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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TV 가격 ‘날개없는 추락’

    디지털 TV 가격 ‘날개없는 추락’

    ‘TV 가격은 통상 80㎏들이 쌀 10가마니 값이다.’TV 업계의 통설(通說)이다.1966년 금성사(현 LG전자)가 국내 최초로 흑백 TV를 생산한 이후 40여년간 나온 말이다. 현재 TV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40인치대의 액정(LCD) TV 가격이 최근 떨어져 평균 170만원선이 됐다. 업계의 속설이 다시 입증된 셈이다. 디지털 TV 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42인치 LCD TV가 시장에 막 선을 보였던 2004년 평균 900만원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81.1% 내린 셈이다. 중국 제품을 비롯한 중소 업체의 디지털 TV 가격은 1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10일 전자상거래 업체 옥션과 G마켓 등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40인치 LCD TV는 166만∼173만원에 팔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LG전자의 42인치 TV는 144만∼193만원, 대우일렉과 이레전자의 42인치는 135만원에 나왔다. 중국산 하이얼 42인치는 94만 9000원이다. 정재필 옥션 가전담당 매니저는 “올해 50인치대의 LCD TV가 본격 등장할 것으로 보여 연말 쯤이면 40인치대의 제품은 현재보다 10%는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인터넷 시장의 가격이 백화점이나 할인점보다 10∼20% 정도는 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LCD TV는 밝기·명암비·응답속도 등에서 국내 대기업 제품보다 떨어져 화질은 좋지 않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LCD에 맞선 플라스마표시(PDP)TV의 가격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대기업이 만든 40인치대 PDP TV 값은 110만∼150만원선이다. 중소업체들은 100만원 이하의 가격을 내놓으면서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LG전자 관계자는 “올해 PDP TV 시장이 50인치대로 급격히 이동함에 따라 이 사이즈의 생산비중을 45% 수준으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TV가격이 급락한 이유는 TV 제조업체 간의 가격 경쟁이 격화된 까닭이다. 디지털 TV의 제조기술 문턱이 낮아지면서 중소업체들도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이얼·하이신 등 중국계가 저가를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가격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또 TV세트 가격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패널 가격이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가격 하락의 요인이다. 가격 경쟁에서는 불리한 대기업들은 디자인과 기능 등으로 제품을 차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LCD TV ‘보르도 2007’을 내놓은 데 이어 풀HD급(200만화소급)도 선보였다.LG전자는 테두리를 최고급 나무로 처리한 60인치 PDP ‘엑스캔버스 갤러리’와 세계적 권위의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은 ‘샤인 루비’ LCD TV 등 신제품으로 세몰이에 나섰다. 신제품 TV 가격이 앞으로 얼마나 더 떨어질지 관심거리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아름다운 기업들] 아모레퍼시픽

    [아름다운 기업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올해에도 자사의 유방암 예방 사회공헌 운동인 ‘핑크리본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먼저 그 하나로 ‘핑크리본 사랑 마라톤 대회’를 최근 시작했다. 오는 10월까지 실시한다. 지난 2001년 시작돼 올해로 7회째를 맞는다. 유방암에 대한 예방의식 향상과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말 부산을 시작으로 이달에는 광주,6월에는 대전,9월에는 대구,10월에는 서울 대회가 진행된다. 참가자들에게는 핑크색 티셔츠와 스포츠 모자를 준다. 대회 참가비 전액은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된다.2006년 대회의 경우 5개 대회에 총 2만 7300여명이 참가해 2억 7300만원이 재단에 전달됐다. 창업 초기부터 기술제일주의와 여성 존중 정신을 모토로 하고 있는 만큼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와 함께 ‘아모레퍼시픽 여성과학자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1회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달 31일까지 제2회 후보자를 접수 중이다. 총상금 7000만원 규모로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젊은 여성과학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신진과학자상(2006년도 미래과학자상)의 수상자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려 시상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연 2회 전 임직원이 전국 300여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각 시설에 필요한 맞춤 봉사 활동을 펴는 ‘아모레퍼시픽 사랑의 나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각 팀별로 봉사할 기관·시설을 정하고 화장품, 생활용품, 녹차를 전달한다. 행사에 드는 비용과 교통비, 물품 등은 회사에서 전액 지원한다. 특히 ‘매칭 기프트’ 제도를 도입, 자사 직원이 아모레퍼시픽이 주도하는 사회공헌활동에 기여하는 기금(월급우수리활동, 유방암 예방을 위한 핑크리본 사랑 마라톤 참가비, 인정된 단체에 대한 정기 후원금, 특별목적 조성 성금 등) 만큼 회사가 후원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서경배 사장은 9일 “아모레퍼시픽과 조직구성원이 함께하는 나눔 활동은 공유 가치를 형성하고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사장은 지난 2월 유니세프에 사재 1억 5000만원을 출연했다. 회사는 동일한 금액인 1억 5000만원을 기부해 북한 어린이 건강 증진 위한 사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서 사장은 유니세프에 4년째 개인기부를 하며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강남·송파·서초 등 아파트값 심리적 지지선 붕괴

    강남·송파·서초 등 아파트값 심리적 지지선 붕괴

    이모(38·회사원)씨는 요즘 떨어지는 집값 때문에 편두통까지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신당동의 아파트를 팔고 은행 대출을 더해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34평형을 13억원에 장만했다. 주변 환경이 좋아 앞으로 강남의 중심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다소 무리를 하고 이사를 했다. 중심축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높을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현재로서는 ‘상투’를 잡은 셈이다. 재건축 추진 전망은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8일 현재 집값은 10억 2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잠실주공5단지 34평형 13억서 10억2000만원으로 올들어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강동 등 종전의 인기 지역에서는 싼 값에 매물이 나와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6월1일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일 전에 처분을 바라는 매물들이 속출하지만 사려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지난해 빚을 내 ‘상투’를 잡고 집을 샀거나 집 늘리기를 감행한 사람들은 특히 좌불안석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아파트 값은 최근 10억 8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1억원대가 무너졌다. 이번주 들어서는 10억 2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지난해 추석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 말 거래된 최고가는 13억 5300만원이었다. 인근 주변 단지들은 재건축을 끝내고 입주하고 있지만 이 단지는 지난해 3월 안전진단에서 ‘유지 보수’ 판정을 받은 뒤 사실상 재건축을 포기한 상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아파트 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16억원을 호가하던 36평형도 지난주 13억 7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8일 현재 급매물은 8억 5000만원에 나와 있다. 지난해 10월 말 ‘인천 검단 신도시’ 발표와 함께 집값이 10억원대로 올랐지만 그 전 수준으로 안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만 해도 12억원을 넘었던 34평형의 경우 현재 10억 5000만원부터 매물을 고를 수 있다. ●세금 중과·금리인상 이중고 목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양모(41)씨는 지난해 12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27평형을 내놓고 광화문 K아파트 50평형을 은행 대출 등을 받아 12억원에 장만했다. 그러나 로열층인 양씨의 목동 아파트는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8억 2000만원이던 이 아파트의 호가를 6억 7000만원으로 낮췄지만 찾는 이가 없다. 그는 조금 더 깎아주더라도 반드시 팔아야 한다. 올해 연말까지 팔지 못하면 ‘1가구 2주택 세금 중과(重課)’를 적용받는데다 내년부터 돌아오는 원금 상환에 대한 압박까지 받기 때문이다. 맞벌이인 양씨 부부가 매달 갚는 대출 이자는 소득의 50% 수준인 월 300여만원.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모(39·회사원)씨는 6년간 보유했던 일산 아파트(20평형)를 최근 1억 6000만원에 겨우 팔았다. 지난해 11월 말 집을 늘려가기 위해 2억 1000만원을 대출받아 4억 5000만원에 산 일산 K아파트(31평형)에 대한 이자 부담(월 120만원)도 문제였지만 연초부터 내놓은 집이 4개월이 넘도록 팔리지 않아 여간 마음 고생을 한 게 아니다. 최근 간신히 매수자를 만나 한시름 놓았지만 지난해 말 구입한 K아파트는 그때보다 1000만원가량 빠진데다 앞으로 집값이 더 빠진다는 전망이 우세해 여전히 뒤통수가 얼얼한 기분이라고 김씨는 말한다. ●강북으로 집값 하락세 확산 최근 서울 집값 하락폭이 커지는 가운데 기존에 하향세이던 강남 등 인기지역뿐 아니라 강북과 경기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최근 한 주(4월28일∼5월4일)간 양천(-0.46%), 송파(-0.42%), 강동(-0.30%), 강남(-0.23%), 서초(-0.11%) 등 기존에 빠지던 강남과 인기권역은 물론 광진(-0.11%), 중구(-0.08%), 강서(-0.04%) 등 비(非) 강남권도 떨어지는 곳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들어 집값이 빠지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부실을 우려할 정도는 아직 아니라고 말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양천 등 버블 4구의 지난 한 해 집값은 35.53% 오른 반면 올들어 지난 4개월간 집값은 0.95% 내렸다. 양천구(-2.22%)가 가장 많이 빠졌고, 이어 송파구(-1.51%), 강남구(-0.74) 등 순이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집값은 당분간 전반적인 하향세를 면하기 어렵겠지만 현재의 집값은 모든 정책이 동원됐을 때의 결과여서 최저점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투자상품인 재건축은 호가 위주여서 낙폭이 크지만 일반 중소형 아파트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생계형 사채’ 39%로 증가세

