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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법정기념일 ‘김치의 날’…올바른 김치냉장고 사용법은

    22일 법정기념일 ‘김치의 날’…올바른 김치냉장고 사용법은

    최근 폭등했던 배춧값이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미뤄놨던 김장을 시작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치냉장고의 수리 문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올바른 사용·관리법만 지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21일 삼성전자서비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김치냉장고 출장 서비스 신청은 전월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 30%는 고객이 ‘올바른 자가 관리 방법’을 숙지하고 있었다면 엔지니어의 점검 없이도 충분히 조치가 가능했던 경우였다. 삼성전자 컨택센터로 접수된 자가 조치가 가능한 대표적 김치냉장고 문의 사례는 내부 성에 발생, 김치냉장고 온도 조절 및 김치 보관 방법, 청소 및 관리 방법 등이었다. 먼저 김치냉장고 내부에서 발생하는 성에는 내부 벽면이 냉기를 발산하는 냉각판 역할을 하는 직냉식 방식일 때 생기는 것으로 실제 제품 고장이 아닌 경우가 많다. 성에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보관 중인 음식을 모두 꺼내고, 전원코드를 빼거나 녹여야 하는 칸만 전원을 꺼둔 채 자연적으로 녹인 뒤 물기를 닦아내면 된다. 김치마다 염도가 달라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려면 김치 종류별 올바른 온도 조절 방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추김치, 묵은김치는 ‘강’, 포기김치, 갓김치는 ‘중’, 물김치, 무김치, 열무김치는 ‘약’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또한 김치가 물러지는 것을 방지하고 군내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기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밀폐력이 높은 용기에 김치를 보관하고, 김치 위를 위생 비닐이나 배추 겉잎, 누름이 등으로 덮어 김치가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 뒤 저장 온도를 4도 이하의 저온으로 유지한다. 냉장고 속 냉기가 약해졌다고 느낀다면 내부 냉기 토출구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냉장고 뒷면 하단의 기계실도 1년에 한 번가량 진공청소기 등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청소해줘야 한다. 기계실을 오랫동안 청소하지 않으면 공기 순환부가 먼지로 막혀 기계실 안에서 발생하는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고, 이는 제품 온도 상승의 원인이 된다. 아울러 주기적인 필터 및 용기 관리 방법으로는 흐르는 물과 세제를 이용해 필터 커버, 김치통 뚜껑, 용기를 씻어 그늘에서 건조하고, 필터는 배추김치 저장 기준 1년마다 교체하는 것이 좋다. 한편 이날은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인 김치의 날(11월 22일)이다. 김치 재료 11가지(11월)가 모여 22가지(22일) 이상의 건강 기능성 효능을 낸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 속초시, 영어도서관 건립…2026년 개관

    속초시, 영어도서관 건립…2026년 개관

    강원 속초시는 오는 2026년 3월 영어도서관을 개관한다고 22일 밝혔다. 영어도서관은 청초호유원지 공원 내 2190㎡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658㎡ 규모로 건립된다. 지상 1층은 영유아·어린이·일반자료실, 스토리존, 2층은 매거진존, 멀티미디어존, 임산부 휴게실, 야외테라스 등으로 이뤄진다. 시는 최근 설계를 마쳤고, 내년 3월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준공 목표 시기는 내년 말이고, 사업비는 도비와 시비 포함 총 46억원이다. 이병선 시장은 “글로벌시대 꿈나무들이 꿈을 키우는 배움터이자 자연친화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남 아이들 아침 식사 만족도 86%…“메뉴 제한은 불만족”

    전남 아이들 아침 식사 만족도 86%…“메뉴 제한은 불만족”

    전남도교육청이 추진 중인 ‘아침 간편식 사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생, 학부모, 교직원으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아침 프로그램과 연계해 간편식을 희망하는 초·중·고 107교, 약 85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이어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생 86%, 학부모 88%, 교직원 87%가 아침 간편식 사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학부모 88.9%와 교직원 83.4%는 ‘아침 간편식 사업이 학생들의 오전 수업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해 이 사업이 학생들의 학습 능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교직원의 만족도는 2023년에 비해 2.2% 높아진 반면 학생·학부모 만족도는 3.6%p 낮아졌다. 만족도가 낮아진 이유는 사업 2년 차를 맞아 높아진 기대와 달리, 학생 1인당 하루 지원 예산이 3000원으로 제한되고 물가 상승으로 메뉴 제공에 한계를 보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아침 간편식 사업을 독서 활동과 연계해 자녀의 독서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내년에도 혜택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아침을 먹어 식습관이 개선돼 건강해졌다”면서도 “메뉴 구성이 더 다양해지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문태홍 정책국장은 “학생 지원 예산의 현실화를 추진하고, 아침 간편식 연계 프로그램을 내실화해 학생, 학부모, 교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사업으로 확대·발전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 “현실감 떨어지는 느낌”…1069번 부검한 법의학자가 꼽은 ‘충격적 사건’

    “현실감 떨어지는 느낌”…1069번 부검한 법의학자가 꼽은 ‘충격적 사건’

    법의학자 김문영 교수가 자신이 본 충격적인 사건을 소개했다. 2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법의학자 김문영 성균관대 교수가 출연했다. 그는 현재 성균관대 의과대학 법의학 연구실을 이끌고 있으며 7년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의로 근무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여년 전 서울대 산업공학과 재학 중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그는 “운명처럼 다가온다고 하지 않나”라며 “원래 서울대 공대를 다니고 있었다. 벌써 20여년 전인데 당시 미국 드라마 ‘CSI’가 유행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 법대에 법의학 강의가 개설돼 있어서 들어봤다”면서 “강의 자료에 나온 시신 사진들을 보고 다른 수강생은 충격에 빠졌는데 나는 괜찮았다. 그렇게 어색하거나 끔찍하다는 생각 없이 ‘사람이 저렇게 될 수도 있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그는 “강의 중에 교수님이 ‘이렇게 중요한 분야인데 사실 하고 싶어하는 지원자가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김 교수는 ‘나는 괜찮은데, 그럼 내가 해야 하나’라는 생각했다고 한다. 마침 그 시기에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도입되어 김 교수는 ‘이것도 나의 운명이다’라는 생각에 의전원에 진학했다. 그는 의전원 4년, 인턴·병리과 전공의 5년, 법의학 박사 과정 3년 등 10년 넘게 공부해 법의학자가 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누구든 그 죽음을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중 한 명으로 참여하고 싶었다”고 했다. 7년간 1069건의 부검을 했다는 김 교수는 부검을 시작한 첫해에 맡은 충격적인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강력 사건에 가깝다’라고 하면서 의뢰가 온 시신이었다”며 “범인이 가족이었다. 어머니와 오빠에게 살해당한 젊은 여성 피해자였다”고 했다. 이어 “공격의 수위가 너무 잔혹해서 부검하려고 시신을 봤을 때 얼굴 아래쪽과 목이 많이 훼손된 상태였다”며 “시신 훼손 상태가 너무 심해서 다들 분위기가 평소보다 더 숙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검 결과 처음엔 구타로 시작해서 결국 목을 졸라 나중에 기절시킨 뒤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키우던 강아지에게 악귀가 들렸다면서 어머니가 강아지를 먼저 죽였고, 그 악귀가 딸에게 옮겨붙었다며 딸을 공격한 사건이었다. 나중에 어머니는 조현병 환자로 밝혀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된 시신은 부검 시작 후 처음 보는 거였다. 나에게도 충격이었고, 생경했고,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느낌도 받았다”며 “(법의학자가) 만만치 않은 직업이라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 [길섶에서] 전자책과 디지털 교과서

