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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혜리 특파원의 파리지앵 스타일] 가수 실비 바르탕 무대의상 전시회

    [함혜리 특파원의 파리지앵 스타일] 가수 실비 바르탕 무대의상 전시회

    프랑스인들의 패션 감각은 정말 놀랍다. 유치원에 가는 꼬마들부터 장보러 가는 할머니들까지도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다. 하물며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패션 감각은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다. 프랑스의 유명 가수 실비 바르탕이 지난 40여년간 가수생활을 하면서 무대에서 입었던 60여벌의 의상들이 파리의 갈리에라 의상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아무리 유명하다고 해도 대중가수의 의상들을 박물관에서 전시한다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시회 기획자의 의견은 다르다. ●대중의 공감 얻은 바르탕의 패션 이 전시를 기획한 로랑 코타는 “브리지트 바르도의 도발적인 옷차림이 당시 (팬들의)부모 세대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것과 달리 실비 바르탕의 옷차림은 대중들의 공감을 얻었으며 유행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전시회는 그녀만의 개성이 살아 숨쉬는 의상들을 통해 유행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1944년 8월15일 불가리아의 소피아 북서부에 있는 산골마을 이스크레츠에서 태어난 실비 바르탕은 8세 때 가족과 함께 프랑스에 이주,17세부터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발랄한 미국의 팝음악에 프랑스 젊은이들이 열광하던 1960년대 그녀는 ‘예예 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록스타 조니 알리데이(그녀의 첫 남편이기도 하다.)와 함께 최고의 팝 아이돌로 전성기를 누렸다. 1970년대 말부터 미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세계적인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올해 만 60세를 맞아 ‘그림자와 빛의 사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여전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의 비결은 물론 깊은 감정을 담아 부르는 가창력이 가장 큰 이유가 되겠으나 콘서트에서 선보이는 환상적인 무대 의상도 한몫을 했다. 길다란 금발에 늘씬한 외모를 지닌데다 노래까지 잘하는 실비 바르탕은 패션감각마저도 뛰어나 팬들에게 듣는 즐거움과 함께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마르크 보한·이브생 로랑등 의상 지원 그녀가 유행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가장 먼저 깨달은 사람들은 의상전문가들과 디자이너들이었다. 1965년 디자이너 크리스티안 바이와 에마뉘엘 칸은 실비 바르탕의 이름을 따 기성복 라인을 선보였다. 파리 시내 빅토르 위고 거리에 부티크도 생겼고 구두, 시계, 안경 등 액세서리까지 등장했다. 오트 쿠튀르는 그녀의 무대의상을 지원했다. 크리스티안 디오르의 디자이너 마르크 보한이 1968년부터 1985년까지, 이어 지앙프랑코 페레가 1989년부터 1994년까지 그녀의 무대의상을 디자인했다. 이브생 로랑 역시 그녀를 위해 많은 의상들을 디자인해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최근의 파리 팔레데콩그레에서 가진 콘서트에서 실비 바르탕은 칼 라거펠드가 디자인한 샤넬 의상을 입고 열창했다. 이번 전시회는 그녀가 보관해온 200여벌의 의상들 가운데 상징성이 강한 것들만 추린 것이며, 대부분 전시회 이후 자선사업기금 모금을 위해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전시회는 내년 2월27일까지 계속된다. lotus@seoul.co.kr
  • 클린턴 “유엔총장 맡고싶다”

    |워싱턴 연합|‘빌 클린턴 유엔 사무총장’. 오는 2006년 초 임기가 끝나는 코피 아난 현 유엔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급부상하고 있다. 클린턴의 한 측근과 유엔의 고위 소식통은 최근 클린턴이 유엔 사무총장 자리를 맡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스스로도 지난 6월 자서전인 ‘나의 인생’을 출간한 뒤 유엔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클린턴의 이 꿈이 실현되면 첫 미국인 유엔 사무총장이 탄생하게 된다.
  • 김철운 26일 자서전 출판기념회

    김철운 사단법인 한국물가협회 회장은 26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자서전 ‘하나님이 나를 이처럼 사랑하사’ 출판기념회를 갖는다.(02)799-0716.
  • 강단서는 송두율 “아직도 삶 옥죄는 국보법”

    강단서는 송두율 “아직도 삶 옥죄는 국보법”

    “다음주부터 꿈에 그리던 강단에 섭니다.” ‘해방 이후 최대의 간첩’으로 불렸던 송두율(61·독일 뮌스턴대) 교수. 지난 21일은 송 교수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22일 독일에서 ‘1년의 감회’를 전하는 송 교수의 안부 인사는 의외로 소박했다. ●‘간첩’에서 ‘교수’로 맞는 특별한 가을 송 교수는 지난 7월22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지 보름만에 독일 자택으로 돌아와 긴 휴식을 가졌다고 한다. 두 달 동안 독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도 하고, 틈틈이 강의준비도 하면서 지난주에는 석방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 가족들과 지중해로 휴가도 다녀왔다는 것이다. 독일 현지에서 도움을 준 지인들을 만나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일정이었다. 지난 12일은 송 교수의 61번째 생일이었다. 송 교수는 “하마터면 감옥에서 환갑을 맞을 뻔했는데 이렇게 자유의 몸으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뒤늦은 축하’를 전하는 기자에게 환하게 답했다. 송 교수는 전화 인터뷰 내내 밝은 목소리였다. 수감생활로 도졌던 고혈압도 많이 나아졌고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송 교수는 “저녁이면 이곳 베를린 집 앞에서 단풍이 물든 가을 풍경을 보는 여유를 가진다.”면서 “지난해 가을에는 서울구치소에서 법원으로 재판받으러 가는 호송차 안에서 은행잎만 봤는데….”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1년의 감회를 떠올릴 때는 부인 정정희 여사가 대신 말을 잇기도 했다. 정 여사는 “이 양반 혼자 감옥에 두고 지난 4월에 잠깐 독일에 왔을 때 베란다에 코스모스씨를 심어두었더니 저 혼자 잘 자라 지금은 온 집안이 코스모스로 가득찼다.”고 전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변치 않는 숙원 그러나 이들 부부에게는 환갑도, 붉은 단풍도,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도 여전히 ‘낯선 여유’였다. 국가보안법이 그들의 삶을 아직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송 교수가 집행유예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선고 당시 ‘반국가단체 잠입·탈출’ 부분에서는 유죄를 면하지 못했던 터였다. 이와 관련, 송 교수 변호인단은 그의 석방 직후 대법원에 낸 상고 이유에 답변서를 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런 탓에 송 교수는 국내에서 국가보안법 논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거듭해서 물었다. 순간 지난해 송 교수가 구속되기 직전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기자에게 털어놓은 ‘최후 진술’이 떠올랐다.“나는 전향하려고 한국에 온 게 아니다. 나로 인해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그래서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지난 8월6일 출국에 앞서 “관용과 상생을 바탕으로 한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실현하는 데 내 사건은 분명히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남기고 간 말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향한 그의 일성(一聲)이었다. 송 교수의 ‘구속 1년’ 화두 역시 ‘국가보안법’이었다. 독일에 건너가서도 매일 인터넷을 뒤지며 국가보안법 논쟁을 지켜보고 현지 언론과 대학 초청 인터뷰에서도 국가보안법은 빠지지 않는 주제였다. 송 교수는 최근 열린우리당이 확정한 ‘형법보완안’에 대해 “아직 분단사회의 최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정치권이 폐지 불가의 이유로 주장하는 ‘안보 공백’과 ‘국민 불안’은 수십년 전부터 외쳐온 해묵은 논리 아니냐.”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한번으로는 흡족하지 않다” 송 교수는 최근 자서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보낸 지난 1년을 고스란히 담는 작업이다. 강의가 끝나는 내년 2월5일 이후쯤이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송 교수는 “아직도 서울은 낯선 외국 같은 땅이지만 45년만에 찾은 광주와 40년만에 밟은 제주도의 흙을 잊지 못한다.”면서 “‘Einmal ist kein Mal(한번으로는 흡족하지 않다.)’이라는 독일 말이 있다. 두번째, 세번째로 계속 이어지는 고국과의 뜨거운 만남을 반드시 기약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은 생애도 우리 사회의 완전한 민주화를 위해 일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포스트 시즌의 역사

