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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권력이 학문을 침범해선 안되는 이유/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권력이 학문을 침범해선 안되는 이유/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이 포스트모던의 상품 자본주의 사회를 살다 보면 시나브로 익숙해지는 것들이 있다. 예컨대 등급의 구분. 신문을 한번 펴 보자. “농협안심한우, 단 하나만 부족해도 이 이름을 붙일 수 없다.” 그리고 이어지는 각종 기준들. “한우 DNA검사를 통과한 순수혈통한우, 좋은 환경, 좋은 사료로 키운 건강한우, 음용수검사를 마친 깨끗한 물만 먹인 한우” 등등. 광우병 쇠고기는 분명 아닐 터이지만, 가격은 아버지 제사상에나 오를 법해 보인다. 가끔 건드리는 펜더 기타도 마찬가지. 옛날에는 그저 펜더 기타 하나였는데, 요즘은 일제 펜더, 멕시코제 펜더, 미국제 펜더로 갈리며, 미제 펜더의 경우에도 일반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낸 기타와 이른바 커스텀숍에서 수공으로 만든 기타가 구별된다. 또한 커스텀숍 기타의 경우에도, 그냥 커스텀숍, 장인급 기술자들이 공동으로 만든 TBS, 그리고 한 명의 장인이 명예를 걸고 만든 MBS 기타 등으로 차별화된다. 가격만큼이나 명백한 소리의 차이. 이제는 명필도 붓을 가려야 하나 보다. 역사학의 경우는 어떠할까. 역사학에도 급수가 있으며, 역사가에도 등급이 있는 것일까. 분명히 이런 생각 자체가 누군가에겐 불쾌할 수 있다. 역사가를 어찌 쇠고기나 기타처럼 등급을 매기며, 상품과 하품을 구별한단 말인가. 그리고 대체 누가 어떤 기준에서 역사학의 순위를 정하고 가른단 말인가. 그저 역사가의 물화와 역사학의 상품화를 조장할 뿐인 키치 자본주의의 궤변. 역사가란 모두 광풍제월(光風霽月)의 순백이며, 역사학은 경산조수(耕山釣水)의 순수가 아니던가. 그러나 아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 인류의 지난날을 고민한다고 해서 다 일급의 역사가가 아니며, 지난날의 이야기를 전해 준다고 해서 다 참된 역사학이 아니다. 분명히 고품격의 역사가가 있으며, 반대로 저질의 역사학도 있다. 역사가의 교사라 불릴 만한 것들이 있는 반면에, 역사학의 반면교사라 할 것들도 존재한다.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한 마디로 지켜야 할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곧 역사학을 역사학으로 만드는 규칙, 예컨대 ‘과거에 대한 진실 말하기’, ‘증거에 입각하여 말하기’ 등의 기준이 있고 이의 준수 여부에 따라 역사학의 등급은 갈리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역사가는 특별한 장인이며, 역사학은 독특한 공방(工房)이다. 역사적 진실을 위해 자신의 기량을 연마하고, 진실의 이름아래 자신의 작품을 평가받는 자가 역사가이며, 이런 작품들로 구성된 세계가 바로 역사학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나는 진리를 즐거워하노라(Veritatem Dilexi)”야말로 역사가의 존재 이유이며, 역사가를 역사가로 세우는 원동력인 것이다. 역사학 교과서를 둘러싼 작금의 사태가 우려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과서는 사람의 작품이고, 역사는 새롭게 써질 수 있기에 수정 요구는 물론 타당하다. 반추와 퇴고가 역사가의 본분이기에, 집필자 또한 재서술의 여지는 남겨 두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강압이다. 외부 시스템의 강요와 압박으로 인한 역사학 자체의 질곡이다. 인류역사가 보여 주는 바, 정에 이끌리고 돈에 매혹되며 권력에 굴복할 때, 역사학은 최하급의 사이비가 된다. 참된 지식은커녕,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산출할 따름이기 때문이다. 진실을 향한 대화는커녕, 아(我)와 비아(非我)로 갈린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싸움판을 만들어낼 뿐이기 때문이다. 학문 외적인 것들이 학문에 침범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총칼이 펜을 건드려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모두 학문을 휘게 하거나 고사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못마땅할수록, 열어 놓아야 한다. 오히려 연구·발표·토론의 장을 활성화시켜 학문적 토양을 더욱 풍성하게 해야 한다. 시장경제든 자유민주주의든 ‘개방’의 토대 위에서만 성장한다는 것이 역사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 [열린세상] 대북정책 대안 필요하다/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북정책 대안 필요하다/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년이 지났지만 남북 관계는 겨울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다.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거론될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그 이유 중 하나이다. 또한 북한은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 삐라 살포를 이유로 내세워 개성관광을 중단시키고 개성공단에서 일부 한국측 관리들을 추방시켰다. 그동안 북한은 필요할 경우 온갖 핑계를 동원하여 대남정책을 정당화시켜 왔다. 이번에도 남북관계 경색의 핑계를 외부에서 찾는 북한의 패턴은 전혀 변화된 것이 없다. 또 다른 이유로 거론되는 것은 북한이 오바마 정부가 정식으로 출범하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북· 미 관계 개선을 위해 과거처럼 남북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이유들뿐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대북 전략관도 남북관계의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처럼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맹목적으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해서 할 말은 분명히 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남북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생각과 행동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대통령 당선 직후 첫 번째 공식회견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언급하면서 북한에 대해 애정 어린 충고와 비판은 언제든지 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통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리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최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그는 남북 관계를 어설프게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지난 1년간을 ‘남북관계의 조정기’로 규정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 남북 관계가 풀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첫 단추를 잘 끼워서 장기적 관점에서 의연하게 접근해 나가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대북 정책은 대통령의 생각에 따라서 움직여지는 것이다. 과거처럼 대통령이 북한에 무조건 퍼주라고 하면 밑에서는 알아서 퍼주는 것이다.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것은 더이상 무조건 퍼주지 말라는 국민적 여론이 확인된 것이다. 이런 변화된 국내정치 상황 하에서 대통령도 국민의 뜻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거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그릇된 논리에 사회화(社會化)당했다. 인권과 같이 북한이 듣기 싫어하는 문제를 제기하면 남북 관계가 경색될 것을 우려하여 북한에 대해 정당한 문제 제기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지금까지의 잘못된 사회화의 고리를 과감하게 끊지 않을 경우 계속해서 북한에 질질 끌려다니게 될지 모를 일이다. 한국의 새 정부를 과거처럼 길들이려는 북한과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 사이의 치열한 샅바싸움이 지난 1년간 전개돼 왔다. 그 결과 남북 관계는 이렇다 할 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샅바싸움이 올봄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새 정부 5년 내내 계속될지 현재로써는 예측불허이다. 세계적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인해 남북 관계의 경색이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우리 국민에게는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문제는 남북 관계의 경색 국면이 길어질 경우 북한이 제2차 핵실험을 비롯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을 한 북한이 받아들게 될 손익계산서는 북한에 지극히 불리할 것이다. 한반도에 새롭게 조성된 긴장모드에 대한 책임을 북한이 전적으로 떠안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은 북· 미 관계 개선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 국민은 북한을 우리의 논리와 정책에 따라오도록 사회화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방향으로 남북 관계의 진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 정책대안들이 제시돼야 할 때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모닝브리핑] 국회, 오바마 대통령 취임축하 결의안 채택

