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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선의 함께하는 세상] 과학기술자를 신명나게 해야 한다

    [김상선의 함께하는 세상] 과학기술자를 신명나게 해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한때 대한민국에 칭찬 열풍을 불러일으킨 세계적 경영 컨설턴트 켄 블랜차드가 쓴 책 제목이다. 칭찬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변화와 인간관계, 그리고 동기 부여 방식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 쓰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일상생활 가운데 개인과 기업은 물론 모든 조직에서 칭찬의 힘, 긍정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쉽게 경험하게 된다. 흔히 우리 민족을 신명나는 민족이라고 부른다. 돌아보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던 것도 신명나게 일한 덕분이다. 오늘 우리 기업들이 당면한 여러 어려움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과제 역시 대한민국 발전의 주역이라는 자부심과 기를 살려주고 신명나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핵심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우수한 연구 성과는 결국 과학기술자의 양 어깨에 달려 있음을 생각할 때 과학기술자들이 신명나게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다른 어떤 정책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누구나 한마디 할 수 있는 분야가 됐다. 그만큼 우리 삶의 모든 분야에 걸쳐 과학기술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가속화돼 국가안보, 정치, 외교, 문화, 예술, 체육 등 모든 분야 발전의 중심에 과학기술이 있는 명실상부한 ‘과학기술 중심 사회’가 구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요즘 열리는 크고 작은 토론회에 가보면 과학기술계를 대단히 문제가 많은 집단으로 인식하기 딱 좋은 분위기와 마주하게 된다. 돈은 많이 쓰면서 제대로 된 성과도 못 내고 세금만 축내는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는 지적과 함께 심지어 일자리, 먹거리 문제를 비롯한 경제적 어려움을 과학기술 탓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조차 엿보인다. 반드시 과학기술계 밖에서 나오는 목소리만은 아니다. 과학기술 분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고 있음직한 과학기술계 내부에서조차 자기 위치와 이해관계에 따라 비판의 날을 세운다. 기초·원천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 아니다 돈 되는 연구를 해야 한다, 연구의 자율성이 부족하다, 톱다운 방식의 지정 과제가 너무 많다, 연구비가 부족하다, 평가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규제가 너무 많다, 정부 R&D 시스템이 문제다 등등. 어떤 의견이든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모범적인 길을 걸어오면서 대한민국의 오늘을 견인해 오고 있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과학기술계의 사기를 꺾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과연 과학기술계에 그렇게 문제가 많은지, 다른 어떤 분야가 과학기술계를 고비용저효율 구조라고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반문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동안 과학기술계는 한정된 과학기술 자원의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지속적인 혁신, 변화 노력과 함께 많은 성과를 내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도 어려운 나라 살림 여건에도 미래를 위한 과학기술 투자만은 지속적으로 늘려 왔다. 그 결과 총예산의 5%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민간의 역량 확대에 따른 기초·원천 연구 확대, 성장동력 확보,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동태적인 역할 변화, 연구·연구자 중심의 지원 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빠른 추격자 전략에서 혁신 선도자 전략으로 전환해 가고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잘해 온 공과를 인정해 주고 아낌없이 칭찬하는 가운데 과학기술계가 신명나게 연구에 몰입해 세계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긴 호흡이 필요한 과학기술 분야이기에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도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1945년에 만들어진 연구비 지원 원칙이 지금도 금과옥조처럼 지켜지고 있는 것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 준비 중인 ‘국가 R&D 혁신방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연구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서 잘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계획이 한 번 정해지면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禮로 마시는 차 한 잔… 道를 지키는 술 두 잔

    禮로 마시는 차 한 잔… 道를 지키는 술 두 잔

    세상에 재미있는 이야기는 많지만, 그래도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 이야기’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지역명사 여행’은 전국의 숨은 이야기꾼들의 삶을 끄집어내 소개하는 한 편의 ‘인간극장’이다. 올해 새로 지역명사 여행지 6건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경북 봉화 달실마을의 권용철·권재정 종손 부부와 충북 충주 세계술박물관의 이종기 오미나라 대표를 각각 만나 봤다.●전통차를 마시며 듣는 종가의 삶 “흔히 다도(茶道)라고 하면 복잡하게 생각하는데, 진정한 다도는 대화에 의미를 두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봉화 달실마을 청암정에서 만난 권용철씨는 다과를 앞에 두고 이렇게 말했다. 오미자 차와 함께 한과, 비스킷 등이 단출하게 마련된 다과는 부인 권재정씨가 준비했다. 부부의 성은 같지만 본관은 각각 안동과 예천으로 다르다.달실마을은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선비인 충재 권벌의 종가 마을로, 권씨 부부는 충재 고택을 지키고 있는 40대의 젊은 종손 종부다. 종가문화를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만들고 다양한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전통을 현대의 가치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연못 위에 떠 있듯 자리한 청암정은 권벌이 시문을 즐기던 정자다. 이곳에 앉아 정자를 둘러싸고 흐르는 물과 왕버드나무, 소나무 등이 우거진 주변 정취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세상 번민을 잊게 된다. 널찍한 거북이 등 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듬직하게 정자를 받치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 거북이 등 위에서 잠시나마 ‘느림’의 의미를 찾고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명 조식이 쓴 것으로 알려진 청암정 현판과 퇴계 이황, 미수 허목 등 당대 유명한 문인들이 쓴 편액이 눈에 보인다. 50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다가 멀리 차 한 대가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서야 현실로 돌아온다. 씨름이라도 했을 법한 건장한 체격의 권씨는 “대학에서 미식축구를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스스로를 ‘종가의 좌파’라고 칭할 만큼 열린 사고를 갖고 있다. 유교의 허례허식을 반대하는 그는 “제사상 위에 20~30장씩 전을 올릴 필요가 없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식사를 준비하듯이 제사를 지내면 된다”고 강조한다. ‘좌포우혜·홍동백서’와 같은 예법도 1960년대에나 대중에 퍼진 것으로 원래 우리 전통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달실마을에서는 안동 권씨 집안에서 내려오는 제례체험과 다도체험, 민화 그리기 등 예절과 문화를 가르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한자 공부 등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권씨는 이 같은 프로그램이 유교문화를 따분하게 느끼게 한다고 보고 프로그램을 체험 위주로 다양화했다.●탄금호 바라보며… 국산 와인 오미자술 한잔 “술을 마실 때는 예로부터 상대에게 세 번을 권하고 세 번을 사양한다고 하지요.”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 이종기 오미나라 대표가 말하는 우리나라의 주도(酒道), 향음주례(鄕飮酒禮)에 대한 설명이다. 이 대표는 15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며 문경의 오미자를 원료로 하는 국산 와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오미자 와인 등을 제조하는 경북 문경의 ‘오미나라’와 충북 충주의 술박물관 ‘리쿼리움’을 오가며 명주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오미나라는 겉보기에 중소 업체의 평범한 공장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발효실과 숙성실, 증류실 등 와인 제조 과정 전체를 볼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숙성실에 쌓여 있는 수천개의 와인병은 국내와 해외의 술상 위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이들 와인은 세계핵안보정상회의와 평창패럴림픽 등의 만찬장에 건배주로 올랐다. 충주 탄금호 중앙탑공원에 자리한 리쿼리움에서는 이 대표가 수집한 세계의 술과 관련 문화재 등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와인과 차 등을 시음할 수 있고, 전통주 빚기, 나만의 와인 만들기 등 ‘손맛’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그가 스코틀랜드에서 공수한 오크통은 술이 실제 숙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술이 숙성될 때 공기 중으로 아주 적은 양이 날아가며 사라지는, 이른바 ‘천사의 몫’(Angel’s share) 현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에 적합하면 지역 명사로 선정 지역명사는 나이나 직업과 상관없이 지역과 스토리텔링이 맞아떨어지면 누구나 선정될 수 있다. 충남 당진의 김금순 할머니는 백석올미마을이라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매실한과 체험 등 30여개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베트남, 가나 등의 농업인들에게도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의 인문학 여행은 전북 임실을 배경으로 인문학 강의를 운영하는 지역명사 프로그램이다.경북 상주의 허호 장인은 지금은 거의 사라진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 비단(명주)을 짜는 현장을 평생 지켜 오고 있다. 허호 장인을 중심으로 인근 누에고치체험학습관, 나비생태원, 옹기촌 등을 연계해 관광객들에게 ‘비단 관광’의 경험을 선사한다.경기 남양주 이하연 명인의 ‘맛있는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은 우리의 대표 음식 김치를 소재로 한 관광프로그램이다. 김치 연구가 이하연 명인이 직접 강좌에 나서 명품 김치를 만드는 ‘7대3 법칙’ 등을 소개한다. 글 사진 봉화·충주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무역전쟁보다 걱정되는 ‘3無 정부’

