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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기의 게이트] (6)프랑스 엘프 무기 스캔들

    “내가 입을 열면 프랑스를 스무번 뒤집을 수 있다.” 2차대전 이후 프랑스 최대 부패사건인 ‘엘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프랑스 국영 석유회사 엘프사의 2인자 알프레드 시르방(74)이 지난해 2월 필리핀에서 체포되면서 내뱉은 말이다.이 ‘폭탄선언’은 프랑스의 방산업체인 톰슨-CSF(현재 탈레스사)의 프리깃함 타이완 판매 로비사건에관련된 프랑스 정치인들과 불법 정치자금으로 곤혹을 치른 독일 정치인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유럽을 뒤흔든 ‘엘프 스캔들’은 프랑수와 미테랑·샤를 드골 대통령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프랑스의 뿌리깊은 정경유착이 낳은 총체적 비리사건이다. 이 사건은 1994년 에바 졸라 등 치안판사 3명이 엘프사로익 르 플로슈 프렝장 사장이 도산 위기의 프랑스 섬유그룹 비데르만에 1500억원을 투자한 사건을 조사하면서 시작됐다.조사는 플로슈 프렝장이 사장으로 재직한 1989∼1993년에 집중됐다.조사과정에서 제네바의 엘프 아키텐 인터내셔널 시르방 사장이 30억프랑의 회사자금을 해외로 빼돌렸고 이중 상당 규모가 정치인들에게 뇌물로 건네진 사실이드러나면서 복잡해졌다. 엘프 사건은 국영기업 간부들과 정치인이 관련된 단순 부패사건에서 프리깃함 판매를 둘러싸고 국제적으로 불법 로비가 이뤄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1997년 새 국면을 맞았다. 엘프의 로비스트이자 롤랑 뒤마(78) 전 프랑스 외무장관의 정부 크리스틴 드비에르 종쿠르(54)가 1991년 톰슨이프리깃함 6척(28억달러 상당)을 타이완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엘프로부터 6400만프랑(약 115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똥이 정부 고위층으로 확대됐다.종쿠르는 1998년 펴낸 자서전 ‘공화국의 창녀’에서 당시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타이완에 프리깃함을 판매하는 데 반대해온 뒤마 전 장관을 설득하는 대가로 사례금을 받아 뒤마에게 고가의 선물공세를 폈다고 폭로했다. 미테랑 대통령 시절 두 차례 외무장관을 역임한 뒤마는 1998년 4월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받기 시작해 2000년 2월기소됐다.프랑스 법원은 지난해 5월30일 뒤마 전 장관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종쿠르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1년6월과벌금 250만프랑을 각각 선고했다. 엘프 스캔들의 또 다른 가닥은 옛 동독의 국영 로이나정유회사 매각을 둘러싼 의혹이다.엘프는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독일 정부에 약 3600만달러의 로비자금을 뿌렸고이중 일부가 당시 헬무트 콜 독일 총리와 기민당으로 흘러 들어갔다. 또 스페인 에르토일 정유회사 인수때 커미션제공 의혹,프랑스 정치인 측근들에게 뇌물성 일자리 제공,아프리카 정권들에 석유시추권을 담보로 커미션 제공 등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담당 치안판사는 지난 4일 8년간의 조사를종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엘프가 1989∼1993년까지 제네바 지사를 통해 회사자금 4억달러(약 5200억원)를 빼돌렸다고 결론지었다.4월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샤를 파스쿠아 전 내무장관 등 43명이 조사를 받았다. 엘프는 1965년 드골 전 대통령의 레지스탕스 동지가 설립한 국영석유회사.우파의 비선조직으로 정보 수집과 무기판매 중재 활동 등을 해왔다.프리깃함 판매 때도 톰슨의 요청으로 비선을 제공하고 대가를 챙겼다.엘프처럼 프랑스공기업들은 정치권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정권의 묵인아래 불법행위를 저지르고도 법적 단죄를 교묘하게 피해왔다. 뿌리깊은 정경유착 관계를 감안할 때 뒤마 전 장관 등에대한 실형 선고는 사법부가 독립성을 회복한 사건으로 평가됐다.엘프는 1999년 민영석유회사인 토탈피나에 매각됐다.파리법원의 조사는 종결됐지만 엘프 스캔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이제 시작이다. □사건일지. ■1991년 프리깃함 타이완 판매 승인 위한 대정치권 로비. ■1992년 옛 동독 로이나정유회사 인수 위해 헬무트 콜 전독일 총리의 기민당에 2억 5600만프랑의 정치자금 제공 의혹. ■1994년 사법당국 엘프 부실 섬유그룹 투자 의혹 수사 착수. ■1998년 롤랑 뒤마 전 프랑스 외무장관 정부 크리스틴 드비에르 종쿠르,프리깃함 판매 로비 과정서 뒤마 등에 뇌물제공 폭로. ■2000년 5월 프랑스 법원 뒤마 전 장관 등에 실형 선고. ■2002년 2월4일 치안판사 엘프 사건 조사 종결 발표. 김균미기자 kmkim@
  • 故 유치환시인 딸들 손배소

    ‘생명의 서’ ‘깃발’ 등을 쓴 생명파 시인 고 청마 유치환(柳致環)의 딸 유모씨 등 3명은 15일 “청마의 출생지를 잘못 기재해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청마문학관이 있는 경남 통영시를 상대로 1억 5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통영시는 청마문학관에 청마의 실제출생지가 거제인데도 통영으로 잘못 기재하고 이후 여러차례 수정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개인의 인적사항을 잘못 공표한 행위는 인격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그손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영시청측은 “청마의 자서전에도 출생지가통영시로 기재돼 있어 근거없는 주장이라 생각,수정하지않았다.”고 밝혔다. 이동미기자 eyes@
  • 김정일 처조카 이한영씨 “귀순아닌 안기부서 납치”

    지난 97년 괴한들로부터 총격을 받고 숨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조카 이한영(당시 37세)씨가 82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의해 강제로 납치돼 한국으로 오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인권센터 창립대회에서 소설가 황석영(59)씨의 연설을 인용,93년 사기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이씨가 당시 방북혐의로 같은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황씨에게 이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아울러 황씨 증언 이후 이한영씨의 자서전과그의 어머니 성혜랑의 자서전,이씨 주변인물들의 증언 등을토대로 82년 이씨의 귀순 당시 상황을 정밀점검한 결과 이씨의 ‘한국귀순’은 다분히 타의로 이뤄진,즉 ‘납치’쪽일가능성이 크다고 결론내렸다. 이씨는 황씨에게 “오스트리아 빈(실제로는 스위스 제네바)의 외국인 학교에 다니던 82년 제네바 한국 대표부에 전화를 걸어 ‘미국에 가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문의한뒤 약속을 잡았다.학교에서 돌아오는길에 누군가를 만나 차를 탄 기억은 나는데 그후 정신을 잃고 사흘 후에 깨어나 보니 한국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오마이뉴스는 보도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씨는 또 황씨에게 “한국 요원들에게 납치돼 여기까지 오게 됐으니 선생님이 기자를 불러주면납치된 사실을 폭로하겠다.”“나가면 통일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민영화 대한매일에 바란다/ “”독립언론 먼 항해 이제부터 시작””

