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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배려병사’에게 軍의 배려는 없었다

    [단독]‘배려병사’에게 軍의 배려는 없었다

    병가 중 일병 투신사망… 우울증 병력관리 허술·진료 소견도 무시… 중대장 견책이 끝우울증을 앓던 군인이 한강에 투신해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자살 징후’를 보이는 병사에 대해 군 당국이 관리를 소홀히 해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시민단체인 군피해치유센터 ‘함께’에 따르면 A일병은 입대 8개월 만인 지난 3월 8일 병가를 내고 나와 서울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 현장에는 A일병의 불안한 마음과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노트 9장 분량의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 A일병은 유서에 “누군가 친절하게 다가와 주면 그에 따른 보답을 못 할까 봐 두려웠다.”고 남겼다. 유가족에 따르면 A일병은 입대 전 정신과 진료에서 우울증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과 함께 10여 차례 약물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정신질환 특성상 증상의 기복이 커 지난해 병무청의 신체검사에서는 ‘양호’ 판정이 내려졌다. 지난해 6월 입대 이후 우울증이 다시 심해졌다. 신병교육대에서 받았던 복무적합도 검사에서도 ‘정신건강 전문가의 정밀진단 요구’ 소견이 나왔다. 한 달 뒤 2차 검사에서도 ‘정신 건강’ 부문에서 ‘주의’ 판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A일병은 국군 대전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았고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았다. 자대 배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연대 인사장교는 인솔자인 주임원사에게 A일병이 신병교육대에서 ‘배려병사’로 지정된 자료 일체를 전달하지 않았다. A일병이 배치된 부대 또한 신상 기록을 확인하지 않은 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보고 A일병을 배려병사로 분류하지 않았다. 한 달 뒤에야 부대는 뒤늦게 A일병의 상태를 파악하고 배려병사로 분류했지만 지휘관의 적극적인 관찰과 관리가 뒤따르지 않았다. 병영생활 전문상담관이 A일병과의 면담에서 “가정과 연계해 관리하고, 정신과 진료와 심리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소견을 수차례 내놨음에도 중대장 등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가족과 연계한 병력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가족들은 A일병이 군에서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A일병 사망 후 헌병대가 조사에 나섰고 “병력 관리에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폭행 및 가혹행위 등 병영 갈등 요인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징계는 중대장과 인사과장에게 각각 ‘견책’이 내려진 게 전부였다. 이에 유족 측은 “군은 아들을 죽게 한 군인에게 솜방망이 징계만 내렸고, 유족에겐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군 측은 “A일병 면담 시 그린캠프 입소와 정신과적 치료를 본인이 희망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배려병사’에게 軍의 배려는 없었다」관련 반론보도서울신문은 7월 5일자 9면 ‘배려병사에게 軍의 배려는 없었다’ 제목의 기사에서 ‘A일병이 배려병사로 분류됐지만 지휘관의 적극적인 관찰과 관리가 뒤따르지 않았고,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이 면담 후 가정과 연계된 관리에 대해 수차례 소견을 내놓았지만 부대에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이에 대해 부대는 “A일병은 병가가 아닌 정기휴가 중에 사망했고, A일병의 자대 전입 한 달 후 부대생활 부적응을 확인해 병영생활상담관이 월 1회 정기적으로 상담했으며, 상담 결과에 따라 정신과 진료 및 보호관리 등급 상향과 함께 분대장과 분대원들이 관심을 기울여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알려왔습니다.또한 부대는 “A일병의 자대 전입 후 가정과 연계한 병사 관리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있었으나 부대에서 할 수 있는 다각적인 조치가 이뤄졌고, 대대장 등 16명이 A일병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으며, 지난 7월 4일 수방사 보통검찰부 수사 결과는 A일병이 개인적인 원인으로 자살했다는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 양주 LP가스 폭발 고의사고 결론

    지난 5월 2명이 숨진 경기 양주 LP가스폭발 사고는 고의 사고로 결론 났다.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 5월 7일 오전 11시 10분쯤 양주시 봉양동 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폭발은 이모(58)씨의 집 안에 있던 가정용 LP 가스통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사고를 낸 이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집 안에서 발견된 이씨의 시신은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고 시신 근처에서 라이터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가 고의로 가스 밸브를 열어둔 것으로 보며 집 안에 가스가 쌓인 상태에서 담뱃불을 붙이다 폭발한 것으로 판단했다. 제3자의 개입이나 고의사고가 아닐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LP 가스는 냄새가 강해 소량만 누출돼도 금방 알 수 있는데 이씨가 이를 모르고 담뱃불을 붙였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웃의 진술로는 사고 전 이씨의 집을 드나들던 제3자는 없었고, 만약 있었다면 폭발에 휘말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P 가스 1kg의 폭발 위력은 TNT 화약 약 300g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TNT 화약은 물속에서 1kg만 폭발해도 수십미터 이상의 물기둥이 솟구칠 만큼 위력이 상당하다. 실제 폭발 직후 집 2채가 흔적만 남기고 완전히 무너졌고, 수십 미터 떨어진 곳까지 지붕 잔해와 벽돌이 날아갔을 정도다. 현장에서 발견된 가스관은 폭발로 절단된 것으로 국과수 조사 결과 확인됐다. 사고 발생 직후 경찰은 현장에서 잘린 가스관을 발견했으며 일부러 자른듯한 흔적이 발견돼 고의절단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씨의 유서로 보이는 종잇조각도 발견돼 고의사고 결론을 뒷받침했다. 폭발 충격으로 찢어지고 소방수에 젖은 종잇조각을 이어붙이며 복원 작업한 경찰은 ‘미안하다, 눈물이 난다’, ‘시신을 화장해서 재를 뿌려 달라’ 등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을 확인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쌍용차 해고자 숨진 채 발견…정리해고 사태후 30번째 희생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후 복직을 못한 해고 노동자가 또 목숨을 끊었다. 30번째 사망자다. 27일 오후 3시 50분쯤 경기 평택시 독곡동 야산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모씨(48)가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시신 발견 한시간 여 전 가족에게 “미안하다 먼저 가겠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가족이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한 상태였다. 김씨는 쌍용차 파업 당시 선봉대 역할을 하며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뒤 집행유예로 출소했으며 이후 생활고를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한 뒤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할 예정이다. 김씨를 포함해 쌍용차 해고자들은 정리해고 6년 만인 2015년 12월 해고자 복직 등 ‘4대 의제’를 놓고 회사와 합의하면서 복직을 기대했으나 3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복직된 해고자는 45명으로 김씨를 비롯해 120명이 복직되지 못한 상태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유가족과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중”이라며 “사측의 지지부진한 교섭이 계속된다면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여수 돌산 대교 40대 투신 의심자 숨진 채 발견