    책임 있는 당국자 발언도 없어 기재부 “이번 주 민관합동회의” 미·중 무역전쟁이 가시화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우리 정부는 ‘3무(無)’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계기관 간 협의도, 책임 있는 정책 당국자의 발언도, 경제 주체들을 안심시킬 대책도 눈에 띄지 않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9일 “이번 주 안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관련 업계가 같이 만나는 민관 합동회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정은 물론 참석 대상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도 “아직 들은 게 없다”고 했다. 무역전쟁이 표면화된 지난 6일 산업부 차원의 실물경제 점검회의, 기재부 주도로 금융시장 점검회의가 각각 별도로 열린 것 외에 범정부 차원의 협의나 조율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직후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가 소집된 것과도 대비된다. 정치권의 움직임도 한가하긴 마찬가지다.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집되는 국회 상임위원회의 정부부처 현안보고나 여당과 정부 간 당정협의 등도 열리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당정협의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대미 자동차 통상분쟁에 대한 대응 방안만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 여야는 20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 협상 때문에 경제 최대 현안이 후순위로 밀렸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3월부터 무역제재안을 치고받기식으로 발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돌발 상황이 아니라 예고된 사안에 가깝다. 그러나 기재부와 산업부는 각각 “아직 국내 수출은 양호한 흐름이다”, “단기적으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는 공식 입장만 내놨을 뿐 사태 악화 가능성에 대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미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은 마련돼 있어 상황별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면서 “대미·대중 아웃리치(접촉) 활동도 민관 합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도 “대미·대중 수출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면서 “미·중의 추가 움직임을 보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신남방·신북방정책 등 수출시장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지만 핵심을 비껴간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중을 겨냥한 돌파 전략은 없고 회피 전략만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관세 보복에서 자유로운 서비스와 지적재산권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산업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돌아온 종부세…3주택자 최대 70% 증가 전망

    돌아온 종부세…3주택자 최대 70% 증가 전망

    종부세가 돌아왔다  정부가 10년만에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변경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상하고 과세표준별 세율도 인상했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겐 추가 과세하기로 했다. 정부안이 확정된다면 내년 3주택 이상 소유자의 종부세 부담은 최대 70% 이상 껑충 뛸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보유세비율 국내총생산(GDP) 대비 1% 달성’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부세 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 3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보다는 완화된 내용이다. 이에 따라 종부세 개편에 따른 추가세수는 7422억원으로 특위 권고안(1조 881억원)보다 3459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이날 종부세 개편안을 포함한 세제개편안을 이달 말 발표한 뒤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OECD 주요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낮은 부동산 보유세 비율은 공평과세 원칙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부동산 투자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공정한 보상체계 훼손, 비효율적 자원배분으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종부세 개편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을 감안해 세법개정안 발표 이전에 정부의 안을 알려드림으로써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85%가 되는 내년을 기준으로 3주택자 이상 소유자의 주택 시가 총합계가 50억원(공시가격 35억원)이면 종부세가 2755만원이 된다. 올해 1576만원보다 1179만원(74.8%) 많아지는 셈이다. 총합계 시가가 34억 3000만원(공시가격 24억원)인 3주택 이상 소유자도 올해 773만원에서 내년 1341만원으로 568만원(73.5%) 늘어난다. 다만 과표 6억원 이하이면 세금 증가는 크지 않다. 시가 50억원 주택(공시가격 35억원) 한 채를 소유한 이의 종부세 부담은 올해 1357만원에서 내년 1790만원으로 433만원(31.9%) 늘어난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부동산 시장 영향을 우려해 정부가 점진적인 인상을 택했다는 점, 부동산 부유층에게 자칫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다는 점 등으로 모인다. 이에 비해 조세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1주택자 부분은 평가할 만하지만 다주택자 등 부동산 투기혐의자에 대해서는 미흡하다”고 밝혔다. 그는 “투기혐의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세율을 보다 높게 인상하되, 해당 시장에서 철수하도록 양도소득세 인하가 예외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장래 투기가능성이 있는자에 대해 부동산 시장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공시지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세율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인 세율은 1주택자는 참여정부 때보다 낮게, 그 이상자는 참여정부 수준으로 상향조정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로서는 부동산 시장이 현재 안정화 기미를 보이고 미분양 지역도 나타나는 등 경착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경기가 안좋다는 전망 때문에 별도합산토지 세율 인상이 임대료 상승과 기업투자활동 저해로 나타날까 우려한 듯 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을 과다 보유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부동산투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생산적 투자가 저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금까지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가 그런 부작용을 일으켜 왔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개편안은 10년 전 정부 논리대로라면 이미 징벌적 조세”라면서 “양극화 해소 효과도 적을 것이다. 정부가 경제정책 잘못해서 물가가 뛰고 공시가격 오르는 것이지 소유자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종부세 개편안은 지난 3일 특위가 발표한 것과 일부 차이를 보인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공정시장가액비율과 별도합산토지에 관한 부분이다. 당초 특위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80%에서 연 5% 포인트씩 인상해 2022년에 100% 반영되도록 권고했다. 이에 비해 정부는 연 5% 포인트씩 2년만 인상해 90%로 인상하도록 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세금의 기준이 되는 부동산 가격이 높아져 조세 부담이 늘어난다.  별도합산토지에 대해선 현행세율을 유지하도록 방향을 잡았다. 특위는 별도합산토지에 대해 특위는 일괄해서 세율을 0.2% 포인트씩 인상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현재 별도합산토지는 200억 이하는 0.5%, 200~400억은 0.6%, 400억 초과는 0.7%를 적용하고 있다. 기재부는 “별도합산토지는 생산적 활동에 사용되는 상가, 빌딩, 공장 부지가 2016년 기준 88.4%나 된다”면서 “세율 인상시 임대료 전가, 생산원가 상승 등 부담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종합합산토지는 특위가 권고한 0.25~1% 포인트 인상안을 그대로 유지했다.  세율은 특위 권고안을 일부 조정했다. 당초 특위는 주택은 과표 6억원 초과에 대해 0.05~0.5% 포인트 인상하도록 권고했지만 정부는 0.1∼0.5% 포인트 인상하도록 일부 상향조정했다. 정부는 과표 6억∼12억원 구간 세율을 0.1%포인트 더 올려 누진도를 강화했다는게 기재부 설명이다. 3주택 이상자는 특위는 “다주택자 세부담 강화 방안을 검토”하라고 권고했고, 이에 대해 정부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과표 6억원을 초과하면 0.3% 포인트 추가과세하도록 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백운규 장관 “무역법 232조, 美 車산업에 부정적”

