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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생산·투자 순환경제 구축…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높인다

    농어촌 기본소득과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논의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현금성 지원을 넘어 지역 내 소비와 생산을 연결하는 ‘순환 경제’ 구축으로 정책 효과를 키우려는 취지다. 동시에 제도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월 농어촌 기본소득을 처음 지급한 경남 남해군은 ‘지역순환경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본격적인 체계 구축에 나섰다고 22일 밝혔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축으로 지역화폐, 로컬푸드, 통합돌봄, 고향사랑기부제 등을 유기적으로 묶어 생산·소비·투자·자금이 지역 안에서 도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군은 공공시설 결제 환경 확대, 농수산물 선구매 계약, 공공 배달앱 연계 등 소비 촉진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기본소득 사업을 시행 중인 다른 지자체들도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전북도는 지난달 장수·순창군에 61억원 규모의 기본소득이 지급된 이후 ‘지역 소비 선순환 전략’을 추진하며 가맹점 부족, 소비 접근성 한계 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동장터와 배송 서비스,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 등으로 기본소득이 지역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전남 곡성군에서는 제도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군은 ‘생활인구’ 개념을 반영해 지급 대상을 확대할 것과 면 지역 주민 사용처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읍면 생활권 설정의 지자체 자율권 보장을 정부에 요청했다.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남에서는 이달 농어민 단체들이 참여한 ‘농어촌기본소득추진연대경남연합’이 출범해 모든 농어촌에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농어촌 주민에게 기본소득은 시혜적 복지가 아닌 지역 소멸을 막고 경제 선순환을 불러올 생존전략이자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전국 10개 인구 감소 지역 주민에게 매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강원 정선군에서는 지난달 지급된 44억 5000여만원 가운데 59.2%가 일주일 만에 지역에서 사용되고 충남 청양군은 인구 3만명을 회복하는 등 사업 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 집값 정책 설계부터 ‘다주택 공직자’ 배제

    집값 정책 설계부터 ‘다주택 공직자’ 배제

    李 “다주택 혜택 만든 공직자 문제주택 정책에 0.1% 결함도 없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다주택이나 비거주 고가 주택을 가진 공직자는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주택 보유를 고위 정무직뿐 아니라 부처 일반 공무원에게까지 적용한 초유의 조치다. 올초부터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 온 이 대통령이 정권 차원의 신뢰도와 일관성 확보를 위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공화국 탈출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 과제이고, 부동산이나 주택 정책에서는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며 지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나 투자·투기용 비거주 주택 보유자, 초고가 주택 자체를 비난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주택 보유가 많을수록 유리하도록, 집값이 오르도록 세제·금융·규제 정책을 만든 공직자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제도를 만든 공직자나 그런 제도를 방치한 공직자가 그 잘못된 제도를 악용해 투기까지 한다면 그는 비판을 넘어 제재까지 받는 게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극약 처방’으로 평가된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내보일 때마다 ‘청와대 참모나 고위 공직자부터 다주택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 대통령 본인은 물론 일부 참모들이 다주택 해소 등을 위해 집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주택 매각을 일방 지시할 수는 없는 현실을 고려해 아예 ‘다주택 공직자 배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다주택 공직자를 고리로 한 정부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고 강도 높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 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또 이번 지시로 부동산 투기와 관련한 공직 기강을 다시 한번 다잡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게 더 이익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신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그런 정책 설계에 참여하는 게 맞는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는 이미 청와대는 물론 각 정부 부처에도 전달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날 “부동산 주택 정책 담당자의 주택 등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 중이며 현황 조사 후 관련 업무 배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의 지시가 어느 부서의 어느 직위까지 적용되는지, 이미 다주택 보유분을 매물로 내놨지만 팔리지 않은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 고가 주택이나 과다 보유의 기준은 무엇인지 등의 판단은 현황 조사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는 부동산 정책에 직접 관여하는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알려졌다. 이 비서관은 주택 보유분 일부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다른 참모들도 이 같은 지시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다주택 참모였던 강유정 대변인은 최근 보유 중이던 아파트를 처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대변인이) 시세보다 낮게 집을 내놓아 계약이 체결됐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청와대 참모진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자율적으로 대통령의 시책에 어긋나지 않도록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다주택 공직자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부동산 정책은 기획, 입안, 검토, 집행 등 전 과정에 걸쳐 전문성과 경험을 요하는 영역”이라며 “다주택 보유 여부만으로 관련 공직자를 배제한다면 그 공백을 어떻게 메우겠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 美·中은 로보택시 질주하는데… 한국은 아직 ‘실증의 늪’

    美·中은 로보택시 질주하는데… 한국은 아직 ‘실증의 늪’

    로보택시가 세계 시장에서 유료 상업 서비스 단계에 진입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실증 단계에 머무르면서 기술 선도국과의 격차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지난해 24억 달러(3조 6000억원)로 추정되는 세계 로보택시 시장은 2030년에는 457억 달러(68조 68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은 로보택시 도입에 적극적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일대에선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업 모셔널이 로보택시를 운영 중이다. 우버 앱으로 호출하면 아이오닉5 기반의 로보택시가 온다. 구글 계열 웨이모는 지난해 약 1500만 건의 로보택시 운행을 기록했다. 중국 바이두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 고’ 역시 1000만 건 이상의 운행을 수행하며 빠르게 확대 중이다. 모두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고도 자율주행(레벨4)이다. 한국은 여전히 실증 단계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16일부터 강남 일대에서 심야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시범 운영 수준이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선 동승한 운영자가 운전대를 잡는 조건부 자율주행(레벨3 수준)이다. 로보택시는 기술, 규제, 데이터, 플랫폼이 결합된 산업인데 우리나라는 규제가 기술의 발목을 잡는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자율주행 차량은 제한된 시범운행 구역에서만 달리고 사고 책임과 보험 체계도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다. 미국 네바다주는 2011년 자율주행차 운행을 합법화했고, 애리조나는 2018년 행정명령을 통해 완전 무인 자율주행차 운행을 허용했다. 중국도 상하이시가 2022년 조례를 제정해 상업 운영을 허용했고 선전시는 같은 해 교통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에 대한 규제까지 마련했다. 자율주행은 얼마나 많이, 얼마나 복잡한 환경에서, 얼마나 오래 달려봤느냐의 싸움이어서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다. 웨이모는 1억 마일을 넘는 완전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했고, 바이두 역시 분기당 수백만건의 무인 운행을 통해 데이터를 쌓고 있다. 우리나라 업계는 이른바 ‘비식별화법’이라고 부르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가명정보 규제’를 문제로 지적한다. 차량이 도로 주행 과정에서 수집하는 정보의 활용면에서 제약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비식별화법 때문에 모자이크 처리된 보행자 정보만 수집할 수 있어 (보행자 시선, 표정 등 핵심 정보는 취득할 수 없으니) 보행자가 차량 접근을 인지했는지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었다”고 말했다. 로보택시는 충전 시간을 제외하면 계속 운행 할 수 있다. 출근할 때 이용한 차를 업무 시간에 택시로 운행시키거나 퇴근 후 취침 시간에 영업을 시킬 수도 있다. 아직은 로보택시의 차량 가격이 비싸다. 기술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웨이모 로보택시의 평균 요금은 20.43달러로 우버(15.58달러)와 리프트(14.44달러)보다 높다. 하지만 대량 운행 시대가 오면 차 가격 등은 하락할 전망이다. 그나마 지난달 국회의 관련 법 개정으로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은 기업은 도로 주행 과정에서 확보한 영상 정보를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규제가 풀려 (로보택시가) 본격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라고 말했다.
  • 설탕·밀가루 가격 내리니 과자·아이스크림도… 롯데·해태·오리온·빙그레·삼립 동참

