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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나지 않은 ‘KAIST 내홍’

    올봄 재학생들의 잇단 자살로 개교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다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교수협의회가 당시 사태수습을 위해 구성된 KAIST 혁신비상위원회와 서남표 총장 간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총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고, 학교 측이 이를 반박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장이 합의안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15일 KAIST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총장님께 드리는 글’과 ‘총장님께 드리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혁신비상위원회 의결안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협의회장인 경종민 교수는 ‘KAIST, 소통의 부재를 넘어 학문의 기본인 정직과 신뢰가 흔들린다’라는 격문을 통해 “지난 4월 14일 총장과 교수협의회, 학생대표 등 3자가 합의한 26개 항목 중 지금까지 수용된 것은 학사과정 등록금제도 개선, 석·박사 연차초과자 수업료 개선 등 3개에 불과하다.”면서 “당시 합의문에는 ‘총장은 위원회의 결정을 반드시 수용하고 즉시 실행해야만 한다.’고 명시했지만 총장은 이행 책임을 이사회에 떠넘긴 채 주관적인 해석만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협의회는 총장의 입장을 고려해 40여일 이상 기다리며 인내해 왔지만,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교수협은 이와 함께 450억원 규모의 간접연구비(오버헤드) 출처와 주력 연구과제에 대한 편중 지원, 대외부총장의 지나친 권한 행사, 학생·교수 자살 및 펀드투자 손실금 등에 대한 책임 문제등을 담은 서면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요구했다. 교수협은 특히 총장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막기 위해 설치하기로 한 대학평의회를 구성하지 않을 경우 이달말 교수총회를 소집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했다. 교수협에 참여하는 한 교수는 “이달초 전체교수회의에서 서 총장이 ‘당초 합의는 제대로 안 읽어보고 사인한 것’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급격히 여론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교수들의 이 같은 태도에 학교 측도 맞대응하고 나섰다. 학교 측은 ‘교수협의회에 대한 입장’이라는 발표문에서 “각종 규정 등을 개선·보완 중이며 내부 검토 절차가 오래 걸릴 뿐 합의안에 대한 실천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웰다잉 강좌’로 삶의 의미 돌아볼까

    노원구가 잘 죽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인생여행(We11-dying)’에 대한 강좌를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초고령화시대를 달려가는 요즘 우리 사회에는 노인 소외에 따른 자살률이 치솟고 있어, 100세까지 사는 게 축복인가를 놓고도 회의적인 상황이다. 치매와 뇌졸중으로 인한 고통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잘 죽는 것은 노년에 잘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방안이 되는 셈이다. 강좌는 23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낮 12시 구청 소강당에서 열린다. 모집인원은 선착순 180명으로, 노원구에 사는 주민이면 누구나 생활건강과(2116-4337)에 신청 가능하다. 참가비는 없다. 강좌에는 서광수(68) 전 삼육대 총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나서 죽음을 올바로 이해하고 인생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 등에 대해 알려준다. 교육 내용은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 ▲긍정으로 바라본 삶과 죽음 ▲사랑, 아름다움, 인생 ▲거꾸로 시작해보기 ▲긍정과 기쁨의 삶 등이다. 특히 유언장 쓰기와 입관체험을 통해 지나 온 삶을 되돌아보고 남은 삶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갖는다. 구가 이러한 강좌를 마련한 것은 평안히 죽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를 통해 죽음을 올바로 이해하고 인생을 품위있게 마무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2007년 시작한 ‘아름다운 인생여행 프로그램’은 매년 3회 운영되며 올 9월까지 900여명이 참가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김성환 구청장은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도 인생에 있어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소 따라 목숨 끊은 인도남자 ‘끔찍한’ 동물사랑

    소 따라 목숨 끊은 인도남자 ‘끔찍한’ 동물사랑

    끔찍하게 소를 사랑하던 인도의 한 중년남자가 자식같은 소를 잃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도 비하르 주의 농촌에 살던 45세 남자가 죽은 소의 뒤를 따라 자살했다고 외신이 16일 보도했다. 인도 경찰은 “기르던 소가 죽은 뒤 고통을 견디다 못한 남자가 14일 밤 농장에 나가 나무에 목을 맸다.”고 밝혔다. 생전 남자의 소 사랑은 유별났다. 소를 자식처럼 아끼면서 밤이면 외양간에서 소와 함께 잠을 잤다. 자살한 남자의 부인은 “남편이 소에 대해 무조건적이고 변치않는 사랑을 갖고 있었다.”며 “외양간에서 잠을 자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부인은 “이번 주에 소가 죽은 뒤 남편이 우울증상을 보이며 고통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사진=인터넷 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탈레반, 나토 본부에 자폭 테러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갈수록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탈레반이 급기야 12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본부와 미국 대사관 인근까지 공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보건부는 이날 카불 시내에서 자살 폭탄테러와 총격전이 다수 발생해 경찰 한 명과 괴한 두 명 등 4명이 숨지고 시민 1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과 목격자들은 미국과 영국 대사관 등 외교공관이 밀집한 카불 소재 와지르 아크바르 칸 지역에 로켓포가 최소 두 번 떨어지는 등 폭발음과 총성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대사관 측은 이날 공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으며 직원들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상태라고 말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공격이 아프간 정보 당국과 행정관청, 미국 대사관, 국제안보지원군(ISAF) 본부 등을 목표로 한 것이라며 폭탄 조끼와 소총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인근 건물을 장악하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보안 당국 관계자들도 아직 3~4명의 괴한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세계 음악 한자리서 맛본다

