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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자 결속의총 대화내용

    ◎정권재창출 위해 「나」를 버리고 단합할때/예측가능한 정치되게 내각제 공론화를/탈당의원들 좀더 적극적으로 말렸어야 민자당은 13일 상오 김영삼총재가 국회본회의 대표연설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뒤 국회 제1백46호실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박태준최고위원의 탈당여파및 김총재의 의원직사퇴에 따른 당내 결속방안을 논의하고 대선필승을 다짐했다. 이날 의총 발언요지는 다음과 같다. ▲김총재=나는 총선이 끝나고 대통령후보로 선출된뒤 이미 의원사퇴의사를 굳히고 있었다.김종필대표에게는 이미 이같은 나의 의사를 밝혔으며 다만 의원직을 언제 사퇴하느냐는 시기만 남아있었다. 어젯밤에 만감이 교차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의원직을 떠나는 것이 대단한 일이어서가 아니고 내자신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는 국회를 떠난다고 하니 너무도 마음이 착잡해서였다.나는 여러분을 믿는다.위기는 기회를 만드니만큼 앞으로 더욱 단합해서 승리를 쟁취하자. ▲양창식의원=우리 민자당이 흔들리면 김대중대표가 어부지리를 얻는다.사상을 믿을 수도 없고 과거가 불분명한 사람을 지도자로 모실 수 없다.이걸 막을 사람은 김총재밖에 없다. 내가 경선때 김총재의 반대에 섰다고 나를 의심하는 모양인데 그럴 필요 없다. ▲서수종의원=김총재가 사석에서 대통령후보를 쟁취했다고 말한 것으로 아는데 그말에 대해 많은 분들은 내가 전리품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이같은 의식이 오늘의 문제를 야기한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세기의원=우리가 단합하는 방법은 당을 공당화하고 모든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 뿐이다. 지금 내각제를 공약화하는 데에는 반대하나 예측가능한 정치가 되도록 내각제도공론화해서 앞날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김종필대표=임금이 임금답지 않아도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는 말이 있다.이건 우리들에게 많은 걸 일깨워주는 얘기다.우리가 할일을 묵묵히 할때다. 우리에게는 정권을 잃을 수 없다는 명제가 있다.이직 동질화는 않됐지만 목적은 하나다.나를 버리고 내가 할일을 능동적으로 하는 것이다.떠나겠다는 사람을 붙잡을 필요는 없다. 새도 떠날때는 앉았던 자리를 더럽히지않는 법이다.김총재가 반평생을 바친 의사당을 떠나는데 심정을 다듬어 필승을 기하도록 진력하자. ▲서청원의원=김총재가 의원직을 사퇴하니 정말 마음이 착잡하다.오늘은 김총재의 의원직 사퇴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단합의 계기로 삼자.이제 말보다도 단합을 해야 할 때이다. ▲이만섭의원=우리는 자존심을 걸고라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조국의 운명을 위해 김총재를 당선시켜야 한다는 굳은 결심을 해야 한다. ▲최운지의원=위기는 기회와 통한다는 김총재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다.많은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들은 우리당을 지지하고 있다. 우리당은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나간다는 사람을 말리지 않은데 일말의 책임이 있다.포철 박회장의 경우 포철식구들이 포철을 떠나는 것을 말리지 않았느냐.우리가 좀더 탈당의원들을 적극 말렸어야 했다.
  • 중국,시장경제 도입 공식화/14전대 개막

    ◎당·정 개편­새 지도부 구성 【북경=최두삼특파원】 중국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정치행사로 기록될 중국공산당 제14차전국대표대회(14전대회)가 약 2천명의 당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12일상오 북경의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됐다. 자본주의의 장점을 과감히 도입하여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이룩해야 한다는 최고지도자 등소평의 이론을 당의 새로운 지도철학으로 공식화하기 위한 이번 당대회는 시장경제의 도입과 이를 위한 당과 정부의 체제개편 및 당과 국가의 새로운 지도부 구성으로 「부강한 21세기의 중국」을 향한 역사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 총서기 강택민은 이날 「21세기를 향해 중국의 국력을 새로운 단계로 향상시키기 위한 청사진」으로 평가되고 있는 「14전대회 정치보고」를 통해 「사회주의제도의 자기완성과 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전환」을 촉구하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건설을 위해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를 확립할 것을 제의했다. 강택민은 또한 경제개혁의 심화와 국가현대화 추진의 중요 선결조건은 비능률과 관료주의에 빠진 당과 정부의 편제 및 체제를 소수 정예의 방향으로 혁신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다수의 젊고 유능한 간부들을 당과 정부의 지도적 지위로 승진시키는것은 긴박하고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14전대회대변인인 유충덕 당선전부 부부장은 11일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14전대회에 최고실력자 등소평이 특별초청 당대표자격으로 참석한다고 밝혔으나 이날 개막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경제개혁·개방 가속화 토대 마련/중앙통제 완화… 보험제도 개발 추진/해설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말이 12일 개막된 중국 공산당의 제14차 전국대표대회(14전대회)에서 등장한 가장 핵심적인 용어였다.수개월전부터 중국내의 각급 당정관리나 이론가,경제학자,기업인들 사이에는 14전대회의 핵심주제인 이 용어의 의미를 되새기느라 화제의 꽃을 피워왔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용어는 최고지도자 등소평이 지난1월 남부지역을 순시하며 행한 연설(남순강화)에서 『계획경제가 사회주의의 전유물이 아니듯 시장경제도 자본주의의 전유물이 아니며 계획과 시장은 모두 경제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상호대립적 개념으로 보지 말 것을 강조하면서부터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등은 당시 『사회주의적이든 자본주의적이든 그것이 경제증진에 도움이 되는 한 추구할 가치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중국의 이같은 변신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인 동구·소련의 붕괴로부터 교훈을 얻은 것이라 할 수 있다.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된 근본원인은 경제체제의 비능률 때문이라는 반성아래 이들 나라들이 새로 도입한 시장경제를 중국도 받아들인 것이다.다만 동구·소련이 정치체제마저 자유민주주의로 전환한데 반해 중국은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고수한채 경제분야만 시장경제로 바꾸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대회에서 강택민 중공당총서기는 정치보고를 통해 『중공당은 등소평동지의 지도아래 지난 14년동안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를 건설,11억 인민들의 먹는 문제(온포문제)를 해결했다』고 선언하고 『앞으로는 좀더 여유있는 생활(소강상태)을 건설하기위해 매진하자』고 주장했다. 강총서기는 이같은 방향설정에 따라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건설 및 외국의 자금·자원·기술·관리경험의 이용등 10가지 추진임무를 제시했다.그리고 시장경제 실천방안 4가지를 내놓았다. 첫째는 중대형 국영기업을 시장속에 집어넣어 사경제와 경쟁을 시킴으로써 효율성과 활력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채권·증권등 금융시장을 개발하고 기술·노동·정보·부동산시장을 개발해가는등 각분야의 시장을 개발해 나감으로써 전국적이고 유기적인 시장체제를 형성하며,셋째는 국가와 기업간,중앙과 지방간,국가·집단·개인간의 분배체제를 개혁함과 동시에 실업·퇴직자를 위한 사회보장보험제도를 개척해 나가는 방안이었다. 넷째는 기업으로부터 정부간섭을 배제하는 등 정부의 기능변화를 촉진해 나간다는 것이다.
  • 고교교과서 개편내용을 알아본다(심층분석)

