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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파사현정’ 불교계도 적폐 청산 반대하지는 않을 것”(종합)

    文대통령 “‘파사현정’ 불교계도 적폐 청산 반대하지는 않을 것”(종합)

    “정치서 갈등 증폭…방역조차 정치화”광복절집회 이어 개천절집회 강행 겨냥“협치, 통합 정치 향해 나아가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불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파사현정(破邪顯正·그릇된 것을 깨 바른 것을 드러냄) 정신이 있는 불교계도 적폐 청산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불교계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적폐 청산을 좋게 생각하는 국민도 많지만,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는 대한불교관음종 총무원장인 홍파 스님의 발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다만 그 (적폐 청산) 때문에 이뤄진 분열, 갈등 등이 염려돼 통합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말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치, 통합된 정치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文 “방역 혼연일체 돼야 하는데 거부·왜곡”“기본적 정치 갈등이 이어져 일어난 현상” 문 대통령은 “협치나 통합은 정치가 해내야 할 몫인데 잘못하고 있다”면서 “정치에서 갈등이 증폭되다 보니 심지어 방역조차 정치화됐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에는 그야말로 온 국민이 혼연일체가 돼야 하는데, 일각에서는 방역을 거부하거나 왜곡하는 일이 일어난다”며 “기본적으로 정치 갈등이 이어져 일어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달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를 주도했다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야외에서는 코로나 감염이 이뤄진 사례가 없다”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방역당국이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교회에다가 바이러스를 살포해 확진자가 급증했다고 주장한 것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사랑제일교회 “반문재인 투쟁 선봉 선전광훈 목사 때문에 부당한 패악질” 서울시 46억 손배 청구에 정치논리 쟁점화 전 목사는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중에도 턱에 마스크를 걸쳐 쓰고 방역당국이 확진자수를 조작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주장하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시가 방역 행위를 방해하고 1000명이 넘는 확진자를 대거 양산시킨 책임 등을 물어 교회 측에 46억 2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자 “반문재인 투쟁의 선봉에 있는 전광훈 목사 때문에 이런 부당한 패악질을 하는 것인지 묻는다”며 정치 논리로 쟁점화시켰다. 경찰은 지난달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한 결과, 교회 측이 7월 초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여 간 126만명을 대상으로 모두 11차례에 걸쳐 ‘집회에 참여하라’며 보낸 메시지의 목록과 대상자 명단을 확보했다. 누적 문자수는 1386만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광복절 집회 당시 전 목사는 “저희 교회는 오늘도 이 자리에 한 명도 안 나왔다”고 말했지만 600여명의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방문자들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통신 기지국 조회에서 파악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앞서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의 역학조사 거부 방조 및 방해, 거짓자료 제출 등 감염병예방법 위반 행위로 인해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했다”며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46억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낸다고 밝혔다.8·15비대위 개천절 1천명 집회 신고경찰 집회금지통고에도 “강행” 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복절에 이어 개천절(10월 3일)에도 ‘8·15집회 참가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한복판에서 인도와 3개 차로를 이용해 1000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지난 16일 신고했다. 경찰이 이튿날 금지 통고 공문을 비대위에 전달했지만 비대위는 방역당국과 경찰의 집회 금지 통고에 대해 헌법과 배치된 위법 부당한 행위라며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문재인 정권의 방역은 정치방역”이라며 “10월 3일 집회 금지 통고는 헌법 위반이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집회 참가는 시민적 상식과 양심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헌법에 보장된 모든 수단으로 문재인 정권의 코로나 독재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文 “통합은 절실한 과제”불교계에 역할 당부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 속에서 불교계에 “통합은 절실한 과제”라며 역할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코로나19사태라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도 반복되는 정치권의 갈등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동시에 협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주요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도 “지금 국가적으로 아주 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 어느 때보다 협치가 중요하게 됐다”며 협치 복원을 위한 노력을 역설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취중생]개천절·한글날 모이지 말라는데…집회신고 왜 내시죠?

    [취중생]개천절·한글날 모이지 말라는데…집회신고 왜 내시죠?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달 15일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전국으로 퍼진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이번 달 3일부터 9일 연속 100명대를 넘었습니다. 방역당국은 제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말라고 연일 신신당부 합니다. 여러 사람이 좁은 곳에 한 데 모이는 집회도 금지했습니다. 그럼에도 다음달 3일 개천절과 9일 한글날,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겠다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매일 종로경찰서에 ‘출석도장’을 찍으며 집회신고서를 써냅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야당인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서서 말려도 소용없습니다. 그들은 코로나19 감염이 두렵지 않은 걸까요? 지난달 광복절 집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자그마치 564명(11일 기준)인데 말입니다.개천절 집회신고 78건, 한글날 18건 모두 금지통고 경찰청에 따르면 개천절 서울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291건의 신고가 들어왔는데, 신고 인원이 10인 이상이거나 금지구역에 집회 신고를 낸 78건이 금지 통고됐습니다. 집회를 불허하고 강행하면 해산절차를 진행한다는 뜻입니다. 한글날에는 전날까지 7개 단체가 18건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습니다. 양일 모두 가장 큰 규모의 집회를 신고한 단체는 자유연대와 천만인무죄석방본부(우리공화당)입니다. 자유연대는 개천절에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경복궁역, 광화문역,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등 7곳에서 각 2000명이 참여하는 집회 또는 행진을 하겠다고 신고했습니다. 이 단체는 한글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4건의 집회 신고를 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천만인무죄석방본부는 개천절에는 강남역, 청와대 앞, 서울역 등에서 각 3만명이 참여하는 집회 5건을 신고했습니다. 한글날에는 4000명이 모여서 청와대, 을지로입구역, 서울역 등을 행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집회 우선 활동단체, 신고 끊임 없이 한다” 두 단체에 코로나19 확산 시국에도 집회를 열려고 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적과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집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단체도 있고 권력을 감시해서 고발하는 단체도 있다는 겁니다. 이 대표는 “자유연대는 늘 집회를 우선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집회신고를 매일, 끊임없이 한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걱정되니까 집회를 금지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언제쯤 끝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시민단체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에 항의하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습니다. 집회 금지통고를 당해도 집회 신고 행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뜻이었습니다.“정부·여당, 집회신고 과도하게 매도” 인지연 우리공화당 최고위원은 “집회의 자유와 정당활동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라면서 “집회신고를 하거나 취소하는 일은 여러 상황과 국민의 보건권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말했습니다. 집회를 연 것도 아니고 집회 신고만 냈을 뿐인데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인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집회 신고를 과도하고 강압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단체가 실제로 개천절과 한글날에 집회를 강행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자유연대는 “경찰 협조 없이 집회를 열 수는 없다”며 “우리는 어느 진보단체보다도 법을 잘 지켜왔다”고 했습니다. 우리공화당은 집회 개최 여부 등은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지만 지난 광복절 집회도 정부 지침에 따라 집회를 스스로 취소한 바 있습니다.“광화문에 모여 정부 심판하자” 움직임도 변수는 있습니다. 개천절과 한글날에 나와 정부를 심판하자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지지하는 8·15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종로경찰서장, 종로서 경비과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 “모든 집회를 금지하면서 헌법상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반발했습니다. 최인식 비대위 사무총장은 “개천절과 한글날에도 광화문에 모여서 이 정부를 심판해야지 않겠느냐”며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자유는 침해받지 않아야 할 민주시민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모든 자유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나의 자유를 행사하려고 타인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해선 안 됩니다. 이 역병이 가라앉을 때까지만, 집회도 잠시멈춤 안 되겠습니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광장] 진중권과 김제동/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중권과 김제동/김상연 논설위원