    국회는 1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 취임 축하 결의안’을 채택했다.국회는 결의안에서 “대한민국 국회는 국민을 대표해 1월20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고 성공을 기원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기간 21세기 한·미 동맹 관계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존중 원칙에 입각해 미래지향적이고 전략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김문수 “식민지·전쟁 통해 한강의 기적”

    김문수 “식민지·전쟁 통해 한강의 기적”

    김문수 경기지사가 한 지역 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우리나라는) 참혹한 전쟁,분단,망국의 한을 겪으면서 세계가 놀라워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2일 오후 부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 인사말에서 “나는 우리 대한민국이 위기를 통해 기적을 이룬 나라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만약 우리나라가 일제 식민지가 안 되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통일이 되어 있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을까.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날 김현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김 지사가 남북분단과 전쟁을 정당화하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맹비난한 뒤 “공직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인터넷 매체는 전날 “‘일제 식민지와 남북전쟁 위기를 통해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다’는 내용의 김 지사 발언이 논란에 휘말렸다.”며 “신년인사회 참석자들은 ‘(김 지사 발언은) 민족정기를 바로잡으려는 여망에 찬물을 끼얹는 망언이고 식민사관에 물든 매국적 망발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허숭 경기도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지사는 식민통치하에서 설움을 겪은 우리 국민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수립했고,참혹한 전쟁 속에서 가난을 겪으며 경제적 번영을 이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허 대변인은 이어 “모 언론이 김 지사의 발언을 ‘매국적 망언’ 등으로 왜곡 보도했는데,시대착오적인 황색저널리즘이다.”며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면 달을 보아야 하는데 손가락만 뚫어지게 보고 달을 잃어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주요인사 신년사

    주요인사 신년사

    ■김형오 국회의장 “국민의 국회 만들기 위해 최선” 새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7000만 국내외 동포 여러분 뜻 하시는 일마다 다 잘 이뤄지시길 기원합니다.지난해는 참으로 숨가쁘게 지나갔습니다.안팎으로 수많은 시련과 도전에 직면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차이를 존중하고 다름을 포용하는 관용의 정신,상생의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지역,계층,이념,세대 간의 분열·갈등과 같이 대한민국의 전진을 가로막는 모든 벽을 남김없이 허물고 국민 대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의 진운을 개척해 나갑시다.우리 국회도 뼈저린 자기성찰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눈앞의 작은 이익에 매달리다가 민족의 먼 장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저는 국회의장으로서 역사와 국민 앞에 엄숙한 마음으로 옷깃을 여미며,국민과 함께 하는 ‘국민의 국회’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용훈 대법원장 “고통·불편 덜게 사법제도 개선” 지난 한 해도 우리 사법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그 중에서도 국민이 형사재판에 직접 관여하는 국민참여재판제도와 기존의 호적제도를 대체하는 가족관계 등록제도의 시행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새로운 이정표를 놓는 사건이었습니다.국민의 폭넓은 이해와 협조 덕분에 모두 큰 무리 없이 정착해가고 있습니다.우리는 지금 전 세계를 휩쓴 경제위기의 와중에 있습니다.그러나 우리 국민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 단합하고 분발하여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반전시켜 왔습니다.이번에도 눈앞의 경제 위기를 벗어나 거침없이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새해에 사법부도 우리나라가 당면한 경제 위기를 하루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민이 겪는 고통과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사법제도의 개선과 적정한 운영에 힘쓰겠습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 소장 “헌법 이념·인간 존엄 추구”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의미있는 성년식을 치렀고,그 기념 행사로써 세계헌법재판소장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우리나라와 헌법재판소의 발전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려 찬사를 받았습니다.이제 성년이 된 헌법재판소는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한층 존중되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가 준수되는 선진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활짝 꽃피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승수 국무총리 “힘·지혜 모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새해가 밝았습니다.기축년 새 아침을 맞아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올해는 우리나라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지금 우리를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습니다.우리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는 일자리 유지와 실물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특히 서민생활의 안정에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방 SOC확충, 중소기업·영세자영업자·농어업인 지원, 저소득층 복지, 실업대책 등 경제·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더욱 힘쓰겠습니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가집시다. 정부의 노력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세계경제 위기 힘 합쳐 극복해야” 2009 기축년을 맞아 이곳 유엔에서 신년 인사를 드립니다.지난 2008년은 우리 모두에게 어느 해보다 더 바쁘고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지난 1년은 식량,에너지,기후변화 위기에 국제금융위기까지 겹쳐서 세계각지에서 수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새해에도 세계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모두 힘을 합쳐서 이를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인류와 지구 전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는 국경과 인종을 넘어서서 모든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 나아가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저는 2009년을 ‘기후변화의 해’로 지정하고 유엔의 노력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적극적 동참과 지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세계 10위권의 수준에 걸맞은 한국의 역할과 기여를 기대하며,저로서도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대한민국 재도약 원년으로” 석전경우(石田耕牛)라는 말이 있습니다.‘소가 돌밭을 갈아매다.’라는 뜻입니다.기축년 소의 해를 맞아 한나라당은 석전경우의 각오로 경제 살리기에 힘쓰겠습니다.2009년 새해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입니다.올 한 해에 대한민국의 100년이 걸려 있습니다.이번에 세계적인 경쟁 대열에서 낙오한다면 다시 만회하기 어렵습니다.다시 한마음 한뜻이 됩시다.2009년 한 해를 대한민국 재도약의 원년으로 만듭시다.새해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국민통합의 한해 되었으면”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2009년에는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고통을 다 걷어내고,새로운 희망과 꿈을 되찾는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우리 다함께 지혜를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하고,국민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을 피우는 국민통합의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흔들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냅시다.기축년 새해,소처럼 우직하고 지혜롭게 민주당이 새 희망을 만들어가겠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법·원칙 지키는 정도의 정치”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지난 2008년은 10년 만의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와 열망으로 시작했으나 전대미문의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인해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습니다.솔선수범해야 할 정치권이 국민을 생각하기보다는 정파에 얽매인 오만과 독선으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어 송구스럽고 죄송합니다.저와 자유선진당은 나라가 혼란스럽고,흔들릴 때마다 늘 국민과 함께 법과 원칙을 지키며,정도로 간다는 신념으로 일하겠습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3개부처 업무보고] 뇌물 범죄 자백땐 내년부터 형사처벌 감면