    ◎창의적 능력개발·시민생활교육에 역점/학교수업 일상생활에 실제 활용토록/시·소설·수필보다 실용문위주 대체/국어/6개 교과로 세분/영어/공통수학을 신설/수학/공통필수로 지정/예·체능/근대사 배로 늘어/사회/과목별 특징 요약/국어/언어구사 능력·표현력 배양에 중점/수학/기초적 지식활용 문제해결력 제고/영어/대화 능력 향상·생활영어 중심/사회/동양윤리체계 중심 도덕성교육 강화/과학/실생활중심 과학적 탐구생활 위주로/실업/진로·직업과목 신설,건전 직업관교육/예능/예술·정서적 감성개발에 주력/교양/추상적인 이론에서 실생활문제로 교육부가 10일 확정한 제6차 과목별 고교 교육과정 개정안은 사회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능력개발과 시민생활교육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단편적인 지식 습득에 중점을 두었던 고교 교육내용을 생활주변의 구체적인 사례위주로 개편,학생들이 실생활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동기 유발의 촉매제로 활용토록 했다. 또 같은 교과목이라도 교과내용의 난이정도에따라 교과서를 다양화하고 학교별 선택과목의 폭을 크게 늘려 학생들의 수학능력과 적성및 진로계획에 따라 다양한 수업이 가능토록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새로운 과목별 개편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어◁ 종래 국어,문학,작문,문법으로 나누었던 것을 새 교육과정에서는 4과목이외에 화법과 독서과목을 신설했다. 국어는 국어사용능력을 균형있게 신장할 수 있도록 말하기,듣기,읽기,쓰기,언어,문학으로 세분하되 각 영역별 특성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편찬된다. 국어 교과서에서 다루게 될 본문의 제재도 작품성 위주의 시,수필등 문학작품에서 도덕,환경,경제,근로정신함양,통일등을 다룬 글로 가급적 많이 대체키로 했다. 제6차 교육과정에서 처음 신설된 화법은 국어의 말하기영역을 보다 심화학습시키기 위한 과목이다. 화법의 본질,원리,실제등 세 범주로 짜여질 교과서에서는 대화,연설,토의와 토론등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화법의 유형에 따라 말하는 특성과 절차,말하고자하는 내용의 선정과 표현및 실효성있는 전달방법을 배우도록 했다. 또 화법과 함께 독서과목이 새로 선보인다.그간 독서는 암기위주의 대입시 수험준비에 밀려 소홀히 되어 왔었으나 오는 94학년도부터 통합과정으로 출제되는 새 대학입시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독서교육의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문과목에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에 적합한 어휘선택법,문장의 정확하고 효과적인 진술과 표현법,그림이나 도표등을 활용한 효과적인 문체 구사법등이 중점으로 다루어 진다. 문법교과에서는 문장 성분과 구조의 이해,체언 용언등 문법요소들의 기능과 문장의 짜임새에 대한 이해들이 주요 학습내용이 된다. 문학의 새로운 교과서에서는 세계문학작품을 교과내용의 20%이하로 제한하는 대신 한국문학작품 분량을 크게 늘리도록 했다. ▷수학◁ 종전의 일반수학을 다른 수학과목과 중복되지 않도록 내용을 재조정해 공통수학으로 과목명을 바꾸고 수학 Ⅰ,수학 Ⅱ이외에 실업계 고교생용으로 실용수학을 새로 만들었다. 인문계 고교 인문계열 학생들을 위한 수학 Ⅰ은 행렬,수열,극한,미분법,적분법,확률과 통계등을 공부하도록 했다. 인문계 고교의 자연계열이나 과학고교 학생들의 수준을 겨냥한 수학 Ⅱ에서는 방정식과 부등식은 인수분해가 가능한 간단한 경우만 다루도록 했고 벡터의 경우 대수적인 방법만 아니라 해석기하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실용수학은 실업계고교나 인문계 고교의 직업계열 학생에게 수학적 지식을 실생활의 실용적인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제6차 교육과정에서 신설된 과목이다.계산기와 컴퓨터,수학적으로 분석해본 금융상품의 효용성등이 수학교과에 포함된데서 알 수 있듯 수학 Ⅰ수준의 수학적 지식을 실생활 문제를 수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을 강조했다. ▷영어◁ 언어의 용법보다 언어의 구사에 초점을 맞춰 대화 능력이 체계적으로 향상되도록 교과서를 대폭 개편했다. 독해력,문법등 문장이해위주로 편성돼 있던 영어 Ⅰ과 영어 Ⅱ를 공통영어,영어 Ⅰ,영어 Ⅱ,영어독해,영어회화,실무영어등 6개교과서로 세분해 수학능력,영어학습의 목적등에 따라 다양한 영어학습이 이루어지도록했다. 고교생 모두의 필수과목인 공통영어는 사용되는 어휘가 1천4백개정도로 종전의 영어 Ⅰ보다 내용이 쉽고 기본적인 언어능력을 습득토록 했다. 대신 종전의 영어 Ⅰ 수준으로는 영어독해 과목을 신설했으며 본문도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양물로 편찬,상대적으로 수학능력이 뒤떨어진 학생들이 쉽게 소화해 낼 수 있도록 했다. 영어 Ⅰ은 종전의 영어 Ⅰ보다 6백개 단어를 추가한 2천2백개 단어를 활용,인문계고교 학생들의 영어실력 수준을 염두에 두고 공통영어보다 교과내용수준을 한단계 높였다. 영어 Ⅱ는 고교 영어의 최고 수준으로 영어의 이해,표현,의사소통까지 가능토록 편찬된다. 이와는 별도로 영문 독해력보다는 생활영어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영어회화와 실무영어를 각각 신설했다. 영어회화는 인문계고교생들을 겨냥, 교과수준은 공통영어와 맞추되 관광,정치,역사등을 화제로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토록한 생활영어 교과서이다. 실업계 고교에서 영어회화 공부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회화교과서는 실무영어로는 전문직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생활영어내용을 담게 된다. ▷사회◁ 국민윤리,국사,정치·경제,사회·문화,한국지리,세계지리,세계사로 되어있던 사회교과를 국민윤리는 윤리로 교과목 명칭과 함께 내용도 바꿨고 정치·경제를 정치와 경제로 분리했다. 한국지리를 없애는 대신 한국지리 내용을 골간으로 공통사회 과목을 새로 만들었다. 모든 고교생이 필수과목으로 이수토록 한 공통사회는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지리적 현상들을 국토환경및 역사적 발전과 관련지어 종합적으로 다루게 된다. 윤리에서는 종전과 달리 철학적 차원에서 다루었던 윤리를 가정,직장,시민생활,종교생활 윤리등 동양 윤리체계를 줄기로 생활윤리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또 통일시대에 대비 민주주의 이념과 특징등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과 함께 민족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통일의 과제와 전망이 대폭 보강됐다. 국사는 세계사와 함께 종전에 전체 학습량의 30%정도였던 근대사 단원이 두배가까이 늘어나는등 역사학습의 초점이 근대이후에 맞춰졌다. 정치과목은 국내외의 자유화와 민주화추세에 부응하여 민주시민의 자질육성과 올바른 가치관 확립을 위해 신설된 과목이다.종전의 정치·경제과목의 정치단원과 교과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한국의 정치문화등 한국정치단원이 크게 보강됐다. 경제 교과역시 경제교육의 강화 추세에 따라 경제적 사고와 경제문제 해결능력을 기르기위해 정치와 함께 제6차 교육과정에서 신설된 과목이다. 사회·문화에서는 ▲사회변동과 문화적 적응 ▲대중매체와 대중문화 ▲청소년 문화 ▲지역문화등 현대사회의 문화단원을 새로 설정,현대 사회의 다양성과 급변하는 사회변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했다. 세계지리는 도표,통계,슬라이드,VTR등 시청각 자료 활용을 유도했을 뿐 교과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실업◁ 기존의 농업,농업,상업,수산업,가사,정보산업이외에 기술,가정,진로·직업등 3과목을 추가 신설했다. 기술은 크게 ▲기술과 산업 ▲에너지와 수송기술 ▲정보통신 기술 ▲제조기술 ▲건설기술 ▲직업과 진로등 크게 6단원으로 나누어 전문 각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을 다루도록 했다. 또 실험·실습을 교과내용에 포함시켜 간단한 기술 습득과 함께 경제원칙에 입각한 각종 재료의 선택·구입요령,공구와 기계를 안전하게 다루는 요령을 공부하도록 교과서를 편찬하도록 했다. 장래 가정주부로서 여학생들이 가정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능을 익힐 수 있는 교과목으로 가정이 신설됐다. 진로·직업은 일과 직업에 대한 정확한 이애와 건전한 직업관,근로정신 함양으 위한 교과목으로 삶과 직업,나의 이해,산업발전과 세계의 변화,직업세계의 이해,진로계획,직업생활등의 단원으로 편제된다. ▷과학◁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이외에 과학의 개념체계보다 실생활 중심의 탐구활동으로 과학에 관련된 문제를 다룬 공통과학을 필수이수 과목으로 새로 만들었다. 과학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등 과학의 탐구,물질의 반응성등 물질,운동의 법칙등 힘,에너지,유전문제등 생명,일기와 기후등 지구,환경,현대과학과 기술등 모두 8개단원으로 과학일반에 관한 기초적 지식을 공부하도록 교과서가 편찬된다. 그밖에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등도 교과서 내용에 구체적인 실생활의 문제를 포함시켜 학교수업내용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활용되도록 개편키로 했다. ▷예·체능◁ 예술·정서교육을 강화하기위해 음악과 미술이 인문·실업고교의 구분이나 인문·자연·직업계열 구분없이 공통필수 과목으로 지정됐다. 음악은 각 지역의 민요를 시김새 넣어 부르기와 전통악기 다루기등 전통음악에 대한 이해와 표현능력, 감상내용이 크게 보강됐다. 미술은 「미술과 생활」단원을 신설,실생활속에서 미적 대상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미적감성 개발영역을 강화했다. 체육에서는 등산,캠핑,하이킹,낚시,수상스키등에 대한 기초지식과 기능을 다룬 야외활동단원과 인내심 보강을 위한 체력단원이 신설됐다. ▷교양선택◁ 최근 생활환경보전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신설된 과목으로 ▲인간과 환경 ▲생태계의 구성과 기능 ▲토양의 오염 ▲대기의 오염 ▲물의 오염 ▲국토개발과 환경보전 ▲산림자원과 환경보전 ▲농업생산과 환경보전등을 다루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철학 논리학심리학 교육학 생활경제 종교등 기존 교양선택과목들의 교과내용도 추상적인 이론중심에서 실생활과 직접 관련된 문제들로 교과서 내용이 개편됐다.
  • 「남한조선로동당」 간첩사건을 보고/전문가 좌담