    교육비와 병원비 등 생계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금융 이용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한 등록한 대부업체든 무등록 대부업체든 대부업체의 연평균 이자율이 200%에 육박, 대부업법상의 66% 이자상한제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사금융 이용자 5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인당 평균 이용금액은 960만원, 금리는 197%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사금융을 이용하는 이유는 실직·부도 등으로 교육비·병원비 등의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65%로 가장 많았다. 가계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금융업체를 이용했다는 응답은 2004년 20%에서 이듬해 36%로 높아졌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39%로 나타났다. 조성목 서민금융지원팀장은 “경제력 상실로 인한 생계형 사금융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사금융을 이용한 돌려막기는 빚만 늘어나기 때문에 자활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20∼30대의 젊은 연령층 이용도 계속 늘어나 76%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 사금융 이용자 가운데 정상적으로 상환하는 비율과 채무상환 포기자 비율이 동시에 높아져, 사금융 이용자의 신용상태도 양극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납부 비중은 전년도 45%에서 62%로 높아진 반면 3개월 이상 연체 비중은 44%에서 34%로 낮아졌다. 또한 자력상환이 가능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48%에서 53%로 높아진 반면 채무상환을 포기한 비율은 26%에서 30%로 높아졌다. 사금융 이용자의 43%는 제도권 금융회사에 대출가능 여부를 상담조차 하지 않았으며, 가족 몰래 사금융을 이용한다는 응답도 89%로 압도적이었다. 한편 사금융 이용자 53%는 1000만원의 자금만 있으면 사채시장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 복귀가 가능하다고 설문에서 답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모험과 도전 변신에 성공한 기업들] (6·끝) ‘점유율 70%대’ 쿠쿠홈시스

    [모험과 도전 변신에 성공한 기업들] (6·끝) ‘점유율 70%대’ 쿠쿠홈시스

    1998년 이후 국내에서 팔린 전기밥솥은 어림잡아 1800만대. 이 중 73%인 1340만대가 ‘쿠쿠’였다. 외형 규모도 그렇지만 도산 직전에까지 몰렸던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최대의 밥솥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은 다른 기업들에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쿠쿠홈시스의 모태는 78년 창립된 성광전자였다. 사실 회사이름이 안 알려져 있었을 뿐 성광전자는 LG전자·필립스·동양매직 등 대기업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온 전기밥솥의 강자였다. 전환점은 97년 말 외환위기였다. 대기업들도 휘청대는 판이었으니 OEM 전문회사의 사정은 말할 것도 없었다. 대기업의 생산주문이 하나둘 끊기면서 매출이 3분의1로 줄었다. 선택이 필요했다. 과연 자체 브랜드로의 전환은 해답이 될 것인가. ●성광전자가 모태… 대기업 OEM 생산 사정은 만만치 않았다. 삼성과 LG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얼마 후면 일본 조지루시(象印)의 ‘코끼리밥솥’이 시장개방으로 들어올 판이었다. 대기업의 인지도, 자금력, 판매망과 일제에 대한 주부들의 선호도를 감안하면 톱3에 들어가는 게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구자신(현 회장) 사장은 98년 4월1일 OEM의 낡은 집을 버린다고 선언했다.“그동안 갈고 닦아온 업계 최고수준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체 브랜드 전환은 전에도 몇차례 시도는 했었습니다. 시련기를 맞아서 과감히 도전키로 한 것이었죠. 이미 우리에게는 94년에 상표등록을 한 ‘쿠쿠’ 브랜드가 있었습니다.”(조학래 이사)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 신제품을 개발했고 업계 최초로 ‘에이징 라인’을 도입했다. 모든 제품에 대해 실제 밥을 짓는 것과 똑같은 과정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상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으로 불량률 ‘제로’를 위해 개발된 과정이었다. 그해 8월1일. 대리점 등 판매업소에 제품이 공급되던 첫날. 구 사장은 전 직원들에게 외상거래 절대 금지 지침을 내렸다.“우리 제품을 외상으로 주면 상인들은 물건으로 보지만 선금을 내고 사가면 우리 제품을 금(金)으로 본다. 세계 최고인 우리 제품은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게 구 사장의 지론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일단 매장에 진열을 해보고 팔리면 돈을 주는 관행이 일반화돼 있던 시절. 판매점이 곱게 들을 리 없었다. 게다가 쿠쿠라는 처음 듣는 브랜드가. 영업사원들이 아침에 회사에서 밥솥을 들고 나갔다가 저녁에 고스란히 들고 들어오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냥 OEM이나 하는 게 옳았던 게 아닌가, 외상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우리나라 상거래 관행에 비추어 너무 무리가 아니었나 하는 한숨이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비로소 주문다운 주문이 들어온 것은 한달 이상이 지난 뒤였다. 옛 성광전자 OEM 제품이 시장에서 사라진 뒤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대리점들이 성광전자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엔진시동은 늦게 걸렸지만 그 이후의 속도는 대단한 것이었다. 회사 자체 집계로는 99년 9월에 LG, 삼성 등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시중에 등장하고 나서 딱 1년 걸렸던 셈이다.2000∼2003년 4년간은 국내 가전사에 남을 만한 ‘밥솥 혈전’이 벌어진다. 가격과 신제품 출시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20만원선 밥솥이 일부 매장에서 6만원대에 팔리기도 했다. ●업계 첫 시뮬레이션 ‘에이징 라인´ 도입 가격보다는 기술에 능력을 집중했다. 다행히 그동안의 명성으로 소비자들은 가격공세에 흔들리지 않을 로열티를 갖고 있었다. 결국 몇몇 중소기업은 자금 사정으로 몰락했고 대기업은 불량률 증가와 폭발사건 등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밥솥 생산을 중단하고 만다. 오랜 밥솥전쟁의 최후의 승자는 쿠쿠가 된 셈이다. 이것이 쿠쿠를 지금과 같은 시장점유율 70%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됐음은 물론이다. 철저한 고객관리도 성공의 원천이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건의하면 회장 이하 팀장 이상까지 모든 사람에게 메일이 전달된다. 그러다보니 불만이 바로바로 고쳐졌고 소비자들이 전하는 아이디어 중 유용한 것은 사장이 직접 담당을 지정해서 연구를 지시했다. 쿠쿠 성공요인의 또다른 한 가지. 인력 대신 임금의 구조조정을 했던 것도 주효했다. 노사협의를 통해서 임금을 1차로 13.8% 자진삭감했다. 회사를 떠나면 어디 갈 데도 없던 암울한 시절. 적게 받고 직장을 유지하자는 공감대가 노사간에 퍼지면서 핵심 인력들이 그대로 남을 수 있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영화리뷰] 10일 개봉 ‘내일의 기억’

