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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의 힘으로 ‘백만장자’ 된 6살 인형 소녀

    스스로의 힘으로 ‘백만장자’ 된 6살 인형 소녀

    ‘자수성가’한 6살 소녀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한참 말썽이나 피울 나이인 6살 소녀가 스스로의 힘으로 백만 장자가 됐다. 화제의 소녀는 미국의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 ‘토들러 앤 티아라’ 출연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이자벨라 베넷(6). 2년 전 어린이 미인대회에서 우승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이자벨라는 마치 인형같은 외모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자벨라와 가족들은 어린이 답지 않은 화장과 옷차림 등으로 아동을 ‘상품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받았다. 이자벨라와 엄마인 수잔나(41)는 최근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이자벨라가 100만 달러(약 11억원)나 벌었다.” 면서 “딸이 지금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자벨라가 거액의 돈을 움켜진 배경은 놀랍게도 방송 등의 출연료 덕이 아니다. 바로 어린이들을 위한 보석과 옷등을 판매하는 것. 이자벨라와 엄마는 한 회사와 손잡고 아동용 보석과 화장품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이자벨라의 역할은 회사가 디자인 한 제품 등을 어린이의 눈으로 검토하고 수정하는 디자이너. 엄마 수잔나는 “딸은 이미 미래에 자신이 쓸 돈을 충분히 벌어놨다.” 면서 “한편으로 어린나이의 딸이 너무 인기에 중독돼 걱정도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자벨라는 엄마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하태평이다. 이자벨라는 “난 이미 슈퍼스타가 됐다.” 면서 “돈많이 벌어 좋은 점은 특급호텔에서 룸서비스로 바닷가재 요리를 먹고 옷장에 내가 좋아하는 드레스와 신발을 모으는 것”이라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금리 ‘티핑포인트’ 넘어서 필요 은퇴자금 급증할 것”

    우리나라의 금리가 ‘티핑포인트’(연 3%)를 지나면서 필요한 은퇴자금이 급증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티핑(tipping) 포인트란 변화가 급격하게 확산되는 지점을 말한다. 같은 이자소득을 얻기 위한 원금이 대폭 확대되는 구간이 금리 티핑포인트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9일 발표한 ‘저금리, 티핑포인트 그리고 인적자산’에 따르면 은퇴 후 연간 2000만원의 이자수익으로 생활하기 위해선 금리가 5%일 때 원금 4억원이 필요하다. 금리가 4%로 하락하면 5억원이, 3%로 하락하면 6억 7000만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1% 포인트 하락한 2%로 진입하면 10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난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늘릴 수 있는 저축 금액은 한계가 있는 만큼 은퇴자금 확보가 어려워진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인적 자산의 가치도 상승한다. 인적자산은 개인이 은퇴하는 시점까지 창출하는 모든 소득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자산이다. 권기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60세에 은퇴한다고 했을 때 금리 1% 포인트 하락 시 인적자산의 가치가 약 7% 상승한다”면서 “45세 근로자의 평균 소득이 한 해 4264만원이고 60세 도달 시 금리가 1% 포인트 하락하면 인적자산은 15년간 약 4000만원 더 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금리 티핑포인트를 극복하려면 두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우선 중위험·중수익 자산관리 전략이다. 인컴·절대수익·해외채권형 펀드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에 투자해 기대 금리를 높이라는 지적이다. 두 번째로는 인적 자산에 투자해 지속적 소득 흐름을 창출하는 방법이다. 권 연구원은 “창업 빈민을 초래할 수 있는 노후자금 창업화보다 재교육을 통해 재취업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노동 기간을 늘려 인적 자산 가치를 높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립발레단이 18년 만에 무대 올리는 ‘라 바야데르’

    국립발레단이 18년 만에 무대 올리는 ‘라 바야데르’

    “왼쪽 두 번째, 플리에(두 무릎을 양옆으로 굽히는 동작)할 때 고개가 항상 올라가!” “두 다리가 너무 벌어지지 않게! 포엥트(발끝) 모양이 예쁘지 않아!”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러시아 안무의 거장 유리 그리고로비치(86)도 연습을 중단시키면서 대열을 정비하고, 등불을 켜고 끄는 순서와 물담배를 피우는 동작 하나하나 세세하게 다듬는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국립발레단 연습실은 장중한 음악과 무용수들이 내뿜는 열기, 거친 숨소리가 가득하다. 18년 만에 올리는 ‘라 바야데르’ 공연을 앞두고 발레단에는 긴장감이 짙게 깔려 있다. ‘라 바야데르’는 인도 회교 사원의 무희를 의미한다. 괴테의 시 ‘신과 인도의 무희’에서 영감을 얻어 태어난 오페라 발레(1830)를 1877년 러시아 황실발레단의 발레마스터로 있던 마리우스 프티파가 3막 5장의 발레로 완성했다. 프티파는 5세기 인도의 문호 칼리다사의 ‘샤쿤탈라’를 기초로 대본을 작성했다. 인도의 사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매혹적인 공주 감자티, 젊은 전사 솔로르의 삼각관계가 이야기의 큰 틀이다. 사랑을 상징하는 니키아와 권력을 뜻하는 감자티, 솔로르가 벌이는 사랑과 배신, 용서와 화해를 그렸다. 루트비히 밍쿠스의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인도 왕족의 결혼식, 몽환적인 군무 등이 어우러진 작품은 초연부터 큰 성공을 거두면서 지금까지 전 세계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에 국립발레단이 공연하는 버전은 발레 작품을 다양하게 재해석해 내놓은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버전이다. 주역 이외에 성직자 브라만, 감자티 아버지 라자, 황금신상 등 조연에게도 존재감을 불어넣었다. 다른 버전에서는 감자티와 솔로르의 결혼식 날 사원이 붕괴되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하지만 그리고로비치 버전은 솔로르의 깊은 후회가 담긴 독백으로 마무리된다. 최 예술감독은 이번 ‘라 바야데르’ 공연이 국립발레단의 수준이 한 단계 더 도약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연진의 규모와 능력이 그렇다. 1995년 국립극장에 작품을 올렸을 때는 외부 무용수들을 상당수 투입해야 했다. 그는 “출연진이 120여명에 이르고 인도의 왕족과 성직자, 무사, 무희 등이 입는 의상이 200여벌에 달하는 대작이라 충분한 역량이 없으면 불가능한 작품”이라면서 “발레단만으로도 작품을 소화할 수준이 됐다고 판단해 드디어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이 ‘블록버스터 발레’라고 불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작품의 백미는 ‘백조의 호수’ 호숫가 군무, ‘지젤’의 윌리 군무 못지않게 신비로운 ‘망령들의 왕국’(3막 셰이드)의 군무이다. 하얀색 튀튀를 입은 여성 무용수 32명이 아라베스크(한쪽 다리를 뒤로 올리는 자세)를 하면서 무대로 내려오는 장면이다. 제일 처음 무대에 나온 무용수는 아라베스크를 46번이나 해야 하는 고된 장면이지만,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우면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멋지고 아름답다. 이것을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는 유리 그리고로비치도 연습 때마다 열렬히 박수를 치며 만족감을 표시한다. 모두 새로 만든 무대와 의상도 ‘라 바야데르’의 볼거리로 꼽을 만하다. 고대 인도가 배경인 무대는 장대하고 화려하다. 특히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으면 더욱 환상적인 색감을 내는 의상이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작품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72)에게 의상과 무대 연출을 의뢰했다. 2011년 ‘지젤’ 의상을 디자인해 한국 관객을 황홀경에 빠뜨린 장본인이다. 이번 의상은 니키아의 빨강과 감자티의 파랑, 순수한 사랑을 의미하는 하양, 고풍스러운 금색 등이 어우러졌다. 섬세한 자수와 보석을 더해 화려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지영·이동훈, 김리회·정영재, 이은원·김기완, 박슬기·이영철 등 4개 조가 니키아와 솔로르를 맡았다. 1995년 국립극장 공연 당시 솔로르 역할을 했던 김용걸은 13, 14일 공연에서 브라만으로 특별출연한다. 9~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000~10만원. (02)587-6181.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에어 하우스

    조선시대 성종은 겨울에도 봄꽃을 감상하고 여름 채소를 먹었다고 한다. 비결은 뛰어난 온실 농업기술에 있었다. 600년 전에 온돌을 이용해 화초와 채소를 재배한 사실이 놀랍다. 당시 의관 전순의는 산가요록(山家要錄)에서 겨울에 채소를 기르는 동절양채(冬節養菜) 기술을 소개했다. 온실은 진흙과 볏짚을 섞어 지었고, 바닥에 구들장을 깐 다음 그 위에 배양토를 쌓아 씨를 뿌렸다고 한다. 온실 내부는 가마솥에 물을 끓여 온·습도를 맞추고 지붕엔 들기름을 바른 한지를 설치해 채광 효과를 높였다니 예사로운 지혜가 아니다. 성종실록에는 1471년 1월, 성종이 장원서(掌苑署·꽃을 가꾸는 기관) 온실에서 키운 영산홍을 선물받고 “겨울철에 핀 꽃은 인위(人爲)에서 나온 것”이라며 기뻐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4~5월에 꽃을 피우는 영산홍이 한겨울에 나왔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장원서의 온실에서는 오이·토란·아욱·가지·부추·상추 등 20여 가지 채소를 가꿔 겨울에도 임금에게 진상했단다. 조선의 독특한 온실기술은 세계 최초로 알려진 독일보다 140년이나 앞선 것이다. 현대식 온실 비닐하우스는 1950년대 유럽에서 시작했고 우리나라에는 1960년대에 도입됐다. 덕분에 지금은 일반인들도 온갖 화채와 과일을 사시사철 즐길 수 있게 됐다. 요즘엔 폭우·폭풍·폭설 등에 취약한 비닐하우스를 보완한 첨단 특허기술이 쏟아져 전천후 재배가 확산 중이다. 폭설에 대비해 비닐하우스에 온수기와 온풍기를 장착하거나, 지붕에 발열기나 태양열 집열장치를 설치한 비닐하우스 등은 이미 상용화됐다. 최근 충주시가 개발한 에어 그린 하우스(Air Green House)는 눈이 30㎝ 쌓이거나 바람이 초속 30m로 불어도 끄떡없다고 한다. 특수비닐을 내피와 외피로 만들고 그 사이에 바람을 넣어 풍선처럼 외형을 유지하는 원리다. 길이·높이에 상관없이 단동(單棟) 설치가 가능해 높이 10m 정도의 야자수도 재배할 수 있다. 시설비도 3.3㎡당 18만원으로 기존 비닐하우스(25만원)보다 저렴하다. 안전성과 생육환경이 좋아 화채와 과일의 품질을 18% 높이고 생산량은 24% 증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김수복 과장은 “전국 4만 5000㏊의 비닐하우스 가운데 해마다 7%가 폭설·폭풍 피해를 본다”면서 “에어하우스는 재해를 최소화하고 농가 소득을 20%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온실 재배의 종주국답게 에어하우스가 특허를 받고 세계로 나가 진가를 발휘하면 좋겠다. 창조경제 대열에서 첨단 농업기술도 열외일 수는 없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中 신종 AI 감염 사망자 추가… 확산기 진입 우려