    동대문구는 추석연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세계음악 공연을 마련했다. 구는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구청 2층 강당에서 ‘신명나는 음악놀이 속으로’를 주제로 세계 음악 공연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구 보건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보건복지센터에서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놀이를 통한 다양한 음악감상과 함께 체험프로그램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빛소리 앙상블 공연팀(대표 우광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멕시코 민속음악 ‘데킬라’와 브라질 삼바음악 ‘삼바렐레’, 아프리카 가나 민속음악 ‘체체쿨레’, 바이올린 독주 ‘사랑의 인사’ 등의 연주를 통해 세계 80여개 악기를 소개한다. 특히 구 광장에서는 정신건강 상담과 스트레스·우울증 검사와 함께 정신건강 관련 책자를 무료로 제공하며, 정신장애인 후원 바자회도 펼쳐진다. 유덕열 구청장은 “급속한 경제·사회적 변화 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우울증과 알코올중독, 자살 등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내 아들이 왜 불합격?” 자살소동 벌인 中남성

    아들을 향한 비뚤어진 애정이 극단적인 선택을 불렀다. 홍콩의 50대 가장이 유명 중학교에 불합격한 아들의 입학을 허가해 달라며 지난 6일(현지시간) 육교에서 자살소동을 벌였다.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리’라고만 알려진 53세 남성은 이날 오전 10시께 홍콩 완차이 지구에 있는 한 육교 지붕에 올라 “아들의 입학 허가를 내달라. 아니면 뛰어내리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아들의 성적표 등 복사한 서류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 남성이 전한 사연은 이랬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우수한 성적에, 학습태도까지 좋았는데 지난 8월 지원한 중등학교가 입학을 거부했다는 것. 아들이 실력이 아닌 이민자라는 이유로 불합격했다는 의혹이 짙다는 것이 리의 주장이었다. 리 부부는 지난달 31일에도 교육부에서 아들의 중학교 입학을 허가하라며 5박 6일 동안 쉬지 않고 시위를 벌였다. 결국 교육부가 나서 다른 영어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허가했으나, 리는 교육부가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다리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리의 자살소동으로 홍콩 제일의 상업지구로 꼽히는 완차이 지구 일대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일으켰다. 리는 협상전문가와의 1시간 여 대화 끝에 제 발로 내려왔다. 그는 “아들을 위한 희생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는 다리에서 내려오자마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시집 ‘작은 토끼’ 한국어판 출간기념 내한… 중국 巨富시인 뤄잉 인터뷰

    시집 ‘작은 토끼’ 한국어판 출간기념 내한… 중국 巨富시인 뤄잉 인터뷰

    “작은 토끼는 무정하게 윤간당했다; 큰 토끼는 생식기관을 잘렸다; 늙은 토끼의 두 귀는 아예 절단되었다;…”(시 ‘작은 토끼’ 중에서) 중국에서도 시는 죽었다. 그런데 여기 세계적인 시 네트워크를 꿈꾸는 야심 찬 중국 시인이 있다. 뤄잉(駱英·55·본명 황누보·黃怒波)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 자신의 시집 ‘작은 토끼’(자음과모음 펴냄)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자칭 중국의 36번째 부자이자 ‘포브스’지 추산 8억 9000만 달러(약 9500억원)의 자산을 가진 부동산 거부다. 하지만 스스로 시인이라고 강조한다. 돈도 시를 쓰며 가장 잘할 수 있는 문화 사업을 하다 벌게 됐다고 덧붙였다. 뤄잉은 황허(黃河)강 근처 링시아에서 태어났다. 그가 두 살 때 아버지가 반혁명분자로 지목돼 자살했고 그 뒤로 여름이면 남의 무덤가에서 잘 정도로 가난했다. 하지만 1981년 베이징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공산당 중앙 선전부에서 일하게 되면서 20여년간 공직에 몸을 담는다. 이후 시작한 부동산 사업에서 황산, 카슈타르 개발이 큰 성공을 거두어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그는 “어려서부터 반혁명분자로 지목돼 최하층으로 살았다. 우연히 시를 읽게 됐는데 시에는 신분이나 생활의 고통과는 또 다른 세계가 있었다.”며 “그 다음부터는 시인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문화대혁명 때 시골로 보내져 농민과 생활하면서 혁명과 반혁명을 따지지 않는 그들의 순수함에 빠져 시를 쓰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뤄잉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지난달 말 아이슬란드에서 서울 면적 반만 한 넓이의 땅을 산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그는 “아이슬란드와 시 교류 활동을 하던 중 아이슬란드에 금융위기가 왔는데 투자를 권유해 땅을 사게 됐다.”며 “마침 아이슬란드 대통령도 시인이더라.”고 설명했다. 미국, 덴마크에도 땅을 많이 사 뒀다는 그는 “모두 레저타운을 건설해 시 교류 활동 무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 연작이 300만부 넘게 팔렸지만 1994년 발매돼 50만부 이상 팔린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마지막 베스트셀러 시집이다. 중국의 사정도 우리와 다르지 않아 80년대에는 시집이 몇십 만부씩 팔렸지만 지금은 몇천 부가 겨우 팔리는 실정이다. 뤄잉의 시를 번역한 김태성(52)씨는 “뤄잉은 중국 도시 문화의 부정적인 면을 거칠게 표현하고 있다.”며 “시를 문학적·서정적 결과물로 보기보다 문학적 항변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000만 위안(약 50억원)을 투자해 시발전기금을 마련, 아시아 시 발전을 위해 애쓰는 뤄잉의 시에 대한 열정은 높이 평가했다. 시집 표제작인 ‘작은 토끼’는 세계화 시대에 점점 가치가 떨어지는 인간의 노동력을 상징하는 존재다. 너무나 쉽게 통제되고 너무나 쉽게 버려지는 가벼운 존재가 바로 작은 토끼인 것. 시인 자신이 중국 도시화의 최대 수혜자이면서 도시 문화를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뤄잉은 “중국 사회가 너무 빨리 부자가 되다 보니 빈부격차가 심해 토끼 같은 사람도 사람 대우를 받게끔 하자는 의미를 시에 담았다.”고 말했다. 중국의 부자 시인은 히말라야 7대 봉우리를 등정했고 남극과 북극까지 탐험했다. 하지만 스스로 이 도시의 버려진 아이라고 말한다. 뤄잉은 “기아(棄兒)를 자칭하는 것은 마음속으로부터 현대 도시의 물질화에 완전히 융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시가 가진 문제의식은 도시인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말로 쓰인 시집도 거의 사지 않는 한국인이 요즘 출간되는 한국 시보다 훨씬 세련미가 떨어지는 중국 번역 시집에 얼마나 반응을 보일지는 의문스럽다. 뤄잉을 포함한 아시아 6개국의 시인 20명은 지난 6, 7일 열린 ‘아시아 시 페스티벌’에 참여해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아시아 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色스럽게 불쾌하게 그럼에도 아름답게

