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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부동산 일방통행 이유 있었나… 22번 대책 중 12번 ‘주정심 패싱’

    [단독] 부동산 일방통행 이유 있었나… 22번 대책 중 12번 ‘주정심 패싱’

    다주택 세부담 강화·용산 정비창 개발 등주요 대책 의견 수렴 안 거치고 일방 결정 24명 중 20명이 정부측 인사·산하 연구원주정심 열어도 사실상 ‘거수기’로 전락29차례 중 부결 ‘0’… 대면회의도 2번뿐정부 부동산 정책을 사전에 심의하고 방향을 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위원 24명 가운데 4명만 순수 민간 전문가이며, 나머지 20명은 정부 측 인사와 부처 산하 연구원으로 이뤄졌다. 주정심을 열어도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지만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2차례의 주요 부동산 대책 중 12건(54.5%)은 아예 주정심을 거치지 않고 결정됐다. 외부 목소리 반영이나 토론 없이 정부 일방통행으로 상당수 정책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주정심은 주거종합계획 수립 변경과 택지개발지구의 지정·변경, 주택 공급·거래에 대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심의에 부치는 중요 사안을 다루도록 규정돼 있다. 원칙적으론 주정심 결정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14일 서울신문이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주정심은 2015년 출범 이래 총 29차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19차례(부동산시장 안정 대책 10건+기타 주거 정책 9건) 열렸으나 한 번도 부결된 적이 없었다. 또 29차례 중 위원들이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한 대면회의는 단 2번에 그쳤고, 나머지 27번은 서면 심사로 대체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중 12건은 주정심을 거치지 않고 발표됐다. 다주택자 세 부담을 강화한 7·10 대책, 5·6 수도권 공급 대책(서울 용산 정비창 개발), 지난해 ‘10·1 대책’(법인 명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8·12 대책(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 2018년 9·13 대책(종부세 대상 확대)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국토부는 “주거기본법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엔 주정심을 거치지만 국회에서 심의를 받는 사안 등은 재량에 따라 주정심을 반드시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해 정부가 입맛대로 정책을 결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정심은 총 24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정부 측인 당연직(13명)에는 위원장인 국토부 장관 외에 기획재정부·교육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환경부·고용노동부 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등이 있다. 위촉직(11명)에는 국토연구원, SH도시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토지주택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도시환경연구센터 인사와 명지대·충북대·한양대·서울대 교수 등이 있다. 그나마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운 전문가는 고작 4명(대학교수)에 불과한 셈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주거 정책과 크게 상관없는 정부 부처 차관도 있고, 전문가 의견은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주정심 회의 내용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도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데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이후 29차례 열린 주정심에서 대면 회의는 2018년 6월 28일 ‘장기주거종합계획수정계획안’과 지난해 11월 6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정’ 등 2차례에 그쳤고, 나머지는 서면 회의로 대체됐다. 서면 회의는 안건 내용이 경미하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로 한정하는 게 원칙이나 남발됐다. 서면 회의는 국토부가 위원들에게 심의 안건과 내용을 문서로 보내면 위원들이 찬성이나 반대를 표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하지만 회신 이후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수 없다. 위원들은 대책 결정 3~7일 이내에 주정심 개최를 통보받는다. 한 위원은 “모든 것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서면으로 진행하면 열띤 토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과반수가 당연직 위원이라 의견을 개진해도 참고 사항이 될 뿐 반영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송 의원은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주정심이 책임 있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 방안을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잇달아 실패하고 있는데, 민간 전문가의 비중을 높이고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청취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부동산 일방통행 이유 있었나... 22번 대책中 12번 주정심 안거쳐

    [단독] 부동산 일방통행 이유 있었나... 22번 대책中 12번 주정심 안거쳐

    정부 부동산 정책을 사전에 심의하고 방향을 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위원 24명 가운데 4명만 순수 민간 전문가이며, 나머지 20명은 정부 측 인사와 부처 산하 연구원으로 이뤄졌다. 주정심을 열어도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그칠 수밖에 없지만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2차례의 주요 부동산 대책 중 12건(54.5%)은 아예 주정심을 거치지 않고 결정됐다. 외부 목소리 반영이나 토론 없이 정부 일방통행으로 상당수 정책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주정심은 주거종합계획 수립 변경과 택지개발지구의 지정·변경, 주택 공급·거래에 대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심의에 부치는 중요 사안을 다루도록 규정돼 있다. 원칙적으론 주정심 결정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바뀔 수 있는 것이다. 14일 서울신문이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주정심은 2015년 출범 이래 총 29차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이후 19차례(부동산시장 안정 대책 10건+기타 주거 정책 9건) 열렸으나 한 번도 부결된 적이 없었다. 또 29차례 중 위원들이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한 대면회의는 단 2번에 그쳤고, 나머지 27번은 서면 심사로 대체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 중 12건은 주정심을 거치지 않고 발표됐다. 다주택자 세 부담을 강화한 7·10 대책, 5·6 수도권 공급 대책(서울 용산 정비창 개발), 지난해 ‘10·1 대책’(법인 명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8·12 대책(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 2018년 9·13 대책(종부세 대상 확대)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국토부는 “주거기본법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엔 주정심을 거치지만 국회에서 심의를 받는 사안 등은 재량에 따라 주정심을 반드시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해 정부가 입맛대로 정책을 결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정심은 총 24명의 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정부 측인 당연직(13명)에는 위원장인 국토부 장관 외에 기획재정부·교육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환경부·고용노동부 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등이 있다. 위촉직(11명)에는 국토연구원, SH도시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토지주택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도시환경연구센터 인사와 명지대·충북대·한양대·서울대 교수 등이 있다. 그나마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운 전문가는 고작 4명(대학교수)에 불과한 셈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주거 정책과 크게 상관없는 정부 부처 차관도 있고, 전문가 의견은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주정심 회의 내용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도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데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이후 29차례 열린 주정심에서 대면 회의는 2018년 6월 28일 ‘장기주거종합계획수정계획안’과 지난해 11월 6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정’ 등 2차례에 그쳤고, 나머지는 서면 회의로 대체됐다. 서면 회의는 안건 내용이 경미하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로 한정하는 게 원칙이나 남발됐다. 서면 회의는 국토부가 위원들에게 심의 안건과 내용을 문서로 보내면 위원들이 찬성이나 반대를 표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하지만 회신 이후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수 없다. 위원들은 대책 결정 3~7일 이내에 주정심 개최를 통보받는다. 한 위원은 “모든 것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서면으로 진행하면 열띤 토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과반수가 당연직 위원이라 의견을 개진해도 참고 사항이 될 뿐 반영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송 의원은 “국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위원회가 책임있게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영방안을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잇달아 실패하고 있는데, 민간 전문가의 비중을 높이고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청취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책임론 커지는 서울시, 해명은 없이 침묵 일관

    책임론 커지는 서울시, 해명은 없이 침묵 일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가 13일 ‘피해 사실을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한 해명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인 A씨는 박 전 시장에게 받은 이런 피해를 여러 차례에 걸쳐 호소했고 동료 공무원이 (시장으로부터) 전송받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면서 “비서관에게 부서를 옮겨줄 것을 요청하면서 이런 성적 괴롭힘을 언급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피해자의 요청에도 서울시 차원의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인 셈이다. 만약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서울시도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고소인 측 기자회견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렸다고 하는데 언제, 어떤 부서의 누구에게 알렸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가 있어야 사실관계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위급 간부와 정무라인 등이 박 전 시장의 생가인 경남 창녕에 막 다녀오는 등 모두 정신이 없는 상태라 당장 대응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장례위원회는 이날 A씨 측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언론에 “아직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고인을 보내드리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점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짤막한 메시지로 대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A씨에 대한 성추행 피해가 공론화된 이상 진상 규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A씨 측은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형사고소가 어려워지면서 서울시에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이날 장례식을 마친 서울시가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보다는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하면서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서울시가 조만간 시민단체 등 대책기구를 만들어 이번 사건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반도’ 감독 연상호 “인간성 잃은 사람들 ‘변종 좀비’ 아닐까요”

    ‘반도’ 감독 연상호 “인간성 잃은 사람들 ‘변종 좀비’ 아닐까요”