    롯데웰푸드와 해태, 빙그레, 오리온 등 주요 식품사들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춰 다음달 1일부터 아이스크림과 과자, 빵 가격을 일제히 인하하기로 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제과·빙과·양산빵 등 9개 품목 가격을 평균 4.7% 낮춘다. 대표 품목 ‘엄마손파이 254g’를 6800원에서 6600원으로 2.9% 인하하고, 빙과류 ‘와 소다맛 140㎖ 펜슬’은 1000원에서 800원으로 최대 20% 내린다. 오리온은 배배(6.7%)와 웨하스(4.8%) 등 제과 3종을, 해태제과는 계란과자(5.3%)와 롤리폴리(5.6%) 등의 가격을 조정한다. 삼립은 포켓몬빵(5.6%) 등의 가격을 인하하고 빙그레는 링키바, 구슬폴라포 등 아이스크림 7종의 출고가를 평균 8.2% 낮추기로 했다. 기업들은 원가 부담이 여전하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업들의 가격 인하 조치에 대해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송미령 장관님 잘 하신다”라며 “이런 성과들이 쌓이면 악명 높은 대한민국 고물가도 많이 시정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제당·제분업체들이 밀가루와 설탕 가격을 인하하고, 정부가 민생물가 특별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면서 식품업계 전반에서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유통 구조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먹거리 물가 안정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내수 경기 침체 속에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이 기업의 자율 경영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관리급여 도입·5세대 실손… 비급여 진료 ‘수술대’ 오른다[실손, 다시 다수를 위한 제도로]

    관리급여 도입·5세대 실손… 비급여 진료 ‘수술대’ 오른다[실손, 다시 다수를 위한 제도로]

    도수·체외충격파·언어치료 급증일부 항목, 제도권 편입해 관리환자 본인 부담 95% 안팎 거론이르면 새달 ‘5세대 실손’ 출시비중증 진료, 보장 축소 등 논의가입자가 별도 비용 내고 선택비급여 진료 확대가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정부와 보험업계가 제도 재설계에 착수했다. ①비급여 진료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는 ‘관리급여’ 도입과 ②비급여 보장 구조를 손보는 ‘5세대 실손보험’ 출시가 재설계 방안으로 동시에 추진되면서 실손보험 체계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보험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비급여 진료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손보험은 환자가 낸 병원비를 돌려주는 구조인 만큼 비급여 진료가 늘수록 보험금 지급도 함께 불어난다. 결국 보험사 손해율이 악화하고, 그 부담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18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비급여 진료비용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3월 기준 의과 분야 비급여 진료비는 1조 1045억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도수치료가 121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체외충격파 치료도 753억원을 차지했다. 최근 이용이 늘고 있는 언어치료의 규모는 147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발달 지연을 이유로 시작된 언어치료가 이후 검사에서 정상 발달로 확인된 뒤에도 약 3년 동안 300회 넘게 이어지며 실손보험금 약 1800만원이 지급된 사례도 있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같은 치료라도 의료기관마다 비급여 가격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특정 가격대에 이용이 몰리는 경향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보험이 일정 부분 비용을 보전해 주다 보니 가격 부담이 완화되고, 그만큼 특정 비급여 항목 이용이 빠르게 늘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비급여 일부를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는 ‘관리급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용이 급증했거나 가격 편차가 큰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관리 체계 안으로 넣어 진료 기준과 가격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다만 일반 건강보험처럼 환자 부담을 크게 낮춰주는 방식은 아니다. 환자 본인부담률을 95% 안팎으로 높게 두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이는 진료를 금지하지는 않되 “값이 싸니까 과하게 이용하는 일”은 막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지금은 같은 치료라도 병원마다 명칭과 가격이 제각각이어서 관리가 쉽지 않은데, 관리급여가 도입되면 이런 혼선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와 보험업계 판단이다. 당초 상반기 시행이 예상됐지만 수가와 적용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시행 시점은 올해 3분기로 늦춰졌다. 또 정부는 지난 5일 열린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에서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해 의료계 자율 시정을 우선 추진하고,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관리급여 지정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언어치료 역시 급여화 가능성을 포함해 추가 검토 대상에 오른 상태다. 국회에서는 비급여 진료 명칭과 코드 체계를 표준화하고 진료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이른바 ‘비급여 관리법’ 제정도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신의료기술이 충분한 검증 없이 시장에 확산되는 문제를 막기 위한 관리 체계도 필요하다고 본다. 전자의무기록(EMR) 기반 데이터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손보험 상품 구조 개편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르면 다음달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4세대 실손보험이 “많이 이용한 가입자의 보험료를 더 올리는 방식”이었다면, 5세대는 아예 비급여 보장 구조 자체를 다시 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비급여 항목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비중증 항목 일부는 보장을 축소하거나 특약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쉽게 말해 꼭 필요한 치료는 두텁게 보장하되, 과잉 이용 우려가 큰 비급여는 가입자가 별도 비용을 내고 선택하도록 바꾸는 방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보험료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비급여 보장 방식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도 실손보험 왜곡을 바로잡으려면 비급여 관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건강보험에서 비급여 항목 목록과 가격 기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일정한 기준 없이 비급여가 계속 늘어나면 실손보험 손해율도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비급여 가격 상한을 마련하거나 목록에 없는 항목은 실손보험 보장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계는 비급여 관리 강화가 자칫 획일적인 진료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12월 정부의 비급여 관리 정책과 관련해 “관리급여 선정은 실손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한 결정”이라며 “본인부담률 95%를 적용한 관리급여는 명목상 급여일 뿐 사실상 비급여와 다름없는 구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손해율 문제를 의료 현장 규제로만 해결하기보다 필수의료 보상체계와 비급여 발생 구조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코스닥, 성장 따라 1·2부 나누고 저평가 기업 공개해 밸류업 유도

