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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트로플러스] 인천 자율고 14개교 설립 추진

    인천지역에 2014년까지 자율형 사립고 6개교를 설립하고 자율형 공립고 8개교를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인천시는 26일 인천시교육청과 이 같은 내용의 교육경쟁력 강화사업 추진을 위한 ‘교육인프라 구축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2014년까지 5년간 교육인프라 확충 사업에 11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자율형 사립고 6개교를 설립키로 하고 학교당 강당, 식당, 기숙사 시설비 50억~1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는 학교법인 인하학원과 협의해 인하부고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고, 내년부터 2014년까지 영종지구, 송도국제도시(2개교), 도화구역, 검단신도시에 매년 1개교식 모두 5개교를 신설할 방침이다. 또 지역 간 균형을 위해 구도심 지역에는 2012년까지 모두 8개 자율형 공립고를 지정,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특성화해 학교 운영에 자율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 [法-檢갈등 긴급진단] 김종철 연세대교수 - 하창우 前서울변회회장 지상대담

    [法-檢갈등 긴급진단] 김종철 연세대교수 - 하창우 前서울변회회장 지상대담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1심 무죄 판결과 용산참사 재판부의 수사기록 공개 결정 등으로 촉발된 ‘법(法)-검(檢) 갈등’은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무죄 판결을 계기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특히 정치권 등이 개입하면서 법·검 갈등은 단순한 대립과 충돌을 넘어 이념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하창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과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원장을 21일 만나 갈등의 원인과 해법 등을 들어 봤다.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갈등의 본질은 뭐라고 보나. -하 법원은 증거 부족이다, 법리상 안 된다고 하지만 법원의 판결에 정치적 신념이 들어간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검찰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기소한 것은 아닌지, 정치적 사건에 섣불리 개입해서 무죄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김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1심 판결에 대한 공격 때문이다. 일부 보수언론과 정치권이 판결을 법리적 시각이 아니라 이념적·정치적으로 규정, 사법부를 공격하고 있다. 사법부가 좌편향적 판사에 의해 장악됐다는 것은 음모론적 시각이다. 사실 사법부 독립은 보수적 가치이고, 법원 자체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이다. →PD수첩 무죄판결이 법·검 갈등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서울고법과 중앙지법의 판결도 다른데. -김 명예훼손의 요건이 되느냐 아니냐인데, 판결에 대해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일반인들은 ‘법에는 정답이 있다.’는 오해가 있는데, 법에는 사실 정답이 없다. 그래서 같은 합의부 재판부나 헌법재판소에는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민사, 형사적 측면이 다르다. 법의 제정 목적과 효과, 개별제도의 고유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형벌을 가할 목적의 형법과 재산 부담을 지우는 민사는 엄연히 다르다. 미국의 유명한 O J 심슨 사건의 경우에도 형사에선 무죄였지만 민사에선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PD수첩의 판결이 잘됐다 잘못됐다가 아니라 공적 기능을 하는 언론사에 대한 명예훼손은 일반인의 명예훼손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구현하는 기관에 대해 명예훼손을 일반인과 달리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하 PD수첩 판결이 고법의 판결하고 완전히 배치된다는 것은 판사의 개인적인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어느 한쪽의 판사가 정치적 신념을 드러낸 것으로 국민의 눈에 비칠 수밖에 없다. 사회적 이슈, 사건에서 1심 법원이 2심 법원의 사실관계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지는 납득이 안 된다. 물론 1심은 형사판결이고 2심은 정정보도 사건의 민사사안이지만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같다. 기본 사실을 인정하는 데 있어서 1심 형사단독판사가 2심 고법의 합의부 판결을 완전히 뒤집는 것은 그 판사의 소신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2심에서 결정하면 1심 법원은 그대로 사실관계를 수용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 민사, 형사 따로 진행돼도 마찬가지다. 최종심인 대법원이 있기 때문에 사실관계 인정이 대법원에 가서 민사사건 다르고, 형사사건 다를 수가 없다. 대법원에서 하나로 통일된다. →법원의 판결도 판결이지만 검찰의 기소도 적절했는지에 대해 말이 많다. -김 검찰이 우리 사회의 자유화, 민주화, 인권신장 등에 역행하는 기소가 있었다. 정치, 공안사건은 우리 사회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진전됐음에도 불구하고 형법의 잣대로 압박한 것이다. PD수첩, 강기갑 의원, 미네르바 사건 등이 대표적이었고, 용산사건의 경우 법원이 형사소송법에 의해 공개명령을 내렸지만, 법 집행기관인 검찰이 거부했다. 강 의원 판결의 경우 국회의 문제는 국회 내에서 해결해야 하고, 검찰권이 자제돼야 한다는 뜻도 있다고 본다. 법을 만드는 입법부에서 일부 과잉이 있어도 행정부인 검찰권을 함부로 행사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네르바의 경우 40여년 동안 적용하지 않았던 전기통신기본법을 적용했는데, 이를 적용한 검찰 기소 자체가 시대착오적이었다. -하 한때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던 이광범 판사도 있고 해서 그러는데 정치적 신념이 과도하게 개입돼서 나온 판결로 보인다. 강 의원 무죄는 판사의 정치적 성향이 많이 드러났다고 본다. 법원은 대체적으로 종전과 같은 증거에 의한 유죄는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 이전 같았으면 조금 엄격한 증거가 아니라도 유죄로 인정했던 그런 사건들에 대해서 지금은 엄격한 증거를 요구한다. 유죄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으로 법원의 판결 경향이 바뀌고 있다. 또 판사들이 정치적 사건 판결에 있어 소신이 상당히 강해졌다. 검찰도 법원을 비판하기 전에 수사시스템을 한번 더 돌아볼 필요가 있다. 김 준규 검찰총장은 취임사에서 정도로 가야 한다고 했다. 무리한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여권은 사법개혁을, 야권은 검찰개혁을 주장하는데. -김 이번 사태로 인한 정치적 접근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사법부나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 사법부의 경우 인사권이 대법원장에게 너무 집중돼 있다. 거의 모든 인사권을 쥐고 있다. 대법관 제청권도 갖고 있다. 사법 행정의 분권화를 위해 인사권을 지법원장에게 위임할 필요가 있다. 검찰 역시 무리한 기소를 하지 않고 수사권·기소권의 오용과 남용을 막기 위해 분권화돼야 한다. 검찰이 수직 계열화되면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돼 있다. 