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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집회 ‘인원제한’ 안된다

    신고된 집회시간을 넘기고 참가 인원이 늘어났다는 이유로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무더기로 연행·입건하는 등‘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을 경직되게 적용해서 논란이일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지역에 따라 집회 참가 인원을제한하는 쪽으로 집시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어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주말마다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와 시위가 벌어지는 바람에 시민들이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상인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등 집회와 시위의 폐해가 큰 것은 사실이다.이같은 실정에서 검찰은 서울의 경우 도심지역은 집회 참가 인원을최대 500명으로 제한하고 그밖의 지역은 1,000명으로 제한한다는 것이다.결론부터 말하면,검찰의 이같은 발상은 현실성이 없을 뿐 아니라 부작용만 가져온다.집회 현장에서100명씩 줄을 세워 인원수를 확인하겠다는 것인가.확인 결과 인원수가 초과되면 해산을 명령하겠다는 말인가.공연히집회 참가자들과 경찰간에 충돌만 불러오게 될 것이다. 집시법의 기본 정신은 집회와 시위의 규제가 아니라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를 보장하는데 있다. 국민은 집회·결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헌법에 의해 기본적 권리로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폭력적인 집회와 시위는 실정법에 따라 처벌하면 된다.사후 처벌보다 사전 예방이 최선이긴 하지만,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사안에서는 사회적 비용은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비용’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검찰은 시위 빈발지역의 주민들이 입는 피해를 구제하기위해 각 지검에 ‘불법집단행동 피해신고센터’를 개설,운영하고 있다.신고된 사건 중 형사사건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고 민사소송을 통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은 법률구조공단에 넘겨 공단이 소송을 대행해주도록 하고 있다.이과정에서 검찰은 경찰이 확보한 불법행위 증거물을 공단에넘겨 민사재판에서 활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형사재판 과정에서 배상명령제를 활용해서 피해자를 적극 구제할 방침이라고 한다. 검찰이 민사재판에 개입한다는 게 어색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폭력시위나 불법파업 주동자들에게 민사적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와 함께 폭력시위 추방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검찰의 이같은 조치를 지지한 바 있다.검찰은 폭력시위에 대한 국민 일반의 반감에 기대어 집회와 시위를 제약하고 싶은 유혹을 떨쳐야 한다. 사회적 약자의 마지막 표현수단인 집회를 제한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정화하지 못한 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 색깔공방 치닫는 언론세무조사

    ◆ 민주당/ 2일 언론사 세무조사 및 검찰수사와 관련해 조세정의 차원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야당측이 제기한 색깔론 등에 대해 맹반격했다. 민주당은 특히 한나라당이 언론사 세무조사를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 사전정지용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선데 대해 ‘이성을 잃은 색깔론 제기’라고 강력히성토했다. 한나라당이 세무조사를 둘러싼 여론에서 수세로밀리자 색깔론과 지역감정 문제를 제기,정국을 호도하고 있다고 보고 주요 당직자들이 일제히 역공에 나선 것이다.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야당이다른 방법이 없자 예상대로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동원해 세무비리를 보호하려 하고 있다”며 단호한 대처를 주문했다. 임채정(林采正)국가전략연구소장도 “야당이 김위원장 답방정지작업이라고 터무니없는 색깔시비를 재연하는 것은 매카시즘적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야당이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의 기소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천명했다.이상수(李相洙) 총무는 “재판이나 소추중인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할 수 없지만 검찰수사 이후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당의 공식입장을 밝혔다. 일부 언론사주의 탈세비리에 대해서도 “성역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사법처리돼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불구속 수사 요구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특히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조세정의에 입각한 정당한 행위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조세형(趙世衡)상임고문은 “국세청의 조사는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법과 원칙에 입각해 대처해 나가자고 독려했다.송영길(宋永吉) 노동특위위원장도 “국민들 사이에 조세정의 실현을 위한 노력이라는 지지가 높다”며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비되는 여당의 민생정치 모습을 보이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측은 나아가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가 ‘언론압살 음모’라는 한나라당의 주장도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한나라당/ 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싼 여야 공방과 관련,2일 확실한 논리를 정립하기로 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도 이날 총재단 회의에서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으로 보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은 이를 논리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면서 “확고부동한여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나라당은수세적인 부분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는 한편,새로운 논쟁개발로 여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지역감정 조장으로 비판받고 있는 이른바 ‘언론압살 계통도’와 관련,“지역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주요 포스트를 호남출신으로배치하는 것이 야당 말살을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해온 것을다시 제기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정일 답방 연계설이 ‘색깔론 공세’로 여겨지는 데 대해서는 “지나친 비약”이라면서 “오히려 여당이 색깔론을펴고 있다”며 역공세를 폈고, 같은 주장을 이전보다 훨씬강도높게 제기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세무조사라는 ‘언풍(言風)’은 김정일이 요구하는 보수언론 정리작업을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짙으며,궁극적으로 답방을 통해 권력구조 개편과 야당 파괴작업에 돌입하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새정부 언론정책 보고서’가 공개됐다”면서 “정권 교체 직후부터 차기정권 재창출의 기반조성을 위한 언론공작을 기획해 왔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한 ‘대통령 배후설’도 본격 제기했다.당 ‘언론자유수호비상대책특위’는 세무조사에 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국세청과 향후 검찰 수사상황을 직접 지휘했고,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면서 “따라서 검찰조사 역시 충분히 예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논쟁을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투쟁으로 규정하고,“대의와 명분에 따라 신명을 바쳐 역사적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지운기자 jj@
  • 강준만교수, 한수산씨 칼럼 정면비판

    5공 시절 필화를 겪은 소설가 한수산씨가 한 일간지에 신문고시 반대 등 반언론개혁 성향의 글을 기고한 것을 두고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월간 ‘인물과 사상’ 6월호에 기고한 ‘문학이 말장난으로 전락한 세상’이라는 글을 통해 한씨의 ‘기억상실증’을 질타하고 나섰다. 강 교수가 문제삼은 글은 조선일보 4월 11일자 오피니언면에 실린 ‘신문도 만대로 못보는 세상’이라는 한씨의 칼럼.한씨는 이 글에서 정부의 언론개혁을 ‘교각살우(矯角殺牛)’에 비유하면서 “신문고시는 언론장악 음모가 아닌가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또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몇몇 수구언론을 정면으로 비판해온 노무현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 “‘언론과의 전쟁’이라는 망언도 서슴지 않는 여권 정치가가 있다”며 반언론개혁 성향을 드러냈다.한씨는 특히 “시장점유율을 정부가 규제한다니,제 마음대로 신문도 보지 못하게 됐다”면서 “빅3 신문들이 점유한 70%의 시장은 독자의 선택으로,이것을 정부가 나서서 다른 신문에나눠주려 하는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발상이 가능한가”고 따졌다.한씨는 결론으로 99년에 폐지했던 신문고시 제도를 “이제라도 서둘러정부는 신문고시를 거둬들이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 교수는 “이 칼럼을 읽으면서 개탄했다”고 지적하고 “문학이,아니 적어도 한수산의 문학이 말장난으로전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강 교수는 이어 정부의 언론개혁을 반대하는 한씨의 글을두고 “5공 시절 필화사건으로 고문을 받았던 분의 입에서 나온 말로 믿기 어렵다”면서 “(5공)잔재와 전쟁을 선포한 걸 두고 ‘망언’으로 단정하다니 세상이 미쳐도 이상하게 미쳐 돌아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극언’조차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한씨가 이른바 동아 조선 중앙(가나다순) 등 빅3의신문시장 독과점을 ‘독자의 선택’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강 교수는 “5공정권도 ‘국민의 선택이었다고 보느냐,그 시절 권언유착으로 과물처럼 비대해진 신문들을 ‘독자의 선택’이 낳은 결과라고 볼 수 있느냐”며 한씨의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자유기업원장 e메일 반응

