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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한국당, 로텐더홀 농성장 철거

    [포토] 한국당, 로텐더홀 농성장 철거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 설치한 자유한국당 농성장을 자진 철거되고 있다. 2019.12.26 연합뉴스
  • [사설] 여야 ‘비례당’ 만들어선 안 된다

    개정 선거법안이 ‘비례정당’ 창당 문제로 논란이다.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이삭줍기하려고 자유한국당이 위성 정당인 비례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도 창당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가뜩이나 누더기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빈틈을 앞세워 실리를 채우겠다는 꼼수를 부리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한국당은 그제 ‘비례한국당’(가칭) 창당을 공식화했다.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합의한 선거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곧장 창당하고, 내년 총선 직후 한국당과 합당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계획까지 제시했다. 한국당의 비례대표당 창당을 비판하던 민주당이었지만,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한국당이 (비례대표) 의석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다’는 외부 전문가의 문자메시지를 보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시작됐다. 민주당은 일축했으나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비례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민주당 내부 보고를 입수했다”고도 했다. 거대 양당이 비례정당을 창당한다면 이는 이번에 개정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 허점이 드러나는 것이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정당별 총의석수를 정한 뒤 지역구 의석이 이에 못 미치면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전해 주는 제도다. ‘승자독식’의 선거 구조를 깨뜨리고 다당제를 허용하는 것이 취지다. 그래서 민주당과 한국당처럼 지역구 의석이 많은 거대 정당에 불리하다. 하지만 거대 양당이 비례당을 만든다면, 해당 지지자들은 지역구에서 지지 정당의 후보를 찍고, 정당 투표는 비례정당에 해 의석수를 늘릴 수 있다. 선거법 개정 과정에서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던 탓에 나오는 이런 꼼수들이 허용되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영속성 있는 제도로 뿌리 내릴 수 없다. 오히려 소수 정당의 제도권 진출 기회마저 봉쇄할 수 있다. 거대 양당의 비례정당 창당은 정치 질서 자체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 원경환·임호선·황운하… 경찰 출신들은 왜 민주당에 끌리나

    원경환·임호선·황운하… 경찰 출신들은 왜 민주당에 끌리나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새해 초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회의원을 꿈꾸는 경찰 출신들이 대거 민주당으로 모여들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대표적 인물은 원경환 전 서울경찰청장, 임호선 경찰청 차장, 황운하 경찰인재원장 등이다. 원 전 청장은 지난 11일 민주당에 입당하고 강원 태백·영월·정선·평창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재영입식은 따로 없었지만 최근 직접 이해찬 대표를 찾아와 사진도 찍고 갔다”고 전했다. 지난 23일 명예퇴직이 받아들여진 임 차장은 충북 음성·진천·증평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임 차장은 본청 기획조정관 등을 거치며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을 사실상 진두지휘해 온 인물이다. 임 차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되면, 검찰 출신인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과 대결하게 된다. ‘검찰 저격수’로 불리는 황 원장은 지난달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명예퇴직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거일 90일 전인 새해 1월 16일까지 사퇴가 이뤄져 황 원장이 총선에 나서게 되면 민주당에서 검찰개혁을 상징하는 인물로 쓰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직 의원들까지 합치면 20여명의 경찰 출신 후보들이 출마할 것으로 전해진다. 20대 총선에서도 경찰 출신 국회의원은 7명이 당선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이에 맞서 한국당은 검찰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안 검사 출신인 황교안 대표는 지난 4·3 경남 통영·고성 보궐선거에 직계 공안통 후배인 정점식 의원을 발탁해 여의도 입성을 도왔다. 하지만 한국당의 고질적 한계로 꼽히는 법조인 일색의 인재영입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의원 꿔주고 기호 2번 사수… 한국당 ‘변칙 자매당’ 꼼수

