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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선 70대 이색 후보 눈길

    美대선 70대 이색 후보 눈길

    “힐러리나 줄리아니만 후보냐?우리도 좀 봐달라.” 민주당 마이크 그레이블(77·알래스카)전 상원의원과 공화당 론 폴(72·텍사스) 하원의원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도 유력주자는 아니지만 당당한 대선 예비후보다. 당내에서는 둘다 ‘괴짜’취급을 받는다. 기상천외한 공약으로 표심을 다진다. 둘다 70대 할아버지.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손주뻘인 20대들에게 오히려 인기가 많다. 그레이블 전 의원은 퉁명스럽고 직선적인 말투가 트레이드 마크. 지난달 말 열린 토론회에서는 유력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향해 폭발했다. 그는 힐러리가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법안에 찬성했던 것을 놓고 “힐러리, 나는 당신이 정말 부끄럽소”라며 면전에서 일침을 가했다. 마리화나를 합법화할 것을 주장하는가 하면, 발전(發電)을 위해 미국 전역에 500만개의 풍차를 짓자는 엉뚱한 공약도 내놓고 있다. 유투브를 통해 알려진 선거동영상 광고는 그의 괴팍함을 그대로 드러낸다.2분 50초짜리 광고에서 그는 호수앞에서 1분여를 아무말 없이 뚱한 표정으로 그냥 서있기만 한다. 그리고는 갑자기 뒤돌아서서 커다란 돌멩이 하나를 주워서 호수에 집어 던지고는 천천히 반대편으로 걸어간다. 이어 ‘gravel 2008 us(2008년엔 그레이블을)’라는 자막이 올라간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무슨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아리송하기만 할 뿐. 하지만 젊은 블로거들은 “절묘하다.”,“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열광하고 있다. 그러나 1%도 안 되는 지지도로 민주당 예비후보 중 꼴찌를 면치 못하는 게 여전히 그의 고민이다. 산부인과 의사인 공화당 폴 의원도 특이한 성향의 후보다. 공화당원이지만 이라크 전에 반대한다. 그는 자유주의자로, 연방정부의 과도한 역할에도 반대한다. 미국이 유엔이나 나토, 세계무역기구 같은 국제기구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폴 의원 역시 지지율은 2%대. 하지만 대학가나 젊은 네티즌들의 지지는 탄탄하다. 정치기부금으로 무려 800만달러(약 72억원)를 쓸어담았을 정도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 미 대선에서 이들 별난 70대 두 군소 후보가 막판까지 선전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열린세상] ‘여왕 크리스티나’의 앞날/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여왕 크리스티나’의 앞날/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비판자들은 그녀를 ‘보톡스의 여왕’이라 부른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짙은 화장, 디자이너 의상, 성형한 얼굴을 담은 대형 포스터는 이 나라에서는 이미 전설이 된 에비타를 연상케 한다. 크리스티나의 핵심 지지층도 노동자층과 빈민층이다. 그녀는 이제 임기가 끝나는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의 부인이자 상원의원이다.28일 선거에서 그녀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상 첫 선출직 부부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그녀는 이미 45% 전후의 지지도를 확보하여, 차점자와 격차도 20% 이상을 벌려 놓았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가 45%의 지지도를 확보하거나, 차점자와의 지지도 격차가 10% 이상이 나면 결선투표를 거치지 않고 1차에서 당선이 확정된다. 그러니 이번에는 결선투표가 열리지 않는다. 모두 다 크리스티나를 ‘여왕’이라 부른다. 키르치네르 가계 내부의 권력이동을 비꼬는 말이다. 어떻게 지지도와 카리스마가 자연스레 이동하게 되었을까? 가장 강력한 설명은 지난 키르치네르 정부의 경제관리 성적일 것이다.2001∼2002년 사이의 환란을 경험한 뒤 아르헨티나 경제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연평균 8%의 고성장을 경험했다.2002년 당시 빈곤층이 인구의 57%에 달했지만 2007년 현재 25%로 줄었다. 실업인구도 21.7%에서 8.5%로 하락했다. 도시의 비공식부문도 40.4%에서 20%로 줄었다. 모두 힘찬 경제성장 덕분이다. 성장의 한 축은 내수시장의 회복이었고, 다른 한 축은 중국과 인도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대두 수요였다.4750만t의 대두 생산량 가운데 95%가 수출용이다. 게다가 바이오연료용으로 가격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옥수수 수출도 효자노릇을 한다. 대두, 옥수수, 밀에 대한 수출세만 해도 연 25억달러나 되니, 국고도 넉넉하다. 넉넉한 국고는 빈민층이나 실업자 지원 프로그램에 할당되고, 이는 곧 선거지지표로 둔갑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남편 집권 시절에 회복된 경제가 계속 지속되길 바란다. 키르치네르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도 하층민과 사회운동 세력의 지지를 끌어모은다. 그는 IMF와 대결 정책을 구사하면서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는 세력들을 지지층으로 만들었다. 이어 부패의 대명사였던 메넴 대통령 시절 임명된 대법원 판사들을 대폭 물갈이하면서 국민들에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군부독재 시절의 인권침해에 대한 면책 법령을 무효화시켜 당시 책임자들을 다시 사법심판을 받도록 했다.‘오월광장 어머니회’가 환호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카리스마와 지지도로 인해 그는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부인을 내세워 수렴청정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이다.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선거 직전에 다분히 표를 의식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사회원조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최저임금과 퇴직연금을 인상하며, 재산세를 인하한다는 조치가 그것이다. 하층민과 중산층 모두를 겨냥한 선거대책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크리스티나는 한 번도 후보자 토론 패널에 나오지 않았고,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유만만하게 외유를 즐기며 상원의원 힐러리 클린턴이나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과 같은 외국 여성 지도자와 담소를 나누었고, 외신들은 미모와 화려한 의상의 ‘여왕 크리스티나’를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선거로 당선된 첫 여성 대통령을 맞이한다. 오랫동안 아르헨티나 정치를 받쳐왔던 양당제도는 붕괴하였고, 중도좌파를 결집하였던 프레파소도 와해되었다. 이 나라 정치는 조직화된 정당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카리스마적인 인물과 인기몰이 정책과 더불어 핀업 포스터가 좌지우지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학 교수
  • [UCC명예기자단] 문국현 “신자유주의 세력과 단일화 안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지난 29일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주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범여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 후보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현 정부처럼 비정규직을 양산하겠다면 같이 할 수 없다.”면서 “다만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입장으로 돌아선다면 같이 하겠다.”고 전제했다. 이어 “지금은 신자유주의와 부동산에 반쯤 정신이 팔린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문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해 “자신과 가족들의 도덕성 때문에 당내에서도 선택받지 못한 후보”라며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이 내세우는 청계천에 대해서도 “진짜 청계천을 숨겨놓은 채 인위적으로 만든 어항이나 다름없다.”며 “서울시장 임기 중에 끝내려했던 욕심이 남긴 결과”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서울신문·프리챌 UCC명예기자 이혜민 salt0439@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 나쁜 성장론, 착한 성장론/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나쁜 성장론, 착한 성장론/우득정 논설위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는 개도국과 빈곤국에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는 미국 등 선진국을 ‘나쁜 사마리아인들’로 규정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자신들이 오늘날 위치에 오르기까지 타고 올라온 사다리(보호주의)를 가난한 나라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걷어차 버리려 한다고 했다. 19세기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가 말한 ‘사다리 걷어차기’의 현대판이다. 장 교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세계무역기구(WTO) 등 ‘사악한 3총사’를 앞세워 “우리가 했던 대로 하지 말고, 우리가 말하는 대로 하라.”고 강요한다고 한다. 신자유주의의 위선이다. 장 교수의 결론은 가난한 나라들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체력이 월등한 나쁜 사마리아인들에게 불리하게 경사진 경기장에서 게임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선전에서 느닷없이 나쁜 사마리아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경제관이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나쁜 성장론’이라고 몰아붙인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이 후보의 ‘신발전체제’를 따랐다가는 잘 사는 20%와 못 사는 80%로 양극화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줄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이 후보라는 나쁜 사마리아인은 대기업과 부자라는 사악한 마녀를 앞세워 우리 사회를 승자 독식의 ‘정글 자본주의’로 몰고가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차별없는 성장’이라는 착한 성장론자인 자신과 나쁜 성장론자인 이 후보가 가치논쟁을 붙자고 떼를 쓴다. 지지율 20%인 정 후보가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는 이 후보를 일방적으로 나쁜 사마리아인으로 낙인찍은 뒤 가치전쟁을 붙자니 이 후보가 응할 리 없다. 더구나 이 후보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겠다.’는 시장친화형 성장론을 표방하고 있다. 잘나가는 대기업과 부자에게는 규제를 줄이고 약자들에게는 보호를 강화해 성장과 삶의 질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신체제발전론이다. 그래서 정 후보의 ‘차별없는 성장론’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참여정부의 아류쯤으로 여긴다. 그럼에도 정 후보는 어떻게든 가치논쟁을 촉발해 아군으로 임의 분류한 ‘80%’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내는 전략을 끝까지 고수할 것 같다. 하지만 정 후보는 가치논쟁에 앞서 ‘차별없는 성장’에 담긴 가치 충돌부터 소명해야 한다. 차별없는 성장의 전제인 고른 경쟁력을 갖추려면 성장을 모두 잠식하고도 남을 정도로 사전적 비용이 든다. 정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오늘날 중국을 세계 경제의 엔진으로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도 잘못됐다는 얘기가 된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 게 아니라 골라서 잡아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당면 과제는 성장잠재력 확충이다. 그 해답은 기업이 미래를 향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성장도, 일자리 창출도 기약할 수 있다. 그리고 성장잠재력 확충에 기여하면 ‘좋은 성장론’이고, 이에 반하면 ‘나쁜 성장론’이다. 유권자들은 경쟁없이 성장도 없다는 기본적인 상식쯤은 안다. 따라서 정 후보의 가치논쟁 집착증은 이쯤에서 거두는 게 낫다.“논평할 가치가 없다.”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한 경제학자가 정 후보의 경제공약에 내린 진단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대립하는 논쟁 점검