    ‘자유민주체제 수호에 공감한다.’ ‘시민연대를 좌익으로 몰다니 어이가 없다.’ 자유기업원 민병균(閔炳均)원장의 e메일 ‘시장경제와 그적들’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이 다양하다. 민 원장은 최근 자유기업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정부와개혁 목소리를 내고 있는 민노총,참여연대 등을 강도높게비판하고 체제 수호를 위해 우익이 궐기할 것을 주장했었다. 네티즌 ‘시민연대’는 “시민연대를 좌익으로 몰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편협한 사고를 가질 수있느냐”고 비난했다. ‘손충모’로 글을 올린 네티즌은 “자유민주주의의 천국이라는 서유럽이나 미국 같은 나라들은 완벽한 사회보장제도를 위해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고 공공단체에서 이를 관리한다”며 “이러한 것도 좌익이고 급진주의냐”고 반문했다. 민 원장을 옹호하는 글도 적지 않다.네티즌 ‘나라사랑’은 “민노총이나 시민단체를 진보적인,우리 사회의 양심 세력이라고 착각하는 것에서 우익은 너무 무력하다는 느낌을받았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익이 총궐기하자는 말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네티즌 ‘장지호’씨는 “공감하는 바가 많지만 용어 사용이나 표현 전개 방식이 좀더 세련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사설] 한 극우론자의 망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주요 대기업이 회원사로 설립 자금을출연한 자유기업원의 원장이 정부의 개혁조치를 두고 좌경화 운운하고 나서 충격을 주고 있다.한발 더 나아가 국민 궐기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아무래도 납득하기 힘들다. 민병균(閔炳均) 원장 명의로 언론계 등에 전달된 ‘시장경제와 그 적들’이란 e메일 내용은 마치 격문과 같아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자유기업원이 아무리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연구소라고해도,이번 문건 내용은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1988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양모 교수가 발표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우익은 죽었는가’라는 글을 다시 보는 것 같다.한마디로 시대착오적이고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다.물론 자유민주주의 체제인 한국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열린 사회’이다.당연히 민 원장도 의견 개진의 자유를갖는다.그렇지만 그의 주장은 너무 극단적이고 무리한 내용을 담고 있어 몇몇 대목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민 원장은 우선 “지금 정부가 참여연대와 전교조,민노총등과합세하여 한국사회를 국정파탄의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고 했는데 이는 무슨 근거에서 말한 얘기인가.그는 또 한국을 좌경화가 진행중인 나라로 규정한 뒤 좌익의 지속적인공격속에 50여년 전에 치렀던 6·25전쟁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했다.참으로 해괴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더욱이“지금이라도 국정파탄을 규탄하는 국민 궐기가 필요하며 좌익이 더이상 국정을 농단치 못하게 우익은 잠에서 깨어나야한다”고 촉구한 대목에서는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책임있는 연구소 대표가 국가사회를 멋대로 좌익과 우익으로 나눠 대결을 선동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민 원장은 특히 사외이사 등 재벌개혁과 소액주주 권리운동,공정거래위원회의 언론사 조사를 두고 좌익의 공격이라고매도했다.반면 재벌의 횡포나 사학재단의 비리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그러나 사외이사나 소액주주 권리운동,불공정거래 조사는 미국 등 자본주의 선진국의 제도를 도입한것이다.그의 주장대로라면 선진국들은 대주주를 억압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도입하고소액주주 운동을 지원하는 셈이다. 참여연대 등의 소액주주 운동 목표가 ‘민(民)에 의한 자본통제’라는 주장도 자기중심적인 해석이다. 온국민이 기업·금융구조조정 작업에 힘을 모아야 하는 시점에 이처럼 각계에 e메일을 보내 대결을 부추기는 저의가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문제의 문건이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인지,아니면 연구소의 소신을 피력한 것인지에 대해 민 원장은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하루 아침에 좌익으로 매도당한 많은 국민들은 그의 태도를 주시하고 있다.
  • 총풍 피고인 3명에 징역 10∼8년 구형

    서울고검은 지난 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판문점에서 총격사건을 일으켜 달라고 북한에 요청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오정은(吳靜恩)피고인에게 국가보안법 위반죄를 적용,징역10년에 자격정지 10년,한성기(韓成基)·장석중(張錫重)피고인에게는 징역 8년에 자격정지 8년을 각각 구형했다.선고공판은 4월10일 열린다. 지난 28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朴國洙)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북한을 끌어들여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던 이번 사건은 자유민주주의체제의 핵심인 선거제도와 국가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피고인들은 최후진술을 통해 “총격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안기부의 고문수사 의혹을 되풀이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총풍사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도이를 은폐한 당시 안기부장 권영해 (權寧海) 피고인에게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구형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2001 길섶에서/기분 나쁜 후쿠야마

    미국 조지 메이슨대학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거센세계화 논쟁을 촉발해 유명해졌다.‘역사의 종말’이라는책에서 더 이상의 역사적 진보는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동구 사회주의권이 붕괴하면서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가 지구상의 유일 대안으로 남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체제가 세계화를 통해 전세계로 퍼질 것이므로 “역사는 끝났다”는 것이다.이 가설에 대해 “아직 체제경쟁은끝나지 않았다”는 반론에서부터 ‘학술장사꾼적 발상’이라는 감정적 폄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한국문화에 대한 그의 분석은 더욱 도발적이다.각종 연줄에 너무 얽매여 있어 불특정 다수와 공정히 거래해야 하는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는 단정이 그것이다.내용도 그러려니와 그가 일본계 3세여서인지 우리로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진단이다.그러나 시장원리가 투명하게 적용돼야 선진국으로 도약 가능하다는 지적만큼은 선택적으로 경청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대기업들의 분식회계 등 우리 경제의 치부가 드러나고 있기에 하는 얘기다. 구본영논설위원
  • 왜 ‘안티조선운동’인가

