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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언브로큰’과 ‘인터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언브로큰’과 ‘인터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지구촌이 할리우드 영화 두 편 탓에 시끌벅적하다. 앤젤리나 졸리가 메가폰을 잡은 전쟁영화 ‘언브로큰’과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 암살이란 독특한 소재의 코미디 ‘인터뷰’. 세계적인 여배우 감독의 ‘언브로큰’은 일본의 반발에 직면해 있고 ‘인터뷰’는 북한의 항의에 제작사와 미국 정부가 심한 몸살을 앓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한 영화 화제쯤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 배경과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내용의 당사자·관계자들이 불만을 품어 항의 보복에 나선 점이다. ‘언브로큰’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전쟁포로였던 미국 육상선수 루이 잠페리니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생체실험 등 일본군 가혹행위 내용이 알려지면서 개봉 전부터 ‘국가 명예훼손’이니 ‘근거 없는 날조’ 운운의 상영 반대와 집단행동이 번지고 있다. 북한의 ‘인터뷰’에 대한 반발과 응수는 일본 우익의 ‘언브로큰’ 신드롬보다 더 뜨겁다. 개봉관 테러 위협인가 싶더니 소니픽처스 해킹으로 뛰었다. 해킹 이후 장기간 계속된 북한 인터넷망 접속 장애와 그에 대한 북한의 ‘미국 배후 거론’을 볼 때 북한의 보복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그런데 세계의 관심 속 화제 만발인 두 영화를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그 내용과 반응의 유사함을 뛰어넘는 공통점이 도드라진다. 한국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언브로큰’에는 일본이 부인하는 일본군 위안부며 강제동원, 학살, 노역 같은 만행의 과거사가 어쩔 수 없이 포개진다. 실제로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선 ‘앤젤리나 졸리가 한국 로비를 받은 반일활동가’란 주장과 함께 상영중단 요구 서명이 이어진다. 한편 ‘인터뷰’는 분단·대척의 비상식적 남북 관계를 좌우하는 북한 최고권력자의 솔직하고 숨겨진 위상 노출이 압권이다. 지금 일본 우익세력의 목소리와 행동은 아베 신조 정부의 행보와 톱니처럼 맞물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중의원 선거 압승 여세를 몰아 자위대 해외파견법인 ‘항구법’(恒久法)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전해진 한·미·일 3국의 ‘북한 핵·미사일 정보공유 약정’ 체결 소식에 적지 않은 이들이 뜨악해한다. 일본의 몰아치는 우경 군국화의 언저리에서 ‘뭐 이래야 하는 거냐’는 고갯짓이 많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 예산이 확보됐다지만 앞서 쉬쉬하며 건립을 취소했던 것으로 소문난 정부 처사에 대한 일반의 불편한 심기가 사그라지지 않은 것 같다. 내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한 북한은 평화 제의의 한쪽에서 전면 전쟁을 밥 먹듯이 입에 올리고 있다. 그리고 목도하고 싶지 않은 그 도발 위협은 한수원 해킹과 원전 자료 유출로 현실화했다. 원전 해킹 역시 북한 소행으로 굳어지고 있다. 강대국 눈치를 살피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외교적 대응, 그리고 당하고도 아프단 소리조차 제대로 못 내는 대북 응수의 답답함…. 한반도를 둘러싼 난기류가 심상치 않은 송구영신의 건널목에서 ‘언브로큰’ ‘인터뷰’ 속 장면이 그저 그런 화젯거리로 여겨지지 않는 이유들이다. kimus@seoul.co.kr
  • 中, 日 해상 포위 첫 군사훈련

    中, 日 해상 포위 첫 군사훈련

    중국군이 최근 일본 해상을 남북으로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처음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토와 역사 문제로 맞서는 일본에 대한 경고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 북해함대 전단 4척이 지난 25일 새벽 2시쯤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사할린 사이에 위치한 소야해협을 통과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을 인용해 대만 타블로이드 왕보(旺報)가 28일 보도했다. 이들은 이달 4일 일본 남단 오스미해협을 지나 서태평양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다 기수를 북쪽으로 돌려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한 데 이어 이날 소야해협을 통과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전단은 하얼빈(哈爾濱) 구축함, 옌타이(煙臺)·옌청(鹽城) 호위함, 타이후(太湖) 보급선 등 4척으로 구성됐다. 중국군이 소야해협을 통과한 것은 지난 7월 중·러 합동군사훈련 이후 처음이다. 지난 7월만 하더라도 러시아군의 도움을 받아 소야해협을 통과할 수 있었던 중국군이 이제는 일본 북부 해역에 대한 항로를 완전히 정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동해함대도 이달 6~12일 일본 남부에 있는 오키나와 인근 미야코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에서 군사훈련을 벌였다. 동해함대 전함 6척은 물론 전투기 5대도 참여하는 등 해·공 합동훈련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중국군이 서태평양 군사훈련을 빌미로 일본을 남북으로 포위하는 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난징대학살 추모일(12월 13일)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총선 압승(12월 14일)을 전후한 시점에서 전개된 만큼 영유권 및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측은 중국군이 미야코해협은 물론 소야해협으로까지 훈련 범위를 넓힌 데 대해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중국과 일본 정부는 중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 돌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해상연락 메커니즘’ 구축을 위해 내년 1월 당국자 간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대만연합보가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사설] 日 총선 자민당 압승, 평화헌법 개정 경계한다

    어제 실시된 일본의 중의원 선거(총선)는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소선거구 중의원 295명, 전국 11개 광역선거구의 비례대표 180명 등 모두 475명의 중의원을 새로 뽑는 선거 결과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반수를 훌쩍 넘는 대승을 거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 총재를 겸하는 아베 총리가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의 뜻을 묻겠다며 지난달 중의원 해산을 결정함에 따라 이뤄졌다. 자민당 승리에 따라 오는 24일 특별국회를 소집해 새 총리를 뽑는 등 제3차 아베 정권 출범을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 아베 총리는 2006년 9월~2007년 9월 1차, 2012년 12월~2014년 12월 2차에 이어 세 번째 총리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내년 9월로 예정된 3년 임기의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 앞으로 2018년까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아베 독주시대를 열게 되는 의미를 갖는다. 3차 아베 정권은 향후 대규모 금융완화를 바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계속 추진하고 내년 초에는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에 따른 후속 입법 등 안보정책 정비에 속도를 내면서 우경화 노선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발표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중간보고서에선 자위대의 군사작전 범위를 한반도를 포함해 전 세계로 확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 설치와 무기 수출 3원칙 폐기 등에 이어 군사대국화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평화헌법 개정 여부다.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의 핵심 조항인 9조의 ‘전수(專守) 방위(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 원칙’ 개정을 필생의 과업이자 정치에 입문한 중요한 동기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 지난 8월에는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법제 측면에서 개헌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아베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다로 부총리는 헌법 개정을 위해 나치식 개헌이라고 해야 한다는 망발을 서슴지 않을 정도이고 일본 정부는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승천기의 사용을 공식화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자민당의 압승은 사실상의 군비강화 및 우경화 정책을 추진해 온 아베 정권이 국민들의 재신임을 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일본 국민들의 선택이기에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아베의 기존 정치 행보에 비춰 앞으로 한국·중국 등 아시아 이웃 나라와의 갈등과 긴장이 한결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 해석과 군대 위안부, 독도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로선 더없이 우려스런 상황이다. 극우 성향의 아베 노선이 유지되는 한 한·일 양국 간의 외교 갈등이 풀어질 기미가 없고,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도 격화될 것이 뻔하다. 동북아 정세는 군사적 긴장 심화와 군비경쟁 촉발로 이어지면서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릴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다. 내년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 개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가 과거를 직시하려는 용기와 이웃의 아픔을 배려하는 자세가 없으면 미래로 가는 신뢰를 쌓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는 아시아 패권에 몰두한 나머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경우 시대의 흐름과 역행해 결국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이슬람 전쟁터서 군인으로 우연히 만난 아빠와 딸

