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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윤복 추모사 “당신은 한국마라톤 버팀목 이셨습니다”

    ■서윤복 추모사 당신은 진정한 한국 마라톤의 든든한 버팀목이셨습니다. 선생님. 저는 지난 1947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저 머나먼 미국땅으로 향하기 전 선생님께서는 항상 ‘민족혼’을 강조하셨습니다.‘나는 태극기를 달고 뛰지 못했지만 너희들은 이제 가슴에 태극기를 달았으니 마음껏 달려 세계를 제패하라.’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쩌렁쩌렁하게 울립니다.우리는 선생님의 피 맺힌 그 말씀을 가슴에 묻었습니다.그리고 보스턴 하늘에 선생님께서 그토록 원하시던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눈시울을 붉히며 하시던 그 말씀의 힘으로 저는 미국땅 보스턴에서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한 지난 시절이 눈에 잡힐 듯 아른거립니다.춥고 배고픈 시절,한국마라톤을 살리려고 몸부림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시간이 갈수록 뚜렷해집니다. 선수들의 끼니를 위해,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서울시내 골목골목을 기웃거리던 때가 그립습니다.비록 많은 기부금을 모으진 못했지만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그 일을 그만두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의 무관심에 낙담해 청진동 어귀 선술집에서 잔을 기울이던 선생님이 생각납니다.막걸리로 지친 목을 축이시며 껄껄껄 웃으시던 선생님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쟁쟁합니다. 선생님은 그 막걸리 잔에 선생님의 인생을 담으셨습니다.몇 잔의 막걸리로 시름을 달래신 선생님은 다시 모금을 위해 지친 다리를 끌고 목적없는 길을 떠나시곤 하셨습니다.저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그토록 좋아하시던 술 한 잔 더 대접해 드리지 못한 게 이제는 큰 후회로 남습니다.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며 홀로 앉아 막걸리로 목을 축여보지만 선생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희뿌연 액체만이 눈앞을 어지럽힙니다. 선생님. 한국 마라톤은 선생님의 든든한 가슴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선생님께서 걱정하셨던 만큼 이제는 혼자서도 세계를 호령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선생님. 이제는 편안히 눈을 감으십시오.우리 모두는 맥박이 뛰는 한 선생님을 기억할 것입니다.그리고하늘나라에서도 한국 마라톤을 지켜봐 주시고 후배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황영조가 본 손기정옹/ “선배이자 정신적 지주” “친할아버지나 다름없었는데….” 한국 마라톤의 ‘대부’ 손기정옹의 사망 소식을 접한 황영조(32·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92바르셀로나 마라톤 우승으로 손옹 이후 56년 만에 올림픽 마라톤 월계관을 되찾아온 황영조는 선배이자 정신적 지주인 손옹의 죽음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전국체전 관계로 제주에 머물던 황영조는 지난 14일 손옹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산소마스크에 의지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황영조는 눈시울을 붉혔다.그게 손옹의 살아생전 뵙는 마지막 순간이 될 줄은 몰랐다. 황영조는 “할아버지는 저에게 항상 예전과 지금의 마라톤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신 인간적이고 외로운신 분”이라면서 “단순한 마라토너가 아닌 우리역사 그 자체이며 마라토너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나에게 많은영향을 끼치신 분”이라고 말했다. 황영조는 올림픽마라톤 금메달리스트라는 공통분모 외에도 손옹과 각별한 인연이 많았다. 36년 8월9일과 92년 8월9일.56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같은 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황영조가 한국 마라톤 영웅의 바톤을 넘겨받은 바르셀로나 몬주익 경기장은 원래 36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지어진 경기장이어서 감격은 더했다. 특히 손옹은 바로셀로나올림픽 주경기장에서 1위로 골인한 황영조를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이후 황영조는 손옹을 친할아버지처럼 따랐고 손옹도 황영조에게 애틋한 정을 주었다. 손옹이 98년 ‘황영조 후원회’ 회장을 맡으며 황영조에게 힘을 실어 줬고 황영조 역시 99년 ‘손기정의 생애’라는 논문으로 고려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올 1월 창단된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에서 황영조가 감독,손옹이 고문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손옹의 병원출입이 부쩍 잦아지면서 황영조는 늘 마음이 편치않았다.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손옹은 주위의 도움으로 통원치료를 받았고 최근에는자주 병원입원실을 드나들었다. 황영조는 “할아버지는 마라토너로서뿐 아니라 사회인으로서도 귀감이 되는 분이었다.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곽영완기자 kwyoung@ ■이봉주가 본 손기정옹/ “항상 든든한 후원자” “그분을 볼 때마다 항상 든든한 후원자를 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손기정옹의 사망소식을 전해 들은 ‘보스턴의 영웅’ 이봉주(32·삼성전자)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이봉주는 “돌아가시기 이틀전 위독하시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면서 “그게 마지막 대면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찾아뵜을 때 내 손을 꼭 잡아주며 ‘잘한다.’고 하신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고 말하는 이봉주는 아직 손옹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닮고 싶은 마라토너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봉주는 늘 입버릇처럼 “손기정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고 말해왔다.그만큼 이봉주에게 손옹의 존재는 든든한 바람막이였으며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이봉주는 손옹의불굴의 정신력을 가장 높이 샀다.그는 “어릴 때부터 선생님을 동경하며 꿈을 키워왔다.”면서 “선생님이 계셨기에 오늘의 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자주 손옹을 찾아뵙지 못한 것을 죄스러워했다.2년 가까이 선생님을 못뵌 것이 죄송스러워 지난 12일에도 병원을 찾았지만 길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다.특히 이봉주는 지난해 4월 보스턴 우승 직후 곧바로 손옹을 찾아뵙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당시 손옹이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기를 입원실에서 밤잠을 설치며 지켜봤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동안 눈시울을 붉혔다. 이봉주는 “선생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가셨다.”면서 “우리 후배들은 그분의 뜻을 이어 한국마라톤을 다시 세계 정상에 올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 ■손기정과 마라톤 역사/ 한국 마라톤의 ‘시작과 끝' 한국마라톤은 손기정의 올림픽 제패 뒤 비약적 발전을 거듭했다. 육상은 불모지였지만 마라톤만은 한민족의 끈기를 말해 주듯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금메달로 한국마라톤은 처음으로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이 대회에서 손기정이 세계신기록을 세우면서 우승,지난해 2월 작고한 남승룡도 동메달을 따내자 세계는 일제 치하의 약소국 코리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손기정의 우승을 시발로 한국마라톤은 황금기를 맞았다.베를린의 두 영웅 손기정·남승룡이 코칭스태프를 맡은 47년 보스턴마라톤에서 한국은 우승을 일궈냈다.서윤복이 세계기록(2시간25분39초)을 세우며 우승,마라톤 한국의 기개를 다시 한 번 세계에 펼쳤다.한국마라톤의 역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3년 뒤인 50년 함기용이 또 보스턴마라톤을 제패,명실상부한 마라톤 강국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이후 한국 마라톤은 긴 침체에 빠졌다.한국전쟁 뒤 국민들은 먹고살기에 바쁜 나머지 다른 곳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이런 와중에 세계 마라톤은 무서운 속도로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한국마라톤은 긴 잠에서 깨어날 줄 몰랐다. 40여년이 흐른 뒤 한국마라톤은 거대한 용틀임을 재개했다.지난 92년 바로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월계관을 쓰면서 재도약의 전주곡을 울렸다.그뒤 한국마라톤은 세계와의 격차를 무서운 속도로 줄이기 시작했다.4년 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봉주는 은메달을 따냈다.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한민족은 여자마라톤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다.북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정성옥은 지난 99년 세비야 국제육상대회에서 세계 철녀들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했다.한민족 여자마라톤이 세계로의 질주를 시작한 것이다. 박준석기자 pjs@ ■손기정 어록 “일장기 달고 우승 울고싶었다” ◆비극의 시대였다.절망만이 가득하던 그 시대에 내가 택한 것이 마라톤이었다.희망을 향한 탈출구라도 좋았고,끝내는 파멸로 향한 길이라도 좋았다.한시라도 달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나는 마치 공기를 숨쉬듯 눈덮인 언덕,얼어붙은 자갈길을 뛰고 달렸다.(자서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 중에서) ◆나 오늘 천당 갔다 온 기분이야.너무 너무 기분이 좋아(2000년 8월9일 양정고에서 열린 ‘베를린마라톤 제패 64돌’ 축하행사에서) ◆왜정 때는 아무리 잘 뛰어도 제대로 칭찬 한 번 못받았지.그래서 일장기말소 사건도 나온 것이고….마라톤을 하면서 힘들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모든 것이 한국 마라톤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니 결코 포기하지 말고 뛰어 주길 바라요.(97년 동아마라톤에 앞서) ◆마침내 우승은했으나 웬일인지 울고만 싶소.(1936년 베를린마라톤 우승 직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아무리 아파도 세계를 제패한 다리만은 자를 수 없다(2001년 1월 서울삼성병원 입원 치료중 의료진의 발가락 절단 진단을 듣고) ◆눈을 감기 전에 보고싶은 게 두 가지가 있다.첫번째는 살아 생전 고향(신의주)땅을 밟아보는 것이고 두번째는 황영조가 마라톤을 다시 하는 것이었는데 그중 하나는 이뤘다.(1998년 3월 ‘황영조후원회’ 회장을 맡으며) ◆오늘 내 국적을 찾아준 것이나 마찬가지다.내가 노래를 잘 한다면 운동장 한복판에 나가서 우렁차게 악을 쓰고 싶다.(1992년 8월 9일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 우승한 직후) ◆코스도 모르고 뛰었던 마라톤 데뷔전. 1932년 3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경영(경성∼영등포)마라톤대회 전날 코스답사를 하다가 길을 잃었다.광화문에서 반환점인 영등포까지 차비도 아낄 겸 걸어서 갔다 오기로 하고 나섰다가 해가 저물어 전차를 타고 그냥 돌아온 것.다음 날 서울역을 지나 삼각지까지는 선두를 달렸으나 이리저리 갈래를 뻗은 삼각지에서 어느쪽이 코스인지 몰라 망설이는 사이 변용환에게 추월당했고 이후 그의 꽁무니만 쫓아 다녔다.
  • 이런책 어때요/ 카사노바의 스페인 기행

