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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회창 대표 자서전 「아름다운 원칙」 발간/47가지 일화 소개

    ◎곳곳에 소신 담아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7일 「이회창의 삶과 세상이야기」라는 부제의 자서전 「아름다운 원칙」을 냈다. 자서전은 이대표가 지난 35년 황해 서흥에서 태어난 뒤 신한국당 대표가 되기까지 걸어왔던 삶의 과정을 일화형식으로 묶었다.그는 47개의 일화에서 「빛을 발하되 그 빛으로 다른 사람의 눈을 부시게 하지않고 모가 났으되 그로인해 타인을 찌르지 않는다」는 삶의 원칙을 소개했다. 이대표는 특히 「1백27일 총리」라는 일화에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총리 역할을 수행하려다 청와대측에 불경스럽고 돌출적인 행동으로 비쳐 도중하차 했음을 내비치고 「대나무는 말라죽을 지언정 갈대가 되지 않는다」는 자기의 소신을 담담히 전했다.
  • 작가 「김순지씨의 삶」 연극무대에

    ◎자서전 「별의 쥐고…」 극화… 24일까지 예술의 전당/개성파 중견배우 김지숙씨 모노드라마로/강제결혼→핍박→자살기도→새 인생 생생히 누구보다도 고단한 삶을 살아온 여자 김순지.그러면서도 누구 못지않게 이룬게 많은 인생으로 평가받기도 하는 그녀의 사회인으로서의 삶. 작가겸 화가 겸 방송리포터 겸 배우인 김순지씨(48).한 여자로서 그녀의 이야기가 소설과 방송을 탄데 이어 이번에는 무대를 통해 연극으로 그려진다. 지난 94년 출간과 함께 「한국판 여자의 일생」,「살아있는 여성학 보고서」 등의 수식어를 낳으며 화제를 불러왔던 김씨의 자전적 실명소설 「별을 쥐고 있는 여자」.극단 전설과 공연기획사 티엔에스가 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 작품을 극화한 모노드라마 공연의 막을 올렸다. 시골국민학교 교사로 출근길에 만난 잘 생긴 한 남자와의 운명적 만남.그에게 반납치되다시피 해서 시작된 강제결혼 18년간의 온갖 시련과 그 속에서 구겨진 한 여자의 삶….남편의 잦은 폭행.수차례 자살기도와 정신병원 강제입원.남편과의결별을 통한 홀로서기.헤어진 남편의 끈질긴 폭행과 법정 송사.모든 것을 잃은 후의 새로운 시작과 성취. 이같은 김순지의 슬프고도 처절한 이야기가 이미 「불꽃여자 나혜석」 「맨발의 이사도라」 「로젤」 등 치열한 생을 가꾸었던 여성역을 여러차례 소화해냈던 중견배우 김지숙(40)의 몸짓과 절규를 통해 연극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김순지와 김지숙.이들은 어느 면에서 닮았다.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렇고 순순하지만은 않은 튀는 성격이 또한 닮은 꼴이다.김순지씨는 지난해 김지숙이 무대에서 「로젤」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내 얘기를 연극으로 만든다면 나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배우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모노드라마 형식이지만 김씨의 화가로서의 이야기 등이 담기기 때문에 갤러리 전시실 등 무대장식이 화려해 시각적으로도 단조롭지 않다. 현직 기자인 박용재씨가 「별을…」을 바탕으로 대본을 구성하고 SBS프로덕션 사장인 표재순씨가 연출을 맡았다. 김씨는 자신의 이야기가 연극무대에 오르는데 대해『저의 살아온 이야기는 부끄러운 고백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열심히 살아온 제 삶의 자산이자 모든 여성들의 당면한 문제』라면서 『매맞는 이야기,슬프고 참혹한 제 이야기를 통해 좌절의 위기에 처한 모든 여성들이 용기를 얻기 바라는 마음에서 무대화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소설의 폭발적 인기에 이어 개인전의 넘치는 관람객 동원에 이은 무대위의 김순지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자리매김 될지 주목된다.24일까지.평일·토요일 하오3시·7시30분,일요일 하오3시·6시30분,월요일 쉼.문의 02)568­8555.
  • 클린턴가족 작년 수입 106만불

    ◎힐러리 74만불… 클린턴 연봉의 4배 육박/95년의 3배… 60만불 자선단체 기부 예정 【워싱턴 연합】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일가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소득 1백만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클린턴 대통령 일가는 14일 제출한 세금보고서에서 작년에 벌어들인 돈이 과표기준으로 1백6만5천1백1달러라고 신고했다. 이 가운데 클린턴 대통령이 받은 대통령 연봉은 20만달러 밖에 안되며 부인 힐러리 여사가 저서의 인세로 벌어들인 돈이 74만2천8백52달러.이밖에 이들이 벌어들린 돈은 이자소득 10만66달러,딸 첼시아가 번 돈 1만3천1백1달러,기타 분리과세소득 5천1백41달러 등이다. 그러나 힐러리 여사는 인세수입에서 필요경비 등을 제외한 60만9천3백달러를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며 여기에 해당하는 세금은 다시 돌려받게 된다. 또 딸 첼시아가 벌어들인 돈은 클린턴 대통령의 모친인 첼시아의 할머니 버지니아 켈리 여사가 상속해준 자서전 인세에서 나온 수입이 대부분이다. 어쨌든 올해 클린턴 일가가 낸 연방소득세는 19만9천7백91달러인데 작년 예납때 20만5천6백67달러를 내 초과납부한 금액 5천8백76 달러는 돌려받게 돼 있다. 한편 클린턴 일가가 재작년에 벌어들인 돈은 역시 과표기준으로 31만6천74달러였으며 연방소득세로 납부한 돈은 7만5천4백37달러였다.
  • 문학과 지성사의 문고 「소설속의 철학」