    의원 꿔주고 기호 2번 사수… 한국당 ‘변칙 자매당’ 꼼수

    이미 등록된 ‘비례한국당’은 독자노선 한국당과 연계 쉬운 자매당 창당 수순 5~6석 포기하고 남은 비례 ‘이삭줍기’ 다른 당도 자매당 만들면 선거판 흔들 김재원 “4+1, 비례당 막는 수정안 시도” 자유한국당이 ‘비례전담 자매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든 의석수를 확보하려 하고 있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이 자매당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변칙을 고려하고 있지만 실제 성공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한국당의 자매당이 성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한국당과 자매당임을 유권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당명’이다. 한국당이 가장 먼저 떠올린 ‘비례한국당’은 이미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상태이고, 한국당과 같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다른 당명을 지어야 한다. 선관위에 이미 등록된 새누리당, 한나라당, 친박연대, 한국국민당, 대한민국당, 자유의새벽당 등이 한국당을 연상케 해 유권자들이 이들 정당을 한국당의 자매당으로 오인해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 투표용지에 찍힐 자매당의 기호도 관건이다. 유권자들이 헷갈리지 않으려면 현재 지역구 투표 기호인 2번을 비례투표 용지에서도 확보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우선 한국당 이름으로는 비례대표 후보를 한 명도 내지 말아야 하고 현재 기호 3번인 바른미래당(28명)보다 더 많은 현역 의원을 자매당이 확보해야 한다. 한국당 이름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 기계적으로 배분하는 병립형 비례의석 20석 가운데 한국당 몫이 될 수 있는 5~6석을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유승민 의원 등 8명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다음달 5일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해 바른미래당 의원수가 20명이 되더라도 자매당이 기호 2번을 확보하려면 최소 20명 이상의 의원이 자매당으로 이적해야 한다. 지역구에 탄탄한 기반이 있는 현역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이름을 버리고 자매당을 선택하는 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당에서는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이나 당선이 쉽지 않은 지역구 의원을 자매당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석 나눠 먹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황교안 대표나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 등 거물급이 자매당의 간판으로 나서야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조건을 다 갖춰도 더불어민주당이 비례 자매당을 만들면 한국당이 노렸던 비례대표 의석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당 차원에서 비례민주당을 검토한 바 없다. 검토했다면 한국당에 꼼수라고 비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지만 정당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선거는 승리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비례민주당 창당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일각에서는 비례 자매당을 만드는 게 까다롭고 효과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정당과 ‘선거연대’를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국당은 새로운보수당과, 민주당은 정의당과 연대해 비례대표를 몰아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성향이 다른 당과의 연대가 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4+1 협의체가 ‘비례대표를 공천하지 않는 정당은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를 공천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한 선거법 수정안을 제출하려는 정신 나간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협의체 관계자는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다. 원안에 없는 내용을 수정안에 넣어서 낼 수 없기에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몇몇 의원·속기사뿐… 나 홀로 연설, 필리버스터 맞나요

    몇몇 의원·속기사뿐… 나 홀로 연설, 필리버스터 맞나요

    성탄절인 25일 선거제 개혁안 저지를 위한 ‘2박 3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을 지킨 건 이날 토론에 나설 몇몇 의원과 속기사, 그리고 일부 기자뿐이었다. 의원 한 명당 3~4시간씩 주제도 종잡을 수 없는 ‘나 홀로 연설’을 이어 간 가운데 이따금씩 나오는 야유와 고성은 지루한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떠올리게 했다.오후 2시 자유한국당의 다섯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인 정유섭 의원이 3시간가량 발언을 이어 갈 무렵 회의장에 남은 의원은 10여명. 이마저도 정 의원 발언이 끝나자 같은 당 의원들이 일제히 자리를 뜨면서 애초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던 한국당 의원석에는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수십 개의 민생법안이 묶인 상황이지만, 여야 어느 쪽도 국민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는 관심이 없는 듯했다. 4층 방청석 분위기도 3년 전 필리버스터 때와는 많이 달랐다.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진행된 필리버스터에는 방청석 270석이 꽉 차기도 했었다. ‘살아 있는 민주주의’를 직접 보겠다고 국회를 찾은 시민들로 의사당 안내실이 북적거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필리버스터 자체가 애초부터 당리당략적으로 악용된 데다 지난 16일 한국당 지지자들의 국회 난입 이후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시민들의 방청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다. 또한 필리버스터 신청은 한국당에서 했지만, 표결이 기정사실로 돼서인지 결사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도 안 보였다. 회의장을 지키는 의원들마저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시간 단위로 조를 짜서 국회 본회의장을 지켰고, 일부 의원들은 그 틈에 지역구에 다녀오기도 했다.2~3일 단위 쪼개기 임시국회가 예정된 탓에 체력을 아껴야 한다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2016년 필리버스터 당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12시간 31분간 발언하는 등 38명의 야당 의원들이 8일간 필리버스터를 지속한 것과 달리 현재까지는 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5시간 50분 발언한 것이 가장 길다. 선거제 개혁안을 주도한 민주당까지 필리버스터에 동참한 것도 새로운 모습이다. 선거제 개혁안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정정당당하게 알리겠다는 취지지만, 시간을 채우기 위한 일방적 메아리에 그쳤다. 다수당의 전횡에 대항해 소수 정당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필리버스터의 본래 취지를 왜곡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6년 민주당이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을 때는 여당이자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이 토론에 참여하지 않았다. 3시간 5분간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나온 정 의원은 다소 쉰 목소리로 “듣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토론을 하는 것이 힘들고 기운이 빠지기도 했지만 필리버스터가 소수 정당의 합법적인 권리 행사이기 때문에 끝까지 참여했다”고 밝혔다. 본회의장에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만 있진 않았다. 한국당 유민봉 의원이 45분 동안 토론을 마친 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외치자 본회의장에서 처음으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사회를 본 주승용 부의장은 “토론 잘하셨다”고 했다.다른 당을 비판하는 대신 20대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든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해 국민들을 편하게 해달라는,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달라는 국민 명령에 부흥하지 못한 우리 의원들 모두 국민 앞에서 죄인”이라고 했다. 하지만 썰렁한 본회의장에서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릴 뿐이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시정잡배” 막말에 사퇴 촉구·고발까지…여야 충돌에 수난당하는 ‘국가서열 2위’

    “시정잡배” 막말에 사퇴 촉구·고발까지…여야 충돌에 수난당하는 ‘국가서열 2위’

