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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환위기10년 그리고 미래] 연매출 200억 中企사장서 노숙인 전락

    [외환위기10년 그리고 미래] 연매출 200억 中企사장서 노숙인 전락

    “몸은 아픈데 돈이 없어서 파스 한장 사기도 버겁습니다. 죽기 전에 자식들 얼굴이라도 한 번 봤으면 소원이 없겠는데….” 서울 영등포 시장골목.‘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에서 만난 김모(59)씨에게 외환위기는 말 그대로 지옥문이었다. 인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동네 선배가 운영하는 주물공장에 취직한 김씨는 1977년 공장을 인수해 천막생활을 하면서 공장을 키웠다. 처음에 9명으로 시작했던 O산업주식회사는 외환위기 직전에는 60명까지 직원이 늘었고 연구실까지 두고 신제품을 개발했다. “한창 잘 나갈 때는 매출이 200억원까지 됐죠. 거래처에서 돈을 싸들고 와서는 물건을 달라고 했어요. 밤낮 없이 공장을 돌렸죠. 그 때 무리하게 확장한 게 결국 독이 됐지만요. 외환위기만 없었더라면 어음을 어떻게든 막아서 공장을 돌렸을 텐데 하도 정신없이 부도가 나니까 버틸 재간이 없었죠.” ●수면제 300알 먹고 자살 시도 중소기업은 외환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중소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하면 대기업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95%는 승인을 안 해줘요. 할 수 없이 대기업에 자료를 넘겨 주면 대기업에서 1억∼2억원 정도 주고 우리에게 물량을 줍니다. 개발은 우리가 하고 하청업체가 되는 거죠. 수송비나 자재비 등을 공제하면 남는 게 별로 없어요.”외환위기 3∼4년 전부터 이상한 징조가 나타났다고 한다.“돈이 어음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어음이 3개월짜리가 6개월짜리로 오고 1년짜리로 들어 와요. 사채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그러다가 갑자기 외환위기가 발생하고 나니 10억원 정도 부도가 났어요. 하도 어음만 들어오니까 100만원 중에 우리에게 남는 게 100원 정도밖에 안 되는데 빚이 빚을 낳는 상황이 됐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충격을 받아 돌아가셨다.“은행에서 공장에 경비를 세워 놓고 집에는 빨간 딱지가 붙었습니다. 경찰에서 조사받을 때 자체 해결할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채무자 등쌀에 견디지 못하고 아내와 이혼했죠. 소주 한 병 사들고 어머니 산소에 가서 수면제 300알을 먹었어요. 그때가 1998년 3월쯤이었죠.”다행히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지만 퇴원해 보니 갈 곳이 없었다. ●갈 곳이 없어 시작한 노숙인 생활 당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그는 건망증이 심해지고 항상 정신이 몽롱했다. 그런 상태로 노숙인이 뭔지도 모르는 채 공사장이나 다리 밑에서 잠을 잤다. 자루 하나 메고 병을 줍고, 구걸해서 100원씩 얻기도 하고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 밥 달라고 사정하는 생활이었다.“1년인가 2년인가 반쯤 미쳐서 다녔지요.” 다른 노숙인 소개로 교회가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도 가봤지만 예배를 강요하는 게 괴로워 도망쳐 버렸다. 반년 동안 돈도 못받고 목수 일을 배워서 재기하려고 했지만 그때는 이미 몸이 너무 망가져 있었다. 우연히 지금 이곳에 와서 안정을 찾긴 했지만 일을 할 수 없으니 돈을 모을 방법이 없다. 눈이 나빠져 형광등 불빛도 정면으로 보지 못하고 관절이 나빠 오래 걷지도 못한다. 기초생활수급자로서 매월 받는 37만 2000원이 그의 전재산이다. 김씨에겐 두가지 소원이 있다. 하나는 재기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다. 두번째 소원은 가족들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다는 것. 김씨에게는 아들과 딸이 하나씩 있다. 아들은 아내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갔고 딸은 인천 어딘가에서 결혼해 살고 있다. 김씨는 “딸만 찾으면 식구들 소식을 알 수 있을 텐데 소식을 몰라 한숨만 쉬고 있다.”고 눈물을 닦았다. 특별취재팀
  • “애매한 약관 고객에 유리 해석” 취지

    보험약관 단서 조항에 보험사고를 전제로 ‘가입 2년 후 자살하면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형식적인 규정을 넣어뒀다면 고의로 자살을 시도했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우울증 상태에서 지하철로 갑자기 뛰어들어 사망한 A모씨의 딸 B모(45)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가입기간이 2년을 넘었고 교통재해에 해당한다.”면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보통거래약관의 내용은 계약체결자의 의사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 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고객 보호 측면에서 약관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보험사가 주 조항에 보험금지급 제외 사유를 두며 또다시 단서조항에 ‘가입 2년 후 자살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규정을 넣어둔 것을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보험가입자가 정신질환 상태에서 자신을 해치거나 계약의 책임일로부터 2년이 지난 뒤 자살하거나 자해해 사망 또는 심한 장해 상태가 되었을 경우 특별히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이해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약관조항의 단서 부분을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조항임을 전제로 해당 약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 판단에는 보험계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 오해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B씨는 어머니 A씨를 가입자로 1998년 4월 교보생명과 ‘교통재해보험’을 가입했다. 이 후 99년부터 우울증에 시달린 A씨는 6년이 지난 2004년 1월 지하철 3호선 원당역 승강장에서 들어오는 전동차에 뛰어들어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가 2005년 사망했다.B씨는 “보험 가입 후 2년이 지났으며 우울증으로 인한 사고이기 때문에 교통재해에 해당한다.”면서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으나 항소심에서 패소했었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툭하면 “자살하겠다” 겁주는 아내

    Q결혼한 지 8년된 가장으로 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아내와는 학교 동창으로 10년간 만났고 동거 기간도 있었습니다. 집안 반대 등으로 헤어질 위기가 있을 때마다 아내의 자살 시도로 결혼까지 하게 됐고, 결혼 후에는 아내의 성격을 알기에 다투기도 겁이 나서 저는 항상 죄인처럼 살았습니다. 최근 아내가 툭하면 “살고 싶지 않으니 아이 데리고 잘 살아라.”고 위협하는데 자살 시도를 여러 번 했던 사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 때문에 인생 망쳤다고 하는데 “헤어지겠다.”고 하면 아내가 조금 편안해질 수 있을까요? -하정훈(가명·45세) A아내와의 갈등 상황과 절박한 심정이 이해되는군요. 과거에 위태로운 상황들을 경험했기 때문에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 더 크게 느껴지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질문에 대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헤어지겠다.”라는 말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현재 아내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별을 통보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듣는 입장에서 ‘거부당했다.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학창시절부터 만난 관계이기 때문에 남편에 대한 의존도, 분리하는 것에 대한 불안에 따른 공포가 더 클 것입니다. 아내의 위협은 남편에게 마음 깊이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은 심리의 또 다른 역설적인 표현으로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또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이 가슴 속에 많이 응어리져 있다는 신호입니다. 자신의 깊은 불안과 상처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풀지 못하고 부정적인 방법으로 드러내는 것이며 학습화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관계의 문제 해결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표현되지 않은 아내의 속마음을 아는 것이 더 시급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도 아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합니다. 아내의 행동이 겁이 나 문제 상황을 덮어두거나 ‘미안하다. 잘못했다.’며 죄인처럼 쩔쩔매는 태도는 아내를 더욱 병들게 할 뿐입니다. 아내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강하고 위협적인 여성이 아닙니다. 아내를 피하지 말고 약한 부분을 어루만져 주고 다독여 주는 남편이 된다면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될 것입니다. 우선 아내와 진지한 둘만의 시간을 갖도록 하세요. 하루 정도 부모님이나 다른 형제들의 도움을 얻어 자녀들을 맡겨놓고 주변의 어떤 사람들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세요. 아내와 마주앉아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세요. 말을 돌리거나 우회적인 방법을 쓰지 말고 직접화법으로 “지금의 심정을 듣고 싶다.”고 말하고 마음으로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세요. 아내가 자신의 상처를 드러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 기준이나 잣대는 내려놓고 아내의 입에서 어떠한 이야기가 나온다 해도 절대 흔들리거나 피하지 마세요. 모든 고민과 문제를 다 해결해 줘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서 아내의 감정을 이해해 보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세요. 상대방의 감정은 충분히 이해해 주되 넘지 말아야 할 행동의 경계는 분명하게 그어야 합니다. 감정과 행동을 분리시켜 대처해야 하는데 마음은 이해해 주고 잘못된 행동이나 태도는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그 선을 넘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알려줘야 합니다. 자살 시도나 자해 위협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은 그것이 제대로 먹혀들 때만 지속됩니다. 그런 행동으로는 절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려줘서 극단적인 방어 행동을 중단시키는 것이지요. 분명한 것은 아내가 이 상황까지 오게 된 데는 남편 책임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에 대한 통찰과 원가족과의 관계, 부부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깊이 있는 상담이 필요합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아이 패고 동반자살 시도하는 엄마들

