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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단체, 최저임금 합의 결정에 “통합과 화합의 출발점”

    경제단체, 최저임금 합의 결정에 “통합과 화합의 출발점”

    국내 주요 경제단체가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 대비 2.9% 인상된 1만 32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17년 만에 합의를 통해 이끌어 낸 성과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결정이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으로 이어지도록 후속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사용자 측으로 참가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1일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사용자위원 입장’을 통해 “경영계는 이번 합의가 우리 사회가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결정은 당면한 복합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기존의 갈등을 반복하기보다는 각자의 입장을 일부 양보하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며 이뤄진 합의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들을 보다 신속히 추진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경영난 심화나 일자리 축소와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적 보완과 지원을 병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작금의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17년 만에 노사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이 이뤄진 점은 높이 평가한다”며 “경제계도 새로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내수침체와 고물가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고려할 때 정부는 이들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과 규제 완화에도 적극 나서주기를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 명의의 논평에서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부진 심화로 상당수의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동결을 희망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이 2.9% 인상 결정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노사 간 갈등보다 노사정이 상호 입장을 존중한 합의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17년 만에 이뤄진 노사정의 합의를 발판 삼아 향후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노동 현안들도 노사정의 심도 깊은 논의와 합의 노력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 정희철 무역진흥본부장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17년 만에 합의로 도출한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며 “모든 경제 주체가 한 걸음씩 양보해 이루어진 이번 합의가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을 이끄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무역업계를 비롯한 많은 중소·중견기업이 미국발 관세 조치와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고,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산업일수록 최저임금 인상이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정책 지원과 규제 해소 등이 잘 뒷받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 최저임금 인상은 부담스럽지만, 노사 합의에 의해 결정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늘어난 인건비 부담 때문에 허리가 휘는 상황”이라며 “일자리안정자금 부활, 소상공인 경영 안정 자금 지원 확대 등 다각적인 방안을 실효성 있게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최저임금위는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원회의를 열고 2025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대비 2.9% 오른 시간당 1만 320원으로 결정했다. 역대 정부 첫 해 인상률 중에서는 김대중 정부 2.7%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 [사설] 여야 민생협의체, ‘자영업자 대책’부터 초점 맞춰 보라

    [사설] 여야 민생협의체, ‘자영업자 대책’부터 초점 맞춰 보라

    여야가 지난 21대 대선 공통 공약 실현을 위한 ‘민생공약 협의체’를 구성해 민생 관련 법안 처리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31조 8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 통과에 이어 여야가 계엄 사태의 악영향으로 신음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살리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영업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심각성을 더는 묵과하지 못할 수준이다.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소매업과 음식점업 비중이 45%였다. ‘사업 부진’에 따른 폐업자가 전체 50.2%나 됐다. 사업 부진 사유 비중이 50%를 넘은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50.2%) 이후 처음이다. 이런 한계 상황에서 초단기 근로자와 프리랜서가 가입할 수 있도록 고용보험 대상도 확대된다. 노동 약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지만 고용보험료를 나눠 부담해야 하는 자영업자들 처지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초단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자영업자도 월 보수의 0.9%를 보험료로 내야 할 수 있다. 2차 추경에는 내수 회복의 마중물이 될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과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 채무 탕감 방안 등이 담겼다. 긴급 수혈이 불가피한 현실이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의 응급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과 정부가 예산과 입법을 통해 소비 진작과 민생 회복에 효과적인 후속 사업을 발굴해 집중해야 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채무조정 등은 여야의 공통 공약인 만큼 의지만 있으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자영업의 위기는 노동시장 불균형, 고령화 등에 따른 과잉 양산과 과당경쟁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자영업과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 반드시 병행돼야 하는 까닭이다. 내수 기반 확충과 함께 일자리 창출, 고용 유연성 제고, 자영업자 전직 지원 등 구조적인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
  • 익충 ‘러브버그’에 몸살… 국민은 참아야 할까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익충 ‘러브버그’에 몸살… 국민은 참아야 할까요[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아서 탠슬리, 생태계 개념 처음 도입“생물과 환경, 그들의 상호작용 포함”레이철 카슨 ‘침묵의 봄’ 세계가 주목“살충제 살포, 생태계 파괴·인체 영향”환경단체들, 러브버그 방제에 반대황소개구리 등 외래종 대대적 사냥‘마라도 고양이’ 생태 교란엔 온정적 환경·생태 담론도 결국 인간이 판단러브버그로 유동인구 감소 등 피해‘참으라’는 말, 환경 권위주의 우려도 “국민들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 2일 인천 계양구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간담회에서 윤환 계양구청장이 한 말이다. 소위 ‘러브버그’라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계양산 등산로를 뒤덮고 그 모습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져 큰 화제가 된 것에 대해 기자가 질문하자 대답한 내용이다. 윤 구청장은 “민원이 쏟아져 러브버그의 ‘러’자만 나와도 잠을 못 잤다”며 돌발적으로 발생한 러브버그 상황에 대해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강력하게 대응하려고 해도 토양을 좋게 하는 익충으로 알려진 러브버그를 전멸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방제 작업을 해 전멸시켰다면 환경단체에서 엄청난 항의가 들어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민 불편해도 방제 안 된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러브버그 등의 곤충 방제를 목적으로 하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자 같은 해 8월 27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녹색당 동물권위원회, 동물권행동 카라, 서울환경연합 등 57개의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성명서를 낭독하며 보건복지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일명 ‘팅커벨’이라 불리는 동양하루살이나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매개하지 않으며 유기물을 분해하고 식물의 수분을 돕거나 포식자의 먹이가 되는 등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한다는 전제 아래 “시민 불편을 이유로 생태계의 일원을 함부로 방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묻지 않을 수 없다. 생태계란 무엇인가. 생태계라는 개념은 영국의 식물생태학자 아서 탠슬리에 의해 1935년 처음으로 도입됐다. 생물을 연구할 때는 특정 개체나 개체군뿐 아니라 그 환경 간의 상호작용을 단위로 묶어 연구해야 한다는 통찰을 담아낸 표현이다. 즉, 생태계란 특정한 단위 공간 내에 있는 모든 생물체와 그들의 물리적 환경 그리고 그들 간의 모든 상호관계를 포함하는 총체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생태계는 광물, 토양, 기후, 햇빛 등 모든 무생물요소를 포함한 비생물요소와 모든 생물 구성원으로 이뤄진 생물요소로 나뉜다. 문제는 인간이라는 생물. 비버는 댐을 만들고 개미는 굴을 파지만 인간이라는 생물이 비생물요소에 끼치는 영향은 그런 차원을 아득히 넘어선다. 불을 쓸 수 있게 된 다음부터 여기저기 숲에 불을 질러 사냥을 하더니 농경을 시작해 땅을 갈아엎고 특정 식물만 심어 댔다. 급기야는 아득한 옛날 땅속에 묻힌 식물의 화석을 캐내어 연료로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구의 평균기온을 급격히 높이는 중이다. ●‘인위적 해법’ 죄악시하면 안 돼 인간이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이 워낙 큰 관계로 생태학 또한 달라졌다. 20세기 중반부터 인간과 생물, 비생물, 생태계 전반이 맺는 관계에 대한 관심이 생태학의 주제로 급부상한 것이다. 그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책이 바로 레이철 카슨이 쓴 ‘침묵의 봄’(1962)일 것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지만 그 주제를 요약해 보자. 해충 방제를 위해 DDT를 뿌렸더니 그 살충제의 부작용으로 곤충을 먹은 새들의 알이 껍질이 얇아져 제대로 부화하지 못해 미국이 ‘침묵의 봄’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심지어 그렇게 뿌려진 화학물질이 인체에 직접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생태계란 복합적인 요소가 서로 치밀하게 얽혀 있으므로 인간이 함부로 개입해 그 균형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침묵의 봄’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앞서 인용한 환경단체들의 성명서를 다시 읽어 보자. “화학적 방제의 위험은 환경 분야의 고전 ‘침묵의 봄’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유사한 지위의 곤충과 천적을 죽여 독성에 대한 내성이 강한 곤충의 대발생이나 생물다양성의 전반적인 감소라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도심 주거지와 거리에서 살포하는 살충제의 잔여물은 어린이와 노약자, 반려동물의 안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우려 자체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로부터 “‘친환경적 방제’에 대한 예산 투입보다 러브버그가 발생하는 일주일을 잘 견디는 게 훨씬 경제적이고 시민 건강에 유익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는 데 있다. 윤 구청장의 “국민들이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발언은 환경단체의 이러한 인식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화학적 살충제를 사용하면 먹이사슬을 따라 생물농축이 벌어지고 생태계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기까지는 확인된 과학적 사실이다. 하지만 방역과 공중 건강 및 생태계 보호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특히 외래종을 처리하는 문제에 있어 ‘인위적인 해법’을 무턱대고 죄악시하는 것은 더 큰 생태계 교란과 파괴를 불러올 수도 있다. ●유입된 외래종이 생태계 파괴 앞서 언급한 생태계의 정의를 다시 떠올려 보자. 생태계는 특정한 단위 공간을 전제로 한다. 특정 생태계에서 번성하던 종이 다른 곳에서는 맥을 못 추기도 하며, 반대로 새롭게 유입된 외래종이 지나치게 많이 번성해 기존 생태계를 허물어뜨리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그런 사례는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1980년대 식용으로 국내에 반입된 뉴트리아는 농가의 관리 소홀 등으로 2000년대부터 걷잡을 수 없이 번식해 생태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마찬가지 이유로 수입됐던 황소개구리 역시 같은 길을 걸었다. 매년 여름마다 특히 조개 양식장은 아무르불가사리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다. 마땅한 포식자가 없는 외래종이 양식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럴 때 우리는 단호하다. 뉴트리아와 황소개구리는 현상금까지 내걸고 사냥한다. 불가사리는 사람이 먹을 수 없거니와 암모니아 성분이 많아 밭에 비료로 줄 수조차 없다. 일단 잡아 소각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최근에는 불가사리를 이용해 겨울 도로에 뿌리는 제설제를 만드는 공법이 발명됐다. 기존 생태계가 처리하지 못하는 외래종이 토착종을 위협하고 사람에게 해를 끼칠 때 우리는 거리낌 없이 자연에 개입한다. 이 원칙은 그리 일관성 있게 적용되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마라도 고양이’일 것이다. 대한민국 최남단의 섬 마라도에는 원래 고양이가 살지 않았다.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를 포함해 희귀 조류가 서식했고 남해를 건너오는 철새들의 쉼터 노릇 또한 톡톡히 해 왔다. 그런데 사람이 마라도에 이주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애완용으로 들여온 고양이가 탈출하거나 사람이 버리면서 유네스코 천연보호구역인 마라도의 생태계가 교란된 것이다. 생태주의자들의 주장대로 인류에게는 생태계 교란을 최대한 피해야 할 윤리적,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마라도에 유입된 고양이로 인한 생태계 교란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마라도에서 고양이를 모두 내보내는 것이다. 일부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2023년 2월 21일 전국 23개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은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의 명칭은 철새 보호도 추구하는 듯하나 기자회견의 핵심 취지는 “뿔쇠오리 등 섬에 서식하는 야생생물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뜻을 함께하지만, 문화재청은 고양이가 뿔쇠오리의 개체수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반출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 즉, 마라도에서 고양이를 쫓아내지 말라는 소리다. ●환경보호 내세워 사람 목소리 묵살 여기서 우리는 생태 담론이 작동하는 아주 중요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과 무관하게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는 생태계’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국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우리 자신, 인간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곤충이 우리에게 득이 될 때 익충이라 부르고 해로울 때 해충이라고 부른다. 특별히 더 애호할 여지가 없는 외래종은 단호하게 박멸하려 들지만, 귀여운 동물은 과학적 사실과 논리적 모순을 무릅써 가며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제아무리 철저한 환경 담론, 탈인간적 생태 담론이라 해도 인간이 말하고 인간이 들을 것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모두 ‘인문 담론’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러브버그가 창궐하면 해당 지역의 유동인구가 줄어든다. 자영업자의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 생계가 걸린 문제라는 소리다. 러브버그의 해로움은 또 있다. 나는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따릉이를 애용한다. 이렇듯 자전거를 즐겨 타거나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는 이들에게 러브버그는 퍽 두려운 존재다. 주행 도중 얼굴에 달라붙어 주의를 분산시키고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산책이나 운동을 통해 정신과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들, 러브버그 창궐 지역에 사는 건강 취약계층에도 이는 사소한 문제로 보기 어렵다. ‘불편해도 참으라’는 말은 그런 면에서 몹시 폭력적이다. ‘그깟 벌레’ 때문에 위협당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생태계 보호’라는 명분으로 묵살하는 꼴이다. 환경을 위해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외래종인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한 시점에 우리의 생태계는 이미 교란돼 있는 것이다. 무턱대고 화학 방제를 할 수야 없겠지만 시민들의 불만을 ‘그냥 참으라’고 억누르는 것은 폭력적인 처사다. 최대한 생태계에 피해를 덜 주는 방제를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러브버그를 친환경 생물로 인식시키는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식의 정책 대안을 보면 시민들로서는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환경보호의 대의명분을 앞세워 시민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환경 권위주의’ 아닐까. 우리가 환경을 지키는 건 결국 사람을 위해서다. 나는 벌레보다 시민을 존중하는 세상에 살고 싶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내년 최저임금 합의 또 불발… 노사 격차 ‘870원’

