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유무역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신기술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운동선수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전세임대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필 미켈슨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142
  • [열린세상] 민주공화국과 재벌왕국/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재벌은 선망의 대상이다. 가족 중 한명이라도 재벌그룹에 근무하면 가문의 영광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안의 자랑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코리아는 모르더라도 삼성이나 LG, 현대자동차 등은 알고 있다. 가문의 자랑을 넘어 국가의 자랑거리다. 재벌 계열기업이 소재해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간 지역경제의 체감온도 차이는 크다. 지역경제의 근간도 재벌이라 하겠다. 정치권력이 경제권력보다 우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정치권력은 한때이지만 경제권력은 무한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짧은 정치권력보다는 자손 대대로 이어지는 무한한 경제권력을 더 선망한다. 경제권력의 대명사는 의문의 여지없이 바로 ‘재벌’이다. 재벌가문의 부도덕성, 재벌경영의 전근대성이 문제된 적이 있었다. 별일 아니다. 검찰이 여론에 떠밀려 겨우 기소해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면서 판사가 풀어준다. 판사가 해결하지 못하면 대통령이 사면시켜준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이다. 요즘에는 한 재벌총수의 사적인 보복폭행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그야말로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누가 그들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재벌총수가 하는 말은 시대의 화두이다.‘다 바꿔라’ 하면 다 바꿔야 한다.‘우리나라는 샌드위치 신세이다.’라고 한마디 하면 오피니언 리더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옹호한다. 정치적 리더의 한마디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재벌총수의 말은 밑줄 긋고 암기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최근 재벌의 힘을 재확인시켜준 일이 있었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고 정권말마다 보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 4월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날,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개정안 통과로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가 대폭 완화되었다. 출총제란 자산 6조원 이상의 재벌이 다른 계열사로 출자하는 것을 순자산 25%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이다. 도입배경은 매우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에 출자한 가공자본을 통해 전체 계열사를 개인회사처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간단히 말하면,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거대 그룹을 총수 마음대로 하고 자손대대로 상속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이다. 이러한 취지의 출총제가 폐지 수준에 이르렀다. 적용 대상기업은 자산총액 6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축소되고 그 중에서도 자산 2조원 미만인 기업은 제외되었다. 출자총액 한도도 40%로 상향되었다. 여전히 40%이기 때문에 전면 폐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얼굴 두꺼운 사람도 있지만 예외조항까지 따지면 출총제는 이제 제도로서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어떤 대선주자는 출총제 폐지를 경제공약으로까지 내고 있다. 일부러 그런 건지, 무지해서인지 두고 볼 일이다. 그동안 재벌들과 전경련은 출총제 때문에 투자를 못한다고 아우성이었고, 출총제를 완화해주면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공언하였다. 이제 지켜보자. 어차피 사내유보금이 쌓일 대로 쌓여있어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지만, 그들의 약속대로 투자가 대폭 늘어나는지. 기업가 정신이 있다면 아무리 샌드위치 상황이라 하더라도 신세타령만 하고 있지는 않는다. 언제 우리 경제가 태평성대인 적이 있는가. 항상 위기이고 긴장이었다. 재벌은 출총제 대폭 후퇴를 과거처럼 재벌가의 편법상속이나 지배력 강화로만 이용해서는 안 된다. 향후 출총제가 다시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느냐 못 얻느냐는 이제 재벌의 손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지 재벌왕국이 아님을 재벌들이 염두에 뒀으면 한다. 그런데 이 말을 해놓고 힘이 빠지는 것은 왜일까. 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 경찰, 본청보고 안했나 못했나

    경찰, 본청보고 안했나 못했나

    경찰이 한화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도 이를 경찰청장에게는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경찰 보고체계의 허점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미 연방수사국(FBI)과의 업무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이택순 경찰청장은 29일 귀국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언론보도에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24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첩보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9일 ‘한화그룹 자녀가 폭행을 하고 있다.’는 112 신고를 받았다. 이어 지난달 20일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첩보를 입수했고, 같은달 26일 서울경찰청에 ‘범죄첩보 보고’를 했다. 한기민 서울청 형사과장은 “광역수사대에서 보고를 받고 지난달 26일 혹은 그 다음날 서울경찰청장에게 이 사실을 구두로 보고했다.”면서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어서 본청에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역수사대에서 서울청에 올린 ‘폭력행위등(납치, 감금, 폭행) 사건 관련 첩보’에는 ‘김승연 회장이 본건 피해자 조모씨 등이 자신의 둘째 아들과 싸움을 하였다는 이유로 2007년 3월8일 오후 8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가라오케 술집에서 피해자 4명을 자신의 경호원, 폭력배 등에게 시켜 강제로 차에 태워 서초구 소재 청계산 주변 불상의 창고로 납치한 후 20분간 감금하고, 집단폭행하여 치료 일수 미상의 상해를 가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기록돼 있는 데다 폭력배가 25명이나 동원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서울경찰청장이 이 정도의 첩보 내용을 경찰청장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보고를 누락한 이유에 대해 “당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시위가 한창이어서 서울청장이 확인되지 않은 첩보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생보사 상장 길 열렸다] 토종 생보사들 “이젠 세계무대로”

    [생보사 상장 길 열렸다] 토종 생보사들 “이젠 세계무대로”

    18년을 끌어 왔던 생명보험사의 상장이 연내 이뤄지게 됐다. 외국계 생보사들이 보험시장의 20% 가깝게 잠식하는 등 ‘토종’ 생보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출구’를 마련한 셈이다. 또 국내 보험사를 세계적인 보험사로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생보사 상장의 의미와 전망, 증권시장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시민단체 등의 반발, 생보업계 판도 변화 등을 상·하 2회로 나눠 싣는다. “이제 우리나라 보험사들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27일 금융감독위원회가 ‘유가증권상장규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생보업계는 이렇게 의미를 평가했다. 최근 10년간 외국계 생보사들이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시장을 잠식, 국내 생보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토종 생보사’가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보험사와 동등 경쟁 디딤돌 마련 특히 생보업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고 자본시장통합법 통과를 앞두고 있어 국가간, 금융권역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금융회사간 ‘무한 경쟁’이 예고되는 시점에서 생보사들의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보사의 상장의 최우선적인 효과는 증권시장을 통해 자본확충이 가능해져 재무구조가 건실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생보업계 구조조정을 통해 대형화를 모색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보험시장은 상장 생보사가 중심이 돼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화를 적극 추진하는 추세다. 세계시장 점유율 1%를 초과하는 글로벌 보험사(12개)들은 M&A 등 대형화를 통해 세계시장 총점유율을 19.8%에서 28.2%로 높이며 급성장했다. ●비상장 일본 생보사들 점유율 추락 반면 상호회사로 출발한 일본의 비상장 생보사들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져 위기를 맞고 있다. 스위스리 시그마에 따르면 98년 시장점유율 3.8%로 세계 생보사 1위였던 닛본생명은 2004년 시장점유율이 2.5%로 줄면서 세계 3위로 추락했다. 삼성생명도 98년 1.2%에서 2004년 0.8%로 하락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생보사 상장은 해외진출을 위해서도 서둘러야 한다.”면서 “일본 생보사들은 상장을 하지 않아 최근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외국계 상장 생보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도 “해외비즈니스를 하려면 상장해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면서 “자산 규모는 삼성생명이 더 크지만,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는 알아도 삼성생명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화·자발적 구조조정 촉진 금감원은 또한 “상장 이후에는 은행·증권 등에서 소형 생보사를 인수할 수도 있고, 역으로 대형 생보사들이 은행·증권 등을 인수해 금융시장 내에서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촉발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덩치를 키운다면 세계 무대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글로벌 보험사의 출현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2005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선정된 생보사 중 상장이 되지 않은 기업은 삼성생명이 유일하다.”면서 “국내 생보산업도 상장을 통한 자본확충과 대형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소비자들이 경영 상태가 우량한 생보사를 골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면, 생보사로서는 경영 투명성뿐 아니라 양질의 보험 상품 판매와 서비스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생보사 상장 자본시장 선진화 전기돼야