    자기가 낳은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머니라면 당연히 열달 동안 품어 낳은 혈육을 끔찍이 사랑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의 울음 소리만 들어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엄마들이 있다. 뒤돌아서면 아이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리면서도 결국에는 아이에게 화를 쏟아붓고 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처럼 모순된 애증으로 괴로워하는 ‘위험한 엄마들-나는 내 아기를 미워한다’를 6일 오후 11시5분 방송한다. 모성의 굴레에서 마음이 병들어가는 여성들을 만나 문제점을 짚어보고, 이들이 어머니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본다. 두 살인 기은이(가명)는 음식을 먹을 때 끊임없이 물티슈로 입 주변과 손을 훔쳐낸다. 기은이의 이런 강박적 행동은 다름 아닌 엄마의 꾸중 때문. 기은이의 엄마 윤희(가명)씨는 기은이가 밥풀을 흘릴 때마다 욕을 하며 때렸다. 심지어 자신이 너무나 힘들고 괴로워 기은이와 함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했던 경험도 있다. 은미(가명)씨 또한 아이에게 극단적인 행동을 한 적이 있다. 유리가 깨져 있는 곳에 얼쩡거리지 말라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리 조각을 집어들고 아이의 다리를 다섯 번이나 찌른 것이다. 이처럼 자신이 아기를 사랑하지 않는, 못되고 비정상적인 엄마라며 스스로를 제보한 여성들은 대부분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가정에 무관심한 남편과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육아의 부담감, 그 속에서 박탈당해 버린 자아실현의 기회 등이 아이에 대한 원망의 감정을 유발하고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현장 행정] ‘희망종로 만들기’ 큰 성과

    [현장 행정] ‘희망종로 만들기’ 큰 성과

    불우가정의 문제점을 찾아내 꼭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희망종로 만들기’ 프로그램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단순히 복지예산을 나눠주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학과 연계한 상담과 관찰을 통해 불우 이웃이 원하는 부분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행정관청이 직접 나서 주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구청의 복지예산 부서, 사회복지기관, 자원봉사자 등이 제각각 산발적으로 불우계층을 찾아서 지원하던 것을 한데 모아 필요한 부분만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원스톱 통합지원시스템이다. #조손가정 돌보기 중학교 3학년생인 김모군은 부모가 이혼한 뒤 몸이 불편한 할머니(70)와 계동의 단칸방에서 산다. 자원봉사 상담사 2명이 김군의 집을 방문해 상담한 결과, 성격이 삐뚤어지고, 불우한 환경을 비관해 자살도 여러 차례 시도했을 뿐 아니라 학교 성적은 전체에서 꼴찌를 맴돌고 있었다. 김군의 가정을 ‘희망종로 만들기’의 수혜대상으로 선정, 일주일에 두번씩 성균관대 자원봉사 학생에게 무료 과외학습을 받도록 했다. 앓고 있는 아토피와 천식은 보건소에서 정기적으로 치료에 들어갔다. 쇠약한 할머니를 위해 ‘반찬 나눠 주기 봉사단’이 수시로 밑반찬을 공급한다. 국세청 여직원회가 내놓은 불우이웃돕기 성금 35만원도 전달했다. 아울러 고정 수입이 없는 할머니가 할 수 있는 공공근로 일을 맡겼다. 최근 김군은 학교 성적이 부쩍 오르면서 대학진학의 목표도 세웠다고 한다. 할머니도 건강해져 공공근로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장애인 의료지원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장애3급 최모(고교 중퇴)군은 전문 상담을 통해 학습지도, 의료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불법체류 중인 중국동포 어머니와 함께 사는 폐모(7)군의 가정에는 국적 취득을 도와 주고, 각 기관에서 내놓는 성금의 우선지원 대상으로 정했다. ●구청과 대학의 역할 분담 종로구는 지난 4월 성균관대 사회복지대학원과 협약을 맺고 ‘희망종로 만들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구청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면 대학이 전문가 교육을 시켰다. 구청은 자원봉사자 40명과 프로그램 수혜가정 23가구를 선정했다. 자원봉사자의 상담과 운영, 지원내용 논의 등은 대학이 맡았다. 각 수혜가정에 필요한 지원내용이 정해지면 구청은 이를 돕는 방안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마련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국세청 여직원회, 조계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서 성금이나 학습공간 제공 등의 부수적인 성원이 답지했다. 종로구 주민생활계획과 원차연씨는 “한 사람이 나서면 불우이웃에게 한 가지만 도울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머리를 맞대면 필요한 곳에 꼭 맞는 지원 방안을 찾아냄으로써 더 많은 불우이읏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친구 자살 막은 중학생 실종

    20일 오후 11시37분쯤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밑 중지도 남단에서 자살하려는 친구를 구하려고 물 속으로 뛰어든 김모(16)군이 실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서는 구조보트를 동원해 1시간 동안 수색작업을 폈으나 김군을 찾지 못했다. 자살을 시도했던 김모(16)군은 물 밖으로 나와 목숨을 건졌다. 경찰은 김군이 불어난 물에 휩쓸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함께 있던 친구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소방서 관계자는 “최근 많은 비가 내려 강물이 불어나고 물살이 빨라져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기로에 선 손학규] 孫, 반전카드 잡았나

    선거인단 동원 등 ‘경선 구태’를 주장하며 자택칩거에 이어 지방으로 잠적했던,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경선에 복귀한다.한때 후보사퇴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손 후보는 이틀만의 ‘장고’끝에 경선 복귀를 결심,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추석 연휴 경선판 뒤집을 계기 마련 손 후보는 20일 오전 7시40분쯤 서울 도화동 자택에서 나와 부인 이윤영씨와 이씨의 마티즈 차량을 직접 운전, 합정동 절두산 순교 성지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40분정도 머물다 경기 화성 남양성지에서 1시간가량 산책을 한 뒤 취재진을 따돌리고 경기 의왕시 성 나사로 마을로 떠났다가 늦은 밤 서울로 돌아왔다. 손 후보는 이날 밤 자신의 거취에 대해 “오늘 마지막 기도를 하고 내일 아침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 캠프 내부에서는 이미 21일 부산에서 예정된 후보자 토론회 준비를 하는 등 복귀 수순을 밟고 있었다. 손 후보가 선택한 칩거와 지방행은 당 지도부를 겨냥한 강도높은 항의 표시의 성격을 띠었다.자신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이 동원경선 의혹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대응하고 있는 데 대한 고강도의 불만과 항의 차원으로 빼어든 카드였다.여차하면 후보직을 사퇴할 수 있다는 ‘배수진’을 침으로써 어떤 식으로든 당 지도부의 협조를 이끌어내려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그러나 손 후보의 이번 초강수는 이미 경선 복귀를 전제로 한 압박 전략이었다. 지난 3월 한나라당 경선을 앞두고 탈당한 그로선 또 한번의 경선 불참은 정치적 자살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손 후보의 이번 칩거는 추석 연휴를 겨냥한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휴 직후인 29일에 열리는 광주·전남 경선에서 대역전극을 꾀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손 후보의 칩거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최대 화제로 떠올랐다. 동원·조직 선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던 경선판을 일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지지층 결집 여부는 미지수 그러나 손 후보의 이 같은 행동이 지지층의 결집을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지지자들과 국민에게 “불리하면 언제든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인식됐다는 점이 그로선 손실이다.당내에서는 손 후보의 칩거가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타개해 보려는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손 후보가 동원선거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뒤늦게 나마 심각하게 인식한 것은 나름대로 큰 수확이다.”라면서도 “그의 행보가 표심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가려움증=아토피’ 편견을 버려!

