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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인들이 주인”…文, 대기업·소상공인·벤처까지 전방위 소통

    “기업인들이 주인”…文, 대기업·소상공인·벤처까지 전방위 소통

    첫 ‘타운홀 미팅’ 열어 상향식 소통 주목여권 “기업 군기잡기 버리겠다는 선언”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올해 국정운영 목표 1순위를 경제 성과에 두겠다고 천명한 이후 ‘안보 우선’에서 ‘경제 우선’으로 정책 방향의 전환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립서비스나 일과성 제스처가 아니라 정책 방향 자체를 경제로 작심하고 대전환한 듯한 모습이다. 경제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수용하고 경제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새해 벽두부터 문 대통령의 일정은 ‘경제’로 꽉 채워졌다. 양적으로 압도적이고 질적으로 파격적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벤처기업인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경제주체를 두루 만나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대기업 간담회를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준비하기로 한 것이 주목된다. 타운홀 미팅은 지역 주민들이 정책 결정권자를 불러 설명을 듣는 미국식 참여형 의사결정 과정으로, 우리 대통령·기업인 문화에서는 사상 처음 도입되는 형식이다. 타운홀 미팅으로 연다는 것은 문 대통령이 ‘손님’ 자격으로, 기업인들이 ‘주인’ 자격으로 토론에 임한다는 의미다. 대통령이 정책을 결정하고 기업이 맞춰 가는 기존의 주입식·하향식 문화에서 상향식으로 기업과의 소통 방식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개혁의 대상으로 재벌과 대기업을 바라보던 청와대의 시각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권 관계자는 “기업에 권위를 앞세우며 군기 잡던 역대 청와대의 문화를 버리겠다는 선언적 의사표시처럼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남북 관계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반도 이슈를 집중 설파하던 청와대는 새해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3일 기자들의 외교안보 관련 질문보다는 경제 관련 질문에 답변을 집중했다. 청와대는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논평도 주무부처인 통일부에 맡겼다. 문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취임 직후엔 전쟁 위기까지 갔던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한숨 돌린 만큼 경제에 더 신경을 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미 사의를 표명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사표를 지난달 31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겸 대변인은 “재계와 청와대의 소통에 김 전 부의장이 계속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자영업자의 고민/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자영업자의 고민/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저마다 희망을 가득 품고 새해를 맞았지만, 자영업자들은 한 해를 어떻게 버틸까 고민하면서 새해를 시작하는 것 같다. ‘자영업자 지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영업이 흔들리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폐업자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1인 자영업자라고 해도 일자리 100만개가 날아간 것이다. 실업률 증가는 대기업의 신규 투자 축소도 원인이지만, 중소·중견기업의 투자 부진, 자영업자의 폐업이 결정적이다.자영업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 불황과 치솟는 임대료, 인건비 증가 등의 요인이 겹쳐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700만 자영업자들은 겉으로 ‘사장님’ 소리를 듣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비임금 근로자’에 불과하다. 아내의 경우를 보자. 아내는 20여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학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아내가 학원을 창업하면서 내세웠던 약속이 있다. 학원생 머릿수를 돈벌이 척도로 삼지 않고, 하루라도 직원 월급을 밀리지 않고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다행스럽게 이런 약속은 아직은 잘 지키고 있다. 학원이 잘 돌아가서 그렇다고 하겠지만, 옆에서 볼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스스로 약속을 지키려고 아내는 골병이 들어 가는 것도 잊고 동분서주한다. 내가 볼 때는 ‘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분야의 산업) 종사자보다 낫지 않아 보인다. 회의 참석하랴, 상담하랴 점심 거르기는 다반사다. 그뿐인가. 월말이면 자금 마련 스트레스에 밤잠을 설친다. 어떤 달은 동동거리다 지쳐 쥐꼬리만 한 남편 월급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남편 월급을 받아 직원 월급이나 학원 운영비를 돌려막고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를 하거나 사무실을 재계약할 때는 네댓 장의 카드를 모두 동원하다 못해 은행 문을 두드려 보지만, 주택 담보대출도 여의치 않다. 마침내 학원 규모를 줄여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학원비는 몇 년째 제자리인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해마다 오른다. 선생님 수를 줄이거나 인건비를 깎을 수도 없다. 많은 자영업자가 선뜻 월급을 줄이거니 직원들을 함부로 내보내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 자영업은 일자리를 만드는 화수분이다. 자영업자들이 한 명씩만 고용해도 70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실업 위기를 감지한 정부가 자영업자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재정 투입에는 한계가 따른다. 자영업자들의 가려운 곳만 잘 긁어 줘도 폐업은커녕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데 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카드 수수료다. 아내가 운영하는 학원은 20여년간 단 한 건의 카드 결제 사고도 없었다. 소규모 자영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카드 수수료를 높게 매기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항변한다. 변변한 담보대출이 없는 자영업자가 들이댈 수 있는 무기는 어렵게 마련한 집 한 채인데 돈을 빌리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정책보다는 자영업자가 쓰러지기 전 이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찾아 긁어 주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이다. 자영업자들에게 병 주고 약 줄 것이 아니라 애초에 이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정책 말이다. chani@seoul.co.kr
  • “올 금융권 유례없는 위기…‘혁신·글로벌’로 돌파”

    “올 금융권 유례없는 위기…‘혁신·글로벌’로 돌파”

    윤종규 “인프라 혁신·국내 M&A 주력” 조용병 “외부인재 수혈 등 조직 쇄신” 손태승 “자산관리·투자금융 집중 육성” 김정태 “4차산업 핵심기술 마케팅 활용” 김광수 “체질 개선·미래성장 기반 구축”한 해의 출발선에 선 5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한목소리로 유례없는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침체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가계대출 규제 여파와 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올 한 해 금융시장은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위기가 일상화되는 등 지금껏 유례없는 전방위적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성장률 하향, 기업 투자심리 위축 등 경영환경뿐 아니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금융업에 진출해 디지털 혁신이 위협으로 다가오는 점도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부동산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올해 순이자마진(NIM)의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 자영업자의 휴·폐업이 늘어나면서 대손충당금은 더 증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어느 한 해 녹록한 경영여건은 없었지만 다른 때와는 달리 올 한 해는 유례없이 혹독하리라 예견된다”면서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제 하강 국면, 가계부채 뇌관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을 언급했다. 금융권 CEO들은 위기 돌파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 조직 쇄신 등을 제시했다. 윤 회장은 미국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과 선불카드에 충전된 현금이 일부 지방은행의 규모를 뛰어넘을 정도라는 사례를 언급하면서 인프라 혁신, 국내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시장 확대 등을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역시 이날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되면서 수많은 기업이 극한에 몰리고 있다”면서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는 위기에서 기존 틀에 갇혀 있다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 능력 있는 인재 중용, 외부인재 수혈, 여성리더 육성 등 조직 쇄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립 120주년과 지주사 전환을 맞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은 “은행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우리만의 주특기 영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산관리, 기업투자금융, 혁신성장 부문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영업 강화와 디지털 혁신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김정태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고객 개개인의 필요를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회장은 “체질개선과 변화로 미래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신사업과 신시장을 개척하자”고 덧붙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상조 “한국경제 어려움 보완하는 여러 정책 지켜봐 달라”