    내년 최저임금 합의 또 불발… 노사 격차 ‘870원’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를 논의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6차 수정안까지 제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올해(1만 30원)보다 9.9% 오른 시급 1만 1020원을, 경영계는 올해 대비 1.2% 오른 1만 150원을 각각 6차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노사 요구안 격차는 870원으로 직전 8차 회의 때(1150원 격차)보다 280원 줄었다. 최저임금은 노사가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격차를 좁혀가는 방식으로 논의된다.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이 ‘심의 촉진 구간’(협상 범위)을 제시하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표결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지난해에도 이런 방식으로 표결을 진행했다. 노동계는 이날 회의에서 물가 상승과 생계비 부담을 이유로 실질적인 임금 인상을 촉구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법 제4조의 최저임금 첫 번째 결정 기준은 생계비로 법률상 명시돼 있다”며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누계 상승률은 2.1%이고 고물가 국가인 한국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비용은 이미 그 한계를 벗어난 지 오래”라고 말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2024년 비혼 단신 가구의 생계비가 264만원이지만 최저임금 노동자들 임금 실수령액은 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2026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생계비 수준만큼은 올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영계는 한계에 봉착한 소상공인이 많은 만큼 최저임금을 최소한으로 올려야 한다고 맞섰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 취약계층 근로자의 일자리 안정에 초점을 맞춰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집단인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절박한 처지를 이해해 달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임위는 당초 법정 심의 기한인 지난달 29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끝내야 했다. 하지만 노사 합의가 무산되며 기한을 넘긴 상태다. 최임위가 법정 시한을 지킨 건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단 9차례에 불과하다. 최임위는 오는 8일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 [사설] 李대통령 첫 시정연설… 신속한 경제회복에 여야 협치를

    [사설] 李대통령 첫 시정연설… 신속한 경제회복에 여야 협치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의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라며 위기 탈출의 첫 단계인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1분기 정부소비·민간소비·설비투자·건설투자의 역성장, 역대 최고 수준인 구직 단념 청년 숫자, 연간 100만명 규모의 자영업자 폐업, 취약계층의 가계대출 연체율 급등 등 위기 신호를 보여 주는 세부 지표를 소개하며 위기의 현실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국내외적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추경안의 조속한 통과와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국회에서 한 4700여자 분량의 시정연설에서는 주요 키워드로 ‘경제’가 24차례, ‘성장’이 12차례, ‘회복’이 10차례 등장했다. 아울러 ‘민생’이 9차례, ‘위기’가 7차례, ‘공정’이 5차례 나왔다. 경제와 민생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국정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실었다. 이 대통령은 야당 의석을 향해 “대한민국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국회가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 기립했고 악수도 했다. 이 대통령의 연설에 박수로 적극 호응한 것은 여당 의원들이었지만 그래도 야당에서 피켓 시위나 야유를 하는 장면은 보이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앞선 여야 지도부와의 환담에서 “여야가 의견이 많이 충돌할 수 있지만 그건 의견이 서로 다를 뿐 틀린 건 아니라는 생각으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존중하자”고 주문했다. “제가 이제 을이라 각별히 잘 부탁드린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광경이 낯설 정도로 국회는 무한 정쟁의 무대였다. 여야가 드잡이를 했고 비난하는 야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전임 대통령은 국회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시급한 민생 현안은 국회에서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경제와 민생 앞에서는 머리를 맞대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다. 이 대통령이 ‘을’을 자처하며 야당 지도부에도 협조를 당부한 데서 정쟁에 지친 국민은 협치의 싹을 기대해 보고 싶을 것이다. 역대급 막강 의석의 집권당과 이 대통령이 협치를 위한 배려와 노력을 더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야당과의 접촉면을 늘려 나가고 야당도 이에 성의 있게 대응하면서 민생 문제만큼은 당략을 내려놓고 논의하며 협치의 물꼬를 터 가야 한다. 협치는 야합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선의의 경쟁이다. 여야가 한뜻으로 국내외 복합 위기에 대처하는 장면을 자주 보여 주기 바란다.
  • 넥타이 대신 ‘앞치마’…이 대통령, 첫 시정연설 뒤 먹은 음식은? [포착]

