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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남표 총장 “자진사퇴는 없다”

    서남표 총장 “자진사퇴는 없다”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자신에 대한 이사회의 계약해지가 임박한 가운데 16일 입장을 밝힌다. 서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거래나 협상 없이 해임당하겠다. 단 잔여임기 연봉을 주지 않을 경우 명예회복 차원에서 민사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최근 카이스트 이사회는 오는 20일 있을 이사회에 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했다. 오명 이사장은 “과학계와 교수사회에서 서 총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더 이상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이제는 서 총장 거취를 공론화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서 총장이 사진 사퇴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서 총장은 지난 14일 각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해임당하더라도 내 길을 가겠다.”며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편지에서 “나를 ‘대학 개혁의 아이콘’으로 부르는 이도 있지만 ‘카이스트를 나락에 빠뜨린 장본인’으로 부르는 이도 있다.”면서 “이제 77세인데 무슨 영광을 보려고 자리에 연연하겠느냐. 근거 없는 음해와 비난을 당하면서도 대학개혁이란 시대가치를 위해 이 자리를 지켜 왔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서 총장과 이사회가 자진 사퇴를 놓고 승강이를 벌이는 것은 계약해지를 둘러싼 명분 싸움으로 보인다. 총장위임 계약서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을 경우 계약해지 통보자는 상대방에 대해 그 손해에 상응하는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이사회가 2014년 7월 13일까지인 서 총장의 잔여임기 연봉 72만 달러(약 8억원)를 지급할 경우 뚜렷한 이유 없이 계약해지했다는 비난을 살 수 있다. 또 거액의 국고를 낭비했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다. 학교 관계자는 “이사회가 해지 명분으로 내세우는 ‘소통 불통과 리더십 부재’는 주관적인 이유일 뿐이다. 해임이 아니라 계약해지라는 편법을 쓰는 것도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뜻 아니냐.”며 “서 총장이 잔여 연봉을 받겠다는 것은 돈보다는 불합리한 해임임을 입증하기 위해서고, 민사소송까지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전체 16명 중 서 총장 우호 이사가 3~4명에 그쳐 계약해지가 확실시되고 있다. 임기 4년으로 2006년 7월 취임해 연임까지 성공한 서 총장은 전과목 영어수업, 차등등록금제 등으로 ‘대학 개혁의 전도사’로 불렸지만 지난해 봄 학생 4명과 교수 1명의 자살로 사퇴 압박에 몰렸고, 결국 중도하차할 전망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연극리뷰] ‘니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연극리뷰] ‘니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인터넷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학교 폭력 및 왕따, 그리고 피해 학생의 자살 사건. 기사를 읽을 때마다 ‘어머, 어떻게 이런 일이….’라고 걱정하며 가해 학생들을 비난하는 게 보통 사람들의 반응이다. 만약 내 아이가 같은 반 친구를 왕따시키고, 한 아이가 자살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또한 평소 학교 폭력 피해 기사를 접했을 때처럼 가해 학생들을 냉정하게 비판할 수 있을까. 연극 ‘니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강남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여학생이 왕따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사건에서 출발한다. 자살한 학생은 자살 직전 지인 3명에게 유서 형식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피해 학생이 왕따를 당했던 사실과 가해 학생 5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결국 학교에서 가해 학생의 부모를 소집한다. 상황파악을 한다는 이름으로 대책회의를 가진다. 5명 아이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를 보호하고자 극도로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편지만 없어지면 우리 아이가 가해자라는 증거는 없지 않으냐며 편지를 불태우기도 하고, 심지어 편지를 잘게 잘라 먹어 없애기까지 한다. 그들이 100분의 공연 시간 내내 나누는 대화는 객석에 앉아 있는 청소년 관객들을 분노하게 했다. 단체관람을 온 학생들은 극에 몰입해 가해자 부모의 비이성적 행동에 ‘어휴’,‘아, 뭐야’ 등 적극적인 야유를 퍼부었다. 특히 배우 박지일과 서이숙의 몰염치한 캐릭터 연기는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 “비이성적이고 비윤리적인 발언을 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난하고 싶을 정도로 얄밉다. 가해 부모들이 ‘어차피 죽은 아이, 바보로 만들고, 살아있는 내 아이에게 피해만 없게 하면 된다.’라는 식의 잘못된 의식을 표출하기 때문이다. 얼굴에 여드름이 많다는 이유로, 그냥 싫다는 이유로, 친구들은 그의 급식 식판을 뒤엎었다. 돈을 빼앗겼고,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친구들에게 원조교제를 강요받았던 피해자는 죽기 전 남긴 3통의 유서에서 ‘아이들이 절 싫어해요. 제가 뭔가 잘못한 거 같아요. 이유를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명확한 왕따의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잘못된 군중심리에 휘말리거나, 피해를 보지 않으려는 이기심에서 왕따 문제를 계속 회피하는 것은 아닐까 내내 생각하게 된다.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4만~6만원.(02)399-170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유신붕괴 도화선 ‘YH무역사건’ 피해자·유족에 국가배상 판결