    [길섶에서] 전자책과 디지털 교과서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쓴 평전 ‘일론 머스크’를 전자책으로 읽었다. 7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을 갖고 다니지 않으면서 어디서든 휴대전화로 읽을 수 있어서 편했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물로 떠오른 뒤 그의 특정 발언들이 궁금해졌다. 북마크를 안 해놨던 터라 휴대전화 화면을 계속 넘기면서 찾다가 포기했다. 결국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확인했다. 그러다가 다른 부분도 눈에 들어왔다. 책을 읽다가 눈에 띄는 구절이 있으면 잠시 멈추며 생각하곤 하는데 전자책을 읽으면서는 멈추는 경우는 줄어들고 생각하는 시간은 짧아진다. 전자책을 읽을 때는 독서 습관이 자연스럽게 변해 버리는 걸까. 교육부가 내년부터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교사는 한 명인데 학생마다 학업 수준이 제각각이니 개별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디지털기기를 학생들에게 쥐여 준다면…. 필요하긴 한데 이런저런 걱정들이 많다. 아이들의 기발한 창의력이 디지털 교과서를 만나면 어떻게 발휘될지 아이들에게 물어봐야겠다. 전경하 논설위원
  • 사라락 책장을 넘기며 바스락 가을을 배웅하다[박상준의 書行(서행)]

    사라락 책장을 넘기며 바스락 가을을 배웅하다[박상준의 書行(서행)]

    짧은 가을이 아쉬워 들른 책터열린 천창 너머 숲의 향기 취해겹겹의 지붕, 작은 언덕 떠올라커피 한잔과 함께 책 읽는 정취 도시의 소음 잊게 하는 월곡정북서울꿈의숲 탁 트인 전망도지난 주말, 서울 성북구 화랑로 오동숲속도서관에 있었다. 가을이 잰걸음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위태하게 흔들리는 단풍을 보며 조금만 더 버티어 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설령 단풍이 우수수 떨어졌다 해도, 낙엽 위를 걸으며, 한 권의 책과 함께 당신의 가을이 이곳에 잠시 머물다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오동숲속도서관은 그리 권하려 아껴 둔 늦가을의 책터다. ●숲과 가장 친밀한 도서관 11월 중순만 해도 20도를 넘나들었다. 가을이 ‘겨울 따위’ 하고 콧방귀를 뀌는 듯했다. 하순으로 접어들자 거짓말처럼 기온이 뚝 하고 떨어진다. 그제야 가을이 끝나간다는 걸 실감한다. 이번 가을은 변변한 단풍놀이도 못 하고 지났다는 게 못내 아쉽던 차였다. 오동숲속도서관은 가을이 꽉 들어찼을 때 홀로 조용히 찾아야지 다짐했던, 숲속의 작고 아름다운 도서관이었다. 월곡청소년센터 쪽에서 들어서자 길의 마루에 오동숲속도서관 회랑이 보였다. 그 짧은 길 위에도 오동근린공원의 가을은 알록달록 한 폭의 그림처럼 번졌다. 그래서였을 거다. 도서관 몰래 샛길로 슬쩍, 월곡정을 향해 난 산책로로 슬그머니 걸음을 옮겼다. 가을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고 나서 도서관에 들를 생각이었다. 계획은 산책로 초입에서 어그러지고 말았다. 데크는 산책로 쪽에서도 도서관 뒤편을 지나는데 회랑 아래 자리잡은 중년 부부가 도란도란했다. 그 단란함이 한 편의 시처럼 읽혔다. 곧 엄마가 아이를 따라 도서관 문밖으로 나왔고 또 연인이 숲을 배경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차례로 스쳐 가는 풍경 속 숲과 나무로 지은 도서관과 다정한 사람들. 그 모습에 이끌려 다시 도서관으로 들어섰다. 서울에는 여러 곳의 책 쉼터가 있다. 하지만 어느 곳도 오동숲도서관만큼 숲과 가깝지는 않다. 그런 까닭에 월곡산이나 오동근린공원을 산책하려다 들른 이들이 많다. 또는 숲에서 누린 여유를 책으로 잇대 머물다 가곤 한다. 책과 숲은 또 숲과 책은 시와 커피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특히 숲길과 연결되는 도서관 동쪽 창가 좌석은 항상 만석이다. 창밖 숲은 계절이 꽉꽉 들어차니 창가에서 숲을 품고 독서를 즐기는 건 분명 로맨틱한 일이다. 사람들은 망부석처럼 앉아 독서에 열중하다가 가끔 고개를 들어 코앞의 숲으로 눈을 씻는다. 그 명당이 탐나기는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책과 더불어 계절이 지나는 모습을 힐끔대다 보면 당신도 나도 이 가을에 함께 있는 것이려니 하며 너그러워진다. 숲속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마법 같은 일이다. ●카페와 가장 가까운 서가 그렇다고 미련을 온전하게 떨쳐 내지는 못해서, 괜히 도서관 안을 서성대다가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기다린다. 오동숲속도서관은 그리 큰 도서관은 아니다. 건물 바깥을 두른 회랑을 빼면 실내는 260㎡(약 80평) 정도다. 교외의 주택 규모다. 그럼에도 카페는 도서관 서가와 경계를 두지 않고 사서들의 데스크 옆에 자리한다. 커피를 들고 돌아서면 곧장 책들이다. 카페가 있는 도서관은 많지만 이처럼 책과 가까이에서 서가를 넘나들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숲만이 아니었다. 커피와도 이토록 가까운 도서관이라니.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고는 책 읽을 만한 자리를 찾는다. 다행히 도서관은 동쪽 1인석 말고도 계절을 향해 열린 천창이 많다. 겹겹의 지붕을 겹친 천장은 지붕 선과 선 사이로 바깥 하늘이 보이고 자연이 드러나고 빛이 스민다. 오동숲속도서관에서 유독 계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열린 천창 너머 풍경이 물결치는 까닭이기도 하다. 책장 형태 또한 흥미롭다.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과 기둥이 책장의 양쪽 가장자리를 이룬다. 책장과 기둥이 한 몸을 이루는 재밌는 구조다. 책의 집이라는 말이 비유가 아니라 형태로 존재하는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 한국건축가협회 건축상 등을 수상한 건물이란다. 디자인은 장윤규 건축가(운생동건축사무소)의 솜씨다. 그는 인근 한내지혜의숲(도서관)의 건축가이기도 하다. 오동숲속도서관은 한내지혜의숲과 비교해 돌아봐도 좋다. 두 도서관은 겹겹의 지붕 구조가 닮았다. 한내지혜의숲이 공원 쪽을 향해 물결치듯 박공지붕을 얹었다면, 오동숲속도서관은 ‘ㅁ’자 안에서 나선을 그리듯 층층이 쌓아 올렸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오동공원의 자락길을 잇댄 작은 언덕을 떠올리게 한다. 숲의 일부처럼 녹아든다. 원래 그 터에는 목재 파쇄장이 있었다. 먼지와 소음으로 사람들의 외면을 받던 땅은 숲속에서 나무를 깨트리고 부수는 대신 이제 책 읽는 사람들을 맞이한다. 무엇보다 목조 건축물이다. 쓸모를 다한 나무가 존재 없이 사라지는 땅에서 나무로 지은 집은 온전한 제 역할을 부여받아, 나무였다가 종이였다가 한 권의 책이 된 책 무리의 안식처가 돼 주고 있다.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특별상 또한 그 가치를 부연한다. ●가을 도서관 앞에서 공간을 흐르는 너그럽고 여유로운 공기처럼, 도서관의 프로그램이나 북 큐레이션 역시 과하지 않다. 계절이 바뀌었으니 ‘이런 건 어때?’라고 말을 거는, 더함도 덜함도 없는 느슨하고 적당한 권유가 부담 없이 책장을 넘기고 사색에 잠기게 한다. 9월에는 ‘점토로 만드는 가을 음식’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10월에는 ‘오동숲속도서관의 밤 : 별, 달 그리고 음악’으로 야간 개방했다. 11월에는 ‘라이프스타일 레시피2 : 걷고 싶은 길을 만나다’라는 주제의 행사가 열렸다. 숨차지 않을 정도의 이벤트가 있고 참가 역시 도서관 회원만 특정하지 않는다. 입구 서가에는 박경리, 박완서, 조정래 작가의 전집이 도서관의 얼굴처럼 꽂혀 있는데, 주제 짓지 않는 어떤 이름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이미 움직여지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서가 앞에서도 새로운 책을 찾기보다 친숙한 책에 먼저 손이 간다. 이미 읽어 알고 있는 그러나 시간이 지나 이제는 그저 ‘좋은 기억’으로 남은 책들 말이다. 예를 들면 쓸쓸한 가을에 떠오르는, 그러나 맑고 건강한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한겨레출판) 같은 책이다. 그림책을 넘기는 아이와 할머니 곁에서, 책 속의 2부 ‘삶이 진실에 베일 때’에 실린 가즈오 이시구로의 ‘녹턴’을 읽는다. ‘소설에서 음악이 흐른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노래는 거기 그대로 있는데 삶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사랑은 식고 재능은 사라지고 희망은 흩어진다.’ 이 문장을 몇 번 반복해서 읽는다. 늦은 가을이어서, 창밖으로 잎이 떨어지고 있어서, 그리고 이 작은 도서관 안에는 들어설 때부터 재즈 음악이 흐르고 있어서. 이런 감성들은 우리 삶에 균열을 만드는데 가끔은 그 틈새에서 숨통이 트이고 삶의 기운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쓸쓸한 계절 앞에서 백기를 들고 허물어진들 어떠할까. 때때로 쓸쓸함이란 환희의 출발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을은 남겨지는 계절일 수 있어도 버려지는 계절은 아니지 않던가. ●너럭바위의 전망대 월곡정 도서관을 나와 동편 오동근린공원으로 간다. 오동근린공원은 자락길(1.5㎞)과 공원길(2.4㎞) 두 갈래의 길을 따른다. 자락길은 동쪽 월곡정(애기능터) 너머 월곡초등학교까지 연결된다. 공원길은 북서울꿈의숲 입구에서 출발해 오동공원관리사무소에 이른다. 두 길은 굳이 구분 둘 정도는 아니니 풍경이 이끄는 대로 따라 걸으면 된다. 자락길엔 데크가 깔려 있다. 숲 사이로 오밀조밀하게 이어져 버겁지도 않고 또 무료하지도 않다. 목적지 하나를 정하자면 자연스레 월곡정일 것이다. 도서관에서 월곡정까지는 치유의숲길을 거쳐 간다. 뒷짐 지고 걸어도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 짧은 구간이지만 도시의 소란함을 잊게 만든다. 이맘때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다. 발끝에서 사각댈 때마다 가을이 한 줌씩 사라지는 느낌이다. 치유의숲길에서는 하루 한두 차례 산림치유프로그램(화~토)을 운영한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은 마감이 됐지만 오동공원 치유의숲길 사무실에서 현장 신청은 가능하다. 월곡정에 이르러서는 기대하지 않은 풍경에 놀란다. 눈앞에 펼쳐진 거침없는 도심의 경관도 그렇지만 거대한 너럭바위 또한 눈길을 끈다. 월곡정을 찾은 이들은 정자보다 너럭바위 위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 쉬길 좋아한다. 추위가 심해지기 전까지는 큰대자로 누워 하늘바라기 하는 이들이 적잖았다. 직접 누워 보면 그 맛을, 해방감을 안다. 서울의 다른 전망대와는 다른 월곡정만의 매력이고 낭만이다. 월곡정 일대는 애기능터로 불린다. 이때 애기는 열두 살에 세상을 떠난 고종의 큰아들 완화군을 말한다. 지금은 서삼릉으로 이장했지만 한때는 그의 능이 이곳에 있었다. ●작가 최만린의 단정한 이층집 북서울꿈의숲 또한 도서관에서 가깝다. 강북과 성북구 등 6개 구에 걸쳐 있는 공원은 과거 테마파크 드림랜드가 있던 자리다. 숲 사이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고 너른 잔디밭과 월영지 연못, 창녕위궁재사, 상상톡톡미술관 등이 모여 있다. 북서울꿈의숲 전망대도 빼놓을 수 없다. 가을 숲의 풍경은 오동근린공원과 북서울꿈의숲이 그리 다르지 않으나 전망대의 풍광은 차이가 난다. 북서울꿈의숲 전망대는 규모로 압도한다. 건물은 3층 높이로 꿈의숲아트센터를 지나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다. 소박한 책쉼터를 거쳐 전망대에 다다르는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등 서울 북동쪽의 전망이 활짝 열린다. 게다가 무료다. 가을을 배웅하기에 이만한 명당도 없다. 오동숲속도서관에서 서쪽 5㎞ 거리에는 성북구립최만린미술관이 있다. 최만린은 우리나라 추상 조각의 거장이다. 미술관은 담장 바깥에서 볼 때는 골목의 여느 2층 주택과 다르지 않다. 실제로 최만린이 1988년부터 30년 동안 생활하며 작업한 집이다. 작가의 ‘O’시리즈가 이 시기에 나왔다. 이를 성북구가 매입해 미술관으로 꾸몄다. 구조 역시 옛집의 외관과 골격, 나무 계단과 천장 등을 그대로 살렸다. 그래서 미술관에 들어서는 것이 아닌 작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 문턱을 넘어선다. 현재는 ‘흰: 원형 The Original’이란 제목으로 그의 석고 원형조각을 전시 중이다. 석고 원형은 청동 주물을 만들고 폐기하는 게 일반적이다. 원형 석고 또한 하나의 작품으로 대하고 남긴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전시는 지난 3월 시작해 이달 2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관객 반응이 좋아 오는 30일까지 연장됐다. 그의 석고 원형 조각만 모아 전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글·사진 여행작가 ■ 여행수첩 ●오동숲속도서관 -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쉼 -누리집 www.sblib.seoul.kr/odlib
  • 혼란의 시대, 도덕적 나침반은 있다