    [영화리뷰] 10일 개봉 ‘내일의 기억’

    누구나 조금씩 과거를 잊으며 산다. 그러나 특별한 병에 걸려 소중한 기억을 통째로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은 공포다. 하지만 흔히 치매라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40대 가장의 이야기를 담은 일본 영화 ‘내일의 기억’에는 이러한 공포가 없다.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은 물론이거니와 그 흔한 눈물 빼내기식의 자극적인 설정도 찾아 볼 수 없는 고품격 영화다. 하나밖에 없는 딸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광고회사 부장 마사유키(와타나베 켄). 자상하면서도 유능해 인기가 높은 그는 언제부턴가 부쩍 건망증에 시달린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일에만 매달리던 그의 증세는 점점 심각해진다. 중요한 회의를 까먹고 알던 길도 잃어버리며, 급기야 부하 직원들의 얼굴까지 못 알아보게 된다. 아내 지에코(히구치 가나코)와 병원을 찾은 그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40대 중반, 아직 한창 일할 나이에 ‘사회적 사형선고’라니…. 동일한 병을 소재로 한 신파조의 국내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와 비견되는데 이 영화의 접근은 전혀 다르다. 병에 걸린 환자와 그 가족을 바라보는 카메라는 담담하다 못해 덤덤하다. 그러나 병에 걸린 이후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슬픔을 전달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예컨대 아내가 출근한 뒤 같은 자리를 반복해서 청소하는 마사유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그의 고통이 진하게 전달돼 온다. 주연 배우 와타나베 켄은 원작 소설을 읽고 감동 받아 제작까지 맡았다. 그 또한 17년전 백혈병에 걸렸던 경험이 있고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는 어머니를 오래 지켜본 까닭에 오버하지 않고 진짜 현실을 그려낼 수 있었다고 한다. 마사유키를 안쓰럽게 쳐다보며 격려하는 직장 동료들의 모습에서, 타인의 기억 속에서 내가 어떻게 각인되고 소멸되느냐도 내 기억만큼이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10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천경자 작품 ‘초원Ⅱ’ 15일 경매…추정가 11억~15억원

    천경자 작품 ‘초원Ⅱ’ 15일 경매…추정가 11억~15억원

    원로화가 천경자(83)의 그림 1점이 15일 열리는 K옥션의 5월 경매에 추정가 11억∼15억원에 나온다. 4일 K옥션에 따르면 천경자의 이번 작품은 아프리카의 초원에서 코끼리와 사자, 얼룩말이 보이고 나체 여인이 코끼리 등에 엎드려 있는 ‘초원Ⅱ’(1978년작)로 105.5×130㎝ 크기다. 이 작품이 낙찰되면 지난해 12월 K옥션 경매에서 ‘모자를 쓴 여인’이 기록한 6억 3000만원의 천경자 작품 경매 최고가가 경신된다. 박수근의 ‘여인과 소녀들’은 11억∼16억원,‘나무가 있는 마을’은 7억 5000만∼8억 5000만원에 경매되고 김환기의 ‘산’(5억∼6억 5000만원),‘Forever’(2억 9000만∼3억 6000만원)도 높은 가격에 출품된다. 고미술품으로는 김홍도의 완숙기 작품 ‘유앵도’(2억∼3억원),‘청자상감국화문표형주자’(2억 5000만∼3억 5000만원) 등이 소개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금감위, 금융투자자 가이드라인 제정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금융투자회사의 건전성 확보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세부적인 감독 방안이 마련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3일 금융감독원, 유관기관, 연구소 등과 함께 금융감독 선진화 작업단을 구성해 연말까지 자본시장통합법 하위 규정과 감독 시스템의 정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증권업, 자산운용업, 선물업, 신탁업 등 모든 금융투자업을 할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의 설립이 허용된다.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이 제정되고, 신종 금융투자상품 출시에 대응해 공시제도가 정비되고 투자자 교육 방안이 마련된다. 금융투자업을 하는 은행과 보험사가 동일한 영업을 할 때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마련된다.‘동일 행위, 동일 규제’ 원칙에 따른 효과적인 감독을 위해 금융감독 당국의 조직 개편과 인력 확충이 검토된다. 금융투자회사가 투자 성격이 있는 모든 금융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건전성 유지를 위해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제도가 정비된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르코지=부시’ ‘루아얄=클린턴’

    ‘사르코지=부시’ ‘루아얄=클린턴’

