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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바이든 시대 미국의 안보전략과 한국의 대응/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바이든 시대 미국의 안보전략과 한국의 대응/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11월 3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현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당선됐다.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고수했던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의 미국은 우리에게 익숙한 다자주의, 미국 주도 동맹 중시로 회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은 2020년 한 해 코로나19, 인종갈등, 경제·이데올로기 양극화 심화 등 여러 문제를 노정했기에 바이든 당선인은 일단 국내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이다. 최근 여성, 소수인종을 고위 관료직에 내정한 것에서 나타나듯이 바이든은 우선순위가 신속한 코로나 극복, 경제회복과 함께 인종갈등 치유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백악관에 누가 입성하든지 미국은 최근 수년간 중국이라는 강대국의 도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외교안보전략을 새롭게 정립해 오고 있고 코로나 팬데믹에도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은 심화돼 왔다. 대중 강경책은 공화당, 민주당 모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외교정책이기에 바이든 행정부하에서도 인도태평양 전략 등 중국에 대한 결연한 정책은 형태는 다를지라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트럼프의 지속되는 인기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주도의 세계화와 자유무역 질서가 미국 중산층과 노동계층의 몰락을 초래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크기에 바이든은 다자주의로 복귀하면서도 미국의 경제적 이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즉 무역 분야에서의 급격한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행정부는 홍콩, 위구르와 관련된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핵심기술 분야에서도 양보 없는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지만 바이든이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생각하는 기후변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기에 사안별 협력도 진행할 것이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는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안보과제인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미중 갈등 악화는 북한 핵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거나 해결을 힘들게 한다.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올라가고 미국과 중국이 대결하는 틈에 북한은 자신의 핵·미사일 역량을 더욱 증진시킬 수 있었다. 북한 핵능력이 고도화될수록 비핵화는 그만큼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은 2020년 한 해 코로나, 자연재해, 경제제재의 3중고로 심각하게 고통받아 왔기에 경제회복을 위한 외교적 물꼬를 터야 한다. 북한의 의도는 1월 초로 예정된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미국 신임 행정부에 대한 메시지가 과거와 같은 도발이 아니라면 비록 바이든의 우선순위는 국내 문제 해결이지만 북한에 대해 이전보다 적극적인 개입 정책을 추진할 여지도 적지 않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책과 북한과의 교착상태가 북중 협력을 더욱 돈독히 하고 북한을 중국에 쏠리게 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역이용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북한과 중국 사이에 간극을 벌리고 중국의 파트너십 구축을 약화시키려는 시도가 있을 개연성은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바이든 행정부 주요 외교안보 인사들의 행적에 비추어 전임 행정부의 외교전략을 무조건 폐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데다 과거 협상·강경 전략의 성과와 한계를 검토해 북한과의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개입과 협상을 출범 초기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주문도 적지 않다. 일단 미국의 새 행정부는 북한의 핵능력을 동결시키고 북핵·미사일의 위협요인과 상황 악화 가능성을 방지하는 단계적이고 군비통제적인 접근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데 우리의 중재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국에 대한 분담금 증대 요구나 무역압박으로 견고한 대중견제망을 구축하지 못해 실제 성과는 크지 않았던 것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전략 기조는 동맹·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이기에 더욱 효율적인 대중견제가 추진될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의도와 요구에 대한 우리의 선제적이면서도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북한 비핵화 해법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복원에 한국의 적극적인 가교역할이 요구될 것이다. 최근 바이든 외교안보팀의 새로운 진용을 짜는 것에 발맞추어 우리 정부도 외교안보팀을 새로 정비했다. 대화의 복원을 비롯해 약화된 신뢰 구축 조치의 회복을 위한 끈기 있는 긴 호흡과 함께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를 구축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부디 2021년은 코로나와 한반도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근심과 좌절이 위안과 희망으로 변환하길 기대한다.
  • 과천시, 2020 10대 뉴스 선정…‘자전거보험 자동가입’ 1위

    경기 과천시가 시민의 뽑은 올해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시는 ‘과천시민 자전거보험 자동가입’이 1위로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2020년 과천시 10대 뉴스 설문조사에 시민 7337명이 참여했다. 설문결과 1위에 선정된 ‘과천시민이면 누구나 자동가입되는 시민안전보험, 자전거보험’이 2548표를 얻었다. 2위는 ‘양재천 수질 대폭 개선’이 2527표를 얻어 1위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로 힘든 가정과 지역경제 살리기(2125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노력(1731표), ‘과천시민광장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1660표)이 각각 3, 4, 5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시민참여형 시정운영’, ‘관악산과 청계산을 연결하는 생태길 조성’, ‘스마트클린 버스 정류장 설치‘, ‘중앙로 지하보도 정비’, ‘과천시, 경기도 교통분야 종합평가 최우수상 수상’,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빠르고 편리한 교통망 구축’ 순이었다. 올해 10대 뉴스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시의 역할과 대응이 주목을 받았고 ‘시민안전보험’ 등 사회안전망에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1위로 선정된 ‘시민안전보험제도’는 지난 1월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모든 과천시민을 대상으로 별도 절차 없이 전입신고와 동시에 자동가입이 된다. 과천시민은 각종 자연재해, 재난, 사고, 범죄 피해 등 총 11개 항목에 대해 최대 1500만원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과천청사 앞 유휴지(시민광장)가 후보지로 선정되자 이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노력도 1660표를 얻어 5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재포장 금지·물관리 일원화 ‘제 길’… 재활용 활성화·탄소중립은 ‘먼 길’

    재포장 금지·물관리 일원화 ‘제 길’… 재활용 활성화·탄소중립은 ‘먼 길’