    중국에서 H7N9형 조류 인플루엔자(AI) 사망자와 감염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확산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늑장 발표 등으로 당국에 대한 불신감도 깊어져 2002~2003년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악몽 재현에 대한 공포까지 확산되고 있다. 저장(浙江)성 위생청은 3일 항저우(杭州)시에서 2명의 추가 감염자가 확인됐으며 그중 한 명은 숨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종 AI 감염자수는 사망자 3명을 포함해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 모두 상하이, 장쑤(江蘇), 저장 등 창장(長江)강 삼각주 지역에서 발견됐다. 중국 위생 당국은 이에 따라 이날부터 원인 불명의 폐렴을 앓고 있는 전국 환자들에 대해 일제히 신종 AI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상하이는 이미 신종 AI 감염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 언론들은 2005년 말 동물과 관련된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각 지방 정부가 두 시간 내에 지역 주민들에게 관련 사실을 공개토록 했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당국의 늑장 공개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첫 번째 H7N9형 AI 발병 사례를 공개하기까지 20여일이 걸린 데다 전날 4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견된 장쑤성 당국은 감염자 숫자 등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감염 환자 4명이 입원해 있는 난징(南京)의 구러우(鼓樓)병원 관계자는 “신종 AI와 관련된 어떤 소식도 외부에 밝히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장쑤 지역 감염자 소식은 전날 이 병원의 한 직원이 감염 사실을 확인한 진단서를 사진과 함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띄우면서 공개됐지만 해당 계정은 즉각 삭제됐다. 감염자 간 공통점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감염 경로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측은 2일(현지시간) “아직 사례가 적어 발병 원인 및 감염 경로를 단정할 수 없으나 공기 등을 매개로 퍼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괴담이 쏟아지고 있다. 3일 웨이보에는 “베이징시 둥즈먼(東直門) 병원에서 신종 AI 환자가 대거 발견되는 등 AI가 베이징까지 북상했다”, “상하이에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5명 추가로 발견됐다” 등의 글이 돌았으며 당국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유족 범위 4촌까지 포함… 생계비 등 복지지원 확대

    유족 범위 4촌까지 포함… 생계비 등 복지지원 확대

    5년 만에 이뤄진 제주 4·3 사건 희생자 및 유족 추가 신고 결과 유족 수가 당초의 11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제주 4·3 사건은 일본 패망 후 한반도를 통치한 미군정이 남조선노동당의 폭동을 진압하면서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양민 3만여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2일 제주특별자치도 산하 제주4·3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이뤄진 5차 진상조사에 유족 2만 7442명이 신규로 신청해 신고 유족이 5년 전 4차 조사(2449명)의 11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여년간 네 차례 조사를 통해 찾은 신고 유족 3만 2403명의 85%에 해당하는 규모가 지난 석 달 동안 새롭게 신고된 것이다. 관련 단체들은 최근 제주도가 4·3 사건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의 생활보조비 지원 조례를 제정, 복지 혜택이 늘어난 것을 이유로 꼽는다. 제주4·3사업소는 조례 제정 이후인 2011년 9월부터 80세 이상 노인 약 1500명에게 월 8만원가량을 지급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도 2008년부터 61세 이상 유족 1만여명에게 병원 외래 진료비의 30%를 지급하고 있다. 김재현 제주4·3평화재단 주무관은 “그간은 유족이란 점을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아 했던 사람들도 복지 혜택이 늘어나면서 생각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유족의 범위가 늘어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뽑힌다. 2007년까지 희생자의 직계존비속만을 유족으로 인정했지만 4·3특별법 개정으로 4촌 이내 방계혈족 중 제사를 지내거나 묘를 관리하는 사람도 포함됐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뿌린 만큼 거둔다? 대학 고시반 지원예산 많을수록 사법시험 합격자수 많아

    뿌린 만큼 거둔다? 대학 고시반 지원예산 많을수록 사법시험 합격자수 많아

    ‘투자한 만큼 고시 합격자 배출한다?’ 대학별 고시반 지원 예산 지원 규모가 사법고시 합격자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대학교육연구소가 수도권 주요 사립대학들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3년 교비회계 예산안’ 가운데 고시반 지원 예산을 명시한 9개 대학(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대, 국민대, 홍익대, 숭실대, 아주대)을 조사한 결과 고시반 지원 예산 규모와 최근 3년간 사법고시 합격자 배출 인원이 상당 부분 정비례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양대는 올해 고시반 지원비로 18억 3265만 4000원을 책정해 9개 대학 중 가장 많은 비용을 고시반 지원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성균관대 11억 5630만원, 중앙대 7억 3685만 3000원, 숭실대 4억 9500만원, 한국외대 2억 2500만원, 국민대 1억 4573만 4000원, 아주대 4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2012년 대학별 사법고시 합격자 수를 살펴보면 9개 대학 중 올해 고시반에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한양대는 41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며 서울대, 연·고대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뉴스 분석] 과징금 작년 15%나 급감 왜

    [뉴스 분석] 과징금 작년 15%나 급감 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이 전년보다 대폭 줄어든 것을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공정위는 “엄격한 법 집행으로 중대 범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시민단체 등은 “자진신고제(리니언시) 등으로 과징금 면제와 감경이 남발되고 있어서”라고 반박한다. 공정위가 지난 26일 내놓은 ‘2012년 통계연보’를 보면 과징금 부과액은 5105억 6100만원이다. 전년(6017억 2000만원)보다 15.1% 감소했다. 1981~2012년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은 모두 4조 1948억 56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56.4%)인 2조 3642억 9600만원이 2008~2012년에 부과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2010~2011년 강력한 법 집행으로 과징금 부과액이 6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면서 “이 탓에 기업들이 조심해 중대한 법 위반이 줄어들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고 이상으로 처리된 사건은 2010년 2124건에서 2011년 2312건, 지난해 2519건으로 해마다 9% 정도씩 증가했다. 검찰 고발 건수도 2010~2012년 19건, 38건, 44건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정책팀 부장은 “연도별로 단순 비교하는 건 어렵지만 리니언시를 비롯해 각종 감경 사유가 많고 감경률도 높아 불공정행위가 시정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4대강 살리기 사업’ 담합 사건을 처리할 때도 공정위는 비교적 낮은 과징금 부과기준(매출액의 7%)을 적용했다. 그마저도 건설경기 등을 감안해 추가로 50%를 깎아 줬다. 최근 9개 보험사의 변액보험 수수료 담합 사건 때도 액수가 가장 큰 삼성생명의 과징금(73억 9200만원)을 면제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담합을 맨 먼저 ‘자수’하면 과징금을 100% 면제해 주는 리니언시 제도 때문이다. 2007년 200억 5800만원이었던 리니언시 과징금 감면액은 2011년 4595억 4900만원으로 20배 넘게 늘었다. 전체 담합 사건에서의 리니언시 적용 비중도 2007년 41.7%(10건)에서 지난해 85.2%(31건)로 껑충 뛰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본적으로 공정위의 기업 조사권을 확대·강화해 리니언시 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남자가 사우나 자주 가면 안되는 이유 ‘이것’

    남자가 사우나 자주 가면 안되는 이유 ‘이것’

    습하고 온도가 높은 사우나를 자주 이용할 경우 정자수가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파도바대학 연구팀이 핀란드의 평균 정자수를 가진 건강한 30대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개월 간 일주일에 2번, 15분 동안 사우나를 이용한 남성의 경우 정자수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줄어든 정자의 수는 6개월이 지나서야 종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메릴랜드의과대학병원의 비뇨기과전문의 앤드류 카르마는 라이브사이언스와 한 인터뷰에서 “사우나에 있는 시간 동안 남성의 음낭 온도가 평균 3℃가량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남성의 고환이 몸 아래쪽에 있는 이유는 서늘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과 증기를 이용한 핀란드식 사우나는 전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는데, 사우나 이용 자체가 남성의 생식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사우나가 대중화 된 나라의 경우 불임으로 고민하는 부부는 사우나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연구결과를 보도한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현대 남성들이 잦은 사우나 이용 외에도 식단이나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해 최근 10년간 정자수가 38%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추가로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96억!…세계서 가장 비싼 드레스 화제

    우리 돈으로 196억원이 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드레스가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디자이너 데비 윙햄이 1170만 파운드(약 196억원)짜리 드레스를 공개했다. 이 디자이너는 지난해 350만 파운드(당시 약 63억원)짜리 블랙 다이아몬드 드레스를 발표하면서 시선을 끌었으며 국내에서도 보도된 바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랜드마크 래플스 호텔 펜트하우스에 전시된 이 드레스는 부유한 아랍인을 대상으로 만든 이슬람교 전통의상인 아바야다. 전체적으로 검은색 옷감 위에 붉은색 꽃무늬로 수놓은 이 드레스는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가격이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는 이 드레스에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레드 다이아몬드를 포함한 총 2000개의 다이아몬드가 장식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희귀 레드 다이아몬드 한 개만 해도 489만 파운드(약 82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액수라 할 수 있겠다. 장식된 나머지 보석도 살펴보면 2캐럿짜리 플로리스(무결점 등급) 화이트와 블랙 다이아몬드가 각각 50개씩 사용됐으며 그보다 작은 포인터 다이아몬드도 1899개나 사용됐다. 물론 이 모든 보석을 옷감에 박는 데는 백금이 사용됐다. 한편 이 드레스는 디자인에도 상당한 공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드레스 속 꽃무늬는 14캐럿짜리 화이트 골드를 입힌 실을 사용해 2만 번 이상 자수를 놓은 것이라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디자이너는 물처럼 바람처럼 자유로워야…”