    |파리 이종수특파원|‘사르코지=조지 W 부시, 루아얄=빌 클린턴’ 6일(현지 시간)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를 앞두고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는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의 인성 유형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세계적인 정치심리학자 오브리 이멜만의 분석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야망형’, 루아얄은 ‘암늑대형’으로 요약된다. 또 미국 대통령과 비교하면 사르코지는 부시 대통령, 루아얄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닮았다. 정치심리학 전문가인 파스칼 드 슈테르 벨기에 뤼뱅대 교수는 동료인 이멜만에게 의뢰한 연구결과를 주간 누벨 옵세르바퇴르에 기고했다. 이멜만은 5명의 전문가가 ‘밀론의 방법론’을 이용해 230가지 문항으로 두 후보의 자서전·인터뷰 자료를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두 후보를 정밀 분석했다. 이 기법은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데, 중앙정보국(CIA)에서도 애용한다. 전체적으로 두 후보의 인성은 엇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모두 보통 사람보다 야심만만하고 지배 의지가 강하다. 특히 루아얄은 비교행동학적 용어로 무리를 이끄는 ‘암늑대 알파’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차이도 많다. 루아얄은 ‘자상함’지수에서 사르코지에 많이 앞섰다. 슈테르 교수는 “이는 루아얄이 사르코지보다 더 양심적이고 청렴하고 믿을 만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반면 사르코지는 ‘외향성’ 지수에서 루아얄보다 두드러졌다. 슈테르 교수는 “내성적 후보에 인색한 프랑스 유권자들의 성향에 비춰볼 때 루아얄이 불리한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르코지의 ‘야망’지수는 매우 높아 루아얄을 훨씬 앞섰다.‘지배 의지’ 지수에서도 루아얄을 약간 앞섰다. 슈테르 교수는 “루아얄은 극단적이기보다는 안정됐다.”며 “지수로 볼 때 ‘불안정’지수가 특히 높은 사르코지에 견줘 루아얄이 대통령 자질에서 앞선다.”고 결론을 내렸다. vielee@seoul.co.kr
  • [재경부 선정 8개 지역특구 탐방] (5)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재경부 선정 8개 지역특구 탐방] (5)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인천시 중구 북성·선린동 일대 차이나타운이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개발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30일 중구에 따르면 최근 재정경제부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로부터 차이나타운이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지역특화발전특구는 기초 자치단체의 지역특화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일정지역을 지정, 선택적으로 규제 특례를 적용하는 제도다. 이번에 발전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북성동 2·3가, 선린동, 항동 1·2가 일대 3만 4526평이다. ●이면도로 교통체증 해소 특구 지정에 따라 출입국관리법 상의 특례가 인정돼 차이나타운 관광식당업소에 취업한 중국인 요리사에 대해 사증 발급절차가 간소화된다. 체류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된다. 또 중구청장은 사증발급 추천서를 발급할 수 있다. 중구는 특화사업으로 중국식 전통공원을 조성하고 인천시 및 중국 톈진시와 연계해 중국풍 테마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자장면박물관을 건립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부지 매입을 완료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 전통 상가거리, 연인의 거리, 공자상 거리 등을 갖춘 중국풍 테마거리를 조성한다. 차이나타운내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에 이면도로 전 구역에 대한 일방통행 지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중구는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에 대비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이미 도로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한편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쉼터와 삼국지벽화 유도판을 설치하고 공영주차장을 건립했다. 차이나타운에는 25개의 중국요리집과 중국 공예품과 의상, 문구류, 잡화 등을 파는 상점 30여개,7개의 대형 매장을 갖춘 보문중국백화점 등이 있다. 차이나타운에는 한때 2000여명의 화교가 거주했으나 1960년대 정부가 화교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자 상당수가 미국이나 동남아 등으로 떠나 지금은 500여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1998년 외국인부동산취득법 개정 등으로 화교들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2001년 차이나타운을 포함한 월미도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된 이후 화교자본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인천·중국의 날´ 축제 등 개최 중구는 차이나타운내 특화사업 및 특례 적용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 및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그런 뒤 인천·중국의 날 축제와 자장면 축제 등 각종 행사와 이벤트를 개최해 차이나타운이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단지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을 계기로 국내 유일의 차이나타운을 대규모 관광지로 육성, 관광수익을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재경부 선정 8개 지역특구 탐방] (5)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재경부 선정 8개 지역특구 탐방] (5)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인천시 중구 북성·선린동 일대 차이나타운이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개발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30일 중구에 따르면 최근 재정경제부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로부터 차이나타운이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지역특화발전특구는 기초 자치단체의 지역특화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일정지역을 지정, 선택적으로 규제 특례를 적용하는 제도다. 이번에 발전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북성동 2·3가, 선린동, 항동 1·2가 일대 3만 4526평이다. ●이면도로 교통체증 해소 특구 지정에 따라 출입국관리법 상의 특례가 인정돼 차이나타운 관광식당업소에 취업한 중국인 요리사에 대해 사증 발급절차가 간소화된다. 체류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된다. 또 중구청장은 사증발급 추천서를 발급할 수 있다. 중구는 특화사업으로 중국식 전통공원을 조성하고 인천시 및 중국 톈진시와 연계해 중국풍 테마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자장면박물관을 건립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부지 매입을 완료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국 전통 상가거리, 연인의 거리, 공자상 거리 등을 갖춘 중국풍 테마거리를 조성한다. 차이나타운내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에 이면도로 전 구역에 대한 일방통행 지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중구는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에 대비해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이미 도로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한편 청·일조계지 경계계단 쉼터와 삼국지벽화 유도판을 설치하고 공영주차장을 건립했다. 차이나타운에는 25개의 중국요리집과 중국 공예품과 의상, 문구류, 잡화 등을 파는 상점 30여개,7개의 대형 매장을 갖춘 보문중국백화점 등이 있다. 차이나타운에는 한때 2000여명의 화교가 거주했으나 1960년대 정부가 화교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자 상당수가 미국이나 동남아 등으로 떠나 지금은 500여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1998년 외국인부동산취득법 개정 등으로 화교들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2001년 차이나타운을 포함한 월미도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된 이후 화교자본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인천·중국의 날´ 축제 등 개최 중구는 차이나타운내 특화사업 및 특례 적용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 및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그런 뒤 인천·중국의 날 축제와 자장면 축제 등 각종 행사와 이벤트를 개최해 차이나타운이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단지가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지역특화발전특구 지정을 계기로 국내 유일의 차이나타운을 대규모 관광지로 육성, 관광수익을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공정위 “D램 담합여부 판단 불가”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조사에서 실형을 받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D램 제조업체 4곳에 대해 자진신고를 받고도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심의절차를 종료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26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미국 마이크론, 독일 인피니온의 D램 가격 담합 사건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증거 부족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심의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들 4개 업체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내 컴퓨터 주문자상표제조(OEM)업체인 IBM,HP, 애플, 컴팩, 델, 게이트웨이 등 6개 업체에 D램을 공급하면서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지난해 미국 법무부에 적발됐다. 삼성전자 3억달러, 하이닉스 1억 8500만달러 등 모두 7억 2900만달러의 벌금과 함께 임직원이 최고 1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공정위는 이 사건과 관련해 한 업체가 2005년 자진신고를 해옴에 따라 2년 동안 D램 제조업체의 국내 시장 담합 여부를 조사해 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국내법 위반으로 판단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동안 확보한 증거자료만으로는 이들 업체의 미국 6개 수요업체에 대한 가격담합 행위에 삼보, 현주, 삼성 등 우리나라 컴퓨터 제조업체도 포함됐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의 가격담합이 우리나라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는지 증거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미국 법무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기밀 유출 등 이유로 거절당했고, 자진신고자가 제공한 자료도 혐의 입증에는 충분치 않은 것이었다고 조사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나 업체가 자진신고한 데다 미국에서 가격담합 혐의에 대해 실형을 선고했고, 반도체 칩을 공급받은 IBM이나 HP, 델 등의 PC가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점을 감안할 때 공정위의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자진신고한 업체와 다른 업체들간의 의견차가 뚜렷했고, 미국에서의 가격담합으로 결정된 D램 가격이 국내 시장에서의 D램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증거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심의절차 종료’는 법 위반 여부 판단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건을 끝내는 것으로 ‘무혐의’와는 다르지만, 이번 경우는 사실상 조사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편 이들 D램업체 4곳의 지난해 한국시장 점유율은 97.8%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각각 77.2%,18.7%다.2002년 당시 세계시장에서 4개 업체가 차지한 점유율은 75.2%였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인터뷰] 황병기 가야금 명인