    ‘가을의 향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포스트시즌 경기가 원래부터 이렇게 많았던 것은 아니다.한국만 하더라도 첫 해에는 전·후기리그 우승팀이 맞붙는 한국시리즈 7경기가 전부였다.메이저리그도 1968년까지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 리그 우승팀이 벌이는 월드시리즈가 포스트시즌의 전부였다. 한국은 온갖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현재와 같은 계단식 포스트시즌이 정착됐다.처음에는 정규시즌 4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지금은 일본의 퍼시픽리그도 이 제도를 흉내내고,와일드카드를 도입한 메이저리그에서는 4위팀이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는 일까지 생겨 한국의 포스트시즌이 기형적이라는 비난은 사라졌다. 경기 제도란 각 나라와 종목에 맞게 채택된다.축구는 많은 경기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일시즌 풀리그를 치러 승점이 많은 팀을 우승팀으로 한다.다만 하위 팀의 경우는 2부 리그로 탈락시켜 막판 정규시즌이 지루하지 않도록 한다.미국의 4대 메이저 스포츠라고 하는 메이저리그,NFL,NBA,NHL은 각각 30개 정도의 팀을 보유하고 있다.이들 각 리그의 포스트시즌 진출 비율을 살펴보면 종목의 특성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수 있다.메이저리그와 NFL은 전체 팀 가운데 각각 27%와 38%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NBA와 NHL은 절반이 넘는 55%와 53%다.절반이 넘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정규시즌이 시들해질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종목이 현재의 제도를 채택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첫째는 어차피 메이저리그나 NFL과 같은 정규시즌의 열기를 살리기 어려우므로 포스트시즌의 비중을 높인 것이다.또 NBA나 NHL은 모두 60% 내외의 홈경기 승률을 보이는 종목이라 홈경기를 하나 더 하고 유리한 시드를 주는 것만으로도 상위팀에 대한 혜택이 충분하다.반면에 메이저리그나 NFL은 홈경기의 승률이 평균 55%에도 미치지 못하는 종목이다.따라서 이들 종목은 포스트시즌 진출 비율을 너무 높이면 더 큰 시장인 정규시즌에 피해를 입는다. 올해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는 3위 두산이 4위 기아에 2연승하며 끝났다.만일 언젠가 4위 팀이 우승해도 경기제도에 대한 시비는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16년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로 재직한 보위 쿤은 자서전에서 단 두개 팀만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69년 이전의 제도를 끔찍했다고 술회했다.제도가 어떻게 되었든 그 제도에서 우승한 팀이 최강팀이다. ‘스포츠투아이’상무이사 sunnajjna@naver.com
  •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 /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 지음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 /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 지음

    한국은 언제쯤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관심을 기울여온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에게도 한국의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사이덴스티커는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번역해 그가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사이덴스티커는 1974년 외교관 자격으로 일본에 오지만,이내 갑갑한 외교관 생활을 접고 도쿄에 머물며 프리랜서 작가 겸 번역가로 활동한다.그는 가와바타 야스나리,다니자키 준이치로,미시마 유키오 등 일본 현대문학 3대 거장의 소설을 처음 영어로 번역해 세계에 알렸다.일본인들도 현대어 번역 없이는 읽을 엄두를 못내는 고전 ‘겐지 이야기’를 10여년간의 고투 끝에 번역해내기도 했다.‘설국’에 대한 유려한 번역은 지금까지도 화제다.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원제 Tokyo Central,권영주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펴냄)는 미국 최고의 일본문학 번역가로 꼽히는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의 자서전이다.사이덴스티커는 1921년 2월11일 미국 콜로라도주 더글러스 카운티라는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다.2월11일은 일본의 건국기념일.이 때문에 그는 전생에서부터 일본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그는 병역문제로 고민하다 우연히 해병대 일본어 통역 요원으로 입대한 것이 계기가 돼 일본 문학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책에는 전후 일본 문단의 풍경,번역에 대한 저자의 소신 등이 담겨 있다.한국의 도자기와 ‘사상계’ 발행인이었던 장준하에 대한 일화도 소개돼 눈길을 끈다.이 책은 전통적인 일본의 미를 추구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저자가 일본 최고의 작가로 평가하는 탐미주의 경향의 다니자키 준이치로,국수주의 색채를 보이다 결국 할복으로 생을 마친 미시마 유키오(본명 히라오카 기미타케) 등 전후 일본 문학을 이끈 이들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다. 사이덴스티커는 번역가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좋은 번역의 요령에 대해 한마디 조언한다.“작품을 시작하고 끝맺는 단락에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목하고 흠을 잡는 부분이기 때문이다.이런 원칙을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나도 ‘설국’의 서두를 보다 직역에 가깝게 했을 텐데….” 그는 “번역이란 끊임없이 뭔가를 내버릴 것을 요구하는,마구잡이에다가 가차없는 작업”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저자는 일본 못지않게 한국에도 관심을 갖고 좋은 인연을 맺었다.일본 도자기보다 한국 도자기를 더 좋아해 슬쩍 밀반출한 한국 도자기를 평생을 옆에 끼고 살았다고 멋쩍게 회고하는가 하면 장준하를 가리켜 유교에서 말하는 군자의 전형이라고 격찬하기도 한다.장준하에 대한 추억 한토막.“일본에서는 한국인이 시끄럽고 싸움을 좋아하며 마늘 냄새를 풍긴다고 생각하지만,장준하는 그런 일본인들의 고정관념과는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다정한 태도와 부드러운 말씨를 지니고 있었고,매우 품위 있는 사람이었다.” 2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미국사/케네스 데이비스 지음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미국사/케네스 데이비스 지음

