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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털실 옷 벗겨 낸 안양시 가로수서 ‘유충집’ 대거 발견

    털실 옷 벗겨 낸 안양시 가로수서 ‘유충집’ 대거 발견

    매년 겨울 경기 안양시가 벌이는 ‘털실 옷 입은 가로수길’ 조성 사업이 갈림길에 섰다. 털실옷을 벗겨 낸 나무에서 흉물스런 유충집 흔적이 대거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광명, 안산. 시흥 등 경기 일부 지자체와 서울 여러 자치구에서도 벌이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22일 시에 따르면 유충집이 발견된 이 사업은 안양예술공원 명소화 사업으로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꾸미고 냉해 예방과 병충해 방지를 위해 2017년 처음 시작했다. “아 새롭다! 신기하다!’라며 시민들이 찾아와 구경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인근 시에서도 견학 차 방문하면서 시를 알리는 사업이 됐다. 시는 구경꾼들이 모이자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이라 평가하며 평촌중앙공원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털실옷을 입혔던 안양예술공원 가로수 수백 그루 대부분에서 유충집이 발견되면서 사업에 의문을 갖는 시민을 중심으로 점차 부정적인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선 “왜 굳이...나무에게 물어는 봤니?”, “자연은 있는 그대로가 가장 아름답다”라며 인위적으로 나무를 꾸미는 이 사업에 부정적이다. 한 시민은 “마치 성황당 같고 정신도 없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도시미관을 조성한다며 오색빛깔 털실 옷으로 감싼 가로수가 도시미관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에도 적합한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산림청은 기후 온난화로 겨울철 볏짚으로 나무를 감싸는 것조차도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안양시의회에서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김은희 시의원이 나무병원에 의뢰한 결과에 따르면 성충이 돼 다 나간 상태라 어떤 벌레인지 알 수 없는 상태다. 거미 혹은 나방과 유충집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전엔 없었던 유충집이 사업 시작 3년만에 털실옷을 벗겨낸 안양예술공원 나무에서 발견됐다”며 “포집기능이 있는 털실옷을 소각하지 않고 세탁, 소독 후 다시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만안구 한 관계자는 가로수 20% 정도에서 유충집이 발견됐다고 밝혀 이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김 의원이 직접 안양예술공원을 방문, 확인한 결과 “느티나무 과에는 유충집이 거의 다 있었다”면 “올해 사업 지속 여부를 시에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최대호 안양시장은 “검증결과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올해는 털실옷 입히기 행사를 잠정 중단하고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후 이 사업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와 논의해 앞으로 사업의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안양시 만안구는 복지문화과에서 동안구는 행정지원과에서 ‘털실옷 입은 나무’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만안구의 경우 2017년에는 3739만원. 2019년에는 3494만원 비용이 집행됐다. 동안구는 2018년 985만원, 2019년에는 1230만원이 들었다. 동안구 2018년 예산 내역을 보면 털실 재료비가 585만원, 60여명의 자원봉사자에게 교통비. 식대 등으로 지불한 비용은 400만원 정도였다. 털실옷 자원봉사자 일부는 타지역 시민이며 털실옷을 만드는데 6개월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멋진신세계]‘스타트랙’ 속 공간이동 기술 나왔다

    [유용하 기자의 멋진신세계]‘스타트랙’ 속 공간이동 기술 나왔다

    ‘스타트랙’은 국내에서는 유명하진 않지만 전 세계 SF팬들이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1966년 TV드라마로 처음 방송되기 시작한 이후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지면서 SF의 전설이라고까지 평가받고 있다. 스타트랙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대사는 “Beam me up, Scotty”(스카티, 날 전송해주게)이다. 커크 함장이 다른 곳에서 엔터프라이즈호로 귀환하려고 할 때마다 외치는 명령이다. 스타트랙에서 사람을 먼 거리까지 순간이동시키는 텔레포테이션 기술은 SF에서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과학자들이 전자를 텔레포테이션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로체스터대 물리천문학과, 채프먼대 양자연구소, 퍼듀대 물리천문학과, 나노기술센터, 재료공학부, 전기컴퓨터공학부 공동연구팀은 하나의 물질을 멀리 떨어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텔레포테이션 기술이 양자역학의 아원자 세계에서는 가능하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밝혀낸 텔레포테이션 기술은 SF에서 등장하는 것처럼 물질 자체를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옮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난해 빛 알갱이라고 부르는 광자(光子)가 물리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컴퓨터 칩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에는 전자들 사이에서도 텔레포테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양자 텔레포테이션은 양자역학에서 흔히 양자얽힘이라고 알려져 있다. 다른 입자와 멀리 떨어져 있는 한 입자의 특성이 변할 때 순간적으로 동시에 다른 입자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양자얽힘이라고 한다. 특히 양자 순간이동에는 멀리 떨어진 두 개의 입자가 관여하는데 세 번째 입자가 즉시 두 개의 얽힌 입자에 상태를 전송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전자를 이용한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실험하기 위해 하이젠베르그 교환결합 원리를 바탕으로 한 기술을 활용했다. 특정 종류의 입자의 양자회전상태를 갖도록 한 뒤 정보에 해당하는 스핀상태를 텔레포테이션하는 실험을 한 것이다. 그 결과 멀리 떨어져 있는 전자의 스핀상태를 동일하게 만들어 양자얽힘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증명했다. 존 니콜 로체스터대 물리학 교수는 “이번 기술은 멀리 떨어져 있는 전자들 사이에서도 양자-기계적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더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세서와 센서기술을 만들어 양자컴퓨터를 현실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자 텔레포테이션이 장시간 유지될 수 있도록 안정화시키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소음공해 소송서 ‘아침마다 울 권리’ 쟁취한 佛 수탉, 8개월 만에 세상 떠나

    소음공해 소송서 ‘아침마다 울 권리’ 쟁취한 佛 수탉, 8개월 만에 세상 떠나

    아침마다 당당히 울 권리를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수탉 모리스가 세상을 떠났다. 모리스의 주인 코린 페소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휴양섬 올레롱에 있는 자택에서 한 라디오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달 초 그(모리스)가 닭들 사이에서 흔한 호흡기병인 코린자 때문에 만 6세의 나이로 숨졌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페소는 당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였고 사람들이 충분히 걱정하고 있어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찾아오지 못하도록 부고 소식을 지금까지 미뤄왔다고 밝혔다. 이날 페소는 “우리는 모리스가 닭장에서 죽어있는 것을 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했다”면서도 “모리스는 집 마당에 잘 묻어줬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또 “코로나19가 수탉보다 중요하다”면서도 주민들이 모리스의 부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새로운 수탉을 사들이게 된 사연도 공개했다. 페소에 따르면, 새로 온 수탉 역시 아침마다 울긴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 수탉은 우리에게 모리스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모리스는 시골 사람들의 자랑이자 상징이며 영웅이었다고 말했다.모리스가 생전 소송에 휘말린 것은 몇 년 전 은퇴한 노부부가 근처 별장을 얻어 이사오면서부터였다. 이들 부부는 모리스가 아침 6시 30분만 되면 큰 소리로 울면서 소음 공해를 일으킨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네 살이었던 모리스가 안 됐다며 세계 곳곳에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고, 온라인에서는 모리스를 구하자는 청원에 14만 명이 서명했다. 모리스의 변호인은 “공해가 인정되려면 소음의 정도가 지나치거나 영구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모리스는 두 경우 모두 해당하지 않았다”며 “그는 시골 마을의 자연 속에서 그저 자신답게 행동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결국 재판부는 모리스의 날개(?)를 들어줬다. 지난해 9월 로슈포르 지방법원은 모리스에게 “수탉으로서 시골에서 울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소송을 제기한 이웃집 노부부에게 정신적 피해 배상금으로 1000유로(약 130만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모리스는 승소 소식에도 우쭐거리지 않고 승리의 울음소리도 내지 않는 겸손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35년간 같은 마을에서 살아온 페소 역시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모든 이에게 승리다. 그들에게 선례가 되길 바란다”며 판결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전 방문판매 6명-서울 리치웨이 7명 추가확진…감염 동시 확산

    대전 방문판매 6명-서울 리치웨이 7명 추가확진…감염 동시 확산

    수도권과 대전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이 현재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감염경로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두 지역 집단감염 사례 간의 연결고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9일 낮 12시 기준으로 대전시 서구 괴정동 방문판매업체와 관련해 6명이 추가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는 총 24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힐링랜드 23’, ‘자연건강힐링센터’, ‘도니마켓’ 등 3개 업체를 방문한 사람이 12명, 이들과 접촉한 사람이 12명이다. 대전 지역의 또 다른 집단발병 사례인 서구 꿈꾸는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6명으로 재조정됐다. 이에 대해 방대본은 “역학조사 결과 꿈꾸는교회 관련 확진자 15명 중 9명은 서울시 금천구의 도정기 업체 관련 사례로 재분류됐다”며 “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총 6명”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최근 며칠 새 대전에서 20여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만큼 정확한 감염경로 조사에 힘을 쏟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대전에서는 크게 교회, 방문판매업체(3곳) 등 크게 두 가지 유행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알려진 서울시 유행(집단감염)과의 연결고리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역적으로 보면 수도권과는 다른 유행이 대전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현재 바이러스를 분류해 균주가 같은지,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유전자 염기 서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했던 집단감염의 여파는 계속됐다. 서울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인 ‘리치웨이’와 관련해서는 격리 중이던 접촉자 7명이 추가로 확진돼 이날까지 총 187명이 확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리치웨이발(發) 집단감염이 최소 8곳으로 전파된 가운데 그룹이 아닌 산발적 개인 감염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도 이천 제일고 교사도 리치웨이 관련 사례로 분류됐다. 방대본은 제일고 교사가 서울 강남구 프린서플어학원 확진자가 방문했던 강남구의 한 주점을 비슷한 시간대에 찾았던 사실이 확인돼 관련 사례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집단감염 사례의 경우 접촉자를 관리하던 중 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는 총 40명으로 늘었다. 양천구 탁구장 관련해서도 1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69명이 됐다. 경기 의왕시 롯데제과물류에서는 지난 17일 확진된 직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추가 확진자는 가족 1명, 지인 2명, 직장 동료 1명 등이다. 방역당국은 주말을 앞두고 국민 개개인이 방역 주체로 나서 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수도권뿐 아니라 대전, 충남, 그리고 전주에서도 환자가 발생해 감염 위험 지역이 확대되고 있고, 또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산발적 환자 발생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무증상이나 경증 상태로 조용히 코로나19를 전파 중인 감염자가 지역 사회에 상당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말 동안 외출이나 모임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나갈 때는 감염 위험이 얼마나 큰지 체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안녕? 자연] 한반도 5배 면적 녹았다…남극 최대 여름 해빙, 5년간 ⅓로 줄어