    [3개부처 업무보고] 뇌물 범죄 자백땐 내년부터 형사처벌 감면

    수사과정에서 공무원 등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털어 놓으면 형사처벌을 감면해 주는 ‘면책조건부 진술제도’가 내년에 본격 도입된다.또 기업의 흑자도산을 막고 자금조달을 활성화하는 대책이 마련되며,중소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법률 지원을 위해 검사와 변호사 등이 참여하는 중소기업 법률지원센터도 신설된다.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29일 이런 내용의 2009년도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법무부는 고위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엄단하기 위해 국세청 등 관련기관과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금품제공 사실을 자진해 진술하면 형사처벌을 감면해 주기로 하고,내년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인터넷 공간을 통한 금융 사기,명예훼손 등의 사이버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에 대응해 검찰의 전산·방송통신직 전문인력에 특수사법경찰 지위를 부여해 수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중소기업 법률지원센터 신설 도산법을 개정해 회생가능성이 크지만 운영자금이 없어 부도 위기에 몰릴 위험이 높은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은행 등 금융기관이 회생기업에 운영자금 명목의 대출금을 지원하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 개발을 통해 거둬들일 수 있는 미래 수익에 대한 유가증권 발행을 허가해 자금 조달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신탁법도 바꾸기로 했다. 또 우리 경제에서 기업체 수의 99%를,고용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법률 지원을 보장하기 위해 법무부 상사법무과 산하에 검사·변호사·공익법무관으로 구성되는 ‘중소기업 법률지원센터’(일명 9988 법률지원단)를 설치하기로 했다.9988지원단은 특허 등 지적재산권보호 지원뿐 아니라 정관 설계,주식분할 및 소각,회생 및 파산절차 자문 등 종합적인 지원 방안을 도모할 계획이다. ●사이버 범죄 수사 대폭 강화 이번 업무보고는 민생안정과 경제 회생을 위한 법적 인프라 구축 차원의 각종 규제 완화가 주를 이뤘다.반면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명목으로 검찰의 공안조직 복원,사이버범죄에 대한 강력 대처 방안,촛불집회 등과 같은 불법 집단 행동에 대한 민사 제재 방안 등 규제 강화라는 입장도 함께 견지했다. 하지만 검찰의 공안조직 확대는 시대흐름에서,면책조건 진술제도(일종의 플리바게닝제)는 필요성 여부를 놓고,사이버수사기구 확대 등은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제약한다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법무부는 검찰 공안 조직의 인적·물적 자원을 보강하고 국정원,경찰 등 공안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확고히 하는 등 공안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이에 따라 내년 예산에서 공안수사비와 법질서 바로 세우기 운동 예산을 올해에 비해 각각 31%,640% 늘린 법무부는 매년 공안파트 예산을 늘릴 계획이다. 또 검찰 공안의 핵심 지휘 부서인 대검 공안부가 현재 2과 체제에서 노사나 테러 분야 전담 부서 확충을 위해 3과나 4과 체제로 확대될 전망이다.공안부는 문민정부 때인 1994년 공안4과가 폐지되고,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에는 전국 15개 지검 공안부와 함께 3과마저 폐지됐었다. 사이버 범죄에 대한 수사력를 강화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법무부는 사이버 범죄 대응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 수사부서를 신설하고,검찰 전산·방송통신직 등 전문직원에게 사이버 범죄 수사권을 주도록 검찰청법도 개정할 계획이다.하지만 사이버모욕죄와 함께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위축시킬 것이란 비판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면책조건부 진술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넓은 의미의 플리바게닝제(유죄협상제) 를 도입하겠다는 의미로,허위 진술과 자백으로 사법 정의가 왜곡될 소지가 크고 검찰 공안 조직 확대와 함께 검찰 권한의 강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부동산 규제 금융정책으로 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부동산 대책과 관련,“규제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금융정책으로 해야 하는데 대출액을 규제하거나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국토해양부를 비롯한 4개 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문제 등 부동산 문제와 관련,“과거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규제를 했지만 결국 집값은 다시 올랐다.”면서 “규제를 풀었다 묶었다 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투기지역 해제 여부는 부동산시장의 상황을 봐가며 신중하게 접근하라.”면서 “국토부가 관련 부처 및 당과 협의해 조율과정을 거친 뒤 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김은혜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해 언급,“나는 4대강 재탄생이라고 본다.”면서 “환경파괴가 아니라 오히려 환경이 살아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이어 “공직자들은 4대강 사업의 개념을 한 차원 높은 목표를 갖고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금융위기와 관련,“공직자가 선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대열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 끼어 있으면 그 대열 전체가 속도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지 못할 경우 전체 공직 사회의 일사불란하고 효율적인 가동이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지난해 대선 기간 선대위 직능정책본부에서 활동했던 위원장·부위원장 3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국가정체성을 훼손하는 굉장히 폭넓고 뿌리깊은 상황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금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국가정체성 문제는 지난 10년에 뿌리를 두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이 같은 언급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정부부처 1급 간부 집단사퇴에 따른 고위공직자 물갈이와 함께 임시국회에 계류 중인 사회질서 확립 법안 등을 염두에 두고 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또 최근 국회 경색과 관련,“외국 정상들을 만나 보면 국가위기 극복에 여야가 없고,여야 만장일치로 함께 나아가는데 한국은 어려운 과정을 겪는 것 같다.”면서 “누구를 탓할 수는 없고 지금이야말로 비난이나 욕보다 국가위기 극복을 위한 격려가 필요한 때다.여야가 무난하게 협력해 모든 게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나아가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고생이 많다.”면서 “한나라당이 덩치가 커 미지근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덩치가 크면 움직이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움직이면 탄력이 붙는 것 아니냐.”며 격려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신경림의 누항 나들이] 10년 공든 탑이 허물어져서야