    고대의 영웅은 물론 신화 하나 변변히 없는 미국으로선 ‘유사’영웅이라도 만들어내야 했다.그렇게 해서 생겨난 게 서부 개척시대의 카우보이다.19세기의 ‘신화제조기’인 미국 언론은 이 카우보이들에게서 적절한 영웅상을 발견해냈다.완벽한 개인주의적 삶을 추구하고 인디언의 야만스러운 공격을 막아내는 용감무쌍한 소몰이꾼,아니면 한낮에 대로에서 6연발 권총으로 악한과 결투를 벌이는 영웅적인 보안관….이렇게 만들어진 인위적인 서부 개척 스토리는 아메리카판 ‘일리아드’‘오디세이’가 됐고,마침내 미국인의 정신세계에 침투해 대통령이 카우보이의 규범을 따르는 일까지 일어났다.시어도어 루스벨트,린든 B 존슨,로널드 레이건 등이 그런 인물들이다. ●17세기 대륙 발견서 9·11까지 재조명 미국의 대표적인 교양서 시리즈 ‘Don’t Know Much About‘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케네스 데이비스는 이처럼 미국 역사의 어느 한 단면을 이야기해도 비교적 솔직하고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줘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미국인으로서 미국 역사에 대해 반성할 건 반성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자는 태도다.‘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미국사’(이순호 옮김,책과함께 펴냄)는 이런 관점에서 쓰여진 그의 대표 저서다.미국에서는 ‘대안교과서’의 하나로 인정돼 150만부 이상 팔려 나간 베스트셀러다. 책은 17세기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부터 2001년 9·11사건까지 미국의 역사를 주제에 따라 문답식으로 다룬다.이런 종류의 역사책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기 쉽다는 점.그러나 이 책은 관련 주제들을 일관성 있게 이어 놓아 그런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예컨대 인디언에 관해 이 책은 포카혼타스 전설의 진실,‘눈물의 행렬’이란 이름의 인디언 강제이주,수우족 전사들의 리틀빅혼 전투 등 여러 관련 주제들을 함께 다룬다.인디언 처녀 포카혼타스는 정말 존 스미스 선장을 구했을까.존 스미스는 제임스타운에 영국 식민지를 건설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인디언들이 스미스의 머리를 몽둥이로 내려치려는 순간 포와탄 추장의 딸인 포카혼타스가 팔로 그의 머리를 감싸며 스미스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간청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그러나 저자는 이것은 스미스의 현란한 자서전에 근거한 것일 뿐,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다고 말한다.제임스타운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도 던진다.1607년 영국의 이주민들은 대서양 연안의 체서피크만에 도착해 삼각형 모양의 나무 요새를 짓고 이곳을 제임스포트라 명명했다.제임스타운은 나중에 붙여진 이름이다.저자는 미국인들은 제임스타운을 영웅적인 이주민들의 거주지,곧 ‘미국의 탄생지’로 기념해오고 있지만,그 이면도 아울러 기억할 것을 주문한다.허기에 지친 이주민들 중에는 식인종으로 전락한 이들도 있었다. ●카우보이 정신규범 대통령도 따라 미국의 노예문제 또한 저자의 비판적인 눈으로 재조명된다.링컨은 진짜 노예해방론자였을까.저자에 따르면 링컨은 ‘인종주의자’다.링컨은 흑인에게 선거권,배심원 자격,흑백결혼,심지어 시민권을 주는 데도 찬성하지 않았다.그러나 링컨은 대통령 선거에서 상대방 후보인 스티븐 더글러스와 맞붙으면서 점차 노예해방론자로 대중에게 인식됐다.책은 이들의 토론내용을 별도의 주제로 다뤄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간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는 정당한 것인가.2000년 미국의 대선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선거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간 선거였다.대법원은 부시의 손을 들어줬지만 ‘미국 대법원 역사상 가장 부패한 판결’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하지만 뜨거웠던 선거논쟁은 9·11사건이 일어나면서 까맣게 잊혀졌다.이 책에는 각종 연설문과 편지,책,법원판결문 등을 실은 ‘미국의 소리’라는 별도의 코너가 있어 당시의 시대상을 엿보게 한다.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역사를 “산 자가 죽은 자에 대해 부리는 술책”이라고 했고,영국의 비평가 토머스 칼라일은 역사를 “소문의 증류물”로 보았다.저자는 그들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는 것임을 미국 역사의 다양한 얼굴을 통해 보여준다.역사는 결코 지루하지 않다.저자의 말대로 “역사는 살아 있고 인간적이며 늘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친정’ 국감 “公·私 구분” “너그럽게”