    카사노바 하면 일단 떠오르는 것은 엽색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일 것이다.실제로 그는 수많은 여자들과 사랑을 나눈 세기의 로맨티스트였다.하지만 법학박사인 카사노바는 당대 유럽 최고 수준의 지성이기도 했다.비밀 외교관,종교철학자,사제,바이올리니스트였으며 비밀결사 프리메이슨의 단원,군인,사기꾼,도박가,모험가이기도 했다. 그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왜곡돼 온 측면이 없지 않다.이 책은 카사노바의 진면목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한다.자서전 ‘내 인생 이야기’ 중 스페인을 여행하고 쓴 부분만 발췌해 실었다.9800원. ▲카사노바의 스페인 기행, 지아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 지음, 이재형 옮김/예담 펴냄
  • 책꽂이/ 된장을 연주하는 여자 外

    ◆된장을 연주하는 여자(도완녀 지음,해냄 펴냄)-늦사랑에 빠져 꼬박 9년을 강원도 정선 된장마을에서 스님인 남편과 함께 사는 저자의 에세이.2700개가 넘는 된장 항아리에 담을 만큼 수많은 된장을 담그는 된장공장 일꾼,끊임없이 연주하지 않으면 음감을 잃고마는 첼리스트로서 살아가는 저자의 하루가 길고도 풍요롭다.8500원. ◆공산당선언(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이진우 옮김,책세상펴냄)-‘공산당선언’은 마르크스를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만든 문건이자 마르크스 사상의 결정체다.그것은 이데올로기와 철학적 성찰이라는 이중의 성격을 지닌다.마르크스주의가 현실 사회주의로 발전하면서 ‘공산당선언’은 이데올로기로 절대화했지만 사회주의 붕괴와 더불어 조소의 대상으로 전락했다.이 책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주의자 동맹을 위한 강령으로 함께 집필한 ‘공산당선언’과,그것을 쓰기 전에 엥겔스가 강령 초안으로 집필한 ‘공산주의 원칙’을 번역한 것이다.5900원. ◆침묵하는 소수(시오노 나나미 지음,이현진 옮김,한길사 펴냄)-다수가 곧정의이자 대세인 시대,주류가 곧 만사 오케이로 통용되는 시대는 얼마나 숨막히는가.이제는 소수의 창의성과 비주류의 혁신적인 발언을 더 의미있게 받아들여야 한다.그것은 다양성의 공존,건강한 다층적 비주류가 많은 시대를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이기도 하다.이 에세이집은 저자의 당당한 자기선언이다. 그러나 무작정 소수를 지향하지 않는다.주제넘은 메이저 지향과 곰팡내 나는 마이너리티 지향은 결국 동근이화(同根異花)라는 것.상식을 파괴하는 이성의 도전,이것이 바로 침묵하는 소수를 관통하는 정신이다.1만 2000원. ◆살바도르 달리(살바도르 달리 지음,이은진 옮김,이마고 펴냄)-도발과 기행으로 점철된 삶을 산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자서전.달리는 많은 시간을 미국에 체류하면서 ‘잡다한’방면에서 독창성을 발휘했다.이 점은 유럽 미술사가들의 비판의 대상이 됐다.비판의 골자는 달리가 미국식 자본주의적 예술행태에 매몰돼 예술성을 달러와 바꿨다는 것이다.스페인 사람 특유의 과장을 섞어가며이야기를 풀어가는 글솜씨와 자신감을 넘어 오만하기까지한 문체가 단숨에 읽어나가게 만든다.1만 5000원. ◆방콕 이야기(전대완 지음,실천문학사 펴냄)-현직 외교관이 본 방콕·방콕사람들.태국이 겉으로는 구질구질한 거리,숨막히게 겹쳐 흐르는 교통,홍등가가 전부로 비쳐질지 모르지만 시간을 갖고 보면 사회 저변에 흐르는 역량을 깨닫고 놀라게 된다고 말한다.정신적 지주 구실을 해내는 왕가에 대한 충성심,외세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흔들림 없이 지켜온 정신과 문화,친절과 양보의 마음이 승화해 나오는 미소와 인내,내생을 기약하는 생활철학과 신앙등이 바로 태국의 힘이라고 강조한다.8000원. ◆연애처럼 달콤하게 전쟁처럼 치열하게(홍은옥 지음,선미디어 펴냄)-아동용 토털 캐릭터로 인테리어 시장을 이끄는 저자의 두번째 수필집.경쾌한 톤의 글을 실었다.8000원. ◆내 돈은 내가 번다(베른드 니쿠엣 지음,유혜자 옮김,휴머니스트 펴냄)-알기 쉽게 풀이한 청소년 경제교양서.요슈타인 가이더의 ‘소피의 세계’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우주의 본질과 인생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풀어준 책이라면,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빌려 정글과 같은 증권시장을 탐험한다.1만 5000원. ◆조직의 성쇠(사카이야 다이치 지음,김순호 옮김,위즈덤하우스 펴냄)-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일본은 좀처럼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에 이어 ‘잃어버릴 10년’이 다가오고 있다는 소리도 나온다.일본 장기불황의 원인은 곧 조직이 문제다.‘지식가치혁명’등의 책을 발표한 저자는,21세기 지식창조 사회는 오케스트라형 조직이 아닌 재즈밴드형 조직을 원한다고 말한다.1만 3000원.
  • [2002 길섶에서] 격려

