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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韓·코미공화국 유전개발 협력

    [단독]韓·코미공화국 유전개발 협력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러시아 연방 내 코미공화국의 블라디미르 토를로포프 대통령에게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담은 친서를 보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는 토를로포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당선인 신분이던 이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와 함께 석유·광물 등 자원 개발과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요청한 데 대한 회신이다. 양국 정상이 이같은 의지를 천명함에 따라 향후 양국간 자원외교가 이 대통령의 첫 자원외교 모델로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친서에서 “재임 기간 중 양국 공동 이익을 건설적으로 증진해 나가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며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은 양국 국민 모두의 삶을 윤택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토를로포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 뒤 “우도르 셀룰로오스 제지 콤비나트와 트로이츠크 페초르 셀룰로오스 판지 콤비나트, 세레고보 암염 산지의 소금공장 ‘엑스트라’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 국외 투자가들의 관심을 촉구한다.”며 이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의 지원과 국내 기업들의 적극 투자를 요청했다. 토를로포프 대통령은 특히 에너지 자원 개발과 관련한 투자유치 요청서를 함께 보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꼬여가는 총리 인준

    꼬여가는 총리 인준

    지명될 때 ‘자원외교형 총리’ 적임자라는 평가를 들었던 한승수 총리 후보자이지만, 그의 외교 능력이 아닌 정무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26일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대해 끝내 타협을 보지 못했다. 인준안 처리는 29일로 미뤄지면서 또 다시 표류하게 됐다. 국회가 처리를 29일 뒤로 더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사 청문회 일정조차 잡지 못한 장관 후보자들이 있어서다. 이날만 해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개최 일정을 결정하지 못했다. 민주당 간사인 이화영 의원은 “남 후보자는 지나치게 대북 적대적 시각을 가졌고, 재산형성 과정에도 의혹이 많아 점검할 부분이 있다. 청와대도 재검증하겠다고 한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남 후보자와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거부한 상태다. 이에 더해 민주당은 이날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에 한 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오전까지만 해도 의원 자유투표로 방침을 정해가던 민주당이었지만, 의총에서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은 결과다. 민주당은 총리 인준안 카드를 통해 국회가 임명동의권을 행사 못하는 장관 인선에도 우회적으로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태세다. 야당의 강경한 태도에 한나라당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10시 민주당 의총 결과를 전해들은 뒤에는 강경한 반응을 보이며 맞대응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임채정 국회의장을 찾아가 “회의를 속개해달라.”고 요구했고, 나경원 대변인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야당을 최대한 설득하겠지만, 정족수가 되면 한나라당 만으로도 인사 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뜯어보면 한나라당도 마뜩한 카드가 많지 않다. 총리 인준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지만, 민주당 결정에 대한 대응 수위를 정하기는 쉽지 않다.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무’와 흠결이 있는 내각 인선을 적극 옹호했을 때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모습이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총리 인준과 어우러지면서 한나라당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성을 지적하며 ‘용퇴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총리 인준안 처리 과정에서 보이는 양당의 극한 대치는 가까스로 타결을 이뤄낸 정부조직 개편안 여야 협상 과정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가 늦어졌던 것처럼, 총리 인준안 처리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총선 직전까지 의원들이 지역구가 아닌 국회에서 ‘농성’을 벌이는 풍경을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무회의 운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우선 27일 한 총리 후보자 주재로 열려고 했던 국무회의는 한덕수 총리 주재로 열리게 됐다.29일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려고 했었던 국무회의도 사실상 어렵게 된 것으로 점쳐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선 정부의 총리와 장관이 참석하는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 직제를 의결하는 모습이 어색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형편”이라며 아쉬워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취임외교 화두는 ‘에너지’

    취임외교 화두는 ‘에너지’

    26일 취임 이틀째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는 ‘자원외교’로 모아졌다. 취임 축하차 방한한 각국 정상 및 정상급 인사들과의 회담이 잇따른 이날 청와대 주변에서는 ‘투자확대’‘경제협력 강화’ 같은 낱말들이 줄을 이었다. 에너지·자원 분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임기 초반 경제 활성화 분위기를 진작시키려는 이 대통령의 의도가 엿보인다.25일 한반도 주변 4강과 잇따라 회담한 이 대통령은 26일 아시아권 에너지 부국들과의 회담에 초점을 맞췄다.1시간 단위로 회담 일정을 쪼개 이날만 모두 7차례의 정상 및 정상급 회담을 소화했다. 첫 회담은 오전 8시20분에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가졌다. 정상회담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이른 시각이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캄보디아 자원 개발에 양국이 보다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한국기업들의 캄보디아 진출이 필요하다.”며 건설과 자원개발 분야의 협력 확대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몽골의 자원개발 사업에 양국이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엥흐바야르 대통령은 동몽골 개발사업과 3강개발사업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뒤 “한국기업이 참여한다면 몽골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며 한국의 투자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기업이 해외 진출 경험이 많은 만큼 몽골의 자원개발에 참여하고 도시개발 경험을 전수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3월 양국 간에 수립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한편 두 나라간 경제협력이 상호 보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특히 최근 계약을 체결한 ‘수르길 가스전·가스화학단지’ 합작투자회사 설립과 대우인터내셔널의 35·36 육상광구의 탐사작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하는 등 에너지 자원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우즈벡측에서 루스탐 아지모프 경제부총리와 블라디미르 노로프 외교장관, 질렘혼 하이다로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정부 핵심인사들이 대거 참여,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진경호 윤설영기자 jade@seoul.co.kr
  • [기고] 너무 소홀한 ‘아프리카 외교’/박원화 외교통상부 대사·고려대 겸임교수