    ‘사적 인연이냐,공적 업무냐.’ 4일부터 시작한 국정감사에서 피감기관이 ‘친정’인 의원들이 더러 있다.이전에 몸담은 인연으로 부처나 기관의 수장을 잘 알기에 다른 피감기관과는 달리 대응 양상이 다양하다.친분을 봐서 너그럽게 넘어가자는 입장도 있는가하면 “사는 사,공은 공”이라며 매서운 반응을 보이는 의원들도 있다. 재경위 소속의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과 재경부 이헌재 부총리의 인연은 남다르다. 이 부총리가 재무부 장관시절 특별보좌역을 맡는 등 오랜 기간 상관으로 모셨다.또 이 의원의 자서전 ‘원칙이 개혁이다’에 발문을 써줄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그러나 이 의원은 “상관이던 분을 상대로 질의하는 것은 곤혹스럽지만 공사는 구분돼야 한다.”는 지론을 편다.구조조정에 쓴 161조원의 공적기금의 투입·관리 실태를 중심으로 12일 국감에서 날카롭게 질의할 채비를 마쳤다고 한다. 법사위 소속으로 대구 지검·고검에 몸담았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파.준비과정에서는 “잘 아는 사람들이니 민감한 사안 외에는 잘 협조해 주라.”고 말했지만 막상 국감장에서는 선거법 형량이 야당 의원에게 차별적이라고 강력하게 따졌다.또 선배인 강완구 지법원장의 답변을 끊기도 했고 정상명 고검장에게는 국가보안법 관련 입장을 추궁했다.물론 국감이 끝난 뒤에는 다가가 악수를 하며 ‘평소 얼굴’로 돌아갔다. 국방연구원 출신으로 한때 ‘국방부 최초의 여성 대변인’ 물망에 올랐던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5일 국방부를 상대로 ‘방독면’을 흔들면서 열띤 ‘기획국감’을 치렀다. 문광위 소속의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18일 열릴 KBS 국감을 단단히 벼르고 있어 주목된다.이미 지난달 7일 결산심의에서 “친정이 잘 되기를 바란다.”면서 팀제 개편 등과 관련,정연주 사장을 호되게 추궁했다. 법사위 소속의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온건파.4일 열린 지법·고법 국감에서도 “법관 생활 대부분을 보낸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며 경제난과 민생 사범과 관련해 신중한 수사를 당부했다.질의 과정에 강완구 고법원장과 김진기 지법원장에게 깍듯이 예우를 갖춘 것은 물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의 열린우리당 변재일 의원도 정보통신부 차관 시절에 직속 상관으로 모셨던 진대제 ‘장관님’을 상대로 질의하느라 곤혹스러운 상황이다.하지만 장관을 잘 알고 업무에 익숙하다는 여건을 활용,‘정책 국감’이라는 당론에 걸맞게 질책에 무게를 둘 예정이라고 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보령제약 창립 47주년 “내년 매출 5000억원”

    보령제약 창립 47주년 “내년 매출 5000억원”

    서울 종로5가 보령약국에서 시작한 보령제약이 1일 창립 47주년을 맞았다.보령제약은 겔포스엠,용각산,구심 등 국민적인 스테디셀러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김은선 부회장은 이날 “올해는 보령그룹이 2005년 매출 5000억원 규모의 ‘토털 헬스케어 그룹’으로 성장한다는 네오21계획을 마무리짓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창업주인 김승호 회장은 지난해 김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보령제약의 겔포스는 1992년 중국 수출을 시작한 이래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한국 약품으로 자리잡았다.지난해 수출액은 30억원이었으며 올해는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누크’‘닥터아토피스’‘쇼콜라’ 등으로 유아용품의 대명사가 된 보령메디앙스도 보령제약의 계열사다.지난해 보령제약의 전체 매출액은 2800억원이었고 올해 목표는 3500억원이다. 지난해 경영사학회에서 창업대상을 받은 김승호 회장의 자서전이 중국에서 겔포스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에서 곧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추석연휴 안방극장] 드라마·비디오

    ●라이방(KBS1 25일 오후 10시50분) 장현수 감독의 2001년작.각기 개성이 다른 3명의 택시 기사들의 한바탕 소동을 통해 평범한 서민들의 모습을 그렸다.저마다의 고민을 가지고 있는 30대 후반의 택시 기사 해곤,학락,준형은 자신들이 처한 답답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이들은 방바닥에 억대의 현금을 깔아 놓고 산다는 동네 할머니 집을 털기로 작정한다.91분. ●똥개(MBC 25일 오후 11시30분) 곽경택 감독.정우성 주연.2003년작.경찰 아버지를 둔 지방 소도시의 어리숙하지만 용감한 청년의 이야기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온 철민은 자신의 별명인 ‘똥개’처럼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낸다.시골 경찰서 수사반장인 아버지는 꿈도 없고 희망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철민을 구박하며 나무라지만 철민은 여전히 빈둥거리며 게으름을 피운다.115분. ●집으로 가는 길(KBS1 27일 밤 12시30분) 장이머우 감독.장쯔이 주연.1999년작.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은곰상,선댄스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와호장룡’에서 무술의 고수로 등장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시골 처녀의 수줍은 사랑을 보여준 장쯔이의 연기가 돋보인다.원작 소설 ‘회상’의 작가 시 바오가 각본에도 참여했다.시골 소녀와 초등학교 선생님의 사랑 이야기가 우리나라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을 연상시킨다.88분. ●엘시드(KBS1 29일 오후 3시20분) 호세 포소 감독의 2003년작 스페인 영화.카스티야 왕국의 귀족 로드리고는 용감한 청년 기사.그는 고메즈 백작의 딸인 히메나와 사랑을 꿈꾸지만,고메즈 백작은 그녀를 왕의 사촌인 오도네즈와 결혼시키려 한다.로드리고는 무어족 족장들을 석방시켜주고 ‘엘시드’라는 영웅 칭호를 얻는다.그러나 반역죄로 몰려 히메나의 아버지이자 반대파 수장인 고메즈와 뜻하지 않은 결투를 벌이게 되고,실수로 그를 죽인다.73분. ●화성으로 간 사나이(KBS2 29일 밤 1시5분) 김정권 감독.신하균·김희선 주연.2003년작. 돌아가신 아빠가 화성으로 여행을 떠났다고 믿는 어린 소녀 소희는 아빠가 그리운 마음에 지금이라도 당장 화성으로 달려가겠다고 한다.그런 소희의 곁을 늘 지켜주는 이웃집 승재는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화성에서 온 아빠의 편지를 대신 써보낸다.외롭던 소희에게 아빠의 답장은 더없이 반갑고 행복하다.104분. ●스캔들(KBS2 28일 오후 11시) 이재용 감독.배용준·이미숙·전도연 주연.2003년작.프랑스 피에르 드 라클로 원작의 18세기 소설 ‘위험한 관계’를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생활을 배경으로 옮긴 영화.유판서의 정실 조씨부인은 호색한인 사촌동생 조원에게 남편의 소실인 소옥을 범해달라고 요구하지만,조원은 열녀문을 하사받은 청상과부 숙부인을 목표로 정한다.조씨 부인은 숙부인을 ‘함락’시키면 자신의 몸을 주겠다며 거래를 제시한다.118분. ●싱글즈(KBS2 29일 오후 11시) 권칠인 감독.장진영·엄정화·이범수·김주혁 주연.2003년작.일본의 소설 ‘29살의 크리스마스’를 원작으로,일과 사랑과 결혼 등 20대 후반 독신 남녀들의 생활과 고민을 그렸다.주연 배우들의 생동감있는 연기와 톡톡 튀는 대사,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재치있는 연출과 편집으로 세련된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미국 시트콤 ‘섹스 앤 시티’나 ‘프렌즈’가 연상되는 발랄한 작품.108분. ●책상서랍속의 동화(KBS1 29일 밤 12시45분) 장이머우 감독의 1999년작.시골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작은 마을의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한달간 자리를 비운다.촌장님은 대리 교사로 올해 열 세 살 밖에 안 된 졸업생 소녀 웨이를 추천한다.선생님은 학생들이 많이 줄었으니 더 줄어들게 해서는 안된다는 당부를 한다.웨이는 출석부를 쓰고 교실 앞을 지키며 학생들을 지도한다.그러나 장휘거라는 학생이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는데….105분. ●킬 빌2(액션) 감독/배우/등급 쿠엔틴 타란티노/우마 서먼·데이비드 캐러딘/18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결혼식장에서 뱃속의 아이와 남편이 살해당한 뒤 펼치는 한맺힌 여성의 복수,그 내막을 알고보니…/전편보다는 덜 잔혹한 영상에 전편을 비꼬는 재기발랄함.패러디 찾는 재미도 ●돌려차기(액션·드라마) 감독/배우/등급 남상국/김동완·현빈/12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만세고 주먹대장 용객은 태권도부와 패싸움을 벌이고,교장은 태권도부에 가입해 예선전만 통과한다면 퇴학을 면하게 해주겠다고 하는데…/일본 스포츠물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영화.그래도 감동과 웃음을 적절히 버무린 괜찮은 가족용 영화 ●화씨 9/11(다큐멘터리) 감독/배우/등급 마이클 무어/마이클 무어·조지 부시/15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부시 대통령의 무능을 꼬집고 비아냥대며 부시와 빈 라덴 양가의 부적절한 유착관계 조명/통렬한 웃음과 우울함이 동시에.보수성향이라면 불쾌할 수도 ●인어공주(멜로·드라마) 감독/배우/등급 박흥식/전도연·박해일/전체 줄거리/감상 포인트 20대 딸이 엄마의 스무살 시절로 빠져들면서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팬터지 속에 유쾌함과 찡한 감동을 규모있게 뒤섞었다. ●내 남자의 로맨스(로맨틱 코미디) 감독/배우/등급 박제현/김정은·김상경·오승현/12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프로포즈만 손꼽아 기다리던 현주.하지만 남자친구 소훈에게 갑자기 톱 여배우가 사랑을 고백하는데…/‘노팅힐’을 재미있게 본 관객이라면.김정은표 연기의 결정판 ●아는 여자(멜로·코미디) 감독/배우/등급 장진/이나영·정재영/15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투수 치성은 ‘아는 여자’ 이연에게 사랑을 발견한다./계보없는 독특한 코미디에 찐한 감동까지.거친 핸드헬드 화면은 다소 신경이 거슬림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드라마) 감독/배우/등급 멜 깁슨/제임스 카비젤·모니카 벨루치/15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유다에게 배신당한 예수는 예루살렘으로 끌려오고 사형선고를 받는다./기독교인이 아니라면 고통스러울 만큼,피와 고문으로 얼룩진 이미지의 폭력 ●나두야 간다(코미디) 감독/배우/등급 정연원/정준호·손창민/15세 줄거리/감상 포인트 소설가가 조폭 두목의 자서전 대필을 맡으면서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어간다./뻔한 조폭 코미디지만 억지스럽지는 않다.어리버리한 촌놈 정준호와 점잖은 조폭 두목 손창민의 연기 대결도 볼만
  • ‘펄프픽션’ 트래볼타 “이번엔 논픽션”