    1970년대 대표적인 노조 탄압 사례인 ‘YH무역 사건’의 피해자들이 30여년 만에 국가로부터 일부 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 이건배)는 1979년 신민당사 농성 당시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숨진 노조 대의원 김경숙씨의 유족 최모씨와 당시 조합원 등 2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모두 2억 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가발 제조업체 YH무역 회사 대표는 부당한 폐업을 공고했고, 대부분 여성 근로자인 조합원 170여명이 1979년 8월 신민당 4층 강당에서 농성을 벌였다. 경찰이 강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김씨는 경찰관들로부터 폭행당해 추락, 사망했다. 이후 YH사건은 국내외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 같은 해 10월 부마민주항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당시 경찰은 김씨의 죽음을 투신 자살이라고 의도적으로 왜곡해 발표했으며, 정부 기관은 진압 이후 강제로 귀향 조치된 조합원들의 신상정보가 기재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 감시하고 재취업을 방해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국가에 김씨의 유족, 조합원 및 폭행 피해자 등에게 사과하고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재판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 국가가 오히려 가해자로 노동자들에게 위헌적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日 ‘자살연습 강요’ 이지메 수사

    일본 경찰이 ‘자살 연습’을 시킨 이지메(집단 괴롭힘) 사건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시가현 경찰청은 지난 11일 ‘중학생이 자살 연습을 강요당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동료 학생들의 증언을 은폐한 오쓰시 교육위원회(교육청)와 시립중학교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집단 괴롭힘 문제로 교육 당국을 수사하는 것은 일본에서도 이례적이다. 경찰은 중학교에서 교직원 일기와 공책, 출근부, 학생 출석부 등 86점을, 시교위에서는 동료 학생 상대 설문조사 원본을 가져갔다. 경찰에 따르면 시교위와 중학교는 지난해 9월 29일 오쓰시의 한 운동장에서 학교 체육대회가 열렸을 때 동급생 3명이 숨진 2학년 남학생(당시 만 13세)의 양손을 머리띠로 묶고 입에 테이프를 붙이는 등 폭력을 행사했는데도 이를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학생은 지난해 10월 11일 오쓰시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학교 측은 두 차례의 설문조사에서 “숨진 학생이 자살 연습이나 장례식 놀이를 강요당했다.”는 여러 학생의 응답을 확보했지만 이를 숨긴 채 “자살과 이지메의 인과관계는 판단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에 피해 학생의 부모가 지난 2월 오쓰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경찰은 25명의 수사 전담팀을 편성했고 여름 방학 기간에 동료 학생들을 조사한 뒤 8월에 학교 관계자 등을 형사 입건할 것인지 판단할 방침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보험가입자 자살 무보장기간 2 → 3년