    [기고] 너무 소홀한 ‘아프리카 외교’/박원화 외교통상부 대사·고려대 겸임교수

    아프리카 하면 질병, 가난, 내전 등으로 살지 못할 곳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재 상황만 보아도 짐바브웨의 무가베 대통령 때문에 아름답고 풍요한 곡창이 기아의 땅으로 변하였고, 석연찮은 케냐의 대통령 선거결과 부족간 내전으로 1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는 아프리카에서 피부 색깔과 종교 차이에 따른 차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인종청소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아프리카에 과연 희망은 있는가 하는 의문을 품게 하였다. 아프리카는 2005년도 세계 국민총생산의 약 2%(9800억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구가 세계 12%(8억 4000만명)나 되는 아프리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생명도 포기할 용의가 되어있는 이들의 아픔이 인접 대륙(특히 유럽)으로 전가되기 때문에 서방 선진국들은 수년전부터 아프리카 발전문제를 G-7 회의의 중요의제로 삼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가 2000년부터 아프리카연합(AU)을 구성하여 연 2회 정상 회의 등을 통해 문제를 자체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사태가 개선되기보다는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과거 비동맹정책노선에서 아프리카 등 대 후진국 외교를 중시한 중국은 지금 자원확보 외교로 전환하여 국익을 거양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익 거양에 있어서 과거 서방 종주국들의 입장도 마찬가지이다. 자원이 없는 한국이 아프리카를 어려운 곳이라는 인식으로만 대하여서는 아니된다. 이는 2006년도 1인당 국민소득이 5만달러를 초과하여 세계에서 룩셈부르크 다음으로 고 소득국인 산유국 적도 기니의 이름도 알아야 배럴당 100달러인 고유가 시대에 자원외교를 할 수 있고 또 54개국이나 있는 아프리카의 숫자적 중요성도 알아야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남북한 대립외교에 이어 북핵문제를 둘러싼 주변 4강국 외교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외교에 있어서 이명박 정부의 자원, 에너지 외교 추진 천명은 참으로 참신한 CEO적 국정 운용 방법이다. 다만, 실용측면의 외교만 강조할 경우, 상호 신의와 존경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외교 가치에 배치되는 것으로서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와 같이 국제관계에서도 신의를 구축한 후,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를 추진하는 것이 시간을 요하지만 낭패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그간 우리나라가 아프리카에 원조한 1억달러 정도의 액수는 일본의 100억달러, 중국의 440억달러와 크게 차이가 나며, 중국의 주석과 총리가 지난 수십 년간 매년 아프리카를 각기 순방하는 등 후진국들에 대하여 꾸준한 공을 들인 결과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일본보다 대국의 대접을 받는다. 이에 비하여 우리는 1982년 전두환 대통령이 아프리카 방문후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방문한 것이 전부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효과가 금방 나타날 수 없는, 달리 말하여 우리 목전의 이익과 직접 연결이 되지 않는 아프리카에 대하여 우리나라가 그간 소홀히 하여 왔다. 자원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하여서도 이를 극복하여야 하는데 이는 아프리카 등 후진국의 문화와 언어를 알고 이들의 인간성을 사랑하면서 장기 근무하는 다양한 외교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외교의 다변화와 전문성은 이라크의 김선일 피살 사건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한국인 인질 사건에서도 여실히 증명된 바 있다.
  • [단독]코미共 투자요청서 내용

    이명박 대통령의 ‘자원 외교’가 전 세계를 타깃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취임식에서도 “우리 경제의 엔진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자원과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에 힘쓰겠다.”며 ‘자원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강력한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토를로포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양국간 에너지 분야의 협력 강화를 특히 강조한 것도 이같은 ‘자원 외교’ 구상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라크나 우크라이나 유전 개발사업가 참여정부 때부터 진행돼 온 프로젝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미공화국과의 자원 협력은 사실상 이 대통령의 첫 ‘자원외교’ 성과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울러 북유럽의 에너지·자원 공급원으로 알려진 코미공화국과의 협력은 우리 정부가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니라 코미공화국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어서 유전 개발에 대한 타당성 검토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토를로포프 대통령은 친서에서 ▲우도르 셀룰로오스 제지 콤비나트 ▲트로이츠크 페초르 셀룰로오스 판지 콤비나트 ▲세레고보 암염 산지의 소금공장 ‘엑스트라’ 건설 프로젝트 ▲보르쿠르 시(市) 지역의 세이딘 열석탄 산지 개발 ▲우신 탄화건류 산지 개발 ▲우도르 지역의 편암 산지 개발 프로젝트 등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적시했다. 토를로포프 대통령은 특히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담은 투자유치요청서를 친서와 함께 전달, 한국 정부와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인수위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대통령의 친서와 투자유치요청서를 살펴본 뒤 상당한 기대감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새 정부에서 적극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닻오른 李정부