    25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일곱 번째 주자로 나선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시정잡배와 다를 게 뭔가”라면서 독설을 쏟아냈다. 아홉 번째 주자로 나선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문 의장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한 데 대해 ‘헌정사의 오점’이라고 비난했다.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20대 국회에서도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의 수난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국회의장이 야당의 타깃이 된 이유는 의장이 본회의 사회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제1당 출신 정치인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의장은 무소속이지만 자신이 몸담았던 당을 외면할 수 없고, 이에 따른 정파적 선택은 상대 당의 공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4+1(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민주당 출신인 문 의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당은 지난 24일 문 의장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 사퇴촉구 결의안 제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도 예고했다. 국회의장이 내린 결단 때문에 반발을 사고 고소·고발을 당한 사례는 과거에도 수없이 많았다. 18대 국회 전반기 의장이었던 한나라당 출신 김형오 전 의장은 2010년 1월 2일 노동관계법을 강행 처리했다. 당시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의원들은 반대토론과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했지만 김 전 의장은 “장내 소란이 있는 가운데 실시되는 의사진행 발언은 의사 진행에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라며 허락하지 않았다. 김 전 의장은 찬반토론도 6명에게 각 5분씩만 허락했다. 의장석 주위를 에워싼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 전 의장의 본회의 진행을 엄호했다. 반대토론이 끝나자 표결 절차를 시작했고, 야당 의원들은 표결을 거부하고 일제히 본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이후 민주당은 김 전 의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19대 국회 후반기 의장이었던 새누리당 출신 정의화 전 의장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임기 초반 오히려 야당보다 여당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성을 바꾸지 않는 이상 직권 상정은 없다”고 공언했던 정 전 의장은 결국 2016년 2월 23일 ‘테러방지법’을 직권 상정해 친정의 요구를 들어줬다. 이후 국회선진화법 이후 사상 최초 필리버스터가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실시됐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1당이 되면서 민주당 출신 정세균 의원이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뽑혔지만,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 전 의장은 2016년 9월 23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통과를 위해 국회 일정 차수를 변경해 대정부 질의를 중단시켰다. 이후 정 전 의장은 바로 본회의를 개의해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을 상정했다. 결국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 170명이 해임 건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해 가결시켰다. 이 일로 이정현 새누리당 전 대표는 정 전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7일간 단식 투쟁에 나섰다. 이후 새누리당은 정 전 의장을 직권남용과 허위 공문서 작성,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협치 없는 패트, 의미 없는 필버, 민심 없는 연말

    협치 없는 패트, 의미 없는 필버, 민심 없는 연말

    당초 국민 뜻 반영 선거법 개정 시도 필리버스터 거쳐 연동형 도입했지만 여야 의석 계산에 결국 ‘누더기’ 전락 위성정당 경쟁에 개혁 명분 사라져‘정치개혁’을 명분 삼아 여야 불협치로 내달려 온 공직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열차가 종착역에 다다랐다. 몸싸움과 고성, 아무런 메아리도 없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거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개혁이란 애초의 목적은 오간 데 없다. 오히려 역대 최악의 ‘난장판 선거’만 예고되고 있다.국회는 26일 임시회를 다시 시작해 늦어도 27일 본회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25일 밤 12시를 기해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종료됐기 때문에 이번 임시회에서는 표결 절차가 진행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등이 반대하고 있지만 4+1(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공조로 선거법은 국회 문턱을 넘을 전망이다. 이번 선거법은 비례성을 높이고 사표(死票)를 줄이자는 당초 취지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 4+1 협의체 내부에서도 이견이 컸던 탓에 ‘연동형 캡’, ‘석폐율제’ 등 복잡한 용어들이 난무했다. 누더기 논란 끝에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은 그대로 두고 비례대표 30석에만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미완의 선거법이 태어났다. 4+1 협의체와 이들의 나눠 먹기 협상, 게임의 룰 결정에 아예 참여하지 않고 장외 투쟁만 일삼은 한국당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향후 발생할 부작용이다. 한국당은 연동형 선거제를 무력화하기 위해 선거법이 통과되는 대로 ‘비례 자매당’ 창당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당 ‘본당’은 지역구 의석 확보에 치중하고 자매당을 통해 비례대표 이삭줍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까지 위성 정당으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위성 정당을 띄우면 내년 총선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부끄러운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의 선거법 개정은 시작부터 잘못됐다. 국회가 국민이 빠진 선거법을 갖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는 꼴”이라며 “여야 모두 ‘국민 명령’이라며 국민을 팔고 있는데 정작 국민은 자신의 이름이 도용된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정당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가 설명되지만, 지금 정당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법 개정은 민심을 더 왜곡하는 방향으로 흘렀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한국당, 예고했던 주말 장외집회 취소…“황교안 대표 지시”

    한국당, 예고했던 주말 장외집회 취소…“황교안 대표 지시”

