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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한반도 평화와 서울·평양 교류 협력 위한 지자체 역할은 지난달 4~6일 민관방북단 160명이 10·4선언 11주년 행사를 위해 평양을 찾았다.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과 김정일(1942~2011)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4선언에 합의한 후 남북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갖긴 처음이다. 방북단엔 서울 자치구 중 이창우 동작·박성수 송파·오승록 노원구청장도 동참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묶였다. 이들은 평양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왔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에서 송한수 사회2부장 사회로 좌담을 갖고 이들의 방북 소회를 들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한 이 구청장과 오 구청장은 평양의 확 달라진 모습에, 첫 방문인 박 구청장은 평양시민들의 밝은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맞장구를 쳤다. 세 구청장은 2시간 넘게 한반도 평화 정착, 서울·평양 교류협력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등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결론으로 이번에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사이에 ‘불가역적 역사’를 만들어야 하며 여기에 한몫을 하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이번 방북이 여러모로 뜻깊을 것 같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하 오) 11년 만에 목격한 평양 거리는 굉장히 많이 변해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고층건물이 새로 들어섰다고 한다. 대동강 쑥섬에 있는 과학기술전당은 2년 만에 지었다고 들었다. 예비타당성조사부터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을 거쳐야 하는 우리로선 상상할 수 없는 속도전이다. 아파트 외벽이 회색에서 다양한 색깔로 바뀐 것도 눈에 띄었다. 평양 시민들 표정도 자유로워져서 예전만큼 통제가 심하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하 이)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데까진 30~40년 전 우리 농경사회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시내에 들어서니 11년 만에 도시가 이렇게 천지개벽할 수 있나 싶었다. 북측 안내인에게 그 얘길 했더니 ‘그렇지요? 우리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더라. 11년 전엔 우리와 얘기하는 걸 꺼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엔 표정도 밝아지고 스스럼없이 농담도 하는 게 느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쪽 정치 상황을 우리보다도 더 잘 꿰고 있는 건 다르지 않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하 박) 방북 며칠 전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물론이고 부산 지역 현안까지도 알고 있었다. 자신감과 자부심이 표정에 드러났다. 사실 나는 개성과 금강산만 가봤고 평양 방문은 처음이었다. 가기 전에는 선입견이랄까, 뭔가 어둡고 낙후됐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막상 평양 시민들을 만나 보니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다. 15년 전 개성공단에서 본 이북 사람들은 (체격적으로) 마르고 어두운 옷만 주로 입어서 한눈에 봐도 이북 사람인 줄 알 수 있었는데 평양 시민들만 봐서는 얼굴에 살도 붙고 옷도 밝아져서 구별이 쉽지 않았다. -이 만찬장에서 나이가 굉장히 많이 들어 보이는 북측 인사와 옆자리에 앉았는데, 소개 인사를 나누고 보니 비슷한 연배였다. 이분은 내가 40대 초반인 줄 알았다면서 과거 베이징에서 겪었던 얘길 해 줬다. 국제회의가 열린 호텔에서 걸어가는데 뒤쪽에 있던 남쪽 여성 2명이 자기들끼리 ‘진짜 키 작고 빼짝 말랐다. 먹을 게 정말 없나 봐’ 하는 얘기를 하는데 심한 모욕감을 느껴서 싸울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동안 너무 고통을 받았고 먹을 것도 부족했다. 인정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다. -오 2007년엔 평양 곳곳에 ‘미제 책동에 맞서자’는 선전문구가 참 많았다. 이번에 차를 타고 평양 시내를 다니면서 선전문구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미제란 말은 거의 못 본 것 같고, 김일성·김정일 표현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구호가 있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CNN이나 BBC 같은 외신에선 지금도 미사일이라든가 군사행렬, 반미구호만 자료화면에 나오지만 지금 평양 모습과는 괴리가 컸다. -박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구호도 인상적이었다. 과학기술과 인재양성을 통해 세계 속에서 우뚝 서겠다는, 그러면서도 중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함축했다. 우리도 그렇지만 표어 하나 정하는데도 참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겉모습뿐 아니라 사상 측면에서도 국제사회에 뛰어들어 바꿔 나가겠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변화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보여 준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에서도 나타났다. 과거엔 제국주의에 맞선 혁명을 강조하는 식이었다면 이번엔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오 자연사박물관에 가 봤는데 전시품 수준은 남쪽보다 떨어졌지만 종교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그런지 전시 내용이나 구성은 훨씬 자유롭고 다채로웠다. 대집단체조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북측 관계자들이 경제발전 수준은 떨어진다고 인정하지만 문화예술 수준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데, 과연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울시나 자치구 차원에서 북측과 어떻게 협력할지 각자 구상이 있을 것 같다. -오 평양직할시에는 18개 구역과 2개 군이 있다. 사실 이번 평양 방문에서 평양의 한 구역, 혹은 군과 자매결연이라든가 교류협력을 제안하려고 준비를 했다. 평양을 방문해서 얘길 나눠 보니 일단은 서울과 평양이 전체적인 교류를 시작해 물꼬를 트면 거기에 발맞춰 서울시 자치구와 평양시 구역을 연결시키도록 협력의 실마리를 만들어 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치구 차원에서 정치나 경제교류를 하는 건 맞지 않겠지만 문화, 체육, 의료 분야 교류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가령 노원구 합창단이나 보건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박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교류협력을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자매결연을 통한 상호방문, 체육문화교류가 대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혹시라도 노파심에서 얘기한다면, 남북 화해협력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감 때문에 너도나도 중구난방으로 어수선하게 되면 안 된다고 본다. 통일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에서 적절하게 관리하고 지원도 곁들여서 체계적이고 질서 정연하게 교류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이 중앙정부가 지자체 교류협력을 관리하는 방식보다는, 상호 보완하며 교류협력을 심화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로서 할 일이 있는 법이고, 지자체는 중앙정부에서 다 할 수 없는 빈틈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제정세 영향을 덜 받는 지자체가 더 교류협력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어렵게 여기지 말고) 이런 방식은 어떨까. 휴전선(군사분계선·MDL) 기준으로 (지도상으로 보아) 남북을 접어서 서로 연결되는 지역끼리 교류협력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 동작구는 대동강 정남쪽에 자리를 잡은 평양 낙랑구역과 자연스럽게 교류협력을 하게 된다. -박 이번 방북단에 동행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07년에도 방북한 것을 비롯해 북측과 계속 교류를 해 왔다고 한다. 그 관계를 바탕으로 산림녹화, 경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적으로 진척시키고 있다. 평양에서 이 부지사가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교류협력사업을 얘기하는데 ‘저게 다 될까’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긴가민가’했는데 북측에서 얼마 전 대표단이 경기도를 방문했다. 북측은 시간을 오래 두고 꾸준히 쌓아 온 신뢰관계를 중시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한마디로 ‘관계’, 중국어로는 ‘관시’가 필요하다. -오 중앙정부만 바라본다거나, 북·미 관계가 풀릴 때까지 기다린다는 식으로는 남북 간 교류협력은 부지하세월일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가 항공모함이라면 자치구는 구축함이다. 국제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틈새에서 적극적이고 신속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박 풍부한 체육기반시설을 갖춘 송파구는 한성백제 500년 도읍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을 잘 살리면 북한 지자체와 교류할 끈을 만들 수 있다. 지자체마다 특성을 살려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측 사람들과 자주 만나야 신뢰가 형성되고 인식이 바뀐다. 일반 시민들이 평양을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경제개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평양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는지. -오 평양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들이 ‘이제 남북, 북·미 관계만 제대로 풀리고 경제발전에 집중한다면 10년 안에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나같이 했다. -이 확실히 자신감이 높아졌다. 북한엔 사실 희토류를 비롯해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교육을 잘 받은 우수한 노동력도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다. 핵무기 개발에 투입했던 인력과 자원을 경제에 쏟아부을 수 있다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앞으로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걸림돌이 있다면. -오 북쪽에서 통일을 바라는 열기는 남쪽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진심으로 통일으로 바라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과연 우리에겐 그만한 준비가 돼 있을까. 평소 통일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을 했을까 반성을 하게 됐다. 우리는 아직도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선입견만 가진 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많은 서울시민들이 평양을 가보고 싶어 하는데 대부분 단순한 호기심에 머물러 있다. 이런 마음으로 북측을 만나면 이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도 평양으로 올라갈 준비, 통일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 사실 남북 관계라는 게 온갖 걸림돌을 조금씩 뚫고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내가 청와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이던) 2007년 정상회담만 해도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처음엔 8월에 열기로 했는데 당시 청와대에서 그걸 보고하는 자리에 있었다. 드디어 노 전 대통령이 한반도에 새 역사를 만드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북측에서 수해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연기하자고 통보했다. 당시 ‘정상회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언론보도가 숱하게 쏟아졌는데,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 얘길 자꾸 듣다 보니 나조차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던) 오 구청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직접 (군사분계선 남쪽 30m 지점에서 하차한 뒤) 분계선을 넘어 같은 거리를 걸어서 방북하도록 기획해 상도 받았던 게 떠오른다. -오 사실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도 아슬아슬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평양 방문 첫날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못 만나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했는데 거의 벽을 보고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막막해했다. 둘째 날 오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는데 그때도 분위기가 썩 좋진 않았다. 점심으로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으면서 노 전 대통령이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길 했다. 나는 그게 김 위원장에게 던진 메시지였다고 본다. 오후 때부터 급속도로 합의돼 한시름 덜었다. -박 북측으로선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면서 경제발전과 체제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목표다.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이 너무 잘 되다 보면 체제 안정에 장애요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도 그걸 이해해 주고 인내심을 갖고 개혁·개방과 체제 안정을 돕고 견인해 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함께 풀어 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열정이 있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교류를 계속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서 지자체 역할이 중요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 당장 평가하기엔 이르다. 향후 5년, 10년 뒤 북한 모습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김 위원장의 지도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해 인민들 삶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입증될 것 같다. -오 김 위원장 시대 이후 확 바뀐 평양 모습은 김 위원장의 개혁적인 의지와 지도력을 보여 주는 걸로 평가한다. 4·27 판문점 3차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접하는 동선을 보면 11년 전과 확연히 달랐다.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오면서 카퍼레이드를 한 것을 비롯해 거의 모든 일정을 문 대통령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능라도 대집단체조 때 평양시민들을 상대로 연설을 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조차 못했다. 김 위원장이 결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김 위원장 시대를 맞아 북한이 달라진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주제로 북측 인사와 얘길 해봤다. 북측에선 혹시라도 신변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 나는 ‘물론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울까지 귀한 걸음을 한 손님을 최선을 다해 대접할 것’이라고 대답해 줬다. →세 구청장은 남북 교류에 큰 의지를 갖고 있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에 바라는 점을 밝힌다면. -이 남북교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중앙정부가 틀어쥐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자체 교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 교류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와 관련해선, 남북 사이에 지방행정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남북 교류를 고민하고 협력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아울러 서울시가 남북 교류협력에 대비한 기금을 설치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했는데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라. -박 아까도 얘기했지만 어느 정도는 중앙정부와 서울시, 자치구가 상호 조율을 하면서 남북 교류를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서울시는 서울시 나름대로 차근차근 교류 협력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자치구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함께할 것이다. 송파구는 남북교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례도 제정했다. -오 결국 서울시가 맏형 구실을 해야 한다. 협의체를 만들자는 제안은 시의적절하다. 미리 공부하고 미리 틀도 갖춰야 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연세대 부총학생회장과 국회 비서관을 거쳐 2003년 2월~2008년 2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다. 비(非)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해외순방 행사를 총괄한 것은 처음이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방북 당시 노란색 군사분계선에 직접 발을 내딛는 행사를 기획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2010년부터 서울시의원으로 일하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현장·주민 중심 행정으로 ‘소확행’을 실천하고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 20대이던 1997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2003년 3월~2008년 5월 청와대 선임행정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정치·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연소(당시 44세) 당선자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재선에 성공했다. 보육과 교육에 집중 투자해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동작’을 일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올해 지방선거 때 18년 만에 민주당 출신 송파구청장에 당선돼 ‘보수 텃밭’이란 고정관념을 깼다. 정도(正道)를 걸으며 옳다고 믿는 건 소신껏 밀어붙인다. 송파를 대한민국 지자체 성공 모델로 만들어 ‘서울을 이끄는 송파’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격상시키는 게 목표다. 검사(사법시험 33회) 출신으로 20년 공직생활을 통해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했다는 말을 듣는다. 2005년 9월~2008년 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행정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 ‘독도곤충전’ 다음달 30일까지 경북대 자연사박물관서

