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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계·소상공인 “최저임금 이의제기… 천막농성”

    경영계·소상공인 “최저임금 이의제기… 천막농성”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해 온 경영계와 소상공인 업계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경제단체들이 고용노동부에 이의 제기를 하는 한편 소상공인 업계는 천막 농성 등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하는 ‘2019년 적용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 제기서’를 23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다고 22일 밝혔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고용 부진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돼 이의 제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총은 특히 최저임금 인상률 10.9%의 산출 근거 중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에 따른 보전분(1.0%)은 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잘못된 조치이며 협상배려분(1.2%)과 소득분배 개선분(4.9%)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번 주중 이의 제기를 신청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이의 제기의 내용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최저임금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모라토리엄(불이행)’과 천막 농성 등을 추진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4일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를 출범하고 고용노동부 이의 신청 제기, 노사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 작성 및 보급, 생존권 사수 집회 개최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연합회는 앞서 밝혔던 ‘최저임금 모라토리엄’을 이행하기 위해 사용자와 근로자 간 자율적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전국적으로 홍보 및 보급하기로 했다. 서울 광화문에 민원센터를 설치해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불만과 피해 사례를 접수하고 천막 농성도 계획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6~17일 영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4.7%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이날 밝혔다. 응답자의 75.3%가 상반기에 경영 위기에 처했다고 답한 가운데 이들 중 절반(53.1%) 이상이 직원을 축소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업계의 영향과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정부에 보완책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회안전망 강화와 제조업 부활… 벼랑 끝 한국경제의 살 길”

    “사회안전망 강화와 제조업 부활… 벼랑 끝 한국경제의 살 길”

    장하준(55)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한국경제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산업정책”이라면서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고 규제완화만 외치는 건 한국경제를 망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쓴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장 교수는 19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단독 인터뷰를 갖고 한국경제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터놓았다. 장 교수는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이 잘되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건 하나도 문제 될 게 없다”면서도 “기업지배구조가 아니라 얼마나 한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기업정책을 재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세다.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최저임금은 일종의 운전면허증이다. 운전할 능력이 안 되는데도 운전하고 다니다가 운전면허증 자격조건을 강화한다고 하니까 반발하는 형국이다. 스스로도 착취하고 있다. 최저임금만큼 월급 줄 능력이 안 되면 구조조정해야 한다.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을 줄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구조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니까 저임금 노동자와 생계형 자영업자가 다투는 ‘을들의 전쟁’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이 25.5%(2016년 기준)다. 독일은 10.4%, 미국은 6.4%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한 산업정책, 그리고 해고나 명예퇴직 뒤 생계형 자영업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복지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복지예산을 늘려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천명했지만 최저임금 말고는 눈에 띄는 정책이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장기적으로는 산업정책이나 복지정책 등 근본 구조를 바꾸는 정책과 결합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큰 퍼즐의 하나일 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2016년 1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꼴찌다. OECD 평균(21.0%)의 절반도 안 된다. 복지 관련 일자리가 많다. 복지에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을 안 하고 ‘삼성 아니면 편의점’ 식으로 가니까 일자리가 부족한 것 아닌가. 복지가 잘돼 있는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는 부모와 자녀 세대의 소득 상관관계가 20% 정도밖에 안 되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80%다. 부모가 ‘금수저’면 십중팔구 자녀도 ‘금수저’인 셈이다. 한국도 그런 사회로 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사회에선 혁신도 없고 발전도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그 중심은 제조업이 돼야 한다. 제조업이 약한 나라치고 경제가 발전한 나라가 없다. 미국만 해도 제조업 비중이 GDP 대비 10% 부근이지만, 여전히 연구개발의 60~70%를 제조업에서 한다. 한국은 외환위기 전 14~16%였던 GDP 대비 설비투자가 이후 7~8%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1990년대 이후 새로 키운 산업이 없다. 반도체만 해도 중국이 반도체를 국책사업으로 키우고 한국 기술자들을 영입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추격은 오래전부터 나왔던 얘기다. 정부가 신경을 안 쓰다가 여기까지 왔다. 많은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는데 이해를 못 하겠다. 서비스업 강국인 미국이나 영국이 그냥 자리를 내주겠나. 서비스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 등에선 여전히 의료산업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의료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다. 세계에서 의료로 무역흑자를 제일 많이 내는 체코조차 의료 부문 국제수지 흑자가 GDP 대비 0.15%가 안 된다. 한국은 0.003%가량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거두는 무역흑자가 약 5%다. 의료 분야를 지금보다 1000배 이상 키워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준이 안 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소재산업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가령 반도체 만드는 기계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그걸 국산화할 노력을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재벌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벌 정책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일자리 늘리고 노조 인정하고 ‘갑질’ 그만하고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그걸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는 수단일 뿐이다. 한국은 미국에서 경영학 공부하고 온 교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각화는 나쁘고 사외이사제는 좋다는 이분법이 횡행한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조차도 차등의결권을 운영한다. 포드는 가족경영회사다. 폭스바겐은 창업자 가족이 대주주이지만 독일 니더작센 주정부 역시 20% 지분을 갖고 있고 법을 통해 공장 폐쇄나 인수합병을 규제한다. 거기다 감독이사회에 노동조합 추천 이사가 절반이다. 폭스바겐의 장기적 이익을 중시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권한을 갖지 않으면 기업이 주주들의 현금인출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복지국가라는 스웨덴에서 발렌베리 같은 재벌 가문을 용인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지금이라도 정부가 차등의결권, 장기 주주 가중의결권, 노동이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계기로 주주자본주의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주주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망치는 자본주의의 적이다. 주주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장기적 발전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단기 이윤과 배당만 신경 쓴다. 주주자본주의 극단인 미국을 보자. 미국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윤유보율이 45~55%였는데 지금은 기업 이윤의 90~95%를 배당하고도 자사주 매입을 한다. 우리나라도 은행자유화와 외국인주주 확대 등으로 장기투자를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나. 그게 중소기업 투자 악화와 연관된다. →최근 규제 완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규제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기업인들에게 독일과 알바니아 중 어디에 투자할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독일이라고 답할 거다. 독일은 기업 관련 규제가 매우 강력하다. 규제가 모든 걸 결정하는 게 아니다. 규제를 절대적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때론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북유럽은 강력한 환경규제를 실시한 덕분에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달했다. →한국은 오랫동안 긴축과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재정정책을 펴 왔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더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해야 한다.한국처럼 재정 여력이 많은 나라가 없다. 재정적자를 죄악시할 필요가 없다. 집안 살림에서도 빚을 내는 게 미래를 위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가령 병이 났는데 돈 없다고 병을 키우는 것보다는 돈을 빌려서라도 빨리 치료받고 일하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재정전략만 확실하다면 몇 년 정도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돈을 풀어서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국채 상환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국채를 사면 자산이 되고 자식들에게 상속도 할 수 있다. 그런 논리라면 대출받아서 집 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식들에게 못할 짓 하는 것인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지 않겠나. -세금을 바라보는 담론 자체를 바꿔야 한다. 세금은 공동구매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국가가 서비스를 공동구매하는 것이다. 세금이 있기에 고속도로도 있고 철도도 있고 학교도 있고 국방도 있다. 북유럽은 소득세도 많이 내지만 부가가치세도 20~25%를 낸다. 모두가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국민 모두를 위한 복지와 안전, 환경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담 전경하 경제부장 lark3@seoul.co.kr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인터뷰]장하준 교수 “최저임금은 운전면허증…사회안전망 강화해야”

    [단독인터뷰]장하준 교수 “최저임금은 운전면허증…사회안전망 강화해야”