    혼란의 시대, 도덕적 나침반은 있다

    인류는 수천년간 도덕적 앎 축적‘진보할 수밖에 없다’ 강조한 저자철학자로서 도덕적 실재론 고수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이 이랬을까. 민주주의 위기, 인종·성별·사상·종교에 따른 차별, 전 지구적 기후 재난, 끝 모른 곳으로 치닫는 디지털화, 포퓰리즘 확산 등 ‘카오스’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때일수록 도덕적 근거에 따라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이전보다 더 많이 숙고해야 한다. 문제는 소셜미디어(SNS)의 짧은 글과 1~2분 분량의 짧은 동영상에 익숙해진 현대인은 깊이 생각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혼란의 시대에 당신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죽비를 내려치는 사람은 마르쿠스 가브리엘 독일 본대학 철학과 석좌교수다. 인식론을 연구하는 강단 철학자인 그는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 ‘나는 뇌가 아니다’, ‘생각이란 무엇인가’라는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인본주의 3부작’의 작가로 일반 독자에게도 익숙하다. 물론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다고 해서 그의 책이 자기 계발서 성격의 말랑말랑한 철학책들처럼 읽기 편하다는 말은 아니다. 이 책은 앞선 3부작보다 대중이 읽기 쉽다곤 하지만 이마누엘 칸트와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프리드리히 니체 등을 배출한 독일의 철학자가 쓴 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술술 넘어가진 않는다. 대신 글의 한 줄 한 줄을 천천히 꼭꼭 씹다 보면 현시대에 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저자는 지금의 혼란이 지난 30여년 동안 사회를 주도한 과학만능주의와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경제주의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현대사회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연 과학, 기술 과학, 인문학, 사회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하나로 묶어 인간으로서 우리는 누구인지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철학자로서 저자는 도덕적 실재론 입장을 고수한다. 도덕적 실재론은 수많은 개인적, 집단적 견해와는 별개로 독립적인 도덕적 사실들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해도 되는지, 또는 무엇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불변의 도덕적 나침반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도덕적 실재론을 근거로 한 도덕적 진보를 말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혼란의 시대임에도 불변의 도덕적 나침반을 따라서 인류는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현재 인류가 처한 복잡한 상황은 체계적이고 깊은 생각을 요구하지만, 윤리적으로 옳은 것을 판단 내리지 못하는 수준은 아니란 말이다. 인류는 수천 년에 걸쳐 꽤 많은 도덕적 앎을 축적해 왔기 때문에, 그 앎을 바탕으로 아무리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도덕적으로 진보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모든 위기는 위험과 더불어 사회를 개선할 기회도 품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책의 맨 앞쪽에 인용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한 구절과 일맥상통하는 느낌이다. “세계 안의 악은 거의 늘 무지에서 나오며, 선한 의지도 만일 계몽돼 있지 않다면 악에 못지않게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사람들은 나쁘기보다 좋은 편이다. 하지만 이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 다문화 한글 교실·지자체와 체험학습… 민관학 협업의 유아교육[맞춤형 유아교육·보육이 온다]