    닻오른 李정부

    25일 이명박 정부의 공식 출범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변화의 핵심은 ‘실용’과 ‘창의’로 압축된다. 소모적 논쟁보다는 생산적 협력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탈 여의도 정치’와 개혁·개방의 남북관계, 진일보한 4강 외교, 새로운 노사관계, 대운하 등 이명박 시대의 핵심 아이콘들이 가진 비전과 과제를 5차례에 걸쳐 진단해본다. ‘탈(脫) 여의도 정치’ 이명박 대통령이 누누이 강조해온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한마디로 압축한 표현이다. 기존 정치권과는 지나치게 가깝지도 않고,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따로, 또 같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당리당략과 정쟁에 몰두하는 ‘여의도식 정치’로는 더 이상 발전이 없는 만큼 무조건적인 비판과 발목잡기가 아니라 대화와 상생의 정치,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의 정치를 펴나가겠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기본 구상이다. ●변화와 실용 위해 여야 넘나든다 이 대통령은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하고, 변하지 않으면 도태한다고 믿고 있다. 변화의 최일선에 서야 할 주체이자, 가장 변화가 필요한 곳이 정치권이라고 역설했다. 변화를 주도해야 할 정치권이 최우선 변화 대상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치권이 국가의 발전 방향과 실천 대안을 만들어 제시하는 동시에 민생고를 덜어주고 희망을 주는 실용정치를 하자.”면서 소모적인 기존 정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기성 정치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변화와 실용을 통한 생산적 정치를 위해서라면 대화의 문을 활짝 열고 여야를 넘나드는 ‘광폭 정치’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역으로, 비생산적 논쟁이나 정략적 공방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상 조각’ 같은 극약 처방 우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여야가 정부조직 개편 협상 막바지에 이르렀던 지난 18일 각료 인선안을 발표하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정치권의 지지부진한 협상에 발목이 잡히다 보면 새 정부 출범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통합민주당은 “오만과 독선”이라고 강력 반발했고,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무슨 정치를 그렇게 하느냐.”는 불만이 쏟아졌다. 비록 결실을 얻어내긴 했지만 정부조직 개편 협상에서 ‘탈 여의도 정치’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이번 협상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둔 민주당측이 더이상 버티지 못했던 이유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같은 승부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사용했던 극단 처방이었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이 대통령이 이번 협상에서 보여준 극단적 승부수를 자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극약을 상비약처럼 쓴다면 그 결과는 뻔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치권과 대국민 소통 필요 그런 이유로 청와대의 정무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원만한 정치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비록 노 전 대통령이 폐지했던 청와대 정무수석과 총리실 특임장관을 되살리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수석과 장관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무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려면 이 대통령의 정치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현실 정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서 “정치가 안정되지 않고는 경제 살리기도 어려운데, 이를 위해서라도 여당은 물론 야당까지 동반자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민기획 대표도 “노무현 대통령이 실패했던 것은 자신을 지지하는 편향적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반대편에 대해선 철저하게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 이라며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하고, 대통령의 측근들도 단소리뿐 아니라 쓴소리까지 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남북관계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취임사에서 실용의 잣대로 남북관계를 풀겠다고 밝히면서 남북협력의 조건으로 북한의 핵포기와 개방을 거듭 촉구, 실용적 상호주의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추진한 햇볕정책 및 대북 포용정책과는 다른 노선을 택할 것임을 천명한 셈이다 ●‘남북관계도 경제적 관점으로’ 이 대통령은 ‘경제 대통령’답게 취임사를 통해 대외적으로 글로벌 외교, 자원외교 등을 내세웠다. 같은 맥락으로 남북관계도 생산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후보 시절부터 밝혀온 남북관계 구상인 ‘비핵·개방·3000구상’을 통해 북한 주민의 소득을 올려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접근하는 것이 동족을 위하는 길이고, 결국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서라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남북관계를 실용적으로 풀겠다는 것은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과 달리 남북관계를 철저히 경제논리로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비핵·개방·3000구상’은 북한이 핵폐기 결단을 내리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10년 후 북한 주민 소득이 3000달러에 이르도록 경제·교육·재정·인프라·복지 등 포괄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북핵 폐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당근’을 제시한 것이지만 대북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북핵문제와 남북관계를 철저히 연계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남북관계 연계 어떻게? 그러나 북핵 6자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담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도 답보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6자회담이 북·미관계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만큼 북·미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실종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핵문제 등에서 북한측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우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진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남북관계의 공은 북한 쪽에 넘어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허문영 실장은 “핵문제라는 국제적 이슈와 남북관계라는 민족적 이슈를 일치시켜 선후관계로 끌고갈 것이 아니라 구분론적 관점에서 병행해야 한다.”며 선(先) 비핵화, 중(中) 개방, 후(後) 3000달러 추진의 병행을 주문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북한이 ‘비핵·개방·3000구상’처럼 자신들의 변화를 전제로 한 남북협력방안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특히 북핵문제 진전이 더디거나 어려울 경우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어떤 반응 보일까? 이 대통령이 직접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힘에 따라 지난해 12월 대통령 당선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북한의 태도가 주목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이 대통령의 취임사를 살펴본 뒤 공식 입장을 밝히거나 3·1절 기념사까지 보고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4월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북 비료·식량 지원 관련 남북접촉에서 우리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가 대북정책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식량·비료는 인도적 지원인 만큼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이산가족·국군포로 문제 등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며 “남주홍 통일장관 후보자 등 외교안보라인이 국수주의 정책에만 치중할 경우 남북관계 경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취임] 중앙아시아 자원외교 본격 시동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미·일·중·러 등 4강 축하사절단과 함께 우즈베키스탄·몽골 대통령 등 자원외교와 관련이 깊은 나라들의 정상들이 상당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취임식을 계기로 자원외교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태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우리 경제의 엔진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자원과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에도 힘쓰겠다.”며 자원외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다양한 자원 확보를 위한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국가적 차원에서 돕겠다는 취지다. 이날 취임식에는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누르베르디예바 투르크메니스탄 국회의장, 슈키에프 카자흐스탄 부총리 등 석유·가스·광물 등 천연 자원이 풍부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대표단이 대거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4강 중 가장 자원외교와 밀접한 러시아에서는 서열 3위인 세르게이 미로노프 러시아 연방상원의장 대신 서열 2위인 빅토르 줍코프 연방총리가 참석, 이 대통령과 만나 양국 관계의 발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와 함께 엥흐바야르 남바르 몽골 대통령과 삼덱 훈센 캄보디아 총리, 무하마드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 등도 참석해 이 대통령과 만나는 등 자원외교 등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당초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셰이크 무하마드 두바이 국왕, 무하마드 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세자 등 중동지역 인사들은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한 외교 소식통은 “당초 초청했던 중동지역 인사들은 일정이 맞지 않아 불참한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중동 소사이티’ 설립 등을 통해 중동과도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오늘 취임] 새정부 성패가를 MB핵심 50인

