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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 부처’ 찾으면 미움·애착 사라져요

    ‘마음 부처’ 찾으면 미움·애착 사라져요

    “세상을 살면서 무엇을 깨닫고 무슨 일을 하다가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사람의 청정한 근본정신이랄 수 있는 마음의 법등(法燈)을 발견해 전해준 성자(聖子)의 탄생은 모든 인류가 축하해야 할 경사입니다. 그 성자들의 깊은 뜻을 깨달아 생활 속에 올곧게 실천하도록 돕는 게 종교인의 역할이 아닐까요.” 원불교 창교일인 대각개교절(28일)에 앞서 지난 17일 전북 익산 총부를 찾은 기자들을 반갑게 맞은 장응철(67) 종법사는 “성자들은 은혜로 얽혀 있는 세상과 인류의 구원을 위해 마음의 개벽을 중시했다.”며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마음부처’를 찾아 나눔의 미덕을 실천한 창교자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뜻을 전했다. “물질이 중시되는 세상에선 정신이 황폐해질 수밖에 없지요. 그런 점에서 정신 개벽을 통해 물질을 잘 사용할 줄 아는 방법을 깨닫는다면 앞서가는 사람과 민족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생활 속에서 사고나 사유(생각)를 쉬면서 의심머리(화두)를 직관하는 노력을 계속하면 누구나 관조할 수 있고, 파워와 실천력을 갖춘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종법사. 그는 “어떤 일을 할 때 온전하게 그 일에 전심전력하면 선입견이나 감정 흐름, 딴 생각의 경계에 걸린 마음의 뿌리를 뽑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각개교절을 맞아 종도들에게 무엇보다 잊고 사는 ‘본 마음’(마음부처)을 되찾도록 당부하고 있다는 종법사는 “많은 사람들은 ‘본 마음’이 가려진 탓에 마음의 난리 속에 살고 있다.”며 기자들에게도 “마음의 등불을 밝히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세상의 현안들로 화제를 옮긴 종법사는 새 지도자상에 대해 “지금 우리는 보수·진보, 빈부 차별 등 극도로 양분된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며 무엇보다 흩어진 사람과 일들을 모아 ‘화합동진’(和合同進)할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을 갖춘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통일의 열정뿐만 아니라, 중심무대가 동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향도할 안목도 중요합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어려움을 헤처나갈 바른 지도자가 절실한 때입니다.” 남북 통일과 관련해선 “바다의 물이 들고 날 때 들락날락하면서 서서히 간·만조를 이루듯이 평화 공존 역시 성급하게 서둘지 말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한·미무역협정(FTA)에 대해 묻자 “역사를 돌이켜보면 우리 민족은 도전과 응전에 강했다.”며 “그늘진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만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따져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자연과 생명을 거스르면 결국 재앙을 가져온다.”는 종법사는 지구온난화,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문제점을 따지기도 했다.“속세에서 지은 업(業)에 따라 생기는 병은 약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병을 낳는 근본적인 원인인 업은 약으로만 고쳐지지 않습니다. 인연으로 얽힌 생명을 중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본래의 ‘마음 부처’를 찾다 보면 잡념의 뿌리를 녹여 죄가 없는 본래의 마음을 회복하는 이참(理懺)에 이를 수 있습니다. 미움과 애착이 없는 행복을 이루기 위해 늘상 나쁜 곳에서 좋은 곳으로 마음을 돌리시기 바랍니다.” 익산 글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원불교 ‘이웃종교’와 사랑 나눔 원불교가 창교일인 대각개교절을 맞아 이웃 종교의 사회복지시설을 돌며 사랑의 나눔행사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이성택(64) 교정원장이 지난 16일 전북 익산시 월성동의 천주교 작은천사어린이집(원장 강마리루시 수녀)과 전북 완주군 소양면의 조계종 송광녹지원(원장 우용호)을 차례로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성금을 전달한 것. 원불교의 ‘처처불상 사사불공’ 정신에 따라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 확대와 종교화합 실천의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마련한 행사다. 먼저 발달장애아 교육·치료시설인 작은천사어린이집을 방문한 이성택 교정원장은 40여명의 발달장애 아동들을 둘러본 뒤 성금을 전달했다. 이 원장은 “우리 주변에 불우한 이웃이 많지만 일반인들의 관심 부족으로 소외된 채 어둡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웃종교끼리 교류를 활성화해 이들에 대한 사랑과 지원을 확산시키자.”고 종교 복지시설간의 교류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강 원장수녀는 “교육과 치료시설이 잘 갖춰진 이곳과 원불교 사회복지시설이 힘을 합하면 더 많은 아동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원장 일행을 배웅했다. 이어서 정신질환을 앓는 노인 169명을 수용 치료 중인 완주 송광사 녹지원을 찾은 이 원장은 시설 곳곳을 일일이 돌며 노인들을 격려하고 성금을 전달했다. 녹지원은 개인이 운영하다 2년 전 조계종 송광사가 인수해 노인들을 돌보고 있는 노인 요양시설. 이 원장 일행을 따뜻하게 맞은 덕산 스님(상임이사)이 “전북 지역에서 사회복지시설을 선도적으로 운영해온 원불교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전해달라.”고 청하자 이 원장은 덕산 스님의 손을 맞잡고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익산 글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정부 주도 ‘이색펀드’ 쏟아진다

    광물·유전·탄소·로봇펀드…. ‘이런 펀드도 있어?’ 하고 반문할 만한 이색펀드들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라는 사실이다. 세제 혜택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 최소 5년 이상 돈이 묶이는 단점도 있다. 원금 손실의 위험이 따르기는 일반펀드와 마찬가지다.●정부가 머니게임 뛰어든 이유 간단하다.▲미래 산업을 위해 장(場)이 서야 하고 ▲돈도 분명히 되는데 ▲아직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서다. 정부가 주도한다고 해서 100%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誤算)이다. 원금을 날릴 위험은 언제든 도사리고 있다. 다만 시장을 만들기 위한 초기 상품인 만큼 펀드에 따라 원금의 절반(50%)은 보장해주는 게 많은 편이다. 수출보험공사의 보험보증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사에 5년간 총 500억원의 종자돈을 대줘 보험료 부담을 낮췄다.●유전펀드 순항에 광물·탄소펀드 탄력 대표작은 유전펀드다. 베트남 유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해말 출시돼 증권시장에 상장됐다.17일 종가는 5300원.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측은 “환매금지형 장기투자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2탄 제작’(유전펀드 2호)에 들어갔다. 유전펀드의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최근 가장 주목하는 펀드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에 투자하는 광물펀드다. 니켈펀드로도 불린다. 광업진흥공사가 지난 10일 개최한 설명회에는 100여명의 기관투자가 등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유전펀드보다 변동폭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반면 만기는 3년 더 길다. 비슷한 시점에 출시되는 탄소펀드도 눈길을 끈다. 로봇펀드는 이제 막 구상에 들어간 상태다. 연말쯤 나올 예정이다. 소득세나 법인세 면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밖에 인프라펀드(기획예산처), 선박펀드(해양수산부), 해외건설펀드(건설교통부) 등도 있다.●장단점은 세제 혜택도 짭짤하다. 투자액 3억원 이하까지는 배당소득세(15.4%)가 면제된다. 하지만 어떤 법에 근거해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세제 혜택이 달라지는 만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유전펀드와 광물펀드는 특별법(해외자원개발사업법)에 근거하고 있어 세제 혜택이 따른다. 탄소펀드는 일반법(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근거해 세제 혜택이 없다. 로봇펀드는 근간법이 미정이다. 실험적인 상품인 만큼 ‘대박’은 아니어도 최대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도록 설계됐거나 된다는 점도 이점이다. 대신 돈이 오래 묶이는 것은 흠이다. 중간에 돈을 찾을 수도(중도 환매) 없다. 펀드 자체가 증시에 상장되는 만큼 만기 전에 주식처럼 사고팔 수는 있지만 대부분 ‘단타 매매’가 아닌 ‘장기보유’가 목적이라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가짜담배 1갑당 1500원 탈세

