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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생산 1.5% 반등했지만… 투자·소비↓

    산업생산 1.5% 반등했지만… 투자·소비↓

    소매판매 전월보다 1.0% 감소 경기 선행지수 3개월 연속 하락생산의 반등이 중요한가, 설비투자와 소비의 감소가 중요한가.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제지표도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8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지수가 3월보다 1.5% 증가했다. 두 달 연속 이어지던 감소세에 뒤이은 반등인 데다 2016년 11월(1.6%) 이후 1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광공업(3.4%)과 건설업(4.4%)이 반등을 이끌었다. 반면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0% 줄었다. 소비는 올 1∼3월 3개월 연속 증가했던 기저효과에 더해 평년 대비 2배 수준인 강우량 등으로 의복 소비가 8.4%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투자동향을 보여 주는 설비투자는 3월(-7.8%)에 이어 4월에도 3.3% 줄었다. 정밀기기 등 기계류(2.1%) 투자는 늘었지만 항공기 등 운송장비(-17.4%) 투자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은 전체적으론 보합이었지만 도소매업이 2.1% 줄었다. 2013년 12월(-2.5%)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자영업자나 소상인이 많은 숙박·음식점업 역시 0.8% 감소했다. 이 업종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생산이 줄다가 올해 3월 5.0% 증가로 전환했으나 깜짝 반등에 그쳤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5%였다. 지난 3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70.3%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논쟁까지 불거졌지만 4월에는 전월 대비 2.2% 포인트 올랐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선 전반적으로 지표들이 개선됐다고 평가하지만 우려스러운 대목도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 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특히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개월 연속 하락세인 데다 하락폭 역시 2개월 연속 0.4포인트 하락했던 2016년 1~2월 이후 가장 크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2018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 내놨던 올해 성장률과 같은 수준이다. KDI는 수출 증가세는 유지되겠지만 내수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수요 에세이] 경제의 심리적 분위기를 중시하라/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경제의 심리적 분위기를 중시하라/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식품부 장관

    아마존에 있는 나비 한 마리의 작은 날갯짓이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몰고 온다는 말이 있다. 소위 나비효과다. 일반적으로는 미세한 사건 하나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커다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아침 식사 중 부부간의 일상적인 대화에서 상대의 마음을 조금 거슬리게 하는 표현이 있었다고 하자. 이 때 슬쩍 참고 지나가면 곧 잊히고 다른 일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언짢은 반응을 보여 한마디 하게 되면 말다툼이 되고,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큰 싸움으로 진전될 수도 있다. 그리고 출근한 사람은 하루 종일 일을 지속적으로 그르칠 수 있다. 인간관계는 서로 얽혀 있어 모든 일에 이런 심리적 나비효과가 상존한다. 인간의 행동은 생각에 따라 변하므로 생각의 흐름에 따라 사태의 흐름이 변하게 된다. 이 생각을 부채질하는 것이 감정이다. 물건값이 오르리라고 생각하면 수요가 는다. 가격이 떨어지리라 생각하면 공급이 는다. 경제학에서의 가격은 합리적인 수요와 공급의 만남에서 이루어진다. 현실 시장에서의 가격은 감성적인 수요와 공급의 싸움에서 이루어진다. 여기에 감성이 더해질수록 싸움은 증폭된다. 감성은 이성보다 폭발력이 크다. 건실한 은행이라도 부실 악소문이 퍼지면 인출을 요구하는 예금자들이 몰려 도산될 수 있다. 두 나라 간의 전쟁도 사소한 충돌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정부와 공직자는 말과 행동을 늘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금리정책 책임자의 말 한마디가 금융시장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직자들은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해야 한다. 경제는 기초 여건이 중요하지만, 현실에서는 시장의 심리적 분위기가 경제활동의 흐름을 좌지우지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시장 분위기에 유난히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사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들은 시장에 충격적인 경우가 많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원전건설 중단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의견도 내고 우려도 표시했다. 대부분 과격성을 완화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귀담아듣지 않는 것 같다. 이제 부작용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는데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비정규직의 100% 정규직화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아 지연되었는데, 대통령의 재강조로 조정 가능성이 어렵게 되었다.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이 자영업과 중소기업에 커다란 멍에가 되고 취업에 장애를 주는데도 장하성 정책실장은 고용 감소 효과는 없다고 주장한다. 얼마 전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현 경제상황이 ‘경기 침체의 초입’이라고 우려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월별 통계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신경 쓸 것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부의장이 ‘내각과 청와대 경제팀이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현 정부는 우리 사회의 기울어진 판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그런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정책들에서 친노동 반기업 색채가 강하다. 기업은 기가 죽어 열심히 사업할 의지가 약해지고, 공무원도 소극적이고 더욱 보신적이 되었다.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기업들은 동남아나 인도 등으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실시간 정보교환으로 제품과 재료의 가격이 동일해지고 있다. 따라서 결국 인건비와 물류비 차이로 경쟁한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류비를 줄일 수 있는 시장 가까운 곳이나 인건비가 싼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 지금 베트남 제조의 50% 정도를 한국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생산성을 감안할 경우 미국이나 일본의 인건비보다 우리가 비싸다고 한다. 기업들은 나갈 수밖에 없다. 우리 산업의 공동화와 노쇠화가 우려된다. 정부와 공직자들은 기업에 힘을 실어 주고 시장분위기를 살리는 일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경제는 심리다. 더불어 잘못된 정책들은 절망의 토네이도가 되기 전에 조정되어야 한다
  • 기대 못 미친 ‘일자리 총력전’… 물음표 남긴 소득주도성장