    [안녕? 자연] 한반도 5배 면적 녹았다…남극 최대 여름 해빙, 5년간 ⅓로 줄어

    남극 대륙의 한 해역에 있는 여름철 해빙(海氷)이 5년 동안 100만㎢나 줄었다. 이는 남극에서 여름에도 유일하게 상당 양의 해빙이 남아있는 이 해역에서 한반도 면적의 5배에 달하는 해빙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얘기다. 영국남극조사단(BAS)이 이끄는 국제연구진은 17일(현지시간) 서남극 북쪽 웨들해에 있는 여름 해빙이 5년 사이 기존 면적의 3분의 1로 줄었다고 발표했다.웨들해는 서남극 북쪽에 있는 심층수 생성 지역이자 황제펭귄의 대표적 서식지로, 이들 연구자는 이 해역의 해빙 분포 범위와 기후 패턴을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어떻게 변화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인공위성 데이터를 입수해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 주저자로 BAS 소속 기후과학자 존 터너 교수는 “남극의 해빙은 관련 연구자들에게 끊임없이 놀라움을 선사한다. 북극과 달리 남극 주변의 해빙은 1970년대 이후 그 범위가 넓어졌지만, 웨들해에서는 해빙이 급격히 줄어 역대 최대 소실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제 이곳의 여름 해빙은 3분의 1로 줄어 해양순환은 물론 해빙에 의존해 살아가는 동물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들 연구자에 따르면, 남극의 근해는 겨울이 되면 얼어붙어 대륙의 크기를 두 배로 늘린다. 그러면 해빙의 분포 범위는 9월 말까지 약 18조1299억2000만㎢의 면적을 넘어선다. 그 후 남극의 대부분 해역에서는 봄과 여름을 거쳐 해빙이 대부분 녹지만, 웨들해의 해빙만큼은 지금까지 상당한 양이 남아있었다. 연구진은 또 이번 연구에서 웨들해의 여름 해빙 소실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는 것도 알아냈다. 남극에서는 여름이 와도 그 주변에서 폭풍이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2016년 12월 웨들해에서는 계절에 맞지 않게 강력한 폭풍이 발생해 남극을 향해 따뜻한 공기를 끌어들여 대량의 해빙이 녹고 말았다. 햇빛을 반사하는 해빙이 사라지자 해양에서는 에너지를 흡수해 해수가 따뜻해지는 이상 현상이 생겼고 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같은 해 겨울 웨들해에서는 떠다니는 부빙이 해수면의 10분의 1 이하인 상태인 개빙구역이 나타났다. 이는 해빙 범위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데 관여했다고 이들 연구자는 설명했다.연구진은 또 최근 이런 급속한 해빙 소실이 웨들해 생태계는 물론 더 나아가 남극의 모든 야생 동식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작은 얼음조류와 크릴부터 바닷새, 바다표범 그리고 고래까지 수많은 종의 동식물이 해빙으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BAS 소속 생태학자 유진 머피 교수는 해양 생태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빙 분포 범위의 감소가 계속된다면 이처럼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결과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연구자는 남극 해빙은 연간 변동성이 커 웨들해의 해빙이 단기적으로 회복할지 아니면 장기적인 소실의 시작일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지구물리학회(AGU)가 발간하는 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최신호(6월 16일자)에 실렸다. 사진=BA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천 황악산, 사명대사공원 22일 준공…체류형 복합 휴양관광단지

    김천 황악산, 사명대사공원 22일 준공…체류형 복합 휴양관광단지

    경북 김천시 황악산 일원에 직지사와 연계한 체류형 복합 휴양관광단지로 조성된 ‘사명대사 공원’이 마침내 문을 연다. 김천시는 오는 22일 김천 대항면 운수리 사명대사공원에서 준공식을 갖는다고 19일 밝혔다. 2011년 ‘황악산 하야로비공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이다. 시는 지난 2월 공원 명칭을 하야로비공원에서 사명대사공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이름을 떨친 사명대사는 직지사에서 출가해 주지를 지내는 등 김천시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총 81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김천 운수리 일대 터 14만 3695㎡(4만 3400평)에 조성된 사명대사 공원은 주요 시설로 ▲평화의 탑 ▲김천시립박물관 ▲건강문화원 ▲솔향다원 ▲여행자센터 등을 갖췄다.평화의 탑은 사명대사공원의 랜드마크로 5층 목탑 규모다. 내부에는 사명대사 관련 전시공간 등이, 외부에는 경관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웅장한 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김천시립박물관(5241㎡)은 사명대사공원에서 유일한 현대식 건물로 지어졌다. 전시실, 어린이문화체험실, 강당 등이 마련됐으며, 김천 출토 유물 564점이 전시됐다. 김천의 주요 관광지를 VR로 체험할 수 있는 김천패러글라이딩 투어와 터치모니터를 활용한 도자기 만들기, 퍼즐 맞추기 등 다양한 체험형 디지털 콘텐츠로구성했다. 건강문화원은 한옥 숙박동과 체험동으로 꾸몄다. 숙박동은 4동, 5개 객실로 38인이 숙박할 수 있다. 한옥의 특성에 맞게 한 개 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독채 형식으로 꾸며 자연과 어우러져 한옥에서 쉬어갈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를 제공한다. 체험동은 족욕과 온열체험 등 건강관련 장비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건강 상태와 체력, 스트레스를 자가 측정해볼 수 있는 건강측정실이 있다. 숙박동과 체험동 모두 유료 예약제로 운영된다. 솔향다원은 사명대사공원이 내려다보는 멋진 전망을 배경으로 다도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시는 이 공원이 운영에 들어가면 인근 부항댐 주변의 부항권역, 청암사·무흘구곡·수도산자연 휴양림이 있는 증산권역과 연계돼 관광벨트화 된다는 것이다. 특히 연간 260만 명의 관광객 방문으로 144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연간 24억원의 소득유발 효과는 물론 연간 645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사명대사공원은 김천이 체류형 관광휴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중요한 관광자원이다”면서 “앞으로 관광객들이 체류하면서 즐길 수 있는 관광 김천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법/조현석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법/조현석 온라인뉴스부장

    요즘 들어 여행업에 종사하는 지인들과 종종 연락을 한다. 예년 같으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한창 바쁠 때라 만나기 힘든 사람들이 먼저 연락을 해 안부를 묻는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을 잘 알기에 세세한 사정을 묻기도 그렇고 해서 화제를 돌리려 해도 먼저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작은 위안이 될 듯싶어 이것저것 업계 사정을 듣게 된다. 30년 가까이 해외여행업에 종사한 지인은 요즘처럼 끝이 안 보이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동 반경이 큰 여행업 특성상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고, 가장 뒤늦게 회복된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는 과거 여느 사건과 달리 여행업을 회복 불능 상태로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했다. 과거 지진이나 태풍 등 천재지변이 발생했을 땐 잠시 여행을 중단하면 됐고, 2003년 사스나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잠시 쉬었을 뿐 장기적 위기 상황은 처음이라고 했다. 1년 이상 쉬어도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가 극복돼도 여행객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충격을 극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여행업계도 코로나 이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여행업 종사자들의 공통적인 말이다. 여행지 선택에서부터 준비 과정, 비용 등 여행 소비 패턴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선포)으로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손실을 경험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예전만큼 여행자들에게 국경을 자유롭게 개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염병 확인서’를 요구하는 국가도 늘고, 무비자 국가도 줄어들 전망이다. 위생과 의료 등 안전에 대한 비용이 늘어나면서 여행비용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우려되는 냉대와 차별, 혐오도 여행지 선택의 중요 고려 대상이 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경우 조금씩 여행 시장을 개방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법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코로나로 여행지 선택에서 위생과 의료가 최우선 순위에 꼽히고 있다. 의료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여행지는 외면을 받게 된다.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전염병 등 긴급 의료에 대한 보장이 강화된 여행자보험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여행 준비물에 해열제와 소화제 등 간단한 의약품이 포함됐다면 앞으로는 마스크와 휴대용 손세정제 등 개인 위생용품이 더 많아지게 된다. 여행 소비 패턴도 급격히 바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해외여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단체 패키지 여행이 줄고 가족 단위 개별여행(FIT)이 늘어나게 된다. 여행사들이 내놓을 여행 상품도 여행객의 안전이 담보돼야 선택을 받게 된다. 각국의 입항 거부로 바다를 떠돌았던 크루즈여행도 확실한 의료시설과 기항지에 대한 안전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당분간 관광객들의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여행지 우선순위에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밀폐된 공간보다는 다른 여행객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생태관광도 늘어날 전망이다. 여행 수단도 과거 철도나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렌터카 등 개별 이동 수단이 각광을 받고, 여러 곳보다는 한 곳에 머무르는 ‘정주형’ 여행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정치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단지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다”라고 했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소중한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대해 본다. hyun68@seoul.co.kr
  • 다큐로 보는 한반도의 자연과 역사