    다문화 한글 교실·지자체와 체험학습… 민관학 협업의 유아교육[맞춤형 유아교육·보육이 온다]

    다문화 아동 많은 전남 영암 유치원 매일 1시간씩 한글 교육 따로 받아군·대학·교육청이 프로그램도 개발전북 익산 방과후 프로그램 지원승마장·수영장 등 원아 위해 개방협업 통해 대학서 전문 인력 지원“지역기반사업 교육 만족도 높아”지역소멸 위기를 넘기 위한 해결 방안 중 하나는 질 높은 교육 환경이다. 인구 감소 속도가 가파른 비수도권에선 특히 각 지역에 맞는 맞춤 교육·보육을 통해 거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본격적인 유보통합 추진을 앞두고 각 지역들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당국이 협업해 지역 특성에 맞는 여러 형태의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2회에 걸쳐 유아교육·보육 혁신을 시도한 사례와 정책 대안을 짚어 본다. 지난 20일 전남 영암군 삼호유치원의 한국어 교실. 한글 교육을 위한 그림책과 놀잇감이 비치된 교실에서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등 다문화 가정의 만 5세 어린이들이 교사와 함께 한글을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아이가 ‘의’라는 글자 앞에서 머뭇거리자 교사는 의자를 가리키며 “우리가 앉아 있는 이거, ‘의자’의 ‘의’가 바로 이 글자”라며 눈높이 설명을 이어 갔다. 아이들은 이해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 높여 문장을 읽었다. 이 유치원에선 15명의 다문화 아동들이 매일 1시간씩 한국어 교육을 받는다. 김민희 삼호유치원 다문화 담당교사는 “사전 언어 검사에서 중급 이하로 나온 원아들은 수준에 맞춰 우리말 교육을 받는다”며 “한국어 실력이 늘면 정규 수업에 훨씬 잘 적응한다”고 말했다. 영암군의 경우 지난해 기준 인구 5만 3395명 가운데 외국인 인구가 7117명(13.5%)이었다. 대규모 산업단지 인근에 있는 삼호유치원도 다문화 비중이 매년 높아져 올해 재학생 93명 가운데 27명(29%)이 다문화 아동이다. 우즈베키스탄·베트남·중국·필리핀·미얀마 등 국적도 다양하다. 대체로 한국 문화에 익숙하고 한국어도 곧잘 하지만 취학 전까지 채워야 하는 부분도 적잖다. 한국어 교실과 별도로 언어 등 발달 지연을 겪는 아이들을 1대1로 지도하는 ‘러닝메이트’ 프로그램도 있다. 세한대와 영암군, 전남교육청·영암교육지원청이 협업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삼호유치원에선 한국 아동과 다문화 아동을 포함해 총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명희 삼호유치원 원감은 “코로나19 이후 언어 발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아이들이 발음도 정확해지고 소통도 나아졌다”며 “한국 아동과 다문화 아동 모두가 균형 있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맞춤 프로그램은 교육부가 올해 ‘지역기반형 유아교육·보육 혁신사업’을 도입하면서 더욱 활성화됐다. 영암뿐 아니라 전북 익산, 대구 등 각 지역이 인구 감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자체와 대학, 교육청의 협업을 통해 영유아교육·보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전북 익산은 익산시·익산교육지원청, 대학이 연계해 교육과정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다양화했다. 지자체는 공공 승마장과 수영장, 어린이 숲체험원을 관내 모든 원아를 위해 개방했고 대학도 전문 인력을 투입했다. 덕분에 아이들은 생존 수영(만 5세)과 숲 체험, 승마 등 자연 친화 체험에 참여할 수 있었다. 김혜경 키즈리베어린이집 원장은 “지자체와의 협업 체계가 갖춰지면서 어린이집에 필요한 인력이 지원되고 바로 피드백이 오는 장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반 맞춤형 유아교육·보육은 유보통합과 영유아 공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그동안 유치원(교육청)과 어린이집(지자체)으로 나뉘었던 영유아교육·보육 관리 체계를 하나로 통합하고 대학 등 지역 자원까지 결합하는 협력 생태계를 만들 수 있어서다. 유보통합 안착을 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교류하는 ‘유보 이음교육’도 진행 중이다. 익산 미르유치원은 인근 어린이집 원아들과 그림책 만들기를 했고, 삼호유치원도 2학기부터 주 1회 이상 인근 어린이집 아이들이 유치원으로 찾아와 ‘선배’들과 함께 각종 활동을 하고 있다. 한 교실에서 부대끼는 과정에서 교육적 효과도 나타난다. 교사들은 “유치원 아이들은 배려와 협동심을 배우고 어린이집 동생들은 앞으로 갈 유치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다”고 말했다. 최지은 미르유치원 원장은 “지역 기반 사업을 통해 다양한 혜택이 생기면서 학부모들의 교육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했다. 공동기획 : 서울신문·교육부
  • “탄소중립 실효적 방안 필요” 한목소리…유엔기후변화협약 대응 포럼 열려

    “탄소중립 실효적 방안 필요” 한목소리…유엔기후변화협약 대응 포럼 열려

    “우리나라가 기후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더욱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과 우리나라의 대응 과제’ 포럼에서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를 계기로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국제사회 협력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기후 리더십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더욱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은 COP29에서 제시되는 기후 재원 조성, 탄소 배출권 거래 시스템 등 주요 의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글로벌 기후 대응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술 개발과 동시에 경제적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범철 한국환경정책협의회 공동대표는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활용에 불리한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기술 발전이 전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글로벌 중추 국가에 걸맞은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적 부담 최소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헌 동덕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써 원전은 중요한 해결책”이라며 “원전의 적정 비중을 유지하면서 배터리, 수소 등 에너지 저장 기술 개발 속도에 맞춰 재생에너지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인성 국민의힘 전문위원은 “탄소 감축을 위해 지자체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정책을 집행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의 협력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의 신뢰성 문제도 다뤄졌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여건을 고려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며 “현재 ESG 공시의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아 투자자 입장에서 판단이 어렵고, 기업들도 정보 생산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미국이 기업의 부담을 고려해 기후 공시 규칙에 면책 조항을 둔 사례처럼 우리나라 역시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할만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지친 일상 속, 창덕궁이 전하는 고요한 위로 [여니의 시선]

    지친 일상 속, 창덕궁이 전하는 고요한 위로 [여니의 시선]