    기대 못 미친 ‘일자리 총력전’… 물음표 남긴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성장 약화·기업 부담” 비판 속 “장기적 구조조정 효과” 목소리 “남북 경협이 새 동력” 기대감도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바로 일자리였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1년 동안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집권 2년차를 맞는 올해 2년 연속 3%대 경제성장과 12년 만의 국민소득(GNI) 3만 달러 진입 등이 점쳐지고 있지만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자리 문제에서 가장 큰 쟁점은 최저임금 인상(16.4%)이었다. 올 7월부터 대기업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것도 변수다. 일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근로시간 단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서비스업 취업자가 지난해 12월 3만 6000명 이후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치거나 감소하면서 다양한 논쟁이 현재진행형이다. 한홍열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 밝혔듯이 “역사가 오래된 정치적 현안이고, 어떤 분석 결과가 나와도 의견이 갈리게 돼 있다”고 꼬집을 정도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아 부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최저임금 인상이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일자리를 줄이고 노동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갖는 구조조정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세은(충남대 경제학과)·한홍열(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조차 줄 수 없을 정도의 한계 기업이라면 과감히 정리하고 혁신 기업 자원을 더 배분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은 올리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장기적 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인 소득주도 및 혁신성장 정책도 풍향계다. ‘공정과 상생’의 신(新)경제 패러다임과 혁신 성장을 접목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으로 이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진전된 경제민주화를 토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최저임금 인상 여부를 뛰어넘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상상력을 위한 기폭제가 돼야 한다는 주문과 같은 맥락이다. 조영철(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전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은 “가계소득이 늘어 소비 증가로 이어져야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면서 “저출산·고령화라는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회서비스 쪽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집권 2년차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과 에너지산업 등을 중심으로 남북 경협이 확대될 경우 자연스레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집권 1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1년간 경제 성적표는 어느 수준일까.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 총론과 방향성에서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세부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 등 분야에선 냉정한 평가도 많았다. 당장 보이는 성적표도 중요하지만 집권 5년 동안의 청사진 속에서 지속적·구조적 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8일 서울신문이 10명의 경제학자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8명이 “성적으로 치면 B학점”(B+ 2명 포함), 두 명은 A학점을 부여했다. 진보나 보수 같은 성향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양호한 경제성장률, 부동산시장 안정화, 양호한 세수전망 등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청년고용, 구조개혁 등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소야대라는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환경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장점(S), 약점(W), 기회(O), 위협(T)을 파악해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이 활용하는 분석기법인 SWOT 분석을 적용한 결과 이들이 지적한 강점으로는 대체로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을, 약점으로는 빈부 격차와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수출경쟁력 약화와 구조조정 지체를 지목했다. 대다수가 남북관계 진전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 부상을 기회로 꼽았고 미국이 촉발시킨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2명 ‘A’ 8명 ‘B’… 총점 양호, 각론은 글쎄 좋은 점수를 받은 핵심 요인으로 꼽힌 건 전반적으로 양호한 거시지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 성장이 확실해 보이는 데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이 유력하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으로 전체적으론 안정세다. 1·4분기 산업생산과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와 5.0% 증가했다. 지난 3월 경상수지 흑자가 52억 달러로 7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조영철 전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은 “탄핵 등 정치적 혼란 속에서 집권한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나쁜 성적표라고 볼 수 없다”면서 “만약 억지로 경기부양을 한 결과라면 물가가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흑자, 소비자물가지수 같은 거시경제 지표상으로 볼 때 그래도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공정거래라든지 노동자의 후생을 높이는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은 총론 차원에선 미묘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총평을 한다면 방향을 잘 잡은 걸 높이 평가한다”면서 “다만 속도가 더디고 강도가 약하다. 경제상황 자체가 여러 가지 위협요인이 많아서 신중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나 혁신성장 모두 시대적 과제를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구조개혁 측면에선 아쉬운 게 많다. 문재인 정부가 너무 신중한 게 아닌가 싶다. 좀더 속도를 내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방향에 있어서는 필요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현실적인 측면과 괴리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정책의 기준을 효율성에서 일자리 창출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 자체는 진일보한 모습”이라면서도 규제 완화가 더딘 점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혼란 등을 지적하며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최저임금·일자리… 최대 아킬레스건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아킬레스건은 고용 문제다. 올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 인상해 17년 만에 최대 폭으로 끌어올렸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도 변함이 없다. 취약계층 소득 개선 등으로 지난해 4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악화일로였던 분배지표도 8분기 만에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당장 올 들어 서민들이 대다수인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18만개 넘게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13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서민 자영업’으로 꼽히는 숙박·음식업의 감소 폭이 약 2만명 확대됐다. 하지만 정부는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 감소는 기저효과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때문이라며, 아직 최저임금으로 인한 고용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반박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 경제가 직면한 약점으로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진방 교수는 “경제가 너무 특정 소수기업·업종에 쏠려 있다”면서 “경제구조 자체도 약점이지만 동시에 소득분배 문제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자산 분배가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 그것이 불만이나 혼란, 개혁 요구 등으로 경제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적자원·기술력 4차산업 도약 기회로 이번 심층 인터뷰에선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이 현재 한국 경제가 갖고 있는 강점이라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여전히 노동과 자본 모두 질과 양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성태윤 교수 역시 “여전히 인적 자본이 갖는 충실성은 상당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4차 산업에서 잘 활용한다면 한국경제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무역구조 다변화(김진방 교수), 중소벤처기업 성장(정세은 교수) 등이 강점으로 꼽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부 요인에 주목하기도 했다. 남북관계 개선은 “앞으로 북·미 간 협상이 잘돼서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지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게 된다”(김정식 교수)는 언급처럼 외국인투자 확대, 남북경협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동남아 등 신흥시장이 부상하는 것 역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외부 위협요인으로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나친 해외노출도”(하준경 교수)와 맞물려 문재인 정부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산업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으로 이어졌다. 홍준표 위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부상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성태윤 교수는 “한국 경제가 자유무역체제에서 성장했는데 보호무역이나 통상마찰 등으로 자유무역체제가 약화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경제 뉴스 깊이 보기] 가계대출 풍선효과·영세업자 ‘빚 굴레’

    [경제 뉴스 깊이 보기] 가계대출 풍선효과·영세업자 ‘빚 굴레’

    가계대출과 달리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 효과로 풀이된다. 대출을 받는 사람은 같지만 빌리는 돈에 붙는 꼬리표만 달라졌다는 얘기다. 향후 금리 상승이나 경기 하강 국면에서 우리 경제에 충격을 키우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 당국의 선제적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은 2.9%이다. 1월의 1.5%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2016년 21.9%였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27.8%로 뛴 뒤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어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개인의 부동산 투자 확대와 은행의 대출 규제가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 달 앞둔 지난 3월에 신규 등록한 임대주택사업자 수는 3만 5006명으로 1년 전보다 8배, 전월에 비해서는 3.8배 폭증했다. 대출 수요는 여전한 상황에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 공급이 줄자 그동안 손쉽게 이용해 온 주택담보대출이나 가계대출 대신 개인사업자 대출로 옮겨 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경기 회복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자영업자들이 대출로 운영자금을 메우는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음식·숙박업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2금융권) 대출 잔액은 11조 4127억원으로 1년 전 8조 5882억원보다 32.9%(2조 8245억원) 늘어났다. 자영업자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그만큼 대출을 받기 어렵고 운영자금 확보도 쉽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리가 오르거나 경기가 꺾이면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등 비용 증가, 수익 감소, 금리 상승 등 ‘3각 파도’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0.1% 포인트 오르면 음식·숙박업의 폐업 위험도는 무려 10.6% 상승해 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 중 가계대출을 동시에 받은 경우가 81%에 이른다. 개인사업자들의 위기는 곧 사업자 대출은 물론 가계대출의 부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령대가 어느 정도 되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가계대출 또는 주택담보대출의 상당 부분이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로 옮겨 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금융 비용이나 인건비 부담이 늘고, 담보대출의 기반이었던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향후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은행, 돈 되는 가계대출 치중… 기업대출은 소홀

    은행, 돈 되는 가계대출 치중… 기업대출은 소홀

    기업대출 비중 48.8%→46.7% 부동산업만 17%→25%로 급등 일자리 등 생산적 분야 공급 외면 은행들이 지난 수년간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만 치중하고 기업대출은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을 하더라도 담보를 요구하거나 부동산업만 우대했다. ‘전당포식 영업’에만 몰두하고 기업 활동이나 일자리 창출 등 생산적 분야에 대한 자금 공급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을 보면 국내 14개 은행의 총대출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8.8%에서 지난해 46.7%로 2.1% 포인트 하락했다. 2013년(49.5%)까지는 상승했다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법인 기업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34.3%에서 26.3%로 8.0% 포인트 하락해 낙폭이 더 컸다. 기업대출에서 담보대출(보증대출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48.3%에서 지난해 65.2%로 16.9% 포인트나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71.2%가 담보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담보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20.6%에서 30.1%로 늘었다. 금감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위험 회피 경향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업대출을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2010년 30.9%에서 지난해 29.4%로 1.5%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5.4% 포인트 증가했는데, 부동산업 대출 비중(17.0→25.1%)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69조원에서 143조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금감원은 기업대출의 질적인 측면도 파악하기 위해 ▲생산유발 ▲일자리창출 ▲신용대출 등에 가중치를 준 ‘생산적대출’이라는 개념을 새로 도출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은행 총대출에서 생산적대출의 비중은 2010년 대비 6.9~9.0% 포인트 하락해 기업대출의 양적인 측면 하락 폭(2.1% 포인트)보다 훨씬 컸다. 기업대출이 생산유발이나 일자리창출 효과가 큰 전자·철강·건설업보다 부동산업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A은행은 지난 7년간 주택담보대출이 무려 439.2%, B은행은 353.9%나 증가했다. C은행은 기업신용대출 잔액이 35조 5000억원에서 26조 3000억원으로 9조원 이상 감소했다. D은행은 부동산업 대출 증가율이 195.3%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런 은행들의 모습은 저금리 기조에서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 가계·담보대출과 자영업대출 등에만 집중하고 실물지원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에는 소홀했다는 걸 보여 준다”며 “은행별 기업대출 현황을 공개하는 등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서민 일자리 쇼크’ 가속화