    왜 ‘안티조선운동’인가. 거침없는 글쓰기로 ‘성역과 금기’에 도전해온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교수는 ‘안티조선운동을 해야 할 10대 이유’로▲ 사상으로서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제도로서의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극심한 남북대결구도 청산과전쟁방지를 위해 ▲국가안보를 위해 ▲군사독재정권 유산 청산을 위해 ▲지역분열주의 청산을 위해 ▲공적기관이 사회적책임을 지는 풍토조성을 위해 ▲언론인이 윤리적 책임을 지는 풍토정착을 위해 ▲경제정의 실현을 위해 ▲엘리트계급의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해 등을 들었다. 강 교수는 “안티조선운동은 ‘조선일보 제몫 찾아주기’운동”이라고 정의한바 있다. 2000년대 초 한국 지식인사회에서 또하나의 사회개혁운동으로 자리잡은 ‘안티조선운동’은 1998년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장이던 최장집 고려대교수에 대한 조선일보의 ‘사상검증 사건’이 단초가 됐다.조선일보의 반지성적 행태를 비판한 강준만 교수와 월간지 ‘말’의 정지환 기자는 조선일보관계자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돼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이를 계기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성금모금과 함께자연스럽게 ‘안티조선운동’이 거론됐다. 지난해 1월9일 이들은 인터넷상에 ‘안티조선 우리모두’(www.urimodu.com) 사이트를 출범시켰는데 1년2개월 남짓한 11일 현재 사이트 방문자가 150만명을 넘어섰다.조선일보가 두사람을 고소한 것을 두고 프랑스에 있는 평론가 홍세화씨가‘나를 고소하라’라는 글을 일간지에 발표한 뒤 이에 동조서명한 네티즌도 4,300여명에 이른다. 이처럼 사이버상에서 시작한 ‘안티조선운동’은 지난해 8월7일 진보적 지식인 154명의 ‘조선일보 기고·인터뷰 거부선언’을 계기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했다.이들은선언문에서 “과거 독재정권과 유착해 여론을 왜곡해온 조선일보가 극우냉전 논리를 여전히 고수한 채 지식인들을 활용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언론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달 뒤인 9월20일 제2차 지식인선언을 겸해 참가자들은 ‘조선일보반대 시민연대’(약칭 안티조선연대)를 정식 발족했다.2차 선언에는지식인 153명이 동참했으며,41개 시민단체가 안티조선연대 결성에 참가했다.이날 행사장 입구에는 ‘조선일보기자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내걸렸다.상임공동대표를 맡은 김동민 한일장신대 신방과교수는 “조선일보 거부운동은 단순한 신문개혁 차원을 뛰어넘는 사회운동의 성격을띠고 있다”며 “조선일보라는 한 신문과의 싸움이 아니라조선일보로 대표되는 냉전적 수구·기득권세력과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 MBC ‘100분 토론’을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진이 운동은 올들어 더욱 활기있게 출발했다.조선일보 창간 81주년인 지난 5일 안티조선연대 주최로 제3차 지식인 거부선언이 있었는데 서명자 수가 1·2차를 합친 수보다 많은 531명에 달했다. 특히 3차 선언에는 서울대 교수들이 처음으로 참여하였으며법조계·언론계·의사·한의사·약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대거 동참했다.주최측은 상반기 주요행사로 ▲조선일보반대1인 릴레이시위 ▲신방과교수 조선일보반대운동 지지선언 ▲‘5·18과 조선일보’ 토론회 개최 ▲조선일보 친일 민간법정 개최 등을 공개했다. 정운현기자 jwh59@. *지식인선언 서명인사들. ‘조선일보 거부 지식인선언’에 서명한 인사는 1차 154명,2차 152명,3차 531명 등 모두 837명에 이른다.이들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취재는 물론 기고도 거부할 것을 선언했다. 서명자의 면면을 보면 분야별로 다양한 지도급 인사들이어서이 운동이 특정 집단·계층의 주장이 아님을 보여준다. 주류를 이루는 학계에서는 강만길 상지대 총장을 비롯해 강정구(동국대)강준만(전북대)김동춘(성공회대)김세균(서울대)김의수(전북대)김종엽(한신대)김진균(서울대)오세철(연세대)주종환(동국대)최갑수(서울대)한상권(덕성여대)한상범(동국대)교수 등이 참여했다.문화계 인사로는 소설가 문순태·박태순·송기숙씨,시인 김준태씨,영화평론가 이효인씨,영화감독 변영주씨 등이 동참했다.종교계에서는 문규현·함세웅 신부,진관 스님,김진호·한상열 목사가 나섰다. 시민단체에서는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김용태 민예총 부이사장,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이동연 문화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최문순 언론노조위원장이,법조계에서는 김칠준·금병태·김택수변호사 등이 동참했다. 이밖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한의사 권태식씨,의사 김미정씨,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김민수 전 서울대 미대교수등도 서명했다. 서명과 관련, 한 참여교수는 “평소 친분이 있는 조선일보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서명 배경·경위 등을 따져 물은 적이있다”고 밝혔고 또다른 교수는 “조선일보가 원고청탁 문제로 애를 먹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지역사회 대표중심 곳곳서 ‘안보기운동’. 조선일보 반대운동인 ‘안티조선운동’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중앙에서 지방으로 공간차원을뛰어넘어 번져간다.구체적으로 조선일보 절독이란 결과를 가져와 조선일보 판매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충북 영동에서는 한겨레신문 영동지국장 이주형씨(53) 주도로 ‘조선일보 바로보기 영동시민모임’(약칭 영동조선바보)이 결성됐다. 이 모임은 앞서 인근 옥천에서결성된 ‘조선일보 바로보기 옥천시민모임’(www.mulchong.com)에 이어 결성된 것으로 지역 안티조선운동의 ‘세포분열’인셈이다. 지난해 8월15일 결성된 ‘조선일보 바로보기 옥천시민모임’(대표 전정표)은 기미독립선언서를 패러디한 ‘조선일보로부터의 옥천독립선언서’를 제작,배포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참가자를 ‘독립군’으로 부르는데 현재 ‘독립군’수는 330명 정도.군의회의원 9명 전원과 도의원 1명을 비롯해 이 지역 바르게살기협의회·재향군인회·상이군경회 등보수단체 및 대표들이 대거 가입해 지역사회에서 튼튼한 기반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전정표 대표는 “‘민족정론지인줄 알고 그간 구독했는데 속은 게 억울하다’며 조선일보를끊는 독자가 잇따른다”면서 “이 운동을 시작한 지 4개월만에 옥천에 투입되는 조선일보 1,200부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120부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조선일보 반대 광주전남 시민모임’‘안티조선 경남시민연대’ 등이 결성돼 전국 각지에서 안티조선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정운현기자
  • 김용갑·한완상 ‘색깔론’한판대결

    국회는 27일 예결특위와 6개 상임위를 열어 현안을 심의했다.예결특위에서는 진보성향의 한완상(韓完相) 교육부총리와정치권의 대표적 보수론자인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한바탕 색깔논쟁을 벌였다.통일외교통상위에서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비준동의안 처리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가 할복소동을 벌여 한때 회의가 중단됐다. 예결특위 김의원은 지난해 ‘북한을 주적으로 보는 인식을청산해야 한다’는 요지의 한부총리 인터뷰를 들어 “북한이 주적이 아니라고 교육할 것이냐”고 따졌다.한부총리가총선시민연대 공동대표로 낙선운동을 주도한 데 대해서도 “불법운동을 주도하고 어떻게 준법교육을 할 것이냐”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이에 대해 한부총리는 “북한은 지금도주적이고 앞으로도 주적이지만 주적을 동반자 관계로 바꾸겠다”고 받아쳤다. 김의원은 “한부총리는 지나친 친북적 사고를 지닌 인물로,교육을 책임지기에 큰 하자가 있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그러나 한 부총리는 “이념 편향이 없다고 생각한다.싸움과 전쟁에비해 화해와 평화가 우리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부합된다고 확신한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이장희교수 국보법 무죄

