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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재 회생·부패 척결에 최우선”/황인성 신임총리내정자 일문일답

    ◎「윗물맑기」 운동으로 깨끗한 정치 실현/지역적차원 넘어선 대한민국 총리로 『새시대를 맞아 국민 모두가 신한국건설이라는 역사적 과업을 이룩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충만한 시기에 여러가지로 부족한 제가 행정부의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책임감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로 출범할 문민정부의 첫총리로 내정된 황인성 민자당정책위의장은 22일 상오 총리내정 발표직후 여의도 민자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특유의 신중한 어조로 이같이 운을 뗐다. 황총리내정자는 『어려움에 빠진 국내경제를 되살리고 우리사회의 병폐인 부정부패척결을 위해 정직하고 깨끗한 사회를 건설하는데 최우선 역점을 두겠다』며 내각수반으로서 국정에 임하는 각오를 피력했다. 교통및 농림수산부장관과 아시아나항공회장을 역임하는등 실물경제에 밝은 것으로 알려진 황총리내정자는 자신의 발탁배경에 대해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하고 김영삼차기대통령이 대선기간중 약속한 정책공약을 차질없이 수행하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안다』고 말해경제재도약을 당면한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황총리내정자와의 일문일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새총리로 내정된 소감은. ▲내정통보만 받은 상태이고 아직 국회인준과 정부의 임명절차가 남아있어 구체적인 입장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김차기대통령이 누차 강조해온 신한국건설을 위해 국민에게 희생·봉사하라는 뜻에서 부족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중책을 맡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새정부의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구상은. ▲김차기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국민을 위하고 국가에 헌신하는 공직자상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깨끗한 정치,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김차기대통령이 윗물맑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이를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국제 경제전쟁」이라는 엄숙한 현실앞에서 경제를 되살리고 경쟁력을 높여 승리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또 국가안보와 통일에 대비해서도 한층 강력한 태세를 갖추는데 노력하겠다. ­발탁된 배경은 무엇인가. ▲내가 말할 사안은아니다.그러나 정부가 무엇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경제를 재건해야 한다는 정책목표달성을 중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또 계층간 지역간 모든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 대화합을 이룩하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본다. ­호남출신으로서 지역감정 해소에 관한 복안은. ▲호남이라든지,영남이라든지,기호라든지 지역적 차원을 떠나 대한민국 총리로 일해나갈 것이다.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대화합을 이루는 것이 역사적 과제이다. ­내정통보는 언제 받았는가. ▲어제(21일)저녁6시30분쯤 김차기대통령을 만나 통보받았다. ­의원직은 어떻게 할 작정인가. ▲그대로 유지하게 될 것이다. ­개혁에 대한 소견은. ▲신한국창조를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개혁의지를 갖고 동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어디가 개혁의 산실이 된다기보다는 정부전체가 개혁의지를 갖고 나가야 할 것이다. ­새정부 조각 구상은. ▲김차기대통령과 아직 구체적으로 상의할 기회가 없었다.앞으로 김차기대통령이 그 문제를 협의해오면 그때 나름대로 소견을 밝혀 훌륭한 분들이 많이 새정부에서 일하도록 노력하겠다.
  • 무자료 상행위 특별조사/주류·가전품 등 탈세 철저 추징

    ◎국세청,매출 50억이상 50곳 국세청은 세금계산서 없이 상품을 유통시키고 있는 주류와 가전제품을 비롯,통조림·비누·식용유 등 일부 생활필수품을 거래하는 상인들에 대해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22일 최근들어 세금계산서가 없는 무자료 상행위가 일부 품목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강도 높은 특별조사를 실시해 유통질서를 바로 잡고 탈루세금을 추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날 서울지역에 조사 전문요원 3백50명을 불시에 투입,연간 매출액이 50억원 이상인 업체 50곳을 대상으로 무자료 거래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대상에는 주류와 생필품 도산매업종이 밀집한 서울 제기동의 8곳,전자업종이 많은 용산 전자상가 6곳,영등포 조광시장 일대의 7개업체 등이 포함돼 있다.또 업종별로는 통조림 도산매가 8곳으로 가장 많고 주류 7곳,가전제품과 비누 및 세제류 각각 6군데 등이다. 국세청은 앞으로 3주일간 계속될 조사에서 도매·산매·슈퍼마켓·실수요자로 이어지는 유통단계를 철저히 추적,국세청 전산망에 나타나지 않는 30만원 미만의 소액 거래를 비롯해 산매 위장거래·폐업자 거래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 전자사전·전자수첩 젊은세대에 큰 인기

    ◎졸업·입학시즌 맞아 평소보다 판매 50% 증가/사전/영·일본어 단어풀이… 발음도 들려줘/수첩/간단히 메모 입력,약속시간땐 경보/혼자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어 중고생관심 끌어 가전3사들이 졸업및 입학시즌을 맞아 대대적으로 판촉행사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사전및 수첩을 선물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동양실업·공성통신전자·비전테크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졸업및 입학철인 요즘 학생들이 혼자서도 재미있게 공부할수 있는 전자사전및 수첩겸용 제품의 판매량이 평소 보다 1.5배이상 늘어났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전자사전의 경우 수요탄력성이 크지않은 학습시장의 제품이지만 졸업및 입학시즌이 되면 보통 1개월에 3천5백개에서 4천개가 판매되는 수준에서 5백∼7백개 늘어난 4천5백개이상 팔리고 있다」며「이 전자사전은 혼자서 공부하기 편리할 뿐만 아니라 음성기능까지 갖춰진 것이 중고생들에게 흥미를 끌수 있는 점」이라고 밝혔다. ▷전자사전◁ 영어등 외국어를 손쉽게 공부할수 있도록 만든 컴퓨터화된 사전.찾고자하는 단어를 키보드에 쳐 입력하면 단어·발음·우리말풀이 등의 순서로 화면에 나타난다.이때 추가로 일본어로 풀이해주거나 정확한 발음을 들려주는 음성기능을 갖춘 것도 있다. 종류는 플랭클린·포켓마스터 등이 있다. 플랭클린은 미국의 플랭클린사와 기술제휴한 공성통신전자(주)가 판매하는 영한·한영·영영기능에다 음성기능을 갖춘 말하는 전자사전.수록어휘수는 48만7천단어이며 값은 29만원선이다. 포켓마스터는 비전테크사가 시판하는 것으로 78만2천단어가 수록돼 어휘가 가장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값은 16만5천원. ▷전자수첩◁ 컴퓨터의 기억및 출력기능을 수첩의 필요성에 맞게 접목한 제품.친구및 거래선의 전화번호,약속시간이나 장소 등을 전자수첩의 키보드를 사용해 입력해뒀다가 출력해 꺼내볼수 있다.특히 중요 약속시간을 경보로 알려주기도 해 개인비서역할도 해준다. 용도는 7백∼3천명정도의 이름및 주소·전화번호 등을 적어두는 전화번호부,은행의 계좌번호나 기발한 아이디어 등을 즉석에서 기록해놓는 메모철,중요한 회의의 시간과 장소·비즈니스상담내용·친지및 친구들의 생년월일을 정리해두는 생활일정관리 등이다.또 자신만의 비밀에는 특별한 비밀번호를 부여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꺼내볼수 없는 비밀입력정보기능과 영어회화·계산기기능 등이 있다. 전자수첩에는 한글전자수첩이 대표적으로 일본의 샤프제품에 샤프전자가 한글기능만 추가해 시판하는 것으로 값은 16만5천원선. 이밖에 전자사전과 수첩기능을 함께 갖춘 정풍워드컴과 블랙콤 등이 있다. 정풍워드컴은 정풍물산이 대만에서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생산,시판하는 것으로 값은 29만원선이다. 블랙콤은 영한일·일영한·한영일등 3개국어 동시번역기능과 전자수첩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동양실업이 대만에서 OEM방식으로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값은 26만5천원이다.
  • 건축가 공일곤씨(이세기의 인물탐구:17)