    가짜·밀수담배의 제작·유통경로는 어떻게 이뤄지나.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실 보좌진은 실제로 지난해 말 중국을 방문, 가짜담배 생산 현황을 파악했다. 이들에 따르면 베이징, 산둥, 옌타이, 웨이하이 등에 가짜담배 생산지가 산재해 있다. 광저우시 매리어트호텔에서 이뤄진 현지 전문가와의 인터뷰에선 ▲가짜담배는 정규 공장에서 쓰다 남은 원료로 생산하고 ▲제조기계는 중국 전매청에서 폐기한 기계를 헐값에 구매해 사용하며 ▲공장 1곳에 15명 안팎의 종업원이 일하면서 이중 3∼4명은 전직 중국 전매청 직원 출신이고 ▲현지 생산업자는 이윤이 원가의 3배가 넘어야 공장을 가동한다는 사실 등을 밝혀냈다. 지난해 6월 광저우시 외곽에서 벌인 중국공안의 한 차례 단속에서만 9만 5000갑의 한국담배 포갑지(포장지)가 압수됐다. 이강원 보좌관은 “한국에서 위조주문이 들어가면 2주 내로 제조가 완료된다.”며 “광둥성, 푸젠성 등 양쯔강 이남 연안지역에 공장이 몰려있는데 바다가 가까워 가짜담배 밀수출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생산된 담배는 산둥반도 등에서 보따리상을 통해 인천항으로 유입되거나 광둥성 샤먼항 등에서 컨테이너로 부산항에 대규모로 밀수입된다. 컨테이너의 경우, 다른 물품과 섞어 수출하는데 중국에선 항만컨테이너 검사율이 1% 미만, 한국도 2%선이라 현실적으로 가짜담배 유입을 막는 게 어렵다. 이런 가짜·밀수 담배의 가격경쟁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필리핀 등 동남아산 담배는 국산 정품의 10∼30% 가격에 불과하다. 정품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베트남산 27.8%, 필리핀산 16%, 미얀마산 12.5% 순이다. 특히 필리핀산 가짜담배는 유통업자에게 120∼606%에 달하는 폭리를 보장한다. 양담배 ‘카멜’의 경우, 한갑당 현지 생산비 15페소(270원), 국제특급우편(EMS)운송료 100원을 감안해도 국내에 들어오면 2030원의 유통마진이 남는다. 생산비 대비 549%의 순수익이다. 필리핀산 가짜담배 중에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정품 양담배를 빼돌려 밀수하는 경우도 상당수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가짜담배를 생산·유통하면 담배사업법, 형법, 상표법, 관세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박재완 의원은 “국내 담뱃값은 아시아에서 일본과 함께 가장 높은 편”이라며 “갑당 1500원이 넘는 세금포탈, 청소년 등 흡연층의 건강악화, 암시장에서 조성된 자금의 국제 범죄조직 유입 등 폐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어머니와 쌀자루 / 이영희

    어머니와 쌀자루 / 이영희

    안 먹어도 배부르고 좁은 셋방살이를 해도 행복한 날. 넉넉함에 저절로 흐뭇해지는 그날은 바로 20kg 쌀 한 포대를 들여놓는 날이다. “쌀독에 쌀이 가득하면, 부자가 된 것 같아요”라는 2층 새댁의 말처럼 나 역시 월급날보다 쌀을 사는 날이 더 뿌듯하고 든든하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는 전파상이 하는 일을 하셨다. 전파상을 했다고 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말하기엔 우린 너무 넉넉지 못했기 때문이다. 좁은 방 여기저기에는 납땜 기구, 고장 난 가전제품, 온갖 부속품들이 가득했고, 색색의 전선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서울로 원주로 다니며 무거운 물건들을 손수 사오시던 아버지는 3대 독자에 유복자셨는데 딸만 넷 둔 것을 늘 괴로워하셨다. 자식들 키우랴, 소작 밭 일구랴 어머니의 고생은 끝이 없었다. 공납금도 제대로 못 내며 간신히 학교를 다니던 나는 내성적인 성격 탓에 공부보다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어느 봄날의 화창한 토요일 오후, 선생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혹시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교무실에 가니, 선생님께선 양호실로 따라오라고 하셨다. 그곳에서 선생님은 매우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쌀자루를 가져가라고. 순간 면으로 된 흰 자루에 한 말쯤 되는 쌀이 담긴 것이 보였다. 이번 불우 학우 돕기에서 걷은 것이라며 비록 힘들더라도 열심히 공부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고 다독거려주셨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많이 망설였다. 도저히 가져갈 수가 없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그때처럼 비참한 기분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 쌀을 보면 기뻐하실 어머니 얼굴이 갑자기 떠올랐다. 어머니는 늘 쌀 걱정을 하셨다. 남들은 농사지어서 쌀 걱정은 않는데 시골에 살면서도 쌀이 없어 늘 이웃집으로 쌀을 꾸러 다녀야 했던 어머니의 궁색함이 장녀인 나를 더욱 짓눌렀다. 쌀밥 한번 실컷 먹는 것이 소원이었던 우리 가족. 한참 예민한 사춘기 소녀의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었다. 의외로 순순히 대답하는 나를 보시고 안심하신 선생님께서는 무거우니 옆집 사는 친구를 불러 같이 들고 가게 하셨다. 선생님의 따스한 배려로 내 가방의 책은 모두 친구 가방으로 옮겨졌고, 나는 부끄러운 생각에 쌀자루를 가방에 강제로 쑤셔 넣었다. 교복을 입던 시절, 내가 들고 다니던 검은 가방은 다행히 크기가 커서 쌀자루가 간신히 들어갔다. 무거운 쌀자루가 비죽이 튀어나온 가방을 두 손으로 껴안다시피 하고, 남학생이라도 볼까 두려워 정신없이 교문 앞 스쿨버스에 올랐다. 내 눈치만 살피는 친구는 아랑곳없었고 어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집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쌀자루를 독에 던져버렸다. 아득히 추락하는 내 자존심,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지던 쌀자루…‘…. 그날 저녁 어머니의 물음에 모른다고만 했다. 어머니는 영문도 모르고 먹을 수는 없다고 하셨고, 덕분에 오랫동안 쌀자루는 쌀독에서 쉴 수 있었다. 유난히 고집이 세었던 나는 어느 날 나는 동생과 몸싸움까지 하며 심하게 다투었다. 똑똑하고 명랑해서 반장이며 전교부회장을 도맡아 하던 동생과 나는 성격 차가 심해 자주 싸웠는데, 그날 유난히 심하게 다투자 어머니는 언니가 참아야 된다며 나만 빗자루로 마구 때리시는 것이었다. 설움에 복받친 나는 갑자기 쌀자루를 가져온 게 나라며, 한술 더 떠서 그거 가져오는데 얼마나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했는지 아느냐고 어머니에게 마구 퍼부어댔다. 어머니는 통곡을 하셨다. 그렇게 서럽게 우시는 건 외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외엔 본 일이 없었다. “싫다고 하지, 어떻게 가져왔니‘?” “불쌍한 내 새끼, 우리 영희!” 어머닌 내 손을 쓰다듬으시며 오래오래 하염없이 우셨다. 다음 날 아침, 우린 그 쌀로 지은 밥을 먹었다. 어렵긴 어려웠던 때인가 보다. 예순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한 봉투씩 혹은 두 봉투씩 가져온 쌀은 일반미뿐만 아니라 보리쌀, 정부미에 강원도에서 흔히 먹던 옥수수 가루까지 섞여 있었으니 난생 처음 먹어보는 밥맛이었다. 그 후로도 난 가끔 불우 학우 돕기로 학용품이나 양말을 받았지만, 쌀자루를 받았던 그 가슴 쓰리면서도 한편으론 기뻤던 경험은 다신 없었다. 내가 학용품이 든 봉투를 가져오면 친한 친구는 또 글 써서 상 받았냐며 부러워했는데, 그 친구가 이 사실을 안다면 뭐라고 할까‘? 선생님과 나 그리고 몇몇 가난한 친구들만이 알았던 이야기. 은밀히 볼펜과 공책을 주시던 선생님의 자상한 마음은 지금 생각해도 감사하고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다. 일주일 전, 친정 고모댁에 다녀왔다. 사촌 언니가 보리밥이 먹고 싶다고 하여 오랜만에 별미로 보리밥을 먹었는데, 어머니 생각이 났다. 연세 드신 어른들은 일부러 잡곡을 섞어 드신다는데, 어머니는 보리밥과 보리쌀 섞인 밥을 유난히 싫어하신다. 하얀 쌀밥이 제일이시란다. 보리밥을 너무 많이 드셔서 먹히질 않으신다니 별미로 보리밥을 비벼 맛있게 먹는 내 입맛이 부끄러웠다. 쌀을 한 포대 늘어놓았다. 두 아이를 둔, 서른한 살의 둥그런 내 그림자조차 영락없는 어머니 모습이다. 어려운 요즘, 자존심보다는 어머니의 웃는 얼굴이 보고 싶어 가져갔던 쌀 한 자루가 부쩍 생각난다. 웃는 얼굴 대신 그토록 서러이 통곡하시던 어머니…‘…. 두고두고 어머니 마음에 상처로 남았던 쌀 한 자루. 아무도 몰래 움 틔우는 목련의 아픔처럼, 시리게 다가오는 그날의 기억이 쌀 부대의 뜯겨지는 실밥처럼 줄줄 풀려난다. 그땐 오히려 담담하더니 왜 새삼 지금 이리도 눈물이 날까‘? 의지는 운명을 이기리라 자신만만하던 이십 대를 힘겨이 보내면서 포기를 배웠고, 궁상스럽게 느껴지던 가난한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었다. 요즘은 더욱 만만치 않게 느껴지지만, 그러나 마지막까지 붙들고 살고 싶은 꿈이 있다. 사랑이 있다.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1998) ‘이영희‘_ 함민복 시인은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라고 했지요. 어머니의 웃는 낯이 보고 싶어 창피함을 무릅쓰고 받아든 쌀 한 자루가 어머니를 울리고,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립니다. 이 글 한 편에 우리 마음도 따뜻한 밥이 됩니다. 희망예보 <오늘은 맑음>
  • [女談餘談] 미술 최고의 해에, 우리는? /윤창수 문화부 기자