    살다 보면 한두편 잊혀지지 않는 영화가 있기 마련이다.그중 하나가 마거릿 미첼 원작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영화 끄트머리에서 여주인공역을 맡은 비비안 리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외치며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넣는다.여러 영화를 보았으나 이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장면은 없었다.하도 감명이 깊어 원저에 도전했다가,워낙 책이 두꺼워 중간부분에서 흐지부지된 기억이 있다. 최근 우연히도 이와 비슷한 얘기를 읽었다.아이아코카의 자서전에서였다.파산직전에 놓인 미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살려내 경영의 귀재로 불린 아이아코카는 이탈리아 이민자인 아버지의 교훈을 잊지 못한다.“네가 작년에,아니면 지난달에 고민했던 일이 무엇인지 말해 보아라.그것 봐,기억도 못하고 있지 않니.네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은 별일이 아닐지 몰라.그러니까 잊어버리고 내일을 향해 뛰자.” 아이아코카는 어려울 때마다 이 말을 떠올리며 용기를 되찾았노라고 말한다.자신을 격려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것이다. 박재범 논설위원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 만화가의 길 - ‘우주소년 아톰’ 작가 자서전

    1980년대 TV 장편만화 ‘우주소년 아톰’으로 잘 알려진 만화가의 자서전.일본인의 마음의 고향이며 가극으로 유명한 다카라즈카(寶塚)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중학교 시절 세균에 감염돼 팔을 절단할 위기에 처한다.이 때 자신을 구해준 의사의 영향으로 의사가 되기로 결심,의학박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의사의 길을 걷지 않았다.환자를 보는 것보다 만화를 그리는 게 더 좋았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재미없는 만화는 만화가 아니다.희망을 가져다 주는 것,그리고 그것이 웃음이 되는 것.이것이 만화가의 길이다.”.1만 3000원. ▶ 데즈카 오사무 지음 / 김미영 옮김 / 황금가지 펴냄
  • [CEO 탐구] 美 경량철골 1위 ‘패코스틸’ 백영중 회장

    ‘영어도 못하던 무일푼 한국 시골청년이 미국 철강왕이 됐다.’ 어언 40여년이 흘렀다. 유색인종에게 진입 장벽이 높기로 소문난 미국 철강산업에 뛰어들어 회사를 업계 1위의 반석위에 올려놓은 패코스틸 백영중(白永重·72) 회장. 그는 어떻게 미국을 점령했을까.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한 그를 만나 성공비결을 들어봤다. “노 머니,노 잉글리쉬의 고통을 아십니까.돈도 없고 영어도 못하던 청년이 미국 사회에서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정직과 성실함 뿐이었습니다.” 정직과 성실은 백회장의 생활신조다.자신이 창업한 패코스틸을 미국 경량철골업계 1위 업체로 키운 비결이다.6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평남 성천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월남했다.부산에서 군밤장사를 하다가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에 들어갔다.1956년에는 교수 추천을 받아 흥사단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흥사단미주위원장이던 한시대씨를 찾아갔다.미국에서 처음 만난 한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그에게 “노잣돈을 아끼기 위해 정부에서 빌린 달러를 암시장에 내다팔아 4배로 불렸습니다.비행기표를 마련하고도 남았습니다.”하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한위원장의 호통 뿐이었다. “젊은 학생이 사회와 정부를 속이면 나라가 어디로 가겠느냐며 노발대발하시더군요.그러면서 성인은 10계명을 지켜야 하지만 사람은 3계명만 지키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는 3계명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거짓말하지 말고 신용을 쌓아라.’ ‘책임감을 갖고 부지런히 일하라.’‘봉사와 양보로 사람을 사랑하라.’ 그는 이를 미국 생활속에 고스란히 녹였다.지난 59년 인디애나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교수 추천으로 오하이오주정부에 토목기사로 취직하면서 사회 첫발을 디뎠다.베트남 전쟁으로 철제구조물 수요가 크게 늘면서 그의 능력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철제구조물을 운반하기 쉽게 철골의 티자 연결을 용접에서 볼트방식으로 바꿨다.그의 이름을 따 ‘팩스 니(Paik’s Knee)’로 불린이 기술은 미 국방부에서 채택했다.유능한 엔지니어로 인정받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세일즈 경험을 쌓은 뒤 74년 패코스틸을 창립했다.자신의 방을 사무실로 만들어 책상과 전화기 2대를 들여 놓았다. “당시 동양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특히 한국 사람에 대한 불신은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거래방식을 바꿨다.한달동안 거래를 하고 만족하면 대금을 받되,그렇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는 식이었다.재고가 없으면 다른 곳에서 물건을 사서라도 거래처와 약속을 철저히 지켰다.이러한 그의 경영방식은 거래처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었다. 이어 코카콜라를 보고 개발한 ‘주름잡이 빔’을 선보여 세계적 상품으로 인정받았다.창립 25년만에 패코스틸은 연평균 1억 5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미국 경량철골 판매 1위 업체의 자리를 꿰찼다. 성실과 정직으로 쌓아올린 신용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빛나는 그는 인종차별을 극복하며 99년에는 미국 최우수 기업인상을 받기도 했다. 패코스틸은 현재 LA에 본사를 두고 아칸소에 4만평 규모의 생산공장,미국전역에 8곳의 물류기지를 두고 있다. 기업인으로서 30여년의 세월을 보낸 그가 후배 기업인들에게 던지는 충고는 간단하고 명쾌하다. “장사는 신용입니다.이번만 잘 넘기면 앞으로 거래가 편해지고 쉬워질 것이라는 생각은 실패를 부릅니다.정직과 성실만이 세계 경제를 장악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최여경기자 kid@ ■백회장 이력 ▲1930년 평안남도 성천 출생 ▲52년 연희전문학교 입학 ▲56년 흥사단 장학생으로 미 유학 ▲59년 인디애나 공대 토목과 졸업 ▲59∼70년 오하이오주 밴위트카운티 토목기사.슐레스틸사 엔지니어 ▲72∼73년 마크 크레스트 기술 부 사장 ▲74년 패코스틸 창립 ▲80년 ‘주름잡이 빔’ 개발,미국 등 해외특허 ▲90년 미 경량철골 매출 1위 기업 달성 ▲94년 아시안 커뮤니티대표로 미 대통령과 백악관 면담 ▲95년 미 경제대표단으로 북 방문 ▲99년 미 최우수기업인상 제조부문 수상. 자서전 ‘나는 정직과 성실로 미국을 정복했다’ 발간 ▲현 패코스틸 회장,흥사단 미주위원장, 서울대 등 초청강연
  • [밀레니엄] 경제와 運 - ‘경제는 타이밍’ 時運을 잡아라