    지난 9일 열린 영화 ‘반도’의 언론배급시사의 열기는 굉장했다. 아이맥스, 4DX 스크린에서 진행된 시사회는 기자들로 만원이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반도’가 평시에는 천만 달성이 가능한 영화”, “코로나 시대 극장가 전체 파이를 가늠하게 하는 바로미터 역할”이라고 했다. ‘케이좀비’의 시작점인 ‘부산행’(2016)의 후속작, 칸 국제영화제 초청으로 인정받은 작품성, 배우 강동원의 귀환으로 화제를 낳은 ‘반도’에 쏠린 관심이 이 정도다. 총제작비만 190억원에 여름 텐트폴(주력 영화)의 서막인 ‘반도’. 어느덧 흥행 감독 반열에 오른 연상호 감독을 만나 촬영 뒷얘기, 개봉을 앞둔 소감 등을 들었다.“극장 쪽 관계자들도 궁금해하더라고요. 과연 대작 시즌이라는 게 존재하는가. 7월에 개봉한다는 건 제작 초기 때부터 계획이 잡혀 있었던 거라, 그런 맥락 안에서 작업했어요.” 코로나19 시대를 뚫는 여름 텐트폴 첫 주자로서의 소감은 의외로 덤덤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연상호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에만 세 번 초청된 이력, ‘케이좀비’ 시대의 서막을 연 ‘부산행’(2016)의 후속작이라는 부담 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듯 했다. “그 자체가 창작자로서 운이 좋은 관심”이라는 그는 “투자사, 제작사 등과 소통을 계속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염력’ 이후로는 더욱 귀 기울여 들으려고 했고, ‘부산행’ 이후로는 덜 들으려고 했다. 99만명을 동원한 영화 ‘염력’(2016)은 연 감독의 영화 중 드문 흥행 참패작이다. ●‘부산행’ 이후라는 설정 외 연결고리 없어 ‘반도’가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는 ‘부산행’ 촬영을 위한 헌팅 당시 만났던 폐기차역들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부산행’ 그 후 4년을 그린다는 설정 외에 둘 사이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다. 등장인물이 중첩되지 않는 탓이다. “둘 다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이 겪는 엄청난 일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했을 뿐, ‘좀비 아포칼립스’란 이름하에는 어떻게 묶여도 상관이 없다는 게 연 감독의 생각이다. 좀비 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지 로메로(1940~2017) 감독 이래 좀비는 이미 ‘오픈 소스’다. “사실은 ‘반도’가 ‘부산행’을 잇는다기보다는 또 다른 좀비물이라고 생각해요. 제목을 ‘부산행2’로 하자는 얘기도 굉장히 많았지만, 부산이 나오지 않는데 그렇게 할 순 없었고요.” ●‘부산행’이 부성애였다면 이번엔 모성애 전편보다 좀비 비중이 줄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631 부대 사람들이 ‘변종 좀비’”라고 말했다. 국가 기능을 상실한 반도에서 더 이상 지킬 것이 없어진 631 부대원들은 인간성을 상실해 좀비, 생존자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사냥을 하는 조직이다. ‘부산행’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부성애였다면, ‘반도’는 모성애다. 민정 역의 이정현은 두 아이의 엄마를 연기하며 전직 군인 역의 정석(강동원 분)과 함께 좀비, ‘변종 좀비’ 등을 맞아 고군분투한다. “사이즈가 큰 영화들은 흔히들 얘기하는 ‘스타’가 붙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사실은 남배우 중심이 많죠. ‘부산행’은 주인공이 남성이다 보니 부성애가 자연스럽게 들어온 케이스인데, 이번 영화에선 그걸 반복할 수 없는 노릇이죠.” 솔직하고 털털하게, 그가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자두가 아프게 떠난 지 어느덧 1년 잔혹한 동물학대 왜 더 많아지죠?

    자두가 아프게 떠난 지 어느덧 1년 잔혹한 동물학대 왜 더 많아지죠?

    “자두가 바로 이 가게 앞에서 그렇게 아프게 죽었어요. 벌써 1년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자두 얘기만 하면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 책거리에 위치한 수제 맥줏집 ‘비아토르’에서 만난 예미숙(56)씨는 자두를 떠올리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7월 13일 예씨가 기르던 고양이 자두는 ‘별’이 됐다. 제명을 다한 게 아니라 잔인한 죽음을 당했다. 평소처럼 가게 앞에서 ‘엄마’ 예씨를 기다리던 자두에게 다가온 가해자 정모(40)씨는 자두의 꼬리를 잡은 채 수차례 땅바닥에 내리쳤다. 쓰러진 자두의 머리를 발로 짓밟고 수풀에 버렸다. 단지 ‘고양이에게 거부감이 있다’는 게 이유였다. 정씨는 법정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지난 5월 출소했다. 하지만 예씨가 받은 충격과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길고양이인 줄 알았다’ 책임 회피에 분노 “자두는 2017년 겨울에 서울 구로구의 한 빈 상가 지붕 위에서 태어났어요. 재개발로 곧 허물어질 건물 위에서 위태롭게 떨고 있는 자두 가족을 그냥 둘 수 없어서 제가 구조해 키우기 시작했죠. 자두는 유난히 작고 몸이 약했어요. 조금씩 건강을 찾고 친구들과 뛰어놀기 시작했는데··· 하필 그런 일을 당한 거예요.” 예씨는 당시 자두를 비롯해 총 다섯 마리를 구조했다. 세 마리는 입양을 보내고 자두와 살구 두 마리를 거뒀다. 자두는 특히 조용하고 얌전했다. 몸이 약해 혼자 웅크리고 있을 때가 많아 예씨는 마음이 많이 쓰였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하고 좋은 사료를 먹여 건강해졌는데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정씨가 자두를 학대하고 죽이는 장면은 가게 앞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처음에는 세탁 세제를 섞은 사료와 물을 억지로 먹이려고 했다. 자두가 거부하자 잔인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수풀 속에 싸늘하게 버려진 자두를 예씨가 직접 거뒀다. 정씨는 사건 발생 5일 뒤 체포됐고, 동물보호법 위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범인이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뿐이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동물학대에는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된다며 실형이 나올 건 기대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가족 같은 아이가 그렇게 떠났는데··· 말이 안 되잖아요.” 예씨는 늘 재판 한 시간 전에 법원 앞에서 ‘자두를 잔인하게 폭행해 죽인 범인을 엄벌에 처해 달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예씨의 딸도 매일같이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호소문을 올려 자두 사건을 알렸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동물보호단체들이 자두를 추모하고 동물보호법을 강화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사건 현장에는 자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고 동물보호법을 강화해 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20만명을 넘겼다. “가해자가 재판에서 자두를 학대한 혐의는 인정했어요. 증거가 명확하니까요. 그런데 재물손괴 혐의는 피해 가려고 ‘자두가 주인이 있는 고양이인지 몰랐다’고 주장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동물학대죄보다도 재물손괴죄의 형량이 더 높게 선고돼 왔으니 중형을 피하려 한 거죠.” 예씨는 재판정에서 많은 눈물을 쏟았다. “가해자의 주장에 너무 화가 나고, 불쌍한 자두가 떠올라서 그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가해자 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예씨가) 가게 뒤편에 고양이 생활공간을 만들어 매일 보호해 왔고, 가게 테라스 앞에 가게에서 기르는 고양이들에 대한 안내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고 밝혔다. 또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고 생명 존중의 태도를 찾아볼 수 없으며 가족처럼 여기던 고양이를 잃은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정씨에게 징역 6개월 형을 선고했다. 정씨는 형이 과하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결도 같았고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동물학대 범죄에 실형이 선고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예씨는 “물론 실형이 선고됐고, 자두 사건을 계기로 처벌이 강화되고 있어 한편으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우리 자두를, 한 생명을 빼앗은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동물학대를 중범죄로 보고 강력하게 처벌한다. 영국은 2017년 동물학대의 처벌을 징역 2년에서 5년으로 강화했다. 미국은 지난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동물을 압사시키거나 태우는 등 폭력적인 행위를 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에 처하는 일명 ‘팩트법’(PACT Act·Preventing Animal Cruelty and Torture)을 통과시켰다. 2015년 미국에서 7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학대해 죽인 20대 남성에게 징역 28년 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예씨는 “우리나라도 반려인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데 아직 법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시 보이는 등 극심한 고통으로 병원 치료 “자두를 그렇게 보내고는 새벽에 집에 가려고 차를 끌고 자유로에 들어섰는데 바로 앞에 고양이가 보이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주행 중인 차가 있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어요.” 사건 이후 예씨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운전 중에 환시를 보고 수시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불면증도 찾아왔다. 예씨는 “자두가 떠난 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요즘 부쩍 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고양이 한 마리 죽었다고 그러냐’는 분도 있지만 나에겐 가족같이 소중한 존재였다”면서 “지금처럼 가게에서 자두랑 같이 있을 때 틀었던 노래가 나오면 마음이 더 아프다”며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씨에게 이례적으로 실형이 선고됐지만 동물학대 사건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인원은 2015년 264명에서 2018년 592명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1월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가에서 주인과 산책하다가 길을 잃은 반려견 ‘토순이’를 잔혹하게 죽인 20대 남성에게 징역 8개월이 선고됐다. 최근에는 관악구와 마포구 일대에서 잔혹하게 훼손된 고양이 사체가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전담팀까지 꾸려 수사에 나선 상태다. “지난 5월에 가해자가 출소한 데다 동물학대 사건이 너무 빈번하게 발생하니 무섭더라고요. 고양이 쉼터 앞에 튼튼한 문을 만들고 자물쇠도 달았어요.” ●“너의 죽음 헛되지 않게…” 꼭 전해졌으면 자두가 떠난 뒤 고양이 6마리가 살고 있는 가게 뒤편 쉼터 앞에는 나무로 된 방범문이 생겼다. 예씨는 퇴근할 때마다 자물쇠로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다. 혹시 또 무슨 일이 생길까 염려돼서다. 자두와 더불어 ‘삼총사’로 불리며 가게 마스코트였던 고양이 ‘돼지’와 ‘하늘이’는 자두의 학대 현장을 목격한 뒤 한동안 쉼터 밖을 잘 나서지 않았다. 예씨는 최근 자두를 구조한 상가 인근에서 추가로 고양이들을 구조했다. ‘몽둥이를 들고 고양이를 위협하는 남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가게 쉼터에는 공간이 부족해 집으로 데려갔다. 예씨는 “자두처럼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내가 거두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며 “결국 이런 사건을 예방하려면 동물보호법이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돼야 하고, 동물을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하는 현행법도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많은 분이 자두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셔서 버틸 수 있었어요. 자두가 정말 큰일을 하고 갔다고 생각해요. 자두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의 인식도 법도 바뀌고 있다는 걸 느껴요. 그리고 ‘자두야. 많이 아팠으니까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뛰어다니고 놀고 했으면 좋겠어. 너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게.’ 이 말이 자두에게 꼭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세피앙몰, 여름맞이 블루 서머 세일 진행…‘육아용품 최대 60% 할인’