    ◎“남북대화” 미소뒤의 적화음모 일깨워/북,“개방” 외쳐도 통일전선전략 불변/주사맹신 운동권·재야 정신차려야/통일 앞둔 시점… 대공경계심 고삐풀지 말길 「남한조선로동당」간첩사건은 우리사회에서 점차 무르익고 있는 평화통일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남로당사건이후 최대규모의 간첩사건인 이번 사건이 우리사회에 던져준 문제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할지 등을 장수련통일원 통일연수원교수·고영환북한연구소 연구원(전 북한외교관)·구로다 가쓰히로 일본산케이신문 서울특파원등 3명의 대담을 통해 알아본다. ▲장수련교수=이번 사건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공산주의의 속성을 논해야 할 것 같습니다.공산주의의 속성은 한마디로 폭력으로 정권을 탈취하기 위한 집단이라는 것입니다.그러나 일부 국민들이나 지식인들은 공산당을 서구적인 합법정당의 개념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공산당이 정당이 아니라 폭력집단이라는 사실은 역사속에도 잘 나타나 있고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주고 있습니다.교훈의 하나는 공산주의는 겉으로는 미소를 띠며 속에는 음모를 품고 있다는 사실입니다.그 양면성은 7·4남북공동성명 발표때나 최근 남북합의서 체결때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이면에서는 남침땅굴을 파고 이번 남한조선로동당사건을 일으켰던 것이지요. ○서구공산당과 달라 북한이 제의한 고려연방제 또한 남한공산혁명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려는 목적에서였다고 생각합니다.그것은 후진국을 공산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형식과 내용이 다른 양면전술이었던 것입니다.이번 사건을 비롯한 최근 일련의 간첩사건은 공산주의의 양면성이 잘 드러났으며 우리정부의 민주발전노력을 악용한 본보기라고 생각합니다.또한 사건을 미리 막지 못한 정부의 책임은 크지만 근본책임은 일부 몰지각한 유사 민주주의자에게 있습니다. ▲고영환연구원=저는 이번 사건이 놀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그런 짓을 않으면 북한은 이미 북한이 아니라는 것이죠.북한이 안고 있는 난관을 뚫기 위해 쓰는 방법으로 몇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경제적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주민동원을 더욱 심하게 하는 것이나 일본·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그 하나이고 다음으로 대남공작 같은 것입니다.이번 사건에서 북한지도자들에게는 남한이 북한보다 더 위기에 있는 것으로 비쳐졌을지도 모릅니다.거물급 간첩으로 이번 사건의 총책인 이선실은 김일성과 단둘이 만나 남한에는 정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고 말했을 것입니다.사실 이번 사건에서 김일성을 찬양하는 축시나 깃발을 보면 그들이 발붙일 토양이 많다는 생각이 들고 난관의 돌파구는 더욱 남한혁명 뿐이라고 여기게 할 것입니다. ▲장교수=미국의 어느 학자는 「공산주의는 파리」라고 했습니다.더러운 곳에 붙어 사는 파리를 공산주의에 비유한 것이지요.다시 말하면 서식처를 제공하지 않으면 공산주의도 헛것이라는 겁니다. 공산주의에 먹혀들 수 있는 소지를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이것은 우리가 깊이 반성해야 할 과제입니다. ○사회 면역성 부족 ▲구로다 가쓰히로특파원=저는 고영환씨의 얘기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한국의 민주화나 개방정책으로 볼때 이번 사건은 놀랄 것이 없다는 얘기지요.문제는 한국도 민주화 됐듯이 북한도 변했을 것이라는 소박한 생각을 한국국민들이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그동안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은 전혀 변한 것이 없습니다.변화는 표면적인 적일 뿐이지요.이번 사건에서 새삼 느낀 것은 남한의 진보적·반정부적 운동은 결코 북한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또 하나는 그런 조직이 있더라도 면역성이 있으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한국사회는 이번에 적발된 간첩단의 활동에 영향을 받지 않을 면역성이 있다고 봅니다. ▲장교수=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운동권학생들을 만나보면 지금도 사회주의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면역성이 약한 것이지요.그것은 우리가 47년동안 제도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이식해 유지해왔지만 밑바탕정신을 제대로 이식하지 못한 때문입니다. ▲고연구원=북한 주민들은 통일방법이란 무력남침과 남한사회혼란에 따른 정부전복 등 2가지 방법밖에 생각하지 않습니다.따라서 남한의 날조극으로 발표된 버마 아웅산사건이나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에 있어서도 뒤늦게 북한이 계획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도 『대남공작부서가 똑똑치 못해 실수했다』는 적대적인 대남 비판을 일삼고 있을 정도입니다. 반면 남한사회내에서는 남한조선로동당간첩사건 등 북한의 소행을 파헤쳐 밝혀도 일부인들은 이를 의심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이번 간첩단사건에 각계의 많은 사람이 포함된 것도 이같은 사회분위기가 조직원 포섭에 좋은 토양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정부측발표를 국민이 의심하면 이는 북한이 좋아하는 것이죠. ▲구로다특파원=간첩사건을 보면서 저는 간첩을 보내는 북한은 제쳐두고 남한에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그 이유는 6·25전쟁책임이나 대한항공기폭파사건등 북한의 도발행위를 남북합의서채택등 마주앉는 자리에서 따지거나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입니다.이번에도 모신문에서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설문대상자의 40%가 간첩단발표 사실을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저는 이같은 자세가 간첩단사건 이상으로 심각한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장교수=맞습니다.북한이 겉으로 대화를 제의해오는 것은 무력혁명을 위한 지하조직을 보조세력으로 키우는 이면에서 행하는 상층통일전술의 일환입니다.남한내 의심계층을 이용한 지하조직구축과 대화제의라는 그들의 통일전선전술을 극복할 또는 역이용할 전술이 남한에서는 시급히 요청되고 있습니다. ○사회체질 개선 역점 ▲고연구원=74년 2월 제가 대학2학년때 김일성은 『남조선 학생들의 반정부시위가 격해지고 박정희대통령이 간암으로 죽어간다는 소리가 있으니 이때 사회주의 대건설에 나서자』고 대대적인 사회운동을 벌였습니다. 이렇듯 북한은 남한사회분열을 좋은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남한 학생들사이에선 국가보안법을 없애라는 주장이 많습니다.그런데 북한의 형법은 『김일성머리뒤에 혹이 있다』는 사실만 말해도 일가족이 사라지는 악법입니다.체제비판은 커녕 이런말만 해도 극형에 처해지는 악법은 한마디 지적도 않고 남한내에 암약하는 간첩을 막는 법을 왜 없애라고하는지요. 저는 우리 한국은 지금 통일을 위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앞에 두고 있다고 봅니다.그런 좋은 상황에서 한국사람들은 불필요한 논란을 벌이면서,이 좋은 순간에 허리띠를 풀려고 하는 것같아 안타깝습니다. ▲구로다특파원=이번에 구속된 사람 대부분이 젊은층으로 소위 지식인을 자처한 사람이 많습니다.그런데 왜 이들이 혁명의 전위대에 앞장섰는지를 나름대로 볼때 한국의 젊은 지식층에는 김일성컴플렉스가 있는 것같습니다.이는 북한이 깨끗한 사회라는 환상과 민족의 정통성논란등에서 마치 김일성이 우월해보이는 데서 나온 결과라고 봅니다.그러나 인간이 생활하는 사회의 행복도는 객관적·절대적으로 평가해야 하며 「북한주민들이 더 행복하게 산다」는 잘못된 감정적·상대적 평가는 버려야 할것입니다. ○기성세대 책임 통감 ▲장교수=이런 사회풍토가 나온데는 기성인들의 책임도 큽니다.자본주의는 땀을 많이 흘려야 잘사는 사회입니다.즉 깨끗한 사회풍토가 돼야하지 노력없이 대가만 많이 받는 사회에서는 불신풍토가 만연합니다.그것은쉽게 체제불만과 연결되는 것이죠.저는 권력보다는 재력에 의한 피해가 더욱 우려된다고 봅니다.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평등사회가 조직원들이 발붙일수 없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고연구원=제가 보는 관점에서 남한에서는 북한을 더욱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정부나 정당이나 학교등에서 과장이나 왜곡은 하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북한 실상을 좀더 알리고 확산되면 불신은 사라지고 4천만이 국론을 모으는 방향으로 애를 쓸 것입니다. ○민족주의 편승,암약 ▲구로다특파원=이번 사건도 「늑대와 소년」을 보는 식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한가지 제언을 하겠습니다. 한국에는 민족주의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김일성은 이같은 민족주의에 편승,남한내 지하조직망을 쉽게 포섭해갔습니다.자기과시욕이 있고 기성관념에 반항하는 젊은이들이 부르짖는 민족주의가 쉽게 이용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한국내에서는 민족주의라는 큰 명제에 대한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장교수=좋은 말씀인데 그에 덧붙이자면우리 젊은이들은 자기가 사는 곳은 교과서적 자유민주주의를 하라고 외치면서도 북한의 사상은 신앙적으로 받아들이는 학문적 편견을 버리라는 것도 당부하고 싶습니다.
  •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지 방중계기 업적찬양 사설

    ◎“노 대통령,민주주의 승리 성취”/“세계의 존경·역사의 영웅칭호 얻을듯”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29일 장문의 사설을 통해 『노태우대통령의 중국방문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의 또 하나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밝히고 『우리는 중국지도자들이 이번에 한국의 노대통령을 환영한 사실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깨닫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논평했다.다음은 이 사설의 요지다. 노태우 한국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으로 민주주의는 아시아에서 또 하나의 승리를 기록했다.중국의 지도자들은 노대통령을 환영함으로써 민주적 자본주의 체제하의 한국이 모든 사람이 알고 싶어하는 나라의 하나가 됐음을 사실로 인식한 셈이다. 중국과 한국은 지난달 외교관계를 정상화했으며 노대통령과 중국지도자간의 정상회담은 한국의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노대통령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새로운 세대에 속한다.1987년 한국국민들이 수십만명씩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를 절규할때 장군출신이며 당시 대통령후보였던노대통령은 하나의 민주화계획을 가지고 정면돌파를 시도했으며 그때 강경노선의 집권자 전두환대통령은 그의 계획에 동의했다. 이같은 과감한 행동의 힘으로 한국은 공정한 선거를 실시했으며 그것을 통해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기반을 구축했고 나아가 경제적 정치적 발전에 상응하는 커다란 명예를 획득했다.노대통령은 민주적 지도자들이 겪는 갖가지 국내외 시련들을 이겨내면서 세계의 존경을 받게 됐으며 20세기 후반의 역사에서 영웅의 칭호를 얻게 됐다. 노대통령은 지난주 뉴욕의 아시아 소사이어티 연설에서 『개방과 개혁과 화해와 협력을 기초로 새로운 세계질서가 형성되고 있으며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주의는 모든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가치관이 됐다』는 그의 철학을 천명했다.그는 이어 이같은 변화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역사적 승리를 대변한다고 피력했다. 노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2월에 끝나게 되는데 한국의 헌법은 그가 다시 출마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그는 그의 후계자를 뽑는 선거가 공정하도록 하는 한 조치로 야당인사가 포함될지도 모르는 중립내각구성을 발표한 바 있다.그는 또 여당인 민자당에서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반해 김일성의 북한이란 황무지에서는 이같은 자발적인 권력이양이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중국의 공산주의지도자들까지도 자유아시아를 위한 노대통령의 비전을 나누어 갖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은 지금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중국에는 한국이 무역과 기업경영에 관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고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의 하나인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국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정권이미지의 고양이란 실리를 취할 수 있다. 한국으로서도 중국이 통상면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대통령이 양상곤주석에게 북한이 보다 깊숙한 핵사찰에 동의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었다. 이 주문에 대한 양주석의 『국제적 압력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응은 고무적인 것은 아니었으나 그러한 논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줄이기 위한 양국의 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는 중국의 지도자들이 이번주 그들이 노대통령을 환영한 사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언젠가 깨닫게 되기를 희망한다.중국은 한반도의 실험을 예의 주시해 왔으며 중국 주변에서 공산주의는 이미 끝장이 났고 발전을 위해서는 민주적 자본주의가 유일한 대안이란 명백한 결론을 이미 내려놓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중국 스스로 그 교훈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 그들은 예사 간첩이 아니다(사설)