    ◎국내외 명작 48편속의 철학적 의미/「무녀도」·「떠도는 말들」 등의 내면의미 탐구/불가분의 양자간 「사이좋은 대화」를 시도 가까운듯 하면서도 뜻밖에 서먹서먹한 것이 문학과 철학의 관계.어찌보면 인문학의 종형제같지만 철학은 차가운 회색두뇌뿐이라거나 턱없이 혈기 방장한게 문학이라며 서로 헐뜯기도 한다. 문학과지성사의 「문지 스펙트럼」문고로 나온 「소설속의 철학」은 멀고도 가까운 문학과 철학의 만남을 주선하는 책이다.지은이는 전주한일대와 부산대 철학교수인 김영민(38)·이광주씨(44).이들은 고전부터 현대까지 국내외 명작소설 48편에 깃든 철학적 의미를 읽어내면서 문학과 철학이 밉든 곱든 한 밧줄에 얽힌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재확인시켜 준다. 철학자들이 썼지만 철학의 낯 세우기나 이론풀이를 위해 문학을 들러리 삼는 것은 이 책의 목적이 아니다. 본격 비평이나 문학사적 순위매김을 일삼지도 않는다.지은이들은 스스로를 「작가와 더불어 글쓰는 자들,그 손가락들」이라고 규정하며 철학과 문학의 사이좋은 대화를시도한다.소설속에 묻혀있는 철학의 씨앗을 싹틔워 주거나 철학적 사유의 낭떠러지에서 소설의 날개를 빌리는 등 다리를 놓는 것이다. 김동리의 「무녀도」에는 잘 알려진 주요인물 세명이 등장한다.신들린 무당 모화와 예수교도가 된 아들 욱이,벙어리 귀머거리인 배다른 딸 낭이가 그들.소설을 읽던 철학자는 「이들중 누가 철학자일까」라는 물음으로 자연스레 이끌린다.피타고라스는 올림픽 축제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쟁취하려고 뛰는 사람,축제마당의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모든 것을 묵묵히 지켜보는 사람 세종류가 있는데 이중 마지막 사람이 철학자』라고 했다.지은이는 영혼구원의 목표를 추구한 욱이,인생을 한판 푸닥거리굿으로 살아간 모화,모든 것을 그림으로 남긴 낭이를 피타고라스의 세모델에 차례로 대응시킨다.전말을 관조하고 증언하는 이가 철학자라면 낭이가 이에 가장 가깝다는 것. 전화선 너머의 실체없는 말들에 시달리는 한 자서전 대필자를 그린 이청준의 「떠도는 말들」은 언어와 의미,이름과 실체가 서로를 떠나 유령처럼 겉돌게 된현대를 꼬집고 있다.지은이는 데리다의 어려운 개념인 「차연」이 이름이 또다른 이름을 지시할뿐 영원히 실질에 가닿지 못하는 이런 상황을 일컫는 것이라며 「양치기소년」들로 가득찬 현대사회를 비판한다. 이밖에 김승옥의 「무진기행」은 사르트르의 실존적 대자와 만나고 최인호의 「타인의 방」엔 마르크스의 소외와 물화가 깔려있으며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푸코의 지식의 권력과 잇닿는다. 「돈키호테」「주홍글씨」부터 엔도 슈사쿠,쿤데라의 「느림」,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등 서양문학까지 꼼꼼히 챙겨 읽은 철학자들의 문학에 대한 애정이 돋보인다.
  • 계봉우 선생 미공개 자료집 발간

    ◎민족사 연구 큰업적·독립운동에도 가담/독립운동 실상·문학적 열정 그대로 담아 민족주의 사학자 박은식·신채호에 견줄만한 근대 역사가로 학계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북우 계봉우(1990∼1959)의 미공개 자료집이 나왔다.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연구소가 계선생의 자서전과 문학관계 기록을 정리해 엮은 「북우 계봉우 자료집 1」편이 그것으로 선생의 독립운동 실상과 문학적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자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 함흥 출신인 북우는 민족사 연구에 몰두,자서전 「꿈속의 꿈」(1940∼1944)과 중등 교과서격 저서 「조선역사」(1912)를 비롯해 한국사 개설서인 「조선역사」를 펴내는 등 의욕적인 연구활동을 벌인 인물.30여년을 연해주와 만주,상해,중앙아시아 등지를 전전하며 직접 독립운동에도 참여해 국사·국어학계에서 새롭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애국지사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자료집은 지난 95년 한국을 방문한 계선생의 4남 계학림씨가 독립기념관측과 계선생 관련 책자의 판권을 독립기념관측이 갖는다는데 합의해이루어진 첫 결실이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선생이 1910년 북간도로 망명한뒤 참가한 독립운동 내용이 생생하게 기록된 자서전 「꿈속의 꿈」과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뒤 수집한 문학자료집인 「조선문학사」로 짜여져 있다.이 가운데 「꿈속의 꿈」중에서는 한인사회당과 상해파 공산당의 독립운동 내용,청산리 전투 직후 연해주로 집결한 독립군 상태 등이 눈에 띠는 부분이다.또 「조선문학사」는 당시 선생이 강제 이주된 뒤 탄압속에 다양한 형식의 문학적 자료들을 직접 수집,분류한 보기드문 문학사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 「20세기의 신화」낸 연변작가 김학철씨

    ◎“「진실규명­「모 수령 공격」에 고민”/무차별 반혁명 숙청·강제 수용소 고발/“조선족 동포에 좀더 따뜻할 수 없나요” 『32년째 캐비닛에서 썩어온 원고 한 뭉텅이를 출간하고자 했을때 께름칙한 기분을 완전히 털어버릴 수가 없었습니다.아직 하늘이 맑지 못하다고나 할까요.하지만 직업혁명에는 항시 모험이 따르는 법 아니겠습니까』 모택동 일당독재를 비판했다고 해서 중국에서 출판금지된 장편소설 「20세기의 신화」를 창작과비평사에서 최근 펴낸 연변작가 김학철씨(80)가 방한,기자들과 만났다. 「해란강아 말하라」「격정시대」 등의 장편과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 등으로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김씨지만 이 책은 작가 개인에게나 역사적으로나 그 의미가 심상찮다.대약진시기를 배경으로 중국 모택동시대의 무차별 반혁명숙청과 강제수용소 실상을 고발한 이 소설로 실제 작가가 반혁명현행범으로 낙인찍혀 작품을 탈고한 이듬해인 66년부터 10년 감옥생활을 포함,기나긴 시련을 겪은 것이다. 소설은 50년대말 모택동찬양시를 비판했다해서 「아리랑」출판사 편집인에서 졸지에 「인민의 적」으로 강등,강제수용소와 다를 바 없는 공산주의농장에 수용된 구일평이라는 지식인의 눈으로 그려진다.이곳에는 한결같이 어처구니없이 반혁명분자로 잡혀온 이들이 고단한 시대를 한숨짓고 있다.「막걸리 주막이 없어 재미없다」고 했다가 사회주의 중국을 남조선만도 못한 걸로 추화했다거나 소설에다 과부설움을 묘사했다고 사회주의 사회의 행복한 과부를 왜곡한 우파분자로 찍힌다. 복술쟁이의 점이 우연히 들어맞는 희곡을 쓴 이는 미신과 유심론을 제창했다고 몰리는 등 저마다 이현령 비현령식의 죄목을 걸고 있는 이들은 소여물에서 꽁깻묵을 골라먹는 빈곤에 시달리고 쌍심지를 돋워 서로를 감시하며 완전 인권말살의 삶을 이어나간다.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설은 탈고하자마자 압수돼 지난 87년에야 되돌아왔지만 현지서는 아직 출판금지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사람들이 굶어죽어나가는데 위대하다든가 모택동 만세 따위가 다 뭐냐.군대와 안전부와 감옥을 가진 신과같은 모수령을 공격한다는데 고민도 따랐지만 진실을 남겨야겠다는 일념이 더 앞섰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곳에 동남아 노동자들도 들어오는 판에 한핏줄 연변동포들을 좀 따뜻이 대해줄 수 없느냐』면서 연변사기피해같은 「최신모순」에도 관심을 늦추지 않았다.
  • 외교정책/통상압력 등 국익 극대화 추구(클린턴 2기 출범:2)