    넥타이 대신 ‘앞치마’…이 대통령, 첫 시정연설 뒤 먹은 음식은? [포착]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을 마친 뒤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대구탕집을 깜짝 방문해 점심을 해결했다. 이 대통령이 계획에 없던 외식에 나선 것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편성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정부의 2차 추경안 제출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대통령실 앞 골목 상권인 대구탕집을 방문해 점심식사를 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외부 식당에서 식사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안귀령·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과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 대동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은 골목 상권이 살아야 경제가 살고 민생이 산다고 강조하며 점심을 먹는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자영업자인 상점 주인과 체감 경제, 민생 경제 현황을 살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로 넘어간 추경안이 통과해 시민들이 느끼는 삶의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경제 회복의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민생 회복과 소비 진작을 위한 신속한 추경안 통과를 호소했다. 그는 “중산층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고, 자영업자의 빚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다. 지금은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속한 추경 편성과 속도감 있는 집행으로 우리 경제, 특히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 ‘성과-현장-교류’로 채운 1주년 현장정책회의 성료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 ‘성과-현장-교류’로 채운 1주년 현장정책회의 성료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위원장 이제영, 국민의힘, 성남8)는 6월 23일(월)부터 25일(수)까지 2박 3일간 제주도 일원에서 ‘2025년 미래과학협력위원회 현장정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현장정책회의는 미래과학협력위원회(이하“미래위”) 출범 1주년을 맞아 마련된 것으로, 지난 의정활동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위원회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와의 정책 교류를 통해 지역 간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자 했다. 특히 미래위 소속 12명의 의원 전원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첫날, 의원들은 ‘제주에너지공사 CFI에너지미래관’을 방문해 풍력발전기, 태양광 패널,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기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를 직접 둘러보며, 탄소중립 실현과 미래 에너지산업 정책 방향에 대해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의견을 나눴다. 둘째 날에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를 방문해 상호 교류와 우호 협력 증진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경제위기 속 자영업자의 어려운 현실, 지역화폐 ‘탐나는전’ 인센티브 정책, 지역 간 특산물 협업 방안, AI 디지털 전환 대응 등 농수축산업에서 첨단산업에 이르는 다양한 현안을 공유하고, 경기도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직면한 공통 과제와 상호 보완적 협력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양 위원회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며 지역 간 상생과 경제 회복에 힘을 보태기로 뜻을 모았다. 이제영 위원장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모범적 사례에 대해 공감하고 특히 “AI 디지털 전환에 천억 원 규모의 예산 투자, 제주 데이터센터 유치 등, 제주도의회가 선제적인 대응을 잘 하고 있는 만큼, 양 지자체의 장점을 공유하며 대한민국 경제위기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정담회에서 유형진 의원(국민의힘, 광주4)은 “제주특산물인 당근과 브로콜리, 그리고 광주 토마토는 아토피에 효과적인 건강식품인 만큼 이를 활용해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협업하여 추진해 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마지막 날에는 미래위 출범 1주년을 기념하는 성과보고회가 열렸다. 미래위는 출범 이후 소관 기관에 대한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및 결산 심사, 조례 제·개정 등 다앙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 1년간 총 43건의 조례안을 심사했으며, 그 중 29건은 신규 제정 조례로, 경기도의 미래산업 육성과 경제 발전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성과보고회에 앞서 이제영 위원장은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올리고, “오늘 우리가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할 수 있는 것은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위원님들께서 보여주신 열정과 협력 덕분에 미래위가 경기도의회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임위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남은 1년도 함께 힘을 모아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번 현장정책회의에는 이제영(국민의힘, 성남8) 위원장을 비롯해 전석훈(더불어민주당, 성남3)·심홍순(국민의힘, 고양11) 부위원장 등 총 12명의 의원이 참석했으며 집행부와 4개 공공기관이 경기도의 경제를 살리는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위원회 운영을 다짐했다.
  • [전문] 李대통령 첫 시정연설…“경제는 타이밍, 적극 협조 부탁”

    [전문] 李대통령 첫 시정연설…“경제는 타이밍, 적극 협조 부탁”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국회에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제출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로 지난 4일 취임선서를 한 뒤 22일 만에 국회를 다시 찾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며 개혁을 위한 협조를 간곡히 요청했다. 다음은 시정연설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우원식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저는 지난 6월 4일, 이곳 국회에서대통령 취임선서를 통해국민이 주인인 나라,다시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모두 함께 잘 사는,문화가 꽃피는 나라,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은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요즘처럼 저성장이 지속되면기회의 문이 좁아지고경쟁과 갈등이 격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공정성장’의 문을 열어야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하고‘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자본시장도 정상화해야 합니다.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면경제도 살고,기업도 제대로 성장 발전하는 선순환으로코스피 5천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입니다.인공지능,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조속히 완료하여기후 위기와 RE100에 대응해야 합니다.바이오산업과 제조업 혁신, 문화산업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합니다.외교에는 색깔이 없습니다.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국익이냐, 아니냐가유일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국익중심 실용외교로통상과 공급망 문제를 비롯한국제 질서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합니다.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 일도더없이 중요합니다.평화가 밥이고, 경제입니다.평화가 경제 성장을 이끌고,경제가 다시 평화를 강화하는 선순환으로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이 자리를 빌려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협조를 부탁드립니다.새로운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대통령 혼자 할 수 없습니다.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우리 모두 최소한의 합의를 지켜야 합니다.규칙을 어겨 이익을 볼 수 없고규칙을 지켜 손해 보지 않는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일 역시모두의 협력 없이는 이룰 수 없습니다.공정하게 노력하여 일궈낸 정당한 성공에박수를 보내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기득권과 특권,새치기와 편법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라공정의 토대 위에 모두가 질서를 지키는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새로운 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은 고통을 수반하지만검불을 걷어내야 씨를 뿌릴 수 있습니다.하나된 힘으로 숱한 국난을 극복해온위대한 우리 대한국민의 저력이라면,어떤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작은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면새롭게 출발할 수 있습니다.짧은 기간이지만,이미 많은 것들이 회복되고 정상화되고 있습니다.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갑시다.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오늘 저는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와주요 내용을 직접 설명드리고,국회의 협조를 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시급하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이유는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입니다.지금 대한민국은매우 엄중한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수출 회복이 더딘 가운데,내수마저 꺼지고 있습니다.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경제성장률은 4분기 연속 0%대에 머물고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중산층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고,자영업자의 빚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세부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민생의 어려움이 더욱 여실히 드러납니다.올 초까지 소비, 투자 심리 모두 악화일로였습니다.올해 1분기 정부소비,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가모두 역성장했습니다.구직을 단념한 청년들의 숫자는 역대 최고 수준이고,폐업한 자영업자 수도 연간 100만 명에 달합니다.취약계층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급등하고 있습니다.코로나 팬데믹도 견뎌낸 우리 경제가지난 3년간 심각한 위기에 빠졌습니다.특히, 12.3 불법비상계엄은가뜩이나 침체된 내수경기에 치명타를 입혔습니다.미국발 관세 충격부터,최근 이스라엘-이란 분쟁까지급변하는 국제 정세는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게 합니다.그래서 지금은,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정부가 나서야 합니다.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무책임한 방관이자,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입니다.정부의 가장 큰 책무는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입니다.국민의 삶을 지키는 정부,위기 앞에 실용으로 답하는 정부여야 합니다.이념과 구호가 아니라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실천이,바로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국회의원 여러분,‘경제는 타이밍’이라는 오랜 격언이 있습니다.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입니다.저는 취임 첫날 첫 행정지시로비상경제점검TF를 구성하고,경기침체 극복과 민생회복을 위해30조 5천억 원 규모의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습니다.‘신속한 추경 편성’과 ‘속도감 있는 집행’으로우리 경제, 특히 내수시장에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리면서,추가경정예산안 세부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첫째, 심각한 내수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소비진작 예산 11조 3천억 원을 담았습니다.약 13조 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편성하여소비여력을 보강하고,내수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합니다.소비쿠폰은 전 국민에게 보편 지급하되,취약계층과 인구소멸지역은더 두터운 맞춤형 지원으로 설계했습니다.전 국민 1인당 15만 원에서 최대 52만 원까지지원하게 됩니다.지역경제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지역사랑상품권에 6천억 원 국비를 추가 투입하여,할인율을 인상하고,발행 규모를 8조 원 추가 확대했습니다.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은지방을 더 지원한다는새 정부의 철학에 따라지방에 더 많은 국비를 배정했습니다.둘째,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촉진 예산3조 9천억 원을 편성했습니다.철도·도로·항만 등 집행가능한 SOC에 조기 투자하고,침체된 부동산 PF 시장에총 5조 4천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건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예산을 담았습니다.AI와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벤처·중소기업 모태펀드 출자 등1조 3천억 원의 자금 지원으로대한민국 성장동력을 되살리고자 했습니다.셋째, 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을 지원하는민생안정 예산을 5조 원 담았습니다.같은 경제위기 상황이라도고통의 무게는 똑같지 않습니다.코로나 팬데믹 위기부터 12.3 불법비상계엄까지극심한 고통을 겪고 계신소상공인, 자영업자, 취약계층을 위한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새 정부는 빚을 갚을 여력이 없는취약차주 113만 명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하겠습니다.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이하 채무를 정리하여,사실상 파산 상태로 상환 능력을 상실한 분들에게경제활동에 복귀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성실 상환 중인 소상공인에게는분할 상환 기간을 확대하고,이자를 추가 감면하겠습니다.폐업 소상공인의 재기 지원을 위해폐업지원금도 인상합니다.구직급여와 국민취업지원제도 확대 등고용안전망 구축에도 1조 6천억 원을 투자하겠습니다.넷째, 10조3천억 원 규모의 세입경정을 추진하여재정 정상화의 시작을 알리겠습니다.이번 추경안에는 세입경정을 반영했습니다.재정 안정성과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권을 존중하기 위한 결정입니다.23년과 24년, 도합 80조 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고,올해도 상당 수준의 세수 결손이 우려됩니다.만약 세수 결손을 방치할 경우정부는 연말에 예산을 대규모 불용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정부가 예산을 계획만큼 지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지방재정 지원도 줄어듭니다.이는 사실상 긴축재정 운용으로민생과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됩니다.새 정부는 변칙과 편법이 아닌투명하고 책임 있는 재정 정책을 펼치겠습니다.추경안에 세입경정을 반영하여이미 편성한 예산이라도필요한 사업만을 적재적소에 집행하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우원식 국회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데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경제위기 가뭄 해소를 위한 마중물이자,경제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정부가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주저하지 말고 의견을 주시기 바랍니다.다행히 새 정부 출범 이후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습니다.정부는 앞으로도국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오직 실용 정신에 입각하여국민의 삶을 살피고,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의 길을 열기 위해최선을 다하겠습니다.대한민국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국회가 적극 협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고맙습니다.
  • 민선 8기 3주년 경기도, ‘민생경제 회복과 미래, 실사구시(實事求是)로 지켜냈다’