    [대선 가치논쟁 불붙나] 대립하는 논쟁 점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경제·교육·대북 분야의 정책공약을 놓고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1.금산분리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판이한 경제관은 금산분리 정책에 집약된다. 금산분리정책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은행)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1980년 전두환 정권이 은행 민영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가 될 것을 우려해 도입했다. 최근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 놓고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이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업들과 보수 진영은 “금산분리 때문에 신성장동력인 금융 분야를 외국 자본에 다 넘겨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진보 진영은 “특정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면 자본 흐름이 왜곡돼 경제의 혈맥인 금융이 망가진다.”고 맞받아친다. 이명박 후보는 지난 18일 ‘세계지식포럼’에서 “금산분리정책이 외국자본의 국내은행 지배를 심화해 국내 산업자본을 역차별한다.”면서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공정경쟁의 질서를 지켜 내는 것이 정통 시장경제”라면서 “특정 재벌을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반박했다. 2. 3불(不)정책 이명박 후보는 자신의 교육공약이 실현되면 3불정책 중 2불(본고사·고교등급제 금지)은 자연스럽게 폐지될 것이라고 했다. 참여정부의 3불정책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다. 반면 정동영 후보는 3불정책 유지를 주장한다.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원칙에는 두 후보가 뜻을 같이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다르다. 이 후보는 3불정책을 “대표적인 과잉규제”라고 규정한다. 대학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경쟁 시스템을 확대하는 자유주의적 교육관을 견지하고 있다.3단계 대학입시 자율화, 자율형사립고 100개 설립 등의 공약을 보면 그렇다. 반면 정 후보는 차별없는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3불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공약에서 보듯이 평등주의적 교육관이 강하다. 다만 대학교육은 수월성을 인정해 분야별 세계 5위권 대학을 20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3. 대북정책 대북문제 해법 순서를 놓고도 두 후보는 입장을 달리한다. 이명박 후보는 핵문제 해결에, 정동영 후보는 경협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우선 순위를 둔다. 이 후보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획기적인 대북지원을 하겠다는 ‘비핵·개방 3000’구상을 내놓았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인프라 구축, 경제·복지분야 지원을 통해 10년 뒤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높여 주겠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것은 이 후보의 좌표가 조금씩 왼쪽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의 전제조건이 ‘완전 핵폐기’에서 ‘핵폐기 단계’로, 다시 ‘핵폐기 협상과정에 들어가면’으로 완화됐다. 반면 정 후보는 ‘평화 경제론’을 주장한다. 평화로 경제 협력의 기반을 닦고, 경제 협력으로 평화를 정착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북핵 문제는 9·19 공동성명 합의대로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 수교 등과 병행해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 측은 ‘경제 이슈’를 선점한 이 후보에 대항하기 위해 ‘평화 이슈’로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진보논쟁’ 2라운드 시작될까