    ◎북핵 동결­중동·보 평화 정착 마무리/중과 유대강화… 제2냉전 도래 봉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재선은 「미래비전으로의 다리(교양)」와 「과거 영광으로의 다리」 사이에서 망설이던 미국인이 마침내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에 자신들의 더 큰 꿈과 희망을 싣기로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재선대통령으로서 클린턴 대통령이 2기행정부에서 펼칠 정책은 역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추구하는 보다 거시적 차원에서 행해질 것임을 예견할 수 있다.특히 대외정책 측면에서는 탈냉전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와 세기말 혼돈의 와중에서 더욱 절실히 요구돼온 21세기 위대한 미국의 지도력회복이라는 현실적 목표가 보다 소신 있게 추구될 전망이다. 이는 『새 세기의 새벽에서 나의 비전은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되고,다양한 아메리칸 공동체가 함께 강해지며,우리의 평화·자유·번영을 위한 지도력이 새 세계를 형성토록 하는데 있다』는 클린턴 대통령이 선거기간중 펴낸 자서전 「희망과 역사 사이에서」의 서문에 잘 나타나 있다. 이같은 클린턴 대통령의 2기철학을 바탕으로 볼 때 국제문제에 있어서 보다 철저한 미국익을 바탕으로 강력한 미국주도의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해진다.이는 국가간 분쟁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통상문제에 있어서도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인류생존권차원에서의 환경외교와 국제테러·마약·범죄 등의 척결을 위한 노력에서 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기행정부의 외교정책은 우선 지역적 차원에서 북한핵동결·중동평화·보스니아평화 등 1기행정부에서 추진해오던 미완의 중재노력을 완성시키는 데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또한 글로벌한 차원에서는 중국·러시아·일본·유럽연합(EU) 등 기존 강대국과의 관계재정립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는 단순한 쌍무적관계를 넘어 21세기를 혼란에 빠뜨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제2냉전(Cold WarⅡ)」의 도래를 막는다는 관점에서 외교총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홍콩반환문제와 등소평 사후문제,대량살상무기확산문제,무역마찰,대만과의 긴장 등 미묘하고 파장이 큰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가 끝나자마자 미국민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은 이같은 대외정책을 수행해나갈 2기행정부의 대외관계 각료가 누가 될 것인가에 쏠려 있다.5일밤 클린턴의 재선이 확실시되자 리틀록을 찾은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이 가장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도 이같은 2기행정부에서의 외교정책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주고 있다.대외정책의 사령탑이 신속하게 거취를 표명함으로써 대통령의 운신폭을 넓혀준다는 의도인 것이다. 6일에는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미키 켄터 통상장관 등 대외관계장관이 사의를 표했으며 기타 장관도 속속 뒤따르고 있다.아마도 클린턴 대통령의 결단은 8일로 예정된 각료회의 이후에 나타날 것이며 이들 상당수가 교체되거나 더러는 자리바꿈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이들의 진용이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따라 클린턴 대통령이 희망하고 있는 노벨평화상의 꿈이 임기내에 이뤄질지도 모른다.
  • 20세기 최고의 SF작가 아시모프/미소개 초기·유고 단편작 나와

    SF소설의 대명사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선집 「골드」가 한뜻출판사에서 최근 나왔다.(김민식·김선형 옮김) 아시모프는 장편 「로봇」 「파운데이션」 등 소설은 물론,자서전·자연과학론까지 골고루 번역됐을만큼 국내에서도 인기작가가 됐지만 이번 책은 소개 안된 초기작과 유고집에 실린 단편을 한데 묶어 작품세계의 변천을 보여주는게 특징.테크놀로지가 고도화한 미래사회를 배경삼은 것은 공통적이지만 1부에 실린 초기작들이 흥미로운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최대로 보여준다면 2부로 묶인 후기작들엔 예술과 글쓰기의 조건을 탐색하는 목소리가 보태져 있다. 1부 작품의 하나인 「교정보는 로봇」은 인간의 단순노동을 완벽하게 대행하는 로봇을 설정,노동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로봇에게 뺏기게 될 때 인간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를 문제제기하고 있다.그 유명한 「로봇 3원칙」을 단서로 한 투명한 논리전개가 돋보인다.한편 말년에 쓴 「골드」는 무한발달한 테크놀로지를 손에 쥔 시대에도 예술혼이 유효할지,이는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를 고민하는 「예술가」아시모프의 초상으로 읽힌다.
  • 고르비 “옐친은 탐욕덩어리”

    ◎“87년 모스크바 시장직 해임때 가짜자살극”/영문 회고록서 혹펴에 실추명예 회복 노린듯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지나친 야심과 권력에 대한 탐욕을 지닌 위선자,약탈자,파괴자이며 전설적인 애주가라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지도자가 혹평했다. 고르비는 미국 밴텀­더블데이 사에서 출간된 영문판 자서전 「회고록(Memoirs)」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7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냉전종식과 공산권 붕괴라는 역사적 사건의 길목에서 열쇠 역할을 한 20세기 거물의 통찰력치고는 별로 보잘 것없다는 실망스런 평을 받고 있다. 고르비는 이미 공개된 연설들과 사건들을 다시 짜맞춰,91년8월 쿠데타를 무산시키고 그로부터 4개월 후 그의 굴욕적인 사임을 가져오는데 앞장섰던 옐친과 자신의 벌어진 점수를 만회하려고 꽤 애쓴 흔적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옐친은 87년 모스크바시장직에서 밀려나자 가위로 가짜자살극을 벌였으나 의사들의 검사결과 갈비뼈를 스치고 지나간 가위상처는 별것 아니었다고 고르비는 폭로.〈뉴욕 AP 연합〉
  • 독 통일 6주년/옛 동·서독 주민 “마음은 분단”

    ◎“경제적 집만 커졌다”·“푸대접 여전” 서로 불만/국가위상 제고 불구 파업·시위 끊일날 없어 독일통일 6주년을 이틀 앞둔 1일 독일의 주요도시들은 파업의 몸살을 앓았다.파업의 원인은 병가시 임금을 20% 삭감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정부의 재정긴축법 발효.꼭 이날의 파업 뿐만 아니라 최근 독일 곳곳에서 파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노사관계가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독일에서,주로 옛 서독지역을 중심으로 한 것이긴 하지만,이처럼 파업이 늘어난 것은 경제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불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현재 상황으로는 세계경제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다.그러나 독일인들이 느끼는 불만은 어느 정도 통일과도 연관돼 있다.통일에 대한 기대가 배신감으로 바뀌면서 옛 서독인들을 동독에 대한 지원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불만을 표출하게 됐고,옛 동독인들은 서독에 대해 해주는 것도 없이 무시한다고 반발,동·서독인들간에 내부갈등이 일어났다.어려운 경제상황이 이같은 갈등을 통일에 대한 반감으로 증폭시켰다.외형상의 통일은 이뤄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동·서독으로 분단된 현 통일독일의 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통일 이후 6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자리를 노릴 정도로 독일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입김이 커졌고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독일 전투병력의 해외파견이 이뤄지게 됐는데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나라가 별로 없을 정도로 독일의 위상은 높아졌다.국민 개개인의 불만과는 관계없이 세계속에서의 독일의 위치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국민들의 불만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오랜 세월 후에 나타날지도 모를 이득을 위해 현재의 불만을 감수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어려울 것이다.당장 드러나는 국민들의 불만을 외면하면서 진정으로 통일독일의 앞날을 위한 초석을 닦아나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지 모르지만 최근 「나는 통일을 원했다」는 자서전까지 펴낸 콜 독일총리가 이제까지보여준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지도 괸심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아무리 한민족이라 하더라도 45년의 극단적인 분단 세월을 보낸 동·서독이 짧은 시간에 하나로 다시 뭉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지 모른다.결국 분단의 경험을 겪은 세대들이 전면에서 물러나고 통일 이후의 세대들이 주역으로 등장할 때까지 통일에 따른 잡음은 끊임없이 터져나올 것이 틀림없다.
  • “나는 장개석 친자아니다”/장위국 장군 자서전서 폭로