    ‘서민 일자리 쇼크’ 가속화

    음식·숙박업 취업자 2만명 감소… 2013년 이후 최장 마이너스 기록 사드 여파·최저임금 부담 작용 올 들어 임시·일용직이 18만개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는 등 ‘서민 일자리 쇼크’가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음식·숙박업 취업자 수는 역대 최장 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사드 갈등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 최저임금 인상, 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임시·일용직은 607만 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 1000명 감소했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에 시달리던 2013년 1분기 25만 5000명 감소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수치다. 서민 일자리와 연계된 음식·숙박업 취업자 수도 222만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2만명 감소했다. 10개월째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하고 있어 2013년 이래 최장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체 임금 근로자 중 임시일용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30.8%를 기록,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음식·숙박업에 전체 감소분의 40% 정도가 집중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음식·숙박업 취업자 감소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상용직 근로자 수는 계속 증가 추세다. 올해 1분기 상용직 근로자 수는 1366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만 9000명 늘었다. 임금 근로자 가운데 상용직 비중이 늘어나고 임시일용직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일자리 안정화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다. 반면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는 우리나라에서 임시·일용직이 감소하면 영세 자영업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1분기 임시·일용직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사드 여파로 인한 음식·숙박업 등 서민 자영업의 위기 속에서 최저임금 부담까지 가중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겨울 이상 한파도 건설업을 중심으로 임시·일용직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올해 들어 증가하고 있어 고용 불안 영향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1분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6만 5000명 늘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8만 9000명 줄어들어 대조를 이뤘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박원순 3선도전 첫 정책발표…‘서울페이 도입’

    박원순 3선도전 첫 정책발표…‘서울페이 도입’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도전을 위한 첫 공약으로 자영업자 정책인 서울페이(가칭)를 발표했다.박 시장은 15일 서울페이를 도입해 자영업자들의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서울페이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계좌이체 기반의 지급결제 플랫폼이다. 중간에 금융사를 끼지 않고 서울페이를 이용해 서울시 예산, 보조금 등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공약에 따라 서울페이가 일반 소비자까지 확대되면 자영업자들의 신용카드 연회비·가입비, 단말기 설치비용, 통신료(VAN 수수료)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올해 초 진행한 ‘소상공인 신용카드 수수료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용카드 수수료는 소상공인 영업이익의 3%~최고 50%를 차지하고 있다. 박 시장 측은 “경기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고, 서울살이를 힘들어하는 자영업자의 아픈 속을 긁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자영업자, 청년을 포함한 직능별·세대별 공약을 차차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페이’ 이외에도 영세 자영업자가 아파서 입원하면 최대 15일간 소득 지원을 하는 ‘서울형 유급병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비 부담과 소득 감소로 치료 적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급병가 1일당 서울시 생활임금인 7만3886원, 최대 110만8290원을 지원한다. 또 폐업이 바로 가계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1인 소상공인의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20%를 서울시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급격한 임대료 인상으로 쫓겨날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에게는 상가 매입비를 장기 저리로 최대 80%까지 빌려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마트 ‘상생실험’ 서울 상륙… 안착할까

    이마트 ‘상생실험’ 서울 상륙… 안착할까

    판매 품목은 상인들과 사전 조율 “젊은 고객 유치 골목상권 활성화” 일부 지역선 노브랜드 입점 거부 “생색내기용 아닌 실질 노력 필요”이마트의 ‘상생실험’이 서울에 상륙했다. 상생스토어는 이마트가 지역상권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며 내놓은 모델이다.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에 입점하되 지역상권의 주요 취급 품목은 판매하지 않는다. 성공하면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의 새로운 공존모델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아직은 일부 지역에서 입점을 거부하는 등 진통도 있어 좀더 ‘상생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마트는 서울의 대표 재래시장 중 하나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약 400㎡(121평) 규모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개장한다고 5일 밝혔다. 2016년 8월 문 연 충남 당진어시장 1호점을 시작으로 구미선산시장, 안성맞춤시장, 여주한글시장에 이은 다섯 번째 점포이자 서울의 첫 점포다. 연말까지 1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경동시장점도 시장과 주요 판매 품목이 겹치지 않도록 냉동 과일과 냉동 축산을 제외한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물 등은 판매하지 않는다. 영업시간은 시장 운영시간에 맞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로 정했다. 홍보 전단에 인근 9개 시장도 함께 노출시켰다. 이렇듯 상생스토어는 시장과의 상생을 추구한다. 판매 품목을 정할 때부터 시장 특성에 맞게 사전 조율한다. 품목은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이마트의 ‘노(No)브랜드’ 상품으로 구성한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상품으로 유통·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격 거품을 뺀 것이 특징이다.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여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윈윈’하겠다는 것이다. 사회공헌시설도 갖춰 지역민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경동시장점에는 ‘스타벅스 재능기부 카페’ 9호점, 작은도서관, 어린이희망놀이터 등이 자리잡았다. 스타벅스 카페 수익금은 동대문구 전통시장 상인 장학금으로 쓰인다. 상생스토어 입점을 먼저 제안한 것은 경동시장 쪽이다. 한때 국내 최대 인삼시장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경동시장은 60세 이상 유동인구 비중이 전체의 55%를 차지할 만큼 활력이 뚝 떨어졌다. 노인 고객이 많다 보니 계단으로 오르내려야 하는 시장 2~3층은 거의 공실 상태다. 위기감을 느낀 시장 측에서 지난해 7월 이마트에 손을 내밀었다. 이마트 측은 “시장 2층에 상생스토어를 입점시키기로 했다”면서 “이미 지방 점포를 통해 모객 효과는 입증됐다”고 밝혔다. 당진전통시장이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시장 주차장 월평균 이용 고객 수가 2015년 2153대에서 상생스토어 입점 후인 2016년 3247대, 지난해 5019대로 급증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와 당진어시장을 함께 이용하고 있다는 고객 비중도 지난해 4월 62%에서 12월 75%로 늘었다. 지역마트인 ‘화인마트’와 한 공간에 나란히 입점해 화제가 됐던 안성맞춤시장점도 화인마트의 하루 평균 방문객이 노브랜드 개점 전 대비 약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은 이마트의 ‘상생실험’이 반쪽짜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통시장에 들어선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호평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골목 상권에 들어서는 일반 노브랜드 점포는 불신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형슈퍼마켓(SSM)과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강원도 춘천 석사동에 들어설 예정이던 노브랜드 춘천석사점만 해도 지역 상인들의 반대로 개장이 잠정 연기된 상태다. 대구 동구 신도시에도 노브랜드 입점 예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마트의 전국 노브랜드 점포는 110곳이다. 이 중 전통시장에 들어선 상생스토어 비중은 약 4.5%다. 김동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조직교육국장은 “노브랜드의 상생모델이 일부 점포의 생색내기용 차원이 아니라 모든 점포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면서 “일반 상권에는 입점하지 않고 대기업과 중소상인이 상생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곳에 점포 개발을 특화하는 등 실질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진웅 민주당 부천시장 예비후보 “부천을 일자리특별시로 만드는 일 잘하는 시장이 되겠다”