    서울지법 형사4단독 박용규(朴龍奎)판사는 23일 초등학생용통일교육 교재 ‘나는야 통일 1세대’를 제작, 배포해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로 기소된 한국외국어대 교수 이장희 피고인(51)과 출판사 직원 김모 피고인(30·여)에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보안법 7조 찬양·고무죄는 헌법상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적용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면서 “문제의 책은 전체적으로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적성을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또 “북한의 ‘애국가’와 ‘김일성 장군의 노래’ 등을 실은 것은 사실의 전달을 위한 것이지 고무·찬양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피고인은 94년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언론에 보도되자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나는야 통일 1세대’를 제작,판매했다가 월간조선이 97년 7월호에서 ‘추적,통일원의 이상한 통일관’이란 기사를 통해 이적성을 지적한 뒤 검찰의수사를 받았다.검찰은 같은해 12월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법원은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이적성이 없다”며 기각해 결국 불구속 기소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대한광장] 국보법 논쟁에 마침표를

    국가보안법의 개폐가 이번 회기에서도 밀려날 전망이다.이제는 국보법에 대한 논쟁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다.기득권 세력의 궁색한 논리인 국론분열론,사회갈등론,북한 군사위협론,상호주의론 등을 비판하겠다.그리고는 인권의 시대인 21세기의 시대적 요구,통일시대를 맞이한 민족사적 요구,법치주의 구현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국보법은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겠다. 국회에서 야당 수뇌는 “극심한 국론분열과 갈등을 감내할불가피성이 없다”면서 국보법 철폐나 개정을 반대했다.이국론분열론은, 작년 8월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도 75%가 개폐를 지지해 기득권세력이 주종인 그들만의 여론임이 입증되었다.갈등설은 과연 사회일반의 보편 현상인지 의심스럽다. 물론 일부 갈등은 있고 또 있을 수 있다.그러나 결코 우려할 성격의 것은 아니다.지금 우리는 새로운 민주사회를 일구고,남북대결을 끝내고 통일터전을 닦는 역사적 과제를 이행하는 중이다.이 과정은 50여년 고여서 혼탁해진 물을 흘러내리도록 하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여기에는 산고를 치르는산모처럼 변화를 위한 진통이 필연적으로 따르기 마련이다. 진통이나 갈등 때문에 역사의 순리와 변화를 거역할 수는 없다. 북한위협이 상존하기 때문에 개폐가 불가하다는 북한위협론에서 우리는 주관적 평가와 객관적 실재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음을 발견한다.객관적으로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생존권에 허덕인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라도 안다.군사적으로도 남한 군사비가 97년 170억 달러였는데 북한의 그해 전체 GNP가 177억 달러정도였으며 99년에는 94억 달러로줄었다.또 육군은 99년 북한 군사력 평가에서 “북한군의 무기와 장비는 양적으로 국군보다 1.6배 많지만 육군 무기의 40%,해군 함정의 70%,공군 전투기의 65%가 폐기처분 직전의노후장비”라고 밝혔다.이러한 데도 북한위협론을 주장한다면 그것은 하나의 종교적 믿음이지 객관적 자료에 입각한 과학적 지식은 아니다.이 종교적 믿음은 북한이 패망하기 전에 치유될 수 없는 불치병이다.국민의 74%가 북한이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응답한 것을 보면(동아일보지난해 6월12일자)우리 일반 국민은 종교적 믿음보다는 객관적 실재를 더 신뢰하는 건전한 판단력을 가진 듯하다. 상호주의론은 남북관계에서 1대1의 등가교환과 등가변화를추구해야 한다는 논리로서 국보법에 상응하는 노동당규약을고치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국보법 개폐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국보법은 25조나 되는 법이고,실질적 집행력을 가지며,일년에 최소한 몇백명이 처벌받는 가장 무서운 법이다.그러나 노동당규약은 단 한문장 반으로,집행력을 가진 규정이나 법이 아니라 정강과 가치지향의 선언에 불과하다.결코 법과 정강은 구속력과 적용범위에서 동일한 상호주의 등가물이 아니다. 진짜 상호주의의 문제는 헌법에 있다.남한헌법 3조 영토조항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4조 통일조항은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로 못박아 흡수통일을실제로 천명한다.그러나 북한헌법에는 이러한 조항이 없다. 더구나 북측은 당 규약 개정을 약속하고 있는데도 ‘국가역량’에서 북측을 압도하는 남측이 오히려 움츠러드는 자세는 결코 남북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는 통일시대에 걸맞지 않다. 21세기는 인권과 생명권의 시대라고 한다.그러나 남한은 국보법을 폐지하지 않으면 인권시대에 동참할 수 없다.유엔인권위원회는 한국 대법원의 국보법 판결을 패소시키면서 금지된 것에 대한 명확성과 구체성을 갖출 것,국가안보 저해 결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것,개연성과 가능성만으로 처벌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국보법이 일제 식민지의 치안유지법처럼,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할 것 같으니까 처벌하는 사전규제법이라는 해석이다.수치스런 한국의 자화상을 정곡으로 찔렀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자유권을 보장하고,통일터전을닦아야 하는 통일시대의 과제를 이행하고,법치주의의 최소요건이라도 갖추고,세계화 시대에 지구촌의 당당한 일원이 되기 위해서라도 국보법 논쟁에 마침표를 찍고 개정이라는 과도기를 거친 다음 폐지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강 정 구 동국대 교수·사회학
  • 對北화해 반대하는 日극우인사들

