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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희는 남·북 정치권력의 희생양”

    대한항공(KAL)폭파범 김현희의 자서전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의 대필 작가 노수민(58)씨가 5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틀림없는 북한 공작원”이라며 “북쪽과 남쪽의 정치세력이 그녀를 실컷 이용한 뒤 내팽개쳤다.”고 말했다. 김현희는 지난 연말 한 인터넷 매체와 월간지에 공개된 편지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시민단체를 내세워 KAL기 사건의 의혹을 부풀리고 재조사를 거듭해 가족과 함께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정부가 김정일이 지령한 적이 없다는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소설가협회 이사로 활동 중인 노씨는 2006년 일본 주간지 ‘슈칸신조’에 김현희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 자서전 대필 사실을 밝힌 건 처음이다. 노씨는 “1992년 국가안전기획부의 주선으로 2년여 동안 김현희와 함께 생활하면서 자서전을 집필했다.”면서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그녀가 당한 고통이 컸다.정부의 조사를 받을 때에는 안가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지냈고,결혼한 뒤에도 숨어 살고 있다. 남북 양쪽 정치권력의 희생양이다.”고 주장했다. 노씨는 또 “처음 봤을 때 김현희는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실감을 못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북한에 속았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회고했다.그는 그러나 김씨와는 수년 전에 연락이 끊겨 최근 근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고]남아공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 헬렌 수즈먼 타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운동에 앞장서 온 헬렌 수즈먼 여사가 1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91세. AP통신은 이날 넬슨 만델라 재단이 헬렌 수즈먼 여사의 타계 소식을 전하면서 “수즈먼 여사는 진정한 애국주의자였으며,인종차별정책에 대항해 싸우는데 어떠한 두려움도 없었다.”고 밝혔다.1953년 야당인 통일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남아공 정부 내의 몇 안되는 백인 의원이었지만,1989년 정계를 떠날 때까지 아파르트헤이트에 강한 비판을 가하며 투쟁을 벌여 왔다. 수즈먼 여사는 수감생활을 하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처음 방문한 인물로,만델라로부터 메달을 수여받기도 했다.만델라는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에서 수즈먼 여사에 대해 “이 용기있는 여성이 우리의 감방을 들여다 보고 마당을 거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색다르고도 아름다운 장면이었다.그녀는 우리의 감방에 빛을 가져다 준 첫번째이자 유일한 여성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신성장 동력을 찾아라] 입체디자인분야 독보적 기술 경기 광주 미래로코리아 르포

    [신성장 동력을 찾아라] 입체디자인분야 독보적 기술 경기 광주 미래로코리아 르포

    겨울 추위가 다시 찾아온 지난 22일 경기 광주시 태전동 미래로코리아 공장 1층.거대한 인쇄기 사이로 파키스탄 공용어인 우르두어로 쓰여진 광고판이 하나하나 인쇄되고 있었다.세계적인 담배 회사인 필립모리스가 미래로코리아에 맡긴 물량이다. 이후 직원들 손에서 깔끔한 플라스틱 패널로 되살아난 광고판.붉은색과 흰 바탕의 담뱃갑 뒤로 광고 문구가 30㎝는 족히 뒤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기존 입체 화면과 달리 화면이 선명하면서도 공간감이 살아 있다.미래로코리아는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제 위기를 입체디자인표면소재 기술을 무기로 헤쳐나가는 ‘강소’(强小) 기업이다. 입체디자인표면소재 기술은 플라스틱 평면 위에서 공간감을 느끼도록 하는 공법을 말한다. 입체디자인표면소재 기술의 어머니는 책받침 등 학용품이나 입체 영화 등에 사용되는 렌티큘러(lenticular) 공법이다.그러나 렌티큘러 공법의 가장 큰 단점은 상이 흐릿하게 나타나면서 현기증 등을 유발한다는 점.입체디자인표면소재 기술은 어느 쪽에서 보든 공간감이 뚜렷한 하나의 상이 보여지는 평면을 구현,출현한 지 100년이 되도록 여전하던 렌티큘러 공법의 한계를 극복했다. ●국내외 특허 10여개… 美로펌서 출자 미래로코리아가 입체디자인표면소재 기술 특허를 획득한 것은 지난 2006년 9월.국내는 물론 미국 특허도 취득하면서 미국 굴지의 로펌 자회사로부터 250만달러의 출자도 받았다. 이때부터 스카이 휴대전화 박스와 삼성 휴대전화 키패드,배터리팩 등에도 미래로코리아의 제품이 사용됐다.내년에는 현대자동차 신차종의 계기판에도 쓰이는 것은 물론 중동 쪽에는 건축 디자인 자재로도 납품된다.최근에는 지식경제부에서 지정하는 세계 차세대 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기술은 시장에서 금세 돈이 됐다.2004년 50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올해 64억원으로 4년 만에 120배가 됐다.순익률은 20%가 넘는다.전 세계 경제가 바닥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내년에도 70억원 정도의 수출을 포함해 14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미래로코리아 정현인 대표는 “높은 기술력과 상품성을 지닌 10여개의 국내외 특허가 회사의 유일한 경쟁력”이라면서 “경기 침체가 지속되더라도 효율이 높은 기술에 대해서는 투자가 쏠리는 덕분에 다른 기업에 비해 불경기에 대한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사회 생활을 대기업에서 시작했다.홍익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92년 당시 금성사(현 LG전자) 디자인종합연구소 기획 파트에서 2년 동안 일한 뒤 94년부터 즉석 포토숍 사업을 시작했다.어렸을 때부터 대기업 총수들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키워왔던 기업 경영의 꿈 앞에서는 대기업 사원의 안정적인 생활도 소용 없었다. 여기에 정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다룬 데다 기획력까지 갖춘 덕분에 성공은 눈앞에 놓여 있는 듯했다.95년에는 손수 개발한 웨딩사진 합성 필름 사업으로 전국 수요의 90% 이상을 휩쓸 정도로 ‘대박’을 쳤다.원가의 50배를 받고 팔아도 불티나게 나가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98년 시장에 내놓은 1회용 합성 카메라와 필름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아이템은 좋았지만 시장에서는 ‘공짜 상품’이라는 인식이 큰 데다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도래하면서 2001년 말 자진 폐업하는 상황에까지 몰렸다. “당시 살던 집 등을 정리해서 10억여원의 부채를 갚았지만 빚만 2억원이 넘었지요.같이 사업을 하던 친동생에게는 ‘내가 다 책임지고 감옥에 가겠다.’고까지 말했습니다.완전히 ‘거지’가 된 상황 자체가 처참했죠.하지만 사업으로 망했으니 사업으로 ‘마지막 승부’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 대표의 10년간 사업 경력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었다.몸을 추스른 뒤 석 달 동안 책과 인터넷을 뒤진 끝에 입체디자인표면소재 사업이 ‘블루 오션’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필름 사업 등에서 지금까지 쌓았던 기술력도 ‘종잣돈’이 됐다.정 대표는 “입체화 기술은 가전,건축 등뿐 아니라 실생활 어디에서든 무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매킨토시 프로그램,아이맥 등에 사용한 투명 플라스틱 등과 같이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가전·건축 등 실생활 활용 무한대 자금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지금과 같은 극심한 불황을 뚫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정 대표는 중소기업진흥원이나 중소기업청 등 국가기관에서 기술 지도를 받고 행정 지원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정 대표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국가기관의 지원을 ‘우리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여기지만 관공서로부터 정보를 계속 접하고 도움을 받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기관들을 계속 찾으면서 순서를 기다리는 노력을 포기한다면 기업의 기회도 떠난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복서 장정구 “매 맞으며 돈 벌기 싫었다”