    대한매일이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대망의 민영화를 이룩하자 각계 인사들을 비롯 많은 독자들로부터 격려 메시지가이어졌다.이들 메시지 가운데 민영신문 대한매일이 언론 대도(大道)를 걸을 것을 당부하는 8명의 충정어린 제언을 소개한다. ▲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 민영화는 지난 수십년동안 권력으로부터 가해진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하지만 요즘 언론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만큼이나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또한 중요하다.권력과 자본의 예속을 모두 거부할때 진정한 독립언론의 위상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또 소유구조 개편이 곧바로 기사 내용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소유구조를 바꿨는데도 지면의 내용에 변화가 없다면국민들의 실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기자 개개인들이 자신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독립언론의 기자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갖추길 진심으로 바란다.진정한 독립언론을 향한 먼 항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 강우석 영화감독. 대한매일이 민영화한다는소식을 지면으로 처음 접했을 때 받는 것도 없이 괜히 기분이 좋았다.좋은 신문이란 질높은 기사를 전제로 보기 좋은 편집이 뒷받침돼야 하고 또 때로는 사회에 충격파를 던질 수 있는 특종도 나와야 한다.평소 내 짧은 견해로도 그런 요건들을 구비하려면 대한매일이민영화가 되지 않고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종합일간지들이 많지만 대한매일이 갖는 상징성은 특별하다.그걸 밑천으로 민영화 시스템을 잘 활용한다면 양질의 아주 독특한신문이 나올 것 같다. 오랫동안 마음은 있으되 쓰지 못했던기사들,힘있고 개성있는 논조들이 봇물터지기를 고대한다. ▲ 김정태 국민은행장. 증권회사 출신인 내가 처음 은행장(옛 주택은행장)이 됐을 때 은행사람들은 이렇게 수군댔다.“증권사 장돌뱅이가 은행을 뭘 알겠느냐”고.옛 국민은행과 합병하겠다고 했을 때도 “시너지효과가 있겠느냐”며 비웃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그러나 우리 직원들과 나는 과감히 변화를 선택했다. 대한매일의 민영화는 커다란 변화의 출발점이다.변화에 수반되는 홍역을 앓아본 사람으로서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있다.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더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꿈틀대는 변화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끌어야한다는 것이다.잭 웰치 전 GE 회장의 자서전 제목처럼 ‘끝없는 도전과 용기’를 기대한다. △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 새로운 변화는 발전과 함께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며 특히 언론의 책임과 역할은 막중하지 않을 수 없다.새 대한매일은 무엇보다 국민과 나라의 앞길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야 한다.또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고 함께 어우러지는건강한 사회와 국민생활을 만들어가는 빛이 되어줄 것을 기원한다.올해는 월드컵,대통령선거 등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로서 대한매일의 새로운 변화에 따른 역할이 매우기대되는 때다.임직원과 국민이 주인이 된 만큼 대중에 근거한 책임성있는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김광진 행자부 지방재정경제국장. 민영화와 더불어 정부를 건전하게 비판하는 감시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믿는다.더불어 국민의 언로가 돼 여론을 투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국가발전을 위해국론통일이 필요하고 국민의 역량결집이 요청되는 때에 국민의 선봉에 서서 이를 이룩해내는 선도지 역할을 해줘야한다.국민의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나라 발전과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날카로운 비판을 서슴없이 전달할 것으로기대한다.“펜은 칼보다 더 무섭다”는 격언을 구현하는 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 새 대한매일은 무엇보다 보도와 논조에 공정성을 확보해국민 곁으로 바짝 다가가기 바란다.그러기 위해서는 시시비비를 명백히 가려야 한다.잘한 것은 잘했다고 말하고,못한것은 못했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눈치를 보아서는 안된다.우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는 신문이 됐으면한다.우리 사회의 각종 비효율적 요소들,특히 시장경쟁을회피한 채 평등주의만 지향하는 일각의 기도를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기업경쟁력이 높아지도록 공정 경쟁 풍토 조성과 엄정한 법 집행에 신경쓰기 바란다.시대착오적인 규제 완화에도 힘써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 심윤종 성균관대 총장. 우리는 미명의 20세기 초 국민을 계몽하고 민족혼을 일깨우던 대한매일신보의 국채보상운동을 기억한다.또한 우리는 배설과 양기탁,박은식,신채호 등 우국지사들을 기억한다. 그 뜨거운 민족혼을 대한매일신보의 정신과 이념으로 계승하여 오늘날 ‘대한매일’로 재탄생했다.그동안 주주와 임직원이 고통을 분담하며 피나는 언론개혁을 추진해온 개혁정신에 뜨거운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국가와 민족,정의와진실,역사와 하늘 앞에 떳떳한 정론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 오원교 고려대 행정학과 3학년. 권력과 사주,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새로운 신문이 탄생한것은 독자들에게도 행복한 일이다.정부 권력에서 독립해 민영화를 일궈낸 대한매일이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낡은 관습과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데 앞장서길 바란다.또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실천 가능한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항상 독자의 입장에서독자와 함께 신문을 만들어 간다면 대한매일이 머지않아 최고의 권위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새롭게 태어난 대한매일을 지켜보겠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내마음의 삼류극장-최원종(1)