    서진웅 민주당 부천시장 예비후보 “부천을 일자리특별시로 만드는 일 잘하는 시장이 되겠다”

    더불어민주당 서진웅 경기도의원이 26일 오전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부천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부천을 일자리특별시로 만들어 일 잘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발표했다. 서 예비후보는 전국 최초 송내역환승센터와 찜통·냉골교실 문제 등 부천의 굵직한 현안사업을 위해 도비를 가장 많이 확보한 일등도의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 시장이나 공직자들로부터 현장간담회를 가장 많이 갖는 사람이라 불린다. 경기도의원 연임기간 서 예비후보는 안전행정위원을 비롯해 교육위원과 경제위원을 두루 거쳤다. 또 민생특별대책위원회와 사회적경제활성화 포럼, 경기도서비스산업발전위원,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장, 경기교육정책포럼대표를 맡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정경험을 쌓았다. 서울신문이 서 예비후보를 상동 선거사무실에서 만나 부천시장에 나서는 소감을 물어봤다. 다음은 서진웅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 왜 부천시장이 되려고 하나. - 부천시민들은 일 잘하는 시장을 원하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을 겪었고 대한민국의 역사가 민심으로 새로 쓰였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이 바라고 원하는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민 중심의 나라다운 나라가 이뤄지고 있다. 머지않아 개헌을 통해 지방자치분권 시대가 올 것이고 시민 중심의 지방정부를 기대하고 있다. 자치분권과 재정분권 확대로 부천이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이다. 이에 부천은 변화가 필요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부천을 변화시키려면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나와 비전을 제시하며 일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 그래서 부천시장 출마를 결심했다. ⇒ 가장 핵심적인 정책 공약은 뭔지. — 부천을 혁신경제도시로 조성해 일자리특별시로 만들겠다. 이를 위해 성장단계별 혁신기업과 중견대기업을 유치하겠다. 청년과 여성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부천창업지원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도의회 교육위원 4년경험을 밑거름삼아 교육특별시 부천을 만들겠다. 구체적으로 부천교육에 ‘희망사다리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격차를 해소해 미래세대에게 기회 제공을 확대시키겠다는 선진형 공약이다. ⇒ 정치입문 계기와 의정기간 기억에 남는 활동을 꼽는다면. — 일찍이 모순된 사회와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보고 지역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정치인들과 행정가들이 생활정치와 삶의 질을 높이는 행정을 하겠다고 하면서 그렇지 못하는 것에 소리치기 시작했다. 일례로 한국마사회는 시민들의 건전한 레저문화를 위해 TV실내경마장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시민들에게 건전한 레저문화를 즐기게 하려면 말이 뛰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 가족과 함께 실제로 경마도 즐기고 아이들에게 말과 사람들의 관계도 가르치고 동물 사랑도 가르치고 말이다. 그런데 실내에다 TV화면만 설치해 돈 걸고 배팅하게 하는 것을 건전한 레저문화라고 한다. 국가공기업이 건전한 레저문화라는 명목아래 사행성을 조장하는 눈가림식 행정에 참을 수가 없었다. 대책위원장을 맡아 시민들과 함께 막아냈다. 또 하나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IC 부천구간에 분진과 매연·소음으로 시민들이 심한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도 도로공사는 대책 없이 방기했다. 시민들과 합심해서 방음벽 설치를 이끌어냈다. 그러면서 정치참여 필요성을 느껴 시민을 위한 정치, 사람중심의 정치로 변화를 이끌어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보고 싶었다. ⇒ 도의원 역임 8년간 대표적인 업적과 성과가 있다면. — 우선 송내역환승센터 설치를 비롯해 찜통·냉골교실을 해소한 점을 들 수 있다. 참전유공자 예우수당과 마을공원 리모델링사업, 학교장애인승강기설치 등 모두 16개 굵직한 사업에 도비를 유치하는 성과를 이뤘다. 부천의 일반계고 학력저하 문제가 심각했을 때 저는 교과 선택권을 학생에게 보장하는 정책을 발굴했다. 부천에 일반계고 교과중점 특성화 시범지구를 선도했다. 화장실이 없는 전통시장에 고객지원센터를 조성했고 주차장조성 컨설팅과 도비지원을 주도했다. 또 학교와 공원이 어우러진 사잇길에 숲속만화로를 조성하고 노후공업지역을 찾아 재생·활성화시키기 위해 노후산업단지 활성화지원조례를 개정시켜 예산을 반영했다. 위기로 한숨만 쉬고 있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상권상생협력 촉진·지원조례를 만들어 지역경제활성화와 복리증진에 힘썼다. 이뿐만 아니다.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에서 교육전문가로 활약했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으로 4년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방위의 교육시스템 구축, 학생·현장 중심 교육을 위해 일해왔다. 부천의 교육대응 지원사업에 도교육청 매칭률을 높여 부천 교육환경을 개선했다. ⇒ 시장 후보로서 장점은 뭔가. — 무엇보다 정책 발굴능력과 대안제시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 특별시 부천을 만들어내는 경제·산업통이다. 도의회에서 경제통으로 거듭났고 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융합교류회, 전통시장연합회 등 부천의 경제단체와 연구, 협력했다. 정책발굴 간담회도 추진했고 소상공인경영환경개선 정책 발굴에 발벗고 나서 좋은 실적도 거뒀다. 이외에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추진력과 미래교육을 위한 교육전문 능력을 갖고 있다. ⇒ 가장 중시하는 정치철학이나 행정철학은. — 사람중심의 철학과 정치적 신념을 굽히지 않고 실천해 왔다. 우리사회의 차별과 반칙, 불공평으로 인한 양극화를 해소하려고 열심히 뛰었다. 양극화문제를 해소하면 자살문제는 물론 저출산·노령화·일자리 문제, 고질적인 내수불황문제, 교육불평등과 복지사각지대 문제가 극복될 수 있다. 사람 중심의 진정성 있는 정치가 중요하다. ⇒ 부천시장에 나서는 각오 한마디 해달라 . — 부천시가 직면한 현안, 시민들이 바라는 부천의 미래는 안전하고 일자리와 교육하기 좋은 부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이 웃는 부천, 아이 키우기 좋은 부천, 어르신이 건강한 부천이다. 이 분야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며 정책을 실현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 왔다. 지난 8년간 준비된 후보로서 부천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일 잘하는 시장임을 보여주고 싶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경제민주주의, 중산층 복원의 시작이다/오일만 경제정책부장