    “디자이너는 물처럼 바람처럼 자유로워야…”

    “제 나이 서른일곱 때 나이를 이미 정리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그 이상 나이를 먹지 않겠노라고. 그래서 나이에 상관없이 마음 맞으면 모두 친구입니다. 친구들이 저의 가장 큰 자산이죠. 젊은 친구들과 일 얘기, 인생 얘기하면서 지내는 삶이 즐겁습니다.” 디자이너 이상봉이 책을 냈다. ‘패션 이즈 패션’(Fashion is Passion)이라는 패션계 관용구를 책 제목에 그대로 썼다. 화보 중심의 아트북을 제외하면 자신의 삶에 대한 얘기와 생각을 담은 첫 책이다.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이상봉은 기자들과 만나 1985년 데뷔 이후 28년간의 디자이너 생활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30년 가까이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이상봉 스타일’이 있을 법도 한데 그런 건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때그때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아무 제약 없이 표현해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디자이너는 바람이고 물이어야 한다”면서 “그릇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물이어야 하고, 어디든 떠날 수 있는 바람처럼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봉이라면 한글 디자인 옷을 빼놓을 수 없다. 처음부터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백의민족’을 패션쇼 주제로 내세우기도 했고 미국에 모시를 주재료로 한 옷을 선보이기도 했다. 2006년 한글 캘리그라피를 이용한 옷이 MBC ‘무한도전’을 통해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지금도 단청, 조각보, 자수 등을 응용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원래 꿈이 디자이너였던 것은 아니다. 학생 때는 작가, 연극배우의 삶을 꿈꾸기도 했다. 지금도 꿈은 세계여행이다. 이상봉은 “하나의 일에 제 인생 모두를 소비하고 싶지 않아서 예순까지만 일하고 나머지는 온전히 나를 위한 인생을 살자 다짐도 했었다”면서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여행을 하고 싶은데 다음 책은 여행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몸이 가볍지 않다. 지난해 2월 창립된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초대 회장이기 때문이다. 이상봉은 “1999년 프랑스에서 새 천년을 앞둔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이브 생로랑의 기념주화를 만들었는데 그 나라에서 디자이너의 위상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향후 5년에서 10년 안에 패션이 한류의 축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 디자이너 옷을 입어 세계에 알려주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창살무늬를 소재로 한 새 의상을 선보이고 향수 사업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불청객’ 심근경색, 심혈관계 질환 꽃피는 3~4월에 가장 많다

    심장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 심혈관 질환이 겨울보다 봄철인 3~4월에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2년간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심장혈관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3~4월 환자수가 연평균은 물론 겨울(12~2월) 평균보다 많았다고 최근 밝혔다. 분석 결과, 2011년의 경우 3~4월에 심혈관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4128명으로 겨울 평균 3976명보다 3.8%가 많았다. 2012년에도 3~4월 환자가 4193명으로 겨울의 4044명보다 3.7%가 많았다. 이처럼 봄철에 심혈관질환자가 많은 것은 심한 일교차에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심장과 혈관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져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는데,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좁아진 혈관 부위에 혈전이 엉겨붙어 혈액의 흐름을 막으면서 허혈성 심장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최동훈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환절기에 섣부르게 옷을 가볍게 입으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혈관이 지나치게 수축된다”면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흡연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졌거나 고령자는 외출할 때 번거롭더라도 외투나 모자, 장갑 등을 준비해 체온 저하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신체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등산이나 마라톤 등 무리한 활동을 할 경우 몸에 과부하가 걸려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東과 西의 문화가 싱가포르서 만났을 때

    東과 西의 문화가 싱가포르서 만났을 때

    말레이시아의 믈라카(말라카)·페낭은 동서양 중계무역의 동남아시아 주요 요충지였다. 오랜 세월 중국과 인도, 아랍(14세기)의 영향을 받았지만, 대항해 시대가 열린 15세기 말부터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네덜란드·영국의 영향을 받아 서구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독특한 혼합 문화를 발전시켰다. 금보다 더 비쌌다는 후추 등 향신료의 산지로 더욱 각광을 받았다. 무역을 하는 중국·인도 등의 남성은 본국에 부인을 두고도 현지에서 말레이 여성과 혼인하고 후손을 낳았다. 말레이어로 ‘페라나칸’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인종과 문화가 싹텄다. 이 중 싱가포르에서는 페라나칸들이 많고 역사도 깊어 고유 문화로 자리 잡았다. 페라나칸은 다수가 중국계이고 아랍계와 인도계, 유럽계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일~5월 19일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싱가포르의 혼합문화, 페라나칸’ 특별전을 연다. 싱가포르 국립문화유산위원회와 아시아문명박물관 소장품 230점이 소개된다. 박성혜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페라나칸 혼합 문화를 통해 동남아의 문화적 다양성을 살펴보면서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부로 구성된 특별전의 시작은 혼례다. 제1부는 ‘믈라카에서 온 신랑 신부’로 꾸민다. 12일간 열리는 페라나칸 혼례의 첫날 모습을 보여 주는 코너다. 용과 봉황을 수놓은 화려한 일산 아래 중국식 복장을 한 신랑과 모란과 나비 등을 수놓은 일산 아래 자수와 구슬 공예로 장식한 화려한 예복을 입은 신부가 관람객을 맞는다. 신랑 옷은 차분한 색깔이지만 신부 옷은 분홍색 비단에 화려하다. 다이아몬드와 구슬로 장식한 신부의 머리 장식이 화려하다. 제2부 ‘페라나칸의 혼례: 중국의 영향’에서는 혼례 침실을 소개한다. 혼례 침실은 페라나칸 공예미술을 보여 준다. 구슬 장식품들이 화려하고, 침실 좌우에 아이리시 카펫을 깔아 놓은 것도 특징이다. 제3부는 ‘뇨냐의 패션: 말레이의 영향’을 정리한다. 페라나칸 여성은 말레이 전통 옷인 사롱과 케바야를 입고, 케로상이라는 보석 장신구를 더한다. 부와 신분을 자랑하기 위해 금세공한 위에 진주,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여성용 벨트와 귀걸이, 페이즐무늬 브로치 등이 눈길을 끈다. 제4부 ‘서구화된 엘리트: 유럽의 영향’에서는 유럽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페라나칸의 모습을 살펴본다. 페라나칸은 영어를 배우고 서구식 복장을 했으며, 기독교로 개종하고 테니스나 크리켓 등을 즐겼다. 스스로를 영국 신민이라고 생각해 중국인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몹시 화를 냈다고 한다. 마지막 제5부는 ‘페라나칸 공예미술’을 위한 코너로, 여성들의 자수와 구슬 세공품, 신부용으로 따로 주문 제작한 도자기인 뇨냐 자기를 만난다. 뇨냐는 ‘여자’라는 뜻으로, 혼수품으로 중국 본토에서 거금을 주고 마련했다고 한다. 터키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화려한 채색 도자기들이다. 유럽에서 수입한 작은 구슬 100만개를 꿰어 만들었다는 식탁 깔개는 섬세하고 아름답지만 솜씨를 자랑하기 위해 들여야 할 노동을 생각하면 고개가 흔들린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주말 인사이드] ‘영화티켓 1만원’ 진실 혹은 거짓