    [신경림의 누항 나들이] 10년 공든 탑이 허물어져서야

    “남 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 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등의 내용을 담은 10·4 선언을 발표한 것이 불과 1년 전이다.마침내 개성 관광과 남북 철도 운행이 중단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도 답답하고 안타깝다.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나는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이 남쪽 당국에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파국에 이르는 길을 지혜롭게 피할 길은 정말 없었을까.하긴 새정권이 들어서면서 처음부터 좀 아슬아슬했다.책임 있는 자리에 앉은 사람이나 앉을 사람들 거의가 지난 10년간의 남북협력을 퍼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는 헛공사로 치부해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앞으로도 대화와 협력은 하되 주는 것만큼 받아내야 한다는 말은 딴은 틀린 말만은 아닐 터이다.왜 주기만 하고 말도 제대로 못 하느냐는 핀잔도 터무니없는 트집은 아니다.문제는 그 뉘앙스에 있다.아무리 가난한 이웃이라도,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는 주제에 말하면 들을 것이지 무슨 잔말이냐는 투의 막말을 견뎌낼 인내심은 갖기 어려우리라.가진 것이 없을수록 자존심이 그 삶의 버팀목이 되는 경우는 허다하다.이런 가운데서 3월달 북쪽은 남북 경협 사무소에서 남측 직원을 추방한다는 분풀이를 했고,그것이 금강산에서 비무장 관광객을 쏘아 숨지게 하는 참사로 변형되어 나타났다.물론 이 불상사만 놓고 보면 북한이 책임을 져야 하며 사과하는 것이 마땅했다.하지만 우리도 그들에게 변명할 빌미를 만들어 주면서 금강산 관광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막았어야 했다.이때는 당연히 지난 10년간 남북협력을 이끌어 온 인력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남쪽은 쌀도 비료도 없는 그들이 끝내는 굽히고 들어올 것이라는 오만한 낙관 속에서 일을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남 북 협력에서 우리는 퍼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인식부터가 문제다.정말 얻은 것이 없는가.햇볕 정책 10년 동안에 수백 만 명이 금강산을 다녀오고 평양을 방문하고 개성을 오갔다.그러면서 북한의 실상을 보았고,주체사회의 허구를 간파했다.그러고도 사회주의로의 통일을 고집한다면 그는 거짓말쟁이거나 멍텅구리다.남북 협력 비용의 몇 배를 들여서도 불가능한 의식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셈이다.이산가족의 만남도 작은 성과로 보아서는 안 된다.개성공단으로 대표되는 남북의 경협은 꺼져가는 우리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도 있었을 터이다. 남북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정말 걱정이다.서로 왕래도 대화도 없는 옛날의 냉전시대로 되돌아간다는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그래도 개성공단을 남겨 놓은 것은 북한이 한 가닥 소통의 길을 열어놓고 있다는 암시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우리도 이 마지막 길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우선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6·15와 10·4 선언은 양쪽 정상의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10년간 남북 협력에서 활동한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또한 주기는 주되 준 만큼 받아낸다느니 자유민주주의로의 통일이 우리의 목표라느니 하는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하지 못할 소리는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북한이 크게 신경질을 내는 전단지 살포는 당장 끝내는 것이 당연하다. ‘민족치매’란 말은 일본의 작가 시바 료타로가 러일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 ‘언덕 위의 구름’의 후기에서,러일전쟁 후 군국주의로 치닫는 일본민족을 가리켜 자신을 몰라도 너무 몰랐대서 한 말이다.남북 소통이 완전히 막히면서 드디어 다시 준냉전체제로 돌아간다면,개념은 다르지만 우리야말로 꼼짝없이 우리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민족치매’에 걸린 민족이 되고 만다. 그래도 개성공단을 남겨 놓은 것은 북한이 한 가닥 소통의 길을 열어놓고 있다는 암시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우리도 이 마지막 길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시인 신경림
  • [기로에 선 남북관계] 對南 ‘전면 단절’ 압박

    [기로에 선 남북관계] 對南 ‘전면 단절’ 압박

    북한이 다음달 1일부터 육로통행을 제한, 차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측의 군 통신 자재 협의 제의에 대해서는 공식 반응 없이 남측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측이 공동제안국으로 처음 참여한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이 채택되면서 남북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北 조평통 “북침전쟁 선포한 것” 북측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2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방미 중 기자간담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통일하는 게 최후의 궁극 목표”라고 밝힌 데 대해 “북침전쟁을 ‘최후목표’로 선포한 것”이라고 강변하며 “엄중시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평통은 대변인 담화에서 “이제는 반(反)공화국 대결 광증이 골수에 배길 대로 배긴 이명박 패당과는 북남관계와 통일문제를 논할 추호의 여지도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반공화국 대결의 길로 계속 나가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이미 선포한 대로 그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조평통은 또 이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통일 언급은 “자주통일, 평화번영에로 향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여 전쟁에 의한 통일을 최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세상에 선포한 것이나 같다.”고 주장했다. 공식 대남 기구인 조평통 담화를 통해 이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남측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북측이 앞으로 입장을 전환할 여지를 좁히고 본격 행동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3일 “남측이 본질적이고도 대범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북측은 이미 밝힌 단절 조치들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北, 개성공단 관리위·토공 간부 추방할 것” 남북경협시민연대는 “북한은 12월부터 출입경 통제를 강화하고 1차 추방 대상자로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와 토지공사 임원 상근자들을 추방할 것”이라며 “관광객 피살사건 이후 금강산 지역에서 관광공사와 면회소 관련 인원들을 추방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이 채택되면서 공동제안국으로 처음 참여한 우리측과 북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 북한대표부 박덕훈 차석대사는 한국의 공동제안국 참여를 비난하며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의 전면적 부정”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포함됐던 남북정상선언 지지 문구가 빠진 것과 관련,“한국이 이 문구 삭제를 주도함으로써 북한과의 적대화를 추구하려는 저의를 드러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이미 45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고, 우리 정부도 인권을 보편적 가치로 접근,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전단 살포 잠정 중단 여부 논의 한편 남북간 갈등을 고조시킨 요인 중 하나로 북측에서 꼽고 있는 우리측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와 관련, 해당 단체들은 전단 살포 잠정 중단 등 여러 가능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전단 살포 여부에 대해 계속 내부 논의 중”이라며 “원래 겨울에는 북풍이 많이 불어 12월부터 2월까지는 전단을 보내기가 쉽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보낸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여러 요소를 감안해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北核해결이 임기내 대북정책 목표”

    “北核해결이 임기내 대북정책 목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국이 국제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국제공조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하고 국제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시내 윌러드호텔에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G20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면서 격동기에 언론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의 변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시점에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바마 당선인이 미국 변화에 앞장서면 세계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과거의 하드파워를 접고 소프트파워를 가지고 더 큰 영향력과 리더십을 회복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오바마 당선인이 미국 자동차산업 지원을 새 정부의 우선과제로 강조하고 있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영향은. 재협상 요구시 대응책은. -자동차 재협상과 관련, 한국 언론이 추측보도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아직 거기까지 깊이 검토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FTA는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서면 철저히 검토할 것이다. 성급하게 얘기할 필요 없다. 오바마 정권 출범 이후 정리된 정책이 나오면 대응할 것이다. ▶(대통령직 수행의 어려움과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얘기했는데.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우리가 더 노력하고 상대를 이해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남의 탓만 해서는 이룰 게 없다. ▶임기내 대북정책 목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핵 없이 통일하는 것이다. 핵 가진 나라가 한반도를 통일한다고 하면 세계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와서 매년 국민을 남한테 얻어먹이는 신세를 면해야 한다. 북한문제는 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 통일하는 게 최후의 궁극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남북이 평화 공존해야 한다. ▶한·미 FTA 선(先)비준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는데. -FTA 선비준 문제는 지금 미국 정권이 이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우리 입장을 대통령이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과 미국은 처리 절차가 다르다. 국회는 너무 공개적으로 먼저 논의하는 것보다 여야가 은밀한 협력을 해서 절차를 밟아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부시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데, 오바마 당선인과의 관계는. -오바마 당선인은 나와 1차 임기를 같이 끝낸다. 세계 모든 정상들과 실질적으로 국가에 도움되는 쪽으로 정상외교를 펼쳐 나가려 한다. 사업을 하든, 국가정상을 만나든 처음에 좋은 인상과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다. kmkim@seoul.co.kr
  • [인종 벽을 넘다-美 오바마 시대] ‘새로운 미국’에 바란다