    최근 아토피 환자들의 자살이 잇따라 보도되면서,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가려움의 고통.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EBS ‘명의’는 20일 오후 10시50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아토피-피부과 전문의 이광훈 교수’를 방송한다.‘아토피 명의’로 불리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이광훈 교수의 치료법을 들어보고, 그가 치료한 환자들의 이야기로 아토피 정복의 비밀을 알아본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 10명 가운데 3명은 아토피를 앓고 있다고 한다. 최근 10년 사이 2배 가량이나 늘어난 것으로 아토피 피부염은 이제 국민질환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흔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정확한 원인이나 명확한 치료법은 밝혀진 것이 없다. 2년 전부터 아토피를 앓아 직장까지 그만두었다는 박태근(32·가명)씨.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고, 가려움증으로 숙면을 취할 수 없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여러 병원을 다녀봤지만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그는 이 교수를 찾았다. 하지만, 이 교수가 내린 진단은 그의 증상이 아토피가 아니라 금속 알레르기라는 것. 이교수는 박씨처럼 실제로 아토피 피부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인한 채 잘못된 치료를 받는 사례가 꽤 있다고 전한다.이렇게 엉뚱한 치료를 받게 되면 부작용이나 합병증의 위험이 있는 만큼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강조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종교·신념따른 대체복무 허용] “집총 거부하다 주검으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부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를 허용하겠다는 소식이 어찌나 고마운지 몰라요. 앞으로 이들은 우리 사회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게 될 테니까요.” 18일 정부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 대체복무를 허용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자영업자 김윤태(54)씨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들었다.20여년 전 종교적 신념으로 집총을 거부하다 입대 뒤 하루만에 숨진 동생 선태(당시 22세)씨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1981년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장사를 시작한 선태씨는 갑작스레 군입대 통지서를 받고 같은 해 8월14일 서울 태릉의 모 사단 훈련소에 입소했다. 그러나 ‘여호와의 증인’ 신도였던 그는 군사훈련 일체를 거부했고, 다음날 부내 내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입대한 다음날 아침 동생이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온 가족이 부대로 달려갔어요. 주검을 보니 온 몸에 타박상 흔적이 나 있고 특히 가슴과 엉덩이에 시커멓게 멍이 들어 있었어요. 유서도 없었는데 군 당국은 이렇다 할 해명 한 마디 없이 ‘자살했으니 확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만 했어요.” 당시 군 당국은 “자살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당신도 구속해 버리겠다.”며 선태씨와 같은 이유로 군 입대를 기피하던 김씨를 위협했다. 결국 확인서에 서명이 끝나자 동생은 곧바로 화장됐고, 김씨도 석달 뒤 병무청 직원들에게 이끌려 강제 입영된 뒤 병역 거부로 3년 1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동생이 죽은 뒤로 집안은 완전히 풍비박산이 났어요.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 싶었지만 당시는 군사정권이 들어서 ‘계엄상황’이다보니 함부로 말할 수도 없었어요. 어머니는 화병 때문에 8년 전 돌아가셨고요. 저 역시도 수감 후유증으로 몸도 가누기 어렵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등 괴로움은 말로 다 할 수 없었어요. 취직도 안 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그동안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었던 김씨는 지난해에야 동생의 사인 규명을 위해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문사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김씨는 이번 정부 방침이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전과자가 되지 않고 사회에 온전히 기여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거장·신예 감독 작품 만나 설레고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거장·신예 감독 작품 만나 설레고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새달 4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9일간 64개국 275편의 영화가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4개 스크린을 수놓는다.PIFF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되는 영화는 모두 66편으로, 작년의 기록(64편)을 또다시 경신했다.PIFF 유일의 장편 경쟁부문인 새로운 물결의 출품작 11편 모두는 월드 혹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다.11년의 세월에 값하는 영화제의 위상을 보여준다.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과 신예들의 데뷔 또는 두 번째 작품을 공개하는 플래시 포워든 섹션이 신설됐다. 올해도 어김 없이 칸과 베를린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 대거 초청돼 영화팬들을 설레게 한다. 어떤 영화들을 먼저 ‘찜’해야 할까. ●짱짱한 개·폐막작 영화제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영화는 ‘집결호’와 ‘에반게리온-극장판:서(序)’다.‘집결호’는 ‘야연’을 만든 중국의 인기감독 펑 샤오강의 신작.1948년 국·공 내전을 배경으로 실종자로 처리된 동료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일생을 바친 한 병사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드라마다. 중국의 화이브러더스와 한국의 MK 픽처스가 공동 제작했으며 ‘태극기 휘날리며’의 특수효과팀이 실감나는 전쟁 장면을 만들었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序)는 1997년 첫 극장판 이후 10년만에 나온 극장판이다. 당시 모호한 결말로 논란을 낳았는데 새로운 해석과 결말로 무장한 이번 영화가 열혈 마니아들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 일으킬지 자못 궁금하다. ●올해의 화제작들 부산을 이제 작은 칸이라 해도 될 듯하다. 올해 칸영화제가 주목한 21편이 줄줄이 소개된다. 지난 5월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을 비롯해 감독상을 받은 줄리안 슈나벨의 ‘다이빙 벨 앤드 더 버터플라이’,60주년상을 받은 구스 반 산트의 ‘파라노이드 파크’ 등이 포진돼 있다. 새로운 영상미학의 기대를 걸게 하는 이명세 감독의 ‘M’은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받았다. 정식 개봉을 앞두고 부산에서 먼저 베일을 벗는 영화는 첫사랑의 기억과 상처에 관한 미스터리 멜로를 표방하고 있다. 강동원, 공효진 등 인기 배우들의 출연도 영화의 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신작 ‘빨간 풍선’, 싱가포르에서 드물게 시도된 음악영화 ‘881(로이스톤 탄 감독)’도 시선을 붙잡는다. 단골 손님 켄 로치 감독의 ‘자유로운 세계’도 빼놓을 수 없다. 아시아의 창 섹션에서는 ‘린다 린다 린다’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낯익은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과 유명 배우인 리 캉셍의 두 번째 연출작 ‘도와줘 에로스’도 흥미를 유발하는 작품들이다. ●뭔가 색다른 걸 원한다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호평에 힘입어 단편 영화 ‘프랑스 중위의 여자(백승빈 감독)’,‘강변북로(유성엽 감독)도 부산을 연이어 찾았다. 박수영·조창호·김성호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판타스틱 자살소동’, 독립 장편 ‘은하해방전선’도 눈여겨 볼 만하다. 자폐증을 소재로 한 세 편의 다큐멘터리도 준비돼 있다. 트리시아 레건의 ‘자폐증:뮤지컬’과 미카 카우리스마키의 ‘소니 미러’는 음악을 통해 자폐증 환자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마니아들을 들뜨게 만들 만한 기획으로는 지난 6월 타계한 타이완의 거장 에드워드 양 감독의 회고전이 있다.1982년 데뷔작 ‘광음적 고사’부터 2000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마지막 작품 ‘하나 그리고 둘’까지 총 8편이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상영되는 소중한 기회다. ●더욱 쉽게 만난다 개·폐막작 예매는 18일 오후 6시부터 온라인에서만 가능하고 일반 예매는 20일 오전 9시30분부터 개시된다. 인터넷 예매는 홈피(www.piff.org)와 네이버(www.naver.com)에서 동시에 진행한다. 올해는 특히 전국 GS25 편의점의 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해 24시간 예매·발권할 수 있으며, 예매시 관객이 직접 좌석을 지정할 수 있다. 현장 판매시 현금 결제만 가능했으나 올해부터는 신용카드, 예매권, 휴대전화(GS25에서만 가능) 등 결제수단을 다양화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같은 술집 여종업원 2명 이틀새 목매고 익사하고