    금융위원회는 12일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2년이 지나면 자살을 해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무보장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등 제도 개선 방향을 밝혔다. 금융위 정지원 금융서비스국장은 “우리나라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자살 사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액이 해마다 늘고 있어 보험이 자살을 방조할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해외사례 분석과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자살하는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8.4명으로 일본의 19.7명이나 스위스의 14.3명보다 높다. 자살 사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액은 2006년 562억원에서 2010년 1646억원으로 급증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이날 “자살은 보험사기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으며, 이를 빌미로 자살면책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보험금 지급을 줄이겠다는 의도일 뿐”이라고 밝혔다. 생명보험은 유족의 생활보장이라는 고유의 사회보장적 기능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3번째 희생자 나오기전 문제 해결을”

    “23번째 희생자 나오기전 문제 해결을”

    지난 3월 30일 쌍용차 해고 노동자 이윤형(36)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엿새 뒤인 4월 5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분향소가 차려졌다. “23번째 죽음만은 막아 보겠다.”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뜻을 담아서다. 13일로 100일을 맞는다. 지난달 16일에는 시민 2000여명이 참여해 ‘쌍용차 함께 걷기’ 행사를 가졌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도, 세계적 석학 슬라보이 지제크도 분향소를 찾았다. 100일간의 투쟁은 해고자 문제를 환기시켰다. 그러나 해고의 현실은 그대로다. 쌍용차는 2009년 4월 직원 2646명을 정리해고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이후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해고자와 가족은 모두 22명이다. 해고 노동자들은 생계 해결을 위해 대리운전 기사로, 일용직 노동자로 힘겹게 버텨 가고 있다.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을 만났다. →100일째다. -이곳에 있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상처다. 분향소는 22명의 영정을 안는 상처의 공간이면서 하나의 무덤이다. 돌아가신 분들에게 빚진 마음뿐이다. 찾아오는 시민들이 우리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더는 죽지 않고 쌍용차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몇 번씩 지나치면서 미안한 마음에 오셨다는 분들이 많다. 어려운 발걸음을 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숙연해진다. 분향소는 쌍용차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문제를 환기시키는 자리이기도 하다. 해고는 살인이라는 것, 해고가 이렇게 아픔을 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지난 9일부터 해고자들이 전국 순회에 나섰는데. -오는 21일 평택 공장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한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정리해고·비정규직 문제를 공론화시키자는 뜻도 있다. 또 쌍용차(S)·강정마을(K)·용산참사(Y) 해결을 위해 지난달 출범한 SKY 공동행동의 활동 중 하나이기도 하다. 모두 국가에 의한 폭력에서 비롯됐다. →목적은. -5대 요구안이 있다. 해고 노동자 전원 복직, 파업 진압 책임자 처벌, 회계조작 진상규명,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대책 수립, 또 정리해고·비정규직의 철폐다. 2009년 사측이 회계 조작을 통해 경영이 어려운 것처럼 꾸몄는데 국정감사나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100일간 소감과 어려운 점은. -꼬마들이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이곳을 찾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저 아이들의 미래는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당장 20대들의 삶도 위태롭다.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죽음이다. 남아 있는 사람들도 ‘파업 노동자’, ‘빨갱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어 삶이 어렵다.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진실이 이긴다고 생각하니까. 문제는 얼마나 걸리느냐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사랑스러운 살인마… 핏빛 끝장액션…상상 그 이상