    ◎변화와 결미감있는 건물 설계/실내에까지 소용돌이모양의 곡선시도/60년대말이래 현대주택의 새 방향 제시/89년 중앙대 안성캠퍼스 도서관설계로 특별상 수상 「훌륭한 건축가와 그렇지못한 건축가는 어떻게 구별되어지는가.평범한 건축가는 작은 유혹에도 쉽게 넘어가지만 훌륭한 건축가는 어떤 유혹에도 결코 빠지지않는다」 오스트리아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다.「건축가 공일곤은 물론 후자에 속한다」이는 그를 아끼던 건축가 김수근씨의 말이다.그는 또 『공일곤은 건축가보다 예술가로 부르는 편이 그를 표현하는데 적절하다』고 했다.『시나 음락이 건축과 무관하지않은 차원에서라면 그의 건축작업은 시나 음악을 추구하는 과정과 조금도 다를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공일곤은 어떤 건축에서도 이미 주어진 룰이나 공식에 집착하지 않으려든다. 예를들어 방 둘 또는 방 셋과 부엌 국적불명(?)의 거실 욕실의 수평적 구성은 그에게는 단조롭고 지루하기만 하다.반드시 네모진 공간속에 모든 것이 일정하게 담겨야한다는 타성은 역시 배제돼야한다고 우긴다. 벌집(봉소)과도 같은 6각형의 연속,또는 달팽이같은 나선형의 외부를 내부에까지 끌어들여 음악에서의 변화화음과 쾌미감을 살리고 싶어한다.이른바 평면상에 있어서의 소용돌이모양 나선모양의 곡선시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며 현관에 들어서면 둥그렇게 말려올라간 복도.복도끝에 설정된 방,원시동굴을 연상시키는 비밀스런 방속에서 인간은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을 얼마든지 누릴 권리가 있다는 논리다.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다해도 과학적인 해결방법만으로는 건축은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을 뿐이다.또 반드시 값비싼 재질이 좋은 건축을 이루는것은 아니라고 말한다.그래서 그는 60년대말이래 국민주택건설안에 참여하면서도 벽돌의 천연성으로 「빚어만드는 건축」 「살고싶은 집」 「삶을 생각하게 하는 공간」을 시도하여 현대주택에서의 새 방향을 제시한바 있다. ○나의집을 짓는 자세로 그리고 그것이 어떤 건물이든 그는 반드시 「나의 집」을 짓는다는 자세로 이에 임하고 있다.그러나 그가 「내집」이라고 생각하는데서 온 착각은 걸핏하면 건축주나 집주인과 트러블을 만들기 십상이었다. 건축주의 개성과 의도하는 바를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그 기능이 위배되지않는한 건축가로서의 시각과 의지를 최대한 반영시키려는 그의 고집과 열정을 지켜본 김수근씨는 어느날 또다시 그에게 물었다. 『자네 유산받은거 있나』라고.어리둥절한채로 『그런것 없다』고 하자 『그렇다면 건축 집어치우게』했다. 처음에는 선배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했다.김수근씨로서는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않고 순수하게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후배의 모습에서 그 옛날 자신이 추구했던 이상과 희구를 되살렸다.그것을 깨닫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실망과 시행착오와 아픔을 겪었던가.이제 공일곤도 건축주의 간섭을 받다보면 평생을 통해 자신의 작품은 한 작품도 남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자신의 작품을 갖는다는 꿈은 영원한 꿈에 불과하게 될지도 모른다.그는 이로인해 한동안 건축설계에 대한 의욕상실에 빠지는듯 했다. 그러나 한 넝마주이로인해 건축가가 해야할 또하나의 몫이 무엇인가를 그는다시 깨달았다. 20년전 그의 사무실로 찾아온 한 노인이 자신이 평생동안 모은 돈이라면서 15평짜리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시적감수성 배어있어 그는 집 한칸을 갖기위해 그 나이까지 헌종이와 헌 물건들을 주우러다닌 것이다.과연 인간의 꿈은 무엇인가.그는 오랜 꿈속에서 깨어나 이 세상에서 가장 보람있고 의미있는 값진 집을 지을수 있었다. 지나치게 자신의 작품(?)「에 집착한 나머지 인간의 꿈을 이루어주는 건축가로서의 또하나의 역할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지금도 그 집은 장위동에 있다. 그에게선 여전히 숨가쁘게 돌아가는 건축의 현장감,현대라는 현실감,첨단적이면서도 합리적으로 세련된 속도감 같은것은 찾아볼수 없다.다만 지난 89년 중앙대 안성캠퍼스 도서관 건축으로 제1회 건축가협회가 주는 특별상을 수상했을 때 심사위원장이던 서울대 이광로교수는 『그는 자신이 만들려는 건축의 모습과 내용에 몰두하는 동안에도 그가 목표로하는 것을 이루어가는 장인정신을 지니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건축은 인간의 모든 것이 담기는 삶의공간외에도 인간이기때문에 인간이 보다 존중돼야함을 건축의 품위로서 회복시켜주고 있다』고 경의를 표했다. 실제로 그가 설계한 수많은 주택과 아파트와 기업체 건물등을 보면 그것이 아무리 도시의 빌딩군속에 섞여있다해도 그가 광적으로 사랑해마지않는 음악에서의 시적·정적 감수성이 건물전체에 온화하게 배어있음을 쉽사리 발견할수 있다.네모진 것이 있으면 둥근것을 창출하고 둥근 캐노피(천개)와 굽어진 공간,굴곡과 원추 그리고 벽을 굴리거나 꺾기도 한다.이는 네모진 공간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려는 그의 끈질긴 일면이라 할수 있다. 브람스의 포스터앞에 선 앤서니 파킨스처럼 그는 언제보아도 뭔가 망설이는듯 나서지 않으려는 듯 언제나 소극적인 자세다.단지 음악이야기에서는 두 눈을 반짝거리면서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건물 주변경관도 염두 그는 그것이 하이페츠의 연주인지 토스카니니의 지휘인지를 귀신처럼 가려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멘델스존의 할아버지는 유명한 철학자인 모제스 멘델스존,아버지는 은행가,어머니는피아니스트,그의 「핑갈의 동굴」은 바그너가 「일류 풍경화가로 극찬한 명곡」등 음악가와 음악에 얽힌 모든 에피소드를 백과사전처럼 꿰뚫고 있다. 그는 건축가로는 미국의 프랭크 로이드라이트를 존경한다.공간적인 유동성.대지의 수평선에 동화된듯한 피츠버그 폭포의 폴링워터(Fallingwater낙수장)는 그가 가장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작품의 하나다. 공일곤의 건축지망은 너무나 소박한 동기에서 출발된다. 그는 평북 벽동에서 자랐다.강계 바로옆 수풍댐과 가까운 그의 고향은 사방이 녹음으로 우거진 자연풍광으로 인해 어떤 명화에도 비길수없는 목가적 전원풍경을 이루고 있었다.담장도 없이 그대로 드넓은 벌판과 푸른 산자락,푸르고 드높은 하늘은 하나의 완벽하게 조화된 공간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집을 지을때라 그는 그 건축물이 놓일 주변경관을 받드시 염두에 두는 버릇이 생겼다.모처럼 그의 작품성이 잘 표현된 것이 있다면 바로 중앙대 안성캠퍼스의 도서관이라 할 수 있다. 안성캠퍼스의 상징이 될수있는 모뉴먼트의 이미지를 심어달라는 건축주의 요구에따라 가장 원시적인 것이 좀더 강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 착안,사방 어디서 보아도 피라미드 초기의 마스타바(석실분묘)를 연상시키는 신선한 선을 구사해냈다. 그것은 마치 대서양의 거센 파도가 넘나드는 헤브리디스섬의 동굴을 멘델스존이 음악으로 그렸듯이 피라미드의 네모진 평면정점의 둥근 천창을 바라보노라면 그는 이를 건축으로 이룩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게한다. 이상해교수(성균관대)의 말대로 「작품에는 천재이나 세상돌아가는 일에 무신경」한 그는 과연 유행이나 형태의 유희추구에는 도무지 관심을 두지않는다.일상생활에서도 자녀들에게 자상한 아버지가 되지 못한다.20년전의 넥타이를 한결같이 매고있고 맞춤복따위는 절대로 입지않는 고지식한 성격탓에 지금까지 부인 정수자씨(50)가 의상실을 경영하면서 살림을 꾸리고 2남2녀를 공부시켰다.그리고 「나의 작품」의 집념에 매달린 부군을 위해 7년전에 이사해온 사당동집을 팔아 S부인 남편의 꿈을 이루게해줄 계획이다. 『그가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음악을만든 사람의 주관과는 관계없이 그것을 자기방식대로 마음껏 즐길수 있기 때문』임을 부인은 너무도 깊이 이해하기도 한다. ○포기않는 끈질긴 집념 예술중에서 일반대중의 이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건축이라면 어쩌면 공일곤은 그가 아무리 부인한다해도 그 수많은 건축작업속에서 그 자신의 모습을 다양하게 시도해온 선택된 작가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시골의 촌부로 있으면서 부엉이가 드나드는 집을 지을 꿈이나 꾸면서 살것을 공연히 거대한 기계같은 도시에서 하나의 부속품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스스로가 생각해도 한심하기만 하다』고,이만하면 왜 김수근씨가 일찍이 「공일곤은 건축가보다는 시나 음악에 가까운 예술가로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는지 이해할만하다. 그는 결국 그의 건축이 어떤 미술품이나 음악작품,한편의 명시 못지않게,아니면 그보다 더 높고 찬란한 차원에서 하나의 예술성으로 빛날수 있음을 믿고 이를 추구해가는 바로 그 예술가의 한사람인 것이다. □연보▲1937년1월 평북 벽동출생 공병순씨와 문석진여사(83)의 2남2녀중 차남 ▲6·25때 월남 ▲56연 서울고 졸업 ▲56연 대법원청사 및 공관 현상설계당선 ▲60연 서울대 공대 건축과 졸업 ▲60연 국회의사당 현상설계응모 ▲61∼69연 김수근 건축연구소 근무 ▲63연 자유센터 설계담당 ▲67연 정동 MBC(문화방송) 설계담당(6천5백평) ▲68연 여의도 개발참여 ▲69∼75년 중앙대 건축과 강사 ▲69∼현재 향 건축연구소 운영 ▲71연 천호동 맹인재활센터,남산KBS(국립중앙방송) 증축설계 ▲73연 남산 퍼시픽호텔,건풍제약,범양식품 대구·신탄진 코카콜라 공장,범양식품 포항,범양냉방 안양공장설계 ▲74∼80연 한은 마산·강릉·수원기숙사,모라도본사,중소기업은 부산·청주·마포·목포·영등포지점,신탁은 부산기숙사·체육관 종각지점,중앙대 안성캠퍼스교사·기숙사·학생식당·교수회관,새한전자주식회사 본사 ▲81∼90연 신탁은서울기숙사·체육관,한은 제주공관,제주·대구기숙사,방지거병원,새한미디어,효성그룹연수원,실내체육관,동양나일론,한국기술개발연수원 동양폴리에스터 연구소및 아파트 미리내수녀원,일진다이아몬드,한국카드콤본사,서울대 신소재 공동연구소 ▲91∼ 청암빌딩,덕산금속,동양폴리에스터 구미 사원아파트,새한미디어 충주교육장 등 그외 건물과 주택다수. 제1회 건축가협회 특별상 수상.
  • 6공 마지막 국무회의 스케치