    ●등장인물. 재롱(19살·재수생) 형(30살·화정총각 ) 실버(19살·나이트 삐끼) 아줌마(40대 후반) 대머리(40대 후반) 배달원,경찰,남자들. ●무대:삼류극장. 내부는 매우 낡고 퇴색되어 있다. 벽에 육감적인 여배우들의 포스터들만이 생동감있다. 극장 로비 우측에는 섹스용품 가판대가 있고 좌측에는 사발면이나 음료수를 파는 진열대겸 매표소가 있다. 무대의 뒤 배경은 흰 스크린이 되어 있다. 스크린은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드러낼 때,쓰인다. 막이 열리면,어둠 속에서 실버가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고,스크린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미야자키 하야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미야자키의 영화 화면들. 실버가 무대를 나가면,무대 밝아지면서 극장 로비가 된다. 진열대 겸 매표소에는 아줌마가 멍하니 앉아 있고 섹스용품 가판대에는 형이 고장난 콘돔 자판기를 수리 중이다. 재롱:아줌마가 짜장면 먹을 나이냐구. 형:여기 입장료가 2500원이야.저기 써 있지? 재롱:2500원이,뭐? 형:그게 짜장면 값이야.2500원. 재롱:알았어.그만해….광어회 한번 먹기 되게 힘드네. 형:점심엔 짜장면 시켜먹고,영사실에서 낮잠이나 자.방해하지 말고. 재롱:광어회에다가 소주 한 잔 걸치는 건,재수생인 내게 중요한 문제라구.이런 걸 먹어야지 자신감이 생겨. 형:정,먹고 싶으면,혼자 가서 먹어. 재롱:돈 있다니까. 형:학원비나 내.그건 그렇고,너 옆에 끼고 있는 거….수능봐야 되는 놈이 아직도 그런 걸 보냐? 재롱:이거.성문종합영어? 형:지금은 2001년도야.10년 전에 나도 그걸 봤다. 재롱:이거 성문 아니야.빌 게이츠하구 스티븐 스필버그 자서전이야.겉 표지만 성문종합영어. 형:겉 표지만? 재롱:그래야 엄마한테 덜 미안하거든.내가 학원에 안 가고여기 와도.뭐,하여튼 책만 들고 다니면 공부하고 있는 줄 아시니까.형은 내가 여기 왜 오는지 알지? 형:실버 보려고 오는 거 아냐? 재롱:실버? 아냐.여기 이렇게 앉아서,짜장면 먹으면서 말이야,빌 게이츠를 읽고 스필버그 사진 보고있으면 일류가 된기분이 든단 말이야.꼭 내가 성공할 사람처럼 느껴져. 형:꼭 성공할 사람? (웃는다).그런 사람이 정해져 있기나한 거야? 재롱:누구나 삼류시절이 있기 마련이잖아.뭐.하여튼 대충그래.특히 영화보고 나오는 이 동네 대머리 아저씨나,백수형들 보고 있으면,온몸이 그냥 짜릿해지는 거 있지. 형:그런 기분에 시간 낭비하지마. 재롱:시간 낭비? 형:분수에 맞게 느끼라구. 재롱:….난 내가 덜 떨어진 재수생이라는 사실이 못마땅해. 싫어. 형:그런 기분 잠시야.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재롱:나,제대로 성문종합영어도 못 봐.10년 전에도 형이 봤다는,그거 말이야.난 겉 표지만 질리도록 보는 걸.내가 어디 시궁창에서 굴러다니는 개뼈다귀가 될까봐….더러워.기분이 엿 같애.매일 하루하루가 겁나. 형:짜장면 시키자. 재롱:그래서 빌 게이츠하구 스필버그 읽는 거야.내가 가방에 뭘 들고 다니는 지 보여줄까?루이스 거스너,손정의,앤서니 기든스,스티브 잡스,스타벅스,이런 거 읽으면 기분 짜릿해져 와.형 말대로 잠깐이지만.짜릿해. 형:난! 그런 거 신물 나. 재롱:난 형하고 달라.내겐 머리가 있어.빌게이츠 읽을만한에너지가 있어.그 에너지를 형은 느껴보기나 한 거야? 형:에너지….느껴본 적 있냐구?야,짜장면이나 시켜. 재롱:(신경질적으로) 아줌마! 짜장면 먹을 거에요? 아줌마:(멍해 있다가) 응?….응. (그때,입구에서 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들어온다.아줌마가인사한다) 대머리:(포스터를 쳐다보며) 신프론가 보네.(읽는다) ‘조폭 아가씨의 일기’ 아줌마:어서오세요. 대머리:이게 ‘조폭 마누라’ 에로 버전인가 보네. 아줌마:표는 저한테 사시면 돼요. 대머리:진짜 빨라.언제 이런 걸 다 만들었데. 아줌마:2500원이에요. 대머리:2500원? 아하,입장료. 아줌마: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대머리 남자,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형:아줌마,제발 좋은 시간 되라는 말 좀 안 하면 안 되요. 아줌마:아니 단지,좋은 시간이 됐으면 해서…. 재롱:아줌마,곱빼기죠? 아줌마:(고개를 끄덕인다.) 재롱:(전화를 건다) 거기 만리장성이죠? 여기 화정극장인데요.짜장면 둘 하고 곱빼기 하나 갖다줘요.고춧가루,고춧가루 꼭 가져와요. 형:미안해요.큰 소리 칠 생각은 없었는데.(다시 콘돔 자판기를 고치기 시작한다) 재롱:아줌마,대머리도 성적인 매력이 있나요? 아줌마:그게 … 나도 잘 … 그냥 안쓰러워. 재롱:안쓰러워요,대머리가요? 아줌마:가끔 내가 왜 이러나 걱정스러워. 재롱:여기 영화 많이 봐서 그런 거 아니에요? 아줌마:그,그럴까.하지만 달라.뭔가 다른 것 같애.마음이싸하게 저린 게,눈물이 찔끔찔끔 나려고 하고 …. 재롱:아줌마하고 헤어졌다는,아줌마 남편이요? 대머리였나보죠? 아줌마:남편? … 아니.남편은 머리에 숱이 많았어,아주.아기도 아빨 닮아서,내 배 속에서 나올 때부터 머리카락이 쭉쭉 뻗었었지.근데 가버렸어.아일 데리고. 재롱:왜요?아줌마가,남편이 대머리가 아니라고 구박한 건아니죠? 아줌마:둘 다 머리에 숱이 많을 때였어.그거 하나 믿고 살았는데….근데.아기 기저귀며 분유 살 돈이 부족했지.나,너무 먹질 못해서,젖이 나오지 않았거든.그래서 분유라도 사려고,신문지며 박스를 주우러 돌아다녔어. 재롱:요즘 그거 트럭 한 대 꽉 채워도 돈 십 만원을 안 준대요. 아줌마:그러다 여길 오게 된 거야.그 땐,이 극장도 잘 나갔었는데.큰 극장에서 금방 끝난 영화를 빌려 가지고 와선 반값에 틀었거든.그땐 큰 극장에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 재롱:아줌만,이 극장에서 뭘 했는데요? 아줌마:표도 팔고 청소도 하고,단골손님한텐 라면도 끓여줬지. 재롱:지금이랑 똑같잖아요.라면 끓여주는 건만 빼고. 아줌마:라면 … 그래,라면을 끓였어.그 날은 비가 많이 왔었는데.바깥에 비가 오나,지금.비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오늘 같이 극장에 오는 손님이 없었는데.(비 소리가 들려온다.무대는 어두워진다.스크린에 중년의 대머리 남자 그림자가 영상으로 보인다.영상에는 아줌마와 남자의 스토리가그림자극으로 보여진다.아줌마는 스크린 옆에서 마임 동작만을 하면 된다.아줌마가 그 그림자 옆으로 다가간다.그림자는 비를 흠뻑 맞고 몹시 떨고 있다.그러다가 바닥에 쓰러진다) 아줌마:이봐요,이봐요 ….일어나요. 그림자:(정신을 못 차리고 뒤척인다) (아줌마는 그림자의 이마에 손을 얹어본다.) 아줌마:앗,뜨거.(수건을 물에 적셔 그림자의 이마에 올려준다.라면을 끓이기 시작한다.라면 봉지를뜯고,라면을 반으로 쪼개고 냄비에 넣는다.스프 봉지를 뜯고 스프가루를 넣는다.냄비를 그림자 옆으로 가져가,숟가락으로 국물과 면을 조금씩 그의 입에 떠 넣어 준다.그림자가 약간 의식을 찾은 듯뒤척인다.그러자 외국 에로 영화의 음향이 들려온다.외국남녀의 격정적인 신음소리) 아줌마:영화가 상영되나 봐요.(그 둘은 같이 한 곳을 바라본다.) 아줌마:이봐요,며칠 굶은 사람처럼 얼굴이 말이 아니네요.(남자 그림자가 아줌마 그림자를 껴안는다.무대 밝아진다.) 재롱:그래서 아줌마 남편이 떠난 거구나. 아줌마:맞아.내 탓이야 ….나중에 남편이 물었어.그 남자한테 무슨 감정 품었냐구. 재롱:아무 감정도 없었잖아요. 아줌마:난,난 잘 모르겠다구,나도 모르게 그냥 그랬다구,말했지.사실은 그 때 그 감정을 말로 할 수가 없었어.어렸을때,눈깔사탕을 실수로 꿀꺽 삼켰을 때,그런 기분.이래저래그 순간엔 눈깔사탕만 자꾸 떠오르더구나. 재롱:눈깔사탕이라 …. 형:지금은 알아냈어요?그 눈깔사탕? 아줌마:… 아버지가 떠올랐어. 형:아버지요? 재롱:아줌마아버지가 대머리였군요? 아줌마:… 내 아버진 꽃다운 시절에 대머리가 되셨지.엄만나한테 머리카락 줍는 일을 시켰었는데 ….엄만 아버지를 구박했어.처음엔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였지.머리 안 빠지는 데 좋다는 약은 다 구해다 먹였으니까.그러다 훤히 대머리가된 걸 보고 구박했어.동네 사람들도 뒤에서 웃어댔지.읍내에 장이 서는 날,아버진 중절모를 쓰고 나를 데리고 나가셨어. 내게 눈깔사탕이며 빨간 에나멜 구두를 사주곤 했는데.아버진,광견병 걸린 개한테 물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지. 광견병 걸린 개한테 눈깔사탕을 먹이려고 하셨나봐.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집으로 돌아와선 엄마를 때리고 옷들을 마당으로 마구 집어 던졌어.아버지가 개한테 물렸던 양복 윗도리 주머니엔 눈깔사탕이 가득 들어있었어.아버지가 시름시름 앓고 있는 동안,난 그 사탕들을 입안에서 녹이며 보냈어.나중에,알게 된 건데,아버지한테 다른 여자가 있었대.그래서엄마가 ….(짜장면 철가방 소리가 들린다) 배달원:짜장 왔습니다. 재롱:여기요.여기다 놔요.(배달원이 철가방에서 짜장면을꺼내놓으면,그들 셋은 소파 탁자로 모여 둘러앉는다) 배달원:(50원 동전을 주며) 50원이요. 재롱:예? 배달원:저희 만리장성에서는요,전화로 주문하셨을 경우 전화비 50원을 돌려주기로 했거든요.(배달원 퇴장했다가 다시들어온다) 배달원:고춧가루요.(배달원 나간다.) 재롱:핸드폰으로 걸면,껌 값 줄래?고춧가루나 잘 갖고 와라!(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극장으로 들어온다.그러면 아줌마,대머리에게 달려가,뭐라고 서로 숙덕숙덕 거리며 같이 퇴장한다) 재롱:대단해.저건 또 못 보던 대머리네. 형:아줌마 건,퍼지기 전에 니가 해치워라. 재롱:내가 뭐랬어? 광어회 사다 먹자니깐.(짜장면을 먹는다.극장 옥탑방에 세 들어 사는 나이트 삐끼,실버가 잠에서 방금 깨난 듯 들어온다) 실버:짜장면 맛있어 보이네.근데 웬 세 개? 재롱:빨리 와.퍼지겠다. 실버:웬일이야.너 부킹하고 싶어서 그러지. 재롱:아냐.형이 시킨 거야,이거. 실버:고마워 오빠.한 번 나이트에 놀러와.부킹,내가 확실히 책임져 줄께.나이트 와서 ‘실버’를 찾아.실버.은빛 겨드랑이. 재롱:야,밥 맛 떨어지게. 실버:밥이 아니라,짜장면이다,이 바보야.(셋,짜장면을 먹는다) 재롱:실버,내가 준 비디오는 다 봤어?미야자키 하야오 꺼말이야. 형:뭐? 미아가되자 야호? 재롱:모르면 따라하지마,형. 실버:미야자키 하야오.일본 애니메이션.그거 보면 되따 좋아져요.토실토실한 너구리를 쓰다듬고 있는 기분이에요.그사람 만든 걸로,제목이 뭐더라? ‘헤이세이 너구리 대전쟁폼포코’,‘이웃의 토토로’. 재롱:‘바람 계곡의 나우사카’,‘천공의 성 라 퓨타’,그리고 극장에서 엄청난 관객동원을 이룬 ‘원령 공주’까지. 마지막으로 ‘미래 소년 코난’. 형:코난? 그건 나도 어렸을 때 본 건데.지금은 애도 아니구. 실버:취향의 문제죠.뭐,(재롱에게) 커피 마실래?(커피 자판기로 간다) 재롱:그 사람 걸로 좋은 비디오 구해놨는데,살래? 실버:어떤 거? 재롱:발작을 잠재워 줄만한 거. 실버:그럼 옥탑방으로 배달해 줄래?오늘 면접 있거든.(자판기 옆에서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다가 나오지 않자,신경질적으로 자판기를 발로 차고 나간다)(재롱과 형은 커피자판기를 바라본다) 형:발작? 재롱: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이 제한텐 약이야.보고있으면 안정이 된다고 하니.발작을 콘트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대.그래서 한 편씩 구해주는 대가로 오천원씩 받기로 했어. 형:발작을 콘트롤 한다구? 재롱:아직까지 몰랐어,형? 제 간질 있어.핸드폰 걸었는데생리통이 심하다,머리가 아프다,어쩌고저쩌고 하면 십중팔구 그 날이야. 형:… 간질 …. 재롱:옥탑방에 틀어박혀서 비디오만 봐.반딧불들이 날아다니는 자궁 안에서 자기 뇌로 연결된 깨끗한 탯줄로,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은 피를 수혈 받는 거야.그런 기분.그리고 리모콘 누르는 것처럼 적당한 순간에 채널을 바꾸는 거야. 형:감쪽같이 속았는데.감쪽같이 말이야. 재롱:형이 몰랐던 것뿐이지,누가 속여. 형:하긴 나도 그 애하고 별반 다르진 않지.(커피자판기로가서 사정없이 발로 찬다) 재롱:동전 안 넣잖아? 형:(계속 차면서) 커피 마실 거니? 재롱:나야,주는 대로. 형:(옥탑방을 가리키며)마시겠냐고 물어봐.아이스 커피로. 재롱:뭐야 실버 때문이야.알았어.야 실버! 너 아이스 커피마실래? 야 실버! 형이 아이스 커피 타준대.(대답이 없다 )이빨 닦고 있나봐.(정장을 한 실버 들어온다.) 실버:야,옷 입을 때,부르지 좀 마. 재롱:내가 부른 게 아니고,형이 시킨 거야.너 아이스 커피먹으래. 실버:이빨 닦았어.근데 자판기에서 아이스 커피가 나와?(실버는,형이 직접 아이스 커피를 만드는 걸 본다) 실버:시럽도 있어야 되는데 ….그거 마시려면. 형:시럽? … 지금 만들어 볼게. 재롱:야아.말 잘 듣네.형이 말 잘 듣는 걸 보니,이건 분명형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조야. 실버:생일? 어쩌지 … 그럼 시럽 만들지 마.커피에 각설탕두 개 넣어 줘.나,스푼으로 오빠 이름 쓰면서,생일축하합니다,하고 쓰면서 설탕 녹일게 ….그거 오빠가 마셔.오빤 늘블랙으로 먹지?난 블랙으로 먹는 사람 심술궂어 보여. 형:장난 그만해라. 실버:설탕은 그냥 저어서 녹이나,오빠 이름 쓰면서 녹이나녹는 건 마찬가지야. 형:(멍하니 쳐다본다) 실버: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냐.(웃는다)하지만 이건 알아둬.오빠 나이하고 내 나이 ,열한 살 차이나. 재롱:(웃는다)(형이 실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실버:오빠가 빤히 쳐다보니까,자꾸 그 애 생각이 나네. 재롱:그 애? 너한테 찝쩍대는 웨이터 송강호 말이야. 실버:아니 ….내 첫사랑.그 앤 반에서 항상 5등이었어.난 4등이었구.중학교 3학년 때였나? 2학기 때,담임선생이 아파서 다른 선생님이 잠시 동안 우리 반 담임을 맡게됐는데.교실에 들어와선,쪽지를 하나씩 나눠주는 거야. 재롱:쪽지는 왜? 실버:좋아하는 애 이름을 적어내라고.그걸로 짝을 지어 주겠다고.나,그 애 이름을 적어냈어.별달리 적어낼 사람이 없었거든.아무튼 그 애는 체육시간에 발야구 투수였어.타석에서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 애 얼굴을 봤거든.얼굴이 빨개져서,어쩔 줄 몰라하더니,공을 아주 천천히 굴려주는 거야. 덕분에 난 인기 캡이었지.공을 팡팡 차댔거든.그 애하구 짝이 됐어.그 애가 내 이름을 적어냈던 거야.놀랍지 않아? 서로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었는데.우린 서로 친절했어.근데 그것도 끝나버렸지.전 담임선생님 건강이 회복됐거든.시험문제 틀린 개수대로 종아리를 때릴 테니까,틀린 개수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 앞으로 나오래.(실버가 스크린 앞으로 다가가선다.무대 어두워진다.몽둥이를 들고 있는 담임선생님의 그림자가 스크린에 비친다)
  • 조양은 또 구속되기까지/ 겉으론 회개 뒤로는 도박外遊