    영화관람이야말로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다. 그런데 지갑이 얇아지다 보니 영화 관람료 1000원 인상에도 민감해진다. 수백만명 드는 영화가 연달아 나오는 마당에 관객들이 봉이냐는 반응까지 있다. 한국의 영화관람료는 정말 다른 나라들보다 비싼 걸까. 극장 요금이 업계 자율로 풀린 건 30여년 전. 공연법 개정으로 1982년 1월부터 자치단체에 상영 전 신고만 하면 됐다. 하지만 물가정책과 관객·시민단체의 반발에 막혀 인상은 쉽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2500원이던 요금은 1990년대 들어 5000원을 유지했다. 5000원을 무너뜨린 건 브루스 윌리스다. 다이하드 1·2편이 모두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다이하드 3’가 개봉하던 1995년 여름, 수입사와 직배사는 서울 주요 극장 대표들과 협의, 관람료를 6000원으로 올렸다. ‘6000원 시대’가 오래 갈 줄 몰랐다. 1997년 ‘에비타’, 1998년 ‘타이타닉’, 2000년 ‘미션 임파서블 2’ 등 화제작 개봉 때마다 인상을 노렸지만,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미션 임파서블 2’ 상영 때는 7000원에 예매한 관객에게 1000원을 돌려주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7000원 시대를 연 건 멀티플렉스의 힘이다. 2001년 CGV와 메가박스가 7000원으로 올리면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2003년 멀티플렉스에서 조조 요금은 4000원으로 낮추고 주말 요금을 8000원으로 올리는 요금 차등제를 실시했다. 2009년 7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개봉할 무렵 메가박스가 총대를 메고 평일 8000원, 주말 9000원으로 올렸다. 예매율 80%를 기록할 만큼 기대가 컸던 대작의 개봉에 맞춰 슬며시 올린 셈이다. 지난달 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 4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CJ CGV의 목동, 상암, 강남, 오리, 야탑, 센텀시티, 마산, 순천 등 8개관 점주들이 5000~1만원 상영시간대별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것. 평일 조조 할인요금을 1~2회차 더 적용하되, 주말에는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는 게 골자다. “전업주부와 대학생 관객 등이 많은 지역 특색을 감안해 점주들이 조정한 것”이라는 게 CJ CGV 측의 입장이다. 반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요금 다변화로 관람료가 7.1%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면서 “국내 영화요금은 영화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영화관람료는 외국보다 거품이 많은 게 사실일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평균 관람료는 7737원(2011년 평균 환율로 환산 땐 6.98달러)이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일본(평균 15.71달러)은 물론, 캐나다(10.28달러), 영국(9.03달러), 프랑스(9.25달러)보다 낮다. 미국(7.90달러)보다도 조금 낮은 수준이다. 물론 단순비교는 무의미하다. 김수현 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은 “극장관람료의 수준은 영화산업의 역사와 성숙도, 경제력, 특히 물가수준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각 나라의 맥도날드 햄버거 빅맥 가격을 달러로 환산한 뒤 미국 내 판매가격과 비교해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하는 빅맥지수를 참고할 만하다. 2012년 7월 한국의 빅맥지수는 3.21달러. 비슷한 국가는 헝가리(3.48달러)와 체코(3.34달러), 이스라엘(2.92달러) 정도다. 이들의 극장요금은 헝가리가 평균 5.53달러, 체코는 6.33달러다. 이스라엘은 9.9달러로 빅맥지수를 감안하면 턱없이 높다. 미국의 빅맥지수는 4.33달러다. 한국의 1.35배 수준. 반면 평균 관람료는 미국이 한국의 1.13배 수준이다. ‘평균’의 함정을 피하면 또 달라진다. 한국의 주말요금은 2D 영화의 경우 비싸도 9000원이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 극장체인 AMC의 주말 저녁시간(오후 6시 이후) 요금은 12.5달러(1만 3785원)다. 한국의 1.53배 수준. 빅맥지수가 1.35배란 점을 떠올리면, 외려 미국이 비싸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잣대로 삼으면 어떨까.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 3679달러(2012년 기준)다. 비슷한 수준의 나라는 그리스(2만 4197달러)와 타이완(2만 502달러) 정도. 이들의 평균 관람료는 각각 12.0달러와 9.8달러다. 한국 관람료가 비싼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미국과 소득수준 대비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3.2로, 미국(1.7)의 183%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평균 관람료(원화 기준)를 1인당 GDP(달러 기준)로 나눈 수치를 비교했다. 실무를 진행한 김정훈 회계사는 “가처분소득에 대한 지출 부담능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싶어 평균관람료를 1인당 GDP로 나눠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영화관람료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산업의 역사와 국가별 문화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의 평균관람료는 7.9달러이지만, 뉴욕에서 주말에 영화 한 편을 보려면 최소 12달러는 내야 한다. 1.5배 수준이란 얘기다. 이 정도는 약과다. 중국의 3D 관람료는 130~150위안이지만, 낮시간대에는 80위안까지 떨어진다. 심지어 태국에서는 같은 상영관 내에서도 앞·뒷자석 요금이 다르다. 합리적이지만 어떤 나라에서도 채택하지 않고 있는 요금제다. ‘한국은 2D 관람료는 싸지만, 3D는 비싸다’란 속설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3D 관람료는 1만 3000원(IMAX 제외). 미국 AMC의 경우 3D 관람료는 11~15.5달러다.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진 만큼 3D 요금은 2D의 1.5배 수준에서 책정되는 게 보통이다. 김수현 연구원은 “경제규모나 물가·소득수준이 비슷한 국가와 비교해 보면 우리가 비싸지 않다. 오랫동안 물가제한품목에 묶여 있다 보니 규제가 풀린 이후에도 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저항이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아 7년 만에 투자수익률이 흑자(13%)로 돌아섰다. 극장매출도 7년 만에 가장 많은 17.7%(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르네상스의 과실은 투자·배급·극장까지 수직 계열화된 대기업에 쏠린 게 현실이다. 2006~2011년 누적 손실에 신음했던 중소 투자·제작사와 최저생계비 수준의 수입으로 생계를 잇는 현장 스태프와 다수 배우에게 달라질 건 없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한 충무로 구성원 대부분이 관람료 인상을 지지하는 까닭이다. 문제는 부율이다.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 비율을 뜻하는 부율은 현재 5(배급사)대5(극장)다. 8000원짜리 티켓이 팔리면 1000원은 세금(영화진흥기금 3%+부가세 9%)으로 빠지고 나머지를 배급사와 극장이 나눠 갖는다. 서울에서 할리우드 영화는 6(배급사)대4(극장)로 나눈다. 미국영화가 강세이던 관행이 남은 탓. 현재 5대5인 한국영화의 부율을 일단 5.5(배급사)대4.5(극장)로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할리우드 영화처럼 6대4로 가야 한다는 게 영화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의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영화동반성장협의회에서 합의된 부분이다. 영화제작가협회 원동연 부회장은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약 50억원)의 손익분기점이 150만명 선이다. 관람료가 오르면 창작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다양하고 완성도 있는 영화 제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CGV의 일부 요금 인상이 전체로 확대된다면 동반성장협의회에서 약속한 부율 5.5(배급사)대4.5(극장)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영화가 극장에 수익을 안겨주는데 외화보다 불이익을 보는 현실을 바로잡자는 것”이라면서 “의무상영기간 2주를 보장하고, 종영 후 3개월이 지나서야 극장이 정산을 해주는 관행도 월별 정산으로 바꿔야 한다. 3D나 4DX 등 특수상영관에서 ‘시설비’를 이유로 극장들이 떼어가는 것과 3주차에 접어들면 부율을 극장 측에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부분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힘내라고는 했지만…/최용규 메트로부장

    [데스크 시각] 힘내라고는 했지만…/최용규 메트로부장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얼굴을 내밀지는 못하지만 30년 넘게 만나는 친구들 모임이 있다. 궁핍했던 시절, 상고에서 만나서 그런지 형제 이상으로 끈끈하다. 다들 나이 쉰이 넘었지만 소주 한두 병은 게 눈 감추듯 하는 주량에다 마음을 오그라들게 하는 거침없는 독설, 진한 풍자가 이골이 난 그들. 가끔 움찔하게 했지만 사실 내겐 청량제였다. 돈이 뭔지를 일찍부터 알아서일까. PC가 낯설던 1980년대 중반, 컴퓨터 사업에 뛰어들어 남보다 먼저 기반을 다진 L, 상대를 나와 지방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J. 자수성가한 그들은 제법 부티가 났고,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라며 월 회비를 반으로 깎아줄 만큼 인정도 많았다. 그런 그들의 입에서 죽을 지경이라는 말이 나올 줄은 정말 몰랐다. 사업을 접겠다는 J의 느닷없는 발언에 기자·교사 등 월급쟁이 친구들은 “100% 관급공사만 하는데 무슨 엄살이냐”고 받아친다. 연거푸 들이켠 소주잔에 얼굴이 불콰해진 J는 “모르는 소리 하지 말라”며 역정을 낸다. 좀체 화를 내는 법이 없던 친구다. 건설업을 때려치우겠다는 J의 사정은 이렇다. 이명박 정권 때 인우 보증서를 없애 다 박수쳤는데 요즘 와선 그게 족쇄가 됐단다. 공사이행보증서를 발급받으려고 보증보험사에 갔더니 5000만원을 현금으로 맡겨야 보증서를 끊어주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마련해 보증서를 발급받았다는 것이다. 보증서가 없으면 관급공사를 할 수 없다. 수중에 돈이 없으면 빚을 내 보증보험사에 바쳐야 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인우 보증서를 없앤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건설업계에 불황이 덮치면서 망하는 회사가 속출하자 보증보험사가 해괴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단속하는 관은 없다. J는 “인우 보증서 폐지가 자금력이 달리는 건설업자에겐 독이 됐다”고 한탄했다. 또 무서운 게 물가다. 현재 관급공사는 최저낙찰제다. 공사비를 가장 낮게 써낸 업체에 공사를 준다. 설계가의 75% 선에서 공사를 딴 원청업체는 하도급 업체에 수주한 금액의 86% 정도로 공사를 준다. 하도급 업체에서 보면 설계가의 64% 내지 65%로 받는 셈이다. 2년 전만 해도 이 정도 선에서 공사를 받으면 5% 정도 남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그때보다 유류세와 인건비가 24% 정도 올라 공사를 하면 할수록 밑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저히 버티지 못하겠다는 게 건설업자 J다. 잠자코 J의 말을 듣던 L이 “그나마 너는 나보다 낫다”며 한숨을 푹푹 쉰다. 모임이 재산이라는 L. 동창회 모임 등 회비를 내는 모임만 20개가 넘는 친구다. 그런 그가 사업을 집어치우고 인천에 있는 처남 유리공장 관리인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토록 애지중지했고, 자랑으로 삼았던 ‘재산’(인간관계)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L은 “한계상황에 온 것 같다”는 말을 꺼냈다. J는 “정부가 당장 무슨 수를 쓰지 않으면 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위(대기업)가 무너진 IMF 외환위기 때는 아래까지 내려오는 데 그래도 완충작용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위를 떠받치는 아래가 완전히 무너졌다. “경기 하방 위험이 크다”면서 “구체적인 대응책을 조기에 마련하겠다”는 경제수장 후보자의 현실인식에 기대를 걸어보는 수밖에. 역까지 배웅하는 그들에게 “좋아지겠지. 힘내라”고 했지만 참 어색했다. ykchoi@seoul.co.kr
  • 조선왕실 유입 日병풍 3점 공개

    조선왕실 유입 日병풍 3점 공개

    일제강점기 조선 왕실에 유입된 일본 병풍 3점이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16일부터 5월 26일까지 박물관 지하 1층 왕실의 회화실에서 식민지 조선에 설립된 미술강습소 교육차 내한한 일본 화가 시미즈 도운이 그린 매와 곰 그림 병풍 2점, 일본의 전통 연극인 ‘노’(能)의 한 장면을 자수로 놓아 표현한 작가 미상의 병풍 1점을 공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병풍은 기존 조선 왕실의 장식 병풍과는 전혀 다른 소재와 강한 일본 색채를 지닌다. 한·일 강제 병합을 전후한 1905~1915년 조선에 온 일본 화가들은 주로 왕실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어진을 비롯한 궁중 회화를 제작해 종래 조선 왕실 도화서의 화원이 맡은 왕실 화사(畵事)가 점차 일본인 손에 넘어가는 계기가 됐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사고·재난에 국민들 걱정…행안부가 종합대책 마련해 달라”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첫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 출범 초기에 각종 사고와 재난이 발생하고 있어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면서 “안전관리에서 더 중요한 것은 예방과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전과 관련해 행정안전부가 ‘컨트롤 타워’가 돼 종합 안전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에서 14개 부처에 일일이 당부와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박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 13명의 신임 장관,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 이용걸 국방부 차관, 박원순 서울시장, 김동연 국무총리실장, 이재원 법제처장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박 대통령에게 “첫 국무회의고, 축하도 드릴 겸 왔다”며 인사를 건넸고 박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답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13명의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장관 부부와 오찬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통한 사법부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 바라며 아울러 새 정부 출범 초기 사회 4대악 척결 대책도 철저하게 세워서 집행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지식경제부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중심 경제가 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 제거에 적극 노력하고,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꼼꼼하게 잘 챙겨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에게는 “시급한 문제인 주택시장, 택시지원법, KTX 경쟁 도입 등 현안은 당장 챙겨주기 바란다”고 강조했으며, 서남수 교육부 장관에게는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 정책을 잘 챙기고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 혼선으로 학생과 학부모 고통이 컸던 만큼 차근차근 변화시켜 나갈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 만에 오늘에야 첫 국무회의를 열게 됐다”며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그는 “북한이 연일 전쟁을 위협하고 있는 위기 상황인데, 지금 안보 컨트롤 타워라고 할 수 있는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이 공백이고, 국정원도 마비 상태”라면서 “경제의 컨트롤 타워인 경제부총리도 안 계셔 정말 안타깝고,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탈세와의 전쟁’을 통해 증세 없이 복지 공약의 재원을 마련할 것임을 내비췄다. 그는 “복지공약 실천 재원을 놓고 ‘예산 부족으로 어렵다’, ‘증세를 해야 한다’ 등 많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재원 확보를 위해선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탈세를 뿌리뽑아야 하며, 개인 투자자들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기는 각종 주가조작에 대해 상법 위반사항과 자금의 출처, 투자수익금의 출구, 투자 경위 등을 철저히 밝혀서 제도화하고 투명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매주 화요일 오전 정기 국무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박 대통령과 정 총리가 교대로 국무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스위스를 말하는 7가지 키워드