    사랑스러운 살인마… 핏빛 끝장액션…상상 그 이상

    전 세계 장르영화의 축제인 제1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PiFan)가 오는 19일 개막한다. ‘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47개국에서 총 231편의 다양한 영화가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매해 여름 오감을 자극하는 도발적이면서도 잔혹한 스타일의 영화를 선보여 온 PiFan이 올해는 어떤 영화들을 선사해 줄까. 박진형·유지선·홍보미 등 이번 영화제 프로그래머 3인과 함께 올해 PiFan의 경향과 프로그램 섹션별로 꼭 봐야 할 추천작 12편을 꼽아 봤다. 금기에 도전하다 올해는 PiFan의 정체성을 다시 확립시켜 주는 금기에 도전하는 강력한 영화들이 부쩍 늘었다. 무제한으로 성적인 표현을 사용하거나 정신과 신체를 넘나드는 극단의 폭력, 영화 내내 유혈이 낭자한 고어 영화 등 어느 분야든 끝을 보고야 마는 치밀하고 치열한 영화들이 영화제를 장식한다. ▲인브레드<금지구역 섹션> 소년원에 수감된 청소년들이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변종 인간들의 고문을 피해 사투를 벌인다. 한 편의 핏빛 오페라를 보는 듯 한 웰메이드 액션 고문 퍼포먼스.(박진형) ▲클립<금지구역> 질풍노도의 성장기를 겪는 야스나는 좋아하는 소년을 위해서라면 말 그대로 뭐든지 할 수 있는 당돌한 소녀다. 소녀의 성장기와 세르비아 사회의 역동성이 하드코어에 가까운 대담한 영상에 펼쳐진다.(박진형) ▲인간지네2<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섹션> ‘인간지네’ 영화에 푹 빠져 인간지네를 만들고 싶어 하던 마틴은 사람들을 납치해 검은 욕망을 시도하기 시작한다. 14회 PiFan ‘인간지네’의 속편으로 이번에는 10명이 지네로 둔갑한다.(박진형) ▲어느 프랑스 가족의 섹스 연대기<금지구역> 프랑스 소도시에서 3대가 오손도손 살아온 가족에게 찾아온 위기란 바로 섹스. 이제 할아버지에서 손자에 이르기까지 섹스에 대한 세대별 비밀일기가 펼쳐진다. 프랑스 판 19금 전원일기?(박진형) 장르와 장르의 결합 PiFan이 장르영화제이지만 화제작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장르로 규정하기가 어렵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르 교범에 충실하던 영화를 넘어 호러와 코믹을 섞거나 스릴러의 소재들을 잘 결합해 독특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코미디, 호러, 퀴어, 판타지, 로맨스, 가족드라마, 사회물 등 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섞였지만 오히려 장르적인 쾌감은 더욱 커졌다. ▲그래버<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아일랜드의 외딴 섬마을을 습격한 치명적인 괴물, 그래버. 괴물의 약점이 알코올인 것을 알아낸 섬 주민들은 그래버를 죽이기 위해 뱃속과 물총을 독한 술로 잔뜩 채우고 출격한다. 할리우드 괴수물에 비해 아일랜드 특유의 정서가 가미된 색다른 재미가 있다.(홍보미) ▲잠자는 에디를 조심하세요<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잘나가던 예술가 라스가 얼떨결에 맡게 된 덩치 큰 자폐아 에디에게는 위험한 비밀이 있다. 바로 잠들면 사람 먹는 살인마가 되는 몽유병에 걸린 것. 