    삼성생명 등 생보사의 시장 공개 길이 열렸다. 생보사 상장 논의가 시작된 지 18년만의 일이다. 생보사의 성격을 ‘주식회사’로 규정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이 어제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심의 의결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민단체와 정치권, 그리고 업계는 생보사의 상장 이익 배분 문제를 놓고 한치 양보없는 대립을 거듭했다. 불공정한 약관을 바탕으로 계약자들의 희생을 딛고 성장한 만큼 기존의 계약자들에게 상장이익을 배분해야 한다는 시민단체 등과, 주주의 몫이어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이다. 우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생보사의 성격을 주식회사로 규정한 상장규정 개정안에 동감을 표시하면서도 상장 이후 생보사들이 떠맡아야 할 책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우리 경제가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특히 금융산업의 선진화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 금융산업은 우물안 개구리식 영업 또는 대기업집단의 보호막에 기대어 국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터는 식의 영업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의 상장 이익배분 요구도 이러한 영업 형태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상장 허용을 계기로 생보사들이 자본시장 선진화와 사회안전망 강화에 첨병 구실을 해주길 기대한다. 그러자면 생보사들은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재벌의 사금고 역할을 한다는 불신을 떨쳐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만 선진 자본에 맞서는 대항력을 갖출 수 있고 자본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생보사들은 1조 5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기금 출연을 약속했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고 본다. 저렴하면서도 품질 높은 서비스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 먼저다.18년만에 숙원을 푼 생보사들의 행보를 지켜보겠다.
  • 암송아지 값 200만원대 무너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미국 쇠고기의 수입 재개 여파로 경북지역 암송아지 가격이 폭락했다. 26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열린 기계우시장에서 거래된 암송아지(생후 4∼5개월,100㎏ 기준) 가격은 195만원으로 200만원대가 무너졌다. 올해 1월 평균 289만원에 비해 32.5%(94만원), 지난 6일에 220만원보다 12.8%(25만원)나 떨어진 것이다. 경주 안강우시장에서도 지난 24일 암송아지가 196만 3000원에 매매돼 지난해 12월 말 279만원보다 29.7%(82만 7000원)나 크게 떨어졌다.영천에서는 지난 22일 암송아지가 220만원에 거래됐으나 포항, 경주의 가격 폭락 여파로 다음 장에서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함께 암소(600㎏) 가격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도내 우시장에서 암소는 FTA 타결 직전인 지난달 29일 516만원, 지난 3일 502만원,4일 495만원,9일에는 485만원까지 떨어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송아지값 하락은 한·미 FTA 타결 등으로 인한 시장 불안 때문”이라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shkim@seoul.co.kr
  • 해외공관 130곳 농산물수출 교두보로

    전세계 130여개 재외공관이 우리 농산물의 수출 교두보로 활용된다. 농림부와 외교통상부는 26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농업인의 해외수출을 돕기위해 업무협력 약정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날 오후 외교통상부 리셉션 홀에서 약정 체결식을 가졌다. 두 부처는 이번 협약을 통한 긴밀한 협조로 농민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돕는다는 방침이다. 민동석 농림부 통상차관보는 “전세계에 퍼져 있는 130여개 재외공관을 활용해 우리 농식품 세일즈 외교에 발벗고 나선다는 구상”이라면서 “재외공관에서는 현지 농식품 시장 정보를 수집하고, 우리 농산물의 해외 판촉, 수출 박람회ㆍ전시회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시찰단을 일본, 중국, 미국 등에 파견해 농식품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대책 회의를 열어 지역별 진출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농림부는 오는 2013년까지 농식품 수출액을 40억달러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23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수준에 그쳤다. 민 차관보는 “FTA 체결로 경쟁력이 높아진데다 세계 농산물 수입시장의 12%를 차지하는 일본, 중국과도 인접해 있어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6) 칠레 (하)

    [이젠 포스트 BRICs] (6) 칠레 (하)