    ‘독도곤충전’ 다음달 30일까지 경북대 자연사박물관서

    독도에는 어떤 곤충들이 살까. 경북대 울릉도·독도연구소 다음달 30일까지 군위 경북대 자연사박물관에서 ‘독도 곤충전’을 연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곤충전에는 독도에 살고 있는 곤충 177종 가운데 미기록 곤충을 비롯해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한 독도 미세곤충의 정보와 표본 31종, 사진 30여점이 전시됐다. 특히 기름빚풀색노린재, 호리허리노린재, 알락매미충, 붉은등금파리, 짧은뿔쉬파리, 두줄꽃등에, 육점박이꽃등에 등 18종은 독도에서 처음 발견된 미기록 종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또 독도 거주자와 방문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혀왔던 ‘깔따구’의 실체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독도는 환경적 특성으로 인해 생물의 정착이 힘든 곳이다. 서식하는 곤충 또한 대부분 1~2㎜의 크기로 육안으로 식별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곤충전에서는 광학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독도 미세곤충들의 세부 모습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경북대 울릉도·독도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곤충전이 독도 천연보호구역의 생물권역을 명확히 구분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독도의 환경관리와 보존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온두라스로 간 현실판 ‘인디애나 존스’

    온두라스로 간 현실판 ‘인디애나 존스’

    원숭이 신의 잃어버린 도시/더글러스 프레스턴 지음/손성화 옮김/나무의철학/400쪽/1만 6800원전설 속 고대 비밀의 장소를 찾아 밀림을 헤치고 나아간다. 독거미, 독사, 그리고 온갖 함정이 주인공을 노린다. 악당과의 결투도 피할 수 없다. 위험을 건너 겨우 비밀의 장소에 다다르니 알쏭달쏭 수수께끼가 기다린다. 그러나 비범한 주인공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누구도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고 결국 보물을 손에 넣는다. 이쯤 되면 영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가 떠오를 것이다.신간 ‘원숭이 신의 잃어버린 도시’는 영화의 실사판이라 할 수 있다. 뉴욕 자연사박물관 에디터인 논픽션 작가 더글러스 프레스턴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파원 자격으로 베일에 싸여 있던 온두라스의 고대 도시 ‘시우다드 블랑카’(백색 도시)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록이다. 이곳은 1526년 탐험가 에르난 코르테스가 카를로스 1세에게 보낸 “부(富)에 있어서는 멕시코를 넘어선다”는 내용의 편지에서 처음 등장한다. 반은 사람, 반은 원숭이인 신비로운 존재가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으로, 도시 건축에 사용된 돌이 모두 하얀색이어서 ‘백색 도시’로 불린다. 여기에 금 채굴자들의 증언에 살이 붙으며 ‘황금의 도시’라는 별명도 얻었다.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지만,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8만여㎡에 이르는 모스키티아 지역의 밀림 어딘가에 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해발 1600여m 산맥이 둘러싼 곳에는 재규어를 비롯해 각종 독충과 3㎝ 독니를 지닌 치명적인 독사 ‘페르드랑스’(노란수염)까지 득실거린다. 원주민들이 ‘지옥문’이라는 별명을 붙인 이유다. 주변에 거주하는 온두라스의 마약 밀매상이 헬기를 격추할 수도 있다. 정치 상황이 불안한 온두라스 정부의 탐사 허가도 받아야 한다.저자는 탐사대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세세히 그려낸다. 한 교회를 방문한 온두라스 대통령에게 다가가 허가를 받아내는 부분은 영화 같다. 영화에서 보여 주지 않았던 최첨단 장비도 등장한다. 탐사대는 밀림 지대와 그 속 모습까지 입체적으로 보여 주는 수십억원짜리 측정장비 ‘라이다’를 비행기에 싣고, 상공을 여러 차례 비행해 도시의 윤곽을 잡아낸다. 탐사대는 인공적인 물체의 흔적이 있는 T(타깃)1~3 지역을 정한 뒤, 2015년 2월 탐사를 시작한다.탐사 과정은 온갖 함정이 등장하는 영화처럼 아슬아슬하지 않지만,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더 두렵다. 독충과 뱀의 위험을 비롯해 때때로 쏟아지는 폭우에 탐사대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탐사대는 이런 과정을 거쳐 탐험가와 고고학자들이 몇백년 동안 도전했지만 실패했던 백색도시에 다다른다. 500년 넘게 사람 손이 닿지 않던 1500년대 고대 도시 2곳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둔다. 탐사 과정만 딱딱하게 다루지 않고 탐사대를 소설처럼 그려낸 방식은 책의 재미를 더한다. 영화 촬영감독 스티브 앨킨스, 탐사 실무 책임자 앤드루 우드, 콜롬비아 카르텔 소속 마약 밀수범 브루스 하이네케, 수석 고고학자 크리스 피셔,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하는 사진작가 데이브 요더 등에 관한 대화와 설명으로 소설 속 등장인물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발굴 이후 벌어지는 언론 보도 행태, 탐사대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마구잡이 비판에 나서는 학자를 비롯해 발굴 이후 벌어진 갈등도 짚었다. 탐사를 다녀온 대원들이 ‘샌드플라이’라는 곤충에 물려 기생충 ‘리슈만편모충’에 감염돼 치료받는 이야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는 고대에 번성했던 도시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에 관한 답을 여기에서 찾는다. 유럽이 신대륙을 찾아 전 세계를 침략하던 시절, 유행병이 옮겨 가면서 수많은 원주민이 죽었던 것처럼 이곳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탐사대가 도시 2곳을 발견한 뒤 3년이 지났지만, 이곳이 정확히 어떤 곳이었는지, 그 뿌리는 어딘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 상관없이 탐사대를 따라가는 여정은 그 자체로도 재밌다. 집요한 호기심과 추적, 새로운 것을 향한 두려움을 넘어선 도전의 매력이랄까.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를 재밌게 봤다면 책을 통해 세기의 발굴에 합류해 보는 것도 좋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와우! 과학] 그린란드 빙하 속에서 ‘서울 만한 구덩이’ 발견…운석 충돌 탓