유혈이 낭자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밝고 경쾌한 코미디 톤으로 사랑스러운 식인마를 보여 준다.(홍보미) ▲레드 주식회사<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영문을 모른 채 지하 회의실에 갇힌 여섯 사람, 그리고 그들을 고문하는 인사 담당. 업무수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신체절단의 문책이 뒤따른다. ‘쏘우’와 ‘큐브’를 잇는 완성도 높은 밀실 호러.(박진형) ▲좀바딩 제1탄:레밍턴의 저주<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시골청년 레밍턴은 어느 날 갑자기 게이로 변하고 마을에서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사건들이 연달아 벌어지는데. 퀴어, 판타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비벼 놓은 이 작품은 필리핀에서 비평과 흥행 모두 성공한 수작.(유지선) 원작의 무한변신 이제 소설이나 만화, 영화, 게임은 서로 경계가 사라진 지 오래다. 유명 만화는 영화로, 소설은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여 원작의 재해석은 물론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원작보다 더욱 더 짜릿하게 찾아온 영화들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영화제의 재미. 또한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NAFF)에서는 올해 ‘원 소스 멀티유즈’ 포럼을 통해 웹툰 등 다양한 원작이 영화화되는 최근의 경향에 대해 고찰한다. ▲아이와 마코토<폐막작> 아이는 마코토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하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한 마코토의 방황은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가 위험에 처하게 되고 그녀를 위한 마코토의 싸움이 시작된다. 동명의 만화를 영화로 옮긴 미이케 다케시의 사랑과 진실에 관한 지극한 헌사.(유지선) ▲제25제국<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고전 SF 소설 ‘내일은 5만년 후’가 원작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5만년 전 과거로 향하는 세계 2차대전 연합군 특공대의 모험을 그렸다. 나치, 타임머신, 괴물, 로봇, 동성애 등 장르영화의 애장품이 모두 나오는 B급 장르영화 종합선물세트.(홍보미) ▲프로디지 3D<애니판타> 남들과 다른 능력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가진 짐보는 자신과 같은 영재들을 모으지만, 사회의 편견에 분노한 아이들은 세상을 뒤엎을 음모를 꾸민다. 1981년 동명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한 3D 애니메이션.(박진형) ▲자살가게 3D<스트레인지 오마주> 삶에 대한 의욕도 희망도 없는 우울한 도시에서 자살에 필요한 용품을 파는 가게 주인이 아기를 갖게 되면서 삶의 기쁨을 느끼게 된다. 파트리스 르콩트가 선사하는 환상의 애니메이션.(홍보미)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지방의장단 선거 곳곳서 ‘구린내’