    이슬람 전쟁터서 군인으로 우연히 만난 아빠와 딸

    아빠와 딸이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우연히 만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또 한편으로는 가슴아픈 장면이 한 저널리스트 카메라에 영상으로 기록됐다. 지난달 중순 경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이하 IS)와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 코바인에서 눈물을 자아내는 한편의 영화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쿠르드군 민병대에 속해있는 아빠와 딸이 전장에서 우연히 만나 뜨거운 포옹을 나눴기 때문이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전쟁터에서 재회를 한 아빠와 딸의 이름은 파로크 코바니와 19살 딸인 퍼빈. 평범한 농부의 딸이었던 퍼빈은 2년 전 새롭게 구성된 쿠르드 여성 자위대에 입대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가족과의 연락은 끓겼고 이때부터 퍼빈은 주로 동부전선에서 IS의 공격에 맞서 싸웠다. 이후 전세는 더욱 악화돼 코바니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서로의 생사를 간간히 전해듣는 생이별 신세가 됐다. 그로부터 2년 후. 부녀는 코바인의 한 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 군복을 입고 총을 메고 있는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한눈에 서로를 알아본 부녀는 뜨겁게 포옹을 나누고 눈물을 흘렸다. 아빠 역시 총을 든 이유는 지난 9월 쿠르드 민병대에 입대했기 때문이다. 딸 퍼빈은 "아빠가 몇달 전 입대해 서부전선에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들었지만 이렇게 총을 들고 맨 앞에 서 계실 줄은 몰랐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퍼빈의 엄마는 터키로, 동생은 알제리에서 공부중이며 아빠만 남아 고향을 지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퍼빈은 "아빠가 전쟁터에 나와 싸우는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면서 "나는 여성이자 딸로서 우리의 권리와 자유를 지키고 싶을 뿐 어떤 야망도 없다" 고 밝혔다. 이어 "피가 한방울 남을 때까지 테러리스트 그룹에 맞서 싸워 고향과 민족을 지킬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핵미사일 막아줄 ‘신의 방패’ 도입되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핵미사일 막아줄 ‘신의 방패’ 도입되나?

    지난 9월, 3척 추가 건조가 확정된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2차 사업, 일명 ‘세종대왕급 배치2’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부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 Korea Air Missile Defense)가 한반도 전역을 보호할 수 있는 진정한 미사일 방어체계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킬 체인(Kill chain)과 KAMD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킬 체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될 경우 사전에 이를 탐지해 미사일과 유도폭탄 등으로 선제공격한다는 개념의 공세적 대응 전략이고, KAMD는 핵미사일 선제타격에 실패했을 때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기 위한 수세적 대응 전략이다. '혈세 낭비 무용지물' 킬 체인과 KAMD 국방부는 킬 체인 구축을 위해 다목적 실용위성과 지대지 탄도탄, 고고도 무인정찰기 등 도입에 10조 6,000억 원, KAMD 구축을 위한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와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 도입 등에 4조 6,000억 원 등 총 15조 2,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킬 체인과 KAMD는 사업 추진 초기 단계부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군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는 비난이 많았다. 지난해 5월 김민석 대변인을 통해 국방부 스스로 밝혔던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한 상태에서 보관 및 이동이 가능한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발사 직전 미사일 발사대를 세우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40분 남짓한 시간 동안 선제 타격한다는 킬 체인의 논리적 근거는 이미 무너졌다. 북한이 서울에서 약 500km 떨어진 내륙에서 서울을 향해 핵미사일을 발사한다고 가정해보자. 구소련의 스커드 미사일 운용 교범에 나온 발사 준비 시간은 연료 및 산화제 주입을 제외했을 때 이동식 발사차량 정차부터 발사대 기립, 미사일 발사까지 7~8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미사일이 500km를 비행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6분 안팎이다. 한국군이 대단히 운이 좋아 갱도진지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이 나온 그 순간부터 탐지・추적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현무2 지대지 미사일이 긴급 방열해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15분, 500km를 비행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6분이기 때문에 ‘발사 징후 포착 후 선제 타격’은 실현 불가능한 허구에 불과하다. 북한 미사일은 10분 안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도주하는데 발사 준비부터 미사일 명중가지 21분 이상이 소요되는 킬 체인을 가지고 무슨 수로 ‘선제 타격’을 한다는 말인가? ‘특정 군 밥그릇 챙기기’와 ‘국내 방산업 진흥’을 위해 아무 의미도 없는 허공에서 터질 미사일 구매 사업에 10조원의 국민 혈세가 흩뿌려질 예정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하겠다는 KAMD는 더 가관이다. 약 4조 6,000억 원을 투입해 구축되는 KAMD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orea Air Missile Defense)’가 아니라 ‘한국형 공군기지 방공체계(Korea Airbase Missile Defense)’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들여 공군기지만 보호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KAMD의 핵심 무기체계인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사정거리(30km)와 요격고도(15km), 미 육군 야전교범(Field Manual FM 3-01_85(FM44-85) Patriot Battalion and Battery Operation)에 도식된 요격 범위 등을 감안해 이를 한반도에 투영할 경우 KAMD가 추구하고자 하는 ‘미사일 방어’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군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임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대로라면 KAMD가 완성되더라도 공군기지 주변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서 전혀 보호 받을 수 없다. 군의 존재 이유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현행 KAMD 구상은 명백한 대국민 기만행위이자 직무유기이다. 北核 막을 ‘神의 방패’ 이지스 BMD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하겠다는 KAMD가 ‘공군기지 방어용’으로 전락하면서 문제가 제기되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군이 나섰다.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30일, 오는 2023년 초도함이 전력화되는 해군의 차기 이지스함 3척에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사실 해군은 KAMD의 문제점에 대해 오래 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오고 있었고,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이지스 BMD 개량 사업을 요구해오고 있었다. 해군의 제안은 포대당 수 조원이 들어가는 패트리어트나 THAAD 대신 저렴한 비용으로 한반도 전역을 방어할 수 있는 미사일 요격 체계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이었지만,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사업 의사결정에 있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공군의 반대로 인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정권에서 KAMD 구축 계획을 청와대에 직접 브리핑했다는 공군 실무자는 “해군 이지스함의 SM-3는 북한의 미사일을 측면에서 요격할 수 없다”며 THAAD와 패트리어트만으로 구성되는 KAMD 구축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러나 공군의 이러한 주장과 달리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연간 1~2회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이지스 BMD 탄도미사일 요격 테스트는 ‘측면 요격’ 테스트가 매번 ‘성공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비용 문제 역시 THAAD가 포대당 2~3조 원, 패트리어트가 1조원에 달해 비용 대 효과 면에서 최악이라는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미사일 방어 계획 추진에 있어서 공군의 헤게모니는 막강했고, 그 결과 5조원 가까운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KAMD는 ‘한국형 공군기지 방어체계’로 전락해 버렸다. 공군이 주축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KAMD가 5조 원을 들여도 공군기지 주변만 방어가 가능한 것과 대조적으로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이지스 BMD는 1.2조원이면 대한민국 전역에 대한 방어가 가능하다. 척당 체계 개량비용 2,500억 원, 요격용 미사일 SM-3 30발 도입비용 4,500억 원 등이 소요된다. 비용은 기존의 KAMD에 비해 30% 수준에 25% 수준에 불과하지만, 능력은 더 막강하다. 이지스 BMD에 사용되는 SM-3 미사일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SM-3 블록1의 경우 최대 사거리 700km, 요격고도 500km 수준으로 동해와 서해에 각 1척이 떠 있을 경우 남한 전역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이며, 개발 막바지에 와 있는 개량형 SM-3 블록2의 경우 사거리 1,200km, 요격고도 1,500km 수준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북한 영토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자랑한다. 요격 미사일의 사거리와 요격고도가 증가했다는 것은 단순히 멀리 있는 표적을 요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서울이나 부산 등 표적에 직접 명중시켜 폭발시키지 않고 군사분계선 상공 수백km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방법으로 가할 수 있는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이점도 제공한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Zeus)가 전쟁의 신이자 딸인 아테나(Athena) 여신에게 준 방패인 이지스(Aegis)가 모든 악(惡)을 씻어내는 절대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해지는 것처럼, 이지스 BMD는 ‘악의 축’인 북한의 모든 미사일 위협을 막아낼 수 있는 신의 방패와 같은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이 패트리어트와 같은 종말단계 하층방어 체계만 고려하다가 이지스함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문제는 시기이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당면 위협이지만,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이 전력화되는 것은 지금부터 10년 후의 일이며, 정권이 바뀌면 또 언제 뒤집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해군은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가지고 있고, 여기에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요격용 미사일만 구입해 오면 탄도탄 요격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기본 배경은 다 갖추고 있다. 보유한 6척의 이지스 구축함에 모두 BMD 업그레이드 사업을 실시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사례를 보면, 척당 2,500억 원 안팎의 비용에 개량 및 요격 테스트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년 남짓이다.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정말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 3년 안에 한반도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출 수 있다. 이것은 의지 문제이다. 다만 일부 정치인들과 재야 단체들이 “이지스 BMD나 THAAD 등은 미국의 MD에 편입되는 것이며, 이것은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며 패트리어트 이상 수준의 고성능 요격체계 도입을 결사반대하고 있는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북핵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국가이면서도 북핵을 막지 못한 것은 중국의 책임이다. 북핵이라는 위기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은 국제법상 자위권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그 어느 국가도 간섭할 수 없으며, 중국의 귀책사유로 인해 우리의 생존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은 우리가 이지스 BMD를 도입하든 THAAD를 도입하든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 ‘북핵’이라는 문제는 나와 있고 ‘이지스 BMD'라는 답도 나와 있다. 이제 문제지에 답을 기재하는 것은 정부의 의지이고, 이 의지를 움직이는 것은 국민들일 것이다.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 네트워크 사무총장)
  • 오키나와현, 자위대 기지 반대 투표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정부의 주일 미군 기지 정책에 반대하는 후보가 지사로 선출된 데 이어 자위대 기지 설치에 맞선 주민투표가 추진되고 있다. 18일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서쪽 끝에 있어 중국, 타이완과 인접한 섬인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초 의회는 지난 17일 임시회의를 열어 육상자위대 해안감시부대를 요나구니섬에 배치한다는 정부 계획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시행하는 조례안을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조례안은 섬 주민 가운데 중학생 이상인 1200여명을 상대로 찬반 투표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주민투표 결과가 법적인 구속력을 지니지는 않지만 기지 설치 반대가 다수로 나오면 반대 여론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방위성은 영공의 경계 지역을 방위한다며 부대 배치 공사를 올해 4월 시작했으며 주민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라 주민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오키나와 지사 선거에서 현직 나카이마 히로카즈 지사를 꺾은 오나가 다케시 당선자는 미군 기지를 현 내부에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오나가 당선자는 미군 후텐마비행장을 오키나와 본섬 북쪽의 헤노코 연안으로 옮기는 계획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의향을 17일 밝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서울광장] 아베 극우주의의 종착역/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아베 극우주의의 종착역/오일만 논설위원