    ■ 현대자동차 “공급 부족…없어 못팔아”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스텔라가 아직도 돌아다니네.” 산티아고 도심에서 외곽으로 빠지는 왕복 8차선 대로. 현대차 ‘스텔라’가 깜빡이를 켜고 앞으로 끼어든다.1997년에 단종된 스텔라는 한국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차. 신기한 마음에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사진 속에는 마치 연출이라도 한 듯 기아차의 ‘봉고트럭’과 ‘모닝’이 스텔라 양 옆에 나란히 서 있다. 칠레에서는 잠깐만 고개를 돌려도 한국차가 시야에 들어온다. 올 1∼2월 칠레에서 팔린 현대차는 3622대로 시장의 11.6%를 차지했다.GM계열 시보레(5585대·17.8%), 도요타(3865대·12.4%)에 이어 3위다. 하지만 6위 기아차(2043대·6.5%)를 합하면 현대의 ‘자동차 형제’가 1위로 올라선다. 현대차는 전세계 35개 업체,300여개 모델이 경합하는 칠레시장에서 성능, 디자인 등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 가격도 일본·미국 차보다 비싸면 비쌌지 결코 싸지 않다. 현대차 수입총판인 ‘아우토모토레스 길데마이스터’ 리카르도 레스만 사장의 불만은 현대차의 인기를 대변한다.“우리쪽 요구만큼 현대에서 신속히 차량을 보내주지 않는다. 물량조달만 잘 되면 당장에라도 도요타를 제치고 2위를 할 수 있다. 칠레 사람들이 좋아하는 픽업 모델이 공급되면 1위도 가능하다.” 길데마이스터는 150년 전통의 차량유통업체로 1986년부터 현대차를 팔고 있다.“96년 엘란트라, 액센트 등 다양한 모델이 등장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했습니다. 그해 열린 이베로-아메리카나(스페인어권 국가) 정상회담에서 ‘쏘나타’를 공식 의전용 차량으로 제공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중남미 정상들이 쏘나타를 타고 내리는 모습이 TV에 나오면서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갔지요.” 레스만 사장은 “칠레인들은 한국 제품을 일본 제품과 동급으로 친다.”면서 “현대차가 코레아(한국)의 브랜드라는 것을 아직도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대우일렉 ‘에초 엔 코레아’의 위력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 칠레 판매법인은 지난해 5500만달러(약 5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비할 바는 아니다. 두 회사보다 자금력도 달리고 휴대전화와 같은 효자 상품도 없다. 대부분 TV,DVD,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일반 가전으로 올린 성과다. 열악한 여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대우 칠레법인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36%나 많은 7500만달러로 잡았다.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대우가 찾은 해답은 ‘코레아’였다.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이 어려워지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이기도 했던 칠레법인은 존속이 결정된 뒤 허리띠를 다시 졸라매면서 대대적으로 ‘에초 엔 코레아’(메이드 인 코리아)를 내세웠다. 송희태 법인장은 “대우의 제품은 대부분 인천·광주·구미 등 한국내 공장에서 만들어진다.”면서 “이게 중국·멕시코 등지에 공장을 갖고 있는 다른 업체보다 유리한 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메이드 인 재팬(일본)’이 새겨진 TV, 냉장고가 없어진 지금 ‘메이드 인 코리아’는 최고의 원산지 브랜드라는 얘기다. 대우그룹이 전성기를 누릴 때 칠레인들에게 각인됐던 ‘DAEWOO’ 로고의 효과도 합쳐져 시너지 효과로 이어졌다. 그는 칠레인들의 특성을 언급했다. 칠레인들은 중남미 최고 부국에 산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고급’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상당수 소비자들이 원산지가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이면 브랜드가 아무리 고급이어도 색안경을 끼고 봅니다. 뒤집어 말하면 ‘한국산’에는 과거 우리가 ‘일본산’에 대해 가졌던 것만큼의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다는 것이지요.” 대우는 올해부터는 광고카피를 ‘에초 엔 코레아’에서 한발 나아가 ‘아반사다 테크놀로히아 디히탈 데 코레아’(한국의 선진 디지털기술)로 바꿨다. 이를 바탕으로 PDP TV,LCD TV,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대부분의 제품군을 대형화할 계획이다. windsea@seoul.co.kr ■ 한국기업들의 활약상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국내기업의 칠레 진출은 주로 판매공급망 형태로 이뤄져 있다. 대개 판매법인이나 판매지사들이다. 생산법인(공장)은 한 손으로 셀 정도다. 칠레 자체가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생산공장을 짓더라도 부품공급이나 인력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내수시장도 좁기 때문이다. 주변에 브라질·멕시코 등 광대한 내수시장과 값싼 노동력을 갖춘 나라들이 있다는 것도 칠레 진출을 꺼리게 만드는 이유다. 제조업체로는 삼성·LG·대우 등 가전 3사와 이건산업(목재), 풍전(〃), 세라젬(의료기기), 한국타이어 등이 판매법인·지사 형태로 진출해 있다. 현대종합상사·삼성물산 등 종합상사와 STX팬오션·TGL·위덱스 등 물류회사, 외환은행·수출보험공사 등 금융기관들도 활동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직접 나가지 않고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차량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칠레 FTA가 가시화되던 2003년 산티아고 지점을 판매법인으로 전환하고 ‘칠레시장 1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현재 TV, 캠코더,DVD,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이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해 2억 5000만달러의 매출로 전년 대비 40%가량의 신장률을 이뤘다.LG전자도 PDP TV,LCD TV, 에어컨 등에서 대표적인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차는 산티아고를 중심으로 ‘싼타페’ ‘투싼’ 등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들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19.0% 성장한 2만 4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기존 인기차종인 ‘스포티지’ ‘쏘렌토’ 등 SUV에 더해 ‘피칸토’ ‘쎄라토’ 등 승용차 판매가 늘면서 올해 1만 3000대를 팔 계획이다. 이건산업은 1993년부터 라우타로 지역에서 ‘이건 라우타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든 합판을 미국, 멕시코, 유럽에 수출한다. 올해 매출목표는 3000만달러(약 280억원)다. 온열기 등 의료기기 회사인 세라젬은 한·칠레 FTA 발효 1년 후인 2005년 3월 남미시장 공략 거점으로 칠레 판매법인을 세웠다. 무관세 혜택을 바탕으로 첫해 38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산티아고에서 5개의 온열기 등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windsea@seoul.co.kr ■ 칠레 개방 경제 현황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우리나라에는 칠레가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지만 칠레는 한국에 앞서 이미 미국·캐나다·멕시코·유럽연합(EU)등 40여개 나라와 맺은 상태였다. 현재 칠레는 17건,56개국과 FTA 관계에 있다. 이 나라들이 차지하는 교역규모는 전 세계의 80%에 이른다. 2004년 4월1일 한·칠레FTA 발효 이후 3년간의 무역장벽 철폐 효과는 급신장한 교역규모가 말해 준다. 칠레로의 수출은 FTA 발효 직전인 2003년 5억 1700만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 15억 6600만달러로 3배가 됐다. 칠레에서의 수입은 같은 기간 10억 5800만달러에서 38억 1300만달러로 3.6배로 늘었다. 대 칠레 수입이 더 크게 늘어난 것은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구리의 국제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품목별로 한국산 자동차(원산지 기준)는 지난해 칠레시장에서 25.7%의 점유율을 기록, 일본(26.1%)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2004년에는 한국 21.0%, 일본 25.4%였다. 칠레산 포도주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2003년 6.5%에서 지난해 17.4%로 늘었다. 같은 기간 프랑스산은 49.5%에서 36.9%로 줄었다. FTA 발효 이후 한국의 연 평균 수출 신장률은 경유 308.5%를 비롯해 무선통신기기 107.6%,TV 23.5% 등이다. 수입 증가율은 키위 583.3%, 포도주 321.1%, 돼지고기 125.3%, 포도 108.8% 등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느끼는 FTA의 혜택은 크다. 온열기기 회사 세라젬의 이왕구 칠레법인장은 “FTA로 관세가 없어져 온열기 판매가격이 대당 20만원가량 낮아져 더욱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나라간 직접투자는 무역규모 확대만큼의 진전이 없다. 한국의 칠레 투자는 2004년 230만달러,2005년 350만달러,2006년 390만달러 수준이다.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칠레 외국인투자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칠레에는 광산·에너지 등 유망한 사업분야가 많은데도 한국기업의 투자가 좀체 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기업들이 칠레가 지닌 잠재력을 낮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무역규모가 확대되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취재후기 칠레가 서울신문 <이젠 포스트 브릭스(BRICs)> 기획의 취재대상으로 선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었습니다. 남미를 대표할 국가로 아르헨티나를 꼽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 중남미 전문가는 “칠레가 현재 남미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 규모의 측면에서 볼 때 세계경제의 주요 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아르헨티나가 더 높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인구는 칠레 1640만명-아르헨티나 4030만명, 면적은 칠레 76만㎢-아르헨티나 277만㎢로 큰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서울신문 편집국은 칠레를 선정했습니다. 내부의 탄탄한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을 바탕으로 외부에 활짝 문을 연 칠레경제의 안정성과 생산성을 더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대로 정보기술(IT)·생명공학(BT)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잠재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점도 감안했습니다. 칠레는 고민 중이었습니다. 고민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저성장’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도 그랬고 ‘성장’과 ‘분배’라는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두 개의 가치가 양극단으로 주장되고 있는 것도 그랬습니다. 한 칠레 기업인은 “해마다 7%대의 성장을 거듭해야 선진국 문턱에 진입할 수 있지만 4%대에서 정체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지나치게 노동자 중심의 고용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 나라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임금이 너무 적어 한푼도 저축을 못하고 있다.”는 20대 여행사 직원은 국민들의 소득불균형이 완화돼야 더 크게 성장할 텐데 정부가 이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지구의 정반대편에 있는 두 나라, 사람 사는 세상의 고민은 똑같은가 봅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하) 노사상생의 문화를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하) 노사상생의 문화를