    민선 8기 3주년 경기도, ‘민생경제 회복과 미래, 실사구시(實事求是)로 지켜냈다’

    다음 달 1일, 민선 8기 경기도가 출범한 지 3년째 된다. 경기도가 추진한 기회, 민생경제, 돌봄·안전, 기후 등 4대 대표 정책사업과 그 성과를 4차례 걸쳐 싣는다. 23일 ‘기회소득’에 이어 두 번째로 ‘민생경제’를 살펴본다. 민선 8기 경기도는 출범부터 ‘민생경제 회복’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침체된 골목경제, 다시 숨 쉬다 경기도는 전통시장·상점가·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경기 살리기 통큰 세일’ 등 경기 활성화 사업을 전방위로 펼쳤다. 지난해 348곳 지역축제와 연계한 플리마켓과 페이백, 경품 이벤트 등 소비촉진 이벤트를 열었다. 상권 활성화 효과를 체감한 시장들의 참여가 늘어나며, 올 상반기에만 406곳에서 ‘경기 살리기 통큰 세일’을 진행 중(6월 21일~29일)이다. 사업비도 지난해 40억 원에서 올해 100억 원으로 2.5배 늘렸다. 또한, 경기도가 전국 최초 도입한 ‘소상공인 힘내GO카드’는, 도내 소상공인 3만 명에게 500만 원 한도의 운영자금을 신용카드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6개월 무이자, 세액공제, 연회비·보증료 면제, 최대 50만 원 캐시백까지 제공하는 파격적 조건으로, 소상공인의 금융 사각지대를 정책으로 메웠다는 평가다. 아울러 지역화폐 활성화를 통해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부담도 덜었다. 2021년 대비 평균 10% 증가한 연간 5조 원 이상의 결제 규모와 함께, 연간 약 97억 원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만들어냈다. 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총 5만 8천 개 업체에 5조 4,596억 원의 저금리 융자 지원을 실행해, 자금 숨통도 틔웠다. ‘지역정부가 먼저 움직이다’···미국발 관세 충격, 경기도형 수출방파제 구축 2024년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불거진 관세 문제에 대해, 민선 8기 경기도는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3월 평택항에서 비상경제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자동차·부품 수출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을 발표했다. 즉시 500억 원 규모의 관세 피해 중소기업 특별경영자금, 수출기회 바우처, 지방세 납부기한 연장, 물류비 지원, 1:1 컨설팅을 패키지로 제공했다. 이후 4월, 김 지사는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실무 대화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현지 진출 한국 부품기업 9개 사를 만나 고충을 청취하는 ‘현장형 통상외교’를 전개했다. 이는 대한민국 지자체장이 글로벌 무역위기에 직접 대응한 유례없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밖에 경기비즈니스센터(GBC) 확대, 글로벌 브릿지 판로개척지원(수출상담회), 비관세장벽 대응 수출상담회, 통상촉진단, 전시회 단체관 참가 등 수출 통상·전시 지원사업도 실행 중이다. 민선 8기 투자유치 100조 원, 현실로 다가오다 2023년 2월, 도의회 도정연설에서 김 지사는 민선 8기 내 100조 원 투자유치 목표를 공표했다. 이후 경기도는 모든 실·국과 공공기관이 힘을 합쳐 투자유치 총력전을 벌였다. 그 결과, 민선 8기 경기도는 87조 7천억 원(약 88%)을 유치하며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분야별로는 온세미(미국), ASML(네덜란드), 알박(일본), 머크(독일), 에어프로덕츠(미국) 등 글로벌기업에서 23조 1천억 원을 유치했다. 또한 반도체·배터리·수소 등 첨단 전략산업 중심으로 38조 2천억 원 규모의 미래 산업 투자를 끌어냈다. 특히 성남~화성~용인~안성~평택~이천을 연결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경기도를 대한민국 반도체 심장으로 탈바꿈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또한 계속되는 투자의 결과로 용인 원삼에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파주에는 LG디스플레이 OLED 신기술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추가로 산업단지·테크노밸리·공공 주택지구 조성과 기업 유치를 통해 19조 9천억 원, G펀드 등 기술창업투자 유치로 6조 5천억 원의 실적도 거뒀다. 신산업 생태계 구축, 미래 먹거리 준비도 착착 민선 8기 경기도는 단기 회복을 넘어 중장기 성장 기반 구축에도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화성·평택·판교를 축으로 한 첨단 모빌리티 클러스터에는 미래차 부품, SW·AI 기술이 결합된 사업화 생태계를 조성했다. 미래차 부품기업 10곳에 사업화 지원, 305명 인력 양성, 75억 원 R&D 지원, 자율주행 시범지구 국비 확보 등도 함께 추진됐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경기시흥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으로 선도기업 등 32개 사에 4조 7천억 원의 투자유치가 진행될 예정이다. 벤처·스타트업 지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판교를 허브로 20개 지역에 걸쳐 창업혁신공간 등 20만 평 조성, 스타트업 3천 개 육성 목표를 설정했으며, ‘경기 스타트업 서밋’ 개최와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AI 인재 양성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경기 남북부 AI 캠퍼스 구축과 이를 활용한 도민 AI 역량 강화 교육, 성균관대 인공지능 대학원 및 한국공학대 그랜드-ICT 연구센터 AI 분야 석·박사 연구지원,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기업 협력을 통한 AI 전문인력 양성 교육으로 AI 미래인재 2,835명 양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김동연, “민생과 미래 실사구시(實事求是)로 지켜냈다”민선 8기 경기도의 민생경제 대책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위기 대응과 미래 개척까지 포괄한 통합 전략이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3년 동안, “88조 투자 유지, 소상공인·자영업 5조 지원, 30만 혁신 일자리 생태계 구축”이라는 구체적인 결실을 만들어내고 있다. 위기의 시대, 민생과 미래를 함께 지켜낸 ‘실사구시 도정’의 대표 사례가 바로 지금의 경기도다.
  • [열린세상] 추경은 시작일 뿐, 실용·원칙 병행을

    [열린세상] 추경은 시작일 뿐, 실용·원칙 병행을

    새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30조원이 넘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내놨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번 추경은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을 목표로 전 국민 대상 소비쿠폰 지급, 자영업자 채무조정 등 다양한 정책을 담았다. 위기 대응과 취약계층 지원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정책의 실효성과 재정 운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균형 잡힌 점검이 필요하다. 이번 추경의 핵심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전 국민에게 소득별로 1인당 15만~50만원을 차등 지급하고 인구소멸지역 주민에게는 2만원을 추가 지급해 총 13조 2000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차등 지급을 강조하지만 결과적으로 고소득층에게도 상당한 재정이 돌아간다. 이는 소비 진작이라는 정책목표 달성과 제한된 재정의 효율성 측면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추가 소득이 생겼을 때 그중 얼마를 소비로 연결하느냐를 나타내는 한계소비성향 개념에 따르면 고소득층은 이 수치가 낮다. 소득이 늘어도 소비보다 저축이나 기존 소비 대체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저소득층은 소득이 증가할 때 직접 소비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따라서 보편적 지급보다는 선택적 지원이 효율성과 재정 책임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이러한 정책은 재정 건전성과도 맞물린다. 이번 추경으로 2025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0조 4000억원, 국가채무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9%에 이를 전망이다. 단기 소비 진작을 위해 대규모 재정을 소모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결국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미래세대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대규모 재정 투입은 국내외 시장에 한국 재정 운용의 방향성과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게 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일회성 현금 지원으로는 단기적인 소비 여력을 높일 순 있어도 좋은 일자리 창출 등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정부 추경안이 ‘물고기를 잡는 법’이 아니라 ‘생선을 나눠 주는 방식’에 머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속 가능한 민생 회복을 위해서는 결국 생산성 향상과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구조개혁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추경은 당면한 위기에 대한 임시 처방이지 지속 가능한 성장의 종착지가 돼서는 안 된다. 채무조정 정책에도 유사한 우려가 있다. 정부는 장기 연체자 및 저소득 자영업자 등에 대해 최대 100%의 빚 탕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제적 재기를 돕는다는 정책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성실하게 채무를 상환해 온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우려도 공존한다. 따라서 정책 설계 단계에서 형평성과 명확한 기준을 함께 갖춰야 제도의 신뢰를 유지하고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개별 정책의 취지가 타당하더라도 결국 중요한 것은 재정이 ‘신뢰 가능한 방향’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인식을 국민과 시장에 주는 일이다. 확장적 재정은 위기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단기 처방에만 머물고 장기적 자립 기반 마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건 정책 하나하나의 효과뿐 아니라 전체 재정 전략에 대한 책임 있는 점검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새 정부가 구조개혁 과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의 대중성만 좇기보다 어렵고 민감한 개혁 과제에도 과감히 정치적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재정준칙의 도입은 정치의 책임성과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재정 운용의 원칙과 기준은 유지된다는 신뢰를 대내외에 주는 것이 지금 한국에 필요한 정치적 리더십이다. 새 정부가 유능하게 구조개혁에 나서길 기대한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심미경 서울시의원 “보여주기식 성과지표와 형식적인 성인지예산, 서울시 재정운영 근본적 재정비 필요”