    황교안 대표 입원도 영향…27일 전단지 홍보 나서 자유한국당이 오는 2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 예정이던 장외집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이는 전날 새벽 피로 누적 등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황교안 당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28일 오후 1시 개최 예정이었던 ‘2대 독재악법 3대 국정농단 심판 국민대회’는 민주당의 쪼개기 국회 총력 저지를 위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 대표의 지시사항”이라며 “당장 임시국회가 열리고, 주말에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한 듯 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한국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단일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의 본회의 상정도 예상되자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확산하기 위한 장외집회를 예고한 바 있다.대신 27일 전국 253개 당협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문재인 정권의 ‘3대 게이트’ 의혹을 규탄하는 대국민 홍보전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은 27일 오전 11시 전국 지역구의 중심가에서 한국당의 주장을 담은 전단을 동시에 배포하는 여론전을 편다. 한편 황교안 대표는 지난 11월 청와대 앞에서 8일간의 단식투쟁을 한 뒤 계속된 장외집회 등으로 피로가 누적된 데 더해 계속된 가부좌 자세와 추위에 발목 복사뼈 아래 염증이 생겨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르포]2박 3일 ‘나홀로 연설’…토론도 메아리도 없었던 필리버스터 현장

    [르포]2박 3일 ‘나홀로 연설’…토론도 메아리도 없었던 필리버스터 현장

    성탄절인 25일 선거제 개혁안 저지를 위한 ‘2박 3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되고 있는 국회 본회의장을 지키는 건 이날 토론주자로 나설 몇몇 국회의원과 속기사, 그리고 기자뿐이었다. 3~4시간씩 주제를 종잡을 수 없는 나홀로 연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따금 상대 의원석에서 나오는 야유와 고성은 지루한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방불케 했다.오후 2시 자유한국당의 다섯번째 필리버스터 주자인 정유섭 의원이 3시간 가량 발언을 이어갈 때 회의장에 남아 있던 국회의원은 10여명. 이마저도 정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한국당 의원들이 일제히 자리를 뜨면서 정작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던 제1 야당 의원석에는 단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수십 개의 민생법안이 묶인 상황에서 휑한 국회 회의장에는 여·야 어느 쪽도 국민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영 들리지 않는 듯했다. 4층 방청석의 분위기도 3년 전 필리버스터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진행된 필리버스터에는 270석의 방청석이 꽉 차기도 했었다. 주말을 이용해 직접 본회의 방청을 하겠다고 국회를 찾은 시민들로 국회의사당 안내실이 북적거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지난 16일 한국당 지지자들의 국회 내 집회 시위 이후 일반인들의 국회 출입이 통제되면서 아예 시민들의 본회의 방청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다.필리버스터 신청은 한국당 측에서 했지만, 이미 표결이 기정사실화 되어서인지 이를 결사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는 안 보였다.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시간 단위로 조를 짜서 국회 본회의장을 지켰고, 일부 의원들은 그 틈을 타 지역구에 다녀오기도 했다. 회의장을 지키는 의원들은 지루한 듯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2~3일 단위 쪼개기 임시국회가 예정돼 있는 탓에 체력을 아껴야 한다는 분위기도 역력했다. 2016년 필리버스터 당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12시간 31분 연속 발언하는 등 38명의 당시 야당 의원들이 차례로 나와 8일간 필리버스터를 지속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현재까지 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5시간 50분 발언한 것이 가장 길었다. 이번 선거제 개혁안을 주도한 민주당까지 필리버스터에 동참한 것은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모습이다. 선거제 개혁안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정정당당하게 알리겠다는 취지었지만 진정한 토론이라기 보다 시간을 채우기 위한 일방적 메아리에 그쳤다. 또 다수의 전횡에 대항해 소수 정당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필리버스터의 본래 취지를 왜곡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2016년 민주당이 테러방지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을 때는 여당이자 다수당이었던 새누리당이 토론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3시간 5분간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나온 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다소 쉰 목소리로 “듣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반대 토론을 하는 것이 힘들고 기운이 빠지기도 했지만 필리버스터가 소수 정당의 합법적인 권리 행사이기 때문에 끝까지 참여했다”면서 “그러나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토론을 받아준 것은 국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은 주호영(한국당)·김종민(민주당)·권성동(한국당)·최인호(민주당)·지상욱(바른미래당)·기동민(민주당)·전희경(한국당)·이정미(정의당)·박대출(한국당)·홍익표(민주당)·정유섭(한국당)·강병원(민주당) 의원 등이다. 필리버스터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끝나는 25일 자정을 기점으로 자동 종료되며, 새 임시국회가 소집된 26일 본회의가 시작되면 곧바로 공직선거법 개정안 표결이 이뤄지게 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경찰에 힘 실어주는 민주당…검경수사권 조정에 경찰 후보 봇물