    다큐로 보는 한반도의 자연과 역사

    한국 상징 ‘범’… 사라진 호랑이·표범 복원 가능성은7000만년 전 지질시대 비밀 품은 ‘경기만의 보물섬’한국을 상징하는 동물과 자연, 국제기구와 수십 년 인연을 통해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잇따라 방영된다. EBS ‘다큐프라임’은 공사 창립 20주년 특집으로 22~23일 오후 9시 50분 ‘범의 땅’ 2부작을 선보인다. 한민족의 생활과 의식 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범’을 주제로 한반도의 자연과 역사를 다각도에서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우리 민족이 익숙하게 불러 온 ‘범’은 호랑이와 표범을 엄격히 구분하지 않은 명칭이다. 범은 다른 야생동물에 비해 특별한 존재로, 공포의 대상이자 숭배의 대상이었다. 1부 ‘범의 나라’는 조상들과 범 사이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우리 민족에게 범이 어떤 존재인지 살펴본다. 현재 한국호랑이와 한국표범이 유일하게 서식하는 러시아 극동 지역도 탐색한다. 2부 ‘범이 사라진 땅’에서는 한국호랑이와 백두산호랑이, 한국표범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의 생태계 모습을 살핀다.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조절자였던 범이 사라진 뒤, 한반도 야생동물의 종 다양성은 심각하게 떨어져 온 반면 일부 종의 개체수는 지나치게 많아졌다. 방송은 동아시아 생태계의 중요한 역할을 한 범을 복원할 가능성도 진단한다. 20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되는 OBS 특집 다큐멘터리 ‘대부도, 7천만년의 봄’은 ‘경기만의 보물섬’ 대부도에서 7000만년 전 지질시대의 비밀을 찾는다. 대부도 남쪽 탄도항에 위치한 대부광산 퇴적암층은 1999년까지 건축용 외장재를 얻는 광산이었다. 중생대 후 백악기에 생존했던 초식공룡 ‘케리니키리움’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며 채굴이 중단됐지만 이미 산의 3분의1이 훼손된 상태. 발자국 화석도 도난당한 뒤였다. 우여곡절 끝에 화석을 되찾고 퇴적암층을 보전하기 위한 도민들의 노력으로 현재는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다큐는 2018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대부도 갯벌도 찾아 멸종위기 1급 생물 등 청정갯벌의 생명체도 소개한다. ●KBS ‘한국, 유네스코 가입 70년’19일 오후 11시 40분 편성된 KBS ‘다큐세상-유네스코 가입 70년, 빛나는 동행’은 유네스코와의 협력 관계를 통한 한국의 비약적 발전을 돌아본다. 1950년 6월 14일 55번째 회원국이 된 뒤 가입 후 11일 만에 한국전쟁의 포화에 휩싸인 한국. 1954년 설립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국가 재건 작업을 돕고, 1960년대에는 유네스코 쿠폰 등을 지원해 공업 수준을 끌어올린다. 경제규모가 커진 뒤에는 이사국을 연임하며 2010년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빈곤 지역에 문해·생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달라진 한국의 역할도 보여 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한국호랑이, 왜 사라졌나…동물·자연으로 보는 한반도

    한국호랑이, 왜 사라졌나…동물·자연으로 보는 한반도

    EBS ‘범의 땅’, 한국과 ‘범’ 인연 조명대부도 생태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도KBS는 유네스코 가입 70년 특집 방송한국을 상징하는 동물과 자연, 국제기구와 수십 년 인연을 통해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잇따라 방영된다. EBS ‘다큐프라임’은 공사 창립 20주년 특집으로 22~23일 오후 9시 50분 ‘범의 땅’ 2부작을 선보인다. 한민족의 생활과 의식 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범’을 주제로 한반도의 자연과 역사를 다각도에서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우리 민족이 익숙하게 불러 온 ‘범’은 호랑이와 표범을 엄격히 구분하지 않은 명칭이다. 범은 다른 야생동물에 비해 특별한 존재로, 공포의 대상이자 숭배의 대상이었다. 1부 ‘범의 나라’는 조상들과 범 사이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우리 민족에게 범이 어떤 존재인지 살펴본다. 현재 한국호랑이와 한국표범이 유일하게 서식하는 러시아 극동 지역도 탐색한다. 2부 ‘범이 사라진 땅’에서는 한국호랑이와 백두산호랑이, 한국표범이 한반도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의 생태계 모습을 살핀다.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조절자였던 범이 사라진 뒤, 한반도 야생동물의 종 다양성은 심각하게 떨어져 온 반면 일부 종의 개체수는 지나치게 많아졌다. 방송은 동아시아 생태계의 중요한 역할을 한 범을 복원할 가능성도 진단한다. 20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되는 OBS 특집 다큐멘터리 ‘대부도, 7천만년의 봄’은 ‘경기만의 보물섬’ 대부도에서 7000만년 전 지질시대의 비밀을 찾는다. 대부도 남쪽 탄도항에 위치한 대부광산 퇴적암층은 1999년까지 건축용 외장재를 얻는 광산이었다. 중생대 후 백악기에 생존했던 초식공룡 ‘케리니키리움’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며 채굴이 중단됐지만 이미 산의 3분의1이 훼손된 상태. 발자국 화석도 도난당한 뒤였다. 우여곡절 끝에 화석을 되찾고 퇴적암층을 보전하기 위한 도민들의 노력으로 현재는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다큐는 2018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대부도 갯벌도 찾아 멸종위기 1급 생물 등 청정갯벌의 생명체도 소개한다. 19일 오후 11시 40분 편성된 KBS ‘다큐세상-유네스코 가입 70년, 빛나는 동행’은 유네스코와의 협력 관계를 통한 한국의 비약적 발전을 돌아본다. 1950년 6월 14일 55번째 회원국이 된 뒤 가입 후 11일 만에 한국전쟁의 포화에 휩싸인 한국. 1954년 설립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국가 재건 작업을 돕고, 1960년대에는 유네스코 쿠폰 등을 지원해 공업 수준을 끌어올린다. 경제규모가 커진 뒤에는 이사국을 연임하며 2010년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빈곤 지역에 문해·생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달라진 한국의 역할도 보여 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손성진 칼럼] 권위 실종 시대

    [손성진 칼럼] 권위 실종 시대

    권위의 마지막 보루가 무너졌다. 자녀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모양이다. 삼강오륜(三綱五倫)이나 사서삼경(四書三經)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케케묵은 고전이 된 지 오래지만, 매를 들고 훈계한 부모를 자식이 고발하고 그 죄로 부모가 자식 앞에서 처벌받을 날도 머지않았다. 부부관계의 개입을 넘어 최후의 방어선인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도 법이 끼어들게 될 판이다. 이게 다 일부 못된 아빠, 엄마들에게서 비롯된 어른들의 자업자득이니 어찌하겠는가. 권위는 타인, 대중, 국민의 인정을 받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따른다는 점에서 물리적인 권력과 구별된다. 권위는 혼돈에 빠진 사회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해 주는 사회적 심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권위는 정의롭게 행사할 때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유지된다. 국민 대중은 공정한 권위일수록 잘 복종하고 존경심을 갖게 된다. 아빠의 권위에 대한 사망선고는 예견됐다. 권위 실종의 예고편은 벌써 다른 곳에서 있었다. 그림자도 밟히지 않는다던 스승의 권위, 교권이 짓밟히기 시작한 것은 수십 년 전이다. 사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그릇된 길로 가는 이들에게 바른길을 알려주는 큰 어른, 원로의 권위는 존재 여부를 의심할 만큼 실종된 상태다. ‘꼰대’ 소리를 듣고 ‘태극기’ 취급을 받기 싫어서 스스로 꼬리를 내리고 자취를 감춰 버렸다. 언론의 권위는 붕괴 직전이다. 그 또한 자승자박이고 업보인 것은 맞다. 정경유착만큼이나 권언유착의 굴레를 벗고자 언론은 자기정화의 길을 걸어왔으나 여전히 미흡하다. 권력과의 야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권위 회복은 요원할 뿐이다. 독재시대에는 정론과 직필을 외치고 인정받는 언론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언론이 직필(直筆)이고 누가 곡필(曲筆)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내 편이면 직필이고 남의 편이면 곡필, ‘기레기’다. 언론이 진영의 틀에 갇히고, 또 가두는 이상 정론직필의 부활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영혼은 없고 권세만 있는 정부나 권력을 뛰어넘는 초권력,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국회를 놓고 권위를 논하는 것은 좋은 의미의 권위를 모독하는 것과 같다. ‘권위 있는 공무원’이나 ‘권위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말이 어색해 보이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권위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나쁜 권력으로 남용해 왔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 감사를 놓고 ‘갈지자 감사’를 몇 번이나 선보였던 감사원이 권위를 지켰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겠는가. 최종 기댈 곳이 사법부, 검찰이라지만 기대난망이다. 그들이 흔드는 정치적 중립이란 하얀 깃발에 이런 색, 저런 색이 번히 보이는데 그 속에서 권위와 신뢰, 독립을 떠올리기는 힘들다. 그런 검찰과 사법부에서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요행에 가깝다. 법무부 장관 편과 검찰총장 편으로 갈라진 희한한 검찰이나, 적폐청산 논란으로 완전히 쪼개진 법원을 보면 특히 사념적인 문제로 수사나 재판을 받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뽑기’를 잘해야 한다. 어제까지 심판으로 휘슬을 불고 다니다 오늘 선수로 뛰는 그들의 과거 판단을 공정하다고 믿고 싶어도 믿지 못한다. 권위의 엄숙함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고 권력의 꽁무니만 좇는 불나방이란 말이 어울린다. 정치에 굴종하며 자진해서 권위를 버린 검찰과 사법부의 흑역사가 이 시대에 종식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은 없다. 권위의 주축이 이런 모습이니 사회가 혼란스럽고 대중이 갈팡질팡할 때 옳은 길로 인도해 줄 중심추 역할을 할 누군가가 없다. 내우외환의 시기에 나라와 정부에 목소리를 내며 고언을 해 줄 ‘어르신’은 어디 있는가. 정의와 불의,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 사이의 구분선도 없는 혼돈 속에서 그저 목소리 크고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만이 이기는 중구난방의 세상이 된다. 권위 없는 심판이 진행하는 경기가 공정할 수는 없다. 권위 실종은 정의 상실을 부르고 정의 상실은 이전투구, 약육강식의 아수라장을 조성해 그 속에서 사이비만 날뛰게 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속은 썩는 것이다. 권위의 출발점은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데 있다. 권위자의 자격이 충분한데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권위자가 될 수 없다. 권위는 무너지기는 쉬워도 다시 세우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먼저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해야 하고 그러자면 어떤 조직이나 사람이나 흔들리지 않고 부당한 권력, 불의와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sonsj@seoul.co.kr
  • 한발 떨어져 찾는 ‘은밀한 일상’ 한발 앞서 찾아온 ‘따뜻한 위로’