    [와우! 과학] 그린란드 빙하 속에서 ‘서울 만한 구덩이’ 발견…운석 충돌 탓

    그린란드 북서부에 있는 한 빙하 밑 지면에 우리나라 수도 서울 만한 구덩이(크레이터)가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충돌구로 불리는 이 구덩이는 소행성이나 혜성 등의 천체가 대기권을 뚫고 땅에 떨어지면서 남긴 것으로, 그 폭은 무려 31㎞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국제 연구팀이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14일자)에 발표했다. 서울의 폭이 약 37㎞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돌구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는 것. 지난 2015년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히아와타(Hiawatha)라는 이름의 빙하 속 땅이 함몰돼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하고 물리적 특성을 확인해 충돌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이후 진행한 후속 연구에서 최첨단 레이더 기술을 사용한 최신 조사와 기존 레이저 조사 자료를 사용해 이 충돌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운석이 충돌할 때 발생한 힘을 예측하기 위해 충돌구의 크기와 모양을 조사했다. 또한 충돌구 등에서 발견한 여러 잔해를 분석해 운석의 주성분이 철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종 자료를 분석해 이 정도 크기의 충돌구가 생기려면 운석의 지름이 1㎞가 넘어야 한다는 점을 알아냈다.운석의 무게는 무려 120억 t으로 추정돼 이만큼 큰 운석이 땅에 떨어지면 반경 100㎞ 이내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주장한다.그 폭발력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4700만 배 정도 된다고 이 연구에 참여한 덴마크 자연사박물관의 쿠어트 키예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히로시마 원폭은 TNT 폭탄 1만5000t에 달하는 폭발을 일으켰다면서 이 운석은 TNT 폭탄 7050억 t에 달하는 폭발력으로 지구를 강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운석이 지구에 충돌했을 때 아마 인명 피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왜냐하면 운석이 떨어진 시기가 마지막 빙하기에 속하는 최소 1만2000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이누이트(이뉴잇)족이 아직 그린란드로 진출하지 않았다고 키예르 교수는 덧붙였다.그렇지만 이 폭발로 인한 수많은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중 일부는 수백 ㎞ 떨어진 오늘날 캐나다까지 날아갔다고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키예르 교수는 “지금까지 충돌구의 연대를 직접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이번 충돌구는 그린란드에 얼음이 덮히기 시작한 뒤에 형성됐다는 증거를 보여줘 최소 1만2000년 전부터 최대 300만 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中 “약재용 호랑이 뼈·코뿔소 뿔 거래 승인”…멸종 앞당길까

    中 “약재용 호랑이 뼈·코뿔소 뿔 거래 승인”…멸종 앞당길까

    중국 당국이 코뿔소의 뿔과 호랑이의 뼈 등 멸종위기 동물의 신체를 특정 사유에 한해 거래를 25년 만에 허가한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중국 당국은 “과학 연구용 또는 의료용(약재용)으로 사용되는 호랑이의 뼈와 코뿔소의 뿔, 또는 이러한 것들이 포함된 품목의 거래를 허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호랑이 뼈와 코뿔소의 뿔을 약제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현지 당국에 소속된 전문가들의 승인을 얻으면 된다”면서 “이들로 만든 골동품(예술품) 역시 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거나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것이라면 소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 발표에 따르면 코뿔소 뿔의 경우 인공적으로 번식한 코뿔소에게서만 잘라낼 수 있고, 호랑이의 뼈는 자연사 한 호랑이에게서만 채취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또 선물이나 유산으로 받은 물품에 한해서는 반드시 신고 및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하며, 어길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자연기금(WWF)는 곧바로 반대 서명을 발표했다. WWF의 마가렛 키네어는 “중국이 25년 동안 이어온 호랑이 뼈와 코뿔소 뿔 거래 금지를 되돌린다면, 전 세계의 야생이 파괴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합법적으로 이들 물품의 거래가 재개되면 전 세계에서 호랑이와 코뿔소를 보호하는 움직임에 막대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199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교역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함에 따라 호랑이 뼈와 코뿔소 뿔과 관련한 모든 거래를 전면 금지했었다. 하지만 호랑이 뼈로 담근 술이나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코뿔소 뿔로 만든 약이 암암리에 암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돼 왔다. 호랑이와 코뿔소는 현재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돼 전 세계에서 이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쥬라기월드’ 속 벨로시렙터가 진짜 무서운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쥬라기월드’ 속 벨로시렙터가 진짜 무서운 이유 알고보니

    1993년 여름 개봉한 영화 ‘쥬라기공원’은 지난 6월 ‘쥬라기월드:폴른킹덤’까지 5편이 만들어지면서 공룡 팬들을 열광시켰다. 5편이 만들어지는 동안 다양한 공룡들이 등장했는데 이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룡이 다름 아닌 ‘벨로시렙터’이다. 공룡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렙터나 벨로시렙터로 불리는 벨로키랍토르는 7500만년 전~7100만년 전인 중생대의 후기 백악기에 살았던 육식공룡이다. 몽골과 중국지역에서 발굴된 벨로키랍토르는 ‘재빠른 약탈자’라는 의미처럼 몸집은 작지만 빠른 속도와 민첩성을 보이며 무리를 지어 사냥하기 때문에 자기보다 큰 몸집을 가진 먹잇감을 사냥하는데 유리했다. 많은 고생물학자들은 중생대에는 지금보다 산소가 부족했기 때문에 동물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벨로키랍토르는 시속 64㎞의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돼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골머리를 앓았다. 그런데 최근 벨로키랍토르의 비밀 무기는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이 아닌 다름아닌 대기 중 산소양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산소를 전신에 공급해줄 수 있는 초고효율의 폐 덕분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중국 린이대, 산둥성 텐위자연사박물관, 난징 지질학·고생물학연구소, 중국과학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 공동연구팀은 벨로키랍토르의 기동성과 사냥실력은 다름 아닌 강화된 폐 ‘슈퍼 렁’(Super Lung)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22일자에 실렸다.많은 생물학자들이 공룡에서 분화된 새들이 독특하고 정교한 호흡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고생물학자들은 공룡들이나 초기에 분화된 새들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을 벌이고 있다. 사람이나 다른 포유류들은 숨을 쉬면 폐가 팽창하고 수축하는 것을 반복하지만 새의 폐는 팽창과 수축하지 않고 경직돼 있는 상태이다. 새처럼 폐가 고정돼 있는 경우 산소의 지속적 공급과 흐름을 가능케 하고 폐의 팽창, 수축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새의 폐와 같이 움직임이 없는 ‘강화 폐’가 공룡들에게도 있었는지, 언제부터 나타나 진화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새와 날지 못하는 공룡들의 척추와 갈비뼈 같은 골격 형태를 비교하는 컴퓨터 모델을 개발해 분석했다. 그 결과 벨로키랍토르와 스피노사우르스 같은 육식공룡들도 조류와 비슷한 폐구조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현재는 공기 중 산소가 20%에 이르지만 당시에는 10~15%에 불과해 산소를 충분히 흡수해 사용할 수 있는 동물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런 강화 폐는 공룡들에게서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비행을 하는 조류에게 전달돼 진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고인류 연구소 징메이 오코너 박사는 “공룡의 폐조직은 지금까지 보존될 수 없기 때문에 폐조직을 발견해 분석하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폐를 둘러싸고 있는 뼈의 구조를 보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벨로키랍토르와 스피노사우르스 같은 공룡들의 폐는 다른 공룡들의 폐보다 효율성이 높아 발톱이나 이빨보다 빠른 기동성이 먹잇감들에게는 위협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금강에서 잡힌 초대형 메기 다시 고향 하천에 방생

    금강에서 잡힌 초대형 메기 다시 고향 하천에 방생

    지난 4월 충남 청양 금강에서 잡힌 길이 1.35m짜리 메기가 반년 만에 고향 하천으로 돌아갔다. 16일 청양군에 따르면 지난 15일 목면 화양리 가마골 인근 금강에 메기를 방생했다. 4월 27일 이곳에서 잡힌 메기로 길이 1.35m에 몸무게 38㎏에 달해 화제가 됐다. 이장 방호경(66)·주민 백상현(64)씨가 물가에서 헤엄 치던 걸 잡았다. 백제보 상류 3㎞쯤 지점이다. 두 주민은 이 메기를 관내 칠갑산자연사박물관에 기증했다. 하지만 박물관 관계자는 “메기가 4개월 간 먹이를 먹지 않았다”며 “고민 끝에 방생했다”고 했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메기는 자신이 살던 강에 놓아주자 유유히 헤엄 쳐 깊은 물 속으로 돌아갔다고 목면 관계자는 전했다. 메기는 유속이 느린 곳이나 연못 바닥에 살며, 특히 진흙 밑을 좋아한다. 낮에 주로 물 밑에 숨어 있다 밤에 나와 활동하면서 갑각류나 수서곤충, 작은 동물 등을 잡아먹는다. 산란기는 5~6월로 알려졌다. 포획 당시 이장 방씨는 “금강에서 70평생 살았지만 이렇게 큰 물고기는 처음”이라며 “조금 있으면 산란기인데 아마도 알을 낳기 위해 얕은 수초로 이동하던 중 잡힌 것 같다”고 추정했다. 황우원 목면장은 “주민들이 영물로 여겨 먹지 않고 기증했다”며 “원래 서식지인 금강으로 돌아가 건강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양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다이노+] 깃털 없는 티라노사우루스…실제로는 이렇게 생겼다