    개그맨 김제동씨를 직접 본 건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던 2012년 미국 메릴랜드대학 강당에서였다. 한국 정부의 민간인 사찰 대상으로 확인된 김씨를 취재하기 위해 특파원들의 경쟁이 붙었다. 김씨는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토크쇼를 하며 미국을 순회 중이었다. 토크쇼 무대 위에 선 김씨는 달랑 마이크 하나 쥐고 무려 2시간 동안 입담을 과시했는데, 단언컨대 내 인생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쉬지 않고 웃어 본 적은 없다. 그야말로 그는 천부적인 개그맨이었다. 신이 천상의 목소리를 모차르트를 통해 인간에게 들려준다면, 천상의 유머는 김씨를 통해 인간에게 들려준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취재 본분을 잊게 만들 정도의 엄청난 개그쇼가 끝나고 무대 뒤에서 만난 김씨에게서 방금 전 무대 위의 카리스마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무릎을 모으고 고개를 연신 숙이며 “저같이 보잘것없는 사람 얘기가 무슨 뉴스가 되느냐”며 말을 아꼈다. 기삿거리가 될 만한 말을 좀처럼 안 하는 걸 보면 그런 상황이 부담스러운 것 같기도 했고, 시종 만면에 웃음을 띤 것을 보면 그런 상황을 즐기는 것도 같았다. 전 동양대 교수 진중권씨를 직접 본 적은 없다. 나는 그를 매스컴이 아닌 책을 통해 먼저 만났다. 그가 쓴 ‘미학 오디세이’를 읽으면 그를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술에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도 금세 빠져들 만큼 그의 책은 흡인력이 있다. 해박한 지식과 유려한 문장, 차원이 다른 스토리텔링은 미술이라는 따분한 주제를 ‘해리 포터’ 같은 판타지성 드라마로 변신시켰다. 진씨와 같은 유능한 미학자가 나타난 것은 우리에게 축복이었다. 하지만 진씨는 미학자로 책만 쓰고 있기엔 재능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그는 매스컴에 갈수록 자주 등장했고 정치 관련 발언을 늘려 갔으며 진보정당 활동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정쟁의 한복판에 등장한다. 그가 전에 ‘오른쪽 ’을 주로 비판할 때는 ‘왼쪽 언론’의 고객인 것처럼 보이더니 ‘왼쪽’을 주로 비판하는 요즘엔 ‘오른쪽 언론’의 고객이 된 듯하다. 김씨와 진씨가 정치와 깊숙이 연결될수록 나의 상실감은 커져 갔다. 김씨는 이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는 볼 기회가 거의 없는데, 그건 많은 국민이 웃을 기회를 그만큼 잃었다는 얘기다. 진씨는 정치적 발언을 키워 가는 와중에도 전공과 무관하지 않은 책을 펴내는 모습이지만, 정치적 이미지가 강해져서인지 그의 책에 손이 잘 안 간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누구나 정치적 견해를 피력할 수 있다. 때로는 진씨나 김씨처럼 비(非)직업 정치인이 직업 정치인보다 더 예리한 식견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언행에서 통렬함보다는 비애를 느낀다. 그들이 아니더라도 이 나라 정치는 이미 ‘공급 과잉’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굳이 말을 더 보태지 않더라도 충분히 피곤할 만큼 너무 많은 말이 난무하는 게 작금의 정치판이다. 수익 구조를 잃은 정치에 천부적인 개그맨과 천재적인 미학자를 빼앗기는 건 국민적 손실이다.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도 비직업 정치인들이 정치적 언행을 한다. 조지 클루니 같은 할리우드 배우는 때로 과격한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처럼 비직업 정치인이 거의 상시적으로 정쟁의 주공격수 역할을 하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러는 걸까. 왜 한국에선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태두들이 굳이 정치에 뛰어들어 오물을 뒤집어쓰는 걸까. 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으로 성공한 이공계 전문가는 하루아침에 유력 대선주자가 돼야 하는 걸까. 왜 자영업자들에게 꿈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요리 전문가는 느닷없이 대선후보감으로 회자되는 걸까. 왜 코로나19 퇴치에 공을 세운 간호사는 반드시 국회의원이 돼야 하는 걸까. 왜 정치인들을 벌벌 떨게 만들 힘을 가진 어느 검사와 판사는 국회의원이 되려고 안달인 걸까. 왜 시중의 중후장대와 경박단소를 두루 다뤄야 할 언론인은 대통령과 중앙정치를 비판해야만 스스로를 그럴듯한 언론인으로 여기는 걸까. 왜 온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만한 개그맨과 미학자는 국민의 절반으로부터 조롱과 비난을 받으며 정쟁의 한복판에서 싸워야 하는 걸까. 도대체 왜 한국인의 궁극은 정치여야 하는 걸까. 혹시 사농공상의 신분제 아래서 과거 급제로 중앙의 관직을 얻어야 가문의 영광이라는 조선시대의 DNA가 아직도 우리의 머릿속 어딘가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너무 슬픈 일이다. carlos@seoul.co.kr
  • ‘문재인 공산주의자’ 고영주, 1심 무죄 뒤집고 2심 징역형 집행유예