    세피앙몰, 여름맞이 블루 서머 세일 진행…‘육아용품 최대 60% 할인’

    글로벌 유아용품 전문기업 세피앙에서 여름맞이 파격 세일을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6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세피앙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특별히 여름 하면 가장 떠오르는 시원한 바다, 바다를 연상케 하는 블루색상 제품을 위주로 진행되는 ‘Blue Summer Sale’이다. 프리미엄 카시트 ‘브라이텍스’부터 ‘오르빗G5’, ‘이지워커 유모차(하비, 찰리, 미니버기XS)’ 등 세피앙몰의 다양한 유아용품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또한 행사기간 동안 세피앙몰 대표 상품인 브라이텍스 듀얼픽스2 회전형카시트와 프리미엄 디럭스유모차 오르빗 G5 세트도 판매한다. 해당 세트 상품 구매 시, 호크 유아원목 식탁의자가 사은품으로 증정된다. 이외에도 세피앙몰을 통해 신생아카시트, 유모차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여름시즌 필수 액세서리인 쿨시트가 추가로 증정되며, 세피앙몰 신규회원 가입 시 5% 추가할인 쿠폰도 제공된다. 브라이텍스는 세계적인 안전 기술력과 세계특허 시스템을 갖춘 유아 카시트로 부모와 아이 모두 만족할 만한 다양한 편리성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 엄격한 4방향 입체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며 일찍이 안전성을 입증받았으며, 2020년 유럽 i-Size 인증을 획득하고 독일에서 생산하는 신생아카시트 듀얼픽스 i-Size를 론칭한 후 지속적인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르빗G5 역시 여러 편리한 기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접목된 유모차다. 세계 특허 기술의 스마트 허브를 통해 360도 회전이 가능한 회전시트로 분리 없이 양대면, 하이체어 모드가 가 가능하다. 유모차, 카시트, 베시넷 등 호환이 자유로운 트래블 시스템을 활용해 외출할 때는 유모차나 카시트로, 집에서는 요람모드인 베시넷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이벤트와 관련 제품에 대한 지세한 설명은 세피앙몰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달수 경기도의회 문체위원장, 의정활동 공로패 수상

    김달수 경기도의회 문체위원장, 의정활동 공로패 수상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달수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고양10)이 제10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문화체육관광위원실에서 그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공로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부터 공로패를 수상했다. 이번 공로패는 지방의정 발전과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한 의정활동 공로와 더불어 집행부와의 소통과 협치 발전에 대하여 제10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에게 경기도지사가 수여하는 상이다. 김달수 위원장은 2018년 7월부터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2년간 재임하면서, 상호협의와 토론을 통해 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의정을 이끌어 왔으며, 집행부와는 탈권위적인 모습을 통한 민주적 리더십으로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관한 정책 교류를 했다. 또 부드럽고 따뜻한 리더십으로 상임위과 집행부, 공공기관의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공공기관 간 협력 사업의 활성화를 이끌어 냈다. 김달수 위원장은 “도민들과 소통하며 많은 정책들을 만들고 실현시킨 집행부와 공공기관, 함께한 문체위 의원들이 만들어 주신 상이다. 후반기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간여행자 루크’, 유물을 지키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다

    ‘시간여행자 루크’, 유물을 지키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다

    시간여행만큼 대중의 ‘로망’을 흥미롭게 그려내는 콘텐츠가 있을까?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나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인류 불변의 관심 영역일 테니 말이다. 시간여행을 다룬 드라마나 영화들이 ‘평타’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것도 이러한 인간 본연의 정서에서 비롯된다. 시간여행 속 인물들은 대부분 실수를 만회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혹은 간절하게 그리워했던 선망의 대상을 만나기 위해 기꺼이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미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고,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는 인류를 위협하는 전쟁을 막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 시간만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 즉 무언가를 바꾸기 위한 혹은 되돌리기 위한 여행인 셈이다.이런 점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30분 KBS1 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시간여행자 루크’는 색다른 결을 가진 시간여행 콘텐츠다. 주인공 루크의 시간여행의 목적은 유물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사적인 영역을 넘어 대의적인 이유로 시대와 나라를 넘나든다. ‘시간여행자 루크’는 주인공 루크와 진이 호텔 안에 있는 비밀스러운 엘리베이터를 타고 시간여행을 하며 시대별, 나라별로 제각기 다른 유물들을 지켜내는 3D 애니메이션이다. 52편의 시리즈 속에 유물과 나라, 지키고자 하는 자와 빼앗으려 하는 자가 고루 등장하며 모험과 미스터리, 감동과 재미를 솜씨 좋게 버무려 낸다. 루크와 진의 모험담과 함께 과학적인 사건 해결 방식이 등장하면서 주 시청층에 유물과 유적에 대한 풍부한 배경지식은 물론 다양한 상식을 전달하는 데에도 성공했다는 평이다. 역사 및 과학 학습 콘텐츠로 인기를 끌면서 꾸준히 방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간여행자 루크’ 제작사인 ㈜애니작 관계자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담아낸 시간여행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를 타깃으로 학습효과까지 배가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니작은 2017년도 서울시와 SBA(서울산업진흥원)가 인증하는 서울시 우수기업 ‘하이서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손절문화/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손절문화/임병선 논설위원