    경제와 운(運).새 천년을 시작한 밀레니엄 시대에 웬 뜬금없는 소리인가.통계와 실증에 바탕을 둔 경제와,비과학적 요소인 운수 사이에는 별 상관관계가 없어 보인다.그런데도 지도층 인사들은 의외로 경제에 있어서의 운을 매우 중요하게 꼽았다.심지어 국내 유수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에 운이 따르는 사람을 핵심 인재로 중용하라는 내용까지 실었다.밀레니엄 시대에 경제와 운이 어떻게 접목되는 지 알아본다. ■유명 인사들이 말하는 '운' ◆일본은 운좋은 장수를 내보내 전쟁에서 이겼다?-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는 관료들을 만날 때마다 ‘러·일 전쟁’을 예로 들며 운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다.1927년 러·일 전쟁때 일본 해군은 운이 좋기로 정평난 도오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 제독을 연합함대 사령관으로 임명,러시아 발틱함대를 격멸시켰다.이 일화는 일본의 저명한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가 쓴 ‘언덕위의 구름’에도 등장한다.이 전 총리가 운좋은 부하관리를 실제 얼마나 등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그의 ‘운 좋은 관리 등용론’은주위에서 회자되어왔다.최우석(崔禹錫)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얼마 전 김동태(金東泰) 장관 등 농림부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기업들은 우수 인재를 키우려고 많이 노력한다.”고 운을 뗀 뒤 “우수인재는 운이 많이 따르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최 소장은 이어 “운이 좋은 사람은 평소 실력을 쌓고 준비를 많이 하며 덕을 쌓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기업에서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사람이 그 다음에도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지창(柳志昌)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랜 공직 경험에 비춰볼 때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운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감을 표시했다.좋은 시책이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나 표류하기도 하는 반면 때로는 의외의 호재를 만나 승승장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위대한 기업가가 되려면…-초인적인 CEO 숭배론을 질타했던 밀리언셀러 작가 짐 콜린스 조차 운의 역할을 인정한다.그는 최신 대표작 ‘Good to Great’에서 “성공한 기업가가 되기는 쉬워도 위대한 사업가가 되려면 운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의 자서전을 누르고 오랫동안 인터넷서점 아마존의 베스트 목록을 지켜온 이 책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도 출간(김영사)됐다. 맨주먹에서 미국의 석유재벌이 된 폴 게티(작고)는 자서전 ‘큰 돈은 이렇게 벌어라’(문학사상사 펴냄)에서 백만장자가 되는 비결로 지식·근면과 함께 행운을 꼽았다. ◆엉뚱하게 풀린 대우차 매각-대우차 매각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지난해 4월.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미국 GM(제너럴 모터스)과 매각조건을 놓고 씨름했다.GM측의 재무책임자(CFO)가 지나치게 깐깐해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다.정건용(鄭健溶) 산업은행 총재는 “하도 막막해 손을 놓고 있었다.”고 회고했다.그런데 뜻하지 않은 데서 실타래가 풀렸다.갑자기 GM의 CFO가 바뀐 것이다.당시 릭 왜고너 GM회장은 경영혁신을 선언하며 포드에서 이름을 날리던 존 디바인을 새 CFO로 전격 영입했다.결국 산은은 새 협상 파트너를 맞아 대우차 매각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아슬아슬했던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위협하던 지난해 4월 5일.식목일 휴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기자들로 북적댔다.한은이 긴급 기자회견을 요청했기 때문이다.외환보유액을 풀어 시장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폭탄선언을 발표했다.시장이 발칵 뒤집혔다.파장이 커지자 재정경제부는 “우리와 사전협의 없이 한은이 단독 결정했다.”며 발을 뺐다.하지만 외환시장 직접 개입은 재경부와 논의를 거쳐 나온 ‘작품’이었다.잘못되면 꼼짝없이 한은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 될 형국이었다.다행히 환율은 잡혔다.물론 그 공(功)은 고스란히 한은에 돌아갔다.한은 임원은 “천만다행으로 일본 엔화환율이 꺾였기 때문”이라면서 “한은이 재경부보다 운이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거의 파산직전에 있다가 한국전쟁으로 살아났다.어려웠던 국내 기업 가운데는 1980년후반 3저(저유가,저금리,원화가치 하락)의 호기를 맞아 간신히 살아난 곳이 적지않다. ‘신을 거역한 사람들’이란 번역서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컨설팅 전문가 피터 번스타인은 “주사위를 던질 때조차 거기에 가해지는 미묘한 힘의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면서 “이런 미세한 차이를 관찰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결과를 순전한 운으로 돌린다.”고 역설했다.따라서 인과관계가 분명한데도 인간은 그것을 알 수 없어 단순히 우연이나 운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사에는 개인이나 조직의 노력과 인력(人力)만으로 성사되지 않는 운의 영역이 있는 것도 사실인 듯하다.이른바 때가 맞아야 하는 시운(時運)이란 것이 있다. 미국 심리학자이자 리더십 전문가인 리처드 파슨은 ‘반(反) 리더십’이란 책에서 “법무부가 IBM을 독점 금지법으로 제소해 펀치카드 사업에서 몰아내지 않았다면 IBM은 결코 오늘날과 같은 컴퓨터 분야의 주도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경제에서 운의 역할이 너무 평가절하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역학에 밝은 기획예산처 서병훈(徐丙焄) 기금정책심의관은 “운이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임에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운이나쁘다고 안달할 것은 아니며 불운에 절망할 것도 아닌지 모른다.이른바 찬스는 누구에게나 다가온다.문제는 운을 잘 활용하려면 늘 준비를 해야한다는 게 운을 강조하는 인사들의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 ■‘가장 운좋은 CEO' 김정태 국민은행장 “운은 진인사대천명의 다른 말”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은 ‘가장 운좋은 CEO’(최고경영자)로 꼽힌다.월급 대신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입 청구권)이 대박을 터트려 100억원대 돈방석에 앉았다.지난해 9·11 테러 직후 ‘미친 짓’이라는 주위 비난을 무릅쓰고 국민은행이 사들인 1조원어치 주식형 수익증권도 40% 안팎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1980년 동원증권에서 만 33세로 증권업계 최연소 이사가 된 이래 부사장→사장→국내 최대 규모 합병은행장으로 승승장구 중인 김 행장.그러나 정작그 자신은 “순수한 운이란 없다.”고 한마디로 잘랐다. “내 지론이 I’ll do my best(최선을 다한다)이다.그런데 사람들은 행운만 보고 그 이전의 내 노력은 곧잘 간과한다.스톡옵션만 해도 나는 죽어라 은행을 살리기 위해 뛰었다.은행이 살아나지 않았으면 제 아무리 주가가 급등했어도 스톡옵션은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그에게 운이 따랐던 또 다른 일화.지난해 9월 국민·주택은행 합병추진위원회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OK사인’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이미 주택은행이 미국 증권거래소 시장에 상장돼 있어 국민은행과 합병하려면 미 SEC의 유효승인이 필수였다.까탈스런 SEC가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승인결정을 한차례 연기했던 터라 합추위의 초조함은 더 컸다. 마침내 10일(미국시각) 오후 3시에 유효승인이 떨어졌다.바로 그 다음날 아침 9시,뉴욕 쌍둥이빌딩이 테러로 무너졌다.김 행장 일행은 “SEC결재가 하루만 늦었어도 국민·주택 은행 합병은 1년 정도 연기됐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9·11테러 직전에 미국 SEC의 은행 합병승인이 떨어진 것도 운이 분명 좋았지만 승인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 ‘운수의 할아버지’가 힘을 썼어도 소용없었다.”면서 “운이란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의 다른 표현이고,멍석(노력)이 깔려 있어야 잘 찾아든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가 거꾸로 운에게 당했던 경우도 있다.95년 동원증권 부사장 시절,과거 10년간의 주식과 채권 수익률을 분석해보니 채권이 훨씬 유리했다.회사가 갖고 있던 주식 3000억원어치를 모조리 팔아 채권을 사라고 지시했다.그해 가을 주가는 800선에서 1100대로 수직상승했다.김 행장은 “내 인생의 최대 해고 위기였다.”고 회고했다. “이렇듯 운은 때로는 좋게,때로는 나쁘게 찾아온다.그래도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까닭은 최선을 다해야 좋은 운이 찾아들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그러면 실패도 줄어든다.21세기에는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보다 실패확률을 줄이는 게 훨씬 더 승산있다.” 안미현기자 ■삼성경제硏 ‘인재 확보' 보고서 - “운 좋은 인재를 중용하라” 삼성경제연구소는 얼마전 펴낸 ‘핵심인재 확보·양성전략’이란 보고서에서 도덕성,전문능력,변화주도 역량과 더불어 운이 따르는 인재를 확보,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쓴 김은환 연구원은 “능력이출중해도 인덕이 없는 인재는 장기적으로 조직의 부담이 된다.”면서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평소 운이 좋다고 평가받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운과 요행을 구분지었다.운이란 ‘평소의 노력과 이에 대한 입소문으로 주변의 신뢰를 얻고 이것이 필요할 때 음덕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정의다.트랙 레코드(Track Record,기록표)를 수반하지 않는 요행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운좋은 인재 중용전략’은 “CEO를 포함해 고위 임원을 뽑을 때나 조직의 생사를 좌우하는 승패를 결정할 때 적절하다.”면서 “신입사원 채용 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삼성은 반도체 사업에처음 뛰어들 때 직전 신사업을 성공시킨 임원을 요직에 맡겼다고 한다. 물론 이는 창업주(李秉喆)가 직원을 뽑을 때 관상가를 면접관으로 배석시켰던 기업문화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미현기자
  • 책꽂이/ 옥수수빵 이야기 外