    “내 삶의 한 부분을 지울 수 있다면,링에서 뒹군 굴욕의 순간이 아니라 전처와 지낸 3년의 결혼 생활이다.매 맞고 돈 벌기가 싫었다.”‘짱구 복서’ 장정구(45)가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음식점에서 자서전 ‘나는 파이터다-영원한 챔피언’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219쪽짜리 책에는 지천명을 바라보는 그의 성공과 좌절이 가득 담겼다. 스무살이던 1980년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올라 15차 방어전까지 성공한 복서에게는 쓰린 기억도 있다.84년 지인의 소개로 한 살 아래인 전처를 만나 이듬해 결혼식을 치렀다.장정구는 “두 사람이 죽자 살자 사랑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토록 주위의 반대를 뿌리치며 고집을 부렸는지 모르겠다.”며 후회했다.결혼 전부터 돈 문제로 불거진 장모,전처와의 갈등으로 부부 싸움은 끊이지 않았고 장정구는 가정이 평탄치 않으면서 복싱에 전념하기 어려웠다.권투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때 불가사의하게 불행도 하늘을 찔렀다.프로야구 선수 최고 연봉이 2000만원인 반면,경기당 대전료로 7000만원을 받던 호시절이었다. 장정구는 “당시 운동을 그만두고 싶었다.피 흘리며 벌어 온 돈이 뒷구멍으로 새나가는 것을 바보처럼 바라보기 싫었다.”고 토로했다. 이혼을 결심하고 재산을 되찾기 위해 고소도 했지만 자녀를 생각해 취하했다.그리고 89년 장정구는 부인 이숙경(44)씨를 만나 전 재산이었던 3000만원으로 새 살림을 차린 뒤 안정을 되찾았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27세 청년 존 파브로 ‘역사적 연설’ 쓴다

    27세 청년 존 파브로 ‘역사적 연설’ 쓴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연설문 작성자인 존 파브로(27)는 요즘 세계가 주목하는 취임식 연설문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오바마 당선인이 이번 주말까지 초안을 넘겨달라고 했기 때문이다.그는 워싱턴 시내에 있는 스타벅스와 정권인수팀의 사무실,뒤폰서클 근처에 새로 산 아파트를 오가며 연설문 손질에 여념이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자 1면과 6면에 역대 최연소 수석 연설문 작성자로 백악관에 입성하는 파브로의 이야기를 자세하게 다뤘다.4년전 오바마 당선인과 인연을 맺은 뒤 연설문 작성자로 호흡을 맞춰온 파브로는 오바마의 분신과도 같다.그만큼 오바마의 생각과 문체,어투 등을 꿰뚫고 있다.그는 모든 사람들과 모든 사안에 접근이 허용된 몇 안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이런 파브로는 요즘 마감을 앞둔 기자처럼 입이 바짝 마른다.오바마 당선인은 지난달 시카고 사무실에서 파브로와 만나 1시간가량 취임식 연설문에 대해 얘기했다.그에게 이번 주말까지 15~20분 분량의 연설문 초안을 작성해 넘겨달라고 했다. 파브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생각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 계속해서 장소를 옮겨다니며 연설문 초안을 쓰고 있다.글이 막히면 워싱턴 시내 링컨기념관 앞까지 뛰어가 취임식 당일 오바마 당선인을 보기 위해 이곳을 가득 메울 300만명을 떠올리곤 한다.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가톨릭계 대학인 홀리크로스를 졸업한 파브로는 2003년 대권에 도전한 존 케리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언론 담당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언론담당 보좌관이라고는 하나 매일 새벽에 나와 신문 스크랩을 작성하는 것이 고작이었다.그러다 발탁돼 연설문 작성일을 맡게 됐다. 파브로는 2004년 오바마 초선 상원의원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당시 23살의 파브로는 상원 건물 식당에서 오바마와 30분간 인터뷰한 뒤 고용됐다.2년전 오바마 선거캠프에 합류,오바마 당선인의 수많은 명연설들을 만들어냈다. 파브로는 오바마 당선인이 1995년 쓴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항상 갖고 다닌다.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행한 오바마의 기조연설문은 아예 외울 정도다.오바마의 필체도 독파했다.오바마는 중요한 연설을 앞두고는 최측근인 데이비드 액설로드가 참석한 가운데 파브로와 1시간가량 토론을 한다.오바마는 1시간동안 어떤 내용으로 연설을 할 것인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파브로는 노트북 컴퓨터에 받아 친 뒤 이를 토대로 연설문 초안을 작성한다.초안을 제출하면 오바마가 직접 연설문을 고치거나 다시 쓴다. 지난 3월 인종 관련 연설 때도 오바마는 파브로에게 전화로 30분간 인종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불러줬다.파브로는 이를 다듬어 제출했고,오바마는 이틀동안 직접 초안을 수정했다.파브로는 “오바마의 연설문 작성을 끝으로 정치에서 발을 뺄 것”이라면서 “영화 시나리오나 이번 경험을 토대로 소설을 쓰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kmkim@seoul.co.kr
  • [씨줄날줄] 명패와 신발/박정현 논설위원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신발을 집어던진 문타다르 알 자이디가 이라크의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시민들은 미국 영사관을 찾아가 그의 행동을 따라 신발을 집어던졌고,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커피숍과 사무실 등에서는 그의 행동이 연일 화제로 올랐으며,이라크 국민들은 미국에 대한 이라크 국민들의 분노를 대변했다며 칭송을 보내고 있다.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수석변호사를 맡았던 알 둘라이미를 비롯한 200여명의 호화 변호인단이 그의 변호를 맡았다고 한다. 그는 만약 기회가 온다면 부시 대통령에게 신발세례를 퍼부을 준비를 해왔다고 동료들에게 말해 왔다고 한다.이슬람권에서는 신발을 던지는 것은 노골적인 모욕이다.순발력있게 신발을 두번 다 피한 부시 대통령은 신발 사이즈가 10(280㎝)이라고 농담을 하는 여유를 보였지만,톡톡히 망신을 당한 셈이다. 신발투척사건으로 영웅으로 부상한 알 자이디의 모습은 19년 전 국회의원 노무현의 명패투척사건을 떠올리게 한다.1989년 12월31일 저녁 7시40분 광주특위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 운동 당시의 발포를 자위권 발동이라고 증언하자,국회는 아수라장이 됐다.통일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노무현이 증언대를 향해 명패를 집어던진 모습은 국민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청문회 스타로 부상한 그는 그로부터 13년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전 전 대통령을 맞힐 뻔한 일로 기억돼 왔지만 당사자의 설명은 다르다.그는 ‘여보 나좀 도와줘’라는 자서전에서 “청문회로 덕을 본 것만은 아니다.”면서 회복이 안 될 만큼 심하게 타격을 입은 일로 명패투척사건을 꼽았다.이 일로 국회의원의 자질이 문제라는 비난도 받았고,기왕이면 머리를 정통으로 맞히지 그랬느냐는 격려도 받았다고 소개했다.그는 명패를 전 전 대통령에게 던지려 했던 게 아니라,4당 영수회담에서 정호용씨만 희생양으로 삼기로 타협한 민주당 지도부에 화가 나서 내동댕이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명패를 맞을 뻔한 대상은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였던 셈이다.명패투척사건은 국회의원 노무현에게 청문회 스타라는 영광도 안겼지만,심적 부담도 적잖이 줬던가 보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연말 놓칠 수 없는 공연 빅3