    |로스앤젤레스 연합|문학적 소양보다 현란한 춤 솜씨로 더 잘 알려진 미국 영화배우 존 트래볼타가 고 다이애나비(妃),말론 브랜도 등 유명인사들과 우정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을 펴낸다. 내년 2월로 만 50세가 되는 트래볼타는 최근 뉴욕에 본사를 둔 출판사 하이페리온과 자신의 반세기에 걸친 인생을 풀어가는 책을 쓰기로 계약했다고 21일 AFP통신이 보도했다.‘토요일 밤의 열기’와 ‘펄프 픽션’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가 펴낼 책의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김희선 의원 “부친 만주서 독립운동” 공개

    김희선 의원 “부친 만주서 독립운동” 공개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이 17일 부친의 친일 의혹 등을 제기한 월간조선 보도를 정면 반박하면서 그의 가족사를 둘러싼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부 김성범과 독립군 김학규 장군이 호적상 남남이고,부친 김일련이 만주국 경찰이었다는 월간조선 보도는 터무니 없는 음해이고 중상모략”이라고 반박했다.김 의원은 “의성 김씨인 증조부 김순옥이 사망한 뒤 증조모 선우순이 두 아들 김성범과 김학규를 데리고 안동 김씨인 김기섭과 같이 살게 됐고,이 과정에서 큰아들과 달리 나이 어린 둘째 김학규를 안동 김씨 호적에 올린 것”이라며 김학규 장군이 자신의 작은할아버지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의성 김씨 족보에 따르면 김순옥의 사망 시기가 1897년이고,김학규의 출생은 호적상 1900년’이라는 월간조선 보도에 대해서는 “당시 족보와 호적이 정확하겠느냐.김학규의 자서전에 장형인 김성범과 15년 터울로 돼 있고,김성범이 1882년 생이므로 김학규는 1897년께 태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부친의 만주국 경찰 전력 논란에 대해서는 “부친은 조부 뒤를 이어 만주 봉천에서 농사를 지으며 작은 아버지 김학규의 독립운동을 지원했고,본인도 한국독립당 특별당원으로 활동하다 소련군에 체포됐다.”고 말했다. 회견에는 월간조선측과 인터뷰한 김학규 장군의 며느리 전봉애씨 등 친척과 지인 10명이 참석했다.전씨는 “김 의원의 부친이 만주국 경찰이었다는 말도 한 적이 없다.”고 월간조선 기자에게 진술했다는 내용을 부인했다.김 의원 부친 김일련의 동지라고 밝힌 김은석씨는 “광복 후 만주에서 김학규 장군 비서로부터 김일련씨를 ‘김 장군의 조카’로 소개받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학규 장군의 제적 등본과 장례식 사진,의성 김씨 족보,김성범의 장남 일선을 김학규 장군의 조카로 보도한 1931년 10월31일자 조선일보 신문 사본 등을 증거자료로 공개했다.김 의원측은 “월간조선 10월호가 발간되는 대로 법적 대응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월간조선측은 “김 장군의 며느리 전씨와 5차례 인터뷰한 내용은 전부 녹취됐다.”며 “전씨는 ‘(김 의원이) 이 사실이 알려지면 친일청산 작업에 지장이 온다.도와달라고 호소했다.’고 취재 기자에게 밝혔다.”고 반박했다. 진경호 김준석기자 jade@seoul.co.kr
  • 고국서 스타일리스트 양성 나선 재미교포 케빈 리