    ◆옥수수빵 이야기(마태 지음) = 지난 84년 문예중앙 시인 추천으로 등단한 작가의 동화같은 소설.‘어려웠지만 꿈을 꾸었던 날들’이라는 부제에서 보듯,옥수수빵을 배급받던 시절을 특유의 부드럽고 감성적 시각으로 그려냈다.고암 정병례의 전각을 삽입해 책이 한층 운치를 더했다.어린이에게도 권할 만하다.민미디어.8000원.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김명리 지음) = 지난 8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의 네번째 시집. ‘노래의 서(序)’등 원죄의식을 삶의 충동으로 바꿔놓는 시의식이 주목된다.문학과 지성사.5000원. ◆미국,이라는 문제(박의상 지음) =‘9·11 테러’당시 미국에 체류한 시인이 반전과 빈부격차·종교문제 등을 풍자시 형식으로 쓴 시집.‘미국을 위한기도’‘미국은 멀었다’‘다시,릿슨 양키’등의 작품에 초강대국 미국의 그늘에 묻혀 살아온 한 지식인의 갈등이 묻어난다.아침나라.6000원. ◆염소(김성동 지음) =‘만다라’로 스타덤에 오른 작가가 지난 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쓴 첫 작품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를 고쳐 새 제목으로 출간했다.광주에서 살상극이 자행된 상황을 새끼 염소와 주변 환경에 투영해 생명의 존귀함과 존재 의미를 부각한다.청년사.7500원. ◆목마른 우물의 날들(이안 지음) = 지난 99년 ‘우주적 비관주의자의 몽상’등으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은 시인의 첫 시집.효율과 실용성,소유와 소비로 대표되는 디지털 문명을 비판하는 시인의 농경 정서가 싱싱한 발상으로 다가온다.실천문학사.5000원. ◆거미(박성우 지음) =‘거미’로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인의 첫 시집.체험을 바탕으로 가난과 슬픔의 가족사를 진솔하게 녹여낸 시편들에는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가 있다.창작과 비평사.5000원. ◆보라색 커튼(김유택 지음) = 소설집 ‘어메이징 그라스’로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9년만에 내놓은 장편.자폐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세상과 고립된 생활을 해온 주인공이 정신병 치료과정을 통해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자전적 이야기가 반영됐다.문학과 지성사.7500원. ◆폭우(카렌 두베 지음,박민수 옮김) = 독일 여류작가인 저자가 지난 99년 발표한 장편소설.삼류작가 레온은 암흑가 보스인 피츠너의 자서전을 써주기로 하고 거액을 받아 옛 동독 지역에 집을 마련한다.어느날 레온을 방문한 피츠너가 살해된 뒤 인근 늪에 매장된다.끊임없이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서서히 몰락해 가는 레온의 열정과 희망이 리얼하게 묘사돼 있다.책세상.8000원. ◆웨이터(윤민호 지음) = 나이트클럽과 룸살롱 등지에서 20여년째 웨이터로 일해온 저자의 체험소설.막일꾼에서 인기 연예인·기업체 사장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 사람들의 술버릇 등 우리 사회의 음주문화가 드러난다. 카드빚 때문에 술집에 나오는 젊은 여자들,외상값을 받지 못해 수억의 빚을 진 마담이나 웨이터의 애환 등을 묘사했다.창작시대.8000원.
  • 금융특집/ ‘꿩먹고 알먹는’ 카드 부가서비스

    “제휴 마케팅으로 고객을 붙잡아라.” 카드업계가 호텔·쇼핑몰·교육업체 등과 손잡고 부가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파격적인 항공·쇼핑 할인은 물론이고 여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타깃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생활서비스 경쟁-비자카드는 루프트한자·에어캐나다·유나이티드에어 등 5개 항공사와 손잡고 내년 8월말까지 플래티늄카드 회원에게 항공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을 사면 회원의 동반자 한 명에 대해 항공료 50%를 할인해 준다.유럽·미국·남미로 여행하면 200만원 이상 할인받을 수 있다. 외환카드는 다음달 말까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에서 5만원어치 이상 구입시 2∼6개월 무이자 할부혜택을 제공한다. 주말·공휴일에 15만원어치 이상 구입하면 7%,200만원어치 이상 구입하면 10%를 깎아준다.이마트·홈플러스 등 할인점에서도 같은 서비스가 적용된다. 삼성카드는 29일까지 신라면세점과 공동으로 할인·경품 마케팅을 펼친다.신라면세점에서 가을신상품을 구입할 때 삼성카드로 결제하면 15% 깎아주며,1000달러어치 이상 구매고객에게는 히딩크 감독의 자서전과 그의 얼굴이 새겨진 넥타이를 준다. 신한카드는 의류쇼핑몰 디자이너클럽과 제휴,‘디자이너클럽카드’를 발급한다.동대문 등 디자이너클럽 체인점에서 20%까지 할인되고,사용액의 5%가 적립된다.압구정점내 캘리포니아 휘트니스센터 이용시 20% 할인된다. ◆놀이동산 무료이용-LG카드는 다음달 20일까지 LG레이디·LG2030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롯데월드에서 야간놀이시설 및 맥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프리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국민카드도 29일까지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에버랜드 무료입장 및 자유이용권 50% 할인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다음달 3일까지 서울랜드를 찾는 모든 회원에게 놀이기구 ‘스카이엑스’를 무료로 탈 수 있게 해 준다.숫자 3·6·9가 들어있는 날에는 서울랜드 무료입장권 및 자유이용권 50% 할인권도 준다. ◆교육서비스도 인기-LG카드는 토트아카데미와 함께 ‘LG레이디카드’ 회원을 위한 영어교실 ‘LG레이디 영어카페’를 운영한다.DVD플레이어 등을 갖춘 라운지에서 원어민 강사와 1대 1 회화공부를 할 수 있다. LG카드는 또 북차일드코리아와 제휴,어린 자녀를 둔 고객을 대상으로 ‘북차일드-LG아가사랑카드’를 발급한다.도서대여서비스 월회비를 1회 면제해주며,독서학습지를 무료로 제공한다. 우리카드는 에듀업과 제휴,전국 6000여 학원의 수강료를 50%까지 할인해주는 ‘우리교육카드’를 발급한다.회원자녀의 적성·진로를 무료로 상담해주며,여권·비자수속도 대신 해준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정승화 전육참총장 자서전 발간