    한발 떨어져 찾는 ‘은밀한 일상’ 한발 앞서 찾아온 ‘따뜻한 위로’

    빼앗긴 봄에도 꽃은 피듯이 코로나19 시대에도 여름은 왔다. 6월 초, 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가자 베를리너들은 성급히 옷을 벗고 공원에 드러누웠다. 꽁꽁 싸맸던 마음을 꺼내 햇빛에 널고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에 멍든 몸을 뜨거운 햇살에 지졌다. 남자들은 웃통을 벗고, 여자들은 비키니 차림이었다.7월의 수영장이나 해변이 아닌, 5월부터(!) 공원에서 저러고들 있으니 계절의 경계가 무색했다. 절로 눈길이 갔지만 동네이웃처럼 자주 보다 보니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됐다. 하루는 나도 비키니를 챙겨 입고 태닝족에 합류했다. 반듯이 누워 배와 등을 태웠다. 두 시간 남짓 누워 있었는데 벌겋게 살이 익었다. 베를린에선 이미 여름이 시작된 느낌이다.베를린에서 가장 좋은 계절을 꼽으라면 역시 여름이다. 베를린뿐만 아니라 유럽 도시 전체가 여름에 활기를 띤다. 오전 5시가 되기도 전에 날이 밝고(서머타임 때문에), 해는 밤 9시가 넘어야 진다.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나오면 하늘은 그제서야 짙은 푸른 색으로 어두워지고 석양의 끝을 지운다. 유럽으로 출장을 올 때마다 놀라던 초여름의 늦은 일몰, 잊고 있던 유럽의 긴 해가 매일 떠오르는 요즘이다. 여름에만 할 수 있는 일도 하나둘 늘어난다. 늦은 밤에 보는 오픈에어 시네마도 며칠 전부터 시작했다. 베를린에 있는 35곳의 야외 영화관이 문을 연 것이다. 야외 영화관은 여름 한철 반짝 문을 열고 9월 초면 문을 닫는다. 오픈에어 시네마가 문을 닫는 건 베를린의 여름이 끝났다는 신호다.●‘한여름 밤의 꿈’ 같은 오픈에어 시네마 지난해 여름엔 거의 매주 야외 영화관에 갔다. 이 좋은 걸 베를린 다닌 지 12년 만에, 남자친구가 생겨서 처음 해봤다. 야외 영화관은 동네마다 몇 군데씩 있다. 큰 공원 안에 있기도 하고 슈프레 강변의 바 안에 있기도 하고 클럽 옆에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곳은 크로이츠베르크의 마리아난 플라츠에 있는 프라이루프트 키노다. 영화관 뒤로는 1800년대에 지어진 멋진 문화공간이 있고, 사방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시골 숲속이나 인적 드문 공원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자연적이고 평온한 바람이 분다. 오픈에어 시네마의 자리는 일찍 온 순서대로 앉는다. 맨 앞자리 몇 줄은 천으로 된 비치의자를 놓을 수 있다. 자리를 사수하려면 한 시간 정도 일찍 가는 것이 좋다. 줄을 서 있다가 30분 전에 문이 열리면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비치의자를 들고 좋은 자리를 찾는다. 영화관 안에는 생맥주와 팝콘, 커리 부어스트(소시지) 등을 먹을 수 있는 야외 매점도 (당연히) 있다. 매점의 불빛이 서커스장 조명처럼 발랄하다. 야외 영화는 보통 밤 9시가 넘어야 시작한다. 싱그러운 나무의 냄새를 맡고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보는 건 여름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계절엔 아예 즐길 수 없으니까. 커다란 스크린이 야외에 있으니 코로나19의 일상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심이 된다. 앉는 사람들 간의 거리는 조정을 하겠지만, 춤도 출 수 없고 디제이도 없이 문을 여는 베를린의 클럽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 베를린에서 야외 영화관을 고를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독일어로 더빙된 영화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일이다. 독일에선 극장뿐 아니라 TV에서 보여 주는 모든 해외 영화에 더빙이 돼 있다. 자막이 익숙한 우리에겐 구식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오디오 북을 듣고 자는 독일인들에게 더빙은 친숙하고 일상적인 문화다. 더빙 문화의 역사도 길어서,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의 목소리는 보통 정해져 있는 성우가 있다. 예를 들어 브루스 윌리스는 30년 넘게 한 목소리다. 야외 영화관을 고를 때는 원어에 영어 자막이 있는 영화를 선택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이해도 못 하는 독일어를 두 시간 내내 듣게 될 수도 있다. ●베를린의 편의점 ‘슈페티’ 앞에서 맥주 한 잔 베를린의 여름이 뜨거워지는 건 슈페티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수로 알 수 있다. 슈페티는 베를린의 편의점 같은 곳. 동네마다 있고 대부분 24시간 문을 연다. 없는 것 없이 다 파는 우리나라의 편의점과는 달리 간단한 식료품과 과자, 음료, 담배류, 술을 주로 판다. 종류마다 다 있는 건 역시 맥주. 밤 10시면 슈퍼마켓까지 다 닫는 베를린에서 유일하게 술을 살 수 있는 곳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밤마다 슈페티 앞으로 모이는 건 당연하다. 술을 사서 가게 앞 인도나 벤치, 길가에 아무렇게나 앉아 마신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슈페티 앞에는 늘 사람들이 맥주병을 들고 서 있다. 하지만 여름엔 그 열기의 농도 자체가 달라진다. 가게 앞의 긴 테이블과 의자를 가득 메우고 앉아 있는 사람들의 바이브가 짜릿하게 전해진달까. “여긴 뭔데 이렇게 사람이 많아?” 하고 쳐다보면 힙한 바가 아니라 슈페티 앞일 때도 많다. 베를린의 슈페티는 술 취한 아저씨나 돈 없는 어린애들만 가는 곳이 아니다. 온 몸에 문신을 한 힙스터들, 소문 듣고 찾아온 관광객, 클럽 가기 전에 취하러 온 젊은 애들, 집 앞에 한 잔 하려고 나온 동네 주민까지 한데 어울려 같이 마시고 같이 취한다. 동네 사랑방이자 여름엔 펍보다 붐비는 ‘가맥집’이다.그 도시에서 꼭 가 봐야 하는 바 순위가 있는 것처럼 베를린에는 유명한 슈페티 명소가 있을 정도다. 미테의 로젠탈러플라츠 역 바로 앞 슈페티가 그렇다. 밤새도록 사람들이 앉아 술을 마시는 다국적 만남의 장소다. 이곳은 워낙 유명해서 슈페티답지 않게 안에 어엿한 화장실도 갖추고 있다. 서울의 ‘편맥’처럼 베를린에는 ‘슈맥’이 있다. 슈페티 앞에 사람이 꽉 차 있는 밤을 만나면 베를린의 여름밤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것이다.●히피들의 은신처, 크룽커크라니히 옥상 바 날이 좋으면 더 각광받는 곳, 바로 루프톱 바다. 베를린에도 내로라하는 야외 옥상 바가 많다. 대부분은 호텔 꼭대기에 있다. 25아워스 호텔 꼭대기에 있는 몽키바는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하다. 베를린 동물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때문에 유독 사랑받는다. 베를린을 놀러 오는 여행자들의 인기 리스트에 항상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미테의 아마노 호텔 꼭대기에도, 베를린에서 가장 핫한 부티크 호텔, 소호에도 루프톱 바가 있다. 모두 세련되고 힙한 분위기가 넘친다. 하지만 우리가 매번 호텔 바를 가지는 않듯이, 여기서도 그렇다. 호텔 바보다는 오래돼 보여도 자연적이고 자유가 넘치는 곳을 좋아한다. 그런 옥상 바가 한 군데 있다. 히피들의 아지트처럼 대접받는 크룽커크라니히 바다. 노이쾰른의 쇼핑몰 꼭대기에 숨어 있는 이곳에는 삐걱대는 나무 의자와 테이블이 제멋대로 놓여 있다. 사람들은 바에서 맥주 한 잔을 사서 아무 데나 털썩 앉는다. 유일하게 이들이 신경을 쓰는 건 아름다운 노을. 그것만큼은 놓치지 않으려고 집요하게 쳐다본다. 이곳에서 내다보이는 베를린의 도시 풍경 또한 최고다. 시야를 막는 고층빌딩 하나 없이 고만고만하게 낮고 많은 지붕 너머로 베를린의 상징인 TV타워가 내다보인다. 이 낮은 지평선 도시와 석양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 노이쾰른의 아카덴 쇼핑몰 꼭대기로, 한 번에 찾기는 힘든 길을 헤매면서 올라간다. 가는 길이 쉽지 않아 관광객의 레이더에서는 여전히 조금 벗어나 있다. ●야외 사우나서 꿈꾸는 ‘이열치열’ 베를린의 여름이 매일 뜨겁고 쨍쨍한 것만은 아니다. 30도까지 치솟다가도 갑자기 13도로 뚝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러면 7월 말이어도 조용히 가죽재킷을 꺼내 입어야 한다. 전기장판만큼은 켜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이렇게 으스스한 날엔 목욕가운을 챙겨 바발리로 향한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는 스파 단지처럼 넓은 정원과 실내외 수영장, 마사지실, 레스토랑 그리고 사우나가 13개나 있는 곳이다. 카운터에서 밴드를 차고 들어가고, 나올 때 쓴 비용을 결제한다. 바발리 안에서는 모두 가운을 입고 돌아다닌다. 그러다 사우나에 들어갈 때는 고이 가운을 걸어두고 알몸으로 들어간다. 사우나 안에 남자 여자가 ‘깨벗고 같이’ 들어가는 것이다.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독일의 사우나는 혼욕 문화다. 안에 들어가면 계단식 나무의자에 줄줄이 발가벗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매 시간마다 열리는 사우나 프로그램에 맞춰 온 사람들이다. 처음엔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몰라 허공을 쳐다보고 일부러 자연스러운 척도 한다. 하지만 알몸이라는 부끄러움도 잠시, 모두가 똑같이 알몸인 그곳에서 뭔가 원초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누구 하나 똑같은 체형 없이, 늘어진 배와 제각각으로 생긴 허벅지, 어깨, 가슴, 성기까지 늘어뜨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그냥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바발리의 사우나에는 특별한 점이 또 있다. 필링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팬티만 걸친 전문 마스터가 들어와 프로그램 소개를 하고 커다란 부채질을 한다. 사람들이 앉아 있는 뒤쪽 끝까지 골고루 뜨거운 바람을 보내 주는 것이다. 종교 의식을 치르듯 강하고 경건하게 부채질을 하는 마스터의 몸놀림 또한 이곳 사우나의 관전 포인트다. 야외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2층 벽난로 앞에서 와인을 마실 수도 있다. 바발리는 베를린에서 단연 최고의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으로 현재 사우나는 이용이 중단된 상태다. 그래도 야외 수영장에서 나체로 수영하고 정원에 누워 마사지를 받거나 휴식을 취하는 건 여전히 가능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바발리는 가장 먼저 가고 싶은 곳이다.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을 쫙 뺀 후 뻥 뚫린 샤워실에서 샤워하며 이열치열 여름을 나고 싶다. ●공원처럼 산책하는 베를린만의 ‘묘지피서 ’ 베를린에서 공원만큼 산책하기 좋은 곳이 묘지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묘지가 있다. 제각각 다른 크기의 비석과 그 앞에 놓인 꽃들, 울창한 나무들이 많아 평화롭다. 대부분 숲처럼 나무가 많아서 공원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나중에 묘지인 걸 안 적도 많다. 아주 춥고 우중충한 날씨가 아니라면 음산한 기분도 들지 않는다. 햇볕 좋은 여름이라면? 18세기의 멋진 비석도 구경하고 책 읽고 빈둥거리기 좋다. 베를린 사람들은 묘지에서도 공원처럼 산책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풀어놓고 놀게 한다. 누군가의 묘지가 이토록 가깝고 친근하게 있다면 추모하는 일도 서글프지만은 않을 것 같다. 보다 가벼운 걸음으로 찾아와 마음을 나누다 갈 듯하다.베를린에 사는 친구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묘지가 있었다. 그 묘지 안에는 장례식을 치르던 작은 교회가 있었는데, 나중에 카페로 오픈을 했다. 카페 스트라우스. 내부는 아치형의 천장이 그대로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장례식 홀로 쓰이던 공간이 나온다. 반투명 유리로 돼 있는 지붕과 빈티지한 카키색의 창문, 스테인드글라스 유리, 그 안으로 따사롭게 들어오던 햇살에 낮은 탄성이 나올 정도다. 누군가의 죽음이 거쳐 갔고 누군가의 눈물이 흘렀던 공간이라고 하기엔 더없이 평온하고 조용하다. 어느 해 8월, 이 묘지 교회의 작은 정원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며 오전 내내 책을 읽던 아침이 생각난다. 베를린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 더 그랬을 것이다. 작년 여름엔 남자친구와 함께 노트북을 싸 들고 자주 묘지로 갔다. 프란즐러베르크의 오래된 묘지 안에 있는 라이제파크에 가기 위해서다. 검은 비석과 잡풀, 큰 나무들이 울창한 묘지 안쪽으로 죽 걸어 들어가면 공원이 나온다. ‘볼륨을 줄인’, ‘거의 들릴 듯 말 듯한’, ‘나즈막한 목소리’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라이제파크는 이름처럼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다. 공원에는 짧은 풀들이 잔디처럼 자라 있고 그 뒤로 무릎까지 오는 잡풀이, 그 뒤로 중간 키의 나무들이, 그 뒤로 가장 큰 나무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풀숲이 무성해 바로 앞까지 와서야 인기척이 느껴진다. 풀밭에 누워 있으면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 푹푹 찌는 한여름, 살갗이 타 들어갈 것처럼 덥다가도 이 공원 나무 아래에만 누우면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에어컨 있는 집이 거의 없고 지하철에도 에어컨이 없는 베를린에서 호수로 피신을 못 갈 땐 이 공원이 제일 만만하면서도 은밀한 피서지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달콤한 사이언스] 쥐오줌풀, 비알콜성 지방간 개선에 효과