    같은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여종업원 2명이 이틀새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서울 강남경찰서와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대전의 A유흥주점에서 여종업원으로 함께 일하던 최모(29)씨는 4일 오후 9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라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다음날 오전 11시30분쯤에는 이모(22)씨가 대전의 한 저수지에서 익사한 채 발견됐다. 불과 14시간 30분 차이였다. 최씨의 방에서는 ‘빚 문제로 고민이 많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고, 이씨는 숨지기 전인 5일 새벽 친구들에게 ‘죽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함께 일했던 B씨도 경찰에서 “최씨와 이씨는 매우 절친한 사이였는데 업주의 심한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죽음을 택한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업소에서 일하며 진 빚 가운데 1000만원을 갚지 못해 심한 독촉을 받았고, 이씨는 동료 여성 3명이 여성단체가 운영하는 쉼터로 들어가 이들의 빚을 떠맡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의 양쪽 손목에 자해한 흔적도 발견돼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경찰은 “숨진 이들이 업소에서 감금·가혹행위나 불법 채권 추심과 같은 강제행위를 당했는지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1) 영원한 이방인 애버리진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1) 영원한 이방인 애버리진

    ‘호주댁’과 ‘쌕쌕이’를 아시나요. 전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부인인 프란체스카 여사를 가리키는 말이고 후자는 한국 전쟁 때 혁혁한 전공을 세운 호주전투기를 말한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이민국의 하나로, 캥거루와 코알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의 아이콘으로 대표되는 호주의 실체를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 둘 벗겨본다. 호주 시드니는 세계 3대 미항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이곳에서 연중 관광객들로 북적되는 서큘러 키 페리선착장 바로 옆에서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흰 물감으로 보디 페인팅한 건장한 체구의 흑인 남자들이 통나무 피리(디주리두)를 불면서 전통음악이 담긴 음악 CD를 판다. 독특한 악기소리에 관광객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구경하다 호주 돈 10달러(7360원)를 주고 CD 한 개를 사고 그들과 기념사진을 찍는다. 관광객 김영수(41)씨는 “호주 주류사회의 문화자원은 아니지만 잘 다듬고 발전시키면 새로운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非)호주적인 거리의 악사는 시드니 도심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호주의 그랜드캐니언 블루마운틴에서도 등장한다. 슬픈 전설이 새겨진 세 자매 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에코 포인트 한 구석에서 전통 돗자리를 깔고 디주리두를 불어댄다. 관광객들이 호주 돈 2달러를 내면 환한 얼굴로 기념사진을 찍게 해준다. 이들이 바로 호주가 자랑하고 싶지 않은 애버리진(이하 원주민)이다. 이들은 호주대륙에 백인들이 몰려오기 전 높은 수준의 문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았던 원주민들이다.4만여년 전인 제4빙하기 중반 인도네시아에서 호주대륙으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백인이 오기 전 원주민 인구는 최대 100만명이었고 200개의 언어와 600개의 방언을 사용했다. 하지만 백인들이 오면서 호주 대륙은 원주민에게 천국이 아니라 지옥이 되었다. 백인들은 총과 칼을 앞세워 원주민의 땅을 빼앗고 노예처럼 부려 먹었다. 원주민들은 보금자리에서 쫓겨나 떠돌거나 척박한 아웃백(호주의 오지)으로 강제 이주되기도 했다. 호주판 굴락(옛소련의 노동수용소)에서 원주민들은 백인들이 보낸 보호관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보호관의 비위를 거스르면 추방이나 재산 압수는 물론 정신병원에 갇히는 벌을 받았다. 100여년간에 걸친 백인들의 차별정책으로 원주민 수는 크게 줄었다. 한때 90% 가까이 줄었다가 지금은 조금 늘어 45만명선. 호주 총인구 2100여만명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동화정책으로 최대 희생양된 ‘도둑맞은 세대´ 호주에 남아공과 함께 대표적인 인종차별국가란 오명을 안겨준 차별정책의 하나가 동화정책이다. 원주민 아이들을 강제로 빼앗아 교회나 고아원 등 강제수용시설에서 기르며 영어를 가르치고 동화가 됐다고 믿으면 시민권을 주는 정책이다. 최대 10만명의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었다. 이들이 바로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로 1900년부터 72년 동안 계속된 동화정책의 최대 피해자다. 지금은 차별정책이 폐지됐지만 원주민들은 여전히 차별정책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어른 4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류머티즘열 발병률은 세계 최고. 여성 사망률은 백인여성의 무려 6배나 된다. 가난과 차별의 이중고 속에서 원주민들은 어른이 돼도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 놀면서 술과 마약에 찌든 어른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절망에 빠져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4학년때 학교를 그만두고 길거리로 나선다. 파란만장한 생을 자살로 마감한 원주민 지도자 톱 라일리는 생전에 “백인들이 우리의 주권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당신들도 주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잘나가는 원주민들도 있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육상에서 2관왕에 오른 캐시 프리만과 호주 럭비리그 대표선수로 활동했던 앤서니 먼딘, 포트 아델레이드 축구팀의 선수로 뛰었던 찰스 퍼킨스 등이 대표적이다. ●레드펀 블록 재개발땐 원주민에 토지 소유권을 하지만 이들처럼 개천에서 용난 사람은 드물다. 미국의 인디언처럼 처량한 신세가 돼버린 이들이 불평등의 멍에에 구부러진 등을 맞대며 살아가는 곳이 ‘레드펀 블록’이다.1973년 역근처 1에이커에 조성된 이 블록은 백인들에게 마약과 음주, 폭력이 만연한 곳이지만 애버리진에게 고향과 같은 곳. 대도시의 유일한 집단거주지로 원주민 젊은이들이 꼭 찾는 아지트다.3년전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던 이곳 주민의 대부분은 도둑맞은 세대 출신이다. 기자가 한때 하숙했던 집주인의 큰딸은 “레드펀은 무서운 곳”이라며 “밤엔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아름다운 중세풍의 건물과 현대식 고층빌딩들이 하모니를 이뤄 작은 뉴욕을 연상시키는 도심지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레드펀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날선 풍경’에 적잖이 놀란다. 역사엔 경찰과 철도보안요원들이 경계의 눈초리를 연방 흘리고 있어 승객들은 절로 긴장하게 된다. 역사를 나오면 아침부터 깡마른 검은 피부의 여인이 말없이 종이컵을 들이댄다. 동정을 담은 동전이 종이컵에 들어가도 담배만 피워댈 뿐 고맙다는 말도 없다. 이 여인의 이름은 신디 프랜치(52). 나홀로 살며 교도소도 몇 차례 들락거려온 그녀는 마약중독에 따른 합병증으로 최근 병원에 실려갔다. 레드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임순영(51)씨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이곳 주민 일부는 아직도 가난과 백인에 대한 증오로 술과 마약에 젖어 살아간다.”고 말했다. 원주민 지도자 믹 먼딘(58)은 “레드펀 블록을 재개발할 때 원주민에게 도움되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주정부가 원주민의 토지 소유권을 인정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호주가 경치만큼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면 이런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씻김굿이 중요하다. 과거사에 대한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이 먼저 이뤄질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타스마니아 주정부가 주정부로는 처음으로 공식사과와 보상을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다른 5개주와 연방정부는 동참에 미적거리고 있다. 그렇게 돼야 레드펀 역사 담장에 대자보처럼 휘갈겨 쓴 ‘4만년 세월은 길고도 길다.4만년 세월은 내 가슴에 아직도 남아 있다.’ 라는 원주민의 절규가 봄날 눈 녹듯이 사라질 수 있다. 원주민이 진정으로 대접받는 날이 와야 호주가 자랑하는 다문화주의가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 원주민과 백인이 어깨춤을 덩실덩실 함께 추는, 진정한 호주로 거듭날 수 있다. siinjc@seoul.co.kr ■ “슬픈 과거 청산하고 미래 향해 나아가길…” 레드펀 자원봉사 임순영 선교사 “슬픈 과거에 더이상 머물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 호주 시드니 ‘레드펀 블록’에서 8년 동안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선교사 임순영씨가 30일 원주민들에게 들려주는 말이다. 백인들과의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자는 뜻이다.1988년 호주로 이민온 임씨는 “어려운 이웃들을 늘 돕고 싶었다. 해서 1999년 새순교회 선교팀의 일원으로 레드펀 블록에 들어왔다.”며 봉사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임 선교사에 따르면 그가 봉사를 시작하던 당시엔 레드펀 블록은 무서운 곳이었다. 주민 90%가 마약중독자였고 무장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가 잦았다. 교도소를 밥먹듯이 드나드는 주민들은 오랫동안 실업자 신세였고 아이들은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며 범죄를 저질렀다. 뉴욕의 할렘가보다 위험했던 이 지역에 경찰들도 경찰차가 아니면 순찰하지 않을 정도였다. 길가에는 마약주사기가 널려 있고 구급차 사이렌이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며 가난과 백인들에 대한 증오로 주민들이 술과 마약에 절어 살다 죽어가는 절망뿐인 곳이었다. 하지만 임 선교사는 누구도 들어오길 겁내는 이곳에 들어왔다. 아내 최경섭(50)씨와 밤마다 원주민들을 찾았다.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대접하며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달랬다.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원주민들에게 두들겨 맞고 칼로 협박당하기도 했으며 아내는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그럼에도 임 선교사 부부는 물러서지 않았다. 봉사하러 왔다가 금방 떠나던 이전 사람들과 달리 한결같이 지극한 이들의 정성에 원주민들은 마침내 2003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곳에 들어온 지 4년 만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원주민들은 임 선교사를 따랐고 임 선교사와 함께 레드펀의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털어내기 시작했다.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5년부터 이 지역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약을 끊고 일자리를 구한 주민들이 하나 둘 생기고 범죄도 많이 줄었다. 임 선교사는 “기본 환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주민들 사고가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소득” 이라고 강조했다. 원주민 사이에 스탠리 리베카로 통하는 임 선교사는 “호주 내륙의 원주민들도 찾아가 아픈 과거를 보듬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일요영화] 올드보이