    [데스크 시각] 경제민주주의, 중산층 복원의 시작이다/오일만 경제정책부장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기류가 강하다. 과거 성장 제일주의가 초래한 소득과 부의 극심한 불평등 구조에 주목한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 구조 자체를 방치하는 한 제도적 민주주의 자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 기준 상위 1%가 전체 국민소득의 14.2%를 가져갔다. 상위 10%의 소득 비중은 전체의 48.5%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빈부 격차가 크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경제적 불평등 구조는 당대에 그치지 않고 대물림되는 세습자본주의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돈이 돈을 벌고 가난이 가난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는 한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1조원 이상 부호들 가운데 84%가 상속으로 부를 이뤘다. 미국의 33%, 일본의 12%와 너무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 부의 세습화 속도가 너무나 가파르다. 계층 상승 사다리가 끊기면서 빈곤층의 확대로 이어진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삶의 질은 나아지지 않는다. 생산과 소비의 주체인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국가경제는 휘청거린다. 선진국도 예외 없이 중산층 복원을 제1의 정책으로 삼는 이유다. 우리 헌법 119조 역시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적정한 소득분배, 경제민주화를 규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토지공개념 역시 연장선상에 있다. 최근 정부 개헌안에 토지공개념과 경제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예상대로 반발이 적지 않다. 자본주의 경제 질서와 이를 지탱하는 사유 재산제와 정면 충돌한다는 우려도 있다.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토지공개념은 공공이익을 위해 토지 소유와 처분을 국가가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다. 토지가 공공재라는 생각에 바탕을 둔 것이다. 대부분 자본주의 국가에도 토지가 공공재로 인식되면서 토지소유권 절대 사상을 주장하는 나라는 없다. 외국에서도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이 시행되고 있다. 바로 ‘토지공공임대제’다. 삶의 질 1위 국가인 핀란드의 경우 가장 성공적으로 토지공공임대제를 정착시킨 나라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물론 영국과 호주, 미국의 일부 도시에서도 비슷한 개념을 도입 중이다. 우리는 총인구의 10%가 전체 사유지의 95%를 소유하고 있다. 개인 상위 1%의 부동산 보유 금액은 473조원에서 2014년 519조원으로 증가했다. 2014년 기준으로 건물주들이 부동산을 통해 1년간 벌어들인 매매 차익과 임대료를 합쳐 422조원으로 추산됐다. 자유시장 경제라는 명목으로 토지 선점자에게 토지 투기로 인한 공익적인 부를 독점하게 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이 배치된다. 국가경제의 근간이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보다 큰 시각이 필요하다. 이미 투기장으로 바뀐 부동산 과세 정책에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 자영업자들이 벌이들이는 소득의 상당 부분을 건물주에게 임대료로 지불해야 한다. 자신의 노동으로 벌어들인, 상당한 소득을 과도한 임대료로 지불하는 것 자체가 공정경제와 거리가 멀다. 현대판 소작농의 애환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풍요 속 빈곤, 즉 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은 궁극적으로 국가경제의 토대인 중산층 몰락으로 이어진다. 공정한 경제 룰을 통해 중산층을 복원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튼튼하게 하는 최상의 해법이다. oilman@seoul.co.kr
  • [이어지는 #미투] ‘성희롱=범죄’ 인식 확산… 여성 채용 기피 우려도

    쉬쉬하던 성문제 그 자리에서 지적 제조업 현장 성적 농담도 싹 사라져 회식 2차 기피로 노래방·주점 불황 남녀 간 이해 넓히는 소통 이뤄져야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세상을 바꿔 놓고 있다. 국내에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왜곡된 성 의식이 재정립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증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미투 운동이 여성에 대한 성차별을 조장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 이후 한 달여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쇄도한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 냈다. 무엇보다 강압적인 술자리 문화가 설 자리를 잃게 됐다는 점이 긍정적인 변화로 꼽힌다. 직장인 이모(43·서울 광진구)씨는 “요즘 회식 때 노래방은 절대 안 가고 적당히 1차만 마시고 2차는 자제하는 분위기”라면서 “접대에서도 룸살롱은 부담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성추행’의 복마전으로 지목된 노래방을 운영하는 업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또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던 성희롱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한 제조업체 직원 김모(37·여)씨는 “공장 관리자가 매번 경고해도 고쳐지지 않았던 남자 근무자들의 성적 농담이 미투 운동으로 싹 사라졌다”고 전했다. 성차별적 행태를 적극적으로 바로잡으려는 움직임도 생겼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성차별·성희롱 사례를 모아 비판하는 게시판이 생겨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또 성 관련 문제라면 입에 올리기를 꺼리며 쉬쉬하던 분위기도 상당히 달라졌다. 대학생 이정화(26·여)씨는 “미투 운동 이후 선을 넘는 발언이나 행동을 보면 바로 그 자리에서 지적하고 바꾸라고 조언하는 문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미투 운동이 가장 활발한 공연예술계에서도 변화한 젠더 감수성에 발맞춰 선정적인 장면이나 성 억압적 캐릭터를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측은 여주인공 알돈자가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빼기로 했다. 반면 미투 운동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조모(45·경기 성남시)씨는 “미투 이후 회사에서 회식 금지 상태라 못 온다는 손님들이 많아졌고, 매출도 20% 줄었다”면서 “미투 운동을 지지하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자영업자들은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미투 가해자로 낙인찍히는 것을 피하기 위한 대처법인 ‘펜스룰’이 회자되면서 여성들은 또 다른 성차별을 호소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경영진은 “업계 경영진들 사이에 ‘여직원은 뽑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미투 운동에 당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여성 고용률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의 지향점을 ‘평등 사회’로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젠더 감수성을 확대하고 양성 간의 이해를 넓히는 방향으로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교수는 “여성 피해로 시작된 성평등 문제가 점차 다문화 여성, 소수자 등의 문제로 확대되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전북도 군산시에 1600억 긴급 지원

    전북도가 군산시 등에 1600억원을 긴급 투입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 이어 올해 한국GM 군산공장이 연이어 폐쇄된 군산을 비롯한 도내 일선 시·군의 지역경제의 충격 완화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다. 도의 특별자금은 도내 소상공인 자금지원(1000억원)과 협력업체들의 경영 안정화(600억원) 등에 투입된다. 구체적으로 GM·군산조선소 관련 업체들에 긴급 경영 안정자금 300억원, 특례보증 연계 긴급 경영안정자금 150억원, 기존대출 거치기간 연장 100억원, 기업운영 필수경비 무이자 특례 보증지원 50억원 등이다. 업체는 최대 3억원까지 2년 거치 2년상환(이자보전 2.5%) 조건으로 일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쓸 수 있다. 또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 포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000억원의 특례보증과 전환보증을 지원한다. 이는 고금리 단기대출을 저금리 장기대출로 전환하는 등의 간접 지원이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경제위기인 군산 등의 충격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선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했다”면서 “앞으로 신속한 위기 지역 지정 등을 비롯해 지원사업을 발굴하고 중앙정부에 반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금요 포커스] 포용적 금융 필수조건은 국민 관심/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