    [달콤한 사이언스] 쥐오줌풀, 비알콜성 지방간 개선에 효과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은 간에 지방이 끼는 지방간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실제로 지방간의 80% 정도는 생활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비알콜성 지방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2만 8368명에서 지난해 9만 9616명으로 늘었다. 국내 연구진이 민간요법이나 한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식물에서 비알콜성 지방간 개선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한국식품연구원 식품기능연구본부 연구팀은 쥐오줌풀이라고 불리는 길초근 추출물이 비알콜성 지방간 개선에 효능이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약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디슨 앤 파마코테라피’에 실렸다. 지방간은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넘는 상태로 알콜성,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 중 일부는 간에 염증이 생기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으로 변하고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지방간을 약물로 치료하는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한국과 일본, 대만 등에서 자라는 길초근에 주목했다. 길초근은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민간요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여러해살이풀이다.연구팀은 생쥐에게 12주 동안 고지방식을 먹여 지방간을 일으킨 다음 길초근 추출물을 8주간 투여했다. 그 결과 길초근 추출물을 투여받은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체중도 38% 정도 줄고 지방간 크기와 간지질 수치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기능이 저하되거나 불필요한 세포내 소기관을 자연적으로 분해하는 ‘오토파지’ 현상을 촉진시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정창화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길초근 추출물의 체중조절과 비알콜성 지방간 개선 효능과 작용원리를 처음으로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길초근의 인체 적용효과가 입증된다면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 개선에 도움이 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적 일군 ‘코디 리’처럼… 공기업, 변해야 산다

    기적 일군 ‘코디 리’처럼… 공기업, 변해야 산다

    “광란의 아리아,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가에타노 도니체티(1797~1848)는 사랑의 묘약처럼 희극적인 오페라를 많이, 그것도 매우 빨리 작곡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던 음악가입니다. 그런데 이제까지와는 달리 어린 신부가 초야에 남편을 살해하고 정신이 나간 상태로 피투성이가 된 옷을 입은 채 하객들 앞에 나타나 광란의 아리아를 부른다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만든 것이지요.”지난 6일 한 ‘페부커’(페이스북 사용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니체티의 오페라 중 가장 유명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소개한 글이다. “사실 도니체티는 스코틀랜드의 사연을 담은 이 스토리에 매료돼 자신이 좋아하는 테너 가수를 염두에 두고 오페라를 만들었는데, 페르시아니라는 소프라노가 초절기교를 요구하는 광란의 아리아 콜로라투라(오페라에서 기교적으로 장식된 선율) 부분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이 아리아가 프리마돈나를 위한 오페라로 바뀌게 됩니다.” 웬만한 애호가도 알기 어려운 뒷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솜씨에서 깊은 ‘내공’이 느껴진다. 페부커는 정재훈(60)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사장이다. 국내 원전과 수력발전을 총괄하는 공기업 사장과 오페라 해설가. 잘 와닿지 않는 조합이지만 정 사장은 1인 2역이 어색하지 않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 그의 페이스북은 일기장과 마찬가지인데, 토요일엔 항상 음악 이야기를 한다. 클래식과 오페라, 현대 음악까지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해박한 지식을 과시한다. 정 사장이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가 눈길을 끄는 건 이 시대 사회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소개한 음악은 시각장애인이면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한국계 청년 코디 리가 지난해 미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 예선에서 부른 레온 러셀의 ‘어 송 포 유’(A Song for You). 어머니의 안내를 받아 피아노 앞에 앉은 리는 심사위원은 물론 세계 곳곳에 감동을 안겼고, 결승까지 올라 최종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흑인이든 한국인이든 백인이든, 누구든지 이 세상에 태어난 데는 이유가 있고 부모님의 사랑으로 존재하는 겁니다. 어머니의 사랑처럼 인류의 보편적 감정과 가치, 그리고 따뜻한 공동체를 가능하게 해주는 배려와 나눔으로 우리 모두가 어디에 있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안타까움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정 사장이 특히 조예가 깊은 분야는 클래식이다. 서희태 지휘자가 2013년 창단한 ‘놀라온 오케스트라’의 명예단장이기도 하다. 서 지휘자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2008년)의 주인공 ‘강마에’의 실제 모델. 정 사장의 클래식 소양에 감탄한 서 지휘자가 직접 명예단장을 제안해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놀자’의 앞글자 ‘놀’과 ‘즐거운’을 뜻하는 순우리말 ‘라온’의 합성어인 놀라온 오케스트라는 클래식이 어려운 음악이라는 편견을 깨고 관객과 함께 연주하는 걸 추구한다. 페이스북에서 클래식 전도사 역할을 하는 정 사장과 잘 어울린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30년간의 관료 생활을 거쳐 공기업 사장이 된 그는 어떻게 클래식에 입문했을까. “대학생 때 미팅 나가면 잘 보이려고 클래식 몇 곡을 억지로 외웠죠. (예술가) 아내와 결혼하니 얕은 지식이 금방 들통나더라고요. 아내에게 핀잔을 들으면서 조금씩 관심을 가졌는데, 젊은 시절엔 밥 먹듯이 하는 야근 탓에 시간이 없었어요. 그러다 고위 공무원으로 승진해 사무실에 제 방이 생기고 나서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죠.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출근해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잔잔하게 클래식을 틀던 게 어느덧 취미가 됐어요. 지금은 카페나 라디오에서 클래식이 나오면 아내와 먼저 제목 맞히기 내기를 합니다.”서 지휘자와의 인연은 우연히 시작됐다. 하루는 지인으로부터 “아는 지휘자가 공연을 하는데 표가 안 팔려 고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비를 털어 10장의 티켓을 샀다. 평소 고생한 후배 공무원에게 나눠주고도 2장이 남아 아내와 직접 공연을 보러 갔는데, 지휘자가 바로 서희태였다. 정 사장은 “음악은 배경 지식을 쌓고 들으면 훨씬 즐겁고 숨겨진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며 “한 사람에게라도 더 클래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서 지휘자와 약속했다”고 했다. 정 사장은 매주 토요일 페이스북에 음악 해설을 올리는 걸 2010년부터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계속하고 있다. 음악 해설에도 시사와 교훈을 녹이는 정 사장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공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한다. 한수원 본사가 위치한 경북 경주는 신라의 천년 문화가 잠들어 있는 곳이지만,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하며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정 사장은 노조와 협의해 지역사회 소비 활성화를 위한 ‘한수원 노사합동 1339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번호(1339)에서 이름을 딴 이 캠페인은 일종의 릴레이 챌린지다. ‘1’명이 ‘3’군데 이상의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가게에서 소비를 하고 다음 챌린저 ‘3’명을 지명한다. 지명받은 챌린저는 2주 이내에 다시 세 군데 이상의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가게를 찾는다. 이렇게 한 명이 ‘9’배의 소비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이 캠페인은 오는 19일까지 7주간 진행된다. 한수원은 또 정 사장을 비롯한 본부장급 임원이 4개월간 월급여의 30%, 다른 직원은 자율적으로 일정액을 반납하는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을 지역경제 살리기와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코로나19가 한창 심각했을 땐 소상공인 매출이 최대 90%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월급을 받고 있어요. 공기업으로서 혜택을 누린 만큼 당연히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직원 개개인이 얼마를 반납하는지는 제게 일절 보고하지 말라고 했어요. 각자 개인 사정이 있는데 사장 눈치를 보며 월급을 내놓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진심을 담아 동참하길 원했어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않은 고용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일자리 창출 방안도 연구 중이다. 디지털 경제 기반 마련을 위한 데이터와 콘텐츠 구축, 비대면 행정서비스 분야에서 한수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신입사원 채용도 재개했다. 실물경기 침체로 원전업계 기업들은 발주처 물량 축소와 원자재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한수원은 자사 협력기업뿐 아니라 두산중공업 원전부문 협력기업에도 긴급자금을 지원하고, 선금 지급 상한을 70%에서 80%로 높였다. 지급 시기도 14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국제 입찰 대상이었던 품목을 국내 입찰로 전환해 총 6171억원(94건) 상당을 국내에서 조달하는 등 상생 체계를 구축했다. “공기업 수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어 보니 변화를 싫어하는 문화가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하지만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급격히 바뀔 것이고, 공기업도 이제 변해야 합니다. 우리부터 먼저 정부의 실물경제 활성화에 적극 동참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보상받는 업무 시스템과 조직 문화를 정립하겠습니다. 코디 리가 장애를 딛고 ‘아메리카 갓 탤런트’ 우승이란 기적을 연출했듯이 우리도 역경을 이겨 내고 한 단계 높이 도약할 것이라 믿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유아인 “살아있다란 소중함 자체를 감사하게 느꼈으면”