    버락 오바마 당선자가 주창한 ‘변화’의 화두는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기회와 과제가 될 것이라고 국내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변화의 진폭만큼 ‘오바마의 미국’에 대한 주문도 폭넓게 쏟아졌다. 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해법과 북핵 문제의 원만한 해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과거 조지 W 부시 정부의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다자주의와 통합주의에 기초한 국제협력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도 빠지지 않았다. 각계 전문가들이 ‘오바마의 미국’에 바라는 기대와 당부를 들어 봤다. ■ 방민호 서울대 교수·문학평론가 - 인간주의 발판… 변화의 시대 열었으면 냉전 이후에 미국은 강대국으로서의 지위가 더욱 확고했고 일방주의 정책이 오랫동안 펼쳐졌다. 그 분위기가 15년이 넘도록 지속됐는데, 오바마의 당선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보여 주는 것이다. 또한 미국 내부적으로도 국민들의 의식이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시대가 창출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준 셈이다. 세계 강대국들의 흥망성쇠는 외부 침략이 아니라 내부 타락이나 모순으로 인한 국민정신의 변화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선거 이후 미국에는 대외적인 정책이나 세계 질서를 설정하는 데 있어 자기방식의 변화가 확고하게 나타날 것이다. 이슬람 세계와 미국의 대립투쟁 국면을 어떤 의미로든 바꿔 놓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의미에서의 인간주의가 싹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첫 흑인대통령의 당선은 미국민들이 과거를 성찰한 결과이자 세계정신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종식만큼이나 큰 변화이며, 상호 보완 및 의존의 시대가 열렸다는 시대적 방증이기도 하다. ■ 문희정 남영산업 사장 - 자유무역주의 후퇴 우려 불식을 버락 오바마 당선을 놓고 우려하는 부분은 그 동안 공화당이 추진한 자유무역의 기조가 후퇴하지 않을까라는 점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도 상반기 의회 비준설과 하반기 의회 비준설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조항 재협상 얘기도 흘러 나온다. 세계적으로 어려운 경제환경에서 한·미 FTA의 효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양국이 조속히 비준했으면 한다. 오바마 당선인이 당면한 시급한 문제는 미국의 경제위기일 것이다. 경기 침체기에 백악관에 입성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과학자를 키우고 정보통신(IT) 산업을 육성, 미국 경제를 회복시켰음을 상기해야 한다.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아내 미국의 호황이 유럽과 일본, 아시아의 수출시장 활성화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오바마 당선인과 경제팀의 정책이 성과를 내 이번 위기를 넘긴다면 미국 시장은 소비패턴이 바뀌는 등 새로운 형태로 바뀔 것이다. 오바마 당선인이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한 상·하원의 도움을 받아 힘 있게 이런 변화를 이끌기 바란다. ■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 - 다자주의적 국제 협력 기틀마련 기대 오바마 정부는 한반도의 가장 핵심적 문제인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 간 공고한 정책공조를 펼칠 필요가 있다. 과거에 한·미간 정책공조의 틀이었던 대북정책조정 그룹회의(TCOG)를 다시 활성화 시켜야 한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현실을 인정하고 현실 가능한 대북 접근을 토론을 통해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대북정책 담당 조정관 등을 활성화시키고, 이 사람들이 직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대화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여기에 기초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한·미 간 대안을 마련하고 조정하는 등 협력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북핵 문제도 해결되고 남북 관계도 개선될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과거 부시 정부가 외교정책 노선으로 걸어온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다자주의적인 국제협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동아시아 및 세계 여러 국가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군축팀장 - 한국과 공조… 북핵문제 평화 해결 새로 취임할 오바마 정부는 주한미군의 존재 자체가 냉전적 유산이라고 판단해 규모를 축소시키거나 유지시키더라도, 한국 정부에 분담금 부담을 가할 것이다. 미국은 현재 경제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 조기 이전 주둔 비용에 대해 매우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주둔국인 한국에 부담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은 현재 이라크 쪽에 주둔하고 있는 군사인력은 철수하는 경향이지만 아프간 지역에서는 군 부대를 계속 주둔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동맹국의 지원 또한 늘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적인 책임 분담 측면에서 동맹국인 한국에 아프간 파병 증원을 요구하며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 미국의 관계도 과거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 갈 가능성이 크다. 부시 정권과는 달리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 직접 대화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도 한국과 서로 협력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다자안보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 엄신형 목사·한기총 대표회장 - 소수아픔 헤아려 통합의 문 열기를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미국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의 결과에 대해 깊은 공감과 지지를 보낸다. 저는 하느님께서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정의라는 가치를 전 세계에 실현함에 있어 미국의 정치와 지도자를 통해 드러내시고자 하는 시대적 경륜과 역사가 있다고 믿는다. 특히 오바마 당선자로 상징되는 소수계의 미국 정치·역사에의 전면 등장이 미국은 물론 자유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의 구현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세계 여러 나라가 필요로 하는 통합과 화합의 기폭제가 되리라 믿는다. 이는 오바마 당선자가 그 동안 표출해 온 소수자와 소외자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고아와 과부를 신원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마음’(신명기 10:18)의 연장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통해 한·미동맹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고 한반도 평화를 비롯한 세계평화에 진일보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 - 통상마찰 막을 ‘유연한 교류’ 이어가야 새로 취임하는 오바마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전면 재논의할 것을 한국 쪽에 요구해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양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향후 한·미관계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또한 오바마 정부는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는 차원에서 자국내 제조업과 관련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국가와 무역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 시장 개방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많은 희생을 요구할 것이다. 향후 한·미관계의 발전을 위해선 양국 정부가 최대한 통상 마찰을 피할 수 있도록 자국의 이익만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각국 시민들의 삶이 두루 개선될 수 있도록 교류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도 오바마 경제정책의 핵심을 정확히 파악해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같은 사안에 있어 문제시되는 여러 독소조항을 없애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미국과의 경제거래에서 대기업 위주의 정책보다 오바마의 경제적 성향을 고려해 유연성 있게 대응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 이해영 한신대 교수 -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정 등 재논의를 새롭게 출범하는 오바마 정부는 향후 한·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현재 한국내 반미 감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반드시 재논의 해야 한다. 현재 가장 중요한 한·미 양국의 문제는 자유무역협정과 같은 경제 사안과 더불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다. 이 문제들은 향후 10년 간 한·미 관계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오바마식 통치 스타일은 과거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와 달리 다자주의·통합주의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 사회내에서 미국과 관련해 몇달째 고민거리로 존재하는 한·미간 쇠고기 수입협정은 부시 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의 전형이다. 오바마는 이와 달리 다자주의적 관점에서 국제협력을 이끌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한다. 또한 오바마 정부는 쇠고기 협정과 같은 문제를 재논의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더불어 한국 시민사회 및 국민들의 여론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 공고한 미국사회 문화의 벽 허물길 미국은 세계적인 문화국가이지만 유럽에 비해 다른 국가와의 문화 교류가 적다. 미국의 문화상품은 세계를 장악하지만, 한국이나 아시아 국가들의 예술단체, 문화계 인사가 미국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예는 드물다. 발레만 해도 유럽 진출은 활발해도 미국 진출의 벽은 높다. 새 대통령은 공고한 미국 내 문화의 벽을 허물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차별을 온몸으로 겪으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첫 대통령인 만큼 소외된 계층과 국가들을 위한 남다른 시선과 정책을 보여 주길 바란다. 미국은 세계의 지형을 움직이는 나라다. 그러나 그 힘이 이라크전과 같은 폭력적인 행동으로 발현되어서는 곤란하다. 대통령 본인이 엘리트로 다른 사람 위에서 군림한 존재가 아닌 만큼 빈국, 약소국 등을 보살피는 ‘엄마’ 같은 미국이 되어 줬으면 한다. 그 통로를 뚫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문화다. 모든 국민이 차별없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고 문화를 통해 하나가 되는 세상을 새 대통령에게 주문해 본다.
  • 독도문제 피해 가… 북핵 해법 시각차