    경찰에 힘 실어주는 민주당…검경수사권 조정에 경찰 후보 봇물

    원경환 전 청장, 임호선 차장, 황운하 원장 민주당 후보 거론임 차장 출마하면 검찰 출신 한국당 후보와 대결 가능성도한국당 “법조인 일색이라 인재영입 부담”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새해 초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회의원을 꿈꾸는 경찰 출신들이 대거 민주당으로 모여들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대표적 인물은 원경환 전 서울경찰청장, 임호선 경찰청 차장, 황운하 경찰인재원장 등이다. 원 전 청장은 지난 11일 민주당에 입당하고 강원 태백·영월·정선·평창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재영입식은 따로 없었지만 최근 직접 이해찬 대표를 찾아와 사진도 찍고 갔다”고 전했다.지난 23일 명예퇴직이 받아들여진 임 차장은 음성·진천·증평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임 차장은 본청 기획조정관 등을 거치며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을 사실상 진두지휘해 온 인물이다. 임 차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되면, 검찰 출신인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과 대결하게 된다. ‘검찰 저격수’로 불리는 황 원장은 지난달 총선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명예퇴직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거일 90일 전인 새해 1월 16일까지 사퇴가 이뤄져 황 원장이 총선에 나서게 되면 민주당에서 검찰개혁을 상징하는 인물로 쓰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현직 의원들까지 합치면 20여명의 경찰 출신 후보들이 출마할 것으로 전해진다. 20대 총선에서도 경찰 출신 국회의원은 7명이 당선되며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검찰 출신 인사를 대거 영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안 검사 출신인 황교안 대표는 지난 4·3 경남 통영·고성 보궐선거에 직계 공안통 후배인 정점식 의원을 발탁해 여의도 입성을 도왔다. 하지만 한국당의 고질적 한계로 꼽히는 법조인 일색의 인재영입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 한 법조인 출신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당은 이미 법조인이 너무 많다”며 “검사 출신을 특정한 영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김재원 “4+1, ‘비례한국당’ 무력화 선거법 수정안 준비중”

    김재원 “4+1, ‘비례한국당’ 무력화 선거법 수정안 준비중”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한국당의 ‘비례한국당’ 창당 시도를 막기 위한 새로운 선거법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들이 ‘비례대표를 공천하지 않은 정당은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를 공천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한 선거법 수정동의안을 제출하려는 정신 나간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는 내일(26일) 선거법에 대한 본회의 표결이 있을 때 새 수정동의안을 제출·의결함으로써 우리 당의 비례대표 전담 정당 설립을 저지하려는 시도”라며 “정말 이성을 잃은 것이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법상 수정동의안은 수정안 원안과 관련이 있어야 허용되는데 이 경우도 그렇지 않다. 지난번에도 호남 선거구를 지키려 인구 기준을 바꾸려다가 결국 제출하지 못하지 않았느냐”며 “선거법을 반민주적·반헌법적 악법으로 바꿔 한 석이라도 더 가져가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자당 의원의 당적을 옮겨 비례한국당을 원내 3당 규모로 키운 뒤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비례한국당의 정당투표 기호를 3번에서 2번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김 정책위의장의 주장대로라면 한국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낼 수밖에 없어 비례한국당의 ‘기호 2번’ 전략이 무력화될 수 있다. 김 정책위의장은 또 중앙선관위에 ‘비례한국당’ 당명을 등록한 쪽과 접촉한 결과 “우리 당이 함께 갈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례한국당의 실제 당명은 다시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1 측은 수정안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그런 것은 없는 걸로 안다”며 “위헌성이 있다”고 말했다. ‘4+1’ 협의체 선거법 실무협상에 참여했던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러 대응방안에 대해 의견을 전하기는 했지만 수정안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완수 한국당 사무총장은 전국 시·도당과 당협에서 27일 오전 11시 문희상 국회의장의 부당한 의사 진행과 문재인 정권의 ‘3대 게이트’ 의혹을 규탄하는 대국민 홍보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울에서는) 당 지도부가 서울역을 찾아 국민에게 홍보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28일에는 오후 1시 광화문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속보] 김재원 “4+1, ‘비례한국당’ 막을 수정안 준비”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한국당의 ‘비례한국당’(가칭) 창당 시도를 막기 위해 새로운 선거법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들이 ‘비례대표를 공천하지 않은 정당은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를 공천할 수 없다’는 규정을 신설한 선거법 수정동의안을 제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뭘 해도 욕먹는 자리…서열 2위 국회의장의 수난사