    대도(大盜) 조세형씨에 이어 국내 3대 폭력조직 중 하나인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씨도 또 범죄꾼으로 돌아가고 말았다.출소 후 새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신앙생활을 통해 회개하고 참회한 것이 거짓이었던 셈이다. 조씨는 지난 79년부터 수차례 구속돼 17년을 교도소에서보냈다.조씨는 그러나 98년 출소한 뒤 신앙인을 자처하면서 신학원에 입학하고 선교활동을 하는 등 과거와는 완전히 단절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와같은 조씨의 ‘변신’은 허구에 지나지 않았다. 검찰은 조씨가 출소 뒤에도 주가조작이나 갈취 등의 수법으로 모은 돈을 해외로 빼돌린 뒤 수시로 외국에 나가 도박을 즐겨왔다고 밝혔다. 검찰이 영장에서 조씨가 불법송금했다고 밝힌 금액은 6억여원이지만 검찰은 조씨가 환치기 수법으로 해외로 빼돌린 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액수를 산정하기 위해수사를 계속하고 있다.특히 검찰은 조씨가 아무런 직업이없는 상태이면서도 억대의 현금을 집에 쌓아두고 상당수의 증권거래용 계좌를 보유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금감원과 함께 조씨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물론,부하조직원들의 가석방 비용 모금을 명목으로 돈을받아 가로챘다는 부분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는 여러명의 애인을 두고 수시로 은신처를 옮기는가 하면 옮길 때마다 애인의 눈을 가리는 등 치밀하게 자신의 은신처를 숨겨 소재 파악과 검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98년 이후 자서전을 내고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스’에 출연하거나 신앙활동에 열중해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결국 조씨는 범죄와의 연을 끊지 못하고 다시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이문열·노혜경씨 문학토론회서 열띤 논쟁