    인연 끊기를 가볍게 여기는 요즈음이다. ‘손절’이란 개념은 원래 주식시장에서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주식을 매도하는 일을 뜻했다. 그런데 우리네 젊은 세대들은 완전 다르게 받아들였다. 인연을 끊는 행위란 뜻으로 쓴다. ‘손절되고 싶어?’는 위협적인 언사가 됐다. 미국에서는 ‘캔슬 컬처’(취소 문화)가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 유명 유튜버 로건 폴스는 일본 후지산 숲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시신을 발견하고 웃음거리로 삼았다. 이를 본 많은 이들이 기겁해 그의 채널 구독을 캔슬(취소)했다. 유튜브도 광고 수익 배분을 중단했다. 그 뒤 ‘캔슬 컬처’는 인연을 끊는다는 의미를 넘어 경제적 타격을 주려고 작정한 공격을 뜻하게 됐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손절할 수 있는 여건도 이런 세태를 부추겼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이 ‘캔슬 컬처’의 만연을 우려하는 지식인 서한에 서명했다 해서 화제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살만 루슈디, 마거릿 애트우드, 맬컴 글래드웰 등 작가뿐만 아니라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양심적 지식인의 상징과도 같은 노암 촘스키, 유명 페미니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 러시아의 체스 명인 게리 카스파로프까지 다양한 갈래의 지식인 150명이 뜻을 함께했다. 이들 지식인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번지는 인종차별의 문제에 대해 각성하면서도 열린 토론으로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작금의 현실은 공개적으로 망신주거나 공동체에서 퇴출하는 방편으로 캔슬 컬처가 악용되고 있으며 도덕적 확신을 맹목적으로 강요하는 방향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또 “정보와 사상의 자유로운 교환이란 자유사회의 생명줄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한발 나아가 이런 세태가 예술과 미디어에서의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롤링은 트랜스젠더란 민감한 주제를 건드렸다가 호되게 당한 일이 있었다. 지난달 말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에 너무 적은 청중이 들어 망신살이 뻗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 풍조의 피해자라 할 수 있다. 케이팝 팬들을 비롯한 젊은이들이 유세장을 찾겠다고 신청함으로써 다른 이들의 참여를 막고 정작 유세장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No Show)를 했다. 트럼프의 생각에 찬동하는 글을 많은 이들이 못 보게 케이팝 동영상으로 가리는 일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러시모어 연설’을 통해 “미국 독립혁명을 타도하려는 급진좌파가 고안한 정치적 무기가 캔슬 컬처”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물론 지식인들의 걱정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탄을 가려 듣는 분별력도 필요하겠다. bsnim@seoul.co.kr
  • 강론서 보안법 뺀 교황… 中과 미묘한 줄타기?

    강론서 보안법 뺀 교황… 中과 미묘한 줄타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홍콩의 종교적 자유 문제를 거론하려다가 철회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보안법에 비판적인 여론과 “내정에 간섭 말라”는 중국 사이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일 삼종기도 강론에서 홍콩 관련 부분을 빠뜨리고 언급하지 않았다. 사전 배포 강론에 따르면 교황은 “나는 홍콩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우려를 표하고 싶다”면서 “현재 상황에서 당면한 문제들은 매우 민감하며, 그곳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할 예정이었다. 연설문에는 또 “당사자들은 통찰력과 지혜, 진정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라며 “사회적 삶, 특히 종교적인 삶은 국제법 등에서 규정한 완전하고 진정한 자유로 표현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교황은 홍콩 관련 부분을 빠뜨리고 발언하지 않았다. 강론에 담긴 홍콩보안법을 염두에 둔 사회·종교적 자유에 대한 ‘진심 어린 우려’가 실제 연설에서는 빠진 것이다. 요셉 젠 전 추기경이 “이제 홍콩의 종교 자유를 믿을 수 없으며, 홍콩보안법으로 인해 체포될 것도 각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종교계 내에서는 홍콩보안법에 비판적인 여론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배포된 연설문에 관련 문구를 넣었다가 빼 버린 것은 미리 계산된 행동이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중국과 바티칸 사이의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교황이 중국 내정에 간섭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홍콩의 종교적 자유 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비공식적으로 표현했다는 얘기다. 로런스 리어든 중국 분석가는 “이는 교황이 홍콩 문제에 대해 우려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 주면서도 홍콩 문제 간섭을 거부하는 중국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공산 정권이 들어선 1951년 바티칸과의 관계를 단절했다가 2018년 중국 정부가 임명한 주교 7명을 교황청이 추인하는 것을 뼈대로 한 합의안에 서명하면서 양측 관계 개선의 초석을 다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풍선효과 수반” 이재명,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비판

    “풍선효과 수반” 이재명,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비판

    “집값, 투기용 부동산 증세와 기본소득토지세로 잡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근시안적이라며 근본적 대책으로 불로소득 환수를 위한 증세를 강조했다. 이 지사는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로운 거래를 허용하되 필연적으로 발생 증가하는 불로소득을 부동산세(취득· 보유·양도세)로 최대한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거주용 1주택은 통상적 수준의 부동산세 부과와 조세감면으로 일부 불로소득을 허용하되, 그 외 비주거용 주택이나 법인의 비업무용 부동산 등은 불로소득을 대부분 회수해 투자나 투기가 불가능하도록 강력하게 증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이 같은 제안은 지난 5일 고위 공직자 대상 부동산 백지 신탁제 도입, 7일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대 및 주택임대사업자 특혜 폐지에 이은 ‘이재명 표 부동산정책’ 3탄이다. 그러면서 집값 폭등을 포함한 부동산 문제는 토지의 유한성에 기초한 불로소득(지대) 때문이고, 지대는 경제발전과 도시집중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따라서 이 불로소득은 없앨 수도 없고 없앨 이유도 없으며, 헌법에도 토지공개념이 있으니 조세로 환수해 고루 혜택을 누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에 쓴소리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거래 허가제나 대출·거래 규제 등 불로소득증가 억제조치는 단기효과는 몰라도 장기적 근본대책이 되기 어렵고 풍선효과를 수반한다”며 근시안적 대책으로 규정했다. 또 그는 “자유로운 거래를 허용하되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불로소독은 부동산세(취득·보유·양도세)로 최대한 환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본소득토지세는 토지불로소득 환수로 부동산투기억제, 조세조항 없는 증세와 복지확대 및 불평등 완화, 일자리와 소비축소로 구조적 불황이 우려되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 소비확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 등 다중복합 효과를 가진다”고 밝혔다. 기본소득토지세의 전국시행이 어렵다면 세목과 최고세율(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0.5~1% 이내)을 지방세기본법에 정한 후 시행 여부와 세부세율은 광역시도 조례에 위임하면,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시행해 기본소득토지세의 부동산투기억제, 복지확대, 불평등완화, 경제 활성화 효과를 직접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주택은 주거용 필수품이고 부동산세 중과는 투기 투자자산에 한정해야 하므로 무주택자의 실거주용 매입과 실거주 1주택은 중과세에서 당연히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진짜 실력이다. 지금의 부동산 대란 위기를, 공정하고 충분한 부동산 증세와 기본소득으로 망국적 부동산투기의 원천봉쇄, 복지확대와 경제 회생, 4차산업 혁명시대 모범적 k-경제의 길을 여는 기회로 만들기 바란다”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재명 “증세·기본소득토지세로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해야”

    이재명 “증세·기본소득토지세로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해야”