    지방의장단 선거 곳곳서 ‘구린내’

    지방의회에 구린내가 진동하고 있다. 의장단 선거를 하면서 금품 살포가 난무하고 담합과 자리 나눠 먹기 등도 물밑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비리 연루 예천 군의원 자살 이로 인해 지난 10일 경북 예천군의회 A의원이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의원은 군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자신이 의장에 선출되도록 도와 달라며 다른 의원에게 1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왔다. 예천군 주민들과 의원들은 충격에 빠진 채 이번 기회에 의장단 선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금품 살포는 예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실시된 경북도의회 의장단 선거에서도 부의장에 출마한 후보 2명이 동료 의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제보가 경북도선관위에 접수됐다. 도선관위는 도의회 전체 의원 16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민주통합당 충남도당은 10일 논산시의회 의장단 선거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후보로 나섰던 민주당 김형도 의원이 “모 정당 관계자가 모 의원에게 1차 500만원, 2차 4000만원을 제공했으며 또 다른 의원에게도 금품이 살포됐다는 얘기가 시의회에서 돌고 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경남 의령군 의회 의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금품살포 의혹이 제기됐다. 의령진보연합 회원 10여명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와 관련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전주지검 남원지청은 지난 3일 남원시의회 B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B의원이 의장선거에서 도와 줄 것을 부탁하며 동료 의원에게 500만원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경북도·논산시 등 금품살포 의혹 의장 선거과정에서 담합과 나눠 먹기도 심각한 수준이다. 대구 달서구의회에서 후반기 의장단 임기를 나눠 맡기로 밀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주범 의원은 “최근 의장 선거와 관련, 한 의원이 자신을 지지해 주면 ‘의장직을 일정기간 맡은 후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제안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치러진 후반기 부산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과정에서도 의원간 ‘줄세우기’ 구태가 반복됐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후보로 모두 17명이 난립하면서 의원 간 ‘네편 내편’을 확인하거나 혹은 ‘내 사람 만들기’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변칙선거로 전락해 버렸다. 선거의 후유증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북 구미시의회는 최근 의장단을 선출하려 했으나 의장과 부의장만 선출하고 3명의 상임위원장은 선출하지 못했다.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두 패로 나뉜 시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대립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천 서구의회는 지난 8일 일부 의원만 모인 채 기습적으로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해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민주당 소속 의원 6명은 회의가 속개될 줄 모른 채 의회사무실에 대기한 상태였으며 새누리당 의원 7명만 모여 의장단을 선출했다. 부산 연제구의회는 지난 2일 예정됐던 하반기 의장선거가 의원들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무산됐다. 10명의 의원 중 6명이 출석하지 않았다.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면서 처리될 예정이었던 행정사무감사보고서 채택과 회계연도결산 등의 안건 처리가 연기됐다. ●구미시·인천 서구 등 상임위 놓고 두쪽 의장 선거에 목을 매는 것은 의장에 당선될 경우 엄청난 혜택이 있어서다. 모든 행사 때 의회 대표로 단체장과 같은 예우를 받는다. 의장 직위를 이용한 정치적인 행보도 넓힐 수 있다. 운전기사와 함께 전용 관용차가 제공되고 수행비서뿐 아니라 매달 420만원(광역의회 기준)의 업무추진비를 쓸 수 있다. 의회 전문의원에 대한 인사권도 행사할 수 있다. 부의장은 의장의 절반 정도의 업무추진비를 받고 일반의원은 별다른 지원이 없다. 대구 한찬규기자·전국종합 cghan@seoul.co.kr
  • 박주선 네번째 구속되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무소속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이에 따라 ‘3번 구속 3번 무죄’라는 사법 사상 초유의 기록을 갖고 있는 굴곡의 정치인 박 의원은 4번째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이미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박 의원이 최종적으로 또다시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구속이 두렵거나 무서워서, 면제를 얻기 위해서 구차한 변명 드리러 온 건 아니다. 국회법 26조를 위배하는 동의안은 상정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부결을 호소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광주고법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체포영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송부한 당해 법관이 발부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러나 박 의원이 항소한 만큼 2심 재판부가 형사관련 실무 지침서 등을 참고해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4·11총선 선거인단 불법 모집과정에서 발생한 전직 공무원의 투신 자살로 민주통합당이 광주 동구에 무공천하자 “함정의 늪에 빠진 ‘앙급지어’(殃及池魚·재앙이 죄없는 연못의 고기에게 미친다)의 시련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겠다.”고 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되는 뚝심을 보였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의장단 금품선거’ 연루 예천군의원 목매 자살