    아직도 이땅에 간첩이 발붙이는가.북의 사수를 받는 그들이 대명천지에 혹은 대로를 활보하고 혹은 각 분야의 그늘에서 암약하는가.그들을 부추겨 자금을 주고 사회를 혼란시키는게 누구인가.안기부에 의한 간첩단 구속사건으로 그러한 진상들이 샅샅이 밝혀졌다.그리하여 우리는 남로당사건이후 최대의 사건이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들은 이른바 「민주개혁과 사회진보」라는 가면을 쓰고 남파된 북한의 거물 공작원의 지시에 따라 남한내에 북한로동당 거점조직을 결성하려다 적발됐다.지난번에 폭로된 전형적 지식인 간첩 김락중사건의 충격을 되살리는 장기표와 이근희등이 그들이다.장씨는 이른바 「민주개혁과 사회진보를 위한 협의회」(민사협)의 회장에다 전민중당 정책위의장이었다.우리 정치권 일각을 누벼온 현역 정치인인 것이다. 이씨 역시 비슷하다.이나라 제1야당인 민주당 김대중공동대표의 개인비서로서 국방위원회를 담당했다니 더욱 놀랄 일이다.게다가 이씨는 같은 민주당 소속 이상수전의원의 입법보조원으로 있으면서 국가 주요문서를 빼돌렸다.즉 북한의 조선 로동당원인 황인욱에게 「92년 국방예산안」을 넘겨주었음이 확인됐다.국방예산안은 우리로서 2급군사기밀이다. 사건개요에 조금만 주의를 돌리면 이들의 암약상과 교묘한 언동은 물론 그 사상적 불감증 내지는 의식의 취약성등이 금방 드러난다.황등은 포섭대상자에게 무전기나 난수표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북한과 연결돼 있음을 드러내놓고 공공연하게 활동해 왔는데도 이를 수사기관에 신고하기는 커녕 오히려 북쪽과 연계된 사실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건들과 관련해서 우리에게 더욱 걱정스러운 일은 그들의 명백하고도 확실한 반국가적 범법사실에 대한 일부의 회의나 불신이다.지난번 김락중사건 경우만 하더라도 운동권내지 일부 재야세력에서는 설마하면서 이를 믿으려하는데 인색했다.이번 사건에 있어서도 김대중공동대표가 사건의 내용을 알아차리자 마자 『진심으로 사과하고 관용을 빈다』고 했는데도 「일부」에서는 사태를 일부러 왜곡하려 하는듯한 면도 없지 않았다.명백한 사실이요 일일이 거증되는 실제인데도 믿지 않으려는 입장 또한 우리가 아직도 크게 걱정해야 할 일들이다. 이번 사건의 배후를 이룬 이모라는 여인은 북한 정권 서열 22위권에 드는 거물급 공작원임이 밝혀졌다.지난 80년초이후 강화도지역을 통해 수차례나 드나들면서 북한로동당 강령을 따르는 「조선로동당 중부지역당」이란 지하조직을 구축했다.그것이 엄연한 사실이었다. 세계는 지금 빠른 속도로 쉬지 않고 변한다.우리 대통령이 북경을 다녀오는 세상이다.그럴수록 국가안보체제에는 물론이거니와 자유민주주의의 생활과 의식을 향유하려는 태세에도 한점 흔들림이 없어야 할 것이다.
  • 초중고 통일교육 체계화/내년부터

    ◎미래상 제시… 합리적 대비능력 함양/독일식진통 없게 동질성회복 주력/지침서 2학기중 확정,시달/교육부 내년부터 전국의 각급 학교에서 통일교육이 일제히 실시된다. 교육부는 14일 전국 초·중·고교생들에게 남북이 통일된 조국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통일이후 달라질 정치·경제·사회생활에 대비케하기 위한 통일교육을 내년부터 실시키로 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통일교육지침서를 이번 학기중에 마련,각급 학교에 배포한다. 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은 한·소,한·중수교로 정부의 북방외교가 결실을 맺은데다가 정부의 평화통일 노력으로 빠르면 오는 95년 늦어도 2천년까지는 남북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견됨에 따라 통일독일에서와 같은 경제·사회체제가 다른데서 오는 사회적 갈등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교육부가 통일원·외무부·국방부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서울대 사대 문용린교수에게 집필을 의뢰한 통일교육지침서에는 ▲민주시민교육 ▲민족공동체교육 ▲세계속의 통일한국 ▲통일이후의 외교·안보·국방정책 ▲국내외정세 교육 ▲민족통일국가교육 ▲해외동포교육등이 주내용을 이루게 된다. 교육부는 민주시민교육에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신념과 민주적 절차와 질서의 중요성,민주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킬 방침이다. 교육부는 또 한반도 통일을 둘러싼 최근의 국제적 환경변화,남북한간의 정치·경제·외교적 상황변화를 이해시켜 통일과정에서의 변화와 진통,희생과 양보가 불가피함을 강조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민족공동체 교육을 통해 한민족의 우수성과 국가의 영원함을 강조하고 북한의 현실을 올바르게 이해시키고 우리의 전통문화·역사·관습을 확인시킴으로써 민족적 동질성을 회복시킬 방침이다. 교육부는 통일국가교육에서 조국분단의 역사적 배경과 전쟁의 비극을 소상히 설명하고 남북통일의 전제조건,과정과 절차,통일후 미래상을 제시해줌으로써 합리적인 통일대비능력을 함양시킨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 KAL기 블랙박스 공개해야(사설)

    2백69명을 태운 대한항공(KAL)747여객기가 사할린 상공에서 구소련 전폭기에 격추당한지 지난 1일로 9주년이 지났다.그때의 분노와 슬픔이 아직도 새로운 이날 모스크바에서 날아든 해괴한 뉴스가 우리의 신경을 자극한다.사건의 진상이 기록된 블랙박스가 회수되어 내용이 모두 해독되었으나 최근 열린 대통령평의회가 유족에 대한 거액의 배상문제를 우려해 이를 공개치 않기로 결정했다는 이즈베스티야지의 보도가 그것이다. KAL기를 격추시킨 구소련의 모든 것을 사실상 계승하고 있는 러시아의 옐친대통령이 16일의 역사적인 서울방문을 예정하고 있다.옐친대통령은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KAL기 사건에 관한 철저한 조사와 입수된 모든 자료의 공개및 제공을 통한 진상의 규명을 다짐해왔다.그리고 이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해온 이즈베스티야는 블랙박스의 회수를 오래전 이미 확인했으며 지난달 초순엔 구소련회수의 블랙박스내용이 옐친방한때 공개될 것이라고 폴토라닌 러시아부총리겸 신문정보장관이 시사하기도 했었다.우리는 러시아의 이러한 동향에 고무를 받았으며 기대를 해왔다.역시 새러시아며 옐친대통령이란 생각도 했다. 사실 KAL기사건은 공산독재시절의 구소련이 일으킨 사건이었다.보다 중요하고 근원적인 책임은 반인간적인 공산독재체제와 동서냉전의 이데올로기전쟁에 있다 할수 있는 것이었다.오늘의 러시아는 자유민주주의를 최고가치로 진실을 신봉하며 생명으로 삼고 개방과 개혁을 서두르고 있는 구공산소련과는 완전히 다른 새민주국가다.그런 의미에서도 오늘의 러시아는 그 진상을 은폐해야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철저히 규명하고 진상을 밝히도록 노력해야할 입장이라 우리는 생각한다. 블랙박스내용 공개는 우선 무엇보다도 진실을 위해 필요하다.그런 비극의 되풀이방지를 위해서도 그렇다.책임의 정확한 소재파악을 위해서도 있어야 한다.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죄없는 유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다.유체가 수용되어 비밀화장 혹은 매장되었다든가 생존자가 비밀의 장소에 수용되어 있다는 등의 근거없는 보도가 아직도 나오고 그때마다 불쌍한 유족들이 불필요한 고통을 당해야하는 것도 진상의 규명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동안의 언동과 경위로 미루어 옐친대통령등 러시아 지도자들은 진상을 밝힐 결심인 것으로 보였다.그것이 거액의 보상금문제에 대한 우려때문에 바뀐 것이 사실이라면 큰 유감이 아닐수 없다.오늘의 러시아가 격고있는 경제적 어려움을 모르는바 아니다.때문에 어려운 살림의 우리도 30억달러의 경협지원을 하고있지 않은가.하지만 그렇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면 그보다 더 잘못된 생각은 없을 것이다.구소련의 공산당식 사고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비난과 비판을 면할수 없을 것이다.득보다 실이 더많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즈베스티야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며 그렇게 믿는다.진상이 먼저고 보상은 그 다음이다.가장 중요하고 정확한 진실을 담고 있을 블랙박스의 내용과 구소련국가안보위(KGB)의 관계서류등을 백일하에 공개하고 책임에 따른 응분의 보상을 약속하는 용기있는 결단을 기대한다.그것이 정도요 민주러시아를 위한 참된 길일 것이라 우리는생각한다.
  • 한·중 우호시대에 부쳐/유석렬(특별기고)

    ◎동북아 역학관계 큰 변화온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24일 북경에서 수교서명을 교환함으로써 일본강점에 의해 주권을 잃은 이후 82년만에 양국간 공식외교 관계가 회복되었다.중국을 방문한 이상옥외무부장관과 전기침 중국외교부장은 이날 영빈관인 조어대 방어원에서 역사적인 수교성명 서명식을 갖고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간의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6개항으로 구성된 공동성명은 한중양국이 24일자로 상호 승인하고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여 빠른 시일내에 대사를 상호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중수교는 남북한관계 진전에 여러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전환점을 가져오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첫째,한중수교는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유리한 주변여건을 조성했다.한국과 중국은 국교를 정상화시킴으로써 냉전시대의 적대관계를 공식적으로 청산하고,동북아 질서의 안정을 정착시키기 위한 공동역할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재편기를 맞고 있는 동북아 지역의 세력균형이나 경제질서에 있어서도 한중수교는 일본의 독주를 적절히 견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이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성취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었다. 한중수교는 앞으로 북한과 중국관계를 보다 성숙한 관계로 발전시킴으로써 남북한 관계를 개선시킬 것이다.북한은 그동안 중국의 일방적이고도 편파적인 지지를 배경으로 대남관계에서 비합리적인 행동을 보여왔으나 이제부터는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함께 북한도 보다 합리적인 대화태도를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한편 한중수교 직후 단교상태에 이른 한·대만과의 관계도 장기적으로는 긴밀한 민간차원의 교류를 발전시킬 전망이다. 한중수교는 북한에 일본과 미국에 접근할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주었으며,북한이 합리적인 정책을 추구하는 경우 미·일·중·러시아 4대강국의 한반도 교차승인도 이루어져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은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둘째,한중수교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측면에서 북한을 변화시킬 전망이다. 한중수교로 북한은경제난 가중,국제적 고립심화와 북한주민의 결속해이 등의 어려운 상황을 한번 더 맞게 되었다.이러한 이유에서 한중수교는 북한에 적지않은 충격을 주었으며 북한이 심각한 체제위협을 느꼈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북한은 한중수교에 대해 한동안 침묵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중국정부는 한국과의 국교정상화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우호관계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을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을 금년 가을 중국에 초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중·북한관계는 종래와 같이 유지되도록 쌍방이 노력을 기울일 것이나 앞으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은 크다. 북한은 단기적으로 「우리식 사회주의 우월성」을 보다 강조하면서 주민들의 사상교육과 통제를 강화시키고 체제수호를 위한 내부단속에 역점을 둘 것이다.그러나 얼마 안있어 북한에 실용주의 개방파들의 입장이 강화되어 그들은 북한체제의 수호를 위해서도 점진적인 개방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설 전망이다. 셋째,한중수교는 남북한관계 진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다.현재 남북한 관계는 지난 2월 남북한 기본합의서가 채택된 이후 북한이 각 분과위 협의에서 합의서 채택당시 철회했던 주한미군 철수,방북구속자 석방,국가보안법 철폐 등 주장을 다시 들고 나와 합의서 이행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제거해줄 남북상호 핵사찰을 거부함으로써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었다.한중수교로 북한은 대남관계에서 당분간 경직된 태도를 보일 수도 있겠으나 멀지않아 제한적인 남북상호 핵사찰을 받아들이는 등 남북관계개선의 관건인 핵문제에 대하여 타협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이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 북·일수교,북·미관계개선 등으로 북한은 국제적 고립을 면케되고 남북간에 경제협력의 길도 트이게 되어 남북한 관계가 개선되고 북한이 미·일과의 수교여건조성을 위해 이산가족 고향방문에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중수교로 북한이 서방국들과 수교 및 관계를 개선함에 따라 북한사회는 점차 개방될 것이고,이와함께 북한주민들의 자유와 민주의식 제고로 북한내 1인독재우상화 체제를 허용치 않을 것이다.결국 남북한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복지국가 건설을 위해 통일된 힘을 함께 발휘하게 될 것이다.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미미주리주립대 정치학박사·남다쿠타주립대조교수·평화통일 연구소부소장
  • 숨 쉴 구멍/윤시향 원광대교수·독문학(굄돌)