    심미경 서울시의원 “보여주기식 성과지표와 형식적인 성인지예산, 서울시 재정운영 근본적 재정비 필요”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심미경 서울시의원(동대문2, 국민의힘)이 제331회 정례회 기획경제위원회 회의(6월 10일~19일)에서 서울시 행정의 관행적이고 추상적인 예산집행을 지적하며, 재정사업평가의 객관성 확보, 소상공인 지원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 도출, 청년·여성 및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심 의원은 기획조정실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결산검사위원회가 지적한 재정사업평가 문제를 강력히 비판했으며 “기조실에 대한 시정 권고 사항이 상당히 많고, 일부는 본 의원이 지난 1년간 지적했던 문제들이 거듭 지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성과 지표의 주관성과 달성률을 높이려는 소극적인 목표설정 문제를 지적하며 “성과지표를 도전적으로 설정하라는 시정 권고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전년 실적보다 낮은 목표치나 달성률 100%를 채우기 쉬운 지표들이 남발되고 있다”며 “성과달성률을 높이기 위한 형식적인 수치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재정사업의 ‘미흡’ 판정 사업에 대한 예산 증액 문제를 지적하며, 2년 연속, 3년 연속 미흡 판정을 받은 사업이 취약계층이라는 이유로 계속 예산이 증액되고 추경까지 이뤄지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기조실장이 자체 평가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했지만, 심 의원은 “추상적인 답변으로는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라며 “평가 가이드라인 개발 및 외부 평가기관 활용 등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경제실 질의에서는 서울 기능대회의 예산 축소 및 위상 약화 문제를 지적하며 “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예산 반영에 더욱 노력하고, 대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시상 등 행사를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숙련공들을 위한 기능대회에 주무관이 시상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서울시의 책임 있는 역할과 관심을 촉구했다 또한 성인지 예산의 예산 집행률(97%)과 사업 성과율(60%대) 간의 불균형을 지적하며 “예산만 많이 쓴다고 재정지출의 성평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성별, 연령대별, 계층별 예산효과를 정확히 분석한 바탕 위에 예산이 책정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과거 관례 답습적인 예산 편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노동국 질의에서는 소상공인 종합 지원 사업의 성과 분석 부재를 지적했다. 심 의원은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위기소상공인 등 지원대상자들이 재기에 성공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결과 분석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위기 소상공인 지원 사업에 추경 예산 편성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실적이 저조한 점을 지적하며, 목표 달성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심 의원은 “단순히 예산 늘리기에만 매달리지 말고 자영업 비율 감소 등 근본적인 문제를 고려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심 의원은 “책임성, 다양성, 공정성에 바탕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라는 포부를 다시 한번 밝히며, 이번 정례회 기간 서울시 예산집행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심 의원은 오는 23일부터 한 주간 실시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서울시 2024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승안, 예비비 지출 승인안, 기금결산 승인안,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심의한다.
  • [서울광장]소상공인 빚 탕감, 진짜 수혜자는 누구인가

    [서울광장]소상공인 빚 탕감, 진짜 수혜자는 누구인가

    정부가 143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소상공인을 살리겠다는 명분이다. 실제 자영업자들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빚을 감면받을 것이다. 이 조치로 은행들은 수십조원 부실 부담을 털어낼 것이다. 누가 진짜 수혜자인가? 역사는 반복된다.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 때 PIIGS 국가들 중에서도 그리스는 가장 심각한 재정위기에 처했다. 유럽연합과 IMF는 11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쏟아부었다. 그리스와 국민을 위한 조치로 포장됐지만 실상은 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수백억 유로를 물리게 생긴 상태에서 BNP파리바, 도이체방크 등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가 휴지조각이 되는 것을 막는 ‘대마불사’ 전략이었다. 결국 구제금융의 상당액은 그리스 국고가 아니라 국채를 상환받는 은행 금고를 채웠다. 그리스 국민들은 연금 삭감과 긴축 지옥에 빠졌고 은행들은 무사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이를 ‘스텔스 뱅크 베일아웃’(은밀한 은행 구제금융)이라고 불렀다. 몇 년 후 그리스 공공부채 진실위원회가 발굴한 IMF 내부문서엔 2010년 5월 9일 IMF가 그리스에 당초 지원 가능 금액의 32배인 300억 유로를 대출한 주목적으로 “프랑스와 독일 은행을 구제하는 것”을 꼽고 있었다. 스티글리츠의 의심이 타당했던 셈이다. PIIGS 위기 수습 과정에서 ‘이익은 사유화되고 손실은 사회화한다’는 금융자본주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구제금융(베일아웃)에서 채권자 부담(베일인) 방식으로의 전환 시도도 가끔 나타난다. 2013년 사이프러스 은행 위기 당시 고액 예금자들도 손실을 부담했고,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 위기 시에는 주주와 채권자들이 170억 달러 손실을 떠안았다. 베일인방식에도 선량한 예금자에게 책임을 미루는 문제가 있지만, 적어도 은행 경영진과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감수하게 하는 장치가 작동하게 된 것이다. 반면 한국의 이번 빚 탕감 정책은 그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이번 빚 탕감은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이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2020년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거치며 277조원의 소상공인 정책대출이 집행됐는데, 2022년 1월까지 133조원이 만기 연장·상환유예 상태였다. 정부는 만기를 다시 3년 연기했고, 여전히 갚지 못한 47조원의 만기가 올해 9월 도래한다. 대출 총량이 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1년 0.21%에서 2024년 0.61%로 치닫고,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023년 8.90%에서 지난해 말 11.16%로 급증했다. 277조원의 소상공인 정책대출 중 230조원가량이 상환된 가운데 미상환 잔액 때문에 빚 탕감 대책이 나오자 도덕적 해이 논란이 제기됐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정부는 관련 브리핑 자료에서 “성실 상환자의 상대적 박탈감을 충분히 공감하지만 누구나 장기 연체자가 될 수 있고 사회통합과 약자에 대한 재기 기회 제공 차원에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정중하게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금융기관이 일순간에 골칫덩어리인 악성채무의 부담을 덜게 된 경위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캠코가 출자하는 배드뱅크가 5000만원 이하·7년 이상 연체채권을 액면가의 5% 수준에 매입하는 일은 금융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다. 7년 연체라면 은행들은 이미 관련 규정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고 사실상 상환받기를 포기한 채권일 가능성도 높다. 정부가 채권의 5% 값을 치르고 매입한다면 은행 입장에서 예상치 못한 뜻밖의 수익이 될 수도 있다. 은행은 또 향후 대손충당금을 쌓는 부담이나 연체율 지표 관리 부담을 덜게 되며 추심비용, 법무비용, 인건비 등을 절약할 수 있다. 금융위기 때마다 반복되는 배드뱅크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취약계층 복지를 정책대출로 대체하고, 악성채무가 쌓이면 배드뱅크로 은행 부담을 덜어 주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은행의 대출심사 역량은 위축되고 관치금융이 고착화되고 있다. 어쩌면 이런 금융정책이 1997년 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코로나19까지 3차례의 큰 위기를 겪을 때마다 자영업자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은행은 여전히 관치인 이유일 것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 경기신보 ‘현장에서 답을 찾다!’···‘협력·소통’ 고객자문위원회 개최

    경기신보 ‘현장에서 답을 찾다!’···‘협력·소통’ 고객자문위원회 개최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신보)은 18일, 안성시에 있는 은성화학(주)에서 ‘고객 현장 소통 및 정책 제언을 위한 2025년 제2회 고객자문위원회’(고객자문위원회)를 열어 협력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인식 아래, 기업을 직접 방문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듣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석중 이사장 등 경기신보 관계자와 고객자문위원(이하 자문위원)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자문회의에서 경기신보는 재단이 운영 중인 주요 보증상품과 함께 민생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재단 및 유관기관의 종합 지원 대책을 자문위원들에게 설명했다. 특히, 고금리·고물가·고환율·고불확실성 등 복합경제 위기에 직면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안정을 위한 다양한 보증제도와 협력사업을 소개하고, 소상공인 컨설팅 고도화 방안도 제시됐다. 이 자리에서 고객자문위원들은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전환을 위한 대체상환 상품, 기업 특성에 맞춘 보증상품 개발, 보증 한도 상향 등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또한,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와 북부 지역의 균형 있는 보증정책 운영 등 지역 현장의 목소리도 전달했다. 경기신보 시석중 이사장은 “고객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듣고 반영하는 것이 경기신보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며, “자문위원 여러분의 제안과 현장 경험을 토대로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실효성 높은 맞춤형 금융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박진영 경기도의원, 민생이 어려울수록 확장 재정은 필수