    여수 돌산대교에서 해상 투신으로 의심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22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오전 9시 5분쯤 여수시 돌산읍 H조선소 앞 해상에서 A모(45)씨가 숨져 있는 것을 조선소 관계자가 발견해 신고했다. A 씨는 전날 오후 6시쯤 투숙하고 있는 여수 소재 고시텔 운영자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고시텔 주인의 신고를 받은 여수경찰서는 A 씨에게 수차례 전화 통화와 위치 추적을 통해 행방을 찾는 데 주력했다. 여수해경에서도 어제 오후 6시 44분쯤 돌산대교에서 남성이 해상에 투신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돌산대교 관리사무소 폐쇄회로(CC-TV) 확인결과 다리 중간지점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비함정과 해경구조대, 민간자율구조선을 현장에 급파해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안타깝게도 시신으로 떠올랐다. 해경은 고시텔 업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미 텍사스 총격범 ‘본 투 킬(Born To Kill)’ 티셔츠 입고 범행

    미 텍사스 총격범 ‘본 투 킬(Born To Kill)’ 티셔츠 입고 범행

    미국 사회를 또다시 총기 참사의 충격 속에 빠트린 텍사스 주 산타페 고교 총격 사건 용의자 디미트리오스 파구어티스(17)는 평범한 학생으로 알려져있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파구어티스는 18일(현지시간) 오전 7시 45분 휴스턴에서 남동쪽으로 50㎞ 떨어진 소도시 산타페에 있는 산타페 고교에서 자신의 아버지 소유인 엽총과 38구경 리볼버(회전식연발권총)를 마구 쏘아 학생과 교사 등 모두 10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붙잡혔다. 파구어티스의 소셜미디어(페이스북)에는 살인을 암시하는 ‘본 투 킬(Born To Kill)’이라고 쓰인 티셔츠의 사진이 올려져 있었고, 독일 국수주의 아이콘으로 보이는 문양이 장식돼 있었다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갤버스턴 카운티 경찰국의 헤린 트로체셋 국장은 “파구어티스의 컴퓨터에 저장된 일기를 보면 범행 후 자살하겠다는 의향이 나타나 있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용기가 없었던지 범행 직후에 경찰에 투항했다”고 말했다. 산타페 6번 고속도로 주변에 있는 파구어티스의 자택과 차량에서는 화염병과 사제폭탄이 여러 개 발견됐으며 폭탄 중에는 가스를 사용하는 것도 있었다. 파구어티스는 총기를 난사하면서 사제폭탄으로 보이는 파이프 폭탄을 여러 개 던졌다. 폭발물이 교내에서 실제로 터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파구어티스는 미술 수업 교실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경찰에 투항했으며, 경찰에서 “여러 명이 있는 교실에서 사람을 죽일 목적으로 총을 쐈다”고 시인했다고 폭스뉴스가 진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또 파구어티스가 자신이 좋아했던 학생들은 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면서 그들이 자기 얘기를 들어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총격 당시 상황에 대한 목격자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산타페 고교 학생 자카리 무에는 뉴욕타임스에 “총을 든 아이가 트렌치코트와 ‘본 투 킬’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총을 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인 브레아나 퀸타닐라는 파구어티스가 교실에 들어와서는 한 학생을 가리키며 “널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뒤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이 학생은 파구어티스가 총구를 자기 쪽으로 돌렸고 총탄이 오른쪽 다리에 스쳐 치료받았다고 말했다. 파구어티스의 친구라는 16세 학생은 “그가 총이나 전쟁 시뮬레이션게임에 대해 얘기한 건 들었지만, 사람을 죽이는 것이나 총격에 대해 말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범인은 평소 과묵한 편이고, 교실에서는 게으른 태도를 보였다고 친구들은 전했다. 범인이 쏜 총은 그의 아버지가 합법적으로 소유한 것이라고 경찰은 말했다. 파구어티스의 아버지가 총이 없어진 사실을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파구어티스의 가족은 언론의 접촉 요청에 “시간을 달라”고만 하고 응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11학년생인 파구어티스는 산타페 고교의 2군 풋볼팀 소속으로 활동했으며 라이벌팀과의 경기에서 크게 활약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리스정교회와 관련이 있는 댄스팀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파구어티스가 학교에서 간혹 놀림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다시 보는 ‘천변풍경’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다시 보는 ‘천변풍경’