    유아인 “살아있다란 소중함 자체를 감사하게 느꼈으면”

    오는 24일 개봉 예정인 영화 ‘#살아있다’의 주연 배우인 유아인과 박신혜가 15일 언론시사회에 참여했다. ‘#살아있다’는 원인을 알수 없는 증상을 겪는 사람들로 통제불능상태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등 모든 연결수단이 끊어진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생존 스릴러물다. 유아인은 “좀비영화를 워낙에 좋아해서 안 본 영화가 없다”며 “연기에 참고하고 싶었던 것은 코믹 좀비물인 ‘좀비랜드’로 출연 배우의 자연스러운 생생함을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박신혜는 “무서운 걸 잘못보는데 한동안 ‘워킹데드’에 빠졌었고, 드라마속 인물들이 공간을 이동해가며 공간속 물건을 사용해 생존하는걸 자세히 보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해 박신혜가 나오기까지 상당 부분 혼자 영화를 이끌어가는 유아인은 “원맨쇼가 당연히 부담스러웠지만 굉장히 즐기면서 호흡을 조절했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수 있는 배역이고 현장이었다”며 “장르물에 출연한적 없어 첫 시도였고 극 초반에 흐름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특별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시대에 많은 분들이 상당히 힘든 시간 보내고 있을 것이며 영화인들도 힘든 시간”이라며 “‘#살아있다’는 생존, 고립에 대한 영화로 다른 사람과의 만남, 탈출, 자유에 대한 갈망이 뒤섞여 이 시국에 대한 생각이 들수 밖에 없었다”며 영화가 가진 사회적 힘을 새롭게 느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시대에 ‘#살아있다’가 공교롭게도 많은 사람의 공감을 가져갈수 있는 지점이 생겨 영화가 사회적으로 갖게되는 운명이 한편으로 흥미롭지만 한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살아있다’의 원작 각본은 맷 네일러가 쓴 영어 시나리오였다. 이를 한국화한 조일형 감독은 미국에 방문했다가 코로나 사태로 귀국하지 못해 이날 간담회에 화상 연결로 참여했다. 조 감독은 케이좀비물이라 불리는 영화 ‘부산행’이나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과 비교하는 질문에 “‘부산행’이나 ‘킹덤’은 미국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작품”이라며 “케이좀비물에 대한 인지도가 미국에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살아있다’는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와 같은 현실적인 느낌을 공유할수 있는데서 세계 좀비물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더샵 번영센트로, 울산 트램의 수혜 단지로 주목

    더샵 번영센트로, 울산 트램의 수혜 단지로 주목

    울산도시철도(트램·노면전차)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울산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이 현재 국토부 내 국토위원회는 통과했고, 최종 승인을 위한 관련 세부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사실상 국토교통부 승인이 내려진 상태로 보고 울산시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대비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다. 향후 울산시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고 기재부가 올해 하반기에 예타 대상 사업으로 채택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까지 예타를 진행하게 된다. 울산시는 1조3316억원을 투입해 4개 노선, 연장 48.25㎞의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노선 1, 2를 1단계로 2024년 우선 착공해 2027년 개통하고 노선 3, 4는 2단계로 2028년 이후 추진할 계획이다. 노선1은 동해남부선 태화강역∼신복로터리 구간의 동서축, 노선2는 동해남부선 송정역∼야음사거리의 남북축이다. 노선3은 효문행정복지센터∼대왕암공원, 노선4는 신복로터리∼복산성당 앞 교차로다. 트램이 도입되면 시내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울산 시민들의 교통복지 수준이 한단계 높아짐은 물론 다양한 경제적 효과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트램사업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트램노선에 위치한 아파트 분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램건설의 직접적인 수혜단지가 될 ‘더샵 번영센트로’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 이 단지 옆 번영대로변에 2노선이 통과해 정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3층, 지상 29층 7개동 총 632세대 규모로 울산광역시 남구 야음동에 들어선다. 공급면적별 세대수는 59㎡A 155세대, 59㎡B 48세대, 75㎡A 106세대, 75㎡B 117세대, 84㎡ 206세대로 실속 중소형 구성이다. ‘더샵 번영센트로’는 모든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우수한 입지를 자랑한다. 단지 바로 옆 울산의 교통중심인 번영대로를 비롯 수암로, 삼산로 등 시내외를 잇는 간선 도로망에 트램 2호선이 단지 옆을 지나게 돼 교통환경이 더 편리하게 확충된다. 자연환경도 최고 수준으로 선암호수공원과 신선산이 1km 거리에 위치하고 단지 뒤편의 여천천 등 빼어난 자연과 휴식공간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반경 2km 이내에 남구청 등 공공기관과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백화점 등 다양한 유통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교육여건도 탁월하다. 도보거리에 도산초가 위치해 안심통학이 가능하며 대현초, 야음중, 대현고, 신선여고 등 남구의 명문교와 옥동 학원가, 도산도서관, 울산도서관 등 우수한 교육시설이 근거리에 위치한다. ‘더샵 번영센트로’는 기존의 대기자들만으로도 높은 청약률이 예상되지만 올 8월부터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대부분 지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분양권 전매가 입주시까지 금지되면서 7월까지 분양하는 단지에 청약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여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샵 번영센트로’의 견본주택은 남구 달동에 건립되며 6월 중에 개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편리함에 막 쓰던 플라스틱, 비와 바람에 섞여 떨어진다

    [유용하의 사이언스 브런치] 편리함에 막 쓰던 플라스틱, 비와 바람에 섞여 떨어진다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과학기술 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지구는 열역학에서 말하는 일종의 폐쇄계(closed system)이기 때문에 에너지 보존법칙을 따르기 마련이다. 경제학적으로 따지면 한쪽이 풍부해지면 다른 쪽은 부족해지는 ‘제로섬 게임 법칙’을 따르는 것이다. 그동안 인류는 지구의 자원이 무한정한 것처럼 사용해 왔고 사용 뒤 처리방법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미세플라스틱 같은 환경문제도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공업용 연마제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치석 제거를 위한 치약, 각질제거를 위한 세안제 같은 생활용품에도 사용되고 있다. 크기가 5㎜ 이하인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아 하수구를 통해 강과 바다에 흘러 들어간다. 여기저기 버려진 폐플라스틱들도 바다로 흘러 들어가 햇빛이나 바닷물에 의한 마모로 서서히 부서진다. 결국 미세플라스틱은 토양이나 표층수, 바다로 흘러 들어가 먹이피라미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생물들이 먹고 먹이사슬을 따라 최종 소비자인 사람에게 전달돼 축적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덴마크, 영국, 미국 과학자들은 이름도 무시무시한 킬러 고래(범고래)를 멸종 위기로 몰고 가는 ‘킬러’가 다름 아닌 사람이 만들어 낸 플라스틱 조각들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2018년 발표했다. 지난해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호주 뉴캐슬대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매주 1인당 평균 신용카드 1장 분량인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자신도 모르게 섭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서 1000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바람이나 비에 섞여 떨어진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주립대 수자원학과, 솔트레이크 지역대 지구과학과, 과학장비업체인 서모피셔사이언티픽사(社) 물질·구조분석부 공동연구팀은 미국 서부지역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에 약 1억 2000만~3억개의 플라스틱 물병에 해당하는 1000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비와 바람에 실려 이동하고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그랜드캐니언, 로키산맥 등 11개 미국 내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을 비롯해 평원, 황야 지역에서 14개월 동안 바람, 비에 실려온 먼지 등 미립자의 성분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비가 내릴 때 실려오는 미세플라스틱과 건조한 상태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미세플라스틱을 각각 분석했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비나 바람에 실려오는 미립자들은 32종이 있으며 이 중 4%가 합성중합체, 즉 플라스틱 성분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30% 가까이가 아크릴 성분을 갖고 있으며 의류나 산업용 페인트에서 비롯된 것이며 나머지는 페트병을 포함해 다양한 생활 플라스틱들이 세월이 지나 마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도시와 인구가 많은 지역과 가까운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비와 함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것들이 땅이나 지표수에 흡수돼 원거리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미세플라스틱은 가볍고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권으로 쉽게 들어가 기류를 따라 확산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제니스 브라니 유타대 교수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이제 육해공 다양한 경로로 손쉽게 전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 때문에 지구온난화와 미세플라스틱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생태계 탄력성을 회복해 6번째 지구멸종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제 고통스러운 시간이 우리 앞에 남아 있을 뿐이다.
  • [여기는 중국] 등산객 암벽 등반 동호회원, 10억 원 배상 판결 왜?