    지난달 14일 저녁 서울 영등포2가 민주노총 근처 음식점에서는 노동부와 민주노총 ‘수뇌부’의 합동 술자리가 벌어졌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차관, 국실장 10여명과 함께 민주노총을 방문,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산별대표 2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나서 마련한 뒤풀이였다. 민주노총은 장기분규 사업장 해결에 정부가 적극 나설 것 등을 요청하고 노동부도 과격한 시위는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등 웃음꽃 속에 소주잔이 오갔다. 실제로 노동부는 이후 이젠텍, 우진산업 등 10여건의 장기분규의 중재에 나서 지난 20일 현대하이스코의 분규타결 등을 유도해 냈다. ●올 1분기 노사분규 12건… 매년 감소세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노-정, 노-사간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냉랭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다양한 노동계의 요구가 분출될 가능성이 높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민감한 현안들이 많다는 것 등이 이유였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올 1·4분기 노사분규는 12건으로 2005년 23건,2006년 19건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 분규에 따른 근로손실도 4만 2000시간으로 지난해 8만 4000시간의 절반이다. 현대중공업(3월22일), 포스코(3월23일) 등 올들어 지금까지 93건의 노사화합 선언이 이뤄졌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너무 미미해 집계도 안했던 수치”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 노조는 25일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열린 올해 임금교섭에서 사측에 전권을 일임했다. 노조는 “노사가 하나가 돼 회사가 치열한 세계 항공시장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려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동계 “빨간 머리띠를 함부로 안 맨다” 여기에는 민주노총의 변화된 행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총파업은 하지 않겠다.’‘빨간 머리띠를 함부로 안 맨다.’‘항의성 파업 대신 촛불집회를 갖자.’ 등 이석행 위원장의 최근 발언에서 확인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노-사-정 화합 무드는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해묵은 정책적 과제들을 들춰내 노사 상생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노사정위원회 우종호 전문위원은 “노사정 대화 채널이 어느 때보다도 넓게 열려 있는 이 참에 임금제도, 단체교섭제도 등 그동안 단기 현안에 묻혀 하지 못했던 논의들을 협상 테이블로 끄집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총·경총 등 상층부의 변화와 결의만으로 현장이 바뀌는 것은 아닌 만큼 실질적인 노사상생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경영계의 ‘식스(6) 시그마’처럼 노사간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노사간 대화의 노력은 표면적으로 노동계가 더 적극적이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말 삼성·LG 등 4대 그룹 총수와의 면담을 제안했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산별교섭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제조업 공동화 등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자는 뜻”이라고 배경을 설명한 뒤 “이런 노동계의 노력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할 때 노사간 신뢰구축을 통한 상생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계 “고용·복지 등 갈등 적은 것부터 해결” 이에 대해 경영계는 다소 소극적인 편이다. 큰 틀의 논의보다는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응 전무는 “노사화합을 구축하려면 노사간에 거대담론을 다루기보다는 교육훈련·고용복지 등 갈등의 가능성이 적은 것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발암 다이옥신 검사 안한다

    발암 다이옥신 검사 안한다

    뼛조각과 다이옥신 파문을 일으킨 미국산 쇠고기가 최근 반입된 가운데 농림부가 다이옥신 검사를 생략하는 등 검역을 간소화할 방침을 세워 논란이 일고 있다.“쇠고기 검역 완화는 없다.”는 박홍수 장관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미국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농림부에 따르면 최근 농림부 고위 관계자가 “검역 기간이 5일 정도면 충분해 다음 달 1∼2일 예정된 한·미 쇠고기 검역 기술협의 개최 이전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수입업체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미국 캔자스주에 작업장을 둔 ‘크릭스톤 팜스’사로부터 수입된 6.4t의 미국산 쇠고기는 이번 주 검역을 마치고 30일쯤 최종 합격 판정이 나올 전망이다. 이를 두고 농림부 안팎에서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검역상 ‘이중잣대’를 들이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에도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압박하는 미국과의 다음 달 기술협의 자리를 다분히 의식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박홍수 장관이 줄곧 강조해 온 “쇠고기 통관의 철저한 검역” 방침과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검사가 빠진 것이 문제로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농림부 관계자는 “통상 보름 정도 걸리는 다이옥신 검사가 생략돼 검역 기간이 일주일 미만으로 단축되게 됐다.”면서 “지난해 말 미국산 쇠고기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는데, 과거 벨기에·칠레의 경우처럼 국가 전체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와 역학조사 요구는커녕 오히려 다이옥신 검사를 건너뛰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농림부 관계자도 “지난해 말 수입 물량에 대한 정밀검사를 강화하지 않았다면 지난해 3차분 수입 물량에 다이옥신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조차 몰라 해당 작업장 수출 중단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크릭스톤 팜스 작업장으로부터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반입된 물량이라 무작위 정밀검사 방식을 적용해 다이옥신 검사를 생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귀농자는 안 귀하다?