    ◎“공명대선 등 소명완수해 기쁘다”/현 총리/깨끗한 정부 구현에 최선… 대입부정엔 유감/남은기간 「유종의 미」 다짐… 16건 의결로 마감 현승종국무총리가 주재하는 마지막 국무회의인 제7회 국무회의가 상오8시30분부터 약 1시간동안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립학교교원 연금법시행령개정안이 처리됐으며 지난해 이웃돕기성금모금결과와 범국민 무재해운동 추진실적및 계획등이 보고됐다. 의결안건은 대통령령12건,일반안 4건등 모두 16건이었다. ◎…현총리는 『92년도 사정업무추진실적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한햇동안 정부 각 부처가 「깨끗한 정부,질서있는 사회」의 구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로인한 성과도 적지 않았지만 국민이 기대하는 깨끗한 공직자상에는 크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의 대학입시부정사건으로 그동안 정부가 기울여온 노력과 성과가 무색하게 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언급. 현총리는 『앞으로 우리사회가 건강하고 밝은 선진사회로 발돋움하려면 사회전반에 번져있는 부조리척결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 현총리는 『역사상 초유라고 하는 우리중립내각은 노태우대통령의 9·18결단에 따라 지난10월초에 출범한 이래 공명정대한 선거관리라는 시대적 소명완수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고 『그동안 국무위원 여러분이 모두 한마음으로 협력해주어 우리 내각에 부여된 소임을 다하고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마감하게 될 것을 생각하니 참으로 감사하고 기쁜마음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다』고 심경을 피력. 현총리는 『공명선거를 실현함으로써 국내외로부터 우리 민주주의의 성숙함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대통령의 임기마무리와 새정부에 대한 인계업무도 성공적으로 매듭지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 현총리는 『이제 꼭 한 주일이 남았다』며 『우리 모두 끝까지 의연하게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을 다짐하고자 하며 여러분 모두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고 마감인사. ◎…조완규교육부장관은 사립학교교원연금법시행령개정안을 상정하면서 『사립학교교직원이 퇴직할때 지급하는 퇴직수당에 소요되는 비용의 부담에 있어서 앞으로는 사립학교교원연금관리공단이 부담하는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 전부를 국가가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사립학교재정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사립학교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 ◎…의안심의를 마친뒤 안필준보사부장관이 지난해 이웃돕기성금모금결과를 보고한데 이어 이연택노동부장관은 범국민 무재해운동추진실적및 계획을 보고. 회의를 끝낸뒤 현총리를 비롯한 전국무위원은 현총리주재의 마지막 국무회의를 기념하는 사진을 촬영. ▷의결안건◁ ▲옥외광고물등 관리법시행령(개) ▲경찰공무원 승진임용규정(개) ▲교육법시행령(개) ▲국립학교설치령(개) ▲한국방송통신대학설치령(개) ▲사립학교교원연금법시행령(개) ▲중소기업창업지원법시행령(개) ▲고압가스안전관리법시행령(개) ▲식품위생법시행령(개) ▲자동차운수사업법시행령(개) ▲국립의 각급학교에 두는 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개) ▲지방교육행정기관 직제(개) ▲93년도 일반회계 예비비지출(안) ▲〃 ▲93년도 국유재산관리계획(안) ▲국외전시를 위한 문화재국외반출
  • 차량결함따른 화재때 피해보상 방법은(소비자상담실)

    ◎출고 1년·주행 2만㎞ 미만땐 교환 받아 ◇92년 5월 A사에서 제작한 소형 승용차를 구입하여 1만9천㎞정도를 주행했다.그러던중 올 1월초 아침에 시동을 걸어 놓은 상태에서 원인모를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됐다.경찰서와 소방서 화재증명원은 제품 결함으로 추정하고 있는데도 제조회사에서는 할부금중 일부만 공제해 주겠다고 한다.차량 결함에 따른 화재발생으로 생긴 소비자피해를 어떻게 보상받을수 있는지 알고싶다. ◇차량출고후 1년이내거나 주행거리가 2만㎞이내로서 화재 원인이 제품 결함에 의한 것으로 판명되면 똑같은 자동차로 교환을 받을수 있다.또 교환에 따른 제비용중 임의 비용(종합보험료·할부부대비용·공증료등)일부만 소비자가 부담하고 나머지 필수 비용(자동차등록세·취득세·방위세등)은 보상 받을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차량의 화재가 제품결함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할수 있는 명확한 자료가 필요하다.
  • 두갈래 심층의식(한국정신의 원류를 찾는다:6)

    ◎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한 캠페인/자연과의 조화속 미래개척 중시/만물의 다양성 인정… 역할 따른 화합을 추구/자식위해 모든것 희생하는 교육열로 표출 한국정신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한마디로 명확하게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다.홍익인간,평화애호,선비정신,창의성,예절의식,충효사상 등등으로 말하기도 하나,진정으로 한국인의 의식구조 내면에 흐르면서 끊임없이 한국문화의 주류를 형성하여온 보편적 가치관은 무엇일까를 지적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사이절의 변천 수용 우리의 오랜 역사와 문화전통 속에서 한국인의 의식심층에 자리잡고 있는 정신은 자연주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관이라고 말하고 싶다.우리의 자연주의적 의식구조는,한민족이 오랫동안 생활해 왔고 또 문화를 형성하여 온 공간인,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기후 즉 풍토에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빼어난 산천과 사계절의 조화 속에서 한국인은 자연을 찬미하고 자연의 조화를 생활 속에 구현하여 왔다.우리의 건국설화도 신단수 아래서 환응과 웅녀(가장 우직한 동물인 곰)사이에서 탄생한단군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자연과 인간의 화합을 말하였다. 이러한 자연환경에서 한국인이 정신적 가치로 내면화한 요소는 바로 자연현상에서 나타나는 자연계의 특성이다.자연계의 특성이란 사계절을 통하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변천성,만물이 각양각색을 띠우면서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상대적 다양성,서로 다른 기능을 지닌 개체들이 공존하는 조화성 등이다. 우선 한국인은 자연계의 변천성을 본받아 의식구조에 내면화함으로써 개혁정신을 삼았다는 점이다.그것은 외래문화에 대한 과감한 수용과 자기화이었다.예컨대 고대 불교문화의 과감한 수용,근세초 주자학의 도입,기독교와 서양문물의 수용및 동학에 의한 종교적 사회개혁운동,1945년 광복이래의 끊임없는 민주화운동과 근대화의 추진등은 바로 자연현상의 가시적 변화속에서 생활해 온 한국인의 자연주의적 변혁정신에서 연유한다. 또한 자연계는 무수히 많은 만물이 각각 독특한 특성을 지니면서 조화를 이루고 절대적 논리보다는 상대적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공존의 세계이다.자연의 덕을본받으면서 발전해온 한민족의 문화와 역사도,중앙집권적인 절대성이 지배하던 시대보다는 분권적 다양성이 존재할 때 민족적 단합과 외침에 대한 국가보위의 응집력도 강하였다.서로간의 각축이 심하였고 분권적이었던 삼국시대에 도리어 우리의 민족문화가 가장 찬란하였다.중국대륙의 거센 침입에 처하여서도 강하게 저항하면서 자력으로 국가를 보위하였던 고려는 서울을 몇군데 두고(개경,서경,동경,남경등)왕이 순회 체류하면서 지역적 균형책을 썼기때문에 외환에 강하였고 민란과 소요등 내우도 적었다.왕권도 장자상속만을 고집하지 않고 형제간에도 고루 계승하였으므로 조선조에서와 같은 왕가내 권력을 둘러싼 혈투도 적었었다.절대주의적 논리가 아니라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계급과 신분에 따른 차별 보다는 각자의 기능에 따른 화합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이 한국인의 의식구조 밑바탕을 이루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인의 두드러진 정신적 본질은 미래지향적인 의식구조라고 말할 수 있다.사계의 변화 속에서 모든 생물들이 새로운 생명을 계속하여 낳고 성장시키듯,우리 민족은 자식과 후손의 발전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국민성을 형성하여 왔다. ○해월,향아설립 주장 이러한 국민성은 어느 나라보다도 강한 자식과 젊은이에 대한 교육열로 나타나 왔다.신라 때의 화랑 양성,고려때 번창하였던 사학들이 그렇고,동학의 2세교주이던 최시형선생이 자기를 향하여 제사할 것(향아설위)을 주장한 것도 이러한 미래지향적 개혁정신의 소산이었다. 따라서 오늘의 부모들이 자식을 대학에 보내야 하겠다는 의식은 그릇된 통념이라기 보다는 자식에게 밝은 미래를 기대하는 미래지향적인 한국정신의 발현일 것이다.이러한 자식에 대한 강한 미래지향적 교육열이 바로 한국사회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왜 오늘의 한국인은 가장 이기적이요 공중의식이 없고,규범준수와 조화보다는 범법의 부정과 부패 그리고 상호 불신하는 국민으로 회응하게 되고,사회정의와 도덕성의 총체적 실종으로까지 자탄하게 되었을까.이는 정치적 욕구에만 집착하여 한국인의 정신적 본질을 외면한 정치철학,제도 및 정책과 국민성 사이의 괴리에서 연유한다고도 볼 수 있다. 혈연에 의한 신분적 차별주의를 강조하고 법제화한 조선조의 정치문화와 일제하의 식민주의적 차별정책 그리고 1961년 이래의 군사문화적 획일주의의 결과일 것 같다.더욱이 가치관 형성을 위하여 중요한 교육적 측면에서 보면,조선조는 양반계급의 자제에게만 공교육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특권엘리트인 지배관료 양성에 교육의 주목적을 두었으므로,이러한 유교주의적 차별제도는 화합과 조화를 본질로 하는 한국인의 자연주의적 의식구조를 갈등과 불신으로 이끌게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일제시대에 와서는 대학교육이 식민관료 양성을 목적으로 일본인 자녀에게만 주어졌고,한국인에게는 4년제대학 설립자체를 허용하지 않았으므로 대학을 엘리트양성기관으로 생각하는 그릇된 통념도 낳게 되었다.따라서 해방후 4년제 대학에 대한 강한 교육열은 불가피한 현상이며,4년제대학의 급속한 신장도 초래하였다.60년대까지 양성된 대학출신의 인재들이 60년대 이래 근대화의 추진을 가능케한원동력이었다. ○특권의식 제거 마땅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자연주의적 다원성 속의 국민적 화합과 미래지향적인 진취적 한국인의 정신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첫째,특권의식과 차별의식을 불식하기 위한 개혁과 사고의 전환을 통하여 각자의 독특한 기능적 특성이 존중되어 다원성 속에 조화를 이루는 사회의 조성이 필요하다.국가 또는 국립하면 돈내고 규제받도록 되어있는 제도의 개혁을 통한 특권의식의 제거,의미없는 행정적 차별제도의 철폐 등을 들 수 있다. 둘째,국민에게 교육의 기회를 개방하고 다원화시키는 일이다.정부는 규제보다는 지원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특히 대학에 학생 및 교수 충원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특히 학력고사든,수학능력시험이든,자격고사이든 국가가 이를 획일적으로 시행하여 국민을 점수로 차등화하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몇명을 언제 어떻게 선발하느냐에 대한 자율권을 대학에 일임하는 일이다. 셋째,중앙정부가 국가 전체적으로 중앙집중적 획일적 통제를 하겠다는 발상을 버리고,사회 각 부문의 기능적 특성을 조장해 주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정부는 자연주의적 조화의 입장에서 조정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제 우리는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자는 말보다는 국민에게 충성하고 자식에게 봉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미래지향적 본질인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약력 김만규 ▲1939년 충북 진천 출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정치학박사(연세대 대학원) ▲연세대 조교수 ▲현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저서 「조선조의 정치사상 연구」등 다수
  • 수필가 피천득씨(이세기의 인물탐구:16)