    色스럽게 불쾌하게 그럼에도 아름답게

    부끄럽다. 깊은 죄의식도 배어 있다. 그럼에도 인정투쟁 한자락도 깔아 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이 말한 보르메오의 고리를 형상화한 작품 ‘라캉의 매듭’과 마주친다. 완전한 원형이 아니라 일그러진 모습은 스스로의 자화상이자 그럼에도 끊기지 않겠다는 결기다. 이들 작품들은 모두 번쩍이는 유리구슬들을 한데 꿰어 놓은 것들. 영롱하게 빛나지만 한편으론 반투명 상태인 구슬, 이것 자체가 나를 드러내면서도 감추고, 동시에 타인에게는 아름답게 비쳐지길 원하는 매체다. 뒤쪽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유황이나 밀랍 같은 재료를 쓴 작품들이 늘어서 있다. 매캐하거나 질척대는 재료이지만, 독특한 색깔과 질감도 함께 준다. 독을 품은 식물이 화려하듯, 고통과 쾌락이 한데 모여 불쾌하지만 아름다울 수 있다는 역설이다. 발걸음을 옮겨도 그렇다. 유두를 캔버스 위에다 형상화한 작품, 척 보면 예쁜 유리공예품 같은데 남녀 성기, 여자의 자궁 같은 이미지들이 넘쳐난다. 전시장 맨 안쪽 구석에 자리잡은 ‘나의 침대’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침대 장식과 침대를 수호하는 세 개의 지팡이보다, 전시장 한쪽 벽면이 환하게 개방되어 있다는 게 더 눈길을 끈다. 앞서 봤던 작품 ‘글로리 홀’(Glory Hole·관음증을 만족시키기 위한 쾌락의 구멍)이 그 개방된 벽면을 가리고 있다. 나의 아름다운 세상을 느껴보라는 자신감이다.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마이 웨이’(My Way)전을 여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 미셸 오토니엘(47)의 작품들이다. 지극히 내밀한 개인적 얘기를 스스럼없이 꺼내 놓았다. 여기다 작품 모티프나 유리구슬 같은 재료들은 하나같이 매혹적이다. 직설적으로 말해 색스럽다. 이를 눌러 주는 것은 전시장 한쪽에서 강하게 풍겨져 나오는 가톨릭 냄새다. 전시장 초입에 걸린 하얀 사제복. 22살 때 린넨으로 작가가 직접 디자인하고 누나가 재봉질했다. 어린 시절 사제를 꿈꾸던 남자와 사랑에 빠졌는데, 사랑과 성직 사이에서 갈등하던 그가 자살해 버렸다. 작가는 그 충격을 승화하는 과정이 자신의 작업이었다고 술회한다. 몰래 간직한 이 작품을 공개한 것은 그 술회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작품 전체에 육체적 모티프가 넘치되 육체에 대한 깊은 죄의식과 이 죄의식을 아름다움으로 치유해 내려는 노력이 공존하는 이유다. 작가가 플라토 전시장에 로댕의 ‘지옥의 문’이 있다는 점을 들어 “남성적이고 힘찬 조각과 여성적인 나의 작품들이 묘하게 어울린다.”거나 “‘지옥의 문’은 내 전시로 들어가기 위한 진짜 입구”라고 말하는 뜻이 짐작된다. 이는 육체적 모티프가 전혀 없는, 그래서 이질적인 ‘소원을 비는 벽’에서 더 확연히 드러난다. 유황과 인 성분을 발라 둔 거대한 벽인데 성냥을 그으면 진짜 불이 붙는다. 성냥개비 5000개도 준비되어 있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실제 불을 붙임으로써 작품에 남는 상처가 또 하나의 드로잉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침대’가 바깥에 지르는 함성이라면, ‘소원을 비는 벽’은 안으로 속삭이는 고백 같다. 작가는 28살 때인 1992년 독일 카셀도큐멘타에 초대받았다. 카셀 역사상 최연소 초대작가다. 올 3월엔 프랑스 퐁피두센터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센터가 회고전을 연 작가 가운데 역시 최연소다. 루브르박물관 지하철역 입구에 설치한 ‘여행자들의 키오스크’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플라토 전시 뒤 일본 도쿄 하라현대미술관을 거쳐 미국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에서 순회전시를 연다. 11월 27일까지. 5000원. (02)2014-655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살해혐의 박용수 옷 혈흔, 피살자 유전자와 일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5촌 조카 피살·자살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는 자살한 피의자 박용수(52)씨의 옷에 묻은 혈흔이 피살된 박용철(50)씨의 유전자와 일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살해 현장 인근 계곡에서 발견된 흉기와 살해 현장에서 수거한 둔기의 혈흔이 피해자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박씨가 피해자 박씨를 살해한 증거가 확보됨에 따라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주변 관련자들로부터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1억원가량의 빚을 지고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두 사람 간의 금전거래 문제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경찰은 “피살된 박씨와 피의자 박씨에 대한 금융계좌 추적을 위해 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을 수유동까지 태워 준 대리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박씨는 만취해 피의자 박씨의 부축을 받고 차에 탄 후 바로 잠이 들었고, 두 사람 간 별다른 대화는 없었다. 중간에 피의자 박씨가 수유리로 가자고 해서 방향을 바꿨다.”고 진술했다. 오전 1시쯤 강북구 4·19 사거리에서 이들을 내려 준 대리기사는 “이후 피의자가 운전을 했으며 차량 뒷좌석에는 피해자가 잠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한예종 학생 자살 잇따라…젊은 예술가의 무덤 되나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재학생들의 연이은 자살로 충격에 휩싸였다.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이 밝힌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올해 자살한 재학생이 5월 2명, 7월 1명 등 3명이다. 지난 1997년과 2009년 1명씩이던 자살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5월에는 영상원 소속 A씨와 미술원의 B씨가, 7월에는 영상원 소속 C씨가 자취방 등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C씨는 학생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추가 상담신청을 한 상태였다. 학교 측은 정확한 자살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예종 이규산 학생과장은 “C씨의 유족들로부터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우울증을 앓았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회의 한 관계자는 “세 사람 모두 가정환경과 학교생활, 취업 등으로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성 강한 예비 예술인들을 위한 상담체계 강화와 창의적인 인재 육성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생회는 잇단 자살과 관련, 한예종의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학생 3141명의 전문상담사는 한 명뿐이다. 3172명이 재학 중인 포스텍은 전문상담사 등 관련 직원 5명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윤상정 학생회장은 “개성이 강한 학생들이 많은 한예종의 특성상 학생들의 정신적 버팀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업난도 학생들을 압박하고 있다. 한예종의 취업률은 50%를 밑돌고 있으며, 그나마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학교 측은 “한예종 졸업생들은 프리랜서가 많아 취업률 통계가 어렵다.”고 밝힌 반면 학생들은 “학교 측이 학생 취업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대전지검 초임검사 자살…“죄송합니다” 쪽지 발견