    박태원이 1936년에 쓴 소설 ‘천변풍경’의 무대를 역사적으로 살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분관인 청계천박물관은 ‘천변풍경’ 특별전을 지난 4일부터 오는 7월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천변풍경’의 배경인 서울 청계천 주변에서 살던 서민들의 삶과 문화를 역사적으로 소개하는 의미 있는 콘셉트를 취하고 있다. 박태원은 이상(李箱), 이태준, 김기림 등과 함께 활약했던 모더니스트 계열의 작가로서 섬세한 묘사와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필치로 1930년대 서울의 청계천변에서 살던 서민들의 생활을 사실감 있게 보여 주었다. 박태원의 집이 청계천 위에 걸친 광교 맞은편에 있었으니, 그에게 청계천이란 삶의 구체적인 터전이기도 했던 셈이다. 특별히 박태원의 ‘천변풍경’은 ‘조광’에 연재하다 장편으로 개작돼 1938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는데, 연재 때부터 큰 주목을 받아 세태소설이나 리얼리즘의 범주에 대한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박태원은 이 작품과 함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같은 소설을 통해 1930년대 소설 미학의 한 경지를 보여 준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박태원에게는 이상과 정인택이라는 1930년대 문인들과의 삽화가 유명하게 따라다닌다. 이상과 정인택은 권영희라는 여급을 두고 경쟁했다. 권영희는 원래 이상과 연인 관계였지만, 정인택이 자살 소동까지 벌여 마침내 1935년 8월 29일 권영희와 결혼하게 된다. 이때 사랑의 패자였던 이상이 사회를 보았고, 그 결혼식에 박태원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그리고 6·25전쟁 중에 정인택 부부도 박태원도 모두 북으로 간다. 작가 황석영은 이승만 정부가 후퇴하면서 보도연맹 가입자들을 구금하거나 처형했을 때 북쪽이 구금 시설을 접수하면서 살아남은 수감자들 가운데 박태원이 끼어 있었다는 권영희의 증언을 들려준 바 있다. 월북 후 정인택이 숨을 거두자 부인을 남쪽에 둔 박태원이 권영희와 재혼을 한다. 박태원은 1965년에 실명했고, 1968년에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불수가 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원고지 모양의 특수한 틀을 이용해 글을 쓰다가 마침내 권영희에게 구술해 ‘갑오농민전쟁’이라는 대작을 완성하게 된다. 한때 이상의 애인이었고, 한때 정인택의 아내였던 그녀가 끝까지 박태원 곁에서 대작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박태원은 1986년에, 권영희는 2001년에 작고했다고 한다. 이래저래 권영희라는 한 여성이 거쳐 온 한국 근대사가 한편으로는 비극적으로, 한편으로는 파란만장하게 다가온다. 특별하게도 전시회실 입구에는 봉준호 영화감독의 축하 화환이 놓여 있었다. 봉 감독의 어머니가 박태원의 작은딸 박소영이니 박태원은 그의 외할아버지가 되는 셈이다. 큰딸 박설영만 아버지와 함께 북에서 살면서 평양기계대학 교수를 지냈다고 한다. 작은아들 박재영은 근자에 ‘구보 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라는 책에서 ‘구보의 길’을 제창하기도 했는데, 참으로 부지런히 아버지의 흔적을 탐사해 가는 열정적인 분이다. 어쨌든 박태원의 남다른 가족사가 식민지와 분단을 가로지르는 순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요컨대 이번 전시회는 박태원의 시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천변의 변화상을 중요한 시각 자료를 통해 보여 주는 데 공력을 다했다. 청계천은 서울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하천으로 서울이 수도가 되기 전부터 흘렀는데, 1977년에 복개가 완료됐고 2005년에 다시 그 형태를 복원하는 역사를 거쳐 왔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에서는 청계천 복원 때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요소까지 포함한 재복원의 계획까지 암시하는 의욕을 보였다. 복원 후 남은 과제를 보완해 더욱 실감 있는 서울의 명물 청계천을 미래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개발 논리와 생태 감각이 충돌을 일으키면서 한 공동체가 역사적 유산들을 어떻게 간직해 가야 할지에 대한 암시를 주기에 족한 것이었다. 경험해 볼 만한 청계천 시간 여행이었다.
  • ‘오스틴 파워’ 베른 트로이어 사망 “내면의 싸움”

    ‘오스틴 파워’ 베른 트로이어 사망 “내면의 싸움”

    영화 ‘오스틴 파워’ 미니 미 캐릭터로 유명한 배우 베른 트로이어가 숨졌다. 향년 49세.21일(현지시각) 베른 트로이어 공식 페이스북에는 “큰 슬픔과 비통한 심정으로 트로이어가 오늘 숨졌다는 소식을 전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베른 트로이어의 사인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트로이어가 최근 역경에 시달렸다. 우울증과 자살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당신은 그들이 내면에서 어떤 종류의 싸움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글이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연골발육부전 왜소증 때문에 키가 81cm에 불과한 트로이어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자신의 약점을 극복했다. 영화 ‘오스틴 파워’ 시리즈 미워할 수 없는 악당 미니 미 역으로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았고 ‘그린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레전드’ 등에 출연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인터넷 방송 여성 BJ, 생방송 도중 원룸서 투신해 숨져

    인터넷 방송 여성 BJ, 생방송 도중 원룸서 투신해 숨져

    인터넷 1인 방송을 하던 30대 여성이 방송 중 스스로 투신해 숨졌다. 당시 상황은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생중계됐다.부산일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2시 10분쯤 부산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1인 방송을 하던 A(35·여)씨가 시청자들과 대화 도중 8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 만에 숨졌다. 보도에 따르면 5년 전부터 BJ(인터넷 1인 방송 진행자)로 활동해 온 A씨는 지난해 말 가족으로부터 따로 나와 부산으로 온 뒤 혼자 생활해왔다. A씨는 최근 방송에서 극도의 우울증을 호소하곤 했다. 또 방송 도중 스스로를 학대하는 등 돌출 행동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A씨는 20여명의 시청자들이 접속한 가운데 평소처럼 방송을 이어갔다. 이날 방송에서 A씨는 “골치 아픈 송사에 휘말렸는데 더 이상 살기가 싫다. 이틀 뒤에 투신하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A씨의 ‘자살 예고’에 대해 반신반의하거나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A씨는 갑자기 자신이 키우던 반려견을 안고 뛰어내렸다. A씨가 숨진 뒤 일부 시청자들과 동료 BJ들은 장례비를 모금,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A씨를 추모하고 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한 시청자는 “A씨가 며칠 전부터 반려견을 대신 돌봐줄 사람을 찾는 등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하곤 했다”고 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해당 인터넷 방송업체에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 제출을 요구하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 샤이니 종현 유작 ‘빛이 나’ 음악중심 1위

    고 샤이니 종현 유작 ‘빛이 나’ 음악중심 1위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 고(故) 종현의 ‘빛이 나’가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또다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MBC에 따르면 3일 오후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서 나란히 1위 후보에 오른 장덕철의 ‘그날처럼’, 수지의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를 제압하고 1위에 올랐다. ‘빛이 나’는 종현이 직접 작곡, 작사한 곡으로 일렉트로닉 팝 장르의 노래다. 종현의 유작 앨범 ‘Poet | Artist’의 타이틀곡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18일 종현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를 자신의 친누나에게 남긴 뒤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이날 ‘쇼 음악중심’에는 ‘아시아의 별’ 보아를 비롯해 수지, 레드벨벳, 구구단, 아이콘, 모모랜드, VAV, 골든차일드, 엔플라잉, 청하, 정세운, 더 이스트라이트, 케이시, TRCNG, 레인즈, 프로미스9이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주 3남매 화재 사망… 엄마가 고의로 불 냈다