    김상조 “한국경제 어려움 보완하는 여러 정책 지켜봐 달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현재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보완하는 정책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2일 JTBC ‘2019년 한국 어디로 가나’ 신년 토론회에 출연해 “외환위기처럼 경제체제가 붕괴한다는 좁은 의미의 위기라고 볼 수 없다”며 지난 50년 동안 동행지수 순환변동치(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 그래프를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사회로 김 위원장과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를 비롯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출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위기론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 정책을 과거로 되돌리고자 하려는 의도의 비판이 아닌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출범 1년 7개월 후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실패로 단언하기에는 너무 성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이후 경기 저점을 판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 진폭이 줄었고, 철강이나 조선 등 주력업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상징적이거나 상식적인 의미의 위기라는 것에는 동의했다. 또 작년 1분위(하위 20%) 소득이 감소한다는 점은 일부 통계적인 문제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책임을 모면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사회안전망, 자영업자 부담 경감 등 강화해야 할 부분은 속도를 내고, 최저임금이나 근로소득 등 시장 기대와 달랐던 점은 보완하겠다는 것이 올해 경제정책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일자리 예산, 근로장려금,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 1분위에 도움을 드리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예산에 제대로 반영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며,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 대책이 세심하지 못했기에 열심히 보완 중”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취업자의 ¼이 자영업자이고 고용구조가 경직적이라는 측면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기대와 달랐던 점이 있었다. 올해 일자리안정자금·근로장려금과 자영업자 혁신성장 등 여러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주휴 시간 논쟁과 관련해서는 “주휴 시간을 포함해 월급을 209시간 기준으로 시급 환산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시행 이래 계속된 현장 관행으로 재계의 문제 제기가 없었다. 오직 최저임금 요인만으로 긴급재정명령권을 대통령이 발동한다면 사회적 혼란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작년과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시장 기대와 달랐기에 보완을 하겠다는 점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말했고 대통령도 공약을 지키지 못한다는 점에 사과했다. 시장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을 정부도 고집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기는 중국] 진짜 마윈 회장?…외모 쏙 빼 닮은 40대 남성 화제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马云)의 외모를 쏙 빼 닮은 모습으로 일약 스타가 된 남성이 화제다. 중국 저장성 퉁샹시(桐乡)에 거주하는 우슈에린(吴学林, 41)씨는 얼마 전까지 작은 도시의 주택가에 소재한 소매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40대 가장이었다. 하지만 알리바바 마윈 창업주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모으면서, 마 회장을 닮은 우 씨 역시 덩달아 스타가 된 모양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마 회장과 알리바바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이전, 우 씨는 16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작은 소매점을 운영해왔던 평범한 자영업자였다. 그가 운영해온 상점은 약 6평 규모의 작은 슈퍼로 음료, 간식, 담배, 주류 등을 판매해 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그의 사진을 온라인에 공유, 마윈 회장을 닮은 그는 일약 유명인이 됐다. 우 씨는 자신에 대한 이목 집중 현상에 대해, “가장 처음 자신의 사진을 찍어가는 이들이 늘어가는 현상에 대해 그 영문을 몰랐다”면서도 "어느 날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증가, 상점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분위기 덕분에 최근 우 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온라인 생방송을 시작했다. 해당 방송은 매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우 씨의 일상을 담는 내용으로, 생방송을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후부터 그를 찾는 구독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우 씨는 “현재 집계된 것으로만 약 100만 명의 팬들을 생방송을 통해 만나오고 있다”면서 “평소처럼 상점을 운영하는 것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나를 보러 직접 찾아와주는 팬들 덕분에 상점의 매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우 씨는 평소 마윈 회장의 말투와 행동 등을 연구, 생방송에서 줄곧 마 회장의 몸짓과 말투를 흉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 씨는 “팬들은 내게 자주 얼굴형과 귀 모양, 헤어스타일, 몸매 등이 모두 마윈 회장과 가장 유사하다고 평가한다”면서 “그동안 온오프라인 통해 마 회장과 유사한 외모로 화제를 모았던 수 많은 인물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마 회장의 말투까지 유사한 사람은 내가 유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 회장과 유사점이 너무 많은 탓에 생방송을 지켜보는 일부 팬들 중에는 ‘진짜 마윈 회장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와 내 아내는 최근 우리에게 쏠리는 엄청난 인기와 이목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면서 “우리에게 새롭게 생긴 작은 소원이 있다면, 마 회장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도시 항저우를 찾아가 직접 마 회장을 만나보는 것”이라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유세미의 인생수업] 시 선

    [유세미의 인생수업] 시 선

    누군가 그랬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쓸쓸하다고. 더이상 어리광을 부릴 수 없어서 그렇단다. 만약 그러면 주책이 되니까. 꼭 나이를 들먹이지 않아도 뭔가 잘못해 놓고 나서 누구를 원망할 꼬투리도 없고, 투덜댈 수도 없는 순간 누구나 외로워진다.평수씨가 딱 그런 케이스다. 퇴직하고 야심차게 오픈한 요리주점이 빛의 속도로 망해 가고 있다. 몇 개월 전 개업할 당시만 해도 직장생활 30년 동안 영업, 마케팅을 두루 섭렵한 그의 경력에 그까짓 요리주점 하나쯤이야라고 만만히 여겼다. 그러나 웬걸, 문만 열면 무조건 대박이라고 자신 있게 오픈한 수제요리 주점에 손님이 없다. 한두 팀 들어왔다가도 썰렁한 매장을 보고 쭈뼛거리며 나가 버린다. 평수씨는 처음으로 인생의 위기감을 느꼈다. 그런 그의 사정도 모른 채 새 출발을 축하하는 지인들은 그에게 시도 때도 없이 질문을 퍼붓는다. “역시 독립하니까 좋지? 부럽네”, “월급보다야 자영업이 소득은 훨씬 낫지 않나요? 저도 창업 준비하려고요”, “사람 상대하기 힘들지? 그래도 월급쟁이로 마음고생하는 것보다야….” 또 외로워지는 순간이다. “아직 시작인데 좀 지켜봐야죠.” 애매하게 표정 관리하고 돌아서면 막막하다. 원망할 대상은 자신밖에 없다. 그러나 그래 봐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그의 삶의 모토는 내 시간을 원치 않는데 쓰지 말자다. 내 스스로를 미워하거나 좌절하는 데 퍼붓는 에너지는 모두 낭비다. 내가 온전히 내 편이 아니면 누가 내 편이 돼 줄까. 머리와 가슴이 천근만근 무거워도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 ‘뾰족한 수’를 만들어 본다. 일단 어디서 잘못된 일인지 더듬더듬 거슬러 올라갔다. 그는 지나치게 자신 있었다. 지금은 요리주점으로 시작하지만, 곧 성공 기업인이 될 수 있으리라 꿈꾸었다. 그러나 몇 개월 만에 은행 대출이 눈 더미처럼 불어나는 지경이 됐다. 무엇보다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한 건 남의 시선 때문에 그가 벌인 일이다. 너무 초라하게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지인들에게 그의 독립이 인생의 성공적인 중간정산으로 비춰지기를 원했다. 그러려면 폼나야 했다. 직원들도 멋진 유니폼을 입히고, 인테리어에도 욕심을 냈다. 콘셉트는 소소하고 부담 없는 요리주점인데 결론은 ‘고급식당’이 돼 있었다. 인생에서 노력의 양과 질은 결과에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걸 평수씨는 처음으로 느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건 장애물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곧잘 남의 시선 때문에 내 인생의 방향을 엉뚱하게 결정하기도 한다. 남들이 성공이라는 기준에 따라 그렇게 스스로의 ‘시선’을 맞춘다. 그러니 곧잘 내 뜻과는 상관없이 발을 헛디디거나 엉뚱한 경로로 빙빙 돌며 힘들어한다. 평수씨는 이제 무턱대고 남들의 시선에 맞춰 최선을 다하지는 않기로 했다. 해가 바뀌고 다시 첫발을 내딛는 심정으로 스타트라인에 섰다. 잘못된 길은 되돌아서면 된다. 잘못된 줄 알면서도 계속 가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누구나 그렇다. 새해가 좋은 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우리를 등 두드려 주기 때문이다. “괜찮아. 당신. 몇 번 실패하는 건 약이야. 고민도 많이 하지 마. 나 봐. 저녁 먹을까 말까 심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12시 다 돼서 라면 먹잖아. 그냥 고민 없이 초저녁에 먹어야 다이어트에 성공해. 당신 고민도 마찬가지야.” 아내의 태평한 얼굴이 고맙다. 올해가 또 한번 백 미터 달리기하듯 숨 가쁘게 지나가리라. 그러나 평수씨는 아내의 말처럼 마음을 가볍게 해 보기로 한다. 그리고 고개 들어 나의 시선으로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 된다. 올해의 마무리 무렵 벅찬 마음으로 기필코 스스로에게 기립 박수 칠 그 순간을 기대하며.
  • 송파, 中企·자영업자 대출 자금 197억원 확보