    장개석 총통의 공식 차남으로 인정받아온 전대만 국가안전회의 의장 장위국장군이 23일 시판되는 자서전에서 자신이 장총통의 아들이 아니라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처음 폭로. 22일 대만 연합보가 발췌한 자서전에 따르면 장위국은 1916년 장총통의 친구인 타이추안시엔과 일본인 여성사이에서 출생,본부인의 추궁을 두려워 한 생부가 자신을 친구인 장총통에게 입적시켰고 생전에 한번도 아버지로 인정치 않았던 생부는 49년초 자살했으며 생모는 자신을 낳은 뒤 수년 뒤 사망했다는 것. 위국은 또 이 자서전에서 장총통의 숨겨진 가족사도 폭로했는데 이 책에 따르면 장총통에게는 공식·비공식적으로 4명의 처첩이 있었으며 이들은 모두 『훌륭한 여성들』이었다고 술회하고,이중 가장 유명한 부인인 송미령여사는 장총통 사후 미국 롱비치에 살고 있다고 기술.
  • 구속 김하기씨 입북동기·북 행적

    ◎“내책인세 받겠다” 취중 입북 결심/북 요구로 김일성자서전 읽기도 국가안전기획부는 19일 지난달 31일 밀입북했다 16일만에 강제송환된 소설가 김하기씨(38·본명 김영)의 입북동기와 북한에서의 행적 등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씨가 중국 연길시에 도착한 날은 지난달 30일.부산소설가협회가 주최한 「여름소설학교」에 참가한 일행 64명과 동행길이었다.현지에서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동생 김완씨(33·중국주재 회사원) 등 2명과 함께 북한식당 「금강원」에서 술을 마시다가 취중에 입북을 결심하게 됐다. 김씨는 식당 여종업원에게 『내책 「완전한 만남」이 북한에서 출간됐으니 지금 당장 인세를 받으러 가야겠다』며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회령으로 가면 된다』는 종업원의 말을 듣고 김씨는 무작정 택시를 타고 북한과 강하나 사이를 둔 중국의 삼합 강변에 도착했다. 강물이 얕은 곳을 골라 1시간 30분여동안 걸은 끝에 지난달 31일 상오 3시30분쯤 북한의 회령에 도착했다.이후 10여일동안 『평양의 「해외동포 영접부」에서 왔다』는 북한 기관원들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소설 「임꺽정」을 쓴 홍명희의 손자 홍석중씨와 「청춘송가」를 쓴 남대현을 만나러 왔다』고 입북동기를 밝혔다.93년 북한으로 송환된 장기수 이인모씨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측의 요구로 김일성의 자서전 「세기와 더불어」(총7권)를 탐독하고 감상문을 쓰기도 했다. 『김주석이 와해직전에 있던 항일유격대를 구한 사실이 가장 감명깊다』『김주석의 영활한 유격투쟁에 감탄했다』『민족해방은 단순히 미국·소련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알았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국가안전기획부는 이날 북한측으로부터 양복과 와이셔츠,구두 등을 선물로 받고 중국으로 강제송환된 김씨를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김씨는 지난 81년 국가보안법 사건에 연루돼 탈영했다가 징역10년을 선고받고 지난 88년 특사로 풀려난 전력이 있다.
  • “레이건,마르코스에 80억원 받았다”/선거참모 자서전서 주장

    ◎84년 대선대 거물급 로비스트 통해 전달/부시·페로등도 언급… 미 정가 파문 예상 【워싱턴 AP 연합】 장기집권을 노리다 민주화시위에 밀려 실각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이 84년 미 대선당시 워싱턴의 「거물급 로비스트」를 통해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에게 1천만달러(약 80억원)의 현금을 제공했다고 당시 레이건 진영 선거운동 책임자였던 에드 롤린스가 7일 발간될 자신의 저서를 통해 폭로했다. 「맨주먹과 밀실」이란 제목의 이 책에서 에드 롤린스는 91년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개인적인 선물」이 레이건대통령의 선거진영에 건네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나중에 미국의 상원의원을 지냈던 고위인사로부터 그같은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롤린스는 그러나 선거운동본부의 어느 누구도 그 돈을 보지 못했다면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문제의 로비스트가 막대한 규모의 「검은 돈」을 해외로 빼돌려 착복한 것같다고 주장했다. 10여년간 선거운동 참모로 일했던 롤린스의 저서는 이밖에도레이건 전대통령과 낸시 여사,뉴트 깅리치 현하원의장,조지 부시 전 대통령,로스 페로 등 미국 정계의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인상이 담겨 있어 워싱턴 정가에 상당한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 정원식 전 국무총리(요즘어떻게 지내십니까)