    밀운불우(密雲不雨). 비가 내리기 전에 먹구름이 잔뜩 낀 모습이다. 주역의 소과괘(小過卦)에 나오는 구절로 조짐만 보이고 뭐하나 일이 성사되지 않는 암울한 형국을 말한다. 대륙 세력 중국과 해양 세력 일본이 정면충돌하고 중간에 낀 우리가 동분서주하는 2014년 동북아 정세와도 비슷하다. 현재의 동북아 정세는 불행히도 과거사의 끝자락에서 시작됐다. 중화 부흥(中國夢)을 앞세운 중국은 120년 전 청일전쟁 패배 이후 치욕을 되갚으려 와신상담 중이고 장기 침체기에 빠진 일본은 군국주의에서 과거의 영광을 찾으려 한다. 치욕과 영광의 교차점에서 세계 2, 3위의 경제대국이 된 양국의 에너지가 갈등과 충돌을 향해 가는 것은 뭔가 불길하다. 경제 불황이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졌던 과거사의 교훈을 되새김질하지 않더라도 20년간 지속되고 있는 일본의 불황기에 평화헌법을 무력화하면서 일본 자위대의 해외 파병 길을 열어 놓은 점도 수상쩍다. 1930년 전후의 대공황기에도 그랬다. “1929년(쇼와 4년) 월가의 주식시장 대폭락 사태로 닥친 불경기가 일본을 덮쳤다. 세상에 실업자가 넘쳐 흘렀고 불경기에서 일찍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쟁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1932년(쇼와 7년) 전쟁(만주사변)으로 인해 경제가 좋아지면서 신문은 노골적으로 전쟁 확대를 선동했다. 1937년 중일전쟁으로 치닫는 배경이다.” 일본의 저명한 역사비평가인 한도 가즈토시의 말이다. 전쟁을 향해 가는 일본 군부의 어리석은 판단과 이에 편승해 권력을 추구했던 정치인들, 전쟁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언론의 행태를 생생하게 전했다. 쇼와시대에 이은 헤이세이 26년(2014년) 일본은 어떤가. 마치 쇼와시대의 데자뷔를 보는 느낌이다. 2012년 12월 26일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극우적 행보를 훈장으로 여기는 정치인들이나 군국주의 부활을 노골화하는 극우단체들, 군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입을 닫는 일본 극우 언론들이 활개친다. 전쟁 전 극우 세력들의 핵심 축이 군부였다면 지금은 전쟁으로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야스쿠니 신사가 매개체다. ‘태평양전쟁은 자존자위의 올바른 전쟁’이라고 주장하는 우익들 세계관과의 절묘한 결합점이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우익 정치인들이 집요하게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목을 매는 이유다. 더 깊이 들어가 보자. 현재의 집권 세력인 아베 정권은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이자 일본 극우화의 본산으로 불리는 세이와정책연구회 회원들이 주류다. 이들은 메이지 유신의 산파역을 맡았던 요시다 쇼인을 정신적 지주로 모신다. “구미 열강과의 조약은 지키되 그 불평등 조약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조선 및 만주에서의 영토 확장으로 만회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은 정한론(征韓論)과 대동아공영권으로 계승됐다. 아베 정권은 요시다의 가르침에 따라 전후 세대가 대부분인 국민들을 우경화하면서 군사대국화의 길로 나가고 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가 평화헌법 개정에 앞서 “독일 나치 정권에서 바이마르 헌법 개정 수법을 배워야 한다”고 한 발언은 이들의 역사관을 가늠케 한다. 국제 정세 역시 일본 극우주의 세력에 자양분을 주는 형국이다. 중국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은 쇼비니즘(맹목적 애국주의)의 배양지가 되고 있고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은 군사대국화에 아스팔트를 깔았다.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미국은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 견제를 위해 재팬머니가 절실하다. 분쟁 지역에서의 전쟁 위험이 클수록 수지가 맞는다는 입장에서 미국 군산(軍産) 복합체의 지지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조지 프리드먼 역시 군국주의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이 정치·경제적 이유로 호전적인 국가로 변할 수 있다고 갈파했다. 침략을 정당화하고 군국주의 이데올로기를 찬미하는 정권과 이웃하고 있다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 어찌 보면 북핵보다 더 위험한 동북아의 핵폭탄을 이고 사는 심정이다. oilman@seoul.co.kr
  • 美·濠·日 7년만에 정상회담