    [다이노+] 깃털 없는 티라노사우루스…실제로는 이렇게 생겼다

    깃털이 거의 없는 지구 최강의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이하 티렉스)의 모습이 그래픽으로 재탄생했다. 티렉스는 백악기 후기에 살았으며, 캐나다와 미국 아시아지역에서 발견되는 수각류 육식공룡이다. 티렉스가 깃털을 가졌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최소한 몸의 일부에는 깃털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져 왔다. 비슷한 크기의 다른 종에게서 깃털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콘셉트 아티스트(기획 단계에서 특정 캐릭터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를 현실화 해 최고의 이미지를 찾아내는 직업) RJ 팔머와 현지 고생물학자들은 최근의 연구결과들을 재분석 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이미지의 티렉스를 탄생시켰다. 연구진은 티렉스의 몸과 얼굴의 형태를 자세하게 분석한 연구결과 20건을 재분석했다. 실제로 2017년 국제학술지 생물학저널(journal Biology Letter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티렉스의 팔은 기존의 예측보다 더 작고 위장이 비교적 아래쪽에 위치해 있으며, 피부는 깃털대신 매우 조밀한 피부조직으로 이뤄져 있었다. 팔머와 고생물학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깃털이 거의 없는 매끈한 피부를 가진 티렉스의 이미지를 새로 만들기 시작했다. 티렉스의 뼈대를 새로 구성하고 여기에 근육을 입힌 뒤 최종적으로 깃털이 없는 매끈한 피부를 올렸고, 색을 입혀 지금까지와는 다른 티렉스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팔머는 “수많은 예술가들은 (티렉스의) 모든 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사람들이 티렉스를 영화 속 괴물이 아닌 동물로 보길 바랐다”면서 “그 과정은 매우 쉽지 않았다. 해부학 용어로 가득 찬 연구결과 속에서 근육의 모양과 피부 형태를 알아내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팔머와 고생물학자 전문가들은 티렉스의 피부뿐만 아니라 비교적 무딘 발톱도 재현해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날카롭지 않은 무딘 발톱은 땅과 지속적인 마찰을 일으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깃털이 없고 무딘 발톱을 지닌 티렉스의 이미지 연구는 뉴멕시코 자연사 및 과학박물관의 전시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뻘 ‘신종 공룡’ 발견

    [다이노+]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뻘 ‘신종 공룡’ 발견

    지구 최강의 육식공룡이었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이하 티렉스)의 조상뻘 신종 공룡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인 웨스턴 사이어스센터 연구진에 따르면 남서부 뉴멕시코 주에서 발견된 이 공룡의 화석은 과거 지구를 지배했던 티라노사우루스와 유사한 혈통을 가진 신종 공룡의 것으로 밝혀졌다. 다이나모테로르 다이나스테스(Dynamoterror dynastes)로 명명된 이 공룡은 후손이자 친척인 티렉스보다 훨씬 더 앞선 약 8000만 년 전 지구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신종 공룡은 백악기 시대에 북아메리카 서부와 아시아 일대에 폭넓게 분포했고, 티렉스와 마찬가지로 먹이사슬의 가장 상위층을 점령했던 사나운 공룡이다. 몸집의 길이는 9m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으며, 이러한 사실은 오랜 시간 땅 속에 보존돼 있던 머리뼈와 발 뼈 일부를 통해 추측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화석을 정밀 분석한 결과 훗날 티렉스와 혈통이 유사한 티렉스의 친척(조상)뻘인 신종 공룡으로 확인됐다”면서 “생김새가 유사하지만 티렉스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으며,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이용해 차이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화석이 발견된 뉴멕시코 지역이 백악기 후기 지질형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약 8000만 년 전 살았던 티렉스 조상뻘 공룡의 발견은 당시 대형 티렉스 계통의 수각류 공룡들이 북미 대륙에 얼마만큼 다양하게 서식했는지 알아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학술지 ‘피어J’ (PeerJ)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형태, 대체 어떻게 알아냈을까? - 400년의 기록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은하 형태, 대체 어떻게 알아냈을까? - 400년의 기록