    올초 최장집 고려대 교수와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중심이 돼 한국 지식사회를 달군 이른바 ‘진보논쟁’이 한 단계 발전된 논의로 진화할 수 있을까? 그 시금석이 될 만한 논쟁 장(場)이 다시 마련됐다. 월간지 ‘인물과 사상’이 판을 깔았고, 최 교수를 향한 장문의 글로 논쟁을 촉발시킨 조 교수가 이번에도 운을 뗐다. 조 교수는 최근 발간된 ‘인물과 사상’ 11월호에 ‘한국 민주주의의 병목 지점과 그 돌파구는 무엇인가’란 글을 기고했다. 역시 원고지 156장의 장문으로,‘강준만 교수의 비판에 대한 반론을 겸하여’란 부제를 달았다. 부제가 말하듯 조 교수의 글은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지난 5월 같은 잡지에 쓴 ‘조희연:민중의 분노·위협이 대안인가?’에 대한 답글이다. 두 학자가 연이어 발표한 글은 올초 진행된 진보논쟁의 화두를 잇는다. 강 교수의 비판에 조 교수는 6개월 만에 화답했고, 이제 2차 논쟁의 기본 틀은 마련됐다. ●“동원정치가 지금 가능한가?” 최장집·조희연 교수간의 1차 논쟁은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병목현상에 직면한 노무현 정부 지리멸렬상에 대한 원인분석과 해결방식을 놓고 벌어졌다. 조 교수는 한국 민주주의 위기를 바라보는 최 교수의 현상적 진단에는 동의하면서도, 그 원인(최:정당정치의 실패, 조:민중 분노의 조직 실패)과 극복방안(최:정당정치의 복원, 조:대중 및 사회운동의 급진화)에서는 견해를 달리했다. 최장집·조희연 논쟁에 비해 강준만·조희연 논쟁은 논점의 폭을 많이 좁혔다. 두 사람의 논쟁은 ‘한국 민주주의 정체를 극복하려면 대중의 염원을 강력한 계급적·정치적 요구로 표출시켜 기득권층을 압박해야 한다.’는 조 교수 해법의 타당성을 놓고 벌어졌다. 한국 민주주의의 현 상황에 대한 견해차를 확인하는 데서 그쳤던 1차 논쟁에서 한 단계 진전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 발표한 글에서 강 교수는 조 교수의 전략을 ‘동원정치’라고 불렀다. 강 교수는 단적으로 물었다.“지금 분노·위협의 동원정치가 가능한가?” ‘민중의 분노’로 대별되는 대중의 급진화 전략이 현 시기에 타당하냐는 것이다. 강 교수는 “1987년 이후 해온 게 그거 아니었나? 아직도 모자라서 또다시 그걸 해야 하는가?”라며 동원정치가 시대착오적임을 역설했다. 강 교수는 다시 묻는다.“도박은 노무현만으로 족하지 않나?” 강 교수에게 동원정치는 노무현 정부의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사실 분노·위협의 동원정치는 노 정권 내부에서 과잉이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노무현 스스로 그 선두에 서서 ‘시민혁명’을 선동하기도 했다.”면서 “노 정권을 ‘자폐정권’으로 만든 것 이외에 무슨 성과가 있었냐.”고 지적한다. 강 교수는 조 교수의 또 다른 해법인 ‘헤게모니 전략’과 ‘동원정치 전략’의 방법론적 충돌도 날카롭게 꼬집는다. 전자가 대중의 분노에 기반한 급진적 전략이라면 후자는 구체적인 정책을 토대로 한 차분한 접근이란 것이다. 양립할 수 없다는 게 강 교수 판단이다. 그는 “나는 조희연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아비투스(습속)에 의해 자꾸 큰 그림(거대담론)만 그리려 드는 게 안타깝다.”면서 “구체적 실천을 하나 멋지게 성공해 놓고 그 성과의 토양에서 출발하는 거대담론을 생산하면 안 되는 걸까?”하고 물었다. ●“계급·사회적 각성이 민주주의 심화” 조 교수의 반론은 상당히 겸허하다. 우선 대중의 급진화 전략과 헤게모니 전략의 상호충돌 가능성을 인정한다. 조 교수는 “양자는 강준만의 지적처럼 모순적이고, 나 역시 이 긴장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이런 상호모순은 강 교수에게도 존재한다고 덧붙인다. 안티조선운동의 전사(戰士) 강준만과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쿨 에너지’나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쓴 강준만 사이엔 긴장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강준만과 한국사회의 다양한 경계지점에서 지적 영향력과 분석력을 발휘하는 강준만 사이에도 급진화 전략과 헤게모니 전략의 충돌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자신의 진보적 민중주의와 노무현 대통령의 “엉터리 포퓰리즘”을 동격에 놓는 지적에도 동의하지 않는다.“한·미 FTA에서 보는 것처럼 친시장적인 개방 정책을 아무런 사회경제적 고려 없이 ‘전투적으로’ 밀어붙였던” 참여정부의 방식과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경제적 의제들을 ‘전투적으로’ 밀어붙이길” 바라는 자신의 논리는 전혀 다르고 결과도 정반대라는 주장이다. 조 교수는 “우리 사회의 노동자·여성·비정규직·빈민 등 민중의 새로운 계급적·사회적 각성과 급진화가 한국 민주주의의 한 단계 높은 실현을 가능케 하는 역관계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이런 각성 때문에 “종합부동산세를 좌파적으로 보는 인식 구도 하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환매조건부주택’이나 ‘토지임대부주택’ 같은 정책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고 강조한다. 조 교수는 나아가 “우리는 ‘놈현스럽다’는 말이 나오게 된 작금의 현실을 단지 노무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며 우리 스스로의 태도와 전략을 성찰해내는 ‘내재적 성찰’의 자세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친독재 보수지식인-반독재 진보지식인’이라는 이분법적 잣대에 갇혀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넘는 횡단적 성찰에 소홀했던 진보진영에 치열한 자기성찰을 주문했다. 자유주의자 강준만과 진보주의자 조희연은 각자의 영역에서 학문적 결실을 맺어온 한국 사회의 몇 안 되는 신뢰받는 학자들이다. 이들의 논쟁이 두 사람간의 공방에 머물지 않고 민주주의 심화·발전을 위한 깊이 있는 논쟁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폴란드 총선, 親EU 야당 승리

    21일 실시된 폴란드 총선에서 중도우파 야당이 카친스키 형제가 이끄는 보수파 여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99%의 개표를 끝낸 결과 친기업, 친유럽연합(EU)을 내세우는 야당인 시민강령(PO)이 41.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집권 법과 정의당은 32.2% 득표에 그쳤다. 시민강령의 연정 파트너로 유력시되고 있는 폴란드 농민당도 8.9%의 지지를 얻어 이 두 정당이 안정적인 연정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총선에는 도시지역의 젊은 층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1989년 공산정권 붕괴 이후 가장 높은 53.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야당의 승리는 쌍둥이 형제인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의 급격한 우경화와 대외 고립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보수 여당은 낙태금지 규정을 강화하고 유로화 도입을 반대하는 등 줄곧 반 EU 정책을 폈다. 반면 자유주의 성향의 친기업 정당을 표방하는 시민강령은 세금감면과 국유산업 민영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EU의 통합 정책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시민강령은 또 집권하면 이라크 주둔 폴란드군(900명)을 철수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시민강령의 도날드 투스크(50) 당수는 이번 승리로 차기 총리에 오르게 된다.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는 그는 13살 때 시위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경찰이 발포하는 것을 보고 정치인이 될 결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날 실시된 스위스 연방의회 의원 총선거에서 극우파인 스위스국민당과 녹색당이 각각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스위스 연방당국의 공식집계에 따르면 스위스국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29%의 득표율을 올려 제1당의 지위를 유지했다. 스위스 국민당은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의 추방을 촉구한다는 취지에서 ‘세 마리의 흰 양이 검은 양을 발로 차 스위스에서 몰아내는’ 선거벽보와 스위스 주요 도시내의 이슬람 첨탑 건립금지 등 인종주의 선거운동으로 국내외에서 비난을 받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노대통령 “성장·감세만 하면 된다는 주장은 나라 망하게 해”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성장과 감세만 하면 다 해결된다는 보수주의의 주장은 정치의 신뢰를 깨뜨리고, 정치와 나라를 망하게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2007 벤처기업대상 시상식’에 참석,‘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어떤 정부를 가질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이며 책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진보된 시민사회의 ‘신주류’가 나타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작은 정부와 시장 만능으로는 공정한 시장이 되기 어렵고, 인재육성, 고용지원, 직업훈련, 안정된 나라, 기회가 보장된 나라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수세력의 성장만능주의를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연대와 사회정의를 이상으로 하는 진보라야 민주주의”라면서 “보수주의는 국내·대외 정책에서 대결주의를 취한다. 평화는 진보주의가 가깝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이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특강은 주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의 정책 기조를 정면 비판하는 내용이다. 정치권에서는 노 대통령이 진보와 보수, 신자유주의와 사회투자국가론으로 대비되는 대선 구도를 상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의 ‘잃어버린 10년’주장에 대해 “관치경제 시대에 잘 주물러진 관료들, 권력자들, 정경유착으로 잘 나가던 사람들, 공정경쟁을 위해 내놓아야 될 것을 안 내놓고 버티고 했던 사람들은 ‘잃어 버린 10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잃어 버린 게 뭐냐. 있으면 신고하라. 찾아 드리겠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르코지·세실리아 佛대통령 부부 끝내 이혼