    “증세분 지역화폐로 전 국민 균등 환급조세 저항 없이 증세와 복지 확대 가능또는 지방세법으로 정해 시·도에 위임경기도가 선제 도입해 효과 증명하겠다”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잇따라 부동산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지사는 9일 페이스북에 “지금의 부동산 문제는 과잉 유동성, 정책 왜곡과 신뢰 상실, 불안감, 투기 목적 사재기, 관대한 세금, 소유자 우위 정책 등이 결합된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제3의 부동산대책은 투기용 부동산에 대해 증세하고 기본소득세를 도입해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고위 공직자 대상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7일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대 및 주택임대사업자 특혜 폐지에 이은 ‘이재명표 부동산 정책’ 3탄인 셈이다. 그는 “자유로운 거래를 허용하되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증가하는 불로소득을 부동산세(취득·보유·양도세)를 중과해 최대한 환수해야 한다”며 “실거주용 1주택은 통상적 수준의 부동산세 부과와 조세 감면으로 일부 불로소득을 허용하되 그 외 비주거용 주택이나 법인의 비업무용 부동산은 대부분 회수해 투자나 투기가 불가능하도록 강력하게 증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부담 중복지를 거쳐 고부담 고복지 사회로 가려면 어차피 증세로 복지를 늘려야 한다”면서 “기본소득 목적 국토보유세(기본소득토지세)는 건물 아닌 토지(아파트는 대지 지분)에만 부과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토지세는 재산세와 종부세로 토지가액의 0.16% 정도를 내는데, 비주거 주택 등 투기·투자용 토지는 0.5~1%까지 증세하되 증세분 전액을 지역화폐로 전 국민에게 균등 환급하면 조세 저항 없이 증세와 복지 확대를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토지세의 전국적인 시행이 어렵다면 세목과 최고세율(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0.5~1% 이내)을 지방세기본법에 정한 후 시행 여부와 세부 세율은 광역 시도 조례에 위임하면,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시행해 기본소득토지세의 부동산 투기 억제, 복지 확대, 불평등 완화, 경제 활성화 효과를 직접 증명해 보이겠다”고도 했다. 앞서 이지사는 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부동산 보유에 따른 세금을 가령 1%로 정해 기본소득 형태로 전액 지급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기본법을 고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직장남들의 ‘긴바지옥’… 애꿎은 다리털만 탓할 일인가 [아무이슈]

    직장남들의 ‘긴바지옥’… 애꿎은 다리털만 탓할 일인가 [아무이슈]

    “여직원 미니스커트는 괜찮아도 남직원 다리털은 못봐주겠다고요?” 경직된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바꾸겠다며 대기업도 공직사회도 앞다퉈 반바지 착용을 도입했지만 “당장 나부터 입으라면 글쎄….”라며 말끝을 흐리는 남성들. 넥타이는 미련없이 풀어 헤쳐놓고 도대체 남성에게 반바지는 어떤 의미기에, 해마다 여름이면 같은 ‘논란’이 반복되는 걸까. 올해도 ‘긴바지옥’(긴 바지와 지옥의 합성어. 무더운 날씨에도 긴 바지를 입어야하는 지옥같은 상황을 의미)을 견뎌야하는 이 땅의 직장 남성들을 위해 반바지의 ‘심오한’ 함의를 파헤쳐봤다.● 10명 중 7명이 긍정적… 실제 반바지 출근은 ‘머뭇’ 서울신문 아무이슈팀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직장인 278명(남182명·여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직원의 반바지 착용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2.5%가 ‘매우 적절하다’, 25.2%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67.7%)은 남성의 직장 내 반바지 착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보통이다’(21.6%)에 이어 ‘적절하지 않다’(9.4%), ‘매우 적절하지 않다’(1.4%) 등 부정적인 인식은 11.8%였다. 긍정적인 인식이 우세했지만 남성 응답자 중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35.2%에 불과했다. 허용하고 있지 않다(50.6%), 모르겠다(14.3%)가 뒤를 이었다. 실제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남성은 응답자의 24.2%로 더 적었다. 반바지를 입지 못하는 이유에 관해서는 규정 상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눈치가 보여서’, ‘상사가 신경쓰여서’라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반바지를 입고 근무하는 남성 직원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는 주관식 질문에는 전체의 약 37%인 103명이 ‘시원해보인다’고 답했다.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대답이 16.5%로 뒤를 이었다. 약 61.2%가 ‘편해보인다’, ‘좋은 회사에 다니는 것 같다’, ‘창의적이다’ 등 긍정적인 답변을 했으며, 18.3%는 ‘단정하지 않다’, ‘무례해보인다’, ‘전문성이 없어 보인다’ 등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직급, 직종 혹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유보적’ 입장도 일부 있었다. ‘시원해보이지만 나는 입지 않을 거다’라고 단언한 남성 응답자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응답자들의 66.6%는 남성 직원의 반바지 착용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꼽았다.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아서(16.2%), 고객 응대 등 업무 수행에 방해가 돼서(11.2%) 등이 뒤를 이었다. “후줄근해 보인다고 지적하지만 정작 격식에 맞는 남성 반바지를 판매하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나 “반바지가 일상복으로 등장한 역사가 짧아 아직 익숙하지 않을 뿐 미래에는 다를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왔다. ● 중년들은 어색…“남학생 교복부터 바꿔라” 서울시에서 근무하는 50대 남성 공무원 A씨는 “2012년 서울시에서 처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할 때만 해도 정장 반바지를 구하기조차 어려웠다. 어렵사리 구해도 외부 미팅이나 회의 때는 긴바지로 갈아입고 나가게 되면서 확산이 안 됐다”고 회상했다. A씨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반바지도 단정하게 잘 구해서 입던데 우리 같은 아저씨들은 어색하고 초라한 기분이 들어서 꺼려진다”면서 “외국계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문화가 정착된 곳도 있지만 공직사회까지 퍼지려면 우리 다음 세대에나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털어놨다. 40대 여성 직장인 B씨는 “인식을 바꾸려면 첫단추로 남학생 교복 바지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학생 아들을 보면 대부분의 학교가 하복 체육복은 반바지지만 교복은 긴바지”라면서 “학생에게는 교복이 곧 단정한 복장인데, 교복이 긴바지다보니 성인이 돼서도 격식을 차리는 의상은 긴바지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30대 여성 C씨는 “한국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에게 금기시하는 노출 범위가 조금 다른거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반적으로 여성 노출에 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여성은 상체, 남성은 하체의 노출에 민감한 분위기”라면서 “수영복만 봐도 남자들은 웃통은 벗으면서 트렁크는 엉덩이의 실루엣이나 허벅지가 드러나지 않게 입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50대 남성 직장인 D씨는 “패션에도 TPO(시간·장소·상황)가 있는데 아무리 편견을 없애려 해도 반바지에 다리털을 내놓고 회의하러 오면 발표 내용에 신뢰를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40대 남성 직장인 E씨는 “다리털이 징그럽다고 하면서 매끈하게 제모하는 남자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것도 문제”라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미느냐, 밀리느냐, 문제는 다리털? 불똥은 다리털로 튀었다. ‘반바지를 입은 남성 직원에 대한 생각’에 대한 주관식 질문에서 다리털이 부담스럽다거나 지저분해보인다는 등 ‘다리털 혐오’를 호소한 답변이 2.9%로 집계됐다. “같은 남자지만 나도 우리 부장님 다리털 보고싶진 않다”, “수북한 다리털 보기도 싫지만 너무 다리가 매끄러우면 역시 어색할 것 같다”는 의견도 반복적으로 나왔다. “여직원한테 제모 안했으니 치마 입지 말라고 하면 성희롱이면서 남직원에게는 다리털 보기 싫으니까 반바지 입지 말라는 것은 역차별 아니냐”는 하소연도 있었다. 이베이코리아의 쇼핑사이트 G9(지구)가 지난 5월 3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한달 동안의 제모기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 고객의 구매량이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그루밍족’의 증가로 남성 제모도 더이상 낯설지 않은 문화로 자리잡았건만, 현대사회에서 남성의 다리털은 보여주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깔끔히 밀어버리기도 어려운 계륵 같은 존재가 돼있었다. 과연 남성의 제모 문화만 정착되면 직장 남성의 반바지 착용도 대수롭지 않은 문제가 될까. ● 기업·공직도 잇달아 권장은 하는데… 국내 남성 직장인의 ‘반바지 착용 역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수원 사업장 직원에 한해 주말과 공휴일에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시범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6월부터는 평일로 확대 시행에 나섰다. 같은해 7월 정유·에너지 업계에서는 최초로 SK이노베이션이 반바지와 라운드 티셔츠를 업무용 복장으로 공식 인정했다. SK계열사 중에서는 SK C&C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013년과 2014년부터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3월에 자율복장제를 도입해 상황에 따라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했으며, 롯데지주도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멤버스 등에 이어 지난 1일부터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복장을 자율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에서는 명목상의 규정으로 존재할뿐 실제 자유롭게 반바지를 착용하는 직원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반면 IT기업이나 외국계 패션기업 등을 위주로 반바지 착용 문화가 자리잡은 곳도 많다. 카카오, 배달의민족, 나이키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공무원의 반바지 착용 시도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 2012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2018년 수원시, 지난해 경기도와 경남 창원시, 부산시 등이 잇따라 혹서기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6월 5일에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에서 열린 ‘쿨비즈 패션쇼’에서 반바지 복장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7월 26일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휴가룩, 시원차림 패션쇼’에 또 한번 직접 반바지를 착용하고 무대에 올라 춤을 추는 투혼을 발휘하며 ‘반바지 전도사’로 나섰다. 그러나 공직에서는 긴바지 차림새로 되돌아가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반바지 착용을 처음 허가한 경기도의 경우 도청 홈페이지에 ‘이재명 도지사부터 반바지를 입고 나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자, 이 지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원하는 직원이 입을 수 있는 것일 뿐 내가 입겠다는 건 아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 유연한 조직문화가 긴바지옥 탈출 열쇠?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8%가 직장남성의 반바지 착용 문화 정착을 위해서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이 가장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불필요한 것은 버린다는 판단이 가능한 보복 없는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꼰대 문화 타파’, ‘유교적 뇌 구조 변화’, ‘복장이 권위의 상징이라는 선입견을 내려놓는 것’ 등의 기타 주관식 답변에서도 모두 복장 자율화에 제동을 거는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답답함이 엿보였다. “남직원의 반바지 착용 문화를 정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답한 어느 응답자는 “앞으로도 반바지는 입을 생각이 없지만, 이런 화두가 제기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로운 환경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직장남성들의 반바지 착용 논란은 ‘조직이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억제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제기의 은유’라고 갈무리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구분짓기’를 위한 긴 바지의 상징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시선도 있다. 약 20년 동안 남성 패션지 ‘에스콰이어’ 편집장을 지낸 민희식 크리에이티브 워크 대표는 저서 ‘그놈의 옷장’에서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남자는 몸을 가리는 게 기본적인 예의였다”면서 “(반바지는) 길이가 짧은 만큼 옷이 주는 사회적 영향력도 딱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성 패션은 외부로부터 물리적 자극을 피하고 엄폐 기능을 중시한 전투복에서 기원을 찾기 때문에 소속감이 분명하고 은폐가 용이하며, 계급과 신분이 드러나도록 발달해 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30대 직장인 F씨는 “남성에게 긴바지는 격식을 차리는 일종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다는 동류의식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라면서 “반바지가 권위를 살려준다거나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등의 2차적인 이득이 없다면 단순히 시원하다는 장점만으로 출근 복장으로 정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허무한 결론이지만, 올 여름에도 많은 직장에서 자유롭게 반바지를 입고 활보하는 남직원들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곳곳에서 물음표가 제기되고 크고 작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아마도 몇번의 여름이 지나면 모두가 ‘속시원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입덕일지] ‘팬텀싱어3’ 라포엠을 아직 모르신다면