    고국서 스타일리스트 양성 나선 재미교포 케빈 리

    98년 ‘마이웨이’의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의 장례식은 그의 명성에 걸맞게 CNN으로 전세계 중계됐다.이때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또 한 사람이 장례식 장식을 책임졌던 케빈 리(42)다. 그는 미국 베벌리힐스에서 플라워 숍 ‘르 프리미어’를 운영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유명 행사와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자금모금 파티 등 상류층의 이벤트를 기획하는 재미교포 화훼 스타일리스트다.이런 그가 고국의 이벤트 스타일리스트 양성에 나섰다.지난 14일 수원대 미대 조형디자인 연구소 내에 그의 이름을 내건 전문 교육기관이 문을 연 것. “이제 한국도 불황을 모르는 상류층을 겨냥한 사업에 눈을 떠야 합니다.꽃 장식도 바로 그중 하나이고,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교육에 나서게 됐습니다.” 케빈 리도 처음부터 타고난 사업가는 아니었다.그는 본래 클라리넷을 전공한 음악학도.79년 가족과 함께 미국 이민을 갔고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꽃 장식을 처음 접했다.83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화훼디자인 자격증을 땄을 만큼 처음엔 작품활동에 열중했다.언어를 비롯한 이민 초기의 문제에서 벗어나 미국 사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비로소 사업에 눈을 뜨게 됐다. “소위 돈 있는 사람들은 부족한 게 없으니 선물로 주고받는 게 결국 꽃이더군요.뿐만 아니라 결혼식 한번에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씩 쓰고 그중 10%를 꽃 장식으로 지출합니다.저는 이런 상류층을 보면서 위화감을 느끼기보다는 사업 대상으로 봤더니 돈이 보이더군요.” 이에 비해 그동안 한국의 꽃 장식은 예술적인 면만 강조돼 왔다며 안타까워했다.꽃은 곧 생활이지만 동시에 대단한 고부가가치 사업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두고 보십시오.지금 한국이 불황이라 꽃을 사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지 모르지만 꽃이 모든 이벤트의 수준을 결정하는 날이 올 겁니다.” 천성적으로 화려한 것을 좋아해 시작한 일이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가장 까다로운 사람들을 상대하기에 매순간 모든 것을 걸지 않으면 정상에서 바닥으로 추락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생활한다고 말했다. 이달 말 이런 그의 인생을 담은 자서전 ‘화려한 도전’이 출간될 예정이다.40여년은 짧지도 않지만 자서전으로 담기엔 그다지 길지도 않은 세월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이제 제 인생의 1부가 끝났을 뿐입니다.2부,3부를 기대해 주세요.”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김각중 前 전경련회장 “선배들 지혜 짓밟는 홍위병식 안돼”

    “전경련 해체론까지 나오는 것을 보고 야단났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90년대 말의 외환위기 후 대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이끈 김각중(79) 경방 회장이 9일 자서전 ‘내가 걸어온 길,내가 가지 않을 길’을 출간했다. 총 468쪽의 자서전에서 영어 공부에 몰두했던 서울 중앙고 재학 때부터 미국에 유학해 고려대 이공계 교수,85년 역사의 경방 경영,39개월간의 전경련 회장 활동 등에 이르는 인생 행로를 담담하게 풀어가고 있다.‘한국경제의 당면문제’라는 부문에서는 “민주주의와 자유,경제발전과 인권문제를 균형있게 발전시켜야 하지만 선배들의 지혜를 모두 짓밟는 홍위병식 경거망동은 역사의 후퇴를 불러오게 된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노사문제도 무조건의 평등의식만으로는 풀리지 않으며 그같은 단순한 접근은 공멸의 길을 열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클린턴·르윈스키 中서 자서전 대결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나의 인생’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모니카 이야기’가 이달 중 나란히 중국에서 번역본으로 출판될 예정이어서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이 중국인들의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 스캔들 후 번역 출판으로 신경전을 펼쳐온 두 주인공은 이번엔 중국에서 책으로 대결해 어느 책이 더 많이 팔릴지 커다란 관심거리이다. 르윈스키는 번역된 책을 판촉하기 위해 중국 5개 도시를 순회하려고 수주 내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중국의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가 7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번 두 책의 번역 출판으로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촉발되고 있으며 ‘모니카 이야기’ 번역본은 ‘나의 인생’ 번역본 출판 시기에 맞추어 출간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클린턴은 대통령 재직 당시 중국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자세를 유지해 아직도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관영 이린출판사는 ‘나의 인생’ 번역 출판권을 따기 위해 미화로 수백만달러를 클린턴에게 지불했다고 신화통신이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중국신문사는 이린출판사의 부발행인 류펑의 말을 인용,“미국문제와 미국문학을 전공한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번역을 하는데 한달이 걸렸으며 원서가 기본적으로 완역됐다.”고 말했다. 이린출판사는 지난해는 클린턴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의 책을 번역 출판하면서 중국의 인권문제들에 대한 비판들과 클린턴의 중국관 등 10여쪽을 삭제해버려 커다란 반발을 사기도 했다. 연합
  • [2일 TV 하이라이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7시5분) 불을 향해 날아드는 파리,모기는 기본.메뚜기,매미,지네에 개구리까지 살아 있는 건 모두 먹는 엽기적인 식성의 사나이 이길용씨를 만나본다.사람만 보면 돌고 또 도는 개.1시간이 넘도록 멈추지 않고 도는 이유는? 삼식이의 돌고 도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 3시10분) 위기의 한국경제,해법은 무엇인가? 정부와 여당이 강력한 의지를 담은 경제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재정확대와 세금감면을 통해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강봉균 열린우리당 국회의원과 이한구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패널로 참석한다. ●아시아,전쟁과 평화(EBS 오후 5시)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이기수씨는 광복 이후 한국에 돌아와 방사능 피폭으로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된다.일본의 무료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일본인 의사는 이씨가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자서전을 써볼 것을 권유한다. ●강원래의 미스터리 헌터(iTV 오후 10시50분) 연상연하 부부인 현수와 수아는 비록 재혼이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그러나 수아는 언제부터인가 운전대만 잡으면 알아들을 수 없는 헛소리를 하는 남편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그러던 어느 날,수아는 남편 아닌 또 다른 남자가 집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노방림네가 만나자고 한 줄도 모르고 시애는 호텔로비로 들어선다.자신들이 만나게 될 사람이 친구 한미녀의 자식인 시애인 것을 안 노방림은 놀라 호흡곤란을 일으킨다.초원이 얼마 전 무병으로 문제가 있었던 시애네 아이인 것을 알게 된 희강의 마음이 찢어진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기태는 등 뒤에서 노리는 사람이 있다며 성필을 협박한다.술에 취해 주정을 하는 정희에게 민우는 꼭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다짐을 하고,성필은 주란을 처치하라는 지시를 내린다.밤 늦은 시각 자신의 카페로 향하던 주란은 낯선 사내들에게 끌려 가고,그 뒤를 기태가 쫓는다. ●영상기록 병원 24시(KBS1 밤 12시) 트레처 콜린스 증후군이라는 선천성 안면기형 장애를 갖고 태어난 기쁨이.올 초,기쁨이의 병명을 알게 되면서 부모님은 수술을 통해 기쁨이의 얼굴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수술 후에는 또래의 친구들과 같은 얼굴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 수술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로버트 김 후원회 활동 마감 사회 복귀 돕는 후견단체로