    2020년 환경 분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 기후변화의 고통을 체감한 뒤 ‘탄소중립’의 이정표를 세우며 마감하게 됐다. 미세먼지로 대표되던 환경 현안에 재활용과 이상기후·감염병 등이 봇물처럼 터지며 변화의 계기가 됐지만 선도적 대응의 한계를 드러내며 개선이 시급한 ‘과도기’ 상황을 맞게 됐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하류지역 홍수 피해는 부실한 재난 대응을 넘어 정책의 전면 수정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하천 관리를 포함한 물관리 일원화가 실현됐다. 겨울철 공포의 대상이던 초미세먼지는 2015년 공식 관측을 시작한 후 처음 농도가 낮아져 관리 실효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됐다. 다만 적수와 유충 발생으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경제 상황 등 외부 영향이 큰 자원 재활용, 2년 8개월 만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야생동물 감염병은 더 많은 고민을 요구하고 있다.●코로나19 직격탄… 재활용 대책 ‘소용돌이’ 코로나19 상황에서 부침이 심했던 환경 분야는 자원순환대책이다. 저유가와 경기 침체로 재활용품 가격이 하락했고, 코로나19로 1회용품 사용이 급증했다. 폐지에서 시작된 수급 불안은 폐플라스틱 등으로 확산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재활용품 수거 거부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분리 수거에 집중하며 성과를 내는가 싶던 재활용 정책은 코로나19라는 변수에 위생 문제와 맞닥뜨리며 한계를 드러냈다. 환경부의 올해 1~8월 조사에서 종량제 봉투로 배출하는 생활폐기물은 2만 54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9729t) 대비 4.2%, 재활용품은 5424t으로 지난해(4867t)와 비교해 11.4% 각각 증가했다. 커피전문점 증가 등으로 1회용품 배출량도 15~20%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팔 곳이 없으니 재고가 쌓이고 수거를 기피하면서 자원순환체계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환경부는 재생 원료의 국내 활용을 높이기 위한 긴급 처방으로 지난 6월 폐플라스틱 4개 품목(PET·PE·PP·PS)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제지·폐지업계에는 수입을 20% 줄이도록 했다. 공공비축으로 업계의 재고 부담을 줄이는 한편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활용한 선별장 지원으로 재생원료의 품질 제고를 추진하는 등 비상 대응이 이어지는 상황이다.성과도 있었다. 생활폐기물의 35%를 차지하는 포장폐기물 감축을 위한 ‘재포장’ 금지가 논란 끝에 내년 1월 시행된다. 연간 폐비닐 발생량(34만 1000t)의 8.0%인 2만 7000여t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페트병의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무색’으로 단일화하고, 표시도 분리가 수월하도록 개선한 재활용법이 개정돼 내년 3월 시행될 예정이다. 투명 페트를 활용해 의류 등으로 재활용하는 ‘고급화’ 가능성도 확인돼 전국 공동주택으로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재활용은 쉽게 쓰고 편하게 배출·수거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9월 발표된 자원순환정책 대전환 추진 계획은 방향성과 달리 실행을 놓고 혼란이 예상된다. 2030년(수도권은 2026년)부터 매립장에 직매립을 금지하고 중간 처리를 거쳐 소각재 등만 매립할 계획이지만 기피시설인 소각장 등의 확충을 둘러싼 지역 내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시가 2025년 사용 종료를 발표한 ‘수도권매립지’ 문제도 조기 해결이 시급하다. 이채은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가격연동제와 재생원료 공공비축 등 순환자원의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도 “택배 포장재와 배달음식 용기, 아이스팩 등 ‘비대면 시대’ 증가한 자원에 대한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산불과 홍수, 산사태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의 공포를 체감한 해로 기록됐다. 무더위가 예고된 올해 여름은 최장기간 장마(54일), 최대 강우량(780㎜), 가장 늦게 끝난(8월 16일) 해로 역대급 물폭탄이 한반도에 쏟아졌다. 2134건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8월 8일에는 건국 이후 처음 전국 16개 시도에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이 발령됐다.●기후변화 체감… 체질 개선 시급 집중호우로 댐 방류량이 늘면서 하류지역에서는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 용담댐·합천댐·섬진강댐 방류로 피해 지역이 5개도, 16개 시군에 달했고 피해액이 공공분야 2166억원을 포함해 2400억원으로 추산됐다. 후진국 재해로 인식되던 홍수 대비의 안이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현재의 댐 운영 규정과 방식으로 심각해지는 기상이변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인식도 갖게 됐다.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바뀌면서 상·하류 전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졌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당시 “우리나라 국가 하천은 100∼200년, 지방 하천은 30∼80년에 한 번 오는 비를 견딜 수 있게 설계됐는데 이번 강우는 500년 규모”라며 “설계 기준이 적정한지 검토한 후 기후변화 시대에 맞게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하천관리기능을 환경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통합 물관리체제가 완성됐다. 그동안 물관리는 환경부, 하천 정비와 복구는 국토교통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맡아 홍수 등 재난 대비나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복구 등이 어렵다는 우려를 해소하는 데 꼬박 2년이 걸렸다. 김지연 환경부 물정책총괄과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지만 동시에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내년에는 통합물관리의 첫 시작인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수립 등 물관리 일원화의 기반을 다지는 데 역량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초미세먼지 개선 정부는 에너지 주공급원을 화석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경제구조를 저탄소화하는 ‘탄소중립’(넷제로)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린뉴딜보다 상위의 광범위한 대책으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정책 등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은 기후변화를 ‘기후위기’로 인식한 위급함이 담겨 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 배출·흡수량을 동일하게 해 순배출 ‘0’(zero)를 목표로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 200만t에 달하지만 흡수량은 1790만t에 불과하다. 석탄발전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철강·석유화학 등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이 수출액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뼈를 깎는 노력과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초미세먼지(PM2.5) 농도 변화는 고무적이다. 제1차(2019년 12월~2020년 3월 31일) 계절관리제 기간 초미세먼지 농도는 24㎍/㎥로 지난해 같은 기간(33㎍/㎥)보다 27% 감소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고농도가 발생한 날은 단 1일로 최근 3년 평균(13일)보다 현저히 줄었다. 평균 농도는 18㎍/㎥로 3년 평균(23㎍/㎥) 대비 22% 감소했다. 친환경 미래차 대중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올해 전기차는 10만대, 수소전기차는 1만대를 돌파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수소차 20만대 보급 계획을 밝혔다. 미래차 확산을 위해서는 전기차는 충전속도, 수소차는 수도권 등 접근성이 좋은 도심권 설치가 관건이다. 유승광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장은 “중국 탓이 아닌 미래차 보급 확대 등 자구 노력을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전북도 2021년 사자성어는 영정치원(寧靜致遠)

    전북도가 2021년 사자성어로 영정치원(寧靜致遠)을 선정했다. 영정치원(寧靜致遠)은 ‘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하지 않으면 원대함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제갈량이 아들에게 쓴 편지 계자서(誡子書)의 비담박무이명지, 비녕정무이치원(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마음을 담박하게 하고 뜻을 밝히면, 편안하고 고요해서 멀리 내다본다)에서 나온 말이다. 올 한해는 코로나19와 유례 없는 자연재해가 발생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내년에는 안정되고 평안한 도정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전북도는 민선 6기 출범 이후 해마다 연초에 사자성어를 선정, 도정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유엔, 16년 연속 北인권결의 채택… 北 “쓰레기들의 날조”

    유엔, 16년 연속 北인권결의 채택… 北 “쓰레기들의 날조”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16년 연속 채택됐다. 역대 일곱 번째로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통과되면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여론을 보여 줬다.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본회의에서 16일(현지시간) 통과된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의 고문·성폭력·자의적 구금, 정치범 강제수용소, 조직적 납치, 송환된 탈북자 처우, 종교·표현·집회의 자유 제약 등을 지적했다.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함께 “가장 책임 있는 자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 고려” 등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2014년부터 7년 연속 들어간 표현으로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자연재해로 인해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넣었다. 지난 9월 서해상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최근 보고를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문구도 명시됐다. 이번 결의안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주도했고 미국, 일본, 영국 등 58개 회원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2008~2018년 공동제안국이었던 한국은 최근 2년간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컨센서스에는 동참했다. 결의안에는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남북대화를 포함한 대화와 관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외교 노력을 권장하는 내용이 추가됐고,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이날 “우리에 대한 정략적이고 심각한 도발”이라며 “결의안의 모든 내용은 쓰레기 같은 탈북자들이 지어낸 악의적으로 날조된 정보”라고 주장했다. 중국도 이날 컨센서스에 동참하지 않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유엔 16년째 北인권결의 채택, 한국 제안국 불참…北 “쓰레기들 날조”(종합)

    유엔 16년째 北인권결의 채택, 한국 제안국 불참…北 “쓰레기들 날조”(종합)