    ◎티없이 순수한 글에 고결한 기품 가득/자연·인간심리의 섬세한 현상들 묘사 주력/황홀·찬란하지 않은 언어로 인생향취 음미/부모 일찍 여의고 도산·춘원 등에 문학·인생의 멋 배워 『난영이 잘 있나요?』하자 『그럼 잘있구 말구.세영이 엄마,난영이 데려와요』한다. 금예 피천득씨가 사는 구반포아파트에는 노부부와 난영이가 있다.어린 난영을 위해 그는 지금도 날마다 낯을 씻기고 머리에 빗질을 해주고 1주일에 한번씩 목욕을 시킨다.난영은 요즘 엷은 청회색 봄쉐터에 멜방이 달린 남색바지,그보다 더짙은 감색 양말을 신고 있다. 난영은 피천득씨의 또하나의 딸이다.그의 「새털같은 머리칼을 적시며」의 주인공인 딸 서영이 미국으로 가버리자 마음을 달랠 수 없던 그는 대신 난영을 돌보게 되었다. 난영은 지금부터 40년전,그가 하버드대 연구교수로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동생이 없는 서영을 위해 사온 서양인형이다.이제 금빛 머리칼은 퇴색한 브론드지만 천진하고 밝은 얼굴,푸르고 맑은 눈동자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부모의 정성과 손길이 그만큼 자상했던 탓이리라.난영의 봄쉐터와 바지 골무만한 털 양말은 부인 임진호여사(78)가 부군이 시키는대로 손수 떠서 입힌 것이다. 우리는 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던 금예의 「인연」이란 수필을 잊지 못한다. 10대와 20대 40대에 걸쳐 세번 만나게된 한 소녀와의 운명적 인연을 짤막한 글속에서 산호와 진주처럼 표현하여 어른이 된 지금도 사춘기의 애잔한 추억으로 남게하고 있다. 그는 어느 글에서나 사람의 도리와 경우,삶의 기쁨과 행복을 전하면서 이른바 「동천년로항장곡 매일생한불매향(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을 추어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의 절개와 기품을 꼿꼿이 지키고 있다. ○삶의 행복 글속에 담아 그의 시의 소재는 언제나 자연과 인간 심리의 섬세한 현상을 교차시키는 것이 특징이다.설움과 심사가 「구름같이」피어나고 「물결같이」일어난다.그리고 「저 바다 소리칠때마다」그의 가슴이 뛰고 「저 파도 들이칠때마다」그의 피는 끓으며 그의 마음은 바다로 하늘로 달음질친다. 그의 글들은 티없는 옥천이다.그는 정수만을 쓰기위해 혼신을 다하고 온오을 드러내는데 전력하며 그의 처신은 언제 어디에서나 경홀(경홀)과 당혹함이 없다.작은것을 말하면서 큰 것을 암시하고 비탄에 앞서 비장미의 감동을 담고 있다. 그가 「수필」에서 쓴 것처럼 그의 「수필은 청자연적이다.수필은 난이요,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서른여섯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그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있고」「황홀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않고」「언제나 온아우미」하다. 금예는 서울사람이다.종로 화신 건너편에서 신전을 열어 가죽신장사로 부자가 된 피원근씨와 김수성여사의 독자로 태어났다.그러나 7세때 부친을 잃은 그는 서화와 거문고에 뛰어난 어머니로부터 예능과 문장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름이면 모시,겨울이면 옥양목」,모시처럼 섬세하고 깔끔하고 옥양목처럼 깨끗하고 차가운 「엄마」가 그에게 있었던 것은 「타고난 영광」이라고 표현한다.「엄마같은 애인」「엄마같은 아내」를 갖고싶어했고 또하나 간절한 소망은 「엄마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그는 어느 글에서나 그의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른다.그가 10세때 30세의 나이로 어머니마저 타계하자 어머니에 대한 한과 그리움이 시와 수필속에서 절절히 사무치게 된것같다.그래서 딸 서영을 「엄마가 하느님께 부탁하여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 생각하고 서영의 일거 일동을 섬세하게 지키는건 물론 유치원서 국민학교를 졸업할때까지 거의 매일이다시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곤 했다.딸도 아빠를 따르고 섬기고 아빠가 원치않는 것은 어기지 않는다.그런 서영이 서울대 화학과 졸업후 미국으로 가버렸을때의 허전함과 허탈은 누구도 쉽게 짐작할수 없는 아픔이었을 것이다. 딸과 어머니외에 그의 구원의 여상은 성모마리아와 단테의 베아트리체,헤나의 파비올라,「둘이서 걸어가기엔 좀 좁은 길이라고 여겨지는 알리사」,그리고 「자존심이 강하여 싱싱하면서도 수줍어할때가 있는 푸른나무와 같은 여성」「마음을 허공에 둘지언정 아무것으로나 채우지 않으며」신의 존재·영혼의 존엄성·진리와 사랑의 기도를 열심히 믿으려고 애쓰는 여성이다. 또 「평범하되 정서가 섬세하고 동정을 주는데 인색치않고 작은 인연을 소중히」여기는 미소같은 유머를 지닌 사람들에게 그는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1926년 춘원의 권유로 상해유학을 결심한것은 공부도 공부지만 도산 안창호선생을 만날수 있다는 호기심과 기대도 그 하나의 이유가 된다. 큰 기대에는 환멸이나 실망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도산을 처음본 순간의 기쁨은 마치 김강산을 처음 봤을때의 감격과 비슷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우렁차면서도 날카롭지않고 청아하면서도 부드럽고 위엄이 있으나 상대방을 억압하지 않는」용모와 풍채와 음성이 그랬다. ○16세때 상해로 유학 병들어 누웠을때 그를 상해요양소에 입원시켰고 겨울 아침마다 문병하는등 끔찍한 사랑을 받았음에도 32년 6월 도산이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고국으로 압송되고 그가 순국했을때도 일경의 감시가 두려워 장례식에 참석치 못한것은 「예수를 모른다고 한 베드로 보다더 부끄러운 일」로 자책하고 있다. 춘원 이광수역시 도산못지않게 그의 인생과 문학에 커다란 획을 그어준 잊을수없는 인물의 하나다. 상해에서 돌아와 3년간 춘원댁에 기거하고 있을때 춘원을 그에게 「금아」란 호를 지어 주었다.워즈워스,도연명을 읽게 했으며 마음가짐이 항상 밝고 맑은 「광풍명월」,어떤 경우에도 구애없이 순응하는 「행운류수」의 행동을 깨우쳐준 장본인이다.상해 호강대(호강=후장)선배인 용예(주요한) 여심(주요섭) 소년시대때부터의 치옹 윤오영과의 청담·청교도 빼놓을 수 없지만 이제 시간이 지나 그들은 먼길을 먼저 떠나버렸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소팽을 듣고 아파트 주변을 산책한다.전에는 곧잘 비원에 가곤 안내원의 인솔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싫어서 시내에 나오면 덕수궁에나 들르고 있다. 담배·커피는 물론 술은 입에 대지못한다.체질상 마시지는 못해도 「거품이 풍기는 맥주·빨간 포도주·환희소리를 내며 터지는 샴페인」등 술에 관한 이야기라면 수주의 「명정사십년」못지 않게 쓸 수 있을 것같다. 그의 생활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학자·문필가로서의 청빈을 면치않는다.39년 신혼초에는 성균관동재에 방한칸을 빌려 살았고 어느해엔 1년에 여섯번이나 이사,방둘짜리 영단주택,이 아파트로 이사오기 12년전까지만해도 버스가 15분마다 한번씩 오는 하남시 망월동 9평짜리 집에 살면서 강아지를 키우고 꽃과 나무도 심었다. 3남매가 결혼후 모두 미국으로 떠나자 집을 지닐수 없어 아파트생활을 하게 됐고 「학문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비록 오막살이라도 누추하지 않다」는 옛글과 맞지않아 『늙은 아내탓을 하지만 기름때는 아파트로 온것은 분에 넘치는 노릇』이라고 얼굴을 붉힌다. 현관에 들어서면 휑덩그런 거실,커튼도 소파하나도 없다.그 흔한 붙박이 장식장도 없이 밥상겸 집필상으로 쓰는 오래된 교자상 하나,서재에도 옛날 딸이 쓰던 책상과 제자들이 돈을 모아 사다준 책상위에 캐나다에서 치과기공소를 경영하는 장남(세영씨·52·전연극인)미네소타의 소아과의사인 차남(수영씨·50)이제 MIT교수인 독일인 남편과 함께 세계적 물리학자이며 보스턴대 교수가된 딸 서영씨(48)가족사진들을 나란히 늘어놓고 도산과 아인슈타인,잉그리드 버그먼과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사진,르노아르 세잔의 프린트 그림뿐.표구된 그림이 벽에 기댄채로 서있기에 『왜 그림을 걸지 않으시냐?』고 물으니 『벽에 못을 박기가 싫어서』라고 대답한다. ○작은 기쁨에도 만족 그는 언제나 필요한것만큼만 소유하며 작은 기쁨 작은 아름다움에 만족하고 있다.일찍이 그런 그를 가리켜 월탄이 『개결이 지나치다』고 한것은 그를 꿰뚫어 아는 명언에 틀림없다. 비오는 날이면 미술전시와 음악회 프로그램,묶어두었던 편지와 사진을 풀어보면서 『인생은 사십부터도 아니며 사십까지도 아니다.어느나이나 다 살만하다』고 확인한다. 이제 기쁨과 슬픔을 다 겪은후 맑고 침착한 눈으로 인생을 관조하려는 그는 여전히 『사랑과 슬픔은 남에게 보이지 않을것』을 원칙으로 지키려 한다. 요즘은 수필보다 시에 집착하여 최근에는 「아침이슬 같은/무지개 같은/그 순간이 있었으니/비바람 같은/파도 같은/그 순간이 있었으니…」지난 시간을 돌아본 시를 발표했다.밤에는 그의 곁에 난영을 재우고 새근새근 잠든 난영의 평화로운 숨결속에 그의 모든 그리움과 외로움과 시름을 묻는다.그리고 그는 이런 만년의 기쁨과 여유와 평화를 혼자 누리는것이 다른이들에게 송구스럽다면서 소년처럼 조용히 웃어보인다. □연보 ▲1910년 5월29일(음 4월21일) 서울 종로출생 ▲1932년 서울 제일고보 부속국민학교 졸업 ▲1923년 〃 제일고보 입학 ▲1926년 제일고보 4년 재학시 중국 상해로 유학.상해 공부국 Thomas Hanbury public school에서 수학. ▲1929년 상해 호강 대학교(University of shanghai)예과 수학.도산 안창호선생에 사사 ▲1931년 호강대학교 영문과 진학 ▲1933년 신동아에 「기다리는 편지」「나의 파일」 등 발표로 문필 생활시작 ▲1934년 재학중 수차 구국하여 춘원 이광수택 유숙 청교.(이무렵 현진건·이상범·이은상·인촌·고하교류) 금강산서 1년체류(시작 「단풍」외) ▲1937년 상해 오강대학교 영문과 볼업.서울 중앙고등학원 교원 ▲1945년 경성대학교 예과교수 ▲1951년 서울대 사대교수 ▲1954년 미 하버드대에서 연구 ▲1959년 「금아시문선」(경우사간) ▲1967년 서울대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주임교수 ▲1969년 미 하버드대 등 여러대학에서 한국문와강의 British Council초청으로 영국방문.시집 「산호와 진주」(일조각간) 영문판 「A Flute Player」 출간 ▲1974년 서울대 퇴직후 미국여행 ▲1976년 수필집 「수필」(범우문고간) 세익스피어 「소네트시집」(정음문고간) ▲1980년 「금아문선」「금아시선」(일조각간) ▲1987년 「피천득시집」(범우문고간) 이후 시작 「새」 「너」 「기억만이」 「만남」 「그뒷 이야기」 「저 안개속에」 등 계속 발표중.
  • 외국 영화제/한국영화 출품요청 쇄도/2∼3월 참가 의뢰만도 10곳