    “작품 ‘술단지와 잔을 끌어당기며’는 특정목적을 가지고 쓴 우파 경향문학으로,개인적 푸념이나 특정 이데올로기 유포를 위해 소설을 ‘사적 도구’로 활용했다는 비난을 받을만 하다고 본다.”(노혜경). “잘된 소설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다만 2001년 10월 당시의시대상황을 자전적 형태로 쓴 것으로,이에 대한 평가는 독자와 세월이 말해줄 것이다.책이 나온 지 1주일만에 이를 ‘경향소설’ 운운한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이문열). 올 여름 국내외 관심의 표적이었던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으로,또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당하다고 주장한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홍위병’으로 몰아 세간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소설가 이문열씨(53)가 독자 앞에 나타나 자신의 언론관,작품세계 등을 밝히는 자리가 있었다. 부산 부산진구 소재 영광도서는 19일 저녁 이씨가 지난 10월 출간한 중단편집 ‘술단지와 잔을 끌어당기며’에 대한문학토론회를 열고 이씨를 둘러싼 문학권력 논쟁,홍위병 논쟁,안티조선 논쟁 등에 대해 이씨가 독자들과 직접 대화하는자리를 마련했다.저녁 7시부터 2시간여 동안 영광도서 4층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문학평론가인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는데,‘안티조선운동’의 ‘여전사’격인 시인 노혜경(부산대 강사)씨가 지정토론자로 나와이씨의 작품과 이씨의 논쟁적 발언에 대해 독자들을 대신해질문을 ‘퍼부었다’. 본격토론에 앞서 이씨는 ‘패러디,해체,안티’라는 제목의서두 발언을 통해 “패러디는 20세기 들어 아주 중요한 양식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히고 “90년대 들어 맹위를 떨친 해체와 안티는 또다른 패러디”라고 주장했다.이씨의 이같은발언은 자신의 ‘술단지와…’를 의식해서 한 것이었다.이어 노혜경 시인이 문제의 작품집에 실린 6편의 중단편에 대해작품평을 했다.노씨의 작품평은 그 자체가 질문으로 이어졌는데 주 공격대상은 표제작인 ‘술단지…’였다.노씨는 이씨가 작품속에서 안티조선운동을 폄하하고 민주당 추미애 의원에 욕설을 퍼부은 것을 두고 “소설가로서 넘어선 안될 경계선을 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선생의 소설은 돈과명예를위한 천박한 수단이라고 밖에 결론내려지지 않는데,대체 소설을 쓰는 이유가 뭐냐?”고 포문을 열었다.이씨의 대응이이어졌다. “안티조선이 친북세력과의 연계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을지적하는 모양인데,사실 나는 그보다 더 심한 말도 하고 싶었다.나는 정말로 안티조선이 친북세력이라고 생각한다.98년 조선일보와 KBS의 평양방문이 좌절된 뒤 이것이 사회운동의 표면으로 튀어나온 것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소설을 왜 쓰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공무원에게 왜 공무원이됐느냐고 묻는 것과 같은 질문이라고 본다.어느날 나는 소설가가 돼 있었다.” ‘술단지…’가 목적성을 가지고 의도된 대로 쓰여진 경향문학이라는 노씨의 지적에 대해 이씨는 “사람들은 자기가보고 싶은 것만 보고,이해하고 싶은 것만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최근의 나에 대한 비판을 보면 이같은 생각이 든다.‘경향적’이라는 것을 엄격하게 어떻게 규정하는지 모르지만,내 소설을 경향적이라고 비평하는 것이야말로 경향비평이 아닐까 싶다.내 소설에는 모두 내 주장이들어가 있으며,지금도 같은 세계관을 견지하고 있다.나는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때 한 독자가 ‘공인론’을 들고나왔다.그는 “‘국민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공인으로서 행동이 최근들어 너무편향적이라고 보지 않는가”고 물었다.이에 대해 이씨는 “나를 두고 편향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그러나 ‘편향적인’ 사람은 편향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해준다면 편향성이 나쁘지않다고 생각한다.다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존재 자체를 거부한다거나,과격해지지 않도록 나를 절제하도록하겠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한 독자는 이씨가 자전적으로 썼다고 밝힌 ‘술단지…’의 보편성 결여를 질타했다.그는 “보편적 공감대를얻고,시대사적 기록을 남을 때는 자서전적 기록이 가치가 있겠지만,전혀 그렇지 못하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요즘 (이씨의) 발언이 너무 세다 보니 문학이 도구화 되어버린 경향이 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이에 이씨는 “‘술단지’가정말 잘된 소설이라 보지는 않는다.다만 2001년 10월 이후의 내 상황을 바탕으로 씌어진 것이다.이 소설이 나오자마자엄청난 비판이 쏟아졌는데 이러한 소설적 형상화가 온당하냐,미학적 성취를 이루었느냐 하는 부분들이 나중에 판단된다면 수용하겠다.다만 한 특징이나 한 경향만을 문제시하는 것은 문제”라고 응수했다. 이념성이 짙은 이씨의 작품을 두고 부친의 월북문제와 연관짓는 질문도 나왔다.사회자인 구 교수는 “좌파와의 싸움을혹시 아버지와의 싸움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것 아니냐”고묻자 이씨는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이나 부인하고 싶다.40대 이전에는 아버지로 인해 내 삶이 커다란 영향을 받아왔으나 지금은 아니다.누구든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시절을 겪듯이 나 역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씨가 ‘문화권력’‘홍위병’ 등의 자극적 용어나 발언에 대해 자신의 속내를 솔직히 밝힌 대목을 이번 토론회의 백미로 꼽을 수 있다.이씨는 “‘술단지’원고 120매 가운데안티조선에 대해 언급한 것은 4줄 정도인데 이 때문에 내가매카시즘으로 비판당하고 있다.그러나 내가 안티조선 세력을 그렇게 몰았을 때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언제부턴가 ‘문화권력’이라는 법체제 밖의 용어가 생겨나 단죄와 처벌의 잣대로,때로는 흉기로 활용돼 왔다.이는 60년대 중국의 ‘홍위병’ 시절 유행하던 ‘학술권위’를 연상시킨다.이에 힌트를 받아 ‘홍위병’이라는 용어를 착상했는데 내가 각오하고쓴 말이다.”라고 말했다. 작품과 컬럼 글 등을 통해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온 이씨지만 한 구석에서는 자신을 향한 세상 일각의 질타를 우려하고 있었다.그는 “내가 크고 강한 것처럼 세간에 인식되고 있지만 ‘잽’을 많이 맞다보면 나도 쓰러질 수 있다”며 자신을 ‘표현하는 소수’로 규정했다.조선일보와의 ‘관계’를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사회에 한마디 하고싶을 때 (글을)써서 보내면 잘 실어줘 이것저것 고민하기 싫어서 자주 조선에 보내다보니 버릇이 됐다”며 “누가 누구를 이용하는 관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날 무렵 이씨는 “오늘 발언내용이 기사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오늘부터 또 걱정거리가 생겼다”며 언론이자신을 주목하는 데 부담스런 심기를 드러냈다. 부산지역 서점들이 동맹파업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개최된이날 토론회에는 300여명이 넘는 독자들이 복도까지 가득 메워 이씨와 이씨의 작품을 둘러싼 논란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부산 정운현기자 jwh59@
  • 與 대선주자들 경선체제로