    연말 놓칠 수 없는 공연 빅3

    12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공연계는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그러나 우리에겐 아직 놓칠 수 없는 공연이 있다. ●섬세한 바로크 음악,조르디 사발 스페인 출신 고(古)음악계 거장 조르디 사발이 르 콩세르 데 나시옹과 함께 내한한다.2003년에 이은 네 번째 공연이다. 바로크 시대 악기 ‘비올라 다 감바’로 고음악을 알려온 사발은 1974년 아내인 소프라노 몽세라 피구에라스와 ‘에스페리옹 20’이라는 고음악 연주단체를 만들었고,1987년에는 고음악 성가단 ‘라 카펠라 레알 드 카탈루냐’를 결성했다. 르 콩세르 데 나시옹은 사발이 1989년 설립한 연주단체로 옛 음악을 당시의 연주법으로 들려주는 원전악기 오케스트라.사발은 바로크 음악가 이야기를 다룬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1991년)의 음악을 이 오케스트라와 연주했다.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23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에서 내년 탄생 350주년을 맞는 퍼셀의 ‘요정의 여왕’ 모음곡,서거 250주년을 맞는 헨델의 ‘수상음악’,‘왕궁의 불꽃놀이’,‘콘체르토 그로소’ 등을 연주한다.(02)586-2722. ●젊은 혈기와 열정의 연주,랑랑 사발이 차분하고 섬세한 고음악이라면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은 활기하고 화려하다.올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피아노를 연주해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랑랑은 21일 오후 5시 대전문화예술의전당과 22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13번,슈만의 환상곡,리스트가 편곡한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헝가리안 랩소디’ 등을 연주한다.2부에서 랑랑은 젊은 피아니스트답게 여느 독주회와는 다른 화려한 퍼포먼스도 선사할 계획이다. 최근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회상한 자서전 ‘피아노로 세상을 춤추게 하는 랑랑’을 출간한 ‘폭풍우처럼 열정적인 연주자’를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이다.(02)541-6235 .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마에스트로,두다멜 베네수엘라의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차세대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의 첫 내한공연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레너드 번스타인의 고전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중 ‘심포닉 댄스’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1번 ‘거인’을 들려준다.1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모리스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와 남미 작곡가 카스테야노스의 ‘파카이리구아의 성스러운 십자가’,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베네수엘라의 저소득층 예술교육 시스템인 ‘엘 시스테마’에서 재능을 키운 두다멜은 “차이콥스키,말러,모차르트,브람스 안에 라틴 정신을 담겨 있다.”면서 “모든 공연마다 음악을 원초적으로 느끼고 마법과 같은 순간을 경험하도록 하고 싶다.”고 말한다.그의 공연이 기대되는 이유이다.1577-526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박지성, 마지막 클럽대회 우승컵 ‘화룡점정?’

    박지성, 마지막 클럽대회 우승컵 ‘화룡점정?’