    [금요 포커스] 포용적 금융 필수조건은 국민 관심/김윤영 서민금융진흥원장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과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회의 장(場)이었다. 컬링과 스켈레톤 등 우리에게 생소하거나 불모지였던 종목들에서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우리 국민들의 모습도 달랐다. 다양한 종목의 룰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등 경기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는 찬사를, 그렇지 못한 선수는 격려하는 성숙한 모습이었다. 오는 9일부터는 장애인들의 올림픽인 평창동계패럴림픽이 개최된다. 물론 대중의 관심도는 올림픽에 비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우리 국민을 비롯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각계에서 패럴림픽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다. 물론 아직 대회 개최 전이지만 올림픽의 열기를 끝까지 이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전 국민적 응원과 관심이 느껴진다. 이처럼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성공하려면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듯 금융이 포용성(Inclusion)을 높이려면 우리 주변의 힘들어하는 서민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서민금융진흥원은 ‘찾아가는 종합 상담’을 통해 퀵서비스 노동자들을 직접 찾아가 서민금융상품을 안내하고 지자체의 복지 제도를 연계하는 등 금융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을 통해 본 퀵서비스 노동자들은 소득이 적고 일정치 않은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었다. 그럼에도 금융은 물론 복지의 혜택조차도 제대로 누리지 못해 온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비단 퀵서비스 노동자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저신용·저소득 상태에 놓여 있는 서민들 대부분은 대출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돼 왔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78.8%로 8.7% 포인트 증가했지만 중신용자와 저신용자의 대출 비중은 각각 6% 포인트, 2.7% 포인트 감소했다. 금융은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면서도 우리 경제를 지원하는 공공재적인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을 외면해 온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포용적 금융’을 전면에 내걸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포용적 금융이란 저소득·저신용자,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에게 금융적 지원을 함으로써 이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금융 분야에서 소외돼 온 분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금융의 틀 안으로 끌어안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지난달 8일 법정 최고금리를 연 27.9%에서 24%로 내리고 안전망대출을 출시함으로써 서민의 금융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최고금리 인하로 금융 이용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또한 중·저신용자가 적절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문을 넓히기 위해 은행, 저축은행을 통해 사잇돌대출 등 중금리 대출의 지원 규모를 늘린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자격 조건을 완화하는 등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000만원 이하 채무를 10년 이상 갚지 못한 장기소액연체자를 지원하기 위한 재단도 설립됐다. 즉각적인 추심 중단 및 채무 면제 지원 등을 통해 오랜 기간 빚을 갚지 못해 재기불능 상태에 빠져 있었던 사람들에게 경제적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회적 금융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서민금융진흥원도 미소금융, 햇살론, 바꿔드림론, 안전망대출 등 서민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취업·복지 연계, 맞춤 대출 서비스를 포함한 종합 상담 기능을 강화해 서민금융 총괄 기관으로서 서민들의 금융 생활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포용적 금융이 일시적인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정부, 금융기관은 물론 각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이를 통해 저신용·저소득자, 청년, 자영업자 등 금융 소외계층이 어두운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설 음식 택배로 보내고 해외 여행 다녀왔어요”

    “설 음식 택배로 보내고 해외 여행 다녀왔어요”

    명절 풍경이 점차 변해 가고 있다. ‘민족 대명절’로 불리던 설도 전통 그대로의 모습이 갈수록 간소화돼 가는 분위기다. 특히 명절 갈등의 대명사였던 ‘고부 간의 갈등’에서 공수가 뒤바뀌는 등 가족 갈등의 양상도 다변화되는 추세다. 핵가족화에 따른 개인주의의 확산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인천에 사는 김모(42·여)씨는 이번 설 연휴 동안 여행 겸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영국으로 떠났다. 시댁은 설 전인 지난 11일 미리 다녀왔다. 이어 설에 집안일을 돕지 못할 것에 대비해 명절용 음식과 과일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시댁에 보냈다. 김씨는 “꼭 명절 당일에 시댁을 찾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느냐”고 했지만, 시댁에서는 이런 김씨의 설맞이를 못마땅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혼 2년차 박모(29·여)씨는 설 연휴에 당직 근무를 자원했다. 박씨는 “명절에 시댁을 찾으면 일만 잔뜩 하고 몸살이 날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시어머니에게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당직”이라고 둘러댔다. 박씨의 시어머니는 박씨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4남매를 키운 박모(68·여)씨는 “며느리가 이번 설에 여행을 떠났다가 연휴 마지막 날에 잠깐 얼굴만 비추고 가버렸다”면서 “많이 서운했지만 한 소리하면 못된 시어머니라고 욕할까 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통상적인 명절 관례가 깨지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성묘를 미리 다녀온 뒤 설 당일에는 차례만 지내고 흩어져 버리는 가족도 적지 않다. 직장인 강모(34)씨는 “극심한 차량 정체를 피할 수 있고 빠르게 귀경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경남 창원의 김모(45·자영업)씨는 “요즘은 묏자리를 쓰지 않고 대부분 납골당에 모시기 때문에 성묘 문화가 거의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설빔을 비롯해 명절에 한복을 입는 전통도 거의 소멸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한복집 주인은 “모두 여행 가기 바쁜데 한복을 사 입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인터넷 쇼핑몰에 국적 불명의 한복이 난무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명절과 제사를 없애 달라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소모성 이벤트인 명절을 폐지하고 자율휴가제도를 만들어 달라’, ‘제사 강요 금지법을 만들어 달라’ 등이다. 전통 명절의 의미가 점점 퇴색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가족끼리 정을 나누는 전통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질 수 있지만 그 정신만큼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24년차 주부 김모(50·여)씨는 “남존여비사상 같은 가부장적인 전통은 고쳐 나가는 것이 옳지만 오로지 가족 간의 잔소리와 스트레스를 걱정해 모처럼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을 거부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서울 신촌서 밀려난 ‘공씨책방’, 성동구 안심상가에 둥지 튼다

    서울 신촌서 밀려난 ‘공씨책방’, 성동구 안심상가에 둥지 튼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밀려난 헌책방 ‘공씨책방’이 성동구 안심상가에 새로 둥지를 튼다. 성동구는 급격한 임대료 상승으로 둥지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상가 임차인들에게 최장 10년간 영업 장소를 임대해 주는 안심상가 입주 대상 업체 10곳을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안심상가는 성동구가 전국 최초로 서울숲IT캐슬과 부영에서 공공 기여한 성동안심상가에 조성되며, 점포 수는 35개다. 서울숲IT캐슬 1층의 안심상가 4곳 중 3곳의 입주 대상자 접수 결과 18개 업체가 신청해 6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사회적경제조직·서점·분식점 3곳이 최종 선정됐다. 구 관계자는 “4곳 중 1곳엔 이미 한 업체가 입주해 영업을 하고 있다”며 “이번에 선정된 3곳 중에는 임대료 상승으로 22년간 영업해온 장소에서 문을 닫게 돼 주목을 받았던 공씨책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오는 4월 문을 여는 성동안심상가는 1차 모집 결과 1~3층 15곳에 29개 업체가 신청, 카페·일식·퓨전한식 음식점·사회적경제기업 등 7곳이 선정됐다. 4~6층 사회적경제기업·소셜벤처·청년창업가 등 16곳은 공공안심상가운영위원회에서 오는 21일 서류심사, PT 발표, 질의응답을 거쳐 결정한다. 구 관계자는 “임대료 부담으로 새로운 둥지를 찾는 임차인과 청년창업가, 사회적경제조직들이 예상보다 많이 지원해 서류·면접 심사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젠트리피케이션 피해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서류심사 후 입주 신청 업체마다 일일이 현장조사도 하는 등 엄격히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성동안심상가 1차 신청 업체 가운데 심사 과정에서 둥지내몰림 피해 정도가 미미한 곳을 제외해 선정되지 못한 8곳은 추가 모집한다. 1층 2곳은 오픈형 푸드몰(카페·한식·일본식 돈까스 업종 제외), 2층 4곳은 중식·양식 등 일반음식점(부대찌게·백반 업종 제외), 3층 곳은 공방·갤러리·키즈카페 등 생활 편의시설로 권장 용도가 정해져 있다. 청년창업가·소상공인·사회적경제조직·노인일자리 창출 사업자 등을 우대한다. 오는 21일까지 신청을 받고, 28일 심사·결정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안심상가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맘 놓고 영업할 수 있어 지속 가능한 상생 도시 성동구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심상가를 확대 조성해 더 많은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이 마음 편하게 장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국민은 ‘주홍글씨’의 대상이 아니다/장세훈 경제정책부 차장