    美·濠·日 7년만에 정상회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호주 브리즈번에서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고 우방국과 안보 협력 강화에 나섰다. 16일 2007년 9월 이후 7년 만에 개최된 미·일·호주 3개국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3개국 정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특히 해양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국제법에 근거한 평화적 해결을 확보하는 데 함께 노력할 것을 확인했다.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등 중국의 해양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3개국이 처음으로 발표한 공동 성명에는 군사연습, 동남아의 해양안보 능력 향상 지원, 방위산업 협력, 사이버 안보,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협력, 재해 인도적 지원 등 6개 항목에서 3국의 협력 강화가 명기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공동성명은 지난 7월 아베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각의 결정과 관련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안보분야 협력을 긴밀히 하는 목적이 깔려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분석했다. 일본은 최근 호주와 안보 분야에서 부쩍 가까워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해상 자위대의 디젤 엔진식 최신예 잠수함인 ‘소류형(型)’ 기술을 호주에 수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지난 4월에는 방위성에 양국 관계를 전담하기 위한 ‘호주·일본 방위협력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미·일·호주 정상회담 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브리즈번 시내에서 약 25분간 회담을 갖고 오키나와현에 있는 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北·동북아 잠수함 열전

    [서울&평양 리포트] 北·동북아 잠수함 열전

    1950년 6월 26일 새벽. 우리 해군 백두산함은 600여명의 무장병력을 싣고 부산 해역으로 몰래 침투하던 북한군의 무장수송선을 격침시켰다. 6·25전쟁 발발 하루 만에 이뤄진 이 해전의 승리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이는 국군이 유엔군과 전쟁물자가 들어오는 부산항을 수호해 훗날 인천상륙작전으로 반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김일성 당시 북한 수상(훗날 주석)은 잠수함을 보유했더라면 부산 동남해역을 전략적으로 봉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이날의 패전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이는 북한이 우리보다 30년 앞선 1963년부터 구 소련으로부터 잠수함을 도입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北 잠수함 한국보다 30년 앞서… 78척 보유 2014년 6월 16일. 북한 매체들은 일제히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구 소련제 로미오급(1800t) 잠수함에 올라타 지휘하는 사진을 과시했다.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이 이 밖에 신형잠수함을 건조한 정황을 포착하고 탄도미사일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분석 중이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 들어 수시로 대잠 초계기를 동원해 북한 잠수함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적으로 약소국이 상대적으로 강한 국가의 목에 유사시 비수를 꽂아 상대가 함부로 넘볼 수 없게 하는 무기가 비대칭 전력이다. 북한에 있어서 이는 핵과 잠수함 정도가 꼽힌다.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는 은밀하게 수상 표적을 공격하기에 최적이고 특히 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SSBN)은 전략 무기로 공포의 대상이 돼 왔다. 특히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만 보유한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원자로에서 제공되는 무한정의 동력으로 물 위로 부상할 필요 없이 수중에서 지속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재래식 디젤 잠수함은 하루에 두세 번씩 수면으로 부상해 축전지 충전을 해야 한다. 잠수함의 중요성에 눈을 뜬 북한은 1960년대부터 로미오급(1800t) 20여척을 운용해 왔고 이 밖에 상어급(370t) 40여척, 유고급(90t) 잠수정을 포함해 최소 78척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이 보유한 잠수함 가운데 가장 많은 상어급은 1996년 9월 18일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발견된 바 있다. 한국군은 북한보다 늦은 1992년 10월 독일에서 209급(1200t) 장보고함을 인수해 1993년 실전배치했다. 현재까지 209급 9척과 214급(1800t급) 3척 등 모두 12척을 배치했고 214급 6척을 추가 배치하려고 준비 중이다. 군 당국은 이 밖에 3000t급 장보고Ⅲ 신형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이다. 한발 늦은 남한의 잠수함 도입사를 볼 때 북한 잠수함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비대칭전력으로 기능해 온 셈이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때 상어급 발견 김정일 시대에 들어와서 북한은 공작원 침투 목적으로 운용해 온 잠수함을 과감히 수상함 공격 목적으로 사용한다.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사건이 좋은 예다. 1997년까지 북한군에서 복무했던 이석영 자유북한방송 사무국장은 “김정일이 1990년대 말부터 군부에 잠수함을 더 이상 병력을 싣고 정찰하는 데 이용하지 말고 폭발물을 사용해 기지를 타격하는 전력으로 키우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북한 잠수함의 주력인 로미오급 20여척은 낡고 소음이 커서 ‘물속의 경운기’라는 평을 듣는다. 한·미 군 당국은 이 때문에 특수부대 침투나 기뢰 부설에 사용되는 북한 소형 잠수함과 잠수정을 더 위협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우리 해군에 있어서 북한 잠수함 전력의 은밀성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동해는 서해보다 수심이 깊어 ‘잠수함의 천국’으로 불린다. 동해에서는 200m 이내의 수심에서 각각 다른 성질을 가진 해수들이 유입되면서 수괴(水塊)가 형성되기 때문에 음파가 소실되기 쉽고 우리 해군이 북한 잠수함을 찾기가 더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 1992년 獨 장보고함 인수… 현재 12척 배치 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는 수상 표적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다. 영화에서 흔히 보듯 잠수함끼리 물속에서 어뢰를 쏘면서 교전한 사례는 세계 해전사에 아직 없다. 문근식(예비역 해군 대령)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물속의 잠수함이 수상 항해 중인 잠수함을 공격한 사례만 있다”면서 “이는 그만큼 수중에서는 음파탐지기에만 의존하는 상황에서 소음을 분석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상대방을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남북한 잠수함이 수중에서 어뢰 공격을 주고받을 가능성은 적게 평가된다. ●영화처럼 물속 어뢰 쏘며 교전 사례 전세계 전무 북한 잠수함의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SLBM을 운용하는 국가는 원자력추진잠수함 보유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이다. 길이 10m가 넘는 SLBM을 탑재하려면 잠수함이 3000t 가까이 돼야 한다. 하지만 수중에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사일과 잠수함 건조능력만 갖췄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3000t급의 재래식 디젤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잠수함에 적용할 소형 원자로 제작기술은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볼 때 북한이 단기간 내에 강대국들의 SLBM 체계(1만t 이상급 잠수함+대륙간 탄도미사일+원자력추진기관)를 갖추기는 어려워도 북한식의 독특한 SLBM체계(3000t급 잠수함+단·중거리 탄도미사일+디젤추진기관)를 개발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재래식 잠수함이라도 핵탄두가 장착된 SLBM을 탑재하고 사거리 1000~1400㎞의 탄도미사일을 날릴 수 있다면 최소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 전력을 위협할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주목할 만한 점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을 개발한다고 해도 남북한의 잠수함 경쟁은 동북아 주요 열강에 비하면 골리앗 앞의 다윗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반도 주변 4강은 제각기 잠수함 군비 증강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美 잠수함 전력 최강… 러 타이푼급은 ‘괴물’ 미국은 항공모함뿐 아니라 잠수함 전력도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73척의 잠수함 가운데 핵탄두를 실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SSBN)이 18척에 달한다. 미국 잠수함은 태평양에 40척이 배치됐고 우리나라와 비교적 가까운 괌에도 로스앤젤레스급(7000t급) 원자력추진 잠수함 3척이 배치돼 있다. 지난 3월 부산에 입항했던 콜럼버스호(로스앤젤레스급)의 경우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았지만 사거리 3100㎞의 토마호크 미사일(오차범위 10m 안팎)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언제든지 북한의 핵심 전략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 알래스카와 가까운 캄차카 반도에 잠수함 기지를 두고 63척의 잠수함 가운데 태평양에서만 20여척을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일본의 해군력을 견제하고 북극해 자원개발과 일본과의 쿠릴열도 영유권 분쟁에 대비해 태평양 함대의 전력을 증강해 왔다. 특히 러시아 원자력추진 잠수함 가운데 타이푼급(2만 6500t)은 길이 171m에 폭 24.6m로 핵탄두를 실은 SSN20 대륙간 탄도미사일 20발을 탑재한 세계 최대의 ‘괴물’ 잠수함으로 통한다. ●中 소음 커… 日 소류급 2주 넘게 수중작전 가능 중국은 미국·러시아 다음으로 강한 잠수함 공격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65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역대 왕조들의 이름을 따 잠수함의 등급을 매겼다. 이 가운데 사거리 8000㎞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6500t의 시아(夏)급 원자력추진 잠수함과 이를 개량한 1만 2000t의 진(秦)급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잠수함은 소음이 커서 은밀성이 떨어지는 것이 약점으로 분류된다. 중국의 군비 증강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일본은 한국·북한과 마찬가지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보유하지 못했고 디젤 잠수함만 22척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4200t급 소류급 디젤 잠수함은 전지를 충전하기 위해 하루에 두세 차례 정도 수면으로 부상해야 하는 다른 디젤 잠수함에 비해 수중에서 지속적으로 2주 이상 작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日, 방위협력 상설기관 신설