    “구조개혁 지지부진한데 최저임금 올리니 반발 살 수밖에”“경제관료들이 규제완화만 외치는 건 한국경제를 망치는 길”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한국경제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회안전망 강화와 산업정책”이라면서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고 규제완화만 외치는 건 한국경제를 망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쓴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장 교수는 19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단독인터뷰를 갖고 한국경제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터놓았다. 장 교수는 “국민연금이 기업경영이 잘 되도록 목소리를 높이는건 하나도 문제될 게 없다”면서도 “기업지배구조가 아니라 얼마나 한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대기업정책을 재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세다. -최저임금은 일종의 운전면허증이다. 최저임금만큼 월급 줄 능력 안되면 구조조정해야 한다. 운전할 능력이 안되는데도 운전하고 다니다가 운전면허증 자격조건 강화한다고 하니까 반발하는 형국이다.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을 줄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구조적인 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니까 저임금 노동자와 생계형 자영업자가 다투는 이른바 ‘을들의 전쟁’이 벌어졌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이 25.5%(2016년 기준)다. 독일은 10.4%, 미국은 6.4%밖에 안된다. 생계형 자영업자가 지나치게 많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한 산업정책, 그리고 굳이 해고나 명예퇴직 뒤 굳이 생계형 자영업자가 되지 않아도 되는 복지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복지예산을 늘려서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천명했지만 최저임금 말고는 눈에 띄는 정책이 없다. -소득주도성장은 장기적으로는 산업정책이나 복지정책 등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정책과 결합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큰 퍼즐의 하나일 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2016년에 10.4%로 멕시코 다음으로 꼴찌였다. OECD 평균(21.0%)의 절반도 안된다. 정부에서 일자리 문제로 고민이 많다고 하지만 늘릴 수 있는 복지 관련 일자리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복지에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을 안하고 ‘삼성 아니면 편의점’ 식으로 가니까 일자리가 부족한 것 아닌가. 복지가 잘되어 있는 덴마크 같은 나라에서는 부모와 자녀세대의 소득 상관관계가 20%정도 밖에 안되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그것이 80%나 된다. 부모가 금수저면 십중팔구 자녀도 금수저인 셈이다. 한국도 그런 사회로 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사회에선 혁신도 없고 발전도 없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그 중심은 제조업이 되어야 한다. 제조업이 약한 나라치고 경제가 발전한 나라가 없다. 미국만 해도 제조업 비중이 GDP 대비 10% 부근이지만, 여전히 연구개발의 6-70%를 제조업에서 한다. 한국은외환위기 전 14~16%에 달하던 GDP 대비 설비 투자가 이후 7~8%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1990년대 이후 새로 키운 산업이 없다. 반도체만 해도 중국이 반도체 국책사업으로 키우고 한국 기술자들 영입하고 있다. 사실 중국 추격은 오래 전부터 나왔던 얘기였다. 정부가 신경 안쓰다가 여기까지 왔다. 많은 경제관료들이 서비스업만 강조하는데 이해를 못하겠다. 중국이 쫓아오니까 서비스업 한다? 서비스업 강국인 미국이나 영국이 그냥 자리 내주겠나. 서비스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왜 중국 쫓아오는 것만 생각하고 우리가 미국이나 일본 쫓아갈 건 생각 안하나.⇒기획재정부 등에선 여전히 의료산업에 관심이 많은 듯 하다. -의료산업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하지 않은 산업이다. 세계에서 의료로 무역흑자를 제일 많이 내는게 체코조차 의료 부문 국제수지 흑자가 GDP 대비 0.15%가 안된다. 한국은 0.003% 가량이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거두는 무역흑자가 약 5%다. 의료분야를 지금보다 1000배 이상 키워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준이 안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소재산업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가령 반도체 만드는 기계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그걸 국산화할 노력을 해야지 성형관광 얘기나 하고 있으면 억장이 무너진다. 차라리 우리나라 의사 숫자가 OECD 꼴찌인 인구 1000명당 2.2명(2015년 기준)이니까 의료접근권 강화에 더 신경쓰길 바란다. ⇒최근 규제완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규제란 기본적으로 기업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기업인들에게 독일에 투자할지 알바니아에 공장 세울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독일이라고 답할 것이다. 독일은 기업관련 규제가 매우 강력한데 왜 그럴까. 규제가 모든 걸 결정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규제를 절대적으로 좋다 나쁘다 말하는건 말이 안된다. 때로는 규제가 새로운 산업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북유럽은 강력한 환경규제를 실시한 덕분에 대체에너지 산업이 발달했다.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을 계기로 주주자본주의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주주자본주의는 자본주의를 망치는 자본주의의 적이다. 주주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단기 이윤과 배당만 신경쓴다. 주주자본주의 극단인 미국을 보자. 미국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이윤유보율이 45~55%였는데 지금은 기업 이윤의 90~95%를 배당하고 자사주매입으로 갖다 바친다. 우리나라도 은행자유화와 외국인주주 확대 등으로 장기투자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느냐. 그게 중소기업 투자 악화와 연관된다 . ⇒문재인 정부 재벌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바람직한 기업지배구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벌정책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일자리 늘리고 노조 인정하고 갑질 그만하고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걸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그걸 위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에 무슨 정답이 있느냐. 지배구조는 수단일 뿐이다. 자동차 경주에 비유한다면 중요한건 자동차 경주를 잘하는 것이지 자동차 모양이 아니다. 한국은 미국에서 경영학 공부하고 온 교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각화는 나쁘고 사외이사제는 좋다는 이분법이 횡행한다. 하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조차도 차등의결권을 운영한다. 포드는 가족경영회사다. 폭스바겐을 보자. 폭스바겐은 창업자 가족이 대주주이지만 주정부 역시 20% 지분을 갖고 있고 법을 통해 공장폐쇄나 인수합병을 규제한다. 거기다 감독이사회에 노동조합 추천 이사가 절반이다. 폭스바겐의 장기적인 이익을 중시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권한을 갖지 않으면 기업이 주주들의 현금인출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라는 스웨덴에서 발렌베리같은 재벌 가문을 용인하는 이유가 뭐겠느냐. 지금이라도 정부가 차등의결권, 장기 주주 가중의결권, 노동이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 국민연금을 두고 연금사회주의 혹은 관치금융 비판이 나오는데. -노동자들이 낸 돈으로 모은 기금으로 정부가 자본주의 방식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자본가가 주주권을 행사하면 자본주의고 노동자가 주주권을 행사하면 사회주의다? 이중잣대일 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비싼 식당 오면 부자가 왜 그리 사치스럽게 사느냐고 타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한국은 오랫동안 긴축과 재정건전성을 중시하는 재정정책을 펴왔다.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더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해야 한다.한국처럼 재정 여력이 많은 나라가 없다. 재정적자를 죄악시할 필요가 없다. 재정준칙도 금과옥조가 아니다. 집안살림에서도 빚을 내는게 미래를 위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가령 병이 났는데 돈 없다고 병을 키우는 것보다는 돈을 빌려서라도 빨리 치료받고 일을 하는게 더 좋을 수 있다. 재정전략만 확실하다면 몇 년 정도 재정적자 감수하고 돈을 풀어서 생산성 높이고 일자리 늘려야 한다.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것도 말이 안된다. 국채 상환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국채를 구입하면 그건 자산이 되고 자식들에게 상속도 할 수 있다. 그런 논리라면 대출 받아서 집사는 사람들은 모두 자식들에게 못할 짓 하는 것인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지 않겠나. -세금을 바라보는 담론 자체를 바꿔야 한다. 세금은 공동구매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국가가 서비스를 공동구매해주는 것이다. 세금이 있기에 고속도로도 있고 철도도 있고 학교도 있고 국방도 있다. 북유럽은 소득세도 많이 내지만 부가가치세도 20~25%까지 낸다. 모두가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국민 모두를 위한 복지와 안전, 환경을 추구하는 것이다. 대담 전경하 경제부장 lark3@seoul.co.kr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기초연금 30만원으로 조기 인상… 근로장려세제 대상 2배 확대

    기초연금 30만원으로 조기 인상… 근로장려세제 대상 2배 확대

    노인 기초연금 2년 앞당겨 내년부터 시행 사회 첫 진출 청년에 6개월간 월50만원 기초생활보장제 확대… 7만명 추가 혜택 “임대차법 개정 등 최저임금 대책 곧 발표”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소득 하위 20%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내년부터 3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또한 근로장려세제(EITC) 지원 대상과 지급액을 대폭 늘리고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청년에게는 6개월 동안 구직활동지원금으로 월 50만원을 지원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기로 했다. 당정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2018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협의’에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밝혔다. 당정은 기초연금의 경우 올해 9월 25만원 인상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소득 하위 20% 노인에 한해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긴 내년부터 30만원으로 조기 인상하기로 했다.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은 현행(월 30만원 한도·3개월 지급)보다 지원 금액과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EITC는 지원 대상과 지원액이 각각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EITC는 일하고 있지만 버는 돈이 너무 적은 가구에 일정 소득을 보전해 주는 제도로 반드시 (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면서 “노동계에서도 EITC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야당도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EITC 지원 대상과 지급액을 대폭 확대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예비비를 써서라도 어르신 일자리를 확충하겠다.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카드 수수료 완화 등 안전망 강화 대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최저임금 후속 대책을 위한 회의를 또 열기로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최저임금 후속 대책은 오늘 당정 협의에서도 일부 논의했지만 추후 별도 당정 협의를 통해 종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경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후속 대책 중 일자리 안정자금 운영 방안과 영세자영업자 지원 방안은 빠른 시일 내에 발표될 전망이다. 특히 당정은 영세자영업자 보호를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또 고용·산업 위기지역 노인에게 일자리 3000개를 추가 지원하고 내년 노인 일자리를 올해보다 8만개 이상 확대해 총 60만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도 강화한다. 내년부터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 하위 70% 중증 장애인 또는 노인이 포함된 경우 생계급여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렇게 함으로써 약 7만명이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면서 “당초 계획은 중증 장애인 포함만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이었으나 노인 포함의 경우도 3년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부모가족의 아동양육비 지원 대상도 14세 미만에서 18세 미만 자녀로 확대하고 지원 금액도 월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외식업·편의점 분야 6개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지난주부터 현장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소상공인 “정부 어설픈 정책… 지불능력 없는데 지불만 강요”