    자치구 중 최다…경영 안정화 도움 기대 중기 최대 2억·소상공인 5000만원 지원 서울 송파구는 내년도 중소기업 지원 대출자금으로 197억원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역대 최대 금액이자 서울 자치구 중 최다 규모로, 지역 중소기업 등이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위기에 대처하고 경영 안정화를 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구는 26일 우리은행과 협력자금 업무협약을 맺고 80억원을 유치한다. 기존 중소기업육성자금 40억원과 함께 모두 120억원을 중소기업 지원금으로 마련하게 됐다. 송파구 관계자는 “우리 구 중소기업육성자금은 2년 연속 조기 소진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고, 문정비즈밸리에 기술력을 갖춘 유망 벤처기업들의 입주가 완료돼 성장을 돕는 대출자금 확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우리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 활로를 찾게 됐다”고 덧붙였다. 담보능력(부동산 또는 신용보증)이 있는 송파구 소재 중소기업이면 2년 거치 3년 상환으로 최고 2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구는 이자 비용도 최대 연 2.0%까지 지원한다. 구는 담보능력이 부족한 영세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신용보증 융자지원도 올해 12억원에서 6배를 웃도는 77억원을 확보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서 발급을 거쳐 1년 거치 4년 상환으로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다. 박성수 구청장은 “일자리 창출을 최대 구정 목표로 삼고, 기업 육성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 주력했다”며 “경제 여건 악화로 어느 때보다 자금 압박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지원 자금 확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성장에 동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자영업 대책, 경기 활성화·일자리 확충과 병행해야