    [데스크 시각] 국민은 ‘주홍글씨’의 대상이 아니다/장세훈 경제정책부 차장

    ‘성장통이 될까, 관절염이 될까.’ 경제 정책을 바라보는 가장 큰 궁금증이다. 정부가 내세운 정책 취지대로라면 성장통을 겪는 과정일 텐데 정작 경제주체들이 내놓는 반응을 살피면 관절염을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복기해 보자. 문재인 정부의 취임 일성은 일자리 창출이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첫날 내놓은 ‘업무지시 1호’가 일자리위원회 구성이다. 뒤이어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이 돈이 시장에 채 풀리기도 전에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부자 증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양극화 해소라는 명분을 앞세웠다. 그러나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추경과 증세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지난해 7월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적용할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4% 올리기로 결정했다.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 증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고용의 88%를 책임지는 중소기업, 전체 취업자의 25%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정부가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의 명단 공개를 추진하면서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리는 상황에서도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한 신청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6개월여의 사전 준비 기간이 있었지만 정부가 ‘을(乙)의 보이콧’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 대비가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가상화폐 문제도 정부 정책이 시장 흐름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에 육박하고 거래소 서버가 다운돼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때까지 가상화폐는 사실상 ‘제도권 밖 세상’에 머물렀다. 손 놓고 있던 정부가 뒤늦게 내놓은 대책은 거래소 폐쇄라는 설익은 카드였다. 정부의 말 한마디는 투자자 전체를 투기 세력으로 규정시켰다. 이후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갈지(之)자’ 규제 행보는 300만명으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정책 불신만 키우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8·2 대책을 필두로 지금까지 7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집값은 시쳇말로 자고 일어나면 치솟고 있다. 정부는 대출 강화부터 보유세 인상에 이르기까지 ‘두더지 잡기’ 식으로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실수요자와 투기세력, 강남권과 비강남권 중 누가, 어느 지역이 더 큰 부담을 느낄지에 대한 고민은 뒤로 밀린 모양새다. 자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 못지않게 자산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것도 좋지 않은 신호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경제 전반에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좋은 일자리(정규직)와 나쁜 일자리(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등의 편 가르기에 기반한 정책이 주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분법 경제’다. 물론 취지가 좋거나 명분이 큰 정책을 추진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책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특정 국민이나 기업에 ‘주홍글씨’부터 씌워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정부 정책은 효과와 부작용, 수혜층과 소외층이 있기 마련이다. 편부터 가르는 게 정치 속성이라면 편을 가르면 퇴보하는 게 경제의 원리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부작용과 소외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명실상부한 일류 정부가 된다. 이를 제대로 못하면 삼류 정부에 불과하다. ‘통쾌한’ 정책보다 ‘보듬는’ 정책이 우선적으로 고민돼야 하는 이유다. shjang@seoul.co.kr
  • [사설] 공직사회 혁신 말잔치로 끝나선 안 돼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청와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공무원이 혁신의 주제가 되지 못한다면 혁신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공직사회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복지부동, 무사안일, 탁상행정이란 표현들이 적어도 이 정부에선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올 들어 공직사회를 다잡는 발언들을 잇따라 내놨다. 지난달 10일 신년사에서 “공직사회의 낡은 관행을 혁신해서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겠다”고 밝혔고, 25일 청년일자리 점검회의에선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해 각 부처가 해결 의지를 공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질책했다. 백번 옳은 얘기다. 성과를 내야 하는 집권 2년차에 접어들자마자 부처 간 엇박자로 정책 혼선이 끊이지 않고, 재발을 막겠다고 약속했던 대형 참사가 판박이로 또 벌어졌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50%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장·차관들을 한자리에 불러다 놓고 “부처 칸막이를 없애라”, “국민의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라”, “현장 목소리를 들어라” 같은 당연한 얘기를 해야 하는 현실이 착잡하기는 대통령이나 국민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책 결정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더라도 각 부처는 현장에서 정책이 효율적으로 실현될지를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할 책무가 있다. 그래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간다. 그러나 최저임금, 가상화폐, 영유아 영어교육, 부동산 정책 등 최근 여론의 도마에 오른 현안들을 보면 하나같이 현장의 목소리는 등한시한 채 책상머리에서 나온 설익은 정책을 앞뒤 재지 않고 몰아붙이다 탈이 났다. 고용노동부 공무원이 최저임금 인상을 우려하는 자영업자들의 이야기에 좀더 귀 기울였더라면, 교육부 공무원이 영어 방과후 수업을 듣는 유치원 학부모를 더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는 복지부동 행태는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 그 사실을 정작 공무원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공직사회 혁신은 어느 정부든 집권 초기에 중요 과제로 삼아 야심 차게 추진하지만 공직 내부의 견고한 저항에 부딪혀 번번이 실패로 끝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왔다. 이제는 적폐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무사안일과 타성에 젖은 공무원은 솎아 내고,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행정에 앞장서는 공무원이 주목받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직사회가 변하지 않고는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개혁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위기의식의 공유가 정부 혁신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민간소비 2.6% 올라 6년 만에 최고… 수출 이끈 반도체 의존도 높아 우려

    민간소비 2.6% 올라 6년 만에 최고… 수출 이끈 반도체 의존도 높아 우려

    세계 경제회복에 수출 증가세 설비·건설투자 증가율도 올라 서비스업 2.1% 8년 만에 최저 美 보호무역주의 강화도 불안 한국 경제가 3년 만에 3%대 성장을 일궈냈다. 2%대 저성장의 덫에 갇혔다는 우려가 커지던 상황에서 거둔 값진 성적표다. 다만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예단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한국 경제가 3%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14년 3.3%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2.8% 성장에 그쳤다. 더욱이 최근 5년(2012∼2016년) 동안 2014년을 제외하면 모두 2%대 성장에 머물렀다. 저성장 고착화 우려를 일정 부분 떨쳐낸 셈이다. 이는 세계 경제 회복세에 힘입은 영향이 크다. 전체 수출 증가율은 2.0%로 낮아 보이지만 중국 관광객 감소 등으로 서비스 수출(-9.2%)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재화 수출(3.6%)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러한 수출 증가세는 ‘도미노 효과’도 낳았다. 반도체 위주로 공장 증설이 이뤄지며 설비투자 증가율이 14.6%로 2010년 22.0% 이후 최고였다. 건설투자도 7.5% 늘어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민간소비도 2.6% 증가하며 2011년 2.9% 이후 6년 만에 최고였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2014년 1.7%, 2015년 2.2%, 2016년 2.5% 등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서비스업 증가율이 2.1%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5% 이후 8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는 점은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보여 준다. 수출경제와 서민경제의 격차가 벌어져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높다. 올해 성장 전망도 현재로선 나쁘지 않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가 3.9% 성장할 것이라며 전망치를 지난해 10월보다 0.2%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정부와 한은, 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2010~2011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3% 이상 성장을 이루게 된다. 걸림돌도 많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17.1%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 ‘신3고’(국제유가·금리·원화가치 상승) 현상이 미칠 충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 등은 성장의 발목을 잡거나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는 것을 제약하는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2018년 경제전망’에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거나 중국 경제의 추격으로 주력 수출 품목의 경쟁력이 약화하면 경제가 예상을 하회하는 성장 경로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노예 페이’주고 예비군 정예화?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노예 페이’주고 예비군 정예화?