    58개국 공동제안, 한국은 2년째 빠져“가장 책임있는 자에 추가 제재 고려”北, 서해상 한국 공무원 피격도 영향“코로나로 인도주의 악화 우려”북 강력 반발… “정략적 심각한 도발”“쓰레기 탈북자들의 악의적 날조”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북한인권결의안이 16년 연속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결의안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가장 책임있는 자들을 겨냥한 추가 제재 고려” 등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가장 책임있는 자’는 사실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9월 북한의 서해상에서 한국 공무원을 총격 피살한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와 유럽연합(EU) 등 58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으나 한국은 2년째 빠졌다. 유엔 “北, 고문·성폭력·조직적 납치 등인권침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 유엔총회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했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6년째다. 북한 인권 상황의 ICC 회부와 책임자 처벌 촉구는 2014년부터 7년 연속 결의안에 포함됐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지난 2012∼2013년과 2016∼2019년에 이어 올해가 7번째다. 그만큼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여론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8일 인권 담당인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에서 컨센서스로 통과된 올해 결의안은 이날 유엔총회 본회의에 그대로 상정돼 큰 이견 없이 받아들여졌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주도한 이번 결의안은 대체로 기존 결의안의 문구를 거의 그대로 반영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 따른 인도주의적 위기 우려 등을 추가했다. 우선 결의안은 북한의 고문, 성폭력과 자의적 구금, 정치범 강제수용소, 조직적 납치, 송환된 탈북자 처우, 종교·표현·집회의 자유 제약 등을 지적하면서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벌어지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침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北인권보고관, 공무원 피격사건 규탄유엔 “北보고관 보고 기꺼이 받아들여” 특히 올해 결의안은 “코로나19와 같은 보건 위기와 자연재해에 대한 제한적인 대처 능력 때문에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북한의 위태로운 인도주의적 상황에 매우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우려했다.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서는 “남북대화를 포함한 대화와 관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외교 노력을 권장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북한과 대화체를 유지하는 국가들이 계속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안보 구축을 지지할 것도 독려했다.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봉 재개를 촉구하는 문구도 포함됐다. 지난 9월 서해상에서 일어난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담기지 않았으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최근 보고를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표현이 명시됐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앞서 제3위원회에 출석,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규탄하고 유가족 보상을 촉구했다.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지난 9월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은 북한 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뒤 시신이 훼손된 것으로 국방부는 보고했다.미·영 등 58개 회원국 공동제안한국, 2년 연속 빠져…컨센서스는 동참 이번 결의안은 EU 국가들 외에 일본, 미국, 영국, 캐나다 등 58개 회원국이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다. 한국은 지난해부터 2년 연속으로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컨센서스에는 동참했다. 한국은 지난 2008∼2018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지난달 제3위원회 채택 후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 아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결의안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北 “흔들릴거라 생각하면 심각한 오판”“EU, 자국 인권침해나 신경 써라” 북한은 제3위원회 채택 당시와 마찬가지로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이날 결의안 통과에 대해 “우리에 대한 정략적이고 심각한 도발”이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결의안의 모든 내용은 쓰레기같은 탈북자들이 지어낸 악의적으로 날조된 정보”라며 “이는 소위 ‘레짐 체인지’의 구실로 악용하려는 적국들의 공격 도구에 다름 아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6월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탈북자들을 ‘쓰레기’라고 비난하며 한국이 이를 두둔하고 있다고 쏘아 붙였고 급기야 한국이 전액(180억원) 투자해 지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시켰다. 그는 “정략적인 인권결의안이 우리를 흔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심각한 오판”이라며 결의안을 주도한 EU에 자국 인권침해에나 신경쓰라고 받아쳤다. 중국도 서방 국가들의 ‘이중잣대’를 비판하면서 컨센서스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민주 ‘임대료 멈춤’ 시동… 재난지원금 4조 웃돌 듯

    민주 ‘임대료 멈춤’ 시동… 재난지원금 4조 웃돌 듯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임차인의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방안과 추가경정예산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집합금지·제한 조치로 임차인의 고통과 부담이 크다”며 “이해 당사자와 시민사회,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공정한 임대료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영업 제한으로 고통받는 상인들의 임대료 문제를 언급하고 이낙연 대표도 ‘방민경’(방역·민생·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나서면서 임대료 문제 해결에 힘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법률 제정이라든지 개정을 기다리기에는 상황이 긴박하니 속도감 있게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어제) 대통령의 말씀 취지”라며 “국회에서 ‘임대료 멈춤법’ 등이 발의됐는데, 그것은 별도로 국회에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출신인 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전날 집합제한 업종에는 임대료의 50%를 깎고, 집합금지 업종에는 임대료를 면제하는 내용의 ‘임대료 멈춤법’을 발의했다. 당 정책위원회는 임대료 감면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법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과도한 재산권 제약이라는 지적을 어떻게 풀어 갈지가 과제다. 당내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까지 언급할 정도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 고통을 벗어나게 하는 거라면 못 할 게 없다”고 밝혔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전날 매출 손실에 연동한 임대료 제한, 각종 대출에 대한 이자 면제, 공과금 면제 등을 긴급재정경제명령권으로 조치하자고 제안했다. 추경 편성 주장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된 선별적 지원금으로는 절대 부족하다. 보편적인 대규모 지원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부족하다면 추경 논의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3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는 정부는 현재 ‘3조원+α’ 규모를 확대해 소상공인뿐 아니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취약계층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도 예산 3조원에 2차 재난지원금에서 이월된 금액을 더해 소상공인 위주로 지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지원 대상을 특고와 취약계층까지 넓히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선 추가적인 재원 투입이 불가피하다. 자연재해나 구조조정 대응 등 특정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목적예비비 3조 8000억원이 남아 있는 만큼 최종적으로 4조원을 웃도는 규모로 3차 재난지원금이 편성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정부는 2차 재난지원금 편성 당시 소상공인을 위한 새희망자금에 3조 2000억원, 특고와 프리랜서를 위한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에 6000억원,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생계 지원에 3500억원을 배분했다. 3차에서 소상공인과 특고, 취약계층을 2차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원하기 위해선 단순 계산으로 4조원이 넘는 재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서울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서울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군포시, 화재 사망자에 최대 1500만원 보상금 지원할 듯

    군포시, 화재 사망자에 최대 1500만원 보상금 지원할 듯

    경기 군포시가 산본동 백두한양아파트 화재사고 사망, 부상자에 대해 시민안전보험 보상금 지급을 검토하는 등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유족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사망자 장례와 피해주민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시가 지난해 2월부터 시행한 시민안전보험제도는 화재, 자연재해 등으로 장해, 사망의 피해를 보면 최대 150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시민이 별도의 절차나 보험료 부담없이 자동으로 가입된다. 화재 피해 주민 39명은 임시생활시설을 지정해 모두 수용했다. 논란이 일었던 옥상 출입문은 이번 합동감식결과 화재 당시 열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덕 군포경찰서 형사과장은 “감식결과 화재 당시 옥상 출입문은 열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불길을 피해 옥상으로 대피하던 주민들이 엘리베이터 기계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탈출구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시는 앞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 긴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지역 내 아파트와 주요 건물 옥상 출입구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하면 보완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시 옥상 문을 통해 대피할 수 있도록, 옥상시설 악용을 막기 위한 폐쇄회로(CC)TV와 안전장치를 설치해 옥상문은 평소에도 개방할 방침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北 코로나19·경제난·대북제재 삼중고…유엔 ‘인도적 지원 조건 완화’

    北 코로나19·경제난·대북제재 삼중고…유엔 ‘인도적 지원 조건 완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면제 기간 6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면제 기간 중 구호품 수송 횟수도 1번에서 3번으로 완화강력한 대북제재에 코로나19와 경제난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는 북한의 상황을 감안해 유엔이 국제 구호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 조건을 완화키로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30일(현지시간) 채택한 ‘대북제재 이행안내서 개정안’에 따르면 인도주의적 원조 활동을 위한 대북제재 면제 기간은 기존의 6개월에서 9개월로 늘어난다. 만일 코로나19에 따른 운송 지연 등의 근거가 있다면 9개월 이상도 대북제재에서 면제해준다. 그간 국제구호단체들은 대북 제재를 면제 받은 기간 중 한 번만 구호품을 수송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면제 기간 내에 3번까지 나눠 구호품을 북한에 보낼 수 있다. 또 대북제재위는 코로나19나 자연재해 대응을 목표로 하는 긴급한 인도주의적 원조 요청 등은 신속하게 대북제재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코로나19에 더해 지난 7∼9월 집중 호우와 태풍으로 심각한 홍수 피해가 겹쳤다. 코로나19로 중국 국경 지역의 무역 활동을 봉쇄하면서 물가가 급등하는 등 경제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지난 10월 중국의 대북 수출액이 25만 3000달러(약 2억 8000만원)로 전달보다 99%나 감소했고, 중국의 대북 수입도 74% 줄었다고 중국 세관 당국을 인용해 전했다. 통일부는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회의에서 사상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은 여전이 코로나19 확진지가 ‘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내부 상황은 좀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국가안보를 주제로 한 웹사이트인 ‘1945’에 기고한 글에서 ‘김 위원장이 최근 중국 정부가 제공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주장키도 했다. 이번 대북제재 이행안내서 개정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대북제재위 15개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되며, 향후 5일간 회원국들의 반대가 없으면 자동 채택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찰진 대사·복잡한 내면… 우리는 악역에 끌린다