    화룡점정(畵龍點睛). 용을 그리는 마지막 순서는 눈동자를 그려 상서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것이다.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행복한 사나이다. 축구선수로서 언제가 될 지 모를 화룡점정의 순간을 축구인생의 끝자락도 아닌. 한창 꿈을 키워가는 시기에 맞이하는 행운을 잡았다. 박지성은 14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원정경기를 마치자 마자 2007~200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맨유의 일원으로 곧장 일본으로 향한다. 프로인생의 처음을 열었던 일본에서 열리는 2008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톱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를 겨냥한다. 정말 그의 자서전 제목처럼 ‘멈추지 않는 도전’은 세계 클럽 왕중왕의 자리까지 향하게 됐다. 이미 그는 이룰 것은 다 이뤘다. 2003년 교토 퍼플상가 시절 일본 축구의 최고팀을 가리는 일왕배(FA컵)에서 정상에 올랐고.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번에서는 프로리그(2003. 2005년)와 피스컵(2003년). 수퍼컵(2003년). 네덜란드 FA컵인 암스텔컵(2005년)을 연거푸 제패했다. 2005년 6월 맨유에 입단해서도 우승 릴레이는 멈추지 않았다. 정규리그(2007. 2008년). 프로팀의 토너먼트 대회인 리그컵(칼링컵·2006년) 우승에 입맞추더니. 지난 5월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유럽 챔피언의 자리까지 올라섰다.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들며 프로팀이 취할 수 있는 갖가지 성격의 우승컵을 모두 안았다. 2003년부터 소속팀에서 매년 한차례 이상. 모두 10차례 정상에 올랐다. 우승과 관련해서는 복이 넘쳐났다. 클럽 월드컵은 이같은 릴레이 우승에 하나 더 신기원을 추가할 기회다. 클럽의 일원으로 한 나라→대륙→세계로 나아가며 챔피언의 외연을 확대하는 꼴이다. 물론 한국 축구사에도 그의 발자취는 귀중하게 남게 된다.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하면 한국 선수로는 또 ‘처음’이라는 테이프를 끊게 된다. 또한 FIFA 주관 대회에서 우승 메달을 목에 거는 첫 한국인으로서도 이름을 남긴다. 대회 규정상 우승팀에는 35개의 우승 메달이 주어진다. 클럽월드컵 우승 메달로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메달을 받지 못했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명문으로 꼽히는 맨유지만. 클럽월드컵에서는 좋은 인연을 맺지 못해 박지성의 호승심을 일깨운다. 맨유는 1998~1999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2000년 브라질에서 열린 초대 클럽월드컵에 나섰으나 네카사(멕시코)와 1-1 무승부. 호마리우가 이끄는 바스코다가마(브라질)에 1-3패. 사우스 멜버른(호주)에 2-0 승을 거두며 1승1무1패로 3위에 그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클럽월드컵의 전신인 인터 콘티넨탈컵(유럽과 남미 클럽 챔피언간 대결·일명 도요타컵)에서는 1968년 에스투디안테스(아르헨티나)에 1무1패로 무너졌지만 1999년 파우메이라스(브라질·1패)에는 1-0 승리를 거둬 한차례 우승을 맛본 적이 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정의의 칼과 파멸의 도구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역사의 고비마다 검찰이 등장하고,일단 결말을 본다.“우리가 무슨 쓰레기 하치장이냐.”라는 자조섞인 푸념도 나온다.그것은 배부른 사람이 하는 소리다.그만큼 우리사회에서 막강한 지위에 있다는 증좌다.  실제로 검찰의 힘은 막강하다.기소(起訴)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국가정보원도,경찰도 수사권은 있지만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다시 말해 검찰은 뛰어넘을 수 없다는 얘기다.이는 기소편의주의에 따른 것.법정에 세울지,말지는 검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기소독점권이 바뀌지 않는 한 검찰의 위력도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검찰은 정의로운가.정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많은 검사들이 정의를 위해 어제도,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검사 임관시 선서를 할 때부터 다짐을 해온 터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역사를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과거도 숨길 수 없다.‘정권의 시녀’라는 비판을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역사는 거짓이 없기에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정모 공안부 검사의 이야기인데 우리 사건의 담당검사로서 그의 지나친 허세랄까,위압적인 태도는 그 과시가 정도 이상이고 수준 이하여서 웃음거리였다.팔자걸음으로 들어오는 것부터가 피고인과 방청석,심지어 다수 동원된 정보원들에게까지 야유를 받을 정도의 진풍경이었다.별명이 ‘개’였는데 과연 권력의 ‘개’답게 특이한 체취가 여실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여사의 자서전 ‘동행’ 100쪽에 나오는 대목이다.  믿기지 않겠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다.자서전에 실명을 여럿 거론했으나 그 분들이 모두 생존해 있기에 언급하지는 않겠다. 임채진 총장도 얼마 전 “정치적 중립과 독립을 지켜 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국민에게 실망을 끼쳐 드린 순간들도 없지 않았다.”면서 “결과에 대한 의욕이 지나쳐 수사 절차의 적법성과 적정성을 소홀히 한 적도 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권 행사를 놓고 말들이 많다.진원지는 주로 정치권이다.심지어 임기제인 검찰총장까지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다.야권이 아닌,여권에서 그런 얘기들이 나오기에 더욱 실망스럽다.검찰권을 정치권 입맛대로 행사하려 든다면 안 될 일이다.그것이야말로 자가당착이다.  검찰이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볼 수 있는 강경호 코레일사장을 구속(14일)했다.인사청탁과 관련해서다.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로비가 있었다는 것이 수사관계자들의 전언이다.내편을 구속한 데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하지만 검찰은 ‘정의의 칼’을 제대로 썼다.지금 이 대통령을 팔고 다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경종을 울린 것만으로도 평가할 만하다. poongynn@seoul.co.kr
  • 내일부터 ‘3인3색 여성감독 특별전’

    세계적인 여성감독의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왔다.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는 23일부터 ‘3인3색 여성감독 특별전’을 연다.미디어극장 아이공이 주최하는 이 행사에서 소개될 여성감독은 트린 T.민하,샹탈 아커만,사디 베닝.  베트남계 여성감독 트린 T.민하는 자서전적 영화 ‘그녀 이름은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유교주의와 남성중심사회를 비판한다.‘벌거벗은 공간:지속되는 삶’,‘밤의 여로’ 등에서는 탈식민주의에 대한 고민을 보여 준다.  프랑스의 여성주의 영화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샹탈 아커만은 ‘저기’,‘남쪽’,‘국경 저 편에’ 등에서 여성과 디아스포라(이산 유대인)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을 담아 낸다.폴란드계 유대 이민가정의 딸이라는 체험이 녹아 있는 그녀의 작품은 현대인의 또다른 자화상이기도 하다. 미국 실험영화의 거장 제임스 베닝의 딸인 사디 베닝은 커밍아웃 비디오일기 장르를 선보인 감독.‘새해’,‘안에서 살기’,‘나와 루비프루트’,‘모든 소녀들이 일기를 썼다면’ 등에서 내밀한 성장통을 스케치해 낸다. 프로그램는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http://www.cinematheque.seoul.kr) 참조.(02)741-9782.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옆구리 시린 계절…혼자 놀아 볼까