    ◎「은마는…」·「하얀 전쟁」 등 유명작 지명/스위스 등서 감독특별주간 초청도 한국영화에 대한 세계각국영화제의 출품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영화진흥공사에 따르면 한국영화의 출품을 요청한 영화제는 2월중에 스웨덴의 제16회 괴테보그 국제영화제,미국의 제16회 포틀랜드 국제영화제,프랑스의 제10회 아노네이 국제영화제등 3개 영화제. 또 3월에는 아일랜드의 제8회 더블린 국제영화제,핀란드의 제23회 템페레 국제단편영화제,미국의 93NAATA국제영화제,벨기에의 제10회 시네마누보 국제영화제,터키의 제12회 이스탄불 국제영화제,이탈리아의 제36회 산레모 국제영화제,프랑스의 제15회 국제여성감독 영화제등 2∼3월에만도 10개 영화제에 달한다. 이들 영화제에 출품을 요청한 영화는 박광수감독의 「베를린 리포트」,장길수감독의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과 「은마는 오지 않는다」,그리고 92년 몬트리올과 하와이영화제에서 제작자상과 동서문화상을 수상한 박종원감독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지난해 동경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인 정지영감독의 「하얀전쟁」등 주로 사회성 소재의 유명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영화진흥공사는 이들 지명요청작외 2∼3편을 추가선정,출품할 예정이다. 한국영화에 대한 각국의 출품요청은 4월에도 이어져 미국의 제36회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제17회 홍콩영화제,제17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등 3개 영화제로부터 참가요청을 받아 놓고있는 상태이다. 이밖에 5월에 열리는 제14회 뉴욕인권영화제에 「개벽」(임권택감독)이 지명 초청됐다.한국영화의 이같은 출품요청과는 별도로 한국의 특정감독을 선정,그의 대표작을 집중 소개하는 「특별주간행사」에 대한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의 경우 스위스의 프리보그 영화제에서 「이장호감독 특별주간」을 마련,감독초청과 함께 그의 대표작 5편을 소개하는 한편 감독과 작품세계에 대한 분석및 비평작업이 열린데 이어 이달 23일 일본의 나라영화제에서 정지영감독을 초청,그의 대표작「하얀전쟁」에 대한 특별시사회를 갖는다. 또 오는 7월 프랑스의 라로셀영화제에서는 이두용감독주간을 계획,그의 대표작 8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올해도 29회째를 맞는 이 영화제는 각국의 주요감독들의 작품을 집중소개하는 감독중심의 비경쟁영화제로 지난해에는 92년 배창호감독의 대표작이 초청 출품되어 호평받은바 있다. 세계각국의 크고작은 영화제로부터 이처럼 한국영화의 출품요청및 감독주간행사요청이 쇄도하기는 한국영화사상 처음 있는 일. 이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데다가 그동안 세계 유명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지닌 잠재력과 작품성을 평가받은데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 고장난 전축 수리용 부품없어 고치지못할때(소비자상담실)

    ◎품질보증기간 지나도 부품없을땐 환불해야 ◇지난 89년 2월경에 구입한 전축의 음질상태가 얼마전부터 갑자기 불량해졌다.집근처의 애프터서비스센터에 수리를 요청하니 부품이 없어 불가능하다며 새로 신제품을 구입하라고 한다.기존의 제품을 수리해서 계속 사용할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알고싶다. ◇전축과 같은 내구성 소비재인 경우 품질보증기간이 경과했더라도 제품에 하자가 생겨 수리를 요할 때가 종종 있다.이에 대비해 제조회사에서는 일정기간동안 해당제품의 수리용 부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내구성소비재의 주요 부품보유기간에 관한 공업진흥청의 행정지도안을 보면 전축의 경우 5년간 주요부품을 보유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번 사례처럼 제조회사가 부품보유기간이내에 수리용부품을 보유하고 있지않아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는 품질보증기간 이내라면 제품교환 또는 구입가 환불,품질보증기간 경과후에는 정률감가상각한 금액에 10%를 가산하여 소비자에게 환불해 주어야 한다.
  • 철새정치인(외언내언)

    『조맹이 귀하게 한 것은 조맹이 또 천하게 만들 수 있다』(조맹지소귀,조맹능천지).조맹은 진나라를 쥐고 흔드는 실력자였다.그 사람에 의해 출세를 한 사람은 그 사람에 의해 몰락될 수도 있는 것이 세상사.「맹자」(고자상)에 쓰여 있는 말이다. 정주영국민당대표가 정계에서 물러난다는 사실을 놓고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그에 의해 「귀하게」될양으로 의리고 체면이고 내동댕이치고 그의 날개죽지 아래로 모여들었던 이른바 「정치후조」들.「조맹」의 후퇴로 당 자체가 흔들거리자 무엇보다도 그 후조들의 처지가 처량해진다.그야말로 꿩 떨어진 매의 신세.전에 몸담았던 당으로 되돌아간다 하기도 어려운 일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물러가는 「조맹」이 그 후조들 걱정까지 할 것 같아 보이지도 않고. 『불정한 설화를/정사인양 오식한다』고 꼬집었던 함윤수시인의 시 「후조」.「정치후조」들로서는 나름대로의 「후조의 변」이 없을 수는 없겠다.하지만 그런 변명은 「국민정서」쪽에서 볼 때 함시인의 지적마따나 「불정한 설화」이며 「정사인양 오식하는」일일뿐이다.유권자들 눈에 좋게 비치는 것은 아니다.「조맹」에 의해 희망을 가졌던 그들인 만큼 「조맹」에 의해 하게 되는 낙담도 크다고 할 것이다.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하고 원망을 한다 하여 보상될 일은 아니다.역시 경홀했던 자기자신의 처신에 대한 성찰부터 하는 것이 옳은 순서일 듯하다. 애당초 「돈의 힘」으로 이루어진 모임이 국민당이었다.또 그 돈의 힘으로 해서 잠깐사이에 불끈 일어서서 제3당으로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금배지 후조들에 대해 실망이 컸던 이유중 하나도 돈많은 당으로 돈때문에 가는 것 아니냐는 의문에 있었던 것.그러나 「돈의 힘」에는 한계가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수많은 「후조」들에게도 그것을 가르친다.「정은 정야」라 했다.우리 정계가 그 참뜻을 느껴야 할 때다.
  • 한­러 차관 이자상환 알루미늄공급 대체

    한·러 양국은 은행차관의 이자상환을 위한 알루미늄괴 공급계약을 이른시일내 모스크바에서 정식체결키로 합의했다고 8일 조달청이 발표했다. 공급자를 러시아 라즈노 임포트사로하고 우리측 수입자를 조달청으로한 공급계약은 오는 3월부터 6월까지 알루미늄괴 3만7천t을 런던금속거래소 평균가격으로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 우방주택/집 지을때 소비자의견 철저 반영(앞서가는 기업)