    [이명박대통령 오늘 취임] 새정부 성패가를 MB핵심 50인

    이명박 정부가 임기 5년의 출발선에 섰다. 이 대통령을 도와 새 정부를 이끌 ‘이명박 사람들’의 윤곽도 이미 짜여졌다. 청와대·정부·한나라당과 외곽 측근 등 이 대통령의 핵심인사 50인의 손에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소영 S라인(고려대·소망교회·영남·서울시 출신)’에 ‘강부자(강남 부자)’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의 주축이 된 그들이 국가를 위해 얼마나 희생하고 열성을 다해 일하느냐가 이명박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靑 - 류우익 실장 국정 ‘컨트롤 타워’ 곽승준 기획등 경제살리기 중책 국무총리의 권한을 축소시킨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는 국정을 사실상 총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그 중심에는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에다, 노무현 정부 시절 분산됐던 정책실장 기능을 아우르고 경호처까지 관장하게 됨으로써 류 실장은 명실상부한 ‘원톱 포워드’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수석 중에는 국회원직을 포기하고 대통령 보좌에 나선 박재완 정무수석과 이주호 교육과학문화 수석의 활약이 관심이다. 새 정부의 정무 기능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박 수석이 얼마나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 수석은 영어 공교육과 대학입시 자율화 등 민감한 사안을 떠맡고 있다. 대선 전부터 이명박 캠프의 정책을 챙긴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이명박 정부의 경제노선을 책임진 김중수 경제수석 등이 ‘경제 살리기’ 과제를 어떻게 현실화시킬지도 관심이다. 한·미관계 복원과 대북 상호주의 추진이라는 무거운 짐을 한 몸에 진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의 행보에도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다. 언론친화 노선을 표방한 이동관 대변인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비서관 중에서는 이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김백준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살림살이를 맡는다. 특히 이 당선인이 각별히 신임하는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기획조정비서관이라는 자리는 이전 정부 국정상황실장에 해당하는 요직으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게 된다. ‘대운하 전도사’인 추부길 홍보기획비서관의 역할도 관심이다. 그의 ‘드라이브’에 따라 한반도 대운하의 명운이 좌우될 전망이다. 교수 출신인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이 얼마나 창의적인 대외전략 구상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MBC기자 출신의 김은혜 1부대변인과 이명박 정부의 언론친화 노선에 따라 총선 출마라는 영광의 길을 접고 궂은 일을 도맡게 된 배용수 2부대변인(춘추관장)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政 - 한승수 총리 후보자 ‘내각 지휘’ 강만수 재정등 막강 ‘경제라인’ 새 정부를 일선에서 이끌어 나갈 국무총리와 초대 각료는 공직과 민간에서 일가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 인사들로 대부분 포진돼 있다. 특히 초대 각료 후보자들은 과거 정부 장·차관부터 전국경제인연합 부회장, 시민단체 대표 등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내각 지휘자’인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각 부처를 조율·조정하는 역할뿐 아니라 ‘자원외교’ 등 국익 우선의 글로벌 외교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 특히 ‘자원외교’는 이 대통령이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 핵심 프로젝트라고 믿고 있다. 한 후보자가 초대 총리로 낙점된 것도 외교부장관·주미대사·유엔 총회 의장·유엔 기후변화 특사 등을 거친 글로벌 외교 역량을 인정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초대 내각의 ‘경제라인’은 강만수 기획재정·이윤호 지식경제·정운천 농수산식품·정종환 국토해양 장관 후보자 등으로 구성됐다. 강 기획재정 및 정 국토해양 장관 후보자는 공직에서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이고, 이 지식경제장관 후보자는 민간경제연구원 출신으로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지낸 인사다. 정운천 농수산식품장관 후보자는 최고경영자 출신이다. 경제라인이 공직 출신 2인과 민간 출신 2인으로 구성된 셈이다. 이는 시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을 담고 있는 것이다. 외교·안보 라인은 유명환 외교·남주홍 통일·이상희 국방 장관 후보자 등으로 구성됐다. 유·이 후보자는 각각 외교부와 군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다. 외교·안보라인은 ‘안정’을 우선시했다는 평가다. 남 후보자는 학자 출신으로 지난 10년간 햇볕정책을 일관되게 비판해 온 대표적 보수논객이었다는 점에서 ‘보수 편향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각각 내정된 원세훈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유인촌 전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임시절에 신임을 얻은 인사들이다. 특히 유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거리유세 사회자로 전국을 누비며 ‘이명박 전도사’로 나선 바 있다. 교육·사회 라인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김경한 법무·이영희 노동·김성이 보건복지가족·박은경 환경 장관 후보자로 구성됐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黨 - 이상득부의장·박희태의원 ‘좌장’ 이방호 사무총장 총선 총괄지휘 한나라당은 10년간의 ‘불임 정당’에서 명실상부한 집권 여당으로 위상이 격상된다. 여당으로서 당정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각종 정책을 생산, 조율하게 된다. 이번 정부조직법 협상에서 보여주듯 아직은 미숙한 여당의 모습을 벗고 야당과 함께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다. 우선 당에서는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박희태 의원이 좌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두 사람은 경선 과정부터 막후 협상과 조정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며 당과 이 대통령의 위기의 순간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친형인 이 부의장은 동생 이 대통령을 위해 보이지 않은 곳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왔다.‘이명박 시대’에도 이 부의장의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이며 동생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당 분란을 책임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최측근 이재오 의원은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리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우선 4·9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는 한나라당의 총선을 총괄지휘할 이방호 사무총장의 어깨도 무겁다. 이 총장은 공천심사부터 총선에 이르기까지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며 한나라당이 원내 제1당의 위치를 확보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았다. 소장파 핵심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정두언·임태희·주호영·박형준·정종복 의원의 활약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들은 핵심 실무를 도맡으며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이들은 ‘이명박 직계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外 - 최시중·이경숙·윤진식·천신일 등 아직 타이틀 없지만 든든한 지원군 이명박 정부에서 아직 타이틀을 얻지는 못했지만 주목해야 할 인사들이 있다.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 천신일 고대 교우회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그들이다. 최 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핵심원로 모임인 ‘6인회의’에 참여한 측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중요한 직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회장은 국가정보원장에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 새 정부에서 신설될 대통령 직속의 방송통신위원장 기용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는 천 회장은 최 전 회장과 이상득 국회부의장,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등과 원로그룹을 형성하며 이 대통령에게 조언과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인수위원장은 한때 초대 국무총리로 검토될 정도로 이 대통령이 비중있게 생각하는 카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오늘 취임] 국익이 정의…변화·실용의 시대 열렸다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국민의 압도적 지지 속에 최다 표차(531만 7708표)로 ‘10년만의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건국 60년을 맞아 진보·보수의 이념 대결을 넘어 새로운 ‘실용주의 시대’,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선진화 시대’의 개막을 주도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성장이 우선… ‘열매´는 서민들에게 이 대통령은 시장경제에 기초한 선진일류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잘 사는 국민·따뜻한 사회·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다. 새 정부는 이를 위한 실천전략으로 경제살리기와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적 정신에 근거한 ‘신(新) 발전체제’와 활기찬 시장경제·인재대국·글로벌 코리아·능동적 복지·섬기는 정부의 5대 국정지표를 제시했다. 새 정부의 국정철학 전반을 관통하는 최대 화두는 ‘변화’와 ‘실용’이다. 헌정 사상 첫 ‘CEO(최고경영자) 출신 대통령’답게 최우선 국정과제인 경제살리기를 위해 변화와 실용에 국정운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과거 성장의 시대와는 달리 성장의 파이가 서민들에게까지 골고루 돌아가는 새로운 개념의 시장경제를 구현해 모두가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국가의 명운을 가늠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자원외교’로 상징화된 ‘국익 우선’의 글로벌 외교를 펼쳐 경제 도약의 발판을 삼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융·산업 분리제도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경제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완화함으로써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국제경제 위기 돌파·원내 과반 획득 우선 과제 이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내건 ‘선진 일류국가’ 실현을 위해서는 날로 악화되는 국제 경제 여건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최대의 과제다. 국제 경제 환경은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인한 국제 금융시장 경색과 국제 유가 폭등, 환율 불안 등으로 악화일로는 걷고 있다. 매년 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공약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경제살리기 성공 여부에 따라 이 당선인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할 수도, 하락행진을 할 수도 있음을 방증해주는 대목이다. 대립과 반목을 상징하는 ‘여의도 정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과제다. 정부조직 개편 협상과정에서 보여준 ‘탈(脫)여의도’ 정치실험은 현실 정치의 높은 벽에 부딪혔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오는 4월 총선을 통해 여당인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치솟는 물가, 노사 불안 우려한다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2003년에는 320건이었던 노사분규가 지난해에는 115건으로 줄었다. 불법분규도 29건에서 17건으로 떨어졌다. 참여정부가 ‘친노동자’였다기보다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사재기가 극성을 부릴 정도로 물가 비상이다.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은 20%를 웃돌고 원재료 물가는 무려 45.1%나 뛰었다. 이명박 당선인이 어제 각료 내정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민생 물가대책을 세워달라.”고 당부할 만큼 물가 압력이 서민가계를 짓누르고 있다. 우리는 물가 폭등이 가계를 뛰어넘어 산업현장에서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하지나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노조로서는 임단협 때 물가 상승률 이상의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명박정부는 민주노총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노총이 집중 임투에 나선다면 올해 노사관계는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다. 물가 불안에 따른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떼법’이나 ‘정서법’으로 매도하지도 못한다. 한국경제는 국제 원자재발(發) 인플레 기대심리가 물가 앙등-높은 인금인상 요구-원가 상승-물가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된다. 뻔히 예견되는 이같은 파국 시나리오를 막으려면 차기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물가와의 일대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자원외교를 강화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유통시장 혁신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특히 정부와 기업들은 노조의 과도한 임투로 산업현장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지금부터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이명박정부의 노사정책은 벌써 시험대에 올랐다. 그리고 그 해답은 물가 안정이다.
  • [사설] 이명박정부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