    코스닥, 성장 따라 1·2부 나누고 저평가 기업 공개해 밸류업 유도

    혁신기업 경쟁력 갖출 사다리 구축일반주주 위해 M&A 내용 공시도 정부가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앞당기고자 전방위적 자본시장 개혁에 나선다.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1·2부로 나누고, 저평가된 기업은 명단을 공개해 기업 가치 제고를 유도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중요한 것은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시장 구조를 갖추는 것”이라며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체질 개선은 ▲신뢰 ▲주주 보호 ▲혁신 ▲시장 접근성 등 4대 개혁 방안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먼저 혁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시장 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업 단계별 사다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규모, 성장 단계 등에 따라 ‘코넥스-코스닥 2부-코스닥 1부-코스피 시장’ 순으로 이전 상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코스닥 시장을 가칭 프리미엄·스탠더드(1·2부) 시장으로 쪼갠다. 1부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성숙 기업 80~170개로 구성되며 2부는 성장 중인 일반 스케일업(규모 확대) 기업 중심이다. 1부 기업 중 최상위 대표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도 신규 개발해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 투자 활성화를 꾀한다.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초기 벤처·중소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 시장이다. 코넥스 시장 단계에 있는 기업들을 위해서도 공시 교육 등 인큐베이팅 기능을 활성화하고 상장 비용 부담을 완화한다. 특히 주주 보호 차원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명단을 공개한다. 예컨대 반기마다 업종별 PBR 하위 20% 기업 명단을 공개하는 식이다. PBR은 순자산 대비 주가가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으면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and shaming), 해당 기업에 부끄러움을 줘서 자체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의 자율적 인수합병(M&A) 활성화를 통해 부실 기업의 시장 내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M&A 제안이 있을 때 일반 주주도 합리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공시 지침을 만든다. 이사회가 주주 충실 의무에 기반해 전체 주주 입장에서 M&A 매수 가격 공정성을 검토하고 찬반 입장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한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간담회에는 이 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증권사 애널리스트, 교수 등 전문가, 기업 대표, 투자자 대표 등이 참석했다.
  • “살아있다더니 ‘연출’이었나”…이란 실세 죽음, 결국 들통났다 [핫이슈]

    “살아있다더니 ‘연출’이었나”…이란 실세 죽음, 결국 들통났다 [핫이슈]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쇄 공습 속에서 이란 권력 핵심으로 떠오른 알리 라리자니가 결국 정밀 타격으로 사망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7일(현지시간) 정보 자산과 공중 전력을 결합한 작전으로 라리자니를 제거했다.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사실상 이란을 이끌던 실질적 권력자로 평가받았다. 이스라엘은 이번 작전을 단순 공습이 아닌 추적·식별·정밀 타격이 결합한 제거 작전으로 수행했다. 정보 당국은 테헤란 내부에서 확보한 첩보를 토대로 라리자니의 위치를 특정했고, 공군 전력을 투입해 신속히 타격을 실행했다. 라리자니는 쿠드스 데이 행진에 직접 등장하고 언론 인터뷰와 SNS 활동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공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거리에서 시민들과 접촉하며 공개 행보를 이어갔고, 이런 노출이 결국 위치 식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이란 내부에서는 혼선이 발생했다. 당국은 한때 라리자니 사망설을 부인하며 손 글씨 메시지를 공개했지만, 이후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인정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라리자니는 사망 직전까지 강경 메시지를 이어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전쟁은 몇 개의 트윗으로 끝낼 수 없다고 비판했고, 공격이 이어질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공습을 두고도 이스라엘의 절박함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하며 전면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외신들은 이러한 공개 발언과 군사 지휘 역할이 결합하면서 그가 제거 대상 최우선 순위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 ‘연출 논란’ 부른 정보 혼선…결국 사망 인정 라리자니 사망을 둘러싼 혼선은 단순한 오보 수준을 넘어 정보전 양상으로 번졌다. 이란은 손 글씨 메시지를 공개하며 생존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사망 사실을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 혼선이 외부로 그대로 드러나면서 ‘생존 연출’ 논란까지 확산했다. ◆ 권력 연결축 붕괴…군·통치 동시에 흔들렸다 라리자니는 군과 외교, 정보 체계를 동시에 연결하는 핵심 인물이었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출신으로 핵 협상과 국가안보 전략을 모두 관장했고, 최고국가안보회의 수장으로서 사실상 국가 운영을 총괄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그는 통치와 전쟁 대응을 동시에 지휘하며 권력을 집중시켰다. 이번 공습에서는 바시즈 민병대 사령관 골람레자 솔레이마니도 함께 사망했다. 두 핵심 인물의 동시 제거로 이란 내부 통제 축이 동시에 흔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 “보이지 않는 지도부”…확전 가능성 더 커졌다 현재 이란 내부에서는 권력 공백에 대한 불확실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새 최고지도자로 지목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부상설과 사망설, 러시아 이송설까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라리자니까지 제거되면서 이란은 명확한 지휘 체계를 드러내지 못한 채 사실상 ‘보이지 않는 지도부’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즈타바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무릎 꿇려야 한다”고 선언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거가 전쟁 종결로 이어지기보다 오히려 확전 가능성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휘 체계가 약화한 상황에서 현장 지휘관들의 자율적 대응이 늘어나면 통제되지 않은 군사 행동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지원 없이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동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런 발언은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로 전쟁은 3주째 이어지며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섰고,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유가 상승까지 현실화하고 있다.
  • “3주마다 전원 집합”… 김기홍 JB금융 ‘소통 회장’[경제 블로그]

    “3주마다 전원 집합”… 김기홍 JB금융 ‘소통 회장’[경제 블로그]

    “3주일이란 주기가 참 묘해요. 주간 회의처럼 루틴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잊고 있기엔 또 긴장이 지속되는 간격이죠. 준비할 시간을 준건데 부족하면 바로 티가 나기도 하고요.”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전사 회의를 두고 내부에서 하는 말입니다. 김 회장은 약 3주에 한 번, 지주 임직원 70~80명을 한 공간에 모아 회의를 엽니다. 회의의 중심은 부서장들입니다. 보고서는 따로 없습니다. 각 부서 부장이 돌아가며 앞으로 나와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설명하죠. 무슨 사업을 하는지, 어디와 왜 협업하는지,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지, 진행 과정에서 막힌 부분은 무엇인지까지 그대로 공유합니다. 김 회장은 회의를 강하게 끌고 가는 역할을 합니다. 중간중간 끊고 질문을 던지죠. “좋은 아이디어인데 이렇게 접근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기존 사업과 겹치는 부분은 없는지 봤습니까”, “왜 일정이 늦어졌습니까.”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보니 준비 수준에 따라 발표 완성도가 그 자리에서 바로 드러난다고 합니다.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지만 긴장감은 분명했습니다. 자율적으로 손을 들고 발표하는 구조인데, 대부분 결국 나섭니다. 안 나가면 더 눈에 띄기 때문이죠. 공개된 자리에서 칭찬도 이어지고, 지적도 나옵니다. 부서장의 몫이지만 회의 자료를 준비하는 실무진들이 직접 보고 있으니 다음 회의를 준비하는 방식부터 달라집니다. 회의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메시지도 뚜렷합니다.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빠르게 실행하라는 것. 남들과 다른 길을 찾되 시장 친화적으로 판단하라는 주문이 이어집니다. 동시에 원칙과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와 윤리경영을 놓치지 말라는 얘기도 계속 나옵니다. 그래서 내부에서는 3주라는 주기를 꽤 절묘하다고 봤습니다. 준비할 시간은 주면서도 긴장은 유지되는 간격이라는 평가였죠. 그 결과 책임 소재가 더 또렷해지고, 실행 속도도 빨라졌다고 했습니다.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드러나는 구조였다는 겁니다. 결국 이 회의 구조 자체가 책임과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 한국거래소, 거래시간 연장 9월로 연기