    찰진 대사·복잡한 내면… 우리는 악역에 끌린다

    배트맨의 영원한 대항마 ‘조커’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전 세계가 열광하는 빌런이 됐다. 느닷없이 소환된 영화 ‘타짜’ 1편의 악역 곽철용은 “묻고 더블로 가”, “내 순정을 짓밟으면 그때는 깡패가 되는 거야” 같은 대사로 대중의 감성을 파고들었다. 빌런을 낳는 시대에 사람들은 더이상 평면적인 ‘선한 역’에 열광하지 않는다. 복잡한 내면에 감정 이입되는 빌런이 더욱 매력적이다.도서출판 요다에서는 현대적 의미의 빌런을 되짚는 책 두 권을 나란히 내놨다. 차무진 작가가 쓴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와 다섯 작가의 빌런 앤솔러지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다.‘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를 쓴 차 작가는 대학 등에서 10여년간 스토리텔링을 강연해 온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다. 소설, 희곡, 각종 시나리오 창작자가 이야기 속 악당을 만들 때 맞닥뜨리는 고민을 17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분석했다. 키워드는 그림자, 각성, 절대성, 신념, 시기, 광기, 시스템, 인정욕망, 지척, 전능, 양면성, 카리스마, 2인자, 여성, 자연재해, 외계, 어린아이다. 책은 ‘각성’이라는 키워드로 주인공 배트맨을 각성시키는 존재, 조커에 대해 이야기한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 ‘다크 나이트’(2008)에서 조커는 배트맨에게 고담시를 지키는 검사 하비 덴트와 옛 연인 레이철 중 하나만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레이철을 구하려 하지만 조커의 인질 위치기 바꾸기 계략으로 옛 연인을 잃게 된 배트맨. 조커는 레이철을 너무도 원했으면서 ‘정의의 기사인 척하느라’ 반대로 행동한 배트맨을 ‘가식덩어리’라며 맹비난한다. 맞는 말이기 때문에 배트맨은 조커를 밀어붙이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분명한 것은 배트맨은 끝까지 자신을 가렸고 조커는 마지막까지 솔직했다는 점이다.”(43쪽) 되레 솔직한 조커에게 열등감을 느꼈을지도 모를 배트맨의 비애, 선역이라고 마냥 행복하거나 악역이라고 마냥 불행하지는 않은 서사에 대중은 반응한다. 책은 이 외에도 더는 여성적 조건에 기대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기감정을 다루는 여성 빌런의 모습, 자기 행동을 나쁜 짓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매력적인 빌런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김동식·김선민·장아미·정명섭·차무진 작가의 앤솔러지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는 아예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김동식 작가의 단편 ‘시민의 협조’에서는 지구 대폭발 1분 전, 시간을 돌리는 초능력을 가진 블랙 코스모스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펼치는 필사의 사투를 그린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 지구를 구하기 위해선 시민들의 희생과 협조가 불가피하다. 블랙 코스모스는 최소한의 희생으로 재앙을 막아 보려 분투하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평화로운 놀이공원에 난입한 테러리스트로 비칠 뿐이다. 이 각박한 세상 속 무엇이 히어로이고 무엇이 빌런인가. 다섯 편의 소설은 복잡한 경우의 수로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화재 점검 ‘드론’·간편 제작 ‘아교’… 놀라운 최신기술, 전통을 이어가다

    문화재 점검 ‘드론’·간편 제작 ‘아교’… 놀라운 최신기술, 전통을 이어가다

    문화재 수리에 쓰이는 접착제 아교튜브제형 등 시제품 개발… 사용 간편드론 활용 문화재 일상점검 시스템재해 피해 규모 등 3D로 신속 파악“여기 ‘3분 카레’처럼 보이는 이 제품도 아교입니다. 물에 중탕하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간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문화재 분야 전문 전시회인 ‘2020 국제문화재산업전’ 개막일인 지난 26일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전시장에서 정용재 한국전통문화대 교수가 진열대에 놓인 레토르트 파우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동물의 가죽, 힘줄 등으로 만든 천연 단백질 접착제인 아교는 전통적으로 단청, 목조각, 소목 등에 활용돼 왔지만 1970년대부터 화학 접착제가 급격히 보급되면서 이제는 중요 문화재를 보수할 때나 일부 장인을 제외하고 공예 현장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통 공예가들이 ‘아교만 한 접착제가 없다’고 할 정도로 기능은 뛰어나지만 막대, 분말 등 고체 형태의 아교를 불려서 끓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데다 동물성 단백질 특성상 잘 썩는 등 관리가 어려워 외면받았다. 한국전통문화대는 이번 산업전에서 지난 3년간 개발한 목공예용 친환경 천연 기능성 아교를 처음 선보였다. 접착력과 보존성을 강화하고 유해 성분으로부터 안전성을 높이는 한편 천연 아교 사용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아교를 겔화시킨 튜브 제형과 레토르트 제형 등 다양한 형태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정 교수는 “목공예 장인들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천연 아교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개선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특허출원한 기술은 앞으로 산학협력을 통해 상용 제품으로 생산돼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문화재청과 경북도, 경주시가 2018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국제문화재산업전’은 문화재 보존과 안전 방재, 수리 복원, 디지털 헤리티지 등 각 분야의 신기술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지난 28일까지 3일간 열린 올해 행사에는 기업체와 공공기관 등 70여곳이 참여해 270여개 체험관을 운영했다. 경주의 스타트업 기업인 리하이는 드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옥외 문화재 일상점검 시스템을 소개했다. 태풍, 지진, 산불 같은 자연재해로 문화재가 입은 피해를 확인할 때 사람이 현장에 가지 않고도 드론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비교해 파손 상태와 피해 규모 등을 3차원(3D) 영상으로 신속히 파악할 수 있다. 추혜성 리하이 대표는 “문화재와 드론을 결합한 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며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점검이 가능한 드론 스테이션 구축 등을 통해 문화재 방재 기술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제강점기 이후 단절된 석채의 복원 생산에 성공해 채색 문화재 소재산업의 국산화를 이끈 가일전통안료(대표 김현승)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문화재 방재 시스템을 개발한 한국아이티에스(대표 하승태)는 올해 문화재산업 기술·진흥 유공 단체 표창을 수상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내년부터 시작하는 문화유산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인문지식과 과학기술이 뒷받침된 문화유산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주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올해 우리 국민의 코로나19 극복 기부 양상은?… 15% “기부 경험 있다”