    ‘신생아는 돈방석, 귀농자는 가시방석’ 농촌지역 자치단체들이 인구 늘리기 운동의 하나로 귀농자 유치운동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지원은 외면하고 있어 귀농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자치단체에서 출산가정에 출산 장려금 등을 지원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5일 경북도내 시·군들에 따르면 인구 늘리기를 위해 1명 이상 출산 가정에 적게는 100여만원에서 많게는 120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울진군은 지난 2월부터 2명 이상을 출산하는 가정에 대해 5년간 최고 1200만원을 지원하는 출산장려책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둘째아이 출산시 매월 10만원씩 5년간 600만원, 셋째아이 출산 가정에는 매월 10만원 범위내에서 5년간 최고 600만원의 출생아 건강보험료를 지원한다. 이는 도내에서 가장 많은 액수다. 성주군은 올들어 임신부가 출산 때 잘못되면 최대 3000만원까지 보상하는 ‘성주 아기보험’을 만들었다. 경주시는 지난 23일부터 둘째아 출산시 1년 동안 120만원, 셋째아 이상은 월 20만원씩 1년간 240만원을 지원한다. 출산장려금은 올해 1월1일 이후 출생아부터 소급 적용된다.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출산장려금 등 신생아 출산가정에 대해 지원을 하지 않는 곳은 없다. 그러나 이들 자치단체가 인구 늘리기를 위해 귀농자 유치운동도 함께 펼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다. 상주·문경시와 의성·영양·봉화군 등 일부 자치단체들이 이사비용 및 빈집수리비, 농기계구입비 등으로 200만∼600만원까지 지원하는 정도다. 울진군 등 도내 대다수 시·군들은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귀농자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 급변하는 영농환경으로 영농설계와 정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 등은 “귀농자가 신생아만 못하냐.”며 불쾌감을 나타낸 뒤 “일정 기준을 갖춘 귀농자에게도 귀농 장려금을 지급하는 조례가 시급히 제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군 농업 관계자들은 “귀농자 지원에 인색한 것은 사실”이라며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유치책과 함께 지원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들풀·산꽃 뜯는대로 돈이 된다

    ‘들꽃 산꽃이 벼농사를 대신하는 틈새작목이다.’ 최근 지리산과 섬진강 둔치에서 자라는 우리꽃들이 압화(누름꽃·꽃잎을 눌러 말린 것)의 소재로 나라 안팎에서 인기다. 그래서 압화나 관련산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어려워진 농가의 탈출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돈이 주변에 널려 있다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군에는 ‘압화연구회’가 활동하고 있다.25개 농가가 참여하고 지난해 일본에 압화 재료로 우리꽃 10만달러(1억원)어치를 수출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엇비슷한 매출을 올렸다. 이갑현(여·53·구례읍 봉서리) 압화연구회 부회장은 “틈틈이 들이나 산에서 압화용 꽃을 따다가 말려서 공동으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압화용으로는 까막쌀·공조팝·자운영 꽃이 많다. 회원들은 꽃을 딴 뒤 기계로 말려 하루 만에 압화용 소재로 만든다.A4 복사용지 1장에 꽃잎 100장정도를 붙이는 데 수출 단가는 70달러(6만 7900원)이다. 또 꽃농사 20여년째인 장형태(53·구례군 마산면 광평리)씨는 지난해 야생화와 들풀 판매로 5억원을 벌어들였다. 장씨는 초창기 화분 재배에서 지금은 수질정화용 연이나 꽃창포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구례는 압화의 원조 구례가 국내 압화의 원조가 된 것은 박종산(58) 군 농업기술센터소장 덕택이다.지금 구례군 야생화 재배포장(묘목단지)에는 200여종의 야생화가 자라고 있다. 그는 1999년에 소장으로 취임했고 2002년 제 1회 대한민국 압화공모전을 시작으로 올해 6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의 압화 전시관에 16만여명이 다녀갔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 야생화는 색의 선명도가 뛰어나 일본에서 압화 소재로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압화 동호인은 1000만명으로 관련 산업이 번창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국내 동호인은 3만여명이다.10만명으로 불어나면 산업으로써 투자가치가 밝다고 한다.구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재보선 당선자 인터뷰] 고희선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 전념하겠다”

    경기도 화성시 국회의원 보궐선거 한나라당 고희선(58) 당선자는 “선거기간에 국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면서 “깨끗한 정치, 원칙과 소신을 지키는 정치를 펼치고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40년간 종자(씨앗)사업을 해온 고 당선자는 “경제가 어렵던 외환위기 당시, 막대한 자금을 내세운 외국자본으로의 편입을 거부하고 이땅의 토종씨앗을 지켜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로부터 이같은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화성 토박이인 고 당선자는 중학교 졸업 후 종자 판매업에 뛰어들어, 종자개량 및 개발 사업을 일으킨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흙과 씨앗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신념 하나로 외길을 걸어왔다.”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화성이 명품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당선자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농민들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농업부문에 대한 보상으로만 끝날 게 아니라 농민과 농업을 위한 좀더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당선자는 “경제가 성장하고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끝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절실하다.”며 “화성지역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연쇄살인 등 강력사건 발생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치안대책 마련과 상습정체구간 해소, 해양·생태관광자원 개발 등에 역점을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中, 阿진출 위기 맞나

    中, 阿진출 위기 맞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에 수난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중국 기업과 중국인들이 무장단체나 반군들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 사건·사고에는 정치적 요소도 내포돼 있어 중국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다. 에티오피아 동부지역의 한 유전에서 일하던 9명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무장 괴한들의 총격에 사망했다고 25일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7명의 노동자는 피랍됐다. 지금까지 중국인들이 아프리카에서 당한 피습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중무장한 괴한들은 200여명으로 알려진다.100명 이상의 군인들이 포함돼 있었으며 50여분간 총격전이 벌어졌다. 에티오피아 직원 65명도 사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 시설은 한때 괴한들에게 점거됐다. 중국은 현장 조사단을 급파했으나 지난 24일 벌어진 일이라 아직 정확한 원인과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은 무장 세력을 맹비난하고, 에티오피아 당국에 납치된 노동자들의 구출에 최대한 노력을 다해줄 것과 안전 보장을 촉구했다. 이번 피습은 과거 다른 사건에 비해 ‘정치색’이 훨씬 짙은 것으로 분석된다. 에티오피아의 분리주의 반군단체 ‘오가덴 민족해방전선(ONLF)’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이번 습격 사건의 범인임을 주장했다.ONLF는 자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외국 정유사에 떠날 것을 수차례 경고해왔다.ONLF 대변인은 “우리 허가 없이는 누구도 우리 땅에서 석유를 채굴하도록 놔둘 수 없다.”면서 “중국은 식민주의자로 변하고 있다. 러시아인과 미국인들이 그랬는데, 이제는 중국인들이 그렇다.”고 주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에티오피아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은 앞으로 ONLF 같은 무장 세력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는 비단 에티오피아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무장단체들이 국가 석유지분의 일정량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습격을 감행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 여러 유전에서 독점적인 석유 개발권을 갖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프리카 각국은 치안 능력이 크게 부족, 중국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나이지리아에서 9명의 중국인들이 납치됐고,3월에는 2명이 추가로 피랍돼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른 5명의 통신기술자들도 2주간 납치됐다 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아프리카를 향한 중국의 발걸음이 여기서 늦춰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아프리카는 이미 중국의 절대적인 ‘전략 지역’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이 세계 강국으로 부상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에너지 공급기지’일 뿐 아니라 상품 판매처이다. 나아가 국제 정치·외교에 있어 주요한 파트너이다. 아프리카 일부 나라들에 대해 거론되고 있는 인권 문제에 ‘내정 불간섭’ 원칙을 세우고 유대를 강화하고 있는 이유다. 중국은 최근 아프리카 최대 석유 수출국인 나이지리아의 옛 수도 라고스 주변에 대규모 자유무역구를 조성, 아프리카의 ‘홍콩’으로 만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아시아 지역 맹주를 다투는 일본 각계에서는 “아프리카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비등하고 있다. jj@seoul.co.kr
  • 조석래 전경련회장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4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며 “그러면 기업도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바람 나는 기업환경 중요” 조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규제 철폐, 노사관계 안정 등 기존 재계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고기가 연못에서 평화롭게 노니는데 조약돌을 던지면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게 된다.”면서 “정치가 안정되고 노사관계가 안정돼 기업이 신바람나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 주면 투자는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경제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면 규제와 노동환경이 외국과 국내가 같거나 국내가 더 유리해야 한다.”며 “규제도 글로벌 수준을 맞춰야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은 노사관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끌고 가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노사는 운명공동체로 한 식구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안풀면 기업 해외이전 늘어날 수도” 조 회장은 수도권 규제와 관련,“국토균형발전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첨단 대기업은 인력공급 문제 등으로 지방으로 가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기업들의 해외이전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순환출자금지, 재벌총수의 계열사 지배와 관련해서는 “출자나 지배구조는 주주들이 스스로 정할 문제”라며 “능력이 있는데 지분이 적다고 경영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우리의 임금수준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고 임금인상 속도가 빠르다.”면서 “이래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경제분야 성과에 대해 “카드대란, 고유가, 환율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출 3300억달러를 달성하고, 한·미 FTA와 자원외교 등을 추진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잘 지키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치자금 제공 절대 없을것” 조 회장은 “정치자금 금지규정으로 기업들이 다시는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계가 특정 대통령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내년 정부 총지출 256조