    ●올드보이(MBC 일요영화특선 밤12시30분) 오대수(최민식)는 아내, 어린 딸과 함께 사는 지극히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적어도 그날 그 일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그가 술에 잔뜩 취해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이었다.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싸구려 호텔 같은 방에 감금 당하는데 어딘지를 알 수 없다.8평 남짓한 그 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군만두를 먹는 일과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일뿐이다. 그렇게 똑같은 하루 하루가 흘러 1년이 지났을 때, 그는 뉴스에서 아내가 살해됐다는 보도를 접한다. 그리고 아내의 살인범으로 자신이 지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절망한 그는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용납되지 않는다. 죽음에 실패한 그는 복수를 결심한다. 그리고 탈출하고자 쇠젓가락으로 감금방 모서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기를 15년, 드디어 탈출에 성공하지만, 우연히 들른 일식집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게 된다. 눈을 떠보니 자신이 있는 곳은 다름 아닌 일식집 보조 요리사 미도(강혜정)의 집. 미도는 오대수를 연민하다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고, 대수는 군만두에서 나왔던 ‘청룡’이란 전표 하나로 감금방의 정체를 찾아낸다. 마침내 오대수는 자신을 가두었던 이우진(유지태)을 대면하게 되는데, 우진은 “가둔 이유를 5일 안에 밝혀내면 스스로 죽어주겠다.”고 게임을 제안한다. 이 지독한 게임에서 오대수는 또다시 미쳐간다.“도대체 너는 누구며 왜 나를 15년이나 감금한 것이냐?”그의 절규는 또 다른 절규로 이어진다. 말미의 반전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역겹다.”는 의견과 “놀랍다.”는 의견으로. 그러나 ‘올드보이’가 인간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인과응보로 한국형 오이디푸스를 묘사했다는 평도 있었다. 어찌됐건 충격적인 서사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선보인 이 영화로 박찬욱 감독은 주목할 한국 영화감독 반열에 올라섰고, 오대수역을 맡은 최민식도 명실상부한 스타덤에 올랐다.2003년작으로 2004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꿰찼다.120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女중고생 흡연 9.2%… 성인의 2배

    청소년 흡연율 28%·음주율 28.6%·비만율 9.2%·성관계 경험률 5%….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건강 행태다. 6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육체·정신적 건강 상태가 점점 거칠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9∼10월 전국 800개 중·고등학생 8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결과다. ●흡연 시작 10년새 2.5세 빨라져 처음으로 담배를 피기 시작한 연령은 12.5세로 1998년 조사 때보다 2.5세 빨라졌다. 남학생 32.5%, 여학생 22.8%, 평균 28%가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고 현재도 12.8%가 담배를 끊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여학생 흡연율은 9.2%로 성인여자(5.6%)보다 훨씬 높았다. 음주율은 28.6%이며 남학생이 30.5%, 여학생이 26.5%로 조사됐다. 술을 마시기 시작한 연령은 13.1세로 98년(15.1세)에 비해 2년 앞당겨졌다. 고3의 경우 절반은 술을 마시고 5명 중 1명은 담배를 피우고 있다. 흡연·음주가 사회적 일탈을 부추긴다는 결과도 나왔다. 흡연자의 음주율은 80%로 비흡연자(21.2%)보다 4배가량 높았다. 자살시도율도 12.9%로 비흡연자(4.4%)의 3배가량 됐다. 성경험률은 흡연자(24.4%)가 비흡연자(2.3%)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성경험률 음주자가 비음주자의 10배 음주자의 자살시도율은 8.9%, 비음주자는 3.9%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성경험률은 비음주자가 1.8%인 데 비해 음주자는 12.7%로 10배 이상 높았다. 남학생의 6.7%, 여학생의 3.4%, 평균 5.1%가 성관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첫 성관계 경험 연령은 평균 14.2세로 초등학교 때 성관계를 경험했다는 비율도 1%나 됐다.39%가 성병을 치료받았고 피임실천율은 38.1%에 불과했다. 마약 경험자도 1.4%나 됐고 이 중 절반은 아직도 마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41% 경험 청소년 비만율은 남학생 11.7%, 여학생 6.5%, 평균 9.2%로 조사됐다. 정상체중이지만 스스로 비만이라고 느끼는 신체왜곡 현상은 여학생 23.7%, 남학생 16.6% 등 20%나 됐다. 26.7%는 아침식사를 거르고 있었고,46.5%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경험률은 41.4%나 됐고 5.5%가 자살을 시도했었다고 답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인질구출 시나리오