    ‘문재인 공산주의자’ 고영주, 1심 무죄 뒤집고 2심 징역형 집행유예

    ‘문재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라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오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항소심에서 무죄였던 1심을 뒤집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최한돈)는 27일 고 전 이사장의 항소시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고 전 이사장 발언 중 문 대통령이 공산주의자고 공산주의 활동을 했다는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서 “의견표명일 뿐이라는 고 전 이사장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부림사건 중 원 사건의 변호인이었다는 표현은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면서 “이 사실에 기초한 공산주의자 취지 발언 역시 논리 비약으로 모두 허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봤다. 다만 고 전 이사장이 문 대통령으로부터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에 앞서 “법률과 양심에 따라 이 사건을 결론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고 전 이사장 측 주장처럼 어떠한 압력이라든지 그런 걸 받은 바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건 행위가 오래됐고 정치적 행보에 타격을 입힐 의도를 가지고 발언을 계획하고 얘기한 게 아니라 즉흥적으로 발언하게 됐다”면서 “명예훼손 발언은 이미 18대 대선 낙선 후 이뤄진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고 전 이사장은 판결 직후 “이건 사법부 판결이라고 볼 수 없고, 그냥 청와대의 하명대로 한 것”이라며 즉각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대법원 판례와 정반대 판결을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너무 부당하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해체하려는 건 문 대통령인데 완전히 방어적 민주주의를 거꾸로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측 대리인은 “오늘 판결은 명예훼손 법리에 부합하는 판결”이라면서 “소추권자의 의견을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준 것 같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4일 한 보수단체의 신년하례회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공산주의자이고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하는 등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고 전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과거 부림사건을 변호했고 부림사건이 공산주의 운동이었다고도 주장했다. 부림사건은 1981년 공안당국이 독서모임을 하던 교사와 학생 등 22명을 영장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과 고문을 통해 19명을 구속한 사건으로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됐다. 고 전 이사장은 1982년 부산지검 공안부 검사로 있을 때 부림사건을 수사한 바 있으며, 문 대통령은 2014년 부림사건의 재심 변호를 맡았다. 1심 재판부는 “악의적으로 모함하거나 인격적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공산주의자 용어의 다양성을 고려하면 공산주의가 일반적으로 북한과 연관돼 사용된다는 사정만으로 그 표현이 부정적 의미를 갖는 사실적시라고 볼 수 없다”고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자유민주주의 붕괴 초읽기…中에 맞설 ‘새 게임’ 펼쳐야

    자유민주주의 붕괴 초읽기…中에 맞설 ‘새 게임’ 펼쳐야

    게임 오버/한스 페터 마르틴 지음/한빛비즈/552쪽/2만 5000원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정식 출범하면서 세계화의 막이 올랐다. 한스 페터 마르틴은 1997년 ‘세계화의 덫’에서 ‘20대80 사회’라는 명쾌한 표현으로 세계화의 본질을 규정했다. 하랄트 슈만과 함께 내놓은 이 책은 28개 언어로 번역돼 700만부 이상 팔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25년이 지난 지금, 저자의 경고대로 전 세계 곳곳에서 그 폐해가 나타난다. 세계화는 지구촌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동시에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찢어 놨다. 세계적인 금융자본, 정치가, 다국적 기업과 대기업은 승자였고, 개발도상국과 저소득층은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패자였다. 이 상황을 신간 ‘게임 오버’에서 분석한 저자는 그동안 맹위를 떨치던 세계화가 종식을 앞두고 있으며, 그 기반이 된 자유민주주의 시스템도 곧 무너질 것이라 경고한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많은 곳에서 민주주의가 실패하거나 외면당하고 있으며, 로봇기술과 디지털화에 따른 4차 산업혁명이 불균형을 심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경제적 불균형은 또다시 전 세계 곳곳에서 우파 민족주의의 득세를 부른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특히 저자는 중국을 지목한다. 민주주의를 외면한 채 자본주의와 감시 공산주의로 성장한 중국은 초강대국 미국에 대적할 만한 힘을 키웠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전 세계 우파정권과 중국 등에 힘을 실어 준다. 기후변화도 전반적인 시스템 붕괴를 촉진한다. 위기 분석은 날카롭지만 대안이 다소 미흡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시작된 2018년에 쓴 책은 철저하게 유럽의 시각에서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이가 대통령이 된 미국에 실망하지 말고 유럽이 다시 한번 손을 잡고 중국에 맞서라고 촉구한다. 이를 포함해 분배정의 확립 등 모두 20가지의 대책을 내놓지만, 10쪽 분량에 걸쳐 나열하는 수준에 불과해 아쉽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중국 승리 원한다”…美 당국, 간첩 활동한 前 CIA 요원 신상 공개

    “중국 승리 원한다”…美 당국, 간첩 활동한 前 CIA 요원 신상 공개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 시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은밀하게 간첩활동을 벌였던 60대 남성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붙잡혔다. 중국 공안으로 가장해 접근한 FBI 특수요원들의 수사 끝에 자신의 은신처에서 적발된 중국계 미국인 알렉산더 육칭마(马玉清·67)는 미국 CIA 내부 정보와 통신 기록 등을 중국 기관에 넘기며 ‘조국(중화인민공화국)이 승리하기를 원한다’고 발언했다고 현지 언론은 19일 보도했다. 지난 14일 호놀룰루 시 외곽에 소재한 그의 은신처가 발각되면서 FBI에 붙잡힌 마 씨는 전직 중앙정보국(CIA, 1982~1989년) 출신으로 확인됐다. 마 씨는 지난 1982년부터 1989년까지 CIA에서 근무, 최고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 씨는 이 과정에서 미 정부 기밀을 외부에 비공개하도록 하는 계약에 서명한 바 있다. 마 씨는 지난 12일 체포 직전 중국 비밀 요원으로 가장한 FBI 특수 요원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정부를 계속 돕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조국(중화인민공화국)이 성공하기를 원한다”고 발언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재 미국 법무부와 현지 언론은 지난 14일 호놀룰루 외곽에서 붙잡힌 마 씨의 실명과 거주지, 출생년도 등을 공개하며 대대적인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다량의 마 씨 사진이 현지 언론에 공개되는 등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1989년 CIA에서 퇴직한 마 씨는 이후 중국 상하이로 거처를 옮겼으나 2001년 무렵 하와이로 재이주했다. 당시 마 씨는 중국 문서 번역 요원으로 FBI 하와이 지부에 재입사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또 다시 미 기밀 정보 접근 권한을 가지게 된 마 씨가 홍콩과 하와이를 오가며 중국 정보기관에 대량의 미국 기밀을 넘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마 씨는 2001년 3월 홍콩에서 만난 복수의 중국 정보 당국자와 공모, 미 국방 기밀을 포함한 CIA의 인력과 작전, 통신 은폐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마 씨는 이 과정에서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민감한 자료를 촬영하기도 했다. 또, 그의 친척으로 알려진 또 다른 중국계 미국인 남성(86)과 공모해 1급 기밀을 중국 기관에 넘기며 해당 기관으로부터 약 5만 달러(약 6000만 원)의 현금을 받아 챙겼다. 마 씨와 공모한 또 다른 남성 역시 전직 CIA 출신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남성은 현재 치매성 정신질환으로 앓고 있다는 점에서 미 당국은 마 씨에 대한 구속 수사만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마 씨의 간첩 혐의와 관련된 첫 재판은 지난 18일 하와이 지방법원에서 비공개 진행됐다. 마 씨 간첩 사건에는 백악관 국가안보부. 하와이 지방 검찰청, FBI 호놀룰루시 담당 특별수사팀 등 대규모 인력이 동원해 수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할 법원은 마 씨에 대해 외국 정부에게 미국 국방 정보를 팔아넘기기 위해 음모를 꾸민 혐의 등을 적용,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무기징역을 판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안타깝게도 긴 시간 동안 이어진 마 씨의 간첩활동은 권위주의적인 공산 정권을 지지하기 위해 과거 CIA의 동료와 국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배반한 행위로 가득 차 있다”면서 “그의 이 같은 배신은 결코 그럴 만한 가치가 없으며, 중국 정부에게 마 씨는 소모품일 뿐이다. 미 정부는 마 씨와 같은 반역 행위자들을 찾아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 공개된 마 씨에 대한 혐의들은 하와이 주 내부에 존재하는 간첩들의 활동이 국가와 사회 안보를 얼마나 위태롭게 만들고 있는지를 상기시켜 주는 사건”이라면서 “특히 우려할 점은 미 정보기관 및 국가 공무원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이들이 기밀 정보를 중국에 누설, 예전 동료들과 국가 전체를 배신하는 일는 선택을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FBI 호놀룰루 시 요원은 “국가의 신뢰와 개인의 책임을 잊고 자유민주주의를 침해하는 이들의 범죄는 몇 년이 걸리더라고 반드시 정의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박근혜 정부 ‘통일대박론’ 총괄… 류길재 前 통일부 장관 별세