    전화를 걸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여보세요? 누굴 찾으세요?황병기 선생님 계십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여보, 전화 받으세요. 당신 전화예요. 소설가 한말숙 선생님인가 보다 생각하고 있을 때 네, 전화 바꿨습니다. 차분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떻게 오지요? 차로 오나요? 전철을 타고 가려고 합니다. 5호선을 타고 충정로역에서 내려 8번 출구로 나오세요.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오거리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경기대학을 지나서 오거리에서 내리세요…. 딴 생각은 말고 내가 알려준 대로만 따라오면 됩니다.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처음 전화를 걸 때 느끼는 약간의 불안함과 긴장감이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때문일까요? 오는 길을 아주 상세하게 일러주시는 자상함 때문일까요? 수화기를 내려놓을 때 서대문구 북아현동 황병기 선생님 댁으로 가는 길이 환하게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야금과의 첫 인연은 ‘부산 피난 때 우연히’ 고은별 | 선생님과 가야금과의 첫 인연이 어떻게 맺어졌는지 궁금합니다. 황병기 | 제가 제동 초등학교에 다닐 때 방과 후에 모든 학생이 무엇인가 특기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때 내가 합창반에서 노래를 했는데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마음속으로 악기 하나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6·25 전쟁이 일어나서 부산으로 피난을 갔는데 천막에서 공부를 했어요. 피난 학교 근처에 고전 무용 학원이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그곳에 세 들어 사는 김철옥(金喆玉) 할아버님께서 연주하시는 가야금 소리를 들었는데, 생전 처음 듣는 그 가야금 소리에 그만 매혹되었지요. 그래서 아무 목적 없이 그냥 그 소리가 좋아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 법대를 졸업했지만 가야금이 좋아서 매일 연습했습니다. 74년 내가 서른여덟이었을 때, 이화여대에서 제게 국악과 과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그때 며칠 생각을 했고 내 스스로가 음악을 버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그때부터 음악만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오직 음악만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고은별 | 그렇게 음악만 하고 살아오셨는데, 지금 행복하신가요? 황병기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사는 것이지요. 뭣 하러 생각을 해요. 그렇게 되었다는 얘기지요. 행복할 것도 없고 행복하지 않을 것도 없고….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죽을 때까지 살고 싶어요. 고은별 | 음악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황병기 |나는 그냥 좋아서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악가로 이름이 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순수하게 음악 자체가 좋아서 한 것입니다. 음악의 기능이 다양하지만 나는 오락으로서의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지도 않고요. 영혼을 쓰다듬는 음악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사람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나의 첫 번째 음반이 1965년 미국, 하와이에서 나왔는데 음악 비평 잡지인 《하이파이 스테레오 리뷰(Hifi Stereo Review》에서하이 스피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정신을 해독시켜 주는 음악이다,라고 평했습니다. 내 인생을 걸고 싶은 음악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고은별 | 국악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지 않습니까? 황병기 | 그렇습니다. 주로 오락용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요. 그것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오락용 음악은 하지 않습니다. 내가 전통음악 작곡과 연주를 병행하는 데 연주자로서 전통음악을 참 좋아합니다.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는 한 곡이 70분입니다. 나는 그것을 작곡했다고 하지 않아요. 전통적으로 우리들은 음악이 어느 한 사람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예술에 있어서는 누구누구 작(作)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그냥 만들 뿐이지 내 작품이라고 해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되는 것이지요. 인도에서도 고대(古代) 시인들이 아무리 아름다운 시를 썼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아름다우면 됐지 누가 만들었나 하는 것을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예술품이 누구의 작품이라는 개념은 서양의 사고 방식입니다. 새로 나올 앨범 5집에 들어갈 작품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란 것이 있어요. 고려시대 이자헌이라는 사람이 음악으로 높은 자리에 있다가 벼슬을 버리고 강원도 청평산에 들어가서 일생 동안 거문고만 하다 죽었는데, 그 사람이 쓴 시 중에 <낙도음(樂道吟)>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자기에게 거문고가 좋은 것이 있어 한 곡조 타도 무방하겠지만, 알아들을 사람이 너무 없구나 하는 내용의 시입니다. 그러니까 거문고를 타지 않겠다는 뜻이지요. 그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입니다. 나는 제일 즐거운 것이 내 방 안에서 스스로 가야금을 타는 것입니다. 아무도 내 음악을 들어주지 않아도 좋아요. 내 스스로 음악회를 열어 관객들이 와 주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요즈음 맛있는 청량음료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즐겨서 사먹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인공적으로 어떤 맛도 내지 않은 깊은 산 속의 샘물을 마시고 싶은, 청량음료가 아닌 순수한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나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순수한 물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있지요. 나는 그런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은별 | 은은하게 달빛이 비치는 한옥(韓屋)의 아늑한 방 안에, 촛불이 켜져 있고 동양란(東洋蘭) 꽃잎의 향이 깊고 그윽할 때, 선생님의 가야금 소리를 들으면 모든 것이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황병기 |내 음악에 대해서 수필가가 글을 써서 수상(受賞)까지 한 것도 있고 시를 쓴 분도 있고 화가들도 내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린 적이 있습니다. 2004년 미국 서부지역 산타 크루즈라는 곳에서 공연을 했을 때, 태디 빌이라는 원로 무용가가 작곡가인 남편과 함께 연주를 들으러 왔습니다. 산타 크루즈라는 곳이 봄 여름 약 6개월 간 비가 오지 않아요. 그러다가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비가 내리는데, 그 부부가 첫 비가 오는 날에, 3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내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65년 하와이에서 나온 LP 음반에 수록된 <가을>이라는 곡을 들었다고 해요. 그 말을 듣고 무척 감동했습니다. 고은별 | 최근에 유럽과 일본에서도 연주하셨지요? 황병기 |2006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런던, 파리, 니스에서 독주회를 했고 6월에는 베르사이유 왕궁과 알제리 국립극장에서, 12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국립 국악 관현악단과 함께 연주를 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한·영 상호 방문의 해 개막식 때 연주를 했고, 프랑스 공연은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행사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일본에서 공연한 한·일 문화 교류의 밤에서는 일본 천황의 차남 아키시노 왕자의 부인 기코 왕자비<공식 명칭-아키시노 노 미야의 비(妃) 기코(紀子)>가 9월 6일 일본 황실에서 고대하던 아들을 출산한 후 처음으로 이번 공연에 참석해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할 정도로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기코 왕자비는 주요 단원들을 만나 연주자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하고 느낀 점을 말해 주며 우리 음악과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일본 공연 가기 전에 이미 공연장 좌석이 전석 매진되었고, 웨이팅 리스트(waiting list 대기자 목록)가 100명이 넘었습니다. 홋카이도(北海島)에서도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대성황이었습니다. 우리 전통음악에 뜨겁게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고 흐뭇했습니다.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됩니다 고은별 | 선생님은 국악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입니다. 홈페이지(www.bkhwang.com)에 들어가 방문자들이 남겨 놓은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가야금을 열심히 해서 선생님같이 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꿈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황병기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좋아서 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서 하면 인생도 즐겁고 진짜 내면의 힘이 나오는 것이니까요.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즐기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지요.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버리고 그냥 즐기면 되지요. 그러면 그 안에서 힘이 나옵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 4시에 찾아갔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6시가 되어갑니다. 아래 층에서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는 소리가 들려와서 서둘러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현관에 화분이 놓여 있고 직경이 30㎝ 정도 되어 보이는 바위 하나가 있는데 가운데서 물이 퐁퐁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옆 투명한 화병 속에서 한 아름의 화사한 진분홍 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안녕! 하고 손짓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을>이라는 가야금 곡을 나도 한 번 꼭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글 고은별     월간 <삶과꿈> 2007.02 구독문의:02-319-3791
  • ‘최은희 여기자상’에 이미숙씨