    박진영 경기도의원, 민생이 어려울수록 확장 재정은 필수

    박진영 경기도의원(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화성8)은 6월 16일(월), 제384회 정례회 기획재정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2024년도 경기도 결산 및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며, “민생이 어려운 지금일수록 재정은 더욱 적극적으로, 따뜻하게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영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물가 상승과 고금리 상황까지 겹치면서 많은 도민들께서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계신다”며,“이럴 때일수록 도 재정은 긴축보다는 확장적 재정운영 원칙을 견지해야 하며, 이미 마련된 각종 기금을 민생 회복에 과감히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진영 의원은 “재정을 아껴야 할 때는 신중해야 하지만, 지금처럼 민생이 위기에 처한 시기에는 필요한 곳에 과감히, 빠르게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덧붙이며, “단기적인 재정 건전성 우려보다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막는 길은 지금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재정 운용의 원칙을 넘어서 경기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로 평가된다.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 취약계층 등 민생의 현장에서 실제 어려움을 겪는 도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현실적인 제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진영 의원은 끝으로 “재정은 숫자가 아닌, 도민의 삶을 지키는 수단이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예산이 도민 한 분 한 분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일 수 있도록 도의회가 민생의 최전선에서 책임 있게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10년 후 밥상서 광어·우럭 사라진다” 기상학자의 경고[월요인터뷰]

    “10년 후 밥상서 광어·우럭 사라진다” 기상학자의 경고[월요인터뷰]

    작년 때이른 40도 안팎 폭염올봄 뒤늦은 폭설 등 예측‘날씨 도사’라는 별명으로 유명“2030년 이후만 돼도 40도 안팎의 폭염 100일간 지속일상적 과일·채소 재배 힘들어져극단적 위기 찾아올 것” 경고도시보다 시골에 더욱 치명적자금 지원 ‘기후 지수 보험’ 제안수익 안정성· 고령화 해법정부·정치권 향해선“개발 때 눈앞 성과보다 안전 우선”교육계에는 환경교육 강화 주문 “머지않아 우리 국민들의 밥상에서 광어회와 우럭회가 사라질 겁니다.”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다. 여름은 갈수록 길어지고 기후대는 점차 아열대로 이동하고 있다. 그 결과 ‘슈퍼 태풍’이 일상화되는가 하면 산림이 사막화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사계절이 뚜렷한 살기 좋은 강산’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될지 모른다. 수온과 기온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광어, 우럭 같은 수산물은 물론 농작물 수확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식량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족집게 기상학자’로 불리는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15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 캠퍼스에서 서울신문과 만나 “현행 기후 정책에 획기적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끓는 솥 안에서 점차 익어 가는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의 기후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급격하게 진행되는 기후변화를 눈앞에 두고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현 상황을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불과 몇 년 안에 현실로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재난 대응 시스템의 전면 개편 ▲환경 교육의 일상화를 제시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단지 과학이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겨울철 때아닌 더위와 여름철 40도를 넘는 불볕더위를 예측해 ‘기상 족집게’라는 별명이 붙었다. 비결이 무엇인가. “날씨는 ‘잘 맞히는 것’이 아니다. 분석은 기상청의 전망과 큰 틀에서 같다. 그저 기상청의 전망을 토대로 분석하거나 기상청의 예보를 해석할 뿐이다. 기상청은 기상 전망을 할 때 일반적인 전망에 더해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언급한다. 그래서 받아들이는 시민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떻게 된다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저는 우리나라와 일본 기상청의 자료, 세계기상기구의 분석 자료를 모두 참고하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예측을 한다. 제가 가진 데이터와 기상학적 지식을 총동원해서 시민들이 주목해야 할 바를 짚어 주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제가 주는 정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주시는 것 같다.” -5월부터 이미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랐다. 전반적인 올여름 기상을 전망한다면. “오는 10월까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평년 수준이라고 해서 안심할 게 아니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평균치를 평년이라고 하는데, 1990년대 이후로 지구 전체적으로 고온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평년 수준이라고 하면 ‘올해도 여전히 덥겠구나’라고 받아들여야 하고, 평년보다 더 높으면 ‘지난 30년간 우리가 겪은 더위보다 더 덥겠구나’라고 생각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를 두고 기상청이 그저 평년 수준이라고만 예보하면 일반 시민 입장에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에서 여름과 겨울이 뚜렷한 극단적 기후로 바뀌었다고 봐야 하나.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지리학자 글렌 트러워서의 계절 구분 기준을 주로 따른다. 트러워서의 분류법에 따르면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 이상인 날이 일상적으로 이어지는 기간을 여름이라고 정의한다. 반면 하루 평균 기온이 5도 이하로 이어지면 겨울이라고 한다. 그 중간쯤 되는 계절이 봄이나 가을이다. 이런 기준으로 1년 중 4개월 정도가 겨울이고 2개월 반이 여름이고 그사이에 봄, 가을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30년을 보면 겨울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졌다. 봄과 가을의 일수에는 변화가 없으나 더운 봄과 더운 가을이 길어졌다. 봄이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나고, 가을은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난다. 결론적으로는 여름 중심의 사계절 기후로 바뀌었다. 또한 우리나라가 아열대기후가 됐는지에 관심이 커졌는데, 월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이면 아열대기후다. 우리나라의 경우 4월쯤 되면 낮 최고기온이 15도를 넘고 최저기온은 5도쯤 된다. 어느 정도 아열대기후로 접어들고 있다고 봐야 한다.” -기후변화가 이런 속도라면 한국 사회는 10~30년 내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되나. “2030년 이후만 돼도 그동안 우리가 겪은 것보다 훨씬 더 강한 폭염이 90일에서 100일간 이어지게 된다. 여름철에는 야외 활동하면서 생산활동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한 뎅기열이나 황열병이 창궐한다. 산림도 마찬가지다. 참나무를 비롯한 온대림 나무들이 모두 사라져 산지의 사막화로 이어진다. 여름과 가을에는 슈퍼 태풍이 일상적으로 찾아오고 해수면도 상승해 그동안 애써 조성한 새만금 등 간척지가 물에 잠기고 부산이나 인천 등 연안 지역 대도시도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기후변화로부터 국토를 지켜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03년 일본에서 ‘기후 위기에 관한 평가서’라는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걸 보면 ‘해수면 상승으로부터 연안지대를 지키는 건 일본의 경제력으로 불가능하고, 포기하고 후퇴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나와 있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일본도 그런 상황이다.” -농산물 재배 품종이나 수산물 어종에도 변화가 생겨 식생활에도 영향이 클 듯하다. “지난해 8월 우리 바다의 수온을 그린 등온선을 따라가다 보면 적도를 지나는 30도 등온선이 우리 남해까지 이어졌다. 단적인 예로 그동안 우리가 즐겨 먹던 광어나 우럭은 앞으로 찾아보기 어렵거나 점점 더 비싸질 것이다. 광어나 우럭은 수온이 24도만 넘어도 먹이를 제대로 먹지 않고 병든다. 이미 가두리 양식을 하는 경우에는 수온이 올라 대부분 폐사하고 있다. 육상에서 낮은 수온의 깊은 바닷물을 끌어 올려서 양식하는 대규모 양식장을 제외하면 광어, 우럭 같은 흔한 생선을 먹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우리가 오랫동안 섭취하던 먹거리도, 채소류나 곡물, 과수도 시설재배를 하지 않는 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기후변화가 도시와 농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차이가 있나. “차이가 크다. 도심 지역은 교외 지역에 비해 5도에서 10도까지 높아진다. 이게 도시열섬 현상이다. 도로포장과 밀집된 건축물, 집중된 인류의 활동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로 인한 기온 상승 속도는 지구온난화보다도 빠르다. 서울이나 도쿄, 뉴욕, 파리 등의 지난 100년간 기온 상승 속도는 지구 평균보다 2배에서 5배 빠를 것이다. 그렇다고 시골이라고 문제가 없느냐. 아니다. 재배 품종을 바꿔야 하는데, 70대 농민이 사과나무가 기후 적합성을 잃었다고 그걸 다 뽑아내고 열대작물을 가져다 심고 수확할 수 있겠나. 결국 농촌이 황폐해진다. 따라서 정부는 농민을 자영업자 취급하면 안 된다. 농민들이 생산하는 농산물은 도시인의 삶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후 지수 보험 등을 도입해 작황과 상관없이 한 해 기후가 평균 수준을 벗어나면 농민들에게 금전적으로 지원해서 안정적 농업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지난 3월 경북 북부권 대형 산불 당시 “산불 원인을 기후변화에 있다고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는데. “기후 조건이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폭발적으로 확산하도록 변화했다는 데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마냥 하늘 탓만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산불 발생 잠재력이 높아졌으니 인위적 요인을 더욱 엄격하게 제재해야 한다. 실화나 방화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교통 법규를 위반하면 처벌받지, 사고를 내야만 처벌받는 게 아니지 않나. 같은 이치다.” -기상학자로서 정치권과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점은. “매년 11월 열리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기후위기 대응 지수 국가별 순위가 나오는데, 우리나라가 하위 5위를 벗어난 적이 없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기후위기에 책임이 큰 국가를 가려 뽑는 ‘오늘의 화석상’에 연속으로 선정됐다. 기후 재해 대응도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태풍 힌남노 당시 포항에서는 하천이 범람해 인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숨지는 끔찍한 재난이 있었다. 모두 기상청이 예보했던 대로 비가 왔는데도 당했다. 정책 결정자들이 국토 개발을 할 때 눈앞의 성과, 이익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해야 한다. 교육계와 언론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계속 말해 줘야 한다. 우리가 사는 환경이 어떻게 변해 가고 있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심각해지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정책 마련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김해동 교수는 1964년 경북 상주 출생. 어린 시절 역사학자를 꿈꿨으나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해 고교 시절 진로를 바꿨다. 1986년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한 뒤 1994년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기상학 박사 학위를 따면서 기상 연구에 천착한다. 이후 부산대 지구교육과 강사와 기상청 기상연구관을 거쳐 1998년부터 계명대 환경공학과에서 강의와 연구를 이어 오고 있다.
  • 올해 출산 1인 소상공인에 출산급여·대체인력비·고용보험료 지원