    오는 9월 14일부터 한국거래소의 주식 거래 시간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확대된다. 현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정규장만 운영 중인데 프리(오전 7시~오전 7시 50분)·애프터마켓(오후 4시~오후 8시)을 추가로 개장하는 것이다. 17일 한국거래소는 “기존보다 거래시간이 늘어나는만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 접근성이 제고될 것”이라며 이 같은 거래시간 연장 최종 제도안을 밝혔다. 이는 기존 시행 예정일이었던 6월 29일에서 약 3개월 연기된 것이다. 시스템 거래시간 연장을 위한 시스템 안정성 확보와 테스트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증권업계 의견을 반영해서다. 거래소는 국내 증시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해 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미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거래가 가능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고 분석한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전산 시스템 구축과 인력 운영 부담 등을 이유로 속도 조절을 요구해왔다. 결국 거래소는 이날 시행 시기를 늦추고 운영 시간도 일부 조정하는 절충안을 택했다. 증권사 참여는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 현대차그룹, 엔비디아 ‘두뇌’ 장착… 자율주행·로보택시 협업 확대

    현대차그룹, 엔비디아 ‘두뇌’ 장착… 자율주행·로보택시 협업 확대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업을 확대한다. 엔비디아의 ‘두뇌’를 활용해 일부 차종에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선제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 로보택시까지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6) 기조연설에서 “자율주행차에도 ‘챗GPT 순간’이 도래했다”며 “로보택시 준비 차량의 수는 앞으로 많아질 것이며 현대차, BYD, 닛산, 지리자동차 등 네 개의 새로운 파트너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황 CEO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1월 CES 2026 행사장에서도 ‘깐부 회동’을 이어가는 등 협력을 강화해왔다. 현대차그룹은 자체적인 SDV 역량과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결합해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 공동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테슬라에 비해 주춤했던 자율주행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우선 엔비디아가 보유한 레벨2(부분 자율주행) 이상 첨단운전자보조기능(ADAS) 등 자율주행 기술을 일부 차종에 선제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구간에서 운전자 없이 주행하는 레벨4(고도 자율주행) 로보택시까지 아우르는 자율주행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미국 모셔널을 중심으로 로보택시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도입해 자율주행 레벨2부터 레벨4까지 확장할 수 있는 통합 아키텍처(설계구조)를 구축하기로 했다.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센서, 카메라 등을 묶은 표준 설계구조로, 이를 통해 영상·언어·행동 데이터 수집, 인공지능(AI) 학습·성능 향상, 실제 차량 적용, 데이터 품질 향상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엔비디아가 보유한 광범위한 데이터,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그룹 전반에서 얻은 데이터를 단일 학습 파이프라인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파이프라인이란 명령어, 그래픽 등을 처리하는 컴퓨터의 데이터 처리 구조다. 그동안 데이터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고 양질의 데이터를 축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 주민 사랑방으로 돌아온 ‘문닫은 파출소’

    주민 사랑방으로 돌아온 ‘문닫은 파출소’

    조직개편·예산·인력 부족 등으로 문을 닫은 치안센터가 주민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용도를 다한 ‘빈 건물’이 흉물이 되지 않도록 카페와 도서관, 창업 캠프, 공동 육아 공간 등 마을 사랑방으로 변신 중이다. 전북도는 유휴 국유건물을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자활사업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전북광역자활센터,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등이 힘을 보탰다. 전주 금암1파출소는 카페와 자활상품 판매장으로, 군산 흥남치안센터도 카페로 옷을 갈아입었다. 익산 영등치안센터는 카페와 반찬 판매점, 남원 동충치안센터는 청년제과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에서도 문 닫은 치안센터가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마포구에서는 최근 서교치안센터가 작은 도서관, 인공지능(AI) 쉬운 글 서비스, 커뮤니티 라운지 역할을 하는 ‘서교 펀(Fun) 활력소’로 문을 열었다. 수원 장안구 옛 율전파출소 부지는 지난해 말 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재탄생했다. 캠코의 ‘나라온지원사업’을 통해서다. 1층은 주민자율방범시설, 2층은 노인복지 및 주민커뮤니티시설, 별관은 재활용사업장이다. 대구 역시 2023년 ‘유휴공간 활용 거점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경찰청과 협의 후 시민들에게 공간을 돌려주는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치안센터 등 유휴 건물을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활용한 결과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카페와 문구점, 반찬가게 등 활용 범위를 늘려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내 연구도 노벨상까지 36년… 한국, 단기 성과 집착 버려야”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내 연구도 노벨상까지 36년… 한국, 단기 성과 집착 버려야”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

