층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유세까지 최근 미국의 주요 뉴스를 읽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케이팝’이다. 북미 시장에서의 상업적 성공을 넘어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끄는 케이팝의 정치적 함의에 대한 미국 내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케이팝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비정치적이고 상업적인 케이팝 문화가 미국에서는 하위문화로 자리잡으며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시기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케이팝의 영향력을 눈여겨보게 한 대표적인 이슈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였다. 방탄소년단(BTS)이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에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한 데 이어 다른 한국 가수들도 기부와 지지 메시지를 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BTS 팬덤 ‘아미’ 사이에서 같은 액수를 기부하자는 ‘매치어밀리언’ 해시태그가 급속히 전파되면서 케이팝 스타들의 기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사회적 운동으로까지 확산됐다. 케이팝 팬들의 위력은 최근 트럼프가 야심차게 준비한 정치 이벤트에서도 확인됐다. 코로나19 첫 발생 이후 석 달 만인 지난 20일 열린 트럼프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가 흥행에 참패한 이유가 동영상 공유 미디어 ‘틱톡’을 사용하는 10대와 케이팝 팬들의 방해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능숙하고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젊은층의 반(反)트럼프 여론이 어떻게 현실 정치를 뒤흔들 수 있는지를 보여 준 대표적인 사건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NYT는 미국의 케이팝 팬덤이 ‘젊고 외향적이며 진보적’이라는 데 주목했다. 인디애나대 동아시아 문화학 객원 조교수인 시더보 새이지는 NYT에 “이들은 영화 ‘기생충’을 폄하하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진정한 영화라고 말하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정반대에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케이팝 팬층이 현실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연령대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한 20대 BTS 팬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우리 팬덤은 정치적 관여도가 매우 높은데 이는 케이팝 팬층 가운데 인종적으로 가장 다양하기 때문”이라면서 “많은 조사·분석을 보면 미국 내 BTS의 팬층은 18~30세로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직장인들로 투표권이 있다”고 했다. NYT는 이와 관련, 개개인의 개성과 자존감을 강조하는 BTS의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이 여성과 유색인종에게 크게 소구했다는 분석도 소개했다. 새이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적지 않은 케이팝 팬들은 유색인종이거나 성소수자 집단에 속해 있다”며 “이들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캠페인을 응원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유아인 “연기 욕심 내려놓고 가벼워지고 싶었죠”

    유아인 “연기 욕심 내려놓고 가벼워지고 싶었죠”

    “20대의 유아인은 작품에도, 연기에도 욕심도 많은 욕심쟁이였어요. 진지할만큼 진지했죠. 이제는 조금 욕심을 내려놓고 가벼워지고 싶었어요.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이미지가 한정적이 되는 것에 대한 갑갑함도 깨보고 싶었구요.“ 영화 ‘베테랑’과 ‘사도’, 드라마 ‘밀회’ 등으로 누구보다 강렬하고 열정적으로 20대의 터널을 지나온 유아인.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한결 담백하고 가벼워보였다. 스스로를 ‘진지충’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매사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그는 성장통을 거치고 한뼘 더 성숙해진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잘 드러내는 영화가 바로 영화 ‘#살아있다’(24일 개봉)다. 정체불명의 좀비의 출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홀로 아파트에 갇혀 지내야 하는 준우(유아인). 여느 오락영화처럼 옆집에서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 맞은편 아파트의 생존자 유빈(박신혜)와 음식을 나눠먹는 이야기를 때론 경쾌하게 때론 공포스럽게 그리는 영화는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인간이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있는 물음을 던진다. 유아인은 솔직하고 때론 엉뚱한 준우의 모습이 20대 후반의 자신과 100%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묵직한 대작에 출연하다가 장르물에 도전한 것도 이 영화에 장르적인 특성이나 쾌감이 간결하게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진지하게 삶을 다루는, 마치 숙제같은 작품들을 좋아했어요. 일로서는 고되지만, 직업인으로서 자존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과거와는 다른 결로 삶을 이끌어 가고 싶었고, 저도 충분히 가벼울 수 있는데 단지 드러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쯤 독특한 장르물에 호기심과 도전의식이 생겼고, 다른 곳에서 자신을 표현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가 바로 ‘#살이았다’였다. 유아인은 신인 감독과 작업했던 이번 작품에서 직접 의견을 내고 소통하면서 적극적으로 작품에 임했다. 그는 “이전에 명감독님들과 작업을 많이했는데, 절대적인 나이와 경력이 쌓이다보니 감독님들의 선택을 기다리기 보다는 다른 영향을 줄 수있는 배우로서 시험무대였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준우가 옆집에 들어가 식료품을 훔쳐서 먹는 장면 등에서 디테일이 살아있는 애드립을 선보였다. 준우가 ‘최후의 만찬’이라고 칭하는 컵라면을 마지막 식량으로 먹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유아인은 “만일 저라면 ‘최후의 만찬’으로 보리차에 찬밥을 말아서 장아찌와 먹었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하지만 코믹함이 가미되던 준우의 캐릭터는 고독감과 공포심이 극에 달하면서 심리적 불안과 파괴를 보여주고, 그 장면에서는 예의 유아인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다. “인간의 고립감과 외로움, 절망이 응축된 에너지로 표현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감독님께 직접 영상도 찍어 보내드리면서 준비를 많이 했어요. 감정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연기 톤의 조절도 쉽지 않았죠. 하지만, 후에 이 작품의 명장면으로 남는 포인트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은 코로나 19로 사회의 단절과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현재의 상황과 상당히 맞닿은 부분이 많다. 때문에 영화속 준우의 공포심이 더욱 피부에 와닿게 느껴진다. 그는 “무섭게 그리기 보다는 살아있다는 느낌에 대해 표현하려고 했다”면서 “영화를 보시면서 이 시국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한번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만배우’, ‘이슈메이커’ 등 유아인을 둘러싼 수식어가 많지만 그를 가장 적확하게 표현하는 말은 ‘고민하는 배우’라는 수식어다. 매번 어렵게 연기에 대해 고민하면서 연기해 온 그는 ‘배우 유아인’이라는 자신만의 길을 뚜벅뚜벅 주체적으로 걸어가고 있다. “배우로서 누리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배우는 어찌보면 관객분들에게 평소 느끼기 어려운 경험과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고, 편안한 삶과 일의 속성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 스스로를 괴롭게 만드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조금 욕심을 내려놓고 배우로서 뻔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는 다양한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배우 소모하지 않은 첫 장르물, 그래서 내 자존감이 #살아있다”