    2007년은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로 바쁜 해이다.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보아야 할 꿈의 전시회 3개가 동시에 유럽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2년마다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5년마다 개최되는 독일의 카셀 도큐멘타,10년마다 열리는 독일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가 모두 6월에 집중됐다. 이 전시회들을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여행사의 아트투어 상품에는 벌써 수백명의 예약자가 몰렸다. 수백만원대의 여행상품이 부담스러운 배낭여행객들은 저렴하게 현대미술의 최전선을 둘러보기 위해 뭉쳐서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각종 정보를 수집중이다. 오는 6월10일∼11월21일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전이다. 올해는 1895년 시작 이래 최초로 미국인 큐레이터 로버트 스토가 전체 전시를 기획한다. 한국에서는 만화주인공의 뼈를 만드는 작업 등을 한 조각가 이형구가 홀로 한국관을 꾸미게 된다. 한국관을 한 작가 개인전으로 채우는 것도 사상 처음이다. 또한 6월16일∼9월23일 개최되는 독일의 카셀 도큐멘타는 예술과 일상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도전적 예술작품을 주로 전시해 왔다. 요셉 보이스와 같은 철학적이고 전위적인 작가에게 처음 주요 무대를 제공한 것도 카셀이다. 독일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6월17일∼9월30일 진행된다. 전세계 조각가 35명의 작품이 뮌스터 거리와 공원 곳곳에 세워져 공공조각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게 된다. 이 전시회를 구경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전거여행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술시장인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도 6월13∼17일 열린다. 국제 아트페어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는 등 경고도 있지만 세계 미술시장은 연일 그림값을 경신하며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중국은 1999년 작가 20여명이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석해 ‘인해전술’을 펼친 이래 스타 작가의 작품이 경매에서 수십억원대에 팔리고 있다. 백남준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1993년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지 어느덧 14년이 지났다. 세계적 미술전시회에서 백남준과 같은 한국인 스타 작가가 다시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 윤창수 문화부 기자 geo@seoul.co.kr
  • 美 ‘국제 저명과학자상’ 수상자로

    류인균(43) 서울대 의대 교수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약물의존연구소(NIDA)에서 수여하는 ‘2007 국제 저명과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내 과학자로는 이 상의 첫 수상자다.12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NIH는 2000년부터 매년 약물연구 분야에 탁월한 공로가 있는 외국 과학자를 선정해 이 상을 주고 있다. 류 교수는 앞서 지난해 미국 정신건강연구협회(NARSAD)로부터 중견연구자상을 받기도 했다. 과기부는 류 교수가 다양한 뇌 영상 연구를 통해 히로뽕 중독의 원인과 병리 규명에 기여한 공로로 이 상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과기부 관계자는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히로뽕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드물었다.”면서 “게다가 히로뽕을 끊고 난 뒤 뇌 이상의 회복 여부 등에 관한 임상적 경과에 따른 변화를 체계적으로 관찰한 연구도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잠실벌 ‘新은행대전’

    잠실벌 ‘新은행대전’

    지난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고 있는 서울 잠실 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 이곳은 얼마 전부터 시중은행들의 총성 없는 ‘전장´으로 변모했다. 은행들의 ‘고지’는 한정된 상가 점포에 다른 은행보다 더 많은 지점을 설치하는 것. 일부 은행은 지점 분양가로 150억원의 ‘베팅’까지 감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잠실 등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의 과도한 경쟁이 은행과 고객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잠실 재건축 대상 단지는 1∼4단지와 시영 단지. 이 가운데 4단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오는 8월 3단지에 이어 내년 7∼9월에는 2, 시영,1단지 순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모두 3만 5000가구에 이르는 전국 최대 거주지역이 내년 말에 출현한다. 덩치에 걸맞게 이곳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지점을 둘러싼 시중은행의 영업전이 펼쳐지고 있다. 가장 치열한 곳은 얼마 전 ‘정리’가 된 4단지. 대부분 30평형 이상에 평당 3000∼4000만원의 ‘알짜배기’ 단지다. 4단지 안과 주변에 지점을 갖고 있는 은행은 국민, 우리, 신한, 하나, 한국씨티 등 5개 은행. 국민과 신한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은행은 새롭게 진출했다. 지점이 새롭게 들어갈 수 있는 상가는 한정돼 있는 법. 상가 소유주들이 은행을 선호한다는 말은 이곳에서는 ‘옛날 이야기’다. 업계에 따르면 석촌호수길 인근 상가를 둘러싸고 A,B 두 은행 사이에 경합이 붙었다.A은행은 70억∼80억원 정도의 분양가로 건물 1,2층 110평의 임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상가 주인이 바뀌면서 계약이 파기된 뒤,B은행이 100억원의 분양가로 대신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A은행이 150억원을 제시하고 계약에 성공, 지난달부터 영업을 하고 있다. 보통 지점 분양가는 30억원 정도. 과도한 경쟁이 5배 이상의 분양가 상승을 낳은 셈이다. B은행 관계자는 “150억원의 손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수신 잔액이 8000억원 정도 돼야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점 개설을 포기했다.”면서 “주변 상가 시세를 좌지우지하는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장난’까지 겹치면서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고 귀띔했다. 3단지에 들어설 지점도 거의 정리된 상태. 기존 국민, 우리, 하나은행을 포함해 7개의 지점이 설립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월세가 대다수인 이곳의 시세는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1500만원 정도. 입시학원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가격이 2배 가까이 뛰었다. 1,2, 시영 단지는 본격적인 지점 개설전이 시작되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있던 은행에 더해 ‘메이저’ 은행들이 임대 계약을 차례로 체결하고 있는 상태로 알려져 있다. 잠실 지역 아파트는 가격 하락 요인이 적고, 고액 연봉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안정적인 대출이 가능하다. 은행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잘만 대출하면 4억원 이상은 거뜬히 나오고, 신용카드나 투자상품 판매도 훨씬 유리하다.”면서 “때문에 앞으로 남은 단지에서는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과열 경쟁이 은행과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과도한 초기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은행은 출혈 경쟁과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하고, 이는 수수료 인하 등 고객에게 돌아갈 ‘파이’가 작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 개설이 완전 자율화가 되면서 금융감독당국의 조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면서 “뉴타운 등 앞으로 수도권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만큼, 지점 개설에 대한 은행권의 신사협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자상한선 55~60%로 하향을”