    스위스를 말하는 7가지 키워드

    한번쯤 가보고픈 조용한 마을,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어디선가 걸어 나올 것 같은 작고 아기자기한 스위스 시골마을들을 모았다. 스위스에만 있는 아름다운 하이킹코스에서부터 시계 명가, 와이너리, 치즈, 산악열차, 온천, 수도원 등 각 마을엔 스위스를 말하는 7가지 이야기가 녹아 있다. 2 쉴트 호른을 오른뒤에 뮈롄까지 하이킹을 하며 내려오다 마주친 풍경 3 리기 쿨름의 레스토랑 안에서 본 모습 4 ARB산악열차 1.하이킹 벵엔+뮈렌 동화 마을서 즐기는 융프라우 하이킹 라우터브루넨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있는 마을 벵엔Wengen과 뮈렌Murren은 모두 해발 1,20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이 두 마을은 여러가지로 닮은 점이 많다. 계곡의 낭떠러지 위에 동화 속 마을처럼 자리한 점이나, 체르마트처럼 휘발유 차가 다닐 수 없는 청정마을이라는 점이 그렇다. 또 벵엔에서 맨리헨으로, 뮈렌에서 쉴트호른으로 오르면 융프라우와 묀히, 아이거로 대표되는 알프스 3개 산의 웅장한 전망을 대면할 수 있다. 벵엔과 뮈렌에서 시작하는 다양한 하이킹 코스는 알프스가 선사하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벵엔은 융프라우와 쉴트호른 어느 쪽으로든 편리하게 갈 수 있는 관광의 거점이다.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클라이네 샤이덱까지는 등산 철도로, 인기있는 전망대인 맨리헨까지는 케이블로 바로 연결되는데, 이곳들에서 다양한 하이킹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벵에른알프로 가는 1시간 반 거리의 코스도 있고, 맨리헨에서 출발해 클라이네 샤이덱으로 돌아오는 33번 코스도 있다. 이 33번 코스는 융프라우에서 풍경이 좋기로 소문난 코스인데, 아이거 북벽을 감상하기에 좋은 루트다. 모두 운동화만 신고도 갈 수 있을 만큼 평탄하고 산의 측면을 걷는 코스라서 어렵지 않게 하이킹의 진면목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알프스의 세 고봉 리기·필라투스·티틀리스 하이킹 루체른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리기와 필라투스, 티틀리스 산의 하이킹 코스는 기가 막히게 멋지다. 루체른에서 아르트골다우 역까지는 국철을 타고 아르트 골다우에서 리기 쿨름까지는 ARB산악 열차를 탄다. 뾰족 한 안테나 탑이 세워져 있는 리기산의 정상에 오르면 360도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전경을 한번 더 눈에 담을 수 있다. 내려올 때는 리기 칼트바드까지 상쾌한 하이킹 코스를 즐기고, 웨기스까지는 케이블카를 탄 뒤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인기 있다. 세계에서 가장 경사가 급한 케이블카가 운행되는 유명한 필라투스는 알프스의 깊은 숲을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필라투스 쿨름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일몰과 일 출을 맞이하는 가슴 벅찬 경험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유람선, 톱니바퀴 열차, 케이블카 등을 이용하는 ‘골든 라운드 트립Golden Round Trip’으로 필라투스의 모든 매력을 샅샅이 느껴 볼 수도 있다. 특히 중간역인 프래크뮌테그 역에서 허리에 벨트를 착용하고 공중 다리를 건너거나 로프를 타고 내려가는 스릴 만점의 자일파크는 필라투스 여정에서 가장 짜릿한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해발 3,020m의 빙하 천국 티틀리스는 1년 내내 만년설과 빙하를 체험할 수 있는 산이다. 1년 내내 눈과 관련된 스포츠를 할 수 있고,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빙하 트레킹이 가능하다. ▶한 걸음 더, 쉴트호른 융프라우와 묀히, 아이거를 비롯, 200개가 넘는 봉우리들을 바라볼 수 있는 쉴트호른에 오른 뒤, 뮈렌으로 내려오는 하이킹 코스도 멋지다. 이 코스는 알멘트후벨 역에서 뮈렌 케이블 역을 연결하는 코스라 알멘트후벨 역에서부터 시작된다. 소요시간은 50분이 채 안 되지만, 코스는 단조롭지 않다. 대부분 내리막길이라 무난하면서도 코스 후반부에 살짝 급경사가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쉴트호른 코스 중 하나로, 거대한 산들 아래로 띄엄띄엄 있는 샬레와 푸른 초원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코스 후반부에서 시끄럽게 들리던 카우벨 소리를 따라 소떼 목장에 들렀던 일도 생생하다. 온몸으로 자연을 직접 체험하는것만큼 순수하고 건강한 여행도 없을 것이다. ▶유서깊은 리기 쿨름 호텔Rigi Kulm Hotel Restaurant 리기 쿨름 호텔은 1816년에 오픈한 유서 깊은 호텔이다. 이 호텔의 레스토랑은 역에서 내린 사람들이 겹겹이 둘러쳐진 알프스의 고봉들을 병풍 삼아 차 한잔을 마시거나 점심을 먹는 장소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19세기부터 산을 오르던 귀족들의 모습을 1816이란 숫자와 함께 초콜릿에 새긴 다양한 디저트가 특히 눈길을 끈다. 리기산의 일출을 보는 장소로도 최고다. 주소 CH 6410 Rigi Kulm 문의 +41-41-880-1888 www.rigikulm.ch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2.치즈 작고 예쁜 치즈 마을 아펜젤 생 갈렌에서 열차로 40여 분 정도 가면 나오는 작은 마을 아펜젤은 꼭 시간을 내서 가볼 만한 곳이다. 마을에 가까워질수록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는 초록빛의 언덕과 소들이 있는 전원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알프스 알프슈타인 봉우리로 들어가는 초입에 자리한 아펜젤에는 스위스의 목가적인 풍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한번쯤 들어 봤을 그 유명한 ‘아펜젤러 치즈’가 생산된다. 스위스의 3대 치즈 지방 중 한 곳으로 마을에서는 전통의상을 입은 목동과 큰 종을 목에 단 소들의 행렬을 그린 장식들을 건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매년 봄이면 소를 끌고 산으로 올라가서 여름 내내 치즈를 만들고 내려오는 목동들의 소몰이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또 마을에서는 모든 주민이 1년에 한 번씩 모여 마을의 법들을 정하는 직접 민주주의 방식 ‘란츠게 마인데’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아펜젤은 가장 스위스답고 보수적인 지방이다. 지역의 특산물로는 아펜젤 치즈 못지않게 아펜젤러 맥주도 유명하다. 매콤한 아펜젤 전통 고기인 모스트브로클리Mostbrockli와 허브차의 일종인 아펜젤 알펜비터Alenbitter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것들을 파는 전문 숍에 들러 숙성기간이 다른 치즈와 햄들을 시식하고, 바에서 아펜젤산 맥주를 마시는 음식 투어도 가능하다. 색과 문양이 아름다운 오래된 집과 골목길을 걷고 전통 제조법에 따라 만든 다양한 지역 음식을 맛보고 각종 허브 꽃이 그려진 약국을 오가는 사이 여행자는 오감은 물론 마음까지 위로받게 된다. 1 봄과 가을에 소몰이 전통 행사가 열린다 2 시옹성 3 로잔 4 몽트뢰에서 출발하는 기차에 오르면 치즈 공장과 그뤼에르 성, 초콜릿 공장을 방문할 수 있다 5 와인과 호수를 함께 품은 라보 3.와인 알프스를 따라 걷는 포도밭 산책 레만호 드넓게 펼쳐진 호수 위로는 햇살이 부서지고 새하얀 알프스 봉우리를 마주하는 언덕 위로는 촘촘한 포도밭이 향기로운 곳, 바로 레만호 지역이다. 레만호 지역에는 국제 도시 로잔Lausanne을 비롯해 프레디 머큐리가 ‘모든 이를 위한 천국’이라 칭한 몽트뢰Montreux, 찰리 채플린이 여생을 보냈던 브베이Vevey가 있다. 로잔의 도심은 해발 고도 500m 위에 자리하고 있는 반면, 로잔의 선착장인 우쉬Ouchy 호반지역은 도심에 비해 100m 이상이 낮아 도시 전체가 독특한 언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도심에 자리한 생 프랑소와 교회에서 시작해 마르쉐 계단을 올라 노트르담 대성당에 오르면 로잔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스위스룰’이라는 무료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활용하면 로잔 도심 꼭대기에서 자전거를 타고 IOC 위원회가 있는 비디까지 올림픽 길을 따라 신나는 다운힐을 체험할 수 있다. 레만호반을 따라가는 길도 운치 있다. 자전거를 반납할 때는 메트로를 타고 이동하면 편리하다. ▶스위스 전통 쿠키 아펜젤러 비버Appenzeller Biber 아펜젤러 비버는 속에 아몬드 페이스트를 넣은 독특한 진저브레드로, 수백년 전부터 만들어 온 전통 음식이다. 쿠키로 만들어 크리스마스에 먹기도 하는데, 두툼한 빵의 앞면에는 장식용 틀을 이용해 문양(주로 곰 문양)을 새긴다. 비버를 만드는 많은 가게들 중에서도 Laimbacher 브랜드의 비버가 유명하다. 내부는 작은 과자점에 불과하지만, 야외 테라스에 테이블이 여럿 있다. 주소 Weissbadstrasse 3 9050 Appenzell 문의 +41-71-787-1744 www.laimbacher.ch ▶알프스 우유를 담은 스위스 치즈 아펜젤러Appenzeller | 스위스 동북부 아펜젤 지역에서 생산되는 풍미있는 치즈로 스위스를 대표하는 고급 치즈 중 하나다. 700여 년 전부터 문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에멘탈러Emmentaler | 스위스 대표 치즈로 베른주에 있는 엠메 계곡에서 생산돼 에멘탈러라고 불린다. 13세기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치즈로 오늘날의 에멘탈러는 까다롭게 선정된 약 200여 개의 치즈 공방에서 생산된다. ▶스위스 와인 스위스 와인의 최대 생산지는 발레주이고 두 번째 생산지가 바로 라보 지역이다. 스위스 연간 와인 생산량은 평균 1억 1,000리터로, 보통 한 병에 750ml인 것을 감안하면 약 1억 4,700만 병 정도를 생산한다고 볼 수 있다. 스위스 대표 품종에는 화이트로는 샤슬라와 뮐러-투르가우, 실바네르가 있고, 레드로는 삐노 누이, 가메이, 메를로가 있다. ▶포도밭 사이 향기로운 소풍 라보Lavaux 로잔에서 아르누보 양식의 증기선을 타고 라보의 포도밭까지 가는 방법이 무척 낭만적이다. 브베이에서는 쉐브레Chexbres로 향하는 와인 기차도 출발한다. 언덕 위에 넓게 펼쳐져 있는 포도밭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샤슬라 품종의 화이트 와인을 시음하며 그림같은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라보 포도밭 사이사이를 보여주는 꼬마 기차를 타 보는 것도 즐겁다 4.산악열차 화려한 눈꽃열차 베르니나 특급 생모리츠St. Moritz는 스위스의 명물 파노라마 기차인 빙하특급Glacier Express과 베르니나 특급Bernina Express 등 인기 절경 루트의 발착 지점이다. 래티슈 철도Rhatische Bahn: RhB가 운영하는 베르니나 특급Bernina Express은 알프스를 통과하며 알프스 깊숙히 감춰진 설경을 보여 준다. 생모리츠를 출발해 웅장한 빙하지대를 지나며 알프스의 가장 높은 지점들을 통과하다가 야자수를 볼 수 있는 이탈리아의 티라노까지 하강 여정을 계속한다. 55개의 터널과 196개의 다리, 1m당 70mm의 하강 곡선을 그리는 여정이 이어진다. 베르니나 특급의 하이라이트는 유네스코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구간, 즉 란트바써 비아둑트 다리와 나선형으로 굽이치며 하강 곡선을 그리는 베르귄과 프레다 구간을 꼽을 수 있다. 전 구간을 여행할 수 없을 경우,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알프 그륌까지 다녀오는 구간을 추천한다. 알프 그륌 역사 레스토랑에서는 퐁뒤를 즐길 수 있다. 