    현직 검사가 대전의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7일 오전 9시 45분쯤 대전 중구 선화동 H아파트 주방에서 대전지검 허모(34) 검사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직장 동료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직장 동료는 경찰에서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퇴근한 허 검사가 오늘 오전까지 출근하지 않은 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른 동료와 함께 관사에 가보니 허 검사가 주방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허 검사는 거실과 부엌 사이에서 고무장갑 한쪽으로 목이 묶인 채 숨져 있었다. 손목에도 예리한 것으로 베인 상처가 나 있었다. 또 현장에서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쓴 쪽지가 발견됐다. 술병도 옆에 놓여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현관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를 분석한 결과 허 검사가 전날 오후 11시 24분 귀가한 것 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거나 나간 정황이 없었다.”면서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족이 원하지 않으면 부검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박근혜 조카 2명 같은 날 피살되고 자살하고… 돈 문제 다툼? 제3자 개입?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5촌 조카 중 한 명이 살해되고, 또 다른 한 명은 피살된 장소 근처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6일 오전 5시 30분쯤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 탐방안내센터 인근 주차장에서 박 전 대표의 5촌 조카인 박모(50)씨가 얼굴과 복부 등을 5차례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또 다른 5촌 조카 박모(52)는 5시간 뒤인 오전 10시 30분쯤 피살 현장에서 3㎞가량 떨어진 북한산 용암문 인근 등산로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살해된 박씨의 차량 옆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둔기를, 현장에서 100여m 떨어진 개울가에서 흉기를 찾아냈다. 자살로 추정되는 박씨의 바지주머니에서는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 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가방에서는 또 다른 흉기가 나왔다. 경찰은 피살된 박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과 함께 유류품 분석 감정을 의뢰했다. 또 또 다른 박씨의 옷과 피살된 박씨의 차량에서 혈흔이 발견됨에 따라 두 사건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는 한편 제3자의 개입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피살된 박씨는 5일 오후 1시쯤 부인에게 “세무사를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 오후 9시쯤에는 성동구 왕십리의 노래주점에서 자살한 박씨, 후배 H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 이후 6일 오전 1~2시 사이에 대리기사를 불러 강북구 4·19 기념탑 인근까지 이동한 뒤 기사를 돌려보냈다. 경찰은 H씨로부터 “대리기사를 기다리던 중 두 사람이 ‘얘기할게 있다’고 해 자리를 비켜줬다.”는 진술을 확보, 두 박씨의 이후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둘 사이에 돈 문제로 다툼이 좀 있었다고 들었다. 유산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살된 박씨의 친형은 “둘이 사촌 간인데 사이가 나쁠 리가 있겠나. 경찰 수사에서 제대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없앤다더니 시급 계약직으로 남겨”