    ‘광주 3남매 화재 사망 사고’는 엄마 정모(23)씨가 고의로 낸 불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은 29일 정씨를 당초 경찰이 적용한 중과실치사 등의 혐의에서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변경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2시쯤 광주 북구 두암동 아파트 11층 자신의 집에서 4·2세 아들, 15개월 된 딸 등 세 남매가 자고 있던 작은방에 불을 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살 할 생각으로 불 안 꺼” 정씨는 애초 “라면을 끓이기 위해 붙인 가스레인지 불을 끄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가 “거실에서 담뱃불을 털고 작은방으로 들어와 아이들과 함께 잠자던 중 불이 났다”고 번복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는 “작은방 바깥에서 담배를 피운 후 이불 위에 담배꽁초를 올려둔 채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장난을 했다. 이후 작은방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중 화재가 발생했고 처음에는 자녀들과 자살할 생각에 불을 끄지 않고 내버려뒀다”며 진술을 바꿨다. ●정씨 화상 없어 허위진술 판단 대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발화 지점은 작은방 안쪽 출입문 문턱에서 시작됐고 이어 작은방 내부를 전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합성솜 재질(극세사)의 이불이 담뱃불로는 쉽게 불이 붙지 않아 라이터 등으로 붙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정씨가 입은 스타킹이나 얼굴에 불에 탄 흔적이나 화상이 없는 점을 토대로 정씨가 불을 지르고 작은방에 있었다는 진술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구조 직전 40분간 휴대전화 써 검찰은 휴대전화 통화 내역, 디지털포렌식 분석 등으로 당일 남편과 남자 친구에게 화재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구조 직전까지 40분간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 정씨가 불을 끄고 자녀를 구할 시간이 있었다고 봤다. 정씨가 3일 전 친구에게 “자녀들을 보육원에 보내고 새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원점에서 재수사해 정씨의 바뀐 진술과 화재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경찰의 실화 결론과 달리 방화로 결론 내렸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광주 3남매 화재’ 엄마 “자녀들과 동반자살 생각” 진술 바꿔

    ‘광주 3남매 화재’ 엄마 “자녀들과 동반자살 생각” 진술 바꿔

    담뱃불을 이불에 비벼 끄다 불이 났다고 진술했던 광주 3남매 화재 사망 사고의 엄마가 고의로 불을 낸 것으로 검찰이 결론을 내렸다.광주지검(검사장 양부남)은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정모(23)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 12월 31일 새벽 2시 26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아파트 11층 자신의 집에서 4세·2세 아들, 15개월 딸 등 세 남매가 자고 있던 작은방에 불을 내 세 남매 모두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경찰에서 “아이들이 자고 있던 작은방 바깥에서 이불 위에 담뱃불을 털고 작은방에 들어와 아이들과 잠을 자고 있다가 불이 났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현장감식과 부검 등에서 고의로 불을 낸 증거를 뚜렷하게 찾아내질 못해 정씨의 자백을 받아들여 중과실치사·중실화 혐의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작은방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고 이불 위에 담배꽁초를 올려둔 채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장난을 했다. 이후 작은방에서 휴대전화를 하던 중 화재가 발생했고, 처음에는 자녀들과 자살할 생각에 불을 끄지 않고 대버려뒀다”고 진술을 바꿨다. 대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발화 지점은 작은방 안쪽 출입문 문턱에서 시작됐고, 이어 작은방 내부를 전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작은방 바깥 벽면 등에는 화염에 의한 그을음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검찰은 합성솜 재질 이불이 담뱃불에 의해서는 불이 붙는 게 불가능하고, 화재 정도로 볼 때 정씨가 라이터로 이불 등에 직접 불을 붙인 것으로 추정했다. 또 정씨가 입은 스타킹이나 얼굴에 불에 탄 흔적이나 화상이 없는 점을 토대로 정씨가 불을 지르고 작은방에 있었다는 진술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휴대전화 통화 내역, 디지털포렌식 분석 등으로 정씨가 당일 남편과 남자친구에게 화재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전송하고, 구조 직전까지 40분간 휴대전화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씨가 불을 끄고 자녀들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고 본 것이다. 정씨가 3일 전 친구에게 “자녀들을 보육원에 보내고 새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정씨는 자녀 양육, 생계비 마련 등으로 인한 생활고에다 인터넷 물품 대금 사기와 관련해 변제 독촉을 자주 받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원점부터 이를 재수사한 검찰은 정씨의 바뀐 진술, 화재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경찰의 실화(실수로 인한 화재) 결론과 다른 방화로 결론을 내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민아, 전태수 자살 암시? “네 선택이니까. 한 번 더 통화할 걸”…네티즌 반응은