    정부가 ‘군사작전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지만 협상 통로가 막히고 인질 살해가 이어질 경우 미국과 아프간의 독자적 구출작전이 시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군사작전이 감행된다면 주체는 아프간 특수부대와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 대테러부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단계는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을 동원해 억류 예상지 인근을 봉쇄하는 것. 군사 전문가들은 1000명 이상의 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다음 단계로 첨단 전자전 장비로 납치조직의 통신망을 무력화시킨 뒤 헬기를 이용해 억류장소에 대테러 부대를 투입한다. 인질들이 9곳에 분산 수용된 것으로 파악된 만큼 동시다발적으로 병력을 투입하는 게 관건이다. 문제는 납치조직이 억류지를 수시로 옮기고 있다는 것. 미국이 정찰위성 등 첨단 감시장비를 동원해 억류장소를 추적하고 있지만 산악지형이라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질 주변에 자살폭탄조를 배치하는 등 납치조직이 군사작전에 치밀하게 대비하고 있다는 것도 위험요소다. 이 때문에 작전 돌입시 대규모 인질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최후’의 카드가 ‘최악’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피랍자 극한상황 올 수도”

    31일 새벽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된 피랍자들의 동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현재의 억류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르면 일주일, 늦어도 15∼20일 뒤에는 피랍자들이 극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두 번째 인질이 피살되면서 피랍자들이 버텨낼 수 있는 한계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면증, 스트레스, 탈진상태 역력” 서승원 한라병원 정신과 과장은 “화면이 어두워 정확한 상태는 알기 어렵지만, 강압적인 분위기에 인질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어두운 화면으로도 피랍자들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었다.”면서 “총을 겨누고 화면을 촬영하는 것을 비롯해 피랍 및 억류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의 흥분을 불러일으켜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를 극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부 피랍자의 면역력이 떨어져 탈진 상태가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교수는 “면역기능 저하는 감기를 폐렴으로 악화시킬 만큼 치명적”이라면서 “소화불량이나 위장 장애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응능력 감소 가장 큰 위험 또 탈레반이 진통제만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상황에서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감금을 위해 끈, 족쇄 등이 사용됐다면 관절통과 요통도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특히 피랍 13일째를 넘어선 상황에서 반응능력 감소를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탈진이 지속되면 음식 섭취가 힘들어지고 판단력이나 움직임도 둔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민수 고대 안암병원 정신과 교수는 피랍자들이 자아 상실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공포에 시달리며 이동이 지속되는 만큼 상황에 적응할 시간도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배 목사와 함께 있던 피랍자들이 배 목사의 죽음을 목격했다면 도와주지 못했다는 무력감과 죄책감이 스트레스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나타나면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룹 수용·신앙심 긍정적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안한 감정을 덜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룹 수용은 다행이라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그룹 중 한 사람이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아프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강하다고 느끼거나 덜 아프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29)이괄(李适)의 난(亂)이 일어나다Ⅲ

    [병자호란 다시 읽기](29)이괄(李适)의 난(亂)이 일어나다Ⅲ

    1624년 2월10일 이괄이 서울로 입성한 직후, 도원수 장만은 관군을 이끌고 서울을 향해 달렸다. 장만은 초조했다. 반란군에게 도성을 내주고 국왕으로 하여금 파천 길에 오르게 만든 일차적 책임이 자신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장만은 파주 혜음령(惠陰嶺)에 이르러 부원수 이수일(李守一)과 남이흥, 정충신 등 장수들을 불러모아 작전 회의를 열었다. 장만은 두 가지 계책을 제시했다. 서울로 달려가 결전을 벌이든가,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남쪽에서 원군이 오기를 기다려 세력을 키운 뒤 공격하자는 안이었다. 그는 사실 지구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관군 승기 잡자 관망하던 민심 돌아서 정충신은 지구전에 반대했다. 그는 즉시 서울로 달려가 안현(鞍峴)을 장악하자고 주장했다. 높은 고개를 차지하여 진을 친다면 도성을 내리누르게 될 것이고, 관망하고 있는 도성 백성들도 관군 편으로 붙을 것이라고 했다. 또 반란군이 공격해와도 지형의 이점 때문에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만은 정충신의 계책을 받아들였다. 관군은 안현을 향해 내달렸다. 정충신이 제일 먼저 연서역(延曙驛, 지금의 은평구 역촌동)을 통과하여 안현에 도착했다. 그는 정상으로 달려 올라가 봉수대를 지키는 병사를 생포했다. 정충신은 평상시의 봉화(烽火)를 올리도록 하여 이괄의 진영에서 안현이 탈취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 이윽고 관군의 병력이 속속 안현으로 집결했다. 때마침 동풍이 크게 불어 이괄 진영은 관군이 안현으로 모여드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튿날 아침에야 이괄은 관군이 안현을 접수한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는 느긋했다. 이미 승승장구해온 터라 관군을 가볍게 보는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이괄은 항왜들을 이끌고 연서역으로 나아가 장만을 생포하려는 계책을 세웠다. 한명련(韓明璉)은 도성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안현을 공격하여 승리를 거둠으로써 민심을 얻어내자고 건의했다. 이괄의 반란군은 부대를 둘로 나눠 안현을 향해 진격했다. 한명련이 항왜 수십 명과 정예 포수를 이끌고 선봉에 서고, 이괄은 중군이 되어 싸움을 독려했다. 아침 6시쯤부터 격전이 벌어졌다. 도성의 백성들은 성이나 높은 곳에 올라가 두 진영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전황은 밑에서 위쪽으로 공격하는 반란군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화살과 총탄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더욱이 장만 등은 도성을 내준 것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도 분전했다. 오전 11시쯤까지 이어지던 싸움의 중간에 바람의 방향마저 바뀌었다. 반란군 쪽으로 서북풍이 불었다. 관군은 승기를 잡았다. 반란군 진영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많은 수가 안현을 향해 기어오르다가 벼랑에서 떨어져 죽었다. 한명련도 화살에 맞은 뒤 퇴각했다. 전투 장면을 구경하던 도성 백성들은 반란군이 수세에 몰리자 돈의문(敦義門)과 서소문(西小門)을 닫아 버렸다. 관망하던 민심의 향배가 정해진 것이다. 퇴로가 막힌 반란군은 숭례문 쪽으로 향하거나 마포 서강(西江) 방면으로 도주했다. 여염으로 숨어 들어간 자들도 있었다. ●기익헌 등이 반란군 지휘부 9명 죽여 2월11일 밤 아홉시 무렵, 이괄과 한명련은 패잔병을 이끌고 수구문(水口門)을 통해 서울을 탈출했다. 다음날 새벽 삼전포(三田浦)를 경유하여 광주(廣州)까지 달아났다. 이괄은 광주목사 임회(林檜)를 살해하고 경안교(慶安橋)라는 곳에서 병력을 수습하려 했다. 12일 아침, 정충신 등이 병력을 이끌고 추격해 왔다. 안현에서 패한 이후 반란군은 이미 기세가 꺾였다. 얼마 되지 않는 관군의 공격에 변변하게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괄은 고작 60여명 정도의 기병만 거느리고 다시 이천(利川) 쪽으로 달아났다. 이괄을 따라가던 흥안군은 광주 소천(昭川) 쪽으로 도주했다. 관군 또한 지쳐서 추격을 멈추고 있을 때, 이괄의 진영에서 포수 한 사람이 도망쳐 왔다. 그는 반란군 내부에 이괄과 한명련의 목을 베려고 시도하는 자가 있다고 알려 주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자중지란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튿날 새벽 정충신이 관군을 이끌고 이천 묵방리(墨坊里)에 당도했을 때 상황은 이미 종료되었다. 반란군 가운데 기익헌(奇益獻) 등이 이미 이괄과 한명련 등 지휘부 아홉 명을 살해한 상태였다. 한명련의 아들과 조카만 간신히 달아나고 반란군은 궤멸되었다. 흥안군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여염으로 숨어들다가 체포되었다. 그는 서울로 압송되어 돈화문 앞에서 살해되었다. 한남원수(漢南元帥) 심기원(沈器遠)과 훈련대장 신경진(申景 )이 ‘흥안군이 선조의 아들이고 인조의 숙부지만 참역(僭逆)에 가담했으니 아무나 죽일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죽였던 것이다. 흥안군은 이괄에 의해 추대된 지 불과 4일 만에 몰락하고 말았다. 인조 일행은 안현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천안에서 들었다. 하지만 13일 새벽, 도주하던 적이 달려들 것을 우려하여 공주로 들어갔다.2월15일, 참수된 이괄의 머리가 공주에 도착했다. 인조와 신료들은 군용(軍容)을 벌여놓고 이괄의 수급(首級)을 받는 의식을 거행했다. 반정을 일으켜 어렵사리 잡은 권력을 1년이 채 못 되어 내놓을 뻔하다가 다시 잡는 순간이었다. ●난의 후유증 인조는 2월18일 공주를 출발하여 22일에 서울로 귀환했다. 난민들이 불을 질러 창경궁이 불탔기 때문에 인조는 경덕궁(慶德宮)으로 들어갔다. 도성은 엉망이었다.“모든 재물이 바닥나서 열흘 먹을 저축도 없는 상황”이라는 보고가 올라왔다. 민심이 흉흉한 것이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였다. 며칠 사이에 궁궐의 주인이 바뀌었다가, 다시 바뀌면서 처참한 살육전이 벌어졌다. 이미 파천하기 직전인 2월7일, 인조 정권은 옥에 갇혀 있던 정치범들을 즉결 처분했다. 광해군때 정승을 지냈던 기자헌(奇自獻)을 비롯하여 역모 가담 혐의를 받았던 37명의 목을 베었다. 이들은 의심은 받았지만, 혐의를 부인하고 있었던 데다 심문도 채 마치지 않은 상태였다. 이원익이 “기자헌은 반역에 가담한 죄상이 없는 데다 폐모론에도 반대했다.”고 애써 변호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 반정공신들의 여유를 빼앗아 갔다. 격변의 와중에서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백성들도 적지 않았다. 안현 싸움에서 패한 이괄군이 도주하기 전에 80여 명을 학살했고, 관군이 서울을 접수하면서 다시 처참한 학살이 빚어졌다. 좌의정 윤방(尹昉)은 인조에게 ‘적에게 붙었던 백성 가운데 자신이 처단한 사람만 200명’이라고 보고했다. 백성들 가운데는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여 ‘반란군의 머리’라면서 수급을 가져다 바치는 자들이 있었다. 비록 잠깐이었지만 이괄이 도성을 점령했던 동안 서울의 민심은 인조정권에 몹시 적대적이었다. 백성들은 이괄군을 맞이하고, 창경궁에 불을 지르고, 내탕(內帑)을 훔치고, 반정공신들의 저택을 점거했다. 인조반정 성공 직후 자살한 박승종(朴承宗) 집안의 노비들은, 대가가 서울을 나가자마자 반정공신 김류의 집을 접수했다. 박승종의 며느리는, 역시 공신 가운데 실세였던 이귀의 집에 들이닥쳐 문을 봉해버렸다. 반정 직후 김류가 박승종의 저택을, 이귀가 박승종의 아들 박자흥(朴自興)의 저택을 차지한 데 대한 보복이었다. 인조가 환도한 뒤 또 다른 보복이 자행되었다. 서울을 비운 사이에 피해를 당한 관인이나 사대부들은 환도하자마자 의심나는 대상자들을 포도청에 고발했다. 그 때문에 ‘포도청의 감옥이 가득 찼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아예 직접 대상자들의 집으로 쳐들어가 재물을 약탈하는 자들도 있었다. 이괄의 난은 진압되었지만 인조정권은 여러 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논공행상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이괄로 하여금 거병하게 만든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였다. 후금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와중에 내란을 치르면서 조선의 군사적 역량은 심하게 훼손되고 말았다. 인조정권은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민심을 수습하고 국방력을 재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왜 남자들은 금발을 좋아할까?… 뉴질랜드서 책 출간