    소상공인 “정부 어설픈 정책… 지불능력 없는데 지불만 강요”

    “정부가 지불 능력이 없는 사람한테 지불만 강요하고 있다. 정부의 어설픈 정책 탓에 소상공인들은 결국엔 최저임금을 위반하는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다.”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되면서 소상공인 업계는 생존권에 위협을 받게 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소상공인들은 치솟는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에 이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3중고’로 인해 폐업이냐 인력 감축이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호소했다. 편의점과 주유소, 슈퍼마켓, 미용실 등 70여종의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미 천명한 대로 최저임금 결정을 따르지 않는 ‘모라토리엄’(불이행)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또 17일 긴급이사회, 24일 총회를 거쳐 동맹휴업 등 단체 행동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5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근로자 외 가구인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는 683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5%를 차지한다. 하지만 소상공인 평균 영업이익은 209만원으로 근로자 평균 급여 329만원의 64%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평균 영업이익은 200만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됐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이 불과 1년 만에 29%나 올랐는데 과연 1년 만에 매출이 29% 이상 늘어난 소상공인 업체가 얼마나 되는지 정부 당국에 묻고 싶다”며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대화합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을 대통령에게 마지막까지 호소했으나 이를 외면했다”고 성토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근로자와 영세자영업자 간 ‘을(乙)과 을(乙)’의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카드수수료 조정 등 실질적 부담 경감방안과 근접 출점, 상가임대료, 불공정 가맹계약 등 편의점 업계의 숙원 사안 해결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편의점가맹점주들은 월평균 수익이 지난해 195만원에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 이후 130만 2000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내년엔 100만원을 밑돌 수 있다고 밝혔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장은 “내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됐지만 주휴수당과 4대 보험료까지 내줘야해 사실상 25% 정도를 올려야 하므로 내년 시급은 1만 700∼1만 800원 정도로 오르게 됐다”면서 “통상 편의점 점주의 올해 한 달 수익은 지난해보다 70만원가량 줄었고 내년에는 50만∼60만원 더 감소해 2년 새 120만∼130만원 감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1월 1일부터 할증 품목을 추려 가맹법상 자정(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에 할증 요금 적용을 추진하고 티머니 카드 충전과 결제 거부, 종량제 봉투 등 카드회사 수수료가 높은 품목의 카드 결제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임대료도 떨어뜨릴 수 없고, 가맹점 수수료나 카드 수수료 인하도 쉽지 않아 사실상 실질임금을 올려 줄 수 없는 마당에 최저임금마저 오르니 문 닫아야 할 지경”이라면서 “아르바이트생 2명 쓰고도 남으려면 월 800만원은 벌어야 하는데 요즘 상황으론 그 정도 수익이 안 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점주 B씨는 “최저임금 때문에 알바생을 못 쓰고 부부가 24시간을 교대로 근무하거나 점주가 알바생보다 적게 버는 점포들이 많다”면서 “알바생은 보호 장치가 생기는데, 정작 점주를 보호하는 제도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해 소상공인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편의점 점포 수가 급증하면서 편의점 점포별 매출은 줄고 있지만 정작 편의점 본사는 정률(보통 30~35%)로 로열티를 받기 때문에 이익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편의점들의 추정 월매출 평균 5500만원에서 본사의 물품공급가격을 뺀 최종 월매출이 약 1500만원”이라면서 “이 가운데 본사로열티 450~525만원, 인건비 약 400만원, 임대료 약 200만원, 신용카드수수료 약 165만원으로 나가는 구조”라고 밝혔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C씨는 “주유소는 대부분 숙련된 기술이 필요 없는데 8000원이 넘는 시급을 주며 쓸 형편이 안 된다”면서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인력을 감축하고, 그래도 안 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C방을 운영하는 D씨는 “수익은 줄고, 인건비가 오르면 결국은 아르바이트생을 감원할 수밖에 없는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요구한 최저임금의 업종·기업규모별 차등 적용이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크게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실제 지급주체인 영세기업의 지급능력을 일절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면서 “이미 영세기업이 올해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경영계가 주장한 사업별 구분적용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최저임금을 추가 인상한 것은 우리 사회의 열악한 업종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더 빼앗고 양극화를 심화할 우려가 크다”고 비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최저임금 인상이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됨으로써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한계상황으로 내몰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정부는 최저임금 고율 인상의 부작용을 경감시킬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서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19년 최저임금 인상…재계 “영세·중소 상인 존폐 위기 내몰 것”

    2019년 최저임금 인상…재계 “영세·중소 상인 존폐 위기 내몰 것”

    최저임금위원회가 14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을 10.9%로 결정하자 경영계는 즉각 반발했다. 최저임금 심의를 집단으로 ‘보이콧’한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 결정 뒤 입장을 내고 “어려워진 경제 상황과 악화하는 고용 현실에도 불구하고 10%가 넘는 고율 인상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다소나마 경감시키고자 기업의 지급능력을 고려한 사업 종류별 구분 적용을 강하게 주장했으나 부결됐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존폐의 기로에 설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록 올해는 무산됐지만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목소리를 감안해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구분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며 “이를 뒷받침할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번 결정은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한 채 이뤄진 것으로, 향후 이로 인해 파생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은 결정에 참여한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용자들을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입장을 내고 “경영계는 어려운 경제 여건과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총은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부결되고 두 자릿수의 최저임금 인상이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됨으로써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한계상황으로 내몰 것으로 우려된다”며 “앞으로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은 반드시 시행돼야 하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를 뒷받침하는 실질적 방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최저임금 고율 인상의 부작용을 경감시킬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에 인건비 상승, 내수 부진 등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생산성을 초과하는 인건비 상승은 기업들 경쟁력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10.9% 인상으로 한계상황에 다다른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취약계층 일자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앞으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 최저임금 산입범위의 확대 등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상의) 고위 관계자도 이날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고,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사실상 시급은 1만원이 넘게 된다“면서 ”인상폭을 봤을 때 논리적인 근거가 없어 보이고 노동계의 입장만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한 10대 기업 관계자는 “가뜩이나 대내외 경제 변수도 크고, 미중 무역전쟁, 유가 문제 등으로 여건이 힘든데 기업을 옥죄는 정책이 나오면 대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 힘들어진다”며 “이는 고용 증가나 가처분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중산층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결국 내수가 무너지는 결과가 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잘나가는 정의당 “제 1야당 꿈 이룰 것”

    잘나가는 정의당 “제 1야당 꿈 이룰 것”

    당지지율 7주째 상승 12.4% 3위 2위 한국당과 고작 4.4%P 격차 李 “與 개혁경쟁에 견제 세력 요구” 국정 운영·정치 개혁에 목소리도12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본청 223호. 정의당 이정미 대표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는 요즘 ‘잘나가는’ 정의당의 분위기가 역력히 묻어났다. 치솟는 지지율을 반영하듯 이 대표와 당직자들은 상기된 표정이었고, 소수당의 설움은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간담회 사회를 맡은 최석 대변인은 “2017년 5%대 지지율에서 오늘 12.4% 지지율을 경신했다”며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항상 같은 모습으로 목소리를 내 준 이정미 대표와 묵묵히 함께해 온 정당 당원들 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박수를 유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표는 “진보정치의 새 길을 터 가는 정의당은 대안 야당을 넘어 2020년 대한민국 제1야당의 자리를 반드시 거머쥘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1년 전 취임 직후에도, 한 달 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자유한국당을 꺾고 제1야당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지만 이날은 무게감이 달랐다. 6·13 지방선거 이후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한국당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9~11일 성인 1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정의당은 지지율 12.4%를 기록, 2위 한국당(16.8%)을 4.4% 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정의당 지지율에는 소모적인 대결 정치를 멈추고 집권여당 옆에 제대로 개혁 경쟁을 할 수 있는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가 담겨 있다”며 “지지율 상승세가 일시적이냐 아니냐는 결국 정의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국정 운영과 정치 개혁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최근 정당 지지율의 상승세를 확고한 지지 기반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최근 경기 지표 악화를 이유로 정부 정책은 일제히 ‘기업 앞으로’ 향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을 비판하면서 “자영업자와 최저임금노동자 간 ‘을들의 전쟁’을 끝내고, 경제민주화를 통해 ‘을들의 연대’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50% 득표율로 90% 이상 의석을 차지하는 현행 선거제도를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의 원칙을 구현하도록 개편하고, 국회 특수활동비 등 국회 기득권을 폐지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의당이 2020년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책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대중을 동원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하며, 이를 위해 세대 교체와 지역 토대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노회찬·심상정 의원 이후 인기 있고 역량 있는 정치인이 아직 부각되지 못했다는 점은 정의당의 숙제다. 이 대표는 “청년 정치인이나 정치 참여를 희망하는 청년들을 당내 정치아카데미를 통해 지속적으로 육성, 정치인으로 배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사설] 혁신성장 가속화할 법과 제도 정비, 속도 내야