    “없앤다더니 시급 계약직으로 남겨”

    고려대 시간강사 김영곤(오른쪽·63), 전 한성대 대우교수 김동애(왼쪽·65)씨 부부는 4년째 국회의사당이 내다보이는 국민은행 서여의도지점 앞길에 자리 잡은 낡은 천막을 지키고 있다. 시간강사의 교원 지위 회복을 위해서다. 천막은 지난 2007년 9월 7일 손수 세운 것이다. 천막 앞에는 지난해 5월 조선대 강사였던 서모씨가 자살하면서 시간강사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낱낱이 고발한 유서가 놓여 있다. 김씨는 “시간강사가 교원이라는 안정적인 신분으로 연구와 강의를 할 수 없다면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우리 사회 역시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인 김씨도 “돈 좀 아끼려고 시간강사들을 부당하게 대하는 대학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정의와 진리를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잇따른 시간강사들의 자살은 시간강사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켰다. 정부도 시간강사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간강사들은 여전히 교원이 아닌 불안한 신분, 비정규직으로 대학을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는 이날 지난 3월 정부가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했다. 교원 외에 교원 지위를 갖는 강사를 둘 수 있고, 이들의 계약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연장하며, 강의료를 인상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남편 김씨는 개정법률안과 관련, “시간강사를 없앤다면서 강사들을 계속 시급을 받는 계약직으로 남겨 두고 있다.”면서 “배신감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서울광장] 이제 국민을 좀 대접하라/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이제 국민을 좀 대접하라/오병남 논설실장

    대한민국 국민은 착하다. 광복 이후 66년간 가난과 전쟁, 군사독재의 질곡 속에서도 개미처럼 근면했고, 민주주의 대장정을 멈추지 않았다. 더구나 나라가 어렵거나, 큰일을 치를 때면 늘 세계가 깜짝 놀랄 민도를 보여줬다. 외환위기 때 들불처럼 일어난 ‘금 모으기’는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다. 이리 착한 국민의 피땀 덕분에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뤘는지 모른다. 대접받을 만한, 아니 대접받아야 할 국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달리는 말에 채찍 든다고 했던가. 박정희정권 시절 지상명령처럼 외친 수출 100억 달러-1인당 국민총생산(GNP) 1000달러는 무역규모 1조 달러(세계 9위)-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로 바뀌었지만 쉼 없이 달려온 국민을 다독이고, 격려하고, 대접하는 일은 사뭇 소홀한 듯하다. 삶의 질 지표가 2000년 이후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20개국(G20)에 속한 39개국 가운데 27위에 정체돼 있는 사실이 하나의 방증이다. 최근 이념전쟁으로 변질돼 헛배만 부른 복지논쟁도 착한 국민에게는 섭섭하고 피곤한 일이다. 뒷감당도 못하면서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식의 ‘표(票)퓰리즘’은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중산층이 무너진 가운데 노숙자가 하루에 한명꼴로 숨지고,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세계 1위인 현실에서 복지에 대한 비전 제시는 없이 이제 막 움튼 복지의 싹을 잘라내기라도 하려는 듯한 태도는 곤란하다. 열심히만 살면 나라가 잘되고, 그 나라가 자신을 대접해 주리라는 기대를 배반하는 것만큼 가혹한 일은 없다. 이쯤에서 착한 국민을 위해 나라가 무엇을, 어떻게 대접할 것인가를 좀 더 깊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비록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지금 나라가 국민을 위해 최소한 무엇을 대접하려고 노력한다는 믿음은 줘야 한다. 복지선진국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 일단 할 수 있는 일부터라도 챙겨 보라. 가까운 예로 시민단체들이 10여년 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온 경인·경부고속도로 등의 무료화도 해볼 만하다. 지난 1968년 12월 21일 우리나라 최초로 개통된 경인고속도로와 1970년 개통한 경부고속도로는 이미 법률상으로도 통행료 징수기간을 한참 넘겼다. 현행 유료도로법은 30년 이내에서 통행료 수납기간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통행료 총액도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할 수 없다. 개통 30년을 넘긴 고속도로는 모두 9곳이다. 이 가운데 건설유지비 총액까지 회수한 곳은 경인선·경부선을 비롯해 울산선(1969년)·남해2지선(1981년) 등 4곳이다. 한국도로공사와 국토해양부는 전국의 고속도로를 하나의 도로로 보는 통합채산제를 근거로 10년 넘게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일본 민주당 정권이 지난 6월 고속도로 무료화를 2년 만에 접어 ‘폐지 불가’ 입장은 더 단단해질 것 같다. 하지만 지난 6월 1일 인천 경실련 등 4개 시민사회단체와 30명의 공익소송인단이 2000년 이후 11년 만에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내는 등 폐지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총체적인 해법이 마련되지 않으면 갈등은 갈수록 증폭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전면적인 무료화가 여의치 않다면 사실상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하는 명절 때만이라도 통행료 징수를 멈추는 건 어떨까. 사흘 뒤면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 연휴가 시작된다. 이번에도 전국의 고속도로는 고향 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다. 통행료를 받지 않는다고 더 몰려들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차피 주차장을 방불케 할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팍팍한 삶 속에서 명절은 오아시스 같은 것이다. 올해 한가위는 유럽·미국발 글로벌 경제쇼크,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고통 속에 맞는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 고향을 오가는 동안만이라도 전국의 고속도로를 무료 개방해 한시름 덜어주면 좋겠다. 이제 우리 국민도 좀 대접받을 때가 됐다. obnbkt@seoul.co.kr
  • 대전지검 검사 자살