    한국경제가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이명박정부 출범을 앞두고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고 물가가 치솟는가 하면, 소비증가세가 둔화되고 고용사정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치솟는 물가는 한국경제의 숨통을 옥죄고 있다. 지난 1년간 50%나 오른 국제 밀 시세는 최근 한달 사이 무려 90% 이상 폭등했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라면 등 생필품가격이 오르면서 사재기와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국제 원유가격은 또다시 사상 최고가 행진이다. 철강 등 국제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우리의 수출주력상품인 조선과 자동차 등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인플레 쓰나미’로 불리는 최근의 물가 상승압력이 우리로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점에 있다. 원자재와 에너지, 곡물의 자급률이 극히 낮은 우리 경제구조로서는 외부 충격시 완충역할을 담당할 방파제가 없다. 지난해에는 원화값 상승이 수입물가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했지만 올 들어 환율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수입물가 상승은 곧바로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로 파급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경기의 하강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콜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인플레 기대심리 때문이다. 이명박정부는 성장잠재력 회복과 물가안정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대외 여건이 우호적이거나 최소한 중립적이라면 바람직한 목표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 부진 속에 전방위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새 정부가 물가 안정에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을 권고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은 차기정부가 표방한 ‘자원외교’를 능동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물가 고삐를 못 잡는 성장은 사상누각이다.
  • [李정부 첫내각 발표] 5000명서 장관 15명 골랐다