    경제는 지표다. 고공행진인 대통령 지지도와 대조적으로 고용·소득 분배 지표는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지난 5월 청년실업률은 10.5%로 5월 기준 역대 최고치였다. 신규 취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넉 달 연속 20만명대 아래로 떨어졌는데, 그것도 7만명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 소득 최하위 20% 가계의 명목소득은 2003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였다. 자영업자는 인건비도 못 건지는 쥐꼬리만 한 매출에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 그제 있었던 청와대 경제 및 일자리 수석의 문책성 교체는 정부가 하반기에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속도감 있게 병행한다는 예고였다. 그런데 어제 청와대에서 혁신성장을 논의하려던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연기됐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규제혁신 보고 내용이 대체로 잘 준비됐으나 국민 눈높이에 더 맞춰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연기를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보고해 달라”면서 연기안을 수용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날 안건은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금융위원회)와 개인정보 규제개혁(행정안전부) 등이었다. 회의 개최 당일에 대통령 주재 회의를 전격 연기해 달라고 요청할 만큼 총리가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인식했다는 점은 다행이나 이날 각 부처가 내놓은 규제 혁파가 포함된 혁신성장 방안이 국민 눈높이에 한참 미달한 것이 아닌가 걱정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이번주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했지만, 회의 연기는 전적으로 이 총리의 뜻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연기하면서 “답답하다”면서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 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며 우선 허용하고 사후에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도입)을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현재 혁신 경제는 미국과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기득권 세력의 반발에 밀려 거의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량공유서비스인 우버 등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숙박공유, 헬스케어, 핀테크 분야의 창업가들은 정부의 규제완화 의지가 말뿐이라며 청와대 청원까지 나섰다. 중국은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전자상거래부문에서 이미 우리를 앞지르고 있다. 시장은 공유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경제 체제로 이미 바뀌고 있다. 정부가 전통적인 굴뚝산업도 보호하고 혁신산업인 스타트업도 키우면 최고이겠으나, 그렇지 못하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개인정보 관련 법을 손질하고, 새로운 혁신산업이나 데이터 기반 사업들이 착근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 은산분리 규제에 묶여 활성화되지 못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활성화 방안과 그제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내놓은 데이터 산업 활성화 전략 실천부터 제대로 구체화하기 바란다.
  • [민선 7기 단체장에 듣는다] “개발 중심 벗어나 생활구정 초점… 살고 싶은 중구 만들 것”