여름에 한해, 티라노에서 스위스 이탈리아어권인 루가노까지 이어지는 버스가 운행된다. ▶자상하고 세심한 스위스 기차 열차시간표 | 현지에서 열차시간표가 궁금하다면 기차역 안내소 혹은 승무원에게 문의하면 된다. 시간표 및 환승역을 프린트해 준다. 스마트폰을 활용해도 편리하다. 체크인 & 플라이 레일 배기지 | 스위스 주요 기차역에서 항공 체크인을 하고 보딩패스까지 받을 수 있으며 수하물도 부칠 수 있다. 미리 가능한지 확인하도록 한다. 짐 운반 서비스 | 스위스 각 역에서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짐을 운송해 주는 ‘당일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하물 한 개당 CHF20이다. 짐보관 | 각 역에는 로커가 마련돼 있어 가벼운 몸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용료는 작은 짐이 CHF5, 큰 짐이 CHF5~8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생모리츠의 스키장 함박눈이 포근히 내려앉은 전나무숲과 꽁꽁 얼어붙은 산상 호수, 기품 있는 호텔과 세계적인 브랜드숍이 모여 있어 화려한 겨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생모리츠는전형적인 스위스 알프스의 풍경을 보여 준다. 온화하고 청명한 날씨가 특징인 ‘샴페인 기후’로 유명한데, 연평균 일조량이 322일이나 된다. 두 번의 동계 올림픽과 스키 월드컵을 개최하는 등 윈터 스포츠의 천국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올림픽 스키 슬로프와 드넓은 컨트리 스키 트레일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총 350km에 달하는 생모리츠의 스키장에서는 클래식한 스키를 맛볼 수 있다. 코르빌리아, 코르바취와 디아볼레짜는 스키어들을 유혹하는 대표적인 스키장으로 총 60대의 스키 리프트 시설이 고도 1,800m에서 3,300m까지 설치되어 있어 스키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생모리츠 관광청 www.stmoritz.ch 베르니나 특급 www.rhb.ch 1 베르니나 특급열차 2 생모리츠 마을의 명물, 리닝 타워 3 생모리츠는 스위스의 알프스 풍광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마을이다 4 고르너그라트로 가는 길 5 고르너그라트 정상에서 보이는 마테호른 6 체르마트의 메인거리인 반호프 거리 알프스 여행의 베이스캠프 체르마트 스위스 최고의 청정마을 체르마트. 자동차 출입이 금지되어 있으며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는 마을로 유명하다. 차를 가져온 여행자는 중간역인 테슈(체르마트에서 5km)의 주차장에 차를 놔두고 열차를 이용해 체르마트로 들어올 수 있다. 마을 안에서는 전기 택시와 마차가 다닌다. 무엇보다 마을 어디에서나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마테호른(4,478m)의 위풍당당한 풍경이 멋지다. 스위스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마테호른은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심볼로 유명하며, 그 어떤 고봉들보다 독특한 모양새를 자랑하는 알프스 최고의 명봉이다. 체르마트는 이 마테호른을 품고 있는 알프스 여행의 거점이다. 체르마트에서는 마테호른을 감상하기 위해 오르는 다양한 루트가 인기다. 등산철도를 타면 리펠알프와 고르너그라트에, 케이블카를 타면 마테호른 글래시어 파라다이스에 오를 수 있다. 리펠알프는 고르너그라트로 향하는 중간 역인데, 이곳에서 조금 더 오르면 삼림 한정지역이므로 아름다운 숲을 즐기고 싶다면 리펠알프에서 머무는 것이 좋다. 기차를 타고 높이 3,089m 고르너그라트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그야말로 마테호른 관광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오르막길의 완만한 능선 속에 가파르게 박혀 있는 마테호른을 바라보며 정상에 오르면 몬테로자에서 마테호른까지 이어지는 4,000m급 명봉들과 고르너 빙하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이른 새벽에 올라와 마테호른의 일출을 즐길 수도 있고, 쿨름 호텔에서 식사를 하며 일몰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 겨울에는 고르너그라트에 스키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산악기차가 호텔리, 슈토크호른 등 더 높은 곳까지 운행되며, 짜릿한 스키 & 스노보드 등의 겨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마테호른이 보이는 풍경 슈바이처호프 체르마트Schweizerhof Zermatt의 객실에서는 대부분 마테호른이 보이는 전망을 누릴 수 있다. 체르마트역에서 5분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114개의 객실을 갖춘 4성급 호텔이다. 지어진 지 오래돼서 세련된 멋은 없지만 아늑함이 넘치고, 스위스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Schwyzer Stubli’는 체르마트의 명소로 통한다. 주소 Bahnjofstrasse 5 3920 Zermatt 문의 +41-27-966-0000 www.schweizerhofzermatt.ch/en/schweizerhof/ 5. 온천 힐링스파 로이커바드 로이커바드Leukerbad가 속한 발레Valais 주는 마테호른과 수많은 알프스 산맥이 이어지는 산악 지역이다. 알프스의 중앙에 위치해 있고 프랑스, 이태리 국경과도 맞닿아 있어 로마시대부터 남북을 잇는 교통의 요지로 번성했다. 알프스 최고의 청정지역인 체르마트도 이 주에 자리해 있고, 론느 강변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포도밭에서는 와인이, 바위산 아래의 광천에서는 고온 온천수가 뿜어져 나온다. 로이커바드는 온천수를 이용한 스파가 으뜸인 고장이다. 로이크 역에서 버스를 타고 약 30분간 산길을 오르면 우뚝 솟은 바위 산으로 둘러싸인 전통 온천지 로이커바드가 나온다. 여러 곳의 원천에서 매일 390만 리터 넘게 용출되는 51℃의 고온 온천수를 여러 스파 리조트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브뤼거바드Burgerbad와 린드너 알펜테름Lindner Alpentherme 스파가 유명하다. 이중 브뤼거바드는 로이커바드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대중적인 스파 센터로 아이가 있는 가족이 즐기기에 그만이다. 여러 개의 수영장과 스파풀, 아이들을 위한 70m 슬라이더 등을 갖추었다. 이에 비해 린드너 알펜테름 스파는 보다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고급 호텔 스파다. 알펜테름 호텔에 들어선 우아한 온천 센터로 실내와 실외 온천, 스포츠 풀이 있고 전라로 입장하는 로만 아이리시 바스도 있다. 빼어난 경관과 스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로이커바드에서 겜미 고개 하이킹은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코스. 200년 전부터 여행객들이 이용하던 산길과 신비로운 분위기의 산상 호수 다우벤제 주변에서 크로스 컨트리나 겨울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로이커바드의 린드너 알펜테름의 야외 스파 전경 6.수도원 영혼을 치유하는 생 갈렌 수도원 스위스 동부 지역의 중심도시인 생 갈렌은 알프스의 자연이 아름다운 스위스에서 오랜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로 손꼽힌다. 파리나 런던보다는 작지만 스위스에서는 제법 큰 도시 중 하나다. 생 갈렌은 612년 아일랜드 수도사 인 갈루스Gallus에 의해 도시의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고, 8세기에 생 갈렌 수도원이 만들어지면서 중세 유럽의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생 갈렌이 유명해진 것도 이 수도원 때문이다. 이름난 수도사들이 이곳에서 오랜 기간 라틴어 성경을 필사하고 금욕생활을 했다. 또 당시에는 수도원이 중세의 유일한 교육기관이기도 해서 귀족 자제들을 위한 학교를 비롯해 다양한 공간들이 갖춰져 있었다. 병원, 제빵소, 약으로 쓰기 위해 재배하는 허브 정원 등은 물론, 와인셀러와 양조장까지 있었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곳은 바로 수도원의 부속 도서관인 갈렌 도서관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희귀한, 8세기에서 18세기의 고서들이 보관되어 있는데, 15만권에 이르는 장서들 가운데 2,000여 권은 당시 수도사들이 직접 필사한 고서들이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화려하게 장식된 천장의 프레스코화와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2층의 난간과 기둥들 그리고 빽빽하게 꽂혀 있는 고서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영혼의 약국’이란 현판이 붙은 이곳은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바로크 스타일로 화려하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현실을 망각케 할 정도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중세 도서관이자 바로크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 중요한 문헌과 미술품, 9세기에 그려진 건축 설계도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갈렌 도서관과 수도원은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영혼의 약국’ 이란 현판이 붙어 있는 갈렌 도서관 7.시계 시계 산업의 심장부 라 쇼드 퐁 라 쇼드 퐁La chaux de Fonds은 프랑스 국경을 따라 펼쳐진 주라 산맥의 기슭, 해발 1,000m 위에 위치해 있다. 이름도 생소한 라 쇼드 퐁은 스위스를 많이 여행해 본 사람들에게도 아직은 낯선 도시. 그러나 까르띠에, 태그호이어, 루이비통 같은 최고급 브랜드의 명품 시계가 생산되는 스위스 시계 산업의 심장부이자 스위스 내에 있는 불어권 도시 중에서는 세 번째로 큰 도시에 속한다. 또 라 쇼드 퐁이 속한 뉴사텔 주의 이웃 도시 르 로클Le Locle과 함께 ‘시계 제조 계획 도시’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도 등재되었다. 수세기를 이어온 장인의 기술과 단일 산업을 한결같이 유지하고 보존해 온 마을의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그 위상을 되돌아볼 수 있는 중요한 곳이 국제 시계 박물관이다. 시계 발전의 역사는 물론, 16세기 이후 만들어진 갖가지 형태의 시계와 예술 작품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전세계의 값진 시계, 오르골들을 모두 한자리에 만나 볼 수 있다. 또 시내에 있는 에스파시테 타워 14층에 오르면 자로 잰 듯 딱딱 줄을 맞춰 늘어선 도시의 독특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덩굴 장식, 섬세한 꽃무늬, 살아있는 곤충과 동물 장식까지, 부드러운 선과 무늬로 표현한 아르누보 스타일의 건축 20여 곳을 돌아다니며 감상할 수 있다. 짧게는 45분, 길게는 2시간에 걸쳐 르 꼬르뷔지에의 건축과 아르누보 스타일을 둘러보는 두 개의 시티 투어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라 쇼드 퐁에 있는 국제시계박물관 에디터 강혜원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동미 사진제공 스위스 정부관광청 MySwitzerland.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공공기관 개인정보관리 엉망