    현행 최고 66%인 대부업법 최고이자율을 55∼60%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금융감독원 등이 대부업 감독을 담당, 대부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연구위원은 11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부업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 발표 자료를 통해 “금리상한의 급격한 조정은 무등록 음성대부시장의 성장을 야기할 수 있으며 불법영업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이 이용자에게 전가되면서 금리상한 조정 이전보다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리상한을 우선 60%와 55%로 조정하되 추가로 낮추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이어 “금리상한을 급격히 낮추면 대형업체는 신용평가를 강화, 대부분의 고객은 대부 대상에서 제외되고, 소형업체는 현재도 대부분 66% 상한선을 지키지 않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 “신용도가 높은 계층은 대형업체를 이용하게 하고, 낮은 계층은 대안금융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흡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엄호성 금융소위위원장은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대부업체 관리감독을 맡고 있어 전문성 부족과 인력미비 등 문제가 많은 만큼, 이를 금감원이 맡아 과학적인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30%로 인하, 대부업계는 현행 유지 등을 주장하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이현욱 참여연대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 집행위원장(변호사)은 “해외 사례를 보면 연 20% 정도가 일반적인 이자상한선”이라면서 “정책적 고려를 더하면 연 30% 수준으로 상한선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송태경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정책실장도 “법적 금리 상한은 시장금리의 평균 두배를 넘지 않는 게 보편적”이라면서 “정부는 자의적으로 상한선을 선언하는 대신 서민금융을 위한 공적자금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상가 투자 조심하세요”

    “상가 투자 조심하세요”

    상가를 분양받을 때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익률이 거의 없을 정도로 높은 가격에 분양되는가 하면 미분양됐던 물량을 새로운 물건처럼 광고하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내·외발산동의 발산택지지구내의 근린상가인 발산메디컬타워는 평당 최고 8500만원에 분양되고 있다. 내년 말 완공 예정인 발산택지지구에는 5604가구가 입주한다. 상업용지는 18만 1509평의 개발면적 중 1.4%에 불과해 상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지하 3층∼지상 10층인 발산메디컬타워는 지난해 말 상업용지 경쟁입찰에서 평균 1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입찰결과 내정가가 평당 1552만원이었던 1-5블록의 낙찰가는 무려 4910만원이나 됐다. 내정가보다 216% 높았다. 분양가는 낙찰가의 1.7배인 8500만원이다. 1-3블록의 경우도 평당 4600만원선에 낙찰됐다.1층 분양가는 평균 4000만∼5000만원 선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단지내 상가인 잠실레이크팰리스B상가는 평당 최고 1억 3000만원에 분양됐다. 경기 화성시 동탄택지지구의 단지내 상가인 우남퍼스트빌은 지난해 9월 평당 최고 8625만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복합상가 에스트레뉴스퀘어가든은 지난해 11월 평당 최고 7200만원에 각각 분양되면서 상가의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상가 수익률은 보통 6∼8%를 잡지만 취·등록세, 법무비용 등이 분양 금액의 5∼7%까지 된다.”며 “임대시세를 고려할 때 지나친 고분양가로 수익률을 맞추는 게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투자 수익을 부풀리는 듯한 광고도 많아 투자자들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상세한 설명을 빠뜨리고 투자상품의 대표적 특징과 상권설명, 업종별 매입가 등만 게재한 채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게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경기 수원시에서 분양 중인 T상가가 이 같은 광고를 한 이후 경기 화성시의 W상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S상가,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M상가에서 분양자를 모집할 때 이 같은 광고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광고로 소개되고 있는 상가들은 신규 물건이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광고를 했던 미분양 상가”라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광고는 ‘표시광고법’에 따라 건축허가 취득여부, 대지소유권 확보여부, 신탁계약 체결여부 등과 함께 분양대금 관리방법, 시행사·시공업체 이름, 분양물의 용도·규모·지번 등이 누락된 게 적발되면 시정명령이나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일부 업체는 광고하는 사람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는 1588-XXXX,1600-XXXX 등의 발신전용 전화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가가 고분양가로 나오면서 광고만으로 최종 판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광고와 분양가의 적정성을 직접 찾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이자상한선 66%’ 낮출수 있나

    정부가 현재 66%인 대부업체들의 대출이자 상한선을 낮추는 쪽으로 대부업법을 개정할 뜻을 밝히자 대부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형 대부업체들이 이자를 최고 50%대 후반까지 낮춘 대출상품 판매에 돌입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부업체의 이자율은 과연 낮출 수 있는지 점검해보자.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사금융 시장 실태조사’ 중간분석 결과를 발표한 뒤 “정상적인 변제의지와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66%라는 이자 부담은 대단히 높은 것”이라며,“부담을 낮춰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8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그러나 이미 일부 대형 대부업체들은 대출이자를 50% 후반까지 낮추고 있다. 일본계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는 2월부터 ‘한달동안 이자가 공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달동안 5.6%에 해당하는 이자를 빼줘 연간 이자율을 60%까지 낮춘 것이다. 코스닥 상장업체인 말레이시아계 ‘리드코프’도 ‘40일 무이자 이벤트’를 이달 31일까지 벌이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이자를 7.48% 깎아주는 셈이니, 연간 이자율이 58.5%로 떨어진다.‘원캐싱’도 오는 5월31일까지 ‘누구나 순금돼지 페스티벌’을 연다. 대출받는 사람에게 순금 1돈짜리 황금돼지를 준다. 순금 1돈의 시세는 7만∼8만원이다. 대출 1000만원에 대한 한달 이자가 5만 6000원임을 감안하면 역시 40일 정도 무이자로 대부해준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500만원 이하 소액을 빌린다면 이자할인 혜택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원캐싱은 또 고객을 한사람 추천할 경우에는 10만원 현금을 지불하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이같은 대부업체들의 이자할인에 대해 “대부업체들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과당 경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감원은 또 “최근 부활한 이자제한법이 이자상한선을 연간 40%로 정했기 때문에 대부업체들과는 30%포인트 가까운 이자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대부업체들의 실질적인 이자 하향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자제한법에 따르면 미등록 대부업체(일명 미등록 사채업자)들은 연간 40%이하의 이자로 대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등록업체들보다 이론적으로 경쟁력을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등록업체들이 미등록업체의 이자율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앤캐시가 ‘한달 무이자’ 활동에 들어간 시기는 정부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이자제한법 부활 논쟁이 활발했던 시점과 맞물려 있다. 이것이 다른 대부업체들을 자극, 최근 이보다 10일 더 연장한 무이자 40일까지로 확대됐다. 현재 대부업체들의 공식적인 입장은 단 1%포인트의 금리 인하도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업계는 금리를 인하하면 기존 대출고객 중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더 나쁜 10∼15%에게는 더 이상 대출을 해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재경부 발표에 따르면 대부업체 이용자의 40%가 신용등급 8∼10등급으로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등 제도금융권에서 대출이 거의 불가능한 사람들이다. 대부업체들은 정부가 대부업체의 이자율을 인하할 경우 수익성 악화로 결국 등록업체들도 지하시장으로 숨어들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대부업체들의 이자를 낮출 수 없다는 주장의 진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업체들의 성실한 ‘보고’가 필요한데, 이번 정부의 실태조사에서도 대체적으로 성실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대부업체들이 대출규모, 대출금리, 신용·담보대출 여부 등 현황에 대해 정확히 보고하지 않을 경우 등록을 취소하거나, 관련자료를 국세청의 과세자료로 넘길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실태조사로 진단을 내린 뒤 이자율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이영주 당신은 농구 마에스트로