    ‘6·15 남북정상회담’은 분단후 반세기만에 한반도의 긴장완화 및 남북화해의 새 장을 연 쾌거로 평가받는다.그러나국내외 극우론자들은 이를 두고 남북 정상간의 기만극이라느니,남한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략에 놀아난다느니 모략에 가까운 비난을 늘어놓았다.이들 가운데는 일본내 극우세력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한일관계사 전문가인 다카사키 소지(高崎宗司·57)일본 츠다주쿠(津田塾)대 교수는 ‘통일시론’최근호에 기고한 글에서남­북·북­일화해를 반대하는 일본내 극우인사들의 면면을 소개했다.다카사키교수는 이 글에서 이들을 ‘겐다이코리아’그룹,산케이 그룹,기타 인물 등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우선 ‘겐다이코리아’그룹은 월간지 ‘겐다이코리아’를 발행하는 겐다이코리아(現代コリア)연구소와 관련된 인물로 그가운데 핵심은 이 연구소 소장이자 월간 ‘겐다이코리아’주간인 사토 가츠미(佐藤勝巳·72).지난 91년 4월 ‘붕괴하는 북조선-북일교섭을 서둘러서는 안된다’등의 책을 쓴 사토는 97년 10월 결성된 ‘북조선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의 회장직도 맡고 있다.니시오카 츠토무(西岡力·45)도쿄(東京)기독대 교수는 ‘북조선에 납치된일본인을 구출하는 동경 모임’회장으로 ‘폭주하는 국가 북조선’‘김정일과 김대중’등을 저술하였으며,남북정상회담직전 ‘Voice’(2000·7월호)에 ‘남북회담은 아무 것도 낳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악의적인 내용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겐다이코리아연구소 연구부장이자 다큐소큐(拓殖)대학 조교수인 아라키 가즈히로(荒木和博·45)역시 이 그룹의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두번째는 일본신문 가운데 북한에게 가장 비판적이며 남북·북일화해에도 부정적인 ‘산케이(産經)신문’내 극우논객들인 ‘산케이그룹’.남북정상회담 이후 산케이신문은 ‘조일(朝日)교섭-융화무드에 현혹되지 말라’등의 기사를 무더기로실어왔다. 산케이그룹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을 지낸 구로다 가츠히로(黑田勝弘·60)로,그는 지난해 8월호 ‘SAPIO’에 기고한 ‘김정일 열풍은 한국정부 ‘언론통제’의 산물이다’라는글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인한국은 어처구니없는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남북화해를 비판했다. 이밖에 타이 대사 출신으로 현재 하쿠호우도우(博報堂)·치요다(千代田)화공건설 특별고문이며,외교평론가로 활동중인오카자키 히사히코(岡崎久彦·71),국제정치 저널리스트로 활동중인 오치아이 노부히코(落合信彦·59),가쿠쇼인(學習院)대학 법학부 교수이자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멤버인 사카모토 다카오(坂本多加雄·51),후쿠이(福井)현립대학 조교수 시마다 요이치(島田洋一·44)등이 이 범주에속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필자인 다카사키 교수는 전화인터뷰에서 “이들은 북조선을국제사회로 끌어내기 위해 한국정부나 구미 여러 정부가 기울이는 노력에 대한 정당한 경의가 없다”고 비판하고는 “일본내에서 이들에 맞서는 세력이 있으나 아직 활동이 미미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대한광장] 황장엽씨의 경우

    황장엽씨는 지난 97년 북한 노동당비서 신분으로‘탈북’했다. 불과3년여 전의 일이다.당시만 해도 남북간의 살벌한 적대가 한층 고양되던 때였는지라 황씨의 탈북은 내외로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북한 고위급 인사이자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로서 정통 마르크스·레닌주의자를 자처하고,더구나 주체사상의 정립 과정에도 적잖게이론적 기여를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그가 제3국도 아닌 하필이면모든 것의 정반대에 있음직한 남한을 선택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더구나 비전향 장기수는 물론이거니와 하물며 학생운동권에조차 ‘사상전향서’를 강요하며,‘빨갱이’에 관한 한 극도의 이념적 적개심을 드러내온 당국이 이런 황씨를 조건 없이‘망명자’로 받아들인것은 그야말로 터무니없는‘똘레랑스’였다. 이제껏 당국이 황씨에게사상전향서를 요구하거나 받아냈다는 소식이 없는 바에야 당국의 논리 대로라면 지금도 여전히 그는 마르크스·레닌주의자요, 주체사상가임에 틀림없을 터이다. 나는 여기서 그의 행위를‘망명’이라칭하고 싶지 않다. 사전적 의미에서 망명이란 사상적 탄압이나 종교적·민족적 압박을 피하기 위해 외국에 도피하여 보호를 요청하는 행위를 일컫는다.그러나 망명이함의하는 그 고상한 인권이나 자유의 뉘앙스가 그에게선 묻어나지 않는다. 나는 황씨가 일찍이 북한에서 어떤 사상적·종교적·민족적인 탄압이나 압박을 받았는지에 관해 들어본 일이 없다.오히려 탈북을 결행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그는 북한에서 소위‘잘 나가는 기득권층’ 의한 사람이었다.황씨가 북한을 등진 이유가 권력 소외를 우려해서였다면 그것은 망명이라기보다는 탈북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그의 행위에 설혹‘자유 대한 만세’식의 이데올로기적인 분칠을 한들,아니면 ‘북한민주화’라는 정치적 명분을 내세운다 친들 황씨의 선택은어디까지나 ‘먹고 살기 위해서’였을 따름이다. 황씨가 이제 와서“나는 단지 먹고 살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라고말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정직하지 못하다.그는 사실 ‘먹고 살기위해’ 온 것이다.당국은 그를 먹여 살려주는 대신 반북체제 선전에그를 이용했다.‘탈북’이 ‘망명’으로 둔갑하는 데는 탈북자와 망명을 허용했던 양측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에 비로소 가능했다.황씨가 가진‘냉전적 상품성’과‘반북 체제 선전’이라는 정치적 목적이서로 맞교환된 셈이라는 것이다.나는 황씨의 탈북을 이렇게 이해한다. 단지 그뿐인 그를 놓고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 난 데 없이 벌어지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시비는 씁쓸한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더구나최장집 교수 파동을 비롯해서 밤낮으로 반북을 부추기고 냉전을 향수하던 어느 신문은 급기야 이런 황씨를 비호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어제는“탱크로 주석궁을 밀어붙이는 게 진정한 통일”이라며 반공국시를 외치던 이 신문은 오늘은 후안무치하게도‘자유’와‘다양성’을 내세우면서 한물 간 종래의 냉전적 반북 행각을 포장했다.때를놓칠세라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냉전적 퇴물 인사들이일제히 이에 장단을 맞춘다. 반북·냉전세력과 주체사상 신봉가가 한지붕 한 가족의 목소리를 내는 오늘의 형국은 마치 한편의 서글픈 코미디로 다가온다. 신 질서가 구축되면 구 질서는 퇴출되게 마련이다. 영화 JSA에서도보았듯이 정작 이 시대에서 퇴출되어야 할 것들은 남이든 북이든 냉전 세력이 된 셈이다.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에서의 평화 기운은 냉전세력에 새로운 위기를 던져준 모양이다. 김형완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黃長燁 성명’파문 정치권으로

    황장엽(黃長燁)전 북한 노동당비서가 국가정보원이 자신의 활동을제한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국정원이 21일 “황씨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본격 해명에 나섰다.그러나 정치권은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을촉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국정원은 이날 반박문을 통해 “당국은 황씨의 저술에 자구 하나 수정한 적이 없다”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를 전면적으로 비판한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몇가지 문제에 대하여’라는 황씨 논문의 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해 황씨 스스로 ‘편집부’로 나가는 게좋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이어 “황씨는 이 논문에서 화해정책,변화론,과거 청산문제,주한미군문제,대북 지원문제를 자극적인 용어로 비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황씨는 특수 신분인 망명자라는 입장에서 남북관계 진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므로 스스로 자중하는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이회창(李會昌)총재 주재로 주요 당직자회의를 열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침해한 중대 사태”라며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당내에 ‘진상규명특위’를 구성했다. 반면 민주당 이명식(李明植)부대변인은 성명에서 “황씨가 언론을상대로 성명을 거침없이 내는 것만 보더라도 그의 활동에 제약이 전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언론개혁 대상 조선일보 10대 병폐