    올해 우리 국민의 코로나19 극복 기부 양상은?… 15% “기부 경험 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27일 ‘기빙코리아2020’에서 발표될 노연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올해 우리 국민의 코로나19 극복 기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혔다. 올해 우리 국민 중 약 15%가량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했으며, 1인당 현금은 평균 7만 6000원, 현물은 11만 5000원가량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8월 기준) 이 같은 결과는 지난 8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0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기빙코리아의 온라인 조사를 통해 도출됐다. ●자연재해 기부와는 다른 양상.. 취약계층에 기부 몰리고 기부행동 변화 ‘미미’ 기부 대상은 ‘취약계층(58.1%)’이 절반 이상을, 병원∙의료진이 37.6%를 차지했다. 반면 코로나19 환자나 자가격리자 등 피해자에 대한 기부는 1.5%에 그쳐 자연재해 등의 재난상황에서 직접 피해자에게 지원이 몰리는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또한 재난 상황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기부에 참여할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실제로는 기부행동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기부를 해왔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기부하지 않은 비율이 68.2%에 달했고, 기부 경험이 없었다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새롭게 기부를 시작한 비율은 단지 0.6%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한 사람 중 97%는 기부 경험이 있다고 답해 ‘기부 경험은 또 다른 기부를 이끌어내는 주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확진자나 자가격리자 등 피해자에 대한 기부율이 낮았던 이유는 특정 종교 신자를 중심으로 한 확산 이후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인식과 감염병에 대한 대응은 주로 공공의료체계를 통해 정부의 주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부와 봉사 경험한 사람일수록 삶의 만족도 ↑.. 한국 기부문화 20년 결산 올해는 기빙코리아 개최 20주년을 맞은 해다. 2000년부터 20년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기부금액은 2000년 3.9조, 2010년 10.1조, 2018년 13.9조로 성장했으나 2012년 이후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총 기부금액은 증가했지만 기부참여율은 대체로 하락해 지난해 46.5%를 기록했다. 이는 정기기부율은 증가하고 일시기부율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되며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는 이가 늘었다는 점에서 성숙한 기부문화 조성의 측면에서는 청신호로 풀이된다. 기부와 자원봉사 모두 하는 사람일수록 높은 삶의 만족도와 안녕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은 사회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장년층 기부 중단 증가 반면, 20~30대 기부참여 늘어 기부행위가 MZ세대에게 사회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표명이자 지지 수단임을 보여주는 수단임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주요 기부 연령층이었던 중장년층이 코로나19 국면에서 기부를 중단한 사례가 증가한 반면 기부 참여율이 가장 낮은 연령대였던 20~30대가 코로나19와 관련해 기부대상을 변경∙추가하고 기부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조사결과와 관련 노연희 교수는 “기부 및 봉사 경험은 앞으로의 기부와 삶의 만족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기부와 자원봉사를 독려, 홍보하려는 기관 및 단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불확실한 시대, 확실한 행복’을 주제로 온라인 개최하는 제20회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2020’의 발표회 자료는 12월 초부터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는 지난 2000년부터 20년간 한국인의 기부지수와 한국의 기업 사회공헌실태를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국가통계인 사회조사 내 기부조사가 이뤄지는데 기여했고, 국제 기부지수 산출의 국내 대표 연구로서 협력해왔다. 2016년부터는 개편을 통해 개인기부지수 및 비영리조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기부문화 관련 국내외 동향 및 선진사례 발표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성숙한 기부문화 형성을 모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따뜻한 HACCP’으로 식품업계 보듬는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따뜻한 HACCP’으로 식품업계 보듬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통받는 식품업계 고통 덜어주고자 ‘따뜻한 HACCP’ 마련HACCP 인증·연장심사 시 지불하는 ‘심사 수수료 한시적 감면’과 더불어HACCP 도입 서비스 무료로 제공하는 ‘영세기업 대상 문제해결형 기술지원’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소·상공 업소들은 매출 급감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경영 위기는 식품업체도 마찬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행하는 ‘식품의약품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식품 제조업소 중 연 매출 5억원 미만의 영세 소규모 업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76.7%로 실제 체감하는 어려움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지난 5월 코로나19로 경영 위기를 겪는 식품업계의 실태와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안정적인 HACCP(해썹·식품안전관리인증 기준) 적용·유지 등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식품안전관리인증 업소 7684개소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조사 기간 2020년 5월 12일~13일·설문 참여 1142개소·응답률 14.9%)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95.4%(1089개소)가 ‘코로나19에 매출 감소 등 피해가 있다’고 했고 이 중 67.6%(736개소)는 소규모 업소였다. 주요 피해 상황으로는 ‘매출액 감소’가 33.7%로 가장 높았으며, 57%는 전년 대비 20% 이상의 매출 감소를 예상했다. 회복 기간을 묻는 말에는 40.1%가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으며, 예측하기 어렵다는 답변도 24.8%에 달했다. 식품업계가 처한 현실적 어려움과 위기는 생각보다 컸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증원은 업소로부터는 우선적인 지원사항을 청취하고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 극복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대내외 의견을 모아 ‘심사 수수료 한시적 감면’과 ‘영세기업 대상 문제해결형 집중 기술지원’ 등 ‘따뜻한 HACCP’ 추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우선적인 역점과제로 HACCP 도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낮추는 목적으로 ‘심사 수수료 한시적 감면’을 추진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장마, 태풍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과 전국 소규모 영세업소를 대상으로 올해 12월 말까지 HACCP 인증 및 연장심사를 받는데 지출되는 수수료의 30%를 감액해준다. 심사 수수료는 총리령으로 정하고 있어 감면 근거 마련에 최소 6개월이 필요해 시의적절한 시기에 제도를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됐다. 하지만 관계 정부 부처와의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적극행정 지원위원회’의 심의·의결을 통해 2020년 8월부터 12월까지 30% 수수료를 감면하는 시행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 선제적 조치로 지난 8월부터 11월 16일 현재 총 2307개소의 업소에서 2억 5800만원의 심사 수수료를 감면받았다. 인증원은 연말까지 적용 대상인 약 5500여개 업체가 모두 인증 및 연장심사를 신청한다면 5억 400만원의 수수료를 감면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북 음성에서 견과류 가공품 등 6개 유형의 식품제조업을 운영하는 A씨는 직원이 3명인 소규모 업체다. 지난 8월 26일 처음으로 HACCP 인증을 신청했고, 현장평가 시 요청받은 일부 개선을 보완한 후 지난달 27일 최종 인증을 받았다. A씨는 코로나19와 집중호우 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 심사 수수료가 한시적으로 감면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적은 금액이지만 나와 같은 영세기업의 고통을 분담해주는 기관의 정성이 고맙다”고 전했다. 따뜻한 HACCP의 두 번째 추진과제로 ‘영세기업 대상 문제 해결형 집중 기술지원’을 현장 맞춤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경제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 기업이 HACCP을 원활히 도입할 수 있도록 서류부터 인증까지 밀착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사업이다. 사회적 기업은 대부분 영세하고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HACCP 인증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들 약자 기업 중 상당수가 HACCP 의무 대상 식품을 생산하고 있어 HACCP 인증을 받지 못한다면 영업권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인증원은 이런 약자 기업의 상황을 고려해 HACCP 인증을 준비하고 있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를 선제적으로 찾아 현장 기술지원과 맞춤형 자료 제공 등 제반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업체별로 전담 심사관을 배정한 뒤 개별 업체당 단계별 과제(문제)를 설정하고 최대 3회까지 순차적으로 방문해 문제 해결형 솔루션을 집중 지도하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적기업진흥회, 마을기업중앙협회,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등 19개 유관기관과 7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협의체’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기업들의 수요 조사 및 희망 업체를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사적인 활동으로 지난달 말 현재 사회적 경제 기업 등 HACCP을 준비하는 1598개 업체가 현장 기술지원 등의 서비스를 무상으로 받았고, 그중 36%인 586개 업체가 HACCP 인증을 적용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인증원은 지자체와 협업해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207개소 업소에 HACCP 기술지원을 했고 이 중 45개소가 실제 창업으로까지 이어졌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관계자는 “코로나19나 자연재해 등으로 위기를 겪는 식품 및 축산물 업체에 함께하면 좋은 친구가 되고 힘이 되는 따뜻한 HACCP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HACCP을 통해 국민 먹거리 안전을 지켜나가는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속적인 소통과 지원을 통해 함께 상생하고 발전하는 사회적 가치를 구현함은 물론 정부와 업체, 소비자의 요구를 아우르는 식품 안전 관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이인영 “남북 경협 예상보다 빠를 수도…기업·정부 정기 협의 제안”