    세포 속 단백질 분비 과정 첫 규명노벨상 당시 ‘자유로운 연구’ 강조실패 위험 감수하고 밀고 나가야파킨슨병 앓던 아내와 사별 이후현재는 연구 컨소시엄 고문 활동한국 과학자도 많이 참여해 주길자신의 가설 증명할수록 자신감시험 아닌 실험 중심 교육 구성을성과 늦어도 꾸준한 지원이 중요 “자유로운 탐구 정신이 오늘날 노벨상 수상자들의 경력을 다채롭게 만들었습니다.” 세포 내 물질 수송 경로를 밝혀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랜디 셰크먼(78)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는 당시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네 차례 언급했다. 노벨 평화상이 아닌 생리의학상 수상 소감에서는 이례적이었다. 셰크먼 교수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UC 버클리 교정 내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자유로운 연구 환경’이 미국에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된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자신이 노벨상을 받기까지 36년의 연구를 했는데, 미국 민간 연구소의 지원 덕에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한국교육의 현실을 언급하며 시험보다는 실험 중심의 과학교육을 강조했다. 셰크먼 교수는 오는 26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 비전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번 행사는 호반그룹과 호반장학재단이 주최하고 서울신문과 전자신문이 주관한다. 학계·산업계·교육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학 인재 육성 방안을 논의한다. 호반그룹과 서울대는 ‘K-과학인재 아카데미업무협약(MOU)’을 맺고 예비 과학 인재들이 연구 경험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음은 셰크먼 교수와의 일문일답. -처음 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꾼 계기가 무엇인가. “첫 기억은 11살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를 마친 후 물병으로 근처 호숫가에서 물을 퍼 올려 현미경으로 봤더니 꼬물거리는 작은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그게 신기해서 더 좋은 현미경을 사고 싶었는데, 중고 제품도 100달러가 필요하더라. 동네 아이들을 돌보는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을 어머니가 장을 보는 데 썼다. 현미경을 못 산 게 분해서 그 길로 자전거를 타고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가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부모님은 화를 내다 결국 나를 전당포에 데리고 가서 현미경을 사줬다. 그 현미경으로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과학자의 꿈은 어떻게 이어졌나. “청소년기엔 학교에서 열린 과학 프로젝트 박람회에 출전하며 과학자의 꿈을 꾸었다. UC 로스앤젤레스(LA) 화학과에 진학했는데, 신입생 때 원하는 교수의 연구실에 들어가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때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교수님 아래서 실험하고 연구 현장을 배웠다. 그때 지도교수님이 빌려준 책이 유전자(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 노벨상을 수상한 제임스 왓슨 박사의 분자생물학 책이었다. 그 책이 지금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됐다.” -단백질 분비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해 노벨상을 수상한 과정이 궁금하다. “스탠퍼드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UC 버클리에서 교수로 막 재직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세포 내에서 아미노산 배열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단백질 종류가 많다. 단백질이 세포 안에서 생성되고 세포 밖으로 나가 순환하면서 역할을 한다. 인간과 동일한 진핵생물(핵과 핵막이 있는 세포로 구성된 생물)인 효모를 이용해 세포 안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이 분자 수준에서 세포 밖으로 전달되는지 규명한 것이다. 당시에는 단백질 분비 과정에 대한 연구도 거의 없었고, 연구 방식도 대부분 실험쥐와 같은 포유류를 사용할 뿐 효모를 활용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신청한 첫 장학금은 떨어졌다. 그런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에서 장학금 요청을 수용해 작은 펀딩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연구가 노벨상으로 이어졌다.” -노벨상 수상 소감에서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기초과학이 중요하다고 했다. “1977년에 효모로 시작한 연구가 2013년 노벨상을 받기까지 약 36년이 걸렸다. 효모 실험에서 얻은 결론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인정받기까지 36년이나 걸린 것이다. 그만큼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긴 시간 연구를 이어가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내가 연구를 시작했을 때 단백질 분비는 거의 새로운 분야였고 장학금도 거절당할 정도로 유망한 분야가 아니었다. 하지만 2년 만에 성과를 냈더니 미국의 민간 연구소인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HHMI)가 15년 동안 지원을 해줬고, 그 덕분에 비교적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다.” -과학자가 지녀야 할 핵심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과학자는 어느 정도 ‘도박꾼’이 되어야 한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호기심이 생긴 연구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밀고 나가야 한다. 새로운 것을 찾으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과학자로서 항상 큰 질문을 생각하고, 좋은 멘토와 최신 연구실 현장에서의 훈련을 통한 경험, 판단도 필요하다. 프랑스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도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고 하지 않았나.” -최근 학문과 산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미국의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학계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처음엔 제자들이 학계로 빠지길 원했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에게 학계나 산업계 중 특정한 길을 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요즘은 많은 박사들이 산업계로 진출해 새로운 발견을 해내기 때문이다. 기업가들 중에서도 많은 혁신가가 나오고 있다. 아마존이나 테슬라가 대표적인 예다. 기업인들도 똑같이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하고, 그렇게 산업의 선구자가 되지 않았나. 제자 중 한 명은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를 하면서 회사를 창업해 암젠에 인수됐다. 지금은 학계와 산업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 연구도 인공지능(AI)의 영향을 받나. 과학자는 AI와 어떤 관계를 이뤄야 하나. “요즘 연구실에는 실험 결과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배열 구조를 예측하는 것은 생명과학의 오랜 난제였는데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는 몇 분 만에 이를 예측한다. 이 공로로 알파폴드 개발자들은 2024년에 노벨상까지 받았다. 학생들도 이미 AI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AI의 도움을 받아 연구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AI가 연구실에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떤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 “아내가 20년 동안 파킨슨병을 앓다가 2017년에 사망했다. 한번 걸리면 완치가 어려워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데, 사망까지는 오래 앓아야 하는 힘든 병이다. 파킨슨병 환자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자신이 자금을 지원할 테니 파킨슨병 연구를 도와달라고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현재는 글로벌 파킨슨병 공동 연구 컨소시엄인 ASAP(Aligning Science Across Parkinson’s)라는 재단에서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연구자들이 팀을 이뤄 파킨슨병을 연구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팀으로 연구하고 있는데 아직 동아시아 출신의 연구자가 많지 않다. 한국에서 많이 참여해주면 좋겠다.” -한국이 과학 분야에서 인재를 더 성공적으로 배출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한국 정부가 기초과학에 더 투자해야 한다. 일부 연구자에게 집중적으로 펀딩을 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선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특히 한국은 민간 투자가 미국보다 적다. 미국에서는 개인 또는 기업, 재단의 후원이 과학 연구를 지속하게 만드는 핵심 축이다. 민간에서 지원을 해주면 정부 과제와 달리 특정 주제가 정해져있지 않고 연구자의 자율성을 존중해준다. UC 버클리에서 효모로 연구를 했을 때도 내게 후원을 해준 HHMI 덕분에 정부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주제를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었다. 내가 고문으로 있는 ASAP 역시 구글의 창업자인 브린이 큰 금액을 지원한다. 미국에서는 민간이 주된 재원이지만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기초과학에 더 많이 후원해야 한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시험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시험’ 준비를 하느라 ‘실험’은 하지 못한다. 시험은 창의력과 열정, 호기심이 아니라 암기력을 테스트하지 않나. 아이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지려면 스스로 경험하고 실험해보는 기회가 중요하다. 학교에서 과학 박람회를 열고 학생들이 직접 과학 실험을 설계하고 필요한 장비를 조립하는 식이다. 대학에 가서도 수업만 열심히 듣는 게 다가 아니다. 직접 연구실에 가서 실험을 해보길 권한다. 실제로 교수가 연구실에서 어떻게 실험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결과를 내는지 현장을 통해 경험을 쌓아라. 젊은 과학자들은 자유롭게 탐구할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의 가설을 실험하고 증명할수록 자신감을 얻는다.”
  • [세종로의 아침] 어른거리는 ‘심판의 날’ 그림자