    국가기밀누설죄로 미국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다 7년 6개월 만에 석방된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에 대한 후원금이 5억원을 넘어서면서 로버트김을 위해 각종 지원활동을 펼쳐온 ‘로버트김 후원회’도 공식 해산한다. 지난해 7월 출범한 후원회는 그동안 모금활동을 통해 로버트 김에게 새 집을 마련해주고,국내에서 로버트 김의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를 출간하는 등 지원활동을 해왔다.후원회가 주도한 거리 및 ARS모금에는 5만 5200여명이 동참,29일 현재 개인 후견인이 내기로 약속한 성금까지 합하면 일반 시민이 모금한 후원금이 5억원을 넘어섰다. 후원회 이웅진 회장은 “조국을 돕겠다는 순수한 의도가 스파이 행위로 바뀐 과정에서 로버트 김이 겪은 고통을 풀어주고,가십성 사건으로 다뤄지던 사안을 객관적으로 알려 인도주의적으로 해결하자는 후원회 창설 목적을 이뤘다고 본다.”면서 고 말했다. 후원회는 해산 뒤 희망하는 회원들로 15∼20명 규모의 ‘후견인 동아리’를 꾸려 로버트 김의 사회활동 복귀를 도울 예정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기고] 부모께 여쭙지 말고 행하세요/최상용 새미래뉴스 대표

    한민족의 정신문화 중에는 부모님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형성된 효(孝) 문화가 으뜸이요,우리가 계승 발전해야 할 중요한 무형의 유산입니다.내가 세상에 태어나 지금과 같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내 생애에 큰 디딤돌이고 버팀목이신 부모의 지극하신 사랑이 있기에 가능했으리라 봅니다. 부모님께 어떻게 효도를 해 드려야 할까요?다양한 의견과 방법이 있겠으나 먼저 걱정을 끼쳐 드리지 않아야 됩니다.돈이 많아 부모께서 호의호식한다고 해도 마음이 불편하시면 효도가 아닙니다. 두번째는 부모께는 여쭙지 말고 행하십시오. 그분들은 지난 시절 끼니조차 때우기 어려워 허기진 배를 물로 채우면서 뼈 빠지게 일해서 우리를 키우셨습니다.그 가슴 아픈 추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계신 그분들은 돈 한푼이 아까워 당신이 먹고 싶은 것도,사고 싶은 것도,하고 싶은 것도 꾹 참고 생활고·병마와 싸우고 계실 겁니다. 한달 봉급을 받아서 쓰고 남은 돈을 용돈으로 보내지 말고 먼저 보내드리고 쓰십시오.아마 용돈 보내드린다고 전화하면 “아서라.너희도 살기 어려운데 살림에나 보태 써라.”라고 말씀하실 겁니다. 시골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사서 보내드리십시오. 옷을 사서 보낸다고 전화 드리면 “얘야,있는 옷도 다 입지 못하고 죽을 텐데 쓸데없이 낭비하지 말라.”고 하실 겁니다.그러나 그 옷을 받은 부모께서는 옷을 볼 때마다 당신을 생각하며 장롱 깊이 보관하셨다가 당신이 시골에 내려온다면 그때서야 꺼내 입으실 겁니다. “늙으면 죽어야지,늙으면 죽어야지.” 입버릇처럼 말씀하셔도 실제로 죽고 싶어서 하시는 말씀이 아닙니다.도리어 자식이 잘사는 모습과 손자·손녀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가시려는 애착의 소리입니다. 부모께 어디가 편찮으시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아직도 그분들의 생활을 모르는 것입니다.그분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고 우직하게 참으려고 하실 겁니다.묻지 말고 한약 한재 지어 보내드리십시오.어느 부모 치고 한약 싫어하시는 분 없으며,비록 그약이 병은 치료하지 못한다 해도 마음을 치료해 줄 것입니다.부모와 대화할 때에는 당신 가족 이야기만 하지 마십시오. 열 손가락 제각각이지만 다 소중하고 필요하듯이 부모께서는 형제 간에 우애하고 화목하게 사는 모습을 소망하실 겁니다.형님·동생·조카 이야기,이모님과 이웃집 이야기,또 시골에서 애지중지 키우시는 강아지 이야기 등을 여쭙고 관심을 표현하십시오.그러면 부모께서는 힘들게 키운 자식이 이만큼 속이 깊은 걸 알고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부모가 살아계실 때 그분들의 기록을 남겨두십시오.돌아가시면 모든 것이 망각 속에 사라져 버릴 테니까요.30∼40년 전의 빛바랜 사진도,그분들이 일상에 사용하시던 손 때 묻은 물건도,하나하나 깨끗이 닦아 잘 보관해 두십시오.그 속에 말 못할 사연과 가족에 관한 염원이 가득한,부모의 분신이니까요. 더욱 중요한 일은 부모가 고난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몸소 겪은 생각과 체험이요,그분들만이 가지고 계신 삶의 지혜를 발굴하여 보존하는 것입니다.거창한 자서전이 아니더라도 간명하게 몇장의 일지에 기록해 두십시오.그것이 바로 나와 우리가족 나아가 한국인의 뿌리를 찾아 연결하는 길이요,내 자식·손자들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삶의 근본을 전하는 귀중한 ‘우리 가족의 바이블’이 될 것입니다. 부모께는 여쭙지 말고 무조건 베푸십시오.그분들은 자식을 키울 때 조건을 달거나 보답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내 부족한 작은 정성도 부모께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여쭙지 말고 행하십시오! 아마도 그것은 큰 울림이 되어 다시 당신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최상용 새미래뉴스 대표
  • [출판계 이슈 따라잡기] 민중의 글쓰기가 역사를 만든다