    박근혜 정부 ‘통일대박론’ 총괄… 류길재 前 통일부 장관 별세

    박근혜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을 지낸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가 암 투병 끝에 61세의 나이로 지난 15일 별세했다. 류 교수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북한 정치를 공부하고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주로 학계에서 활동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 북한대학원대 교수 등을 역임했고 2013년엔 북한연구학회 회장에 올랐다. 그는 2013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통일부 장관으로 지내면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이끌었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신년 기자회견서 발표한 ‘통일대박론’을 뒷받침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 제의에 호응하지 않으면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류 교수는 북한 붕괴론에 기울어 있던 박근혜 정부에서 북한과의 대화·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합리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재임 시기 비공식 대북 접촉 필요성을 건의했으나 실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을 앞두고는 주위에 무력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장관직서 물러난 뒤에는 북한대학원대 교수로 학계에 복귀했다.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 페이스북에 ‘시국참회’ 글을 통해 “정말 사죄드린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국무위원으로서는 첫 사과였다. 지난 6월엔 블로그를 통해 대북전단금지법을 비난하며 “자유민주주의 질서와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이다. 발인은 18일 오전 7시, 장지는 성남 영생원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정치권 ‘파묘법’ 논쟁… “친일파 파묘 마땅” “정치적 장사”

    정치권 ‘파묘법’ 논쟁… “친일파 파묘 마땅” “정치적 장사”

    더불어민주당이 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국립묘지에 안치된 친일 인사의 묘를 강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에 착수하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충원은 국가를 위해 숭고한 희생하신 분들을 국가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약속과 추모의 공간이지만 지금도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곳 옆에 친일파 묘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로 버젓이 남아 있다”며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일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충원 바로 세우기는 21대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로 임기 내 상훈법과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24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원 역사 바로세우기‘ 행사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친일파 묘를 파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해 파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반면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와 관련 “패륜”, “역사 장사”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참 눈물 난다,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냐”며 어이없어했다. 그는 고(故) 백선엽 장군이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 지 한 달도 안 돼 여당이 파묘법 입법에 돌입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아무리 반체제 성향의 주사파집단이라지만… 이렇게까지 자유대한민국의 수호자를 욕 먹이고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선량한 국민들 마음에 대못을 박아야겠느냐”며 “이건 패륜이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국가유공자임에도 친일 논란을 이유로 무덤을 파내겠다는 주장은 왕조시대 부관참시와 같은 반인권적 발상”이라며 “역사적 적개심을 내세워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적 동원”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는 공과가 있고, 우선시하는 가치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게 마련”이라며 “망국의 시절 독립운동이 소중한 것처럼, 분단의 시절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건국과 애국 역시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책적으로 무능하고 민심으로부터 이반된 정부가 외부의 적, 과거의 적을 억지로 만들어 대중의 분노와 적개심을 동원하곤 한다”며 “민주당의 파묘법 추진은 현재의 정책무능과 민심이반을 과거 청산의 적개심 동원으로 모면하려는 정치적 장사에 불과하다”고 질책했다. 한편 파묘법은 21대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지난 11일 발의한 법안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사람의 유골이나 시신을 다른 장소로 이장하도록 규정했다. 같은 당 김홍걸 의원도 지난 1일 같은 취지의 법을 발의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NCCK “역사 기억·반성 고난의 길 걷자” 한교총 “지도자, 자유민주주의 길 가야”

    보수-진보단체 평화통일엔 한목소리 정부정책·정치 상황엔 미묘한 온도차 개신교계가 75주년 광복절에 앞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나란히 발표했다. 진보 측 교단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역사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고난의 길을 걷자´고 당부한 반면 보수 쪽 최대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정부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의 길을 가자´고 강조하며 온도 차를 보였다. NCCK는 지난 10일 회원 교단장·기관장이 함께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광복절 선언을 발표했다. NCCK는 선언에서 우선 “광복 75주년이 일본에 과거사 직시를 요청하고 있다면, 한국에는 온전한 자주독립국가를 수립하라는 역사적 사명을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의 화해와 평화공존의 실현이 민족의 자주독립과 해방을 완성하는 열쇠”라며 “그 첫 관문이 올해 70년을 맞은 한국전쟁의 종식”이라고 강조했다. NCCK는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온전히 회복하고 자주와 독립, 해방과 평화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올해를 ‘한반도 희년’으로 선포했다”며 “한국교회는 역사를 기억하고 반성하며 성찰하는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와 관련해서는 “일제강점기 3·1운동을 주도한 자랑스러운 역사의 이면에 신사참배를 통해 일제의 압제에 협력했던 어두운 역사를 정리하지 못한 채 해방 이후 갈등과 분열, 증오와 적대의 질서를 만들고 지속시키는 데 일조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NCCK는 특히 “한국교회는 분단 질서의 포로가 아닌 평화 질서의 개척자가 되기 위해 먼저 깊은 회개의 자리로 낮아져야 한다”며 “사회적 갈등과 증오를 유발하거나 재생산하는 진원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정리했다. 대형 교단들이 대거 속해 있는 보수 측 연합체 한교총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은 외세의 압박과 공산주의와의 대치 중에도 자유민주주의의 길을 굳건히 걸어왔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지도자는 자유민주주의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남북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이 광복 75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최대 과제”라며 “모든 정파는 분단을 영속하는 대결 정책을 내려놓고 남북화해와 평화적 통일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특히 “우리는 인도적 지원과 교류의 확대를 통해 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이를 통해 다음 세대에게 통일된 나라를 이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中 보란 듯… 40년 만에 美 최고위급 대만 간다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곧 대만을 방문한다. 1979년 미중 수교 때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며 대만과 단교한 이후 최고위급 방문이다. 미국과 대만이 국교정상화를 염두에 둔 듯한 행보를 이어 가면서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미 복지부는 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앨릭스 에이자 장관이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다”면서 “각료의 대만 방문은 6년 만이며 장관급 방문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방문을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칭하고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여행법(미 관리의 대만 여행 허가)에 서명했다”며 “미국 고위 관리들을 파견해 미국과 대만의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고, 양국을 민주주의라는 공유 가치로 잇는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발하는 대만여행법을 거론하고, 대만을 포함한 범민주주의 진영 구축을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재참여 문제를 놓고 대립 중이다. 대만은 그간 옵서버로 총회에 참가했지만 2016년부터 중국의 반대로 이마저 힘들어졌다. 하지만 대만은 코로나19 모범 대응국으로서 WHO 재참여를 모색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에이자 장관은 이날 “대만의 글로벌 보건 리더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전달하고,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건강 보호와 증진에 있어 최고의 모델이라는 우리의 공통된 믿음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외교부는 에이자 장관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날 거라며 “이번 방문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굳건한 지지와 대만과 미국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윤석열, 독재 언급 자격있나” 민주당 지도부도 ‘사퇴 요구’(종합)