검찰 역시 정치적 독립을 위해서는 각 지검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검찰의 기소권이 정권교체 때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게 문제다. -하 둘 다 개혁돼야 하지만 법원이 더 급하다. 사법부는 노무현 정권 때 사법개혁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개혁된 게 없다. 시대가 많이 변했는데도 변화의 무풍지대가 대법원이다. 대법원은 이걸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대법관 1인당 사건 수가 연간 2000건에 이른다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결정하라는 것과 똑같다. 대법관을 대폭 늘리든지, 대법원에 재판부를 두든지, 아니면 법률심에만 전념하든지 해야 한다. 법원 인사시스템도 개혁돼야 한다. 사법시험과 연수원 성적으로 인사를 한다.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 법관은 재판 잘하는 판사가 유능한 판사이고, 재판 잘하는 판사한테 승진기회를 줘야 한다. 검찰은 아직도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를 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건에서 무죄가 나오는 것은 자백에 의존한 진술에 기대는 경우가 많아서다. 심지어 부인했는데 마지막에 검사가 회유해서 관련자 진술을 억지로 받아냈다가 법원에서 무죄가 나는 경우도 많다. 검찰이 객관적 증거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데 우리 검찰수사가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국민의 불만과 불편이 많은데 사법개혁은 안 되고 있다. →정치권이 이용훈 대법원장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대법원장이 개입할 수 없다. 그걸 책임지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다만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의 최고책임자여서 사법행정의 잘못은 책임져야 한다. 우리법연구회를 법원 내에 여태 방치한 것은 대법원장 책임이 크다. 일본도 사조직을 용인하지 않는다. 즉각 해체시켜야 하며 취임 후 지금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대법원장의 책임이다. -김 정치적 시각에서 대법원장 책임론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대법원장 책임론은 다분히 정치적이고, 우리법연구회를 중용한다는 등 인신 공격적이다. 검찰이 총장을 중심으로 수직적인 조직이라면 법원은 헌법에 의해 독립성이 보장받는 수평적 조직이다. 대법원장이나 상급자가 재판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침해하면 헌법 유린행위다. →좋든 싫든 우리법연구회가 도마에 올랐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하 당장 해체해야 한다. 법관은 양심대로 판결해야 하는데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은 자기 정치적 신념으로 판결하는 성향이 있다. 이런 집단이 아직도 법원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 강 의원 판결과 PD수첩 판결은 우리법연구회와는 관계가 없다.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의 판결이 좌편향적이라는 주장은 인과관계가 없다. 정치적·이념적 프레임에서 법원을 바라보고, 우리법연구회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주장이다. 법원 내에는 ‘사법제도비교연구회’ 등과 같은 수많은 사조직들이 있다. 회원 수 등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반면, 우리법연구회의 활동은 공개돼 있다. 색칠하는 것은 위험하고, 자제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법·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나. -하 객관적, 합리적인 사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형사소송법은 기형적이다. 법원과 검찰이 서로 권한을 안 뺏기려고 하는 다툼도 따지고 보면 여기서 비롯된다. 법원조직법, 검찰청법 등을 개정해서 선진화된 사법시스템에 담아야 한다. 그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김 원론적이지만 헌법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검찰과 사법부의 제도개혁이 따라야 하고, 정치 편향적이지 않아야 한다. 법원이나 검찰이 권력을 오·남용하지 않았는지 서로 성찰해야 한다. 정리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사진 김태웅기자 tuu@seoul.co.kr
  • [사설] PD수첩 보도 정정하라는 법원, 무죄라는 법원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PD수첩 제작진 전원에게 어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는 방송내용을 검찰 주장과 달리 허위보도로 볼 수 없다며 PD수첩의 손을 들어줬다.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과 쇠고기 수입업자 영업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업무방해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즉시 항소하겠다는 검찰 반응이 아니더라도 민사1·2심에서 방송 일부 정정·반론보도 결정이 났던 만큼 법원 판결 차이로 인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PD수첩의 방송은 1년8개월간 논란을 확대시키며 나라를 뒤끓게 한 사안이다.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이 타결된 뒤 주저앉은 소의 영상을 담아 미국 여성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사망했을 가능성을 지적한 게 발단이다. 촛불시위가 번지던 민감한 시기의 방송에 전문가, 국민이 갈라진 채 이른바 ‘광우병 파동’을 확산시켜 간 단초였다. 그런 만큼 이번 선고에 쏠리는 국민들의 관심은 지대한 것이었다. 방송 이후 인터넷을 달군 논란엔 정운천 전 장관과 민동석 전 정책관을 향한 욕설, 비방이 난무했고 음식점에 발길이 끊기는 소동이 빚어진 게 사실이다. 허위보도가 아니라는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광우병 소의 후유증은 눈에 띌 만한 것이었다. ‘주저앉은 소가 광우병에 걸렸다는 증거 없음’을 인정한 언론중재위나 서울남부지법·서울고법의 정정·반론보도 판결은 방송내용 중 전부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 잘못됐을 개연성을 지적한 것으로 봐야 한다. 헌법은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행동규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법관의 판단은 사회의 상식과 어느 정도 병행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절차·형식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배치되는 민·형사 소송의 판결에 의구심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법원의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결정과 강기갑 의원 무죄판결 결정이 낳은 법·검 갈등에 이념편향의 의혹이 뻗침도 괜한 게 아니다. 온 나라를 뒤집을 관심사라면 경륜과 전문적 지식이 있는 법관이나, 단독이 아닌 합의부의 심층적 판단이 긴요할 것이다. 사회적 합의와 소통을 자꾸 비켜나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법개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해 봐야 할 것이다. 언론보도의 자율성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 [세대공감] 겨울방학과 휴가