    미국과 일본 정부가 연내 재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계기로 양국 간 방위협력 상설기관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NHK가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일 정부는 그레이존 사태(경찰 출동과 자위대 출동의 경계에 있는 사태)에도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주일미군과 자위대가 평소에도 긴밀히 정보 공유나 조정을 실시할 수 있도록 새로 기관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의 가이드라인에는 일본이 무력 공격을 받았을 경우나 주변국 유사시에만 주일미군과 자위대가 정보를 공유하는 ‘일·미 공동조정소’를 두게 돼 있다. 미·일 양국은 이번에 가이드라인 재검토를 실시하면서 무력공격이 아닌 그레이존 사태 등에도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사시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NHK는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런 ’깡통 함정’으로 지킨다고?... 독도가 울고 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런 ’깡통 함정’으로 지킨다고?... 독도가 울고 있다!

    -느려터진 ‘독도함’...그보다도 못한 후속 ’마라도함’- 국제법적・역사적・지리적으로 명명백백한 대한민국의 영토인 독도(獨島)를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며 반세기 넘게 자신들의 땅이라고 우기는 이상한 이웃나라가 올해 발표한 방위백서에 또 다시 독도가 자신들의 땅이라는 허무맹랑한 망언을 추가한 것이 확인되면서 국민감정이 들끓고 있다. 이들은 100년 전 자신들이 멸종시킨 강치를 들고 나와 캐릭터화하여 ‘다케시마의 상징’으로 홍보하면서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섬을 되찾아야 한다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도발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나 인터넷을 통해 떠도는 개인의 의견, 혹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벌이는 노이즈 마케팅 수준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과 실제로 이 섬을 힘으로 ‘되찾기’ 위한 준비 작업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日 항모 착착...내년 경항모, 2019년 대형항모 배치- 최근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방위성이 내년도 예산안에 대형 상륙함 건조를 위한 예산을 반영했으며, 이 상륙함은 상륙정과 상륙장갑차, 수직 이착륙 수송기까지 탑재할 수 있는 대형 함정이라는 보도를 내보낸 바 있었다. 그런데 상륙함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륙작전’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배이고, 이 ‘상륙작전’이라는 것은 방어가 아닌 어딘가를 공격해 빼앗을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대단히 공격적인 작전이다. 일본은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를 통해 이러한 공격적 성격의 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만 최근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을 합법화시킨 아베 내각은 이러한 헌법 따위는 우습게 보고 있는 듯하다. 일본 내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들을 취합해 보면 방위성이 건조하려는 상륙함은 일반 국민들이 알고 있는 유형, 즉 해안에 뱃머리를 들이밀고 전차와 장갑차를 뱉어내는 그런 상륙함이 아닌 먼 바다에서 헬기와 상륙정을 보내 수평선 너머에서 상륙작전을 펼 수 있는 대형 강습상륙함이다. 무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보면 영락없이 항공모함처럼 생긴 배라는 것이다. 방위성은 이 강습상륙함에 MV-22B 오스프리 수직 이착륙 수송기와 AAVP-7A1 상륙돌격장갑차, LCAC 공기부양상륙정 등의 상륙용 장비와 1,000명의 병력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어지간한 나라들의 항공모함보다 더 큰 미 해군의 와스프(WASP)급이나 타라와(Tarawa)급과 비슷한 덩치와 능력이다. 즉, 내년 1월 취역을 목표로 막바지 의장공사가 한창인 경항공모함 이즈모(Izumo)보다 훨씬 큰 배라는 것이다. 일본은 이런 큰 상륙함을 이르면 2019년까지 실전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상륙함의 도입 사유는 물론 센카쿠다. 언제 중국군이 상륙해 섬을 강제로 점거할지 모르기 때문에 섬을 탈환할 수 있는 부대와 장비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일본은 ‘낙도 탈환’이라는 구실로 육상자위대 병력을 일부 떼어내 일본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을 만들어 훈련시키고 있으며, 이들을 실어 나를 함정과 장비들을 속속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막강한 상륙부대라는 칼날이 향할 수 있는 대상이 센카쿠뿐일까? 일본은 2015년 국방예산안에 이미 MV-22B 수직 이착륙 수송기 도입을 위한 예산 편성을 마치고 오는 2019년까지 MV-22B 17대로 편성되는 항공대대를 창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사시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병력은 MV-22B, AH-64D 등의 항공 전력을 타고 새로 건조될 신형 상륙함을 모함(母艦) 삼아 섬 지역에 대한 공중 강습 작전을 펼 수 있게 된다. 독도는 선착장이 비좁기 때문에 항공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독도를 지키고 있는 경찰 1개 소대 병력은 AH-64D 아파치 공격헬기가 간단히 제압해 버리고 MV-22B를 타고 이동해 온 병력이 독도에 일장기를 꽂으면 우리나라로서는 답이 없다. 일본처럼 강습상륙을 할 자산도 없을뿐더러 해군력이 압도적으로 열세에 있어 독도까지 접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수십 년간 “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부르면서도 일본의 야욕으로부터 독도를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준비는 뒷전이었던 것과 달리 일본은 독도 침탈을 위해 착실하게 준비해 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독도 수호한다면서 항공기도 못 날리는 ‘절름발이’ 독도함- 지난 2005년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독도함의 모습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국민들은 우리나라도 이제 항공모함을 가지게 되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러나 2007년 ‘아시아 최대의 수송함’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취역한 독도함은 탑재 항공기도 없이 외빈들만 실어 나르고 있다. 당시 해군은 해군 창설 이래 가장 큰 배가 될 이 배의 함명을 놓고 고심하다가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에 맞서 우리 해군의 독도 수호 의지를 보여주겠다며 배의 이름을 독도로 정했다. 그러나 독도함은 일반 대중이 기대했던 항공모함으로써의 기능은커녕 현대적인 입체 상륙작전조차 수행할 수 없는 불완전한 모습으로 등장해 버렸다. 