    백운규 장관 “무역법 232조, 美 車산업에 부정적”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의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자동차 조사에 대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산업부는 백 장관이 지난달 27∼2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의원, 자동차협회,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 등 정·재계 유력 인사들과 만나 232조에 의거한 수입자동차의 국가안보 영향 조사에 대한 아웃리치(대외 접촉)를 하고 미국 인사들과의 공감대를 만들었다고 1일 밝혔다. 백 장관은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을 만나 양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분야에 대한 미국 우려를 선반영한 만큼 한국 정부 입장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백 장관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진출한 조지아주(州)의 조니 아이잭슨 상원의원과 앨라배마주의 테리 스웰 하원의원도 만나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부품가격 상승에 따른 자동차 수요 및 생산 감소로 해당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미국 정·재계 인사들이 232조 조치 자체와 한국에 대한 적용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美국무부 한반도 라인 급속 재편

    美국무부 한반도 라인 급속 재편

    한반도 정세 대처능력 약화 우려 “폼페이오 도울 대북 외교관 필요”오는 6일 첫 북·미 비핵화 후속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 국무부의 한반도 핵심라인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전 손턴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의 사의 표명과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4개월 공석 등이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대처능력을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손턴 후임에 성 김 필리핀 대사 물망 손턴 차관보 지명자가 7월 말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언론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손턴 지명자의 사임을 확인하면서 “손턴 지명자의 25년이 넘는 국무부 근무에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1991년부터 국무부에서 근무한 손턴 지명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해 3월부터 동아태 차관보를 대행해 왔다. 지난해 12월 차관보 후보에 지명됐지만, 백악관과 의회 내 강경파들이 인준을 반대하며 지명자 꼬리표는 떼지 못했다. 지난 2월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이어 손턴 지명자까지 사임하면서 한반도 담당 고위 외교관이 모두 물러나게 됐다. 워싱턴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똑똑하고 다재다능하지만, 아직 외교에 익숙하지 않고 핵 기술에 대한 지식도 제한적”이라면서 “폼페이오 장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북핵 전문가로, 공석인 한반도 라인을 빨리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하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엘리엇 엥겔 의원도 북한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혼자서 동분서주하는 것을 미국 프로야구 결승전에 빗대어 “마치 불펜에 다른 투수는 한 명도 없이 월드시리즈에 가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엥겔 의원은 “북한의 중대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권한을 가진 국무장관과 그를 지원할 유능하고 자원이 풍부한 외교관, 특히 북한만 다룰 고위 관료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손턴 지명자 퇴임과 함께 대북 협상 경험이 풍부한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후임 동아태 차관보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대사는 폼페이오 장관 등 국무부 신흥 세력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김 대사가 중국 관련 경력이 부족하고, 필리핀 대사로 부임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에 루지에로 한편 백악관이 2일부터 대북 제재 전문가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을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국 보좌관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루지에로 보좌관이 앨리슨 후커 한반도 보좌관을 지원하면서 NSC 전력이 강화되는 태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복싱 전설’ 알리, 종교적 이유로 베트남전 징집 거부

    알리 영향 받은 킹 목사 반전 운동 집총 거부 도스는 의무병과 지원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현행 병역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28일 나오면서 과거의 대표적인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가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는 미국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한 첫 번째 공인이다. 무슬림인 알리는 1967년 6월 종교적 이유로 베트남전쟁 징집 영장을 거부했다. 당시 알리는 병역거부로 기소돼 징역 5년에 벌금 1만 달러를 선고받았다. 나아가 세계챔피언 타이틀과 함께 프로 권투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 또한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미국 국가안보국의 도청에 시달려야 했다. 알리는 1971년 연방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 전까지 3년간 링에 오르지 못했다. 그사이 미국 전역을 돌면서 흑인 인권 운동 연설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러한 알리의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은 흑인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이끈 마틴 루서 킹 목사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킹 목사는 젊은이들이 양심에 따라 반전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의무병으로 전장을 누빈 데즈먼드 도스는 미국 최초의 양심적 집총 거부자로 유명하다. 포화에 휘말린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군에 자진입대하고도 종교적 신념 때문에 총을 잡는 것을 거부하고 의무병과에 자원한다. 결국 총 없이 의무병으로 태평양 전선에 참전한 도스는 1945년 5월 오키나와 전투에서 부상당한 동료 75명의 목숨을 구해내는 공을 세웠으며, 전쟁이 끝난 뒤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비무장 전투원으로는 최초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헌재 “남북 대치, 대체복무 미룰 이유 못 돼” 전향적 판단