    현직 검사가 대전의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7일 오전 9시 45분쯤 대전 중구 선화동 H아파트 주방에서 대전지검 허모(34) 검사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직장 동료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직장 동료는 경찰에서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퇴근한 허 검사가 오늘 오전까지 출근하지 않은 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른 동료와 함께 관사에 가보니 허 검사가 주방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허 검사는 거실과 부엌 사이에서 고무장갑 한쪽으로 목이 묶인 채 숨져 있었다. 손목에도 예리한 것으로 베인 상처가 나 있었다. 또 현장에서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쓴 쪽지가 발견됐다. 술병도 옆에 놓여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현관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를 분석한 결과 허 검사가 전날 오후 11시 24분 귀가한 것 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거나 나간 정황이 없었다.”면서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족이 원하지 않으면 부검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허 검사가 평소 말수가 적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자살 원인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이 소식을 접한 대전지검은 차장검사를 중심으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진상 파악에 나섰다. 한 검찰 관계자는 “초임 검사라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허 검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제50회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 40기를 거쳐 지난 2월 첫 부임지로 대전지검에 왔다. 아직 미혼으로 관사에서 혼자 생활했다.  김주현 대전지검 차장검사는 “허 검사가 일을 씩씩하게 하는 편이라 조직 생활과 관련한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개인적인 일로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군대 못가 화난다”…美남성 총기난사 일가족 5명 살해

    “군대 못가 화난다”…美남성 총기난사 일가족 5명 살해

    ’군대에 보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기를 난사해 일가족 5명을 살해한 남자가 결국 자살해 미국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지난 월요일 저녁(현지시간) 웨스트버지니아주 모건타운에 사는 세인 리글맨(22)이 한 가정에 침입해 총기를 무차별 난사했다. 이 총격으로 임산부를 포함 부엌과 거실, 욕실에 있던 찰스 리차드슨(49) 일가족이 무참히 사살됐다. 리글맨의 범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범행 후 차를 타고 이동중이던 리글맨은 한 남성에게도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히고 한 60세 여성도 차로 치인 것. 리글맨은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켄터키주 경찰에 추격을 받아 포위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켄터키주 경찰서장 제임스 메릴은 “살해현장은 두눈을 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이었다.” 며 “범인이 여분의 총이 더있어 우리가 제지하지 못했으면 더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사 후 밝혀진 리글랜의 무차별 살인 동기도 충격적이었다. 군대 입대를 거절당했다는 것이 그 이유. 리글맨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대에 갈수있는데 받아주지 않아 매우 화가난다.” 고 적었다. 또 “복수는 신이 준비한 최고의 요리”라는 글도 게재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설] 자살률 OECD 1위 불명예 벗으려면…

    우리나라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어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는 인구 10만명당 28.4명이다. 33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고 한다. 1980년대 중반 이후 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것과 달리 우리는 오히려 증가추세라는 점에서 보면 간단히 넘길 사안이 아니다. 자살을 개인의 잘못된 선택으로만 몰아세우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연관지어 생각한다면 높은 자살률은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나 마찬가지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 5000여명으로 하루 평균 4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년에 비해 약 20 % 늘어났고, 20년 전에 비해 무려 5배 이상이다. 게다가 10대부터 30대까지의 사망원인 1위가 바로 자살이라고 한다.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경제난, 취업난 등으로 인한 10대·20대· 30대의 자살은 어찌보면 사회적 타살일 수도 있다. 따스한 온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우리 사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자살 문제의 심각성은 잘나가던 공직자 출신 인사나 스타 등과 같이 양지에 있던 이들에 이르기까지 나이·신분 등을 뛰어넘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자살예방법에 따라 각 지역에 자살예방센터가 설치·운영된다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자살 위험도가 높은 이들에 대해 의료진·종교인·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특별관리를 해야 한다. 정신과 치료를 터부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변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보다 건강하게 바뀌어야 한다. 무한경쟁에서 다소 뒤처져도 각자 행복의 출구를 찾을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자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 자살 하루 평균 42명

    자살 하루 평균 42명

    우리나라의 자살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여전히 최고 수준이라는 ‘불명예’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5일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발표한 자살 관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2009년 기준)는 28.4명으로 OECD 33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OECD의 평균 11.2명의 3배 가까운 수치다. 특히 10~30대의 자살은 교통사고와 암을 제쳤을 만큼 심각한 상황에 다다랐다. 이에 따라 범정부적 차원의 자살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다른 나라의 자살자 수는 헝가리의 경우 19.6명, 일본 19.4명, 스위스 14.3명, 프랑스 13.5명이다. 실제 통계청 조사에서도 2009년 자살은 1만 5413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무려 42.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2008년 1만 2858명에 비해 19.9%나 늘었다. 연간 3133명에 불과했던 20년 전과 비교하면 5배나 치솟았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사망 원인 가운데 44.6%가 자살이다. 30대의 사망에서도 34.1%, 10대에서도 29.5%가 자살로 나타났다. 사망자 3명 가운데 한명이 자살인 셈이다. 복지부는 정부적 차원의 자살 예방 종합대책인 ‘자살 예방 기본계획’을 5년 단위로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자살 상담 매뉴얼 보급, 자살 고위험군 발견·치료 및 사후 관리, 자살 수단 통제 등과 관련한 내용이 계획에 포함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2011년 한국인의 자살, 개인의 문제에서 사회적인 책임까지’를 주제로 자살 예방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진수희 장관은 “자살은 가족, 국가 모두에 큰 손실”이라면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 의료계, 종교계 등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1人 32役… 남편이 준 최고의 선물 매번 아이 낳는 심정이죠”