    [세종로의 아침] 어른거리는 ‘심판의 날’ 그림자

    세상 물정 모르고 대입 학력고사나 준비하던 고등학생이었던 1991년 1월이 생각난다. 1990년 8월 쿠웨이트를 침공해 점령한 이라크가 국제 사회의 철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다국적군은 1991년 1월 17일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전을 병행하는 ‘사막의 폭풍’ 작전을 펼쳤다. 스텔스기 F-117 나이트호크가 처음 실전에 투입됐고, 페르시아만과 홍해에 있는 전함과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 발사돼 이라크 지휘부를 정밀 타격했다. AH-64 아파치와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이 레이더 기지, 스커드 미사일 기지를 폭파했으며 M1A1 에이브럼스 전차가 먼지를 날리며 기동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이유는 ‘방구석 제갈공명’으로 병법과 전쟁사에 푹 빠져 있었던 탓도 있지만, CNN이 24시간 실시간으로 전쟁을 생중계했기 때문이다. 뉴스 속 전쟁은 생각만큼 비참해 보이지 않았고, 야전 지휘관인 노먼 슈워츠코프 다국적군 총사령관은 삼국지 속 장수나 군사(軍師)처럼 느껴졌다. 미사일 시점으로 보여 주는 목표물 타격 영상은 비디오 게임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첨단 무기들이 초정밀 외과 수술을 하듯 적진을 공격하는 모습은 ‘하이테크 전쟁’, ‘깨끗한 전쟁’이라는 환상을 심어 주면서 전쟁의 비참한 현실을 가리기에 충분했다. 35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포화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무인 장비 등 첨단 기술이 투입되면 전쟁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전쟁은 당사자들에겐 비참한 현실이지만, 멀리서 보는 이들에게는 게임이나 SF 소설 또는 영화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인간이 안전한 곳에서 화면을 보며 게임하듯 드론을 조종해 죄책감 없이 폭격을 할 때도 충격적이었지만,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전에서 AI가 전쟁의 전면에 등장해 전장을 지휘한다는 소식은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이번 전쟁에서 AI는 위성 사진, 신호 첩보, 감시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통합 분석해 목표 좌표, 공격 무기 선택, 법적 정당화 논리까지 첨부된 공격 목표 약 1000개를 순식간에 생성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떠오른 것이 SF 영화 ‘터미네이터’다. 미군이 운용하는 군사용 AI 스카이넷은 자아를 획득하고, 인간의 가동 정지 시도를 위협으로 간주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핵전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인류 대부분인 30억명이 사망한다. 영화에서는 이때를 ‘심판의 날’로 부른다. 지난달 말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독일 공동 연구팀은 ‘혼돈의 에이전트들’이라는 제목의 충격적인 AI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파일을 만들고 이메일을 보내는 등 컴퓨터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는 강력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결과를 판단하는 능력은 한참 뒤처져 있다는 내용이다. 또 자율형 AI 에이전트는 열린 경쟁 환경에서 스스로 성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조작, 담합, 방해 등을 통해 인간을 속이고 다른 AI에 혼란을 주며 자원을 독점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바닷속 단세포 생물이 다세포 생물로, 그리고 인간으로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현대 생물학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자기 복제 능력을 갖춘 AI가 언제, 어떤 식으로 의식을 갖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AI는 자기가 의식을 갖게 된 것을 인간에게 숨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AI의 의식 발생은 먼 미래의 이야기라거나, 인간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학자들의 목소리는 한가하다 못해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AI가 의식을 갖게 되는 순간이 되면 전원을 뽑아버리기에는 이미 늦다. 이 모든 것이 AI에게 오늘의 운세를 묻고 내놓은 결과를 보면서, ‘과연 AI가 나를 속이지 않았다고 믿어도 될까’라고 생각하는 의심 많은 SF 마니아의 백일몽에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용하 문화체육부 과학전문기자
  • 교통·지도·글로벌 송출까지… 최첨단 IT 기술 총동원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아리랑’을 앞두고 기업들이 가용 가능한 첨단 기술을 총동원한다. 최대 26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민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 지도 서비스부터 데이터 폭증에 대비한 인공지능(AI) 네트워크 기술 등의 활용을 예고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초정밀 위치 정보와 상세 지도를 통해 현장 혼잡 해소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부터 일주일간 서울 시내버스 420여 개 노선의 위치를 1초 단위로 보여주는 ‘초정밀 버스’ 기능을 시범 운영한다. 도로 통제나 우회 상황에서도 시민들이 버스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네이버 지도 역시 오는 18일부터 광화문광장 일대를 건물 내부처럼 정밀하게 구현한 ‘실내 지도’ 서비스를 적용해 화장실, 출입 게이트, 구급 센터 등 주요 시설 위치를 안내한다. ​이동통신 3사는 이번 공연을 ‘AI 기반 지능형 망 운영’ 기술의 시험대로 삼았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AI 기반 네트워크 운영 시스템 ‘A-One’을 현장에 처음 적용해 트래픽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KT는 기지국 과부하를 감지해 1분 이내에 트래픽을 분산하는 ‘W-SDN’ 기술을 투입한다. LG유플러스도 자율네트워크 기술로 기지국 출력 등을 자동 조정해 인파 밀집 지역의 통신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글로벌 생중계를 맡은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 개국 동시 송출을 위해 국내 통신사에 망 안정화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이동통신사들은 글로벌 트래픽을 견디기 위해 해저케이블 용량을 평시 대비 2배 이상 증설했다.
  • AI 반도체동맹 ‘운명의 일주일’

    AI 반도체동맹 ‘운명의 일주일’

    엔비디아 회의 최태원 회장 참석젠슨 황과 HBM4 최적화 조율리사 수 AMD CEO 이례적 방한이재용 회장과 HBM 공급 논의테슬라, 자체 생산 구상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번 주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 1·2위인 빅테크 수장들과 각각 회동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세간의 눈길이 쏠린다. 이재용 회장은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와의 ‘혈맹’ 관계를 바탕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1위 수성에 나선 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이어 AMD와의 협력도 강화하며 고객사 확대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16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연례 기술 컨퍼런스 ‘GTC 2026’에 참석한다. 시장의 관심은 황 CEO가 오는 18일 기조연설 등에서 공개할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쏠린다. 최 회장도 GTC 2026에 처음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HBM 공급 확대와 차세대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과 황 CEO의 만남은 지난달 5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있었던 ‘치맥 회동’ 이후 한 달 만이다. 두 CEO 간 회동이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와의 견고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베라 루빈 등에 사용할 HBM4 물량 중 약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전 모델인 HBM3(4세대)와 HBM3E(5세대)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납품했지만,HBM4 시장에는 삼성전자도 진입했다. SK하이닉스는 조만간 엔비디아와 HBM4 최적화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리사 수 AMD CEO는 2014년 취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이 회장은 오는 18일 방한하는 수 CEO와 만나 HBM 공급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 CEO는 이 회장에게 HBM 공급 확대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AMD의 AI 가속기 ‘MI350’에 5세대 HBM인 HBM3E 12단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AMD가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 입지 확대와 파운드리 사업 회복을 동시에 노리고, AMD 역시 엔비디아를 견제하기 위해 안정적인 HBM 공급망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움직임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AI 반도체 공급망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자율주행과 AI 기술에 필요한 반도체 자체 생산 구상을 본격화했다. 머스크 CEO는 엑스(X)에 “테라팹 프로젝트가 7일 내로 시작된다”고 썼다. 테라팹은 웨이퍼를 월 10만개 이상 생산하는 기가팹보다 더 큰 초대형 생산 공장을 의미한다. 즉, 테라팹을 통해 반도체 자체 개발에서 더 나아가 자체 생산 체계까지 구축하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
  • 수수료 1000억, 과징금은 조 단위?

    은행권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제재 수위를 두고 금융당국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과징금 규모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통해 2조원에서 1조 4000억원으로 30%가량 감경됐지만 은행권은 노동조합까지 나서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며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18일 정례회의에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의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과 과태료, 기관제재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에서 결정된 과징금 규모는 국민은행 8000억원, 하나은행 2400억원, 신한은행 2300억원, 농협은행 1600억원, SC제일은행 9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기관제재 수위도 일부 영업정지에서 기관경고로 낮아졌다. 과태료는 기존과 동일한 1600억원이다. 공은 금융위로 넘어왔지만,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와 안건소위 검토가 길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일각에서는 18일 회의에서 과태료를 비롯한 일부 제재만 먼저 확정 짓고 쟁점 사항은 다음달로 연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5개 은행은 홍콩 ELS 가입 고객 가운데 약 97%를 대상으로 자율배상을 마쳤으며, 최근 진행된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투자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강조한 점을 부각하며 과징금이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과도한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생산적 금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앞서금감원은5개 은행이 불완전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부당이득 규모를 1000억~11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사측을 대신해 벌어들인 이득에비해수조원의 과징금이 부당하다며 정치권 등을 상대로 전방위 공세에 돌입했다. 16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ELS 과징금 부당 제재 중단을 촉구하는 3차 회견을 열 예정이다.
  • 현대차 모셔널 ‘로보택시’ 라스베이거스 질주