    지난 6월 한국 현대사 속의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 정승화 전 육군참모총장의 자서전 ‘대한민국 군인 정승화’(이경식 정리·대필)가 도서출판 휴먼앤북스에서 24일 나왔다. “자서전 따위는 결코 내지 않겠다.”던 그가 소신을 꺾고 책을 낸 것은 현대사의 한 기록을 남기자는 아들들의 간곡한 권유 때문. 그의 자서전은 지난해 여름 시나리오 작가 이경식씨를 만나면서 시작됐다.작업은 일단 정해놓은 목차의 소항목 별로 병상의 정씨가 구술하고 이씨가 원고로 정리한 뒤 정씨가 다시 검토·수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12·12 사태’로 군적을 박탈당하고 부하에 의해 감금당한,불행한 군인 정승화.그는 말한다.“전두환은 12·12를 통해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짠 것 같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애초에는 군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나를 육군참모총장에서 밀어내고 군권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에 일을 저질렀다가,강력한 국민의 반발에 부닥치고 광주학살로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지다 보니 사후 안전을위해 국권까지 탈취하는 데로 치달은,말하자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길로 달려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서전은,장군 정승화는 정치에서는 패배자일지언정 역사에서는 진정한 승리자임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요컨대 ‘원칙의 힘’은 세월이 지나면서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김대통령 아셈참석 이모저모/ 유럽언론 北변화 큰 관심

    (코펜하겐 오풍연특파원) 제4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덴마크에 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2일 오후(한국시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바쁜 일정에 들어갔다. ◇김 대통령이 지난 21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오쿠라 호텔에서 거스 히딩크 전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다시 만나 월드컵의 감격을 되새겼다.지난 6일 자서전 출간기념을 위해 서울에 온 히딩크 전 감독을 만난 지 보름만이다. 히딩크 전 감독은 “현재 아인트호벤 구단에서 한국의 유망하고 젊은 선수들을 구단에 초청해 훈련하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면서 “여건만 된다면 북한의 젊은 선수들이 아인트호벤 등 유럽 축구와 교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한편 네덜란드 페예노르트팀에서 활약 중인 송종국 선수는 소속 팀의 경기 일정 때문에 김 대통령 내외가 주최한 오찬에 참석하지 못했다.대신 김 대통령은 송 선수에게 전문을 보내 격려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 20일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특별 전세기에서 기내 간담회를 가졌다.김 대통령이 외국 순방 중 기내 간담회를 가진 것은 지난 99년 9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이후 3년만이다. 김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와의 회담과 관련,“이번에는 주로 고이즈미 총리의 얘기를 듣고 또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기도 하고 서로 얘기할 것”이라며 “그 분 얘기를 듣는 것이 선행해야 하니까 현지에서 얘기하자.”고 더이상의 언급을 자제했다.김 대통령은 또 부산 아시안게임 때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답방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항간에 많이 나돌고 있다고 질문하자 “수고하세요.”라고 웃으며 자리를 떴다.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이날 오후 숙소인 스칸딕 코펜하겐 호텔로 리스로테 해진비르크모사(한국명 해진·여·32)씨를 비롯한 한국 출신입양인 대표 20여명을 초청,간담회를 가졌다. 현재 덴마크에는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 입양인 1만 6000여명의 절반인 8000여명이 살고 있다.한편 이 여사는 전날 암스테르담에서 80회 생일을 맞았다. ◇유럽 언론들은 북한의 변화상황 및 햇볕정책의 성과와 함께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네덜란드내 판매부수 2위인 ‘알흐메인 다흐블라트'지는 “히딩크열풍이 어렵사리 진행되고 있는 남북한 화해와 교류에도 유익할 것”이라며“김 대통령은 ASEM 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SEM이란 아셈(ASEM)은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ia Europe Meeting)의 약자로,아시아와 유럽의 주요국 정상들이 참여해 2년마다 개최하는 다자간 국제기구다. 지난 94년 10월 당시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가 프랑스 방문 때 아셈 개최를 제의,유럽연합(EU)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및 한·중·일 3국이 호응함에 따라 96년 3월 방콕에서 1차회의가 열렸다. 98년 4월 영국 런던(제2차 회의),2000년 10월 서울(제3차 회의)에 이어 이번에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24일까지 제4차 회의가 열린다. 세계의 3대 경제축인 동아시아,북미,EU간 상호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미약한 연결고리로 인식돼온 동아시아와유럽간 관계를 강화할 필요성 때문에 생겨난 회의체다. 아시아 10개국과 유럽 15개국 및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이다. 지난해 기준 회원국의 총 인구는 22억 5000만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7.6%를,회원국의 총 국내총생산(GDP)은 약 14조 1588억달러로 전세계 GDP의 45.6%를 각각 차지한다. 회원국의 총 교역량은 약 6조 8868억달러로 전세계 교역량의 54.4% 정도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탤런트 송승헌 아버지 트위스트김 상대 고소 “”친자설 퍼뜨려 명예훼손””

    탤런트 송승헌의 아버지 송세주씨가 원로 연예인 트위스트 김(본명 김한섭·67)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송씨는 지난 14일 서울지검에 낸 소장에서 “김씨가 자서전에서 송승헌에 대해 사실이 아닌 친자설을 제기했으며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송승헌이라는 실명을 거명해 가정과 가족들의 인격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 트위스트 김은 자서전 ‘이 괴물을 누가 말리랴’에서 “톱스타 S군이 친아들일지도 모른다.”고 말한 뒤 모 TV 연예정보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책속의 S군이 송승헌이라고 지목,파문을 일으켰다. 주현진기자 jhj@
  • 포도주 감별사·쇼 호스트·침구 강좌등 평생교육원 이색강좌 인기

    각 대학이 지역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마련한 평생교육원의 이색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미용,꽃꽂이,어학 등 취미 수준의 강좌를 넘어 특이하고 전문적인 과정에 수강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 특히 교육부가 올 2학기부터 평생교육원에서 학점을 이수한 수강생에게 대학 명의의 학사학위를 주기로 하면서 수강층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20대 젊은이에서 60대 노인까지 나서는가 하면 일부 학부생은 취미와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등록하기도 한다. 평생교육원을 통해 학위를 취득하려면 모두 140학점을 얻어야 한다.그러나 지금까지는 학부에 개설되지 않은 평생교육원 과목을 이수한 사람들은 대학명의의 학위를 받을 수 없었다. 와인 전문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세종대 평생교육원은 ‘와인 컨설턴트’와 ‘마스터 소믈리에’과정을 개설했다.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마스터 소믈리에(Sommelier,포도주감별사)’강좌를 듣고 있다.‘와인 컨설턴트’는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세종대 관계자는 “20∼4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층의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 부경대 평생교육원은 ‘외식산업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련,종업원 관리 방법과 고객을 감동시키는 서비스 기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수강생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경영평가도 해줄 예정이다.‘부동산투자 전문가 과정’도만들었다. 단국대 평생교육원은 ‘중국을 알자’라는 강좌를 만들었다.또 전문 침술인을 양성하는 ‘침구학’강의도 마련했다. ‘소설로 자서전 쓰기’라는 강좌를 개설한 서강대 평생교육원에는 40,50대가 주로 몰렸다.한 관계자는 “인생을 되돌아보고 싶다는 중년층이 많다.”고 말했다. 종래 미용 관련 강좌에 치중했던 여자대학의 평생교육원도 변신을 꾀했다.숙명여대의 ‘국제 전문비서 자격(CPS) 시험대비’강좌와 이화여대의 ‘쇼호스트 양성 과정’,‘영재교사 양성 과정’이 대표적이다.덕성여대의 ‘미용건강을 위한 경락마사지’,교사를 위한 ‘어린이 디자인’도 특이한 과정으로 수강생을 끌어들이고 있다.부경대 평생교육원 박우찬 실장은 “평생교육원의교육 목적이 지역사회 봉사와 일반인의 취미 생활 위주에서 전문가 양성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표 박지연기자 anne02@
  • 책/ 나의 그림은 실제상황이다 - “홈페이지도 하나의 화랑입니다”