    “배우 소모하지 않은 첫 장르물, 그래서 내 자존감이 #살아있다”

    좀비들 속 연결 끊겨도 사투하는 인간 배우의 역할·에너지·감정 크게 작용해 대본 속 ‘알 수 없는 막춤’도 전날 연습 “장르물에서 배우가 도구로 쓰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살아있다’는 배우를 쉽게 소모하지 않았어요. 스타일리시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배우의 역할, 에너지, 감정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배우의 역할이 어느 정도 커야… 그것도 내 자존감이니까요.”‘식인’ 습성을 가진 핏빛 좀비들 사이에서, 인간으로 꼿꼿이 선 청년. 24일 개봉하는 영화 ‘#살아있다’ 속 유아인(34)이 가진 존재감이다. 서사의 힘이 압도적인 장르물에서도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아우라가 결코 희석되지 않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첫 장르물 도전에 대해 “도전의식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살아있다’는 정체불명의 감염자들 사이에서 데이터, 와이파이 등 모든 연결망이 끊긴 채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 영화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각본을 조일형 감독이 한국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했다. 극 중반까지 40분 이상을 유아인은 홀로 고립된 청년 오준우를 연기하며 ‘원맨쇼’로 풀어간다. 아버지가 아끼는 양주를 꺼내 흠뻑 취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재회하는 환상에도 시달린다. 상대도 없이 혼자 블루스크린을 보며 연기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매주 현장 편집본을 받아 보면서 균형을 잡아 나갔다. 특히 술 마시고 고성방가하는 장면은 ‘자유로운 영혼’ 유아인의 모습 그대로다. “대본에는 ‘알 수 없는 막춤을 춘다’ 정도로 적혀 있었어요. 전날 집에서 연습 영상을 찍어 감독님께 보내드렸죠.”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는 창작자로서 유아인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워낙 본인 스스로 즉흥적인 성향이 강하고, 현장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의견을 기탄 없이 개진했다. 좀비들의 기괴한 몸동작을 만들어 낸 예효승 안무가도 유아인이 추천한 인물이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을 맡은 박신혜(30)와의 호흡은 연기 스타일이 워낙 달라 걱정했지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무리 없이 맞춰 나갔다. “겉보기에 평화롭고 문제없이 흘러가는데 속으로 썩어 있는 그런 현장이 아니라 치열하고 뜨겁지만 소통하면서 연결고리를 갖는 현장”이었다고 기억했다. ‘노란색 까까머리’ 준우는 시간을 거슬러 ‘완득이’(2011)적부터 보여 온 소년·청년 유아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선보여온 ‘베테랑’(2015)의 조태오, ‘사도’(2015)의 사도세자처럼 선 굵은 연기와는 결이 다르다. 이에 유아인은 “사실 조태오 같은 캐릭터들이 ‘번외편’”이라고 말했다. “원래 애정을 갖는 성향이 오준우에 가까워요. 옆집 청년 같은, 비범할 것 없이 그냥 흘러가는 귀염성 있는 인물요.” 그러나 유아인은 여러 경험들 이후 ‘돌아온 옆집 청년’은 이전과는 다르리라고 말했다. “다양한 퍼즐링을 통해서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롤을 만들어 가는 게 숙제인 거 같아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살아있다’ 유아인 “배우 쉽게 소모하지 않는 장르물 첫 도전”

    ‘#살아있다’ 유아인 “배우 쉽게 소모하지 않는 장르물 첫 도전”