    “윤석열, 독재 언급 자격있나” 민주당 지도부도 ‘사퇴 요구’(종합)

    신임 검사 신고식 ‘작심 발언’ 후폭풍설훈 최고위원 “윤 총장, 이제 물러나야”김종민 의원 “공무원이 이런 식은 안 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 ‘독재 배격’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공개 사퇴 요구가 터져 나왔다. 설훈 최고위원은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이 독재와 전체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있나”라면서 “이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설 최고위원은 윤 총장의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 발언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가 독재·전체주의라는 주장으로 해석되는데, ‘문재인 정부’라는 주어만 뺀 교묘한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설 최고위원은 “윤 총장은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보호하려다 상급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겪기도 했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총장직을 유지한다면 독재와 전체주의 대열에 함께한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차라리 물러나 본격적인 정치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종민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양반이 ‘문재인 정부가 독재했다’고 얘기를 안 했는데, 정직하지 않다. 미래통합당에 공세 거리를 어시스트한 것인데, 공무원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00% 정치를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은 정치하면 안 된다. 옛날 군인들이 정치해서 대한민국이 엄청 어려웠다. 집행권을 가진 사람이 정치하면 피해가 국민에게 간다”고 주장했다. 신정훈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윤 총장이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이뤄진다고 했다는데, 많이 유감스럽고 충격적”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을 지배하는 것은 양심이고,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청와대 “입장 언급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정치하려면 총장을 그만두라’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주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요구인 검찰개혁을 검찰 수장이 나서서 독재, 전체주의로 폄훼하려 한다면 이는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이원욱 의원도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며 “검찰의 법집행 권한은 윤 총장 말대로 ‘국민이 위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이 그 역할을 해낼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준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 민주주의의 당연한 원칙과 상식이 반갑게 들린, 시대의 어둠을 우리도 함께 걷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윤 총장 발언에 대해 언론이 해석한 부분에 대해 입장을 요구한다면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윤석열 탄핵” 발칵 뒤집힌 與, 尹 ‘독재’ 발언에 “반정부 투쟁 선언”(종합)

    “윤석열 탄핵” 발칵 뒤집힌 與, 尹 ‘독재’ 발언에 “반정부 투쟁 선언”(종합)

    이원욱 “임명 권력이 선출 권력 이기려 해?”박원석 “尹, 태극기 달고 반정부 운동하라” 진중권, 朴에 “자기들과 견해 다르면 ‘태극기 부대’ 만드는 못된 버릇” 일침 윤석열 검찰총장의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 발언이 전해진 4일 여권은 윤 총장을 ‘정치 검찰’로 규정하고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거칠게 윤 총장을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 총장이 “반(反)정부투쟁”에 나섰다고 날을 세웠고 범여권에서는 윤 총장의 검찰 옷을 벗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박주민 “尹, 검찰개혁 목소리 귀 막았다”김용민 “檢 독재가 문제, 뿌리 뽑겠다” 민주당은 윤 총장의 ‘독재 배격‘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논평 등은 삼갔지만 당 지도부를 선발하는 전당대회 주자들을 중심으로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은 “윤 총장의 발언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귀를 막는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대검찰청 수뇌부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은 “임명된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이기려 하는가”라고 비판했고, 신동근 의원은 “검찰 개혁 반대를 넘어선 사실상의 반정부 투쟁 선언”이라고 몰아세웠다.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지금 상황은 검찰 독재가 문제”라면서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사건을 조작하는 잘못은 뿌리 뽑겠다”고 경고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언론에 “대선 여론조사에서 본인이 강력히 빼달라고 요청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는 것은 검찰총장이 정치를 하는 것”이라면서 “총장 정치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윤 총장에 대한 지지세가 만만치 않은 만큼 당 차원에서 공식적인 논평은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핵심 관계자는 “논평이나 대응을 안 할 것”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원론적인 이야기인데 대응을 하는 것이 더 웃기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 “검사로서 당연히 간직해야 할 자세를 원론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정치 검찰’ 윤석열 옷 벗겨라”최배근 “윤석열 탄핵하고 징계해야” 그러나 범여권에서는 윤 총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미래통합당의 검찰, 정치 검찰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면서 “정치를 하려면 검찰 옷을 벗어야 하기에 민주당은 윤 총장을 탄핵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그를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도 가세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근래 정치적 상황이나 본인의 처지에 빗댄 것으로 보일 수 있음에도 굳이 이런 정치 행위를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옷 벗고 나가 야당 정치인이 되든가 아니면 태극기를 들고 반정부 운동을 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했다. 박 의장의 태극기 발언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기들의 견해와 다르면 ‘태극기 부대’로 만들어 버리는 못된 버릇”이라며 “이 야만적이고 폭력적 어법이 진보정당 소속 정치인 입에서 나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통합 “사람에 충성 않는 칼잡이 尹 환영”국민의당 “검찰총장다운 기개 보여줬다” 미래통합당도 윤 총장의 발언에 무게를 실으며 범여권의 공격에서 윤 총장을 두둔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윤 총장 발언에 대해 “민주주의의 당연한 원리를 이야기한 것”이라며 “다수를 앞세워 민주주의라고 주장하면서 실질적 내용은 민주주의가 아닌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데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지 않나. 윤 총장이 어제 말했던 결기를 실제 수사 지휘를 통해서 구현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의 임무는 바늘 도둑 잡는 게 아니고 권력형 비리를 잡는 것이며 윤 총장이 그런 기개를 초임 검사들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고 구두 논평을 냈다. 이어 “윤 총장의 의지가 진심이 되려면 조국, 송철호, 윤미향, 라임, 옵티머스 등 살아있는 권력에 숨죽였던 수사를 다시 깨우고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도 “검찰총장다운 결기를 보였다”며 윤 총장의 발언을 지지했다. 안혜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주의의 가면을 쓰고 공정과 정의라는 말을 포장 삼아 국민을 현혹시킨 세력들로 인해 나라가 두 동강이 되어버린 작금의 현실 앞에서 편향적이지 않고 매사 공정한 검찰총장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윤석열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와전체주의 배격이 진짜 민주주의” 앞서 윤 총장은 전날(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며 형사법에 담긴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강조한 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면서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모든 국민이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의 이러한 발언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추 장관이 지난 1월 윤 총장 측근들에 대한 좌천성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에는 수사지휘권 발동 등 검찰총장의 권한을 줄이는 쪽으로 법무행정을 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담았다는 것이다. 장관과 달리 검찰총장의 임기(2년)를 법으로 보장하는 것은 검찰이 정치로부터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인데, 추 장관이 이러한 독립성을 훼손했음을 에둘러 비판했다는 해석도 있다. 다른 한편에선 윤 총장의 발언이 청와대와 여권 등 정치권까지 겨냥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尹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은 권한,법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해야” 윤 총장은 선배 검사들의 지도는 ‘명령과 복종’이 아닌 ‘설득과 소통’의 과정이라며 선배의 의견을 경청하되 자신의 의견도 당당하게 개진할 것도 주문했다. 윤 총장은 “검사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설득”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해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수사 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해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에 대해서는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수사를 둘러싼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간의 갈등 상황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특히 대검 등 지휘부를 설득하지 못하고 수사를 밀어붙이면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상황까지 초래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윤 총장과 대검 지휘부는 초기부터 이 사건에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검언유착’ 의혹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하지만 수사팀이 대검의 보강 수사 지시 등 지휘를 받아들이지 않고 특임검사 수준의 수사 독립성 보장을 요구하면서 내홍으로 이어졌다. 윤 총장은 이어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를 대단히 어렵게 하므로 절대적으로 자제돼야 한다”며 인신 구속은 예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는 소추와 재판의 준비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검사실의 업무 시스템 역시 공판을 중심을 둘 것을 당부했다. 윤 총장은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靑, 尹 발언 묻자 “언급 부적절” 청와대가 이날 윤 총장의 ‘독재 배격’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의 언급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물음에 “윤 총장 발언을 언론이 해석한 것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제가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대답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윤석열 “독재” 발언에 청와대 “입장 언급 어렵다”(종합)