    현대차 모셔널 ‘로보택시’ 라스베이거스 질주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차량 호출 플랫폼 우버와 손잡고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시범 서비스인 만큼 차량 운영자가 탑승하지만, 연말에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모셔널과 우버는 현대차의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를 시범 서비스에 활용한다. 운영 지역은 라스베이거스대로 주변의 지정 호텔과 타운스퀘어 상업지구 등이다. 모셔널은 이용 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 서비스 단계에는 보다 안전한 운행을 위해 차량 운영자가 운전석에 탑승한다. 모셔널은 시범 서비스로 이용자 피드백 등을 확보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한 뒤 올해 말부터 완전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다. 모셔널과 우버는 우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을 호출한 고객의 경로가 시범 서비스 운영 구역에 포함되면 아이오닉5 로보택시를 자동 배차한다. 배차 고객은 별도 추가 비용 없이 일반 호출 차량과 동일한 가격으로 로보택시를 이용하거나 일반 차량으로 재배차를 요청할 수 있다. 로보택시가 픽업 장소로 도착하면 승객은 우버 앱을 통해 차량 문을 열고 탑승한다. 이동 중 도움이 필요한 승객은 언제든 우버 앱을 통해 상담원과 연결할 수 있다. 로보택시를 선호하는 고객은 우버 앱 설정을 통해 로보택시를 우선 배차 받겠다는 ‘탑승 선호도’를 선택할 수도 있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과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앱티브가 2020년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이다. 앱티브는 2018년 차량 호출 플랫폼 ‘리프트’와 협력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리프트와의 협력이 종료되면서 해당 서비스는 2023년 막을 내렸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약 10억 달러를 투자해 모셔널의 지분을 확대하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어갔고, 모셔널은 우버와 협력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다시 선보이게 됐다.
  •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AI는 ‘2각’을 대체할 뿐, 인간은 ‘5각’이다[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인공지능(AI) 시대, 우리는 불안하다. 그런데 그 불안을 정확히 표현하는 언어가 없다. AI가 내 일을 빼앗아 갈 것 같다는 두려움은 있지만, 무엇이 사라지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 반대로 기계에 빼앗기지 않을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고도 믿는데, 그것 역시 명확히 말하지 못한다. 그 결과 두 가지 극단적 반응만 남는다. 무조건 따라가거나,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어느 쪽도 시대를 제대로 읽는 태도가 아니다. 필자는 감각의 수에서 이 문제의 답을 찾고 싶다. 인간과 AI를 가르는 경계를 직관적으로,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그것이 2각과 5각의 구분이다. 시각·청각으로 세계 인식하는 AI2각 활용한 노동 가장 빠르게 흡수후각·미각·촉각 3감각도 가진 인간기계와 경쟁서 가장 강력한 영토로“배관공·전기기술자 AI 대체 어려워”거대 산업혁명에 맞선 제1응전 대중사회 등과 싸웠던 제2응전AI·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 기계가 인간 영역 빼앗을 때마다 인류는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후·미·촉각, 인간·AI 가르는 마지막 경계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는 ‘2각(二覺)’ 존재다. 시각과 청각, 두 감각을 통해서만 세계를 인식한다. 반면 인간은 5각 존재다. 요리사는 불의 온도를 손끝으로 가늠하고, 정비사는 엔진의 미세한 진동을 몸으로 감지하며, 바리스타는 원두의 향으로 로스팅 상태를 판단한다. 후각·미각·촉각-이 3감(感)이 기계와 인간을 가르는 마지막 경계다.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최근 발표한 연구 ‘AI의 노동시장 영향’(Labor market impacts of AI)은 미국 노동부 직업 데이터베이스(O*NET)와 실제 클로드 사용 데이터를 결합해 ‘관측된 노출도’를 측정했다.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74.5%), 고객 서비스 담당자(70.1%), 재무 분석가(57.2%)였다. 반면 요리사, 오토바이 정비사, 바텐더 등은 노출도 데이터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AI가 흡수하는 것은 화면 앞 2각 노동이고, 후각·미각·촉각이 결합된 신체 지식은 AI가 데이터화하기 가장 어려운 인간의 마지막 영토다. 이 직관은 AI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202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배관공, 전기기술자, 철강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대규모로 열릴 것이라며 대학 학위 없이도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이 직종들에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AI의 ‘대부’로 불리는 노벨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AI가 신체적 조작에 능숙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관공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기술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손의 감각과 현장의 판단—5각의 영역이 가장 희소하고 가장 필요한 자원이라는 것이다. ●인지와 비인지 : 2각·5각의 과학적 근거 2각과 5각의 구분 배경에는 더 근본적인 원리가 있다. 인지 능력과 비인지 능력의 차이다. 인지 능력은 시각과 청각을 중심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언어를 구조화하는 영역으로 AI가 가장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비인지 능력은 직관, 본능, 감정, 신체와 정신의 통합처럼 체화된 경험에 뿌리를 두는 영역이다. 논리나 언어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으며 인간이 세계와 맺는 가장 근본적인 관계 방식이다. 비인지 능력은 단순히 감각 정보의 합산이 아니다. 몸 전체가 세계와 부딪치며 축적한 ‘체화된 지식’이다. 숙련된 도예가는 흙의 수분 함량을 손바닥의 저항감으로 판단하고, 외과 의사는 메스를 쥔 손의 미세한 떨림으로 조직의 밀도를 가늠한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절차적 기억’이라 부른다. 언어로 설명할 수 없고 데이터로 옮길 수 없으며 오직 몸이 반복적으로 경험함으로써만 형성된다. 시각과 청각은 물리적 파동을 기반으로 하기에 디지털화·전달·해석의 세 단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반면 후각·미각·촉각은 화학적이고 복합적인 자극이어서 디지털화 단계부터 불완전하다. 인공 혀는 화학 성분을 감지하지만 맛을 복원하지 못하고, 인공 손은 압력을 측정하지만 촉감을 전달하지 못한다. 물론 기술 낙관론자들은 이 경계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노 센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정밀 화학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 후각·미각·촉각도 결국 디지털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견해를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원리적 가능성’이 아니라 ‘시간의 문제’다. 설령 세 감각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해도 그것이 몸 전체의 체화된 지식까지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질문이다. 도예가의 손이 담고 있는 지식은 촉각 데이터만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것은 수천 번의 실패와 성공이 근육과 감각과 판단력에 동시에 새겨진 총체적 경험이다. 적어도 향후 10년에서 20년의 시간 지평에서 몸으로 체화된 5각의 지식은 인간이 기계와의 경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는 늘 현장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언제부터 인간을 2각 인재로 인식하게 되었는가. 산업혁명이 효율의 이름으로 풍부한 인간상을 납작하게 눌러 버린 결과다. 그러나 기계가 2각 능력을 흡수할 때마다 인간은 나머지 3각이 살아 있는 현장으로 귀환했다. 필자는 ‘제3의 응전’에서 이 반복되는 패턴을 ‘응전’이라 불렀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언어를 빌리자면, 기술의 도전에 맞선 문화의 창조적 대응이다. 그 응전은 지금까지 세 번 있었다. 제1응전은 산업혁명에 맞선 장인과 현장 문화의 귀환이었다. 윌리엄 모리스가 그 선두에 섰다. 시인이자 디자이너이자 실천하는 기업가였던 그는 1861년 디자인 회사를 설립해 가구, 벽지, 직물을 장인의 손으로 제작했다. 기계가 노동에서 감각을 빼앗자 모리스는 손의 감각을 일의 중심으로 되돌렸다. 낭만적 저항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증된 응전이었으며, 그의 정신은 이후 바우하우스와 현대 디자인 운동의 원류가 되었다. 같은 시기 패트릭 게데스는 다른 방식으로 응전했다. 생물학자이자 도시계획가였던 그는 지역조사 운동(Regional Survey Movement)을 통해 시민들이 지역의 기후, 산업, 인구를 직접 발로 걸으며 기록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핵심 철학은 “있는 그 자리에서 시작하라”였다. 통계와 지도로 세계를 추상화하는 기계 문명에 맞서 게데스는 냄새와 소음과 질감이 가득한 살아 있는 현장으로 인간을 불러들였다. 몸으로 걷고 감각하며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지식이라는 것, 그것이 그의 응전이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행하라”(Think Global, Act Local)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 낸 인물이 그다. 제2응전은 대중사회와 군산복합체에 맞선 반문화 운동이었다. 도시를 떠난 1960년대 반문화 활동가들이 향한 곳은 자연 공동체와 작업실이었다. 이 중 한 명인 스튜어트 브랜드는 미국 전역의 자연 공동체를 직접 방문하며 현장의 도구와 지식을 목격했다. 1968년 창간한 ‘전 지구 목록’(Whole Earth Catalog)은 자급자족·생태·대안 교육의 현장 지식을 엮어 낸 결과물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구글보다 35년 앞선 구글”이라 불렀다. 브랜드와 동료들은 공동체의 분산·자율·연결이라는 현장 원리를 컴퓨터와 네트워크 설계 철학으로 번역했다. 회로를 납땜하고 씨앗을 심는 5각의 감각이 개인용 컴퓨터 혁명과 인터넷 탄생의 정신적 동력이 된 것이다. 기술은 현장에서 태어났다. 그렇다면 AI와 플랫폼에 대응하는 제3응전은 무엇인가. 필자는 이것을 ‘크리에이터 문화’라 부른다. 오픈소스 개발자, 해커, 메이커들이 기술의 민주화를 실험하고 블록체인은 창작물의 소유권을 플랫폼이 아닌 창작자에게 돌려주려 한다. 크리에이터 플랫폼은 개인이 자신의 감각과 기술로 직접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유튜브, 서브스택, 패트리온으로 시작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초기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영상, 글, 음악 같은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무게중심이 현장, 오프라인, 도시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건축, 설치미술, 조각, 공예, 팝업스토어 등 몸으로 만들고 공간으로 경험하는 콘텐츠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역이 되었다.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디지털 피드에서 개성이 사라질수록 사람들은 냄새와 질감과 온도가 있는 현장으로 향한다. 2각 기계가 지배하는 디지털 세계에 맞서 5각의 인간이 도시와 공간을 창작의 무대로 되찾는 응전이다. 세 번의 응전이 가르쳐 주는 것은 하나다. 기계가 인간의 감각을 빼앗을 때마다 인간은 더 깊은 감각의 현장으로 들어갔다. ●AI 증강의 역설, 5각 인간의 탄생 산업화 이전 이상적 인간의 모습은 달랐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이자 해부학자이자 발명가였고, 중세 길드의 장인은 손으로 만지며 축적한 감각 지식으로 건축과 공예를 완성했다. 오감을 총동원해 세계를 감각하고 손으로 만드는 5각 인재가 인간의 원형이었다. 공장과 사무실이 만들어 낸 2각 인재는 역사적으로 예외적인 인간형이었다. 이제 AI가 2각 영역을 흡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인간의 원형이 복원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10년 고용 전망에서도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일수록 고용 성장률이 낮게 나타났다. AI 시대 5각 인재는 ‘르네상스맨’의 단순한 귀환이 아니다. 시각·청각과 두뇌력을 AI로 증폭시키고 그 위에 AI가 끝내 모사하지 못하는 후각·미각·촉각의 신체 지식을 더한 존재다. 모리스가 손으로 직물을 짜며, 게데스가 거리를 걸으며, 브랜드가 공동체의 흙을 만지며 발견했던 것을 이제 작업실, 공연장, 공간, 거리, 도시의 현장에서 다시 발견하고 있다. AI는 2각을 대체할지 모르나 인간은 근본적으로 5각 존재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서울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 새달 유료화