    헌재 “남북 대치, 대체복무 미룰 이유 못 돼” 전향적 판단

    “양심적 병역거부는 방어행위…특정종교 보호 아니다” 규정 “거부자 수감, 국방력 영향 적어” 군병력 단계적 감축계획도 반영 “美, 2차대전 중에도 대체 인정 통일 전 서독도 냉전 중 도입” 2004년 권고 14년간 지지부진…헌법불합치 결정해 행동 담보대체복무 방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에 대해 2004년, 2011년 잇따라 합헌 결정을 내렸던 헌법재판소가 2019년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대상으로 한 대체복무제를 마련하라고 입법부에 권고하는 전향적인 결정을 28일 내렸다.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재 판단은 여전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감옥 대신 대체복무 선택지를 제공하게 됐다는 점에서 대체입법 완료와 함께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 사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2000년대 이후 처벌했거나 처벌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 2만여명의 축적된 사례가 이들에 대한 대체복무제 길을 여는 동력이 됐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행위를 “사회공동체의 법질서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양심을 지키려는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행위”라고 규정했다. 대체복무가 여호와의 증인 등에 국한된 문제라는 인식에 헌재는 “특정 종교나 교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인류 공통의 염원인 평화를 수호하기 위하여 무기를 들 수 없다는 양심을 보호하고자 하는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수많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이미 군대가 아닌 감옥으로 갔음에도 국방력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다는 점 역시 시간이 증명해 냈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출산율 저하 때문에 병역자원이 감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정보전·과학전의 양상을 띠는 현대전에서 병역자원의 중요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헌재는 설명했다. 특히 헌재는 ‘2017년 현재 61만 8000명인 상비병력을 2022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라는 국방부의 2018년 업무보고를 결정문에 인용했다. 문재인 정부의 군 감축 계획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대체복무지로 유도할 근거가 된 셈이다. 국방력에 큰 손실이 없는 반면 20대 초반에 수감 생활을 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불이익이 크다는 점도 고려됐다. 헌재는 “최소 1년 6개월 이상 징역형을 받으면 그에 따른 공무원 임용 제한 및 해직, 각종 관허업의 특허·허가·인가·면허 상실, 인적사항 공개, 전과자로서의 냉대와 취업곤란 등 막대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이들을 공익 관련 업무에 종사하도록 한다면, 이들을 처벌해 교도소에 수용하는 것보다 넓은 의미의 안보와 공익 실현에 더 유익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헌재 재판관 다수는 남북 대치 상태라는 특수한 안보상황이 대체복무제 도입을 미룰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대목에서 헌재는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종교적 사유로 참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전투 복무 대신 비전투복무를 하게 했고 아제르바이잔과 1994년까지 전쟁 후 현재는 휴전 상태로 소규모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아르메니아도 2003년 대체복무제를 도입했다는 해외 사례를 제시했다. 통일 전 서독도 냉전 중이던 1949년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1956년에 대체복무제를 기본법에 규정했다. 앞서 2004년 합헌 결정 당시에도 대체복무 방안을 검토할 것을 입법부에 소극적으로 권고했지만 14년 동안 입법이 지지부진했던 점도 헌재가 대체복무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란 행동을 취한 이유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2004년 입법자에 대해 국가안보라는 공익 실현을 확보하면서도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지 검토할 것을 권고했는데, 그로부터 14년이 경과하도록 이에 관한 입법적 진전이 이뤄지지 못하였다”면서 “그 사이 국가인권위, 행정부, 국회 등에서 대체복무제 도입을 검토하거나 권고하고, 법원 하급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 선고 사례가 증가했다”며 입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날 헌재 결정으로 국회는 2019년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대상으로 한 대체복무 방안을 입법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 위헌” 재판관 2명→4명

    28일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 주면서도 정당한 사유가 없는 입영 기피를 처벌하도록 규정한 병역법 제88조 1항의 합헌을 유지했다. 재판관 9명 중 합헌 4명, 위헌 4명, 각하 1명이었다. 위헌 정족수인 6명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2004년 결정과 2011년 결정에선 위헌 의견이 각각 두 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병역법 제88조 1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단은 소수 의견에서 사실상 주류 의견으로 저변을 넓힌 셈이다. 이날 이진성·김이수·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은 88조 1항에 대해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일부 위헌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병역의 종류를 현역·예비역·보충역·병역준비역·전시근로역으로만 구분해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 놓지 않은 같은 법 제5조에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것을 88조 1항에 대한 위헌 의견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네 명의 재판관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 병역자원을 확보하고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자 하는 목적을 처벌 조항과 같은 정도로 달성할 수 있다”며 “처벌 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한정해 볼 때 형사처벌이 예방 효과를 가지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에 처벌 조항이 국가안보와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공익 달성에 기여하는 정도도 크다고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형사처벌을 했을 때 뒤따르는 불이익은 매우 커서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 중 안창호 재판관은 별도의 보충 의견을 언급하며 위헌 의견 재판관들과 일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공동체가 처벌 이외의 법적 제재를 완화함으로써 기본권 제한을 경감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헌재 ‘양심적 병역거부자’ 판단 유지…내용은 달랐다

    헌재 ‘양심적 병역거부자’ 판단 유지…내용은 달랐다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이 합헌이라는 판단을 바꾸지는 않았다. 하지만 위헌이라는 의견은 지난 재판에 비교해 늘었다. 헌재는 28일 병역법 88조 1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법원이 낸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앞서 헌재는 2004년 두 차례 결정, 2011년 결정 모두 두 명씩 위헌 의견을 냈다. 이번 재판에서는 이진성·김이수·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일부 위헌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 재판관은 헌재가 병역법 제5조(이하 병역종류조항)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을 위헌 근거로 삼았다. 병역법 5조는 병역의 종류를 현역·예비역·보충역·병역준비역·전시근로역 등 다섯 가지로만 구분하고,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어 “대체복무제를 도입함으로써 병역 자원을 확보하고 병역 부담의 형평을 기하고자 하는 목적을 처벌 조항과 같은 정도로 달성할 수 있다”며 현재 처벌 조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하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한정해 볼 때 형사처벌이 예방 효과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처벌 조항이 ‘국가안보’와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공익 달성에 기여하는 정도도 크다고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형사처벌을 했을 때 뒤따르는 불이익이 커거 ‘법익의 균형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합헌 의견을 낸 안창호 재판관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고충을 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별도의 보충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공동체가 처벌 이외의 법적 제재를 완화함으로써 기본권 제한을 경감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82년생 김지영’ 가르치려던 교사에 악플… 도 넘은 혐오사회

    [단독] ‘82년생 김지영’ 가르치려던 교사에 악플… 도 넘은 혐오사회

    “수업 교재로 쓰겠다” SNS 글에 “피해망상 남혐책” 등 댓글 수백개 “신상 털어보자” 교사 실명 언급도 ‘예멘 난민 반대’ 국민청원 43만 성 소수자 혐오 논쟁도 불거져 전문가 “경제불평등·양극화 탓” 일각선 “근본적 인식 개선 시급”지난 21일 제주의 한 고교 국어교사 고모(30)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활용한 수업을 할 계획”이라는 글을 올렸다. 고씨는 해당 소설 40권이 찍힌 사진을 게시하고 “나도 이 책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 영향을 학생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고 적었다. 조남주 작가가 2016년에 낸 이 소설은 딸을 둔 1982년생 김지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상적 차별과 구조적 불평등 속에서 살고 있는 한국 여성의 보편적 삶을 다뤘다. 그러나 고씨의 글은 ‘고3 국어수업 대참사’라는 제목으로 여러 남성 커뮤니티 사이트에 순식간에 퍼졌고 수백개의 악의적 댓글이 달렸다. “피해망상 가득한 ‘남혐’ 책을 왜”, “당신의 멍청한 생각을 고3들에게 강요하지 마라” 등의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어느 학교 어떤 선생인지 털어 보자”며 신상 털기에 나서기도 했다. 26일 현재 제주도 교육청과 국민신문고에는 고 교사에 대한 항의 민원이 7건 접수됐다. 고씨는 결국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계정을 비공개 전환했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쏟아지는 비난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어머니가 살아오며 겪었던 차별과 고통이 생각났다”면서 “이슈가 되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해 학생들과 토론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고씨는 특히 “이 책과 페미니즘에 거부감을 느끼던 학생들도 수업을 통해 자신이 편견을 갖고 있었다는 걸 인식했다”고 말했다.고씨와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댓글 테러는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혐오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음을 방증한다. 최근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 난민에 대한 저주와 혐오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난민법 개정과 무사증입국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참여 인원이 2주 만에 43만명을 넘었다. 오는 주말에는 서울과 제주도에서 난민 반대 시위까지 열릴 예정이다. 성소수자를 둘러싼 혐오는 인터넷 공간을 넘어 정치 영역으로 침투했다. 박준배 김제시장 당선자는 선거 공보물에 ‘미풍양속을 해치는 동성애 반대’라는 내용을 실었다. 시민단체들은 “지역 주민의 인권을 보장할 책무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 해서는 안 될 혐오 표현”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 난민, 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가 심각해진 주요 원인으로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 불평등을 꼽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평등이 분노로 표출된다”면서 “한정된 자원을 놓고 극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여성 혐오, 이민자 혐오로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민주화 이전에는 반공주의를 통한 국가안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범죄나 재난 등에서 ‘나’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면서 “‘나’를 지킨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약자를 향한 혐오 발언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 폐지 논란에서 보듯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은 약자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진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혐오의 발현 양태를 보면 처음에는 표현에서 머물지만 결국 행동으로 넘어간다”면서 “미국의 KKK단(인종차별주의적 극우비밀조직) 사례처럼 극단적 폭력이 일어나기 전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혐오에 대한 처벌규정 신설, 차별금지법 제정 등 제도적 해결책을 촉구한다.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이제는 국가가 개입할 시점”이라면서 “혐오를 조직적으로 하는 행위를 처벌해 사회적인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중탁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형법상 모욕죄가 있지만, 우리도 캐나다나 유럽처럼 더 강한 처벌로 나아갈지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법적 해결보다 인식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형완 소장은 “처벌을 강화하면 순교자를 양산할 수 있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구조적 측면에서는 가해자도 피해자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사회에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남중국해엔 한 해 3800조원이 흐른다… 그래서 사활 건 美·中