    “장르물에서 배우가 도구로 쓰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살아있다’는 배우를 쉽게 소모하지 않았어요. 스타일리시한 매력이 있으면서도 배우의 역할, 에너지, 감정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해볼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배우의 역할이 어느 정도 커야… 그것도 내 자존감이니까요.” ‘식인’ 습성을 가진 핏빛 좀비들 사이에서, 인간으로 꼿꼿이 선 청년. 24일 개봉하는 영화 ‘#살아있다’ 속 유아인(34)이 가진 존재감이다. 서사의 힘이 압도적인 장르물에서도 인격체로서의 인간의 존엄과 아우라가 결코 희석되지 않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첫 장르물 도전에 대해 “도전의식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살아있다’는 정체불명의 감염자들 사이에서 데이터, 와이파이 등 모든 연결망이 끊긴 채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 영화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의 각본을 조일형 감독이 한국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했다. 극 중반까지 40분 이상을 유아인은 홀로 고립된 청년 오준우를 연기하며 ‘원맨쇼’로 풀어간다. 아버지가 아끼는 양주를 꺼내 흠뻑 취하기도 하고, 가족들과 재회하는 환상에도 시달린다. 상대도 없이 혼자 블루스크린을 보며 연기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매주 현장 편집본을 받아 보면서 균형을 잡아 나갔다. 특히 술 마시고 고성방가하는 장면은 ‘자유로운 영혼’ 유아인의 모습 그대로다. “대본에는 ‘알 수 없는 막춤을 춘다’ 정도로 적혀 있었어요. 전날 집에서 연습 영상을 찍어 감독님께 보내드렸죠.”영화를 찍는 과정에서는 창작자로서 유아인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난다. 워낙 본인 스스로 즉흥적인 성향이 강하고, 현장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의견을 기탄 없이 개진했다. 좀비들의 기괴한 몸동작을 만들어 낸 예효승 안무가도 유아인이 추천한 인물이다. 또 다른 생존자 유빈 역을 맡은 박신혜(30)와의 호흡은 연기 스타일이 워낙 달라 걱정했지만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무리 없이 맞춰 나갔다. “겉보기에 평화롭고 문제없이 흘러가는데 속으로 썩어 있는 그런 현장이 아니라 치열하고 뜨겁지만 소통하면서 연결고리를 갖는 현장”이었다고 기억했다. ‘노란색 까까머리’ 준우는 시간을 거슬러 ‘완득이’(2011)적부터 보여 온 소년·청년 유아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선보여온 ‘베테랑’(2015)의 조태오, ‘사도’(2015)의 사도세자처럼 선 굵은 연기와는 결이 다르다. 이에 유아인은 “사실 조태오 같은 캐릭터들이 ‘번외편’”이라고 말했다. “원래 애정을 갖는 성향이 오준우에 가까워요. 옆집 청년 같은, 비범할 것 없이 그냥 흘러가는 귀염성 있는 인물요.” 그러나 유아인은 여러 경험들 이후 ‘돌아온 옆집 청년’은 이전과는 다르리라고 말했다. “다양한 퍼즐링을 통해서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롤을 만들어 가는 게 숙제인 거 같아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또래 협박해 성 착취물 만들고 유포한 여중생 징역 장기3년

    또래 협박해 성 착취물 만들고 유포한 여중생 징역 장기3년

    법원 “반성할 시간 갖도록”…여중생 “과거 비슷한 피해” 또래 여학생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퍼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중생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부장 허경호)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16)양에게 징역 장기 3년·단기 1년 3개월을 선고했다. A양은 모바일 게임을 하다 알게 된 또래 피해자에게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성 착취물을 촬영하도록 강요해 수십 개의 동영상 및 사진 파일을 전송받고 이를 SNS 상과 지인에게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소년법상 유기 징역형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장기 10년·단기는 5년이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조기에 출소할 수도 있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피해자가 큰 정신적 고통을 겪거나 현재도 겪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피해 동영상이 유포된 이상 계속 불특정 다수에게 더 유포되거나 재생산될 우려가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 피해 발생 우려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과 피고인이 아직 인격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다는 점을 참작해도 피해자의 피해가 완벽하게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형 배경에 대해 재판부 “일벌백계의 대상이나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더 반성할 시간을 갖는 것이 피고인의 장래에도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5일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의 인격을 파괴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줬다”며 징역 장기 9년·단기 5년을 구형했다. 또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A양은 검찰 조사에서 과거 채팅에서 만난 남성에게 비슷한 피해를 봐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본 피해를 똑같이 다른 사람에게 함으로써 보상받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경 모드 전환 민주당… 대북정책 바꾸라는 야권

    강경 모드 전환 민주당… 대북정책 바꾸라는 야권

    이해찬 “자존감 모독하는 행위 용납 못해” 김태년 “대북전단 관계부처 대응 아쉬워” 김종인 “우리 힘으로 북한 비핵화는 망상” 안철수, 원내 정당대표 연석회의 제안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강경 모드’로 전환했다. 지도부의 입에서는 “불량행동을 엄중히 경고한다” 등의 강도 높은 발언이 쏟아졌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북한의 최근 행태에 대해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의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적 사안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위협적 발언을 이어 가는 것 역시 금도를 넘은 행위”라며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자존감을 모독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회의장에선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사전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점에 대한 공개적인 질타도 나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북측의 과격한 행동과 무례한 언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나, 대북 전단과 같이 실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관계부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40분 넘게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외교부는 상황 평가 및 주요국 반응을, 통일부는 북한 동향 및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정부 대응, 남북관계 추진 방향을, 국방부는 북한의 의도 및 군 대비태세를 중심으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외교·안보라인 문책·교체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야권은 정부가 대북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며 공세를 이어 갔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분단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를 우리 힘으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냐, 이건 하나의 망상이라고 본다”며 “북한이 우리 말을 듣고 비핵화할 리 만무하다. (우리는) 하등 영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도 판문점 선언을 ‘거창한 쇼’로 규정하며 “국제사회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다. 현재 외교가 제로(0) 상태”라고 혹평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금은 국론을 하나로 모아 대응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여야 원내 정당대표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김태년 “대북전단 문제 관련 부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아쉬워”