    최은희 여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후란 문학의 집 서울 이사장)는 문화일보 이미숙 정치부 차장을 제24회 최은희 여기자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차장은 1991년 문화일보에 입사, 해외문화부와 문화부, 국제부 등을 거쳐 현재 정치부에 근무하고 있다.최은희 여기자상은 일제 강점기에 기자로 활동하며 큰 발자취를 남긴 추계 최은희 여사가 기탁한 기금을 바탕으로 제정됐다. 시상식은 5월10일 오후 6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다.
  • [모험과 도전-변신에 성공한 기업들] (3)G마켓

    [모험과 도전-변신에 성공한 기업들] (3)G마켓

    지난해는 인터넷 오픈마켓(개별 판매업자들이 인터넷 중개사이트에 들어와 물건을 파는 방식)이 각종 온라인쇼핑 채널 중 거래액 기준으로 최대 규모를 달성한 첫 해였다. 거래액 4조 8237억원으로 전년보다 58.3%나 성장하며 TV홈쇼핑 등을 추월했다. 이 중 G마켓은 2조 2682억원으로 전체 오픈마켓 거래의 47%를 차지하며 선발업체인 옥션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G마켓은 1999년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구스닥’이 모태다. 당시 코스닥 붐을 타고 ‘중개 역할을 하는 증권시장과 같은 쇼핑몰’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사업 시작은 2000년 4월. 사장은 인터파크 이기형 사장의 권유로 서울대 후배인 구영배씨가 맡았다. 하지만 당시는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업체가 요란스레 시작만 해놓고 매출은 거의 못 내던 상황이었다. 구스닥 역시 그 전철을 밟았다. 특히 수많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한 뒤 그 중 가격이 맞아떨어지는 경우에 한해 거래가 성사되는 어려운 거래방식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려놓았다. 작은 물건 하나 사는데도 너무 머리를 써야 하는 구조였던 셈. 회사는 갈수록 쪼그라들어 갔다.“돈도 돈이었지만 나중에는 직원들도 떨어져 나가더군요.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물건을 판다니까 입사 면접을 보러 왔던 사람들이 무슨 피라미드 판매회사로 오해를 하더군요.”(구영배 사장) 혁신이 필요했다.2003년 3월 회사이름을 G마켓으로 바꾸고 사업방향도 바꿨다. 당시 옥션의 ‘e마켓플레이스’와 같은 오픈 마켓을 골간으로, 옥션의 단점을 보완하고 한국적인 정서를 담기로 했다. 첫번째 타깃은 패션이었다. 당시는 오프라인 의류판매가 침체기로 들어가면서 동대문시장 등의 상인들이 대안을 찾고 있었지만 개별 인터넷 쇼핑몰 등을 만들 엄두를 못내던 시절이었다. 창업자본 없이 자유롭게 들어오도록 하면 홈쇼핑 등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다행히 구스닥 시절에 다자간 거래 시스템을 개발했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업체들은 오픈마켓의 존재를 잘 몰랐다.“오픈마켓 G마켓인데요….”라고 하면 전화를 끊어버리기 일쑤였다. 직접 찾아가서 한 시간, 두 시간을 졸라서 입점 승낙을 받아내곤 했다. 2003년 12월 고대하던 ‘히트상품’이 나왔다. 처음으로 바바리 목도리를 팔았는데 1000개 이상 팔리는 단일품목이 없던 때 하루에 1000개 이상 팔려나가는 게 아닌가. 특히 싼값에 상품을 바로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을 끌었다.“사업 출발의 모델은 경매였지만 이를 한국인 취향에 맞도록 바꾼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를테면 미국 사람들은 경매에 익숙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경매 낙찰까지 기다리려 하지 않습니다. 주문하면 바로 물건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죠.”(구 사장) 여세를 몰아 2004년에는 여성의류 무료배송을 시작했다. 제품을 받으면 배송비를 직접 지불하는 것이 당시 대세였지만 이 새로운 기법이 먹히면서 하루 3000건 이상 나가는 단일제품이 등장했다. 점차 판매자들의 입점이 늘어갔다. 2005년 스타샵의 출범은 또 다른 전기(轉機)가 됐다. 유명 연예인에게 패션을 연출해서 그 옷을 싸게 파는 것이었는데 스타처럼 하고 싶다는 욕구가 폭발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흥정하기, 행운경매, 제로마진클럽, 후원·플러스·프리미엄상품 등록, 키워드 검색 등 다양한 마케팅기법은 2005년 말 G마켓을 처음으로 오픈마켓 거래규모 1위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G마켓 가입자는 1100만명이며 월 평균 1710만명(연 인원)이 방문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63억원이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지성인과 정치인 사이/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성인과 정치인 사이/이목희 논설위원

    아들라이 스티븐슨은 진가를 몰라주는 유권자들이 야속했을 터이다. 프린스턴대를 나와 신문기자·변호사 활동, 이어 유엔 창설에 앞장서는 등 쟁쟁한 외교관 경력. 일리노이 주지사로서 행정 능력도 인정받았다. 세련된 언변과 건설적 대안, 지식층 지지…. 스티븐슨은 역대 미국 대통령후보 가운데 가장 지성적 면모를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인사였다.1952년 대선에서 스티븐슨과 맞붙은 후보는 전쟁영웅 아이젠하워. 소련의 핵개발, 한국전쟁으로 매카시즘이 불고 있었다. 애국심의 광풍 앞에 스티븐슨의 지성은 맥을 못추었다. 열세를 만회하려 스티븐슨은 재향군인 모임에 섰다.“애국심이란 어떤 것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사랑입니다.” 정치학도라면 한번쯤 읽어야 할 명연설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호소는 어려웠다. 아이젠하워의 듬직하고, 자상한 미소 한방이 지성파의 난해한 연설을 묻어 버렸다.1차 집권기의 아이젠하워는 한심하게 비쳤다. 골프를 즐기고, 목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스티븐슨은 재도전했으나 더 큰 표차로 패하고 말았다. 아이젠하워는 닉슨 부통령, 덜레스 국무장관, 애덤스 비서실장 등 부하를 통해 게으름을 커버했다. 지성은 떨어져도 진정한 정치인의 자질은 아이젠하워쪽에 있었다. 올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에서 ‘지성인 궐기’가 거론된다. 두번의 상고 출신 대통령,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언행이 불러온 반작용일 것이다.‘지성인의 덫’에 빠져 곤경에 처한 첫 주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교수 출신인 그는 흠없는 경력과 성품을 가졌다. 지지율 5%와 한나라당내 명분없는 줄서기를 선뜻 수용키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정치학자 손학규씨에게 묻는다. 탈당해서 문화·예술계 인사와 만나는 외곽정치를 제자들에게 가르친 적이 있는가. 낮은 지지율이 스스로의 문제라고 자책한 적은 없는가. 아이젠하워에 비해 메시지가 약한 스티븐슨을 돌아본 적이 있는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역시 지성인 이미지로 대권을 겨냥하는 이다. 정 전 총장은 며칠전 “지성인은 남의 문전을 기웃거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자세력 추구의 뜻을 깔고 있다. 지금 정치권이 통째로 욕을 먹는다. 학계와 시민단체를 우선 엮은 뒤 괜찮은 정치인을 합류시켜 새 모습을 보이려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정당정치를 깨야 하는 당위성에 공감할 수 없다. 경제학 교수가 신당을 만들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얘기인가. 반사이익을 통해 붉은 카펫을 깔고 등장하려는, 정계개편 주도권 욕심이 어른거릴 뿐이다. 그 와중에 충청권 결집 등 정치 구태를 흉내 내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청와대 수석, 국회의원을 지낸 박세일 서울대 교수도 대권도전의 뜻이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보수세력을 대변하지 못하니, 지성인으로 세결집에 나서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지식인을 ‘생산력이라고는 글쓰고 가르치는 일밖에 없으면서 이념·주장만 내놓는 사람’이라고 했다. 지식인의 관념적, 서술적인 메시지는 일반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정치현장에서 생산력을 입증치 않으면 과거 조순·이홍구씨 수준도 못 따라간다. 유권자를 흡인할 메시지 없이 정당정치를 흔들며 요행을 기다리지 말기 바란다. 대권 꿈이 있다면 빨리 이념에 맞는 정파와 손잡고 정치 메시지 학습에 열중하는 편이 낫다. 지성인이 민주정치를 피곤케 해서야 되겠는가.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여자친구와 잘됐으면…”