    |파리 이종수특파원|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부인 세실리아가 결별에 합의했다고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이 18일(현지 시간) 오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사르코지 대통령은 23명의 역대 프랑스 대통령 가운데 재임 중 첫 이혼하는 사례를 남겼다. 두 사람의 이혼은 최근에 프랑스 언론들이 잇따라 ‘이혼설’을 보도하면서 징후가 포착됐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엘리제궁이 ‘결별’을 공식 발표한 날에도 일간 리베라시옹은 “이혼 절차가 공식화됐다.”고 보도했다. 르 피가로는 “그의 손에는 이혼을 알리는 성명서가 쥐어져 있다.”고 전했다. ●왜 헤어졌나? 두 사람이 헤어진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극단의 자유주의 성향을 지닌 세실리아가 더 이상 엘리제궁 안주인이라는 ‘속박’을 견디지 못한 게 아니냐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 그녀는 사르코지가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동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 자신을 퍼스트 레이디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거나 “나는 전투복 바지에 카우보이 부츠 차림으로 돌아 다니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한때 사르코지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리바아를 두 차례 방문해 수감된 불가리아 의료진 석방에 공을 세우는 등 영부인 역할에 충실하기도 했으나 타고난 자유주의 기질을 이기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세실리아는 지난 6월 독일 하일리겐담에서 열린 G8(선진7개국+러시아)정상회담에 참석했다가 중간에 돌아왔고,8월 미국에서 남편과 휴가를 보내던 중 조지 부시 대통령 부부와의 오찬에 불참한 적도 있다. ●만남…별거…화해…이혼… 두 사람의 결합은 첫 만남부터 특이했다. 세실리아가 파리 인근 뇌이 쉬르센 시(市)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 식을 주재하던 사르코지 당시 시장이 남의 신부를 보고 반해 12년 동안 따라 다녔다고 한다. 각자 이혼한 뒤 재결합한 두 사람은 한 동안 잘 사는가 싶더니 ‘맞바람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세인들을 조마조마하게 했다. 세실리아는 2005년 광고 기획자인 리샤르 아티아와 함께 휴가를 보내는 사진이 파리 마치에 실리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사르코지는 일간 르 피가로 여기자와 사귄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 시기 몇 달 동안 별거에 들어가면서 이혼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대통령에 대한 야심 때문인지 사르코지는 공사석에서 “우리 문제가 잘 풀릴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후 지난해 1월 두 사람은 재결합했다. 이를 놓고 “사르코지가 대통령이 되려는 야심을 위해 갈등을 봉합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한편 사르코지가 세실리아에 심리적으로 크게 의존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언론인은 “세실리아 여사에 심리적 의존도가 큰 사르코지 대통령으로서는 그녀와의 결별이 큰 충격일 것”이라며 “국정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세계화의 덫/우득정 논설위원

    10년 전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외환위기가 닥친 해, 진념 노동부장관은 몇몇 기자들에게 책을 선물했다. 미국 레이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관을 지낸 토드 부크홀츠 하버드대학 교수가 쓴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였다. 애덤 스미스부터 밀턴 프리드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경제이론과 사상사를 다루었다. 그러나 저자의 지향점은 ‘신자유주의’였다. 진 장관은 노동계에 편향된 기자들의 시각을 개방과 시장경제쪽으로 좌표를 수정했으면 하는 마음에 그 책을 나눠줬던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그해 말 우리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계로 들어가며 대량실업과 기업 도산이 잇따르자 진 장관에게 쫓겨 산하단체로 밀려났던 한 간부가 출입기자들에게 책 한권씩을 선물했다. 한스 피터 마르틴과 하랄트 슈만이 쓴 ‘세계화의 덫’이었다. 저자들은 미국식 신자유주의, 즉 세계화는 한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를 부자 20%, 가난뱅이 80%로 양극화시킨다고 단정한다. 그리고 세계화에 대한 대안으로 유럽식 시민사회에 주목한다. 이 간부는 한권의 책을 빌려 진 장관에게 반기를 든 셈이다. 과거 정부에 비해 분배를 중시했던 참여정부의 경제 실정론이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신자유주의론에 기반을 둔 성장론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규제 완화와 자율을 통해 시장 메커니즘을 활성화시켜 ‘파이’부터 키우고 보자는 논리다. 고도성장을 추구한 산업화시대의 빈부격차나 분배 악화가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한 지금보다 심하지 않았다는 경험치를 근거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최근 출간한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IBRD)과 함께 ‘사악한 삼총사’로 이름 붙인 IMF는 “전세계적으로 기술 및 외국투자가 소득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종래와는 상반된 보고서를 내놓았다. 개발도상국과 빈곤국에도 ‘평탄한 경기장’을 요구하며 개방과 자율 만능주의를 강요했던 IMF로서는 뜻밖이다.IMF가 이제서야 세계화의 덫에 걸려 신음하는 빈곤층에 눈길이 미친 것일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케네디는 급진 자유주의에 염증”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미국 민주당 출신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자신이 소속된 민주당의 급진자유주의 정서를 주로 정책에 반영했다는 통념과는 달리 실제로는 이런 민주당 정서에 염증을 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역사학자이자 케네디 재임 시절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지낸 아서 슐레진저는 최근 발간된 신간 ‘저널스’에서 케네디와 관련한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12일 보도했다. 미 명문 하버드대 교수를 지냈고 지난 7월 89세로 타계한 슐레진저는 책에서 “케네디를 괴롭힌 것은 보수주의자들이 아니라 바로 민주당 비둘기파들이었다.”면서 “이들은 항상 뽐내기나 좋아하는 족속들이며 진짜 내가 같은 편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강한 불만을 털어놨다고 주장했다. 책은 케네디 재임 시절 부통령이던 린든 존슨은 자신을 깍듯이 배려해준 케네디가 암살당하자, 재클린 여사 등 유족들에게 쌀쌀한 태도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존슨은 장례식장으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안에서 케네디 보좌관에게 “재클린을 문 옆 자리로 옮기게 하라.”고 했고 이 보좌관이 “그건 좀 무례한 요구가 아니냐.”며 머뭇거리자 “내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라고 호통을 쳤다는 것이다. 슐레진저는 아울러 케네디와 염문설이 나돌았던 여배우 마릴린 먼로를 비롯, 한때 전쟁 일보직전까지 갔던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영국 록가수 믹 재거, 노벨문학상 작가 노먼 메일러 등에 관한 후일담도 자세하게 기록했다.dawn@seoul.co.kr
  • “교육정책 이렇게 흔들어도 되나”