    윤석열 “독재” 발언에 청와대 “입장 언급 어렵다”(종합)

    윤 총장, 전날 신임검사 신고식서 ‘작심 발언’청와대 “언론 해석에 대해 입장 언급 어려워”여권 “정치하려면 총장 그만두라” 비판 이어져 청와대가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날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한 발언에 관해 “윤 총장 발언에 대해 언론이 해석한 부분에 대해 입장을 요구한다면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 발언이 청와대 수사와 관련해 해석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윤 총장은 전날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상임위 독식과 입법 독주 등으로 야당의 비판을 받고 있는 거대 여당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여권에서는 윤 총장에 대해 ‘정치하려면 총장을 그만두라’는 등 비판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박주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요구인 검찰개혁을 검찰 수장이 나서서 독재, 전체주의로 폄훼하려 한다면 이는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이원욱 의원도 “‘검찰 정치’를 하고 싶다면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정치하시라”며 “검찰의 법집행 권한은 윤 총장 말대로 ‘국민이 위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이 그 역할을 해낼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준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 민주주의의 당연한 원칙과 상식이 반갑게 들린, 시대의 어둠을 우리도 함께 걷어내겠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침묵 깬 윤석열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 배격”

    침묵 깬 윤석열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 배격”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고, 법의 지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력형 비리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한 달여 만에 침묵을 깬 윤 총장이 최근 여권과의 갈등 관계를 감안해 중의적으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서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권력형 비리에 대해 형사법이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는 것은 ‘가짜 민주주의’라는 의미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수사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신임 검사들에게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면서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 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추 장관은 앞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권을 최우선 고려하면서 절제되고 균형 잡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전문] 윤석열 “권력형 비리 외면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

    [전문] 윤석열 “권력형 비리 외면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

    신임검사 신고식서 검찰총장 당부‘검언유착’ 갈등 후 첫 공식 발언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신임 검사들에게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윤석열 총장의 당부 전문 Ⅰ 오늘 대한민국의 검사로서 첫 발을 내딛는 여러분! 환영합니다. 꾸준히 노력하여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이 기쁜 자리를 함께 축하해 주시기 위하여 부모님과 가족, 친지분들이 와주셨습니다. 이분들의 성원과 보살핌이 없었다면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잘 성장한 귀한 자제분들을 검찰에 보내주신 부모님들께 검찰을 대표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Ⅱ 이제 검사가 된 여러분의 기본적인 직무는, 법률이 형사 범죄로 규정한 행위에 관해 증거를 수집하고 기소하여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여러분의 기본적 직무는 형사법 집행입니다. 형사 범죄를 규정하는 형사 법률은 헌법을 정점으로 하는 법체계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법률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핵심적인 법률이자 헌법 가치를 지키는 헌법 보장 법률입니다. 따라서 검사는 언제나 헌법 가치를 지킨다는 엄숙한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절차적 정의를 준수하고 인권을 존중하여야 하는 것은 형사 법집행의 기본입니다. 뿐만 아니라 형사법에 담겨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헌법 정신을 언제나 가슴깊이 새겨야 합니다.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통해서 실현됩니다.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개개 사건에서 드러나는 현실적인 이해당사자들뿐 아니라 향후 수많은 유사사건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잠재적 이해당사자들도 염두에 두면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합니다.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합니다. Ⅲ 앞으로 검사 생활을 하면서, 여러분이 지금까지 배운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연마해야 할 것입니다. 아마 여러분의 선배와 상사로부터 많은 실무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각자 담당하는 사건에서 주임검사로서 책임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선배들의 지도와 검찰의 결재 시스템은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소통의 과정입니다. 여러분은 선배들의 지도를 받아 배우면서도 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고 선배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합니다.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설득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하여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하여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수사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하여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검사의 업무는 끊임없는 설득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꼭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Ⅳ 여러분들이 검사를 시작하는 올해는 형사사법 제도에 큰 변화가 있는 해입니다. 교육을 마치고 일선에 배치되면 새로운 매뉴얼에 따라 일하게 될 것이고 검사실의 풍경도 많이 바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제일 강조하고 싶은 두 가지는 불구속 수사 원칙의 철저 준수와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입니다. 인신구속은 형사법의 정상적인 집행과 사회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극히 예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를 대단히 어렵게 하므로 절대적으로 자제되어야 합니다. 방어권 보장과 구속의 절제가 인권 중심 수사의 요체입니다. 구속이 곧 범죄에 대한 처벌이자 수사의 성과라는 잘못된 인식을 걷어내야 하고, 검찰이 강제수사라는 무기를 이용하여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서도 안 됩니다. 아울러, 수사는 소추와 재판의 준비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검사실의 업무시스템 역시 공판을 그 중심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Ⅴ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보니 26년전 서소문 대검 청사 강당에서 임관신고를 하고 법복을 받아 초임지인 대구지검으로 달려가던 일이 새롭습니다. “나는 왜 검사가 되려 했나”, 각자 다른 동기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초심을 잃지 말고 꾸준히 정진하기 바랍니다.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랍니다. 저와 선배들은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과 열정을 강력히 지지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 대한민국의 국민 검찰을 만듭시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임관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8월 3일 검찰총장 윤 석 열
  • 주호영, 與·이재명 겨냥 “부동산 두 채 가진 게 범죄? 공산주의야”(종합)