    김태년 “대북전단 문제 관련 부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아쉬워”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18일 “대북전단과 같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관련 부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북측의 과격한 행동과 무례한 언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남북 간 합의가 어떠한 장애와 난관에도 진전될 수 있도록 창의적 해법과 끈기 있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해결책은 ‘대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자존감을 모독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도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도 유일한 한반도 평화로 가는 첫 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북측은 이런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상호 존중하는 자세로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며 “아울러 우리 정부도 금도를 넘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해찬 “北 도발, 단호하게 대처하되 대화 끈 놓지 말라”

    이해찬 “北 도발, 단호하게 대처하되 대화 끈 놓지 말라”

    “남북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 도발 멈춰라”“대화 어렵지만 유일한 평화로 가는 첫 길”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8일 “북한은 남북 양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도발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개성 및 비무장지대 군사 배치에 대해 “판문점 선언과 9·19 군사합의의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적 사안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위협적 발언을 이어가는 것 역시 금도를 넘은 행위”라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자존감을 모독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서로 비난하고 대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나, 남는 것은 한반도 긴장과 남북 양측의 불안과 불신뿐”이라며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유일한 한반도 평화로 가는 첫 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북한에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상호 존중하는 대화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금도를 넘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대화의 끈을 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보희의 TMI] 이효리의 두 얼굴

    [이보희의 TMI] 이효리의 두 얼굴

     ‘소길댁’ 이효리가 대중의 곁으로 돌아왔다. 2013년 가수 이상순과의 결혼 후 제주도 소길리에 신접살림을 차린 이효리는 필요할 때만 ‘연예인’의 옷을 입었다.  그녀는 삶과 일을 극단적으로 구분했다. 제주와 서울이라는 물리적 거리로 인해 가능했다. 제주에서의 이효리는 그야말로 ‘자연인’이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허름하다시피 한 옷을 입고 집 마당을 가꾸거나 유기견과 유기묘들을 돌보고 요가로 몸과 마음을 수양한다.  서울에 있는 일터에 오면 그녀는 과거 화려했던 댄스 가수, 또는 솔직한 입담의 예능인으로 전환한다. 현재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하고 있는 이효리는 그동안 꽁꽁 가두어놓았던 끼를 마음껏 분출하고 있다. ‘남매 케미’를 자랑하는 돈독한 예능 파트너 유재석과, 한 시대를 함께 풍미했던 가수 비와 뭉쳐 3인조 혼성그룹 ‘싹3(싹쓰리)’를 결성하고 활동을 예고한 상황. 이효리는 어깨와 배꼽을 드러내는 티셔츠에 화려한 액세서리와 메이크업을 하고 미국 교포 콘셉트의 ‘린다 G(린다 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입었다. 스스로도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고 고백할 만큼 극단의 삶을 오간다.  1998년 4인조 걸그룹 핑클로 데뷔한 이효리는 솔로 가수의 길을 택한 후 2003년 ‘텐미닛’으로 가요계를 뒤흔들었다. ‘오늘은 또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머리는 또 어떻게 만져야 좋을지 고민 고민하지 마’라며 <유 고 걸(2008)>을 외치던 이효리는 ‘지쳐보이는 유리거울 속 저 예쁜 아가씨’ <미스코리아(2013)>가 됐다가, ‘화장은 치열하게 머리는 확실하게 허리는 조금 더 졸라맨’ <배드걸스(2013)>로 돌변하며 팬심을 쥐락펴락했다. ‘놀면 뭐하니?’에 함께 출연 중인 비가 “지금도 가요계에서 이효리라는 브랜드를 이길 수 있는 여성 솔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할 정도로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이효리는 결혼과 함께 제주행을 택하며 정점에서 스스로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그는 제주에서 인기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웠다. 천천히 내려오는 과정을 바라보며 즐기겠다는 이효리는 해탈의 경지에 이른 듯 보였다. 이효리가 이처럼 속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던 이유는 남편 이상순의 사랑이 든든하게 받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방송된 JTBC ‘효리네 민박’에서 자신의 주름을 보며 “나도 얼굴에 레이저 시술 같은 거 해야 하나” 고민하는 이효리에게 이상순은 “그런 거 안 해도 예뻐. 걱정하지 마”라고 말해준다. “이제 나도 마흔인데 그동안 뭘 했지” 자책하는 이효리에게 “마흔셋인 나보다 더 많은 걸 이루었지”라고 세워주는 남편. 그 덕분에 이효리는 어떤 모습으로도, 어떤 위치에서도 자존감을 지키며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상순을 만나기 전 이효리는 어두운 시기를 거치기도 했다. 누구보다 당당해 보이는 그 또한 악플과 세간의 비난이 두려운 때가 있었다. 2010년 발표한 4집 앨범 수록곡 중 무려 5곡이 표절시비에 휘말리게 된 것. 이효리는 “10년간 쌓아온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며 모든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처지가 됐다. 굳게 믿던 오랜 친구에게 버림받는 느낌이었다. 세상 다 끝난 것처럼 매일 혼자 집에서 술만 먹고 울기만 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이효리는 이후 정신과 상담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할 줄만 알았지 정작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은 내팽개치고 스스로에게 진정한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남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에게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됐다.  ‘소길댁’이든 ‘린다 지’든 이효리가 매력적인 이유는 남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는 시선이 자기 자신을 향해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먼저 사랑할 때 남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이효리는 몸소 증명하고 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은퇴자에게 사무실 제공합니다