    정부가 어제 ‘자영업 성장과 혁신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약 60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가 위기를 극복해야 내수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번 대책은 특히 자영업자를 ‘자가 고용 노동자’로 규정하고 창업부터 성장, 폐업과 재기까지 자영업의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창업 5년 내 폐업률이 70~80%에 이르는 자영업자의 생존율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상가 임대료 부담 완화 등 상권 보호와 사회안전망 강화, 제로페이, 금융 지원 확대 등도 담았다. 주요 내용으로는 2022년까지 자영업자가 밀집한 전국 구도심 상권 30곳을 복합공간으로 조성하고, 소상공인 복합지원센터 10여곳을 설치한다. 전자상거래 시대에 맞춰 혁신형 소상공인 1만 5000명을 육성한다. 현재 3700억원 수준인 지역상품권 발행도 내년에는 2조원으로 확대하는 등 2022년까지 18조원 규모로 늘린다.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현행의 두 배인 4조원까지 확대하고 9000억원 규모에 육박하는 자영업자들의 부실채권을 탕감한다. 무엇보다 자영업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창업 전 교육을 강화하고, 4대 보험 지원 대상도 확대하는 것은 사회안전망 강화책인 만큼 긍정적이다. 현재 한국의 자영업계는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은퇴자와 비취업자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는 시장이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미국의 자영업자 비율이 6.3%로 가장 낮고 이웃 일본도 10.4%, 유럽연합도 15.5%이지만, 한국은 21%로 매우 높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명예퇴직 등으로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40~50대들이 너도나도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30% 가까이 비율이 확대됐다가 매년 구조조정이 진행돼 그나마 점차 축소되었다. 최근 영세 자영업자들의 위기는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정부의 정책 탓도 있고, 전자상거래 확대 등의 구조적인 요인, 내수 침체 등 경기적 요소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진입 장벽이 낮은 숙박·음식업(11.2%), 개인서비스업(7.4%), 도소매업(20.7%)에 몰려 있는 탓에 자영업자의 위기는 청년 일자리 감소로도 이어졌다. 따라서 이번 대책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통과 짐을 덜어 주면서 청년 일자리 확대의 효과도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다. 다만 자영업 활성화는 정부의 경기 부양과 경기 활성화 정책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중장년 일자리 확충이 병행돼야 생계형 영세업자가 준다는 사실을 고려하며 정책을 펴야 한다. 자영업자 채무 감면도 도덕적 해이로 연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강태욱 PB의 생활 속 재테크] 부동산 매매, 추이 지켜볼 때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가격을 떠나서 매도 쪽은 양도세를 부담하고 매각할 유인이 없고, 매수 쪽은 대출이 안 돼서 사고 싶어도 살 돈이 없다. 이래저래 주택 거래량은 내년 상반기까지 대폭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최근의 분위기를 놓칠세라 가격 조정 국면이라면 이제 한 번 매수할 타이밍인지를 묻는 고객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당분간은 추이를 지켜보며 매수 시점을 조율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전세 가격이 조정받으면서 세입자들이 보증금 반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거나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답변은 궁색하다. 집주인이 일부러 전화를 피하고 있다면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특히 전세 가격이 떨어져서 집주인이 일부 보증금을 메꾸어 반환해야 한다면 경우에 따라 절차는 다소 복잡해진다. 법률적인 절차(임차권 등기, 경매 절차 등)를 밟아야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가를 보유한 고객들 중에는 최근에 임차인이 임차료를 미납하고 있어 고민하고 있는 경우도 다수다. 2회 이상 임차료를 미납했다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명도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집주인 입장에서도 궁색하다. 해당 임차인이 나가고 나면 다른 임차인을 찾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자영업자들의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따라서 현재 임차인이 계약 만기까지 억지로라도 있어 주기를 바라는 경우도 다반사다. 오피스텔을 보유한 고객들 중에는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과 맞물려 애초에 투자를 잘못했다는 푸념들을 늘어놓는다. 그 돈으로 아파트를 샀다면 가격이 많이 올랐을 텐데 오피스텔은 가격이 하나도 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 추가로 분양받은 오피스텔이 현재 공사 중에 있어 아직 입주 전인데 입주 때까지 기다려 볼 것인지 아니면 매각할 것인지, 만약 매각이 어렵다면 분양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계약을 포기할 것인지 등을 놓고 고민하는 고객들도 많이 보게 된다. 실제 오피스텔 분양권 거래가 급격히 어려워졌다는 푸념도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올라도, 가격이 떨어져도 고민이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몫이다. 자산 가격의 움직임은 수요와 공급의 보이지 않는 손이 결정한다. 시장을 이기는 보이지 않는 손은 없다. 그리고 그러한 손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한국투자증권 영업부 부동산팀장
  • [시론] ‘적과의 동침’과 ‘적대적 공존’/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시론] ‘적과의 동침’과 ‘적대적 공존’/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임기 말 레임덕은 한국 대통령제의 숙명이다. 1987년 9차 개헌으로 최소정의적 접근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됐으나 어느 정권이나 예외 없이 임기 3년차부터는 위기에 봉착했다.임기 초의 80%를 넘나드는 지지율의 고공행진은 집권 1년 6개월 무렵부터 하락하기 시작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당의 지지율 하락 추이도 심상치 않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 고용·투자·소비 등 거시경제 지표의 악화가 주된 원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단기간에 경제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자영업의 비중이 높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의 심화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물론 4차 산업혁명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의 비위가 적발되고, 청와대가 감찰에 나섰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최근 청와대 공직 기강 해이의 조짐이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청와대의 공직사회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졌다는 분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의 정책 지향과 노선을 달리하는 민주노총 등 진보연대의 정권과의 불화도 문재인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 분석도 정확해야 한다. 경제적 요인에 무게를 두는 보수적 시각이 주를 이루지만 개혁 동력의 상실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촛불집회 2년이 넘은 지금 개혁을 상징하는 촛불정신은 작동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지난 정권의 불의와 부정의의 단죄만으로 촛불시민의 의사를 대변할 수 없다. 전적으로 최저임금의 인상이나 소득주도성장에 경제 악화의 혐의를 두는 프레임은 정확하지도 않고 온당하지 못하다.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나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던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제 악화의 원인을 전적으로 개혁적 정책으로 본다면 과거의 성장 프레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의하면 상위 20%와 하위 20%와의 소득격차는 더 벌어졌다. 소득 불평등,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의 통합은 물론 지속 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경제와 민생의 난조는 개혁 동력의 약화를 결과하고 급기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경제력 집중과 부의 편중, 사학의 구조적 비리, 전관예우, 낙하산 인사 등 사회 전반의 개혁의제 자체가 실종되는 형국에 이르렀다. 역사에 수구와 반동의 존재는 필연이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집권세력으로서 아직도 국민에게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여 탈당했던 전력을 문제 삼고, 친박이 당내 주류로 약진하는 역사적 퇴행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기 위하여 탈당했던 일을 반성한다며 한국당에 입당했다. 주권자의 의지에 의해 진행된 전직 대통령의 탄핵에 동참했던 사실을 반성한다면 헌법 절차에 따른 전직 대통령의 파면을 전면 부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당의 지지율은 2016년 최순실 농단 직전의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7개월이 지난 시점에 나타나는 징후들은 개혁 의제의 상실과 수구세력의 반격으로 요약된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은 경제 악화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같은 무게로 진보적 의제의 실종이 지적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던 2003년 화물연대 파업도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정권은 예산안 처리에서 ‘적과의 동침’을 택했다. 선거제도 개혁의 지연 등 국정농단 세력과의 정치공학에 따른 묵시적 연대가 ‘적대적 공존’이 관철되는 한국 정치 패러다임에서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면 ‘촛불시민’에 대한 배신이 아닐 수 없다. 지지율을 비롯한 다양한 층위의 신호는 정권에 대한 경고음이다.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견강부회나 확증편향에 집착한다면 역대 정권의 위기를 답습할 수 있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국민 일반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거나 교만했던 정권은 급전직하했다. 냉전세력은 아직도 강고하다. 범여권 등 진보연대로 개혁 의제를 쟁점화시킴으로써 촛불의 모멘텀을 확립해야 하는 이유이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다.
  • 최저임금 속도조절… 공유경제·서비스업 과감히 규제개혁

    최저임금 속도조절… 공유경제·서비스업 과감히 규제개혁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달 9일 임명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2기 경제팀’이 꾸려졌다. 2기 경제팀은 J노믹스의 기본 방향은 유지하되 일부 속도 조절과 수정 작업을 할 전망이다. 속도 조절과 보완이 진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는 최저임금 정책이다. 홍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J노믹스의 3대 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최저임금은 올해 16.4% 올랐고, 내년에 10.9% 오를 예정이다. 홍 후보자는 “2020년부터는 최저임금이 지불 능력이나 시장 수용성, 경제파급 영향을 감안해 결정돼야 한다”면서 “여러 지표와 지불 능력을 봐서 합리적인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설정하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구간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이원적인 방식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주 52시간 시행에 따른 탄력근로제 적용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일각에선 2기 경제팀이 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자영업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면서도 실제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일부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2기 경제팀이 공유경제와 서비스산업 등에서 규제 개혁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를 통해 혁신성장 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홍 후보자는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시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입법 실무를 맡았고, 국무조정실장 때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추진했다. 홍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관광, 의료, 물류, 게임·콘텐츠산업 등 4가지 분야의 규제 완화와 함께 지원 대책을 내놓겠다고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홍 후보자는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눈앞의 ‘빅이슈’는 공유경제”라면서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면 대한민국에서도 못할 것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세제정책은 크게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홍 후보자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에 대해선 1기 경제팀과 같은 견해를 보였기 때문이다. 가업상속공제 확대, 주류 종량세 전환 등은 비교적 소신을 뚜렷하게 밝혔지만 구체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2기 경제팀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관련 큰 그림을 제시하는 것과 함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1기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보완할 부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조선업과 자동차업에서 실업자가 밀려 나와 자영업으로 몰려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위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해 다양한 부문에서 경제 위기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면서 “정책을 수정·보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현실화되는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우선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019 예산안] 3만원 넘는 모바일 선물권, 2020년부터 인지세 부과