    [李정부 첫내각 발표] 5000명서 장관 15명 골랐다

    18일 새 정부의 조각 명단이 발표되기까지 무대 뒤에서는 이명박 당선인의 숱한 고심과 여러 변수에 따른 예측불허의 반전이 거듭됐다. 이 당선인은 정부 몸집을 줄이는 대신 효율과 실용으로 내실을 다지는 ‘강소(强小)형 내각´을 구상했다. 그리고 그 비전을 ‘경제´ ‘실용´‘한·미동맹 강화’‘대북 상호주의 적용´ 등의 색깔로 구체화하려 했다. 이런 기조는 결국 상당부분 관철됐으나, 지역·학교·여성 안배 여론과 도덕성 검증 과정에서 일부 수정을 겪어야 했다. ●어 전 총장, 재산 흠결로 낙마 내정이 기정사실화됐다가 막판에 뒤집힌 교육부장관의 사례는 이번 인선의 난이도를 짐작케 한다. 교육부장관 1순위로 꼽혀온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은 막판에 재산 형성과정에서의 흠결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낙마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어 전 총장은 참여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각료 후보로 거론됐지만 검증 과정에서 번번이 탈락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본지는 어 전 총장이 장관 내정자로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을 때 이미 낙마 가능성을 예고했었다(서울신문 2월15일자 보도). 결과적으로 ‘거북이 인사스타일’의 이 당선인이 조각을 마무리하기까지는 두 달 가량의 긴 ‘숙성기간’이 소요됐다. 정두언 의원과 유우익 서울대 교수, 박영준씨 등 이 당선인의 최측근들은 대선 이튿날인 지난해 12월20일부터 조각 작업에 돌입했고, 지난달 2일부터는 검증작업에 들어갔다. ●이 당선인이 직접 후보 면접 당초 인사 스크린 대상에 올랐던 인물은 무려 5000여명으로, 검증팀은 중앙인사위원회와 청와대 인사 데이터베이스를 일일이 훑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정밀검증을 위한 개인정보열람동의서 발부 대상에 오른 인사는 고작 90명 정도에 불과했을 정도로 인재를 구하는 작업은 지난했다. 인선팀은 이들을 상대로 본인은 물론 친인척의 부동산 투기 의혹, 병역기피 의혹 등까지 조사하며 철저한 검증을 벌였다. 정밀검증 실무팀에는 국세청과 경찰청, 금융감독원 직원들도 8∼10명이 파견돼 ‘잠복근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선팀은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이나 롯데호텔 콘퍼런스 룸에서 철통보안 속에 비밀작업을 진행했다. 이 당선인도 수시로 인선팀 회의에 참석하는 한편 지난 13일까지 각료 후보들을 직접 만나 면접을 봤다. 면접에서는 국정철학 등과 관련, 1∼2시간의 심층토론이 이뤄졌다고 한다. ●‘고소영 논란’ 피하려 고심 이 당선인은 청와대 수석 인선에서 이른바 ‘고소영 논란(고려대·소망교회·영남 편중인사)’을 빚자 각료 인선에서는 이를 불식시키는 데 역점을 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A부처 장관의 경우 애초 영남 출신 인사를 발탁하려 했다가 뒤늦게 충청 출신 인사로 교체하기도 했다. 검증과정에서도 반전이 일었다.B부처 장관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모 인사는 음주운전 경력이 문제가 됐고,C부처 장관 후보였던 모 인사는 재산 문제로 본인이 극구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의 백미는 산업자원부(새 정부의 지식경제부) 장관에 경제단체인 전경련 출신을 최초로 발탁한 것이다. 이 하나의 인사가 기업친화적인 이명박 내각의 색깔을 대변한다는 평가도 있다. ●환경부 장관은 처음부터 여성 물색 환경부 장관의 경우 애초부터 ‘여성 몫’으로 분류하고 적임자를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임장관 몫 국무위원은 당초 정무와 자원외교 담당 몫으로 신설됐으나 도중에 정무 및 대북업무 담당으로 성격이 조정된 뒤 결국 대북업무와 여성 몫으로 최종 낙점됐다. 여기엔 통합민주당과의 추후 협상에서 통일부와 여성가족부 부활을 대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대북업무를 맡게 될 국무위원에 6·15남북공동선언을 대남 공작문서에 비유할 정도로 보수색채가 강한 남주홍 경기대 교수를 통일부 장관 몫 국무위원에 내정한데 대해 일각에선 정부의 대북정책이 예상보다 강경 노선을 걷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광삼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쿠르드족과 올리브/구본영 논설위원

    “쿠르드족에게는 친구가 없고 산(山)만 있다.” ‘중동의 집시’인 쿠르드족의 오랜 속담이다. 이들은 터키·이라크·이란 등 중동의 험준한 산악지방과 구소련 등 유럽 일원에 흩어져 살고 있다. 속담에는 거주국에서 홀대받고 강대국에도 버림받은 유랑 민족의 자조가 배어 있는 셈이다. 사실 쿠르드족은 여태껏 돌아갈 제 나라가 없는 민족이다. 부평초처럼 한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떠도는 민족의 대명사는 보헤미안으로도 불리는 집시족이다. 하지만 집시는 많아야 400만명도 안 되지만 쿠르드족은 총인구가 2500만명에 육박하는 최대 유랑 민족이다. 독특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쿠드르족이건만, 역사는 수난사 그 자체다. 지난 1988년 이라크의 후세인 전 대통령이 자행한 쿠르드족 ‘인종 청소’가 대표적 사례다. 이란과의 전쟁을 치른 후세인이 쿠르드족의 독립 움직임이나 이란과의 연대 가능성이란 화근을 제거하기 위해서 신경가스로 공격해 5000명을 몰살한 것이다. 인구의 20%를 점하지만, 자치권 문제로 터키 정부에는 여전히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그런 쿠르드족, 특히 이라크의 쿠르드자치구 주민들에게 서광이 비치고 있다. 쿠르드족 인구가 밀집된 이라크 북부 모술과 키르쿠크 등지에서 유전 개발경쟁이 불붙으면서다. 한국석유공사와 쌍용건설 등이 참여하는 한국 컨소시엄도 그제 쿠르드 자치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자치구내 4개 유전 개발과 사회간접자본 건설을 패키지로 추진하는 내용이다. 이는 자원외교에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와 전후 경제재건과 자치기반 확대가 과제인 쿠르드 자치정부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게다. 물론 쿠르드족의 ‘향후 행보’를 경계하는 이라크 중앙정부의 반발 등 아직 변수는 많다. 하지만 자이툰은 아랍어로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를 뜻한다지 않는가. 논란 많았던 이라크 파병이었지만, 아르빌에서 흘린 자이툰부대의 땀방울이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석유를 확보하고, 오랜 세월 척박한 삶을 일궈온 쿠르드족도 올리브 나무와 같은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윈-윈형 협력이 되기를 빌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에너지 공급선 러시아 부상

    중동에 편중됐던 에너지 공급선이 최근 들어 부쩍 다양해지는 추세다. 특히 러시아는 핵심 공급처로 급부상했다. 참여정부와 선을 긋는 이명박정부가 이례적으로 자원외교만은 그대로 이어받는 분위기여서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는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15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민간기업 포함)가 확보한 해외 생산유전은 지난해 말 현재 17개국 34개다. 올 들어 새로 확보한 멕시코만 유전과 콩고 엠분디 유전은 각각 남미와 아프리카에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수입한 원유 양은 총 8억 7000만배럴. 이 가운데 중동에서 수입한 물량이 7억배럴이다. 의존도가 80%를 넘는다. 동남아(1억 3000만배럴) 물량까지 합하면 95.4%나 된다. 석유공사측은 “과거에는 석유를 단순 경제논리에 입각해 ‘상품’으로 사고팔았지만 지금은 ‘전략자산’으로 여기면서 자원 민족주의가 강화돼 (유전시장)신규 진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중동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아프리카, 남미 등의 생산광구를 잇달아 확보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외환위기 때 팔아버린 이집트 칼다 광구에 대한 ‘통한의 후회’가 갈수록 커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나마 이집트의 악수를 벌충한 것은 러시아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러시아에서 들여온 원유는 총 3812만 9000배럴. 전년(1397만 3000배럴)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늘었다. 중동권을 제외하면 호주(3910만 1000배럴)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도 올해 처음 우리나라로 들어온다.20년 장기계약에 따른 1차 수입분 150만t이다. 석유공사가 주축이 된 한국컨소시엄이 러시아 서캄차카 해상광구를 공동 개발하고 있어 러시아산 원유 및 가스 도입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라크서 유전개발·재건공사 ‘대박’