    숲속에선 숲의 형태를 알 수 없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의 형태가 나선팔을 가진 원반 꼴임을 잘 알고 있다. 최근에 중앙에 막대 구조가 있는 것까지 밝혀져 우리은하는 분류상 막대나선은하에 속한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은하의 형태와 크기를 알게 되기까지에는 수많은 천문학자들의 400년에 걸친 노고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숲속에서 그 숲의 전체 형태를 잘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은하 내부에 살면서 그 은하의 모양을 알아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인류 중 그 누구도 우리은하 바깥으로 나간 이는 아직 없다. 우리은하의 단면적인 모습을 알려면 은하수를 보면 된다. 밤하늘에 동서로 길게 누워 가는 이 빛의 강, 은하수를 일컬어 서양에서 밀키웨이(milky way)라 하는 것은 헤라 여신의 젖이 뿜어져나와 만들어졌다고 하는 그리스 신화에 기원한다. 이처럼 일찍부터 인류와 친숙한 은하수지만, 이 은하수의 정체를 알아낸 것은 놀랍게도 400년 밖에 안된다. 은하로의 먼 여정을 향해 첫 주자로 나선 사람은 17세기 이탈리아 물리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였다. 1610년 갈릴레오는 자신이 직접 만든 망원경을 은하수에 들이대어 관측한 결과, 흐릿하게 성운처럼 보이는 은하수가 실제로는 개개의 별들로 분해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리하여 갈릴레오는 은하수가 무수한 별들의 집적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하고 그것을 인류에 보고하는 영예를 얻었다. ​ ‘은하수’를 밝혀낸 철학자 그 다음 은하수에 관해 놀라운 추론을 한 사람이 1세기 후에 나타났다. 그런데 그는 놀랍게도 과학자가 아닌 철학자인 임마누엘 칸트였다. 1755년에 발표된 칸트의 박사학위 논문은 철학이 아니라 천문학 이론으로, 그 제목부터가 ‘일반 자연사와 천체 이론’이었다. 하긴 그 시대는 철학과 천문학 사이에 명확한 선이 없던 때이기는 했지만 칸트의 논문은 명확히 천문학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것도 우리 태양계의 생성에 관한 학설로, 흔히 성운설‘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현대 천문학 교과서에도 ‘칸트의 성운설’(Kant’s Nebula Hypothesis)로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다. 태양계 성운설을 제창한 칸트는 태양계가 만들어진 것과 같은 원리로 우리은하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즉 회전하는 거대한 성운이 수축하면서 원반 모양이 되고 원반에서 별이 탄생했으며, 은하수는 원반 위에 있는 관측자가 본 우리은하의 옆모습이라는 정확한 설명을 내놓았다. “지구가 은하 원반 면에 딱 붙어 있어 지구에서 은하수를 보는 시선방향이 우리은하를 횡단하게 된다. 따라서 지구에서 볼 때 중심부와 먼 가장자리 별들이 겹쳐져 보이므로 그처럼 밝은 띠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원반이 얇으므로 아래 위쪽은 당연히 성기게 보인다.” ​200년도 더 전에 나온 철학자 칸트의 이 같은 은하수 설명은 참으로 놀라운 예지와 직관의 산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직접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기도 한 칸트는 당대 최고의 우주론자로서, 우리 은하 바깥에도 우리 은하처럼 수많은 별로 이뤄진 독립된 은하들이 섬처럼 흩어져 있으며 우리 은하는 이처럼 수많은 은하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섬우주론을 주장했다. 허셜이 시도한 ‘하늘의 구축’ 칸트 다음으로 은하수 여정에 오른 사람은 칸트와 동시대인으로 천왕성 발견자인 윌리엄 허셜이었다. 은하수의 실제 모습과 태양이 은하수 내에 어디쯤 위치하는지 알아내려는 시도는 이 허셜에 의해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1784년, 그는 전인미답의 영역, 은하계 구조 연구에 착수했다. 이전의 어떤 천문학자도 시도해보지 않은 주제였다. 허셜은 이 계획을 ‘하늘의 구축’이라 이름했다. 그는 하늘을 여러 영역으로 나누고 각 영역에 있는 별의 수를 헤아려 우리은하의 별 분포를 조사했다. 통계적으로 밝은 별은 가까운 별, 어두운 별은 먼 별임을 전제하고, 3400개의 성단들에 있는 별들의 수를 센 결과, 별의 분포는 타원체를 이루며 은하수에 있는 별들이 모두 3억 개라는 수치가 나왔다. 허셜은 별들이 은하수에 가까울수록 많이 밀집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태양계는 은하계의 일부분으로, 태양은 은하의 중심부분에 위치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은하계는 수레바퀴 모양의 별의 집단을 옆에서 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수레바퀴의 긴 지름이 짧은 지름의 4배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은하수의 정체와 구조가 밝혀진 셈이다. 그에 의하면, 우리가 사는 은하계는 우주 안에서 별들이 모여 있는 유일한 집단이 아니며, 거대한 체계를 이루는 집단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허셜은 나아가 우주의 규모를 언급했다. 당시 가장 가까운 별들 간의 거리도 제대로 모를 시기에 그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대상들의 거리를 200만 광년으로 잡았다. 물론 오늘날 보면 턱없이 작게 잡은 것이지만, 당시로서는 현기증 날 만큼 어마어마한 거리였다. 사람들은 우주의 광막한 크기에 입을 딱 벌렸다. 요컨대, 허셜은 역사상 최초로 인류 앞에 광대한 우주의 규모를 펼쳐보여 주었던 것이다. 1920년에는 네덜란드의 야코뷔스 캅테인이 허셜의 방법에 따라 더 정교하게 별들의 분포를 관찰한 후, 1922년에 출간된 그의 필생 사업인 <항성계의 배열과 운동이론에 관한 최초의 시도>에서 우리은하를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별의 밀도가 감소하는 렌즈 모양의 섬우주로 묘사했다. 캅테인의 섬우주 모형에서 우리은하의 크기는 약 4만 광년, 두께가 6500광년이며, 태양의 위치는 우리은하 중심에서 2000광년 떨어진 지점이었다. 태양계의 위치는 여전히 크게 벗어난 것이지만, 우리은하의 실제 규모에 상당히 근접하는 값을 내놓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이것이 내 우주를 파괴한 편지다’ 이 허셜-캅테인 모형의 반대편에는 미국의 할로 섀플리의 우리은하 모형이 있는데, 섀플리는 1919년 늙은 별들의 집단인 구상성단들을 관측한 끝에, 그것들이 거의 구형으로 분포하며 지름이 30만 광년이고, 그 중심으로부터 태양은 약 4만5000광년 떨어져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구상성단들의 분포 중심이 우리은하의 중심이라고 보았다. 섀플리의 우리은하 모형은 허셜-캅테인 모형과는 달리 태양이 우리은하의 중심에 있지 않은 셈이다. 이는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에 못지않은 우주관의 변혁을 가져왔다. 그러나 섀플리는 ‘안드로메다 성운’을 포함한 모든 천체가 우리 은하 안에 있으며 우리 은하 자체가 우주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저질렀다. 이러한 섀플리의 주장은 얼마 후 에드윈 허블이라는 신참 천문학자에 의해 무참히 퇴출되었다. 1924년 허블은 안드로메다 성운에서 변광성을 관측해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를 알아냄으로써 그것이 우리은하 밖의 외부 은하임을 밝혔다. 허블이 섀플리에게 자신이 발견한 결과를 편지로 알리자, 섀플리는 “이것이 내 우주를 파괴한 편지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은하의 구조에 대해서는 섬우주론에서 채택한 허셜-캅테인 모형이 틀리고, 태양이 은하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섀플리 모형이 더 타당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전파로 은하중심을 헤집다 1940년대 들어 전파천문학이 발전함에 따라 천문학자들은 전파의 각 파장대의 특성을 이용한 관측으로 우리은하에 네 개의 주요 나선팔이 있으며, 이들이 어떤 분포를 하고 있는지를 알아냈다. 그 결과, 우리은하는 전형적인 나선은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우리은하에 막대가 있을 거라는 주장은 1990년대에 들어와서야 일부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그러나 확실한 관측에 바탕을 둔 주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천문학계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막대구조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은하의 중심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난제가 가로놓여 있었다. 은하 중심이 눈부시게 밝을 뿐만 아니라, 은하 원반의 성간 먼지나 가스, 별 등이 우리의 시선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산란이 적은 적외선 망원경이 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2005년 스피처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마침내 은하 중심을 육박했다. 이 스피츠의 관측에 의해 우리은하 중심부에 2만7000광년 길이의 막대구조가 들어앉아 있음을 공식 확인했다. 그리고 우리은하의 팔도 막대구조 끝에서 뻗어나온 2개의 나선팔과, 여기서 가지치기한 2개의 작은 나선팔이 더 있는 전형적인 막대나선은하 형태임이 밝혀졌다. 이로써 우리은하 형태를 결정짓는 화룡점정이 이루어졌고, 덕분에 2005년 이후 우리은하의 형태는 막대나선은하로 확고히 자리매김되었다. 우리은하의 ‘맨얼굴’ 우리은하를 옆에서 보면 프라이팬 위에 놓인 계란 프라이와 흡사한 꼴이다. 가운데 노른자 부분을 팽대부라 한다. 거기에 늙고 오래 된 별들이 공 모양으로 밀집한 중심핵(Bulge)이 있고, 그 주위를 젊고 푸른 별, 가스, 먼지 등으로 이루어진 나선팔이 원반 형태로 회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외곽에는 주로 가스, 먼지, 구상성단 등의 별과 암흑물질로 이루어진 헤일로(Halo)가 지름 40만 광년의 타원형 모양으로 은하 주위를 감싸고 있다. 천구상에서 은하면은 북쪽으로 카시오페이아자리까지, 남쪽으로 남십자자리까지에 이른다. 은하수가 천구를 거의 똑같이 나누고 있다는 사실은 곧 태양계가 은하면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은하수는 중심부가 있는 궁수자리 방향이 가장 밝게 보인다. 이 중심부에 태양질량의 약 400만 배인 지름 24km짜리 크기의 블랙홀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뿐더러, 이 블랙홀 근처에 작은 블랙홀이 하나 더 있어 쌍성처럼 서로 공전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이것은 바로 과거에 우리은하가 다른 작은 은하를 잡아먹었다는 증거다. 우리은하가 약 10억 년 전 젊은 다른 은하와 충돌, 합병하여 현재의 크기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은하의 지름은 10만 광년, 가장자리는 5000광년, 중심 부분은 2만 광년이다. 은하가 이처럼 납작한 이유는 은하 자체의 회전운동 때문이다. 이 안에 약 4000억 개의 별들이 중력의 힘으로 묶여 있다. 태양 역시 그 4000억 개 별 중의 하나일 따름이다. 태양은 우리은하의 중심으로부터 2만8000광년 거리에 있으며, 나선팔 중의 하나인 오리온 팔의 안쪽 가장자리에 있다. 우리 태양계는 물론, 우리은하 전체가 중심핵을 둘러싸고 회전하고 있다. 태양이 은하중심을 도는 속도는 초속 220km나 되지만, 그래도 한 바퀴 도는 데 2억5000만 년이나 걸린다. 태양이 태어난 지 대략 50억 년이 됐으니까, 지금까지 미리내 은하를 20바퀴쯤 돈 셈이다. 앞으로 그만큼 더 돌면 태양도 종말을 맞을 것이다. 물론 인류는 훨씬 이전에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땅의 상사화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땅의 상사화