    조민아, 전태수 자살 암시? “네 선택이니까. 한 번 더 통화할 걸”…네티즌 반응은

    걸그룹 쥬얼리 출신 조민아가 배우 하지원의 동생 전태수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애도를 표했다. 다만 조민아 애도글의 일부 표현이 전태수가 자살한 듯한 뉘앙스를 풍겨 논란이 일고 있다.조민아는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21일 사망한 전태수에 대해 “내가 아는 태수가 이름이 실검(실시간 검색어)에 있어서 설마 설마 했는데 얼굴까지 보고나니 믿을 수가 없다”며 비통해했다. 그러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한테 투정부렸던 것 보다 더 많이 혼자 아팠구나”라며 “미안해. 한 번 더 통화하고, 한 번 더 얼굴 볼 걸. 그게 뭐 그리 어려운 거라고”라고 가슴 아파했다. 조민아는 “네 선택이니까, 태수가 선택한거니까 뭐라고 안 할게”라며 “동갑인데 만날 동생 대하듯 혼낸다고 그랬는데 그 말이 오늘 많이 아프다. 더 안아주고 더 들어줬어야 됐는데”라고 후회했다. 조민아와 전태수는 1984년생 34살로 나이가 같다. 조민아는 “거기(하늘나라)선 전태수라는 이름으로 태수하고 싶은 거 다해”라며 “어깨 무겁지 말고, 마음 무겁지 말고, 이제 편해졌으면 좋겠다. 보고 싶다 태수야”라고 남겼다. 전태수의 소속사인 해와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1일 사망 소식을 전하며 “고인은 평소 우울증 증세로 꾸준히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호전돼 최근까지도 연기자로서 복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던 중이었다”며 “갑작스러운 비보에 유족들과 지인들 모두 비통함 속에 고인을 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태수의 사망 원인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전태수는 불과 열흘 전에도 SNS를 통해 자신의 팬들과 소통해온 것으로 파악돼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전태수는 누나 하지원에 대해 “든든한 누나가 있어 힘이 된다. 누나가 있어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돈독한 애정을 표현해왔다. 평소 전태수에 대해 “자랑스럽다”던 하지원은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슬픔에 잠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태수는 그동안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사랑하기 좋은날’, ‘왕과 나’, ‘몽땅 내사랑’,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 ‘제왕의 딸, 수백향’, ‘은혼일기’ 등에 출연했었다. 한편 조민아의 애도글에 네티즌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sujk****’는 “나는 정말 슬픈데 SNS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cgm9****’는 “보여주기식 인스타”라고 올렸다. 특히 조민아 “네 선택”이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ljew****’는 “‘네 선택이니까’라는 말은 자살이라는 걸 내포하고 있는 것이냐”며 “소속사 원문 어디에도 자살 관련 언급은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실을 SNS에 손가락 가벼이 놀렸다”고 지적했다. ‘92jj****’는 “정말 친했던 사이이면 저런 글 SNS에 쓸 시간에 장례식장 달려가서 밤새면서 자리 지켜주겠다”며 “자살한 사람한테 네 선택이니까 뭐라고 안한다니 진짜 특이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tjda****’도 “진짜 니 선택이라니? 미쳤느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조민아의 전태수 애도글 전문 태수야.. 너무 놀라서 손이 마구 떨린다...심장이 너무 크게 빨리 뛰어서 진정이 안돼.. 평소 자다 잘 깨지도 않는데 몸이 안좋아서 일찍 잤다가 자다깨서 꺼진 휴대폰을 켰는데 나한테 온 카톡들이 이상해서 뉴스를 봤어.. 아닐거야.. 뭔가 잘못된거야.. 내가 아는 태수이름이 실검에 걸려있어서 설마.. 설마했는데.. 얼굴까지 보고나니까 믿을 수가 없다.. 태수야.. 태수야..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나한테 투정부렸던 것 보다 더 많이 혼자 아팠구나.... 미안해.. 아..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그냥 내가 미안해.. 전화 자주 못해서 통화할 때 마다 뭐그리 바쁘냐고.. 그래 맞아.. 뭐그리 바쁘다고 한 번 더 통화하고 한 번 더 얼굴 볼 껄.. 그게 뭐 그리 어려운거라고.. 네 선택이니까 태수가 선택한거니까 뭐라고 안할게.. 동갑인데 맨날 동생 대하듯 혼낸다고 그랬는데 그 말이 오늘 많이 아프다... 다 안아주고 더 들어줬어야됐는데.. 거기선 전태수라는 이름으로 태수 하고싶은거 다해. 어깨 무겁지 말고 마음 무겁지 말고 이제 편해졌으면 좋겠다.... 보고싶다.. 태수야...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가상화폐값 열흘새 ‘반토막’… 투자자 “억대 날렸다” 비명

    가상화폐값 열흘새 ‘반토막’… 투자자 “억대 날렸다” 비명

    극단적 선택 고민글 속출 사회적 문제화 우려 고조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하며 투자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가상화폐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사회적 문제로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생명 존중 및 자살예방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생명의전화에 따르면 최근 가상화폐 투자와 관련해 투자자의 상담전화가 접수됐다. 한국생명의전화 관계자는 “최근 가상화폐 관련 전화가 걸려와 상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무서운 기세로 오르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우리 정부와 중국 등 세계 각국의 규제 압박이 이어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당 1200만원대로 떨어졌다. 전날 1800만원대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30%가량 폭락했다. 코인당 2900만원에 근접했던 지난 6일과 비교하면 열흘 새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한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며칠이 꿈같이 느껴진다. 1억원까지 불어났던 수익금이 며칠 사이 사라진 것은 물론 투자 원금에서도 수천만원의 손실을 입고 ‘패닉’ 상태에 빠졌다. A씨는 “지금 팔아버리면 손실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 손을 대지 못하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가상화폐 거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까지 투자 손실을 봤다는 계좌 인증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밥상을 뒤엎고, 컴퓨터 모니터를 부수는 사진 등을 함께 올리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검색어가 몇 시간 동안 1위에 오르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기도 했다. 서울대 학생들만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도 “가상화폐 9개월, 한강에 갑니다” 등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가상화폐 투자 손실을 호소하는 일이 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빠져나오려는 사람들의 환급 요청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는 환급 지연 사태가 빚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투자자들이 예측하지 못한 수준의 폭락을 경험하면서 정신적 충격이 커지고 있다”며 “손해를 한꺼번에 만회하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갖기보다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삼남매 화재 의문점…담뱃불 문밖에서 껐는데 방 안에서 발화 왜?

    삼남매 화재 의문점…담뱃불 문밖에서 껐는데 방 안에서 발화 왜?

    광주 화재사건의 구체적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그러나 친모의 진술과 상반되는 화재 정황이라 의문이 따른다.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실화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긴급 체포한 삼 남매 어머니 A(22)씨는 ‘작은 방 입구서 담배를 비벼껐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2시 26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11층 주택에서 불이 나 한방에 자고 있던 4세·2세 남아, 15개월 여아 등 삼 남매가 숨지고 친모 A씨는 양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은 채 베란다에서 구조됐다. A씨는 만취해서 귀가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너무 추워 거실 작은방 입구에 놓인 냉장고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담배를 피웠다고 경찰에게 털어놨다. 그러던 중 작은 방에서 자고 있던 15개월 딸이 잠에서 깨 칭얼대는 소리를 듣고 담뱃불을 덮고 있던 이불에 비벼끄고 들어가 딸을 안고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불에 담뱃불을 끈다는 행위 자체가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였고, 평소에도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진술대로 담뱃불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이라면 현장 불길 흔적은 작은방 입구와 거실 경계지점에 집중됐어야 했다. 그러나 현장 감식 결과 발화점, 즉 불길이 치솟은 흔적은 작은방 입구 반대쪽인 방 안쪽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고 화재로 주로 탄 곳도 작은방이었다. 경찰은 A씨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가연성 물질에 불이 붙었다고 생각하면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즉 방 입구에서 불이 시작됐지만, 방 안 이불 등 가연성 물질에 붙어 도화선처럼 방 내부로 불길이 타고 퍼져 급격히 번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여전히 고의로 가연성 물질에 불을 붙여 방 내부에서 질렀을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있다. A씨가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남편에게 보낸 점, 진술 내용을 번복한 점 등이 방화를 여전히 의심케 하는 배경이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추가 진술 조사, 국과수 화재 현장 증거물 정밀 분석, 부검, 거짓말 탐지기 조사, 행적 조사 등으로 방화 여부를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마가 삼남매 삼킬 때…만취 엄마 혼자 베란다 피신