    “1人 32役… 남편이 준 최고의 선물 매번 아이 낳는 심정이죠”

    1인 32역의 연극은 어떤 느낌일까. 56년째 무대 인생을 걷는 배우 김성녀(61)의 연극 ‘벽 속의 요정’을 직접 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벽 속의 요정’은 한국전쟁 직후 40여년 동안 벽 속에 숨어 딸의 성장을 지켜본 아버지, 아버지가 죽은 줄만 알았던 다섯 살 순덕이가 숙녀로 커가면서 늘 대화를 나누던 벽 속의 요정이 아버지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1인극이다. 부녀 간의 애틋한 사랑, 그리고 가난과 남편의 부재 속에서도 가정을 지켜온 어머니 등 가족의 뜨거운 사랑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작품을 보다 보면 서른두 가지 배역을 요리조리 잘 조리하는 김성녀의 연기력에 먼저 놀라고, 탄탄한 스토리에 두 번 놀라고, 극이 주는 감동에 세 번 놀란다. 그래서일까. 매회 공연 때마다 기립박수가 쏟아진다. ‘벽 속의 요정’이 김성녀라는 배우를 통해 관객을 만난 지 벌써 올해로 7년째다. 팔색조 같은 배우 김성녀를 지난 1일 공연장인 서울 대학로 PMC자유소극장에서 만났다. 2005년 초연 당시 10년간 ‘벽 속의 요정’으로 살겠다고 선언한 김성녀. 한데 올해 초 90을 바라보는 노()배우 백성희·장민호 선생의 ‘3월의 눈’을 본 뒤 생각이 바뀌었단다. 배우생활을 지나치게 나이로 제한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그녀는 앞으로 매년 이 작품에 도전할 생각이다. “제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건 마당놀이잖아요. 극단 ‘미추’ 대표(손진책·현 국립극단 예술감독)의 마누라였기 때문에 제 이름을 내건 연극을 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2005년에 송승환 PMC 대표가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 격으로 여배우 1인극 시리즈를 시작하는 바람에 ‘벽 속의 요정’을 만날 수 있었지요. 그 이후로 연극, 뮤지컬 무대에 더 많이 설 수 있었고요. 제겐 무척 남다른 작품입니다.” ‘벽 속의 요정’ 연출가는 남편 손진책(64)이다. 초연 때부터 부부는 연출가와 여주인공으로 함께하고 있다. “공연 준비하면서 많이 싸웠어요. 손 감독이 ‘연기를 그렇게 하지 마라. 연기가 삼류다’라며 어찌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던지…. 나 또한 말을 안 듣게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안 되겠다 싶어 스태프들 전부 불러 공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서 연습을 했죠.” 말은 이렇게 하지만, 두 사람은 부부 사이를 넘어 예술적 동지이자 우군이다. 연출 욕심이 유별난 손 감독이 2005년 ‘벽 속의 요정’ 연출을 맡은 것은 그해 결혼 30주년을 맞아서였다. 연출가의 영향력은 되도록 최소화하고 1인 32역의 배우, 김성녀를 돋보이게 작품을 만들었다. 그녀도 ‘벽 속의 요정’은 남편이 자신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했다. “초연 때 참 많이 울었어요. 제 생각엔 남편도 ‘벽 속의 요정’이에요. 연극이란 벽 속에 갇혀 있죠. 인생에서 한 부분에 갇혀 사는 사람,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받는 영향 등에 대해 많이 공감했습니다. 이 작품은 제게 여러모로 선물이에요.” 7년째 같은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그녀이지만 공연을 앞두고는 늘 긴장의 연속이란다. “1인 32역에 대사도 많다 보니 모든 에너지를 작품에 쏟아부어요. 매번 아이를 낳는 심정이죠.” 분장실 거울 한편에 공연 날짜가 기록된 달력이 붙어 있다. 날짜마다 동그라미(O), 세모(△) 표시가 돼 있었다. 간혹 엑스(X)자도 보였다. “매일 실수를 해요. 7년째 하는 공연이지만 1, 2막 모두 완벽하게 한 공연은 서너번밖에 안 돼요. 대사를 틀리지 않은 날은 별(★)표, 대사를 틀리면 동그라미, 마음에 안든 날은 세모 등으로 표시하면서 매일 저 자신을 점검하죠.”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005년 첫 공연 때였어요. 순덕 엄마가 ‘살아 있는 남편 제사를 지낼 수 없다. 교회를 다니겠다’라는 대사를 해요. 근데 400여명의 관객이 폭소를 터뜨리는 거예요. 평소 연습 때 스태프들이 아무도 웃지 않았기에 혹시 뭔가 실수한 건가 싶어 당황했죠. 머릿속이 하얗게 되며 다음 대사가 전혀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결국 저도 웃으면서 무대를 두 바퀴 돌았죠. 1인극이다 보니 대사를 까먹어도 상대방이 대처해주는 게 없어 아찔할 때가 많아요.” ‘벽 속의 요정’을 통해 그녀는 수많은 관객을 만났다. 그 가운데 극 중 소녀와 이름이 같았던 순덕이란 팬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순덕이란 분이 제게 울면서 오셨어요. 살기가 너무 어려워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였는데 공연을 본 뒤 희망을 얻었다며 고마워 하더라고요. 한 2년간 늘 공연장에 그분이 오셨어요. 지금도 그분이 어떻게 사시는지 문득문득 궁금해요.” 연극을 본 뒤 ‘배우 김성녀의 미학’이란 블로그를 운영 중인 광팬도 있단다. 그녀는 오는 11월 김정옥(79) 연출가의 데뷔 50주년 기념작이자 100번째 작품인 연극 ‘흑인 창녀의 노래’를 통해 또 한번 변신을 꾀할 예정이다. ‘벽 속의 요정’은 오는 25일 막을 내린다. 5만원. (02)745-8289.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이동욱 “탱고 장면, 베드신보다 더 아슬아슬하게 찍었죠”