    공무원이 옛 여자친구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주민등록정보를 열람하는 등 공공기관의 개인정보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6일 ‘공공기관 정보보호 및 사이버안전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 경기 김포시 주민센터 직원 A씨는 지난해 전입신고 업무를 담당하며 옛 여자친구나 좋아하는 여직원 등의 연락처를 알아내려고 36명의 주민등록정보를 57차례나 무단 열람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이에 감사원은 A씨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경기 성남시 주민센터 직원 B씨도 사회복지 업무 등을 담당하며 자신의 주민등록관리시스템 ID와 비밀번호를 장애인 행정 도우미 C씨에게 알려줬고, C씨는 학교 동창 등의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 87명의 주민등록을 133차례나 열람했다. 감사원은 “69개 시·군·구의 주민등록관리시스템 이용 현황을 감사한 결과 568만 1498건의 주민등록 열람 건수 가운데 27.4%(155만 7919건)의 열람 용도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회복지 급여·서비스 지원 대상자의 자격과 이력 정보를 관리하는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관리도 허술했다. 감사원은 12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5명이 자신의 사용자 계정과 공인인증서를 다른 공무원, 자활근로자 등 99명과 공유한 사실을 적발했다. 자연 재해나 사이버 테러 등으로 전산시스템이 마비될 때를 대비한 재해복구시스템(DRS)도 허점이 많았다. 지식경제부의 우편포털 등 4개 업무에는 DRS가 구축되지도 않았고, 경찰청의 전자수사 등 6개 업무에서는 DR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영하 10℃를 밑도는 서울의 한파를 등지고 도착한 말레이시아는 그 온도차만큼이나 다른 세계였다. 어떤 끌림이 있었는지, 회중시계를 손에 든 흰 토끼를 따라 알지도 못하는 굴 속으로 졸래졸래 따라간 앨리스처럼, 낯선 듯 평화롭고, 평범한 듯 해맑은 ‘말레이시아’를 만났다. 겨울날에 도착한 여름나라 앞으로 여섯 시간 후 나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발을 내딛는다. 여느 때와 달리 떠오르는 혹은 기대하게 되는 그림이 불분명했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속으로 옹알옹알. 입에 익긴 한데 막상 고개가 갸웃한다. 출근길에 바쁜 사람들을 지나쳐 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본능적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날의 여행.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하면 영하 10℃를 밑도는 겨울날과 영상 30℃를 웃도는 여름나라를 동시에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해가 떴는데도 바닥이 젖어 있다. 이 나라에서는 매일 오후 네다섯 시 즈음엔 어김없이 비가 쏟아진다고 했다. 오늘도 방금 전까지 비가 내렸다고. 공항을 나서니 바깥 공기가 그리 습하지 않았고,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까지 가는 차 안에서도 에어컨 바람이 시원했기에 아직 서울에서의 차림 그대로다. 하나둘 옷을 허물처럼 벗어낸 것은 공항과 쿠알라룸푸르 중간 즈음에 위치한 신행정도시 푸트르자야Putrajaya의 풍경이 차창에 가까워졌을 때였다. 레고 블록으로 만든 모형처럼 군더더기 없는 도시를 울울창창한 야자수 정글이 포위하고 있었다. 서울과 쿠알라룸푸르 사이 한 시간의 시차를 거슬러 오른 나는 그제야 여름나라에 들어온 것을 실감했다. 호텔방에 대충 짐을 밀어 넣고 낯선 거리로 나섰다. 하늘은 어둑하게 물들어 가지만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번화한, 서울로 치면 명동에 비견되는 부킷빈탕Bukit Bintang 거리와 그 지척에 노천 음식점이 즐비한 잘란알로Jalan Alor는 낮보다 더 환하고, 더더욱 북적였다. 여행 첫날의 긴장과 피로는 서울과 다르지 않은 도심풍경 때문에 잔잔해졌지만 그 속에 빠져드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운 이방인은 두 거리 사이, 트렌디한 펍과 레스토랑이 늘어선 잘란창캇Jalan Changkat으로 살짝 발을 들여 놓았다. 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펍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뜨거운 공기, 낯선 도시, 차가운 맥주, 관망적 자세. 취取하거나 취醉하거나. ▶travie info 잘란알로alan Alor와 잘란창캇Jalan Changkat | 잘란알로에서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인 요리 사테Satay를 추천. 얇게 썬 고기를 양념해 대나무 꼬챙이에 꽂아 구운 꼬치요리이다. 달큼하고 고소한 땅콩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잘란창캇에서는 부러 핫한 곳을 찾기보다는 거리가 훤히 내다보이는 2층 테라스가 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다. 위치 부킷빈탕 거리에서 모노레일이 가로지르는 대로 변 오른쪽 방향(도보 5~10분). 영업시간 늦은 오후부터 새벽녘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주소 Jalan Perdana, 50480 Kuala Lumpur 방문객 입장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3시~4시, 오후 5시30분~6시30분(단, 금요일은 오전 입장 불가) 입장료 무료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주소 Jalan Hang Kasturi, 50050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30분(건물 밖 노점은 오전 11시~밤 11시) 홈페이지 www.centralmarket.com.my 차이나타운China Town┃위치 Jalan Petaling,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에 문을 여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점심 무렵부터 밤 10시까지 One for All, All for One 아무리 피곤해도 늦잠은 아까운 여행자의 아침, 좀 걷자. 걷다 멈춘 곳이 목적지가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여름의 날씨인지라 자연스럽게 차도르Chador를 두른 여인들에게 눈길이 간다. 말레이시아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슬람을 국교로 삼고 있는 나라다.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겐 당연한 것이겠지만 “안 덥나?” 결국 입 밖으로 뱉고 만다. 모스크에 가봐야겠다. 무슬림들의 기도 시간을 피해 택시를 탔다.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에 가자고 했다. 안내에 따라 신발을 벗고 보라색 가운과 히잡Hijab을 둘렀다. 아무도 없는 기도실 앞에 서자 안내원인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대답을 듣자 지긋한 눈빛으로 <본성(피뜨라)과의 만남>이라는 한국어 책자를 건네 준다. 천장까지 닿은, 수십 개의 흰색 기둥으로 빼곡한 기도실 앞 대리석 바닥에 앉아 책자를 폈다. 맨 첫 장과 마지막 장은 같은 문구로 시작해 같은 문구로 맺어지고 있었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바랄 수 있을 것인가?” 따라 읽는 사이 작지만 야무진 아이 모모가 떠올랐다. 누군가의 시간을 훔쳐야만 살아갈 수 있는 회색 신사들에게 홀려 잿빛이 된 모습으로 내 말만 하는 어른이 돼 버린 내 앞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중략) 화도 내지 않고, 뜨겁게 열광하는 법도 없어.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아. 웃음과 눈물을 잊는 게야. 그러면 그 사람은 차디차게 변해서,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단다. 그 지경까지 이르면 그 병은 고칠 수가 없어. 회복할 길이 없는 게야. 그 사람은 공허한 잿빛 얼굴을 하고 바삐 돌아다니게 되지. 회색 신사와 똑같아진단다. 그래,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미하엘 엔더의 <모모> 中 지난밤 잘란창캇의 펍에서 마셔 버린 시큰둥했던 첫날밤이 뜨끔했다. 그럼에도 선뜻 털고 일어나 기도실을 나서지 않고 조금 더 게으름을 피우다 못 이기는 척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러다 뒤를 돌아봤다.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맑고 파란 하늘과 그 아래 새하얀 모스크. 종교와 교리를 떠나 그곳에 잿빛을 걷어낸 나의 뽀얀 마음 한 조각을 묻어두었다. 그리곤 천천히 초록 잔디가 카펫처럼 펼쳐진 메르데카 광장Merdeka Square까지 걸었다. 딱히 구경거리가 없는 고가도로변인데도 길이 참 싱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르데카는 말레이어로 독립이라는 뜻이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8월31일 이 광장 국기게양대에 걸려 있던 영국 국기를 걷어내고 말레이시아 국기를 내걸면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포했다. 광장 너머로 우뚝 솟아오른 초고층 빌딩과 함께 광장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영국 식민지 시절의 고건축물들이 독특한 도시경관을 그려낸다. 식민지 역사의 흔적을 상당수 지워낸 우리와 달리 쿠알라룸푸르는 도심 가운데 이를 그대로 남겨두고 오늘날까지 이용하고 있다. 광장 북측, 1894년에 지은 세인트메리 성당을 시작으로 유럽과 이슬람식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구 시청사, 술탄압둘사마드 빌딩, 구 중앙우체국, 국립섬유박물관, 구 차터드은행 등이 시계방향으로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이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오랜 세월 다양한 인종이 각기 다른 언어와 신을 믿는 가운데 함께 어울려 살아왔기에 관용의 미덕이 배어 있다고. 