    옆구리 시린 계절…혼자 놀아 볼까

     이 책의 지은이를 이렇게 설명하면 어떨까.요즘 한창 유행하는 TV 개그 코너를 패러디해 ‘16년 동안 혼자 놀아오신 혼자놀기의 달인,은둔 ○○○ 선생’….  기온이 뚝 떨어져 옆구리가 급하게 시려오면서,성탄절을 보내기 위해 슬슬 짝을 찾아나서야 할 이때,제대로 혼자 노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가이드북’이 나왔다.제목은 ‘혼자놀기’(강미영 지음,비아북 펴냄)로 직설적이고,내용은 대범하다.  혼자놀기는 나른하고 지루한 일상을 색다르게 조명하는 30가지 방법을 알려준다.산책을 하거나 문을 걸어 잠그고 방안을 찬찬히 살펴보는 쉬운 방법도 있지만,주변의 방해를 피하기 위해 홀로 여관에 가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소심하게 복수하는 ‘뒤끝노트’ 같은 도전도 녹였다.  저자는 혼자놀기 가장 좋은 장소로 ‘카페‘를 추천하는 듯,책 전반에 걸쳐 이 장소가 많이 등장한다.‘둘 이상이어야 입장 가능’이라는 팻말이 붙은 것도 아닌데 혼자 들어가기 거북한 것이 카페나 식당이다.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카페만큼 혼자 놀기 좋은 곳도 없다.  편하게 앉아 우아하게 차 한 잔 마시며 책을 읽고,글이나 편지를 쓰고,노래를 들으며 지나는 사람들을 응시할 수 있다.뒤끝노트 만들기,10년 후 내가 살 집 고르기,자서전 쓰기 등 책에서 소개하는 많은 혼자놀기 방법을 실행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벗어난 소소한 탈출도 혼자놀기의 한 방법이다.동네골목 여행,버스노선 투어,왼손으로 글쓰기(오른손잡이라면),전화번호 기억해 내기 등 의식하지 못한 채 한쪽으로 치우쳐진 일상에서 ‘소심한 일탈’을 감행하기도 한다.일탈은 그야말로 관찰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유쾌한 고독이다.살짝 귀띔한다면 모 게임기 ‘두뇌트레이닝’의 아날로그 버전이라고나 할까.  혼자놀기 신공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작업으로 달려간다.내가 좋아하는 색,좋아하는 음식,좋아하는 예술가 등을 찾아내는 ‘취향’에 대한 깨달음과 즐거움이 있다.더 발전시킨다면 다소 엄숙하게 죽음까지 건드리며 미래에 대한 설계를 제안한다.내가 죽은 뒤에 남겨질 것과 사라질 것을 돌아보고,부고 기사에 들어갈 내용을 적으며 현재와 미래의 나를 돌아보는 식이다.  저자가 “혼자놀기의 참맛은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나 자신과의 소름 돋는 대화이며,이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황홀한 경험”이라고 말하는, 바로 그 지점일 듯하다.  소소한 에피소드와 일상의 단상을 녹여내면서 양념을 치고,실행에 옮기기 위한 구체성을 더했다.2000부 한정판으로 혼자 놀기 위한 108가지 매뉴얼을 담은 ‘365일 돈 안 들이고 혼자놀기 다이어리’를 곁들였다.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기타의 神’ 인생 선율 다시 듣기

    ‘너를 천국에서 만난다면 내 이름을 알까/너를 천국에서 만난다면 그 모습 그대로일까/난 강해져야 하고 삶을 계속 이어가야만 해/난 이 천국에 머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티어스 인 헤븐(Tears in Heaven)’중에서) 에릭 클랩튼의 수많은 명곡 중에서 유난히 한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티어스 인 헤븐’은 널리 알려져 있듯 어린 아들을 잃은 슬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곡이다.1991년 3월 클랩튼의 네살난 아들 코너는 아파트 창문에서 떨어져 즉사했다.‘기타의 신’,‘블루스 록 기타의 전설’로 불리는 세계적 기타리스트의 굴곡진 삶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을 순간이 이토록 오래도록 전 세계 음악팬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하다. 1997년에 이어 지난해 내한공연을 가진 에릭 클랩튼의 자서전 ‘에릭 클랩튼’(장호연 옮김, 마음산책 펴냄)은 예술가로서의 영광과 알코올과 마약중독에 찌든 나약한 인간으로서의 불행이 교차했던 예순 셋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솔직하고 담담한 어조로 들려준다. 1945년 영국 서리주의 노동자 계급 집안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발휘했다. 그룹 크림을 결성하면서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고 블라인드페이스, 데릭&더 도미노스 등을 거치며 ‘기타의 왕’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1960년대 밴드 멤버들과 끝없는 갈등에 시달렸고, 와중에 조지 해리슨의 아내 패티 보이드가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자 마약에 손을 대면서 음주 공연, 공연 중단 등의 사고로 구설에 오르내렸다. 마지막 장 ‘에필로그’에는 음악 동료에 대한 존경과 찬사를 담았다. 화려한 삶 뒤에 감춰진 자연인 에릭 클랩튼의 삶과 더불어 비틀스, 롤링 스톤스, 지미 헨드릭스, 밥 딜런, 필 콜린스 등 당대 톱스타와의 인연과 에피소드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1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길섶에서] 그녀와 그남/ 오풍연 법조대기자

    한국의 남아 선호사상은 유별나다. 요즘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답게 한 자녀 가정이 많다. 하지만 아들을 낳았을 때 더 축하를 받는다. 딸도 괜찮다고들 말은 한다. 특히 시부모가 섭섭해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 뿌리깊은 그것(남아선호) 때문일 게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점차 늘고 있다. 사법시험 등 각종 국가고시에서도 여성 합격자는 매년 증가한다. 초·중등 교원의 경우 숫자 면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지른지 오래다. 그러나 공직사회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하다. 정부 부처의 경우 장관급은 전재희 보건복지가 유일하다. 서울 자치구에 첫 여성 총무과장이 나왔다고 기사화되는 판국이다. 아직도 후진국형을 면치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왜 그럴까.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남아 있는 탓이다. 우리 남자들은 은연중 즐겨온 게 아닐까. 반성해볼 일이다. 최근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 ‘동행’에서 한 구절을 발견했다.‘그녀’는 있는데 ‘그남’은 없다는 것. 남녀평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오풍연 법조대기자 poongynn@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오바마의 승리와 우리의 인종 편견