    [여기는 중국] 등산객 암벽 등반 동호회원, 10억 원 배상 판결 왜?

    암벽 등반을 감행한 일행이 총 10억 3천만 원의 배상금을 지불하게 됐다. 중국 장시성(江西省) 상라오시(上饶市) 산칭산풍경구(三清山风景区)에서 금지된 지역에 대한 암벽 등반을 감행한 3인에 대해 중국 당국이 총 600만 위안(약 10억 3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국이 밝힌 벌금 부과의 결정적 이유는 이들이 등반 시 남긴 지울 수 없는 훼손 자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대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총 128미터 높이의 화강암 기둥 형태의 고산으로 산행 시 일행이 남긴 훼손은 향후 400년 이내에 자연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 일대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최고 등급의 ‘5A’ 자연보호지정구역으로 전 세계에 유일한 수직 높이 128미터의 화강암 기둥으로 알려져 있다. 약 1억 만년 동안의 자연 풍화 작용에 의해 생성된 수직의 화강암 기둥은 지난 2014년 기네스북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연 기둥으로 지정된 바 있다.하지만 이들 산행객 3인은 등반 시 총 26개의 못을 박는 등 화강암 기둥을 크게 훼손했다는 혐의다. 실제로 등산 동호회 회원 3인은 지난 2017년 4월 15일 오전 산칭산 풍경구에 도착한 직후 우뚝 솟은 화강암 기둥을 발견, 즉흥적으로 산행 계획을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일행은 자신들이 소지한 ‘드론’을 활용, 화강암 암벽을 오르는 장면 촬영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근무 중이었던 관리인에게 적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에 의해 강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동호회 회원 3인 중 한 명인 조 모 씨는 암벽 등반 중 고립, 낙하 위험에 처하면서 현장에 출동한 소방 구조대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하산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사건에 대해 산칭산(三清山) 풍경구 오화 주임은 “기둥은 사방의 지름이 7미터에 불과한 것으로 외면에서 봤을 때는 단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붕괴 위험 등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화강암 돌기둥 자체가 반석처럼 단단하지 않은 탓에 입산을 금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3인의 등반으로 화강암 기둥은 영구적인 훼손을 입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현지 지질 전문가들도 등반을 위해 암벽에 설치한 못 26개는 향후 복구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이번 사건과 관련, 관할 공안국 산칭산지국 저우따장 법제대대장은 “이들 동호회원들은 등산을 모의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미 암벽 등반이 불법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당시 이들이 나눈 휴대폰 대화 내역을 조사한 결과 암벽 등반 자체가 불법적인 행위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가중 처벌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저우따장 법제대대장은 이어 “이들 3인의 동호회원의 경우 암벽 등반을 통해 SNS 상에서 유명해지기 위한 개인적인 목적으로 불법 등반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 3인에 대해 형사 및 민사 상의 처벌을 각각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관할 형사 법원 측은 1심에서 3인의 등산객에 대해 명승고적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에 대해 징역 1년과 집행유예 6개월, 벌금 10만 원 등의 처벌을 선고했다. 이어 진행된 민사소송에서도 자연 환경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가 인정돼, 환경 복구비용으로 총 600만 위안의 배상금이 내려진 상태다. 다만 이들 3인은 1심 재판 결과에 불복, 항소를 제기했으나 장시성 고등인민법원은 상고를 기각, 원심을 확정 판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장성군에 350억원 규모 ‘국립 아열대 작물 실증센터’ 들어선다

    장성군에 350억원 규모 ‘국립 아열대 작물 실증센터’ 들어선다

    전남 장성군에 미래 농업 분야의 신소득 창출을 주도할 ‘국립 아열대 작물 실증센터’ 가 들어선다. 국립 아열대 작물 실증센터는 농촌진흥청이 직접 운영하는 국가 기관이다. 350억원을 들여 20㏊ 부지에 아열대 작물을 연구하는 연구동과 온실동을 조성한다. 장성군은 지난 4월 TF팀을 구성한 이후 사업 부지 선정과 의회 및 주민 설명회 등을 거쳐 5월 공모사업을 신청, 전남도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군민들도 힘을 모았다. 한농연을 비롯한 10개 농업인 단체와 장성군 전체 292개 마을 이장들이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장성군의회도 유치건의문을 채택하는 등 지지에 나섰다. 농촌진흥청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공모 접수 이후 서면 평가와 현장 실사, PPT 발표 등 각종 평가를 거쳐 지난 11일 장성군을 사업지로 확정했다.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아열대 기후가 나타난 바 있는 장성군은 남부 해안성 기후와 내륙성 기후 변화의 한계 지역으로 실증 연구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최근 5년간 태풍, 호우, 지진 등의 피해액이 전국 대비 0.1%에 불과할 정도로 자연재해 영향이 적은 장점이 있다. 장성은 중부지방과 전남을 잇는 관문으로 통한다. 대상 부지(삼계면 상도리 일원)로부터 20㎞ 이내에 전남생물산업진흥원, 나노바이오센터 등 12개의 농업 관련 연구기관이 위치해 원활한 협업 및 연계가 가능하다. 철도(KTX), 고속도로 등 교통 여건도 잘 갖춰져 있어 연구 결과를 전국에 신속하게 보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부지 적합성도 우수하다. 양질의 토양과 양호한 배수 상태를 지녀 아열대 작물 재배에 알맞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국립 아열대작물 실증센터가 조성되면 경제적 생산 유발 효과 755억원, 고용 유발 효과 276명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역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특화 작물 육성을 통한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미세플라스틱, 빗방울에 섞여 떨어진다

    [사이언스 브런치] 미세플라스틱, 빗방울에 섞여 떨어진다

    미세플라스틱은 치약, 각질제거를 위한 세안제는 물론 공업용 연마제에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버려진 폐플라스틱이 햇빛이나 마모로 서서히 부서져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생물들이 먹고 먹이사슬을 따라 최종 소비자인 사람에게 전달돼 축적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덴마크, 영국, 미국 과학자들은 이름도 무시무시한 킬러 고래(killer whale, 범고래)를 멸종 위기에 몰고 가는 ‘킬러’가 다름아닌 사람이 만들어 낸 플라스틱 조각들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2018년 발표했다. 지난해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호주 뉴캐슬대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 1인당 매주 평균 신용카드 1장 분량인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자신도 모르게 먹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000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바람이나 비에 섞여 떨어진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내놨다. 미국 유타주립대 수자원학과, 솔트레이크 지역대 지구과학과, 과학장비업체인 서모피셔사이언티픽사 물질·구조분석부 공동연구팀은 미국 서부지역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에 약 1억 2000만~3억개의 플라스틱 물병에 해당하는 1000t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비와 바람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그랜드캐니언, 록키산맥 등 11개 미국 내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을 비롯해 평원, 황야 지역에서 14개월 동안 바람, 비에 실려온 먼지 등 미립자의 성분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비가 내릴 때 실려오는 미세플라스틱과 건조한 상태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미세플라스틱을 각각 분석했다.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비나 바람에 실려오는 미립자들은 32종이 있으며 이 중 4%가 합성중합체, 즉 플라스틱 성분으로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 입자의 30% 가까이 아크릴 성분을 갖고 있으며 의류나 산업용 페인트에서 비롯된 것이며 나머지는 PET병을 포함해 다양한 생활 플라스틱들이 세월이 지나 마모된 것들로 확인됐다. 또 도시와 인구가 많은 지역과 가까운 국립공원과 야생보호구역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비와 함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것들이 땅이나 지표수에 흡수돼 원거리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미세플라스틱은 가볍고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대기권으로 쉽게 들어가 기류를 따라 쉽게 확산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제니스 브라니 유타대 교수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이제 육, 해, 공 다양한 경로로 손쉽게 전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람이 원인인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이제 생태계 먹이사슬 정점에 있는 사람에게 되돌아와 축적되면서 각종 건강, 환경 문제를 유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Focus人] ‘러시아에선 아이돌급’, 구독자 64만 파워 유튜버 민경하