    주호영, 與·이재명 겨냥 “부동산 두 채 가진 게 범죄? 공산주의야”(종합)

    “내 손발 노동만 인정? 토지 가치 불인정?150년 전 칼 마르크스가 던진 공산주의”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임대차 3법’ 등 거대의석을 바탕으로 부동산 관련 법을 일사천리로 처리한 정부·여당을 겨냥해 “수십억 현찰과 주식을 가진 도지사, 여당 중진의원이 ‘부동산 두 채 가진 것은 범죄’라고 펄펄 뛴다”면서 “대한민국의 시스템, 헌법을 파괴하는 집권 세력”이라고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 글에서 “‘내 손과 발로 노동하여 벌어들인 노동 수익만 인정해야 한다’, ‘자본과 토지에 의한 가치 창출은 인정할 수 없다’ ‘사적 소유는 모두 국가가 거둬들여야 한다’는 것은 150년 전 칼 마르크스가 던진 공산주의”라며 이렇게 비판했다. “부동산 가진 자에 대한 ‘증오심’ 선동”“계층간 적대감 키우면 집권 유리 속내” 주 원내대표는 “부동산과 현찰에는 유동성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그 논리대로라면 주식 부자, 현찰 부자에게도 고통을 주어야 마땅하다”면서 “기준 이상의 주식과 현찰을 보유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고 초과분을 강제 징수하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 “‘부동산을 가진 자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선동이 국민들의 가슴에 증오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계층 간의 적대감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집권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런 속내가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의 국가 권력과 행정 권력은 규제와 과세로 부동산, 특히 강남 아파트 가격을 때려잡겠다고 기세등등하다”면서 “이것은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우리 헌법이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남 부동산을 잡는데 헌법이 방해된다면, 헌법도 고치겠다는 것이 여당의 책임 있는 분이 내놓은 해법”이라고 비판했다.주 “토지·주택거래허가제 명백한 위헌”“시민 자유 제한한다고 왜 큰소리 치나” 주 원내대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부동산 정책들이 헌법상 보장된 신체의 자유와 거주 이전의 자유를 훼방한다고 비판하며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토지거래허가제’, ‘주택거래허가제’를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한 뒤 “왜 행정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큰소리를 치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경기도는 간부급 도청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실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소유 주택을 연말까지 모두 처분하지 않으면 인사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지자체 차원의 고위 공직자에 대한 다주택 처분 조치는 경기도가 처음이며, 2급 이상 공직자에게 권고한 정부안보다 강력하다.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도에서는 부동산 투기로 돈 버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경기도 종합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이재명 “4급 이상 도 공무원, ‘실거주 1주택’ 빼고 다 팔아라” 대책의 주요 내용은 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제한(부동산 정책 신뢰 회복), 비거주용 주택의 징벌적 과세와 장기공공주택 확충(공급 확대 및 투기수요 축소), 기본소득형 토지세 도입(부동산 불로소득 환수·환급) 등이다. 이를 위해 이 지사는 우선 4급 이상 도 소속 공무원(시군 부단체장 포함)과 산하 공공기관의 본부장급 이상 상근 임직원에게 올해 연말까지 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부득이한 사유로 다주택을 보유하더라도 사유 발생일로부터 6개월 내 해소해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내년 인사 때부터 주택보유 현황을 승진·전보·성과·재임용 등 각종 평가에 반영하고, 다주택자는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 각종 인사상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이미 최근 도 인사에서도 일부 다주택 보유 고위 공무원이 승진에서 배제됐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부동산정책은 반헌법적 처사라며 “대한민국이라는 열차가 헌법이라는 궤도에서 이탈하고 있다”면서 “다음 세대가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의 축복 아래 살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 온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를 재차 강조하면서 “우리는 지난 70년간 (헌법을 토대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가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다”면서 “대한민국의 빛나는 성취를 가능하게 만든 위대한 시스템을 가장 심하게 경멸하는 곳이 우리 국회”라고 거듭 비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노동의 종말’ 시대를 맞이하며/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노동의 종말’ 시대를 맞이하며/김세연 전 국회의원

    “착하고 성실한 아이인데 직장을 못 구해서 집에서 놀고 있는 걸 보니 가슴이 아프다. 제발 우리 아이 취직 좀 시켜 달라.” 의원 생활을 할 때 심심치 않게 이런 유의 하소연을 듣곤 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 졸업자들에게 마음에 드는 직장이냐, 그렇지 않은 직장이냐의 차이였지 취직 자체가 지금처럼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정부가 “민간의 일자리 창출이 한계에 부딪혔으므로 공공부문에서라도 일자리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인구는 곧 가파르게 줄어들 텐데 공무원은 더욱 늘려 뽑는다니. 정부는 또한 어르신들과 청년들을 위한 단기 일자리를 억지로 만들어서 고용통계가 실제보다 더 멋지게 보이게 하는 재주가 있다. “일자리는 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고용을 더 늘리려면 기업을 도와줘야 한다.” 이 명제도 20년 전까지는 맞았을지 몰라도 생존이 힘겨운 기업들이 과연 예전처럼 고용을 늘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현장에서 앞으로 기계 아닌 인간에게 돌아갈 일은 얼마나 남아 있을까. 지금 겪고 있는 일자리 부족 현상이 인간이 더이상 일할거리가 없는 시대로 접어들기 때문이라면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아 생활해 온 지금까지의 생활양식이 유지될 수 있을까. 그럼 지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첫째, 기본소득제도를 도입하자. 20세기 후반 사회주의ㆍ계획경제와의 체제 경쟁에서 적자생존을 해낸 자유민주주의ㆍ시장경제가 계속 유지되기 위해 머지않아 기본소득체제로 이행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다. 한때 연 100만명을 넘던 출생아 수가 올해 30만명을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전 국민 고용보험을 2025년에 완성한다 한들 고용률 자체가 지속 하락하고 있는데 이미 적자 상태로 접어든 고용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누가 책임질 것이며, 가만 둬도 GDP 대비 사회복지 공공 지출 비중은 곧 두 배가 될 것인데 그 재정 부담은 누가 질 것이며, 지금도 빈약한 노후보장 대책인 국민연금도 35년 후에 바닥날 예정인데 그 이후의 연금 지급은 어떻게 할 것인가. 19세기에 첫선을 보였고, 20세기에 전 세계에 보급된 기존의 사회보험제도로는 국민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할 수 없는 시대에 이미 접어들었다. 기본소득 도입 타당성에 대한 찬반 논쟁을 벌일 때가 아니라, 기본소득 체제로의 이행 계획 수립을 위한 세부 쟁점 논의에 들어가야 할 때다. 둘째, 민법상 물건의 유형에 데이터를 추가하자. 2000년 전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민법 체계이지만, 2차 산업혁명 이후 ‘전기’가 물건의 유형에 추가된 바 있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여러 개별법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데이터 관련 법 체계를 근본적으로 정비하는 차원에서 민법상 물건의 유형에 ‘데이터’를 추가할 때가 됐다. 이미 경쟁 국가들에서는 익명화된 개인정보의 활용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나, 우리는 아직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수준이다. 데이터 거래를 양성화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 일부는 개인정보 생산자인 개인에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데이터 거래 인프라 확립은 필수적이다. 셋째,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쌍방향으로 연결하자. 사람이 일할 거리가 사라진 시대에도 계속 시장경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환경에 맞는 새로운 사회경제 시스템의 고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존의 틀을 깨는 과감한 발상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게임머니의 현실 화폐로의 환전을 허용하는 조치와 가상공간에서의 자산 및 소득에 대한 과세 기반을 마련하는 조치를 동시에 취함으로써 오프라인 세상에서의 경제 시스템이 온라인 세상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새로운 경제운영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의 합법화도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이런 관점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라고 보일지 몰라도 더이상 ‘노동’의 대가로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기본소득, 데이터 보상과 함께 가상세계에서의 ‘노동’이 아닌, 다양한 형태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 통합당, 새 정강정책에 ‘5·18 정신’ 담았다