    이라크서 유전개발·재건공사 ‘대박’

    우리나라가 이라크 쿠르드 지역의 대형유전 탐사권과 도시 재건공사를 동시에 따냈다. 유전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연계한 패키지형 자원개발이다. 그러나 원유 매장량이 확인되지 않은 탐사광구인 데다 이라크 중앙정부와의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샴페인을 터트리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한국석유공사를 주축으로 한 자원 컨소시엄과 쌍용건설을 주축으로 한 건설 컨소시엄은 1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방한 중인 니제르반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와 이같은 내용의 자원개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쿠르드 집착 왜? 이번에 MOU를 맺은 광구는 K5 등 총 4개다. 모두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에 있다. 지난해 본계약을 맺었다가 ‘말썽’이 난 바지안 광구도 쿠르드 관할이다. 추가 확보한 4개 광구의 총 매장량은 10억∼20억배럴로 추산된다. 우리나라가 1∼2년 쓸 수 있는 물량이다. 그러나 쿠르드 석유 매장량은 이라크 전체 확인 매장량의 3%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이라크 중앙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쿠르드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세계 석유메이저의 관심이 덜해 유전 확보가 상대적으로 쉬운 데다 재건사업을 챙길 수 있다는 이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본격 개발이 예상되는 이라크 남부 핵심 유전지대는 미국 등 메이저 석유사들이 오래 전부터 눈독을 들여 왔다.‘자원개발 초보자’인 우리나라가 이 틈을 비집고 지분을 따낼 공산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차라리 탐사단계이지만 최대 100억배럴 매장이 추정되는 쿠르드를 현실적 대안으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자이툰부대의 주둔지도 쿠르드 아르빌이어서 재건공사를 연계시키기도 유리했다는 뒷얘기다. 쌍용건설, 두산건설 등 5개 건설사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은 총 10조원에 이르는 쿠르드지역 재건사업을 맡게 된다. 당장 다음달부터 실사를 거쳐 이라크 자코∼아르빌∼술래이마니아를 잇는 길이 450㎞ 4차선 고속도로 공사(공사비 2조원)에 들어간다. 이어 상하수도, 전력, 석유화학 플랜트, 병원, 학교 등을 차례로 짓는다. ●‘MB 자원외교’ 과시에 속타는 SK 이번 MOU는 ‘MB(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자원외교’의 첫 결실로 꼽힌다. 하지만 ‘SK 수출중단 사태’를 둘러싸고 이라크 중앙정부와의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이 당선인이 쿠르드 총리를 면담하며 떠들썩한 홍보에 나선 것은 다소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SK 등의)기존 계약은 그대로 인정하고 앞으로 새로 맺는 계약은 중앙정부의 승인을 거친다는 쪽으로 협상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으나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털어 놓았다. 바르자니 총리는 MOU 체결 뒤 한국 기자들과 만나 “쿠르드 지역 광구 분양은 이라크 헌법에 따른 합헌적 조치”라며 “귀국하는 대로 중앙정부와 만나 바지안 사태의 조속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는 MOU라는 점, 이라크 중앙정부를 의식해서라고는 하지만 4개 광구와 자원 컨소시엄 참여기업 이름을 한사코 쉬쉬 하는 점 등을 들어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김성곤 안미현 김효섭기자 hyun@seoul.co.kr
  • 李 “쿠르드 유전개발 韓國참여 확대를”

    李 “쿠르드 유전개발 韓國참여 확대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와 만나 우리 기업의 이라크 쿠르드 지역 유전개발 참여 확대를 요청했다. 이날 면담은 바르자니 총리가 한국석유공사 등과 쿠르드 유전개발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앞서 이뤄져 이 당선인이 강조한 자원외교의 첫 성과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가 쿠르드 정부의 독자 유전개발에 반발해 한국측에 원유 수출을 중단한 바 있어 이라크와의 외교마찰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이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바르자니 총리를 접견하며 “그 지역에는 석유자원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해서 필요한 석유유전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한국기업들에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건설 사장 시절 중동건설에 앞장선 이 당선인은 “내가 그 지역에 오래 전에 가봤던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히 그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르자니 총리는 “쿠르드 지방정부로서는 한국기업에 우선권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국은 우리 에너지, 석유가 필요한 반면, 쿠르드 지방정부로서는 한국의 풍부한 경험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15일에는 무하마드 알 사이바니 두바이 투자공사 사장을 만나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 두바이 지도자 겸 아랍에미리트(UAE) 총리의 친서를 전달받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MB의 제2코드, 문화 실용주의?