    [입덕일지] ‘팬텀싱어3’ 라포엠을 아직 모르신다면

    크로스오버 (Crossover): 어떤 장르에 이질적인 다른 장르의 요소가 합해져서 만들어지는 것을 말한다. 국내 최초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3’가 지난 3일 종영했다. 결승전 생방송 당시 약 50만 건의 문자가 집계되는 등 큰 인기를 모으며 프로그램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제3대 팬텀싱어에는 ‘라포엠(LA POEM)’이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는 프랑스어 La Bohême(자유로움)과 영어 Poem(시)을 합쳐서 만든 합성어다. 리더를 맡은 테너 유채훈은 팀명에 대해 “자유롭게 음악을 하면서 사람들 마음 속에 한 편의 시처럼 자리 잡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마음 한 켠에 감동적인 시를 써내려 갈 그룹 ‘라포엠’(유채훈, 박기훈, 최성훈, 정민성)의 매력에 대해 분석해 봤다. ▶ “팬텀싱어 최초” 성악 4중창 크로스오버팀라포엠은 테너 유채훈, 테너 박기훈, 카운터테너 최성훈, 바리톤 정민성으로 구성돼 있다. 남성 성악 음역대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구성인 만큼 성부에서 오는 안정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극고음을 내는 카운터테너와 그 밑에서 주 선율을 이끌어가는 두 명의 테너, 그리고 그 밑을 기둥처럼 받치고 있는 바리톤의 구성은 어떤 음악과 장르를 맡더라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을 준다. 실제로 지금까지의 경연을 통해 칸초네(Canzone, 이탈리아 대중 가곡)부터 아이돌 음악, 가요, EDM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음을 증명한 만큼 이들의 만남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이 팀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팬텀싱어 최초’ 정통 카운터테너(counter tenor)가 포함된 팀이라는 점이다. 카운터테너란, 가성으로 소프라노의 음역을 구사하는 남성 성악가를 말한다. 클래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낯설 법한 카운터테너가 크로스오버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게 된 데에는 그만큼 최성훈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팀을 돋보이게 하는 최성훈의 음역대는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 “이보다 가족 같을 수 없다” 남다른 친목“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같이 노래하고 싶었어요. 가족 같은 동료들을 찾고 싶었고, 그 가족을 찾은 것 같아요.” 카운터테너 최성훈은 팀 라포엠 멤버들을 만난 것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그의 말처럼 라포엠은 유독 가족 같은 분위기가 돋보이는 팀이다. 이는 팀을 생각하는 다른 멤버들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테너 박기훈은 “원래 공동체 생활을 별로 안 좋아했다. 단체 옷을 맞춰 입는 것도 정말 싫어했다. 그런데 형들이 하자 그러면 그냥 좋다”며 멤버들을 향한 무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바리톤 정민성은 “음악적 자신감이 늘 부족했는데, 이런 얘기를 팀원들과 털어놓다 보니 모든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며 멤버들에 많이 의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유채훈 또한 “이 친구들을 만나려고 지금까지 이렇게 돌아온 건가 싶을 정도”라고 표현했다. 서로를 향한 이들의 신뢰와 애정은 결승전 생방송 무대에서 톡톡히 돋보였다. 서로의 눈을 맞추며 잘 ‘블렌딩(Blending, 조화)’된 화음을 선보여주는 이들의 안정적인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안정감과 감동을 선사했다. ▶ 리더 유채훈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지금의 팀원으로 라포엠을 구성하기까지 그 중심에는 리더인 테너 유채훈이 있었다. 프로듀서 예심에서 영화 ‘어바웃 타임’ OST인 ‘Il Mondo’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프로그램 내 인기남으로 등극했다. 경연이 진행될 때마다 참가자들은 유채훈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싶다며 줄지어 러브콜을 보냈다. 많은 참가자들의 러브콜을 뒤로 하게 된 만큼 유채훈은 경연을 준비할 때마다 무대를 잘 해내야 한다는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듯 보였다. 실제로 그는 결승 무대를 앞두고 “정신적인 부분은 물론, 음악을 하는 데 있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끔 좋은 맏형으로써 보탬이 되고 싶다”며 책임감에 대한 생각을 언급하기도 했다. 결승을 임할 때에도 유채훈은 잠꼬대로 곡에 대한 고민을 중얼거릴 만큼 책임감이 남달랐던 유채훈. 이를 알기라도 한 듯 멤버들 음악적 부분은 물론, 정신적으로 유채훈을 믿고 따랐다. 박기훈은 “음악적 프로듀싱 능력이 있는 채훈이 형이 (잠재력을) 이끌어줘서 많이 배운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성훈 또한 “카운터테너를 편하게 생각해 주는 모습에 굉장히 감동을 받아 의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함과 부드러움이 결합된 성악 어벤져스 팀” 바리톤 정민성은 ‘팬텀싱어3’에 임하며 자신이 꿈꾸는 팀에 대해 이와 같이 말했다. 제3대 팬텀싱어에 라포엠이 이름을 올리면서 그의 꿈은 시작됐다. 유채훈, 박기훈, 최성훈, 정민성이 함께 하는 라포엠이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 이들의 행보에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 ◆ 임효진 기자의 입덕일지 : ‘입덕’할 만한 스타를 발굴해 그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우양미술관, 스누피 탄생 70주년 한국특별전 열어