    ◎“천직인 교육자로 되돌아와 마음 가볍죠“/“특성있는 가정교육이 건강한 사회의 기초”/서울시장 낙선 후유증 딛고 공식활동 재개 정원식(68).그의 함자 뒤에 붙여야할 직함이 마땅치않다.없어서라기 보다는 다채로운 경력 탓이다.전 교육부장관·국무총리,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전 민자당 서울시장후보,청소년대화의 광장 이사장,세종연구소이사장,안중근의사 기념관이사장,독서새물결운동 추진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5월 가정의 달을 마감하며 30일 성남에 위치한 세종연구소 이사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5월 들어 조심스럽게 교육과 관계된 공식활동을 재개했다는 얘기를 들은 터이다.지난해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한뒤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해 만나기가 쉽지는 않았다. 1주일에 3번 정도 찾는다는 연구소는 공기가 맑고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주변 풍광도 더없이 고왔다.그는 『이제 막 자서전의 에필로그로 준비중인 「낙선의 고배」의 탈고를 끝냈다』며 반갑게 맞았다.『주위에 도움이 될테니 선거때 이야기를 단행본으로 내는 게 좋겠다』고 했더니독립된 책으로 낼 생각은 없고 자서전이나 회고록의 한 부분에 넣을까 싶다고 했다. 인생의 황혼기에 맞은 예기치 못한 패배는 그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것 같았다.곳곳에 「허무감」「응어리」「모멸감」과 같은 교육과는 거리가 있는 듯한 낯설은 용어들이 눈에 띄었다. 먼저 『어떤 직함으로 불렸으면 좋겠느냐』고 물어봤다.그는 『청소년대화의 광장 이사장이나 세종연구소장으로 불렀으면 좋겠다』며 웃었다.국무총리 시절,사석에서 스스로 천직으로 말한 교육자로 돌아와 있었다.오랜 외도 끝의 귀거래라고나 할까. ○낙선 뒷애기 자선전에 수록 ­공식활동을 재개했다고 하던데. ▲공식활동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고….가정의 달을 맞아 김포·평택과 같은 지방도시의 주부들과 만나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얘기하며 다니고 있습니다.일종의 강연이죠.지난주엔 공주에 다녀왔습니다.반응이 아주 좋아요. ­주로 어떤 내용입니까.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입니다.내 전문분야이기도 하지만,교육은 어린시절 가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오늘의 현상을 진단하고 나름의 치유책을 제시하는 거죠.결론은 가정에서 좀 더 힘써주길 강조하는 것입니다.오늘날 우리사회는 버릇없는 아이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자녀수가 적어 과잉 보호를 하고 있는 탓이죠.그러나 올바른 버릇들이기는 중요합니다.「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도 있잖아요.버릇은 한번 형성되면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심리학에선 이를 「불가역성의 원리」라고 하죠.매를 들땐 들고,칭찬을 할 때는 아낌없이 하고…. ­유태인의 가정교육에 관한 책도 내셨는데,외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모두 다 본받을 수는 없지만,미국 가정교육의 특징은 자립심이나 독립심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일본은 요즈음 신미운동이 한창이예요.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아름답게 하자는 교육이죠.독일은 근검·절약하는 정신을,스위스는 사회에 대한 봉사정신을 키워주는 교육을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이처럼 선진국들은 어려서부터의 가정교육이 그 나라의 특성을 이루고 있습니다.건강한 가정은 건강한 사회의 기초입니다.우리도학교성적을 올리는 가정교육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지혜로운 인간의 양성,나아가 우리의 특징을 세계에 알리는 교육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지식인들로 가득차 있다』며 지식과 지혜는 다르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지식은 풍부한 정보력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반면 지혜는 정보를 활용하고 창출하는 능력을 일컫습니다.따라서 지혜는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으로는 결코 길러지지 않습니다.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와 호기심을 적절히 충족시켜 주는 노력을 통해 길러지는 것입니다. ­강연은 현지 주부들의 요청에 따른 것입니까. ▲청소년대화의 광장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입니다.이사장 자격으로 2∼3일 계속되는 프로그램의 한 과정에 참여하는 형식이죠.우리사회의 혜택을 누린 사람으로 헌신하고 봉사하고자 하는 소망에서,또 무너져 가는 우리의 여러 가정을 튼튼한 가정으로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게 요청되는 일 같기도 하고 해서 기꺼이 나갑니다. ­독서새물결운동 위원장직도 맡고 계시는데. ▲비슷한 차원의활동이죠.책읽는 사회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최근 「독서대상」을 제정했습니다.영예의 대상은 일선교사와 해당학교에 줌으로써 학교가 독서운동의 첨병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죠. ­세종연구소 이사장직도 교육과 연관이 있습니까. ○「청소년…」·세종연 출근 ▲인재를 기르는 점에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최근 우리사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사무관 또는 서기관급의 공무원과 대기업 차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6개월 과정의 세계화 연구과정을 무료로 신설했습니다.국제정세에 눈뜨게 하고 안목의 확장을 꾀하는 게 주된 목표입니다.처음엔 강의도 없고,간혹 세미나에만 참석하게 하니 1주일 정도는 적응을 못하더군요.이젠 달라졌어요.스스로 어학공부도 하고,밤늦게 까지 남아 관심분야에 대한 연구도 하고…. 그는 현재 단설대학원(학부는 없는 대학원)에 관한 교육법 개정 시행령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그렇게 되면 연구소 내에 「국제 정경대학원」을 설치할 계획이다.국제관계·통상·안보에 역점을 두는 2년의 석사과정이다.『시설,교수요원,자금 등 잠재력을 갖고 있는데…』라며 모두들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여러 일을 하다보면 어떤 일은 소홀히 할 때도 있지 않습니까. ▲일주일을 3일씩 나눠 청소년대화의 광장과 세종연구소 일을 처리합니다.직책상 바쁘진 않아요.아직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담담하게 시장선거 낙선의 뒷얘기를 숨김없이 정리한 것을 보면 그는 이제야 낙선 후유증이라는 긴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듯 싶었다.『가끔 만나는 정치인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나는 교육자로 더이상 아무런 미련도 없다』는 대답으로 대신했다.우리나라 최초로 카운셀링 이론을 개척한 그는 「낙선의 고배」 에필로그도 이렇게 끝을 맺고 있었다.『평생 몸바치기로 마음먹었던 교육의 아카데미아를 떠나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던 사람으로서 다시 교육자의 자리로 돌아온 데 대해 마음가벼움을 느끼면서 이 글을 마치려 한다』.〈양승현 기자〉
  • 신작시집 「눈사람」출간 최승호씨(인터뷰)

    ◎“자아의 결박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소망 노래” 「거대한 변기의 세계관」에서 「눈사람의 언어」로. 시인 최승호씨가 신작시집 「눈사람」(세계사)을 펴냈다.지난 시기 그의 시에 출몰하던 변기,오물 등 욕망의 찌꺼기 같은 언어 대신 눈사람으로 대표되는 물의 이미지가 새로 나타났다. 〈눈사람이 녹는다는 것은/눈사람이 불탄다는 것,/불탄다는 것은/눈사람이 재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시냇물/하얀 재 흐른다/눈사람들이 둥둥둥 물북을 치며/강으로 바다로 은하수로 흘러간다/흘러간다는 것은/돌아간다는 것,/돌아간다는 것은 그 어디에도//오래 머물 수 없다는 것>(「눈사람의 길」에서) 『이번 시집의 「얼음의 자서전」같은 시에도 썼지만 그간 내 속에 「얼음의 성」이 켜켜이 쌓여 나를 가둬왔어요.이같은 자아의 결박에서 풀려 자유로워지고 싶은 소망으로 견고하지만 녹아버릴 운명의 눈사람을 택했지요』 지은이는 어느 때 보다 불교적 색채가 강한 것으로 이번 시집을 자평한다.있으면서 곧 없어질 눈사람은 곧 색즉시공이 가리키는 허무와맞닿기 때문. 『맺힌 것이 풀리는 노래를 쓰면서 무엇보다 내 자신이 더없이 편안해졌다』는 그는 『허무와 풀림의 문제를 좀더 붙들고 늘어지기 위해 노자·장자를 다시 꺼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손정숙 기자〉
  • 「쉬모」는 누구인가/불 문단 떠들썩

    ◎최근 선풍적 인기소설 「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저자 필명/필적감정 등 작가추적 소동/원고만 출판사 전달… 신분 감춰 프랑스 문단이 「쉬모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으로 떠들썩하다.쉬모는 최근 발간된 연애소설 「리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저자 필명이다. 10대 소년과 소녀들의 애정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소설화한 경위가 흥미로운데다 저자가 누군가에 대한 궁금증이 겹쳐 폭발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서점가가 고 프랑수아 미테랑의 자서전과 그에 대한 서적으로 「미테랑 신드럼」을 겪고 있는 가운데 「쉬모 선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대형 출판사인 플롱사의 올리비에 오르방 편집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한 신사의 방문을 받았다.변호사임을 자처한 이 신사는 육필로 빼곡히 채워진 학생용 공책 2권을 전해주고는 사라졌다. 오르방 편집장은 공책에 쓰여진 제목없는 글을 읽고 책으로 발간해 내기로 마음을 먹었다.공책에는 「쉬모」라는 저자의 서명이 발견됐지만 프랑스 문단에는 쉬모라는 작가가 없어 필명인 것으로추정되고 있다. 공책 7쪽 상단 여백에 씌어진 「리라는 이렇게 말했다(lila dit ca)」는 글귀가 제목으로 정해졌다.소설의 첫머리는 「그녀는 멈췄다」로 시작된다. 소설은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나는 천사의 얼굴을 가졌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해.나의 맑고 푸른 눈은 너의 모든 것을 꺼내줄 정도지」라고 말했다』고 이어진다.16살 짜리 소녀 리라와 19세의 소년 쉬모 사이의 조숙한 연애를 다룬 소설이다. 비평가들은 리라의 성적매력 묘사가 뛰어나고 10대 소녀로서의 순박함과 요염함이 시적으로 표현돼 있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비평가들의 이같은 극찬의 이면에는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깔려 있다. 몇몇 연애소설 작가들의 이름이 「리라는…」의 저자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실제 저자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오르방 편집장의 부인이자 소설가인 크리스틴 여사가 실제 작가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궁금증이 극에 달하자 작가를 추적하기 위해 공책 글씨에 대한 필적감정이 이뤄졌다.남자의 글씨체이고 문화적인 식견이 높은 사람이며 병적일 정도로 슬픈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과학적인 추정이 나왔다. 또 꼼꼼하면서도 마조히스트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과학적 분석 외에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작가는 매우 영악한 인물이라는데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익명의 소설로 출판사의 관심을 모았고 비평가의 심리를 자극시키는데 성공했다.플롱출판사는 유럽 미국 등지에 판매한 저작권료로 벌써 1백40만프랑(2억1천만원)을 벌어들였고 영화화도 추진되고 있다.〈파리=박정현 특파원〉
  • 변호인 “진행 협조”… 재판부에 유화 제스처/공판 이모저모