    ◎「입주전 서비스제」도 도입… “인기 최고”/해마다 미래형 「깜짝 아이디어」 개발/작년매출 63% 신장… 중국에도 진출 지난해 건설경기의 침체로 건설업체들이 겪은 고충은 이만저만한게 아니다.중소 건설업체들은 물론 건설부에 등록된 68개의 지정업체들 가운데서도 23개나 도산했다.건설도중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현장을 팽개치고 달아난 소기업들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지난해 우방주택(사장 이순목·55)의 매출액은 91년보다 63%나 늘어났고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불황이라 건축자재의 조달도 원활했고 구인난도 겪지 않았다.경기침체를 오히려 사세신장의 기회로 삼아 엄청난 도약을 이룬 셈이다. 지난해의 매출액은 91년 2천4백50억원보다 1천5백50억원이 많은 4천억원이다.대구의 조그마한 업체가 이같이 성장한 것은 창업시부터 소비자 최우선주의를 지켰기 때문이다. 이사장은 지난 78년 고교 교사직을 그만 두고 「팔기 위한 집」이 아닌 「살기 위한 집」을 짓자는 목표를 내걸고 우방주택을 세웠다.이런 정신으로 대구에 처음 지은연립주택 10여가구가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았다.83년 종합건설업체인 주한개발을 인수,(주)우방건설로 상호를 바꾼 뒤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면서 오늘의 기틀을 다졌다.철저한 애프터 서비스를 위해 특별점검반을 구성,입주민들의 불편을 적극적으로 해결했으며 사장이 직접 입주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서 제기된 주민들의 불만과 희망사항을 새로 짓는 아파트에 모두 반영했다. 대형 건설업체들도 번번이 분양에 실패하는 대구에서 우방은 평균 3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면서 대구의 주택보급 실적 1위를 차지하게 됐다.지난해까지 전국에서 모두 2만5천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하며 해마다 기존 업체가 깜짝 놀라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예를 들어 화재시 아래층의 불꽃이 베란다의 창틀을 통해 옮겨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벽돌로 쌓는 베란다의 바깥쪽 벽을 높였으며 내실창틀을 아자형으로 만들어 전통적인 한옥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앉아서도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을 욕실에 갖췄고 아파트 단지에 심는 나무도 감나무·살구나무·사과나무등 유실수로 바꿨다.튼튼한 아파트를 짓는다는 자부심으로 ㎡당 평균 90t만 써도 되는 철근을 1백20t씩 넣고 있다.안방 문을 넓혀 교자상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는 지금 대부분의 다른 업체들이 본받고 있다. TV를 볼때 쓸데없이 전등을 많이 켜는 일을 피하기 위해 거실에 보조 형광등을 설치했으며 문틈을 전부 고무로 막아 소음도 크게 줄였다. 지금은 웬만한 업체들이 다 시도하는 홈오토메이션도 우방이 최초로 도입해 보급된 것이다.요즘은 장차 유선방송이 일반화되는데 대비해 미리 배선시설까지 해 놓는다. 공사를 성실히 한 하도급업체에는 상여금을 지급하고 기술개발이 필요한 업체에는 자금지원을 해주는등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10년 이상 거래하는 업체들이다.이같은 노력은 지난 91년 분당의 아파트 분양시 3백51대 1이라는 경쟁률로 보답받았다. 토목공사 기술도 인정받아 91년5월 지방업체로는 처음으로 수도권 지하철공사를 수주했으며 모 경제신문사가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설업체 인기순위에서 1등을 차지했다. 중국의 북진그룹과는 앞으로 10년간 북진이 수주하는 아파트와 공공건물 및 사회간접자본 공사를 양사가 50대 50의 비율로 공동으로 하며 가능한한 한국산 자재를 쓰기로 합의했다.건자재 수출의 길까지 터놓은 셈이다. 지난해부터는 BS(Before Service)라는 이름의 새로운 서비스 제도를 도입,입주자들을 먼저 찾아가 불편한 점을 찾아 개선해 준다.이를 위해 우방개발이라는 애프터 서비스 전문회사도 새로 세웠다. 국내 주택건설 업체들 가운데 사원들의 봉급수준이 가장 높고 보너스도 연 1천%나 된다.대리급 이상 초급간부들에게까지 자동차의 기름값과 보험료를 회사가 지급한다.지난 83년부터 대구시내 불우청소년 5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고 최근에는 대구시에 노인회관을 지어 기증하는등 사회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 수리 의뢰한 라디오 분실때 보상받나(소비자상담실)

    ◎품질보증기간 이내엔 교환·환불 가능 ◇지난해 3월 구입한 휴대용 카세트 라디오가 사용한지 몇주 안돼 고장났다.그래서 구입한 상점에 수리를 의뢰했으나 막상 물건을 찾으러가니 이를 분실했다고 한다.구입처에서는 고장수리를 부탁받은 휴대용 카세트 라디오의 분실 사실을 인정하고서도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않고있다.어떻게해야 적절한 보상을 받을수 있는지 알고싶다. ◇경제기획원에서 고시한 피해보상규정에 의하면 소비자가 수리 의뢰한 제품을 사업자가 분실한 경우 해당 제품이 품질보증기간 이내에 해당되면 동일 제품으로 교환해주거나 구입가를 환불해주도록 되어있다.만일 품질보증기간이 경과된 후라면 정률 감가 상각한 금액에 10%를 가산하여 환불해 주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이번 소비자 문의사례는 품질보증기간인 1년이내이므로 사업자가 동일한 제품으로 교환해 주거나 구입가를 환불해줘야 한다.
  • 번지는 파문… 대학들 전전긍긍/대리시험·부정입학 이모저모

    ◎한대부정입학 김군,전과목서 F학점/작년원서엔 대리응시 노군사진 “버젓” 대학입시부정사건의 파문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관련 대학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채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며 아들이 대리시험을 본 노승행광주지검장은 「수신제가」를 잘못했다며 3일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심장병 치료를 위해 지난달 5일 미국으로 출국한 광운대 조무성총장은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 본사 취재팀이 이날밤 조총장의 로스앤젤레스연락처에 국제전화로 조총장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40대여인이 전화를 받아 『조총장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병원이 어딘지는 모른다』는 말만 하고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렸다. 한편 광운대의 한 관계자는 『국제전화로 조총장에게 부정입시문제를 보고했으며 조총장은 당초 13일로 된 귀국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후기대 입시에서 한양대 안산캠퍼스 경영학과에 부정입학한 것으로 드러난 김유섭군(20·대일외국어고졸)의 대학입학후 1학년 1학기 동안의 성적은 모두 F학점으로 처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김군은 지난해 8월 휴학할 때까지 한 학기동안 경영수학·국어·심리학개론등 7개 과목을 수강했으나 전과목이 낙제,전체 학점이 「0점」으로 처리돼 있었다. 김군은 또 대일외국어고 재학시절 3년간의 전체계열석차에서도 전교생 4백39명 가운데 4백3등을 차지,대학 입시를 위한 대리시험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라고 대학관계자는 한마디. ○…김군이 졸업한 대일외국어고등학교는 김군의 대리시험에 의한 합격사실이 적발되자 크게 당황하는 모습. 이 학교관계자들은 이번 대리시험사건의 주범 신훈식씨(33·광문고교사)등 현직교사 3명이 이 학교에 재직했던 교사들인데다가 이 학교졸업생도 대리시험에 관련됐음이 밝혀지자 학교의 명예가 크게 실추될 것을 우려하면서 『그동안 쌓았던 명성이 하루아침에 훼손되었다』며 개탄. ○조씨집 채권자상주 ○…광운대총장의 누나 조정남씨(60) 이웃주민들은 『조씨가 관리하던 광운유치원 주변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채권자들이 찾아왔을 정도로 빚이많았다』고 말했다. 이웃 주민들은 조씨가 집근처 가게에 상당히 많은 외상을 지고 1년이 넘도록 갚지 않으면서도 지난해말 쏘나타승용차를 그랜저로 바꾸는등 평판이 좋지 않았다는 것. 한편 조씨는 지난 90년 10월 조총장에게 「앞으로 부정입학생을 알선하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것으로 밝혀져 그동안 조씨는 부정입학알선을 해주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 ○…대리시험을 통한 부정입학에 교직원들이 관련됐는지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한양대는 지난해 부정입학사실이 확인된 김모군(19·안산캠퍼스 경영학과1년휴학)의 입학원서원본에 구속된 노혁재군(20)의 사진이 그대로 붙어있어 다소 안도하는 표정. 김군의 지난해 후기대입시 당시 입학원서 원·부본과 학생카드등을 조사한 결과 입학한뒤 작성하는 학생카드에만 김군의 사진이 붙어 있고 나머지 서류에는 모두 노군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는 것. ○지검장사표에 동정 ○…이번 입시부정에 대리응시해줘 적발된 노혁재군의 아버지가 현직 노승행광주지검장(53·사시1회)으로 밝혀지자 검찰내에서는 『노검사장이 주로 지방으로만 근무하는 바람에 자식을 잘못 가르쳐 빚어진 일』이라며 안타까워 하는 모습. ○…광운대 부정입학 사건의 알선책인 이두산씨(54)가 근무하던 강동고(교장 안규옥·67)에는 이날 동료교사 10여명이 모여앉아 『어떻게 된 일이냐』며 어수선한 분위기. 도연호 교감(60)은 『방송을 듣고 이교사가 부정입학 사건에 깊숙이 관련된 것을 알고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개학해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이 일을 해명해야할지 막막하다』고 한숨.
  • 「딱지어음」 사들인뒤 고가상품 구입/헐값에 되팔아 26억 사취