    뭘 해도 욕먹는 자리…서열 2위 국회의장의 수난사

    文의장에 “시정잡배”, “헌정사 오점” 독설 의장 고소·고발 과거에도 빈번 출신 당 위한 선택 탓에 윤리위 회부도25일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일곱 번째 주자로 나선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시정잡배와 다를 게 뭔가”라면서 독설을 쏟아냈다. 아홉 번째 주자로 나선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문 의장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한 데 대해 ‘헌정사의 오점”이라고 맹비난했다.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20대 국회에서도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의 수난사는 현재진행 중이다. 이처럼 국회의장이 야당의 집중 타깃이 된 이유는 의장이 본회의 사회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제1당 출신 정치인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의장은 무소속이지만 자신이 몸담았던 당을 외면할 수 없고, 이에 따른 정파적 선택은 상대 당의 공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민주당 출신인 문 의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당은 지난 24일 문 의장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형사고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사퇴촉구 결의안 제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국회의장이 함부로 의사봉 두드리지 못하도록 국회법 개정 등의 대응을 할 것을 예고했다. 여야의 극한 대치 끝에 내린 고육지책에 결국 의장만 수난을 겪는 모양새다.●한미 FTA·노동관계법 강행처리 18대 국회 이처럼 국회의장이 내린 결단 때문에 반발을 사고 고소·고발을 당한 사례는 과거에도 수없이 많았다. 18대 국회 전반기 의장이었던 한나라당 출신 김형오 의장은 2010년 1월 2일 노동관계법을 강행 처리했다. 당시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 의원들은 반대토론과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지만 김 의장은 “장내 소란이 있는 가운데 의사진행발언은 의사진행에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라며 의사진행발언을 허락하지 않았다. 김 의장은 찬반토론도 6명에게 각 5분씩만 허락했다. 의장석 주위를 에워싼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 의장의 본회의 진행에 힘을 실었다. 반대토론이 끝나자 표결 절차를 시작했고, 야당 의원들은 표결을 거부하고 일제히 본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이후 민주당은 김 의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18대 국회 후반기 의장인 한나라당 출신 박희태 의장은 2011년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박 의장은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 두 차례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결렬되자 기다렸다는 듯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줬다. 예산안과 예산안 부수법안 등에 대한 심사기일을 당일로 지정하고, 본회의장에는 경호권까지 발동했다.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도 강행 처리의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자리를 비운 박 의장 대신 한나라당 소속 정의화 국회부의장은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려 어수선한 상황에도 비준 동의안을 강행 처리했다.●테러방지법·김재수 해임 건의안…19·20대도 여전 19대 국회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19대 국회 후반기 의장인 새누리당 출신 정의화 의장은 2016년 2월 23일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했다. 이는 본인이 “성을 바꾸지 않는 이상 직권상정은 없다”고 공언한 말을 뒤집은 것이어서 논란이 컸다. 이후 국회선진화법 이후 사상 최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실시됐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 출신 정세균 의원이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뽑혔지만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 의장은 2016년 9월 23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통과를 위해 국회 일정 차수를 변경해 대정부 질의를 중단시켰다. 이후 정 의장은 바로 본회의를 개의해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상정했다. 결국 새누리당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들 170명이 해임 건의안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찬성 160표가 나와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은 가결됐다. 이 일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세균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7일간 단식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새누리당은 정 의장을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한국 “민주도 비례정당 검토” 민주 “자료 본 적도 없다”

    한국 “민주도 비례정당 검토” 민주 “자료 본 적도 없다”

    자유한국당이 여권에서도 ‘비례위성정당’을 검토했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자료를 배포한 적이 없다”고 일축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25일 김재원 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비례위성정당 관련 검토자료’에 따르면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의석수를 30석으로 한 조건을 바탕으로 각 정당의 선거 결과 시뮬레이션 결과가 포함돼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 정의당의 가상 지역구 당선의석은 120석, 105석, 0∼2석으로, 정당득표율은 40%, 35%, 10%로 지정했다. 이 자료를 보면 민주당은 120석, 한국당은 105석, 새보수당은 5석, 정의당은 0~2석을 각각 얻는 것으로 나왔다. 비례대표 의석수만 보면 민주당과 기존 한국당에는 1석도 배정되지 않는다. 여기에 한국당 정당득표율을 적용한 위성정당 ‘비례한국당’은 30석을 얻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또 우리공화당은 7석, 새보수당은 5석, 정의당은 8∼9석의 비례의석을 각각 얻는다. 결국 한국당을 포함한 범보수진영이 총 152석의 과반을 얻는다는 계산이 나온다.한국당은 이 문건의 표지에 ‘제176차 의원총회, 2019.12.18 15:00, 제2회의장 예결위회의장’이라고 적혀있다는 점을 근거로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자료를 배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석패율제의 문제점’, ‘인사청문 관련 자료’도 함께 첨부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도 비례정당을 만들어 임해야 하고 한국당도 비례정당을 만들어 임해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비례대표 제도가 오히려 정말 이상한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그런 자료를 배포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런 자료를 본 적이 없다”며 “여당 자료라는 근거가 대체 어디에 있나”라고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도 이 매체와의 통화에서 “제가 보지 못한 자료”라며 “의총 때 깔린 자료는 확실히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전날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외부 전문가로부터 ‘비례민주당을 만들지 않으면 한국당이 거의 의석 과반을 쓸어간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아 확인하는 모습이 한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여야, 성탄절에도 국회서 대치…선거법 필리버스터는 오늘 종료

    여야, 성탄절에도 국회서 대치…선거법 필리버스터는 오늘 종료

    민주당 “성탄절 국민 소중한 시간 빼앗아 죄송”한국당 “성탄절에 민주주의 죽이려 들지 말라”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성탄절을 맞아 “온 세상이 평화로워야 할 성탄절임에도 평화롭지 않은 국회 상황 때문에 국민께 걱정을 드리고 소중한 시간마저 빼앗고 있어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민폐, 근심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조속히 대화와 타협의 장으로 되돌아오리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은 인류에게 사랑을 전해준 아기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국민과 함께 따뜻하고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은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죽이려 들지 말라”고 비판했다. 성일종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늘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날이지만,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성탄절의 의미에 걸맞지 않게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죽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원내대변인은 “여당·다수당의 필리버스터는 점입가경이다. 원내 제1당이자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에 끼어드는 모습은 추태”라며 “민주당은 지금 민주주의를 처참히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성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숟가락 얹을 곳, 얹지 말아야 할 곳을 구분하기 바란다”며 “눈치도, 염치고 없는 짓을 이제는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이날 새벽부터 오전까지도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에 이어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오전 2시 10분쯤 토론을 시작, 5시간 50분 동안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법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번 필리버스터 참여자 중 가장 긴 시간의 토론이었다. 오전 8시 2분쯤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아 토론을 이어갔다. 오전 11시 3분부터는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토론을 시작했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는 이날 밤 12시로 종료된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선거법에 신청한 무제한 토론도 국회법에 따라 이때 자동으로 종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6일 새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데 따라 이르면 이날 선거법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수정안을 함께 마련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의결정족수(148석)을 넘기는 의석을 확보한 만큼, 표결 시 법안 통과가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어 또 다른 패스트트랙 법안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며, 한국당은 또다시 필리버스터로 저지에 나설 방침이어서 국회 대치 상황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홍익표 “2014년 黃 단죄해달라” 박대출 “文의장, 헌정사 오점”