    내년 정부 총지출 256조

    내년도 정부의 총지출 규모가 최대 2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보다 7∼8%가량 증가한 것으로,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출 수요를 뒷받침할 재원 대책은 충분치 않아 국가채무 증가 등 재정 악화가 우려된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를 열어 기획예산처가 마련한 ‘2008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및 기금운용 계획안 작성지침’을 확정했다. 지침에 따르면 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을 합친 정부의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253조∼256조원이다. 올해 237조 1000억원보다 7∼8% 늘어난 액수다. 총지출 증가율은 2005년 6.4%,2006년 6.9% 등 6%대를 유지한 뒤 올해에는 5.8%로 떨어졌다. 기획처 관계자는 “2004년부터 재정 규모의 산정 방식이 달라졌지만, 내년도 증가율은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추정된다.”면서 “내년에는 기초노령연금 도입에 따른 소요 예산 2조 4000억원 중 최대 90%는 중앙정부가 감당해야 하는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보완 대책,2단계 균형발전 정책 등으로 재정 지출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지출 증가율은 각각 5%,7% 안팎으로 예상되는 내년도 실질경제성장률과 경상성장률을 웃돈다. 이에 따라 기획처는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순위가 낮거나 성과가 부진한 사업을 폐지 또는 10% 이상 대폭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기준 33.4%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면서 “비과세·감면 축소, 기업은행 등 정부 보유의 은행 지분 매각, 특별회계·기금 여유재원 활용 등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과세·감면 축소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내년 나라살림 건전성 회복에 맞춰야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확정하면서 예산과 기금 등 내년의 총지출액이 올해보다 7∼8%가량 늘어난 253조∼2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올해보다 1.2∼2.2%포인트 높을 뿐 아니라 6년만의 최고치다. 정부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기초노령연금제 도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보완대책의 탓으로 돌리며 별도의 재원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가채무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우리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큰 정부를 내세워 씀씀이를 늘린 참여정부의 재정운용기조가 국가채무구조의 악화를 불러왔다고 본다. 참여정부는 지난 2005년 중기재정운용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2006년 31.9%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국가채무는 2006년 33.4%로 높아진 뒤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후 4년만에 나랏빚은 283조 5000억원으로 무려 150조원이나 늘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지출예산으로 따지면 과거의 정부가 단기 균형과 건전성에 중점을 둔 ‘소극적 역할’에 머문 반면 참여정부는 ‘작은 정부’에서 ‘책임있는 정부’로 전환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리고 빚으로 복지 지출을 늘린 것을 대단한 업적인 양 떠벌리고 있다. 정부는 당시 여당조차 외면한 ‘비전 2030’을 내년 예산부터 반영함으로써 차기정부의 재정 운용 폭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 오히려 내년도 예산이 정치논리에 휩쓸리지 않도록 중심을 확고히 잡는 일이 임기 마지막 해에 해야 할 일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국가재정법에 따라 성과관리를 철저히 하고 각부처에 시달한 ‘재원배분 12원칙’을 제대로 지키는 데 전념하기 바란다.
  • [기고] 한·미 FTA와 고용조정/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아직 양국이 조인할 조문작업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협상 내용을 꼼꼼히 따져 보고 다른 한편으로는 피해 기업과 근로자 대책을 세우는 일은 아무리 서두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는 평균적으로 1%의 성장률 증가가 있을 때 대략 7만 5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특성을 안고 있다. 미국과의 FTA는 성장촉진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이에 따라 상응하는 일자리 창출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부분의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피해보다는 이익을 누리거나 적어도 더 많은 기회를 누릴 것이다. 반면 농업 기계공업 화학공업 방송 문화 오락산업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 일부는 소득저하나 고용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근로자들에게 적절한 고용정책 프로그램이 뒷받침될 때만이 한·미 FTA가 모든 이에게 경사가 될 것이다. 고용조정 규모는 면밀한 평가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5만명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54%정도는 6개월 안에 새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다. 나머지 근로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다.55세 이상 연령층이 전체 취업자의 68.8%를 차지하는 농업부문이나, 일부 자영업자들은 고용조정보다는 소득감소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근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동부는 고용보험제도를 활용한 지원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기업 근로자의 전직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이 전직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고, 실업자 훈련과정을 수시로 개설해 훈련기회가 충분히 제공되도록 하고, 훈련생 선발시 우선적으로 선발될 수 있게 하고, 훈련연장급여(실업이 장기화된 실직자들에게는 직업훈련을 받게 함과 동시에 실업급여도 연장 지급하는 프로그램)를 지급하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FTA신속지원팀을 구성하여 피해 기업과 근로자에게 개별적으로 특화된 상담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준비된 프로그램 외에도 피해기업 근로자를 재고용할 때 고용촉진장려금을 좀더 관대하게 지급한다든가, 수입증가로 급격한 고용조정 필요성에 당면한 기업들에는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한다든가 하는 이니셔티브를 발휘할 수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일시적으로 고용 불안을 겪더라도 이를 직업능력 향상 기회로 삼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가 고용조정되는 근로자만을 낳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기회도 만들기 때문이다. 노동부도 더 많은 근로자에게 고용안정대책이 미칠 수 있도록 고용안전망을 세련시키고, 고용지원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소득이 감소한 자영업자는 정책프로그램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무역조정제도의 변경을 통해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기회에 사업소득이나 매출을 성실하게 신고해 온 자영업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고된 매출이나 소득변화를 통해 피해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비록 FTA로 인한 피해와 다른 이유를 구분하기 힘들다고 하더라도 현재 진행중인 자영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상) ‘우리만의 규제’ 재정비를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상) ‘우리만의 규제’ 재정비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국경없는 경쟁은 더욱 불을 뿜게 됐다. 기업과 기업인들이 바뀌어야 할 것도 물론 적지 않지만 한·미 FTA 시대 개막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 관련 법과 제도의 정비 등 규제를 손보는 문제는 국민과 국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미국 등 경쟁국과 대등한 경쟁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우리기업이 오히려 ‘역(逆)차별’을 당할 수 있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23일 “미국 등 경쟁국과 대등한 경쟁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우리기업이 오히려 ‘역(逆)차별’을 당할 수 있다.”