    [세대공감] 겨울방학과 휴가

    “요새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쯧쯧…. 이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 5000여년 전 이집트 피라미드 내부 벽화에 새겨진 말이다. 세대차는 그만큼 오래됐고 또한 당연한 법. 세대차는 극복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신·구 세대가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고민하는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의 화합과 통합의 마중물로 여기자는 이야기가 많다. 이에 서울신문은 세대 간의 갈등과 해결점을 모색하는 기획 ‘세대공감’을 격주로 연재한다. 첫 주제는 ‘겨울방학과 휴가’다. 휴가때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만 ‘시간의 양’이 ‘관계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자식의 목소리를 통해 세대 간 갈등의 현실과 이를 해소할 가능성을 엿보자. ●야구광 부자의 동계훈련기 새해 첫 일요일인 3일 아침 서울 아차산의 한 공터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타이어를 때리는 한 소년이 눈에 띈다. 건장한 체격의 소년은 고등학교 야구선수인 유보현(18)군. 유군은 호랑이가 먹이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방망이로 타이어를 끊임없이 때렸다. 유군의 타격 훈련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남자가 있다. 바로 유군의 아버지 유갑립(44)씨다. 유군의 타격 자세를 유심히 바라보던 아버지는 천천히 다가와 아들에게 물을 건네며 말한다. “스윙이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구나. 많이 힘들지.” 유씨 부자는 야구광이다. 아버지 유씨는 오랜 사회인 야구 동호회 활동으로 다이아몬드에서 잔뼈가 굵다. 아버지와 함께 어렸을 때부터 야구장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유군도 야구를 배우게 됐다. 유씨 부자 역시 다른 부모와 자식처럼 갈등을 겪었다. 또래 아이처럼 함께 어울리며 멋도 내고 여행도 가고 싶었던 유군은 야구에만 매달리게 하는 아버지가 밉기도 했다. 유군은 “언젠가 아버지에게 투덜거린 적이 있어요. 매일 야구만 하다 보면 결국 내 주변에 남는 건 친구도, 애인도 아무 것도 없을 것 같다고요.”라며 아버지에 대한 아쉬움을 터놨다. 특히 지난해 여름부터 각종 대회를 거치면서 유군의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 쌓여 갔다. 달리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었던 유군으로서는 ‘야구의 길’로 인도한 아버지가 괜히 서운했다. 유씨도 아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열매를 거둘 때까지 자신이 택한 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충고였다. 유군은 “아버지를 이해하지만 정말 놀고 싶을 때는 가끔 아버지의 눈을 피해 도망치기도 한다.”면서 지난 갈등을 회상했다. 어색했던 부자가 다시 얼굴을 맞댄 것은 바로 겨울방학 동계훈련이다. 이른 아침부터 유씨 부자는 아차산 공터에서 연습에 돌입했다. 야구라는 공감대가 두 부자의 관계를 다시 단단하게 묶은 것이다. 특히 고교 야구선수에게 겨울방학은 중요한 시기다. 1년 동안 써야 할 체력을 끌어올리고, 부족했던 기술을 보완하는 기간이다. 연습기간 부족했던 대화도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유씨는 “저도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야구를 함께 하는 동안 아들에게 더욱 살갑게 대하게 됐다.”면서 “함께 훈련을 하며 1년 사이 아들이 더욱 의젓해졌음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번 방학이 제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방학이라고 다를 건 없어요.” 물론 대부분 가정의 현실은 유씨 부자와 같지 않다. 방학에도 부모와 자식들은 서로 얼굴을 맞댈 시간이 없는 것이 대부분 가정의 모습이다. 자율형 사립고 입시를 준비하는 서울 독산동 S중학교 3학년 김모(16)양에게 이번 방학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사고 입시를 준비한다며 대부분의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는 실정이다. 공무원인 아버지 김모(49)씨는 이런 딸의 모습이 아쉽기만 하다. 역사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김씨는 아들(20)과 김양을 박물관 등에 데리고다니곤 했다. 김씨는 주말이면 카메라를 챙겨 딸과 함께 서울 가까운 곳으로 나가자고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이번 방학은 안된다.’는 거절뿐이다. 김양도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양은 “문제가 있다면 학기중과 다를 바 없는 방학이라는 현실”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임소현(15·여·가명) 양은 초등학교 때까지만해도 사이가 좋던 어머니가 요즘은 귀찮다고 말한다. ‘성적이 떨어졌다, 집에 일찍 들어오라.’는 등 자신이 결정하고 싶은 것까지 어머니가 참견하는 것 같다. 방학이 시작되자 모녀는 더욱 충돌하게 됐다. 함께 얼굴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단답형의 대화가 대부분이다. 중학교 3학년인 언니조차도 어머니 편인 것 같다. 열심히 공부했다며 아버지가 선물로 사준 휴대전화도 방과 후 학교 수업 도중 친구와 단문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어머니에게 뺏겼다. 다 언니가 고자질한 것이다. 얼마 전 이번 방학 동안 가족여행을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버지의 제의가 있었지만 임양은 ‘거부권’을 던졌다. 요즘 같은 기분으로 여행을 떠나봤자 기분만 더 상해서 돌아올 것 같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기 때문. 공부를 잘하는 언니와 자꾸 비교가 되는 것 같고 방학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 4명이 모두 밥상에 앉아도 나오는 얘기는 성적과 공부, 학원 등에 관한 것뿐이다. 임양이 찾은 탈출구는 친구의 집이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느라 모두 늦게 들어오는 친구의 집에서 임양은 텔레비전도 보고 컴퓨터도 할 수 있다. 어차피 휴대전화가 없으니 어머니가 전화를 할 수도 없다. 학원에서 공부하다 들어왔다고 하면 끝이다. 임양은 “화해도 안 한 상황에서 어떻게 여행을 떠날 수 있겠냐.”면서 “어차피 갔다 오면 또 밀린 숙제를 하라고 잔소리를 할 것이 뻔하다.”고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석 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자신감 심고 서먹서먹한 관계 풀고… 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에 길이 있다 평소보다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겨울방학이지만 친구들과 PC방을 전전하며 좀처럼 집에 들어오기를 꺼리는 자녀. 몰라보게 커버린 키만큼 멀어진 마음의 틈새를 채우고자 부모는 먼저 손을 내밀지만 화해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김미영 서울가족문제상담소 소장은 “자유를 찾으려는 아이에게 부모의 틀을 강요하면 자녀는 더욱 고통스럽다.”며 “겨울방학 동안 자식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스스로 자존심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조언한다. 서울가족문제상담소에는 자녀와의 관계가 서먹해진 부모들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온단다. 김 소장은 자녀와 부모 간의 소통 문제의 원인을 부모의 일방적 ‘고정관념’으로 꼽았다. “부모도 아이들도 너무 바쁘다 보니 평소에 대화 한 번 나눌 시간이 없지만 부모는 나름대로 경제적, 심적 지원을 쏟으면서 그것이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모 세대와 달리 가정 밖에서도 충분히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요즘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관심과 집착에 오히려 거미줄에 걸린 듯한 불편함을 느낍니다.” 부모의 잘못된 판단으로 자식에게 더 큰 상처를 준 예도 들었다. “나쁜 애들과 어울리며 가출을 반복하는 여중생을 가진 한 부모는 단순히 주변환경 탓으로 여겨 전학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습니다. 친구도 없어 더욱 외로워진 딸은 또다시 가출했고, 갈 곳 없는 자신을 찜질방으로 데려가 보살펴 주던 대학생 남자를 좋아하게 됐죠. 이 남자는 나중에 성매매 업소에 애를 팔아넘기려던 ‘꾼’으로 밝혀졌지만 아이는 집으로 와서도 그가 보여준 따뜻함을 잊지 못했습니다.” 김 소장은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인격체는 남도 사랑할 수 있다.”며 “부모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자존심을 확립하려면 방학을 이용해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것이 완비된 편안한 여행이 아니라 함께 걸으면서 땀도 흘리고 같이 밥도 만들어 먹으면서 서로 하는 일이 힘든지 생각하다 보면 가족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불편한 환경에서 한 가지 역할을 맡아 함으로써 자신감을 생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서는 느낄 수 없던 자식과 부모의 숨겨진 모습을 서로 보여줌으로써 서로 존중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부모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대신 자식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허락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을 부여하라고도 조언했다. “한국에선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부모가 자식을 감싸고 보호하는 것만이 능사고, 또 이것이 동양적 미덕으로 포장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몸집만 커져 버린 어른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한계와 능력을 시험할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되 그에 따른 책임질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대학등록금 더이상 두자릿수 인상 못한다