    발화점 가스불 → 담뱃불 말 바꿔 화재 전 前남편에 자살 암시 문자 신고 안 하고 아이들에 이불 덮어 아빠는 삼남매 두고 피시방 외출 정유년 마지막 날인 31일 새벽 광주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잠자던 어린아이 3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삼 남매를 내버려둔 채 집을 나갔다가 술에 취해 들어온 어머니와 피시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던 아버지의 행동 모두 이해되지 않는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경찰은 친모를 ‘과실치사 및 중실화’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28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모 아파트 11층 A(23·여)씨 집에서 불이 나 A씨의 네 살·두 살 난 아들과 15개월 된 딸이 숨졌다. 아이들은 아이들 방에서, A씨는 손과 발에 2도 화상을 입은 채 베란다에서 발견됐다. A씨는 아이들과 잠자다가 불길을 발견하고 베란다로 뛰쳐나와 전남편 B(22)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피시방에 있던 B씨는 곧바로 119에 구조 요청했다.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해 25분 만에 불길을 잡았지만 아파트 작은방 내부에서는 삼 남매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A씨는 경찰에서 애초 “라면을 끓이기 위해 주방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 놓고 아이들 방에 들어가 잠들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담뱃불을 잘못 끄고 잠든 바람에 불이 난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불이 나기 전날 오후 7시 40분쯤 아이들과 B씨를 집에 남겨 두고 외출했다. A씨는 지인을 만나 술을 마셨다. 삼 남매의 친부인 B씨도 오후 9시 44분쯤 아이들을 집에 남겨두고 피시방을 찾았다. A씨는 만취해 이날 오전 1시 50분쯤 귀가했다. 경찰이 A씨에게 방화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화재 당시 그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A씨는 화재 직후 어린 아들과 딸을 구하지 않고 베란다로 뛰쳐나가 남편에게 전화했다. 이 과정에서 잠을 자는 아이들 몸에 이불을 덮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직전 전남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통화를 한 것도 방화 의심을 거둘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A씨는 화재 전후 수차례 밖에 나가 있던 B씨와 통화를 시도했다. 불이 나기 전 7차례, 불이 났다고 1차례, 베란다에서 구조된 직후 1차례 등 9차례 통화를 하거나 시도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A씨는 전화 응대를 하지 않는 B씨에게 카카오톡 대화도 3차례 했는데 ‘난 이 세상에서 사라질 거야. 그리고 죽을 거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경찰은 B씨 진술 결과 A씨가 이혼소송 과정에서 죽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자녀 양육 문제 등을 두고 다퉜다고 설명했다. 이혼 뒤 삼 남매 양육 등 경제적 문제를 비관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와 B씨는 지난 9월 이혼 소송에 들어가 지난 27일 법원으로부터 협의이혼 판결을 받았으나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었다. A씨가 삼 남매 양육을 맡고 B씨는 매달 양육비 9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들 부부는 그간 월세 35만원짜리 임대 아파트에서 살았다. 남편이 지난 10월 광주의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 중 다리를 다쳐 일을 그만뒀고 A씨도 비슷한 시기에 모 통신사 상담사로 일하다 아이 양육 문제로 실직했다. A씨 가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A씨 친정 부모가 부양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최근 A씨 가족은 3개월간 긴급생활복지 지원을 신청해 광주 북구에서 137만원을 지원받았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인생, 설계도 그리듯 뜻대로 되는 게 아닌 걸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인생, 설계도 그리듯 뜻대로 되는 게 아닌 걸