    [민선 7기 단체장에 듣는다] “개발 중심 벗어나 생활구정 초점… 살고 싶은 중구 만들 것”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당선자는 지난 26일 “중구는 마천루가 곳곳에 솟아 있고 재정자립도 2위인 부자 도시이지만 정작 주민들은 삶의 질이 보잘것없어서 박탈감이 크다”면서 “기존의 개발 중심이 아닌 주거, 교육, 문화, 복지 등에 초점을 맞춘 생활구정으로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중구는 사실상 15년 만에 정권교체인데. -선거 때 여당 구청장이 중구 발전의 적임자라는 말씀을 계속 드렸다. 이번에는 여당에 기대를 해 주신 것 같다.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번영 정책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 박원순 서울시장과 손발을 맞춰서 중구 발전을 이뤄 달라는 구민들의 바람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 구정 방향의 일대 변화를 통해 주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 →구정 변화의 방향은. -다른 구들은 이미 생활구정으로 주민 삶의 질을 챙기는데 중구는 관료 행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주요 사업도 청사 리모델링 등 개발 사업에 치중돼 있다. 실질적으로 구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주거, 교육, 문화, 복지 분야에 대한 지원이 취약하다. 명동, 동대문, 남대문 등 중구 상당수 지역에서 일하는 젊은 경제 인구는 비싼 집값 때문에 중구에서 살지 못하고, 중년층은 자녀 교육에 취약하다며 떠나가거나 떠나고 싶어 한다. 실제로 중구 인구는 2000년 14만명에서 올해 10여만명으로 서울 감소율보다 훨씬 많이 줄었다. 중구민을 위한 중구, 살기 좋은 중구, 일하기 좋은 중구를 목표 삼아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은. -학생운동 시절이나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에도 삶의 질을 고민했다. 독재 타도뿐 아니라 학생의 생활권, 학습권에 관심을 가졌고 보좌관 때는 남들이 이동통신 관련 기술표준 방식을 놓고 싸울 때 통신요금 인하에 주목했다. 중앙정치가 가치와 이념을 두고 다투는 곳이라면 구는 선택된 가치를 삶의 질로 구체화하는 곳이다. 구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돈을 잘 벌어오고, 적재적소에 지출하는 구정을 펴겠다. →돈을 벌어오겠다고 했는데. -구의 수입에는 세금 말고도 중앙정부와 서울시로부터 받는 예산이 있다. 중구가 받는 특별교부금, 지역발전특별회계 보조금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으로 확보하고, 재정 구조를 혁파해 사업비를 연간 500억원 추가 확보하겠다. 중구가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정부·서울시에서 확보한 특별교부세(302억원)와 지역발전 특별회계 보조금(315억원)은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할 때 당시 비서실장인 문 대통령 및 현 정부 인사들과 쌓은 인연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박 시장이 처음 선거를 치를 때 조직특보를 맡은 바 있어 추가 예산 확보에 자신 있다. →예산을 주로 어디에 쓸 것인가. -중구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교가 많다. 그만큼 시설이 노후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설이 낡았을 뿐만 아니라 대학 진학률도 낮다.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 중구의 낮은 대학 진학률 때문에 다른 데로 이사를 고민하는 인구가 많다. 이에 따라 교육지원금을 지금의 두 배 이상인 연간 100억원대를 확보해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명문 중·고등학교를 육성하겠다. 진학 문제뿐만 아니라 취업까지 전반적인 진로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해 주는 중구교육연구원도 설립하겠다. 이 같은 교육 예산뿐만 아니라 중구에는 봉제, 섬유, 인쇄, 조명, 도기, 전통시장 등 지역특화 산업이 많은 만큼 이들을 지원하는 예산도 강화하겠다. 이들 소상공인이 돈을 잘 벌어야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구의 세입도 증가한다. →중점 추진 과제는. -서울 25개 구 중 중구의 가구별 평균 소득이 300만원대로 가장 낮다. 중구 소재 36개의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인 ‘1조 클럽’과 공생협약을 통해 지역투자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 업종별 맞춤형 지원조례로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영업용 차량에 대해서는 공영주차장 주차비 할인도 추진하겠다. →현안 중 시급한 문제는. -중구의 숙원사업 중 하나는 남산 고도 제한 완화 문제이다. 과거 정부가 일방적이고 일괄적으로 정한 남산 고도 제한 때문에 짧게는 20년, 길게는 40년간 재산권을 침해받은 분들이 있다. 성북, 종로, 용산, 중구, 은평 등 비슷한 문제를 가진 자치구들과 함께 합리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마련해 박 시장의 결단을 이끌어 내겠다.→권력교체를 이루면서 직원들 사이에 급격한 인사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데. -구청 인사는 7월과 12월에 있는데 취임 후에 예정된 인사는 진행한다. 다만 인사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구청장이 취임한 만큼 구청 내 새로운 사기와 분위기 진작을 위한 정도의 인사를 하겠다. →준비위(인수위)를 꾸려 업무 보고를 받아 본 소감은. -대부분 공무원들은 열심히 일한다. 문제는 구정 목표 결과가 실현되도록 힘이 모이느냐에 있다. 관료 행정 대신 주민이 참여하는 중구민을 위한 중구, 주거 교육 복지 등 삶의 질 향상이 있는 살기 좋은 중구, 특화 산업 및 전통시장 육성이 강화된 일하기 좋은 중구 등 구정 비전에 맞게 인력과 예산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재배정하겠다. →선거 때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텐데.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전통시장이 가장 많은 곳이 중구이다. 이 전통시장들은 물론 중구에 많은 전통 제조업 종사자와 영세 상인 모두 너무 힘들어하신다. 정부는 전통시장 살리기, 중소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 관련 정책과 예산을 내놓는데 현장에선 체감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정부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이도록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찾겠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서양호 당선자는 경선 때부터 盧대통령 도와… 정치평론가로 친숙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당선자는 지난 15년간 사실상 보수당 구청장 시대를 이어 온 중구에서 진보당 시대를 다시 열었다. 중구는 민선 1~3기 민주당 구청장, 민선 4기 한나라당 구청장 선출 이후 2010년 민선 5기 때 다시 민주당 구청장으로 바뀌었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2011년 보궐선거가 치러지면서 큰 틀에서 10년 넘게 보수당 구청장 시대를 이어 왔다. 이번에 서 당선자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 3선 연임에 도전한 최창식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정권교체를 이뤘다. 서 당선자는 정치평론가로 친숙한 정치인 출신이다. 숭실대 철학과(87학번) 시절부터 학생운동에 몸담았으며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정계 입문한 뒤 일찌감치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쏟는 등 20여년간 현실정치에서 뛰어 왔다. 서 당선자는 “2001년 당시 대선을 1년 앞두고 당 주류는 이인제 의원을, 소장파들은 김근태 의원을 대선 후보로 지지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김희선 의원의 보좌관 신분을 유지한 채 노 대통령 경선 캠프에서 일을 도왔다”고 회고했다. 이를 계기로 노 대통령 당선 뒤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행정관으로 발탁된 데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실, 인사수석실 등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이후 국회에서 보좌관 등을 지냈으며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겸 정치평론가로 변신해 3년여간 신문 지면과 방송을 통해 대중성을 확보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구청장 도전을 결심했다.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현장이 밀집돼 있는 중구를 구석구석 둘러본 뒤 펴낸 ‘길 위에서 만난 중구’로 지난 2월 출판기념회를 열었으며 이어 4월 전략공천을 받아 6·13 지방선거에서 전체 6만 5183표 가운데 51.3%인 3만 3479표를 얻어 당선됐다. 서울 25개 구청장 당선자 가운데 이창우 동작구청장 당선자, 오승록 노원구청장 당선자와 참여정부 시절 함께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인연이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생활 밀착 ‘엄마 구청장’에서 개발사업 해결 ‘강한 어머니’로”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생활 밀착 ‘엄마 구청장’에서 개발사업 해결 ‘강한 어머니’로”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당선자는 재선에 성공하면서 양천구 지방선거 사상 첫 여성 연임 구청장이 됐다. 민선 6기 땐 양천구 첫 여성구청장이자 더불어민주당 서울 자치구 유일 여성구청장을 기록했다. 김 구청장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6기엔 생활정치에 주력한 ‘소프트한 엄마 구청장’이었다면 민선 7기엔 지역 숙원과 주요 개발 사업을 해결하는 ‘강한 어머니’가 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예상했나. -분위기로 봐서 50%는 넘을 것 같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 그리고 지난 4년간 제가 한 일에 대한 평가가 이번 선거에 반영된 것 같다. →이번 선거는 어땠나.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편했다. 네거티브 빌미도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4년간 잘했으니 걱정 말라고 하셨다. 힘이 됐고, 지탄받을 일을 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스러웠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 자치구 25곳 중 24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는데. -이 정도까진 생각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자치구 5곳 중 한두 곳은 차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일각에선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로 목동아파트 재건축 문제가 선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가 변수이긴 했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주민들께서도 재건축이 1~2년 안에 되는 것도 아니고 시장 상황에 따라 규칙이 바뀐다는 것을 알고 계신다. 재건축은 빨라야 7~8년, 길면 10년 걸린다. 주민들께서 하루아침에 승부가 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목동아파트 재건축,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려 하나. -선거 공약대로 목동뿐 아니라 관내 노후 아파트 재건축 전담팀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재건축이 어떤 절차를 거쳐 이뤄지는지, 재건축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고 구청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국토교통부와 무엇을 상의하는지, 재건축과 관련된 모든 것을 제대로 알리고 설명하려 한다.→아들이 이번 선거에 큰 힘이 됐다고 들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어 휴가를 내거나 주말을 이용해 열심히 뛰었다. 지역 곳곳의 어르신사랑방을 돌며 인사했는데, 어르신들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다. 아들이 재선에 성공하자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부턴 자길 안 불러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미안하면서도 가슴 찡했다. →현장에서 접한 민심은 어땠나. -바닥 민심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실제 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인데,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경제 이슈가 묻혔다. 문 대통령은 이번 압승에 대해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두렵다고 했다. 문 대통령 말씀처럼 위기의식을 느낀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할 수 있겠다는 걸 느꼈다. 다음을 걱정하게 하는 그런 선거였다. 정부에서 경제 드라이브를 걸고 서민들 어려움을 해결해 줄 대책을 내놔야 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할 건가. -일자리를 적극 창출하려 한다. 목동중심축에 구유지가 있다. 홈플러스와 그 옆 부지 5800여평이다. 이곳에 대기업과 기업을 유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양천구로 오도록 하겠다. →양천구의회가 민선 6기 9대9에서 이번에 10(민주당)대8(한국당)로 바뀌었다. 민선 6기 때보단 사업을 추진하는 게 수월할 듯한데. -민선 6기 땐 꼭 필요한 사업도 하지 못해 많이 안타까웠다. 숫자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 구의회는 어떤 사안에 대해 대립과 갈등 속에 표 대결을 하기보단 협상과 타협을 통해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집행부도 구의원들을 존중하며 협업해 나가겠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지자체 간 교류 논의도 활발하다. 어떤 역할을 하려 하나. -서울과 평양이 교류하게 되면 자치구들도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될 거다.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기획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북한 주민들과 만나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 한다. 양천구가 교육 도시인 만큼 교육 분야 교류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엄마 구청장’으로 유명하다. 민선 7기엔 ‘엄마 구청장’ 이미지에도 어떤 변화가 있나. -민선 6기 4년간은 구청과 양천구 안정화에 주력하며 생활정치 면모를 보여준 ‘엄마 구청장’이었다. 학부모들이 ‘엄마 구청장’에 걸맞게 청렴하고, 교육에도 신경 많이 써주고, 공원도 많이 조성하고 해서 좋다고 했다. 민선 7기엔 양천구를 일으켜 세워 눈에 띄게 성장시키는 ‘강한 어머니’ 상을 보여 주려 한다. 지역 숙원사업과 개발사업 등 큰 프로젝트를 확실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려 한다. →왜 변화하고자 하나. -주민 기대감이 커졌다. 눈높이도 높아졌다. 주민들의 큰 기대감과 눈높이에 응답해야 한다. 민선 6기 4년간 내실을 다져놨으니, 이젠 그걸 기반으로 치고 나갈 때도 됐다. 주민들께서 지금처럼 믿고 기다려만 주신다면 반드시 해내겠다. →강한 어머니로 민선 7기, ‘이것만은 꼭 해내겠다’는 게 있나. -서부트럭터미널 개발과 신정차량기지 이전이다. 서부트럭터미널을 첨단산업물류기지로 만들겠다는 건 20년 가까이 선거 때만 되면 되풀이된 이슈였지만 누구도 하지 못했다. 터미널 일대에 첨단산업물류기지뿐 아니라 주민들에게 필요한 시설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서울시와 협의해 계획을 확정하겠다. 신정차량기지 이전도 마찬가지다. 철도차량기지가 도심 한복판에 있어 소음 등 주민 피해가 큰데도 말만 무성했지 계획된 게 하나도 없다.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는 신정차량기지를 인천으로 옮겨가겠다는 걸 공약으로 내세웠다. 양천구 입장에선 반가운 공약이다. 차량기지 일대를 공원 조성 등 주민들이 원하는 곳으로 바꾸기 위해 임기 안에 인천시장 및 정부와 협의해 계획을 확정토록 하겠다. 이젠 계획을 확정해 실행할 때가 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김수영 당선자는 사회복지 전문가… 與 유일 여성구청장 연임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당선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엄마 구청장’이다. 따뜻한 가슴으로 소외 이웃을 보듬고, 세심하고 부드러운 생활밀착형 행정으로 주민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 놨다는 평을 받는다. 지역 주민들도 엄마 같은 온정을 피부로 느껴 양천구 지방선거 사상 첫 여성구청장에 이어 연임 구청장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밀어줬다. 화두는 복지다. 대학 시절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운동에 투신, 끼니를 거르거나 제때 치료도 받지 못하는 서민들의 아픔을 온몸으로 느낀 게 자양분이 됐다. 사회복지 분야 석·박사 학위도 취득, 전문성까지 갖췄다. 2014년 7월 민선 6기 구청장 취임 이후 가장 주력한 것도 복지 사각지대 해결이었다. ‘양천형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시스템을 구축했고, 지난해엔 전국 최초로 50대 독거남들의 공동체 복귀 지원 시스템인 ‘나비남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민선 7기엔 ‘소프트한 어머니’에서 아버지가 없을 때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강한 어머니’로 전환하려 한다. 복지를 주축으로 다져놓은 내실을 토대로 양천구의 도시 형태를 선진국 수준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포부를 품고 있다. 바로 ‘예스(YES) 양천’이다. 젊고 활력 넘치는 도시(Young), 환경과 사람이 함께 숨 쉬는 도시(Eco), 미래를 먼저 준비하는 살기 편한 도시(Smart)를 의미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與 “깜짝 놀랄 만큼 재정지출 늘려야”