    MB의 제2코드, 문화 실용주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31일 국립중앙박물관 내 한 음식점에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만나 새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0년 만의 정권교체로 문화예술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가늠하는 자리였다는 분석이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문화연대 등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주류로 부상한 단체의 인사들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석좌교수 등 원로급 인사들만 참석했다. 이 당선인은 인사말에서 “우리 사회가 너무 분열돼서 봉합을 하는 게 제일 급한 것 같다.”면서 “너무 많은 곳이 찢어지고 흩어져서 걱정스러운 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한국민의 장점을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문화예술계에서 진행된 이념적 코드에 따른 분할과 갈등을 지적한 대목이다. 이날 사회를 본 유인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은 “예총회장, 민예총 회장은 오시지 않았다.”면서 “각 분야의 선생을 모시는 것을 원칙으로 가장 자유롭게 활동하는 원로들을 모셨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인은 임기 내내 정책적 노력을 계속할 것임을 강조하면서 “향후 5년을 태평성대로 만들려면 문화예술이 가장 꽃피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에 일주일 내내 있지 않고 금요일 오후가 되면 나와서 살다가 일요일 밤늦게 들어가려고 한다.”면서 “1년에 한번씩은 (문화예술인들과)볼 것이고, 중간점검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강숙 한예종 석좌교수는 “예술을 모르는 사람이 예술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횡포가 있다.”며 예술계에도 자율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이 당선인이 5년 후 퇴임할 때 2만원씩 걷어 ‘소주 파티’를 열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문화예술계 원로들과의 만남에 앞서 이 당선인은 오전 알 타이피 이집트 대사를 비롯한 주한 아랍지역 공관장 13명을 만났다. 이 당선인은 “우리나라가 아랍국가들과 경제적으로 관계가 많으면서도 외교적으로는 그만큼 깊은 관계를 갖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새 정부에서는 중동의 국가 최고지도자들과 서로 자주 방문하면서 외교관계를 돈독히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랍지역은 자원외교의 주요 파트너이자, 오일 달러를 보유한 ‘큰 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아랍 국가들의 안정적 에너지자원 공급과 건설플랜트 수주가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면서 “협력분야가 IT, 관광, 문화, 인력연수 등 다른 분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와 상담 중인 우리나라의 T-50 고등 훈련기 수출과 관련,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특별히 배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당선인은 한국과 아랍지역의 인적교류와 경제협력을 추진할 민·관합동 단체인 ‘중동 소사이어티’의 설립을 강력히 추진해 오고 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외교부 마이너팀이 뜬다

    ‘외교통상부 마이너팀 뜨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에너지 외교’ 극대화를 강조한 데 이어 ‘자원외교형’ 한승수 국무총리가 지명되자 외교부내 에너지·자원외교와 관련이 깊은 지역국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아프리카중동국과 중남미국, 유럽국 등이 주인공으로, 그동안 북미국이나 북핵 관련 부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 ‘마이너’로 여겨졌으나 새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자원외교 강화로 기지개를 켜게 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9일 “새 정부에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자원정상외교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동 및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을 담당하고 있는 지역국들의 역할도 확대될 것”이라며 “그동안 치중해 온 4강 외교를 뛰어넘어 국력에 걸맞게 외교활동 범위를 넓힌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 총리 지명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동뿐 아니라 아프리카·러시아 등으로까지 자원외교를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아중동국과 유럽국, 중남미국 등은 벌써부터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는 후문이다. 이달 초 대통령직 인수위측에 에너지·자원외교 관련 현황을 제출한 뒤 이 당선인의 취임 후 첫 방문국을 검토하는 등 구체적 방안 마련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중동국은 올 상반기 중 중동지역 20여개 국이 참가하는 민·관 합동 네트워크인 ‘중동 소사이어티’를 발족하는 데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한승수 총리 지명] 관료가 본 韓 지명자

    “합리적이고 온화하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쳐요. 업무성과가 별로라고 일각에서 얘기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한승수 총리 지명자와 같이 일했던 경제부처의 공무원들이 말하는 한 지명자의 업무 스타일은 한마디로 ‘합리’다. 부드럽게 일처리를 한다는 것. 그의 이런 점은 ‘불도저’로 불리는 이명박 당선인과 잘 맞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서로가 훌륭한 ‘보완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 지명자가 상공부 장관 시절 함께 일한 산자부의 한 간부는 “현안이 생기면 빠르게 정면 돌파하기보다는 한 걸음씩 단계를 밟아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재경부의 간부는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기보다는 아랫사람에게 위임하고 자신은 큰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일처리를 하며 쓸데없는 지시를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다 보니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한 지명자의 장관 시절, 해외출장을 여러 차례 수행했다는 산자부의 한 간부는 “영어에 능통해 대외연설 원고를 즉석에서 직접 수정하곤 했다.”면서 “해외 순방이 끝나면 실무자들을 불러 금일봉과 양주 한 병을 주며 ‘수고했다.’고 격려해 인기가 좋았다.”고 회고했다. 한편 총리실은 ‘자원외교형 총리’로서는 적임자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위상이 다소 추락하는 상황인 만큼 ‘실세’ 총리가 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실망하는 표정도 있다. 부처종합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한승수 총리 지명] “당선인 연락받고 1시간반 대화”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승수 총리지명자는 28일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한 대외활동뿐만 아니라 총리의 대내적 역할을 강조했다. 총리 위상 축소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경험과 ‘경제통’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겠다는 포부다. 한 지명자는 이날 오전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이 당선인과 나란히 입장했다. 이미 이 당선인과 상당한 교감이 있었던 듯 기자회견 내내 서로 미소를 교환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음은 한 지명자의 일문일답. ▶새 총리의 위상과 역할 및 자원외교 복안은.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전세계를 누비며 자원외교를 했다. 당선인도 대통령이 된 후 활동하겠지만 열심히 해서 자원문제를 풀어나가겠다. 또 우리는 좋은 인적자원을 갖고 있다. 이를 해외에 알리면서 우리나라 위상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국보위 전력과 외환위기 책임론 등 과거 전력 논란이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때 충분한 설명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당시 우리 경제는 아주 어려웠다.60년대 이후 처음 -3.9%성장률 기록에 물가는 30%이상 상승했다. 당시 학자적 양심으로 안 갈 수도 있었으나 국가 위기를 풀기 위해 갔다. 그 후 입법의원 만들어졌을 때 서울대로 돌아가 5공화국 7년 동안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계 금융시장이 굉장히 어려운 처지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어려워도 잘사는 나라가 있다. 확신하는데 민간부문에서 혁혁한 업적을 세운 이 당선인이 대통령되면 경험을 활용해 밖은 어려워도 경제를 일으키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텐가. -1993년 3월 1차 북핵 위기때 주미대사로 재직하면서 제네바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현장에서 협상과정을 지켜봤다.2차 핵위기가 아직 해결 안 됐지만 6자 회담과 함께 앞으로 더 진전이 있어 잘 해결되길 바란다. ▶총리 내정 통보는 언제 받았나. -24일 이 당선인으로부터 직접 연락 받았고 1시간30분 동안 점심 식사를 하며 국정철학에 대한 말씀을 듣고 뜻이 좋아 이 쪽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당선인과의 인연은. -과거 이 당선인과 일한 적이 한번도 없다. 총리로 지명된 것에 저도 굉장히 놀라고 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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