    “최근 다시 대입 본고사 시대로 돌아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교육정책을 이렇게 흔들어도 되는지 걱정스럽다.” “경제 제일주의로는 지속가능한 성장, 지속하는 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12일 ‘작은 정부론’을 필두로 한 보수적인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노 대통령이 감세와 경제성장을 내세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경제공약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사직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지역아동센터 방문 및 정책간담회’에 참석,“전체가 작으면 전체를 키우고 국가의 역할을 키우지 않으면, 소위 야경국가로 되돌아가면 복지는 다 무너진다.”며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세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너도 나도 신자유주의 논리를 받아들여 규제 철폐해라, 작은 정부해라 한다.”면서 “작은 정부하라는 것은 세금도 적게 받고, 공무원 숫자도 줄이고 간섭도 줄이라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시장이 규제없이 제대로 굴러가는지 아느냐.”면서 “정한 경기 운영자가 없으면 축구장이 개판되듯이 시장도 난장판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쪽에서는 날더러 신자유주의자라고 하는데 개방하니까, 자유무역협정(FTA)하니까 그렇다.”면서 “개방이 신자유주의 교리는 맞지만 신자유주의 교리에는 고용지원, 고용훈련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이 들어 있다.”고 덧붙였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노선과 한계

    [대선후보 공약 검증] 정치노선과 한계

    정치노선을 살펴보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실용주의,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진보를 표방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후보는 중도주의, 정동영 후보는 중도개혁주의, 이해찬 후보는 민주개혁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때로는 자신의 노선을 ‘보수’나 ‘중도’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실용주의’를 가장 강조한다. 그의 실용주의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이 경제우선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는 정치가 앞장서고 거기에 모든 것이 따라가는 사회에서는 기업과 경제가 힘을 쓸 수 없다면서, 정치는 경제를 뒷바라지하는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경제를 내세우는 편향적인 경제우선주의는 외교정책과 대북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세 후보들은 얼핏 비슷한 노선을 가지고 있는 듯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융화동진(融和同進)을 주장하는 손학규 후보는 중도를 ‘이념의 취사선택이 아니라 고착화된 이념의 담을 허무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결정의 순간순간마다 국가의 번영과 이익을 위한 길을 찾아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한다. 그러나 손 후보의 중도는 수구보수세력과 무능한 좌파를 모두 극복해야 하는 한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동영 후보는 “시장만능주의와 신우파 정치로는 통합을 이룰 수 없고 전통적 좌파도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중도개혁주의(혹은 신중도)를 표방한다. 중도개혁주의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때만 해도 열린우리당과의 차별성을 갖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은 ‘포용과 통합으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의 열매를 따고 국민과 함께 나누는 새로운 통합의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강조한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포괄하는 민주세력의 통합이라는 쪽으로 강조점이 옮겨가면서 말을 쉽게 바꾸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해찬 후보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민주개혁노선을 강력하게 옹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손-정 후보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후보는 ‘정부를 수립한 60년 중에서 50년 동안은 여러 가지로 인권을 빼앗기고, 민주주의를 빼앗기고, 자유를 빼앗기고, 헌법이 유린을 당하고, 기본권을 빼앗긴 50년을 보냈고,10년 동안 국민의 정부·참여정부에서 민주주의를 되찾고, 인권을 되찾고, 자유를 되찾았다.’고 한다. 민주개혁세력의 노선을 지켜야 한다는 데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진보적 정권교체’를 역설하는 권영길 후보에게 진보는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정치와 경제가 되어야 하고, 둘째로 경쟁과 대외개방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진보노선은 국내체제에 있어서는 재분배를 강화하고, 대외적인 개방에 반대하며, 북한과의 교류 협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자는 노선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념에 치우쳐 있고, 실현 가능성과는 거리가 멀다.
  • [신당 대선후보 인물 검증] 실업고·전문대 활성화 실효성 의문