    ◎사이비신문사대표 등 넷 구속 서울지검 특수3부 권령석검사는 1일 주간 「대한건설신문」 대표 황선철씨(54·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690의 5)등 4명을 사기등 혐의로 구속하고 대룡엔지니어링 대표 김길수씨(48·서울 노원구 상계동 624)등 8명을 수배했다. 황씨는 지난해 12월 유령회사가 발행한 속칭 「딱지어음」에 신문사명의의 이서를 한뒤 대우전자 등으로부터 전자제품및 사무용품을 사들여 이를 용산전자상가등에 헐값에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26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있다. 검찰 조사결과 황씨는 88년부터 자본및 취재기자도 없이 일간지 기사를 오려붙이는 수법으로 신문을 발행,기업체의 비리폭로 등을 미끼로 금품을 뜯어오다가 운영난에 처하자 부도에 직면한 유령회사의 「딱지어음」을 공급받아 배서한뒤 전자제품등을 대량매입해 되파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 한국무용가 최현씨(이세기의 인물탐구:14)

    ◎절제된 몸짓… “여백의 미” 표현 일품/고고한 기품 넘치는 타고난 재능의 예인/김해랑문하서 승무·태평무 등 두루 이수/완벽주의적 성격… 대선배와의 불화 “천추의 한”으로 갓쓰고 도포입고 부채들고 최현이 무대에 나타나면 이도령이 광한루에 나선듯 화사하고 눈부시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헌칠하고 단정한 매무새,운신의 폭이 조용하면서도 민첩하다.삭풍이 이는 한겨울에도 그의 분위기에는 오월 단오같은 싱그러운 신록이 묻어있다. 부채끝으로 오작교(오작교)를 가리키고 부채를 펴서 얼굴을 가리면 그때마다 한양의 풍류와 선비의 기품이 동시에 엇갈린다. 무용계에서 「푸르름을 몰고다니는 예인」으로 불리는 것처럼 그는 20대 미장부의 멋과 미를 변치않는다.나이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젊고 기개에 넘쳐있다.언제 어디서나 누구앞에서나 당당하다. 우선 그의 춤솜씨부터가 그렇다.타고난 재능과 기량으로 그는 빠르고 느린 어떤 곡조에도 절묘한 춤의 경지를 보여준다. 정중동이 절제된 그의 「승무」나 「살풀이」등 그의 춤의 매력은 그 움직임마다에 여백의 미를 살리는데 있다.뿌리치고 내뻗는 손짓하나에도 선과 배경을 치밀하게 계산하여 마치 한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는듯 하다.힘이 들어가지 않은,몸속으로부터의 흥취가 절로 살아나 어느땐 멈추고 어느땐 다시 흐른다.그리고 조각처럼 푸르고 흰 얼굴에는 한과 슬픔을 자제한 인고가 담겨있다. 그는 춤뿐아니라 춤과 관련된 영화와 연극,창극과 뮤지컬을 두루 섭력한 예술가다. ○춤관련 영화·연극 출연 완벽주의자인만큼 한가지를 알아도 끝까지 파고들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쌓고있다.대강대강 그럭저럭은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다.사람을 사귀어도 한번 사귄 사람은 절대로 놓지않는다. 이렇게 흑백이 분명하기때문에 무용계에서의 그의 위치는 자칫 외롭기 십상일수가 있다.그러나 서로서로 인맥·학맥,제자 스승으로 얽히고 설킨 속에서 그가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할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타고난 재능,탁월한 춤솜씨 하나뿐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춤추는 사람이 춤잘추는데야 누가 뭐라하겠는가.위로는 막강한 선배들이 기라성처럼 좌정하고 이리저리 끈이 닿는 무용풍토에서 최현자신은 그런 자부심과 오기 하나만으로 고고하게 버티어왔다 할수 있다. 그가 춤으로 무용계에 어필하기 시작한 것은 65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초라니」에서다.조택원이후 송범 김진걸 이매방으로 이어지는 남자무용수중 수려한 춤과 미모마저 갖춘 그의 출현은 무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였다. 51년이후 한때 영화에 심취하여 조미령 김승호 허장강 등 당대 스타들과 영화 「춘향전」「시집가는날」등에서 주연,이후 그가 안무·출연한 무용극 「춘향전」「마의태자」「황진이」등은 노련미 넘치는 춤기교와 함께 영화에서 닦은 연기솜씨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작품들이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비상」은 그 자신이 끊임없이 추어왔고 지금도 무용인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의 하나다. 소매가 긴 백삼에 상투관 차림,부채 하나만으로 무대를 누비는 이 「비상」은 희로애락의 일상사를 살고있으나 저 하늘을 향한 끝없는 의지,꿈을 잃지않으려는 인간의 끈질긴 열망이 춤속에 담겨져 「마음을 비운 춤」「생의 환희와 승리를 득도의 경지로 이끈 춤」「아무도 비상을 최현만큼 출수 없다는 경계선을 확실하게 그을수 있다」고 시인이며 무용평론가인 김영태가 쓴적이 있다. 영화·연극 못지않게 그의 음악취미또한 광적이다. 76년 호암 이병철회장의 도움으로 독립문쪽에 무용연구소를 개설하고 최현무용단을 창단했을때 그의 연구소는 무용연구소라기보다는 마치 음악연구소처럼 사방벽이 온통 오리지널 디스크로 둘러싸여 있었다.그의 오디오 취미는 「마니아」급으로 오디오전문지들은 걸핏하면 드보르자크에서 수재천에 이르는 그의 음악취미·오디오기기들을 탐방취재하고 있다.이 방면에서는 특히 김영태와 의기투합하여 두사람은 충무로에서 용산전자상가를 곧잘 기웃거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음악취미도 “광적” 최현은 마산에서 성장했지만 본래 부산사람이다.본명은 최윤찬,후에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최현이란 예명을 가졌다. 16세때 전국가요경연대회에서 특상한 것을 계기로 「천재소년가수」가 되어 지평선 가극단을 쫓아 마산에 정착,마산의부호이자 한량으로 소문난 김해낭문하에 입문하여 그곳에서 궁중무에서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를 고루 이수했다. 그러나 스승이 초기엔 장작이나 패게하고 집안청소를 하게 할뿐 도무지 춤을 가르쳐주지 않아 그때도 당돌했던 그는 『왜 춤을 가르쳐주지 않느냐』고 스승에게 항의하곤 했다. 『예술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네가 보고 느끼고 깨달아라』그는 머리속에 꽉 찼던 안개가 걷힌 듯 스승의 이 말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그때부터 춤이 몸속에서 피돌기처럼 돌고 흥이 기운처럼 솟구치기를 기다렸다.스승은 그제서야 그에게 춤 한자락씩을 지도해나갔다. 예술의 겸손을 엄숙하게 익히고도 인격수양이 덜 됐거나 춤을 잘 춘다는 주변의 칭찬에 우쭐한 나머지 지금까지도 가슴에 남아 잊히지 않을 큰 「잘못」을 하나 저지른 적이 있다. 58년 서울 명동 시공관에서 스승 김해랑 안무로 「독무」를 출때였다. 당시 명고수인 지영희씨가 장단,그의 부인인 성금련씨가 가야금을 연주,진양조에서 중머리 중중머리로 넘어가는 대목에서 지영희씨가 그만 잦은몰이 장단을 잘못친 것이다. 박자와 호흡,시간조절에 의해 손의 움직임을 감을 수도 펼수도 있는 그로서는 리듬이 맞지않아 크게 당황했고 무대는 막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지영희씨에게 덤벼들었다. 『무대는 생명입니다.단 한번의 실수도 있어선 안돼요.관객에게 손가락질 받으면 나는 이것으로 끝납니다』 지영희씨는 『최선생 내가 정말 잘못했네.큰 실수였다』고 백배사죄했으나 그로서는 이를 용납할 수 없었다.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망발.당대의 명인이자 대선배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자신의 방만함을 후회했다고 탄식한다. 이제 그는 참다운 예술가가 되고 싶다.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진지하게 나를 점검하여 「몸짓」하나 「소리」하나에도 자연의 질서가 깃든 지혜와 노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그리고 내 춤속에 관객을 끌어들여 나의 한과 정취와 풍류의 빛,내가 살아온 춤의 굽이굽이를 함께 향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현의 많은 이야기중에서 그가 54세때 27세 연하의 신부를 맞아들인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는 화제중 하나다. ○54세때 27세 신부 맞아 84년 12월,일밖에 모르던 까다로운 성품의 최현이 갑자기 결혼을 발표,더구나 신부는 서울예고를 졸업,그가 지도위원으로 있던 국립무용단 단원이라고 해서 주변의 놀라움은 한층 컸다. 신부인 원필녀씨는 나이보다 깊고 의젓한 성품으로 춤추는 스승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혼자서 그를 사모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두사람의 결혼은 올해로 만 9년.제자로서 스승으로서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결혼초기때의 사랑과 정성과 존경을 변함없이 나누고 있다. 최현씨는 그동안 부인을 한성대와 이대대학원에 다니게 했고 지금은 한성대에 출강.『내가 아프면 밤새 내 머리맡에 앉아 나를 지켜준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6월엔 제1회 원필녀개인무용발표회를 주선해 주었다.그리고 그가 사랑해마지않던 그의 춤 「비상」을 부인에게 추게 했다. 그는 88올림픽 폐막식때는 10만군중과 수천명의 출연자들에게 청사초롱 「안녕!」을 추게 하여 방대한 스케일로 각계의 시선을 모았었다.지난해엔 청소년예술제에 「파란풍선」에 이은 「비단안개」를 안무,서울예고 무용단을 이끌고 일본 도쿄 무장야시민문화회관에서 「시집가는날」을 공연,올해는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기금을 받아 그의 개인발표회를 준비중이다.작품은 정철의 「사미인곡」. 차범석극본·최종원음악의 이 작품은 그의 춤 60평생을 정리한 집대성의 일환으로 그의 특기인 「춤에서의 여백의 미」를 유장하게 전승시킨다는 집념을 담고 있다. 그는 아무리 춤을 잘추어도 훈련된 춤,숙련된 춤은 단호하게 부정한다.긴 세월 스스로 깨달아 마음속에서 몸속에서 자연스러운 율동으로 우러나오는 극미(극미)에 이르러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기를 축적시키면서 이를 어느 한순간 우주의 무한한 공간속에 힘차게 내뿜는다.장삼자락을 낙화로 흩날리며 탄식의 숨결을 하공에 흩뜨려놓듯,그래서 그의 춤의 한끝은 결국 끝없는 비상임을 그는 알고 있다. □연보 ▲1929년12월 부산 영도 출생.최재용씨와 이말념씨의 2남5녀중 장남 ▲1946년 마산으로 이사 ▲1953년 마산상고졸업 ▲1959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 졸업 ▲1988∼1990년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예술학과 수학 ▲1946∼1953년 마산 김해랑 무용연구소 입문 전통무용 유형과 기법사사 ▲1953년∼ 오광대일인자 장재봉,민속춤의 김숙자씨등에게 승무·살풀이·태평무·탈춤·기방무 등 이수 ▲1955년 최윤찬무용연구소 개설 ▲1961∼1962년 서울대 음대 무용강사 ▲1965∼1985년 서울예고 강사 ▲1967∼1974년 서울대 사대 체육과강사 ▲1976년 최현 무용단 창단 ▲1980∼1981년 중앙대 예대 무용과 강사 ▲1981∼1985년 서울예전 무용과 주임교수 ▲1982년 최현 무용연구실 개설,한국무용협회이사,한국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예총)이사,문공부 문화재 전문위원,국립무용단지도위원,한국무용협 부이사장,대한민국 무용제 심사위원 문예진흥원 지원기금 심사위원역임 (영화)「삼천리의 꽃다발」 「시집가는날」 「춘향전」 「불멸의 성좌」 (무용·안무출연)무용극 「초라니」 「춘향전」 「시집가는날」 「마의태자」 「황진이」국립창극 「심청가」 「강릉매화전」 「광대가」 「변강쇠타령」 「시집가는날」 「대춘향전」 「허생전」 「심청」 「서동가」 「이춘풍전」 「놀부전」 「소태산」 「아리랑」 ▲1970년 일본 EXPO70 한국의날 안무·출연 ▲1971년 국립무용단 유럽지역 10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5년 국립무용단 일본 10개도시 순회공연 안무·출연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예술제 「녹」 「비상」안무·출연 ▲1980년 국립무용단 동남아 9개국 순회공연 안무·출연 ▲1982년 시립무용단 「한국 명무전」에 「비상」출연 ▲1985년 호암아트홀 개관 초청공연 「헌화가」안무·출연 ▲1987년 88서울예술단 창단공연 「새불」구성·안무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안무총괄 「안녕」 ▲1990년 국제문화협 주최 일본 지역 공연 창극 「심청전」안무 ▲〃 동아일보창간70주년기념 모스크바지역등 5개국 순회공연 창극 「아리랑」안무·출연 ▲1991년 국립극장주최 청소년예술제 「파란풍선」안무 ▲1992년 국립극장주최 「비단 안개」안무 ▲〃 서울시립무용단 무용극 「춘향전」객원안무 ▲현재 문화부 문화재 보호협회 「한국의집」예술총감독,서울예고 무용과장 서울올림픽 안무총괄 공로 대통령 표창
  • 고용추세(외국인 불법취업:4)