    전북 완주군이 은퇴자·신중년의 인생 이모작을 돕기 위해 사무실을 제공한다. ‘다시 온(ON) 봄’으로 명명한 은퇴자 공동사무실은 4060 은퇴자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해 평일 출퇴근이 가능한 공유 사무공간이다. 군은 공간 제공뿐 아니라 인생 재설계 교육 프로그램 등도 지원하고, 입주자들의 전문경력을 활용한 지역사회 공헌형(재능기부) 일자리를 찾아줄 계획이다. 삼례읍 삼례시장 청년몰 2층에 설치되는 은퇴자 공동사무실에는 완주군에 주소를 둔 만 40∼69세 은퇴자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우선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을 통해 1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다음 달 7월부터 올해 말까지 6개월 간 입주해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완주군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은퇴자 공동사무실 운영’ 협약을 체결했으며, ‘완주군 인생 이모작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중장년 은퇴자를 위한 정책을 준비해 왔다. 희망자는 21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완주군 홈페이지 (http://www.wanju.go.kr/)를 참고하면 된다. 완주군 관계자는 “신중년 세대가 재취업·여� ㅋ英린幣� 등 각 분야에서 ‘인생의 맛’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인공항문’으로 살고 싶지 않아”…30대 남성의 죽음 허락한 英법원

    “’인공항문’으로 살고 싶지 않아”…30대 남성의 죽음 허락한 英법원

    영국 법원이 질병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으로 인해 생을 이어갈 수 없다며 ‘죽을 권리’를 요구한 남성에게 죽음을 허락했다. BBC 등 현지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30대로 알려진 이 남성은 잉글랜드 사우스요크셔에 있는 한 병원에서 10년 가까이 대장 질환과 관련한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증상이 악화됐고 결국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의료진은 그가 수술 후 생존 가능성이 60~70%로 비교적 높다고 말했지만, 대장과 항문 기능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영구적으로 인공항문에 배변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아 평생 배변주머니를 착용해야 하는 결과가 생길 것을 대비해 일종의 유언을 남겼다. 그는 “(인공항문과 배변주머니를 단 상태로) 어떻게 일자리를 구하고 연애를 할 수 있을까”라면서 배변주머니를 평생 달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삶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내용을 밝힌 그의 부모는 “아들의 뜻을 존중한다. 아들은 영구적으로 인공항문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삶을 원치 않는다”면서 현지 법원에 아들의 죽음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 측을 통해 법적 판결을 맡은 헤이든 판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의료진으로부터 이 남성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동시에 부모를 통해 남성이 남긴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그리고 이틀 후인 3일, 판사는 “(평생 배변주머니를 차야 하는 상황은) 이 남성에게 그저 간단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30대의 젊은 남성에게는 더더욱 그러했을 것이며 인공항문을 단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 어떤 지지나 사랑, 또는 이해도 그의 마음을 변화시키기 어려웠다”면서 “이미 10년 동안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견뎌내야 했고 삶의 질이 떨어진 상태였다. 자신감과 자존감은 낮아지고 인간관계도 점차 좁아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사는 이 남성의 요청에 대해 “이 케이스는 단순히 죽음을 택하는 것에 대한 사건이 아니라, 삶의 끝을 구상하고 통제하는 성인의 능력에 대한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의료진은 환자의 바람대로, 현재 집중치료실에 있는 환자에게 영양제와 산소 공급을 중단하고, 삶을 마감할 때까지 말기 환자들이 모인 요양센터 등에 머물게 하도록 명령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크론병 및 대장암 환자를 지원하는 자선단체 측은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인공항문이나 배변주머니를 찬 환자들도 수술 후 생존율이 높은데, 이번 사례가 같은 질병을 앓는 환우들에게 도리어 절망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현지의 한 전문가는 “영국에서만 약 20만 명의 사람들이 인공항문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일부는 인공항문 등을 통해 목숨을 건지고 살아남았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고 가족을 이루고 꿈을 이루는 등 충실한 삶을 위한 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윤리특위 상설화로 헌법기관의 품격 지켜야”

    “윤리특위 상설화로 헌법기관의 품격 지켜야”