    이인영 “남북 경협 예상보다 빠를 수도…기업·정부 정기 협의 제안”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남북 경협의 문제는 먼 미래의 문제보다 예상보다 좀 더 빠르게 시작될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남북 경협 관련 경제계 인사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앞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비핵화 협상에 진전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대북 제재의 유연성이 만들어지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미국 대선 결과가 정세 변화의 중요 변곡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의 핵능력 감축을 조건으로 정상회담의 여지를 남겨두었고 대북 제재에 대한 강화와 완화의 적절한 배합을 통해 북한에 미래 비전을 제시할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대북 정책에서 더 유연한 접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도 내년 1월 예정된 8차 당대회를 계기로 경제 발전을 지금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의 우선적 목표로 둘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올해 코로나19와 제재, 자연재해 삼중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북한은 내년에 경제적 성과 창출에 훨씬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다른 어떤 나라 앞서서 북한을 남북 간 협력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적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작은 정세에서 큰 정세로의 변환기에 정부와 기업이 서로 역할 분담을 통해서 남북 경협의 시간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정부는 남북 경협 리스크 극복 요인 등 경협 환경을 마련하고 북한 지역에 개별관광과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사업 재개 등을 착실히 준비하며 작지만 호혜적인 경협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은 코로나19 환경 속에서 여러 어려움 있겠지만 산업혁명 4.0 시대, 남북경협 2.0 시대를 열어나가 주셔야 한다”며 “기업이 새로운 남북 번영의 시대, 어떤 면에서 K-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주역이 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남북 경협 비전과 대응을 위한 ‘기업-정부 정기 협의’를 제안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2년간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지 못해 저희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기업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남북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해 가기를 저희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2018년 9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평양 방문에 동행했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삼성·SK·LG·현대 등 4대 기업과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 현대아산·개성공단 기업 협회 등 남북경협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인용 사장 외에 박영춘 SK 부사장, 윤대식 LG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 이백훈 현대아산 대표이사, 정창화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 등이 자리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외감각’ 전시회, 오는 28일까지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개최

    ‘외감각’ 전시회, 오는 28일까지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개최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과 접속, 그에 따른 영향을 주제로 기획한 ‘외감각(外感覺 external senses)’ 전시회가 11월 17일부터 28일까지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아티스트 콜렉티브 씨앤피(CNP)가 주최,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는 자신만의 사적인 세계에 집중한 나머지 독단적인 관념에 사로잡힌 태도의 작업보다는 소수자(장애인, 노인, 외국인 노동자, 등), 자연 재해, 생태 환경, 자신의 일상 등, 창작의 근거나 원인을 나를 둘러싼 바깥 세계로 확장시켜서 예술적 탐구와 태도를 심화시키는 평면, 입체, 미디어(영상, 사운드), 공예 분야의 윤석만, 인터미디어Y, 정용훈, 최선, 최챈주, 한영권 등 작가 6명이 모여 마련됐다. 윤석만 작가는 미술전공자인 본인의 작품과 비전공자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사람마다 동일한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미적 판단이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고 있으며 실제를 재현하는데 뒤따르는 미적인 기준과 관념을 어떻게 수용하고, 해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인터미디어Y는 서로 다른 시 구절이 흘러나오는 스피커를 움직이게 하여 하나의 시를 편안히 듣게 되는 순간과 그렇지 않게 되는 순간을 함께 경험하는 사운드 설치 작품을 제시한다. 소리의 분리와 충돌을 통해 특정한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수용자의 인식 속에 제대로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정용훈 작가는 생물학적 관심을 통해 인간과 생태 환경이 통섭하고 공생하는 방향을 작업으로 풀어가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선 어류의 뼈와 파충류의 표피를 활용한 박제 표본을 평면작품의 상징인 액자에 접목시켜서 평면성과 박제에 내재된 살아 움직이지 않는다는 공통분모를 강조해 죽음처럼 정지된 이타성이 만연한 인간의 현실을 들어내고 있다. 최선 작가는 자연재해 때문에 발생하는 환경의 파괴와 존재의 해제를 나약한 인간으로써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계기로 출발한 나비프로젝트의 연작을 선보인다. 천 위에 뿌려진 물감을 입으로 불어 물감이 번져간 흔적이 남겨지게 되는 이 작품은 보이지 않던 나와 타인의 숨결을 가시적으로 들어내 비록 거대하고 감당할 수 없는 위력 앞에 놓인 인간의 처지라도 서로의 위안을 확인하고 소식(消息)을 전하는 실존의 증명을 해나가는 인간성의 본질을 새삼 상기시키고 있다. 최챈주 작가는 다중 인격 장애, 관음증, 조현병 등 정신 질환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도자기 위에 작가가 해석한 정신 질환과 관련된 이미지를 직접 그리거나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 또한 작가가 일관되게 관심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 정신 질환과 관련된 주제를 바탕으로 영상이 접목된 작품과 입체작품을 선보인다. 현대적 질환은 개인과 사회의 영역으로 분할할 수 없으며 현실과 비현실이 넘나드는 정신의 장애는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사회적 장애로까지 투영된다는 메시지를 다양한 매체의 실험과 장르의 확장을 통해 전하고 있다. 한영권 작가는 시각장애인용 문자인 점자를 창문의 형식에 접목시킨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극복하는 물리적 구조인 창문은 대상을 이해하는 기표인 점자와 그 성질이 맞닿아 있다. 여섯 개로 조각난 창문 형식의 영상을 외부가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으로 처리하여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에 대한 이해는 완전하게 할 수 없으며 더듬거리듯이 불완전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음을 경험하게 한다. 또한 이번 전시는 작품을 갤러리에서 직접 관람할 수 없는 관객과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전시 아카이빙 영상과 VR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전시회는 11월 17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되며 관람시간은 오후 1시에서 7시까지이다. 월요일과 공휴일을 운영하지 않는다. 전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KT&G 상상마당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전시와 관련한 문의는 홍대 KT&G 상상마당으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개도국 코로나 백신 지원에 1000만 달러 기여할 것”

    문 대통령 “개도국 코로나 백신 지원에 1000만 달러 기여할 것”

    “한·메콩 협력기금·공적개발원조 늘려 나갈 것”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코박스(COVAX) 선구매 공약 메커니즘’을 통해 개발도상국을 위한 코로나 백신 지원에 1000만 달러(한화 111억원)를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박스’는 백신 균등 공급을 목표로 추진되는 다국가 연합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개최된 제2차 한·메콩 정상회의에 참석해 “백신에 대한 보편적이고 공평한 접근권이 확보될 수 있도록 메콩 국가와 협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에서도 한국과 메콩 국가가 방역 등에서 긴밀히 협력해 교역량이 이미 지난해 수준에 도달한 점 등을 강조하며 “한국은 메콩 국가들과 함께 방역물품 협력과 보건의료 역량 강화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메콩의 생태환경을 보존하고 수자원 관리와 자연재해 예방 사업을 양자 차원은 물론 유엔 등 국제기구와 공동 추진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한·메콩 협력기금과 공적개발원조도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지난해 정상급으로 격상된 한·메콩 협력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자고 제안했고, 메콩 정상들의 지지로 이 제안이 채택됐다. 회의에서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7대 우선 협력분야를 중심으로 양측의 협력을 내실화하기 위한 방안을 담아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공동성명에는 직업기술교육 훈련 및 고등교육 강화사업 추진, 2021년 ‘한·메콩 교류의 해’ 추진, 스마트 시티·스마트팜 구축 협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태희 경기도의원 “경기평택항만공사 연구용역 관리 총체적 점검 필요”