독도함과 같은 상륙함들은 보통 3층 갑판 구조로 되어 있다. 최상층은 헬기 등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비행갑판, 2층은 헬기를 격납하고 정비할 수 있는 갑판, 가장 아래층은 LCAC나 상륙기동장갑차를 탑재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독도함은 이러한 공간 분리 없이 비행갑판 바로 아래층에 상륙용 장비 적재 공간이 있는 2층 구조로 되어 있어 정상적인 항공기 운용이 불가능하다. 이렇다보니 독도함은 항공모함 같은 갑판을 가졌지만 항공기 운용 능력은 다른 나라의 동급 함정보다 형편없이 떨어지는 수준이 돼 버렸다. 또한 독도함은 건조비를 아끼기 위해 다른 해군 함정들과 달리 가스터빈 엔진을 배제하고 디젤 엔진만 탑재되어 있어 최대 속력도 23노트에 불과하다. 비슷한 덩치의 일본의 휴우가함이 30노트 이상의 최대 속력을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렇게 느리다보니 30노트 급의 한국형 구축함들과 함께 작전하는 것도 어렵다. 특히 기동전단은 이름 그대로 기동력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느려터진 독도함은 이 기동전단과 함께 작전하는 것에 제한이 많다. 독도 수호 의지를 담아 독도함을 만들었지만, 예산을 아끼다보니 정작 독도 수호를 위해 기동전단과 함께 움직일 수 없는 이상한 배가 나와 버린 것이다. --마라도함, 2020년 나오기도 전 ‘고물’ 전락- 해군은 2020년께 독도급 2번함을 전력화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현재 관련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아직 공식적인 함명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마라도함’이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진 이 배는 1번함과 전력화 시기가 15년가량 차이가 나는 만큼 그동안 독도함에서 불거졌던 문제점들을 해결한 개량형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최근 해군 관계자가 밝힌 마라도함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2005년 독도함이 등장한 이래 15년 만에 등장하는 2번함은 독도함과 사실상 동형이다. 독도함의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되었던 복층 격납 공간은 고려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속도 성능 역시 독도함과 동일하게 설정됐다. 이런 구조로 나온다면 유사시 F-35B 등의 전투기 운용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헬기 운용도 어렵다. 이 같은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해군이 마라도함을 독도함과 동형으로 건조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해군은 급속도로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나 독도, 이어도를 놓고 우리의 해양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해 대단히 심각하게 보며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라도함은 유사시 항공모함으로 개조될 수 있도록 덩치를 키우고 세부 성능도 향상된 개량형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해군의 발목을 잡은 것은 어처구니없게도 ‘규정’이었다. -”독도함성능의 20% 넘지마” 어이없는 법규- 방위사업법과 군수품관리법상 ‘신규사업’이 아닌 ‘양산’ 개념으로 등장하는 마라도함은 작전요구성능이 독도함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독도함의 만재 배수량이 18,800톤이라면 후속함의 만재 배수량은 22,936톤을 초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속도 성능 역시 독도함의 최고 속력이 23노트라면 후속함의 최고 속력은 27.6노트를 넘어설 수 없다. 독도 후속함을 유사시 일본의 이즈모나 이탈리아의 카보르와 같은 경항공모함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7,000톤 이상의 만재 배수량과 30노트 이상의 최대 속력, 그리고 복층 구조의 격납고를 갖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관련 법령이 발목을 잡으면서 2020년대에 나올 배가 2000년대 초기에 등장했던 것과 비슷한 형상으로 나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해군 실무진들은 “미래 안보위협과 국민 정서에 맞춰 유사시 경항공모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함정을 건조하려면 신규 사업 형태로 가야하는데, 이렇게 되면 타당성 검토부터 중기계획 반영 등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이 5년 이상 늦춰질 수 있다”며 “관련 법규 개정과 예산 확충 등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규정에 묶여 한 세대 뒤쳐진 후속함의 건조를 준비하는 동안 중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초대형 항공모함 2척을 건조하고 있고, 일본은 경항공모함 4척은 물론 대형 상륙함까지 준비하고 있다. 독도를 지키는 것은 해군 혼자만의 역할이 아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 일본의 행태에 분개하며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치는 그 열정을 조금만 떼어서 제대로 독도를 지킬 수 있는 배를 만들기 위한 해군의 고군분투에 국민들이 힘을 실어 준다면 적어도 힘이 없어서 독도를 빼앗기는 불운한 미래는 볼 일이 없게 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아베 총리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에...차세대 최신예 스텔기 F-35도 있다.”

    “아베 총리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에...차세대 최신예 스텔기 F-35도 있다.”

    26일 일본 이바라키(茨城)현 항공자위대 햐쿠리(百里) 기지에서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와 정부 인사들이 미국 요원들로부터 차세대 최신예 스텔스기 F-35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햐쿠리 기지에 참석, 주변국의 위협에 대비한 집단자위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 해병대의 자존심이다.” 다목적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의 위용

    “미 해병대의 자존심이다.” 다목적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의 위용

    26일 일본 이바라키(茨城)현 항공자위대 햐쿠리(百里) 기지에서 열린 자위대 창설 60주년 행사에 보기 힘든 비행기 한 대가 전시됐다. 미 해병대의 MV-22 오스프리(Osprey)다. 이른바 다목적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비행기다. 수송도, 전투도 가능하기 때문에 비행기(aircraft)로 표현한다.MV-22 오스프리는 흔히 '틸트로터(Tilt Rotor)'로도 불리고 있다. 로터(Rotor)의 방향이 바뀌는(Tilt) 비행체이기 때문이다. 날깨 양끝에 엔진이 장착된 프로펠러를 위 아래로 회전시켜 수직 이착륙과 고속 비행을 할 수 있다. ⓒ AFPBBNews=News1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일본 항공자위대 주력기 F-15J/DJ, 자위대 창설 60주년에...