    김무성 “그 누구도 손댈 수 없는 특위 필요” 원혜영 “징계안 처리 법정 기한 명확하게” 정병국 “상시적인 체크 시스템 마련해야” 강창일 “국회의원 정신, 법·제도보다 중요” 20대를 끝으로 국회를 떠난 김무성(6선·미래통합당), 원혜영(5선·더불어민주당), 정병국(5선·통합당), 강창일(4선·민주당) 전 의원은 21대 국회를 향해 “헌법기관의 품격을 스스로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합이 20선인 여야 4명의 중진은 윤리특별위원회의 정상 가동도 당부했다. 이들은 지난 4월 9일 총선에 불출마한 동료와 뜻을 모아 윤리특위 상설화, 징계안 의결시한 법정화 등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고, 21대 국회의 과제로 남겼다. 김 전 의원은 31일 “지금까지 윤리특위는 유명무실한 기구였다”며 “모두 떳떳하지 못한 입장에서 동료 의원을 벌한다는 게 맞지 않다. 그래서 아무도 손댈 수 없는 윤리특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선출직은 지역주민 의견이 가장 존중돼야 하기에 제명은 무리”라며 “권위 있는 윤리특위가 엄중한 징계를 하고, 각 당의 공천 증거, 다음 선거에서 주민들의 선택 기준으로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원 전 의원은 “징계안 처리의 법정 기한을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원 전 의원은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윤리특위로 넘어오면 여야가 시간을 끄느라 제대로 된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윤리특위 상설화 때나 비상설화 때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은 바로 기한의 문제”라고 말했다. 원 전 의원은 강용석(18대)·심학봉(19대) 전 의원 징계도 윤리위 기능이 작동한 결과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여론재판에 뭇매를 맞을 것 같으니 인민재판식으로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라며 “국회가 최소한의 자정기능을 가질 때 국민이 국회를 신뢰한다. 제 식구 감싸기로 버티면 공멸의 길로 간다”고 경고했다. 정 전 의원은 상시적 체크 시스템 마련을 당부한다. 그는 “정파적 이유로 윤리특위에 제소돼야만 논의가 되니 윤리특위가 별로 무섭지 않은 것”이라며 “외부 인사로 구성된 윤리관 제도를 두고, 상시 체크해 누적되면 제소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전반기 윤리특위원장을 국회의장이나 무게감 있는 중진들이 맡도록 해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국회의원은 헌법에 규정된 대로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며 “자존감을 지키려면 누구에게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 원칙과 소신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전 의원도 “법·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 정신”이라며 “당론을 앞세워 국회의원을 옭아매고 헌법기관임을 부정하는 풍토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모든 게 앞서 나가는데 가장 후진적인 게 국회”라며 “선수가 높아지면 건방을 떨고 초심이 흔들릴 수 있다. 언제나 국민의 머슴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해 달라”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갑질 당한 경비원은 왜 죽음을 택했을까

    갑질 당한 경비원은 왜 죽음을 택했을까

    ‘제도적 보호 못 받아’ 판단에 극단 선택 전문가들 “가해자 처벌 대폭 강화해야”주차 관리를 위해 아파트 입주민의 차량을 밀었다는 이유로 폭언·폭행에 시달리다가 지난 10일 목숨을 끊은 경비원 최희석씨는 딸들을 매우 사랑하는 가정적인 아빠였다. 그가 남긴 마지막 봉투에서는 현금 30만원과 딸의 이름, ‘사랑해’라는 글귀가 발견됐다. 화목했던 평범한 가장, 그는 왜 극단적 선택을 한 걸까. ‘갑’ 위협 반복→자존감 손상→공포·불안감→만성무력감→개인 행복·주관적 삶 포기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갑질 행위를 ‘인격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살 행위는 여러 사건이 누적돼 발생하는데 최씨의 경우는 갑질을 당한 것이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개 갑질에 취약한 사람들은 현실에 순응적이며 참는 성향을 많이 띠는데 이를 악용한 갑질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인격 말살 행위이자 준인격적 살인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갑질 행위는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중 두 단계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최씨는 매슬로 단계 중 존경받고 싶은 욕구와 사랑(소속감)받고 싶은 욕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연관된 부분이라 견디기가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가정을 꾸려 왔던 최씨의 경우 인격적 착취와 무시를 당하면서 신체적·심리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갑의 위협이 반복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자신의 나약함과 공포감, 가장으로서 힘이 없고 (역고소 등) 되레 피해를 줄 것이라는 판단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무엇보다 ‘제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최씨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국민 10명 중 9명은 ‘갑질 피해 경험’갑질 제도적 해결 불신, ‘언론에 폭로’ 선호 끝없는 ‘갑질 문화’, 개인·사회 모두 망가뜨려“갑질 피해 누적될수록 법·사회 신뢰도 떨어져” 실제 각종 연구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갑질로부터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렇다 보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언론에 기대 ‘폭로’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정한율 한국리서치 전문위원과 조계원 고려대 교수의 ‘갑질 문화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성인 10명 중 9명이 갑질을 경험했고 ‘사법 조치’ 등 제도적 해결보다 ‘피해자 규합 집단행동’, ‘SNS-언론에 폭로’가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가해자에 대한 ‘망신 주기’는 가능하나 여론이 수그러들면 다시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끝없는 ‘갑질 피해’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컸다. 개인에게는 상대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자존감을 손상시키고 수동성을 강화해 행복하고 주관적인 삶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고 봤다. 자신이 당한 모욕을 더 약자에게 되갚는 ‘갑질의 악순환’도 나타났다. 갑질 피해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법의 공정성과 사회에 대한 신뢰도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 교수는 “갑질 문화는 피해자 개인에 그치는 게 아닌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 약화 등 한국 정치사회 시스템의 위기로 전환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인격 살인’인 갑질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갑질 관련 중재 제도나 무료 상담실 등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우 교수는 “갑질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반면 갑질 가해자는 자기애적 경계성 장애를 가진 경우들이 많고 공격성이 높아 치료 명령이 필요하다”면서 “갑질 피해자의 경우 자기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방어 훈련과 심리적 치료로 면역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 교수는 “해외에는 커뮤니티내 상담시설이 복지시설처럼 잘 되어 있다”면서 “갑질을 당했을 때 상담시설을 떠올려 찾아오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는 공공분야 ‘갑질피해 신고센터’가 운영 중이며 정부민원안내 ‘국민콜110’ 홈페이지에서도 ‘갑질피해상담’ 코너가 마련돼 있다. 민간분야의 갑질 피해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서 제보와 상담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jurik@seoul.co.kr
  • 갑질 당한 경비원, 왜 죽음 선택했을까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갑질 당한 경비원, 왜 죽음 선택했을까 [강주리 기자의 K파일]