    “입사 13년만에 1억 5000만원을 저축했습니다. 사귀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윤섭(36) 무궁화전자 대리는 19일 자신의 꿈을 담담하게 말했다. 일견 평범하게 들렸지만 그가 앉은 휠체어를 보면 예사롭지 않게 들렸다. 무궁화전자 첫 입사생인 그는 1995년 입사 이후 받은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했다. 주식, 부동산투기로 ‘억억(億億)’하는 세태에 13년간의 월급을 저축으로 모았다는 그의 이야기가 청량제처럼 들렸다. 그는 “중도에 나가면 개인사업을 하고 싶어 다달이 월급의 80%를 꼭 저축했다.”고 말했다. 이 대리가 일하는 경기 수원시 영통구 무궁화전자에는 그와 같은 장애인이 123명에 이른다. 전체 직원 170명의 73%를 넘는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장애인 전용 공장이다. 이들 가운데 1∼2급 중증 장애인도 66%인 76명이다. 삼성전자가 94년 230억원을 들여 설립했다. 1971년생인 그는 84년까지는 정상인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수술을 했다.‘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왔다. 실의와 좌절, 절망으로 고통을 겪다 87년 특수학교를 다녔다.“다른 회사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입사 원서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많습니다.” 그의 경험담이다. 직장을 가진 그는 스스로 ‘행운아’로 여기고 있었다. 무궁화전자는 최첨단 TV인 LCD TV의 컨트롤보드를 비롯해 청소기·전화기 등을 만든다. 생산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정상인들의 70∼80% 수준이다. 반면에 불량률은 거의 없어 고객사로부터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보람 있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그는 “지난해 3월 주문자상표부착(OEM)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의 스팀청소기 ‘바로바로’를 냈을 때”라고 말했다. 자기 브랜드 제품을 내세울 수 있게 된 것에 깊은 자긍심이 배어 있었다.6개월 간의 노력 끝에 완성한 전사자원관리프로세스(ERP)가 채택됐을 때도 무척 기뻤단다.“다음에 제가 공장장이 되면 기자님을 한번 초청하겠습니다.”라며 크게 웃는 그의 모습은 휠체어가 아니라 의자에 앉은 보통 사람과 꼭 같았다. 수원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마음 부처’ 찾으면 미움·애착 사라져요

    ‘마음 부처’ 찾으면 미움·애착 사라져요

    “세상을 살면서 무엇을 깨닫고 무슨 일을 하다가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사람의 청정한 근본정신이랄 수 있는 마음의 법등(法燈)을 발견해 전해준 성자(聖子)의 탄생은 모든 인류가 축하해야 할 경사입니다. 그 성자들의 깊은 뜻을 깨달아 생활 속에 올곧게 실천하도록 돕는 게 종교인의 역할이 아닐까요.” 원불교 창교일인 대각개교절(28일)에 앞서 지난 17일 전북 익산 총부를 찾은 기자들을 반갑게 맞은 장응철(67) 종법사는 “성자들은 은혜로 얽혀 있는 세상과 인류의 구원을 위해 마음의 개벽을 중시했다.”며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마음부처’를 찾아 나눔의 미덕을 실천한 창교자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뜻을 전했다. “물질이 중시되는 세상에선 정신이 황폐해질 수밖에 없지요. 그런 점에서 정신 개벽을 통해 물질을 잘 사용할 줄 아는 방법을 깨닫는다면 앞서가는 사람과 민족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생활 속에서 사고나 사유(생각)를 쉬면서 의심머리(화두)를 직관하는 노력을 계속하면 누구나 관조할 수 있고, 파워와 실천력을 갖춘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는 종법사. 그는 “어떤 일을 할 때 온전하게 그 일에 전심전력하면 선입견이나 감정 흐름, 딴 생각의 경계에 걸린 마음의 뿌리를 뽑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각개교절을 맞아 종도들에게 무엇보다 잊고 사는 ‘본 마음’(마음부처)을 되찾도록 당부하고 있다는 종법사는 “많은 사람들은 ‘본 마음’이 가려진 탓에 마음의 난리 속에 살고 있다.”며 기자들에게도 “마음의 등불을 밝히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세상의 현안들로 화제를 옮긴 종법사는 새 지도자상에 대해 “지금 우리는 보수·진보, 빈부 차별 등 극도로 양분된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며 무엇보다 흩어진 사람과 일들을 모아 ‘화합동진’(和合同進)할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을 갖춘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통일의 열정뿐만 아니라, 중심무대가 동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흐름을 향도할 안목도 중요합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어려움을 헤처나갈 바른 지도자가 절실한 때입니다.” 남북 통일과 관련해선 “바다의 물이 들고 날 때 들락날락하면서 서서히 간·만조를 이루듯이 평화 공존 역시 성급하게 서둘지 말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한·미무역협정(FTA)에 대해 묻자 “역사를 돌이켜보면 우리 민족은 도전과 응전에 강했다.”며 “그늘진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만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따져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자연과 생명을 거스르면 결국 재앙을 가져온다.”는 종법사는 지구온난화,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문제점을 따지기도 했다.“속세에서 지은 업(業)에 따라 생기는 병은 약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병을 낳는 근본적인 원인인 업은 약으로만 고쳐지지 않습니다. 인연으로 얽힌 생명을 중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본래의 ‘마음 부처’를 찾다 보면 잡념의 뿌리를 녹여 죄가 없는 본래의 마음을 회복하는 이참(理懺)에 이를 수 있습니다. 미움과 애착이 없는 행복을 이루기 위해 늘상 나쁜 곳에서 좋은 곳으로 마음을 돌리시기 바랍니다.” 익산 글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원불교 ‘이웃종교’와 사랑 나눔 원불교가 창교일인 대각개교절을 맞아 이웃 종교의 사회복지시설을 돌며 사랑의 나눔행사를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이성택(64) 교정원장이 지난 16일 전북 익산시 월성동의 천주교 작은천사어린이집(원장 강마리루시 수녀)과 전북 완주군 소양면의 조계종 송광녹지원(원장 우용호)을 차례로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성금을 전달한 것. 원불교의 ‘처처불상 사사불공’ 정신에 따라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 확대와 종교화합 실천의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마련한 행사다. 먼저 발달장애아 교육·치료시설인 작은천사어린이집을 방문한 이성택 교정원장은 40여명의 발달장애 아동들을 둘러본 뒤 성금을 전달했다. 이 원장은 “우리 주변에 불우한 이웃이 많지만 일반인들의 관심 부족으로 소외된 채 어둡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웃종교끼리 교류를 활성화해 이들에 대한 사랑과 지원을 확산시키자.”고 종교 복지시설간의 교류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강 원장수녀는 “교육과 치료시설이 잘 갖춰진 이곳과 원불교 사회복지시설이 힘을 합하면 더 많은 아동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원장 일행을 배웅했다. 이어서 정신질환을 앓는 노인 169명을 수용 치료 중인 완주 송광사 녹지원을 찾은 이 원장은 시설 곳곳을 일일이 돌며 노인들을 격려하고 성금을 전달했다. 녹지원은 개인이 운영하다 2년 전 조계종 송광사가 인수해 노인들을 돌보고 있는 노인 요양시설. 이 원장 일행을 따뜻하게 맞은 덕산 스님(상임이사)이 “전북 지역에서 사회복지시설을 선도적으로 운영해온 원불교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전해달라.”고 청하자 이 원장은 덕산 스님의 손을 맞잡고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익산 글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정부 주도 ‘이색펀드’ 쏟아진다