    장마철이 되면 뜻밖의 사고,특히 축대붕괴에 대비하는 방법을 들게 된다.그런데 흥미있는 것은 축대를 매끈하게 쌓아놓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비가 많이 올 때 축대에 높은 수압이 가해지지 않도록 오히려 군데군데 구멍을 뚫어 놓아야 한다고 한다. 연전에 제주도 여행을 했을 때 들은 얘기도 비슷한 내용이었다.그곳의 세찬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담은 구멍이 숭숭 뚫린 돌담이었다.깨끗하게 바른 시멘트 담은 외관상 튼튼하게 보이지만 버틸 수가 없다는 것이다.허술해 보이는 돌담은 흔들흔들거리면서도 그 세찬 바람을 넘기고 남는다. 바람 이야기가 난 김에 말인데,원래 에어콘 바람을 싫어하기도 하거니와 창을 열면 바람이 좋아 나에게는 에어콘이 별 필요없다.그러나 일반관공서에서는 밀폐식 창문이라 창문도 못 열어 요즘 작업능률이 오르지 않는다고 비명이다.에너지 절약이야 마땅히 해야지만 그것도 기후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마찬가지 작은 예로 이제 「옷갈아 입기에 대한 명상」을 잠깐 해보기로 한다.근래에 행정부는 인제부터 노타이를 착용하기 시작하라 지시했다.각자 재량껏 착용해도 좋을 날짜까지 지시하는 친절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또 얼마전에는 기껏 좀 자리잡았나 싶던 중고생의 복장도 다시 대부문 교복으로 바꿔었다.학생지도에 편리하다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 주된 이유인데 역시 우선 먹기좋은 곶감이 달다는 식이 아닐지. 어쩌면 인류의 순박한 꿈이라 할 수 있었던 공산주의의 쇠퇴는 어디서 비롯되는가.모두가 다 같이 공유하자는 소박한 이상주의적 이데올로기 그 자체 때문은 아닌 것 같다.본질 그 자체보다도 그 이념을 구현하는 방법,다시 말해 그 사회가 개인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장점은 개성이 존중되는 열린 사회라는 것이다.자율성에 의해 유도된 장치들은 지속성을 유지하지만 타율성에 의해 강요된 장치들은 단발성에 그친다. 엉성해 보이는 각양각색의 크고 작은 돌들로 이루어진 제주도의 돌담이 거친 바람을 견디듯이 일부러 축대에 「숨 쉴(?)구멍」을 내 주듯이 우리 사회도 다양성과 탄력성을 유지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 그 놀랍고 뜨거운 권역 순방르포(팽창하는 이슬람:1)

    ◎프롤로그/“제2부흥기” 중앙아에 재응집 바람/탈이념 물결·소몰락으로 압제 벗어나/아제르공등 6개국 회교세력 “뭉치자”/「무주공산」 연고권 노려 이란·터키 외교전 중앙아시아에 거센 이슬람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새로 탄생한 구소련내 회교공화국들은 새로운 구심점을 찾아 연대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란·터키등 강국들은 소련의 퇴장으로 「무주공산」이 된 이 지역에서 맹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과거의 연고권을 내세우며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서방에선 소련의 몰락이 가져온 일시적 「이념의 진공상태」가 이란식의 반서방 회교원리주의나 범터키 회교주의로 메워질 경우 소위 냉전후의 신세계질서는 예측불허의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진단 이 대두되고 있다.본사 이기동모스크바특파원이 이란·터키와 구소련 중앙아 공화국들을 찾아 이슬람바람의 실체와 함께 변화하는 사회상들을 취재,시리즈로 보도한다. ○회교사원 수리 한창 중앙아시아의 이슬람세력들이 다시 「사라센의 칼」을 뽑아들고 있다. 예언자마호메트의 깃발아래 새로운 종교 이슬람교가 아라비아사막에 출현한 것은 서기 7세기초.그로부터 1천4백여년만에 당시 주변 3개 대륙으로 마치 「천지개벽하듯」뻗어나가던 바로 그 기세로 코란경전의 봉독소리가 이 일대에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이 기세의 파장은 북아프리카 해안의 모로코에서부터 중앙아 초원지대를 이미 지나고 있다.아프가니스탄에는 13년만에 다시 이슬람깃발이 나부끼기 시작했고 군사쿠데타로 불발에 그치긴 했지만 알제리인들은 지난 1월총선을 통해 이미 회교국 수립의 의지를 내외에 과시했다. 이슬람「제2부흥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지각변동의 결정적 계기는 바로 이념대립체제의 붕괴와 소련방의 해체.지난 70년동안 공산 소련의 굴레에 묶여 겉으론 무신론자로 살아야했던 아제르바이잔·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등 6개 신생독립국들의 회교도들이 남쪽 카스피해 너머의 이슬람형제들을 찾아나서면서 부터이다. 아제르바이잔을 제외한 신생 5개국 5천 7백만 주민은 인종적으로는투르크계이며 7백년전 아시아대륙을 휩쓴 몽골인들의 후예로 타지키스탄을 제외하고는 모두 투르크계언어를 쓰고 있다.타지크인들은 이란인이 쓰는 파르시어를 쓴다.앙카라의 한 외교관은 『중앙아시아주민 대부분이 터키에 와서 2주일만 배우면 터키말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독립한지 불과 반년이 채 안된 지금 알마아타·타슈켄트·사마르칸트·듀산베등 중앙아 각 도시들에서는 폐허가 된 모스크(회교사원) 수리공사가 한창이고 각급학교는 회교교리를 배우는 학생들로 초만원이다. ○미등 서방에 적대적 다시찾은 이들 이슬람형제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전도사역할을 맡은 선두주자는 바로 원리주의 회교를 표방하는 이란과 세속주의 회교를 앞세운 터키 두나라이다. 전세계는 이 지각변동의 파장을 우려와 의혹의 눈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서방의 몇몇 미래학자들은 소련제국의 멸망과 함께 앞으로 이슬람 원리주의가 자유민주주의의 가장 강력한 위협세력이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동서이데올로기 대립이 사라지자세계를 지배할 유일한 이념은 바로 자유민주주의인 것처럼 보였다.그런데 테헤란의 한 서방외교관의 말처럼 『서방인들의 눈에 테러·보복·혁명수출이나 일삼고 시대착오적인 신정일치를 고수하는 이슬람원리주의가 기세를 더하고 있으니』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는 것이다. 서방국 중에서도 특히 이슬람의 부흥에 우려를 가진 나라는 바로 미국.미국의 우려는 바로 이슬람이 갖고있는 반미·반서방 목소리와 기질에 기인한다.이슬람이 「성전」을 외치며 본격적으로 정치세력화한 결정적 계기는 바로 지난 1979년 호메이니옹의 주도로 이룩된 이란혁명이라 할 수 있다.그리고 이란혁명의 주된 구호중 하나가 바로 「대악마」로 지칭된 미국과 서방에 대한 원색적인 적대감이었다.테헤란국제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대로변이나 테헤란시내 관광호텔 로비에는 지금도 「미국을 타도하자」는 대형 플레카드들이 내걸려 있다.이란혁명 직후 과격학생들에 의해 4백44일간 점거당했던 과거 테헤란주재 미국대사관 담벼락에는 「미국에 처절한 패배를 안겨주자」「미국이추구하는 힘은 정글의 법칙」등의 구호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어 미국에 대한 이란인들의 증오가 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테헤란의 한 언론인은 『이슬람이 서방에 비판적인 것은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불만때문이다.서방제국주의는 이슬람의 전통을 왜곡시키려 했고 이슬람이 열등한 문화라는 인식을 전파시켰다.그들은 이슬람세계에 억압적인 세속정권을 수립했으며 이스라엘 건국을 통해 긴장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서방국뿐아니라 이집트·사우디 아라비아·요르단 등 억압적인 민족주의와 왕정을 고수하고 있는 「온건」아랍국들도 코란·종교전통에 바탕둔 회교 원리주의 정치적 바람에 놀라고 있다. 아프간의 무자헤딘 파벌들은 새 국가를 이끌 법률토대를 회교율법 「사리아」에 두기로 합의했다.중앙아 구소련 신생독립국의 회교원리주의자들 또한 아프간의 뒤를 따를 것을 다짐하고 있다.중앙아 지역서 회교부활을 위해 싸우는 타지키스탄 이슬람 복원회의 한 간부는 『우리사회의 모델은 예언자 모하메트가 제시했던 교리이며 모든 것은 알라신이 지시한대로 이루어질 것이며 탈선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접경지역 영향 중국도 타지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3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이슬람교도가 태반인 서부 신강자치주등에 이슬람 원리주의·민족주의의 여파가 미칠까 걱정이다. 이란·터키 정부관리들은 하나같이 중앙아 회교형제국들과의 관계개선은 오로지『형제국끼리의 우애와 경제적 도움을 나누기 위한 것일뿐이지 결코 외국인의 목을 자르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며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보이려 하지 않았다. 테헤란의 한 몰라(종교지도자)의 말처럼『이슬람은 기독교 못지않게 평등·사랑등 보편적 가치를 신봉하며 증오·보복을 일삼는다는 것은 서방,특히 미국이 퍼뜨린 편견』일지도 모른다. 중앙아 일대에서 일기 시작한 이슬람 바람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그리고 이 바람의 여파는 과연 우려할만한 것인가.
  • 한­러시아 「우호·협력의 레일」놓는다/옐친 9월공식 방한의 의미