    스타선수를 모아 놓는다고 우승이 보너스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스타들을 싹쓸이해 ‘지구방위대’로 불리던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는 02∼03시즌 이후 우승컵이 없다. 미 프로야구 명문 뉴욕 양키스도 2000년 월드시리즈 제패가 마지막이었다. 2007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를 앞두고 신한은행도 ‘호화’ 꼬리표를 달았다.‘바스켓 퀸’ 정선민과 ‘거탑’ 하은주를 영입,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정선민-전주원-태즈 맥윌리엄스로 이어지는 ‘농구 타짜’ 트리오도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으로 드림 멤버를 거느린 이영주(41) 신한은행 감독. 그러나 그는 걱정이 앞섰다. 그동안 특유의 파이팅과 끈끈한 조직력으로 꾸린 팀 컬러가 변색될 수도 있었기 때문. 이 감독은 몸무게가 6∼7㎏이나 빠졌다. 불면의 연속이었다. 신한은행이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최종 5차전에서 맥윌리엄스(37점 18리바운드)의 맹활약에 힘입어 삼성생명을 69-62로 눌렀다.3승(2패)을 따낸 신한은행은 전신인 현대를 포함, 사상 첫 통합 우승 및 3번째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우수선수(MVP)는 맥윌리엄스의 몫. 불협화음을 낼 수 있던 화려한 음색을 조율, 우승 심포니로 빚어낸 이 감독도 축포가 터진 순간 눈물이 왈칵 치밀었다. 이 감독이 시즌 내내 강조한 것은 ‘헝그리 정신’이었다. 쟁쟁한 선수라도 코트에서 느슨한 모습을 보이면 불호령을 내렸다.“이기든 지든 책임은 감독이 지니까 코트에서 모든 것을 토해내라.”고 다그쳤다. 코트 밖에선 ‘큰오빠’였지만 코트에선 ‘독사(?)’로 변하는 이 감독을 최고참 전주원과 선수진, 진미정, 강영숙 등은 묵묵히 따랐다.2004년 현대 시절 체육관과 숙소가 없어 유랑 생활을 할 때 눈물 젖은 빵을 함께 씹으며 쌓았던 믿음 때문이다.‘거물’ 정선민조차 이 감독에겐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신세계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끝내고는 곧장 마산으로 내려가 모친상을 당한 옛 제자 진신해(신세계)를 위로한 것은 그의 자상한 이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이 감독은 “저 스스로도 많이 부족하고, 그렇게 모질게 몰아세우는데도 믿고 따라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면서 “통합 우승은 선수들과 선수 가족,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등 모두의 힘으로 일궈낸 것”이라며 비로소 웃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미 FTA 시대] 상품분야 관세 ‘10년내 철폐’ 비율 100% 육박