    대학등록금 더이상 두자릿수 인상 못한다

    등록금 상한제를 규정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등록금 인상률은 ‘3년치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로 제한된다. 사실상 등록금 두 자릿수 인상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전체 재정의 60~90%를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대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 동안 꾸준한 등록금 인상을 통해 학교별로 평균 100억원가량 쌓인 내부 유보금과 기금 등이 풀릴지 주목된다. 등록금 상한제 논의와는 별도로 새해 들어 국·공립대에 이어 사립대에까지 등록금 동결 바람이 불었다. 2008년의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해 등록금을 동결했던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상당 폭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다.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 총장 간 오찬간담회 하루 전인 14일 서울대가, 15일에는 고려대가 등록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른 대학들도 추가로 동결 선언을 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도 잇단 동결선언 전망 1989년 사립대에 이어 2003년에는 국립대에 등록금 인상 자율권이 부여됐다. 이후 국내 대학 등록금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통계청은 1999년과 지난해 등록금을 비교한 결과, 국·공립대는 10년 동안 115.8%, 사립대는 80.7%, 2년제는 90.4%가 올랐다고 집계했다. 10년 동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5.9%였다. 한양대 이영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90~2005년 사립대학의 연 평균 등록금 인상률은 9.2%였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공립대 40개 교와 사립대 159개 교의 5년치(2005~2009년) 등록금을 집계한 자료에서도 대학들이 2008년까지 두 자릿수 안팎으로 등록금을 매년 올려 왔음이 확인됐다. 특히 등록금 인상 경쟁에 후발주자로 참여한 국·공립대의 경우 2006~2008년 잇따라 두 자릿수 인상을 감행한 곳도 있었다. 그 결과, 국립대 가운데 가장 등록금이 비싼 서울대 등록금은 사립대 가운데 가장 등록금이 비싼 이화여대에 비해 2005년 65%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69% 수준으로 높아졌다. 등록금 상한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2006년을 전후해 시작됐다. 최순영(민노당) 전 의원은 등록금이 가계 소득의 12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소득 수준과 연동한 등록금 상한제’ 도입을 주장했다. 이어 등록금 후불제·차등책정제 등에 대한 주장이 나왔지만, 실제 정책은 대학의 자율성 보장을 위해 등록금 상한제에서 한 발 비켜선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10년간 인상률 물가의 3배 참여정부는 2005년 2학기부터 시행한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과 2007년부터 시행한 ‘기회균등할당제’를 통해 등록금 문제를 우회적으로 풀어 나가려고 했다. 기회균등할당제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에게 입학 후 2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이처럼 등록금 인상과 관련해 간접적인 정책을 내놓던 2006년과 2007년에 등록금 인상률은 최근 5년 중 최고조에 달했다. 2006년 국·공립대 가운데 서울시립대·서울산업대·한국체육대·강릉원주대·충남대 등이 10%가 넘는 인상률을 기록했다. 2007년에는 서울대가 12.4%, 서울시립대가 13.1%, 한국체육대가 10.9%, 강릉원주대가 10.8%, 충남대가 12.8%, 부산대가 9.2%, 숙명여대가 12.1%, 백석대가 11.3%, 연세대가 8.0%, 상명대가 10.6%, 홍익대가 10.0%, 고려대가 7.3%씩 등록금을 올렸다. ●상한제 2006년이후 본격논의 이처럼 연도에 따라 비슷한 인상률을 보이는 대학들의 담합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기도 했지만, 2007년 등록금 담합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정이 나왔다. 공정위는 전국대학기획처장협의회가 매년 등록금 책정 시기인 1월에 개최돼 등록금 책정과 인상률을 협의, 발표하는 것을 문제삼아 돼다시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정치적 상황 등 그때보다 더 어려워진 여건 때문에 당시 입증하지 못한 혐의를 지금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시간제공무원 임용기간제한 폐지

    시간제공무원 임용기간제한 폐지

    여성부 등 일부 부처가 올해부터 도입할 ‘시간제 공무원’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들 공무원에 대한 임용 제한 기간이 사라진다. 또 지방 계약직 공무원의 채용을 연장할 때는 인사위원회의 사전 심의 절차를 생략하는 등 절차가 간소화된다. 이와 함께 공무원 채용 시 교정시력 기준도 0.3 이하에서 0.2 이하로 완화된다. 18일 행정안전부의 ‘2010년도 규제개혁 과제’에 따르면 행안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공무원 임용규칙’을 개정해 현행 최장 3년으로 제한된 시간제 공무원 근무 허용 기간을 폐지한다. 시간제 공무원 제도는 공무원이 자녀를 양육하거나 가족을 돌보느라 주 40시간 근무를 채우지 못해도 고용을 보장하고, 일한 시간에 비례해 급여를 주는 제도다. 과거 통계청과 법무부 산하 교도소, 경찰병원 등이 시간제 공무원을 채용한 적이 있고, 중앙부처 중에서는 여성부와 보건복지가족부 등이 올해부터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시간제 공무원에는 대부분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공무원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3년이라는 근무 허용 기간은 너무 짧다고 판단해 폐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또 공조직의 탄력적 인사제도 운용을 위해 여러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임용된 지 5년 이하인 지방 계약직 공무원의 채용 기간을 연장할 때는 인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생략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할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도 5급 이하 공무원의 근무성적평정 시기를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하고, 각 기관 공무원의 인사교류 기간은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 8급으로 공무원에 신규 채용된 경우도 7·9급과 마찬가지로 시험 합격 후 1년 뒤에는 별도 정원으로 임용할 계획이다.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불합격 기준은 현행 교정시력 0.3 이하에서 0.2 이하로 완화할 예정이다. 책임운영기관에 대한 자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오는 3월까지 책임운영기관법 시행령을 개정, 주무 부처가 책임운영기관장의 인사권에 관여할 수 없도록 명문화된 규정을 신설할 예정이다. 또 책임운영기관의 성과상여금 지급 기준은 기관장이 결정케 하고, 주무 장관은 이를 승인만 하도록 할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 총 41건의 규제개혁 과제를 확정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법령 개정 등의 작업을 거치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일반서적·e북도 교과서로 사용