    우양미술관, 스누피 탄생 70주년 한국특별전 열어

    우양미술관에서 스누피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To the Moon with Snoopy” 한국특별전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2020년 7월 10일부터 2021년 1월 10일까지, 총 185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관람시간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6시이며, 추석 당일과 신정 당일은 휴무이다. 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 30분까지 가능하다. 입장료는 성인 12,000원, 학생 10,000원, 미취학아동 8,000원이며, 20명 이상 단체 관람객과 경주시민, 만 65세 이상 경로자,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은 입장료가 할인된다. 스누피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피너츠’는 “찰스 슐츠”의 4컷 연재만화에서 탄생한 캐릭터로, 찰리 브라운과 반려견 스누피 등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피너츠는 1950년부터 약 50년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신문매체에 연재돼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두 주인공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는 1969년 달 착륙의 순간을 함께한 바 있다. 미국과 구 소련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너무나도 차갑게 대립하던 냉전시기 아폴로 10호의 콜 사인은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였다. 이는 스누피 안의 따뜻함과 자유로움을 함께 보여주고자 했던 인류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우양미술관 스누피 전시회는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스누피를 주제로 한 것으로, 홍경택, 이동기, 강강훈, 노상호, 홍승혜, 권오상, 이수경, 박승모, 그라플렉스, 스티키몬스터랩, 샘바이팬, 신모래 등 한국 현대미술 작가가 대거 참여해 스프레이 페인팅, 일러스트 등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대중과 호흡할 예정이다. 전시 외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으로 <피너츠 친구들은 어느 우주행성으로 가서 여행을 하고 싶을까? Planets of Peanuts!>, <너의 생각을 보여줘! Show me what you think!>, <Q&A 퀴즈>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됐으며,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4시에 10명 이하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도슨트 전시 해설이 진행된다. 전시 해설은 사전에 예약해야 참여 가능하며, 선착순으로 예약 확정된다.한편, 우양미술관에서는 스누피 전시 관람객을 대상으로 그래피티 작가 제이플로우의 라이브 페인팅(Live graffiti)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7월 10일~11일)를 비롯해 스누피 친구들의 인형탈과 함께하는 포토타임(7월 10일 ~ 8월 31일, 매주 토, 일), 스페셜 기프트 음료 증정(7월 10일부터 7월 17일, 소진 시 종료) 등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는 각각 진행 날짜, 시간이 다르므로 미리 우양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후 참여하는 게 좋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분양시장 블루칩 안심뉴타운 첫 아파트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

    분양시장 블루칩 안심뉴타운 첫 아파트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

    지역을 대표하는 신흥주거지가 분양시장 블루칩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신흥주거지는 도시개발구역이나 신도시, 택지지구 등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계획적으로 조성되는 지역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신흥주거지는 주거지역 주변으로 도로 및 상가 등 생활인프라가 새롭게 구축되는 만큼 노후화된 구도심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곳은 도시개발사업지구다. 도시개발사업은 공공택지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대신 개발속도가 빠른 편이다. 이미 번화한 도심 인근에 주로 개발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의 신흥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안심뉴타운 첫 아파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시티건설의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은 대구 동구 율암동 안심뉴타운 도시개발구역 B2블럭에 위치하며 지하 2층~지상 16층 전용 59~84㎡ 총 431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전용 84㎡ 191세대가 일반분양되며, 전용 59㎡ 240세대는 민간임대로 분양된다.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이 들어서는 안심뉴타운은 노후화된 용계동 소재 안심연료단지 부지를 스마트도시로 탈바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첨단정보통신기술(ICT)과 스마트도시기반시설이 구축되며, 형유통시설을 비롯해 상업·문화시설, 공원 등이 조성될 예정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이 기대된다. 단지는 대구 안심뉴타운에서 처음으로 분양되는 아파트다. 첫 분양단지는 가장 위치가 뛰어나고, 살기 좋은 곳에 조성되는 경우가 많아 후속 단지보다 집값 상승률이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또한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마지막 단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에 따라 지방 광역시는 오는 8월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은 규제가 적용되기 전 분양에 나서 아파트 계약 후 1년 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현재 안심뉴타운은 전매 제한을 3년으로 늘리는 것을 입법 예고 중이다. 사실상 안심뉴타운에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처음이자 마지막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인근에 예고된 ‘휴노믹시티’ 개발계획에 따른 기대감도 높다. 휴노믹시티는 대구 군공항(K2) 이전 예정 부지에 여의도 약 2배 규모의 자족형 복합신도시를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휴노믹시티가 완공되면, 주변 안심뉴타운과 신서혁신도시로 이어지는 대구 동부권의 새로운 주거벨트가 형성될 전망이다. 광역 교통망도 우수하다. 우선 대구지하철 1호선 신기역이 인접해 주요 도심으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특히 대구 1호선은 안심~하양 복선전철 사업이 지난해 착공에 돌입한 상황으로, 향후 교통 접근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이밖에 경부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와의 거리도 가까워 차량을 이용한 이동도 편리하다. 생활인프라도 풍부하다. 코스트코를 비롯한 롯데아울렛, 롯데마트 등의 대형유통시설들과의 거리가 가깝고, 반야월시장과도 인접하다. 특히 도보권에 상업지구가 위치해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들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의 실속 있는 내부 구조도 돋보인다. 우선 전 세대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채광 및 통풍을 극대화했다. 이어 다양한 수납공간을 제공해 입주민들의 여유로운 주거활동과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배치해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단지로 조성되며,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계획돼 있어 입주민들의 삶의 질은 더욱 풍성해 질 전망이다.한편,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 분양일정은 1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4일 1순위 청약접수가 진행되며 15일 2순위 청약접수를 실시한다. 당첨자 발표는 21일이며, 8월 3일부터 8월 5일까지 3일 간 정당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민간임대 분양도 주목된다. 민간임대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먼저 살아본 이후 분양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 민간임대는 4년 동안 먼저 거주한 뒤, 분양전환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청약통장 유무, 소득 수준, 주택소유 여부 등의 조건과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는 자격을 지닌다. 특히 양도세, 취득세, 재산세 등 각종 세금부담에서 자유로운 만큼, 젊은 신혼부부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간임대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6~7일 청약접수를 진행했고, 당첨자 발표는 8일이다. 정당계약은 16일부터 18일로 3일 간 진행된다. 한편, ‘대구 안심 2차 시티프라디움’ 견본주택은 대구광역시 동구 동호동에 위치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1919년부터 2020년까지/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 1919년부터 2020년까지/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전단을 배포한 사회당 간부가 방첩법 위반죄로 체포됐다. 징병제도를 비판한 전단이었다. 징집된 병사의 처지가 감옥의 기결수보다 못하고 징병제도는 가장 악독한 형태의 독재라는 표현도 있었다. 징병제는 인간성에 대한 끔찍한 범죄라고 규정했다. 징병제를 반대하는 표현을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체포된 사람은 총서기 셍크였다. 유죄가 선고됐다. 셍크는 최고재판소에 상고했다. 1919년 3월 3일 미연방대법원은 대법관 9명의 일치 의견으로 그의 유죄를 확정했다. 표현 자유의 강력한 옹호자이자 위대한 반대자로 명성을 얻은 홈스 판사가 법정 의견을 집필했다.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이 천명됐다. 홈스 대법관은 수정헌법 제1조의 표현의 자유는 실질적인 해악을 초래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때 제한된다고 판시했다. 평상시 같으면 충분히 보장받았을 표현이라도 전쟁 상황에서 보호 여건은 다르다고 보았다. 평온한 극장에서 갑자기 거짓말로 “불이야”라고 외쳐 관객들의 공황을 야기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해 11월 선고된 에이브럼스 판결에서 홈스 판사는 다수 재판관과 다른 소수 반대 의견을 냈다. 이 재판에서 홈스의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은 더욱 정교해졌다. 사상의 자유시장 이론도 설시됐다. 브랜다이스 대법관이 홈스의 반대 의견에 동조했다. 1990년 4월 2일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명백한 위험’ 원리를 채택했다. 국가보안법상의 찬양, 고무 등과 같은 개념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는지 여부를 심판한 결정이었다. 다수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위헌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법관들이 재판할 때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 한정해서 적용한다면 해당 조항은 위헌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 변정수 재판관은 위헌이라는 반대 의견을 냈다. 법률 조항의 위헌성을 확인했으면 마땅히 위헌을 선언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책무라고 밝혔다. 그는 표현의 자유는 법률이 금하는 해악을 초래할 ‘명백하고도 현실적인 위험성’ 즉 ‘명백 현존하는 위험’이 입증된 때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020년 ‘명백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이 소환됐다. 이아무개는 2005년부터 대형 풍선을 발명하고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를 계속할 경우 물리적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2014년 10월 대북 전단이 살포되자 북한은 경기도 연천 지역에 고사포를 쏘았다. 이아무개는 군과 경찰이 대북 전단을 날리는 행위를 제지하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보호해 주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는 전단 살포는 ‘명백,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때 제한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심 법원과 항소심, 대법원은 이아무개의 대북 전단 살포가 그가 말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야기한다고 판단했다.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키는 행위라는 것이다. 2016년 2월 25일 대법원은 이른바 ‘대북 전단’ 사건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은 최근 대북 전단 쟁점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없는 대북 전단 살포를 보장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명분은 거창하나 상황 인식은 냉정하지 못하다. 안전장치를 해제한 급박한 총구 앞에서 시시각각 생명의 위협을 겪어야 하는 접경지 주민에게 대북 전단 살포 행위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원칙과 관련해 언론이 상기할 점이 또 있다. 옥스퍼드대학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는 해마다 40개 나라의 언론 신뢰도를 발표한다. 한국은 몇 년째 계속 꼴찌다. 올해도 그렇다. 반론 보장과 팩트체크를 소홀히 하고 선동적인 혐오적 주장까지도 언론의 자유로 포장하는 그릇된 관행을 벗어나야 한다. 독자들이 언론을 떠나고 있다. 뉴스를 생산해 생존하는 언론에게 이것보다 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어디 있겠는가.
  • 루쉰·예로센코 옆 ‘자유 영혼’ 공초를 만나다