    홍익표 “2014년 黃 단죄해달라” 박대출 “文의장, 헌정사 오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참여자로 나서 “2014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2019년 12월 국회의 불법집회, 폭력행위를 단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황 대표를 겨냥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께서 지금 시종일관 당 대표 취임 후 장외 투쟁만을 고집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황 대표 본인은 과거 공안 검사 시절에 ‘미스터 국가보안법’으로 불렸고 집시법에 대해 누구보다 전문가였다”며 “시위나 정치적집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차례 표명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2014년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은 신년사에서도 ‘불법적인 정치 시위나 집회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며 “당시 황 장관이 2019년 12월 국회내 폭력·불법 집회를 어떻게 처벌할지 전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같은 분 맞는가. 2014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런 집회나 시위의 자유에 대해 너무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본인의 가장 자랑이 통합진보당 해산이라고 할 정도였다”며 “어떤 것이 진짜 황교안 대표의 모습인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성탄절인 이날 새벽부터 오전까지 필리버스터는 계속 이어졌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에 이어 박대출 한국당 의원이 오전 2시 10분쯤 토론을 시작해 5시간 50분 동안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법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이번 필리버스터 참여자 중 가장 긴 시간의 토론이었다. 박 의원은 특히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들 법안을 상정한 데 대해 ‘헌정사의 오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보통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님, 동료 의원 여러분’이라고 인사를 한다”며 “참으로 안타깝게도 문 의장에게는 ‘존경하는’이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하다”고 했다. 그는 선거법 통과 시 ‘비례한국당’을 만들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한 뒤 “한국당은 비례대표를 내지 않을 것”이라며 “비례한국당으로 국민 선택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2분쯤부터 홍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아 2시간 가량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토] ‘필리버스터 힘드네’…물 마시는 박대출 의원

    [포토] ‘필리버스터 힘드네’…물 마시는 박대출 의원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2회 국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 측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중 물을 마시고 있다. 박대출 의원은 “문희상 의장에게 ‘존경’이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하게 됐다”며 “71년 의정사에 있을 수 없는 일을 하며 오점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본회의에는 지난 23일 선거법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이 상정됐다. 2019.12.25 뉴스1
  • 여야 사흘째 ‘선거법 필리버스터’…밤 12시 임시국회 회기 종료

    여야 사흘째 ‘선거법 필리버스터’…밤 12시 임시국회 회기 종료

    민주당, 26일 새 임시국회 소집 요구선거법 표결 시도…의결정족수 확보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 상정 예정 국회가 성탄절인 25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사흘째 이어간다. 다만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이날 밤 12시로 종료되면서 자유한국당이 선거법에 신청한 무제한 토론도 국회법에 따라 이때 자동으로 종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6일 새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데 따라 이르면 이날 선거법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수정안을 함께 마련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의결정족수(148석)를 넘기는 의석을 확보한 만큼, 표결 시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어 또 다른 패스트트랙 법안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검찰개혁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며, 한국당은 또다시 필리버스터로 저지에 나설 방침이어서 국회 대치 상황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임창용 칼럼] ‘노끈 고백’과 ‘민폐론’