    내년부터 시중에서 시판되는 일반 서적이나 교사가 직접 펴낸 교재라도 시·도교육감이나 학교운영위원회의 적정성 심의를 통과하면 고등학교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내년부터는 현재 사용하는 국어·영어·수학의 서책형 교과서 외에 CD로 된 전자교과서(e-교과서)도 개발돼 초·중학생에게는 무료로, 고교생에게는 교과서 구입비에 포함돼 일괄 제공된다. 학교에서는 책으로, 집에서는 전자교과서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교과서 가격 및 외형 자율화 방침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교과서 선진화 방안’을 마련해 12일 발표했다. 교과부는 교과서 선정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내년에 국정도서 145종과 검정도서 39종 등 모두 184종의 도서를 인정도서로 전환하기로 했다. 2012년에는 고등학교 전문교과 교과서 전부를 인정교과서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시중에서 시판 중이거나 교사가 펴낸 책이라도 적정성만 인정되면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교과부는 “최근 인정도서 인정폭을 크게 늘리면서 ‘국정 : 검정 : 인정’ 비율이 2007년 ‘56 : 19 : 25’에서 올해는 ‘39 : 16 : 45’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국·검정 위주였던 교과서 체제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는 또 초등학생들이 들고 다니기 쉽도록 3월 새학기부터 초등 3학년 국어 교과서를 3권(듣기·말하기, 쓰기, 읽기)에서 2권(듣기·말하기·쓰기, 읽기)으로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지나치게 많은 교과서 검정 출원을 막기 위해 출판사별로 국어·영어·수학을 제외한 과목의 경우 과목당 1종씩만 출원하도록 했다. 국어·영어·수학 과목은 출판사별로 2종씩 검정 출원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민간 출판사뿐 아니라 학회와 공공기관에서도 교과서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용어클릭 ●국정도서 국가가 저작권을 가진 교과서로, 과목당 1종류씩 정해져 있다. ●검정도서 민간에서 개발한 뒤 국가의 검정심사에 합격한 교과서. ●인정도서 이미 개발된 도서 가운데 시·도교육감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교과서.
  • 서울 교장평가 3월인사 반영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교장의 중임(重任) 배제 등을 골자로 하는 서울시내 초·중·고교 교장에 대한 ‘학교장경영능력평가제’가 이달부터 본격 시행된다. 2009학년도 평가결과는 3월 인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장경영능력평가제 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시교육청의 학교장경영능력평가제는 3월부터 시행되는 교원평가제와 별개로 실시된다. 하지만 의무 실시 대상에 국·공립 학교만 포함시키고 사립학교는 제외해 반쪽짜리 평가제라는 지적이다. 확정안에 따르면 평가는 ▲학교경영 성과(50점) ▲학력증진 성과(20점) ▲학교장 활동 성과(10점) ▲학부모 만족도 조사(20점) ▲청렴도 및 자질(감점) 등 5개 영역에 대한 상대평가(100점만점)로 이뤄진다. 평가결과는 S(3%), A(27%), B(40%), C(27%), D(3%) 등 5개 등급으로 나뉜다. 최상위 S등급을 받으면 포상금 300만원, 성과상여금 최상위 등급 부여, 각종 국내·외 연수 우선 지명, 전보시 우대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반면 최하위 D등급을 받은 교장에게는 성과상여금 최하위 등급 부여와 함께 전문성 신장 계획서 제출, 전보시 우선배제, 직무연수 의무 실시 등의 불이익이 내려진다. 특히 교장 1차 임기(4년)동안 D등급을 2회 이상 받으면 ‘중임’ 대상에서 배제된다. 사실상 강등 및 퇴출의 의미다. 평가는 교육청별로 학교운영위원,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각종 실증적 자료를 활용한 서면평가 형태로 이뤄진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감안해 의무실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소비자 2제] 삐걱대는 소비자상담센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소비자상담센터가 출발부터 순조롭지 못하다. 10개 소비자 단체가 소속된 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상담 배정 건수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소비자연맹과 소비자시민모임이 6일 불참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상담센터에는 현재 전국 8개 소비자단체와 한국소비자원, 16개 광역자치단체 상담원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원금 상담 건수별 지급… 실적경쟁 조장 소비자시민모임의 황선옥 이사는 “공정위의 통합 상담센터는 전화 상담이 주 업무여서 중재나 합의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상담 자료를 공정위에 귀속시켜 자율성이 훼손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금이 상담 건수별로 지급되는 방식이어서 실적 위주의 상담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올해 공정위의 소비자상담센터에 배정된 예산은 9억원이며 이 중 각 소비자단체들에는 상담 건수별로 2400원씩 돌아간다. 한마디로 상담 건수를 늘릴수록 지원액을 많이 받는 구조인 셈이다. 한국소비자시민연맹의 강정화 사무총장은 “상담센터의 출범 목적은 25%에 불과한 소비자원의 응답률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전화를 얼마나 빨리 받느냐가 목적”이라며 “효율성은 높일 수 있겠지만 상담의 질을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표준화된 상담·배상 기준에 맞추다 보면 개별적인 소비자들의 상황을 고려한 세심한 상담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공정위 “개선방안 고민중” 공정위도 건수만 올리는 실적 위주의 상담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선 공감하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우리도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세붕 공정위 소비자정책과장은 “모범 상담 사례를 축적해 상담원과 소비자가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상담의 질도 높이면서 신속한 응답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일 통화망으로 여러 기관에 상담이 분산됐을 때는 신속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각 기관의 상담자들이 얼마나 성실하고 정확한 답변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상담원들에게 표준화된 훈련과 교육이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대선후보 경선룰 친이·친박 전운