    박태희 경기도의원 “경기평택항만공사 연구용역 관리 총체적 점검 필요”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박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양주1)은 12일 경기평택항만공사에 대한 2020년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평택항만공사 연구용역 관리와 관련하여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박 의원은 “자료를 보면, ‘평택항 활성화 지원사업 효과분석 및 개선연구 용역’을 한국산업정책개발연구원과 수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해당 기관에 대해 인터넷을 찾아봐도 홈페이지를 찾을 수 없는 연구기관”이라며 용역수행기관의 적절성에 대해 질의하며, 착수보고여부를 확인했다. 이에 장정환 사업개발본부장은 “해당 용역은 수의계약 조건에 맞춰 실시했으며, 착수보고를 실시했다”고 답했다. 또한, 박의원은 “‘평택항 분기별 품목 분석 용역’이 과업기간이 11개월인것에 비해 예산이 겨우 600만원이다”며 기간에 비해 너무 낮은 용역비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장 본부장은 “기존의 통계를 재가공하는 작업이라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는 용역이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대체적으로 평택항만공사의 수의계약 비율이 너무 높고 금액이 높은 용역들도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평택항만공사의 용역 수의계약 비율에 대해 지적했다. 장 본부장은 “항만분야의 경우 공모를 해도 공모참여가 너무 저조하다”며 “공모를 계속해도 유찰이 되어 수의계약으로 부득이 하게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연구용역 같은 경우는 반드시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해야 하며 연구가 정확하게 진행이 될수 있도록 연구기관이 어떤 곳인지, 연구진의 실적에 대해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추가로 박 의원은 “평택항만공사 차원에서 평택항의 발전을 위해 운영기획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의 코로나19, 이전의 사스, 메르스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 및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포함돼 있나”라고 질의하였다. 이에 장 본부장은 “감염병의 경우 포함하고 있며, 자연재해의 경우 포함이 되어있지는 않지만 추후 이에 대해 보고를 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단순한 복구가 아닌 최단시간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며 “발전가능성이 충분한 평택항이 향후 발전에 앞서 당연하게 있어야할 자연재해 및 감염병 대응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질의를 마쳤다. 그 밖에 박의원은 평택항만공사의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대응현황 및 평택항 서포터즈의 선정방식 등에 대해 질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바이든 시대, 아시아 전략 재설계 시급하다/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열린세상] 바이든 시대, 아시아 전략 재설계 시급하다/김양희 국립외교원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

    조 바이든 후보의 미 대통령 당선이 사실상 확정됐다. 각국은 바이든 시대에 대비한 대응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아시아에 속한 우리는 그의 대한반도 전략뿐 아니라 대아시아 전략을 묻고 우리의 대응 방안을 시급히 정립해야 한다. 이는 우리에게 매우 절박한 사안이다. 코로나19는 효율성에 입각한 글로벌공급망(GSC) 구축의 결과 한 나라가 세계 수출의 70% 이상을 점하는 품목이 180개나 되는 GSC의 위험성을 알렸다. 특히 세계 제2의 부품 수출국이자 항생제와 같은 약품 수출의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현실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코로나19는 이처럼 탈동조화의 기폭제가 됐다. 탈동조화가 곧 탈세계화는 아니다. 이미 고도의 상호의존성을 지니고 있는 세계의 탈세계화는 불가능하거나 고비용을 요구한다. 다만 의료재와 핵심 기술재의 내재화, 지역화, 오프쇼어링 간 최적의 배분을 통한 회복력 제고라는 글로벌가치사슬(GVC)의 재편이 요청될 뿐이다. 이 중 특히 지역화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GVC의 회복력 제고 차원에서는 내재화 일변도도 위험하며 세계 상품무역 중 저임금에 기반한 상품의 수출 비중은 13%에 불과해 오프쇼어링도 핵심은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마비가 현저한 가운데, 지역이 새로운 무역규범의 산실로 변모하고 있다. 결국 세계 생산의 중심축이 일부 지역으로 집적되고 있는데 이 중 아시아는 3대 제조 강국이 있고 2040년에 세계경제의 50%를 점할 것으로 전망되는, 지역화의 핵심 공간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정학적 특성이 투사된 아시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트럼프가 분단시킨 것은 자국민만이 아니다. 아시아의 주 무대가 동북아에서 동아시아로,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으로 확장되다 최근에는 인도태평양 심지어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로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없다. 중국의 강압 대응으로 홍콩도, 대만도, 중국도 안 보인다. 이처럼 아시아는 미중 전략경쟁의 격랑 속에서 쪼개지고 갈라지고 있다. 분단되는 아시아다. 이미 세계경제가 두 진영으로 분단되는 와중에 지역조차 분단되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우리의 지역전략은 외교적 수사를 넘어서기 힘들다. 코로나19를 계기로 GSC의 회복력 제고를 위해 내재화의 한계를 넘어서 지역화에 나서야 할 이때, 쪼개진 아시아는 역내국 간 탈동조화를 강요한다. 성큼 다가선 비대면의 시대에, 갈라진 아시아는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선 중국과도, 부품소재강국 일본과도 탈동조화를 강요한다. 디지털 전환이 중요해진 시대에, 분단된 아시아는 한중일 간에 디지털 무역협정 논의도 막는다. 지역무역협정 논의조차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으로 분단된 채 한국의 CPTPP 참여도, RCEP 타결 전망도 불투명하다. 우리에게 아시아는 경제활동의 중심축인 동시에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월경성 환경오염, 팬데믹, 핵, 빈곤, 반민주로부터 평화와 안전, 번영을 갈구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이해관계가 직결된 삶의 공간이다. 그러나 바이든의 시대에도 아시아의 분단 기조가 이어지고 중국 또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면 두 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이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우리를 위한 지역의 당면 과제는 포기해야 한다. 뜻대로 안 될 때는 돌아가자. 지역 내 생산 네트워크와 가장 유사한 RCEP가 중일 갈등으로 어렵다면 연연하지 말자. 한국의 CPTPP 참여는 악화일로를 걷던 한일 관계의 출구전략 마련이라는 차원에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는 또한 지역의 외연 확장 및 새로운 무역규범 제정 차원에서 유용한 광역 메가 FTA 참여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또한 중국과 일본이 반대한다면 당분간 접자. 대신 우리는 지정학적 공간을 뛰어넘는 지경학적 공간으로의 지역의 외연 확장을 꾀하자. 기후변화, 디지털경제, 방역, 개발 등 사안별로 중층적·입체적으로 타 지역과 연대하는 지역의 덧셈으로 우리의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이때 중요한 파트너는 유럽연합(EU), 믹타(MIKTA) 등 우리와 유사한 입장의 나라들이다. 분단 아시아를 통합 아시아로 만드는 주역은 우리 자신이다.
  • 문 대통령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가 평화의 길 열 것”

    문 대통령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가 평화의 길 열 것”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코로나19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등을 공동 대응하기 위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가 “세계 평화를 향한 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포럼 개회식 기조 연설에서 “남과 북은 감염병과 가축 전염병, 자연재해를 함께 겪으며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며 “연대와 포용의 정신이 담긴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가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향한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는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국경을 넘는 공동 대응을 요구하는 만큼 남북에 중국, 일본, 몽골 등 동북아 5개국이 다자주의적 협력 틀을 시작하자는 취지다. 또 문 대통령은 “평화는 여전히 한국의 오랜 숙원”이라며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한반도의 평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2018년 평창동계 올림픽을 거론하며 “남북의 결단과 다자협력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줬다”며 다자적 평화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서 한국이 임상데이터들을 적극적으로 공유해왔고 앞으로도 취약한 국가들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이어 “모든 인류가 백신으로 면역을 가질 수 있어야 비로소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개발 도상국 백지원을 위한 ‘선구매 공약 메커니즘에 1000만달러를 공여하겠다고 했다. ‘다자협력의 새로운 구상 : 팬데믹과 인본안보’라는 주제로 열린 제 15회 제주포럼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사무총장,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축사를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켜켜이 쌓아올린 절경 속, 선비의 단심을 엿보다