    올해 출산 1인 소상공인에 출산급여·대체인력비·고용보험료 지원

    제주도는 올해부터 출산한 1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출산급여, 대체인력비, 고용보험료 등을 지원하는 3대 맞춤형 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제주지역 1인 소상공인 출산 인원은 2022년 133명에서 2023년 235명, 2024년 227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업은 저출산 극복과 소상공인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출산에 따른 소득단절 및 경영 공백 해소, 자영업자의 사회안전망 확대를 목표하고 있다. 우선 출산 후 소득이 단절되는 1인 소상공인을 위해 3개월간 월 30만원, 총 90만원의 출산급여를 지원한다. 이는 고용보험 미적용자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150만원과 별도로 제공하는 금액으로, 모성보호와 생계지원을 목적으로 지원된다. 지원대상은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출산한 1인 소상공인으로, 제주에 6개월 이상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전년도 매출 1200만원 이상(창업 1년 미만자는 월 100만원 이상 매출증빙)이어야 한다. 또한 출산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영업이 어려운 1인 소상공인이 대체인력을 고용하는 경우, 실제 인건비의 70%, 최대 3개월간 총 60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이 출산 후에도 안심하고 경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지원조건은 고용보험 미적용 출산급여 수급자 중 대체근로자를 고용하고 3개월 이상 유지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출산급여와 대체인력비 지원의 신청기간은 오는 11월 30일까지이며 올해 12월 출산 및 대책인력 고용 시에는 2026년에 지급된다. 이와 함께 고금리와 소비 침체 등으로 경영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의 사회안전망 편입을 유도하기 위해 ‘자영업자 고용보험’에 가입한 소상공인에게는 납부 보험료의 최대 20%를 제주도가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제주도내 사업장을 둔 고용보험 가입 소상공인이며, 신청 기간은 올해 11월 접수분까지(이후 접수분은 2026년에 지급)이다. 김미영 경제활력국장은 “출산으로 인한 소득공백과 경영부담을 최소화하고, 자영업자도 고용보험을 통해 실업 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며 “소상공인이 안심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두 차례 세금 개편한 日처럼… 저출산고령화 대비 증세 필요”[문소영의 브라운백 미팅]

    “두 차례 세금 개편한 日처럼… 저출산고령화 대비 증세 필요”[문소영의 브라운백 미팅]

    복지비용 증가 따른 증세 불가피日, 저성장 이후 상속·소득세 손봐한국도 생산인구 감소로 개편 시급상속세 일괄 공제 5억→ 3억 낮추고재원 확보 위한 ‘복지세 신설’ 필요새 정부, 부채냐 증세냐 결단해야 尹정부 부자감세로 잇단 세수 결손한은서 빌린 차입금 등 37.5% 증가법인세 늘리고 국민부담률 높이되투명한 내역 공개로 신뢰 회복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3 대선에서 투자금 소득세와 법인세 감세안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조세 전문가들은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고 노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사회복지비용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한국 사회는 감세보다는 증세가 필요하고, 최대한 양보해도 감세는 곤란하다고 평가한다. 지난 4월 29일에 만난 신승근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은 “일본은 2013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상속세와 소득세를 개편해 증세했고, 이를 통해 복지재원을 확보했다”면서 “한국도 저출산고령화를 고려할 때 증세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소장은 ‘복지세 신설’도 주장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전화 통화로 새 정부의 감세안에 대해 추가로 평가해 보았다. -왜 증세가 필요한가.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노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은 2013년에 상속세를, 2023년에 소득세를 증세했다. 한국도 일본과 같이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이는 소득세 비중 감소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자산에 대한 과세 강화가 필요하다. 고령자 복지를 위한 사회보장비 예산을 충당하려면 불가피하다.” -일본의 2023년 소득세 개편을 다소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일본은 신자유주의적 정책으로 경제적 양극화가 나타났다고 판단하고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에 의한 ‘새로운 자본주의’ 실현을 목표로 제시했다. 일본 소득세도 종합과세에서 초과누진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고소득자일수록 세부담률(최대 55%)이 높아진다. 그런데 금융소득을 분리과세하면서 종합소득금액 1억엔을 경계로 고소득자일수록 실제 세금 부담률이 낮아지는 ‘1억엔의 벽’이라 불리는 현상이 생겼다. 이에 세부담의 공평성이라는 관점에서 2023년도 세제 개정에서 3억 3000만엔 이상의 고소득에 대해서 최소한의 부담(실효세율 22.5%)을 요구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일본의 2013년 상속세 개편은.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쯤인 1995년 무렵부터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해 경제성장과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정체됐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졌지만 일본인들의 금융자산은 순조롭게 증가했기에 자산에 대한 과세 강화를 추진했다. ‘현명한 상속세 대책’을 2013년에 마련해 2015년부터 시행했다. 개편에서 상속세 기초공제를 정액 5000만엔에서 3000만엔으로 줄이고 기초공제도 1000만엔에서 600만엔으로 줄였다. 또 6단계로 나눴던 세금 구간을 8단계로 늘리면서 최고세율을 5% 포인트 상향시켰다. 한국식으로 전환하면 유산 20억원 이상에 대해서 세율을 구간별로 5% 포인트 올렸다고 보면 된다.” -현재 한국의 세수 구조는 어떻게 돼 있나. “2024년 말 현재 우리나라는 국세가 전체 조세 수입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국세 중 소득세(34.9%), 부가가치세(24.4%), 법인세(18.6%)가 전체 국세의 약 78%를 차지한다. 2024년에 법인세가 적게 걷히면서 국세에서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법인세 감소의 원인은 뭔가. “윤석열 정부에서 저성장한 탓도 있고 2022년에 대기업의 법인세를 1% 인하한 영향도 컸다.” -법인세를 인하하면 기업의 투자 여력이 늘어난다는 주장들이 있다. “최근 2년간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이 경기침체 등으로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소위 낙수효과는 전혀 없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세 차례 세법 개정안을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약 100조원에 달하는 감세안을 발표했었다. 이른바 부자 감세 정책이다. 그 결과 정부지출이 축소돼 극심한 내수 부진과 실물 경제 위축을 초래했다. 최근 2년간 정부지출의 성장 기여도는 0.4% 포인트에 불과하다.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수 부족으로 정부가 한국은행에서도 차입하지 않았나. “2024년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빌린 차입금과 재정증권 발행 규모는 223조원이다. 전년보다 37.5% 급증했다. 정부는 지난해 한은 차입금에 대한 이자로 5056억원을 지급했다. 국가부채를 늘리지 않겠다면서 국채를 발행하는 대신 한은에서 차입하는 편법을 썼다.” -최근 2년간 기획재정부의 세수 예측이 크게 어긋났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나. “2023년 사상 최대 규모인 56조 4000억원, 2024년에도 30조 8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경제 위기에서 6조 5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큰 규모다. 이런 윤 정부는 세수 결손의 원인이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낙수효과’를 기대한 부자 감세 탓을 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정책의 실패다.” -한국도 세제개편이 필요하다고 참여연대는 주장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개편해야 하나. “참여연대는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세수 확충을 위해 부자 감세를 폐기하고 국민부담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3.9%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현재 25.4%로 7% 포인트 정도 낮다. 둘째, 현행 소득세법이 열거주의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공평과세 및 과세 중립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소득세법의 소득 개념을 포괄적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그래야만 가상자산 등 새로운 유형의 소득에 대해 과세할 수 있고 조세저항이 줄어든다. 셋째, 국세 수입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국가 운영 재원 확보를 위해 공정 과세 정책을 확립하고 납세자 권리 보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참여연대가 주장하는 법인세 관련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은. “우선 법인세 구간 축소 및 세율 상향으로 조세 형평성을 제고해야 한다. 2024년 발생한 30조 8000억원의 세수 결손 중 법인세 감소분이 17조 9000억원이다. 법인세율 인하와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법인세 과세 구간을 2억원 이하와 초과로 단순화하고 2억원 이하 구간의 세율은 10%, 2억원 초과 구간은 25%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부동산세와 상속세 증세 방안은 뭔가. “완화된 종합부동산세의 정상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이행, 주택임대소득 분리과세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상속세는 부의 대물림을 완화하기 위해 일괄공제를 축소해야 한다. 상속세 일괄공제 금액을 현행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배우자 공제를 합해 현행 10억원에서 6억원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 추가해 ‘복지세’ 도입을 권고한다.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의 납부세액에 10%를 추가 부과하자는 것이다.” -상속세는 유산세(유산 총액에 부과)에서 각자가 취득한 자산에만 과세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이 제안되고 있다. “국회 재정개혁특위에서 2018년에 권고한 안이다. OECD  국가들 다수는 상속세를 유산취득세 형태로 부과한다.” -증세는 국민적 합의가 우선돼야 하지 않나. “당연히 국민 설득이 필요하다. 국세수입이 2002년 100조원을 넘었고 2012년에는 200조원, 2022년에는 약 400조원으로 10년마다 2배가 늘었다. 과거에는 조세가 부족하면 과징금 등으로 충당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경제 규모 확대에 따라 조세를 대신할 다른 재원도 마땅하지 않다. 금융투자소득이나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제대로 시행돼야 한다.” -가상자산 투자는 20~30대가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항이 심하지 않겠나. “일본은 가상자산 수익에 최고세율이 55%인 기본세율로 과세하고 있다.” -증세보다 더 중요한 게 잘 써야 한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나. “‘유리지갑’ 직장인과 ‘신용카드 매출’로 세원이 노출되는 자영업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투명하고 적시성 있는 예산내역 공개로 납세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해 실효성 있는 ‘결산감사’를 해야 할 필요도 하다.” -이 대통령도 복지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고민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검토하던 상속세 감세안과 소득세 기본공제 인상안이 대선 공약에서 제외된 걸 보면 그렇다. 복지재원으로 국가부채를 늘릴 것인지 증세를 할 것인지, 새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 신승근 소장은 국립세무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시립대에서 세무학 박사를 취득했다. 국세청에서 근무한 후 국회에서 조세정책 분야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한국공학대 복지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국무조정실 정부업무평가단 평가위원,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및 행정안전부 고향사랑기부제 연구회 위원을 역임했다. 2023년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 도입에 기여했다. 저서로 ‘똑똑한 세금이야기’(2024)와 ‘고향사랑기부제 교과서’(2022)가 있다. 문소영 대기자
  • [데스크 시각] 지금은 ‘살리는 정치’ 할 때