    ◎전씨 “12·12상황 다시 벌어져도 정 총장 연행”/노씨 “87년 대선때 「12·12」 국민심판 받았다” 12·12 및 5·18사건의 공판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주중에 열린 제9차 공판은 예상과 달리 순조롭게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지난 20일 8차 공판에서 야간재판을 거부,퇴장하는 등 재판부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던 변호인단은 이 날 『원만한 진행에 협조하겠다』며 재판부에 유화 제스처. 이양우 변호사는 신문에 앞서 『변론권의 적절한 행사와 피고인의 인권옹호 측면을 감안해 가급적 주 1회 공판을 지켜주시고 야간신문을 자제해 달라』고 공손하게 말한 뒤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등 한결 부드러워졌다. ○…변호인측의 한 관계자는 『어제 재판부와 만나 재판진행 방식에 대한 서로의 오해를 충분히 풀었다』며 『재판이 물 흐르듯 잘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 특히 이 변호사는 상오 재판에서 1백23문항을 신문,8차공판 상오에 진행된 53문항보다 두배 이상의 속도를 냈다. ○…평소 「칼같은」 재판진행을 자랑하는 김영일 재판장은 피고인들의 입정 때 순서를 바꾸어 호명하는 등 두어차례 실수.박종규 피고인의 입정을 명하면서 박준병 피고인이라고 잘못 부른데 이어 입정순서가 4번째인 황영시피고인의 이름을 맨 나중에 호명. 김부장판사는 피고인 대기실에 황피고인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 법정경위가 이를 알려주자 멋적은 웃음을 띠며 황피고인의 입정을 지시. ○…변호인단은 김재규의 내란사건에 정승화 육참총장이 연루됐음을 주장하면서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을 고대 로마의 「시저 암살사건」에 비유.시해 직후 군부에서는 김재규를,시저를 암살한 부르터스에 비유하며 천하의 패륜아·반역자로 지칭했다고. ○…변호인측은 공판에 앞서 8차 공판당시 배포했던 전두환 피고인의 반대신문 내용의 문구를 일부 고친 수정본을 배포.그러나 기존의 문항수(4백28문항)보다 15문항이나 늘어나자 일각에서는 『또 다른 재판지연책』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수정본은 내용의 추가나 변경은 전혀 없이 기존의 신문을 2∼3문항으로 쪼개거나 여러 신문사항을 묶어 다시 되묻는형식으로 고쳐진 정도다. ○…신군부측이 기술한 「5공전사」가 검찰의 수사 참고자료로 이용돼 피고인들의 발목을 잡은 것처럼 변호인단은 장태완 당시 수경사령관의 「12·12쿠데타와 나」라는 자서전을 인용해 장 수경사령관 등이 반란군이었음을 주장. 이변호사는 당시 윤성민 육참차장이 30경비단에 대한 공격명령을 제지하자 『나보고 가만히 앉아있으란 말이냐.이제 당신들(윤차장 등 육본측 장성)마음대로 하라』는 등의 문구를 들며 이러한 행위는 명백한 하극상이며 위법한 것이라고 주장.전피고인도 『자서전을 읽어보았다』고 진술. ○…전피고인은 변호인의 신문에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이거나 군사적인 지식을 활용해 상황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변론.특히 장 수경사령관의 『총장공관 지역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사살하라』는 공격명령과 관련,이 지역에는 국방·외무장관과 합참의장·육참총장·해병대 사령관의 공관이 있어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은 위법한 조치라고 주장. ○…노태우피고인은 하오 5시를 넘어 시작된 반대신문에서 12·12 당시9사단 29연대가 전방을 이탈했지만 1개 예비연대가 후방으로 빠지더라도 방위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그는 『결과적으로도 휴전선 경비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1개 연대병력이 이탈했다고 해서 북한이 남침할 정도로 국방태세가 취약하지는 않다』며 12·12당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 ○…전피고인은 『12·12와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을 받고 『정승화 육참총장을 연행하겠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대답.그러나 『다만 12·12사건 과정에서 불행을 당한 분들에 대해서는 가슴아프게 생각한다』고 부연. ○…노피고인은 반대신문 말미에 『지난 87년 대선때 12·12사건이 선거이슈로 다뤄져 국민의 심판을 받고 대통령에 당선됐었다』며 『그런데도 다시 이 자리에서 같은 문제가 거론되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 노피고인은 12·12사건 당시 30경비단을 떠나 부대로 복귀하는 최세창 여단장 등과 헤어질때 『(육본측에)잡혀죽을 지도 모르니 사별하는 심정이었다』고 했던 검찰 직접신문때의 진술은 착각으로 잘못 답변한 것이라고 정정. ○…김부장판사는 지난 8차공판때 야간재판을 열어 변호인단이 퇴정하는 등 파행을 빚은 것과 관련,『앞으로 저녁식사후의 야간재판은 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주2회 공판이 적절하다고 판단할때는 열 수 있다』고 설명. 이는 변호인 반대신문 분량이 많거나 신문을 느리게 진행돼 재판의 효율성이 침해될때는 언제든지 2회공판을 강행하겠다는 경고성발언이라는 평.
  • 전씨 공개 「10·26」 비화