    얼마 전 한 출판전문잡지에서 ‘한국생활사박물관’ 완간 기념 좌담회를 열었다.책을 만든 이들과 역사 및 생활사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이 시리즈의 성과를 진지하게 논의했다.기실 그동안 우리 역사는 정치사 중심의 서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그런 면에서 ‘한국생활사박물관’은 책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역사서술의 새로운 지평을 활짝 열어 놓았다.나는 좌담회에서 사회를 맡았는데,“이 시리즈는 나중에 박물관에 남을 만한 대작이다.”라는 말로 평가를 갈음했다.그런데 이날 좌담회에서 나는 상당히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한국생활사박물관’ 편집을 진두지휘한 강응천 주간은 좌담회에서 생활사를 복원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솔직히 토로했다.짐작하듯 자료가 태부족인 현실이 책을 만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다고 한다.그나마 지배계층의 자료는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있어 다행이었다.문제는 민중의 생활을 생생하게 기록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가물에 콩나듯 어렵게 찾아낸 자료도 대체로 민중 스스로가 쓴 글이 아니라,지배층에서 민중을 다스리기 위해 조사한 자료들이었다는 것이다.좌담을 마치고 나서도 이 말이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한 시대를 구성하는 다양한 계층의 삶 가운데 지배층의 것이 기록으로 남을 확률은 높다.역사라는 것이 아무리 객관성이나 실증성을 내세우더라도 결국은 승리자의 것임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그때 불현듯 떠오른 게 얼마 전 읽은 신광현 교수의 글이었다. 신 교수는 ‘언어 사중주’에서 글짓기가 사회변혁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했다.당연히 모든 글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관점으로 자신의 언어를 통해 자기 글을” 지을 때 가능하다는 말이다.이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연설명이 필요할 터이다.글짓기라는 게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보이지만,정치하게 분석해보면 사회적 권력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글을 쓸 수 있는 자격과 권한이 사회적으로 제한되는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그러기에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의 관점에서 자기 이야기를 글로 쓴다는 것 자체가 민주화를 이루는 데 이바지하게 된다.1970∼80년대 기층민중들이 쓴 자서전 형식의 글들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떠올리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의 말과 글은 나에게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의 가치를 새삼 일깨워주었다.글을 쓰는 행위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라 여기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소문자인 ‘그들의 이야기’가 모여 대문자인 ‘역사’가 되는 법이다.나의 이야기를 남이 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스스로 쓰는 것은 그 자체가 정치적 실천이자 역사적인 행위이다.이 글짓기 자체가 신 교수의 주장처럼 글을 매개로 한 권력의 틀을 깰 뿐만 아니라,강 주간이 그토록 원했던 사료적 가치를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보고 느낀 것을 진솔하게 밝히면 된다.편지 형식이면 어떻고 일기 형식이면 어떤가.중요한 것은 정직과 성실함이다.이제 꿈을 꿔보자.‘21세기 한국생활사박물관’의 서문에 우리가 남긴 기록에 크게 빚졌다는 헌사가 새겨져 있는 것을 말이다. 이권우(출판평론가)
  • [열린세상] 상상력과 지혜/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시가를 물고 줄기차게 영국의 중무장을 외치는 윈스턴 처칠의 영화 속에서 우리를 본다.다른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평화를 이야기하던 상황에서 독일의 공격에 대비한 영국군의 무장을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고집으로 야유의 대상이 되었다.독일이 선전포고를 하고 나서야 영국 정가는 처칠을 중심으로 뭉치게 되었다. 호치민 역시 역사의 중요 고비에서 과감하게 인기없는 방향을 선택하였다.예를 들면 제2차 대전 말기 일본군에 의해 점령당했을 때 프랑스와 협력해서 일본에 대항하기로 결정을 했다.당시 일본군은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우며 프랑스 식민지로부터의 해방군임을 자처하던 상황이었다.프랑스 식민지로부터의 독립이 목표였던 대다수의 독립투사뿐 아니라 일반 국민정서도 일본과 협력하여 프랑스와 싸우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유독 호치민만은 프랑스와의 협력노선을 선택하였다.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줄기차게 그리고 간절하게 국민들을 설득하였다.인기없는 정책을 선택하고 나서도 국민의 마음을 흐트러지지 않게 묶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나라 사랑에 대한 지도자의 진정과 국민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위기를 공감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을 때에만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지혜를 구하고 손을 내밀 수 있게 된다.과감한 역사적 상상력 속에서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보이지 않는 미래를 열고자 하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느껴진다.지금은 1000년 단위의 지각 변동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해리 포터’,‘반지의 제왕’ 같은 팬터지 소설들이 전 세계의 베스트 셀러가 되는 이유도 과감한 상상력을 구하는 신세대의 목마름 때문이다. 2004년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팬터지 소설의 자리에 각 나라의 뛰어난 정치 지도자의 전기가 앞다투어 등장하고 있다. 인도 뭄바이의 서점가에는 간디와 네루의 전기가 가득했고 미국에서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이 서점가의 중심에 있었다.중국도 ‘영웅’이라는 영화를 통해 진시황 시대의 천하 통일을 현재로 끌어들이고 있고 강희제,옹정제,한무제가 소설과 영화로 오늘의 중국인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정치지도자를 넘어,새로운 사상에 대한 현실 또는 상상의 리포트가 나오고 있다.일본에서는 사무라이 관련 책이 영화로,문고본으로 나오고 있고 미국에서는 예수 생존기부터 현재까지를 다루는 ‘다빈치 코드’가 기독교 문명과 르네상스 문명의 화해를 암시하면서 등장하고 있다. 우리도 독도 문제,고구려사 왜곡으로 이제는 천년 단위의 역사여행을 강요받게 되었다.멀리 갈 것도 없이 2004년에 1904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친러,친일,친청파의 당파적 주장 속에 몰두했던 정치 지도자 중에 영·일동맹과 가쓰라 태프트 밀약의 의미를 읽어내고 1905년과 1910년의 비극을 막기 위해 인기없는 외로운 입장을 취한 사람이 있었는지를 따져보자. 일본 국민문고인 이와나미 문고 제1권은 일본 외무성 관리였던 무쓰가 쓴 청·일전쟁 당시의 외교비사를 기록한 ‘건건록’이다.‘동양’과 힘을 합쳐 서세동점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청 왕조가 유능한 외교관인 리훙장을 대책 없이 전격 교체하는 것을 보고 같이 협력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개인이나 사회의 운명을 바꾸는 카이로스적 시간에는 특히 외교문제나 국내의 갈등이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지금부터 100년 후 아니 5년,10년 후 지금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두가 상상력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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