    일본 항공자위대 주력기 F-15J/DJ, 자위대 창설 60주년에...

    일본 항공자위대 주력기인 F-15J/DJ가 25일 자위대 창설 60주년을 맞아 항공자위대 햐쿠리(百里) 기지에서 열린 항공관열식(사열 행사)에 동원됐다. 이날 행사에는 전투기 80대, 자위대원 740명, 운송장비 25대가 참여했다. F-15J/DJ는 기존의 F-15J를 라이센스 생산 방식으로 일본에서 제조한 전투기다. 신영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했을 뿐만 아니라 핵 운반 장치까지 갖췄다. 아베 신조 총리는 이날 "회색지대 사태에서부터 집단자위권 행사에 관한 것까지 끊김 없는 새로운 안전보장법제를 정비해 가겠다"고 말했다. ⓒ AFPBBNews=News1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日 내부서도 “美와 방위협력 확대 우려”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재개정 중간보고서가 지난 8일 발표됐지만 최종안이 나오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지난 7월 집단적 자위권 각의 결정과 관련된 법제를 정비해 미국과 협력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에토 아키노리 방위상은 중간보고서 발표 후 기자단에 “가이드라인 개정과 일본 국내법 정비를 함께 진행할 것”이라면서 가이드라인 개정이 선행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 국내법 정비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7월의 각의 결정 자체가 애매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집권 자민당은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여당 협의에서 자위대의 해외 파견 확대에 신중론을 펼쳤던 연립여당인 공명당과의 균열이 드러나지 않도록 후방 지원의 구체적인 내용과 대상국, 파견의 지리적 범위 등에서 사실상 결론을 보류했다. 세부 법안을 정하기 위해서는 여당의 재협의가 불가피하지만, 아직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11월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 내에서 “당분간은 풍파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재협의 재개는 지사 선거 후가 될 것이라는 게 교도통신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집단적 자위권 관련 법안은 당초 현재 진행 중인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제출할 방침이었지만 빨라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간보고서 내용의 ‘애매함’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아사히신문은 9일 사설에서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 유사 사태가 되기 전에도 자위대가 미 군함을 방호할 수 있게 되므로 헌법이나 미·일 안보조약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美·日, 집단자위권 지리적 제약 없앤다

    일본 자위대의 행동 반경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재개정의 윤곽이 8일 드러났다. 미국과 일본의 국방·외교 당국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국장급 인사가 참가한 방위협력 소위원회를 열고 가이드라인 재개정을 위한 중간 보고서를 정리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아베 신조 내각의 지난 7월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반영해 자위대의 역할을 넓히고 이를 통해 미·일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간보고서의 핵심은 대(對)미군 지원과 관련한 자위대의 활동범위 제한을 없앤 것이다. 보고서는 “일본에 대한 공격이 아니더라도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면서 “양국은 평시에서 유사시까지 일본의 안전보장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기존 가이드라인이 규정한 ▲평시 ▲일본 유사시 ▲주변사태(전쟁)의 분류를 없앰으로써 미·일 방위 협력의 지리적인 제약을 지운 것이다. 기존 가이드라인은 한반도, 타이완해협 등에서의 유사시를 염두에 둔 ‘주변사태’를 상정했기 때문에 미군을 지원하는 자위대의 활동 영역은 일본 주변에 한정됐다. 다만 보고서에는 한반도나 북한 등 특정 국가나 지역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또 새 가이드라인은 지난 7월 일본 내각의 각의 결정을 반영,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뿐 아니라 일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하는 경우 미·일 간 협조 사항에 대해서도 기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부에서마저 의견이 엇갈리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담았지만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는 보고서에 적시하지 않았다. 양국이 협력하는 구체적인 분야에 대해 보고서는 수송 협조, 수색과 구조, 비전투용 구출 작전, 해상 안보, 효율적 경제 제재를 위한 활동 등을 명시했다. 보고서에 미군에 대한 지원활동의 사례들을 이같이 열거한 것은 해양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국과 충돌할 때 자위대가 새 가이드라인에 입각해 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활동이 활발한 우주·사이버 공간에서의 미·일 공동 대처도 보고서에 새롭게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당초 연내를 목표로 가이드라인 재개정을 추진해 왔지만 자위대법을 비롯해 일본의 법제 정비가 지연되는 바람에 미국과 협의를 거쳐 내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드라인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역할분담을 규정한 양국 정부 문서로 1978년 소련군의 일본 침공을 상정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와 냉전 종식으로 상황이 달라지면서 1997년 한반도 유사시나 중국·타이완의 양안(兩岸) 사태 가능성 등을 반영해 개정안을 발표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 자위대 파견 범위 확대 검토 ‘한반도 유사시’ 등 제약 없앤다

    일본 자위대가 지리적 제약 없이 미군의 후방지원을 할 수 있도록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이 개정될 방침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1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일본 정부가 연내 개정을 목표로 미국과 논의 중인 가이드라인에서 자위대가 ‘한반도 유사시’, ‘타이완해협 유사시’ 등과 같은 지리적 제약을 받지 않고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이드라인은 ▲평시 ▲주변사태 ▲일본 유사시 등 세 가지 상황에서 자위대와 미군의 역할 분담을 규정한 것인데 일본 정부는 ‘주변사태’를 삭제하는 대신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와 같은 문구를 넣어서 자위대의 파견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주 중 정리할 가이드라인 개정 중간보고에도 ‘주변사태’를 포함하지 않음으로써 ‘글로벌 대미 지원’을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한반도와 타이완해협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일본의 후방지원 역할 등을 담은 국내법인 주변사태법을 폐지하고 대미 지원과 관련한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법에는 주변사태법이 금지하는 무기와 탄약의 제공이나 발진 준비 중인 전투기 등에 대한 급유 및 정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길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자위대의 대미 지원이 비약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논란이 예상된다. 자위대의 한 간부는 “대미 지원을 위해 일본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목숨을 잃으면 가족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자위대 활동에 대의가 확보되는 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 화산 사망 47명으로… 88년 만에 ‘최악’