    끝없는 ‘갑질 문화’, 개인·사회 모두 망가뜨려아파트 입주민의 폭행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은 경비원 고(故) 최희석씨는 딸들을 매우 사랑한 가정적인 아빠였다. 그가 남긴 마지막 봉투에서는 현금 30만원과 딸의 이름, ‘사랑해’라는 글귀가 발견됐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주차 관리를 위해 입주민의 차를 밀었다는 이유로 해당 주민에게서 폭언과 폭행해 시달리다 지난 10일 투신으로 생을 마감했다. 화목했던 평범한 가장, 그는 왜 극단적 선택을 한 걸까. “갑질, 인간 존엄성 짓밟는 ‘인격 살인’” “매슬로 인간욕구 5단계 중 존경·소속감 두 단계에 큰 타격…버티기 힘들었을 것”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갑질 행위에 대해 ‘인격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살 행위는 여러 사건이 누적돼 발생하는데 최씨의 경우는 갑질을 당한 것이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개 갑질에 취약한 사람들은 수용적이고 현실에 순응적이며 반박보다 참는 성향을 많이 띠는데 이를 악용한 갑질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인격 말살 행위이자 준인격적 살인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갑질 행위는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의 인간의 욕구 5단계 중 두 단계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최씨는 매슬로 단계 중 존경 받고 싶은 욕구와 사랑(소속감) 받고 싶은 요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연관이 된 부분이라 정상적인 생활을 해왔더라도 견디기가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슬로의 인간의 욕구는 1단계 생리적·생명유지 욕구, 2단계 안전의 욕구, 3단계 사회적 및 소속감(애정)의 욕구, 4단계 존중 받고 싶은 욕구, 5단계 자아실현 및 성취의 욕구로 이뤄진다. 사회적 분위기가 폭력을 지양하는 사회로 바뀌면서 최씨가 받았을 상대적 타격이 더 컸을 가능성도 언급됐다.‘갑’ 위협 반복→자존감 손상→공포·불안감→만성무력감→개인 행복·주관적 삶 포기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가정을 꾸려왔던 최씨의 경우 개인의 인격적 착취와 무시를 당하면서 신체적·심리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갑의 위협이 반복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자신의 나약함과 공포감, 가장으로서 지켜나갈 힘이 없고 (역고소 등) 되레 피해를 줄 것이라는 판단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씨는 입주민 A씨의 괴롭힘이 계속되자 지난달 경찰에 고소했지만 A씨로부터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맞고소를 당했다. 곽 교수는 무엇보다 ‘제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최씨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갑의 위치에 있는 입주민에 대항할 수 없었던 최씨는 목소리를 내는 방법으로 죽음을 선택한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최씨는 생전에 남긴 유서에서 “A씨에게 맞으면서 약을 먹어가며 버텼다”면서 “(경비원)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고 산에 가서 100대 맞자고 하더라. (A씨가) 길에서 보면 죽여버린다고 했다”며 두려움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27일 상해와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된 입주민 A씨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국민 10명 중 9명은 ‘갑질 피해 경험’갑질 제도적 해결 불신, ‘언론에 폭로’ 선호 “갑질도 ‘모방학습’…당하면 더 약자에 되풀이”“갑질 피해 누적될수록 법·사회 신뢰도 떨어져” 실제 각종 연구에서는 한국사회에서 갑질로부터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갑질을 억제하고 해결할 사회 규범이나 법·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소셜미디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언론에 기대어 ‘폭로’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들이 빈번해지는 추세다. 정한율 한국리서치 전문위원과 조계원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교수의 ‘갑질 문화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성인 10명 중 9명이 갑질을 경험했고 ‘사법 조치’·‘공공기관 상담·청원’ 등 제도적 해결보다 ‘피해자 규합 집단행동’, ‘SNS-언론에 폭로’가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가해자에 대한 ‘망신주기’는 가능하나 실제적 권력 균형을 가져오기 어렵고 여론이 수그러들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갑질, 개인·사회 모두에 부정적 영향 끝없는 ‘갑질 피해’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크다고 봤다. 개인에게는 상대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자존감을 손상시키고 수동성을 강화해 개인의 행복하고 주관적인 삶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자신이 당한 모욕을 더 약자에게 되갚는 ‘갑질의 악순환’도 나타난다. 손상된 자존심을 보상 받기 위해 더 취약한 ‘을’에게 갑질로 되갚아 주는 것이다. 곽금주 교수는 “어린 시절 가정폭력이 ‘학습’ 행위를 낳듯이 갑질도 당하면 ‘모방 학습’이 기계적으로 나타나기 쉽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도 갑질 피해를 많이 입은 사람일수록 법의 공정성과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 교수는 “갑질에 순응·굴복하는 경험이 누적될수록 사회의 신뢰자본이 뚜렷하게 약화된다”면서 “이는 갑질 문화가 피해자 개인에 그치는 게 아닌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 약화 등 한국의 정치사회 시스템의 위기로 전환된다”고 우려했다. 문화심리학자 한민 우송대 교수는 이러한 갑질이 지위의 고저, 신분의 귀천 등 서열에 따른 특권과 차별을 당연시 여기는 오랜 한국사회의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갑질 처벌 대폭 강화해야…치료명령 필요”“무료 상담실 활성화 등 접근성 높여야” 전문가들은 ‘인격 살인’인 갑질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만성적인 악질 가해자의 경우 치료 명령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갑질에 대비해 중재 제도를 만들고 무료 상담실 등을 활성화해 피해를 당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를 충분히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우 교수는 “갑질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반면 갑질 가해자는 자기애적 경계성 장애를 가진 경우들이 많고 공격성이 높아 치료 명령이 필요하다”면서 “갑질 피해자의 경우 자기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방어 훈련과 심리적 치료로 면역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 교수는 “해외에는 커뮤니티내 상담시설이 복지시설처럼 잘 되어 있다”면서 “갑질을 당했을 때 상담시설을 떠올려 찾아오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는 공공분야 ‘갑질피해 신고센터’가 운영 중이며 정부민원안내 ‘국민콜110’ 홈페이지에서도 ‘갑질피해상담’ 코너가 마련돼 있다. 민간분야의 갑질 피해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서 제보와 상담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거창군 제초제·생장조정제·착색제 없는 3無농업 선포