    [신경림 누항 나들이] 오바마의 승리와 우리의 인종 편견

    “…내가 어머니 뱃속에 있던 어느 날 밤 두건을 쓴 KKK단 한 패거리가 말을 타고서 네브래스카 주의 오마하 시에 있는 우리 집에 쳐들어 왔다. 그 자들은 집을 포위하고 엽총과 소총을 휘두르며 아버지에게 나오라고 고함을 질러댔다. 어머니가 앞문으로 나가서 문을 열었다. 어머니는 자신이 임신 중임을 그자들이 똑똑히 볼 수 있는 위치에 서서 지금 혼자서 꼬마 셋을 데리고 있으며 아버지는 설교를 하러 출타 중이라고 말했다. 단원들은 아버지가 옳지 않은 주장을 흑인들 사이에 퍼뜨리면서 말썽을 일으키는 꼴을 ‘선량한 백인 기독교도들’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으니 우리 가족이 이 마을에서 떠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큰 소리로 협박 겸 경고를 했다.…협박을 퍼붓던 단원들은 이윽고 말에 박차를 가하더니 집 주위를 돌면서 개머리판으로 유리창을 모조리 박살내 버렸다. 그러고 나서 그 자들은 횃불을 너울대며 올 때처럼 홀연히 말을 달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1965년 마흔의 나이로 암살을 당한 흑인 지도자 맬컴 엑스의 ‘자서전’ 첫 대목으로, 우리도 영화에서 드물지 않게 보아온 불과 50,60년 전 미국의 낯익은 풍속도다. 그 미국에서 반은 아프리카 흑인인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다니 놀라운 일이다. 역시 미국은 대단한 나라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많은 다문화 가족이 존재하지만,50년 뒤 혹은 백 년 뒤 이들을 지도자로 선택할 용기가 우리에게 있을까.KKK단원 못지않은 인종적 편견이 우리한테도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예컨대 시골에 사는 친구 중의 하나가 동남아에서 며느리를 맞았다. 손자가 초등학교엘 들어갔는데,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 같은 폐쇄사회에서 저 외모를 하고 제대로 살아 갈 수 있을까, 벌써부터 그는 걱정이 태산이다. 이것이 기우가 아닌 것은 내가 직접 목도한 사실로도 증명된다. 며칠 전 전철에서다. 한 흑인이 앉아 있는 옆자리가 비어 있는데 많은 젊은이들이 서 있으면서도 아무도 그 자리에 가 앉으려고 하지 않는다. 맞은편에 앉았던 내가 오히려 불편해서 빈자리가 있는데 왜 안 앉느냐니까 모두들 묵묵부답인 채 외면 했다. 저 사람이 백인이었어도 사정은 같았을까. 듣자니 학원에서도 백인과 흑인 혹은 동남아인은 같은 원어민 강사라도 보수에 있어 상당한 차등을 둔다고 한다. 백인이 원어에 더 능통하다는 것이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이지만, 실은 흑인 혹은 동남아인 강사를 학생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뿌리 깊은 인종편견, 백인=우월, 유색인=열등의 선입관에서 우리는 언제쯤이나 벗어날 수 있을까. 오바마의 승리는 람보로 상징되는 부시가 극대화시킨 미국의 망나니 이미지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역시 미국은 기회의 땅이요 희망의 나라라는 생각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부시가 악의 축으로 명명한 이란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조차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당선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일마다 미국과 각을 세워 온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적극 환영의 뜻을 표한 것만 보아도 미국의 대외적 이미지가 얼마나 업그레이드되었는가를 알 만하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수십만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와 일하고 있으며, 수만 명이 외국인을 배우자로 맞고 있다.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은 이미 우리나라를 표현하는 말로는 낡은 틀이 되었다. 이들 가운데서 정치가도 나오고 학자도 나오고 문인도 나온다면, 이들의 모국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기회의 나라, 평등의 나라로 크게 높아지리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일류 국가가 되는 길이 아니고 무엇인가. 통일운동가들이 입에 걸고 다니는 우리 민족끼리라는 낡은 화두도 통일을 위해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데는 한물 간 깃발이 되었다는 점도 이 기회에 생각해 봄직하다. 시인 신경림
  • ‘원로 007’ 로저 무어 “요즘 본드는 너무 폭력적”

    ‘원로 007’ 로저 무어 “요즘 본드는 너무 폭력적”

    ‘원로 007’ 로저 무어(81)가 ‘현역’ 다니엘 크레이그의 캐릭터에 애정 어린 비판을 전했다. 3대 제임스 본드인 무어는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11일 인터뷰에서 007시리즈의 최근작들이 예전과 달리 과도하게 폭력적인 본드를 그리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본드를 연기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그는 “그러나 본드가 폭력적인 캐릭터로 변해간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007 시리즈는 시대를 따라갔다. 영화 팬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줬고, 박스오피스 성적을 유지해왔다.”며 ‘폭력성’은 관객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무어는 007시리즈의 본드가 폭력성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을 자신의 시리즈 마지막 출연작인 ‘007-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 1985)로 지적하면서 “당시 그 캐릭터는 본드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무어는 ‘007-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1973), ‘007-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 1974), ‘007-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78), ‘007-유어 아이스 온리’(For Your Eyes Only, 1981), ‘007-문레이커’(Moonraker, 1981), ‘007-옥토퍼시’(Octopussy, 1984), ‘007-뷰 투 어 킬’ 등 총 7편에서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다. 이 영화들에서 무어는 여성을 유혹해 정보를 얻어내는 매력적인 본드 캐릭터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본드를 연기한 배우로서의 자서전 ‘My Word is My Bond’를 쓰기도 했다. 한편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007시리즈 신작 ‘퀀텀 오브 솔러스’는 지난달 31일 북미와 영국에서 개봉한 뒤 세계 각국에서 흥행가도를 달리며 현재까지 1억6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사진=텔레그래프 인터넷 (UNITED ARTISTS)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6·15 회담장 들어가는 남편의 등이 그렇게 쓸쓸”

    “6·15 회담장 들어가는 남편의 등이 그렇게 쓸쓸”