    “검찰에서 왜 그런 짓 했느냐고 심문을 받았는데,당시에는 어디부터 물꼬를 터야할지 막막했어요.” 지난해 5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술 교사의 ‘인터넷 나체 사진 사건’.이 사건이 기억의 먼지 속에 파묻힐 무렵 당사자 김인규(40)씨가 입을 열었다.‘나의 그림은 실제상황이다’는 그의 뒤늦은 해명인 셈이다. 그는 3개월의 정직 후 지난해 12월 말부터 충남 안면중학교 미술교사로 일하고 있다.전교조 활동을 주도하다 89년에서 93년까지 5년간 해직됐던 그에게 교육 현장에서 유배된다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지만,“세상이란 학교를 또다시 다니는구나.”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사건’의 발단은 그가 예정에 없던 막둥이를 갖게 되면서.두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유치원생으로 자라나 자신은 집중적으로 미술작업을 하고,또 아내는 본격적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려던 무렵이었다.아내와 함께 셋째를 낳을까 말까를 무척 고민하던 그는 문득 예술을 위해 자식을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를 깨달았다.그래서 ‘셋째를 임신한 부부의 위대한 증거물’로서 누드 사진이 탄생됐다. 성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진을 올리면서 그도 ‘나를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우려를 안할 수 없었다.그렇다고 ‘우리 부부 사진’이란 작품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사진을 쓸 수도 없었다.또 성기를 가린다는 것은 오히려 서양미술에서 오랫동안 관음증을 유도하는 성적 제스처였으므로,피하고 싶었다.몸 한구석의 흉터와 가냘픈 몸매,늘어진 뱃가죽의 남자와 만삭인 그의 아내의 맨몸,있는 그대로,실제 상황이었다. 인터넷에 올린 것에 대해 ‘당신의 행위는 공공장소에서 옷을 벗은 것과 같다.’는 비난도 그는 수긍하기 어렵다.현대에 카메라가 붓을 대신하듯이,인터넷 홈페이지는 상업 화랑의 개인전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다.성적 대상으로 여자는 괜찮지만 남자는 안된다는 왜곡된 ‘남성주의적’ 시각도 그에겐 비판의 대상이다. 자서전 같은 이 책은 가족과 삶,예술에 대한 그의 생각들이,문을 열자마자 장롱 안에 쳐박아두었던 잡동사니들이 쏟아지듯 터져나온다.덧붙이자면문제의 ‘우리 부부 사진’은 제4회 광주비엔날레(2002년)에 전시됐고,5·18자유공원에서 전시중이다.다만 ‘음란물 배포죄’와 관련한 재판은 진행중이다.9000원. 문소영기자 symun@
  • 삶,사랑,그 영원한 화두/시인 김승희 ‘33세의 팡세’, 소설가 전혜성 ‘트루스의 젖가슴’

    두명의 여류문인이 눈길을 끈다.한 사람은 죽음에 비견되는 자전 에세이로,또 한 사람은 아주 독특한 소설을 들고 오랜만에 우리 곁을 찾았다.시인 김승희와 소설가 전혜성이 그들이다. ●33세의 팡세=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일 수 있도록 삶과 시를 지순하게 믿어 보고 싶다.’는 ‘숙명의 시인’김승희(50)씨가 펴낸 자전적 에세이집(문학사상사).책을 읽는 순간 무엇인가 아주 짧고 질긴 것,이를 테면 투명한 낚싯줄같은 것이 맘먹고 땡기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그것은 일반적으로 산문이 줄 수 있는 감동이나 ‘눈끌기’를 뛰어넘는 무엇이다. 김승희,약관 20세에 시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6권의 시집을 잇따라 냈으며,다시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된 뒤 장편소설과 평론,연구서를 펴낸 대학교수다. 글을 읽다가 언뜻 스쳐가는 ‘광기’를 두고 ‘어쩌면 그의 내면에 감춰진 열정이거나 순결일 것’이라고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내 생은 영원한 자살수첩’‘태초에 상처가 있었다’‘청춘이여,헛된 매춘이여’등의 글에는 확실히 진실에만 깃드는 광성(狂性)이 있고 ‘자살의 처절함으로 빚은 반야의 꽃같은 언어’가 파닥이며 살아 있다.8500원. ●트루스의 젖가슴= “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소설 ‘마요네즈’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전혜성(43)이 5년만에 새로 낸 장편소설(문이당).‘주제에 대한 진지함과 연극 현장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가 뛰어나다.’는 평단의 평가와 함께 올해 대산창작기금 수혜작으로 선정돼 일찌감치 관심을 모은 작품. 한 편의 희곡을 둘러싸고 기획·연출가와 배우 등 각기 다른 이력과 열정을 가진 3명의 여성이 엮어내는 ‘관계’를 개성있는 시각으로 그렸다. 작중 희곡 ‘트루스의 젖가슴’은 ‘소저너 트루스’라는 실존 인물의 구술 자서전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1850)에 담긴 내용 중 일부를 작가가 모노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작품.연극을 위해 모인 세 여자는 ‘무대’를 정점으로 스스로의 꿈과 의지를 투영해 가면서 갈등과 결말을 이끈다. 작가는 19세기 미국의 노예 출신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 소저너 트루스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영성,파워와 자유,존엄을 얘기한다.‘트루스의 젖가슴’에서 소저너 트루스는 그녀가 남자일 거라고 억지 주장을 펴는 자들을 향해 자신의 검은 젖가슴을 드러내 보이며 말한다.“댁들도 내 젖을 먹고 싶으시오?” 개인사,개인사라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언제든 경험할 수 있는 ‘아픔’이 선연하게 개입하면서,‘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여기에 뿌리내린 ‘예기치 못한 생의 진실’이 반전으로 얽혀 작품의 묘미를 더한다.8500원. 심재억기자
  • 책꽂이/ 광화문에 소나무를 심자 등