    [한·미 FTA 시대] 상품분야 관세 ‘10년내 철폐’ 비율 100% 육박

    외교통상부가 지난 2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분야별 최종 협상결과를 4일 국회에 보고했다. 모두 84쪽으로 분과별 협정 기본내용과 주요 쟁점별 타결내용이 기대효과와 함께 실려 있다.2일 발표 때 공개되지 않은 내용 위주로 협정의 세부 내용을 정리, 소개한다. 이와 함께 FTA 교수연구회가 발표한 ‘한·미 FTA 평가’ 내용을 분야별로 덧붙인다. ■ 車·섬유 - 친환경車 10년뒤-섬유 1387종 즉시 ‘관세0’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전지차 등 친환경차의 국내 수입 관세(8%)는 10년 후 완전 철폐된다. 타이어에 대한 미국 관세(4%)는 5년 후에 없어진다. 서로의 취약 분야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원산지 판정 방식은 미국의 순원가법(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재료비·인건비 등 순수 원가만 계산)과 한국의 공제법(판매관리비도 포함)을 상호 인정하기로 했다. 수출업체가 각자에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미국산’ 독일차와 일본차도 관세 폐지 혜택을 누리게 됐다. 배기량 2000㏄ 초과 차량의 특별소비세(현행 10%)는 FTA 발효 직후 8%로 내린 뒤 3년 안에 단계적으로 5%까지 인하한다. 자동차 보유세도 내린다. 총 4000억원의 자동차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스웨터·양말·화섬 단(短)섬유 등 1387개 항목의 미국 수입관세가 즉시 없어진다. 폴리에스터 장(長)섬유 직물, 남성 면셔츠는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없어진다.10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화섬 편직물 일부와 타이어코드 직물 등이다. 우리나라는 데님·폴리아미드 장섬유사 등을 즉시 또는 3,5,10년에 걸쳐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금액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61%, 미국은 71%를 따냈다. 섬유 생산을 위한 원자재 공급이 부족할 경우 한쪽 당사국이 요청하면 원산지 기준 개정을 위한 협의에 들어가 60일 이내 개정하기로 했다. 관세 철폐로 피해가 급증하면 긴급 수입제한을 발동할 수 있는 세이프 가드도 품목별로 관세 철폐시점부터 10년까지 인정했다. ●평가 상품분야(제조업·임수산물)는 협상이 가장 잘된 분야다. 두 나라는 가급적 이른 시일내(대부분 즉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보통 FTA 관세 철폐는 10년 내 철폐비율을 주로 비교해 시장개방 범위를 비교하게 된다. 한·미 FTA는 10년내 상품분야 관세철폐 비율이 100%에 이른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경우 상품분야는 100% 자유화됐으나 세라믹, 유리, 시계부품 등은 최장 15년까지 단계별 관세철폐를 허용했다. 두 나라는 예외 없이 100%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농산물 - 탈지·전지분유·천연꿀등 현행관세 유지 포도주, 냉동 오렌지주스, 화훼류, 옥수수 등 576개 품목은 관세가 즉시 없어진다. 쌀과 관련 제품은 관세 양허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뼈 있는 쇠고기’ 수입은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 판정 결과 이후 수입 재개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쇠고기와 감귤·고추·마늘·양파는 15년, 인삼은 18년, 배와 사과는 20년, 포도는 17년에 걸쳐 각각 관세가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돼지고기의 경우 냉장육은 10년에 걸쳐, 냉동육은 2014년 1월까지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탈지·전지분유와 연유, 식용감자, 천연꿀 등의 경우 현행 관세가 유지된다. 그러나 무관세 쿼터를 제공하기로 했다. 사과 중에서 후지사과는 20년에 걸쳐 관세가 없어진다. 세이프가드는 23년간 적용된다. 나머지 사과 품목은 관세철폐 기간이 10년이다. 배 중에서 아시아 품종은 관세철폐 기간이 20년이며, 나머지는 10년이다. ●평가 교수연구회는 “미국측의 최대 목표가 쇠고기시장 개방임을 감안할 때 관세율 인하 시기를 15년간으로 설정한 것은 소기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미국이 과일을 포함한 농산품의 예외 없는 개방도 요구했던 점을 고려하면 식용 감자 등 5개 품목의 관세율을 현행으로 유지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협상 진행과정에서 농민단체 등 이해 당사자들과의 내부 협상과정이 생략돼 국회 비준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전자·통신 - 지배적 통신사업자 ‘교차보조행위’ 금지 유·무선 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에게 상호접속, 전용회선, 전주·관로·도관의 이용 등을 비차별적으로 제공할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다만 양측의 무선분야 지배적 사업자는 이같은 의무 적용에서 배제하되 상호접속 의무는 SK텔레콤에 적용하기로 했다. 통신사업자가 상대국의 사업자에게 상호접속, 번호 이동, 동등다이얼을 비차별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지배적 사업자가 ‘교차보조 행위’ 등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교차보조(cross-subsidization)란 지배적 사업자가 자신의 독점력을 통해 획득한 초과이윤을 다른 통신시장에 종사하는 자회사·계열사 등에 보조하는 행위로, 이미 국내시장에서도 공정위 조사 등을 통해 확립된 관행이다. 가장 중요한 표준 정립 문제에서 양국간 기술표준정책 추진 권한을 인정함으로써 양국간 분쟁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평가 두 나라 모두 통신사업자의 외자지분 확대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낮은 수준의 타협이다. 통신기술선택의 문제는 신기술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포함시키려는 우리측의 주장과 완전히 시장에 맡기자는 미국측의 주장이 대립했으나 정당한 목표의 범위를 한정하고 절차상의 투명성을 높이는 단서를 추가했지만 우리측의 의도가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에 관한 협정은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이슈에 대한 결과를 보면 우리측의 의견이 상당히 반영된 것을 알 수 있으나 크게 보면 어느 편이 유리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환경 - 환경이사회 공개세션등 대중참여 강화 한·미 FTA 협상 타결로 시민단체 등 일반대중이 정부에 환경협정문 이행에 관한 정보와 환경문제 관련 특정 현안의 해결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협상에서 대중참여제도를 도입, 환경이사회의 공개세션 개최나 국가자문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대중 참여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기업 등이 환경법 관련 규정을 위반했을 때 피해를 당한 개인이나 경쟁 기업이 위반 기업 등을 제재하도록 요구하거나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사법적 절차를 보장한 것도 눈에 띈다. 아울러 높은 수준의 환경 보호 및 환경법의 효과적인 집행 의무를 준수하고 무역 및 투자 촉진을 위해 기존의 환경보호 수준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의무화했다. ●평가 일부 시민단체는 한·미 FTA가 환경법의 제·개정 등을 어렵게 해 우리나라 정책 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협정국의 의무사항을 규정하고 관련법 집행에서 당사국의 재량을 주권사항으로 인정하고 있는 점을 들어 문제가 될 소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무역구제 - ‘개성공단=역외가공지역’ 지정부속서 채택 개성공단 분야와 관련, 양국은 한반도 역외가공지역 위원회에서 한반도 비핵화 진전,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노동·환경 기준 충족 등 일정 기준 하에서 개성공단 등 특정 구역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별도 부속서를 채택했다. 또한 미국·한국 안에서 최종 생산과정을 거친 물품은 원산지를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수입원료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 경우 가공과정에서 45%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하거나 화학반응·정제공정 등을 거쳐 생산되면 원산지 인정을 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판정기준도 만들었다. 역외산 원부자재의 가격 비율이 10% 이하일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원산지를 인정하기로 했다. 무역구제 분야에서는 반덤핑 제소장을 접수한 뒤 접수 사실을 상대국에 서면 통지하고,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자국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제소 내용에 대해 협의하도록 했다. 반덤핑이나 상계관세에 대한 가격이나 물량합의 제도도 강화된다. ●평가 FTA 교수연구회의 개성공단·무역구제 사안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 비이민 취업비자 확보 등 한국의 초기 목표에 비해 많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총평이다. 그러나 무역구제의 경우 무역구제위원회를 통해 우리 수출품에 대한 특혜성 대우를 확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은 높이 사고 있다. 개성공단 문제 역시 북핵 위기 등에도 불구하고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도 부분적인 성과로 꼽았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노동 - 공중의견 제출·분쟁해결심판제 도입 주요 합의 내용 가운데 핵심은 노동법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공중의견(Public Communication·PC) 제출제도 도입과 분쟁해결심판제도 등을 규정한 노동장(chapter)을 두기로 한 것이다.PC는 노동협정문을 위반했을 때 양국의 노동단체나 시민단체 등이 상대국에 시정요구 등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노동부에 접촉 창구를 개설, 운영하게 된다. 위반 사실이 인정되면 양국 노동관련 부서 고위급 공무원으로 구성된 노동협의회 등에서 정부간 협의에 나서게 된다. 분쟁해결심판제는 협의에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3명의 중립적인 패널이 사실관계를 조사해 시정권고를 하는 등 분쟁 해결 절차를 밟는 것이다. 노동법 위반국이 시정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건당 최대 1500만달러의 벌과금이 부과된다. ●평가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이 국내노동법을 더욱 충실히 집행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한다. 한·미 FTA로 인해 한국 정부는 노동 보호수준을 약화시키기 어려운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의약품 - 신약 임상자료 5년간 개발원용 금지 의약분야 협상 결과는 신약의 특허권 강화로 요약된다. 지적재산권 보호라는 미국측 요구는 타당성을 갖지만 오리지널 약의 복제 약품과 일부 부속 성분을 달리한 개량 신약에 의존하는 국내 제약업계로선 큰 타격이다. 협상 타결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품목허가 심사기간이 신약 특허기간에서 빠진다. 이는 심사에 걸리는 2년 정도의 시간만큼 복제약품의 출시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신약 품목허가 때 제출한 임상자료를 최소 5년간 국내 제약사가 개발에 원용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의약품 허가와 특허 연계도 무시할 수 없다. 의약품 허가 절차와 특허 소송이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와는 달리 신약 개발회사는 특허소송과 복제약에 대한 품목 허가정지 가처분신청을 동시에 낼 수 있다. 그만큼 복제약품의 생산은 지연된다. ●평가 국내산업 및 소비자에 미치는 단기적 피해 효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제도 개혁과 국내 제약산업의 올바른 방향 설정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신약 최저가 보장 요구’ 등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피해를 주는 미국측 움직임을 막아냈다는 입장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문화산업 - IPTV등 정부규제권한 포괄적 유보 한·미 FTA 타결로 방송, 영화, 지적재산권 등 문화산업계 전반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방송 분야에서는 케이블TV 등 현재 성업중인 시장영역을 미국에 열어준 대신 향후 잠재가치가 큰 분야는 우리측 주도로 시장규칙을 만들어갈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IPTV 등 새로 출현하는 서비스인 방송통신융합서비스와 온라인 시청각 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규제권한(내외국인 차별권한 포함)도 포괄적으로 유보했다. 온라인 시청각 콘텐츠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규제권한을 유보, 미래의 디지털 방송환경 속에서 국산 콘텐츠가 활발히 제작·유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권한을 확보했다. 지적재산권의 경우 특히 온라인 저작권자의 권한이 대폭 강화됐다.‘크래킹’(사용자가 임의로 기존 프로그램을 해독하는 행위) 등을 통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는 ‘기술적 보호조치’를 우회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불법 해독된 위성 또는 케이블 신호를 수신·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정부의 정품 저작물 사용도 의무화됐다. 상표에서는 상표권의 배타적 효력이 미치는 범위를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으로 한정했으며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권자 및 상표권자에게 선출원주의에 근거해 배타적 권리를 부여했다. 상표 사용권의 등록요건을 폐지하고 냄새나 소리도 상표로 인정토록 했으며 증명표장제도를 도입했다. 특허 분야에서는 심사지연 등 특허청의 귀책사유로 특허 출원 후 4년, 심사청구 후 3년이 모두 지나 등록된 경우 지연된 기간 만큼 존속기간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평가 최경수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연구실장은 “저작권자의 권리보호 문제는 상대적이어서 변화한 시장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화위원회 김혜준 사무국장은 “스크린쿼터가 당장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울 때 안전판 역할을 하던 것이 사라져 심리적 위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료방송업계는 “외국에 소유 지분을 100% 허용하는 것은 방송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금융 - 재보험등 4개 분야 해외금융거래 허용 금융 분야에선 국책금융기관과 우체국 보험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해외송금을 1년간 제한하는 세이프가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농어촌·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은 계속 가능하다. 재보험·항공보험·수출입적하·해상보험 등 4개 분야에서 국경간 금융거래를 허용했다. 하지만 개인간 소매금융은 제외, 온라인으로 개인이 미국에 있는 은행 등과 거래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투자 분야에선 외국 기업이 영업상 침해를 입은 ‘간접수용’의 판정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토대로 국가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국가소송제(ISD)를 도입했다. 간접수용의 기준과 관련해선 ▲외국인 투자자의 권리침해가 재산권을 직접 박탈하거나 국유화하는 ‘직접수용’과 동등해야 하며 ▲정부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의 합리적 기대를 벗어났거나 ▲특별한 희생을 강요했지는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평가 교수연구회는 국경간 금융거래 개방은 미흡하다고 지적했으나 단기 세이프가드는 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또 “조세·부동산 정책이 배제된 것은 우리 입장이 관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조세·부동산 정책도 100% 예외로 인정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는 간접수용이란 용어가 생소하지만 우리 헌법도 공익을 목적으로 한 과도한 재산권 침해에도 정당한 보상을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정부는 정책수립이나 규제 도입 때 투자협정의 합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정부조달 - 年 3700억달러 美조달시장 진출 길 활짝 중앙정부의 물품과 서비스조달 개방 대상을 현재 19만달러 이상에서 10만달러(약 1억원) 이상으로 낮췄다. 미국내 조달 경험이 없는 국내 기업들이 국내 시장의 20배인 연간 37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미국은 입찰참가 및 낙찰자 결정 때 미국내 실적만을 요구해 왔으나 이번에 한국에서의 실적도 인정하기로 합의했다. 조달청은 연간 최대 6조원 정도의 시장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수 조달청 국제물자본부장은 “미국 기업의 한국내 진입보다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더 유리해진 상황”이라며 “다만 첨단 의료, 영상장비와 광학장비 등 국내 생산업체가 없는 분야의 국내 진입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가 미국의 주정부 조달시장을 추가로 개방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우리의 지방정부와 공기업 개방도 막아 균형이 이뤄졌다. 정부 조달의 범위에 BOT(건설-운영-이전) 계약 등 민자유치 사업도 포함시킨 것도 우리에게 진출 기회가 더 크다는 점에서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정부 예산으로 조달하는 학교급식은 예외를 인정받은 것도 우리가 요구한 사항으로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조달청, 기자협회 공로상 수상