    “6·15 정상회담 선언문을 쓰려고 밤늦게 회담장으로 돌아가는 남편의 등, 그렇게 쓸쓸할 수 없었다.” 이희호 여사가 평생 잊지 못하는 남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이다.9일 발간한 자서전 ‘동행’에서다. 이 여사는 자신의 87년 생애와 김 전 대통령과 살아온 47년의 세월을 자서전에 고스란히 담았다. ●고난과 영광의 87년 세월 고스란히 적어도 한국 정치사에서 ‘이희호’라는 이름은 고학력에 여성운동가라는 자기 정체성을 가진 퍼스트레이디로 통했다. 이 여사의 삶을 돌아보면 국가 최고 통치권자의 내조자에 머무르지 않았던 영부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본인 스스로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지만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 직원 가운데 호남사람과 기독교 신자는 단 한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한 측근은 ‘조용한 기독교인’이었다고 전했다. 삶의 원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40년대 해방의 역사부터 유신체제,6월 민주항쟁, 민주세력의 집권까지 이 여사가 써내려간 질곡의 세월은 한국 현대 정치사의 또 다른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서전에는 ‘김대중 납치 사건’, ‘3·1 민주구국선언문 사건’,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의 뒷얘기도 담겨 있다. 암울했던 현대사 한 자락 한 자락마다 김 전 대통령의 평생 동지이자 동반자로서 애환을 느낄 수 있다. 부제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는 김 전 대통령이 손수 붙였다고 한다. 부부의 일상적인 내면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대식가로 오해받는 건 군것질을 좋아하는 탓이다. 떡과 사탕을 즐겨 먹고, 여름에는 아이스바를 자주 먹는다. 청와대에서도 직원들이 사오는 붕어빵을 아주 좋아했다.”고 소개했다. 퇴임 후 김 전 대통령의 변화에 대해선 “미국 망명 시절에는 자동차 옆자리에 내가 없어도 모른 채 떠나버릴 정도였는데, 퇴임 이후엔 내가 어딜 가면 사고를 당할까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 여사가 고집이 세고 드세다는 항간의 평가를 뒤돌아보게 하는 구절도 있다.‘정적(政敵)’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홀로 남겨진 3남매를 보며 “한번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 아프다.”고 밝힌 대목에선 모성애가 느껴진다. ●계훈제·육영수·전두환과의 일화도 이 여사는 자서전을 통해 계훈제 선생과 김활란 박사, 육영수 여사, 전두환 전 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 등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특히 힐러리 의원을 만났을 때 “첫 만남에서 단순히 퍼스트레이디로 머물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대단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고 이 여사는 회고했다. 이 여사의 자서전 출판기념회는 11일 오후 4시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글로벌 시대]오바마가 보여준 다양성의 힘/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글로벌 시대]오바마가 보여준 다양성의 힘/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미국인 여성 스탠리 던햄이 흑인 유학생과 결혼을 감행했던 60년대의 미국은 타 인종과의 결혼이 일부 주에서 불법이던 시대였다.50여 년이 지나 그녀의 아들 버락 오바마는 변화와 희망을 기치로 내걸고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됐다. 인간의 역사가 위대한 이유는 이렇게 더디나마 진일보하기 때문이다. 그의 당선이 확정된 순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엔 큼지막한 헤드라인이 떴다.‘유권자들이 변화를 포용하면서 인종의 장벽이 무너지다.’ 뭐니뭐니 해도 이번 미국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의 치부인 인종문제가 유례 없는 수준으로 공론화됐다는 점이다. 오바마의 당선은 인종문제에서 한 단계 성숙해진 미국인들의 의식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수락 연설에서 오바마는 남녀노소, 부자와 빈자,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흑인, 백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인디언이 하나가 되는 새로운 미국을 강조했다. 수많은 이들이 오바마가 전파했던 변화의 메시지에 열렬히 호응했던 것처럼 앞으로 다양성의 힘을 긍정하는 시대정서도 힘을 얻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실제 인물만큼 강력한 변화의 동인은 없다. 2년 전 하인즈 워드의 방한이 우리의 뿌리 깊은 순혈주의를 반성하고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특히 기업 세계에서도 다양성의 힘이 새롭게 주목받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조차 인종, 국적, 성별, 계층, 나이, 종교 등을 이유로 비주류에 대한 보이지 않는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글로벌 기업의 여성 또는 흑인 CEO는 극소수이고 그 존재만으로도 특별한 뉴스 거리가 된다. 인도에는 아직도 카스트 제도의 잔재로 유수의 기업에 취업이 좌절되는 능력있는 젊은이가 존재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다양성을 장려하는 이유는 다양성이 곧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인생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사안을 보는 관점이 입체적일 뿐 아니라 문제해결 방식에서도 놀라운 시너지를 발휘한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일수록 번성하고, 다양한 배경의 이사진으로 구성된 이사회일수록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며, 다양한 문화권의 과학자들이 모일 때 더욱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낸다는 것은 학술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는 장점 중 하나는 이런 다양성의 미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료들 중엔 외교부 공무원 출신, 국제구호단체 소속으로 아프리카에서 일했던 친구, 옛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참모, 전직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직업적 경험을 가진 이들이 있다. 비록 매일 얼굴을 마주 하진 않지만 이들과 일하며 얻는 자극은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 준다.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풍토에서 꽃피는 다양성은 그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미국인들이 흑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오바마를 선택했듯이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한국도, 나아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우리 기업들도 다양성이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지향할 시점이다. 오바마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을 책장에서 꺼내본다. 소외감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한 인간의 영혼을 얼마나 성숙하게 만드는 자양분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던 그 감동을 다시 느껴 보고 싶다. 이번 미국 대선에선 모처럼 영감을 주는 정치인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자신의 태생과 성장과정을 위대한 유산으로 탈바꿈시킨 그를 보며 수많은 이들은 담대한 희망의 싹을 키울 것이다. 오바마의 말대로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박현정 크레디트스위스 기업커뮤니케이션 이사
  • 남아공의 전설적인 여가수 마케바 타계