    [임창용 칼럼] ‘노끈 고백’과 ‘민폐론’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심재철 당선자 못지않게 언론의 조명을 받은 이가 김재원 의원이다. 김 의원은 정책위 의장 러닝메이트로서 경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견 발표에서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는 여러 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한 게 주효했다고 한다. 그의 연설은 내가 한국당 의원이라고 해도 혹할 만했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국가정보원 자금을 총선 여론조사에 쓴 혐의로 현 정부에서 강도 높은 ‘적폐청산’ 수사를 받았던 그는 당시의 심경을 이렇게 쏟아냈다. “노끈을 욕실에 넣어두고, 언제든지 죽을 때는 망설이지 않으려고 했다”, “투명인간처럼 살면서 식당에 들렀다가 낙서를 하나 발견했다. ‘내가 내 편이 돼 주지 않는데 누가 내 편이 돼 줄까.´ 저는 그때 너무 자신을 학대하고 있었던 거다. 제가 제 편이 돼 주지 않으니 아무도 제 편이 돼 주지 않았다.” 그의 절절한 한마디 한마디는 ‘패스트트랙’ 사건에 얽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동료 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했다. 아마도 이들에게 ‘나도 같은 처지가 되지 말란 법이 있을까. 언제든 검찰에 탈탈 털리고, 동료들이 모른 체 외면해 투명인간이 되지는 않을까’란 불안감이 엄습하지는 않았을까. 경선 현장에 있던 의원들에 따르면 김 의원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의 비장한 고백은 여러 의원들의 심금을 울렸고,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한다. 절박한 상황에서 내 편이 없는 것만큼 절망적인 게 있을까. 자살 예방 상담에서도 전문가들은 “너는 혼자가 아니다. 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점을 가장 강조한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 편이 있다는 생각이 자살을 막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의 ‘노끈’이나 ‘투명인간’ 고백은 그만큼 여러 의원들에게 절박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한데 김 의원의 ‘노끈´과 ‘투명인간´ 고백은 보수의 가치 회복과 한국당의 쇄신을 기대했던 내겐 역설적으로 들렸다. 외려 개혁과 쇄신의 당위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느껴져서다. 그는 노끈 고백으로 좌중을 사로잡은 뒤 “요즘 우리 당 쇄신, 혁신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우리 편을 들지 않고 회초리를 드니까, 국민들은 우리 스스로 서로에게 매질하는 거로 본다”고 했다. 세상에, 당 쇄신과 혁신을 말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회초리를 들지 말라니. 우리 편을 안 들고 회초리를 드니까 국민들은 서로 싸우는 것으로만 본다고? 한데 국민이 바보인가. 쇄신하기 위해 스스로 회초리를 드는지, 서로 이해관계 때문에 헐뜯고 싸우는지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우매하다는 말인가. 의원들의 절박한 처지를 이용해 불안심리를 부추기고, 느슨해진 친박과 강성 수구세력의 결집을 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한국당은 20대 총선 때의 ‘공천학살’ 사태 이후 본격적인 내리막에 들어섰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에 이어 정권을 내주는 굴욕의 길을 걸었다. 쇠락의 시발점이 된 공천학살은 ‘배신의 정치´와 ‘진박´ 등의 신조어를 남기며 ‘내 편 정치´, ‘우리 편 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데 벌써 이런 사실을 까맣게 잊었는지, 다시 ‘내 편, 우리 편’을 찾고 있다. 지난달 김세연 의원이 “당의 존재 자체가 민폐”라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할 때는 쇄신의 불이 댕겨지는 것인가 하는 한가닥 희망을 품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희생은 녹슨 쇠붙이들이 녹아 있는 용광로에 던져진 금붙이 하나에 불과했다. 쇄신을 향한 외침은 반짝임과 함께 녹아버린 금붙이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김재원 의원은 경선 당시 노끈 고백을 하면서 ‘내 편 정치’를 내세워선 안 됐다. 대신 “쇄신에 실패하면 끝이다. 내년 총선에 폭망하고, 영원히 탈탈 털리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쇄신의 기치를 내걸었어야 했다. 친박 핵심인 그가 ‘내 편 정치’ 청산을 외쳤다면 한국당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달라졌을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든 험지 출마든 희생을 감내하겠다고 했다면 국민들의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녹슨 쇠붙이가 녹아 있는 용광로에 금붙이를 아무리 던져 본들 반짝이는 금괴가 나올 리 없다. 유일한 방법은 용광로를 통째로 엎어 버리는 것이다. 이제라도 한국당 구성원들은 내 편 정치, 계파 정치 청산을 향한 노끈 고백을 해야 한다. 당 지도부부터 총선 불출마와 험지 출마를 자처해야 한다. 민폐 정당의 오명을 벗을 길은 국민을 감동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 [사설] 용두사미 된 선거법 개정, 게리맨더링 우려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그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인 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석패율제 없는 지역구 253석에 비례대표 47석인데 이 중 30석에만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등 ‘4+1 협의체’가 마련한 안이다. 자유한국당은 끝내 참여하지 않았고, 선거법 개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이번 회기 마지막 날인 오늘 밤 12시까지 진행한다. 개정 선거법안은 새 회기가 시작되는 26일 통과될 전망이다. 지난 4월 28석의 지역구를 줄인 225석에 연동형비례대표를 75석으로 늘리겠다던 약속은 온데간데없다. 개정된 대목은 겨우 연동률 50%에 적용 의석수 30석 정도인데, 개정 과정을 들여다보면 ‘누더기’에 가깝다. ‘고작 이걸 만들려고 그 난리를 피웠느냐’는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선거법 개정 논의는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가 지역선거구별 획정 인구수 편차가 3대1이나 돼 국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시작된 것이다. 헌재는 지역구별 인구편차를 2대1의 비율을 넘지 않도록 맞추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러려면 지역구 수를 줄이고 비례대표 수를 늘려 비례성과 대표성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현역의원의 지역구 줄이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2018년 12월 정당 원내대표들이 모여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다고 합의했으나, 결국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 협의에서 배제된 상태로 ‘납작한’ 개정 법안이 나온 것이다. 한국당은 비례용 정당을 만들겠다고도 한다. 20대 국회가 ‘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혹평을 피할 길이 없다.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더 우려할 상황이 남았다. 지난 17일 예비후보 등록 이후 21대 총선 일정은 시작됐지만, 선거구 획정은 남았다. 공직선거법(제24조)은 ‘국회는 국회의원 지역구를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인구편차 2대1을 맞추기 위해 여야가 어떤 꼼수를 부릴지 알 수가 없다. 선거구 획정 과정서 표심이 왜곡되는 ‘누더기 게리맨더링’이 더해질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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