    홍영표 “최저임금, 정부 소통 부족” 장하성 “저소득층 대책 보완할 것” 20일 6·13 지방선거 이후 처음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선거 압승의 기쁨보다는 서민경제 악화에 따른 민심 이반의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는 분위기였다. 민주당은 정부에 ‘깜짝 놀랄 만한’, ‘상상 이상의’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확장적 재정정책 등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의 민심은 한마디로 ‘제대로 일하라. 그리고 평화와 민생을 지켜내 달라’는 주문이었다”며 “만선의 기쁨도 잠시고 우리는 민심의 바다에 두려운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먼 길을 항해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노인층, 저소득층, 일용직과 단시간 노동자, 그리고 실업 상태에 계신 국민들은 안타깝게도 저희 노력이 아직 제대로 미치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 2년차에는 그분들을 위한 정책을 그분들의 눈높이에서 보완해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데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총리는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경제라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확고하게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이 기조를 연착륙시키고 실현해 가는 데는 지혜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양면의 전략을 가지고 임하겠다”며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처벌 유예를 시사했다. 민주당은 최근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정 논란이 정부의 소통 부족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질타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소득 주도 성장의 모든 것이 최저임금 인상인 것처럼 일부 국민이 이해하도록 방치한 것은 정부 측에서 반성해야 한다”며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와 지지를 얻기 위해 우리가 좀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 역시 비공개 회의에서 “최저임금은 아래는 두텁게 하고 위는 얇게 하는 하후상박으로 가야 한다는 것은 국민께서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면서 “이것을 정치적으로 잘 조정하고 잘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 도정인수 계획안 확정, 경제혁신·민생위원회 위원장 직접 맡아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자 도정인수 계획안 확정, 경제혁신·민생위원회 위원장 직접 맡아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의 경남도정 인수 계획안이 확정됐다. 김 경남지사 당선자측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남의 경제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도정혁신을 구현하기 위해 도정인수를 ‘경제혁신·민생위원회’와 ‘새로운경남위원회’ 2개 트랙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김 당선자는 경제혁신·민생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아 당장 시급한 경제와 민생 현안을 챙긴다. 경제혁신·민생위원회는 김 당선자가 도지사로 취임한 뒤에는 경제혁신추진단으로 전환된다. 경제혁신분과와 민생경제 분과 등 2개 분과로 구성된 경제혁신·민생위원회는 노동자,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주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또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비롯해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및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에 따른 정부지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한다. 경제혁신·민생위원회는 도지사 임기 시작과 함께 경제혁신추진단이 즉각 활동할 수 있도록 ‘경남 신경제지도 비전’ 공약과 중장기 경제정책을 검토하고 별도 예산 1조원 규모의 ‘경제혁신특별회계’ 조성 및 집행 밑그림 등을 마련한다. 새로운경남위원회는 도정 4개년 계획 수립을 위해 도정업무 전반을 점검하고 도정혁신안을 마련한다. 김 당선자가 평소 강조했던 부서 간 칸막이를 넘어서는 통합행정 구현과 공무원 스스로 혁신 주체가 되는 업무혁신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김 당선자측은 새로운경남위원회는 ‘민생·혁신·상생·참여도정’ 실현을 위한 도정운영 목표와 비전·전략, 핵심 도정과제 등을 망라하는 민선7기 경남 도정운영 4개년 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가칭 ‘시민참여센터’를 설치해 참여와 소통 도정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도민들의 정책 제안을 도정에 반영하는 등 경남형 참여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속가능한 참여도정을 제도화 한다. 새로운경남위원회는 운영위원회와 도민인수위원회 등 2개 위원회로 구성됐다. 운영위원회는 기획분과, 경제분과, 균형발전분과, 사회분과, 행정혁신분과 등 5개 분과로 구성됐다. 도민인수위원회는 시민참여센터를 포함해 지속가능한 시민참여 플랫폼을 설계할 계획이다. 새로운경남위원회는 위원장 2인 이상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위원장과 인수위원 등 인선이 확정되는 대로 즉시 출범해 30일쯤 활동하고 필요하면 10~20일 연장할 방침이다. 새로운경남위원회는 운영성과를 도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활동이 종료되면 보고대회를 할 예정이다. 김 당선자는 “취임식 등 행사와 의전은 최소화하고 취임과 동시에 경제와 민생살리기에 매진할 수 있도록 실무 중심 인수위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19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도정 인수 활동계획과 주요 인선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사설] 우려스러운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그제 1.5~1.75%인 기준금리를 1.75~2.00%로 0.25% 포인트 올렸다. 3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인상이다. 이미 역전된 한·미의 정책금리 차이는 이제 0.5% 포인트로 확대됐다. 터키 등 신흥국들의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국내 가계부채가 1500조원에 육박하는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마저 가팔라지고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신흥국들과 달리 외환보유액 규모나 경상수지 흑자 등 기초체력이 양호해 아직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연준이 올해의 금리인상 총횟수를 당초 3회에서 4회로 늘려 전망한 점은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금리 인상이 가팔라지면 신흥국들의 금융 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자본유출로 이어지는 ‘긴축발작’이 재연될 수도 있다. 이러면 글로벌 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부 등에서 ‘펀더멘털이 좋다’고 안심시키다가 1997년 말 외환위기를 맞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올해는 ‘10년 주기설’을 상기시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10년째로 ‘6월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걱정은 3~4년 사이에 급증한 가계부채 관리다.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최고 4%대 후반이다. 자영업자들의 대출액은 지난달 300조원을 넘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조이자 신용대출과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로 이동한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미 금리 인상으로 우리 금융 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한ㆍ미 금리 차가 커지면 자금의 해외 유출이 우려되는데 이를 막으려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어제 기자들에게 “자본 유출을 결정하는 다른 요소도 많다”고 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우리는 경기 침체 가능성과 가계부채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계속 올랐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추가적인 대출금리 인상으로 한계 가계와 영세 자영업자는 직격탄을 맞는다. 금융 당국은 신흥국들의 금융불안을 면밀히 살피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힘써야 한다. 국내 금융시장의 이상이 감지되면 바로 개입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 “맹목적으로 찍어주니 경제 파탄”… ‘보수 성지’ 구미가 디비졌다