    민주당 대선예비주자들이 오는 19일 당무회의에서 ‘당발전 및 쇄신 특별대책위’가 제출한 내년 정치일정 등에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됨으로써 사실상 경선체제에 돌입했다. 이인제(李仁濟)상임고문은 당무회의에서 일정이 확정될경우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한편 인천지역 지구당 순회방문을 시작으로 경북·경남 지역 지구당 연쇄방문에 나선다.이와 함께 홍보 전용학(田溶鶴),기획 장성원(張誠源),정책 김효석(金孝錫)의원 등 계보의원에 대한 역할분담도 끝낸 상태다. 노무현(盧武鉉)상임고문은 이번주부터 이달 말까지 호남지역 지구당을,내년 1월에는 충청지역 지구당을 각각 순회방문할 예정이다.내년 2월부터 대선후보 TV토론회가 열릴것에 대비해 정책분야 TV토론대책반 편성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갑(韓和甲)상임고문은 지구당 순회 방문 등을 통해당원 및 일반 대중과의 접촉 기회를 최대한 많이 가질 계획이며 내년초 서울에서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갖고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할 방침이다. 김중권(金重權)상임고문은 당초 내년2월 말까지로 예정돼 있던 전국 지구당 순회방문을 올해 말로 앞당겨 완료하기로 하고 20일 강원지역을 방문하는 것을 비롯,부산·경남·대전·충남 지역을 찾을 계획이다. 김근태(金槿泰)상임고문은 당과 지구당 행사,대학특강 등을 통해 꾸준히 자신의 ‘개혁’ 이미지를 넓혀 개혁성향대의원들의 ‘표심’을 끌어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정동영(鄭東泳)상임고문은 현재 5명에 불과한 보좌진을연말까지 두배로 늘려 언론사의 중진급 인사를 언론특보로영입하는 등 참모조직을 확장하기로 했다.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는 18일 부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방방문에 나서 출발이 늦은 단점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美 탈레반전사’ 존 워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뉴스위크 최신호는 평범한 10대 미국 소년 존 워커가 탈레반 전사로 변신하기까지의 정신적여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워커는 파키스탄의 이슬람 학교에서 여자친구나 정당,또는세계 뉴스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직 공부에만 전념했다. 학업과 이슬람 관련 서적을 읽고 가끔 사이버 카페에서 집으로 e메일을 보내는 것이 생활의 전부였다. 대부분의 10대들과는 달리 그는 파키스탄 북서부 변경지방에 있는 반누시 외곽의 학교에서 절대 가치체계를 추구했다.그는 미국인들이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적 목표를 추구하는데만 열중하며 가족과 이웃을 위해 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학교에서 술레이만 알 파리스로 불렸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도 피했다.지난 4월 더위가 시작되자 시원한산악지대로 가겠다며 그곳을 떠났다.그는 이후 7개월만에탈레반 부상병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워커는 자기 중심적 풍조가 지배했던 70년대가 끝난 직후인 1981년 샌프란시스코 북쪽 머린 카운티에서 태어났다.미국에서도 부유층이 사는 동네였다. 부친은 존 레넌의 이름을 따 그의 이름을 존이라고 지었다.모친은 그를 한동안 집에서 교육시켰으며 고등학교도 교과과정을 학생 스스로 결정하는 엘리트 대안 학교에 보냈다. 그는 14세때 힙합에 심취했다.가족들은 그가 ‘말콤 엑스자서전’을 읽은 16세를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그는 이때부터 이슬람 복장을 하는등 튀는 행동을 시작했다.부모는 그가 잘못된 시간,잘못된 장소에 있었던 희생자라고 말한다. 1998년말 부모가 이혼한 뒤 워커는 예멘행을 결정했다.이후 그는 이슬람이 수니파,시아파 등으로 분열돼 있는 것에실망했다.그러면서 과격 이슬람의 교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워커는 미국에서 만난 파키스탄 이슬람 선교사와 함께1개월 동안 파키스탄을 여행한 뒤 이슬람 학교로 들어갔다. 그가 어떻게 아프간에 들어갔는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당시샌프란시스코의 한 친구에게 보낸 e메일에서 “아프간에 매료됐다. 샤리아(이슬람 율법)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고싶다”고 말했다.그는 순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슬람의가장 극단적 표현방식을 추구하는 탈레반에 빠져들었다. ■美, 존 워커 처리방향은. 미국 당국은 사로잡힌 미국인 탈레반 존 워커(20)의 처리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워커는 아프간 북부 마자르 이 샤리프의 한 포로수용소에서 탈레반 포로들이 일으킨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체포된 뒤 지난 1일부터 아프간내 미군시설에 구금돼 있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은 9일 NBC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그에게 반역죄를 적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민간 사법당국에 인도돼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적용혐의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미국 당국은 현재 워커로부터 추가 테러 및 대 테러전쟁과관련된 유용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지에 초점을 맞추고있다고 밝혔다. 유용한 정보 확보 여부가 워커의 법적 처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뜻이다.마이어스 의장은 워커가 조사과정에서 상당히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전했다. 한편 뉴스위크가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결과,41%는워커에게 반역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응답했지만 40%는 워커가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드러났을 때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상숙기자 alex@.
  • 이희호여사, 伊외교협부회장 핀토여사와 환담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27일 오전 청와대에서이탈리아 외교협회 부회장 오로리 핀토 여사를 접견했다.핀토 여사는 이 여사의 저서 ‘나의 사랑,나의 조국’을 이탈리아어로 번역 출판했다. 이 여사는 “나의 자서전을 손수 번역하고 출판해 준 데 대해 감사한다”면서 “이탈리아 번역판을 통해 이탈리아인들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에서 이탈리아의 패션,음악,미술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소개한 뒤 “이탈리아에 유학하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이 미래의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나의 사랑,나의 조국’ 이탈리아어판은 일어판(94년),영문판(97년)에 이어 해외에서 세 번째로 간행된 것이다.이 여사의 또 다른 저서 ‘내일을 위한 기도’는 영문·일어판(99년),중국어판(2000년)으로 각각 번역 출판됐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정치 뉴스라인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18일 “지난 13일 여의도 농민시위 당시 민주당사 주변에는 경찰 수십개 중대가 에워싼채 시위를 원천봉쇄했다”면서 “반면 한나라당사 주변에는 많은 농민들이 몰려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한라나당측은 민주당사는 국회에서 100m 이내에 위치해집회금지 규정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한나라당사는 국회에서 115m 떨어져 있어 각종 시위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주요기관 100m 이내에 위치하더라도 책임행정기관이 아니면 시위를 허용토록 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한·일의원연맹 합동간사회의 및 한·일의원 친선축구대회에 참석한 뒤 18일 일본에서 귀국하면서 “3대 게이트는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각제를했으면 이번과 같은 비리사건으로 벌써 정권이 바뀌었을것”이라면서 “뭐든지 파헤치고 청소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탄핵안제출 등과 관련한 한나라당과의 공조 여부에 대해서는 “양당 원내총무끼리 상의하고 협력해서 부정을 캐내야 한다”고만 언급,(자민련에 대한)한나라당의 ‘성의’를 촉구했다.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이 자서전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는 삶이 아름답다’의 일본어판 출판기념회를 도쿄에서 가진 뒤 18일 귀국하면서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정치활동을 계속할 것이며 장기외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3대 게이트 의혹과 관련해 “신문에 난 쓸데없는 얘기다.특검제도 도입됐으니 이번 기회에 철저히 조사해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어 당내 경선에 대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가 “그런 것은 지금 말하지 않겠다”며 정정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 ‘제2의 정주영’ 꿈꾸는 초등학생들

    부산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에 관한 탐구학습을 통해 ‘제2의 정주영’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 배정초등학교 5학년 어울림반 어린이들과 서정득(徐禎得) 담임교사.이들은 정 명예회장 타개후인 지난 3월 정주영을 주제로 탐구학습을 시작했다.지난 8월까지 5개월동안 지속된 이 탐구학습 기간동안 학생들은 정 명예회장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를 읽거나 인터넷,신문 등을 통해 정 명예회장의 창업 및 기업경영과정을 탐구했다.학습방법은 학생 스스로 알아서 자료를 수집하는 자율방식이었다. 학생들은 최근 이 탐구학습 결과,자신들이 제출한 자서전독후감 및 만화,보고서 등을 모아 ‘아산 정주영 인물탐구학습-미래의 CEO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학생들은 14일 울산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공장을 견학했다.현대중공업 공장을 둘러본 강민정(姜旼姃)양(12)은 “정주영 할아버지가 만든 공장들을 돌아보니 정말 대단한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제2의정주영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 권노갑 출국 문답 “정계은퇴 안한다”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은 13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자신의 자서전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는 삶이 아름답다’의 일본어판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면서 “(자신에 대한)쇄신파의 퇴진주장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정계은퇴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다음은 일문일답. ◆언제 귀국하나. 18일에 귀국할 것이다. ◆일본에 출국하면 오랫동안 지내다 돌아온다는 관측도 있는데. 그런 일 없을 것이다. ◆민주당 특대위가 구성되는 등 비상과도체제가 출범했는데. 당내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마라. ◆동교동계 이훈평(李訓平) 의원이 이인제(李仁濟) 고문을밀기로 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이훈평 의원이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쇄신파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은 언제갖나. 두고 보자. ◆거취문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완전히 취소하는 것인가. 두고 보라. ◆마포사무실은 폐쇄하지 않나. (폐쇄하지 않는다고) 이미 말하지 않았나. ◆사퇴 파문 당시‘반성한다’는 말을 했는데. (묵묵부답)◆때가 되면 특정 후보 지지의사를 밝힐 것인가. 두고 보자. ◆제3의 인물중에서도 국민의 지지가 높은 사람이 나오면지지할 것인가. 그렇게 봐야지. ◆총재-후보 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지금 그런 말 할 때가 아니다. ◆한일의원연맹 합동 간사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만나나. 그런 계획이 없다. 이종락기자 jrlee@
  • 뉴욕경찰국장 가족사 공개

    [뉴욕 연합] 버나드 B.커릭(46) 뉴욕시 경찰국장이 자신의 어머니가 매춘부였던 사실을 담은 자서전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참사 이후 현장수습과 치안유지 등으로 뉴욕시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고있는 커릭 국장은 자서전에서 자신이 어렸을 적 사망한 어머니가 매춘부였던 사실을 최근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또 과거 자신이걸핏하면 싸움만 하는 고교 중퇴생에서 경찰 최고직에 오르게 된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 자서전 ‘힐러리의 선택’ 번역출간