    [신당 대선후보 인물 검증] 실업고·전문대 활성화 실효성 의문

    정동영 후보 공약의 기저에는 통일부 장관 시절의 경험을 최대한 살려 남북관계, 나아가 경제분야까지 개성공단식 해법을 모색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사업 추진력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만한 리더십을 보여주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정 후보의 대북 분야 공약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시장평화론’을 한반도 상황에 응용한 ‘대륙평화경제론’을 이론적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서보혁 객원연구위원은 “북핵문제 해결, 남북평화협정 등의 평화의제에 남북국가연합 성사라는 통일의제를 포함시킴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상호의존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라면서 “북핵문제의 포괄적 접근을 지지하면서도 평화협정 체결 당사자를 남북한으로 한정하고 있는 점은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의 경제 공약은 고용·교육·노후 등 단기적 문제 해결책 위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중산층 복원이라는 캐치프레이즈 달성을 위해 중소기업 투자활성화를 위한 상속세 면제, 저신용자 및 신용불량자 구조 제도 마련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실업고 활성화 및 병역 면제를 중소기업 기술인력 양성 유도책으로 이용한다는 발상은 참신하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연세대 김정식 교수(경제학부)는 “대학 졸업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실업고·전문대 활성화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청관계 개선 등 대기업과 연계한 제도적 개선에 대한 언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양극화 해결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는 것도 맹점으로 지적된다. 한국노동연구원 은수미 연구위원은 “4000만 중산층의 시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구체성은 있지만, 사회양극화로 인한 좋은 일자리의 축소, 근로빈민의 증가 등 주요한 문제에 대한 대책이 미비하다.”고 진단했다. 저신용자 700만명과 신용불량자들을 제도권 금융으로 흡수하겠다는 방안은 바람직하지만, 정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채무조정위원회’는 자칫 위험한 발상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정책사업단장인 이헌욱 변호사는 “채무조정을 하다 보면 위원회의 실적이 얼마나 채권추심을 잘했는지로 평가될 테고, 당연히 채무자에게 우호적일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정 후보의 복지공약은 ‘경제 성장+사회 통합’이라는 열린우리당의 기존 노선을 계승하고 있다. 경제성장론에 치우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한국여성개발원 변화순 여성정책전략센터소장은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 공평한 기회 제공,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공약은 자유주의적 시각과 복지주의적 시각을 적절히 시행하고자 하는 철학이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고려대 권대봉 교수(교육학)는 관(官) 중심의 ‘교육복지국가’ 달성으로 요약되는 정 후보의 교육 공약에 대해 “대입전형 요소 단순화로 입시고통을 해소하겠다는 공약은 바람직하지만, 대학 특성화나 전공과정 개편 등의 공약은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는 관 주도적 정책”이라면서 “0세부터 고교까지 전액 지원해 주는 교육지원 공약은 엄청난 예산이 뒷밤침돼야 하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낮아보이고, 현실화된다고 해도 엄청난 교육권력의 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첫번째 공약인 ‘항공우주 7대 강국 도약’에 대해서는 우선 틈새시장이 존재하는 중소형 항공산업 육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적절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2020년 달 탐사는 공약(空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측은 이에 대해 “달 탐사위성을 발사하려면 우선 한·미 미사일협정 등 군사적인 제약이 풀려야 한다.”면서 “이보다는 지금 검토되고 있는 대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공동 달탐사연구에 참여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익명을 요구한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항공우주산업은 군사기술과 연관돼 있어 기술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한 분야”라면서 “이미 누적된 기술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를 따라잡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별취재팀 이창구 정은주 유지혜 이재훈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나쁜 사마리아인들/부키 펴냄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경제서 ‘나쁜 사마리아인들(부키 펴냄)’을 펴냈다. 장 교수는 여섯살 난 아들을 비유로 들면서 신자유주의 경제의 폐해를 고발한다. 그의 아들은 스스로 생활비를 벌 능력이 있지만 아버지에게 의존하여 생활하고 있다. 장 교수는 아들 또래의 아이들 수백만명이 벌써부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18세기의 대니얼 디포는 아이들이 네살 때부터 생활비를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혹자는 일을 하면 아이의 인성개발에 도움이 되고 경쟁에 노출돼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여섯살 먹은 아이가 노동시장으로 내몰린다면 구두닦이나 돈 잘 버는 행상은 될 지언정 뇌수술 전문의나 핵물리학자가 되기는 어렵다. 장 교수는 개발도상국에 대대적인 무역 자유화가 필요하다는 자유무역주의의 입장을 반박하기 위해 이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친다. 나아가 한국의 경제발전 역사에 대한 개인적인 기억들을 일일이 떠올리며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많다고 개탄한다. 성경에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나오는데, 당시 이들은 무정하고 비열한 사람이란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하지만 노상강도에게 약탈당한 남자를 도운 것은 다름 아닌 사마리아인이었다. 오늘날 신자유주의자들은 곤란을 겪고 있는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들을 너무도 당당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들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개발도상국에 자유 무역을 권장하는 것이 역사적 위선이란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장 교수는 신자유주의자들에 대한 난타만으로 책을 채우고 있지는 않다. 마셜플랜 이후 1970년대부터 신자유주의가 융성하기 전까지 부자 나라들은 지금처럼 나쁜 사마리아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부자 나라들이 착한 사마리아인이었던 때 지구 경제는 가장 큰 성과를 올리며 발전했다.1만 4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43)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거리 미술관 속으로] (43)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사거리쪽에 커다란 원이 붙어 있는 건물이 있는데 그 맞은편’ 또는 ‘삼성역에서 올라오면 기둥이 꽂힌 건물이 있는데 그 뒤편….’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길을 찾을 때 이런 설명을 한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건축물 외관 자체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 지역의 상징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 바로 이 ‘아이파크타워’이다. 기하학의 조형미를 드러내는 이 건물만으로도 충분히 한 폭의 그림이 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2004년 이곳에 들어선 이 건물은 건축물에 전통적인 개념보다 철학적 이론을 담으려는 해체주의 건축의 대표 작가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작품. 그는 스스로를 ‘자유주의 작가’라고 부를 정도로 건물에 실험적인 요소를 적용하기로 유명하다. 건물의 큰 그림은 직육면체 건물을 통과하는 관(벡터)과 지름 62m에 이르는 원으로 구성된다. 벡터는 건물을 지지하는 받침대 정도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건물의 6층부터 옥상까지 건물 내부를 관통하고 있다. 리베스킨트가 1992년에 스케치한 것을 발전시킨 설계로, 당초 지하층에서 하늘을 볼 수 있도록 구상한 것이었다. 그러나 건물 내부를 지나는 관의 구조적인 문제와 소음 등으로 계획이 다소 변경됐다. 멀리서 보면 이 벡터와 외곽의 원은 건물 안에서 만난다. 곡선과 직선이 한 점에서 만나는 탄젠트 공식을 적용한, 일명 ‘프로젝트 탄젠트’를 설계의 기본 축으로 삼았다고 알려져 있다. 원과 직선의 만남, 바퀴와 길의 맞닿음, 기계와 자연의 상호작용, 기계와 미래의 조화 등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게 리베스킨트의 설명이다. ‘7인의 해체주의자’ 가운데 한 명인 리베스킨트의 대표적인 건물은 독일 베를린의 유대인박물관, 미국 댄버미술관 등이다.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에 들어서게 될 ‘프리덤타워’를 설계하기도 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명박 선대위 무늬만 외연확대?

    뉴라이트계의 영입을 한나라당의 외연확대로 볼 수 있을까. 뉴라이트와 한나라당의 ‘전략적 제휴’가 보수층 전부를 아우를 수 있을까. 27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뉴라이트계 인사들이 영입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나오는 의문들이다.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당의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이석연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는 선대위 영입설이 나온다. 앞서 안병직 뉴라이트 고문은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으로 확정된 상태다. 한나라당은 대선을 앞두고 외연을 넓히고 지지세력을 결집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고, 뉴라이트계 영입을 썩 괜찮은 해결책으로 본 듯하다. 하지만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며 2004년부터 왕성한 활동을 펴온 뉴라이트가 대통령 탄핵과 수도이전, 사학법, 국가보안법 등 중요 사안이 생길 때마다 한나라당과 같은 궤를 그려왔다는 점에서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뉴라이트계 영입론이 가시화되기 직전까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고건 전 총리 등 중도 성향 인사들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다가, 본인들이 고사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뉴라이트와 한나라당의 ‘결합’이 실현됐을 때 그 폭발력이 어느 정도일지도 검증대상이다.2002년 대선에서 ‘노풍’의 견인차 역할을 한 좌파 시민단체의 역할을 뉴라이트가 해낼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다.‘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뉴라이트 구성원들 중에는 386 운동권 출신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당내에서도 뉴라이트 영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선대위 영입 대상으로 거명되는 인사들 대부분이 자신의 영역에서 비주류이고, 정치적으로도 신선하지 않다.”며 영입 대상 인사들의 개인적 자질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또 다른 의원은 “색깔이 아예 다른 사람들을 영입할 수는 없고, 우파의 영역이 넓어진다는 면에서 영입 자체에는 긍정적 측면이 많다.”면서도 “당이 다른 이들을 불러들이는 과정에서 위험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여운을 남겼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세금인하 이명박·손학규 “찬성” 정동영·이해찬 “반대”