    통합당, 새 정강정책에 ‘5·18 정신’ 담았다

    미래통합당이 당의 핵심 비전을 담은 새 정강정책에 처음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명기하기로 결정했다. 통합당 정강정책 개정특위(위원장 김병민)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강정책 초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18일 첫 회의를 연 지 한 달여 만의 결과물이다. 초안 전문에는 “우리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며 진영 논리에 따라 과거를 배척하지 않는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운동 등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산업화 세대의 ‘조국 근대화 정신’과 자유민주주의를 공고히 한 2·28 대구민주운동, 3·8 대전민주의거, 3·15 의거,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등 현대사의 ‘민주화운동 정신’을 이어간다”는 내용이 담겼다. 역사관 부분도 새롭게 정리됐다. 정강정책에는 “3·1 독립운동 정신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정통성을 이어받는다”고 명시했다. 이어 “공산주의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난극복의 자랑스러운 역사”,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민주화를 성취” 등을 명시하며 자유민주주의와 민주화를 아울렀다. 정강정책은 또 “기회의 나라, 공정한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입시와 취업, 병역 등 우리 사회 전반에서 반칙과 특권이 허용되지 않도록 한다” 등 내용을 담았다. 이밖에 ▲쾌적한 노동환경과 노동시장 고용안정망 강화 ▲소외계층을 위한 국가 책임·의무 강화 ▲양육이 중심 되는 사회제도 마련 ▲한미동맹 강화와 북한 비핵화 ▲저탄소 청정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사회 건설 등도 언급했다. 김병민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5·18 민주화운동이 정강정책에 포함된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민주화운동 정신은 과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정강·강령에는 포함돼 있었지만 자유한국당과 미래통합당을 거치며 표현 자체가 사라졌었다”며 “민주화운동 정신을 담는 것만으로도 진일보한 변화”라고 자평했다. 이어 “더 나아가 민주화 운동을 열거함으로써 현대사에 기록된 긍정적 의미를 돌아보고, 산업화 세대 정신을 모두 함께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게 미래로 나가는 근본적 출발이란 생각이었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정강정책 초안에 대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국민을 위한 변화에 많은 방점을 찍었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우리 당이 나아갈 수 있는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날 공개된 초안은 이후 당 의원총회에 안건으로 올라가 의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 이어 당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의 의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승만 55주기 추모식… 文대통령, 조화만 보내

    이승만 55주기 추모식… 文대통령, 조화만 보내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이 19일 그의 사저였던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렸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이날 추모식에는 양아들인 이인수 박사 부부 등 유족과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같은 당 김기현·박진·신원식·지성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 무소속 윤상현 의원,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사업회 이사와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강효상·이언주 전 통합당 의원도 자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를 보냈다. 주 원내대표는 추모사에서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하의 독립운동, 상해임시정부 수립, 6·25 동란에서 대한민국을 지킨 일, 한미동맹 기초를 닦은 일 등은 건국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큰 업적”이라면서 “그중에서 가장 소중한 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을 보면 과연 후손들이 이 어르신이 건국하면서 세운 대한민국의 이념과 방향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자괴감이 들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황해도 평산 출생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한 이 전 대통령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초대 대통령에 추대됐다. 광복 후인 1948년 남한만의 단독 총선거로 구성된 제헌국회의 의장을 맡았고 정부 수립 후 초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1961년 3·15 부정선거로 4·19 혁명이 일어나자 하야한 뒤 미국 하와이로 건너가 살다가 1965년 7월 19일 서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승만 박사’로 부른 보훈처장에… 지상욱 “문재인 변호사라 써야”

    ‘이승만 박사’로 부른 보훈처장에… 지상욱 “문재인 변호사라 써야”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이 이승만 전 대통령 서거 55주기 추모식에서 이 전 대통령을 ‘박사’로만 지칭한 것과 관련, 지상욱 미래통합당 여의도연구원장이 “보훈처는 문재인 변호사란 호칭을 함께 사용하라”고 지적했다. 지 원장은 19일 밤 페이스북에 “보훈처장은 추모사 중 약력을 설명할 때를 제외하고는 전부 ‘박사’라는 호칭을 사용했다”며 “또한 보훈처 공식 페이스북에도 ‘오늘은 이승만 박사 서거 55주기’, ‘정부는 1949년 이승만 박사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보훈처장이 추모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 대신 박사 호칭을 써 논란이 일자 보훈처는 “통상적으로 박사와 대통령 모두 이 전 대통령을 칭하는 맞는 표현이기 때문에 박사·대통령 호칭을 함께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지 원장은 이 같은 보훈처 해명에 대해 “참으로 치졸하기 그지없다”며 “이 전 대통령이 박사학위 소지자가 아니었다면 ‘이승만씨’라고 호칭했을 것인가. 앞으로 보훈처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재인 변호사란 호칭을 함께 사용해야 쓰겠다”고 말했다. 지 원장은 또 “약산 김원봉선생의 건국훈장 수여 시도, 백선엽 장군의 동작동 국립현충뭔 안장 논란에 이어 이 또한 자랑스러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역사 무너뜨리기의 일환인가”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이 전 대통령의 양아들인 이인수 박사 부부 등 유족을 비롯해 박 보훈처장, 독립운동 관련 단체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통합당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기현·박진·배준영·배현진·신원식·윤창현·조명희·지성호·한기호·한무경·허은아 등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조화만 보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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