    조달청이 정부부처 최초로 한국기자협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한다. ‘나라장터(KONEPS)’가 국제사회의 투명성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3일 열리는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는다.
  • [FTA시대-노대통령 구상] “쇠고기 검역은 FTA와 별개”

    김종훈 한·미 FTA 우리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측 수석대표는 2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한·미 FTA협정 내용에 매우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FTA의 수준에 얼마나 점수를 주겠나. -(커틀러)A+를 주겠다. 한·미 FTA는 고품질의 균형잡힌 협정이다.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경쟁 정책을 담고 있으면서도 환경·노동 보호도 강조하고 있다. 상품접근에서도 상당한 내용을 일궈냈다. -(김종훈)커틀러와 열심히 일을 했고, 우리는 수를 받고 싶다. 우선 대규모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들의 협정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두번째로 상품 관세양허에서 즉시 철폐비율이 90% 이상돼 시장 개방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관세에다 경쟁, 지재권, 통신 등 각 분야에서 시장 개방 내용을 담고 있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동차·섬유 분야는 우리가 공세적이었으나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김)전반적으로 협상 결과는 양측에 공히 이익이 되는 결과라고 자평한다. 자동차의 경우 우리가 미국에 약 100억달러 수출하고 있다. 주력품인 1500∼3000㏄ 승용차가 65억달러를 넘는다. 이번 협상 결과에서 이 차종에 대한 관세는 즉시 철폐됐고, 소형차도 즉시 철폐됐다. 섬유에서는 미측의 상당한 민감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농업이 직접 연계된 것은 아니지만 민감성을 주장한 만큼 상대방의 민감성을 어느 정도 인정해 이에 근거로 윈윈 결과를 도출했다. ▶개성공단 문제는 어떻게 처리되는 것인가. -(커틀러)이번 협정에 역외가공무역지대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협력하기로 한국과 합의했다. ▶자동차에서 신속분쟁처리절차를 도입했는데 다른 FTA에도 들어있는지. 섬유에서도 사전동의 없이 현장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위헌 소지는 없는지. -(김)자동차에서 미국 시장을 대폭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비관세 장벽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다. 분쟁해결절차는 이런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때 절차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며 신속분쟁처리절차는 처리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다. 상호주의적으로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쇠고기 수입 전면 재개가 담보되지 않으면 FTA가 없다고 그동안 줄곧 말해왔다. 한국으로부터 확인이나 확약을 받았나. -쇠고기 위생검역은 FTA와는 별개의 사안이다.40% 관세를 1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키로 합의했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은 5월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 결과를 발표한다. 한국이 그때에 수입을 즉각적으로 재개할지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미 FTA 연장협상] FTA반대 이해영 한신대 교수 “갈등 커질것”

    “한·미 FTA 체결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문제가 한국 사회의 새로운 의제로 등장할 것입니다.” 지난해 6월 ‘낯선 식민지, 한·미 FTA’라는 책을 펴내 한·미 FTA 논란에 불을 붙였던 이해영(45) 한신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가 갖는 엄청난 파괴력에 비해 국민 설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협상도 반대 의견을 배제한 채 진행돼 한국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미 FTA 체결을 어떻게 보나. -무엇보다 협상 과정에서 대내 협상에 실패했다. 정부는 대국민 설득 노력을 포기해 버렸다. 그 결과 ‘그들만의 협상’이 돼 버렸다. 시민사회와 이해당사자들의 문제 제기는 불법 폭력시위라는 이유로 철저하게 배제됐다. 군사독재정권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모든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 ▶협상 내용 중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한·미 FTA는 관세, 비관세, 통상원칙 세 부분으로 이뤄지는데 비관세와 통상원칙에 문제가 집중돼 있다. 대표적인 것을 몇 가지 꼽는다면 미래서비스영역에서 자동개방 원칙인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을 도입하고 지적재산권과 서비스 영역에서 자유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도록 한 점, 투자자-국가 제소권 도입, 간접수용과 비위반제소를 인정한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농업 피해와 소비자 이익을 대비시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부는 학자들이 분석과 설명의 편의를 위해 도입한 생산자 중심접근과 소비자 중심접근 구분법을 현실에 억지로 적용해 한·미 FTA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려고 한다. 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는 별개가 아니다. 모든 생산자는 동시에 소비자이다. 농민도 소비자다.‘농민은 망해도 소비자는 이익’이라는 것은 ‘두개의 국민’을 상정하는 것으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궤변이다. ▶정부는 제조업은 미국보다 강세라고 주장하는데. -제조업 비교우위는 몇몇 업종에 불과하다. 제조업에 자동차만 있는 게 아니다.IT산업만 해도 한국은 미국에 비해 강하지 않다. 반도체도 비메모리 분야는 미국이 한국에 비해 절대강자다. 농업은 한·미 FTA에서 가장 피해가 크지만 금액으로 본다면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기계, 정밀화학, 제약, 화장품 등 비교우위가 없는 제조업, 운송과 운수를 제외한 서비스산업, 투자,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영화, 방송, 공공영역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농업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자유무역이 세계적인 추세가 아닌가. -‘자유무역은 강자의 보호무역’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있으니까 체급 구분 없이 링에서 싸우자는 것이다. 불공정한 교역조건뿐 아니라 불공정한 경쟁조건도 문제다. 농업을 볼 때 한국은 소가 200만마리인데 미국은 1억마리다.1인당 경지면적도 170배 차이가 난다. 농가보조금 규모도 20배 정도 차이가 있다. 이런 불공정한 경쟁조건에서 경쟁을 하라는 건 그 자체가 자유주의에 대한 정면 부인이다. ▶한·미 FTA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한·미 FTA는 한국사회를 정글로 만들 것이다.‘FTA레짐(체제)’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엄청날 것이고 그걸 치유하는 문제가 한국사회의 새로운 의제가 될 것이다. 한·미 FTA는 승자독식이라는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상황을 더욱 고착시킬 것이다. 솔직히 암울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병의원·한의원·부동산중개업 등 종합소득세 부담 늘어난다