    작가 황석영의 동인문학상 심사 거부와 300여 지식인들의 조선일보반대 선언 등을 거치며 조선일보 문제가 사회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안티조선연대 참여자 10명이 그들의 논리를 엮어 책으로 펴냈다.‘왜? 조선일보인가’(인물과사상사). 사회비평가 진중권은 ‘안티조선 교리문답’이란 글에서 언론개혁의대상이 하필이면 조선일보인지 그 이유를 밝혔다. “조선일보가 한국 언론 중에서도 가장 고질적이고 악질적인 병폐를지닌 언론임에도 가장 예쁘게 포장된 불량상품이라는 기술을 발휘하여 영향력이 제일 큰 신문이기 때문”이라는 것. 김동민 안티조선연대 상임대표는 ‘안티조선 시민운동의 역사적 의미’라는 글을 통해 친일,유신정권과 유착,광주 학살 찬양 등 조선일보의 3대 굴종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지나간 역사의 잘못을바로잡고 다가오는 미래를 희망적으로 맞이하기 위한 역사적 운동”이라고 자평했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사상과 제도로서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위해서’등 이 운동을 해야 할 10대 이유를 적시했다. 정지환 월간‘말’취재부 차장은 ‘족벌신문과 밤의 대통령’에서족벌사주의 부도덕성과 오만불손함을 사례와 함께 비판했다.정운현대한매일 문화팀 차장은 ‘조선일보와 사주 방응모의 친일행각’을통해 “날마다 창씨개명을 부추기는 기사로 도배질을 하는 등 친일과아부를 일삼고도 참회할줄 모르는 친일신문”이라고 꼬집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신문모니터분과가 작성한 ‘조선일보 허위,왜곡 보도사례’도 실려 있다.이 책의 인세는 모두 안티조선운동의 기금으로사용된다. 김주혁기자
  • [기고] 낮은 단계 연방제에 대한 오해

    최근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님은 다양한 통로로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연합제에 반대입장을 피력하셨습니다. 차기 대권에 가장 유력한 후보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특히 거대야당을 책임진 총재님의 통일관은단지 한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민족 장래와도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일 것입니다.총재님이 통일관을 구체화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 있습니다만 그 내용을 접하면서 몇가지 의문점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첫째는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에 대해 총재님이 부정확한 파악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1980년대 북한이 연방제 통일방안을 제출했을때 우리 사회의 반대논리는,그것이 한반도를 적화하려는 통일전선 전략이라는 점이었습니다.체제를 달리하는 두 국가가 단번에 강력한 권한을 가진 통일정부를 구성하려는 그 방식의 과격함을 비판한 것이었죠.총재님이 최근,낮은 단계 연방제도 결국 높은 단계 연방제로 가는경로라는 점에서 반대하며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신 것은 바로 이런 맥락이라고 저는 봅니다. 북한의 연방제 주장은 90년대이후 사회주의권 붕괴와 체제위기 심화를 겪으면서 적화통일 전략이 아니라,체제유지와 생존보장을 위한장치로 그 성격이 변했습니다.즉,중앙정부의 권한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남북 양측이 정치·외교·군사권을 보유함으로써 과거 1국가론의연방적 통일에서 2국가론에 가까운 연합적 성격으로 선회한 것이지요.6·15 공동선언에서 남북이 낮은 단계 연방제와 연합제의 공통성을인정한 것도 남측의 통일방안은 ‘변화하지 않고’ 북측의 통일방안이 ‘변화한’ 것입니다. 결국 낮은 단계 연방제는 높은 단계 연방제로 ‘가기 위한’ 경로가아니라 북측이 자신의 연방제를 ‘포기하기 위한’ 경로인 셈입니다.때문에 북측의 강경파가 ‘사회주의를 포기할 수 없다’며 반대하는것은 있을 수 있지만 총재님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없다’며반대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남북연합까지 반대하는 총재님의 통일관이 지나치게 흡수통일 지향적이라는 점입니다.과거 김영삼정부 시절,조기 북한붕괴론에근거한 흡수통일 정책이 남북관계에 얼마나 해악을 미쳤는지는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일방에 의한 무력통일이나 일방의 붕괴에 의한 흡수통일이 아니라면,적어도 우리가 지향하는 평화통일은 남과 북의 상호인정과 공존에 의한 점진적인 통일 외에 달리 대안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낮은 단계 연방제뿐 아니라 남북연합까지 반대하시는 총재님은 분명 적화통일을 막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의도를 넘어,이제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흡수통일 말고는 어떤 형태의 통일과정도반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적화통일을 막기 위한 연방제 반대가 이제는 흡수통일을 위한 연합제 반대로 발전한 것이지요. 그러나 남북이 평화를 정착시키고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키려면,북이적화통일을 포기해야 하는 것처럼 남측 역시 흡수통일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자유민주주의로의 한반도 통일을 열망하시는 총재님의 충정을 감안하더라도 현실적인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흡수통일의강조는 상당부분 뒤로 미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남북간 상호인정과 평화공존에 토대하여 한반도의 평화·화해·협력을 강조하는 지금의 대북정책이,통일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 실제 자유민주주의로의 통일을 다질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방식이 아닐까요? 이는 또한 총재님이 강조해 마지않는 자유왕래와평화체제 정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총재님의 주장은과도한 흡수통일 때문에 실제로 흡수통일을 불가능하게 하는 비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봅니다. 정상회담의 역사적 성과를 인정하고 6·15공동선언에 총론적 지지를표명한 총재님께서 이제 와서 낮은 단계 연방제를 반대하고 나아가정부의 통일방안인 연합제까지 반대하는 것은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앞으로도 한반도통일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시길 바라고 총재님의 앞날에 건승이있기를 기원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김근식 아태평화재단 연구위원·정치학
  • [대한광장] 언론, 민족화해 앞장서야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적어도 남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민족화해와평화통일이라는 역사의 큰 방향에 우리사회는 공감하는 듯하다.특히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정치국장(차수)의 지난 9∼12일 미국방문을 계기로 북미관계의 정상화가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이어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클린턴 미 대통령의 연내 방북 가능성은 북미관계 정상화의 중요한 조치로 과거 대결의 역사를 청산,화해의 길로 들어서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적어도 연내에는 북한 미사일문제가 해결되고 평양에 미국 외교부 설치는 시간문제인 것 같다.이어 북일관계정상화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주변 4대강국의 남북한교차승인이라는 한반도의 새로운 환경변화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매우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우리사회에서 이러한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을 누구보다도 지지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야 할 언론이 국민의 절대적 여망과역사의 큰 물줄기를 되돌리려는 시대착오적인 저항을 하고 있는 것같아 적이 걱정된다.지난 반세기 동안 언론은 냉전이라는 시대 분위기 속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반공과 동일시하는 등 분단이데올로기를생산,유포,선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 결과 남북관계의 적대성과 국민들의 대북 증오심이 강하게 형성되었다.현재 전후세대들이 상대방 주민에 대해 갖고 있는 증오심과적대감은 순전히 언론과 학교교육에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그리고 아직도 일부 언론은 6·15공동선언의 실현과 관련해 ‘북한불변’,‘속도조절’,‘시기상조’라는 3가지 논리로 민족화해의 흐름을 저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ASEM 총회에서도 보았다시피 지금 영국,프랑스,독일 등세계 각국들은 북한과 국교를 트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이렇게 한반도 주변의 4대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북한과의 수교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그러면 같은 민족인 우리 남북한은 언제까지수백만의 병력을 대치하면서 적대관계를 계속해야 된다는 것인가. 그리고 과연 북한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는가.물론 북한은 하나의조선논리,남조선 해방론 이라는 그들 체제의 존립기반인 전략은 명목상으로는 변하지 않고 있고,또 그것은 북한이라는 체제가 소멸될 때까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변할 수가 없다.그것은 마치 북한이 남측의 변화를 우리 헌법상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라는 요구와 같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실제 모습인 전술은 과거와 비교하여 혁명적인변화를 거듭하고 있다.1998년 헌법개정에서 생산수단의 주체를 종전의 국가와 협동단체에 추가하여 사회단체도 추가하였고,사유재산을부분적으로 인정하고,여행의 자유를 신설하고,각종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수용하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였다.그 외에도 해마다 15명 이상의 북한 핵심관리가 서방에서 경제학,국제법,경영학 등 자본주의 이론을 배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그들의 실제모습이다.이미 평양에는 서방의 많은 기업이 진출해 있고,서방의 언론도 들어가 북한의 변화를 취재하고 모니터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주한미군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단계적이거나 매우 신중한 입장이며,국가보안법 개폐에 대해서는 한국의 내부문제로 보고 강하게 요구하지 않는다.물론 우리가 바라는 정도는 변하고 있지 않지만 북한 나름대로의 변화와 그 노력을 정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이제 우리 언론도 민족문제에 관해 언론 본연의 공리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만약에 언론이 사회의 공기이자 공평한 사회감시자로서 민족화해라는 역사적 공리를 따르지 않고,기업의 논리나 권력의 편을 따른다면 그것은 이미 언론이 아니다.그러한 언론은 이윤을 추구하는기업이나,권력의 눈치에 민감한 정치집단과 다를 바 없다.이제 언론은 역사적으로 한반도의 유리한 운명의 주요한 분기점에서 언론 본연의 사회공기로서 민족화해와 한반도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이념적 지평을 넓히도록 체질 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장 희 한국외대 교수·국제법
  • [대한광장] 中國의 변화 주시하자