    왜 남자들이 금발을 좋아하고 미인들은 딸을 많이 낳는가.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결코 정확한 해답을 찾아낼 수 없는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해 진화 심리학의 측면에서 설명하는 책이 오는 9월 뉴질랜드에서 출간될 예정이라고 뉴질랜드 신문들이 18일 소개했다. 신문들은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에서 강의했던 일본의 진화 심리학자 사토시 카나자와 교수와 뉴질랜드의 앨런 밀러 교수가 ‘정치적으로 보면 부정확한 인간 본성에 관한 10가지 진실’이라는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며 이들은 책을 내기에 앞서 웹 사이트를 통해 책에서 다루게 될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웹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남자들이 금발을 좋아하고 미인들이 딸을 많이 낳는 이유 외에도 중년의 위기는 남편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기보다 부인이 늙어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는 주장과 일부다처제로 많은 여성들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도 진화 심리학적 측면의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대부분의 자살 공격자는 이슬람이라는 사회적 통념과 아들을 낳으면 이혼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명제에 대해서도 진화적 측면에서 타당성을 조사해보았다고 말했다. 진화 심리학은 심리학의 한 분야로 인간의 두뇌가 무의식적으로 추구하는 진화의 목표를 연구함으로써 인간 행태를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학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다루게 될 명제들 가운데서 우선 남자들이 가슴이 풍만한 금발 미녀를 좋아한다는 명제에 대해, 남자들의 욕구가 젊고, 건강하고, 아이를 잘 낳을 것 같은 여성과 짝을 이루기를 줄곧 염원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허리가 가늘고 가슴이 풍만한 것은 다산의 상징이며 나이가 들면서 머리색깔이 갈색이나 다른 색으로 변해가는 만큼 금발은 젊음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두뇌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을 자손번식에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자연 선택, 또는 자연 도태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프로그램화돼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돈 많은 사람들이 아들을 많이 낳는 것은 돈이나 권력이 남자들에게 특히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미인이나 잘 생긴 사람들이 딸을 많이 낳는 것도 아름다움이 여성들에게 더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 같은 사실은 전 세계에 어디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특히 왕실에서 아들이 많이 나온다거나 미국에서 첫째 아이로 딸을 낳는 비율이 평균 48%인데 비해 잘 생긴 미국인들의 경우는 그 비율이 56%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그 같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밀러 교수와 카나자와 교수는 자신들의 저서가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인간 본성은 정치적으로 보면 정확하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6일 TV 하이라이트]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10시) 인도양에 면해 있는 인구 300만명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더반은 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다. 흑인, 백인, 혼혈인에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 대거 이주한 인도인에 이르기까지 더반에는 4가지 인종이 섞여 있다. 같은 꿈을 꾸지만 다른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더반으로 떠나본다.●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종민은 지연과 태섭을 위해 이혼을 결심하고, 원희를 찾아가 자신이 이혼할 테니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설득한다. 태섭의 엄마는 지연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한다. 지연을 만난 태섭의 엄마가 태섭과 헤어지라고 말하자 지연은 그럴 수 없다고 답한다. 제발 허락해 달라고 말하는 지연 앞에서 태섭의 엄마는 심장을 부여 잡고 쓰러지는데….●행복주식회사(MBC 오후 4시40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원의 행복’ MC 이혁재를 만난 김창렬은 당구 게임을 벌이고, 싸게 먹기 위해 자신의 가게에서 일을 시작한다. 한편 국군 장병들은 별을 위해 피켓을 들고, 별은 그들과 한목소리를 외친다. 대기실에서 상대도전자 김창렬을 만나 아끼지 않고 도시락을 내놓게 된 사연과 이기찬, 알렉스에게 ‘빌붙기’를 시도하는 모습을 지켜본다.●그것이 알고 싶다(SBS 오후 11시5분)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이 자살하는 모습을 지켜본 S씨. 여전히 그날의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그녀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삼풍백화점 및 성수대교의 붕괴,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추락사한 사고 등 대형 재난의 목격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또 왜 우리 사회가 이들의 정신적 상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알아본다.●희망풍경(EBS 오전 7시10분) 지방 장애인 기능 경시대회가 올해도 열렸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이 대회는 우수 장애인을 육성하여 기능수준을 향상 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해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주최한다. 직종별 금상 입상자는 전국장애인기능대회 출전권이 주어지므로 더욱 그 의미가 깊다. 모두 366명의 장애를 가진 기능인이 펼친 치열한 경쟁의 현장을 찾아가 본다.●월드 투데이(YTN 오후 5시30분) 돈이 많이 드는 스포츠인 경마. 경마를 적은 비용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경주마를 공유하는 것이다. 마주 조합을 만들어 일정한 공간을 마련하면 매일 아침 애마와 만날 수 있다. 조합원들은 경마장에서뿐 아니라 마구간에서 사료를 먹이고 수영하는 것도 지켜볼 수 있다.
  • 세상을 등지려 했던 사연은 무엇일까