    [2019 예산안] 3만원 넘는 모바일 선물권, 2020년부터 인지세 부과

    농협 등 상호금융 준조합원도 비과세 내년부터 3주택자 종부세 세율 3.2% 조정지역 2주택자는 상한율 200%로 내년부터 3주택자 이상은 종합부동산세 3.2%의 세율이 적용된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세부담 상한율은 당초 300%에서 200%로 완화했다. 1주택자에 대해서는 15년 이상 주택 장기보유공제율을 40%에서 50%로 높였다. 3만원이 넘는 모바일 선물권은 2020년부터 인지세를 부과하고, 농협 등 상호금융예금의 이자·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을 준조합원에게도 2020년까지 확대한다. 정부는 9일 이런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과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21개 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부세 개정의 핵심은 1~2주택자의 세 부담을 당초 정부안보다 완화해 주는 것이었다. 세율 인상과 공시지가 상승 등으로 종부세가 늘어나더라도 전년 대비 최대 100%까지만 오르도록 제한했다. 1세대 1주택자가 집을 팔 때 적용되는 장기보유세액공제율도 15년 이상 보유자에 대해 종전 40%에서 50%로 높이는 내용이 신설됐다. 고령자 세액공제와 합해 최대 70% 한도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모바일 선물권 인지세 부과 기준도 올렸다. 2020년부터 3만원이 넘는 모바일 선물권은 종이 상품권처럼 인지세가 부과된다.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에서는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 공제한도를 7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하고, 우대 공제적용 기한도 2020년에서 1년 더 늘리기로 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납세자와 조사공무원이 녹음할 수 있다는 규정을 국세기본법에 담으려는 시도는 무산됐다. 조특법 개정안에는 농·수협 등 상호금융의 준조합원 예탁금·출자금에 대해 이자·배당소득의 과세특례 적용 기한을 2년 더 늘리기로 했다. 위기 지역의 중소·중견기업이 사업용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 적용되는 투자세액공제율은 당초 중소기업 7%, 중견기업 3%에서 각각 10%, 5%로 올렸다. 소득세법에서는 적격 P2P(개인 간 거래) 투자 시 이자소득의 원천징수세율은 일반 예금의 이자소득과 같은 수준으로 인하(25%→14%)하되, 시행은 2020년부터 1년간 시행하기로 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2019 예산안] 161조 보건·복지·고용, 예산안의 3분의1… SOC는 19조 8000억

    [2019 예산안] 161조 보건·복지·고용, 예산안의 3분의1… SOC는 19조 8000억

    일자리 예산 정부안보다 6000억 삭감 경기 활성화 위해 SOC 1조 2000억↑ “지역구 의원 쪽지 예산 반영” 비판도 미래 먹거리·ICT 융합 스마트공장 등 산업 예산 15% 늘어난 18조 8000억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 지원에 69억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469조 6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수정예산안에 따르면 당초 정부안(470조 5000억원)보다 5조 2000억원이 감액되고 4조 2000억원이 증액돼 총 9000억원이 순감했다. 보건·복지·고용이 당초 162조 2000억원에서 161조원으로 1조 2000억원 줄었지만, 전체 예산안 규모의 3분의1에 해당한다. 특히 경기 활성화를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당초 정부 예산안보다 1조 2000억원 늘어났다. 내년도 정부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 기준 총지출(428조 8000억원)보다 9.5%(40조 7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정부의 내년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4.4%)의 2배 이상으로,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한 2009년(10.6%)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분야별로 보면 보건·복지·고용 예산이 1조 2000억원 감액된 가운데 특히 일자리 예산이 6000억원가량 삭감됐다. 신규 청년 취업자의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청년내일채움공제 예산이 223억원 감액됐다. 중소기업의 채용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한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400억원 줄었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은 437억 5000만원, 취업성공패키지는 413억원가량 감액됐다. 다만 여야는 일자리 예산 삭감으로 사업비가 부족하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거나 예비비를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SOC 예산은 정부안보다 1조 2000억원 늘어난 19조 8000억원이 편성됐다. 대부분 철도·도로 등 국가기간망 확충에 집중됐다. 안성~구리 고속도로(3259억원), 도담~영천 복선전철(4391억원), 서해선 복선전철(6985억원), 보성~임성리 철도건설(3900억원), 신안산선복선전철(850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막판 지역구 의원들의 ‘쪽지 예산’이 반영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주력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산업 예산도 전년 대비 15.1% 늘어난 18조 8000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스마트공장 보급 예산은 정부안보다 767억원 증가한 3428억원으로 확정됐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도 정부안보다 1000억원 늘어난 20조 5000억원으로 정해졌다. 위기 지역과 구조조정 업종 지원(895억원),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 지원(69억원) 예산도 늘어났다.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고지원 확대 등 어르신 지원(453억원), 장애인 활동 지원 등 장애인 지원(693억원), 대학시간 강사와 자살유가족 등 취약계층 지원(318억원) 등도 확대됐다. 협상 과정에서 쟁점이 된 남북협력기금은 정부안인 1조 1005억원에서 59억원 늘어난 1조 1063억원으로 수정됐다.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2019년 예산 공고안 및 배정계획’을 의결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새해 시작 후 바로 예산 집행이 가능하도록 사업계획 수립 등 집행 준비를 철저히 하고, 예산·자금 배정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이언주 “최저임금법 특별조치 발의…경제위기·국가경제 미칠 영향 고려해야”

    이언주 “최저임금법 특별조치 발의…경제위기·국가경제 미칠 영향 고려해야”

    국회의원 모임 ‘시장경제살리기연대(이하 시경연)’는 지난 5일 공동으로 ‘최저임금법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발의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모임 소속의원들이 꾸준히 논의하고 연구한 결과로 최종 합의한 내용을 정리해 발의했다. 시경연 대표인 이언주(경기 광명시을) 의원은 “최저임금제도는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해 사용자에게 그 수준 미만의 임금지급을 못하게 법적으로 강제하는 제도”라며, “그런데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에 미치는 부담과 실업률 증가 등 경제 위기나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최저임금이 결정되더라도 실업률 증가 등 급격한 경기변동으로 최저임금위원회의 위원 중 3분의 1 이상이 최저임금의 재결정을 요구할 경우, 최저임금을 다시 심의·결정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이라고 법안 발의배경을 설명했다. 또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잘못된 정책으로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실패한 정책을 바로잡는 법안 발의는 필요한 것이고 ‘시장경제살리기연대’는 시장경제 발전에 보탬이 되는 활동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12명으로 구성된 시경연 모임은 매주 조찬모임과 정기적으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오는 12일 뉴스핌과 공동주최로 ‘한국경제 위기 진단과 해법은?’ 주제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문소영 칼럼] 경제, 디테일 강화하고 고정관념 파괴해야