    |베이징 진경호기자|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에 앞서 아소 다로 일본 총리를 비롯해 베트남, 덴마크, 폴란드 등 4개국 정상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국제금융위기 대응과 상호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모두 43개 회원국 정상이 불과 이틀의 짧은 일정 속에 회동하는 다자외교의 특성상 이들 4개국 정상과의 연쇄회동은 시간을 쪼개 20~30분씩 짧게 이뤄졌다. 이 대통령과 아소 일본 총리의 회담은 오전 10시20분부터 35분간 이 대통령의 숙소에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셔틀외교 복원 등 양국 관계 정상화에는 뜻을 같이했으나 양국 관계를 경색시킨 독도 영유권 문제는 서로 언급하지 않았다.독도를 피해가는 대신 최근의 금융위기를 관계정상화의 발판으로 삼은 셈이다. 두 정상은 셔틀외교 복원 문제로 말문을 열었다. 아소 총리는 “한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 등 중요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그동안 앞으로 가다가 주춤한 일은 있지만 뒤로 후퇴한 일은 없었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주춤하는 일도 없었으면 한다.”며 우회적으로 독도 문제에 대한 유감을 나타냈다. 두 정상은 그러나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아소 총리는 “미국 대선도 있고, 북한의 정세도 심상치 않은 만큼 한·일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북핵 6자회담의 틀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에 “6자회담의 틀 속에서 한·일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비켜섰다.jade@seoul.co.kr
  • [서울광장] 소프트파워 없이 선진화 없다/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소프트파워 없이 선진화 없다/구본영 논설위원

    얼마 전 한국의 젊은 화가들을 초대해 프랑스 패션 브랜드 루이뷔통이 파리서 가진 전시회를 둘러봤다. 기업이 문화·예술 지원으로 사회와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는 일을 일컫는 메세나 활동의 일환이었다. 그럼에도 기업을 홍보한다는 티를 안 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한국 쇼핑족이 들락거리는, 옆 건물 명품점엔 연말까지 전시회를 한다는 안내판 하나 없었다. 그 게 오히려 고단수 마케팅 전략인지 모르지만…. 이보다 더 인상적 광경을 고흐와 세잔 등 인상파 화가의 작품을 소장중인 오르세 박물관에서 접했다. 역사(驛舍)를 개조해 만든 낡은 박물관 앞.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의 장사진은 정말 놀라웠다. 흑·백·황인종이 뒤섞인 외국관광객들과 함께 1시간 반이나 긴 줄을 선 후 가까스로 입장했다. 용산의 현대식 국립박물관 앞의 썰렁했던 풍경이 오버랩됐다.“미래는 문화역량에 기반한 소프트 파워의 시대”라는 조지프 나이 교수의 말이 새삼 와닿았다. ‘선진 일류국가’ 건설을 비전으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보름이 지났다. 건국 이후 60년간 이룬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반 위에서 선진화란 새로운 신화를 쓰겠다는 꿈이 오롯이 이뤄져 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과문한 탓인지 그런 징후는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새 정부가 애당초 선진화를 위한 방법론적 청사진을 어설프게 짰거나, 이를 실천할 인재를 잘못 기용한 탓일 게다. 며칠 전 국무회의는 5개 국정지표와 20대 국정전략, 그리고 100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지난 2월의 대통령직인수위안에 비해 한반도 대운하가 빠지고, 녹색성장이 국정과제에 추가된 게 특징이다. 그러나 여전히 허전하다. 선진화를 향한 로드맵이 부실하기 때문일 게다. 아니, 참여정부의 레토릭이었던 로드맵은 제쳐두자. 이명박 정부가 애용하는 액션 플랜(실행 계획)이라도 있는가. 세계적 국가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겠다면서 그 바탕이 될 문화 컨셉트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의 지난 10년간 매출액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출 총액 못지않다고 하지 않는가. 바야흐로 미국적 신자유주의가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를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각종 금융 파생상품으로 인해 더 확산된 양상이다. 위기의 본질은 미국 정부가 금융부분을 적절히 규제하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아직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는 저물지 않았을지 모르나,‘미국식 모델=세계 표준’이라는 믿음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자유주의 전도사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규제완화는 낡은 생각”이라며 말을 바꿨겠는가. 한때 미국식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최종 승리로 변증법적 역사 발전은 끝났다고 단언했던 그였다. 우리는 지난 60년간 숨가쁘게 달려왔다. 압축성장으로 서방국이 수백년만에 이룩한 산업화도 일궈냈다. 하지만 작금의 엄청난 서비스수지 적자야말로 문화 콘텐츠 부족을 웅변한다. 선진국 진입을 위해 ‘경제+α’가 절실한 시점이다. 아직도 늦진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라도 대한민국 호를 선진화란 미항에 닿게 할 항로와 항법을 다시 제시해야 한다. 물론 문화나 무형의 국가브랜드, 즉 소프트 파워의 힘을 인식하면서 국정과제의 우선순위를 새로 짜야 한다. 이런 신사고를 실천에 옮길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사랑하는 동포들” 서해서 ‘대북 전단’ 날려