    금년도 노벨문학상은 12년 전에 프랑스로 망명해 그곳 시민권을 취득한 중국인 작가 가오싱젠(高行健)에게 주어졌다.그는 ‘문화혁명이후 자유가 박탈된 상황에서 단지 살아남기 위해 글쓰는 것을 배웠다’고 했으며 다시 중국에 돌아갈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가오싱젠을 통해 본 중국은 어둡기 짝이 없게 생각된다.실제로 그의 수상에 대해 홍콩의 신문은 중국인으로서는 처음 노벨문학상이라고 대서특필했지만 중국본토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수상 사실조차 보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중국은 이런 사실과는 퍽 다른 인상을 우리에게 안겨준다.베이징을 찾으면 그 엄청난 도시구조에 놀라게 된다.2년 전에 왔던 사람이 너무나 변해서 어리둥절해진다고 말할 정도였다.상하이 황포지구에는 뉴욕 맨해튼 같은 도시가 생겼는데 그것이 5년 동안에 이루어졌다고 모두가 놀란다.이렇게 말하는 우리나라 외교관은 다음과같이 말을 이었다.“양곡 생산은 1년에 5억5,000만t,역사 이래 처음으로 13억명이나 되는 인구를 먹여 살리는 것 아닙니까.그리고1년분 식량이 비축돼 있다고 자랑해요.북한에 대해서도 연간 3억∼4억달러의 원조를 하고 있고요.” 중국의 국력을 생각하는 데는 그 거대한 인구,해외에 있는 화교까지 합하면 전 세계인구의 5분의 1이나 4분의 1이 된다는 중국인을 상상하는 것이 중요함은 물론이다.그러나 또 한편으로 우리는 그들의 경제력을 인구로 나누어 국민소득이 1,000달러 미만이니 운운하며 과소평가하기 쉽다. 중국의 경제력을 그 사회의 상층을 구성하는 1억명에 가까운 인구에서 판단하는 또하나의 잣대가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그 인구의 시장성은 어느 나라의 경우보다도 크다고 해야 한다.그들이 모두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을 무시할 수 있는 관광회사란 있을 수 없다.그들이 모두 컴퓨터를 다룰 수 있다면 그 기술인력은 엄청나다. 나는 그곳 지식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고 놀랐다. 가오싱젠이 그 땅을 떠나던 때와는 분명히 달랐다.그들은 아주 자유롭게 자기의견을 말했고 백화점에 세계상품이 넘쳐 있듯이 서점에는세계의 사상이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번역서를 읽는 인구도 거대한것이니 양서(良書)를 출판하면 1,000부 팔기 어렵다고 푸념하는 우리나라 도서시장과는 달랐다. 중국은 일당독재를 한다고 하겠지만 전체주의 국가는 아니다.공산당은 우수한 인재를 흡수하여 통치체제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우수한 인재라면 반드시 입당 권고를 받고 중요한 자리에 나아갈 것을 권유받는 듯했다. 나는 베이징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여러가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독재체제나 사회주의 체제에서 벗어나는 데 참으로 많은 고통이 따른다.곧 자유민주주의로 갔다가 커다란 반동에 부딪혀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난 곳이 적지 않다.구체제의 정당이나 인물이 되살아난 경우가 허다하다.그리하여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국민이 진통을 겪는다.유고야말로 바로 그러한 나라가 아니겠는가. 중국은 촌락 단위에서는 민주선거를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어쩌면중국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전환기의 혼란을 바라보면서 남다른실험을 시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공산주의식 일당독재라는 정치체제의 안정을 유지하면서 사회와 시장은 자본주의 체제로 몰고 간다는것이다.사실 성숙되지 못한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하에서 시장경제나 정치 사회 문화를 개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가 하는 것은 우리가 지금 뼈아프게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베이징의 청결하고 아름다운 거리와 서울의 답답하고 거친 거리를 비교해 보면서 우리는 지나친 자신감에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그리고 중국의 발전을 주시하면서 내일의 동북아시아를 생각해야 한다고 마음에 다짐했다. ◇ 지명관 한림대학교 교수 일본학
  • 영수회담 두달에 한번씩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여야 영수회담을 갖고 경제·남북문제 등 시급한국정현안 해결을 위해 공동 협력,영수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하는 등4개항에 합의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찬을 포함,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큰 것은 정치권의 책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여야간 ‘상생(相生)의 정치’ 복원을 위해 적극 노력키로 했다.또 이 총재가 제안한 ‘남북관계 특별위원회’를 국회에 설치,현안을 논의하고 지난 5월 3차 회의를 끝으로 중단된 ‘여야 정책협의회’도 이번 달부터 다시 가동,모든 민생문제를 협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은 상호 신뢰감을 갖고 경제·민생문제를 비롯한 국정현안해결을 위해 적극 협력하는 한편 여야 영수회담을 2개월마다 한번씩정례화,다음 번 영수회담은 오는 12월에 열기로 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과 권철현(權哲賢)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현안 논의에서 이 총재의 ‘연합 ·연방제 통일논의가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에 대해 “연방제는 외교군사권을 중앙정부에 일임하는 것인데,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그렇지않아 (북한이) 연방제를 포기한 것”이라며 “이 문제는 앞으로 진전상황을 야당과 협의하겠으며 어쩌면 (먼 장래에) 국민투표를 거쳐야할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권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 총재의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 해결 촉구에 “결코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으며,‘국방장관회담 성과부족’지적에 대해서는 “2차 국방장관회담에서는 긴장완화에 대한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계 파업사태와 관련,이 총재가 ‘제도보완 후 전면 실시’를 대안으로 제시하자 김 대통령은 “우선 진료에 복귀한 뒤 부족한것은 대통령 직속의 보건의료발전특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 총재가 총재직 사퇴를 제안하자 “참고하겠다”고말해,당분간 민주당 총재직을 유지할 뜻을 시사했다.또 김 대통령은‘안기부 자금의 15대 총선전 정치권 유입’ 검찰수사를 따진 이 총재의 질문에 “신문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을 뿐,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빛은행 대출의혹사건 특검제 실시와 관련, 김 대통령은 “검찰이수사를 진행중이므로 그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하며,내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혀 기존의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양승현 주현진기자 yangbak@
  • [대한시론] 한국 매카시스트의 소갈머리