    대선후보 경선룰 친이·친박 전운

    한나라당 내부에서 ‘2012년’의 뇌관이 불거지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게임의 룰이 핵심이다. 당헌·당규 개정이라는 형식을 통해서다. 결국은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간 계파 갈등이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당헌·당규상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다. 당내 당헌·당규 개정특위(위원장 황우여)는 4개월 간의 논의 끝에 최근 게임의 룰에 대한 단일안을 만들어, 이르면 11일 의원총회에서 이를 추인 받은 뒤 최고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특위 내에서도 친이·친박간 입장이 엇갈리는 등 벌써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특위안 가운데 ‘국회의원의 경선캠프 참여금지’ 조항이 최대 쟁점이다. 친이계가 밀어붙인 이 조항에 친박계는 “특위에서 합의된 바가 없다.”고 강변한다. 위원장을 포함해 11명의 의원이 참여한 특위에서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는 김선동·유기준·이정현 의원 세 사람 정도다. 친박 쪽에서는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은 대통령후보자 선출시 경선대책기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조항이 국회의원의 캠프 참여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삼고 있다. 특위내 친이계인 정태근 의원은 7일 “2007년 대선 경선의 후유증으로 당이 친이·친박으로 갈렸다.”며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친박계인 유 의원은 “개인의 정치 자율성을 침해하는 문제로 위헌 소지가 있고 합의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당은 경선을 통해 국민 관심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이름이 알려진 의원을 캠프에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발했다. 상향식 공천을 제도화한 ‘오픈 프라이머리(국민 경선) 도입’도 논란이다. 이를 실시하면 공천권을 비롯해 의원들에 대한 지도부의 권한이 제약을 받게 된다. 정 의원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건의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유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려면 상대 당의 약한 후보를 지지하는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여야가 같은 날 경선을 치러야 한다. 여야의 선거 전략과 일정이 다른데 어떻게 가능하냐.”고 반대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선진화 과제, 맥을 잘못 짚었다/윤성이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 정치선진화 과제, 맥을 잘못 짚었다/윤성이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새해 5대 핵심과제의 하나로 정치선진화 개혁을 주창하고, 실천과제로 행정구역 개편과 선거제도 개혁을 지목했다. 정치선진화가 새해 핵심과제 중 하나로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 대통령의 지적대로 우리 정치가 가장 비생산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행정구역 개편과 선거제도 개혁이 문제 해결의 핵심은 아닌 듯싶다. 최근 드러난 후진적 정치의 단면을 들여다보자. 지난 2000년 이후 10년간 새해 예산안을 법정기일 안에 처리한 것은 2002년 한 해뿐이다. 이번에도 4대강 예산을 둘러싼 여야 공방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다가 해를 넘기면서 파행처리했다. 국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예산안 심의를 늘 여야 의원 간 몸싸움이나 국회의장의 의장석 점거 농성 같은 해프닝으로 처리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법안 개정 역시 이러한 막무가내 방식으로 처리하기 일쑤다. 지난 달 30일 국회 환경노동위는 야당의원을 배제한 채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과 한나라당의 합작품이었다. 이번에도 극렬한 몸싸움은 빠지지 않았다. 다행히 ‘분노의 하이킥’과 ‘공중부양’은 등장하지 않아 국제적 망신은 면했다.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를 보면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이 무려 40.3%에 이른다. 20대와 30대의 경우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가 절반에 이른다. 이상할 것도 없다. 지금의 국회와 정당의 행태를 보면 지지하는 정당을 가진 응답자가 60%에 이르는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정치, 바꿔야 한다. 그럼 무엇을 바꿔야 하나. 행정구역을 개편하고 선거제도를 바꾸면 우리 정치가 선진화될 수 있을까? 현재 한국 정치 후진성의 본질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민주사회에서 의견대립과 갈등은 당연한 것이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이를 조정하고 타협점을 찾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사실 정치권은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집단이다. 국회의원 개개인을 들여다 보면 덕망과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 덕망 높은 인사들이 모여서 하는 정치는 왜 이 모양일까. 여야간 대립을 넘어 이제 같은 당내에서조차 소통이 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답은 당론 정치, 패거리 정치에 있다. 조직의 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의지와 신념만으로는 도저히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거대한 조직의 잘못된 문화와 제도가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 사람만은 그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 동네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지는 안타까운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우선 지금과 같은 일방적인 당론은 없애야 한다. 당론이라는 미명 하에 국회의원 개인의 의지와 판단을 옭매지 말아야 한다. 국회의원 개개인도 입법기관이라 자부하려면, 적어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판단할 준비가 되어 있으면 맹목적 충성심만으로 행동대원을 자처하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공천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 몇몇 실세가 공천권을 좌지우지하는 후진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통령 후보경선 과정에서 거의 모든 국회의원들이 특정후보에게 줄서기를 한다. 선거 후 논공행상은 물론이거니와 자신들의 총선 공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개별적 입법기관이 아니라 선거캠프의 운동원이고 계파의 조직원으로 전락하게 된다. 능력이 아니라 충성심이 생존을 보장한다. 대통령이 진정 정치 선진화를 원한다면 자신의 계파부터 버려야 한다. 공천과정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 한나라당에도 무조건적 충성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대화하고 협상할 정치 파트너로 대접해야 한다. 후진정치의 본질과 원인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정치 선진화의 최우선 과제는 행정구역이나 선거제도가 아닌 당론정치와 잘못된 공천제도의 개혁이다.
  • 초·중·고 통합운영학교 50곳 추가 육성

    교육과학기술부는 향후 3년 동안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초·중·고 통합운영학교 50곳을 신설하겠다고 5일 밝혔다. 통합운영학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등 급이 다른 학교들끼리 합쳐서 운영하는 형태다.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통합운영학교는 100곳으로 이 가운데 96곳이 농어촌 지역에 있다. 교과부는 통합운영학교를 모두 자율학교로 지정, 교육과정과 교원 인사 등에서 자율성을 보장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40분·중학교 45분·고등학교 50분 등으로 학교 급별로 다른 수업시간도 학교 실정에 맞게 자율화하고, 학점제와 무학년제도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또 프로그램 운영비로 학교당 연간 2000만원을 지원하고, 학교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 운영계획을 심사, 20개 학교에는 연간 3000만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새롭게 통합운영학교로 전환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본교 폐지에 준하는 정도의 교육환경 개선경비(20억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공무원 성과평가 내년부터 개인에 공개

    매년 6월 말과 12월 말로 정해져 있는 5급 이하 공무원 근무성적 평가 시기가 각 부처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된다.행정안전부는 29일 각 부처의 인사 자율성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공무원 성과평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각 부처는 내년부터 5급 이하 공무원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 시기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됐다. 현재는 매년 6월30일과 12월31일 두 차례에 걸쳐 하도록 돼 있다.행안부 관계자는 “각 부처가 모두 같은 날짜에 근무성적 평가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는 1년에 두 차례 6개월 주기로 평가를 한다는 원칙만 지키면 평가 시기는 임의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개정안은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성과평가와 성과연봉평가를 통합·운영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현재 고위공무원은 성과평가를 받은 후 다시 성과연봉평가를 받고 있는데, 비슷한 평가를 두 차례나 진행하는 것은 행정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있었다.개정안은 또 각 공무원에 대한 성과평가 결과를 개인에게 모두 공개하고 평가자가 각종 기록물을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규정을 폐지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다음달에는 ‘공무원 성과평가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부서장 성과 평가 시 직원들의 연가 사용 실적을 반영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공무원의 연가 사용을 장려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인간을 위한 과학 바이오] (끝·8) 전문가가 본 미래 과학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나노기술 분야에서는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대 강국으로 도약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IT 반도체 분야는 여전히 세계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아직 과학기술 선진국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009년 국가과학기술 혁신역량 평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고작 12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아직 한국이 완전한 과학 선진국 대열에 오르지 못한 이유로 ‘연구환경 미성숙’을 든다. 국내 과학기술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로부터 국내 연구환경의 문제점을 짚어 보고 미래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제언을 들어봤다. 한홍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지금까지 우리의 연구개발은 선진국 ‘추격형’으로 이뤄져 지나치게 성과 중심으로 흘렀던 게 문제”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국내 연구개발이 세계 ‘선도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양보다 질적 성장에 몰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많은 국민들이 왜 우리나라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안 나오냐는 의문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구문화, 자율성이 보장되는 연구환경이 조성되면 조만간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IPK) 울프 네바스 소장은 한국 과학기술 발전의 발목을 붙잡는 요소로 ‘지나친 경쟁’, ‘과학계의 장유유서 문화’를 꼽았다. 재정적 지원시스템이 잘 갖춰진 과학 선진국에서는 ‘경쟁’이 동기부여의 원천이 되지만 그런 풍토가 척박한 한국에서는 과학자 개개인을 압박해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장유유서 문화가 수직적 관계를 지나치게 중시하다 보니 세미나와 토론회의 질이 떨어지고,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활발한 연구를 펼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프 소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경쟁적인 연구환경에서도 언제든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성숙한 ‘경기규칙’이 필요하며, 젊은 연구자들을 존중하는 연구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형민 차병원 교수는 핵심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국가적인 수준의 지원과 투자가 아직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미래에 과학기술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바로 “우수인재 양성”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인간을 위한 과학 바이오] 연구 자율성 보장… 기한내 성과내야