    [글로벌 인사이트] 남중국해엔 한 해 3800조원이 흐른다… 그래서 사활 건 美·中

    군사 전문가 상당수가 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남중국해’를 꼽고 있다. 이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력시위로 이어지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해결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던 지난 5월, 중국은 소리소문 없이 남중국해 3개 인공섬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요새를 구축하고 나섰다. 뒤통수를 맞은 미국은 미 태평양사령부의 명칭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전격 교체했을 뿐 아니라 B52 전략폭격기의 전술 비행과 ‘항행의 자유 작전’ 그리고 중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대만’과 군사훈련에 나서는 등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해 중국에 대한 반격 작전을 펼쳤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 갈등이나 충돌 위기를 마다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대응하는 ‘남중국해’의 의미와 가치는 무엇일까.#이달 16일 남중국해 해역으로 미사일 세 발이 발사됐다. 각각 다른 방향과 고도에서 날아오는 무인기를 향해 중국군이 발사한 것이다. 무인기는 공중에서 산산조각 났다. 실전과 같은 이번 중국군의 훈련은 최근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의 남중국해 비행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 표시로 풀이된다. 중국이 지난 5월 24일 시사 군도 내 중국의 최대 군사기지인 우디섬에 HQ9 지대공미사일과 발사 차량, 레이더 등을 새로 배치했다. 앞서 5월 2일 군사기지로 조성한 인공섬인 수비 암초(주비자오), 미스치프 암초(메이지자오), 파이어리크로스 암초(융수자오)에 잉지12(YJ12) 대함미사일과 훙치9(HQ9) 지대공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배치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중국이 군사기지화한 시사 군도와 난사 군도(스프래틀리 군도)의 암초 4곳에 2.6~3㎞ 길이의 활주로와 항공기 격납고 등도 구축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주요 거점 암초의 군사기지화를 완료하기 위한 인력과 무기 배치 등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서방의 우방인 영국과 프랑스와 연합하며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대응에 대한 역대응, 도발에 대한 반격이다. 지난 4일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 2대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20마일(약 32㎞)가량 떨어진 지점을 전술 비행하면서 남중국해를 관통했다. 또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고, 지금은 중국이 점유한 스카버러섬(황옌다오) 근처도 자유롭게 비행했다. 미군이 중국에 보란 듯 이례적으로 남중국해 깊숙이 발을 들이밀었다. 이는 지난 2일 싱가포르의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는 이웃 국가를 겁주고 협박하려는 의도”라면서 “미국은 계속 이 지역에 머무를 것”이라고 강조한 후 이뤄졌다. ●미·중 남중국해 갈등은 2010년 본격화 남중국해 분쟁은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공화국 등이 남중국해에 인접해 있는 해양 지형물에 대한 영유권과 해양 관할권을 주장하는 국가 간 해양영토분쟁이다. 이들 국가 간의 분쟁은 1945년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하면서 남중국해에 힘의 공백이 생긴 게 발단이 됐다. 이에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이 영유권 확보에 나서면서, 한때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1974년과 1988년 중국은 베트남을 무력으로 몰아내고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를 차지했다. 여기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건 2010년부터다. 그해 7월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클린턴 당시 미 국무장관이 “남중국해는 미국의 이해와 직결된 사안”이라면서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발언이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의 신호탄이 됐다. 미국은 유사시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기지를 쉽게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으로 큰 위협으로 보지는 않지만, 이제는 직접적인 통제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월 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군사기지화 속도가 점점 빨라져, 그대로 놔두면 멕시코 크기의 남중국해 해역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남중국해는 대부분 암초와 산호초 등으로 이뤄진 작은 섬들로, 그 자체로서는 가치가 크지 않다. 분쟁 지역 중 점유 해역이 73만㎢로 가장 넓은 스프래틀리 군도의 도서 총면적조차 2.1㎢(축구장 크기의 약 3배)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해역인 남중국해가 갖는 경제·안보·군사적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남중국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약 2500종), 조사 기관이나 시기에 따라 편차는 있으나 대략 110억 배럴의 원유와 190조㎥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말라카·싱가포르 해협에서 대만 해협까지 포함돼 전 세계 해양 물류의 약 25%와 원유 수송량의 70% 이상 등 한 해 3조 40000억 달러(약 3782억조원)의 상품이 남중국해를 지나고 있으며 한국으로 향하는 원유 대부분도 남중국해를 거쳐 수송되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해양 자원과 해양 교통의 핵심 거점이라는 이유로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를 독식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실정이다.●위위구조 전법으로 중국 압박 중국의 남중국해 실효 지배력이 높아지자 미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에 일본과 호주뿐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연합(EU)을 끌어들이고 있다. EU도 교역 물품의 50%가 남중국해를 지나간다는 이유로 미국과 함께 ‘항행의 자유’ 작전에 힘을 보태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또 미국은 남중국해 군사화에 나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대만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과 대만 고위 공무원들의 상호 방문을 허용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하면서 중국을 자극했다. 또 미국 정부는 조만간 항공모함을 보내 대만 해협을 항해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 항모가 가장 최근 대만 해협을 항해한 건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7년이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남중국해와 대만지역 군사 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미국과 분쟁을 벌이길 원하지 않지만 미국의 도발에는 반드시 반격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사상이자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문은 “대만 해협이 국제 항로지만, 미군 군함이 이곳을 통과하는 것은 특별한 정치적 함의가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미국이 대만과 군사적 협력에 나서는 것은 남중국해 견제를 위한 ‘위위구조’(圍魏救趙)의 전략으로 보인다. 위위구조는 전국시대 제나라가 위나라의 침공을 받은 조나라로부터 구원 요청을 받자, 구원병을 조나라에 직접 보내지 않고 위나라 수도를 포위하는 방식으로 조나라를 구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중국이 더 급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를 건드려 중국의 남중국해 확장 전략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또 지난 20일 미국은 대만군과 합동군사훈련을 공식화하는 반면 중국의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 참가는 금지하는 법안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상원이 지난 18일 통과시킨 ‘2019년 국방수권법안’(NDAA)에는 미군이 대만의 정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 등에 참가하고, 대만도 미국 군사훈련에 참가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미군과 대만군 간 합동군사훈련을 공식화한 조치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남중국해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는 대만의 무기 판매뿐 아니라 공동 군사훈련 등 다양한 압박에 나서고 있다”면서 “해군이 강한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지배를 묵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재명 인수위 출범…“도민이 주인되는 경기도 만들것”