    우리는 도심의 소음 속에서 산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음, 그리고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발걸음 사이에서 우리는 멈춰 설 틈조차 찾지 못한 채 고요함을 잃고 있다. 화려한 빛에 휘감긴 도시에서도 고즈넉함을 간직한 창덕궁의 달빛기행은 현대인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돈화문에서 시작되는 달빛기행은 청사초롱의 은은한 불빛과 함께 조선의 시간 속으로 걸어가는 여행이다. 금천교를 건너며 느껴지는 정적, 인정전 앞에 서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순간, 지금의 번잡한 세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기분이 든다. 달빛 춤추는 부용지, 유려하게 뻗은 전통의 선부용지 연못가에 다다랐을 때, 정자와 연못 위로 드리운 달빛은 잔잔한 물결과 함께 흔들린다. 부드러운 밤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나뭇잎 사이로 별빛이 어른거리는 풍경은 그 자체로 평온하다. 이곳이 단순한 옛 건축물이 아니라, 선조들이 자연 속에서 쉼을 누리며 사색에 잠기던 공간임을 느끼게 된다. 연못가에서 머무는 시간은 짧았지만, 그 고요한 순간 속에서 우리는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결 하나하나에 반사되는 달빛은 우리가 얼마나 서두르며 살아왔는지를 묻는 듯하다. 숲길을 걷다 보면 상량정에서 들려오는 대금의 선율이 밤공기를 가로지른다. 깊고 은은한 소리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조선의 시간과 지금을 이어주는 다리처럼 느껴진다. 대금 소리에 이어지는 타령 공연과 함께, 관람객들은 잠시 그 옛 시간에 머문다. 이어지는 한과 체험은 감미로운 여유를 더한다. 조용히 앉아 전통 한과의 달콤함을 음미하며 우리는 문득 선조들의 삶의 방식을 떠올리게 된다. 단순한 먹거리 하나에도 자연의 조화와 고요함을 담아내던 그들의 지혜는, 지금의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후원 숲길이 전하는 위로…쉼의 미학커다란 나무들이 우거진 후원 숲길을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나무 사이로 보이는 부용지가 다시 한번 발길을 붙잡는다. 그 순간,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빠르게 걷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천천히 걷는 이 길은 단순히 발걸음을 옮기는 여정이 아니라, 우리가 놓쳐왔던 여유를 되찾는 시간이다. 별빛을 바라보고, 밤바람을 느끼며 잠시 멈춰 서 있는 동안, 창덕궁의 숲은 말없이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그 고요 속에서 관람객들은 각자 자신만의 여유를 발견한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단순히 궁궐을 관람하는 체험이 아니다. 달빛 아래 잔잔히 물결치는 연못, 고요한 밤을 수놓는 대금의 선율, 청사초롱을 들고 숲길을 걷는 이 여정은 현대인이 잃어버린 ‘쉼의 미학’을 되찾게 한다. 쉼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가끔은 그저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고요 속에 몸을 맡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창덕궁의 고요한 밤은 우리에게 그 작은 여유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가르쳐준다. 이 밤, 창덕궁은 조용히 속삭인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 순간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그 속삭임은 각박한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더 여유롭고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 역제곱의 법칙, ‘재미’를 찾는 나와 사건의 거리 [이광식의 천문학+]

    역제곱의 법칙, ‘재미’를 찾는 나와 사건의 거리 [이광식의 천문학+]

    재미란 무엇인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말 ‘재미’는 원래 ‘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라는 한자어 ‘자미’(滋味)에서 온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이라고 풀이한다. 하지만 재미는 이처럼 단순한 개념이 아니다. 부연하자면, 재미란 어떠한 것에 대한 흥미이고 그것에 관한 일종의 만족감이자, 마음이 편한 기쁨, 즐거움, 떠들썩한 유쾌함 등으로 정의된다. 이런 재미는 사람의 수많은 육체적-정신적 활동에서 비롯된다. ​인류는 본능적으로 재미를 추구해왔다. 춤과 노래, 축제와 게임 등이 그 대표적인 목록들이다. 이러한 성향을 유희정신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뛰고, 소리치고, 노는 유희정신은 어린아이들의 행동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이들에게 재미는 놀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자연스럽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재미를 추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놀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능력, 즉 잠시만이라도 무한히 즐길 수 있는 능력과 관련된다. ​독일의 시인 프리드리히 실러는 “인간은 놀이를 즐기고 있을 때만이 완전한 인간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유희는 인간 활동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며, 인간의 가장 기본적 ·정신적 요소의 하나인 것이다. ​재미는 또한 사람들의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고 삶의 보람을 주기 때문에 때때로 ‘인생의 즐거움을 더하고’, ‘스트레스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윤활유로 간주되며, 인간의 육체적-심리적 상태를 개선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 정도면 재미가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속고갱이가 바로 다름 아닌 재미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일찍이 장자(BC 369-286)는 “인생은 한바탕 신명나게 잘 놀다 가는 놀이터”라고 ‘소요유(逍遙游)’편에서 설파했다. ​근엄한 유교문화 속에서 오래 몸담고 살아온 우리는 자칫 이 재미란 항목을 가벼이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태도라 하기 어렵다. 사람에게 행하는 어떤 교육도 재미가 없으면 임팩트가 없고 따라서 입력이 잘 안된다. 재미가 있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은 그것을 잘 받아들이고 임팩트를 느끼며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재미가 없는 영화, 재미없는 소설은 만들 것이 못되며 재미없는 강의나 수업은 하지 말아야 한다. ​ 재미있는 수학은 수포자를 줄일까​그러면 어떤 요소가 사람을 재미있게 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는 요소들을 들자면, 극적인 변화, 통찰과 개안(開眼)을 주는 것, 상상을 벗어난 것, 놀라운 반전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재미는 또한 하나의 중요한 속성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역제곱 법칙이라는 것이다. 이 역제곱 법칙은 특정 물리량에 해당되는 정보가 보존되면서, 그 원인으로부터 정보가 3차원 공간을 퍼져나갈 때 만족하는 법칙이다. 예컨대 촛불을 2배 먼 거리에서 보면 그 밝기는 4분의1로 줄어든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 대표적인 역제곱 법칙의 하나인데, 두 물체 m1, m2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은 두 물체 사이 거리의 역제곱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재미 삼아 공식을 내려놓으면 다음과 같다. ​재미의 역제곱 법칙은 중력의 법칙처럼 ‘나’와 ‘사건’ 사이 거리의 역제곱에 비례한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외신에 이런 뉴스가 떴다. ‘미국 앨라배마주의 흑인대학으로 알려진 터스키기 대학에서 10일 새벽(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고 AP 통신 등 미국 언론이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상사처럼 반복되는 미국의 총기 사건이 우리에게 어떤 관심을 불러일으킬까? 우리와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총기의 나라 미국에서 툭하면 벌어지는 사건이니 으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게 대부분의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사는 아파트 같은 동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면 누구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심을 쏟을 것이 분명하다. 재미의 역제곱 법칙도 이와 다를 것이 없다. 어떤 사건이 나와 가깝고 때로는 직결된 것이라면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자기의 손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손익에는 민감하게 마련이니까. 따라서 우리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하려 할 때는 그 ‘사건’이 그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지점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이 지점을 놓쳐버리면 영화든 소설이든 강의든 성공하기 힘들다. ​고3 교실의 3분의2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 ​‘수포자’라고 한다. 이것은 꼭 수학이 어려운 과목이기 때문만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인류 최고의 천재로 게임 이론을 창시한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폰 노이만은 “수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인생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아이들을 수포자로 만든 더 큰 원인은 수학 교사가 이들이 ‘수학 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이 ‘이 어렵기만 한 수학이 대체 내 삶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가?’ 하고 생각하게 되면 수학은 재미없는 과목으로 전락한다. 그렇다면 수학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을까? 그 교실로 기원전 3세기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아리스타르코스(BC 310쯤~230)를 수학 교사로 초빙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300년 전 고대인인 아리스타르코스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동설을 발견한 사람이다. 그가 지동설을 세운 것은 오로지 직각삼각형 하나를 이용한 수학의 삼각법이었다. ​어느 날 해질녘 아리스타르코스는 중천에 뜬 반달을 보았다. 그 시각 해는 지평선에 걸려 있었고, 달은 정확히 반달이었다. 그 순간 번개 같은 아이디어가 그의 머리에 반짝 불을 켰다. “아! 저 달과 지구-태양이 이루는 각은 직각이고, 세 천제는 지금 직각삼각형을 만들고 있구나!” ​아리스타르코스의 천재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 직각삼각형의 한 예각을 알 수 있으면 삼각법을 사용하여 세 변의 상대적 길이를 계산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먼저 달-지구-태양이 이루는 각도를 쟀다. 87도가 나왔다(참값은 89.5도). 세 각을 알면 세 변의 상대적 길이는 삼각법으로 금방 구해진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달과 태양은 겉보기 크기가 거의 같다. 이는 곧, 달과 태양의 거리 비례가 바로 크기의 비례가 된다는 뜻이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이 점에 착안하여, 다음과 같이 세 천체의 상대적 크기를 또 구했다. 태양은 달보다 19배 먼 거리에 있으며(참값은 400배), 지름 또한 19배 크다(참값은 400배). 고로 달의 3배인 지구보다는 7배 크다(참값은 109배). 따라서 태양의 부피는 7의 세제곱으로 지구의 약 300배에 달한다고 결론지었다. 그의 수학은 정확했지만 도구가 좀 부실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핵심은 놓치지 않았다. “지구보다 300배나 큰 태양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 것은 모순이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구가 스스로 하루에 한 번 자전하며 1년에 한 번 태양 둘레를 돌 것이다.” ​우주의 중심에서 인류의 위치를 몰아낸 지동설은 이렇게 한 천재의 기하학으로부터 탄생했다. 따지고 보면 직각삼각형 하나가 인류에게 지동설을 알려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수학의 위력이자 매력이 아닌가! 수학 개념으로 발견한 우주의 원리​천문학사에는 이런 예가 수두룩하지만, 하나만 더 들어보자면 아리스타르코스보다 약 한 세대 뒤에 태어난 에라토스테네스의 예가 또 쏠쏠하게 재미있다. ​역시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에라토스테네스(BC 276~194)는 역사상 최초로 한 천체의 크기를 측정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그가 잰 천체는 물론 지구였다. ​에라토스테네스는 터무니없이 간단한 방법으로 인류 최초로 지구 크기를 쟀는데, 참값에 비해 10% 오차밖에 나지 않은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그가 이용한 방법은 작대기 하나를 땅에다 꽂는 거였다. 해의 그림자를 이용한 측정법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이 역시 기하학을 이용한 건데, 어느 날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거리다가 ‘남쪽의 시에네 지방(아스완)에서는 하짓날인 6월 21일 정오가 되면 깊은 우물 속 물에 해가 비치어 보인다’는 문장을 읽었다. 이것은 그날 해가 그 지역에서 바로 수직으로 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스인들은 지역에 따라 북극성의 높이가 다른 사실 등을 근거로 지구가 공처럼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체인 지구의 자전축은 궤도 평면상에서 23.5도 기울어져 있다. 하짓날 시에네 지방에 해가 수직으로 꽂힌다는 것은 곧 시에네의 위도가 23.5도란 뜻이다. 이 지점이 바로 북회귀선, 곧 하지선이 지나는 지역이다. 여기서 천재의 발상법이 나온다. 그는 실제로 6월 21일을 기다렸다가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워보았다. 하지만 시에네와는 달리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막대 그림자가 생겼다. 그는 여기서 이는 지구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곡면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에라토스테네스가 파피루스 위에다 지구를 나타내는 원 하나를 컴퍼스로 그리던 그 순간,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이것은 수학적 개념이 정확한 관측과 결합됐을 때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확인해주는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다. ​​​에라토스테네스가 그림자 각도를 재어보니 7.2도였다. 햇빛은 워낙 먼 곳에서 오기 때문에 두 곳의 햇빛이 평행하다고 보고, 엇각과 동위각은 서로 같다는 원리를 적용하면, 이는 곧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 사이의 거리가 지구 대원(大圓)의 7.2도 원호라는 뜻이 된다. ​에라토스테네스는 걸음꾼을 시켜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걸음으로 재본 결과 약 925㎞라는 값을 얻었다. 그 다음 계산은 간단하다. 여기에 곱하기 360/7.2 하면 답은 약 4만 6250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이는 실제 지구 둘레 4만㎞에 10% 미만의 오차밖에 안 나는 것이다. ​이로써 인류는 우리가 사는 행성의 크기를 최초로 알게 되었고, 이를 아리스타르코스의 태양과 달까지 상대적 거리에 대입시켜 비록 큰 오차가 나는 것이긴 하지만 그 실제 거리를 알게 된 것이다. ​2300년 전 고대에 막대기 하나와 각도기, 사람의 걸음으로 이처럼 정확한 지구의 크기를 알아낸 에라토스테네스야말로 위대한 지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또 수학사에도 이름을 남겼는데, 소수(素數)를 걸러내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를 고안해낸 수학자이기도 하다. 아리스타르코스나 에라토스테네스와 같이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친다면 누가 수학을 재미없는 과목이라 하겠는가. 수포자는커녕 수학의 위대한 매력에 푹 빠져들 것이다. 우리에게 눈이 두 개 있는 것은 그 시차(視差)로 나와 사물 간의 거리를 어림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지금이라도 한쪽 눈을 감고 길을 걸어본다면 무척 갑갑함을 느낄 것이다. 수학을 모르고 세상을 사는 것은 어쩌면 이렇게 외눈박이로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수학이 바로 나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학생들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그러면 분명 수학에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아울러 무엇을 강의하거나 수업하든 교사는 항상 ‘나와 사건의 거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 지점을 놓쳐버리면 ‘재미’를 생산하기 힘들며, 학생들을 사로잡기 어려울 것이다. ​나아가 교사는 자신의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하는 데 있어 가장 재미있는 방법에 대해 항상 연구하고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그 일을 즐겁고 재미있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가르치는 사람과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 채 가르치는 사람은 그 표정부터가 다르다는 사실을 피교육자는 민감하게 감지한다. 가르치는 사람의 열정이 상대에게 전해지고 그들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 박성연 서울시의원 “한강, 서울의 미래를 바꾸는 생태·문화 중심으로”