다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 ‘1 Malaysia, truly Asia’라는 말레이시아의 캐치프레이즈를 형상화한 조형물 앞에 서 있자니 이번엔 달타냥과 삼총사가 떠올라 그들의 구호를 외친다. “One for All, All for One” 메르데카 광장에서 켈랑강Kelang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과 차이나타운China Town까지 다다르는데, 이곳에서 ‘1 Malaysia, truly Asia’가 허언이 아님을 체감했다. 역시나 건물 자체가 100여 년이 넘은 마켓 안에는 말레이, 차이니즈, 인디아 구역이 사이좋게 이웃하고 있었고, 역사문화도시 말라카와 페낭을 모티브로 한 거리까지,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오밀조밀하다. 아시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켓 2층의 푸드코트와 마켓 바깥 골목에 위치한 예술가의 거리도 시장구경의 재미를 더해 준다. 중국계가 중심이 되어 상점가를 형성하고 있는 차이나타운China Town 언저리에서도 불교 사찰과 식민지 건축물, 힌두교 사원이 자연스레 한 컷에 담긴다.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나도 모르게 사진기를 들었다놨다 한다. 여행의 순간은 눈에만 담아두기 참 아쉬울 때가 많다. 찍고 싶은데 면박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하고, 그렇다고 몰래 찍는 것도 내키지 않는. 옆에서 누군가 이야기한다. “그냥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하면 완전 좋아하면서 반가워할 거예요.” 새삼 놀라운 ‘참말’이다. 무표정하게 있다가도 사진기를 보이며 눈인사를 할 때마다 꽃보다 환하게 피어나는 그들의 얼굴빛. 차도르를 두른 여인들마저 꽃 같은 포즈를 취해 주는데 그 덕에 내 잿빛 마음이 부끄럼을 타며 조금씩 희석된다. 1 메르데카 광장에서 센트럴 마켓으로 가는 길에 만난 동화 같은 거리. 초고층 빌딩숲 아래 파스텔톤의 유럽식 건축물이 독특한 도심경관을 만든다 2 쿠알라룸푸르에 대한 모든 것을 미리보기 할 수 있는 곳, 쿠알라룸푸르 시티갤러리에 가면 말레이시아 여행이 더욱 촘촘해진다 3 강요하는 사람 없지만 열대 기후에서도 히잡을 벗지 않는 여인들. 그러나 색색 고운 히잡을 보며 여인의 마음을 짐작한다 빨간 구두 신고 램프의 요정을 따라서 쿠알라룸푸르가 다민족이 내뿜는 전통적인 색채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질릴 틈 없이 신상품으로 넘쳐나는 도심의 빼곡한 쇼핑몰이야말로 쿠알라룸푸르의 현재다. 마음이 풀어지고 나니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마술을 부린 듯 새롭고 반짝이는 것들에 현혹되기 시작했다. 쿠알라룸푸르 쇼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부킷빈탕 거리의 파빌리온에서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와 수리아 쇼핑몰이 위치한 KLCC까지 구름다리 형식의 통로KLCC-Bukit Bintang Pedestrian Wailkway가 연결되어 있어 주요 쇼핑 스폿을 쾌적하고도 수월하게 오갈 수 있다. 정유회사 페트로나스의 사옥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88층의 쌍둥이 빌딩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에 올랐다. 쌍둥이 빌딩 한쪽 타워에서 보이는 맞은편 타워는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솟아 있었다. 멀고도 높다. 물리적인 거리와 높이만큼 일상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돌아갈 수 있을까. 우선 내려가자. 호텔 방에 들어와 가방에서 가장 예쁜 옷을 꺼내 갈아입고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와 파빌리온Pavilion의 명품 매장 사이를 모델처럼 걷기 시작했다. 명품 매장에서 나오는 차도르 두른 여인들에게 익숙해지기까지 촌스럽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의 쇼퍼들은 선호하는 디자인과 색감이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아이템을 찾아 최근 말레이시아를 찾는 쇼퍼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주머니 가벼운 까막눈도 마냥 즐거운 윈도우 쇼핑. 걷다가 힘이 들면 쇼핑몰 곳곳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식도락을 즐기기도 하고, 쇼핑몰 안팎에서 진행되는 버스킹 공연에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에 나오는 아가씨처럼 춤추듯 걷자니 지치기는 했지만 시간은 지겨울 틈 없이 흘러갔다. 램프의 요정을 따라 말레이시아의 머리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반도 최남단으로, 싱가포르와 맞닿은 도시 조호바루Johor Baharu에 도착했다. 말레이어로 조호바루는 ‘새로운 보석’이라는 뜻. 그곳에 앨리스도 혹할 만한 새로운 보석이 있었다. 정말이지 비현실적인 동화풍 색채의 레고 랜드LEGO LAND에 제대로 빨려 들어갔다. 오전 10시, 오픈시간이 가까워지면 레고 랜드 사람들이 나와 오매불망 가지런히 줄서 있는 아이들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10, 9, 8……3, 2, 1” 문이 열림과 동시에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레고 랜드 안으로 돌진. 레고 랜드를 둘러싼 자연과 그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레고 블록이 빚어낸 세상이다. 아이들의 쨍한 웃음이 화수분처럼 솟아난다. 아이들을 핑계 삼아 어른들 역시 수북 쌓인 레고 블록 조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이 모자랐다. 조호바루에도 쿠알라룸푸르 못지않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아웃렛과 쇼핑몰이 즐비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여행자의 시간은 좀더 색다르고도 익숙한 풍경을 더듬는다. KSL 리조트 앞으로 펼쳐진 난전은 우리나라의 오일장을 떠올리게 했다. 땅의 기운을 머금고 고운 색을 발하는 식재료와 튀기거나 굽거나 볶아낸 군침 도는 먹을거리에 자꾸만 손이 간다. 여기저기 “한국에서 왔어요?” 말하며 아는 체하는 현지인들이 우리네 시장 사람들의 인심과 다르지 않았다. 싱싱하고 건강한 어투. 그들 손으로 기르고 거둔 곡물로 만든 주전부리를 오물거리며 시장 한 바퀴를 어슬렁댄다. 부디 12시를 알리는 신데렐라의 종이 울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런 걸까. 천천히 빨간 구두를 벗고, 램프의 요정과도 안녕을 고했다. 한 시간만 뒤로 돌리면 말레이시아의 앨리스는 사라지고 나는 다시 영하를 밑도는 나의 현실세계, 서울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나의 말레이시아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일 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반대편 타워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도심 전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2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주요 쇼핑 스폿 간의 이동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는 페데스트리안 워크웨이 3 레고 왕국에 들어서자 순식간 동화 속 인물이 되고 만다 4 최고급 명품은 물론 독특한 디자인과 색감을 내세운 쇼룸에 이르기까지 쇼윈도 하나하나가 발걸음을 늦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말레이시아 관광청 www.mtpb.co.kr ▶travie info 말레이시아 항공 하늘 위에서부터 말레이시아의 환대Malaysian Hospitality를 경험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의 국적기 말레이시아 항공을 이용하면 매일매일 인천과 쿠알라룸푸르 사이를 쾌적하게 오갈 수 있다. 특히, 오전 11시 출발이라는 스케줄은 출발과 도착에 있어 허둥대거나 허비할 수 있는 있는 여행 시작 당일의 일정을 여유롭게 해준다. 여행 후 도착 시간 역시 오전 7시 전으로 도착한 당일 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는 최상의 스케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 30일부터 에어버스사의 신규 A333 항공기가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에 도입되어 여유 있는 좌석 공간과 전원 공급 장치, 개인 스마트 스크린, 한국 영화와 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등 한국 여행객들에게 보다 개선된 기내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을 비롯한 타 항공사와 코드쉐어를 통해 다양한 노선에 공동 운항을 하고 있어 다양한 국가로 보다 편리한 여행이 가능하다. 2013년 2월부터는 One World Alliance 회원국의 일원으로 등록되어 보다 다양한 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스마트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02-777-7761 www.malaysiaairlines.com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 스카이 브릿지 투어┃위치 Jalan Ampang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7시(화~일, 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RM80, 어린이 RM30 홈페이지 www.petronas.com.my 파빌리온Pavilion┃위치 168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파빌리온 옆 카페거리는 새벽까지 운영) 홈페이지 www.pavilion-kl.com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 ┃위치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홈페이지 www.starhillgallery.com 레고 랜드LEGO LAND┃위치 Gelang Patah, Joho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주말과 국경일은 밤 20시까지) 입장료 성인 RM140, 3~11세 어린이와 60세 이상 RM110 홈페이지 www.legoland.com.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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