    [정책선거 원년으로] 세금인하 이명박·손학규 “찬성” 정동영·이해찬 “반대”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의 대선 후보만 확정됐고, 다른 정당들의 경선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본선이 시작되지 않은 탓에 대선 후보와 예비 후보들은 공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직은 공약의 체계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 특히 매니페스토 공약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모든 후보들의 공약이 매우 부실하다. 재원조달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공약에 대한 체계적인 보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그러한 보완 과정을 거쳐 각 정당 후보가 매니페스토 공약집을 발표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의 완성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책을 중심으로 선거가 진행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의 모든 참여자가 노력해야 한다.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가 후보의 정책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해찬 “부동산 세제 강화” 권영길 “부유세 신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발표한 공약의 대부분은 경제 관련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위 ‘7·4·7구상’이다. 연 7%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10년 이내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경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60만개,5년간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러한 거시 경제 공약은 공약이라기보다 의지의 표현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정동영·이해찬(기호순) 후보는 거의 비슷한 거시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손 후보는 6.4% 성장률에 연간 50만개 일자리, 정 후보는 6% 성장률에 연간 50만개 일자리, 이해찬 후보는 6% 성장률에 연간 40만개 일자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숫자만 조금씩 다를 뿐 이명박 후보의 공약과 비슷하다. 예외적으로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이러한 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감세·부동산·재벌 정책에서는 후보간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후보는 대대적 감세를 주장하며, 구체적으로는 법인세 최고율을 25%에서 20%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손 후보는 선별적이고 전략적인 감세를 주장하고, 정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감세에 반대한다. 권 후보는 오히려 부유세 신설 등 증세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이명박 후보는 1가구 1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를 완화해 줄 것을 약속하고 있으며, 신혼부부에게는 1가구 1주택을 실비로 공급하겠다는 선심성 공약도 내세우고 있다. 물론 재원조달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손 후보와 정 후보는 종부세를 유지하되,1가구 1주택에 대해 양도세 감면을 내세우고 있다. 이해찬 후보는 오히려 부동산 세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으며, 권 후보는 공공주택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빠져 있다. 재벌 및 기업 정책에서 후보간 차이는 가장 극명하다. 이명박 후보는 경영인 출신답게 재벌 및 대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약속한다. 법인세율 인하는 물론이고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공정거래법을 경쟁촉진법으로 전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의 단계적 재검토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미 FTA는 권영길만 반대 다른 후보들은 이명박 후보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손 후보는 규제 완화와 출자총액제한 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후보만큼 파격적이지는 않다. 정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장기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해찬 후보는 현행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권 후보는 오히려 재벌 해체와 민중참여 소유·경영 구조로의 전환을 주장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약속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입장에서도 후보간 일정한 차이가 발견된다. 이명박 후보와 손 후보는 적극 찬성, 정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농민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라는 조건부 찬성을 내세우고 있다. 권 후보는 한·미 FTA에 대해 적극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 정책 및 비정규직 문제에도 비슷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강조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손·정·이 후보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할 뿐,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 제시는 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서 권 후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국가고용책임제 도입을 통해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 후보간 경제 시각의 차이를 살펴보면 이명박 후보는 ‘선(先)성장 후(後)분배’를 내세우며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 시각을 바탕으로 이명박 후보의 각종 공약은 상당한 내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손 후보도 성장 우선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만큼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기본 방향에 있어서 이명박 후보의 공약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정 후보는 성장 우선주의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명박, 손학규 두 후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중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해찬 후보는 친노파 후보답게 현 정부의 성장-분배 균형론을 유지하면서 중도-진보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권 후보는 전통적인 자유주의적 개념의 성장보다는 생태적 국가발전모델을 통한 소위 ‘진보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집필 김욱 배재대 교수
  • ‘민족경제론’ 외친 故박현채 그의 삶과 사상 되짚어본다

    ‘민족경제론’ 외친 故박현채 그의 삶과 사상 되짚어본다

    ‘지구화시대의 자립경제’,‘국경 없는 자본’과 ‘민족경제’,‘신자유주의’와 ‘경세제민(經世濟民) 경제학’….2007년 현재 이런 의미쌍은 논리적으로 가능한 언어조합이 아니다. 비현실적인 이항대립이자 형용모순 취급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초국적 자본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대, 민족경제란 시대착오적 화두(?)를 붙들고 끙끙대는 이들이 있다. 민족경제론의 주창자 고 박현채(1934∼1995) 교수(조선대 경제학과)의 후학들이다. ●진보사회과학 중요유산 박현채 사망 10주기(2005년 8월17일)에 맞춰 계획된 ‘지구화시대 박현채 경제사상의 의의와 재구성’ 토론회가 2년여를 끈 끝에 21일 개최된다. 민주사회정책연구원과 ‘고 박현채 전집발간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중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교육장에서 열린다. 토론회는 박현채 사상의 핵심이자 산업화시대 저항담론의 구심점이었던 민족경제론을 지구화 시대의 맥락에서 재성찰·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독재권력에 맞설 언어가 빈곤했을 때, 민족경제론은 시대가 공유한 무기였다.1978년 ‘민족경제론’(한길사) 출간은 한국 토착경제학의 싹을 틔우는 일대 사건이었다. 박정희 정권의 외자주도형 산업화에 대립각을 세우며 자립경제를 주장했던 박현채의 사상은 비판지식인들의 이론적 전진기지가 됐다. 한국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학자와 책을 묻는 여론조사들은 박현채와 ‘민족경제론’을 늘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아왔다. 산업화시대는 갔고, 지구화시대가 도래했다. 민족경제론은 ‘과거의 이론’으로 버려졌다. 국민국가를 넘어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파악할 수 있는 이론적 확장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92년 대선 때까지 박현채가 골간을 잡았던 김대중의 ‘대중경제론’도 97년 대선 땐 유종근 전 전북지사와 이강래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의 손을 거치며 박현채의 흔적을 지웠다. 박현채는 잊혀진 존재가 됐고, 민족경제론은 재벌의 경영권 방어논리로 오용되고 있다. 시대의 변화가 불러온 아이러니다. 그렇다면 박현채 후학들은 왜 ‘폐기된’ 민족경제론을 복원하려 하는 것일까. 정확히 말하면 ‘민족경제론의 문자적 복원’이 아닌 ‘민족경제론적 문제의식의 복원’이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민족경제론의 문제의식은 경제총량지표로 파악되는 국민경제가 아닌, 민중 삶을 보장하는 국민경제의 확립”이라면서 “민족경제론은 민중의 기본적 삶과 직결된 공공성이 해체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반드시 재검토돼야 하는 한국 진보사회과학의 중요한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주류경제학이 돌보지 못하는 ‘생활하는 민중의 구체적 삶의 요구’를 지탱하려면 민족경제론의 발전적 재구성이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토론회 저변에 깔려 있다. ●DJ 대중경제론에도 영향 토론회의 행간을 읽는 핵심 키워드는 ‘대안적 상상력’이다. 민족경제론 재해석 작업이 당장의 대안을 내놓긴 힘들지만, 대안의 단초가 될 다양한 상상력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획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조희연 교수는 민족경제의 재구성 방안으로 공공성 강화를 강조하고, 장상환 경상대 교수는 글로벌 체제의 급진적 변혁 가능성을 탐구한다. 또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소장은 자립경제의 단초로 쿠바 모델에 주목하는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현대 자본주의 경제를 ‘화석연료에 의존한 탄소경제’라고 정의하는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는 “석유 고갈과 동반할 자본주의 파국에 대비하려면 지역공동체 운동과 에너지·식량 자립, 지역자치를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며 생태적 자립경제를 주장한다. 박현채 10주기 및 전집발간에 맞춰 기획된 토론회는 발간작업이 늦어지며 한 차례 연기됐고, 박현채 사상을 계승하는 민족경제연구소 설립이 난항을 겪으며 또다시 늦춰져 이번에 열리게 됐다. 박현채가 몸담았던 조선대가 설립을 거부한 이후 연구소는 성공회대·한신대·상지대가 컨소시엄으로 운영하는 민주사회정책연구소가 내부 기관 형태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사회정책연구소는 한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구화와 공공성’이란 주제로 민족경제론의 현재화작업을 체계화하고 있다. 민족경제론의 재구성은 이제 첫발을 떼고 있는 중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하) ‘생활정치’ 꿈꾸는 20대 당원들