    대북 인권 개선활동으로 서울평화상을 받은 수전 솔티(49·여) 디펜스포럼 회장이 10일 서해상에서 ‘대북 전단’의 풍선을 날리기 위해 인천을 찾았다. 수전 솔티 회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자유북한운동연합의 회원 10여명과 함께 25t급 낚시어선을 타고 연안부두를 출발했다. 출발한 지 1시간 30분 가량이 지난 오전 10시 30분께 배는 인천 대무의도 남서쪽 5마일 해상에 멈췄고 솔티 회장과 회원들은 준비한 장비를 이용, 풍선에 바람을 넣기 시작했다. 이들은 부풀러 오른 길이 12m, 폭 2m의 풍선 10개에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들에게’로 시작하는 전단 10만장을 나눠 매달고 하나씩 북쪽 하늘을 향해 날려 보냈다. 풍선이 하나씩 하늘로 오를 때마다 이들은 두 손을 쭉 뻗으면서 ‘북한 자유’라는 구호를 외쳤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전단은 김정일 체제의 선군정치와 독재를 비판하고 자유세계의 정보를 담은 내용”이라며 “한달 전부터 행사를 계획했으며 오늘 북동풍인 바람 방향으로 봤을때 전단이 북한 주민들에게 잘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단 풍선은 황해남도 해주나 황해북도 사리원을 겨냥해 띄워졌다. 박 대표는 대북 전단의 살포를 자제해 달라는 통일부의 최근 발표와 관련, “남북 관계의 경색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등의 사건으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분노의 결과일 뿐 대북 전단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솔티 회장은 “육지에서의 행사에 참가한 적이 있었지만 오늘은 바다 위에서 전단을 날려 더욱 흥미로웠다.”며 “북한 주민들은 언론의 통제 등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 모르고 있기 때문에 전단을 통해 실상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004년부터 매년 150만장의 전단을 북한으로 보내고 있으며 전단 살포 비용은 주로 미국 교포나 디펜스포럼과 같은 미국 현지 단체의 후원으로 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후쿠야마의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참 ‘도발적인’ 학자다. 세계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설을 자주 제기했다는 점에서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일본계 3세 정치경제학자다. 조지 메이슨대 재임 중 그는 ‘역사의 종말’이란 책으로 다채로운 반향을 얻었다.‘자유주의의 전도사’란 찬사에서부터 ‘학술 장사꾼’이란 비난에 이르기까지.‘무엄하게도’ 자유민주체제의 최종 승리로, 변증법적 역사 발전은 끝났다고 선언한 탓이다. 한마디로 동구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시장경제+자유민주주의’가 지구상 유일 대안으로 남았다는 게 대전제였다. 이 시스템이 세계화를 통해 전세계로 퍼질 것이므로 더 이상의 역사적 진보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로 미국식 자본주의의 비전이 허물어졌다고 분석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3일자)의 기고문을 통해서다. 즉 감세와 탈규제를 기반으로 한 레이건주의로 대변되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벽에 부딪혔다는 주장이었다. 자유주의의 궁극적 승리를 예언했던 그가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신랄히 지적한 것은 퍽 역설적이다. 물론 1기 부시 행정부 때만 해도 네오콘(신보수주의 그룹)으로 분류되던 그의 이런 변신은 이미 예견됐다.2006년 ‘네오콘 이후’란 책과 함께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 수행방식을 비판하기 시작하면서다. 까닭에 후쿠야마의 주장이 우리에게 금과옥조일 순 없을 게다. 그의 논리 자체가 오락가락한 상황이 아닌가. 이번에도 그는 미국식 모델에 온전히 미련을 버리진 않았다.“그래도 중국이나 러시아 모델보다는 낫다.”면서 “미국이 1930년대와 1970년대에 그랬듯 위기를 이겨내고 영향력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감세, 탈규제 정책을 포기하고 (금융에 대한)규제 강화와 공공기능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는 그의 고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게다. 그가 지적했듯(미국의 충고 혹은 강요로) 외환시장을 덜컥 개방했다가 1997∼98년 국제통화기금(IMF)위기를 겪었던 우리가 아닌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미국식 자본주의는 끝났다”

    “미국식 자본주의는 끝났다.” ‘역사의 종언’으로 냉전체제 붕괴를 고찰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이번에는 ‘미국의 종언’을 선언했다.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로 미국식 ‘자본주의 비전’의 몰락이 증명됐다는 얘기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달 13일자(현지시간) 뉴스위크 최신호에 실은 ‘미국 주식회사의 몰락(The Fall of America,Inc)’이라는 글에서 이같이 진단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후쿠야마는 우선 “감세, 탈규제로 대변되는 ‘레이거니즘(혹은 대처리즘)’은 시효를 다했다.”고 진단했다.1980년대 이후는 국가개입을 최소화한 신자유주의의 시대였지만 이번 금융위기로 그 한계가 드러났다고도 했다. 실제 ‘레이건 혁명’은 유례 없는 호황과 첨단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감세와 탈규제는 필연적으로 재정적자 심화와 소득 양극화를 불러왔다. 후쿠야마는 2000∼2001년 캘리포니아주 전력시장 자유화에 따른 전기세 폭등,2004년 엔론 회계 부정사건 등을 ‘탈규제의 대가’로 꼽았다. 그는 또 “미국식 자본주의와 함께 미국식 자유민주주의 가치도 붕괴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세계인들은 미국 민주주의를 이라크 침공이나 미국 패권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후쿠야마는 이 같은 미국식 가치의 몰락이 이미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미국의 적자심화 현상으로 그 조짐을 드러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를 간과했고 적절히 대응하지 않아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고도 지적했다. 후쿠야마는 그러나 “미국의 시스템 적응능력과 미 국민의 탄력성을 생각하면 미국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건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감세, 탈규제 정책을 포기하고 정부 규제 강화와 공공기능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중앙청에 태극기 달던 감격 다시 한번

    중앙청에 태극기 달던 감격 다시 한번

    58년 전 중앙청에 태극기를 달았던 그날의 감격을 되새기는 태극기 게양 재연 행사가 열렸다. 해병대사령부는 28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제58주년 서울수복 기념행사를 열었다. 중앙청 태극기 게양 재연 행사에는 서울수복 탈환작전에 소대장으로 참가했던 이서근(해군간부 1기) 예비역 대령과 당시 중앙청으로 진격했던 2사단 12대대에서 현재 복무 중인 최문종 병장, 해병대사령부 인근에 있는 갈담초등학교 5학년 서후덕군이 참여했다. 기념행사에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 이홍희(중장) 해병대사령관,6·25 참전용사, 역대 해군참모총장과 역대 해병대사령관, 프랭크 팬터 주한 미 해병부대 사령관, 일반시민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이홍희 사령관은 기념사를 통해 “해병대가 중앙청 옥상에 인공기를 끌어내리고 태극기를 게양하던 그날의 감격스러운 장면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전세계에 알린 상징적인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며 “호국영령들의 귀중한 희생을 기억하며 그 뜻을 계승하자.”고 말했다. 해병대는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뒤 서울탈환 작전을 벌여 9월27일 오전 6시10분에 중앙청 옥상에 태극기를 달았다. 당시 해병대 2대대 6중대 1소대장으로 국기게양에 참여했던 박정모 소위는 해병대 대령으로 예편했다. 식전·후 행사로는 해병대 의장대의 의장시범 및 사물놀이 공연, 군악대 공연 및 태권도 시범 등이 펼쳐졌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교과서 개편’ 파장] 보수진영 수정요구 주요내용