    세계에서 가장 큰 꽃축제인 네덜란드의 큐켄호프에서는 세계의 관상용 알뿌리식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네덜란드의 국화이자 세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알뿌리식물인 튤립부터 이른 봄 피어나는 수선화와 크로커스, 꽃 장식에 많이 활용되는 아마릴리스와 나리까지. 땅속 비대한 뿌리를 상상할 수 없는 화려하고 다양한 색과 형태를 가진 꽃들을 보면서, 어쩐지 나의 머릿속 한쪽에서 우리나라의 상사화가 떠올랐다.내가 일했던 국립수목원에는 상사화 밭이 있었다. 초봄까지는 땅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잠잠하다가 공기가 따뜻해지는 봄이면 연두색 잎새가 하나둘 솟아올랐다. 여러 개의 잎이 한군데에서 나와 사방으로 펼쳐지면 잎 색도 점점 진한 초록으로 변했다. 그즈음 다른 화려한 봄꽃들에 눈을 돌리다 상사화를 찾으면 잎은 이미 다 지고 사라졌다. 그리고 장마와 무더운 여름을 지내다 보면 어느새 잎이 났던 땅에서 기다란 녹색 꽃대가 올라오고 거기에서 여러 개의 진한 분홍색, 노란색 꽃망울을 짓다가 상사화는 꽃을 피웠다. 진한 분홍색 꽃은 상사화, 노란색 꽃은 진노랑상사화였다. 이들은 여느 식물들처럼 잎과 꽃이 함께 있는 걸 볼 수 없다. 잎이 진 후에 꽃이 피기 때문이다. 상사화라는 이름도 잎과 꽃이 영원히 만나지 못해 상사병이 걸린다 하여 지어졌다고 한다.상사화는 ‘상사화’ 한 종을 일컫기도 하지만, 흔히 상사화속 식물 전부를 아우른다. 속명 리코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여신, 리코리스 여신에서 유래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중국 등 동아시아에 분포한다. 수목원의 상사화를 표본으로 만드느라 뿌리를 캐면 양파 같은 모양의 동그란 뿌리가 나온다. 수선화와 나리처럼 비대한 뿌리를 가진 알뿌리식물이기 때문이다. 다만 동아시아에 한정적으로 분포하고 다른 알뿌리식물들에 비해 최근에 발견됐기 때문에 널리 인간에게 이용되지는 못했다. 처음 이들이 세계에 알려지게 된 건 1897년, 일본에서 발견된 상사화가 유명 식물학 잡지인 ‘커티스’에 소개되면서부터다. 이때 상사화의 세밀화도 함께 기재됐는데, 재밌는 건 이 그림을 보고 유럽인들이 상사화라는 새로운 종이 아닌 기존 아마릴리스의 한 종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상사화의 영어 이름, 매직 릴리(Magic Lily)와 오텀 아마릴리스(Autumn Amaryllis)에서 알 수 있듯 이 둘은 친척(수선화과)인 만큼 형태도 닮은꼴이었다. 지난해 도쿄 자연사박물관에서 큐가든의 일본 식물 소장품 전시가 열렸을 때 이 상사화 그림 원본을 보았고, 그들이 왜 아마릴리스로 착각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일본은 후에 일본에서 자생하는 상사화속 식물들을 바탕으로 원예 품종들을 육성해 200종 이상의 품종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우리가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상사화는 대부분 일본에서 육성하고 증식한 품종들이다. 대만에서는 이들이 새로운 경제작물로 대두되면서 재배면적을 늘려 40ha에 달하는 밭에서 상사화를 일군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붉은 석산 등 상사화속 식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있다. 1990년대에는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석산을 일본과 네덜란드로 수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숲에는 도시에서 주로 보는 원예종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사화속 식물들이 살고 있다. 그중 위도에서 처음 발견된 위도상사화, 샛노란색의 진노랑상사화, 붉노랑상사화, 전남 백양산에서 발견된 주황색 작은 꽃의 백양꽃, 그리고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제주상사화, 이 다섯 종은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이다. 이토록 아름답고 단아한 꽃 색과 형태를 자아내는 상사화 컬렉션이 우리 땅에서만 자생한다는 건 우리에게 참 행운이면서도 한편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상사화는 일본 식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 사는 귀한 상사화의 존재를 아직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수목원의 진노랑상사화를 관찰하면서 그림으로 그린 건 이러한 이유에서였다.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상사화가 새로운 자원식물로 여겨지면서 자생 상사화속 식물들을 꽃 장식용 절화나 실내 화분, 혹은 도로변이나 골프장의 정원식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알뿌리 식물들처럼 화장품이나 약의 원료가 될 수도 있다. 식물의 형태를 그리면서 머릿속으로는 이들의 미래 또한 함께 그려 본다. 구월 중순엔 전남 영광에서 상사화 축제도 열린다. 큐켄호프와 같진 않겠지만 우리 땅의 상사화가 주인공이 된다는 것, 그들을 보러 가는 사람들의 풍경과 인간의 식물 사랑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내게 큐켄호프 못지않은 설렘을 가져다준다.
  • [달콤한 사이언스] 급격한 기후변화는 생물 멸종 부른다

    [달콤한 사이언스] 급격한 기후변화는 생물 멸종 부른다

    올 여름 북반구 전체는 불볕 더위에 시달렸다. 폭염의 원인으로 많은 것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주요 원인으로는 역시 지구온난화가 꼽히고 있다. 유럽과 미국 연구진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계속 진행될 경우 생물의 적응속도와 맞지 않아 종국에는 생명체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국립자연사박물관 거시생태학, 진화 및 기후연구소,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 통합생태학부, 지구과학연구소, 영국 버밍엄대 생명과학부, 스웨덴 우메오대 생태학 및 환경과학부, 프랑스 고등사범학교 생물학연구소, 미국 지질조사국, 애리조나대 자원학 및 환경학부 국제공동연구팀은 급격한 기후변화는 동식물의 환경 적응을 방해해 멸종에 이르게 만들 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생물다양성의 변화를 초래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진화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생태학과 진화학의 트렌드’(Trends in Ecology & Evolution) 8월 31일자에 실렸다. 생물체는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자연 변화에 대해 반응을 하게 된다. 꽃이 개화시기를 바꾸고 동물들이 주변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을 바꾸거나 몸의 일부 형태를 바꾸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생물의 환경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있었던 지구환경 변화와는 달리 최근 나타나고 있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속도는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멸종한 생물종과 현재 멸종 위기종들의 생태를 분석한 결과 자연의 보이지 않는 변화속도가 적응력을 뛰어 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자연의 빠른 변화속도는 종의 적응과 생존가능성을 낮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생물 적응속도와 환경 변화속도가 불일치할 경우 생물이 환경적응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개체수가 줄어들고 종국에는 멸종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부적응-멸종-종다양성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 반복되면서 지구 전체 생물종의 멸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는 것이 점점 드러나는 만큼 정치인과 환경 관련 의사결정자가 명확히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구를 이끈 데비 노그스브라보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는 “화석과 다른 생물학적 아카이브를 이용해 지구 역사를 통틀어 무한한 사례에 접근할 수 있어서 다양한 유형의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연구할 수 있었다”라면서 “과거의 생물집단 멸종은 미래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브라질 ‘인류 유산’ 화마가 삼켰다… 유물 2000만점 잿더미 위기

    브라질 ‘인류 유산’ 화마가 삼켰다… 유물 2000만점 잿더미 위기

    소화전 고장 호수 물 퍼날라 초기진화 실패 여성 해골 ‘루치아’ 등 상당수 소실된 듯 테메르 대통령 “비통한 날”… 각계 ‘절망’“브라질 국민에게 비극적인 날”, “과거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 브라질의 국보급 문화재가 소장된 200년 역사의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이 2일(현지시간) 거대한 화염에 휩싸여 불탔다. 인류 유산으로 꼽히는 소장 문화재 상당수가 소실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브라질 각계에서 절망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국 BBC방송, AP통신 등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1만 2000년 전의 여성 해골 ‘루치아’ 등 2000만점에 달하는 소장 유물의 상당수가 소실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화재는 박물관 관람 시간이 종료된 오후 7시 30분 시작됐으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브라질 정부는 3일 현재까지도 피해 상황을 공식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나 세레주 부관장은 “남미에서 가장 큰 자연사 박물관이자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브라질의 과학과 역사, 문화 소장품들이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 200주년 기념 행사도 연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은 1818년 건립됐으며 포르투갈 왕족들이 거처하던 유서 깊은 건물이다. 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1만 2000년 전의 인류 해골부터 미이라, 화석, 운석 등 자연사적 연구 가치가 높은 유물부터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돔 페드로 1세의 이집트와 그리스·로마 예술품 등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인류 유산들이 보관돼 있다. 리우 소방청은 초기 화재 진압에도 실패해 국립박물관이 불타는 걸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다. 주변 소화전들이 작동하지 않아 주변 호숫가에서 물을 길어 진화에 나섰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트위터에 “200년 넘은 브라질의 지식과 연구 성과, 작품들을 잃게 됐다”며 “브라질 국민에게 비통한 날!”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국립박물관 측은 테메르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긴축 정책으로 과학·문화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해 박물관이 황폐해졌다는 울분을 쏟아냈다. 또 다른 부관장인 루이스 두아르테는 현지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 동안 우리는 지금 파괴돼 버린 이 유산들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싸워 왔다. 이제 엄청난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물관이 최근 브라질개발은행(BNDES)과 계약을 맺고 화재 예방 예산을 마련했다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끔찍한 아이러니”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브라질의 역사와 문화가 통째로 ‘재’가 됐다는 통탄이 쏟아지고 있다.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베르나드 벨루 프랑쿠는 이날 “이 비극은 국가 자살 행위로 과거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라고 탄식했다. BBC방송은 “브라질 국민들은 불에 탄 국립박물관 사태를 치솟는 범죄율과 폭력, 경제 쇠퇴, 정치적 부패 등 브라질이 처한 총체적인 위기를 상징하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200년 된 브라질국립박물관 대형 화재, 2000만점 소장품 소실될 판

    200년 된 브라질국립박물관 대형 화재, 2000만점 소장품 소실될 판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브라질 국립박물관에 2일 밤(이하 현지시간) 대형 화재가 일어나 2000만점 이상의 소장품이 모두 소실될 위험에 처해 있다. 얼마 전 200주년 기념식을 치른 이 박물관은 식민 시절 포르투갈 왕가의 관저로 사용됐던 곳이며 현재 이 나라의 과학 관련 시설로는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다. 이날 저녁에 폐관한 뒤 화재가 시작돼 건물 전체로 급격히 번졌다. 건물 안 인테리어에 목재가 많이 쓰인 데다 종이 문서들도 많아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의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아직 다치거나 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첼 테르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트위터에 “모든 브라질 국민에게 슬픈 날”이라며 “우리 역사의 얼마나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게 될지 잴 수조차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현지 방송인 TV 글로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물관 국장은 “문화적 재앙”이라고 비통해 했다. 이집트 유물도 적지 않고, 자연사 관련 소장품 중에는 공룡 화석들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 된 1만 2000년 전 여성의 두개골 등이 있었다. 박물관 직원들은 오래 전부터 기금이 자꾸 삭감되고 건물 상태가 너무 노후하다고 우려를 표시해왔던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영국 BBC는 2년 전 리우올림픽에 막대한 에산을 쏟아부은 결과 연방 정부의 재정난이 심각해 정부가 박물관 운영 기금을 계속 삭감한 것이 화재를 불러온 이유 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꽃과 열매 없이도 매력적인 식물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꽃과 열매 없이도 매력적인 식물