    남아공의 전설적인 여가수 마케바 타계

     ’마마 아프리카’로 불릴 정도로 아프리카인은 물론,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던 미리암 마케바가 이탈리아 남부 카세르타란 마을에서 눈을 감았다고 영국 BBC가 10일 전했다.76세.  그는 전날 나폴리 근처의 이 마을에서 열린 콘서트에 참석해 90분 동안 노래를 부른 뒤 집에 돌아와 쉬던 중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졌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이 콘서트는 이탈리아에서도 악명높은 카모라 마피아의 정체를 폭로한 작가 로베르투 사비아노를 위해 열린 것이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1932년 3월4일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난 마케바는 1959년 남아공 출신의 보컬 그룹 맨해튼 브러더스의 일원으로 미국 공연을 하면서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이듬해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고국에 돌아가길 원했으나 흑백분리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했던 전력 때문에 남아공 백인정부는 그의 영주권을 박탈하고 그의 음악을 판매금지했다.이 때문에 그는 31년간 망명 생활을 해야 했고 미국을 거쳐 기니에도 머물러왔다.  그는 1965년 해리 벨라폰테와 함께 앨범 작업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프리카계 여인으로는 처음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2년 뒤 그가 낸 앨범 ‘파타 파타(그의 부족인 초사족 사람들이 즐겨 추는 춤동작 가운데 영어의 ‘터치 터치’를 옮긴 것)’의 판매고가 치솟으면서 더욱 유명해졌다.하지만 로열티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그는 계약을 엉망으로 해 정작 아무런 금전적 이득도 챙기지 못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세계적 명성에도 외동딸 봉지가 유산 후유증으로 36세의 젊은 나이에 숨졌을 때 그는 돈 한 푼 없어 관을 살 수 없을 정도였다.그는 봉지의 유해를 몇몇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쓸쓸히 묻었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가 어릴 적 돌아가시고,유방암에 걸렸고,교우관계가 좋지 못했고,알코올에 절어 산다는 근거없는 소문 등을 모두 이겨낸 것처럼 이때도 고난을 극복해냈다.  만델라가 감옥에서 풀려났던 1990년대에야 남아공에 돌아왔지만 자신의 레코딩에 뒷돈을 대줄 사람을 찾기 위해 6년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그는 고국에 돌아온 기쁨과 감옥에서 보낸 수많은 세월,국제연합 증언대에 두 번 선 일 등을 고스란히 담아 앨범 ‘홈랜드’를 냈다.  그가 자서전에 남긴 말은 두고두고 기억된다.“난 우리 문화를 지켰어요.뿌리가 되는 음악 말이지요.비록 그것이 발매되지 않는 일이 있더라도 난 음악을 통해 아프리카의 목소리가 됐고 민중들의 이미지가 됐던 것이지요.”    마케바는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멤버였던 폴 사이먼이 1987년 주도했던 그레이스랜드 투어에 동참했고 영화 ‘사라피나’에도 주연으로 출연했던 인물.  또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공연을 한 바 있는데 이때 브룩 쉴즈 등의 명성에 가려 제대로 스포트라이트와 예우를 받지 못한 일을 안타깝고 부끄러웠던 일이라고 돌아보는 국내 팬들이 적지 않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오바마의 미국] 오바마의 부드러운 남성상이 여심도 훔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여성계에 두 가지 큰 빚을 졌다. 먼저 오바마 때문에 여성 대통령의 꿈이 좌절됐다. 게다가 힐러리 클린턴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지 않음으로써 1300만명의 힐러리 지지자들을 다시 한번 낙담시켰다. 그럼에도 오바마는 미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왜?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인 민주당 낸시 펠로시 의원은 “여성 대통령의 꿈을 빼앗은 젊은 친구가 매끄럽게 잘 해결했다.”고 말하고 있다. 오바마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보수와 마초 이미지가 넘쳐나는 워싱턴 정가에서 그는 이상적인 남편감이자 아버지상을 보여준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밤마다 어린 두 딸에게 ‘해리 포터’소설을 읽어주곤 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6일 오바마의 차분한 언행과 기품있는 태도, 그리고 합의를 존중하는 현대적 남성성(masculinity)이 여성들을 매혹시켰다면서 그의 남성성은 어머니 스탠리 앤 던엄과 아내 미셸의 페미니즘에 영향을 받은 덕택이라고 전했다. 오바마는 자신의 어머니를 편견과 두려움이 없는 여성이라고 표현하곤 했다. 그녀는 어린 오바마에게 “한 나라가 얼마나 발전할 것인지를 알 수 있는 최고의 지표는 그 나라가 여성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보는 것”이라고 가르치곤 했다. 그녀는 홀로 오바마를 키우면서도 인류학을 공부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매일 오전 4시에 아들을 깨워 3시간동안 영어를 가르쳤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내 재클린 케네디를 닮아 ‘블랙 재키’로 불리는 아내 미셸은 오바마에게 여성의 전형이었다. 미셸은 오바마가 자서전을 쓰고 정치적 꿈을 키워나갈 때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했다. 미셸은 대선 유세에서 오바마가 상원의원으로 바쁠 때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화를 낸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오바마는 미셸을 통해 미국 사회가 여성들로 하여금 커리어 우먼과 어머니의 역할을 모두 성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바마는 강하고 독립적인 어머니와 아내를 통해 가장 미국적인 여성의 삶을 유머로, 그리고 진솔한 모습으로 드러냈다고 더 타임스는 풀이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달 탐사’ 암스트롱 비공개 자료 모교 기증

    ‘달 탐사’ 암스트롱 비공개 자료 모교 기증

    인류 최초로 달 탐사에 성공한 닐 암스트롱이 작성한 비공식 메모와 단독 인터뷰 영상이 그의 모교에 기증돼 대중에게 공개된다. 암스트롱의 모교인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퍼듀 대학교의 프란체 코도바 학장은 “암스트롱이 달 탐사를 전후해 작성한 방대한 양의 개인자료가 도서관 맡겨질 예정”이라고 소개하고 “이는 초기 미국 우주항공과학 역사에 귀중한 보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스트롱의 메모와 더불어 그의 자서전 작가인 제임스 R. 한슨과 가진 비공식 단독 인터뷰 영상도 함께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55시간에 달하는 내용을 가진 이 영상은 지난 2005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암스트롱의 자서전 ‘퍼스트 맨(First Man 2005) 제작의 밑바탕이 된 내용들이다. 제임스 뮬린 퍼듀 대학교 도서관장은 “암스트롱이 기증한 자료들은 대서양을 건넌 최초의 여성 비행사 에밀리아 에어하트의 컬렉션과 함께 진열되고 우주항공과학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공개된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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