    “맹목적으로 찍어주니 경제 파탄”… ‘보수 성지’ 구미가 디비졌다

    14일 오후 1시 서울에서 KTX와 버스 등을 갈아타며 2시간 30분 만에 경북 구미역에 도착했을 때 흐렸던 하늘에 햇빛이 나기 시작했다. 전날 구미시장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는, 가장 드라마틱한 결과를 배출한 곳이었지만 분위기는 차분했다.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출생지로 자유한국당에는 성지(聖地)나 다름없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민주당 장세용(40.8%) 후보가 한국당 이양호(38.7%)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지난 6차례 구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이 후보를 낸 것은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뿐이었고 그나마 득표율은 20% 미만이었다. 구미가 무슨 일로 뒤집어진 것일까. “평생을 한국당 후보만 뽑았는데 이제는 안 되는기라요. 한국당은 뭐라 카는지…, 경제 문제가 워낙 심각해 처음으로 민주당을 뽑았지요.” 구미역 앞에서 만난 부동산 중개업자 김모(60)씨는 새벽까지 구미시장 선거 결과를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며 카랑카랑한 사투리로 이렇게 말했다. 태어나고 자란 구미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처음으로 투표했다는 김씨는 “구미에서 ‘묻지마 한국당’은 더이상 없다”며 “그 보수적이던 구미시민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했다.렌터카를 빌려서 번화가인 인동동으로 가봤다. 칼국수 집에 들어갔을 때 옆 테이블 손님들의 대화 주제도 선거였다. “한국당 우짜다 이래 됐노”, “그러이 말이다” 등의 얘기가 들렸다. 식당 직원 김태욱(26)씨는 “이 동네는 구미에서도 보수가 워낙 강해서 친박연대 시위나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기념행사가 열리는 곳”이라며 “요즘에는 주민들이 정치 얘기를 별로 하지 않았는데 이번 선거 결과를 보니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고 했다. 근처 슈퍼마켓 앞 평상에서는 가게 주인과 손님이 낮술을 즐기며 선거 뒷얘기가 한창이었다. 60대 가게 주인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문재인 대통령만 말한다. 내 30대 아들도 문 대통령 지지자”라면서 “우리가 어떻게 자유를 얻었는지 요즘 애들도 피를 흘려 봐야 정신 차릴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곳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터는 썰렁했다. 방문객이 한창이어야 할 오후 2시인데도 5명 정도만 눈에 띄었다. 안내 직원은 “보통은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오지만 오늘은 좀…”이라고 말을 아꼈다. 방명록을 보니 선거날만 해도 40명 가까이 방문기록이 있었지만 이날은 10명도 채 넘기지 않았다. 구미 시민이 이번에 민주당을 택한 데는 경제 문제가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구미 시내에는 낡은 폐공장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고 신축 건물들 대부분에는 임대 문의 현수막이 잔뜩 붙어 있었다. 구미는 한때 경북 최대 산업도시의 위상을 자랑했지만, 지금 경제난에 처해 있다. 구미 3공단에 있는 LG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일부가 파주로 이전되면서 노동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구미산업단지의 주력인 삼성과 LG가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것도 큰 타격을 줬다. 때문에 산업단지의 젊은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변화’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동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지연(48)씨는 “젊은 사람들이 구미를 떠나니 카페 운영도 예전만 못하다”면서 “경제가 어려워지니 변화를 원한 것 같다”고 했다. 주부 이모(50)씨는 “아침에 사우나를 갔는데 노인들이 모두 ‘구미 이제 망하게 생겼다’고 한탄했는데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미에 공장이 많던 시절 아파트를 무조건 짓기만 해 깡통 아파트도 많다”며 “한국당 정치인들은 우리가 맹목적으로 찍어 주니 지역경제를 파탄 내고도 자기네들끼리 좋아하기 바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 김모(46)씨도 “노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이 많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후보가 좋아서가 아니라 지긋지긋한 한국당을 바꿔 보고 민주당에 기회를 한 번 줘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직장인 송모(29)씨는 “구미는 원래 젊은층이 많은 젊은 도시인데 투표소에 가면 죄다 노인뿐이라 민주당을 찍어 봤자 사표가 되니 그동안 투표를 포기했었다”며 “그런데 이제는 정말 바꿔 보자는 심정으로 정말 많은 구미의 젊은이들이 사전투표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지역주의에 억눌려 있던 ‘샤이 진보’(숨은 진보층)가 대거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는 얘기다. 변화에 대한 갈망은 한국당을 지지하던 노년층에서도 느껴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터에서 휴식을 취하던 한상희(79)씨는 “막말만 하던 홍준표 대표는 정말 반성해야 한다. 구미의 빈부 격차는 점점 심해지는데 한국당 소속 구미시장이 한 게 뭐가 있냐”며 “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이번에 난생 처음으로 민주당을 뽑았다”고 털어놨다. 귀경길에 구미역 앞에서 만난 김모(62·종교단체 근무)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강한 구미이지만 한국당이 후보만 내면 될 거라 생각해 지역구 의원들이 제멋대로 공천한 것에 대한 불만이 컸다”고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내려갈 때보다 더 가까운 느낌이, 구미가 그리 먼 곳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구미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구미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서울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자영업발 위기를 경계하라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자영업발 위기를 경계하라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함께 미국 금융시장을 흔들며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은 여러 가지 있지만, 주된 원인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차입에 의존한 주택 투자가 이루어졌는데,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을 대상으로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이 늘어난 결과 부실 대출이 발생했다.부동산 부실이 확산되며 문제가 발생한 것은 2008년만의 경험은 아니고, 크고 작은 위기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이러한 부동산 부실이 금융위기로 번진 데에는 또 다른 요인도 있다. 금융기관이 대출자산을 유동화해 다른 투자자에게 팔아넘기는 거래가 활발해졌는데, 이러한 자산유동화가 부실 확산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즉 과거에는 주택담보대출을 해 준 금융기관이 각각의 건에 대해 책임졌기 때문에 개별 대출의 부실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관리했지만, 이러한 대출을 묶어 하나의 금융자산으로 다른 금융기관에 넘기는 자산 유동화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그럴 필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결국 위기의 핵심에는 ‘부실대출’이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사정이 어려워진 자영업자 중심으로 대출이 부실화되며 부동산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증가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자영업자의 개별 상황을 판단해 대출했다기보다는 부동산 담보 위주의 대출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장에 소속되지 않고 사업을 영위하는 영세자영업자가 우리나라에서 저렴하게 대출받는 유일한 방법은 주택담보대출이다. 따라서 자영업자들은 사업·생계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택 등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았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들의 사정이 악화된 가운데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특히 최근 들어 경기침체와 비용구조 악화 등으로 영세자영업자의 수익이 줄며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통계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 가구에 비해 전체 일반가구의 소득 상황은 악화됐는데, 이는 자영업자와 실업자 중심으로 사정이 나빠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반영돼 자영업자들의 사업장인 상업 부동산의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다. 상권 활성화로 임대료가 상승하며 기존 업장을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문제 되는 지역도 있지만, 한국감정원 2018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에 따르면 전국 평균 공실률은 사무실 12.7%, 중대형 상가 10.4%, 소규모 상가 4.7%인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 포인트, 0.9% 포인트, 0.8%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일부는 경쟁력을 잃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업종으로 창업할 기회를 얻거나 괜찮은 기업에 취업해 일자리를 구하며 이동하는 것이 아니고 폐업으로 자영업자들이 강제로 시장에서 퇴출된다면 개인에게는 실업과 파산의 불행일 뿐만 아니라, 자영업 비중이 27% 안팎인 우리로서는 경기침체 악화와 이에 따른 부실 대출 증가를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은 개별 자영업자들에 대한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규제를 강화해 위험 노출을 줄이고 책임을 덜 수는 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미국 금융기관들이 자산 유동화를 통해 개별 부실대출 위험을 전가할 수 있었지만, 경제 전체로는 위험이 감소하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도 경기 부진과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에 처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대출금 회수나 고금리 압박에 처하게 되면 고위험 대출로 이동하며, 기존 대출은 오히려 부실화되면서 경제 전반의 상황도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상태에서 이들이 대출받으며 제공한 담보인 주택 및 부동산의 가격이 떨어지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영세업자 및 빈곤 계층은 정부재정으로 직접 지원해 생활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되 이들에게 비용 증가를 야기하거나 담보 가치 하락을 유발할 정책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흔들리는 국제금융시장 속에서 ‘자영업발 위기’가 경제 위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 자영업자 대출 300조 돌파…이주열 금리 인상 신중모드

    자영업자 대출 300조 돌파…이주열 금리 인상 신중모드

    한달새 2조↑…증가속도 빨라 가계대출 강화 풍선효과 영향 ‘7월 인상설’ 약화 가능성 높아개인사업자(자영업자) 은행 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8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300조 2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 1000억원 늘었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 1∼5월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11조 3000억원으로 200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일부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강화한 영향도 있지만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가계대출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사업자 명의로 돈을 빌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3월 말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계대출 급증세는 한풀 꺾였다. 한은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조 8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이 한 달 전(7조 3000억원)보다 5000억원, 1년 전(10조원)과 비교하면 3조 2000억원씩 줄어들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성장과 물가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와 그에 따른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6월 위기설’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 등을 우선적으로 살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존 언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7월 인상설’은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20켤레 만들고 11만원… 난 노예가 아니다”

    “20켤레 만들고 11만원… 난 노예가 아니다”