    ◎3단계 혁명계획­정 총장주도하 계엄선포… 후일 김씨 집권/김재규 3김비토­부정부패·사상에 문제·역량부족 내세워/정 총장 정치행위­최 총리 “대통령 추대” 막후서 결정적 역할 전두환 피고인은 20일 공판에서 79년 10·26 이후 12·12까지의 몇 가지 비화를 공개했다.상당 부분은 자기 변호를 위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많다. 전피고인의 주장을 간추린다. ▲김재규의 3단계 혁명계획=김재규는 합수부의 이학봉 수사책임자에게 3단계 혁명계획을 자백했고 이씨는 11월8일 전씨에게 보고했다.김재규가 집권하기 위한 내란계획이었다. 1단계는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는 현장 부근에 정승화 총장을 대기시켜 시해사건의 관련자로 만들어 정총장이 김재규의 내란행위에 가담하도록 몰고 가는 것이다. 2단계는 정총장으로 하여금 군 주도하에 계엄을 선포하고 군을 동원해 주요 국가시설을 장악케 하는 과정이다.3단계는 국가기관을 장악한 뒤 혁명위원회를 구성해 위원장에 정총장을 앉힌 뒤 자신이 집권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집권계획은 김재규의 말대로『김계원 청와대 비서실장의 배신』으로 체포됨으로써 실패로 끝났다. ▲김재규의 「3김」 비토(거부)론=김재규는 11월17일 군검찰 조사에서 3김에 대한 비토 발언을 했다.박대통령 시해후 자신이 집권하려는 배경 논리였다. 정국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지도자로서 김종필씨는 부정부패에 관련돼 부적합하고,김대중씨는 사상적인 하자가 있어서 곤란하며,김영삼씨는 역량을 높이 평가할 수 없어서 적임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9일 뒤인 11월27일 정총장도 언론사 사장단과 편집국장·보도국장과의 오찬에서 같은 발언을 했다고 전씨는 주장했다. 만일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이 된다면 군은 쿠데타를 일으켜서라도 막을 것이라는 내용이다.이 발언으로 예산을 심의하던 국회가 공전되기도 했다. ▲정승화 총장의 정치행위=정총장은 최규하 과도정부 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역할을 했다.노재현 국방장관과 함께 최총리를 대통령으로 추대하고 김종필씨의 대통령 출마를 저지하는 등 막후에서 정치를 조정했다. 정총장은 그의 자서전 「12·12사건 정승화는 말한다」에서도 이를 시인했다.정총장은 『지난 79년 11월초 노장관이 「국무위원들은 최총리가 다음 대통령으로 가장 무난한 인물」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내게 물어왔다』고 밝혔다.정총장은 이에 동의,군은 내가 이해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노장관과 정총장은 최총리를 과도정부의 대통령으로 추대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과도정부는 1년 전후 길어도 2년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데 합의했다. 정총장은 또 대통령후보 등록마감일을 앞둔 11월15일 김종필씨가 공화당후보로 나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길전식 사무총장과 장경순 정책위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무위원들의 최총리 추대의사를 전달했다.공화당은 이 날 의원총회에서 김씨를 대통령후보로 옹립할 것을 가결했으나 김씨는 입후보를 포기했다. ▲대통령의 재가는 행정절차=전피고인은 정총장 연행을 사후에 최규하 대통령으로부터 재가를 받았으며,이는 행정절차라고 주장했다. 군의 수사·정보기관은 주요 장성의 형사사건을 처리하는데 있어 대통령에게 관례상 보고한다.행정적인 보고이지 반드시 필요한 법적절차는 아니다. 군법회의법이나 예규상 수사관이 혐의자를 연행·수사할 때 미리 군통수 체계에 의한 상급자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검사가 장·차관·국회의원 등 주요인사를 구속할 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것과 같은 행정절차이다. 보안사는 과거 박임항 내란사건과 윤필용 장군 사건처럼 주요 사건의 경우,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재가를 받은 뒤 국방부장관에게 구두로 사후 보고하는 게 관례이다.〈박선화 기자〉
  • 아벨란제 FIFA회장 자서전 출판기념회

    ◎서울신문사·체육진흥공단 공동발간/김영수 문체부장관 등 2백여명 참석 서울신문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동으로 번역,발간한 주앙 아벨란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자서전 「영원한 청년 아벨란제」의 출판 기념회가 16일 하오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베풀어졌다. 이날 모임에는 김영수 문화체육부 장관을 비롯해 김운용 대한체육회 회장,박성달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김정원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김집 한국청소년연맹 회장,조상호 월드컵유치위원회 위원,김성집 대한체육회 부회장 등 각계 인사 및 체육계 등 2백여명이 참석했다. 손주환 서울신문사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벨란제 회장은 탁월한 사업적 감각과 능력을 발휘,FIFA를 유엔보다 많은 회원국을 거느린 단체로 만들었으며 축구를 단일 종목으로 세계 최대 최고의 인기종목으로 육성시켰다』고 전제하고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반드시 한국에서 치러 88서울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번 국가 발전의 발판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날 모임에는 오경의 마사회회장,송영식 월드컵유치위원회 사무총장,김상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칼로스 데 카르발루 주한 브라질대사관 참사,이응식 대한체육회 공보실장,신현택 문회체육부 대변인,정재원 한국체육산업개발주식회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배성국 기자〉
  • 「학교종이 땡땡땡」 출간차 귀국/김메리 할머니 특별 인터뷰