    이재명 인수위 출범…“도민이 주인되는 경기도 만들것”

    “문재인 정부와 손발 맞춰 ‘나라다운 나라’ 일조하며 지방분권 실현하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 위원회’가 18일 출범했다.차세대융합기술원(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6층에 사무실을 마련한 새로운 경기 위원회는 이날 현판식과 함께 1차 회의를 갖고 다음 달 30일까지 가동될 인수위의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당선자는 “올해는 경기도 이름을 쓴 지 1000년이 되는 경기정명(定名) 1000년으로, 엄중하고 의미있는 시기에 경기도정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어진 권한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도민을 위해 쓰이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공직자는 유권자가 권한을 위임한 대리인이다. 결코, 지배자가 아니다”며 “16년간 과거세력이 맡았던 경기도인데 도민이 주인 되는 새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구상·실천하는 것처럼 진정한 자치정부로 가려고 한다”며 “경기도의 잠재력과 자원이 올곧게 경기도를 위해 쓰이도록 자치분권 정부 경기도를 만들고 삶의 질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시흥출신 4선 국회의원인 조정식 상임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인구 1280만명의 최대 광역지방정부 경기도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발전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멈춘 성장동력을 경기도에서 만들자”며 “성남시정 성공에서 보여준 이 당선인의 실력과 문제해결능력이 발휘되도록 위원회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새로운 경기 위원회는 기획운영·기획재정·안전행정·경제환경·문화복지·농정건설·교육여성 등 7개 분과와 평화통일특구·새로운경기·교통대책·4차산업혁명·평화경제·평화안보 등 6개 특위를 구성돼 도의 핵심 현안을 중점 점검한다. 또 시민참여위원회도 꾸려 도민의 도정 참여를 확대한다. 20명의 인수위원은 조정식 상임위원장과 현 가천대 부총장 이한주 공동위원장, 3선 국회의원인 정성호 부위원장 등 총 11명의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변호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대북 지원은 투자…새 시장 北 열린다

    대북 지원은 투자…새 시장 北 열린다

    과거에도 美는 비용 부담 안 해 민간 투자로 비핵화 보상 가닥 北도 베트남식 개혁·개방 관심 철도 뚫어 南물류 활용 땐 ‘윈윈’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비핵화 대가로 미국보다는 한·중·일이 개발 비용을 주로 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한국이 적극적으로 대북 투자를 추진해 ‘블루오션’을 선점하고 대북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통일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인건비 대비 높은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고 자원이 풍부하며 남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와 맞닿아 있어 주변 국가들의 물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정학적 이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합의가 이뤄질 경우 1994년 10월 제네바 합의나 2007년 2·13 합의 때처럼 중유나 경수로를 일방 지원하는 식의 경제 지원이 아닌 대북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북 지원을 ‘퍼 주기’란 낡은 잣대로 볼 게 아니라 잠재적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대한 ‘투자’로 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북 경제 지원의 부담을 미국이 지지 않으려는 자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네바 합의에서 북·미 양측은 경수로 건설을 미국이 주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빌 클린턴 정부의 이 같은 합의 직후 미국 선거에서 압승한 공화당이 예산 지출을 막으면서 미국 정부는 발을 뺐고 결국 비용 부담은 한국과 일본한테 돌아갔다. 결국 한국과 일본이 경수로 건설비용 46억 달러를 분담했다. 그러나 현재 비핵화 대화 국면에선 경수로나 중유 제공이 일절 거론되지 않는다. 북한이 지원 대신 투자를 통한 경제개발을 원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식 개혁·개방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일 “북한의 요구는 정상적인 경제 거래를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기업을 통한 대북 투자를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단 미국 기업이 대북 투자를 시작하면 다른 나라들도 안정성을 믿고 투자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의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을 돕는다면 세계은행(WB)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활용한 자금 지원도 가능해진다. 문재인 대통령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해 한반도 신(新)경제지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역할과 준비에 대해서도 미리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한국 정부의 대북 투자는 판문점 선언에 따라 우선 철도·도로 건설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철도 등 북한의 낙후한 인프라를 개선하고, 중국과 러시아로 철도를 연결해 북한의 물류체계를 우리가 이용한다면 남북한이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세미나에서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향후 1~2년 내 순조롭게 남북 경제통합이 진행될 경우, 이후 5년 동안 연평균 0.81% 포인트의 추가적 경제성장과 10만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트럼프식 대북 계산법… “체제 안전은 美, 원조는 한·중·일”

    트럼프식 대북 계산법… “체제 안전은 美, 원조는 한·중·일”

    폼페이오도 ‘원조’보다 ‘투자’ 강조 “韓·日에 지원 준비해야 한다 말해” 비핵화 이후 남북 경협 속도낼 듯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의 당근인 ‘대북 지원’을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 떠넘기겠다고 공언했다. 북한의 체제 안전은 미국이, 돈은 한·중·일이 부담해야 한다는 트럼프식 계산법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백악관 면담을 끝낸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그것(대북 경제원조)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솔직하게 말하면 중국과 일본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돈을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은 많은 돈을 쓸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대북 원조의 책임을 한·중·일로 퉁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북한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원조’(aid) 부담에서 미국은 빠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 6000마일(약 9656㎞) 떨어져 있다”면서 “그들(한·중·일)은 이웃 국가”라며 ‘물리적 거리’를 지원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어 “그들은 대단한 일이 (북한에서) 일어나는 것을 진실로 원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이웃 국가이고 우리는 이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미 한국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일본도 마찬가지”라고도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이 그동안 ‘원조’보다는 ‘민간투자’를 강조한 것도 이 같은 트럼프의 인식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미국민의 세금을 들여 북한을 지원하는 대신 미국 민간 부문의 투자와 대북 진출, 기술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나라면 우리로부터 경제원조는 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조 대신 미국 기업이 직접 북한에 들어가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국이 북한 경제지원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면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비핵화, 제재 해제 국면이 도래하면 ‘한반도 신경제구상’으로 대변되는 대규모 남북경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신경제구상은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 지역을 동시 개발하는 남북 통합 개발 전략이다. 동쪽에는 부산~금강산~원산~나선~러시아로 이어지는 에너지·자원 벨트를, 서쪽에는 목포~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산업·물류 벨트를 각각 조성하고, 비무장지대는 자연환경을 이용한 관광벨트로 개발할 계획이다. 남북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인 이달 말 철도·도로 연결사업과 산림 협력을 위한 분과회의 등을 통해 남북 경협 재개의 첫발을 뗄 방침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중국서 뺨맞은 기자, 트럼프 보좌관으로 일한다