    병의원과 한의원, 전자상거래, 건축 등 업종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변호사, 연예인, 직업운동선수, 예식장, 부동산중개업 등의 세부담도 늘어난다. 국세청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장부를 기록하지 않는 무기장 사업자가 소득금액을 산정하는데 적용하는 ‘2006년 귀속 기준·단순 경비율’을 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경비율은 무기장사업자의 소득금액을 추계하기 위한 제도로, 기준경비율 적용 대상은 2005년 수입액이 ▲7200만원 이상인 농림어업, 광업, 도·소매업, 부동산 매매업 ▲4800만원 이상인 제조업, 숙박·음식업, 전기·가스·수도사업, 건설업, 소비자용품수리업, 운수·창고·통신업, 금융·보험업 ▲3600만원 이상인 부동산임대업, 교육·보건서비스업, 사회복지사업 등이다. 수입액이 이에 못 미치는 사업자는 단순경비율 적용 대상이다. 이번 조정으로 전체 856개 업종 중 내과, 소아과, 한의원, 전자상거래, 안마사, 화가, 배우, 미용업 등 53개 업종은 단순 경비율 인하로 세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반도체 가격 ‘희비 쌍곡선’

    반도체 가격 ‘희비 쌍곡선’

    국내 최고의 수출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 기록된 데이터가 지워지는 D램은 올 연초에 비하면 가격이 반토막이 났다. 반면 전원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데이터가 그대로 저장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가격 하락을 거듭하다 최근에는 반등하고 있다. ●512Mb 연초 6달러 →2.84달러 ↓ 28일 메모리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7일 D램의 대표 품목인 512Mb(메가비트) DDR2 533㎒ 가격은 2.84달러로 올 연초보다 53.4%나 떨어졌다. 지난 1월2일 아시아 현물시장 평균판매가(ASP)는 6.1달러였다. 이같은 가격 급락은 공급 초과 때문이다. 송명섭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의 연간 비트 성장률이 50∼60%인 반면 올해는 78%”라면서 “공급 초과가 가격하락의 주원인”이라고 말했다.2002년 생산이 시작된 512Mb는 지난해 4·4분기부터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았다.PC·서버·노트북에 주로 쓰인다. 컴퓨터에 많이 쓰이는 D램의 경우 입학·졸업철이 지나 PC 성수기도 끝났다. 게다가 ‘윈도비스타 효과’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D램 가격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Gb 수요 늘어 상승곡선 낸드플래시의 대표 상품인 4Gb(기가비트) 멀티레벨셀(MLC)은 올 연초보다 22.5% 떨어졌다. 지난 1월2일 5.02달러였던 낸드플래시는 27일에는 3.89달러로 마감됐다. 낸드플래시는 지난 13일에는 연초보다 무려 45.5%가 떨어진 2.74달러까지 추락했으나 최근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메모리카드 등에서 수요가 살아나면서 바닥을 치고 가격이 오르고 있다.4Gb 낸드플래시는 2004년 시장에 소개돼 2005년 3분기부터 주력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송 애널리스트는 “제조업체들이 낸드플래시 라인을 지난해 수익률이 좋았던 D램으로 돌리면서 낸드플래시는 공급이 줄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생산 라인을 50나노 D램으로 바꾸면서 일시적 병목현상이 생겨 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재고가 바닥난데다 HDD를 대체할 SSD(낸드플래시 기반의 저장 장치)에 대한 기대설도 가격 오름세에는 반가운 뉴스다. ●타이완업체·도시바 적자 비상 반도체 가격 추락으로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생산성이 낮은 타이완 업체들은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이 2달러선으로 추락하면서 타이완 업체들은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들은 이익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원가절감 노력 때문에 아직까지는 견딜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격이 오르고는 있지만 낸드플래시도 제조업체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 박 애널리스트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일본 도시바는 적자를 내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한 자릿수의 수익률을 낸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닉스반도체는 낸드플래시에서 손익분기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 시장 지배력이 강한 한국 업체들이 공급 물량을 줄이지 않아 가격하락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사고 있다. 송 애널리스트는 “타이완 업체들은 이익 감소로 앞으로 투자를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 기업들은 계획대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의 반등 시기가 주목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라크전 4년 황폐한 성적표

    2003년 3월20일,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제거와 중동 평화를 명분으로 이라크와 전쟁을 벌였다. 그 후 4년이 지난 지금, 이라크에는 정말 ‘평화’가 찾아온 것일까. MBC 시사프로그램 ‘W’는 23일 오후 11시50분 이라크 전쟁 4주년 특집 ‘난민 400만-이라크 전쟁 4년의 성적표’(가제) 편을 통해 전쟁이 끝났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이라크 난민 문제를 집중 분석한다. 현재 이라크는 극심한 종파 갈등으로 각종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이라크인이 조국을 떠났고, 또 다른 2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이라크를 떠돌고 있다. 인접국으로 피신한 난민들의 상황 또한 참혹하기는 마찬가지. 시리아에서 남자들은 일용직 날품팔이로, 여자들은 성매매로 생계를 이어간다. 요르단 또한 넘쳐나는 이라크 난민으로 국가적 몸살을 앓고 있다. 이라크에서 올해의 기자상을 두 번이나 받은 아메드 카림은 테러리스트에 대한 보도를 많이 했다는 이유로 무장세력의 살해 위협을 받았다. 괴한들의 총격으로 동생을 잃은 뒤 현재 이라크를 탈출해 미국에 은둔 중이다. 이라크에서 살해 선고를 받으면 이라크 내 어디를 가든 결국 살해당하고 마는 것이 현실. 살해 위협 이후 실제로 가족을 잃거나 생이별을 한 미국 내 이라크 난민들의 모습도 소개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개인 MMF 익일 입·출금제 시행

    22일부터 개인 머니마켓펀드(MMF)의 미래가격제(익일 입금·환매제)가 시행된다. 은행과 증권사들이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대로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투자자들은 판매사별 입금·환매방식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MMF미래가격제란 MMF 가입시 다음날 입금, 환매시는 다음날 출금하는 제도다. 따라서 MMF를 찾아 그날 결제하려는 고객은 일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MMF 입금이 하루 지연, 이자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일부 외국계 은행과 증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판매사들은 자신들이 MMF를 사들이거나 MMF 담보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당일 환매를 가능하도록 했다.MMF를 통한 급여 입금, 공과금 납부 등 미리 약속된 거래는 당일 결제가 허용된다. 담보대출의 경우 고객이 약정서를 써야 할 수 있고 대출금리와 MMF 하루 운용금리 차이만큼 고객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1인당 국민소득 11.9%↑ ‘환율 거품’

    1인당 국민소득 11.9%↑ ‘환율 거품’

    2006년 한국 경제의 성적표는 외형적으로 그다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국내총생산(GDP)이 5.0%를 기록했고,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1만 8372달러로 ‘국민소득 2만불 시대’ 문턱까지 달려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환율이 급등하는 등 변수가 없으면 올 연말 전후로 2만 달러 시대로 도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성적표가 국민들을 기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표경제가 호전됐을 뿐, 실제 체감경기는 여전히 빡빡하기 때문이다. ‘2006년 국민계정(잠정) 집계에 따르면 국민들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가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GDP의 절반 수준이 안되는 2.3%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두 지표간의 격차는 2.7%포인트로 2005년 3.5%포인트보다 좁혀졌지만, 두 지표간의 괴리가 여전하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이렇게 빡빡하다 보니, 경제성장률에서 73.3%의 비중을 차지하는 내수가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전년 3.6%보다 개선된 4.2% 증가했다. 최종 소비지출도 4.5%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것은 정부가 물건비 지출 증대와 건강보험급여료 인상 등으로 전년보다 소비를 5.8% 증가시킨데 힘입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민간소비가 4%대 후반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노동소득분배율도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한 61.4%로 근로자의 주머니 사정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개선보다는 숫자상의 개선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인당 GNI는 1만 8372달러를 기록했다.2005년 1만 6413달러에 비해 11.9%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원화로 표시한 1인당 GNI는 1755만 5000원으로 2005년 1681만 2000원에서 4.4%만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달러로 표현된 GNI의 두자릿수 상승률은 환율하락으로 인한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때문에 올 연말을 전후로 12년 만에 ‘2만불 시대’가 도래한다는 핑크빛 전망에 기뻐할 수는 없다. 수출과 내수로 탄탄히 받쳐 주는 경제성장이 함께하는 내실있는 미래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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