    [문소영 칼럼] 경제, 디테일 강화하고 고정관념 파괴해야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로 촉발된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은 부동산 경기가 폭삭 주저앉아 2006~2007년 노무현 정부의 활황 때와는 경기가 완연히 달랐다. 그 무렵 한국은행의 한 국장은 “부동산 경기가 죽어서 주택 매매도 없고,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폭등으로 집 없는 사람들이 아우성치던 시기가 1년도 지나지 않았을 때라 무슨 이야기냐고 되물었다. 그는 “주택 매매가 활발해야 부동산업자뿐 아니라 이사업체, 인테리어업자나 벽지, 타일, 가구 등의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후방사업들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성장률이 올라간다”고 답했다.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연간 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 대국이라는 ‘747’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첫해이니 성장률이 중요했겠으나, ‘성장률 높이자고 가계가 이사비용과 벽지·마루 교체비용 수백만원을 치르며 이사까지 가야겠나’라며 혀를 찼던 것 같다. 다만, 그날 부동산 경기의 후방효과는 매매만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즉 ‘간판´이 걸리면 그 간판을 유지하고 지지하는 다양한 연관 사업들이 뒤따르는 것이다. 올 1분기에 1% 성장을 한 뒤 2·3분기에 연속으로 전기 대비 0.6% 성장에 그쳐 경기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 둔화의 주범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로제’를 지목한다.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성장을 한다더니, 기술 없는 젊은이와 저소득층의 일자리는 사라져 역대 최대의 소득불평등이 진행되는 현상 등이 정부 통계로 드러난 탓이다. 그런데 물어보고 싶다. 최저임금은 계속 낮게 유지하고, 구로 테크노밸리 IT노동자들이 야근에 뼈와 살을 갈아 넣을 뿐만 아니라 판검사들도 과로사하는 장기노동의 현실을 외면한 채 주당 60시간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가.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고 여가를 즐기는 ‘저녁이 있는 삶’은 선진국 국민만 누릴 수 있는 호사여야 할까. ‘저임금·노동집약적 산업’ 구조를 유지해, 가격 경쟁력으로 세계시장에 상품을 파는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대다수가 인정한다. 한국은 교역물량만으로는 8위권 안팎의 나라로 성장했다. 그러니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로제’의 도입은 시대정신인 게 맞다. ‘서울의 야경이 아름다운 것은 노동자들의 야근 덕분’이라는 레토릭은 이제 우스갯소리로 끝나야 한다. 그렇다면, 시대정신에 맞는 제도는 왜 경기둔화의 주범으로 지목받는가.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52시간 근로제’의 도입이라는 ‘간판’을 내걸면서, 그 간판의 지지와 유지에 필요한 디테일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시대정신이라는 ‘당위’에 근거한 선언만 있을 뿐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의 매뉴얼이 빠져 있었다. 최저임금을 2년에 걸쳐 30% 가까이 인상한다면, 인력시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고려해 해고하고, 고용할 때도 생산성이 높은 경험자만을 우대하는 게 당연하다. 이런 인력시장의 성격이 변화할 것을 사전에 예상하고 단계별로 대응책을 내놓았어야 했다. 무방비로 있다가 신규 고용 5000명까지 하락한 뒤에야 재정을 투입해 ‘초단기 알바’를 늘리니, 생산성을 고려하는 애국적 시민들은 나라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것이다. 52시간 노동제도 생산성 혁신방안과 함께 발표했어야 했다. 노동자의 임금이 줄고, 사업자는 생산시간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같이 마련했어야 했다. 양자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장기노동에 익숙한 산업화 세대들이 “이래도 나라가 돌아가느냐”고 우려할 때 생산성 증대 방안 등을 제시해 안심시켰어야 했다. 변화는 프레임이 바뀌고 바뀐 프레임들이 모여 패러다임을 교체해야 가능하다. 과거의 생활습관과 고정관념으로는 ‘파괴적 혁신’이 진행되는 미래의 산업구조를 만들어 나갈 수 없다. 바꾸고 바뀌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정부에서는 ‘토건족’에 반대한다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줄이겠다는 고정관념의 변화가 필요하다. 서울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수도권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결정했다면, 수도권 GTX사업 등의 속도를 내야 한다. 쪽지예산으로 시골에 신작로 닦는 SOC는 그만둬야 마땅하지만, 직장과 주거가 근접해야 한다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비싼 집값에 밀려나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직장인을 위해서라도 수도권 GTX를 민자가 아닌 재정으로 편성하는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 출혈경쟁 최악… 경영 어려운 편의점주에 ‘퇴로’ 열어줘

    출혈경쟁 최악… 경영 어려운 편의점주에 ‘퇴로’ 열어줘

    서민 자영업종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영업시간 자율·최저수익보장 포함 주목당정이 4일 ‘편의점 자율규약’을 내놓기로 한 배경에는 ‘울며 겨자 먹기’식 운영, ‘제 살 깎기’식 경쟁이 이뤄지는 대표적인 서민 자영업종이라는 점에서 더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 있다. 3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2010년 1만 6937개에 불과했던 편의점 수는 2011년 2만 1221개, 2016년 3만 2611개로 불어나더니 올해 들어 4만 2000개를 넘어섰다. 8년 새 2.5배로 급증한 것으로 올해 우리나라 인구(5163만 5256명)로 나누면 인구 1230명당 편의점이 1곳씩 있는 것이다. 편의점 왕국 일본의 점포당 이용자 수 2100명보다 훨씬 적다. 이처럼 편의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출혈 경쟁이 심해지자 점주들의 영업이익은 대폭 줄었다. 여기에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돼 인건비 부담까지 급증했다. 당정은 이날 협의에서 경영이 악화된 편의점의 ‘퇴로’를 열어 주는 차원에서 폐점 시 본사에 내야 하는 위약금을 면제 또는 감경해 주기로 했다. 신규 개점도 자율규약에 참여하는 본사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별로 50~100m인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 등을 고려해 결정하도록 했다. 4일 발표되는 자율규약에는 그동안 편의점주들이 요구해 온 영업시간 자율화나 최저수익보장제 확대 등의 방안이 담길지도 관심이다. 편의점주들은 인건비 부담 등으로 24시간 문을 열기 힘든 매장에 대해서는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해 왔다. 최저수익보장제는 편의점주에게 본사가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것인데 편의점주들은 생존권 보장을 위한 최대 과제로 꼽고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영등포, 소상공인 수수료 없는 ‘제로카드’ 확대

    서울 영등포구가 카드 수수료 없는 ‘제로카드’ 사용을 확대한다고 29일 밝혔다. 제로카드는 현재 영등포구청이 사용하는 법인카드 결제 방식을 신용카드 결제에서 현금영수증 카드 결제로 바꾸는 것이다. 카드 수수료가 0%인 제로카드를 통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다. 신용카드 결제는 수수료가 평균 2.08%이지만, 현금영수증 카드 결제는 수수료가 없고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별도의 카드를 발급받지 않고, 기존 신용카드에 탑재된 현금영수증 발급 기능을 이용한다. 구는 지출 증빙용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은 후 5일 이내 직접 해당 사업자의 은행계좌로 입금하게 된다. 구는 다음달부터 현금영수증 카드 결제 방식을 사용하는 항목에 일반운영비, 업무추진비, 재료비, 일반보상금, 시설비 및 부대비, 자산취득비, 민간이전, 연구개발비 등을 추가한다. 기존의 급량비를 포함해 모두 9개 비용을 현금영수증 카드 방식으로 결제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구의 신용카드 결제액은 59억원이고,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낸 수수료는 1억 2000만원에 달한다. 구는 이번 결제 방식 변경으로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는 제로카드 사용 확대를 독려하고 앞으로 장학재단, 문화재단, 시설관리공단 등 유관기관에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제로카드 사용 확대를 통해 경기침체와 임대료 상승 등으로 휴·폐업의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함께 잘살자는 포용국가…복지·혁신 통해 빈부격차 줄여야”