    평소 주변 사람들로부터 어떤 식물을 좋아하느냐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식물이라면 다 좋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눈이 더 간다거나, 한번 그려보고 싶은 식물들이 있긴 하다. 그건 이미 연구가 많이 되어 그림 기록이 많은 것보다는 아직 연구가 덜 되어 연구하고 기록할 여지가 많은 식물이다.식물을 연구하고 기록하는 사람의 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대중은 대체로 화려한 꽃이나 열매를 가진 이색적인 식물을 좋아하지만 연구자들은 아직 연구가 많이 되지 않은, 미지의 식물에 흥미를 느끼기 마련이다. 수목원에서 일하던 시절, 이러한 연구자들의 특정 식물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일이 많았고, 그 애정의 대상인 식물 중 하나가 양치식물류였다. 심지어 동료들은 양치식물만 연구하는 ‘양치식물 연구회’를 만들어 수년간 회사 밖에서도 이들을 좇았다. 도대체 양치식물에게 어떤 매력이 있기에 연구자들이 이토록 이들을 좋아하는 걸까? 양치식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전까지는 늘 그 이유가 궁금했다. 양치식물은 ‘포자’라는 기관으로 번식하는 식물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식물 이름에 ‘고사리’가 들어가는 고사리류와 석송류가 모두 양치식물이다. 세계적인 양치식물 권위자인 뉴욕식물원의 로빈 모란 박사가 펴낸 ‘고사리의 자연사’란 책에서 그는 양치식물 전반에 대해 말하지만, 제목에는 양치식물(pteridophytes)이 아닌 고사리(Ferns)란 용어를 썼다.그는 책의 서문에서 고사리란 용어 대신 양치식물이란 용어를 써야 했지만, 양치식물의 자연사라고 하면 제목만 보고 누가 선뜻 책을 사겠느냐며 대중이 알아보기 쉽게 ‘고사리의 자연사’라고 정했다고 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양치식물은 곧 고사리로 대표된다. 내가 지금 그리는 건 ‘식물학 그림’이지만 이미 ‘식물세밀화’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져 있어, 식물학 그림과 식물세밀화라는 용어를 겸용해 쓸 수밖에 없는 상황과 비슷한 것일까란 생각이 들어 모란 박사의 말에 공감했다. 어쨌든 양치식물은 고사리 외에도 부처손이나 석송, 다람쥐꼬리 등 석송류 식물까지를 모두 일컫고, 연구자들이 이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이들은 지구에서 3억 4000만년 동안 살아온, 가장 오래된 식물이라는 점, 그리고 이들만이 가진 독특한 번식 기관인 ‘포자’ 때문이다. 이들은 꽃이 피지도, 열매를 맺지도 않는다. 그러니 당연히 씨앗도 없다. 씨앗이 없다면 어떻게 번식할까. 이들만이 가진 씨앗, 포자를 퍼뜨려 번식한다. 무더위가 끝나고 산책하기 좋은 이맘때, 식물이 있는 공원이나 식물원, 숲에 가면 양치식물들이 한창 제 모습을 드러내는 걸 볼 수 있다. 그러나 멀리에서 혹은 위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것으론 그들의 모습을 온전히 다 감상할 수 없다. 손을 뻗어 양치식물의 잎을 뒤로 돌려 바라봐야 이들의 진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거기엔 동그랗거나, 나선이거나 혹은 검정이거나 갈색이거나, 다양한 형태와 색의 포자낭군이 잎 뒷면에 붙어 있다. 포자낭군은 양치식물의 씨앗인 포자가 모여 있는 포자낭의 무리이다. 이 모습은 마치 여느 꽃과 같이 화려하고 다양하다. 잎을 다 관찰하고 포자를 만진 손을 털어내면 바람을 타고 양치식물은 번식한다. 몇 년 전 큰지네고사리라는 우리나라 자생 희귀, 멸종 양치식물을 그렸다. 이들은 제주도에서 주로 분포하는데, 늦여름 내내 이 식물을 관찰해 채색화로 그려냈다. 이들은 주맥 가까이에 3줄 정도의 갈색 둥그런 포자낭군이 달리는데, 이들을 반복적으로 그릴수록 잎에서의 포자낭군 위치와 개수에 수학적 규칙성이 있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 아직 자라지 않은 고사리 새순의 말린 모양과 일정한 각도는 스피라 미라빌리스라는 수학 용어의 기반이다. 이들에게 또 다른 수학적 규칙이 숨어 있을 여지는 많다. 그렇다고 이들이 대중에게서 영 멀리 떨어져 있는 식물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늘 고사리나물을 먹어 왔고, 집에서는 공기 정화 효과를 가진 보스턴고사리나 듀피고사리를 키운다. 초봄 아직 채 자라지 않은 고사리, 고비 등의 잎을 톡톡 따 건조해 삶아 1년 내내 요리의 재료로 먹고, 나사에서 실험한 대표적인 공기정화식물인 보스턴고사리를 미국에서 수입해 와 집에서 재배하기도 한다. 이들은 우리나라 실내 습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키우기 까다롭지 않아 어디를 가든 많이 볼 수 있다. 큰지네고사리를 그린 후, 나의 가장 좋아하는 식물 목록에는 양치식물이 포함됐다. 이들에게서 나는 다른 어떤 식물들보다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었던 특유의 고요하면서도 강인한 힘을 배운다. 꽃을 피우는 여느 식물들과는 다르지만,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다. 그 ‘다름’이 더 오래도록 끈질기게 지구상에 살아남아 온 양치식물의 힘이기 때문이다.
  • 새와 공룡 진화의 연결고리 찾았다

    새와 공룡 진화의 연결고리 찾았다

    영화 ‘쥬라기 월드’에는 쥬라기 시대에 살았던 공룡들 뿐만 아니라 백악기와 다양한 시대에 살았던 공룡들이 등장한다. 화석으로 발견되는 공룡들은 당시 지구 환경을 알려주는 지표이면서도 현존하는 생물의 진화과정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공룡에서 조류로 진화한 과정을 정확히 설명해주는 화석들은 많지 않았는데 최근 국제공동연구진이 새와 공룡 진화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화석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중국과학원 고생물학 및 고인류학 연구소, 룽하오 지질학 및 고생물학연구소, 남아공 위트워터스란드대 진화연구소, 미국 자연사박물관, 영국 옥스포드대 생물학과 등 17개 기관 국제공동연구팀이 새로운 공룡 2종의 화석을 발견했다고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23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발견으로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이족보행 공룡인 알바레즈사우르스에서 현대 조류로 진화하는 과정에 빠진 고리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바레즈사우르스는 1.5m 크기의 이족보행 육식공룡으로 긴 다리를 갖고 빨리 달릴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국제공동연구팀은 중국 서부 신장지역을 탐사 중에 ‘시유니쿠스 펜기’(Xiyunykus pengi)와 ‘반니큐스 불라텐시스’(Bannykus wulatensis)로 이름지어진 2종의 새로운 공룡화석을 발견했다. 시유니쿠스와 반니큐스는 알바레즈사우르스와 현재 새의 많은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 고기를 먹는 다른 수각류 공룡과 달리 현재 새와 비슷한 형태의 두개골과 작은 이빨들을 갖고 있다. 알바레즈사우르스는 튼튼한 손가락과 고기를 먹는 공룡들과 같이 비교적 긴 팔을 갖고 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두더지처럼 팔이 짧아지고 손가락뼈도 하나로 줄어들었다. 지금까지는 알바레즈사우르스가 초기와 후기에 보이는 형태의 차이, 다시 조류로 진화하게 된 요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다.연구팀은 초기 알바레즈사우르스는 전형적으로 날카로운 치아와 손가락이 작은 먹잇감을 잡는데 유용했지만 주요 먹잇감인 곤충을 찾고 먹기 위해서는 썩은 나무나 땅을 파헤쳐 곤충을 밖으로 나오게 하고 먹기 편하게 작은 이빨들이 많이 나는 방향으로 적응진화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흔히 육식공룡이라고 하면 티라노사우르스 렉스처럼 짧은 팔과 날카로운 이빨, 거대한 크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육식동물의 형태는 우리가 익숙한 형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 있다는 것이다. 요나 코이니어 남아공 위트워트스란드 진화학 교수는 “시유니쿠스와 반니큐스는 조류로 진화하게 된 알바레즈사우르스의 형태 변화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과도기적 특징을 가진 화석종”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와우! 과학] 초기 거북은 등껍질 없었다…2억 2800년 전 화석 발견