며 “논란이 됐던 기업 관련 각종 규제 등을 다시 짚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에 없는 ‘우리만의 규제’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국 기업규제 수준 175개국 중 23위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FTA 발효 시점을 2009년으로 본다면 그 전에 미국과 같은 경쟁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늦어지면 제도와 정책기조를 바꾸고 싶어도 바꾸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해관계에 얽힌 미국이 규제를 풀지 못하도록 ‘시비’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황인학 한경연 기업연구본부장은 “경제제도나 기업정책을 미국과 호환이 되도록 재정비해야 할 때”라면서 “실기(失機)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은 경쟁국과 비교하면 그리 좋지 않다. 올해 세계은행이 발간한 기업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활동 전반에 대한 우리나라의 규제수준은 175개 조사국 중 23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이나 아시아 경쟁국들, 브릭스(BRICs)보다 규제가 많은 편이다. 특히 고용 및 해고, 투자자 보호, 창업 등의 분야에 대한 규제 정도가 심하다. 재계에서는 기업을 옥죄는 대표적인 규제로 ‘경제력집중규제’(출자총액제한제도 등)와 ‘수도권집중규제’를 들고 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제도다. 출총제는 오는 7월부터 7개 기업집단 27개사에 적용될 예정이다. 황 본부장은 “삼성, 현대차 등 가장 잘 나가는 기업만 발목을 묶어 놓았다.”며 “이게 바로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이런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는 않다. 강수경 참여연대 간사는 “한·미 FTA라는 기회를 이용해서 모든 규제를 미국 방식으로 풀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 관련 법과 제도의 정비 등 규제를 손보는 문제는 국민과 국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안병훈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팀 서기관은 “미국 등 외국기업도 우리 기업의 투명성을 원하고 있다.”면서 “계열사 출자한도도 순자산의 25%에서 40%로 높여 대기업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수도권 규제제도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양세영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팀장은 “대도시는 경쟁국 대도시와 경쟁해야 한다.”며 “지역평준화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웃한 일본은 지난 2002년 수도권 규제를 풀었다. 수도권 규제에 나섰던 영국과 프랑스도 지금은 대도시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발전시키고 있다. ●국내외 투자가 발 돌리는 현실 특히 수도권 규제는 내·외국인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레고랜드’ 유치 무산을 보자. 지난 2002년 경기 이천시는 덴마크의 세계적 테마공원 레고랜드 유치에 수년간 매달렸으나 쓴잔을 맛봤다.6만㎡(약 1만 8000평) 이상 입지를 원천적으로 불허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본유치 2억달러, 고용창출 1500여명, 연간 관광수입 2억 5000만달러의 경제효과가 예상됐다. 독일로 간 레고랜드에는 현재 한해에 180여만명이 찾는다. 26일 충북 청주에 반도체공장을 짓는 하이닉스도 아쉬움이 크긴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정부의 ‘이천 증설안’ 불허(不許) 결정으로 차선책을 택했지만 “반도체 공장은 인프라와 연구소가 같이 움직여야 시너지가 난다.”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STX가 지난달 말 중국 다롄(大連)에서 조선소 기공식을 한 것은 한국에서는 땅을 제대로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조선소에서만 2만여명의 일자리가 나온다.STX는 모두 10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선박건조에 필요한 생산체제를 마련할 계획이다.STX는 진해공장 확장을 추진하다 뜻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코트라 무역관이 자리한 칠레 산티아고 서부 프로비덴시아 지구의 셉티엠브레 11번가에는 기업체,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깔끔하게 꾸민 상점, 카페, 레스토랑은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를 방불케 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산타아고시가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라스 콘데스 지구가 나온다. 하얏트, 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과 칠레 최대의 복합 쇼핑몰(아푸만케) 파르케 아라우코가 들어서 있다. 파르케 아라우코에서는 팔라벨라, 파리스 등 대형 백화점들이 패션의류·가전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의 발길을 붙든다. 삼성,LG, 대우의 전자제품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최숙영 산티아고 무역관 과장은 “평균 1%대에 불과한 초(超) 저관세가 이곳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칠레가 ‘세계의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칠레가 농업·수산업·광업(1차 산업)과 서비스업(3차 산업)으로 양극화된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강중국(强中國)’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렛대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등 첨단산업이다. ●1차 산업의 확실한 경쟁력 칠레는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이 17%(한국 28%)에 불과하다. 북부 아리카 지역 등 일부를 빼면 산업공단이 없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다. 제조업 수출도 표백펄프, 제재목, 포도주, 어분, 메탄올 등 농림수산물 가공제품이 태반이다. 산업의 원천은 세계 공급량의 40%에 이르는 구리다. 지난해 333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하며 최대 무역흑자를 견인했다.2004년 파운드당 1.30달러이던 국제 구리값이 지난해 2.27달러로 뛴 덕이다. 연어도 지난해 노르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2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포도·아보카도 등 농산물도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과 통신, 금융이 강세를 보인다. 한국처럼 칠레에서도 카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팔라벨라, 파리스, 리플레이, 리데르, 에코노, 알마크, 소디막 등 경쟁력 높은 토착기업에 밀려 철수했다. 이동통신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텔레포니카 모빌, 엔텔PCS, 클라로 등 3개 토착기업이 시장을 100% 차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칠레는 무역 빗장을 건 다른 중남미 국가와 달리 1970년대에 개방과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구축했다.73년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는 ‘시카고 학파’를 대거 기용해 개방정책을 폈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제조업은 몰락했지만 질 좋고 값 싼 공산품들이 들어와 국민들의 생활은 나아졌고 1,3차 산업도 안정 속에 성장할 수 있었다.90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져 2003년에는 모든 수입상품에 일괄적으로 6%의 단일관세만 적용하고 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체 평균 관세율이 1%대에 불과하다. 현재 56개국과 17건의 FTA를 맺고 있다. ●IT와 BT로 도약 칠레는 북유럽의 핀란드를 개발모델로 설정했다. 한선희 산티아고 무역관장은 “통신·화학·제약 등 IT와 BT를 강화하기 위해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IT기업에 최고 7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산진흥청(CORFO)의 ‘이노바 칠레’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체 기술로 만든 고속도로 요금징수 시스템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로 가는 1시간 거리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 과속감시 카메라처럼 생긴 장치가 도로 곳곳에 세워져 차량 안에 부착된 센서와 감응, 자동으로 요금을 기록한 뒤 매월 은행계좌를 통해 징수한다. 하지만 이런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초 추진한 ‘트란 산티아고’(산티아고 교통개혁) 프로젝트는 오히려 대혼란을 가져와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투명성 높은 사회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칠레 외국인투자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칠레의 진정한 경쟁력은 대외개방 외에 정치·사회적 안정, 공공부문의 투명성과 청렴성, 선진국 수준의 치안 등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발표 부패인식지수에서 세계 20위(한국 42위)에 올랐고 지난해 산티아고의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율도 2명(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48명)에 그쳤다. 