    켜켜이 쌓아올린 절경 속, 선비의 단심을 엿보다

    충북 제천에 갈 때마다 의아했던 게 하나 있다. 바로 ‘용하구곡’(用夏九曲)의 존재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제천 역시 대표 여행지를 묶어 10경이란 걸 정해 뒀는데 용하구곡은 그중 하나다. 한데 월악산국립공원 안에 있다는 것만 확인될 뿐, 제6경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할 실체를 볼 수는 없었다. 이유는 하나다. 비법정 탐방로, 쉽게 말해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용하구곡은 조선 말기를 살았던 한 선비의 한 조각 붉은 마음이 새겨진 곳이다. 한일병탄으로 나라가 무너지자 절명시를 남긴 채 곡기를 끊어 스스로 생명을 거뒀던 선비는 생전에 이 계곡을 무대로 의병을 일으키고, 후대를 위해 강학을 펼쳤다. 그 흔적이 여태 남아 있다. 다른 여행지와 달리 용하구곡은 독자들과 함께 갈 수 없다. 그러니 이번 여정은 용하구곡의 실체를 확인하고 이를 전달하는 의미만 갖는다. 용하구곡은 월악산 남쪽의 만수봉(983m)과 문수봉(1162m) 사이에 있다. 충북과 경북을 가르는 대미산(1115m)에서 발원한 너부내(광천)가 흐르며 만든 계곡이다. 계곡 주변은 1000m가 넘는 준봉들이 둘러치고 있다. 월악산 주봉인 영봉(1097m)보다 높은 봉우리가 한둘이 아니다. 계곡의 전체 길이는 16㎞ 정도. 행정구역인 억수리 이름을 따 억수계곡으로도 불린다. 용하구곡을 지은 이는 의당 박세화(1834~1910)다. ‘용하’(用夏)는 ‘맹자’의 ‘등문공상’ 편에서 가져온 단어다. 하나라의 문화로 오랑캐(일제)를 변화시키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의당과 후학들의 초상화를 모신 병산영당의 관리자인 양승운 대유출판 대표는 “조선 말 자주성을 상실한 현실을 위정척사·존화양이 사상으로 물리치고, 국권을 회복하자는 소망을 담은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용하구곡을 정한 건 의당의 나이 64세 되던 1898년이다. 그는 구곡에 대해 “주자의 무이구곡처럼 도에 나가기 위한 순서를 읊은 것”이라 했다. 학문을 통해 도를 깨우치는 과정을 이름으로 표현했다는 뜻이다. 구곡의 이름 옆엔 한문 네 글자를 각자해 의당 자신의 바람을 담았다. 의당이 글씨를 썼고 제자들이 이를 바위에 새겼다. 의당의 행장에 대해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다. 다만 그가 함경도 함흥 아래 고원이란 곳에서 태어났다는 것, 우리 학계에서 흔하지 않은 북한 지역의 주자학자라는 것, 여러 지역을 전전하던 그가 자신의 뜻을 본격 실행한 곳이 제천이었다는 것, 용하구곡을 근거지로 의병을 일으켰으나 악성 빈혈로 주춤한 사이 누군가의 밀고로 옥고를 치렀다는 것, 경술국치 때 제천과 이웃한 음성에서 23일 동안 곡기를 끊고 스스로 삶을 거뒀다는 것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겠다.용하구곡의 원래 들머리는 용하수마을 아래 있는 ‘용하동문’(用夏洞門)이다. 여기서 300m 정도 올라가면 관광객의 출입을 막는 철문이 나오고, 이 철문을 넘어서야 비로소 용하구곡이 시작된다. 제1곡은 청벽대(聽碧臺)로, 큰 바위 다섯 개로 이뤄져 있다. 의당이 제자들과 함께 글을 짓던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의당집’엔 홍단연쇄(虹斷烟鎖)를 각자했다고 기록돼 있지만 지금은 찾을 수 없다. 홍단연쇄는 무지개가 끊어지고 연기가 자욱하다는 뜻이다. 국운이 흉흉한 연기에 갇히고 도학이 땅에 떨어졌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2곡은 선미대(仙味臺)다. 그 옆 바위에는 전산기중(前山幾重)이 각자돼 있다. 도학과 국가 장래 앞에 겹겹의 산이 가로막고 있다는 뜻이다. 선미대 앞엔 뜻밖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1980년대 세워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안내판엔 “선녀들이 목욕한 곳”이라는 설명과 함께 이들이 목욕하는 그림이 담겨 있다. ‘선미’(仙味)는 고아한 취미를 일컫는 단어다. 설마 의당이 선녀들 목욕한 곳이란 뜻이 담긴 이름을 지었을까. 훗날 용하구곡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보일 때면 이런 오류는 수정돼야 할 것이다. 계곡은 위로 갈수록 깊어진다. 오래전 이 계곡엔 많은 의병들이 오갔을 것이다. 연기가 난다고 밥도 못 지었을 텐데, 그들은 무엇으로 허기를 채웠을까. 가족 걱정에 긴 겨울밤은 또 어떻게 지새웠을까. 허기와 두려움을 감추려 객쩍은 농담도 주고받았겠지. 그들의 두런거리는 소리가 숲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하다.3곡은 호호대(好好臺)다. 가학정도(架壑停棹)가 새겨져 있다. 배는 서고 노 또한 멈추었다는 뜻으로, 도학과 국운의 맥이 끊어진 것을 통탄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4곡 섭운대(雲臺)엔 풍전등화 같은 국운을 표현한 암화수로(巖花垂露·벼랑에 맺힌 곱고도 아슬아슬한 이슬꽃), 5곡 수룡담(睡龍潭)엔 날로 더해 가는 외세의 횡포를 통탄한 산고운심(山高雲深), 6곡 우화굴(羽化窟)엔 태평성대가 깃들길 바라는 원조춘한(猿鳥春閒·길짐승 날짐승들이 한가로이 노는 봄), 7곡 세심폭(洗心瀑)엔 국운 상승을 염원하는 봉우비천(峯雨飛泉), 8곡 활래담(活來潭)엔 암운이 활짝 걷히길 희망한다는 풍연욕개(風烟欲開) 등의 글자를 주변 바위에 새겼다. 다만 7곡의 봉우비천 글씨는 현재 찾을 수 없고 두 봉우리가 비친다는 의미의 양봉협영(兩峯夾映)만 남아 있다.9곡은 강서대(講書臺·또는 활연대)다. 주변 바위엔 제시인간별유천(除是人間別有天)이 각자돼 있다. ‘인간을 제하고 따로 하늘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고 ‘여기서부터 인간세상과는 다른 별천지가 펼쳐지는 곳’이라 이해하는 이도 있다. 어느 의미가 더 와닿는지는 독자 스스로 판단하시길.의당은 9곡 가운데 7곡 세심폭의 경치를 가장 높게 쳤던 듯하다. “경치가 가장 좋아 휘파람 불며 뽐낼 만하다”고 표현했으니 말이다. 다만 자연재해와 풍화로 당대의 모습을 많이 잃은 것을 감안하면 8곡 활래담의 풍경도 그에 견줄 만하지 않을까 싶다. 낙엽 쌓인 바위에 앉아 있자면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는 근현대를 겪으며 친일 세력을 완전하게 징치하지 못했다. 그 탓에 두고두고 화근이 되기도 했다. 언제가 됐든,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한데 잊혀진 난세의 영웅들을 찾아내 기억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용하구곡은 2014년 문화재청에서 명승으로 지정예고까지 했으나 무산됐다. 현지 주민 등에 따르면 당시 외지인의 불법 송이버섯 채취, 환경훼손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이 주요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제 어떤 형태로든 꼿꼿했던 한 선비의 삶을 뒤돌아볼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용하구곡의 정확한 위치는 월악산국립공원사무소 측의 요청으로 밝히지 않는다. 현재까지 갈 수 있는 마지막 계곡이 억수계곡이고, 그 위에 용하구곡이 있다. 글 사진 제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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