    연말이 되면 늘 지난 한 해 동안 읽은 책들을 기억에서 끄집어낸다. 책에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다 보니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책을 좀더 많이 읽는 편이다. 돌이켜 보니 올해도 거의 200권이나 되는 책을 읽었는데 매년 한두 권 정도는 작품성과는 별개로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는 책이 있다. 올해 내게 그런 책은 ‘모눈종이 위의 생’이라는 장편소설이다. ‘조선작’이라는 작가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헌책방을 찾은 손님들에게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한다. 심지어 그 이름은 성별조차 짐작하기 어려워서 이미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기억 속에서 끄집어 올리기 어려운 작가다. 이름을 처음 듣는다는 사람에게 “그럼 ‘영자의 전성시대’라는 영화는 아시죠?”라고 물으면 또 열에 아홉은 알고 있다고 말한다. 그 영화를 본 적은 없어도 제목만큼은 널리 알려져서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다. 영화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데, 그 작품을 쓴 작가가 바로 조선작이다.1940년 대전에서 태어난 조선작은 1960년에 대전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까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교사로 활동했다. 그는 교사로 일하며 신춘문예에 여러 번 도전했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신춘문예 심사를 자주 했던 김동리 작가가 말하길, 조선작이 글 솜씨는 뛰어났는데 작품의 소재가 건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해 당선작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때 한국전쟁을 맞았고 그때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생사도 모르고 가난에 찌들어 자란 청년이 명랑하고 건전한 소설을 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1971년 월간 ‘세대’ 잡지에 ‘지사총’으로 등단한 후에 펴낸 그의 작품 속엔 이렇듯 가난, 억압, 방황, 소외, 부조리 같은 암울한 느낌이 가득했다.‘모눈종이 위의 생’은 조선작이 ‘영자의 전성시대’로 일약 스타 작가가 된 1970년대를 마감한 직후에 써낸 작품이다. ‘영자의 전성시대’는 제목으로만 보자면 꽤 건전하고 긍정적인 내용인 것 같다. 하지만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하다가 버스 차장으로 일하던 중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영자에게 전성시대라는 게 찾아올 수 있을까? 영자는 결국 사창가로 흘러들어 밑바닥 인생을 살게 되는데 여기서 약간의 전성시대가 있었다. 영자를 좋아하는 청년이 나무를 깎아 만들어 준 의수 덕분에 손님이 늘어 돈을 좀 벌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창가 골목에 화재가 나서 영자는 거기서 허망하게 죽고 이야기는 끝난다. 그의 작품이 대개 이런 식이다. 주류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인생들은 끝까지 피로한 삶을 살다가 아무런 희망도 없이 끝나버린다. 그것이 1970년대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정권이 바뀐 1980년대는 여러모로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1981년에 조선작은 한국일보에 소설을 연재했는데 그것을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 ‘모눈종이 위의 생’이다. 소설은 내용과 설정 면에서 그전까지 써 오던 조선작의 작품과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주요 등장인물들이 밑바닥 계층이 아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 ‘안종희’는 전형적인 중산층으로 6년 전 어떤 사건 때문에 결혼식 직전 실패를 경험한 일이 있다. 그녀와 결혼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금은 다른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있는 ‘한민일’은 인기 있는 소설가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안종희가 한민일의 행적 일거수일투족을 조사하는 내용으로 흡사 추리소설과 같은 구성을 가진 특이한 작품이다. 안종희는 치밀한 작전을 바탕으로 한민일의 심리상태마저 이미 손바닥 위에 놓고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듯 행동하는데 그 시작은 북악에 있는 ‘P호텔’에서부터다. 사실 P호텔은 주인공의 어머니가 이혼한 남편을 만나기 위해서 기다리던 커피숍이 있는 곳이다. 어머니는 여기서 만나주지 않는 남편을 며칠 동안이나 같은 시간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P호텔은 소설 속에서 “세검정에서 정릉으로 넘어가는 터널 입구에” 위치해 있고 5층이라는 단서로 미루어 보아 1980년대 북악터널 근방에 있던 ‘북악파크호텔’이 그 모델일 것으로 추측한다. 소설 초반에 잠깐 나오는 P호텔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장(章)의 제목이 ‘북(北)호텔’이기도 하고 주인공 자신도 호텔 근처에서 어머니를 관찰하면서 어느 시인이 쓴 같은 이름의 시집을 떠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정확한 이름을 밝히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1979년에 민음사에서 초판을 펴낸 김영태 시인의 시집 ‘北호텔’일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북호텔’은 1938년 마르셀 카르네 감독이 연출한 프랑스 영화로 이어지며 조선작의 소설이 영화의 내용과 연계성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한편 이 영화는 외젠 다비가 1929년에 발표한 소설 ‘북호텔’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P호텔은 소설 초반에 한 번 등장했다가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운명적으로 다시 한 번 나온다. 모든 희망을 잃은 안종희가 이 호텔에 투숙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이 죽을 장소로 첫 장에서 어머니와 만났던 P호텔을 선택한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첫 장 제목이 ‘북호텔’이기는 하지만 소설 속에서 P호텔의 정식 명칭은 언급되지 않고 있다가 마지막에 주인공이 수면제를 먹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어머니를 떠올리며 쓰는 유서에서 느닷없이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 이름을 ‘북호텔’이라고 쓴다는 점이다.외젠 다비의 소설 ‘북호텔’ 역시 죽음과 관계가 있다. 파리 10구 운하 근처에 있는 4층짜리 호텔은 온갖 인간 군상들이 머물다 떠나는 곳이다.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줄거리 없이 그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기만 할 뿐이다.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은 극적인 사건을 중심에 두고 있다. 한 쌍의 연인이 동반자살을 하려는 목적으로 북호텔에 투숙한다. 두 사람 중 하나가 상대에게 총을 쏘고 뒤이어 자신에게도 총을 쏘는 방법이었지만 먼저 방아쇠를 당긴 쪽이 나중에 겁이 나서 도망가버리면서 사건은 복잡해진다. 그런데 ‘모눈종이 위의 생’에서 북호텔에 투숙한 사람은 연인이 아니라 혼자다. 당연히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죽을 수밖에 없다. 죽기로 결심하기 전 안종희는 과거의 연인 한민일을 조사하면서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다. 치밀하게 준비했고 완벽하게 실행했다. 모든 게 완벽함을 추구하는 안종희의 뜻대로 되는 듯했다. 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그런 것이 적용될 수 없었다. 이것이 안종희가 절망한 이유다. 삶의 모든 것을 자신이 계획하고 마치 건축가가 모눈종이 위에 완벽한 설계도를 그리는 것처럼 사랑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실상 인간의 삶이란 거대한 모순 덩어리임을 깨달았다. 나중에 가수가 된 주인공의 동생 안세호는 이런 노래를 부른다. “우리는 서로 모순의 별들. 한동안 우리의 길을 잃은들 어떠랴.”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들은 모든 것을 다 완벽하게 설계하며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매번 실수하고 상처도 받는다. 그것이 거름이 되어 또 조금씩 발전한다. 조선작은 신문 연재가 끝난 후 ‘모눈종이 위의 생’을 단행본으로 펴내기 위해 자신이 직접 ‘신작사’(新作社)라는 출판사를 만들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고 나중에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여전히 이 소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선작의 여러 작품을 알고 있지만 정작 조선작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손님들을 많이 만난다. 작가가 소설에서 쓴 것처럼 이것도 굳이 애써서 풀지 않아도 될 하나의 모순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샤이니’ 종현 사망…“이제까지 힘들었다. 나 보내줘 누나”

    ‘샤이니’ 종현 사망…“이제까지 힘들었다. 나 보내줘 누나”

    지난 4월 전체 자작곡 앨범 선보이며 의욕 보이기도…타이틀곡 ‘lonely’ 가사 의미심장 유명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27·본명 김종현)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종현은 숨지기 직전 친누나에게 “이제까지 힘들었다”, “나 보내달라” 등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2분쯤 종현의 친누나인 김모씨가 경찰에 “동생이 자살하는 것 같다”고 신고했다. 김씨는 신고 직전 종현으로부터 “이제까지 힘들었다”, “나 보내달라. 고생했다고 말해달라”, “마지막 인사”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았다. 종현은 이틀 전인 16일에도 김씨에게 ‘우울하다. 힘들다’라고 털어놓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의 신고를 받고서 논현동과 청담동 일대를 수색했다. 위치 추적 끝에 해당 레지던스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종현의 승용차를 찾아내고 그가 묵은 방 위치까지 파악하는데 1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경찰은 오후 6시 10분쯤 119구조대와 함께 방문을 열고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종현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종현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으며,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119구조대가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응급실에 이송된 종현은 오후 6시 32분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시신은 해당 병원 안치실로 옮겨졌다. 종현이 발견된 장소는 자택은 아니었다. 종현은 이날 정오쯤 이틀간 묵겠다며 이 레지던스를 예약하고서 입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경찰은 종현이 발견된 장소에 난방용 재료로 추정되는 물체가 탄 흔적이 나왔고,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차 있던 점으로 미뤄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부검 여부를 유족 등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종현은 2008년 5월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5인조 아이돌 그룹 샤이니(SHINee)의 멤버로 10년째 활동해왔고, 솔로 활동도 병행했다. 종현은 또 싱어송라이터로 지난 4월에는 전곡을 자작한 두 번째 소품집 ‘이야기 Op. 2’를 공개하며 활동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녀시대’ 태연이 피처링하기도 했던 타이틀곡인 ‘Lonely’에는 “나는 혼자 참는 게 더 익숙해, 날 이해해줘” 등 마치 그의 생전 심경을 담은 듯한 가사가 담겨져 눈길을 끌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복적 자살 기도 8세 소년에게 찾아온 기적