    ◎“요즘 부모들 「가르침없는 자유」 주는게 문제”/「뭐든지 배워라」 어머님 말씀 내인생의 좌표/우리교과서 만들며 작곡… 50년 애창 큰 보람/20년만 젊어도 그림 배울텐데… 서울신문 초대에 감사드려요 □대담=임영숙 문화부장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우리 국민에게 애국가 다음으로 친근한 노래 「학교종」의 작사·작곡가 김메리할머니(92·미국 뉴욕거주).격동의 한 세기를 현대여성도 엄두를 못낼 도전과 모험으로 치열하게 살아 온 「영원한 젊은이」이기도 하다.자서전 「학교종이 땡땡땡」의 출판기념회와 어린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한 김할머니를 2일 임영숙 문화부장이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자서전을 단숨에 읽었습니다.재미있고 감동적이더군요. 『고마워요.할 이야기가 많아서 「속 학교종이 땡땡땡」을 써야 할까봐요.처음엔 영어로도 쓰려고 했는데….우리 딸 귀인(조귀인 미국 뉴욕타임스 매거진 편집국장보)이가 「학교종이 땡땡땡」을 영어로 다시 쓰기로 했어요.미국에서도 책이 나올거예요』 숙소인 남산의 힐튼호텔을 찾은 이날 상오,김할머니는 진분홍 꽃무늬가 돋보이는 하늘색 옷에 같은색 스카프,브로치를 단 흰 털실 베레모 차림으로 햇볕 가득한 방에서 일행을 맞이했다.뉴욕에서 서울까지 13시간의 비행에도 아랑곳없이 꼿꼿한 자세에 웃음을 잃지 않고 80여년전의 일까지 하나하나 기억해 얘기하는 모습은 거의 「소녀」에 가깝다.아직도 마음은 25∼29세라고 말했다. ○남산 신사참배 “생생” 『일제때 저 남산언덕배기에 학생들이 신사참배를 했어요.한달에 두번씩 신촌에서 이화학당 학생들 20여명이 함께 걸어와 저기서 절 한번하고 또 신촌까지 걸어갔습니다.지금 남산을 보니 그때 가슴아팠던 것이 사라지는군요.아주 시원해요』 ­한국이 많이 변했지요. 『나쁜쪽으로 보다 좋은쪽으로 변화가 더 많아요.이제 남은 것은 북한이 문제인데 통일도 곧 될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불리는 「학교종」의 가사가 원래와 달라졌다고 어제 공항에서 말씀하셨는데… 『아동문학가 윤석중씨가 나중에 바꾸었어요.문법상 문제가 있다면서.그래서 미국에서 전화를 걸어 「내가 한국에만 있었어도 가만두지 않았다」고 항의를 해서 사이가 멀어지기도 했죠.그러나 지금은 좋아졌어요.그리고 올해부터 미국 뉴욕주 국민학교 음악책에 「학교종」이 실리는데 종소리가 「딩딩딩(Ding)」으로 번역돼 좀 우스워요.』 ­해방직후 이화여전 음악과장 시절 현제명 김성태씨등과 음악교과서를 만들면서 20여곡을 작곡하셨다는데 「학교종」말고 다른 작품은 남아있지 않습니까. 『당시 교과서가 있으면 찾을 수 있을텐데 안타까워요.1950년 미국에서 내 손으로 직접 써서 출판한 「한국민요집」은 아직도 미시간의 도서관에 남아 있는데…』 「학교종」이 지난 95년부터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지 않고 교사용 지도자료에만 소개되고 있다는 사실에도 매우 섭섭해 했다. ○김규식씨가 사촌오빠 ­「학교종이 땡땡땡」을 읽다 보면 나이와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새로운 삶을 사는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구한말 명문가의 규수로서 결혼하기 싫다고 만주로 도망가고,이화여전을 졸업한 뒤 장학생으로 미국유학을 떠나 전공인 영문학대신 음악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귀국후 이화여전 음악과장이 됐다가 학칙을 어긴 고위층 자녀 학생을 유급시킨 일로 말썽이 나자 음악과장 자리를 박차고 다시 미국으로 떠나 화학과 미생물학 석사가 돼 49세부터 미국 병원실험실에서 임상병리사로 일하고,정년퇴직후 70세가 넘은 나이에 평화봉사단이 되어 아프리카로 떠나고,80세에 서예를 새로 배워 전시회를 열고….그런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합니다 『살면서 어머니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어요.어머니는 늘 나에게 무엇이든 배우라 하셨어요.도둑질 빼고 무엇이든지요.항상 남을 도우라는 말씀도 하셨어요.또 그 시대의 여성치고는 개방적이어서 내가 하려는 일이 옳으면 막지 않으셨어요.소학교때 선생님의 얘기도 가슴 속에 살아 있어요.한 사람이 나뭇가지에 올라갔는데 그 나뭇가지가 약해서 부러지러 하자 빨리 그 옆의 든든한 가지로 옮겨 살았다는 거예요.우리의 삶도 「좀 더 나은길」을 찾아 부단히 움직야 합니다』 ­지금도 새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하고 싶은 일을 거의 다 했는데 한가지만 아직 못했어요.그림 그리는 일이예요.79세때 뉴욕대학 평생교육 과정에 들어가 3년간 소설 쓰는법도 배웠어요』 ○공부하고 싶어 만주로 ­어린시절 이름은 지금과 달랐지요. 『셋째딸이라 해서 삼식이었지요.그러나 기독교신자인 어머니가 메리(Mary)라고 부르셨습니다.아버지(김익승)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일본유학을 한 뒤 일본어,영어에 능통해 외무대신까지 지냈고 김규식박사가 사촌오빠됩니다.보통학교를 나온 뒤 배화학교를 다녔으나 졸업반이던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나 졸업은 못했지요.그러나 그때 교사들이 잡혀가 보통학교 졸업반 학생이 임시교사가 됐어요.나도 15세 되던 해 논산의 보통학교에 교사로 부임했는데 17,18세나 되는 남자학생들이 가득찬 학교에 도착하니 「아기선생 왔다」며 놀려대는 것 아니겠어요』 ­지금까지 살아 오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만주에 3년간 있을때 였어요.논산에서 6개월만에 올라 오니 아버지가 결혼하라고 하시더군요.당시 궁중전의였던 다섯째 삼촌이 고종황제가 독살됐다는 소문을 역이용한 일본인들때문에 만주로 떠나게 돼 영어사전 하나만 달랑 챙겨들고 따라갔어요.삼촌의 병원 일을 도우면서 영어사전을 통째 외우고 교회에서 풍금반주를 하기도 했는데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괴로웠어요』 ○74세에 아프리카 봉사 ­만주에서 돌아 와 이화학당에 입학하셨을 때의 동급생이나 후배들 얘기 좀 해주시죠. 『이화학당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는데 그때 동기중 이기붕씨의 부인이 된 박마리아가 있어요.1,2등을 다투는 라이벌이었죠.하지만 이씨와의 결혼은 내 중매로 이루어졌어요.게다가 한 학년 밑에는 모윤숙 백낙준씨의 부인이 된 최이권 등이 있었는데 이들도 여간 극성이 아니었어요.학생회장도 선배인 우리들을 제치고 서로 맡겠다고 난리였어요』 ­미국으로 다시 떠나서 뒤늦게 전공을 바꾸신 이유는…. 『안정된 직업을 갖기 위해서 였어요.70세까지 병원 실험실에서 일했어요.75년 남편(조오흥)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이어 벙원에서도 정년퇴임 하고 나자 이제는 또 무얼할까 하다가 74세가 되던 1978년 미국 평화봉사단에 지원,아프리카 라이베리아로 떠났어요.2년동안 그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80년 4월 라이베리아에 쿠데타가 일어나 미국으로 돌아왔지요』 ­대단하십니다.건강유지의 비결은 무엇입니까. 『음식과 운동이예요.매일 동네를 3블록씩 산보하고 비가 오는 날은 집안에서 자전거등 운동기구로 운동을 해요.아침은 과일주스나 과일,보리죽과 볶은 가루에 우유를 타서 먹든지 달걀반숙을 먹어요.점심은 좀 양이 많은데 7첩반상으로 차려먹죠.맵지않게 만든 김치와 깍두기,생선,나물무침,전을 즐기지요.돼지고기,닭고기는 안 먹고 일주일에 세번 생선국,두번 야채국을 먹어요.외식은 안해요.또 뇌세포 생성을 돕기 위해 매일 TV 교양프로의 토론을 보며 받아쓰기도 하지요.아직 돋보기도 안쓰고 바느질도 직접 해요.지난 89년 뇌일혈로 한때 쓰러졌던 적이 있어요.그때도 기억력,시력을 그대로 유지해 의사가 「신비하다」고 말했어요.지난해 기억력테스트를 해보니 25∼29세 연령의 기억력으로 나오더군요.「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우리 옛말의 그 정신으로 삽니다』 ○주일학교 교사 맹활약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지금은 주일학교에서 한국인 어린이들의 교사로 일해요.「서로 사랑하고 용서하고 도와주면 좋은 인물됩니다」라는 노래를 직접 만들어 우리말,영어로 가르쳐주기도 하죠.월요일이면 하루종일 드러누워야 할 정도로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가르치는 동안에는 생기가 나요.20년만 젊다면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텐데…』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노래를 배우고 자라는 우리 어린이들과 부모님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요즘 한국이나 미국이나 어린이들이 가짜 동물,식물만 보면서 놀잖아요.그게 못마땅해요.자연에서 진짜 동물,식물을 보면서 놀아야 배우는 것도 많아요.그리고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자유는 무제한으로 주지만 지도를 안하는 것 같아요.지도하면서 자유를 주어야합니다』 ­서울에 얼마나 머무실겁니까 『2∼3주일 있을 생각이예요.떠나기전에 서울신문을 방문하겠습니다.서울신문에서초대 해 줘서 고마워요』〈정리=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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