    ◎“동북아평화 정착의 두축”재확인/시베리아 진출등 실질경협 가속/북한개방 촉진… 남북관계 개선도 기대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대통령의 오는 9월 공식 방한은 한·러 양국관계가 명실상부한 우호협력국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는 90년 12월 노태우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과 지난해 4월 고르바초프 구소련대통령의 제주방문을 통해 다져졌던 한·구소련간의 선린관계를 한차원 높게 격상시키는 것이다. 이같은 관계발전은 엘친대통령이 방한기간중 노태우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서명하게될 「한·러기본관계조약」을 통해 구체화하게 된다.이조약은 90년 12월 한·구소정상회담에서 채택한 「모스크바」선언의 정치적 의미를 법적 구속력과 실천성을 갖는 우호협력차원으로 심화시키는 것이다.즉 양국이 우호협력국으로서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법적 합의로 규정할 수 있다. 양국은 이 기본조약을 기반으로 이해와 우호를 증진시키며 정치·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동반자관계로 접어들게 됐다. 이조약은 이상옥외무부장관이 지난번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당시 체결에 합의를 본 것으로 오는 8월 쿠나제 러시아외무차관의 방한때 가서명될 예정이다. 이제까지의 실무교섭을 통해 확정단계에 이른 이조약에서 두나라는 「양국 공통의 역사에 있었던 불행한 시대의 결과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노력하며…자유민주주의 인권존중 시장경제체제등의 가치관을 공동추구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또 조약본문에는 「양국간 무력위협과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모든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조항을 삽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옐친대통령이 이외무장관에게 밝혔듯이 『러시아는 소련과는 완전히 다른 나라』라는 점을 함축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러시아가 새로운 가치이념으로 태어난 만큼 한·러 관계도 과거의 불행했던 역사를 딛고 새출발해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옐친대통령은 양국간 과거청산노력의 일환으로 방한기간중의 국회연설을 통해 6·25와 KAL기 격추사건에 대한 사과의 뜻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옐친대통령이 구소련의 KGB에서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KAL기 격추 관련자료를 우리측에 제공할 것인지 여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양국간 기본조약에도 명시되듯이 옐친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동북아평화질서 정착에 중요한 발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남북한관계개선,특히 북한의 개방화에 대단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동북아의 역학구조적 측면에서 옐친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한·러시아의 직접적인 우호협력관계확립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이는 구소련이 대한관계에 있어 일본등 주변국가들과의 힘의 균형및 관계개선을 염두에 두었던 것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대한관계증진에 있어 러시아의 이같은 적극적인 태도는 이미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은 한중관계정상화를 더욱 촉진시키는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옐친대통령은 이미 『북한과의 이데올로기적 유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한걸음 더 나아가 옐친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남북한문제,특히 핵문제에 있어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러시아정부의 방침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일련의 상황이 이어질 경우 북한은 국제적으로 더욱 고립될 수 밖에 없고 내부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감안할 때 자구책 차원에서 대외개방화,특히 남북한관계개선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한·러시아간의 이같은 관계증진은 지난해 4월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의 제주회담에서 양국간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미 정해졌던 수순으로도 볼 수 있다.특히 보다 개혁적인 옐친대통령이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전면에 나섬으로써 「시간문제」로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옐친 등장이후 국제적 여건이 러시아가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이른바 한·소경협에 대한 기대다. 옐친대통령은 2박3일간의 체한기간중 우리 기업인들과 직접 접촉을 갖고 우리기업의 대러시아투자를 유치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베리아와 천연자원 개발에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구소정부간에 체결됐던 30억불의 경협차관과 관련,상환보장장치의 보완을 약속하며 잔여분 15억3천달러의 제공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 정부도 이에대해 상당히 호의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정부로서도 풍부한 자원과 우수한 과학기술을 보유한 러시아와의 실질협력증진은 대외지향적인 우리경제의 활동영역을 확장한다는 면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옐친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소연방해체이후 출범한 러시아연방의 대통령으로서 첫번째 한반도방문이라는 점도 역사적 의미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 한반도와 러시아(사설)

    세계의 변화를 새삼 실감하는 느낌이다.공산주의 종주국이었으며 북한공산정권을 만들어낸 장본인의 나라 구소련의 후신 러시아가 사실상의 대북한 결별선언을 하고 나섰다.러시아를 방문중인 우리외무장관과의 회담자리에서 나온 옐친러시아대통령의 선언인 것이다. 북한과의 이데올로기에 의한 유대는 끝났으며 61년 체결된 러시아·북한간의 상호원조조약은 이미 효력을 상실했다고 선언했다.핵등 군사기술을 포함하는 어떤 대북한 지원도 있을수 없으며 러시아는 아태지역에서 한국과의 관계에 우선권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북한은 인권을 존중하고 남북대화에도 진지한 노력을 보여야 한다며 그것없인 러시아의 정상적인 대북한관계는 있을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민주화개혁에 박차를 가하고있는 러시아다.오는 9월 러시아대통령의 역사적인 방한을 앞두고 있다.당연한 순서의 발언이요 선언이라고 생각한다.러시아의 대한반도 우방관계가 북한에서 남한 곧 한국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절차라 할수 있을 것이다.옐친은 서울을 방문하는 최초의 러시아대통령이 될것이다.한반도 분단과 6·25,그리고 KAL(대한항공)여객기격추사건등 불행했던 과거에 대한 사과도 있을것으로 기대 되고 있다.「자유민주주의와 인권존중및 시장경제체제등의 가치를 공동추구한다」는 전문의 한·러기본관계에관한 선린우호협력조약의 체결도 합의된바 있다.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명실상부한 우호동맹국의 관계로 발전하게될 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한국·러시아관계의 발전을 보면서 북한이 받게될 충격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공산종주국 구소련의 공산주의 소멸에서 이미 예고된 순서의 진행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충격을 받고 심한 고립의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어떻게 수용하고 대응할지 주목된다.우리는 러시아와 북한관계의 악화내지는 단절을 원하지않는다.그것은 남북한 어느 쪽에도 바람직한것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정상적인 관계를 위해선 인권을 존중하고 남북대화에도 진지한 노력을 경주해야한다고 강조한 옐친대통령의 발언을 특히 주목하지않을 수 없다.북한의 인권개선을 정상적인 대북한관계유지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그것은 말하자면 공산주의포기와 민주화개혁요구라 할수있다.성의있는 호응을 기대하고 싶다.그것은 오늘의 시대적 요구요 대세이며 역사의 방향이다.러시아의 요구가 없어도 스스로 지향하고 서둘러야할 일인것이다.북한이 통일을 앞당기고 민족공동의 이익에 기여할수 있는 유일의 남은 길이라고 생각한다. 러시아와의 급속한 관계증진을 보면서 우리는 또 통일후의 한국도 생각하지않을수 없다.우리는 통일후의 한미우호협력관계를 다짐한바 있다.일본·중국과의 관계도 소중하겠지만 러시아와의 관계도 대단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통일민주한국과 민주러시아의 이해는 상충보다 일치가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그리고 러시아와의 관계는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가 더 중요할 것이다.한반도의 지정학적 여건이나 러시아의 잠재력을 감안한 미래지향적 우호협력관계를 다져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국회의장 개회사 요지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세계는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기 위하여 엄청난 진통을 겪고 있읍니다.북한의 핵문제,일본의 PKO 참가문제,환경문제,남북문제등 큰 변수들이 빙산처럼 도사리고 있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가치관의 혼란과 많은 경제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따라서 14대 국회의 임기는 과거 어느때보다도 할 일이 많은 어려운 시기가 될 것입니다.이러한 역사적 임무 앞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먼저 국회 자체의 총체적인 지도력을 일으켜 세워야합니다.권위주의적이거나 일방통행적인 명령에 의해 유지되는 사회는 사라지고,국민적 합의를 찾아가는 선진형 질서가 필요한 때가 되었습니다.그런 의미에서 국회야말로 다원화된 산업사회의 다양한 이해와 욕구를 한데 모아 국민적 합의를 조율해 내기에 가장 적합한 기구일 것입니다.우리 국회의원들이 이미 결정된 당리당략에만 절대 복종 한다면 민의의 전당이란 공동화 될 것이며 의회제도의 종언을 가져올 것입니다.국민들은 충분한 토론과 민주적 절차,진솔한 대화와 지혜로운 타협이 있는 성숙한 의회정치를 원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이제 국가운영은 행정부 중심에서 국회 중심으로 옮겨와야 할 시대가 다가온 것 같습니다.산업사회가 발달할수록 행정부의 기능과 권한이 커지는 것은 피할수 없는 추세이지만,발전해 가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회의 위상과 기능은 결코 축소될 수는 없습니다.국회가 단순히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능에 만족하지않고 정치·경제·민생·통일·국제문제등 모든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주도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할 때,비로소 국회는 이러한 역사적 소명에 충실할 것입니다.거기에는 정상적인 의회운영이 전제되어야만 합니다.
  • 한­러시아 「기본조약」 확정/양국 외무장관

    ◎“우방국관계… 무력행사 금지”명시/이중과세 방지·문화협정 체결 합의 【모스크바 연합】 러시아를 방문중인 이상옥외무장관과 안드레이 코지레프 러시아외무장관은 29일 상오(한국시간 29일 하오) 러시아외무부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간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문안을 확정,오는 9월 보리스 옐친대통령이 방한할때 양국정상간에 서명키로 합의했다. 전문과 본문 14개조로 구성된 이 기본조약 제1조에서 양국은 「우방국으로서 영속적인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킨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전문은 「양국 공통의 역사에 있었던 불행한 시대의 결과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노력」키로하고 「자유민주주의 인권존중 시장경제체제등의 가치관을 공동추구한다」고 돼있다. 한·러외무장관은 이 조약 본문에서 「양국간 무력위협과 무력행사를 금지하고 모든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경제 산업 무역 투자 과학기술 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 위해 관련협정체결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점을 규정키로 합의했다. 이장관과 코지레프장관은 또 옐친대통령의 9월 방한이 양국관계 심화에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옐친대통령 방한시 국회연설을 추진키로 했다.
  • 평화통일의 토대 닦았다/「6·29」 5주(해외 특별기고)