    이동욱 “탱고 장면, 베드신보다 더 아슬아슬하게 찍었죠”

    “제겐 동반자 같았던 지욱을 떠나보내려니 애틋하고, 한동안 그리울 것 같아요. 드라마가 끝나도 항상 옆에 있을 것 같아요.” 종영(11일)을 한주 앞둔 SBS 주말 드라마 ‘여인의 향기’의 이동욱(30)은 상당히 섭섭해하는 눈치였다. 그는 군 제대 후 첫 출연작인 이번 드라마에서 소년 같은 순수함과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요즘 극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지만,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표정과 목소리 모두 밝았다. “3회 방송이 끝나자마자 주변 지인들에게서 잘 봤다는 전화가 쏟아졌어요. 솔직히 저는 세트장만 오가고 사람들 많은 곳을 돌아다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지욱이 타고 나오는 빨간 스포츠카를 알아볼 때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겠더라고요.” 그가 맡은 지욱은 시한부 삶을 살게 된 여인 연재(김선아)를 사랑하는 역할이다. 드라마 ‘마이걸’ 이후 비슷한 재벌 2세 역할 제안이 쏟아졌지만,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아 모두 거절했다는 그는 “지욱은 기존의 드라마 속 재벌 2세들과 다르다.”고 말했다. “무조건 까칠하거나 도도하지 않아요. 현실적이고 소년 같은 면도 있는 인물이죠. 다만, 인생이 재미 없어서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을 뿐이에요. 극 초반에는 남자 주인공이 너무 밋밋하게 보일 것 같아 걱정도 했지만, 점점 캐릭터가 스며드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매사에 무관심하던 지욱은 연재를 만나면서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평행선을 걷던 두 사람은 격정적인 탱고를 추면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다. 군대 말년 휴가를 나와 한달간 탱고 연습장에서 아르헨티나 전통 탱고를 익혔다는 이동욱은 춤추는 장면에서 섹시한 남성미를 한껏 발산했다. “그 한 장면으로 지욱이 대번에 박력있는 캐릭터가 됐어요(웃음). 원래 양복 재킷을 벗어 던진다거나 팔 소매를 걷어붙이는 장면은 대본에 없었거든요. 이제와 하는 얘긴데, 베드신보다 더 두근거리고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도록 찍었습니다.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하던 두 사람이 일종의 몸의 대화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니까요.” 이동욱은 드라마 속에서 유독 힘든 사랑을 많이 했다. 전작 ‘달콤한 인생’에서는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다 결국에는 자살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여배우도 김선아를 비롯해 오연수, 장서희 등 연상녀들이 많다. “그러고 보니 저는 드라마에서 사랑이 이뤄진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이번 작품도 그렇지만, 슬픈 연기는 우는 건 차치하고 마음이 너무 아파 힘들어요. 하도 누나들과 작업을 많이 하다보니까 이제는 나이 개념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많은 남자 스타들이 군대를 다녀온 뒤 공백기를 갖거나 방황하기도 하지만, 그는 반대다. 군에서 대본을 받고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무려 16㎏을 감량하고 지난 6월 전역 당일 드라마 포스터를 찍었다. 촬영장에서 사회 적응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연예 사병으로 근무했던 그는 오히려 제대 후 외모나 인기가 더 좋아졌다. “처음에는 군대가 답답했지만, 분위기는 무척 좋았어요. 앤디, (박)효신, (이)준기와 함께 케이블TV를 보다가 재방송이 나오면 서로 놀리기도 하고, 팬들이 보내준 선물을 나눠 쓰기도 하고요.(웃음). 팍팍한 연예계에서 진짜 전우를 만난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해요.” ‘여인의 향기’는 연재의 죽음을 앞두고 절정을 맞고 있다. 지욱은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연재를 자신의 차로 막아내며 순애보적인 사랑을 증명했다. ”저라도 그렇게 할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도망갈 순 없잖아요. 사람의 앞일은 누구도 모르는 것이니 현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여자친구가 없다는 그는 고정된 이상형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재와 지욱처럼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고 했다. 연일 이어지는 밤샘 촬영에 복근이 많이 사라졌다는 그는 “드라마가 끝나면 맨먼저 잠을 충분히 자고 싶다.”고 했다. “다음 작품은 아직 못 정했어요. 대중성 있는 드라마를 한 편 더 해도 좋을 것 같긴 한데…. 스릴러나 액션 영화도 해보고 싶고요.” 올해로 데뷔 12년차지만, 차기작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생각을 하면 첫사랑에 빠진 것처럼 설레고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이동욱. 앞으로 ‘이동욱의 재발견’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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