    세상을 등지려 했던 사연은 무엇일까

    그 자신 배우이면서 「톱·스타」김진규(金振奎)의 아내인 김보애(金寶愛)가 자살을 기도했다는 사실은 영화계 안팎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평소 별다른 말썽없이 영화인중에서도 가장 원만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것으로 알려진 김진규부인이 뭣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것일까? 「스타」라는 화려한 명성뒤에 도사린 이 의외의 비극을 훑어보면-. 성질 못돼서 만 되풀이 눈뜨고 보니 부끄럽다고 『참을성이 없었어요. 저만 혼자 편하려 했으니까 제가 잘못된거겠지요』 사건이 일어난 3일뒤에 의식을 회복한 김보애양은 기자를 만나자 이렇게 첫마디를 열었다. 9월29일 김양의 음독소식이 신문 방송에 실려나가자, 수십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염치없는(?) 이 취재공세에 김보애는 그 자신이 소문없이 가버릴수있는한 평범한 여인일수 없었다는 점을 새삼 실감한 것같다. 무엇때문에 삶의 의욕을 버렸던가를 생각하기전에 자신의 행동이 몰고온 여파에 관심을 두는것 같았다.『다시 눈을 감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워요. 세상사람들이 모두 나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것 같아요』 무엇때문에 죽을 생각을 했는지? 이 물음에 김보애는『성질이 못돼서, 참을성이 없어서』를 되풀이 할뿐 확실한 답변을 꺼려했다. 한 측근자는 그날 아침 김보애는 부부싸움을 했다고 귀띔했다. 부부싸움의 이유는 경제문제가 됐고 이 싸움이 자살을 생각케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일까…. 부부싸움은 소문처럼 영화『성웅(聖雄) 이순신(李舜臣)』과 관계가 있었던듯…. 남편의 영화제작을 비롯 벌여놓은 사업등이 얽혀 그의 남편 김진규는 약 6개월전부터 이『성웅이순신』제작에 일체의 재력과 정력을 쏟고있다. 특수촬영을 위해 「풀」을 만들고 거북선을 주조하는등 영화가 촬영되기전에 이미 4천만원가량이 투자됐다는 소문. 당초 보통영화의 3배쯤 예상한 제작비가 의외로 확대되었으니까 자연 무리가 따를밖에 없었을 것. 지난 추석전날엔 밀린 노임을 내놓으라고 70여명의 인부가 한남동 김씨집에 몰려들어 농성을 했고, 이 소동속에 휘말린 김보애는 왼쪽엄지손가락이 절반가량 끊겨지는 상처를 입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김보애가 영화「이순신」에 짜증을 느꼈을건 추측할 수 있는일. 또 하나의 경제사정은 김보애자신이 벌이고있는 사업이 뜻같지 못하다는 점이다. 유달리 활동적인 성격으로 알려진 김보애는 한때 광화문에 「희원(喜苑)」이란 음식점을 내어 직접 팔을 걷고 나섰었다. 그리고 지난 봄에는 충무로에 5백만원을 투자해서 「커튼·숍」을 차렸다. 이 사업들이 부진하자 그는 또하나의 사업을 구상했었다한다. 한남동 집을 「스틱·하우스」로 개조해서 영업을 하자는 구상. 본격 「스틱·하우스」를 배우기 위해 그녀는 지난 8월에 일본에 다녀오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 「스틱·하우스」의 자금이 그녀의 힘으로는 벅찼던 것 같다. 그리고 남편은 「이순신」영화에 몰두해서 전처럼 도와주지도 못했다. 그녀는 스스로 이 사업설계를 추진해왔는데 그러는 동안 누적된 불평과 욕구불만이 이날 아침 폭발했을거란 관측이다. -돈이 그렇게 절실한 형편이었던가요? 『남들이 빚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빚이 있다면 벌어서 깨끗이 갚아야지 그냥 죽는건 비겁하잖아요? 그리고 사실 저의 형편에 돈 천만원쯤 빚졌다고 그렇게 큰 타격은 아녜요』 돈을 모아 거부가 되고싶은 생각은 해보지 않았단다. 사업체를 벌이는 것은 남편과 아이들(그는 3남3녀의 어머니)의 뒷받침을 해주자는 목적이외에 잠시도 놀지못하는 성격 탓이라고 풀이했다. 『광우리 장수나 연탄장수를 하면 어때요.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녜요. 남루한 옷차림으로 야채 「리어카」를 끄는 채소장수 부부에게서도 행복한 웃음은 있어요. 내가 김진규의 아내 김보애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여성도 있을줄 압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야채장수부부가 부러울 때도 있답니다』 남편이 일에 파묻인 탓에 답답한 일 의논할수 없어 김보애는 자신의 과거가 연속극에서 살아온것 같다고 말했다. 「팬」이나 사회에서 바라보는 눈길이 너무 강렬하기때문에 때로는 그 시선에 억눌리어 자기의 생활을 진실하게 가져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내가 선 무대는 너무 고달팠어요. 산다는 것이 힘겨웠어요. 저의 가정은 「스크린」속의 인물이나 가정은 아니었어요-』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것은 자기자신에게 충실할수있는 여건인 것 같아요. 사회가 보는 눈과 실제의 생활이 균형을 잃으면 그보다 비참할 수가 없어요. 저는 사회의 눈에 우리집의 현실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어요. 22세때 처녀몸으로 저는 10살과 8살짜리 두 아들의 엄마가 되었읍니다. 그때의 보잘것 없던 작은 보금자리에서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맨주먹에서부터 오늘을 이뤄왔읍니다-』 -무엇이 불만인가요? 『깊이 생각하면 참을수 없을 정도의 불만은 없어요. 일이 잘 안될때, 답답할때 저는 상의할 사람이 없어요. 남편은 자기일에 열중했고 오랫동안 우리는 의견교환조차 제대로 못했어요』 -의식을 찾았을때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먼저 오늘이 며칠인가? 하는거였어요. 남편과 꼬마 「진근」이가 곁에 있더군요. 남편은 처음부터 계속 제곁에 있어줬어요. 남편의 애정을 실감하면서 왈칵 눈물이 나오더군요. 어린것을 두고 못할짓을 했구나 하는 후회와 함께 혼자 편안히 죽을생각을 한것이 욕심이 많아서였다고 반성하게 되더군요. 그 뒤 여러 사람들이 저를 찾아주셨어요. 혼자가 아니다, 따뜻한 인정이 있다, 살아야겠다… 이런거였어요』 [선데이서울 70년 10월 11일호 제3권 41호 통권 제 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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