    퍼스트레이디에서 곧바로 상원의원이 된 미국의 여장부힐러리 클린턴의 전기 ‘힐러리의 선택’(한국방송출판)이8일 번역 출간됐다. 미국의 유명 정치 저널리스트 게일 쉬이가 지난해 쓴 이책은 유년기부터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전까지 힐러리의 삶을 찬찬히 조명하고 있다.19장으로 이뤄진 전기는 세인들을 깜짝 놀라게 할 비사(秘史)보다는 성장 과정,대학 시절,클린턴과의 만남 등 연대기적 삶을 차근차근 밟아간다. 이종수기자 vielee@
  • 권노갑씨 거취는/ 강경기조 약화 외유설 재부상

    8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사퇴하고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사표가 수리되자,쇄신파 의원들의 또 다른 핵심 표적이었던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의 거취를 비롯한 후속 인적 쇄신 규모와 방향으로 당 안팎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권 전 고문은 8일 오전까지만 해도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야당과 쇄신파 의원들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하고 자신의 명예회복을 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로 했었다.기조도 강경해 “쇄신파들의 실체를 폭로하고,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외유는 절대 안나가며,정치활동도 본격 재개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후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즉 개인적으로 억울해도김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회견 계획을 무기연기한다면서 사실상 취소한 것이다. 권 전 고문은 숙고를 거듭한 끝에 ‘여권의 2인자’로서 김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길을 모색,결국 회견을 포기한 셈이다.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권 전 고문이 일정 시간이 흐르면 적절한 명분을 마련한 뒤 마포사무실을 폐쇄하고,장기외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하지만 측근들은 사실상 회견 철회 뒤에도 “쇄신파의 정계은퇴,장기 외유,마포사무실 폐쇄 등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전혀고려치 않고 있다”고 말했으나,그 강도는 현저히 약해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권 전 고문이 오는 13일 일본에서 열리는 자신의 자서전 일본어판 출판기념회에 참석키 위해 출국할 예정인데 해외체류기간이 다소 길어질 수도 있고,자연히 마포사무실도 폐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이어 “스스로 선택할 일이며,타의에 의해 강요할 상황은 아니다”고 여권핵심부의 기류를 전했다. 한편 김 대통령의 측근·주변인물에 대한 추가적인 인적 쇄신 조치는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정부개편 과정에서 문제가 지적된 각료급을 배제하고,‘신선한 피’를 수혈하기 위한 조치들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쇄신파들 중 ‘지나쳤다’고 인식된 일부 의원들에대한 모종의 조치가 있을 것 같다”는 말이 여권핵심부에서 흘러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춘규기자 taein@
  • 청와대·동교동계 반응

    청와대와 동교동계는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새벽 21’에서 인적쇄신 대상으로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과 박지원(朴智元) 정책기획수석을 실명 거론한 데 대해 공식 반응을자제했다.자칫 당 내분상황으로 비화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청와대] 청와대는 일부 개혁파 의원들이 실명을 거론하며인적쇄신 요구하는 데 대해 개혁그룹과 동교동계간 권력투쟁으로 비화돼 당이 마비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유선호(柳宣浩) 정무수석은 “당 공식기구의 의견이 아니라 일부 초·재선 의원들의 의견인 만큼 사태의 추이를 좀더 지켜보자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정책기획수석도 “노 코멘트“라고만 말했다. 청와대측은 경남도청 업무보고를 받고 이날 오후 상경한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상황을 종합 보고한뒤 대책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동교동계] 당내 분란을 막고 당 총재인 김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그동안 대응을 자제해온 동교동계는 “무슨 권리로 그런 것을 요구하느냐”고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이번 당정쇄신 대상의 핵심인물로 떠오른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고문은 다음달 15일 일본에서 자서전 출판기념회를가진뒤 하와이에서 한동안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 핵심인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초·재선 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했느냐고 반문하고 싶다”면서 “1일 있을 당무회의에서 쇄신파들의 행태에 대해 철저히 비판할 것”이라며 정면대응을 예고했다. 조재환(趙在煥) 의원은 “소수여당인 상태에서 의원 숫자는 중요하지 않으며 이번 기회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강조,‘결별 의지’까지 보였다. 오풍연 홍원상 기자 poongynn@
  • ‘차범석·장민호’ 50년 결산무대

    차범석과 장민호. 차범석이 해방이후 한국 극작과 연출의 최고봉을 지켜왔다면 장민호는 해방이후 최대의 배우로 손꼽힌다. 한국 현대연극사의 산 증인이요 쌍두마차인 두사람의 연극인생 50년을 결산하는 무대가 공교롭게도 나란히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단 산울림이 차범석의 연극계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30일부터 11월25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임영웅 연출)과 극단 신화가 31일부터 11월1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갖는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김영수 연출).‘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이 차범석의 연극인생을 정리하는 자신의 창작극이라면 ‘그래도 세상은…’는 장민호의 자서전적 연극으로 성격지어진다.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 지난해 발간된 차범석 희곡집 ‘통곡의 땅’ 수록 작품중 하나로 극단 산울림 대표 임영웅이무대화할 것을 제의해 공연이 성사됐다.임영웅이 연출을 맡았고 손숙이 주연으로 출연,극작과 연출 배우 3박자에서 모두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1951년 극작·연출·주연을 맡아 공연한 ‘별은 밤마다’를 데뷔작으로 꼽는다고 할때 올해는 꼭 차범석의 연극계 입문 50주년이 되는 해.2년 전에 소극장 무대를 겨냥하고 썼던것을 조금 다듬어 무대에 올렸다.주로 대극장용 희곡을 써온 그가 관객과의 자연스런 교감과 사실적인 분위기를 염두에두고 만든 이례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남편의 전처가 낳은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그리스 신화‘페드라’의 이야기가 모티브.두번째 남편까지 잃은 여인이 첫 남편의 전실 아들에 대한 집착이 용납받을 수 없는 금지된 사랑이라는 사실을 안 뒤 절망끝에 자살하고 그후 그 아들과 친 딸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타이틀롤의 손숙과 이찬영 예수정 전현아 최석진이 호흡을 맞춘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 40여년간 장민호와 함께 연극 동지로 곁을 지켜온 이근삼이 수 년간의 자료조사와 대담을 통해 탈고해 우정의 선물로 헌정한 작품. 1947년 성극 ‘모세’로 데뷔한뒤 50여년간 170여 작품에서 주역을 맡은 장민호의 화려한 연기생활 이면에 감춰진 인간적 고뇌와 절망,그리고 재기의 순간을 이근삼 특유의 위트와 페이소스로 그려낸다.연기만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다가 70대 중반 아내와 사별한 노배우가 외동딸마저 미국으로 시집을 가고 노후를 대비하여 모아두었던 돈마저 사기로 날리게된 후 겪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절망과,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노교수,후배 연기자 등 이웃 사촌들의 삶을 대비함으로써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20대 초반에 단신 월남해 연극 영화 라디오 TV드라마를 통해 해방이후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군림했으나 아들이 사업에 실패해 전재산을 압류당한 충격으로 40여일간 병원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절망의 순간을 겪기도 했던 그의 인생과너무 닮아있다.출연 작품중 백미로 손꼽히는 ‘파우스트’‘리어왕’‘맥배드’‘줄리어스 시저’등의 명 장면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펼쳐진다.노배우에 장민호가 직접 출연하며 요즘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윤주상과 국립극단의 간판 김재건의 앙상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트리니다드섬 출신 영국 작가 네이폴