    “함께 잘살자는 포용국가…복지·혁신 통해 빈부격차 줄여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2019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적 불평등의 격차를 줄이고, 더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집권 중·후반기 국가 패러다임으로서 ‘포용국가’를 제시했다. 포용국가론이 경제 위기를 해소하고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28일 김재훈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 장준호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상연 정치부장의 사회로 대담을 열어 포용국가론의 의미와 과제, 전망을 짚어봤다.포용 국가 →포용국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번에 확 와닿지 않는데, 좀 쉽게 설명해달라. 한마디로 분배를 강화하자는 얘긴가. -김 교수 포용국가의 배경이 되는 ‘포용적 성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온 용어다.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 기존 성장 담론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포용적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경제·사회 시스템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포용국가론을 내놓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말했듯이 ‘함께 성장하자. 함께 잘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장 교수 미국 MIT대 경제학과의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역사적 사례를 검토하면서 한 국가의 성패는 포용성을 얼마나 제도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결론 내린다. 국가는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확보해 모든 시민이 공공성의 공간에서 삶을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포용국가의 기본 명제다. 모두가 함께 성장을 누리고, 자유·평등·정의를 실감하며 경제·사회적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국가가 포용국가다. -최 교수 서구에서 포용적 성장이란 개념은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공정, 반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부의 축적 과정이 비교적 정당하다고 여기고 재벌과 부자에 대한 국민 정서가 부정적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유력 재벌들이 정경유착 등으로 처벌받는 것이 반복되면서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다. 불공정과 반칙이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현재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가 경제에 국한된 게 아니며 사회적 공정성을 확보해야 해결된다는 인식에서 포용적 성장이 포용국가라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빈부 격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빈부 격차가 1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통계가 나왔는데. -김 교수 올해 가계동향조사 표본의 모집단은 2015년 인구 총조사 결과인 반면 지난해 가계동향조사는 2010년 인구 총조사 결과라 올해와 지난해의 통계를 연속적으로 분석 가능한지 논란이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모집단에는 지난해에 비해 소득이 낮은 노인·여성 가구가 대거 포함돼 소득 불평등이 더 심화된 거처럼 보일 수 있다. 이를 감안해서 통계를 봐야 한다. -장 교수 세계적으로 빈부 격차가 굉장히 심해지는 추세다. 자본이 집중되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노동을 통해 얻은 임금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중산층이 하위층으로 떨어지거나 소수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상위층으로 올라간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으로 대부분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기에 빈부 격차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빈부 격차를 줄이려면 복지로 보완하거나 전국가적으로 혁신을 이뤄내 혁신의 부가가치가 중산층으로 흘러갈 수 있는 제도를 완비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둘 다 안 돼 있다. 기초과학과 기술의 혁신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산학을 연결해 대학의 연구가 즉각 기업에 전달되도록 하는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복지 지출만 늘려서는 국가 재정 부담이 어느 시점에 굉장히 커지기 때문에 정부가 한편으로는 사회 전반의 혁신을 신경 써야 한다. 이것이 포용국가의 또 다른 축이다. -최 교수 가계동향조사가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올해 1, 2분기에 하위 50% 가계의 명목소득이 감소한 데 주목해야 한다. 저소득층이 빈민화되고, 중산층이 저소득층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고용지표 악화와 연결시켜 파악할 수 있다. 일자리가 줄어든 분야는 제조업과 자영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이다. 예를 들어 한국GM이 군산에서 철수하면서 정규직 일자리가 줄고, 협력업체의 일자리도 준다. 일자리 감소로 지역 소비도 감소하니 지역 자영업이 폐업하고, 상가를 관리하거나 임대하는 업종도 타격을 받으면서 지방발 부동산 경기 냉각이 시작된다. 결국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제조업에 과잉 의존해 제조업이 충격을 받으면 전체 경제가 흔들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제조업 위기가 시작됐고 제조업 일자리가 급감했다. 제조업으로 수십년 먹고살았는데, 앞으로 수십년 먹고살 수 있을 새로운 산업을 만들었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조업이 붕괴되는 상황이라 성과가 안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가 재정 투입을 해서 경쟁력 없는 산업이나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긴급 대책을 펴고 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다. 특히 자영업 중 가장 영세한 분야가 음식, 숙박, 도소매업이다. 이 분야의 1인당 소득은 제조업 종사 임금근로자의 27~28%다. 한계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소득이 열악해진 건 우선 과다 경쟁 때문이기에, 가계 소득을 지원하고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정책 기조는 맞다고 본다. 그러나 조기 퇴직하거나 구조조정으로 퇴사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밀려 들어오는 게 문제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면 자영업의 악순환 고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혁신 책임 →기업들은 왜 스스로 위기에 대비해 혁신하지 못했을까. -최 교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과거의 사업 운영 방식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진화했다. 플랫폼 기업은 협력과 공유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치를 창출한다. 기업 밖의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것이다. 가치창출방식이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은 자기가 가진 기술과 역량으로 스스로 수익을 만들고 혼자 향유하는 방식이다. 카카오가 카풀 사업을 시작했는데, 세계적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카풀 사업보다는 차량공유를 통해 얻어지는 엄청난 데이터로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 시장 투자자들도 우버의 데이터를 보고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는 카풀 사업으로 돈을 벌겠다고 하니 택시업체와 충돌하고 갈등을 빚는 것이다. 플랫폼을 더 키워 협력과 공유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 마인드를 못 벗어나고 있다. -김 교수 기업이 장기적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신수종 사업을 추진하기도 하지만 단기적 이윤을 낼 수 있으면 기존 시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5대 재벌이 경제에서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차를 생산하는 기업이 차를 수송하는 물류회사를 갖고 있고, 이 물류회사의 이윤이 전체 물류산업의 이윤보다 더 크다. 일부 재벌이 모든 분야의 기업을 갖고 있다 보니까 10대 재벌 외의 다른 기업들은 경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소득 불평등 문제의 근본적 문제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와 불공정성이다. 재벌과 대기업들이 현재 지위와 이윤에 안주했다. 중국 등 후발 개발도상국들이 추격하니 신기술, 신제품, 신산업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없어 혁신에 취약한 것이다. 정부가 기업들로 하여금 경쟁력이 약화되는 주력 산업을 포기하고 신산업으로 옮겨가게 했어야 했는데, 주력 산업에 링거 꽂아서 억지로 살린 것이다. -장 교수 기업들도 사실 시대적 변화를 느끼고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력에 한계를 보이는 것은 기업의 탓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차원의 협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대학과 연구소는 기초과학 연구를 국가와 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철저히 장기적으로 해야 하고, 연구 결과가 기업의 필요와 연결돼 비즈니스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소통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소통의 망을 촘촘히 짜오지 못해 대학과 기업, 정부 간 코디네이션이 안 된 것이다. 혁신성장을 제대로 하려면 산학 협력의 소통 구조를 촘촘히 이어주는 역할을 중앙 또는 지방정부가 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중앙에 자본과 노동력, 기술이 집중돼 있기에 포용적 성장을 공간적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해 한 지역에서 산업과 일자리가 재생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 정책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구조적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다. 사회 전반을 통합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정치권력의 책임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포용국가론이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할까. -최 교수 조세체계를 전면 개편해 복지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증세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조세체계는 소득에 기반한 세제로 구성됐는데 현재의 저성장 기조에서는 증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조세체계를 자산 기반 세제로 개편해야 한다. 자산은 주로 근로소득이 없는 50대 이상이 보유하고 있는데, 소득 기반 세제 체제에서는 경제활동을 왕성히 하는 20~30대가 50대 이상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고 50대 이상 세대들을 뒷받침하게 된다. 세금으로 인한 세대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동산 등 자산 기반 세제를 통해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가도록 조세체계를 개편하면 국민들도 동의할 것이다. -장 교수 포용국가 되기 위해선 첫째, 사회적 대화가 모든 분야에서 진행돼야 한다. 둘째 고용, 복지, 교육, 기술 등 핵심적 공공재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혁신하고 책임져야 하며, 특히 지금의 교육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 셋째 불평등 해소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시장경제가 필요하다. 넷째 정치의 혁신과 협치가 필수다. 정치권이 합의를 통해 한 가지 방향으로 장기적으로 나갈 수 있는 세련된 모습을 보여야 포용성과 혁신성을 지향하는 포용국가를 만들 수 있다. 호주는 2002년 사회적 포용법을 입법하고 사회적 대화 기구를 만들어 다양한 문제를 포용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포용적 성장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선 정치적 협치가 중요하다. -김 교수 행정 혁신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2, 3, 4차 산업혁명을 이뤄야 하는 압축성장을 해왔기에 정부부처 등 공공기관들이 1960~70년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자기 역할을 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시장에 어떻게, 어디까지 안착시킬지 공공기관이 꼼꼼히 지켜보고 따져봐야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서울광장] 장조림과 10억이 생긴다면/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장조림과 10억이 생긴다면/박현갑 논설위원