    ◎비탈리 이그나텐코·이타르타스 통신사장 전 소대통령 대변인/한­소수교로 동북아해빙 서막올려 한국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살아남은지 30년 되던 해부터 세계 10대 무역국으로 성장했다.뿐만아니라 세계평화수호에도 큰 기여를 하는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됐다. 냉전이 남긴 비극의 마지막 장인 한반도에서 동서의 운동선수들이 모두 참가해 치러진 지난 88년의 서울올림픽은 경제면에서는 물론 세계평화에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 좋은 예가 됐다. 1987년 6월 29일 지금의 노태우대통령이 주도한 『민주개혁에 관한 선언』은 경제발전수준에 걸맞는 민주화를 갈망하던 한국민의 욕구를 충족시켰다.6·29선언으로 한국은 급속한 속도로 민주화를 이루어나갔다.한국사회는 과거의 권위주의체제를 청산하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정착시켰다.지난 5년간의 민주화과정을 통해 자유와 자율의 기풍이 사회 모든 분야에 퍼져나갔고 새로운 민주질서가 확립됐다. 과도기간중 사회각계각층의 욕구가 분출돼 사회의 안정과 질서가 침해됐던 것도 사실이다.몇몇 과격단체들이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해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했던 사실은 이곳 모스크바에서도 잘알고 있다.우리는 TV화면을 통해 관공서와 경찰관서까지 대상으로 삼아 벌어지는 폭력적인 행동들을 자주 목격했다. 민주주의는 법질서 준수의 바탕위에서만 얻어질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알고있다. 전두환씨가 1988년 자신의 통치기간중 저질렀던 전횡을 시인함으로써 한국에서 박정희식 통치 체제는 사실상 끝났다.나는 그 시점이 바로 한국의 민주화에 중요한 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바로 이때 한국은 세계전역에서 전개되던 사회·정치의 진보적인 새 조류를 과감하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앞으로 한국민은 다음의 3가지 과제를 우선적으로 완결시켜야 한다.첫째,노대통령이 시작한 자유민주주의를 모든 생활면에서 안정적으로 이루어야 한다.둘째,계층간 격차를 점차적으로 해소해 복지국가를 건설하는 일.세번째로는 한반도에서의 냉전해소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남북한간 대결을 끝내고 평화통일의 길을 닦아나가는 것이다. 이 일들은 매우힘겨운 과제임이 분명하지만 그 토대는 이미 만들어져 있다. 노대통령이 대외정책부문에서 이룬 성과들은 물론 전세계적인 데탕트와 동유럽 및 구소련땅에서 스탈린주의체제가 붕괴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하지만 한국은 강대국들의 갈등이 빚은 자신들의 역사적 비극상황을 이 주변변화의 기회를 이용해 바꾸었다. 소련은 당시 한국이 급속한 속도로 변화를 해주었기 때문에 한국에 접근하게 됐다.물론 한국의 경제발전은 이때 소련이 접근하게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 ◎88올림픽 성공적 개최… 세계평화에 기여 구소련 공화국들은 한국의 경제적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국과 밀접한 경제관계를 맺기 위해 힘쓰고 있다.소련에서 한국에 대한 접근필요성이 최초로 제기된 것은 주간 「노보예 브례미야(신시대)」를 통해서였다. 당시 「노보예 브례미야」는 사설에서 『1970년대 중국이 일본에 접근했던 것과 같이 한국은 소련의 중요한 경제파트너가 될수있다.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경제통합 분위기로 말미암아 소련과 한국의 접근은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것이 됐다』고 썼다. 한국은 이제 자신들이 경제·정치면에서 어떤 나라와도 경쟁이 아니라 협력관계를 유지할수 있음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 특히 모스크바 당국자들을 감동시킨 것은 한국의 민주화였다.당시 소련언론들은 『한국은 1987년 대통령선거를 통해 합헌적이고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루어냈다.이제 두나라 관계발전에 정서적 장애는 모두 제거됐다. 한국은 권위주의체제로부터 민주적체제로 성공적으로 이행한 경험을 가진 나라다.행정정치면에서 중앙통제체제를 청산하고 다원화 사회를 이루어야 할 소련으로선 유사한 과제를 이루어낸 한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6공화국의 주요업적으로 「북방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북방정책은 소련­한국관계 발전을 가능케한 한국측 새 정치상황의 주요한 한 요인이다.북방정책의 덕분으로 한국과 소련은 1990년9월 30일 『양국간 우호관계와 전면적인 협조를 기대하면서』외교관계를 수립했다.이 역사적 결정은 9월30일 유엔본부에서 있은 양국외무장관 공식회담에서 결정됐다.1904년 당시 조선과 러시아제국이 외교관계를 단절한 지 꼭 86년만의 일이었다.당시 필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대변인으로서 이 뜻깊은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수 있었다. 한국으로서도 소련과의 외교관계수립은 큰 외교적 성공이었다.이는 40년 이상 전쟁상태에 놓여있던 양국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두나라의 관계정상화는 나아가 동북아시아에 남아있는 냉전의 한 조각이 녹기 시작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동북아지역 안보상황의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는 한 사건이었다.다시말해 한소관계 정상화는 바로 동북아지역에서 대결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5년전 노대통령의 6·29선언은 바로 이 대단원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북한 망명정부」수립 추진/박갑동씨 등 전 평양고위층

    ◎내년 3월 워싱턴서 지난 1월 모스크바에서「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을 결성,반김일성독재체제투쟁을 선언한 바 있는 해외망명 전북한고위인사들이 내년 3월 북한의 현행 사회주의 헌법을 대체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신헌법」을 채택하고 미국 워싱턴에 망명정부를 수립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상임의장 박갑동씨(73·전남로당지하총책)와 이 단체의 핵심인물로 활약중인 중앙상임위원강상호씨(83·전북한내무성부상)는 「인간개발연구원」(회장 이규호)이 25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강연회에 참석, 「김일성부자체제의 허구성과 우리의 통일문제」란 주제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신헌법의 초안이 오는 8월23일 CIS카자흐공화국 수도 알마아타에서 열릴 예정인 「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제2차대회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밝히고 이 자리에는 반김일성투쟁에 뜻을 같이하는 해외인사 6백∼7백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제정 작업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남한의 법학자들이 맡기로 했으나 신변안전상 이들의명단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갑동씨는 신헌법의 기본틀및 내용과 관련,『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초를 둔 보다 진보적인 내용의 헌법이 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초안 발표후 공청회등을 통해 남한및 해외인사들의 충분한 자문을 거친 뒤 내년 3월 최종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8·15범민족대회」 봉쇄 비상/범민련 남측준비위

    ◎서울서 또 불법정치행사 계획/친북한성향 해외교포 참가 추진/“남한에 거점” 북 전략에 이용우려/시민들,“고향방문 무산될라”개탄 재야의 이른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남측본부 결성준비위원회」(위원장직대 강희남)가 오는 8월15일 서울에서 남·북한 및 해외인사가 참가하는 「제3차 범민족대회」를 갖겠다고 발표,정부당국을 긴장시키고 국민들에게 깊은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있다. 공안분야 전문가들은 「범민련」이 25일 발표한 이같은 일방적 계획은 남북한 당국이 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는 합의서를 채택하고 오는 8월 「8·15이산가족 노부모방문단 및 예술단교환사업」의 협의를 계속하고 있는 마당에 통일논의분위기를 오히려 혼란에 빠뜨릴 위험마저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전문가들은 『친북성향의 해외동포등이 참가하는 「범민족대회」는 북한에서 김정일체제를 확립하고 남한에는 「범민련본부」를 결성하려는 「조총련」의 올해 2대사업목표와도 일치해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에 남한의 재야·운동권인사들이 놀아나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계획대로 남한에 「범민련본부」가 결성되면 일본의 「조총련」을 중심으로 한 「일본본부」와 독일의 「베를린본부」「미주본부」등을 잇는 대남적화 연계망을 구축,안팎에서 우리정부를 곤혹스럽게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범민련」남측본부 준비위원회는 이번 서울대회의 개최와 함께 이른바 「남북합의서의 조속한 이행을 위한 대중운동」을 전개하고 이를위해 2단계 활동계획을 세워 「반전·반핵·미군철수운동」과 「연방제통일」을 위한 이른바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의 소집까지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계획하고 있어 더욱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범민련」측은 또 오는 7월7일 국가보안법의 철폐와 「장기수」의 석방을 위한 단식투쟁을 벌이고 남쪽과 북쪽에서 「국토순례대행진기행」도 추진,우리사회에 또 한차례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 당국에서는 이에대해 『「범민련」측의 이같은 행위는 북한의 사탕발림에 현혹된 일부 재야운동권의 무분별한 통일운동이기 때문에 결코허용할수 없으며 통일문제의 창구는 정부당국으로 일원화돼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합의』임을 거듭 분명히 하고있다. 통일원의 한 관계자는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된 상태에서 북한이 아직도 남한사회를 교란할 목적으로 이같은 불법정치행사를 기도하고 일부 국내재야단체들이 이에 동조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고 『정부는 이미 두차례나 「범민족대회」의 개최를 중지하도록 엄중경고한 바 있듯이 이 행사를 원천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조영황변호사(53)는 『남북한 당국 실무자들 사이에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국가보안법철폐」·「미군철수」운운하며 「범민족대회」를 개최하려는 것은 실정법차원에서도 문제가 있을 뿐아니라 대화진행에도 방해만 될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하나 남북한간의 상호이해와 관계발전에 역행하는 이같은 주장과 행사는 역효과만 초래하므로 국민들의 정서에 혼란을 일으킬 주장과 행동은 지양돼야한다』고 말했다. 황용주중앙대 건설대학원장(62)은 『북한의 통일정책인 「연방제통일」을 위한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를 소집하겠다는등 「범민련」측의 주장은 우리 정부의 통일정책과 어긋날 뿐아니라 북측에 이용당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실향민인 김진철씨(57·상업)는 『「범민련」의 서울집회결정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있는 남북교류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이들이 정치성 집회를 끝내 고집해 8·15 이산가족교류를 무산시킨다면 1천만 이산가족의 지탄을 면치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42년이 지난 「그날」아침에/이형근