    지난달 27일 발생한 일본 온타케산(해발 3067m) 분화로 인한 사망자가 47명으로 집계됐다. 43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1991년 6월 나가사키현 운젠·후켄다케 분화를 초월하는 전후 최악의 피해로 기록되게 됐다. 1일 나가노현 경찰에 따르면 수색대는 이날 정상 근처에서 심폐 정지 상태의 등산객 12명을 발견, 이송했으나 모두 사망 판정을 받았다. 앞서 심폐 정지 상태였던 24명이 전원 사망함에 따라 기존 사망자를 포함해 총 47명이 온타케산 분화의 희생자가 됐다. 일본 기상청 관계자는 온타케산의 분화가 1926년 5월 24일 홋카이도의 도카치다케가 분화해 144명이 사망·실종한 사건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화산 재해라고 밝혔다. 현재도 분화가 이어지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찰·소방서·육상자위대로 이뤄진 수색대는 이날 인력을 1000명으로 늘리고 육상자위대의 대형 헬기를 처음으로 투입했다. 자위대는 산 정상 부근에 남겨진 사람이 없는지 수색할 예정이지만 2일에 1시간에 10㎜가량의 다소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어서 토석류(돌과 흙이 하류로 떠내려오는 현상)가 발생할 위험도 지적되고 있다. 또 지난달 29일 밤 이후 화산 활동을 나타내는 화산성 미동(微動)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추가로 분화할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한편 온타케산 분화에 따른 사망자 중 다수가 분화 때 튀어나온 돌(분석)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등산객 31명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 ‘충격과 공포’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 일본 중부에 위치한 온타케산(御嶽山·3천67m) 화산 폭발로 열도가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경찰과 육상자위대 등이 화산이 분출한 온타케산 정상 부근에서 28일 구조 활동을 진행한 결과 심폐정지 상태의 등산객 31명을 확인했다. 이들 중 남성 4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나가노(長野)현 경찰이 밝혔다. 중·경상을 입은 등산객은 확인된 사람만 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타케산을 관할하는 니가타(新潟)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일본 화산 폭발에 “한국인 피해 상황은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현장 자위대원과 경찰 등은 분화구 근처에서 발생한 유독가스 때문에 오후 2시께 수색 및 구조활동을 중단했다. 온타케산은 27일 오전 11시53분께 갑자기 굉음과 함께 분화, 화산재가 대량 분출됐다. 가을단풍을 즐기려던 등산객들은 급히 하산하거나 인근 산장으로 피했지만 일부는 정상 부근까지 올라갔다가 미처 화산재 낙하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8일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마쓰모토 요헤이(松本洋平) 내각부 정무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현지 대책본부를 나가노 현청에 설치했다. 또 총리 관저의 위기관리센터에 마련한 관저 연락실을 관저대책실로 격상했다. 이번 화산 폭발은 지하 깊은 곳의 마그마가 상승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마그마로 가열된 지하수가 끓어 폭발한 ‘수증기 폭발’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또 산 정상에서 남서 사면을 따라 3km 가량 흘러내린 물질은 이번 분화로 화산재와 고온의 화산가스가 일체가 돼 고속으로 흘러내린 화쇄류(火碎流)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 무섭다”,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31명이 심폐정지라니.. 일본 재앙이 끊이질 않네”,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라는 말이 사망보다 더 무섭게 느껴진다”,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 깨어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뉴스 캡처(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심폐정지)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일본 화산 생존자들 “온타케산 화산 폭발 뒤 돌비…화산재에 사람들 파묻혀”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일본 화산 생존자’ 일본 온타케산 화산 폭발 속에서 살아 돌아온 일본 화산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일본 나가노현 온타케산(3067m) 분화 때 간신히 목숨을 건진 등산객들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돌비가 쏟아졌다”, “죽는 줄 알았다”며 긴박하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로노 도모 후미 (25,아이치현 거주)씨는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분화 후 날아온 돌덩이와 열풍 때문에 “죽는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 또 동료 5명과 함께 등산에 나섰던 니시자와 아키히코(56, 시가현 거주)씨는 “’쿵’하는 큰 소리가 나더니 곧바로 화산재가 비처럼 내렸다”며 순식간에 등산복이 시멘트를 덮어쓴 것처럼 회색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등산팀을 꾸려 산행에 나선 회사원 야마모토 미치오(54, 아이치현 거주) 씨는 “근처에 화산재에 파묻힌 2명의 다리가 보였다”며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근 산장으로 재빨리 피신해 목숨을 건진 등산객들에게도 죽음의 공포는 예외가 아니었다. 주변이 순식간에 암흑으로 변해 죽음을 각오하고 피신에 성공했지만 날아온 돌에 맞아 머리나 팔, 다리를 심하게 다친 채 피를 흘리는 등산객들이 여럿 있었다고 생존자들은 증언했다. 산장의 천장은 격렬하게 쏟아진 돌덩이 때문에 곳곳에 구멍이 났고, 돌덩이가 그 구멍을 통해 산장 안으로 떨어지면서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고 생존자들은 소개했다. 이들은 공포에 떨면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또 산장 안으로 화산재와 함께 열풍이 불어 닥쳐 마치 사우나실 같은 폭염과도 싸워야 했다고 일부 생존자는 전했다. 죽음을 직감한 듯 가족에게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남기는 사람, 유서를 쓰는 사람도 있었다. 온타케산에서 산장을 운영하는 세코 후미오(67)씨는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옥도였다”며 참혹했던 상황을 전했다. 수색 및 구조작업에 나선 자위대원과 경찰 및 소방대원들도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이들은 28일 아침부터 헬기 등을 활용해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화산폭발로 발생한 가스 때문에 의식불명자 후송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원들은 방진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돌덩이가 날아올 것에 대비해 방탄 헬멧, 방탄조끼까지 착용했지만, 유독가스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결국, 수색대는 28일 오후 2시쯤 철수, 29일 아침 작업을 재개했으나 다시 유독가스 농도가 심해지면서 이날 오후 1시30분께 수색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심폐정지 상태로 확인된 희생자들은 대부분 산 정상 부근의 등산로 약 500m를 따라 화산재에 묻힌 채로 화를 당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화산 분화 후 이틀이 지난 29일 수색 구조 작업에서 심폐정지 상태의 등산객 5명이 새로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날 정오 현재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된 사람은 36명으로 이 가운데 12명이 구조 헬기 등으로 수습됐다. 이들은 의사의 사망진단을 거쳐 사망자로 발표된다. 부상자들도 늘어나 중경상자가 전날의 40명에서 63명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조난 등산객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말 그대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있었다. 한 여성(69)은 일행 2명과 함께 산 정상 부근의 신사(神社) 사무소 뒤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배낭을 여는 순간 폭음과 함께 쏟아지는 화산재에 맞았다. 그는 화산재가 무릎 부위까지 쌓인 상황에서 일행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 여성의 일행도 약 50㎝ 폭의 사무소 차양 안쪽으로 겨우 머리만을 숙여 죽음을 면했으며, 화산재 분출이 잠잠해진 틈을 이용해 이 여성에게 달려가 화산재 더미를 헤쳐 구출했다. 배낭으로 머리를 감쌌던 이 여성은 사무소로 피신하는 도중 머리, 어깨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과 웅크린 채로 화산재에 묻혀 죽은 것으로 보이는 3명을 목격했으며, 나중에 자신의 배낭을 열어보니 금속제 보온병이 완전히 찌그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보온병이 머리를 향해 날아온 돌덩이를 막아 목숨을 건진 것이다. 온타케산은 해발 3000m가 넘지만 비교적 등산하기 쉬운데다 로프웨이를 이용하면 3시간 반 정도면 산 정상 부근까지 갈 수 있어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산이다. 특히 단풍철인 9월 하순∼10월 초에는 하루 수 천명이 이 산을 찾는다. 화산 분화가 일어난 27일은 올 단풍 시즌의 첫 번째 주말이어서 등산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타케산은 일본에 있는 110개의 활화산 중에서 후지산에 이어 가장 높은 산으로 상시 관측 대상 47개 활화산 가운데 하나다. 일본 기상청 전문가팀은 이번 온타케산 분화가 용암 등이 직접 분출되는 ‘마그마형’이 아닌 ‘수증기 폭발형’으로 분석했다. 수증기 폭발은 마그마의 열로 지하수가 비등해지면서 화산재 등을 분출하는 것으로 비교적 하얀 분연(噴煙)이 치솟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온타케산에서 분출한 화산재는 직선거리로 100㎞ 떨어진 지역에서도 관측됐으며 주변 지역의 농작물 피해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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