    │파리 이영준특파원│“저 오늘은 그냥 놀아도 돼요. 일 다 끝내고 왔거든요.” 프랑스 현지시간 오후 2시, 파스퇴르연구소에서 만난 장석민(30) 연구원은 해맑게 웃으며 기자를 맞았다. 연구에 바쁜 시간을 쪼갠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금새 사라졌다. 장 연구원이 “지금 추진 중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세부적인 연구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미 다 마무리를 해 놓고 왔다.”며 “자기 일만 충실히 하면 아무도 연구 안 한다고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스퇴르연구소에서 느낀 가장 부러운 기풍은 ‘자율연구’였다. 장 연구원은 “본인이 하겠다고 제안하고 승인받은 연구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간섭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파스퇴르연구소는 연구에 관한 한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연구원들은 누구나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다. 연구 방향을 바꾸는 것도 자유로웠다. 예를 들어 3년 과정의 프로젝트를 1년 동안 진행했는데 눈에 띄는 성과가 없거나 연구 실적을 담은 논문이 변변찮으면 얼마든지 다른 프로젝트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책임도 막중하다. 연구프로젝트의 목표가 정해지면 제한된 기간내에 어떻게 해서든 연구 성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 연구비도 가만히 있는다고 주어지는 게 아니다. 자신의 연구 아이템이나 논문을 내세워 외부 재단 등으로부터 직접 기금을 따와야 했다. 연구소의 지원도 있지만 성과가 없으면 당연히 연구비 지원도 없다. 파스퇴르연구소는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연구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일단 학비가 들지 않고, 외국인 연구원에게는 전세보증금까지 지원한다. 연구원들의 장학금 수혜율은 100%다. 이 밖에도 연구원들에게 본인의 연구 내용과 관련된 주제로 열리는 학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1년에 최소한 2회 이상 보장하고 있다. 장 연구원은 “유명 학회에 한 번 갔다 오면 학계 최고의 전문가들과 만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분야별로 ‘융합’하기가 쉽다는 점도 파스퇴르연구소의 장점으로 손꼽힌다. 연구원들이 연구소 내에서 진행 중인 각 연구 분야에 접근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장 연구원은 “연구소에는 다양한 연구 분야가 있는데, 언제든지 가서 연구 내용을 접할 수 있다.”며 “연구원들 간 또 분야 간 벽이 없어서 융합연구를 하기에 편하고, 한 분야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없다.”고 귀띔했다. 현재 장 연구원은 인간의 DNA를 연구하는 분자유전학 분야에서 암과 다운증후군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1991년 아프리카 튀니지로 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튀니지에 있는 프랑스학교에서 수학했다. 2000년 ‘프랑스의 수능’이라 불리는 바칼로레아 시험을 거쳐 파리6대학에 합격한 뒤 귀국해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그 후 2003년 다시 프랑스로 가 파리 6대학에서 학사 및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파스퇴르연구소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apple@seoul.co.kr
  • [3개부처 업무보고]지상파도 사실상 24시간 방송 허용

    21일 공개된 방송통신위원회의 새해 업무보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방송 3사의 10년 현안인 ‘종일 방송’을 사실상 허용한 대목이다. 아직은 검토 단계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정부의 허용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분위기다. KBS·MBC·SBS 지상파 방송3사는 일제히 환영 반응이지만 재방송 위주 편성 등 방송 질(質)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가 새벽 1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지상파 방송을 허용하는 쪽으로 기운 데는 케이블TV, 위성방송, 인터넷방송 등 다채널시대를 맞아 이미 24시간 방송 시대가 열린 상황에서 지상파방송만 시간 규제를 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을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학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은 “그동안 자율성 확대와 불공정 경쟁 방지, 시청권 강화 등의 측면에서 지상파 방송에 대한 시간 규제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며 허용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방통위는 시간대별 혹은 장르별로 심야방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허용 방안이 확정되면 지상파 3사는 2005년 평일 낮 방송(낮 12시~오후 4시)이 허용된 데 이어 종일 방송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이보영 MBC 편성기획부장은 “10년 전부터 종일 방송을 추진했지만 에너지 절약과 뉴미디어 활성화 등의 반대논리에 막혀 번번이 무산됐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방송시간 규제가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심야시간대에 참신하고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시도하면 시청자의 볼 권리도 넓어진다는 주장이다. 방송사들의 주된 노림수가 광고수익 확대에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윤정주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낮 방송 허용 때와 마찬가지로 인기 드라마의 재방송이나 해외스포츠 중계 등으로 광고시장을 늘리는 데만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뜩이나 심야시간대는 케이블TV의 선정성과 폭력성 짙은 프로그램으로 문제가 심각한데 지상파가 과연 어떤 프로그램으로 경쟁하겠다는 것인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용배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홍보팀장도 “지상파 TV의 시장 독과점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적 규제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설] 교육과정개편, 국영수 쏠림 막아야

    초·중·고교생의 학기당 이수 과목수를 줄이고,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학교자율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2009 개정교육과정’이 확정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발표한 새 교육과정은 현행 10~13개인 한 학기 이수 과목수를 8개 이하로 축소하고, 각 고교가 교과군별로 기준시수의 2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증감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도덕, 미술 등 특정과목을 한 학기 또는 학년에 몰아서 배우는 집중이수제도 도입했다.정부가 추진해온 이른바 ‘미래형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생의 과도한 학습 부담을 줄여 창의적 체험 활동의 기회를 늘리고, 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따른 선택 교과제를 확대함으로써 글로벌시대에 걸맞는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있다. 우리나라 학생이 배우는 과목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고, 이에 따라 암기 위주의 피상적이고 수동적인 학습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인 한계를 고려할 때 새 교육과정이 제시하는 방향은 옳다고 본다. 문제는 두 가지다. 먼저 교과과정의 자율성 확대가 국·영·수 등 입시위주 교육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 정부는 학교별 특성을 살린 맞춤형 교육을 내세우지만 입시경쟁이 치열한 현실에서 국·영·수 쏠림 현상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입학사정관제의 확대로 입시 교육에만 매달리지 않을 것이란 정부의 판단은 지나친 낙관이다. 새 교육과정에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고교시절 내내 우리나라 역사를 한 번도 배우지 않고 졸업할 수 있다는 건 재고해봐야 한다.
  • 교과군별 수업시간 20% 증감 가능