    [정당민주주의가 흔들린다] (하) ‘생활정치’ 꿈꾸는 20대 당원들

    정당은 시민사회의 다양한 견해와 요구를 정치로 이어주는 민주주의의 생명줄이다. 고려대 최장집 교수(정치학)는 저서 ‘민주주의의 민주화’에서 “사회의 요구로부터 괴리된 정당체제를 개혁해 정치와 대중사회가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의 정당들은 권력자와 지역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했고, 정당의 주인이어야 할 당원들은 표를 모으기 위한 동원용 도구에 불과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정당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각 정당에서 나오고 있다. 당원 요구를 묵살하는 기성 정당을 뛰어넘어 새 정당을 만들려는 실험도 계속되고 있다.‘생활정치’를 꿈꾸는 20대 젊은 당원들을 만나본 결과 한결같이 “소통이 원활한 정당을 원한다.”고 말했다. ●“보수도 개혁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중장년층의 지지를 받아온 한나라당은 요즘 대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런 현상을 놓고 일각에서는 대학생들의 보수화를 우려하고 있으나 정작 한나라당 대학생 당원들은 “건강한 보수정당의 기틀을 우리가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백길현(28·경기대 4학년)씨는 “청년당원으로서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 입당했다.”면서 “한나라당을 아래로부터 의견이 수렴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생명력이 영원한 수권정당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인하대 재학 당시 한총련 활동을 했던 이재양(26)씨는 “한국 사회에서 이념 논쟁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좌파나 우파를 떠나 구체적인 정책입안 과정을 공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자체를 잘 몰랐다는 이인규(23·한국기술교육대 4학년)씨는 지난해 당의 대학생 캠프에 우연히 참가했다가 입당했다. 이씨는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소통과 공감의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중앙당의 대학생 조직인 ‘2030위원회’ 위원장인 권용태(27)씨는 “보수는 변화와 개혁을 무조건 거부한다는 통념을 깨고 싶다.”면서 “나이 지긋한 당 선배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정당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개혁당에서 활동하다가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으로 활약했던 김선진(29·서울시립대 4학년)씨는 기간당원제의 실패를 무척 안타까워한다. ●“당원혁명 끝나지 않았다” 김씨는 “국회의원들이 개혁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기간당원제를 찬성하다가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돌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환멸을 느꼈다.”고 했다. 하지만 김씨는 “소선거구제가 중대선거구제로 바뀌고, 비례대표를 대폭 늘리면 동원당원이 아닌 기간당원들이 설 자리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통이 원활한 정당을 찾다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던 서명숙(29)씨는 “기간당원제가 실패했지만 우리는 당내 민주주의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런 문제의식은 당원들의 가슴속에 계속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진영의 집권을 꿈꾼다” 2000년 창당과 동시에 민주노동당에 가입한 명재석(28)씨는 당원이 주인인 민노당을 자랑스러워한다. 아직 소수정당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다수당이 되고 집권까지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 명씨는 “여전히 계파별 과두체제 형태인 중앙당의 개혁이 시급하다.”면서 “지역 모임도 주거지 기준을 고집하지 말고, 직장이나 관심 분야가 비슷한 소모임 형태로 개편해야 더 많은 대중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선(23·서울대 4학년)씨는 민노당과 비슷한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사회당에서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씨는 “과거 대학생들의 정치적 요구는 한총련과 같은 운동권 조직으로만 수렴됐지만 이젠 정당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회당원의 이름으로 장애인, 비정규직, 여성 등 사회적인 이슈는 물론 학내의 세세한 문제까지 친구들과 토론하고 행동한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20일 초록당 창당을 준비중인 초록정치연대의 김경미(25)씨는 자동차를 갖지 않고도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 농업을 파산시키지 않아도 잘사는 나라를 꿈꾼다. 김씨는 “정치는 항상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 생각했다.”면서 “내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동력을 만들기 위해 녹색정치에 뛰어 들었다.”고 말했다. 이창구 유지혜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인물 아닌 정책 중심 재편 바람직” 전문가들은 한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이 여야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진단한다. 여론조사 방식을 도입하는 바람에 1인 1표의 등가성이 생명인 평등선거 원칙이 무너졌고, 보통·직접·비밀 선거의 원칙도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새로운 정당체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유럽식 계급(대중)정당이나 미국식 포괄정당 중 하나를 선택할 게 아니라 우리 정치 현실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찾아야 한다.”면서 “인물 중심의 정당이 아니라 환경이나 평화와 같은 정책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정당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임종인 의원은 “당원의 뜻에 따라 후보가 결정되고, 당원들이 지지층을 확대시켜 나가며, 당원과 지지자의 힘으로 당선된 다음에는 전체 국민의 이익과 당원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대의민주주의 기본이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우리당의 실패로 갈 곳을 잃은 중도개혁세력을 대변할 수 있는 서민적 진보정당이 출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상환 경상대 교수(경제학)는 “우파 헤게모니를 한나라당이 완벽하게 장악했기 때문에 이와 경쟁할 수 있는 튼튼한 중도개혁 정당이 나와야 하고, 민주노동당도 지금보다 더 대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 역시 이념과 정책에 따른 정당 분화가 필요하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 대표는 “지역구도가 약화됨에 따라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진보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면서 “산업·외교·교육·조세·부동산·복지와 같은 구체적인 정책을 둘러싸고 정치세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터넷 정당’을 주장하고 있는 김두수 전 열린우리당 중앙위원은 “사회 자체가 인터넷을 통해 재편되고, 인터넷이 기존 정당보다 더 강력한 정치적 의사 표출의 수단이 됐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면서 “후보 선출과 주요 정책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직접민주주의가 대폭 강화된 인터넷 정당이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한국정당 오욕의 역사 해방 이후 60년간 수많은 정당이 만들어지고 해체돼 왔지만 제대로 운영된 정당은 찾아보기 어렵다. 핵심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한 채 표면적으로 ‘모든 국민’의 이익을 내세우는 포괄정당, 대중적 기반이 허약한 간부정당,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 목적으로 하는 선거전문 정당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미군정 법령 제55호 ‘정당에 관한 규칙’에 의해 만들어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자유당은 이 전 대통령이 하야하자 바로 스러졌다. 애초에 우리나라 법으로 정당을 만들지 못한 ‘정통성의 부재’도 문제지만, 정당이 정책이나 비전이 아니라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며 ‘무원칙한 인맥집단’으로 전락하는 전범(典範)이 된 게 더 큰 문제였다.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을 거치며 우리나라 정당은 ‘권력자 정당’의 면모를 띤다. 가장 수명이 길었던 민주공화당은 박 전 대통령이 5·16쿠데타 뒤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해 만들었다. 이를 해체한 전 전 대통령 역시 12·12와 5·17을 거치고 나서 1980년 민주정의당을 창당해 정권의 정통성을 도모했다. 1987년 6월항쟁으로 민주화를 쟁취하고 나서도 구태를 벗지 못한다. 이 시기의 정당은 ‘1인 사당(私黨)’,‘지역주의 정당’으로 규정된다.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권력 획득의 수단으로 창당한 통일민주당·평화민주당·자유민주연합 등이 그렇다. 2000년 탄생한 민주노동당,3년 뒤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은 우리나라에 정당법이 도입된 지 40년 만에 처음으로 근대적 정당의 형식과 내용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당원이 당비를 내고, 상향식 민주주의를 지향하며 지구당을 법적으로 폐지해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을 만들려는 것이 두 정당의 목표였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제가 결국 실패로 돌아가면서 정당 개혁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손혁재 경기대 정치교육원장은 “우리나라 정당은 대중정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간부정당”이라며 “아직은 당원 문화가 뿌리 내리지 못해 유권자나 당원이 시대 요구에 맞는 의식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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