    광물·유전·탄소·로봇펀드…. ‘이런 펀드도 있어?’ 하고 반문할 만한 이색펀드들이 잇따르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라는 사실이다. 세제 혜택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 최소 5년 이상 돈이 묶이는 단점도 있다. 원금 손실의 위험이 따르기는 일반펀드와 마찬가지다.●정부가 머니게임 뛰어든 이유 간단하다.▲미래 산업을 위해 장(場)이 서야 하고 ▲돈도 분명히 되는데 ▲아직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서다. 정부가 주도한다고 해서 100%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誤算)이다. 원금을 날릴 위험은 언제든 도사리고 있다. 다만 시장을 만들기 위한 초기 상품인 만큼 펀드에 따라 원금의 절반(50%)은 보장해주는 게 많은 편이다. 수출보험공사의 보험보증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사에 5년간 총 500억원의 종자돈을 대줘 보험료 부담을 낮췄다.●유전펀드 순항에 광물·탄소펀드 탄력 대표작은 유전펀드다. 베트남 유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해말 출시돼 증권시장에 상장됐다.17일 종가는 5300원.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측은 “환매금지형 장기투자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2탄 제작’(유전펀드 2호)에 들어갔다. 유전펀드의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최근 가장 주목하는 펀드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에 투자하는 광물펀드다. 니켈펀드로도 불린다. 광업진흥공사가 지난 10일 개최한 설명회에는 100여명의 기관투자가 등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유전펀드보다 변동폭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반면 만기는 3년 더 길다. 비슷한 시점에 출시되는 탄소펀드도 눈길을 끈다. 로봇펀드는 이제 막 구상에 들어간 상태다. 연말쯤 나올 예정이다. 소득세나 법인세 면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밖에 인프라펀드(기획예산처), 선박펀드(해양수산부), 해외건설펀드(건설교통부) 등도 있다.●장단점은 세제 혜택도 짭짤하다. 투자액 3억원 이하까지는 배당소득세(15.4%)가 면제된다. 하지만 어떤 법에 근거해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세제 혜택이 달라지는 만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유전펀드와 광물펀드는 특별법(해외자원개발사업법)에 근거하고 있어 세제 혜택이 따른다. 탄소펀드는 일반법(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근거해 세제 혜택이 없다. 로봇펀드는 근간법이 미정이다. 실험적인 상품인 만큼 ‘대박’은 아니어도 최대한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도록 설계됐거나 된다는 점도 이점이다. 대신 돈이 오래 묶이는 것은 흠이다. 중간에 돈을 찾을 수도(중도 환매) 없다. 펀드 자체가 증시에 상장되는 만큼 만기 전에 주식처럼 사고팔 수는 있지만 대부분 ‘단타 매매’가 아닌 ‘장기보유’가 목적이라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가짜담배 1갑당 1500원 탈세

    가짜·밀수담배의 제작·유통경로는 어떻게 이뤄지나.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실 보좌진은 실제로 지난해 말 중국을 방문, 가짜담배 생산 현황을 파악했다. 이들에 따르면 베이징, 산둥, 옌타이, 웨이하이 등에 가짜담배 생산지가 산재해 있다. 광저우시 매리어트호텔에서 이뤄진 현지 전문가와의 인터뷰에선 ▲가짜담배는 정규 공장에서 쓰다 남은 원료로 생산하고 ▲제조기계는 중국 전매청에서 폐기한 기계를 헐값에 구매해 사용하며 ▲공장 1곳에 15명 안팎의 종업원이 일하면서 이중 3∼4명은 전직 중국 전매청 직원 출신이고 ▲현지 생산업자는 이윤이 원가의 3배가 넘어야 공장을 가동한다는 사실 등을 밝혀냈다. 지난해 6월 광저우시 외곽에서 벌인 중국공안의 한 차례 단속에서만 9만 5000갑의 한국담배 포갑지(포장지)가 압수됐다. 이강원 보좌관은 “한국에서 위조주문이 들어가면 2주 내로 제조가 완료된다.”며 “광둥성, 푸젠성 등 양쯔강 이남 연안지역에 공장이 몰려있는데 바다가 가까워 가짜담배 밀수출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생산된 담배는 산둥반도 등에서 보따리상을 통해 인천항으로 유입되거나 광둥성 샤먼항 등에서 컨테이너로 부산항에 대규모로 밀수입된다. 컨테이너의 경우, 다른 물품과 섞어 수출하는데 중국에선 항만컨테이너 검사율이 1% 미만, 한국도 2%선이라 현실적으로 가짜담배 유입을 막는 게 어렵다. 이런 가짜·밀수 담배의 가격경쟁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필리핀 등 동남아산 담배는 국산 정품의 10∼30% 가격에 불과하다. 정품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베트남산 27.8%, 필리핀산 16%, 미얀마산 12.5% 순이다. 특히 필리핀산 가짜담배는 유통업자에게 120∼606%에 달하는 폭리를 보장한다. 양담배 ‘카멜’의 경우, 한갑당 현지 생산비 15페소(270원), 국제특급우편(EMS)운송료 100원을 감안해도 국내에 들어오면 2030원의 유통마진이 남는다. 생산비 대비 549%의 순수익이다. 필리핀산 가짜담배 중에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정품 양담배를 빼돌려 밀수하는 경우도 상당수여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가짜담배를 생산·유통하면 담배사업법, 형법, 상표법, 관세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박재완 의원은 “국내 담뱃값은 아시아에서 일본과 함께 가장 높은 편”이라며 “갑당 1500원이 넘는 세금포탈, 청소년 등 흡연층의 건강악화, 암시장에서 조성된 자금의 국제 범죄조직 유입 등 폐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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