    #1. “식당에서 장조림 반찬이 나오자 동료 중 한 명이 버럭 화를 내며 반찬을 다른 걸로 바꿔 달라고 하더라. 왜 그러냐고 묻자 술자리에서나마 스트레스를 풀려고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임종석 비서실장의 성씨만 조합해 장조림을 푸대접한다고 하더라.”(민생회복이 절실한데 정부 대책은 굼뜨다는 지인) #2. “저녁 6시 30분쯤 부산역 인근 해물탕집에 식사하러 갔다. 작지 않은 식당이었는데 손님이 한 명도 없더라. 친구들이랑 소주를 곁들여 1시간 30분 정도 밥 먹고 나올 때까지 들어오는 손님이 한 명도 없어 또 한번 놀랐다.”(얼마 전 부산 나들이를 다녀온 지인). #3. “여기는 승차 거부란 개념이 없어요. 경기 불황으로 손님 기다리는 택시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교통체증도 퇴근 무렵 일부 구간을 빼곤 거의 없구요.”(카풀에 반대해 택시운전사들이 서울에서 시위를 한다는 얘기에 동대구역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평범한 국민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스산한 겨울 날씨만큼 우울한 얘기들이다. 낙엽이 다 떨어지기도 전에 자영업자나 택시기사 등 서민의 마음은 한겨울 상태다. 도심 지하도 한쪽을 차지하던 노숙인보다 임차인을 기다리는 빈 가게들이 더 많다. 한두 달 임대료를 받지 않거나 깎아 준다고 해도 선뜻 나서는 자영업자가 없다. 하던 가게마저 불경기에 접겠다는 실정이니 창업은 어지간한 결심 없이는 힘들다. 집권 2년차인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8주 연속 지지율이 하락세다. 역대 정부는 대체로 집권 2년차에 지지율이 하락했다. 정권 출범 초 국민의 높은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현상은 비슷하지만 지지율 하락이 경제·민생 문제에서 야기된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옷로비 사건이나 광우병 파동처럼 정치·사회적 이슈에 따른 지지도 하락이라면 정치적 결정으로 단기 극복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는 바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우려는 20대와 영남, 자영업자들이 정부에 등을 돌린다는 ‘이영자’ 위기론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사회가 등을 토닥거려 주던 20대가 위로 대상에서 저항의 주체로 결집한다면 나비의 몸짓은 태풍으로 커질 게다. 왜 그럴까? 현상에 대한 처방전을 제시해야 할 당·정·청이 따로 놀고 있는 데다 처방 자체도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해서다. 정부는 경제팀 교체와 포용성장론을 내세우며 민생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반응은 시원찮다.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도 돌지 않았는데 벌써 레임덕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20일 의총에서 “문 정부가 벌써 레임덕 온 것 아닌가 걱정”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당·정·청이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한뜻으로 뭉쳐도 시원찮을 판에 청와대 참모들은 기강해이에 빠지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부 방침과 달리 탄력근로제에 반대하는 한국노총 시위에 참여하니 정치적 수사로만 들리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반부패대책회의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파동, 학사비리, 채용비리, 그리고 갑질문화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매우 큽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제도와 정책이 미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옳은 진단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책은 기강해이에 빠진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몫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같은 비리나 갑질행태가 누적될수록 국민의 민생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황폐하게 된다는 점이다. “팔면 장땡, 감옥 2년 가도 연봉 50억원을 벌 수 있다. 현금화한 뒤 100억 중 3억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면 된다, 빨리 팔고 퇴사해.” 지난 4월 6일 현금 배당 대신 잘못 들어온 회사 주식을 처분하려 한 삼성증권 직원들의 단톡방 대화 내용이다. 어떤 직종보다 윤리의식으로 무장해야 할 주식시장 종사자들의 이 같은 물신주의는 사회 시스템이 배금주의와 부패친화적 환경에 적합하고 그 결과 국민 윤리성도 덩달아 곪아감을 보여 준다. 10억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 가도 괜찮다는 초·중·고생들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의 지난해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시장경제의 근본을 훼손하는 주식시장의 범죄행위에 대한 엄단은 물론 청소년들의 왜곡된 가치관을 바로잡을 사회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할 것이다. eagleduo@seoul.co.kr
  • [사설] 소상공인 지원, 카드 수수료 인하만으론 부족하다

    금융위원회가 어제 당정협의를 거쳐 소상공인들을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평균 약 0.6% 포인트 인하하는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내놓았다. 개편안이 내년 1월 말부터 시행되면 차상위 자영업자로 볼 수 있는 연매출 기준 5억~10억원의 20만여개 가맹점은 연평균 147만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된다. 연매출 10억~30억원의 4만 6000여개 가맹점은 연평균 505만원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한 푼이 아쉬운 자영업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업소득이 급감하고 폐업이 급증하는 등 자영업계가 처한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엔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특히 이번에 수수료 인하 대상에서 빠진 5억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이들은 이미 낮은 수수료 혜택을 받고 있는 데다 부가세 세액공제를 통해 사실상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정부측 설명을 모르지 않는다. 다만 이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은 폐업과 취업자 수 감소 등 자영업 위기의 중심에 포진해 있다. 연매출 10억~30억원의 중형 가맹점에 수수료 인하 혜택을 덜 주더라도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 방안이 포함됐어야 한다.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 그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나 구조조정 등의 논란도 살펴야 할 과제다. 금융위는 이번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수익이 8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고 주문했다. 카드사 노조는 당장 “노동자들을 거리에 나앉으라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중소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낮추되 대형 가맹점 수수료율은 올려 달라는 카드사들의 읍소를 정부는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수수료 협상의 우위에 있는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들은 중소형 가맹점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카드사들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통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카드사들도 수수료 수익에 안주해 온 관행에서 벗어나 빅데이터 가공과 컨설팅 사업 확대 등 수익구조 다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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