    중국서 뺨맞은 기자, 트럼프 보좌관으로 일한다

    전직 베이징 특파원들이 중국에 가장 적대적인 정책을 펴는 미국과 호주에서 관료로 일하며 중요 정책 수립에 참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인 매트 포팅어(45)다. 포팅어는 미 매사추세츠주립대에서 중국어를 전공하고 로이터통신에서 3년 기자 생활을 한 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합류해 2001년부터 중국 베이징 특파원으로 활약했다. 그가 WSJ에서 미 해병대로 전직하기 직전에 쓴 ‘펜보다 강하다’란 칼럼을 보면 베이징 특파원들이 얼마나 중국 정부로부터 혹독한 대접을 받는지 잘 드러난다.  7년간 중국에서 지낸 포팅어는 중국 정부가 핵연료를 다른 나라에 판다는 내용을 취재하다가 스타벅스에서 정부 관련자로부터 얼굴을 맞았다. 지방을 돌며 관리들의 부패상을 취재하다가 공안에 체포되어 심문을 받았고, 그들이 보는 앞에서 취재수첩을 일일이 찢어 변기에 흘려보내야만 했다. 포팅어는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하던 중 31살의 나이에 미 해병대에 자원입대하기로 결심하고 5년간 근무했다.  해병대 근무를 시작하기 전 포팅어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에서 서방의 시각은 이방인일 뿐이다”라며 “언론 자유와 투표권이 없는 중국에서 근무하며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미국을 보호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됐다”고 전했다. 현재 포팅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에 동행하고, 대북 정책에 대한 백 브리핑을 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외교 정책을 세우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호주는 중국을 겨냥한 내정간섭 금지법을 추진하는 등 지구 상에서 가장 중국과 불화하는 국가다. 외국 스파이의 정치 로비 활동 등을 금지한 내정간섭 금지법의 토대를 만든 장본인은 바로 전직 베이징 특파원으로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 페어팩스 미디어에서 일했던 존 가노다. 호주 국가안보 정보기구(ASIO)에서 말콤 턴불 호주 총리의 자문관으로 2년간 일했던 가노는 지금은 공무원 신분을 벗어나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  지난해 베이징 외신기자협회(FCCC)는 ‘접근 금지’란 연례 취재 환경 보고서를 펴냈다. 모두 218명의 회원 가운데 117명이 설문에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40%가 취재환경이 전년보다 악화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보고서의 29%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중국 정부의 취재 활동 제한은 비자 발급 거부, 감시, 구금 등으로 이뤄지며 특히 신장 자치구와 북한 접경지대에서 취재 거부를 당한 사례가 많았다.  두 명의 전직 베이징 특파원을 모두 잘 아는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 정부는 전직 베이징 특파원들이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만약 중국이 특파원들에게 좀 더 나은 대접을 했다면 이들의 중국에 대한 강경한 시각이 바뀔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자동차 對美 수출국 공조…美 관세 부과에 적극 대응”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추진 방안에 대해 대미 ‘아웃리치’(대외 접촉 활동)와 다른 자동차 수출국과의 공조를 통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미 상무부의 자동차 국가 안보조사 개시 관련 통상·자동차 분야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민간 전문가들은 간담회에서 “미 상무부의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개시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욱 확산되고 전 세계 교역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면서 “향후 대미 통상관계, 국제 규범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 전략을 수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정부가 특정 품목 수입이 국가 안보를 저해할 위협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미국 산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 차관보는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의견서 제출과 공청회 참석 등을 통해 조사 과정에 적극 대응하고 대미 아웃리치를 추진하는 한편 주요국과의 공조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소득 양극화 심화, 복지그물망 더 촘촘히 짜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북ㆍ미 정상회담 등 외교안보 현안이 긴박한 가운데 문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가계소득과 관련, 긴급회의를 열고 이를 직접 챙긴 것은 이례적이다. 정권 출범과 함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친 지 1년이 지났는데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통계들이 줄줄이 나오자 직접 이를 확인하고, 대책을 주문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이번 회의를 두고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없지 않았으나, 정책 전환보다는 미세 조정과 일부 보완책을 집중 논의했다고 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규제완화 중심의 투자 위주 성장 정책을 10년간 지속했지만, 실업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자명한 마당에 소득주도성장 정책 1년 만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과거의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다. 다만,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10% 저소득층의 소득이 15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소득 양극화가 심화됐고,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이 한몫했다는 것 등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정확한 해법도 나온다. 이 점에서 그제 국회에서 정기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은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방책이었다. 또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하는 주 52시간 근무에 대해 정부가 보조금 확대 등 지원책을 내놓고, 이에 더해 문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추가 보완책을 주문한 것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 복리후생비 등이 최저임금에 산입되고 주당 52시간 근무는 저소득층의 소득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일자리 창출과 공정한 분배를 강조한 소득주도성장이 오히려 소득 양극화를 가져오는 역설’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은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이전소득이 근로소득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자료를 내놓았다. 즉 저소득층은 지난 3개월 동안 정부 보조금으로 버텼다는 의미다. 국민을 마냥 기다리게 하지 않으면서 자원을 배분하는 행위가 정치다. 촘촘한 복지그물망이 더없이 긴요한 시점이다.
  • ‘北 레짐체인지 없다’ 듣고 싶은 김정은… 트럼프가 확답 안 해