    6·25전쟁 3년1개월은 평생을 군인으로 일관한 나에게는 한마디로 치욕적인 전쟁이었다. 군인이 싸우면 이기든지 지든지 둘중에 승부를 내야 하는데 4백만명의 동족이 숨지고 1천만명의 이산가족을 만든 전쟁이 휴전으로 끝이 나고 아직도 통일을 이루지 못한것은 수치스러운일이 아닐 수 없다. 휴전협정이 조인된지 39년이 지난 지금에도 휴전선일대에는 남·북한 1백여만명의 장병들이 대치하고 있다. 1백55마일 휴전선에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긴 휴전의 역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장병과 무기가 집결되어 있다. 소련이 와해되고 동유럽권이 붕괴되는 등 세계사적인 변혁이 일어나고 있으나 한반도 안보상황만은 변화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전쟁은 아직도 계속중이며 진행중이다. 통일을 하는데는 반드시 상대방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의 김일성이 진정으로 조국의 평화적인 통일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은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핵개발과 무력증강을 계속하고 있다.북한은 외교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려 하지 않고 있다. 남북기본합의서가 발효됐는데도 지난 5월22일에는 북한의 무장침투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침투해 왔으며 북한은 유엔군측의 군사정전위원회 개최제의도 묵살하고 있다. 휴전협정에 명시되어 있는 군사정전위원회 기능이 1년이상이나 정지되어 있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데도 북한 위정자들의 대남적화통일전략은 변하지 않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들의 성급한 통일논의와 함께 과격한 시위에서 인공기가 등장하는 사실을 보고 전쟁을 지휘한 군인의 입장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6·25 전쟁기간동안에 학생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군번도 없이 종군,7만여명이 죽어갔다. 42년전 낙동강 전선에서 이름없이 숨져간 수많은 학도병들의 애국심이나 현재의 대학생들의 애국심이나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체제수호를 위해 숨져간 학생들과 적화통일도 좋다는식의 감상주의적인 통일론을 펴는 학생들과의 의식의 차이는 대단한 것이다.통일은 반드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통일이 되어야 한다. 적화통일도 좋다는 식의 성급한 생각은 필경 우리 모두를 공산주의의 노예로 만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소련과 동유럽국가들도 버린 사회주의·공산주의 체제는 북한에서도 멀지않아 붕괴될 운명에 처해 있다. 6·25당시 우리 국군의 병력은 9만5천명밖에 안되는데다 소총과 수류탄도 별로 없었다. 북한은 만주와 소련에서 전투경험을 한 직업군인들을 중심으로한 병력 20만명과 전차 2백42대,포 7백28문,전투기 2백11대로 국군과는 비교도 되지않는 우세였다. 당시 북한이 보유한 소련제 T34탱크는 공산권이 가진 가장 우수한 탱크였다. 장갑능력도 뛰어나고 기동력도 우수하며 소형이어서 좁은 길이나 험준한 산악지역에서도 훌륭히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는데 우리가 가진 중기라고는 고작 M8장갑차 27대뿐이었다. 6·25 발발당시 대전의 2사단장이었던 나는 이날 상오 육군본부의 김백일참모차장으로부터 북한이 38선을 돌파,남침했으니 부대를 의정부로 옮기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시 2사단은 사단본부만 대전에 있고 청주·천안·온양에 1개연대씩 주둔하고 있는 향토사단이었다. 사단본부 병력을 인솔하고 노량진을 거쳐 용산에 도착해보니 국군은 이미 패주중이고 북한군은 탱크를 앞세우고 파죽지세로 남진하는 상황이었다. 부대를 잃은 패잔병과 지휘소를 잃은 부대장,고향을 잃은 실향민,부모와 자식을 잃은 고아와 가장들의 비참한 행렬이 이어졌다. 전선이 무너진 상황에서 후방의 병력을 전선에 투입한다면 계속해서 먹힐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육본에서는 무기도 장비도 없이 후방의 병력동원에만 열중했다. 전선에 병력이 투입되면 궤멸되어 없어지고 다시 병력을 모으고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사이 대전·대구까지 밀리게 됐다. 50년 9월은 내 생애에서 가장 비참한 달이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전쟁중 영양실조로 숨지고 막내동생인 이상근준장이 청송전투에서 전사해 집안이 풍비박산이 됐다. 50년 10월에 초대 3군단장에 취임해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과 서울수복에 이어 38선을 돌파,북진대열에 참가하게 됐다. 3년전쟁의 결과는 국토의 초토화와 폐허뿐이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국방력과 경제력 두 가지 힘을 길러야한다.
  • 6·25는 우리에게 무엇인가/참전·전후세대 좌담

    ◎“통일의지 가다듬는 「역사의 거울」삼아야”/「상잔의 비극」 잊으면 제2불행 초래/“젊은층 북한 몰라… 통일 접근 신중히”/깨어있는 젊은이 많아야 한반도 앞날 밝아 6·25동란 42돌을 맞았다.전쟁이 일어난뒤 강산이 네번이나 바뀌고 당시 태어난 사람들은 이제 장년이 되어 사회각분야에서 중견으로 활약하고 있다.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아직도 동족상잔의 비극이 생생한데 젊은 세대에게는 6·25가 한낱 역사속의 「사건」으로만 여겨져 가고 있다.인공기가 내걸리고 북한의 상투적인 구호가 그대로 외쳐지는 현실에서 우리는 6·25를 어떻게 해석해야하며 또 무엇을 배울것인가.전쟁을 겪은 세대와 전후세대가 한자리에 모여 6·25의 참뜻을 되새겨본다. ▷참석자◁ ▲배명오씨(63·전 국방대학원 교수) ▲김용승씨(53·월간 「한사랑」 주필) ▲박현정양(21·동덕여대 의상학과 3년) ▲배명오교수=전쟁의 비참한 날들이 아직 생생하고 6·25의 상처가 다 아물었다 할 수 없는데 벌써 42년이 흘러갔습니다.저는 서울대 3학년 재학중 6·25가나 바로 육군종합학교에 입학했다가 참전했습니다.숱한 격전을 치르며 살아남은게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러나 해마다 6월만 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6·25가 역사 속으로 묻혀가며 잊혀지는게 섭섭하고 우리 국민의 80%나 되는 전후세대들이 북한을 너무 모르는게 안타깝고 국민들의 성급한 통일욕구가 불만스럽기 때문입니다. ▲김용승주필=저는 국민학교 6학년때 전쟁을 맞았습니다.지긋지긋했던 피란살이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전후세대가 들으면 「또 고리타분한 이야기하는구나」하며 외면할지 모르지만 저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자』는 것을 강조합니다.누가 누구를 위해 피를 흘린 것인가를 생각해야 된다고 믿습니다. 개인이 잘 되려면 웃어른을 잘 모셔야 되듯 나라도 공세운 유공자들을 위해야 잘되는 것입니다.이 말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로부터 대접받자는 뜻이 아닙니다. 요즈음은 축구만 잘해도 국가가 예우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참전세대는 어림잡아 1백59여만명 되는데 이 가운데 47만명이 생존해 있습니다.특히 전쟁부상자 1백10명은 보훈병원에서 40여년을 보내고 있습니다.이들의 영예를 선양해 줄 때 국민적 구심점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박현정양=저는 솔직히 이런 자리가 어색해요.부끄러운 말씀이지만 6·25에 대한 인식도 매우 적었습니다. 과연 6·25를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저는 당혹스럽습니다.대학생활을 하면서도 이데올로기의 홍수에 혼돈을 느끼고 있습니다.난롯불에 직접 손을 덴 사람과 그저 막연히 「아,뜨겁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과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국민학교때에는 학교에서 「상기하자,6·25」라며 표어를 만들고 포스터를 그리기만 했을 뿐입니다.그리고 대학에 들어와선 그런 막연한 개념들을 자연히 잊어버렸습니다. ▲배교수=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는 대륙과 해양세력의 중간에 위치,항상 그 영향을 받게 돼있습니다.우리가 한반도에서 생존하는 한 현재는 물론 2000년 이후에도 전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항상 있습니다.이 때문에 우리는 6·25전쟁을 망각해선 안됩니다. 서울을 보십시오.「세계적 대도시」라고들 합니다만 그게 자랑거리가 안됩니다.많은 안보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너무 밀집되어 있습니다.그리고 자본주의의 좋은 점보다도 취약한 요소들이 도처에 많습니다. 안보·국방은 더욱 투철히 해두어야 하는데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김주필=통계에서 보면 우리민족이 9백여차례나 외국으로부터 침략을 받았다고 합니다.여기에서 우리는 더이상 전쟁이 되풀이 되어선 안된다는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자신의 과거를 설명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또 과거를 되풀이할 수 밖에 없다』는 인도속담은 우리에게 던지는 경구입니다.우리민족의 역사의식은 유감스럽게도 매우 약합니다.전쟁이 끝난지 불과 39년입니다.그런데 현재 우리국민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 히로시마 평화의 집앞에는 이런 비문이 있습니다. 「그들을 용서할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다」무서운 경구입니다.평화를 지키는 힘도 중요하지만 역사를 망각하지 않는 국민의식이 더욱 중요합니다. ▲박양=두분께서 저희 젊은 세대에 대한 지적을 많이 해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자본주의의 영향탓인지 물질만능에 젖어 정신적인 것을 많이 잃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다수 젊은이들은 깨어 있는 정신을 갖고 있다고 자부해요.각자 개인들이 작은 일부터 질서를 지키고 건전한 시민의식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교수=좋은 말입니다.민족혼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들도 많다고 봅니다.박수갈채를 보낼만한 훌륭한 젊은이들도 많아 한편으로는 마음든든합니다. 그들의 의식이 깨어 있는 한 우리민족의 통일에 대한 미래는 꽤 긍정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통일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국민들을 공연히 들뜨게 해서는 안되겠지요. 그러나 최근 우리의 통일정책은 너무 양보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과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주필=통일 문제를 논의할 때 우리 국민의 교육열이 높다는 사실도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높은 교육열을 잘만 활용하면 통일문제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접근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또 최근 우리 것을 찾자는 움직임이 각계에서 번지고 있는 데 이것도 제대로 방향을 잡아주면 민족통일문제와 접목을 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양=역사는 항상 되풀이된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6·25는 우리에게 역사적인 거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젊은 세대들이 불행했던 과거를 배우고 익혀서 다시는 민족의 비극이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것 찾기,우리 물건쓰기운동도 한창인데 이럴때 애국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시키면서 국민의 정신력을 한데 모으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6·25가 우리에게 건전한 의식을 갖게 해주는 역사적 거울로 우리에게 다가설 수 있다고 봐요. ▲배교수=통일문제와 관련해 최근 우리 체제만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어 유감스럽습니다.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론을 제기하고픈 생각이에요.우리의 현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한반도에서의 통일은 대한민국 주도하에 이뤄져야 하며 체제와 이념은 자유민주주의에 바탕을 둬야 할 것입니다.▲김주필=우리에게 있어서 내부의 갈등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 점 겸손하게 받아들이면서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고 순화시키는 노력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한 방법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배교수=젊은이들은 남북고위급 회담차 서울에 온 북한 대표단들의 미소와 유연한 자세를 보았을 것입니다.그러나 그 온화한 미소뒤에는 지난 5월22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비무장지대에 침투한 북한 무장침투조의 양면성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박양=동족상잔의 전쟁은 다시는 없어야 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힘의 축적이 필요하다고 보며 경제성장과 함께 정신적 가치관의 확립이야 말로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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