    켤레당 공임비 4500~5500원 ‘탠디 사태’로 노동 환경 드러나“장인의 손길이 닿았다며 20만원짜리 구두로 팔잖아요. 정작 장인이라고 불리는 저희는 구두 한 켤레 만들면 5000원을 받습니다. 장인이 아니라 노예죠.” 30년차 제화공인 정기만(53)씨의 손은 투박했다. 곳곳에 남아 있는 흉터와 마디마디에 박인 굳은살은 정씨가 구두를 만든 세월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지난 5일 만난 정씨의 손에는 구두 가죽 대신 ‘소사장제 철폐’라고 적힌 손팻말이 들려 있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장이기도 한 정씨는 “성수동 제화공 가운데 막내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는 제화공장 300여곳이 밀집해 있고 3000여명의 제화공이 일하고 있다. 성수동을 포함해 관악구 봉천동, 서울역 인근 제화거리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은 지난달 이른바 ‘탠디 사태’를 통해 알려졌다. 탠디 제화공들은 공임 인상과 소사장제 폐지,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12일까지 관악구의 본사 건물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다. 탠디 노사는 신발 밑창(저부)과 신발 윗부분(갑피) 공임 단가를 1300원씩 인상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합의서에는 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일감 축소로 조합원을 차별하지 않고 소사장제 폐지를 결정하는 협의회를 상·하반기에 한 번씩 연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씨는 “탠디는 그나마 규모가 큰 업체라 6500~7000원의 공임비를 줬지만 다른 업체들은 4500~5500원의 공임비를 준다”며 “숙련공들이 하루 12시간을 일하고 20켤레 정도 작업해도 11만원을 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켤레당 공임비를 받는 이들은 겉으로는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받은 자영업자다. 공임비에는 식대나 교통비가 포함되지 않고 연차 휴가나 퇴직금도 받지 못한다. 제화공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모두 업체에서 고용한 노동자 신분이었다. 4대 보험에 가입하고 자녀 학자금과 퇴직금도 받았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이들은 ‘소사장’이 됐다. 일하는 구조는 이전과 변함이 없었지만, 사장이 아닌 제화공들에게는 일감이 오지 않았다. 업체들은 제화공들이 맡았던 공정을 외주화해 비용을 아낀 셈이었다. 그러다 보니 공임비는 20년 넘게 제자리였다. 정씨는 “모든 공정을 거쳐 완성된 구두의 납품가는 4만~5만원이다 보니 하청업체도 큰 이익을 거두지는 못한다”며 “20만원짜리 구두를 팔면 중간에 발생하는 이익을 누가 가져가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화공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2월 서울고법의 판결 이후다. 법원은 탠디 노동자 9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이들이 노동자임을 인정하고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씨는 “판결 이후 제화공들이 ‘더이상 이런 취급을 받고 일할 수 없다’며 노조에 가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30여명에 불과했던 제화지부 조합원은 탠디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98명을 비롯해 성수동 제화 노동자 250여명이 가입하면서 400여명으로 늘어났다. 정씨의 바람은 제화공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해 구두 만드는 기술을 이어 갈 젊은 세대가 성수동으로 오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성수동 제화공들은 50~70대가 대부분이다. 정씨는 “제화공이 노예가 아닌 기술자 대우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손성진 칼럼] 소득 하위 10%를 위한 길

    [손성진 칼럼] 소득 하위 10%를 위한 길

    최저임금 인상은 백약이 무효라는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이해됐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빈민 1000만명이라는 사회적 모순을 풀지 않고서는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도리어 저소득자의 소득을 줄이는 역효과를 보였음이 통계로 확인됐다. 근로소득자의 소득은 늘어도 고용 악화로 자영업자나 임시직 근로자의 수입은 줄어든 탓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큰 흐름은 이어 가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다. 또한 정책을 평가하기엔 1년이란 시간은 너무 짧기도 하다. 진득한 마음을 갖고 인상의 효과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책이 모든 사람의 이익을 다 충족시킬 수도 없다. 알바 근로자, 자영업자, 기업주 등의 이해관계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어느 계층의 이익에 더 중점을 둘지는 정책적 판단이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미세 조정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부작용은 이미 나타났다. 식당이나 편의점 등에서 일하는 종업원이 줄어든 것은 현장에 나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15% 올리면 고용이 9만명 감소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는 국책연구기관이기에 한편으로 뜻밖이기도 하지만 예상된 측면도 있다. ‘편의적이고 부정확한’ 보고서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부작용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대비 없이 맞는 것보다 유비무환의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은 사회 전체가 나눠 져야 한다. 그러나 어느 쪽도 피해를 보지 않으려는 데 문제가 있다. 정부 재원으로 지원해 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고용주들이 감당할 정도의 인상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하위 10%의 소득이 감소한 것은 1인 가구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즉 소득 없는 자녀의 분가와 노인 인구의 증가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사업체에서 근로소득자의 근로소득이 증가한 것도 너무나 당연하다. 최저임금을 올려 주었으니 전체적인 임금 상승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고임금 근로자들이 어부지리의 이득을 본 것도 있다. 통계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어쨌든 하위 10%의 소득이 감소한 것은 정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다. 최저임금 인상의 역설이다. 하위 10% 중에는 무직자도 있고 직업이 있더라도 40% 이상의 임시·일용직이거나 영세 자영업자다. 일자리와 일감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사람들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이들이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경제 상황에 매우 민감하다. 생계형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불황으로 수입이 줄거나 폐업을 선택하기도 한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 장사가 안 된다’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러니 종업원을 고용한 자영업자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설상가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할 일은 이들을 보호할 정책적인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것이다. 복지 재원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다. 따라서 복지 재원의 재분배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의 틀에 갇혀 고소득층에 복지 예산의 상당 부분이 지원되는 현실을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소득 최하위 계층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방법의 하나가 지자체별로 실시하고 있는 공공근로다. 꼭 필요한 국가적, 사회적 사업을 일으켜 실업자와 일용직 노동자들의 일감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7년 후면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에 도달한다. 국민연금과 노령연금으로는 이들의 생계를 완전히 지탱할 수 없다. 상당수가 소득 하위 10%에 편입될 것이다. 지금부터 노인 일자리와 복지 대책을 챙기지 않으면 양극화의 간격은 더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일자리는 성장의 열매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정부가 좇는 두 마리 토끼의 하나인 혁신성장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는 필요조건이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사설] 이자·일자리·물가 3중고, ‘저소득층 복지’ 확대해야

    저소득층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자 부담 증가와 일자리 감소, 고물가 탓이다. 어제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근로자 가구는 올 1분기 월 근로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06원 상승했지만 세금이나 이자비용 등은 2만 6277원이나 늘었다. 특히 월평균 이자 부담은 33%나 증가했지만 소득은 되레 8% 뒷걸음질쳤다. 3분위 이상의 살림살이는 나아졌다. ‘저소득층 가계소득 감소와 빈부격차 확대’라는 1분기 가계소득동향의 결과가 거듭 확인되고 있다. 저소득층은 최저임금 상승의 ‘과실’은 따 먹지 못한 채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에 더욱 짓눌리고 있는 셈이다. 일자리 감소도 문제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기업 경영난에 따라 해고 등을 당한 비자발 실업자는 32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 1만명 이상 늘었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정부 목표치인 32만명보다 크게 낮은 20만명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이 와중에 밥상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5월 농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9.0%나 오른 데다 가공식품류는 많게는 40%대까지 치솟고 있다. 먹거리 물가 상승은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게 더 큰 충격을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넘겨버릴 문제가 아니다. 경기지표는 혼조세지만 비관론에 무게가 더 실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2분기에 경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했고 향후 급격한 불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잿빛 전망을 내놨다. 1분기 수출은 양호하지만 각종 선행지수가 하락세인 데다 설비투자 등 지표가 2분기 들어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서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지난달 내놨던 ‘침체국면의 초입 단계’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신흥국 통화위기와 이탈리아발 유럽경제 불안, 미국발 무역전쟁 등 악재들로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진다는 ‘6월 위기설’까지 나돌고 있다. 청와대는 어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은 가계가 아닌 개인 근로소득이 거의 모든 계층에서 늘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비정규직 등의 일자리가 축소되고 가계소득이 감소하는 데 대한 해법은 내놓지 못했다. 영세 자영업자나 노인가구 등 저소득층 가계소득 감소를 불러온 ‘근로자 외 가구’ 대책이 필요하다. 산업의 구조조정과 혁신성장 정책을 강화해 경제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동시에 기초노령연금과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 저소득층 ‘맞춤형 복지’가 더 확대돼야 하는 까닭이다.
  • 靑 “김동연 부총리가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역할”

    ‘金 패싱’·경제팀 불협화음 논란 진화 “왜 기재부장관 경제부총리 앉혔겠나” 재정전략회의 ‘장하성 판정승’ 반박 청와대는 1일 경제정책 컨트롤타워 논란과 관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김 부총리와 청와대가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과 함께 ‘김동연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끝나고서 다수 언론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김 부총리에게 판정승을 했다고 평가했다’고 묻자 “왜 기재부 장관을 경제부총리로 앉혔겠나”라며 “경제정책 전반의 권한을 기재부 장관에게 줬기 때문에 부총리라는 직책을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에도 “일부에서 재정전략회의와 관련해 김 부총리의 판정패나 패싱이라고 해석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김 부총리가 가장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고 주도적으로 의견을 조정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김 부총리를 질책하거나, 장 실장에게 힘을 실어 주는 분위기, 어느 것도 아니었다”면서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원고에도 없던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경제팀에서 더욱 분발해 주시고)’라고 말한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한 것과 관련, 김 대변인은 “하위 10%를 제외하고는 90%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면서 “근로소득에 한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격차도 줄어든 것으로 나와 있다. 이 점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위 10%의 소득은 감소했는데, 원인 분석이 안 된 상황”이라며 “최저임금도 못 받는 사람들, 무직이나 영세 자영업자일 텐데 최저임금이 올라도 해당 사항이 없는 분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과 관련, “공약을 했기 때문에 무조건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으로 간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모든 노력을 해 보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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