    거창군 제초제·생장조정제·착색제 없는 3無농업 선포

    경남 거창군이 소비자 건강 보호와 농업생태계 보전을 위해 제초제·생장조정제·착색제를 쓰지 않는 ‘3無농업’ 실천을 선포했다. 거창군은 28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3無농업 실천 참여 농가와 농협군지부, 농업관련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無농업 실천 선포식을 했다.3無농업은 농업생태계 보전과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해서 제초제와 생장조정제, 착색제를 쓰지 않고 건강한 친환경 먹거리를 생산해 공급하는 것이다. 군은 올해 초 3無농업 방침을 결정하고 참여 희망 농가를 모집해 438농가 533ha 신청을 받아 이날 선포식을 했다. 군은 3無농업이 올바르게 제대로 추진되도록 사업실천 점검단을 운영하고 재배농산물·토양 화학적 분석과 농약안정정보시스템 매출 내역 점검 등 실천 여부를 철저히 관리·점검 한다고 밝혔다. 제초제, 성장조정제, 착색제를 사용하지 않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 농가에 는 1㎡당 50원씩 농가당 최고 50만원까지 장려금을 지급한다. 군은 3無농업을 거창군을 대표하는 친환경 농산물 상표로 만들어 3無농업으로 생산된 농산물을 학교급식과 공공급식에 우선 공급한다. 거창푸드종합센터와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서도 판매해 농가 실질소득과 건강한 먹거리 생산자의 자존감을 높일 계획이다. 군은 전국 최초로 거창군이 실천하는 3無농업이 농촌 환경을 살리고, 국민 건강도 책임지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이제는 농업인 스스로가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건강한 먹거리 생산으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3無농업을 거창군 특화 농업정책으로 발전시켜 농가소득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창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포토] ‘골반미인’ 마케터 임채이, 미스맥심 TOP 20 진입

    [포토] ‘골반미인’ 마케터 임채이, 미스맥심 TOP 20 진입

    ‘2020 미스맥심 콘테스트’가 TOP 20 순위를 공개했다. 평범한 마케터 임채이 씨는 올해 미스맥심 콘테스트에 참가하여 독자 온라인 투표를 통해 20위권 안에 진입하면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임채이 씨는 “예전부터 미스맥심을 하고 싶었는데 사람들 시선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고 싶어서 나왔다”라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미스맥심 콘테스트에 도전하면서 내 안에 있던 자신감을 다시 채울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임채이 씨는 맥심과의 첫 촬영에서 완벽한 골반 라인을 선보이며 당당한 매력으로 프로필 화보를 장식했다. 독자 온라인 투표를 통해 TOP 20에 진입하여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임채이 씨는 코스프레 촬영 미션을 수행하고 공개된 새로운 맥심 화보와 영상으로 다음 투표 대결을 거칠 예정이다.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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