    박성연 서울시의원 “한강, 서울의 미래를 바꾸는 생태·문화 중심으로”

    서울시의회 박성연 의원(국민의힘·광진2)은 지난 20일 제327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올림픽대교 북단 상류에서 서울시계까지 테마 산책로와 숲 정원을 조성해 생태계 복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한강은 서울의 핵심 자산으로, 생태 복원과 문화적 활성화를 통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나아가는 데 필수적인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박 의원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그 대표적 사례로 광진교 8번가를 언급했다. 2009년 개장 이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휴식 공간으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2023년 방문객 수가 3만 1620명으로 2021년 대비 약 10배 증가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한강 활용이 시민들의 일상과 문화를 풍요롭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의원은 “광진교 8번가는 노후시설 보수와 편의시설 확충, 운영시간 연장 등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한강의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 의원은 한강의 생태적 복원 성과에 대해 “맹꽁이, 삵, 수달 등 야생동물 서식지를 회복하며 생태계 복원에 성공했지만, 시민과 야생동물 간 갈등 예방과 접근성 강화 등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라며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박 의원은 노을길 한강 숲 정원 조성을 통해 서울이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올림픽대교 북단 상류에서 서울시계까지 이르는 구간에 테마 산책로와 숲 정원을 조성하여 자연형 서식지를 확장하고 생태계 복원에 기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한강은 단순히 서울의 자랑이 아니라 세계 도시들이 주목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상징”이라며 “한강 복원과 활용을 통해 서울이 시민과 자연이 함께 누리는 지속 가능한 도시의 모범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 올 겨울 광진구로 어학연수 떠나볼까

    올 겨울 광진구로 어학연수 떠나볼까

    서울 광진구가 지역 내 초등학교 4~6학년 ‘초등학생 겨울방학 영어캠프’를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 대한 조기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초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광진구는 사교육비 경감에 기여하고 공교육을 활성화하고자 건국대학교 언어교육원과 협력해 매년 겨울방학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영어캠프는 내년 1월 6일부터 17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10일간 열린다. 건국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수업한다. 참여 학생들은 반 편성 테스트 후 원어민 교사와 함께하는 수준별 맞춤 교육을 받는다. 수업은 ‘자연과학 및 예술을 바탕으로 한 이머전 영어교육’을 주제로 진행된다. 듣기, 말하기 등 기본적인 영어 학습을 물론 ▲그룹 활동 ▲에세이 작성 ▲미션 게임 등 학생들의 어학 실력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이 마련돼있다. 광진구는 학생들이 귀가 후 영어 학습을 지속할 수 있도록 건국대학교 화상 영어 시스템을 활용한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신청은 오는 28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달 4일 오후 1시까지 광진구청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광진구에 거주하거나 광진구 소재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초등학교 4~6학년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모집 마감 후 추첨으로 200여명을 선발한다. 전체 수강료 37만원인데 실제로 구민이 부담하는 건 13만원이다. 나머지는 광진구가 지원한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가정의 학생들은 참가 인원의 10% 범위 내에서 수강료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이번 영어캠프를 통해 학생들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원어민 교사와 함께 생동감 넘치는 영어를 경험할 것으로 기대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단기간에 영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광진구 초등학생 겨울방학 영어캠프에 학부모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 수능 마친 고3 학생, ‘마약 예방’ 뮤지컬 본다… 서울시, 청소년 교육 강화