    ■네이폴은 누구. “유럽 대륙에 뿌리내리고 살면서도 제3세계인의 감수성을 잃지않은 작가”“선진국의 식민지주의가 제3세계에 입힌 상처를 고발해온 역사의 증언자”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네이폴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다.이런 표현에 걸맞게 네이폴은 지난 40여년 동안의 작품활동을 통해 제3세계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는데 주력했다. 이는 지난 95년 문학세계사가 번역한 ‘세계속의 길’(최인자 옮김)에 잘 드러난다. ‘세계 속의 길’은 식민지 유산이 남아있는 트리니다드에 발딛고 살면서 세계의 역사와 국가,그 속에서 살아가는개인의 삶에 대해 명상하는 과정을 담았다.이 작품에서 콜럼버스 이후 서구 식민지주의자들이 중남미를 어떻게 짓밟았는가,원주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버렸는가 등을 증언한다. 이같은 경향은 그의 성장배경과 무관하지 않다.그는 지난 32년 영국통치령인 서인도제도의 트리니다드 섬에서 태어났다.이곳에서 보낸 유년시절은 초기작 ‘미겔 스트리트’(이상옥 옮김,민음사)에 잘 드러난다.네이폴의 할아버지는영국의 또 다른 식민지인 인도에서 건너온 브라만 계급 출신이었다.소설가이자 언론인이었던 부친의 영향을 많이 받은 네이폴은 18세때인 1950년 옥스퍼드 대학 장학생으로영국에 간 이후 그곳에서 활동했다. 유색인이 백인사회에뿌리내리는 과정에서 맛본 어려운 체험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방황하는 고독한 이방인’이란 주제를 심화시키는계기였다. 네이폴의 작품들은 서로 다른 인종과 국가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뿌리는 혼란스런 세계 속에서 고통받고 방황하는 인간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작품집 ‘자유국가에서’(오승아 옮김,문학세계사)가 이런 세계관을 전형적으로 그린 것이다.이 작품집은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부커 상’을 받았다. 실존을 파고드는 잇단 작품활동으로 네이폴은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았고 영국 현존 최고의 작가에게 주는 ‘데이비드 코엔 상’을 받았다.이같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네이폴은 언론에 나서길 꺼리며 조용하고 소박한 생활을 즐기는것으로 유명하다.시끌벅적하고 유행을 쫓는 런던문단과는접촉을 않고 영국 서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있다.앤소니 파웰,안토니아 프레이지,폴 더루 등 극소수작가들과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0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40이 넘은 뒤에문학이란 것이 뭔지를 겨우 알기 시작했다”며 “좋은 각가가 되기 위해선 쓰고 또 쓰는 노력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작품세계- 픽션·넌픽션 넘나들며 문학적 실험. V.S 네이폴은 초기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문학적 실험과시도를 계속해온 작가였다.예술에서 번잡하고 다양한 시도의 끝이 항상 그렇듯 자기 자신,남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자기 목소리에서 비로소 진가를 발휘했으며 또 가장 여유로왔다.자기 방식에 이르자 네이폴은 고지식하리 만큼당대의 경향과 유행에 초연했다.기존의 장르를 통합해 자기 나름의 스타일을 창출해냈는데 그 스타일은 픽션과 넌픽션이 혼재되어 있었다.네이폴 소설에서 중요한 점은 픽션이나 아니냐의 구분이 중요치 않다는 점이다. 네이폴은 고향인 서인도 제도의트리니다드 섬에서 출발했으나 곧 이같은 한계를 벗어나 인도,아프리카,북미,남미,아시아의 이슬람 국가들 등을 포섭했다.물론 영국도 그의문학적 영토의 하나로 편입됐다.네이폴은 특정 개인의 거대한 윤리적 체재의 흥망사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폴랜드출신이나 영어를 영국 작가보다 더 잘 구사한 조셉 콘래드의 후계자다.어두운 영혼의 이 주인공들의 일어섬과 무너짐은 인간 존재의 보편적 상황으로 연역되는 것이다.대다수 작가들이 소홀히 하는 운명에 정복당하는 자,인간 본성에 의해 스스로 무너지는 자에 대한 기억이 특출나다. 초기 유머리스트와 시정의 일상생활을 잘 묘파한 작가로평을 얻는 네이폴은 ‘비스바스씨를 위한 집’에서 문학적도약을 이룩했다. 영국 식민지배 하의 인도가 무대인데 네이폴은 이 작품에서 그의 문학의 특장인 한 우주인 냥 작품 내에서 모든 것이 완결되는 미학을 선보였다.주변적인인물을 문학 걸작의 중심 부우이로 끌어올리면서 네이폴은정상적인 원근법을 뒤집었는데 이때 독자들은 작품과의 편안감 거리감을 즐길 수 없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창작 원칙은 이후 작품이 갈수록 다큐멘타리 톤을띠워갔음에도 인물들에 대한 흥미가 감소되지 않도록 했다.또 소설적 서술,자서전적 요소,다큐멘타리가 절묘하게 화학적으로 혼효되었다. 노벨상 수상작인 ‘도착의 수수께끼’는영국의 리얼리티를천착하고 있다. 원시의 정글에서 여태껏 알려지지 않는 미지의 종족을 발견하고 그들을 연구하는 인류학자와 같은작가의 시선이 느껴진다고 비평가들은 말했다.그래서 언듯근시안적이고 무작위의 관찰에 지나지 않는 것 같은 이야기를 통해 네이폴은 ‘과거 식민지 지배층 문화의 소리없는 붕괴와 상류 유럽 거주인들의 몰락을 냉혹하게 묘파했다”는 칭찬과 함께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V.S. 네이폴 연보. ▲1932년 서인도제도 트리니다드 섬 출생▲1950년 영국으로 이주▲1953년 옥스퍼드대에서 영문학 전공▲1955년 결혼▲1957년 처녀작 ‘신비의 안마사’ 발표▲1960년 ‘미겔 스트리트’ 발표▲1961년 ‘비스워스씨를 위한 집’발표▲1967년 ‘흉내’ 발표▲1971년 ‘자유국가에서’로 영국 최고 권위의 ‘부커상’ 수상▲1979년 ‘거인의 도시’ 발표▲1987년 대표작 ‘도착의 수수께끼’ 발표▲1990년 엘리자베드2세로부터 기사작위 수여▲1994년 ‘세계 속의 길’ 발표▲2001년 노벨문학상 수상
  • 기고/ 내가 본 네이폴 문학

    *** 제3세계의 현실 서구 시각서 조명. 200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V.S.네이폴(Naipaul)의 문학 세계는 그의 출신과 성장 배경 그리고 현재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었을 때 제대로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식민지의 노동력 공급의 필요성에 의해 인도인들을서인도 제도의 여러 섬으로 이주시킨 인도인 계약 노동자의 후손으로서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고 현재는 제3세계라고 규정할 수 있는 트리니다드에서 태어나서 자랐다.1950년 영국으로 유학한 이후 영국에 정착하여 현재까지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전기적 사실은 그의 문학이 과거의 식민지 역사나현재 식민시대 이후의 제3세계 문제를 영국을 비롯한 서구의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말하자면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로서 그의 성공은 과거식민지 출신으로서 과거 또는 현재의 식민지 현실을 영국또는 서구의 독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 낼 때 확보되는 것이다. 네이폴의 문학에 대한 비평가들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린다.주로 서구의 비평가들은 그의 문학이 식민지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며 과거 서구 중심의 식민 역사를 비판적시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만 서구의 진보적 지식인이나 제3세계 비평가들은 네이폴이 서구의 독자의 구미에 맞추기 위하여 자신의 출신지를 팔아먹는 매판적 작가라고 평하기도 한다.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는 ‘자유국가에서(In a Free State)’나 ‘거인의 도시(A Bend in the River)’를 보면 나이폴이 식민 시대 다음에 나타난 아프리카의 현실이 탐욕적이며 무능한 권력자에 의해 혼돈으로 치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네이폴은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비서구 세계가 서구의 식민체제를 벗어났을 때 오히려 혼란이 야기된다는점을 말하고 있다.이는 네이폴이 객관적인 시각으로써 아프리카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네이폴 문학의 독자가 대부분 영국인임을 생각해 보면 과거식민지를 경영했던 영국인들의 현재의 아프리카 등지의 원주민 통치자들보다 더 잘했다는 생각을 영국인들이 갖게만드는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식민체제를 정당화하기도하는 것이다. 네이폴의 개인적 자서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흉내내는사람들(The Mimic Men.한국서는 ‘흉내’로 번역)에서 식민시대의 반식민 운동은 웃음거리로 또 독립이후의 새나라 건설의 기획은 인종 갈등의 현실과 식민지 과거가 잔존한다는 사실에 의하여 실패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보면 한국의 독자가 네이폴의 작품을읽을 때는 네이폴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서구 비평가들의 평가와 나와 같은 제3세계 비평가들의평가가 각각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면네이폴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노벨상 위원회의 입장에서 볼 때 전 세계적인 문학상이라는 의미에서 제3세계에 대한 배려를 하면서도 동시에 서구 중심적인 문학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에는 네이폴의 문학이 적절한 수상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있어왔던 많은 제3세계 출신 노벨상 작가와 마찬가지로 네이폴이 이 상을 받을 수 있는이유는 제3세계의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아니라 서구화된 제3세계인의시각을 서구의 독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객관적이라고 위장된 서구 중심의 역사와 문화를 서구의 독자들에게 다시확인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고부응 교수 중앙대 영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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