    남북분단 이래 친일파에게 면죄부를 안겨준 사이비 ‘반공주의’는한국판 매카시즘으로 모습을 갖추어 이 사회를 지배해 왔다.1991년소비에트 체제의 해체로 냉전시대가 끝나고 1998년 우리에게는 반세기 만에 정권 교체가 있었지만 한국의 매카시즘은 여전히 위세를 떨치며 건재하다.과거와 달라진 것은 매카시스트가 정권에 기생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지만 일제시대 이래 친일 기득권세력으로부터 이승만 정권과 군사정권을 거치며 군림해온 기득권층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실세다.독재정권하에서 특혜로 뿌리를 내려 도사리고 있는 재벌과 일부 관료및 사회 각계 요직에 박혀있는 구세력 인사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한국의 매카시스트들은 바로 그들의 이해를 대변하여 정부의 개혁을 물어뜯고 훼방놓고 있다.여기서 기막힌 일은 한국의 매카시즘은 1950년대의 미국의 그것처럼 일시적인 열병이 아니라 거의 만성화된제도적 힘을 지닌 극우의 횡포란 점이다.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남북교류가 활발해지자 매카시스트의 도전은 아주 감정적이고상궤를 훨씬 벗어나기 시작했다.이미 그들은 정권교체가 이룩되자 미칠 지경이 돼서 정권에 흠집 내기를 “DJ정부는 좌경세력의 광란시대”(정모 의원의 말)라고 악을 써댔다.법률상식으로 봐도 비방의 한도를 훨씬 넘은 명예훼손이고 모략중상이다. 우리사회에서 빨갱이로 낙인찍히면 그것은 ‘사회적 사형선고’이다.매카시즘의 횡포가 바로 그러한 낙인찍어 ‘폐인 만들기’였다.그런데 지금도 그러한 수법을 버젓이 쓰며 정권에게까지 도전한다.정권이 문제삼으면 그것 자체를 이용하겠다는 심보와 함께 현 정권이 과거의 군사정권처럼 탄압의 칼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으리라는 치밀한 계산하에서 하는 물어뜯기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매카시스트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우선 그들은 남북교류 자체가 용공행위로서 못마땅하다.결국 북에 대한 군사적 대결의 강경노선을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렇지만 그러한 군비경쟁은 남북이 함께 자멸에 이르는 길이다.이미 1953년 정전협정 당시에 무력통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다음에 그들은부패기득권 구조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기득권 유지에 위협을 준다고 생각되는 재벌개혁이나 정경유착의 부패구조 청산을 중단하고 군사정권시대같은 개발독재 체제로의 회귀와 복고를 꿈꾸고 있다.그래서 현 정권이 빨리 끝나길 바라고 심지어는 앞당겨 끝내고 싶어 안달이다. 그렇지만 재벌개혁을 비롯해 전반의 민주화가 없이는 우리는 몰락한다.나라나 겨레가 몰락한다.매카시스트가 대변하는 것은 재벌의 시장독점과 특혜대출,노사분쟁의 관권에 의한 치안대책적 제압 억제,대북긴장 고조 속에서 기득권 유지,구조의 안정 정착이다.그렇지만 그러한 개발독재의 효용성은 이미 시효가 끝났다.매카시스트와 그에 동조하는 사이비 지식인의 집념은 완강하다.특히 매카시즘의 법률적 발판 기능을 해온 국가보안법의 개폐가 마치 안보를 망가뜨리는 듯이 허풍을 떤다.우리나라가 국가보안법 없이는 하루도 지탱 못하는 형편없이 허약한 나라라는 논리를 태연히 내세우고 있다. 한국의 매카시스트가 조작해온 몇가지 신화를 보면 그 정체를 쉽게엿볼 수 있다.영국의 외무부 관리였고 역사가인 E.H.카를 공산주의자라고 법정에서 감정의견을 내놓아 세상을 웃겼다.정경유착과 경제파탄의 장본인을 근대화의 공로자로 뻔뻔스럽게 내세워 코웃음을 치게하고 있다.미국 비판과 미국과의 거래 논리 관철을 반미이고 용공이라고 매도하고 있다. 이런 무지와 독단은 국익에 적합한 것도 아니고 자유민주주의의 옹호도 아니다.21세기 세계화와 정보 기술혁명의 시대에는 그야말로 사고의 일대 전환이 있어야 한다.그런데 국제관계나 정치·사회 인식에 대한 기본상식도 결여한 채 구시대의 독단을 진리로 착각해 고집을부려 웃음거리가 되고 나라일을 그르치는 것은 보기에 딱하다.더구나 책임있는 지위에 있었거나,있는 사람이 그러니 더욱 안됐다. 분단 이래 매카시스트가 정권에 기생하며 위세를 떨쳐왔으나 정권교체로 사정이 달라졌다.그들은 버려진 고아의 심정으로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현 정권을 심정적으로 거부한다.국민이 선택한 정권교체를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그래서 기존 법제의 테두리까지도 넘어서며 악을 써댄다.그렇지만무법의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국민의 무지에 편승해 이리떼가 온다는 소동놀이로 정치조작을 하는 작태도 끝장내야만 하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한 상 범 동국대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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