    [Focus人] ‘러시아에선 아이돌급’, 구독자 64만 파워 유튜버 민경하

    “고려인 기념비를 몇 년 동안 혼자 관리하셨던 아저씨가 계셨는데 암에 걸리신 거예요. 제가 인스타그램에 우리한테는 너무 중요한 곳이니깐 혹시 이곳 주변에 사는 분이 있으면 이 기념비를 좀 관리해 주세요”라고 했어요. 주변 학교에 다니는 16살짜리 소녀가 학교 끝나고 관리해 주겠다고 하면서 10리터 되는 봉투랑 쓰레받기, 빗자루를 들고 다니면서 그 주변을 청소한 거예요. 유튜버로서 너무나 뿌듯했어요.” 문화, 경제, 패션, 한국의 다양한 일상을 러시아어로 전하는 유튜브 채널 ‘KyunghaMIN’ 운영하는 민경하(29)씨. 그의 구독자 수는 현재 64만에 육박한다. 그중 90% 이상이 러시아 등 현지 네티즌들이다.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가진 팬 모임엔 무려 3,000여 명의 현지인들이 몰렸다. 러시아 유명 블로거들과 연예인들이 그와의 만남을 바랄 정도로 러시아에선 특급 스타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유창한 러시아로 솔직하고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이 현지인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러시아에 들어가는 한국 뷰티제품 기업들 또한 그에게 많은 문의를 해온다. 4~5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러시아 유명 블로거들과의 친분을 통한 상품 홍보는 기업들에겐 중요한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잘 돼야 한국도 잘 먹고살 수 있는 거 아닌가요.”라며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러시아 진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올해 11월까지 예정됐던 모든 행사들이 취소됐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파워 유튜버’로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 4일 본사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 아프리카어 4개 언어 능통자영국에서 유치원을 나왔고 중학생 때는 필리핀에 가서 영어를 공부했다. 러시아어는 대학교 때 배웠다. 10살 때부터 잠비아 아이를 후원하게 됐고 아이를 직접 만나러 가려고 했다가 당시 에볼라가 터졌다. 결국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 사이에 있는 나망가란 도시로 6개월간 봉사활동을 떠났고 그곳에서 스왈리어를 배우게 됐다. 일본어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너무 화가 나서 복수하겠단 마음으로 배우게 됐다. (Q) 어릴 때부터 자유로운 영혼, 돌아다닌 나라만 50개국여행과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좋아했다 러시아 교환학생 때도 ‘경하 만나기’ 모임을 주최할 정도였다. 어릴 적 꿈은 회사에서 일하지 않은 거였다. 유튜버가 되지 않았다면 컴퓨터 하나로 세계를 돌아다니는 디지털 노마드가 됐을 거다. 여행을 하면서 ‘세상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란 걸 체험으로 깨닫게 됐다. 그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 재밌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됐고 결국 유튜버란 길을 들어서게 된 거 같다.(Q) ‘러시아의 유재석’ MC 세르게이 스틸라빈와의 운명 같은 만남2014년 소치 올림픽 때 통역으로 일했다.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에 뚱뚱한 러시아 아저씨 두 분이 카메라를 들고 와 ‘너 누구냐?’라고 물어봤다. 보통사람들은 자원봉사자, 통역가라고 했을 텐데 나는 ‘저는 한국인이에요. 그러면 당신들은 누군데요?’라고 되물었다. 당시 주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그분 중 한 명은 러시아에서 엄청 유명한 유재석급 MC였기 때문이었다. 제가 당돌하게 말을 하니깐 너무 재밌었는지 저와의 인터뷰 영상을 업로드하셨고 그게 빵 터지게 된 거다.(Q) 러시아 사람들의 특명 ‘민경하를 찾아라!’2년 후에 세르게이 스틸라빈으로부터 인스타그램 메시지가 왔어요. 해킹당한 게 아닌가 의심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저를 보고 싶다는 메시지에 너무 감사했고 러시아를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분 채널을 보니깐 2년 전 저랑 했던 인터뷰 영상 댓글에 ‘빨리 이 여자를 찾아서 1시간 인터뷰해라’, ‘이 한국 여자 빨리 찾아줘’ 등 댓글이 수두룩했다. 내가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는 건지 궁금했고 결국 러시아로 가서 그분 쇼에 출연하게 됐다. (Q) 방송에서 소주와 매운 라면 소개로 빵~터졌다러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라면은 ‘도시락’인데 제가 먹어보니깐 하나도 안 맵게 느껴졌다. 진행하시는 분들께 한국의 보드카인 소주와 불닭볶음면을 가져갔다.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직접 끓여드렸다. 라디오 생방송 상황에서 MC께서 면을 드시고 너무 매워 소리를 질렀다. 옆에서 진행하시던 다른 분이 소주를 따서 ‘매우니깐 이거라도 마셔라’라고 했는데 더 난리가 나게 됐다. 청취자들은 MC가 너무 매워하는 게 너무나도 재밌었던 모양이었다.(Q) 유튜브 채널 오픈한 지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 누적 조회 수 400만 회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려드리려고 노력한다. 러시아 분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저는 한국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러시아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제게 전라도와 경상도 말이 왜 다르냐고 물어보지만 정확한 답을 드리기 어렵다.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해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모습들 속에서 ‘경하는 우리에게 답을 주는 얘구나’라고 생각하며 신뢰를 쌓아간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Q) 어떤 분야의 내용을 다루나우선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를 많이 한다. 강원도 영월이나 태백 같은 곳을 다니면서 한국의 지방 소도시들을 소개하고 있다. 반응도 좋다. 제가 소개한 곳에 많은 러시아 분들이 방문해 너무 뿌듯했다. 한국어도 가르치고 한국의 뷰티에 대한 콘텐츠도 만들고 있다. (Q) 재밌는 실수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러시아가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많이 틀린다. 러시아어로 깔마르는 오징어, 까마르는 모기다. 이 둘을 헷갈려 ‘여름에 깔마르(오징어)가 날아다녀서 잠을 못 잤다’라고 하기도 하고, 무카(파리)와 무하가(밀가루)를 혼동해서 ‘무카(파리)로 빵을 만들었다’라고 말하며 비록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꾸미지 않고 영상을 만드는 모습에 러시아 독자들이 좋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유튜브 시작 2년 반 동안 수익은 마이너스유튜브를 막 시작했을 때 돈을 벌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독자들께 그저 뭔가를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사비로 선물도 사서 편지도 써 드리고 했다. 2년 6개월 동안은 수익이 마이너스였다. 러시아는 또한 CPM(천회 노출당 비용)이 정말 낮다. 한국의 10분의 1도 못 미치기 때문에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 대신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정부와 시 홍보에 관계된 일을 많이 했다. 러시아나 중앙아시아 등에서 페스티벌을 열게 될 경우, 그런 행사들의 참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Q) 고퀄리티 영상만이 답은 아니다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데 1시간 반 밖에 안 걸린다. 얼마 전 좋은 장비로 고퀄리티 CF영상을 만들었다. TV에 나와도 아깝지 않을 훌륭한 영상이었는데 최저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 영상을 본 독자들의 ‘의견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경하가 아니다’, ‘너무 거리감 있게 느껴진다’였고 조금 더 독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지금은 독자들의 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 독자들로부터 찾다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첫 영상이 세로로 찍었다. 6시간 동안 찍었다. 편집하지 않은 6분짜리 영상이었다. 독자들이 보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는지 편집은 물로 콘텐츠 만드는 걸 처음부터 계속 도와줬다. 지금까지도 영상을 올리면 ‘이 부분이 재밌어’, ‘다음엔 이 부분을 만들어 줄래?’라는 댓글들을 통해 여러 요청들을 하고 있다. 그런 댓글의 내용에 제 아이디어를 덧붙여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콘텐츠 고갈에 대한 고민은 한 번도 해 본 적 없다. (Q) 조회 수가 가장 높았던, ‘러시아인들이 수능을 푼다면’러시아 블로거들한테 이 아이디어를 얘기했을 때 다들 재미없을 거 같다고 말했지만 제가 고집했죠. 재밌을 거 같다고. 러시아 유명한 배우와 그 친구를 처음 만난 날 그냥 제 옆자리에 앉혀 놨고 수능을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딱 풀어보니깐 틀린 게 너무 많았다. 80점도 안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러시아인들 입장에서는 모국어인데도 너무 못 푼다는 생각 때문에 재밌게 느껴졌던 거 같다. 조회 수가 높았던 영상 중 또 하나는, 러시아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한국을 방문해서 저를 러시아식으로 엄청 진하게 메이크업을 했고 그 상태로 홍대를 걸어 다녔다. 당시 거리에서 제 메이크업이 가장 셌을 거다. 제 모습을 본 한국인들의 반응을 영상에 담았는데 러시아 독자들의 반응이 몹시 뜨거웠다.(Q) 러시아에 들어오는 뷰티제품은 ‘경하’를 통해서 나간다?뷰티 관련 기업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온다. 저를 매우 좋아하셨던 한 독자 분께서 제가 러시아에서 행사를 많이 하다 보니깐 법인을 차려주셨다. 30여 명의 직원들도 두고 있다. 의뢰받은 뷰티제품 영상을 만들기 전에 직원들에게 다 써보게 해서 일주일 동안 테스트 기간을 갖는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러시아인들에게 재밌고 제품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지 함께 고민하고 영상을 만든다. 또한 러시아 유명 연예인들이나 4~5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들이 저를 많이 챙겨 준다. 자연스럽게 그들을 통한 제품 홍보가 이뤄진다.(Q) 제작에 있어 애로점이 있다면솔직히 제가 한국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분들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어떤 분을 만나도 상관없다. 저보다 한국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되면 무조건 찾아가서 여쭤보려고 한다. 그래야 독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확한 정보를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 러시아어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이 제 말을 듣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것도 애로점이라 할 수 있다. (Q) ‘파워 유튜버’로 민간 외교관 역할예전에는 사비를 들여서 행사를 열었다. 구독자 수가 5만 명이었을 때 40명 정도가 왔다. 지금은 1천~4만 명의 팬들이 온다. 하지만 그런 행사를 해도 정부 지원을 받기 어렵다. 지금까지 정부 지원을 받은 행사는 딱 두세 번 정도다. ‘찾아가는 한국’이란 취지로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 행사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 확신한다. 그런 행사들을 해보고 싶다. 러시아에는 한국 제품과 문화에 대한 뜨거운 요구가 있다. 유명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은 참여자들을 모으는 데 굉장한 영향력이 있고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분들이다. 한국과 러시아 블로거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민간외교 역할을 하면 좋을 거 같다. (Q) 성공적인 유튜버가 되기 위한 요소구독자가 30만 명 될 때까지 일주일에 영상을 세 개씩 올렸다. 정확한 요일, 정확한 시간에 영상을 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독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생방송도 자주 한다. 독자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이라면 직접 서로의 얼굴을 보고 얘기할 수 있지만 코로나 19로 만날 수 없는 상황 에선 생방송을 통해 친근함과 신뢰성을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코로나19로 11월까지 행사가 다 취소됐다. 러시아어로 유튜브를 하면 러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12 개 국가들이 다 따라 들어온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에 구독자들이 많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과 기업들은 러시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카자흐스탄도 구매력이 왕성하고 한국을 좋아하는 나라다. 앞으로 이런 주변 국가들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을 널리 알려주는 일을 하고 싶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기자 sungho@seoul.co.kr 장민주(인턴), 임승범(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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