    ‘열정페이’ 청년들의 열정 또는 수습 과정이라는 구실로 무급에 가까운 급여를 주면서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을 비꼬는 신조어다. 이 열정페이 문제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며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이른바 ‘적폐’로 끊임없이 거론되어 왔다. 새해 들어 정부는 이 같은 폐단을 바로잡겠다며 관계 법령을 정비하고 각 기업과 사업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열정페이 근절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열정페이보다 더 심한 이른바 ‘노예페이’에 가까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시민들이 국가의 ‘노예페이’ 문제로 지적하고 나선 것은 바로 예비군 훈련수당이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예비군 훈련수당을 현실화시켜달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창 일하거나 공부해야 할 시간에 무려 2박 3일이나 훈련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지급되는 훈련수당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2박 3일간의 동원훈련을 마친 예비군 대원에게 훈련 보상비로 주어지는 돈은 작년까지 고작 1만원뿐이었다. 지역훈련 대상자에게 지급되는 교통비 역시 7천원에 불과해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어 훈련에 참가하는 예비군 대원들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러한 수당과 여비는 사실상 아무 의미 없는 푼돈에 불과하다. 올해는 훈련 보상비가 대폭 인상되어 동원훈련 2박 3일을 마치면 1만 6천원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돈을 일급으로 환산하면 하루 5,300원 꼴이다. 하루 8시간 훈련을 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5,300원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662원이다. 올해 최저시급 7,530원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색내기용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푼돈이다. 이 같은 돈을 받고 예비군 훈련에 입소한 예비군 대원들은 이미 병역의무를 마친 사람들이다. 그들은 2년간 자유를 박탈당하고 불편한 잠자리와 열악한 급식을 감내했으며, 햄버거 하나 사먹지 못할 5~6천원의 일당을 받으며 인생의 가장 꽃다운 황금기를 국가를 위해 희생했다. 그런데 국가는 그들에게 어떠한 보상을 주기는커녕 또다시 8년이라는 예비군 의무를 부과하고, 매년 소집해 예비군 훈련을 받도록 하는, 예비군 대원들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희생을 또다시 요구하고 있다. 특히 동원예비군으로 소집되어 2박 3일간 병영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제도가 더더욱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매년 단 하루만 소집되어 훈련을 다녀오는 학생예비군과 달리 동원예비군들은 20~30대이면서 학생 신분이 아닌 사람, 즉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 자영업자처럼 1분 1초가 아까운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아무 보상도 없는 2년간의 병역의무를 다한 것도 억울할 이들에게 또다시 예비군이라는 올가미를 씌워서 8년이나 묶어두고, 일당 5천원을 보상이랍시고 지급하는데 예비군 훈련이 즐거울 리 만무하다. 많은 사람들이 ‘예비군’하면 연상하는 삐딱한 모습들이 바로 이러한 불만에서 출발한다. 예비군 대원들은 훈련에 불참하면 법적 처벌을 받기 때문에 싫더라도 귀한 시간을 쪼개 훈련에 참가해야 한다. 훈련 보상비는 최저시급의 1/10도 안 되는 수준이고, 급식의 질은 현저히 떨어지며, 막사는 낡고 불편하고 훈련 장비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것도 아니다. 불만은 높고 사기는 낮은 예비군들을 대상으로 ‘조기 퇴소’라는 당근을 내걸고 적극적인 훈련 참여를 독려해도 기껏해야 한 두 시간 일찍 나가는 것에 불과한 이런 당근에 호응하는 사람이 많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다. 지난해 7월 강원도 원주의 한 부대에서 발생한 ‘예비군 미아 사건’도 결국 이러한 문제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국방개혁에 따른 병력감축으로 인해 현역 병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져 현역 교관 및 조교 1~2명이 예비군 수백 명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예’나 다름없는 처우에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예비군들이 제대로 통제되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근 국방부는 오는 2022년까지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고 지상군 병력을 10만 이상 감축하겠다는 국방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현역 병력의 대규모 감축에 따라 병력 부족 문제를 보완해 줄 예비전력 정예화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진 상황인데 다급한 군과 달리 정부와 정치권은 문제의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예비군 정예화와 처우 개선을 위해 예산을 대폭 늘려도 시원찮을 판국에 오히려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편성된 예비전력 관련 예산은 1,325억 원으로 전체 국방예산의 0.31%다. 375만 명의 예비군을 유지하는데 1,325억 원, 1인당 4만 8천원 꼴이다. 군 당국은 예비군 처우 개선과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해 예산 증액을 요청했지만, 정부와 국회는 전년도 예산보다 46억 원을 더 줄였다. 예비군 대원들이 표면적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훈련 보상비와 교통비는 소폭 인상해줬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예산들은 대거 삭감 당했다. 열악한 급식 식단 개선을 위해 약 87억 원이 요구된 예비군 급식비는 약 16억이 깎였고, 6.25 때 쓰던 수통이나 예비군 대원들의 아버지뻘 되는 연식의 탄띠 등 전투장구들을 교체하기 위해 약 112억이 요구된 전투장구 확보예산은 약 35억이 삭감됐다. 불편하기 그지없는 구식 예비군 막사 현대화 등 시설 개선을 위해 약 244억 원이 요구된 예산은 약 12억이 깎였고, 전역 후 살이 쪄 군복을 입을 수 없는 대원들을 위해 요구된 전투복 지급예산 1.8억은 전액 삭감됐다. 1인 2~3역을 하며 살인적인 근무 강도에 시달리고 있는 예비군 부대 기간요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975명의 선발이 요구된 간부예비군 비상근 복무자 규모 역시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삭감됐다. 이러한 ‘예산 난도질’ 덕분에 올해도 우리 예비군 대원들은 체격에 맞는 예비군복을 어렵사리 빌려 입고 예비군 훈련에 입소해 여전히 열악한 급식과 숙소를 제공받게 됐다. 박물관에 있어야 할 낡은 장비를 걸치고 페인트칠 벗겨진 낡은 훈련장에 들어선 수백 명의 예비군들은 이들을 통제해야 하는 1~2명의 현역 장병들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선배님들, 제발 통제에 따라 주십시오” 소리를 들으며 한국군 특유의 ‘했다 치고’ 훈련을 마친 뒤 최저 시급의 1/10에도 못 미치는 훈련 수당을 받고 퇴소하게 될 것이다. 매년 약 40여 만 명 규모인 동원훈련 대상자들에게 최저시급을 적용해 일일 8시간 훈련에 일당 약 6만원씩을 지급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720억 원에 불과하다. 예비군 훈련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예비군 부대의 운영 효율성을 높여줄 약 4,000여 명의 비상근 예비역 간부를 뽑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돈은 약 60억 원이며, 훈련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먹을 만한 식사를 제공하는 데는 연간 100억 원도 채 들어가지 않는다. 올해 정부 예산 규모는 약 428조 원, 국방예산은 약 43조 원에 달한다. 매년 전체 정부 예산의 0.05%, 전체 국방 예산의 0.5% 정도만 투자해도 예비군 대원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할 수 있는 현실적인 훈련 수당과 양질의 식사, 구색을 갖춘 시설과 제대로 된 훈련 여건을 만들어줄 수 있다. 이 문제는 “예비전력 정예화”라는 명제가 아닌 청춘의 귀한 시기를 국가를 위해 헌신한 청년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 예산 관계부처와 정치권에서 관심이 없다면 375만 예비군을 비롯한 국민들이 나서서라도 우리 청년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보상을 당당히 요구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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