    [데스크 시각] 지금은 ‘살리는 정치’ 할 때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전임 정부는 ‘경제 회생’ 버튼이 아닌 45년 동안 한 번도 쓰지 않았던 비상계엄 버튼을 눌렀다. 계엄 사태로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6개월이 걸렸다. 이 시간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강대국들과의 운명이 걸린 레이스에서 한국이 손에 쥐고 있던 바통을 느닷없이 팽개치며 뒷걸음친 시간이나 다름없다. 불황의 그늘은 전국을 덮었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벼랑 끝으로 몰렸다. IMF 외환위기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리니 막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운이 지지리도 없는 셈이다. 3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며 승리에 취해 있을 여유도 허락되지 않는다. 새 정부가 이전 정부 인사들과의 ‘불편한 동거’ 속에서 내수 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논의에 착수했지만 결국 국회가 팔 걷고 나서지 않으면 추경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안한다. 9월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까지 앞으로 3개월간 여야가 민생경제 회복이라는 당면 과제를 놓고 ‘잘하기 경쟁’이라도 해보자. 1년 뒤 지방선거도 있으니 국민들이 정치인들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자는 것이다. 물론 이 협업의 기간은 집권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더욱 무겁고 엄중한 책임감과 자부심, 사명감을 가지겠다”고 한 것처럼 민주당은 대선 패배로 재정비가 불가피한 ‘제1야당’ 국민의힘과도 인내심을 갖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최적의 결과물을 도출해 내야 한다. 야당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처리된 ‘1차 추경’은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열흘 만에 통과됐다. 당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 추진·사퇴로 의미가 묻혔지만 국회의 추경 처리 속도만 놓고 보면 2006년 국가재정법 제정 이후 17차례 추경 중 가장 빨랐다. 2차 추경도 중요한 것은 속도다. 지금은 불황이라는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기에 더 타들어 가기 전에 불부터 끄는 게 급선무다. 증권가에서는 내각 구성, 미국과의 관세 협상 후인 오는 7월 하순쯤 추경 의결 전망을 내놓았지만 그때까지 버틸 체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더군다나 지난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에 이어 올해도 세수 결손 가능성이 커 세입 경정 필요성도 제기된다. 새롭게 꾸려질 양당 원내지도부는 이러한 부담감을 갖고 속도전으로 협상에 임해야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이후 코스피는 2800선을 넘었다. 2300선 밑으로 떨어졌던 지난 4월 9일과 비교하면 두 달도 안 돼 500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국난에 비견되는 이 위기 속에서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다. 오기형 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지난 5일 상법 개정안 재발의 회견에서 “코스피 3000 돌파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리 사회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자본시장 신뢰가 더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으로 ‘거수기 이사회’에 대한 개편이 이뤄진다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가 돼 숙원인 ‘자본시장 선진화’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도 이번 대선 공약집에 ‘MSCI 선진국 지수 임기 내 편입’을 비롯해 일반 주주의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위해 ‘전자 주주총회 의무화’를 담았다. 전자 주주총회 의무화(자산총액 2조원 이상)는 상법 개정안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여야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살리는 정치’를 한다면 지금의 위기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이걸 해낼 여야 정치인은 이미 충분히 있다.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를 보여 줄 때다. 김헌주 정치부 차장
  • “팬데믹 때도 이 정돈 아니었는데”… 사장님들의 한숨

    “팬데믹 때도 이 정돈 아니었는데”… 사장님들의 한숨

    서울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준규(52·가명)씨는 최근 배달 플랫폼에 내는 클릭당 광고비를 400원에서 600원으로 올렸다. 광고비 부담이 적지 않지만, 주문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땐 배달 주문은 많았는데 이제는 배달과 매장 손님이 모두 줄어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수 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커진다. 1일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시 외식업체의 전체 월평균 매출액은 2조 28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072억원(-4.5%) 줄었다. 1분기 기준 서울의 외식업체 매출액은 지난해(-150억원)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올해엔 감소 폭이 7배 넘게 커졌다. 전체 업종(-3.4%)과 비교해도 음식점업의 내림 폭이 두드러진다. 음식점업의 매출액 감소 폭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9억원)보다 훨씬 크다. 경기침체로 외식업체 수와 점포당 매출이 일제히 쪼그라든 결과다. 1분기 서울시 외식업체는 1년 전보다 3495개(2.2%) 줄어든 15만 8001개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9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점포당 월평균 매출도 35만원 내린 1448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29만 9000원)보다 내림세가 가팔라졌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28만 3000원)보다도 큰 폭이다. 내수 부진이 음식점업의 위기를 초래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평균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1년 전보다 0.2% 감소했다. 특히 의류 등 준내구재(-4.7%)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4%)가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2023년 마이너스로 전환한 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내리막을 이어갔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1분기 음식점업 생산도 3.4% 주저앉았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수입은 줄고 이자 부담만 커진 탓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전체 금융기관에서 대출이자를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자 비율은 1.67%로 코로나19 이전의 장기평균 수준(2012~2019년 평균 1.68%)에 가까워졌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 정부에서 신속한 추경을 통해 지역화폐나 근로 보조금 등으로 경기를 부양하면 소비심리가 되살아나 소비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단독] 정치가 부른 불황… 사장님이 사라진다

    [단독] 정치가 부른 불황… 사장님이 사라진다

    매출 감소 등으로 폐업하고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가 지난 3월까지 1500명을 넘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가뜩이나 내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계엄·탄핵으로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3월 비자발적 폐업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자영업자는 1553명(중복 제외)이다. 전년 동기(1472명)보다 5.5% 늘었으며, 같은 기간 역대 최대치다. 이들에게 지급된 실업급여도 역대 가장 많았다. 1분기 폐업 자영업자들에게 지급된 실업급여는 43억 6300만원으로 전년 동기(42억 2500만원)보다 3.3%(1억 3800만원) 늘었다. 자영업자가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사업체 50인 미만’, ‘고용보험 1년 이상 가입’, ‘6개월 연속 적자 발생’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까다로운 조건에도 수급자와 지급액은 증가 추세다. 2021년 99억 3200만원이던 실업급여 지급액은 3년 만에 188억 2200만원으로 89.5%(88억 9000만원) 증가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에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업장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올해 자영업자 수는 4개월째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지난달 자영업자는 561만 5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000명 줄었다. 1월에 2만 8000명, 2월에 1만 4000명, 3월에 2000명 각각 줄어든 데 이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커피음료점도 1분기에 9만 5337개로 지난해보다 743개 줄어들었다. 커피음료점은 1분기 기준으로 2018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계속 늘었고, 코로나19 때도 증가했으나 올해 처음 감소한 것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서 평균 1억원 넘는 빚을 떠안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면서 “폐업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채무 조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6명(65.3%)은 ‘전년 대비 매출액이 악화했다’고 답했다. 매출 감소 원인으로는 절반 이상(58.5%)이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를 꼽았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이 외환위기나 코로나 때보다 더한 불황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38년간 오르기만 한 최저임금을 더는 버텨 낼 재간이 없다.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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