    수능 마친 고3 학생, ‘마약 예방’ 뮤지컬 본다… 서울시, 청소년 교육 강화

    서울시가 수능을 마친 학생들의 마약류 예방을 위해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21일 전했다. 서울시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종로 창신아트홀에서 마약류 예방 뮤지컬 ‘있잖아, 이번 가을에는 물망초를 심을 거야’를 공연한다. 서울 14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2800여 명이 관람할 예정이다. 뮤지컬은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마약류 중독이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긴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배우 박해미 씨가 예술감독, 황성재 씨가 총감독을 맡아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주인공 예은은 여름에 물망초를 심어 가을 생일에 꽃을 피우지만, 마약 중독으로 수능 날 빈자리를 남기고 사라진다. 가족과 친구들은 예은의 빈자리로 아픔과 절망을 느낀다. 이 이야기는 연기, 노래, 춤이 어우러져 마약류 중독의 심각성과 피해를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울시는 청소년들이 마약류 중독의 위험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도록 기존 강의식 교육에서 벗어나, 음악, 춤, 연기를 통해 공감할 수 있도록 뮤지컬을 제작했다고 전했다. 시 교육청과 협력해 고등학교 대상 신청을 받아 공연을 진행한다. 또한 서울시는 교육청,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적극 협력해 지하철역,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청소년들의 마약류 예방 교육·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시는 중·고등학생 예방 교육을 위한 마약류 교육 전문강사 30명을 양성해 교육청과 ‘학교를 찾아가는 마약예방 교육’을 10월 기준 784회 실시했다. 연말까지 1500회 진행할 예정이다.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5개소(건대입구·홍대입구·잠실·역삼·서울역)에도 아이들이 한 번이라도 마약을 접하지 않도록 ‘마약, 혹시는 없습니다’ 메시지와 학생들이 직접 그린 ‘마약 없는 행복한 얼굴’을 부착해 지난 18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지속적으로 홍보한다. 청소년들이 주변에서 공부 잘하는 약 등으로 권유받는 약물을 거절할 수 있도록 만든 영상도 전파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 모니터 1만 9000여대와 2호선 전동차 내 미디어보드를 활용한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서울시가 제작한 마약류 예방 뮤지컬을 통해 청소년들이 마약의 위험성을 쉽게 이해하고,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활용해 마약류 예방 교육·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 중구 남산자락숲길에 ‘명화’ 60점 더해졌다…연말까지 전시

    서울 중구 남산자락숲길에 ‘명화’ 60점 더해졌다…연말까지 전시

    서울 중구는 남산자락숲길에서 곳곳에 명화를 전시하는 ‘숲속에서 명화를 만나다’를 연말까지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중구문화원과 중구미술인협회가 함께 준비한 미술전은 남산타운아파트 뒤편 금호터널 인근 숲길(남산방향)에서 펼쳐진다. 숲길의 데크길을 따라 중구미술인협회 회원들의 작품 60여점이 전시된다. 작품은 중구의 명소, 자연풍경, 팝아트 등 회원들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주제와 기법으로 표현됐다. 미술전을 기념해 중구미술인협회에서 재능기부 이벤트도 열린다. 오는 27일 14시에 남산자락숲길 옆 남산타운아파트에 위치한 쌈지공원에서 숲길을 찾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이벤트 참여를 원하는 주민은 구청 누리집을 통해 사전 신청하거나 당일 현장에서 접수하면 된다. 다만 선착순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김길성 구청장은 “남산자락숲길에 문화적 감성이 담기며 더욱 매력적인 숲길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예술인들과 협력해 주민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지구 종말의 날 오는 거 아냐?”…죽은 채로 발견 된 ‘이 물고기’ 정체

    “지구 종말의 날 오는 거 아냐?”…죽은 채로 발견 된 ‘이 물고기’ 정체

    심해에서 서식해 평소에는 거의 볼 수 없으나 곤경에 처했을 때만 자연 서식지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지구 종말의 날 물고기’라는 별명이 붙은 대형 산갈치가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흔히 나쁜 징조로 여겨지는 대형 심해어의 출현이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최근 3개월 동안 3번째로 목격됐다.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의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샌디에이고 북부의 해변 그랜드뷰 비치에서 9~10피트(2.7~3m) 길이의 대형 산갈치가 죽은 채로 발견됐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샌디에이고 라호야 코브 해변에서 3.6m 길이의 같은 물고기가 발견됐고, 9월에도 샌디에이고의 북쪽인 오렌지 카운티 헌팅턴비치에서 같은 물고기가 죽은 채로 떠내려와 연구실로 보내졌다. 이 대형 산갈치는 수심 900여m 아래의 심해에서 서식해 사람이 평소에는 거의 볼 수 없는 종이다. 최대 9m까지 자라며 왕관을 연상시키는 붉은색 머리 지느러미가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이 심해어가 얕은 바다에 출현하면 지진과 쓰나미의 전조라는 신화가 있다.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 ‘해양보호’에 따르면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전해인 2010년에 일본 해안에서 대형 산갈치가 최소 12차례 발견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지진이 발생하기 직전의 지각 변동으로 인해 심해어가 해변에 떠밀려오게 된다는 가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물고기는 곤경에 처했을 때만 자연 서식지를 떠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살아있는 채로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배경 등으로 인해 대형 산갈치는 ‘지구 종말의 날 물고기’(Doomsday fish)로 불리기도 한다고 CNN 등은 전했다. 다만 2019년에는 산갈치의 해변 출현과 일본 지진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산갈치의 출현이 지진 발생과 관련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섣부른 억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 측은 최근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산갈치가 자주 발견된 이유에 대해 “해양 환경의 변화나 산갈치의 개체 수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최근의 적조(red tide)가 지난주에 있었던 샌타애나 바람(미 서부의 국지성 돌풍)과 맞물렸는데, 그 외에도 많은 변수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식에 푹 빠진 인도 “‘이 음식’ 팔면 대박 날 것” 전망까지…뭐길래