    ●광화문에 소나무를 심자(신일하 지음,여울미디어 펴냄) 전직 영화 담당기자가 1970∼80년대 연예계에서 벌어졌던 추문 등을 소재로 쓴 소설.‘밤의꽃’으로 행세하며 권력과 공생했던 여배우,충무로 영화제작자들의 반목과암투,흥선대원군이 극비리에 만들었다는 금불상을 놓고 국제 마피아들이 벌이는 추격전 등이 추리소설의 형식으로 전개된다.소설 제목은 스트립걸들이 남자를 만나러갈 때 쓰는 은어.전2권 각 8000원. ●한국 남자를 위한 사랑 매니지먼트(이정숙 지음,청년정신 펴냄) 한국의 이혼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중 4위.저자는 이런 오명을 씻어내려면‘사랑은 저절로 오는 것’또는 ‘한번 온 사랑은 떠나지 않는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남성에게 ‘움직이는 사랑’을 위한 감성투자법을 제시한다.‘한국 여성을 위한’책도 함께 나왔다.7000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무하마드 유누스·알란 졸리스 지음,정재곤옮김,세상사람들의 책 펴냄) 그라민 은행 설립자 유누스 총재의 자서전.그라민 은행은 1983년 설립돼 방글라데시의 제도권 금융으로부터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소액 신용 융자를 해준 은행.가난한 사람에 대한 경제적·종교적 편견을 딛고 그들에게 희망을 던져준 경제학자 유누스의 신념과용기가 생생하다.1만 3000원. ●러브 패러독스(임경선 지음,문학세계사 펴냄) 서구적인 몸매를 지녔지만 생각은 여전히 동양적인 한국의 20∼30대 미혼 여성들.일은 잘 하면서 연애는 ‘헛똑똑이’인 그들에게 보내는 사랑과 섹스에 관한 노하우.8200원. ●할리우드 비즈니스(미도리 몰 지음,엔북 펴냄)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를 소개한 경영서.스타와 영화 제작사의 전략,한 나라의 한 해 예산과 맞먹을 정도의 제작비 조달 방법,독립영화 제작사의 전략 등을 소개해 ‘충무로 관계자’에게 유익할 듯.8000원. ●낭만과 전설이 숨쉬는 독일기행(이민수 지음,예담 펴냄) 괴테부터 로렐라이의 전설까지,독일의 도시 열세 곳을 살펴본 인문예술 기행서.저자가 직접찍은 300여 컷의 다채로운 컬러사진이 별미.1만 7500원. ●훈족의 왕 아틸라(패트릭하워스 지음,김훈 옮김,가람기획 펴냄) 유럽대륙을 황색공포로 몰아넣은 훈 족과 그 왕 아틸라의 진면목을 조명.훈족과 아틸라에 대한 견해는 유럽인들의 편견에 의해 적잖이 오도돼 왔다.중앙아시아 스텝지방에서 뜬금없이 나타난 몽골로이드계 기마민족으로 중앙유럽과 로마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신비로운 민족,피에 굶주린 잔혹한 동양의 폭군 등.최근 발견된 고고학적 유물을 통해 훈족의 진실을 밝혔다.1만원. ●일본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일지역연구회 지음,책사랑 펴냄) 아시아 맹주를 꿈꾸는 일본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모색.'일본 내셔널리즘과 상징천황제'‘일본의 무사도와 그 현대적 의미'‘일본과 오키나와-중앙과 변경의 논리’등이 주내용.9000원. ●당신의 뇌를 점검하라(다니엘 에미멘 지음,안한숙 옮김,한문화 펴냄) 산만하고 충동적인 전전두피질,사소한 일에 집착하는 대상회,우울증에 시달리는 변연계,가물가물 잘 잊어버리는 측두엽.인간의 모든 사고와 행동을 좌우하는 뇌의 다섯가지 영역을 살폈다.1만 2000원.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성이론(배리 파커 지음,이충환 옮김,양문 펴냄) 과학의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바꾼 상대성이론에서부터 양자이론,블랙홀이론,끈이론에 이르기까지 세기의 과학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1만원. ●대∼한민국(김희중 엮음,사진예술사 펴냄) 2002년 6월 월드컵 기간의 거리응원 사진기록.기쁨과 환희의 월드컵 순간들이 생동감 있는 사진으로 되살아난다.3만원.
  • 헤세 위고 시대 뛰어넘는 ‘문학의 향기’, 고전소설 새로 출간

    헤르만 헤세와 빅토르 위고의 고전소설이 새로 출간됐다.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의 묘미를 한껏 즐기는 계기라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헤세의 ‘황야의 이리’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김누리·임홍배 옮김,민음사)는 그의 탄생 125주년을 맞아 출간된 작품.‘황야의 이리’는 파격적이고 대담한 실험소설로 독일에서 문고판 출간 한달만에 36만부가 팔리는 기록을 세워 ‘헤세 붐’을 일으킨 문제작.이리와 인간의 영혼을 함께 가진 주인공이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렸다.정신분열과 마약·동성·그룹섹스 등 충격적인 소재와 반전사상,서양문명의 몰락에 대한 경고 등이 1968년 유럽의‘68혁명’감수성과 맞아떨어지며 ‘히피의 경전’으로까지 불린 작품이다.7000원.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대표적인 성장소설.헤세가 ‘내 영혼의 자서전’이라고 말했을 만큼 그의 유년기 고뇌가 깊게배여 있다.1만원.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송면 옮김,동서문화사)은 위고 탄생 200주년을 맞아 프랑스에서 재출간된 유그판을 우리말로 옮긴 것. 억압과 가난 속에서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며 사랑을 잃지 않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위고의 진보적 개혁주의 사상을 고스란히 담은 대표적인 민중문학이다. “1861년 6월30일 아침8시30분 창문 너머로 비쳐드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나는 ‘레 미제라블’을 끝냈다네….이제는 죽어도 좋아.”라고 위고가 토로했을 만큼 열정을 쏟은 작품이다.이번 번역본은 글을 모르는 당시의 민중들이 읽을 수 있도록 프랑스 유그출판사가 판화 등 300여컷의 삽화를 함께 수록했다.전6권 각 8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이천수 너무 당돌” 네티즌들 입방아

    월드컵스타 이천수(21·울산)가 자서전에서 밝힌 ‘당돌한 표현’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천수는 지난 6일 발간한 ‘당돌한 아이 이천수가 말하는 월드컵 뒷이야기’에서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동료들을 거칠게 묘사,일부 팬들과 네티즌들의 비난을 샀다. 이천수는 히딩크 감독을 “욕 잘하는 독사”,주장 홍명보를 “과묵한 인상과는 달리 말싸움을 잘한다.”고 표현했다.또 평소 검소한 생활로 유명한 이영표는 ‘짠돌이’라고 적었다.이천수는 또 S선수에 대해 “팬들 앞에서 웃는 모습이랑 우리끼리 있을 때 웃는 모습이 너무 다르다.너무 가식적이다.”라고 빈정거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팬들과 네티즌들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장진부(29·직장인)씨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담는 게 자서전이지만 정도를 넘어섰다.”며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대표팀에 이렇게 생각하는 선수가 있었다는 게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아이디가 ‘경운’인 네티즌은 붉은 악마 D인터넷카페에서 “평소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드러내는 이천수의 솔직한 모습이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번엔 좀 심했다.”고 일침을 놓았다.
  • 베트남戰 유명스파이 냐 장군 사망

    [하노이 연합] 베트남전 당시 공산 월맹의 스파이로 남베트남의 대통령들과 친하게지냈던 부응옥 냐 장군이 8일 사망했다.74세. 베트남전의 ‘가장 유명한 스파이’로 불리는 냐 장군은 8일 호치민시의 자택에서지병으로 사망했다고 그의 가족들이 밝혔다. 냐 장군은 전쟁 당시 북측 지령을 받으면서 응오딘 디엠 대통령과 응웬반 티 우대통령의 고문으로 일했었다. 월맹의 호치민 주석이 파견한 북측의 간첩이면서도 남베트남 대통령의 고문으로 모든 주요 정책에 관여하던 그는 전쟁중인 1969년 미군 CIA에 체포돼 무기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었다. 그러나 그는 75년 전쟁이 끝나고 월맹이 베트남을 통일하자 곧 베트남군의 대장으로 취임해 그의 전력이 드러났다. 그는 지난해 베트남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베트남에서 스파이로 있을 때 디엠 대통령과 티우 대통령은 그와 모든 국정을 의논했으며 대통령 집무실 뒤에 그의 방을 만들어 놓고 수시로 대통령 집무실을 출입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냐 장군의 스파이 전력은 ‘대통령의 고문’이란 자서전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 송종국 에세이 ‘아름다운 질주’ 출간

    ‘히딩크호의 황태자’ 송종국(부산 아이콘스)이 자전 에세이 ‘송종국 아름다운 질주’(한언출판사)를 낸다. 송종국의 성장사와 사생활,2002월드컵축구대회 뒷얘기,거스 히딩크 감독과의 관계 등이 사진과 함께 200여쪽에 걸쳐 실린 이 책은 오는 12일쯤 출판될 예정이다. 송종국에 앞서 지난 5월 대표팀의 주장 홍명보가 자서전 ‘영원한 리베로’를 발간했으며 지난 6일에는 이천수가 ‘당돌한 아이 이천수가 말하는 월드컵 뒷 이야기’를 펴냈다. 이기철기자 chu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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