    서울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 새달 유료화

    2024년 9월부터 강남 지역에서 운행을 시작한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17개월 동안 무사고를 기록했다고 서울시는 15일 밝혔다. 시는 그동안 무료로 운영됐던 서비스를 4월 6일부터 유료로 전환해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기반을 마련한다.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는 첫 운행 이후 지난 2월 28일까지 총 7754건이 운행됐고,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운행일 기준 하루 평균 약 24건의 탑승이 이뤄졌다. 이 택시는 카카오T 앱을 이용해 평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지하철 압구정·삼성·강남역 주변 강남 지역(약 20.4㎢)을 자율주행으로 이동한다. 이면도로와 어린이보호구역만 동승한 시험운전자가 직접 운전하고 나머지 도로에서는 운전자 개입 없이 주행이 이뤄진다. 시는 강남 내에서만 운행하는 것을 감안해 거리와 시간에 따른 추가 요금은 받지 않고 심야 할증 요금만 적용한다. 할증 적용이 없는 새벽 4~5시는 4800원, 밤 10~11시와 새벽 2~4시는 5800원, 밤 11시~새벽 2시는 6700원이다. 이어 16일부터는 운행 차량을 기존 3대에서 7대로 확대한다. 현재 운행 중인 업체 ‘에스더블유엠’이 2대를 늘리고, 신규 선정업체 ‘카카오모빌리티’가 2대를 추가한다. 시는 이번 유료화를 통해 기존 교통 체계 내에 자율주행 기술이 제도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여장권 시 교통실장은 “관련 업계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이 기존 운수 체계로 단계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공공 차원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하청 연구소’ 전락한 대학… 상아탑 길은 어디에

    ‘하청 연구소’ 전락한 대학… 상아탑 길은 어디에

    오늘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대학들은 심각한 정체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들이 교육 기능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고 논문 실적과 대형 연구 사업 수주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저명한 역사학자인 저자는 “대학이 외부 요청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단순한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대학이 정부나 기업의 거대 자본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학문의 자유가 위축되고 경제적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는 기초 학문이나 인문학적 탐구는 비생산적인 것으로 낙인찍혀 대학 내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현대 연구중심대학의 탄생과 거대한 중심 이동을 살펴보며 세계의 주도권과 밀접하게 연결된 지식 패권의 향방을 파헤친다. 현대 연구중심대학의 뿌리는 1810년 빌헬름 폰 훔볼트가 설립한 베를린대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대학이 국가나 자본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지적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이는 이후 전세계 고등교육의 표준이 됐다. 이 모델은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대학이 국제사회에서 지식 패권을 쥐는 사상적 토대가 됐다. 세계 고등교육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미국 대학들은 현재 심각한 내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버드대와 같은 사립대학들은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고 버클리로 대표되는 공립대학들은 주 정부의 재정 지원 감소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칭화대와 난징대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적 수준으로 급부상했다. 저자는 “중국 대학은 당의 강력한 개입과 비자유주의적 환경 속에서도 학문적 탁월성을 향한 개방적 탐구의 가치를 끈질기게 지켜 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외부의 압력과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앎과 배움의 자율성을 확보할 때에만 대학은 비로소 본연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으며 이것이 대학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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