    한식에 푹 빠진 인도 “‘이 음식’ 팔면 대박 날 것” 전망까지…뭐길래

    최근 인도에서 김치, 떡볶이 등 한국의 음식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채식 한식을 접한 인도의 한 기자가 “인도에 진출하면 성공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여 화제다. 20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타임즈나우는 김치, 떡볶이 등 한식이 최근 인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인기를 얻게 된 원인에 대해 보도했다. 타임즈나우는 “먼저 BTS와 블랙핑크 같은 K팝 아티스트들과 K-드라마는 인도인들에게 단순히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접하는 기회를 줬다”며 “그 결과 인도인들은 자연스럽게 한식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식은 인도인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한식은 매콤하고 인도 음식처럼 강한 맛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 일본 요리에 비해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식이 인도에서 인기를 얻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타임즈나우는 설명했다. 타임즈나우는 “많은 인도의 식당들은 고추장, 김치 등 한국 재료를 조달하는 데 물류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어도 한식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도에서 한식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음식의 세계화라는 큰 흐름의 일부”라며 “인도인들이 전 세계로 여행을 다니고 다양한 요리를 접하게 되면서 다른 나라의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인도 뉴델리 소재 주인도한국문화원 한식카페에서 열린 채식 한식 시식 행사에 참여한 인도 뉴스통신 PTI 기자인 베디카는 “인도에서 K컬처를 좋아하는 젊은 층 중심으로 한식이 이미 인기를 얻고 있다”며 “채식 한식이 인도에 진출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이날 행사는 문화원이 ‘김치의 날’(11월 22일)을 맞아 한식 요리가인 장윤정씨를 초청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언론인 등 현지인 30여명을 초청해 김치를 비롯한 채식 한식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행사에는 물김치·밤죽을 필두로 구절판, 잡채, 산적, 비빔밥, 약과가 포함된 디저트가 차례로 식탁에 올라왔다. 이들 음식은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 특성을 고려해 모두 채식으로 만들었다. 행사 후 인도의 유력 영자지 타임스오브인디아 기자 리마 샤르마도 “오늘 시식 행사에 나온 한국 음식은 인도 5성급 호텔에 진출해도 될 것 같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다만 인도 중장년층은 젊은 층보다는 대체로 한식을 덜 좋아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인도 방송매체인 NDTV 편집부장인 카담비니 샤르마는 “중장년층은 젊은 층에 비해 한국 문화에 덜 노출돼서인지 젊은 층보다 한식을 덜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길섶에서] 까치밥 홍시

    [길섶에서] 까치밥 홍시

    앙상한 가지 끝에 빨간 홍시 서너 개를 달고 있는 감나무가 안쓰럽다. 푸르던 잎은 떨군 지 오래다. 주렁주렁 매달렸던 홍시는 그래도 나무 꼭대기에 남아 까치밥이 됐다. 하늘을 맴돌던 직박구리 한 마리 홍시에 부리를 묻고 연신 쪼아댄다. 시인 김남주는 ‘옛 마을을 지나며’라는 시를 통해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라고 읊었다. 까치밥은 ‘감나무의 열매 중 따지 않고 까치 등 날짐승이 먹으라고 남겨 놓은 감’을 뜻한다. 너나 없이 가난한 세상,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시절에도 생명의 온기를 나눴던 배려가 담겨 있다. 까치밥은 자연과 함께 사는 조상들의 지혜다. 지혜의 보고 탈무드도 ‘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라’고 가르친다. ‘까치밥을 따 버리면 빈 겨울 하늘만 남을 것’이라고 노래한 시인도 있다. 엄혹한 계절, 까치밥 홍시가 있어 그나마 각박한 세상이 가벼워진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조만간 광화문 네거리에도 구세군 종소리가 울리리라. 공주의 시골 어귀에서 본 까치밥 홍시가 떠오른다.
  • 인간 결핍·오류가 이야기의 힘… AI는 항상 한발 늦을 겁니다 [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인간 결핍·오류가 이야기의 힘… AI는 항상 한발 늦을 겁니다 [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언어가 사라진 3000년 후의 세계자연 모든 것에 이름 붙이는 인간‘생태계의 이방인’이 된 존재 그려“이야기가 세상 바꿀 수 있다 믿어AI, 인간 의외성 흉내낼 순 있을 것” 안온하고 무해하며 다정하다. 소설가 천선란(31)이 구축한 세계는 천천히 그리고 서서히 스며든다. 정신을 차려 보면 우리가 그 따스함에 사로잡혀 있다는 걸 알아챈다. 그리고 거기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도. 소설집 ‘모우어’(사진·문학동네)로 돌아온 천선란을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어릴 적 몽상가에 가까웠다”는 그의 관심은 인간과 지구를 뛰어넘는 곳에 있었다. 공상과학(SF)소설은 그런 천선란에게 딱 맞는 옷이다. “인간 속에 있을 땐 작은 것도 커 보이고 거기에 휘둘리게 되잖아요. SF소설을 쓸 땐 지구에서 멀어지는 느낌이에요. 그 거리감에서 오는 차분함이 좋아요.” 지금도 무한한 우주의 바다를 유영하고 있을 ‘보이저 1호’는 언젠가 시선을 잠시 지구 쪽으로 돌린 적이 있었다. 그때 보이저 1호의 눈으로 본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했다. 멀리서 보면 작디작은 점인 지구에서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토록 아웅다웅하는가. 천선란의 말은 과학자 칼 세이건(1934~1996)이 우리에게 일찍이 던졌던 질문을 새삼 상기시킨다. “만화를 보면 뒷이야기를 혼자 상상하곤 했어요. ‘우리 세상에 외계인이 섞여 있다면 어떨지’ 하는 생각도요. 소설은 이런 몽상을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수단이었죠. 소설가로 활동하면서 ‘내가 쓴 이야기가 절대 내게서 끝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독자가 받아들이는 건 다 다르니까요. 소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세계란 걸 알았죠.” 앞서 천선란의 대표작 ‘천 개의 파랑’(허블)은 올해 연극과 뮤지컬로 재창작됐다. 그는 자기가 원작자임에도 “처음 보는 느낌이었다”며 “마치 독자가 책을 읽는 순간을 훔쳐보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소설은 소설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가닿고 보통은 이야기를 전달한 사람의 예상을 넘어선다. 천선란 역시 자기가 창조한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서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을 즐기는 듯하다. “과연 동물이 사물에 이름을 붙일까요? 인간이 모든 것에 이름을 붙였던 건 결국 자연을 도구처럼 이용하기 위한 것 아니었을까요?” ‘모우어’는 언어가 사라진 3000년 뒤의 세계를 다룬다. ‘창세기’ 속 아담은 사물에 이름을 부여하면서 ‘자연의 주인’으로 거듭났다. 천선란은 이것을 살짝 뒤튼다. 인간이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이면서 오히려 ‘생태계의 이방인’이 됐다는 문장으로 이야기의 포문을 연다. 독일에서 이 작품을 썼다는 천선란은 모국어를 ‘학살자의 언어’라며 부끄러워했던 어느 독일인과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단 이것은 독일어와 독일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 다른 단편 ‘얼지 않는 호수’에서는 이런 질문이 반복된다.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나요?” 이 질문을 그대로 작가에게 돌려줬다. 언어는 의심스러운 것이고 인간은 이야기를 언어로만 전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천선란은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이야기의 힘은 인간 내면의 결핍과 오류에서 비롯된 의외성에 있어요. 인공지능(AI)이 그걸 흉내 낼 순 있겠지만 언제나 한발 늦을 겁니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아요. 재밌는 소설을 쓰고 싶어요. 다만 그 재미의 종류가 다 달라야겠죠. ‘천 개의 파랑’이라는 제 책의 제목처럼 천 가지 종류의 재미를 독자에게 드리고 싶어요. 불가능할 것 같지만…. 일단 죽을 때까지 쓸 겁니다.”
  • 이마트, 지속가능 식문화 위한 ‘K퓨처푸드’ 발간

    이마트, 지속가능 식문화 위한 ‘K퓨처푸드’ 발간

    이마트가 온난화 등 기후변화 대응과 지구 기반 식생활 전환을 목표로 WWF(세계자연기금)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위한 ‘K-퓨처푸드 52’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마트는 2022년부터 WWF와 함께 지속 가능한 상품 공급망을 구축하는 ‘상품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PSI)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PSI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 상품, 책임 있는 원재료 소싱, 건강∙영양∙안전 상품, 포장∙플라스틱의 네 가지 주요 영역에서 지속 가능성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건강∙영양∙안전 상품 부문 연구의 하나로, 기후변화를 고려한 미래 식량 자원을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이마트와 WWF, 서울대 연구진이 공동 연구한 결과물이다. K-퓨처푸드 보고서는 한국형 지속 가능한 식재료 목록을 구성하고, 한국인이 일상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식문화 제안을 담고 있다. 선정된 52개 식재료는 농업 생물다양성 증진, 환경 영향, 한국인의 식문화 수용성, 높은 영양밀도 등 과학적 데이터 기반으로 선정됐다. 주로 영양소가 풍부하면서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소비 과정에서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식물성 재료로 구성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K-퓨처푸드 보고서가 한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 식문화를 확립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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