    반복적 자살 기도 8세 소년에게 찾아온 기적

    여러 차례 죽음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던 8세 자폐소년에게 온정의 손길이 쏟아졌다.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에 사는 잭 로건(8)은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신의 노트에 “모두가 나를 잊어주길 바란다. 나를 산 채로 불태워 줬으면 좋겠다” 등의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이를 처음 발견한 것은 엄마 케리 린넬이었다. 아들의 위험한 상황을 인지한 그녀는 곧장 인근 아동병원으로 향했지만, 안타깝게도 정신병동에 환자가 가득 차 아이가 입원할 수 있는 병실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정신과 치료가 힘든 일반병동에 로건을 입원시킨 뒤, 린넬은 이 사연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그녀는 SNS에서 “내 아들은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정말 있긴 한 것이냐고 물었다”면서 노트의 내용과 일반병동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보내고 있는 사연 등을 적었다. 이후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 영국 각지에서 로건에게 격려의 편지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 심지어 멀리 뉴질랜드에서까지 응원이 손길이 이어졌다. 로건은 100통이 넘는 편지와 30개가 넘는 선물, 그리고 이들의 애정 어린 관심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특별한 방문도 있었다. 리버풀FC의 축구선수인 조던 헨더슨과 아담 보그단, 대니 잉스 등은 직접 로건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사랑을 전달했다.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는 로건이 기쁜 표정으로 엄마와 함께 편지를 읽고 선물을 뜯어보는 모습이 담겨있다. 로건의 엄마는 “편지와 선물을 보내준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우리의 이야기를 언론에 알리고 싶었다”며 “로건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진성 시인 “결백 밝힐 방법은 단 하나”…약물과다복용해 병원 치료중

    박진성 시인 “결백 밝힐 방법은 단 하나”…약물과다복용해 병원 치료중

    성폭행 혐의로 법정 싸움을 벌이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시인 박진성씨가 자살을 시도했다.경기도 의왕경찰서 관계자는 2일 “새벽부터 박 시인이 자살을 하려고 한다는 제보 전화가 여러 건 접수됐다”면서 “가족을 통해 확인해 보니 새벽에 약물과다복용으로 쓰러졌고 현재 충남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류근 시인도 이날 오후 “박 시인이 약물과다복용으로 쓰러졌다가 14시간 만에 응급실에서 의식을 회복했다는군요”라는 글을 페북에 올렸다. 박씨는 이날 오전 1시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쳤다. 죄송하다. 전부 다 죄송하다”며 “결백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끝까지 믿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다. 단 하나의 눈동자만 있어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쳤다.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썼다. 박씨는 1년여에 걸친 법정싸움 끝에 지난 9월 강간 혐의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앞선 사건으로 그의 책이 서점에서 치워지고 출간 계획이 무산되는 등 무혐의 처분 뒤에도 전과 같은 생활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근혜 국정원·靑 은밀한 거래… ‘게이트급 수사’ 비화 가능성

    박근혜 국정원·靑 은밀한 거래… ‘게이트급 수사’ 비화 가능성

    적폐수사 궤도 바꾸는 파괴력 檢, 국정원 내부 정보 포착한 듯 용처 파악에 증거 확보 필수적안봉근·이재만 영장 청구 검토‘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을 놓고 새 정부 들어 줄곧 진행된 적폐 수사의 궤도를 바꿀 파괴력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의혹은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의 일원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31일 체포되면서 촉발됐다. 검찰 관계자는 “(하명 수사 논란이 일었던 수사 의뢰 사건이 아니라) 검찰이 자체적으로 인지한 수사”라며 그동안의 적폐 수사와 결이 다른 수사임을 암시했다. 국정원과 청와대 간 은밀하게 이뤄진 특수활동비 거래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는 것은 수사 대상인 국정원 측의 방어막이 무뎌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규명에 주력해 온 그간의 적폐 수사는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국정원 내부 서버 등에 남아 있는 활동 증거를 확보, 혐의를 부인하는 국정원 전·현직 관계자들을 추궁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주를 기점으로 검찰의 2013년 국정원 압수수색 당시 국정원이 위장 사무실을 꾸린 정황 등 ‘국정원 내부 정보’가 포착되는 분위기다. 당시 국정원의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 소속 A변호사가 전날 강원 춘천시 한 주차장에 세워 둔 자신의 승용차에서 자살한 채 발견됐는데, A씨도 지난 23일 검찰 조사에서 2013년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청와대에 넘긴 특수활동비 용처를 파악하는 데까지 수사가 진행되려면 이·안 전 비서관이나 전 정권 실세들에 대한 증거 확보가 필수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이·안 전 비서관에 대해 수뢰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수감 중인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달리 불구속 상태에서 국회 위증 혐의 재판만 받고 있던 이·안 전 비서관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문고리 3인방이 모두 구속되게 된다. 용처에 따라 또 다른 ‘게이트급 수사’가 파생될 가능성도 있다. 이·안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부터 측근으로, 검찰은 두 비서관에게 순차적으로 전달된 특수활동비가 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업무에 사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여권 선거 지원용으로 쓰이거나 박 전 대통령 퇴임 이후를 대비한 비자금으로 쌓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렇게 되면 그동안의 국정농단 재판에서 “개인적으로 착복한 돈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던 박 전 대통령의 논리가 힘을 잃게 된다. 한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예산은 국정원법에 의해 재정 당국의 통제 바깥에 있다”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 예산을 총액 요구하고 총액 편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상납)”이라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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