    [와우! 과학] 초기 거북은 등껍질 없었다…2억 2800년 전 화석 발견

    다른 동물에는 없는 거북이의 신기한 등껍질의 생성과 진화 과정을 밝혀줄 거북 화석이 발견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 해외 유력언론들은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2억 2800만 년 전 살았던 거북 화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몸길이가 2.5m 정도로 지금의 거북보다 훨씬 큰 이 거북은 두개골부터 꼬리까지 그대로 보일만큼 보존상태가 거의 완벽하다. 특히 이번 발견에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이 고대 거북의 경우 거북의 상징인 등껍질이 없다는 점이다. 거북의 등껍질은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갈비뼈와 등뼈가 붙은 복잡한 구조로 약 50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동물들의 껍질은 모두 신체 표면에 난 뼈비늘이지 뼈가 몸 밖까지 나온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거북의 독특한 등껍질이 어떻게 생성돼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는지 관심을 가져왔다. 보도에 따르면 원반같은 형태의 몸매와 긴 꼬리를 가진 이 거북은 넓은 갈비뼈를 가지고 있으나 상징인 등껍질이 없다. 이에 앞선 지난 2008년 중국에서 발견된 2억 2000만년 전에 살았던 거북 조상 오돈토켈리스(Odontochelys semitestacea)의 경우에는 등껍질은 부분적으로만 형성된 상태였으며 단단한 복갑(腹甲·배를 싸고 있는 단단한 껍질)은 있었다. 특히 연구팀은 이 화석에서 이빨없는 부리를 확인해 '중국에서 온 첫번째 부리거북'이라는 의미의 '에오린크오킬리스 시넨시스'(Eorhynchochelys sinensis)로 명명했다.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미국 시카고 필드 자연사박물관 고생물학자 올리비에 리펠은 "거북의 진화 과정은 다른 동물과 비교대상이 없어 매우 알기가 어렵다"면서 "부리를 가진 거북 화석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그간 알지 못했던 거북 진화 과정의 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명 과학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100초 인터뷰] 윤지나 박제사 “박제는 여러 기술의 종합선물세트”

    [100초 인터뷰] 윤지나 박제사 “박제는 여러 기술의 종합선물세트”

    섬세한 털과 이글거리는 눈빛, 생동감 있는 자세로 뼈다귀를 물고 있는 말승냥이(회색 늑대)는 금방이라도 살아서 움직일 것 같다. 북한 평양중앙동물원에서 들여온 이 말승냥이는 지난해 서울대공원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한 사람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남게 됐다. 서울대공원 윤지나(30) 박제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4일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윤 박제사를 만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을 배운 윤 박제사는 예중, 예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그는 미술을 공부하면서도 동물이 좋아 전공까지 바꾸려 했다. 어느 날,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멋진 박제 전시를 본 것이 박제사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다는 그는 “박제라는 것이 제 전공을 살리면서 동물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는 ‘제게 딱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소를 전공한 것이 이 일을 하는데 강점이자 곧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특히 포유류 박제와 조각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동물모양 마네킹을 조각할 때와 가죽을 씌운 뒤 얼굴모양을 잡을 때 도움이 많이 된다. 여기에 조소에서 사용하는 재료나 기술, 특히 캐스팅 기법은 박제를 하는 데 비중 있게 쓰인다”며 전공의 작업적 장점을 설명했다. 매년 윤 박제사의 손을 거쳐 가는 동물은 약 10여 마리 정도이다. 박제는 고도의 작업 기술과 인내를 요한다. 이에 대해 그는 “아무래도 손으로 하는 일이라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한다. 여러 기술의 복합체일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작업이 수반되기에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며 쉽지 않은 작업임을 밝혔다. 그렇다면 박제는 완성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먼저 냉동보관 된 동물을 해동한다. 대부분 복부를 절개해 가죽을 벗기고 살점을 제거한 뒤 부패를 막기 위해 가죽에 약품처리를 한다. 개체 치수에 맞게 제작된 마네킹에 가죽을 씌운 후에는 눈, 코, 입, 귀, 발 등 세부적인 표현을 하고 봉합한다. 그렇게 완성된 박제는 몇 주간 건조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수분기가 완전히 빠지면 색이 바래는데, 그때 색칠을 다시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윤 박제사는 이렇게 공들여 박제하는 이유에 대해 ‘전시와 교육, 연구’가 목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만 우리나라는 전시나 교육 등 겉으로 보여 지는 것에만 관심이 많은 편이고, 기초과학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수많은 표본들이 축적되어 데이터가 만들어지면,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특히 골격표본은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 되는 대로 가능한 한 많이 제작해 후대에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박제의 의미를 전했다.무엇보다 박제는 희소가치가 높은 동물을 우선으로 한다.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을 제한하는 협약)에 등재된 동물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이면 가능한 한 표본으로 남긴다. 하지만 사체 외상이 심하거나 털이 많이 빠진 경우, 또 부패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었다면 사실상 표본 제작이 어렵다. 현재 국내 박제사 국가자격증 보유자는 50여 명이다. 그 중 현업에 있는 박제사는 20명 남짓. 자연사박물관과 같은 공공기관 근무자는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박제사가 근무하는 동물원은 서울대공원이 유일하다. 윤 박제사는 “국가 자격증 없이도 박제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사박물관 같은 공공기관 박제사로 취직을 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한 것이 일반적이다. 천연기념물은 국가 자격증 없이는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윤 박제사는 박제에 대해 “여러 기술의 종합선물세트 같다”며 “칼도 다뤄야 하고, 가죽가공, 목공, 용접, 바느질, 색칠, 조각, 캐스팅 등 다양한 종류의 작업이 수반된다. 여기에 손재주도 좋아야 하고, 새로운 기술이나 재료에 대한 정보력도 필요하다. 얼마나 더 좋은 재료와 약품을 사용하느냐가 결과물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박제는 “정해진 방법이나 규칙이 없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동물 종류 혹은 선택한 포즈에 따라 많은 방법이 있는 만큼,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 것이 박제사의 실력인 것 같다”며 “정해진 방법이 없다는 것, 그게 박제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윤 박제사는 예비사육사들에게도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그는 “평소 동물을 많이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고 행동, 생태, 근골격계 해부학 등을 공부하는 것이 좋다”며 “박제에 대한 정보는 외국에 더 많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고 연구하길 바란다”고 권고했다. 그럼에도 “박제를 직업으로 삼으면, 돈 벌기가 어려우니 정말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며 작업적 즐거움과 보람, 동물을 향한 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박제사는 박제된 동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기를 부탁했다. “박제된 동물들을 보고 그저 불쌍하다고만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죽어서도 눈감지 못한다고 감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죽은 동물도 자연이 남겨준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기에 전시·교육·연구를 위해 한 번 더 활용해 그 가치를 찾고,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임을 알아주시길 부탁한다”며 “하나의 연구자료 또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영상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휴가철이 무서운 반려견… 10마리 중 3마리 버림받아

    강원 지역에서 버려지는 반려견 10마리 가운데 3마리는 여름 휴가철에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강원반려동물문화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강원도 내에서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은 반려견은 1만 1165마리다. 2015년 2973마리, 2016년 3939마리, 지난해 4253마리였다. 7~9월 3227마리로 28.9%에 이른다. 특히 해수욕장을 낀 동해안 지역에서 버려지는 반려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7~8월 강릉에서 유기된 동물은 70마리, 2016년과 2017년 같은 기간 각각 87마리와 162마리였다. 강릉 지역에서만 올 들어 지난 7월 한 달간 유기된 동물이 87마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19마리만 반환 또는 분양됐을 뿐 14마리는 자연사하고 2마리는 안락사했다. 나머지 유기동물 50여 마리는 강릉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 중이다. 이달 들어서도 현재까지 11마리가 버려졌고 이들 가운데 2마리만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 강릉시 유기동물보호소는 40마리 수용 규모에 128마리가 있어 포화 상태다. 수용 규모의 세 배가 넘는 동물들을 돌보면서 마당에 임시 시설까지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모자라 동물들의 운동 공간까지 수용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춘천시 유기동물보호소도 현재 이 같은 이유로 버려진 반려견 106마리가 있다. 유주용 강원반려동물문화센터 원장은 “반려견이 나이가 들어 병치레 등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면 내다 버리는 견주들이 늘고 있다”며 “견주들에 대한 교육과 함께 유기하면 엄하게 처벌하는 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콜라 캔보다 큰 올챙이 발견…연구 결과 “3년째 성장 중”

    콜라 캔보다 큰 올챙이 발견…연구 결과 “3년째 성장 중”

    최근 미국에서 포획돼 화제를 모았던 거대 올챙이 한 마리가 여전히 성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2일(현지시간) 최근 애리조나주(州) 남동부의 한 연못에서 포획된 황소개구리 올챙이 ‘골리앗’을 소개했다. 골리앗은 지난 6월 초, 미국 자연사박물관 남서부 연구기지(SWRS)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진행한 애리조나주 연못 청소 작업 도중 발견됐다. 당시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애리조나대학의 대학원생 이어린 맥기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그녀 역시 골리앗을 처음에 메기로 착각했을 정도다. 이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맥기는 골리앗이 몸길이가 5~7㎝인 다른 황소개구리 올챙이들보다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해 그 모습을 바나나 등과 비교하고 사진을 찍어 그달 14일 트위터에 공유했다. 해당 게시물은 순식간에 화제에 올랐는데 지금까지 1만 3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좋아요’(추천)를 받았다. 또한 골리앗을 두고 600개가 넘는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맥기는 라이브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골리앗은 포획된 지 2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데 도무지 개구리로 바뀔 기미가 없다”면서 “이는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대로 성장을 계속해 나가면 호흡기와 순환기가 신체 성장을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골리앗은 맥기의 애완동물에서 연구 대상으로 승격한 상태다. 남서부 연구기지(SWRS)의 연구자들은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골리앗이 지난 3년 동안 올챙이 상태를 유지해왔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들은 앞으로도 골리앗이 언제까지 이 상태를 유지하며 성장해 나갈지 계속해서 지켜볼 계획이다. 사진=이어린 맥기/SWR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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