    루쉰·예로센코 옆 ‘자유 영혼’ 공초를 만나다

    한국 근대시의 선구자 공초 오상순(1894~1963) 시인을 재조명한 평전이 출간됐다. 이승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쓴 ‘진정한 자유인 공초 오상순’(나남출판)이다. 자신도 시인인 이 교수가 그린 선배 문인 오상순은 ‘자유’ 그 자체다. 오 시인은 1920년대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폐허’의 창간 동인으로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허무혼의 선언’, ‘폐허의 제단’, ‘허무혼의 독어’처럼 허무를 소재로 쓴 시를 다수 발표하며 허무주의자로 알려졌다.그러나 책에 묘사된 인간 오상순은 허무주의자라기보다는 현실에서 해탈한 도인에 가깝다. 우주 원리를 탐구해 마침내 죽음의 번민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도를 깨치면 죽고 사는 게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 공초는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고 늘 있는 진여실상(眞如實相)의 존재’(129쪽)를 꿈꾸었다. 그는 살아생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단 한 권의 책도 내걸지 않았으며 재물과 지위, 아내와 자녀, 거처에 대한 욕심까지 모두 내려놨다. 공초에 대한 재평가는 그의 일본 유학 당시(1912~1917)와 1920년대 초반 중국 체류 행적과 관련이 있다. 젊은 시절 오상순은 일본과 중국, 한국, 구 만주 지역을 왕래하며 각국의 지식인들과 활발히 교류했다. 베이징에 있는 저우쭤런의 집에 기거하면서 중국의 문호 루쉰, 러시아 출신 아나키스트 예로센코 등과 만났다. 루쉰의 동생인 저우쭤런의 일기, 조선총독부 조사 기록, 에스페란토 대회 후 루쉰, 저우쭤런 등과 찍은 사진 등을 보면 공초가 에스페란토, 아나키즘 등 신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책에는 수주 변영로가 쓴 오상순 관련 수필과 공초의 유고도 함께 수록했다. 책이 만들어진 과정은 더욱 의미 있다. 저자인 이 교수의 대학 시절 스승은 공초숭모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며 늘 공초를 스승으로 모셨던 구상(1919~2004) 시인이다. 공초 생전에 비서 역할을 했던 박호준씨의 딸인 박윤희씨는 이 교수의 제자로 한중일을 대표하는 지식인들과 교류했던 공초의 행적을 논문에 썼다. 2010년 백혈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제자의 노고를 이 교수가 평전에 상당 부분 옮기며 그를 추모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페북·구글 “이용자 정보 안 준다” 中에 선전포고

    페북·구글 “이용자 정보 안 준다” 中에 선전포고

    페이스북 등 미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에 반기를 들었다. 홍콩보안법이 개방·참여·공유의 가치로 대변되는 소셜미디어의 생태계를 위협하자 IT 대기업들이 ‘중국과의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그 자회사인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 구글, 트위터 등은 6일(현지시간) 홍콩 당국에 이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와 법 집행기관의 요청이 있어도 이들 기관에 페이스북과 왓츠앱의 이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며 “안전에 대한 두려움 없이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글과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MS),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화상회의 플랫폼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 채용전문 소셜미디어 링크드인 등도 이날 정보 공개 중단 행렬에 동참했다. 홍콩보안법 9조와 10조는 “홍콩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학교, 사회단체, 언론, 인터넷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이들에 대한 선전·지도·감독·관리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상 글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법원의 영장이 없어도 압수수색이 가능하며, 포털·소셜미디어 등은 경찰의 삭제 명령에 따라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최고 2년 징역형이나 10만 홍콩달러(약 154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법원 영장이 아닌 행정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보안법 피의자에 대해 도청과 감시, 미행도 할 수 있다. 중국과 달리 지금까지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 사용에 제한이 없었던 홍콩에서 이제 소셜미디어의 자유로운 이용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보안법을 적극 옹호했다. 람 장관은 7일 기자회견에서 “홍콩보안법은 다른 나라의 국가보안법보다 온건하며 그 적용 범위도 다른 나라, 심지어 중국 본토보다 넓지 않다”면서 “(홍콩에 세워질) 중국 본토 기관이 관여할 사건은 드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도 홍콩보안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취재 활동을 할 수 있다”며 “다만 홍콩보안법은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페북·구글 “이용자 정보 안 준다” 中에 선전포고

    페이스북 등 미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에 반기를 들었다. 홍콩보안법이 개방·참여·공유의 가치로 대변되는 소셜미디어의 생태계를 위협하자 IT 대기업들이 ‘중국과의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그 자회사인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 구글, 트위터 등은 6일(현지시간) 홍콩 당국에 이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와 법 집행기관의 요청이 있어도 이들 기관에 페이스북과 왓츠앱의 이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며 “안전에 대한 두려움 없이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구글과 트위터,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도 이날 자료 제공 요청에 대한 검토 작업을 중단하면서 홍콩 정부에 날을 세웠다. 홍콩보안법 9조와 10조는 “홍콩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학교, 사회단체, 언론, 인터넷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이들에 대한 선전·지도·감독·관리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터넷상 글이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법원의 영장이 없어도 압수수색이 가능하며, 포털·소셜미디어 등은 경찰의 삭제 명령에 따라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최고 2년 징역형이나 10만 홍콩달러(약 154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법원 영장이 아닌 행정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보안법 피의자에 대해 도청과 감시, 미행도 할 수 있다. 중국과 달리 지금까지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 사용에 제한이 없었던 홍콩에서 이제 소셜미디어의 자유로운 이용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홍콩보안법을 적극 옹호했다. 람 장관은 7일 기자회견에서 “홍콩보안법은 다른 나라의 국가보안법보다 온건하며 그 적용 범위도 다른 나라, 심지어 중국 본토보다 넓지 않다”면서 “(홍콩에 세워질) 중국 본토 기관이 관여할 사건은 드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도 홍콩보안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취재 활동을 할 수 있다”며 “다만 홍콩보안법은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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