    교과군별 수업시간 20% 증감 가능

    교육과학기술부가 17일 확정 발표한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일선 학교, 특히 고등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학과목 선택과 이수 시기,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등에서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했다. 즉 가짓수가 줄어든 과목을 1주일에 5단위 안팎의 시간을 할애해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했다. 초·중·고교 모두에 교과군별로 기준시수(학기당 총 수업시간수)의 20% 이상을 증감 운영하는 재량도 부여했다. 이런 자율성이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입시과목 집중 배치 등의 방식으로 악용할 경우에는 학교교육과정위원회 등을 통해 강력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그러나 제도를 만들어 놓고 나서 ‘제재’를 말하는 것은 결국 문제가 불거지더라도 ‘사후약방문’에 그칠 뿐 아니라 결국 ‘학교의 학원화’나 ‘학교 줄세우기’ 풍조가 만연할 것이라는 일부 교육 관계자들의 우려 섞인 전망도 없지 않다. 교과부가 밝힌 집중이수제는 초·중학교의 학기당 이수과목 수를 8과목 이하로 줄이는 대신 여러 학년이나 여러 학기에 걸쳐 배우던 과목을 몰아서 한꺼번에 배울 수 있는 제도다. 초·중학교에서는 도덕·음악·미술·실과 등의 과목을 특정 학기와 학년에 집중 이수하도록 했다. 고등학교에서는 1년 동안 두 개 학기에 나눠서 배우던 것을 한 학기에 몰아서 수업하게 했다. 이렇게 해서 수업의 맥락이 중간에 끊어지는 것을 막고, 토론·실험 중심 등 심화학습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과목별로는 국어·영어·수학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기초영역으로 묶어 교과활동을 강화하고, 사회·과학 등 탐구영역은 지식 전달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업방법을 적용해 수행능력 함양을 강조했다. 체육·예술, 생활·교양 영역은 교육의 내실화에 무게를 뒀다. 또 국가공통교육기간에서 고교 1학년이 제외되면서 고등학교에서는 공통필수 과목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학생 수준 및 진로를 고려한 교육을 할 수 있게 했다. 학기당 단위수를 늘려 심화학습을 유도하면서 결과적으로 새 교육과정에 따른 초·중·고교의 교과군과 영역수는 줄어들게 됐다. 초·중학교의 경우 현재 국어·도덕·사회·수학·과학·실과·외국어·체육·음악·미술 등 10개 국민공통 기본교과군은 국어·사회+도덕·수학·과학+실과·영어·체육·예술 등 7개로 축소된다. 고등학교의 경우 기존 인문사회(국어·도덕·사회), 과학기술(수학·과학·기술+가정), 예·체능(체육·음악·미술), 외국어(영어·제2외국어), 교양(한문·교양) 등 5개 영역이 기초(국어·영어·수학), 탐구(사회·과학), 체육+예술(체육·예술), 생활+교양(기술+가정·제2외국어·한문·교양) 등 4개 영역으로 재편된다. 이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각 교과군과 영역 안에서 단위수 규정에 맞춰 특정 과목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다. 예컨대 현재 고교 1년생이 1학기와 2학기에 각각 음악·미술을 1주일에 1시간씩 학습했다면, 새 교육과정 체제에서는 1학기에 음악 2시간, 2학기에 미술 2시간씩을 몰아서 학습할 수 있다. 이 같은 자율성 때문에 한국사 교육 등 특정 과목 수업이 파행을 빚을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사가 고교 1학년 국민공통과정에서 빠지면서 필수 과목에서 일선 학교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사회과목 중 하나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학교마다 교육과정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어 전학생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제도 제기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전학생의 경우 교육과정이 비슷한 학교로 배치하거나 방학 동안 교육청이 보강학습 등을 진행하면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2011년 학기당 과목수 축소… 초등 10→7, 중·고 13→8개

    2011년 학기당 과목수 축소… 초등 10→7, 중·고 13→8개

    2011년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이 학기당 배우는 과목 수가 줄어들고, 특정 과목을 한 학기 또는 학년에 몰아서 배우는 ‘집중이수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현재 고교 1학년까지로 되어 있는 국민공통교육과정이 중학교 3학년까지로 1년 낮춰져 특성화된 교육 등 고교의 자율성이 한층 강화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09 개정 교육과정’을 17일 확정해 발표했다. 새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이 한 학기에 이수하는 과목군은 초등 고학년의 경우 10개에서 최소 7개로, 중고생은 13개에서 최소 8개로 줄어든다. 초·중학교 과정에 포함되는 공통교육과정 가운데 도덕과 사회·과학과 실과·음악과 미술 등이 하나의 교과군이 된다. 국민통합교육과정이 단축돼 선택과목만으로 이뤄지는 고교 교과과정은 교과군별로 기준시수(학기당 총 수업시간수)의 20% 증감 운영이 가능하고 교과군 내 교과별 시수를 단위 학교에서 정하도록 하는 등 자율성이 강화된다. 그렇지만 국어·수학·영어·과학·사회 등 기초 교과는 학생들이 반드시 이수토록 단위수를 정했다. 또 특별활동·창의적 재량활동으로 구분된 비교과시간은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통합하고 시간도 고교 기준으로 주당 2시간에서 4시간으로 확대했다. 이번 교육과정은 2011년엔 초1·2, 중1, 고1에게, 2012년에는 초3·4, 중2, 고2, 2013년엔 초5·6, 중3, 고3에게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올해 초1~2·중1·고1 수학·영어 과목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전 과목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던 ‘2007 개정 교육과정’은 시행을 하지 못한 채 무력화됐다. 교과부는 지난해 10월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제안한 ‘미래형 교육과정 구상’을 기초로 지난 9월 ‘2009 개정 교육과정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이날 확정안을 선보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마음 성형’으로 아름다움을 찾으세요

    ‘마음 성형’으로 아름다움을 찾으세요

    수능시험을 마친 고교 3학년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성형외과다.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몸의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서다. 반면 그 시기 마음의 아름다움을 찾는 발길은 드물다. 마음의 수련을 원해도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효(64) 스님이 운영하는 ‘청소년 선(禪)수련’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의 아름다움을 찾는 성형’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30여년 전부터 제주 원명선원을 중심으로 운영했고 다녀간 청소년들만 해도 수천명에 이른다. 14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들을 만난 스님은 지난해 안성에 개원한 활인선원에서도 올해부터 ‘청소년 선수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청소년기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시기로 독립심이 가출·반항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선수련은 이 과정에서 자율성과 주인의식을 올바르게 정립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자신 또한 청소년기에 출가했던 스님은 처음 절에서 접하는 문화가 너무나 생소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청소년들에게 불교문화를 알리고, 또 그 수행법을 전환기 인생 설계에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 결과가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는 청소년 선수련이다. 스님이 진행하는 선수련은 기본적으로 단식을 한다. 하루 약 2~3ℓ의 물과 죽염 외에는 5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서 참선 수행을 하고 법문을 듣는다. 수련회 수행의 키워드는 ‘중단(中斷)과 반조(返照)’다. 스님은 “중단과 반조는 문명 전환의 기조”라면서 “기는 사람은 기는 걸 중단해야 비로소 걷는 길이 나오며, 자신을 되돌아봄으로써 자기 존재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수련회에서는 중단과 반조를 주제로 각종 수행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수련회는 24일부터 올해 말까지 3차례 진행된다. 4박5일 코스로 한 회당 청소년 20명이 참석하고 보호자가 동행한다. 1644-5266.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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