    ‘北 레짐체인지 없다’ 듣고 싶은 김정은… 트럼프가 확답 안 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극적인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 65년 만에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가 한껏 높아졌다가 갑작스런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로 분위기가 급속 냉각되는가 싶더니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열려 다시 훈풍이 부는 등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날아드는 충격적인 뉴스로 한반도의 앞날이 시계제로인 가운데 방한 중인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를 28일 서울에서 만났다.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잘 아는 대표적 전문가인 박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속내, 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이 가능할지 등에 대해 특유의 식견을 드러냈다.→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이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열렸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논의되는 등 연일 숨가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가 과거와 다른 점이 있을까. -무엇보다 정상들이 누구인지가 과거와 다르다. 이런 방식의 정상회담은 과거엔 생각도 못 했다. 정상과 정상이 만난다는 건 사전에 상당한 준비를 해야 한다. 지난 26일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만 해도 준비를 전부 생략하고 정상들이 만났다. 북·미 정상 간 만남도 현재 준비 부족 상태다. 따라서 진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참모 중 누구한테 얘기를 듣느냐에 따라 극과 극의 의견 나오니까 트럼프도 지금 정신이 없는 상태다. 트럼프는 이거(북·미 정상회담) 하면 국제적 이목과 찬사를 받겠다 싶은 생각, 어느 대통령도 못한 걸 내가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덕으로 알고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결과가 어떻게 날지는 모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라면 공이 어디로 튈지 누구나 안다. 하지만 트럼프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오히려 낙관적인 요인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했다가 다시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말하는 등 오락가락하는데 이유가 뭘까. 협상 전술일까. -트럼프는 원래 결정을 못 하는 사람이다. 원래 그런 사람이다. 내가 교수로서 얘기한다면 사고 능력이 굉장히 떨어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진짜 이 회담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자기 혼자 진심으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나.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절대적으로 있다. 조선반도에 핵이 없어야 한다는 게 김일성의 유훈이다. 북한은 지금도 김일성이 지배하는 나라다. 북한에서 김일성의 유훈은 성경 말씀과도 같다. →핵을 포기했다가 나중에 미국이 변심하면 무장해제 상태가 될 것으로 걱정하지 않을까. -북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현재 갖고 있는 핵무기와 핵시설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그걸 포기하더라도 핵을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인력, 경험, 자원은 여전히 남는다.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인 것이다. 갖고 있는 핵은 없앨 수 있지만 핵을 다시 만들 능력은 영원히 자기 것이다. 핵보유국이란 핵탄두를 지금 몇 개 보유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핵을 언제라도 만들 수 있는 나라를 말한다. 따라서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는 현재의 핵무기를 없애고 더이상 핵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 체제를 보장해 줄까. -미국에게 북한은 악마 내지 불량국가이기 때문에 쉽게 체제보장을 해 줄 수 없을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적(敵) 중의 적인 미국한테서 제재받으면서 그 고생을 해 왔는데, 미국이 체제보장을 해 준다는 말을 쉽게 믿겠나.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은 안전할 것이고 계속 북한 지도자로 있을 것”이라며 체제보장성 발언을 하지 않았나. -지금 김정은이 원하는 건 개인적인 신변 보장이 아니다. 국가지도자인데 ‘너 혼자 잘살게 해 줄테니 핵 포기해’라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김정은을 공격 안 하겠다’는 정도로는 북한을 설득하지 못한다.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답은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를 안 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런데 아직 그런 말을 트럼프가 안 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진정으로 보장해 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다. →지난 26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할 경우 미국에서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확실히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문 대통령에게 표출했다는데. -나도 트럼프를 못 믿겠다. →그렇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나. -정상회담은 할 거다. 악수는 할 거다. 트럼프 앞에 노벨상이 아른아른하니까. 하지만 최종적인 합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는 앞으로 잘해 보자는 원론적 합의를 하고 이후 계속 협상을 통해 진전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북·미 정상회담을 하려는 걸까. -트럼프는 돈을 최우선시하는 사람이다. 북한을 봉쇄하고 공격하는 데서 오는 금전적 이득과 북한과 거래하고 수교하는 데서 오는 금전적 이득 사이에서 계산을 하는 사람이다. 북한이 갖는 지경(地經)학적 이득이 있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북한과 정상회담을 한다고 한 거다. 특히 나진·선봉 지역과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 지하자원은 상당한 이득이 될 수 있다. 강경론으로 무기를 파는 것보다 더 수익이 난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트럼프가 북한만 놓고 계산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마음속엔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견제가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북한 경제를 미국 자본이 개발해 북한을 중국에서 떼어 놓으려는 의도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를 하자 북한이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담화를 내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는데, 북·미 관계 개선을 북한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건가. -그렇다. 북한은 대화를 함으로써 경제제재를 완화시키고, 경제 사정을 좋게 하고 싶어 한다. 그건 북한 입장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이런 국면에서 한국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중매 역할을 잘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북한을 설득하고, 북한 입장에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잘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한·미 군사훈련 규모를 줄이는 문제 등을 좀더 과감히 해야 한다. 80%대의 압도적인 여론 지지를 바탕으로 보수층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 ‘촛불혁명’의 의미가 무엇이겠나. 한·미가 연합군사훈련을 할 때 평양에 여러 번 있어 봤다. 한·미가 훈련을 하면 평양은 사이렌이 울리고 등화관제를 하고 마비가 된다. 전쟁이나 다름없다. 자기들이 언제라도 공격당한다는 걱정을 하니까 한사코 군사훈련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갖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안 되고, 비핵화가 안 되면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암시하기도 하는데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그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 그게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통일이 어느 날 갑자기 벼락처럼 올 것으로 보는가. -어떤 통일이냐에 따라 다르다. 동독이 서독한테 흡수되는 식의 통일이라면 안 된다. 북한 스스로 자본주의화해서 남쪽과 비슷한 국가가 되는 것은 북한이 원하지 않고, 남한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는 것도 안 된다. 따라서 연방제 통일이 가장 합리적이다. 김상연 정치부장 carlos@seoul.co.kr ■세계적 北전문가 박한식 교수는 카터-김일성 만남·빌 클린턴 평양행 주선… 50여 차례 방북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해방 시기 평양으로 건너가 피난민 수용소 생활을 하다 분단될 때 할아버지의 고향인 경북 청도로 왔다.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메리칸대에서 석사, 미네소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71년부터 조지아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가르쳤다. 조지아 주지사였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통해 덩샤오핑을 만났고, 그의 도움으로 평양 땅을 밟은 이후 50여 차례나 방북했다. 이후 카터와 김일성 주석의 만남을 중재했고, 미국 여기자 2명이 억류됐을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주선해 석방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처럼 북·미 사이에 깊숙이 관여한 그는 ‘북·미 관계의 설계자’란 별명을 얻었으며, 지금도 BBC, CNN 등 주요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는 세계적인 북한 전문가다. 최근 ‘선을 넘어 생각한다’는 제목의 한반도 문제 관련 책을 펴내는 등 왕성한 집필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 낙동강유역환경청 낙동강 조류 대비 상황실 운영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5일 낙동강 녹조 발생에 대비해 조류관리 상황실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낙동강 녹조 발생이 심해지는 시기(6~10월)가 시작됨에 따라 조류 모니터링을 강화해 녹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국민들에게 낙동강 녹조 정보를 신속히 알리기 위해서다. 조류관리 상황실은 상황반과 하천순찰반으로 구성돼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소속 모든 직원으로 편성한 하천순찰반은 창녕함안보 등 6개 지점에 대해 매일 하천순찰을 한다. 조류경보가 발령되면 휴일에도 하천순찰을 한다. 또 낙동강 본류와 지류 구간에 낙동강 환경지킴이 24명이 육상감시를 하고, 녹조 발생이 심각한 낙동강 본류 구간 본포교, 창녕함안보, 박진교, 적포교, 합천창녕보, 율지교 지역에는 드론을 이용해 항공 감시도 한다. 낙동강환경청은 국민들이 낙동강 조류 발생 현황 등의 정보에 쉽게 접근하고 상황을 신속·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낙동강청 홈페이지 ‘조류정보 알림방’에 낙동강 조류 분석 자료를 제공한다. 드론으로 촬영한 항공사진 등 낙동강 조류상태를 자세히 알 수 있도록 입체적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낙동강환경청은 취·정수장 운영기관(시·도 등),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한국수자원공사 등 물 관리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갖추고 조류관리 현황 및 대응사항 등을 공유할 계획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다가오는 장마철 강우에 따른 조류 발생 영양원이 낙동강 수계로 유입되지 않도록 오·폐수 등 배출사업장 관리를 비롯해 축사시설, 농경지 야적퇴비 등 비점오염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는 6~12월 사이에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3차례 114일, ‘경계단계’가 2차례 68일동안 각각 발령됐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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