    보수진영이 제기하고 있는 교과서 수정 요구는 주로 근현대사에 집중된다. 국방부의 수정 요구 의견은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 등을 옹호하고 있다. ‘이승만 정부는 이를 이용하여 독재정권을 유지하였다.’(중앙교육진흥연구소)는 부분을 ‘이승만 정부는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는데 최선을 다했다.’로 고쳐 달라고 주문했다.‘전두환 정부는…권력을 동원한 강압정치를 했다.’(금성출판사)를 ‘전두환 정부는…친북적 좌파의 활동을 차단하는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로 고쳐 달라고 했다. 같은 책의 각 단원 제목 가운데 ‘이승만 정부의 독재화’→‘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립시킨 이승만 대통령’,‘헌법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 ‘민족의 근대화에 기여한 박정희 대통령’,‘전두환 정부의 강압정치와 저항’→‘전두환 정부의 공과와 민주화 세력의 성장’으로 수정을 요구했다. ‘1947년 제주도에서 3·1절 기념식을 마치고 시가행진을 하던 군중에 경찰이 발포했다…이 사건은 1948년 제주도 4·3사건이 일어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대한교과서)라는 구절도 수정대상이다.‘제주도에서 4월3일 발생한 대규모 좌익세력의 반란진압 과정에서 주동세력의 선동에 속은 양민들도 다수 희생된 사건’이라고 고쳐 달라는 것이다. 통일부의 수정의견은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천재교육)를 ‘김대중 정부는 화해협력정책을 추진하면서’로 수정하자는 것이다. 같은 교과서의 ‘박정희 정부는 통일문제보다는 경제개발문제에 집착하였고’를 ‘박정희 정부는 통일문제보다는 경제개발에 우선순위를 두었고’로 개정하자는 의견이다. ‘북한군부내 강경파에 의한 대남도발이’(금성출판사)는 ‘북한에 의한 대남도발이’로 바꾸자고 했다. 범문사 교과서의 ‘북한체제의 고착화와 북한의 변화’는 ‘북한 유일지배체제와 북한의 변화’로 수정 요구했다. 상의는 ‘1950년에 6·25 전쟁이 일어났다.’(대한교과서)를 ‘1950년 북한의 김일성은 6·25 전쟁을 일으켰다.’로,‘새마을 운동은 박정희 정권의 독재를 정당화하는데 이용되기도 했다.’(금성출판사)는 ‘새마을운동은 민간의 자발적 운동이었다. 오늘날 많은 나라들에 학습의 대상이 되고 있다.’로 수정의견을 냈다. ‘이승만 정부는…친일파청산 등 민중의 요구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권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았다.’(금성출판사)에서는 ‘그러나 국가건설과 경제회복, 교육기회 확산을 위해서도 크게 노력했다.’를 추가하라고 요구했다.‘2000년 6월15일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 남북 화해 협력시대를 열었다.’(중앙교육진흥연구소)는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함으로써 남북한의 군사력에 엄청난 불균형을 초래했다.’를 추가하라고 요구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평생 참회하겠다” 간첩 원정화 첫 공판서 혐의 인정

    “평생 참회하겠다” 간첩 원정화 첫 공판서 혐의 인정

    탈북자로 위장한 여간첩 원정화(34)가 10일 첫 공판에서 군사 기밀을 빼낸 혐의 등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신용석)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원 피고인은 신 부장판사가 “공소사실이 맞느냐.”고 묻자 낮은 목소리로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신 부장판사가 “맞다고요?”라고 거듭 확인하자 “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재판부에 전향서를 제출했는데 본인 의사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도 작은 목소리로 “예”라고 짧게 답했다. 원 피고인은 공판을 하루 앞둔 9일 법원과 검찰에 간첩 활동을 반성하는 내용으로 A4용지 3장씩에 적은 전향서 2통을 제출했다. 원 피고인은 전향서에서 “이제 7살배기 딸밖에 남지 않았다. 다시 살아갈 기회를 주시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평생 참회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원 피고인은 또 “북한에서 태어난 것이 죄”라면서 “대한민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북한체제에 회의를 느끼고 심적 갈등을 겪었다.”고 적었다. 두번째 전향서에서 원 피고인은 “장군님이 최고인 줄 알았다. 대한민국에 들어와 많은 탈북자들을 접하면서 제 딸 키우면서 량심(양심)의 가책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대역죄인 원정화’라고 끝낸 전향서 하단에는 애국가 가사 1절이 적혀 있었다. 옅은 녹색 수의를 입은 원 피고인은 공판 내내 초췌한 모습으로 고개를 깊숙이 숙인 채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검사가 피고인의 간첩 활동을 일일이 열거할 때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나지막이 흐느꼈다. 부장판사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반사적으로 일어나 대답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국내 언론사는 물론 일본 등 해외언론사 기자들까지 60여명이 몰렸다. 원 피고인의 법원 도착 모습을 촬영하려는 사진 기자들로 호송 통로가 북새통을 이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시위피해 집단소송제 문제 있다”

    “시위피해 집단소송제 문제 있다”

    양창수 대법관 후보자는 3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에서 불법시위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제 도입에 대해 “또 다른 집단소송제도를 인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한나라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집단소송제를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양 후보자는 “소 제기 남발 가능성이 있는 데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집단소송제도의 기본 취지는 손해의 양상이 유사하다는데 있는데 시위로 인한 집단 손해와 관련해서는 손해의 양상이 매우 다양하지 않은가 싶다.”며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기술적 보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절차적 면에서 적절한 요건 등이 갖춰진다면 전혀 위헌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그런 전제 하에서 국회에서 (관련법이) 다수결로 통과되면 시행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양 후보자의 위장전입 및 논문 중복게재 의혹 등에 대해서도 따졌다. 양 후보자는 자신의 ‘민법 개정 작업의 경과와 채권편의의 개정 검토사항’ 논문이 중복 게재됐다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지적에 대해 “연구윤리를 위반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 후보자 부친의 제주도 땅 상속을 위해 위장 전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실제로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민등록을 옮긴 것은 제 불찰이며 잘못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국가보안법 존폐에 대해 양 후보자는 “현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는 폐지까지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 후보자는 개헌에 대해서는 “대통령 중심제와 5년 단임제는 어느 정도 역사적 소명을 훌륭히 완수한 게 아닌가 싶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한 뒤 “그러나 구체적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 위에서 국론을 분열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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