부가가치세율이 19%나 되지만 조세행정이 철저해 구멍가게에서조차 영수증을 내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칠레 가톨릭대 학생 로만 조시프는 “부의 편중과 교육의 불균형 해소가 칠레 성장의 관건이라는데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중산층 이하 자녀의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칠리안’ 특징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산티아고 공항에서 미국인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가 따로 있다. 초강대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별도의 입국세를 받기 위해서다.“미국이 우리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니 우리도 미국인에게 비자 발급비용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걷는다.”는 게 칠레 정부의 논리다. 칠레는 다른 나라보다 ‘반미감정’이 강하다.‘유럽의 후손’이라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미국이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지원한 데 대한 반감이다.2004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칠레 경호원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따라 만찬장에 들어가는 미국측 경호원들을 제지하다 싸움이 크게 붙었던 것은 유명하다.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역시 좋아할 리가 없다.“중남미에서 가장 잘 산다고 으스대고 다른 나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질시를 받는다.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등 인접국들과 모두 사이가 좋지 않다. 일본에 대한 한국·중국의 국민감정과 비슷한 데가 있다.”(교포 장기현씨) 인구 중 백인이 29%로 아르헨티나와 함께 중남미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다.60%에 이르는 메스티소(원주민·백인 혼혈)도 상당수가 육안으로는 백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스페인계와 독일계가 많아 정치·사회·경제 제도를 유럽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이고 친분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중남미인들의 특징이 약한 반면 논리적·이성적이며 검소하고 신중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1800년대 중반에 대거 이주한 독일계의 영향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동양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지만 한국·중국 등의 빠른 성장에 대해 부러움도 갖고 있다. 이곳의 가족중심 문화는 유명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저녁에 서둘러 퇴근해 집으로 직행한다.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고 놀아주는 것이 남자들에게 관행화돼 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 비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잠시 쉬라는 뜻의 배려라고 한다. 이런 관행이 간혹 회사의 잔업 등 요구와 충돌하기도 한다. windsea@seoul.co.kr ■비즈니스 환경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인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높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특히 그렇다는 얘기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공통적 특징이긴 하지만 칠레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길거리나 상점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칠레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 아니라 정규교육에 영어과목이 매우 빈약한 탓이다. 유럽을 종주국으로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도 작용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스페인어가 기본이고 부득이하게 영어를 쓸 때에는 반드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칠레인들은 웬만해선 모험을 하지 않는다. 안전 위주의 신중한 거래가 철칙이다. 수입상의 시험주문의 개념도 다른 나라와 다르다.1회 시험주문을 해보고 품질이 확인되면 정식거래를 트는 게 보통이지만 칠레인들은 3회 시험주문이 보통이다. 기계·장비류는 통상 1∼2년간 시험해 본 뒤에 정식 거래를 시작한다. 오랜 철권통치의 여파로 사회에 아직 불신풍조가 강하다. 믿음을 주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설령 칠레인들이 미덥지 않더라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우리쪽에서 먼저 못 믿겠다는 식의 표정이나 몸짓을 하면 그걸로 거래협상은 끝이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 성기주 과장은 “구두로 협의한 내용은 나중에 번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떨어진다고 얕잡아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같은 데서는 혹시 먹힐지 몰라도 자존심 강한 칠레인들에게는 상종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교포 방민수씨·식당업) windsea@seoul.co.kr ■후안 코이만스 칠레카톨릭대 교수 인터뷰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 최고의 명문으로 통하는 칠레가톨릭대학 경제학부 4층 연구실. 후안 코이만스 교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코레아’의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기면서 쉴 새 없이 설명과 주장을 쏟아냈다. 무엇보다도 칠레가 ‘제조업 없는 농산·광산물 수출국’이란 일부의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칠레의 포도와 아보카도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 단순히 기후 때문에 그런 게 아니지요. 우리나라 아보카도 농장에서는 물방울을 이용한 첨단농법을 씁니다. 과학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우리만의 ‘과일 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컴퓨터·네트워크 등 뉴 테크놀로지에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칠레가 항공기 제작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장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칠레 경제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계기로 ‘혁신적인 실험’을 꼽았다. 다른 어떤 중남미 국가도 시도하지 않았던 개방경제를 1970년대에 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성장-위기-성장-위기의 악순환을 무역장벽 완화와 자유시장체제 도입으로 끊은 것이지요.80년대에 시작한 세제·재정 혁신과 사회보장제도·노동시장 개혁은 거기에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부문의 성공은 사회의 안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빈곤계층 비율이 90년대 초반 전 국민의 절반 가량에서 지금은 18% 정도로 줄었고 생계 자체가 곤란한 극빈층은 5%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이 대목에서 ‘피노체트 17년 독재’를 언급했다.“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누가 뭐래도 국민을 탄압한 철권통치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경제성장의 동력이 그의 통치기간에 나왔던 것도 일정부분 사실입니다. 자유경제, 개방경제, 관료사회 숙정 등은 잘 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는 경제개혁의 완성작이었습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해 “한국의 일부 산업분야는 FTA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농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칠레조차 FTA로 생과일 수출에서는 득을 봤지만 과일 통조림 수입에서는 큰 손해를 입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산업간 득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상쇄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EU, 한국과 FTA협상 승인

    한국이 다음달 7일 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을 시작한다.EU는 23일 룩셈부르크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집행위가 제출한 한국, 인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중미공동시장, 안데스 공동체 등 5개 FTA 협상안을 일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27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EU와 FTA 협상에 관한 국내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양측은 수석협상대표에 김한수 통상교섭본부 FTA추진단장과 가르시아 베르세로 EU 집행위 통상총국 동아시아국장을 내정한 뒤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다음달 7∼1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1차 협상에서는 양허안 제시 등 세부 일정과 협상 방식을 비롯한 기초적인 사항을 논의하면서 상품과 서비스, 투자 분야 협상도 일부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