    ◎생산직 구인난에 유입 계속될듯/“근로환경 개선”요구 결속조짐/국가­종교별 단체 결성… 자구책 찾기/일부선 “국내 반발 커 입국감소” 예측 한국에 몰려드는 대부분의 외국인 근로자들은 「불법」의 멍에에도 불구하고 짧은기간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속에 고된 생활을 견뎌내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 한국의 고용시장은 도전해볼만한 일터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고임금이 부담이 되는 국내 영세업체는 이들 불법체류자들에겐 상당한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일터로 다가서고 있고 따라서 급격한 썰물현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3D 업종과 유흥·서비스계통 노동시장에의 외국인 유입현상은 지극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불법취업 외국인 확대가 몰고올 크고 작은 제반 문제들을 감안할때 미개발국 노동자들의 한국 선택은 불안한 결단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국내시장의 외국인 노동력 유입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고용현황을 볼때 지난해에만 해도 생산직 부족인력이 6.8%로 15만7천명이나 되고 특히 제조업의 경우 11만4천명이 모자라 이들 생산직 업체의 외국인 취업여지는 아직도 넉넉한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생산직 근로자 부족은 수치상으로는 90년 16만6천명에서 91년 22만2천명으로 증가하다가 줄어들었으며 이는 불법체류 외국인 고용이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우리 산업계의 고용구조 개선이 여의치 않은 점을 볼때 앞으로도 외국인 근로자가 파고들 시장은 크게 열려 있는 셈이다. 당국은 불법취업 외국인 고용주에 대한 처벌강화와 이들 외국인의 단계적 출국등 겉으로는 단호한 대처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국내 고용여건상 일시 강제출국조치등 강력대처보다는 「은연중 조장」하는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불법취업 외국인근로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은 열악한 근로조건등 현실개선을 목표로 조직화·단체화 움직임을 보이는등 자구책 마련노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9월 필리핀 불법취업자들이 모여 결성한 「삼바기타」(재한필리핀인공동체)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소식지발간·외국인근로자상담·공동송금 등 공동체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같은 흐름은 국가 혹은 종교권별로 점차 확산될 조짐이다. 실제로 예배등 종교행사가 열리는 성당과 이슬람사원이나 공단 주변에선 정기적인 모임이나 부정기적인 행사를 통해 조직의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 조직화와 함께 이들이 내국인에 미칠 문화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단일민족으로 외국인과의 삶을 공유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내국인 근로자들의 경우 외국인 불법취업자들의 급작스런 유입으로 인한 문화적·이질감 극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특히 작업현장이나 숙소 등에서의 마찰이나 이로인한 범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와는 달리 불법체류 외국인근로자수는 국내 산업의 국제경쟁력과 여론악화 등에 비춰볼때 자연스런 감소추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즉 국제경쟁력차원에서 저임금 노동력을 무기로 한 후발 개도국의 한국추적이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국내 영세 제조업체 등의 값싼 외국인 선호도 당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이와함께 이들 불법체류 외국인들로 인해 생겨날 경제·사회·문화 구석구석에서의 악영향에 대한 국내 여론이 이들에 대한 입국과 체류를 막아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따르기도 한다.
  • 백화점/우편물도 취급/민원업무 대행/서비스경쟁 가열

    ◎기존판매방식 한계,시장개방 대응/「종합생활산업」으로 경영전략 바꿔/한양유통·미도파 등 다양한 고객유치대책 마련 서울·경기 지역의 일부 백화점들이 2월부터 민원업무를 실시함에 따라 종합생활산업으로서 「라이프토피아」를 표방하는 백화점간의 서비스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구청민원업무 대행서비스를 가장 먼저 실시하는 곳은 한양유통.한양유통은 갤러리아백화점 4층 소비자상담실에서 백화점 영업시간(상오10시30분∼하오8시)동안 민원업무를 신청받아 대행해주기로 했다.또한 경기도 안양시의 본백화점도 민원서류발급코너를 설치,주민등록 초본등 31개종의 민원서류를 발급해 주기로 하고 2월중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실시하는 민원서비스는 건축물 관리대장 등본,호적등·초본,신원증명,토지대장등본,도시계획확인원,지적도,임야도 등본등을 전담직원에게 신청하면 다음날 하오 교부받을 수 있게 해주는것.이에따라 주민들은 간단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강남구청에 직접 가야하는 불편을 덜 수 있게 됐다.강남구청측은 반응이 좋을 경우 현재 백화점 직원이 대행하고 있는 업무를 구청직원이 직접 나가 파견근무하도록 할 방침이다.한양유통은 또 잠실점에서도 송파구청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구청과 협의중이다.한양유통 홍보담당 고재학대리는 『수수료를 받지않고 민원업무를 대행해 주는 정도이지만 고객들에게 상업성이 강한 백화점이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제역할을 한다는 이미지를 심는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각 백화점에서도 확대시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안양의 본백화점은 은행·상가가 밀집해 있어 많은 시민들이 몰리는 곳으로 만안구청이 직원2명을 이곳에 배치,행정전화와 팩시밀리등을 설치해 민원서비스코너를 운영한다.따라서 주민들은 동사무소나 시청과 구청까지 가지 않고 백화점에서 필요한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백화점측은 지역백화점으로서 소비자들에게 서비스한다는 차원에서 후문데스크에 2평정도의 서비스코너를 할애하기로 했다. 이밖에 미도파 진로 뉴코아등은 백화점내에 우편물취급소를 개설하고 있다.미도파 상계점은 지역밀착형 백화점으로 자리잡기 위해 7층에 마련한 2백50평규모의 생활종합서비스센터에 지난해 11월 서울 태릉우체국 상계미도파 우편취급소를 마련했다.규모는 작지만 정규 우체국 업무 가운데 환·공과금 수납을 제외한 체신보험 모집 및 수납,우표및 수입인지 판매,국제·국내우편물 접수,우편물 발송용역 및 상담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생활종합서비스센터에는 우편물취급소 외에 은행 보험사 각종 티켓예매소 생활정보 및 증권정보센터 인쇄소등이 자리잡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부응하고 있다. 진로와 뉴코아등 몇몇 백화점에서는 구입한 상품을 국내외에 보내는 우편물을 대신 접수받아 처리해주는 우편발송대행업무를 실시하는등 각 백화점의 서비스경쟁은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같은 백화점간의 서비스경쟁은 80년대 후반 기존의 업태로는 지역시장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감지한 대형 백화점들이 지역주민들의 소비생활 전반을 커버하는 「종합생활산업」의 추구로 경영전략을 바꾸면서부터 본격화됐다.90년대에 접어들면서 상권이 지역백화점위주로 세분화되고 유통시장완전개방이 임박하면서 국내 유통업체들간에 다양한 고객서비스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고객서비스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 「농산물백화점」 문열어

    농협중앙회는 19일 서울용산전자상가내에 있는 농협서울시지회에 7백50개품목,2천여종의 농특산물을 취급하는 우리농특산물백화점을 개장했다.종전 특산물직판장을 확장한 이 백화점은 6백여평의 매장에서 순수 우리농산물과 내고장특산품을 시중가보다 싸게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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