    10일 오후 5시 40분쯤 경북 예천군 예천읍 동본리 농장에서 예천군의원 A(무소속·2선)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는 A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내가) 배포한 메모지 내용은 모두 사실이다. 진실을 밝히겠다. 공정하게 수사해 뿌리를 뽑아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지난 5일 제6대 예천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자신이 의장에 선출되도록 도와주기로 약속한 다른 의원에게 1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예천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간부들은 ‘원전 비리’ 사장은 고개숙여 사과

    ■檢, 돈 받은 22명 구속기소 고리발전소 기계팀 전원 수뢰 원자력발전소 납품비리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산하 발전소는 물론 본사 고위직까지 연루된 구조적 비리사건으로 확인됐다. 한수원 본사 처장급 고위간부 2명을 포함한 간부 22명이 뇌물수수로 한꺼번에 구속되기는 처음이다. 울산지검 특수부(부장 김관정)는 10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한수원 경영관리본부 김모(55·1급) 관리처장, 경영지원센터 이모(52·1급) 처장 등 본사간부 6명과 지역원전 간부 16명 등 모두 22명의 한수원 간부를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로비스트 윤모(56)씨와 납품업체 대표 차모(52)씨 등 9명은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 처장은 본사 감사실장으로 근무하던 2010년 11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납품업체 등록과 수주 편의제공 명목으로 7000만원을 받았고, 이 처장도 납품업체로부터 17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김 처장은 한수원 납품업체 B사(코스닥 상장업체)의 주식을 2008년 10월 주당 2900원에 매수, 1년 뒤 3700원에 팔아 약 7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구속된 지역원전 간부 16명 가운데 고리원전 2발전소 박모(52) 과장은 자재납품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4억 5000만원을 수수해 가장 많은 액수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 직원 23명이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받아 챙긴 뇌물은 22억 2700만원 상당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리2발전소 기술실 산하 기계팀은 5명인 팀원 모두가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 수사과정에서 동료직원이 자살했는데도 업체들로부터 태연히 돈을 받은 직원이 고리원전 등에 7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비리 적발땐 즉시 해임키로 간부전원 ‘청렴사직서’ 제출 한국수력원자력 차장급 이상 직원들이 비리가 적발되면 사직한다는 ‘청렴사직서’를 제출했다.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울산지검이 발표한 납품비리 수사 결과에 대해 “임직원 모두 국민 앞에 엎드려 사과드린다.”며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강도 높은 경영 쇄신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이날 발표한 쇄신안에 따르면 한수원의 모든 간부 직원은 부패 근절 차원에서 청렴사직서를 제출하고 비리가 적발되면 사유나 금액과 무관하게 즉시 해임된다. 원전 업무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원전 본부장을 사내외 공모를 통해 선임하고 필요한 부문에는 외부 전문가도 영입하기로 했으며, 토착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사규를 개정해 동일 사업소 장기 근무자에 대한 순환보직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고리 1호기 정전사건 은폐 및 납품비리 사건 당사자 이외에 상급자에 대해서도 추가로 인사조치를 단행할 방침이다. 원전 운영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을 망라하는 ‘국민참여 혁신위원단’을 구성해 원전의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소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 소통참여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한수원의 관리·감독기관인 지식경제부도 이날 수사 결과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원전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및 원전 안전성 강화 등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지경부는 현재 보직 해임 중인 검찰 기소대상자 전원을 신속하게 해임하고 형사처벌 대상 외에 검찰이 기관통보한 비위행위자 12명에 대해서도 즉시 보직 해임한 뒤 사안별로 가장 엄격한 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미주통신] TV쇼에 모욕느낀 엄마 분신자살

    [미주통신] TV쇼에 모욕느낀 엄마 분신자살

    자신의 실수로 3주 된 아기가 숨진 데 대해 이를 비난하는 TV쇼를 본 엄마가 분신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각) ‘뉴욕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토니 메드라노(29세)로 알려진 이 엄마는 작년 11월 보드카에 만취한 채 3주 된 자신의 아기와 함께 소파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러나 다음 날 깨어보니 아기가 질식사한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문제는 유명한 낸시 그레이스가 진행하는 TV 토크쇼에서 이 엄마를 ‘보드카 맘’이라고 빗대면서 왜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진행자는 보드카를 컵에 따르면서 “엄마가 폭음하여 아기를 죽인 것이 맞지요?”라며 독한 멘트를 날려 버렸다. 이에 모욕을 느낀 메드라노는 지난 2일 자신의 어머니 집 뒤뜰에서 분신자살한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개인적인 일로 낙심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하자 메드라노의 어머니는 “딸이 그 토크쇼를 본 후 매우 낙심했다.”고 밝혔다. 그녀의 남편 또한 “정말 잔인한 짓이다. 성인들도 사이버 왕따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분개했다. 그런데 그레이스가 진행하는 이 쇼를 보고 수치심을 느껴 자살한 사람이 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에도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메린다 듀켓(21)은 자신의 실종된 두살배기 아들에 대해 그레이스가 “보다 많은 정보를 내놓지 않았다.”라고 비난하자 그만 권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밝혀져 이 토크쇼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경찰 수사 앞두고… 도로공사 前간부 자살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한국도로공사 전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8일 오전 5시 30분쯤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야산에서 한국도로공사 전 교통본부장 이모(54)씨가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오후 10시쯤 산책을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간 이씨가 이날 새벽까지 돌아오지 않자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2시간여 만에 이씨를 발견했다. 이씨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대장암 4기 투병 중인 노모를 잘 부탁한다. 아빠와 어젯밤 한 약속 꼭 지켜 달라. 저승에 가서 만나면 잘해 주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업무나 비리 의혹과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복무관리관실에서 도로공사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 4일 돌연 사표를 제출한 뒤 출근하지 않았으며 9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씨의 가족은 경찰 조사에서 “국무총리실 조사를 받은 이후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지난 6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해당 사건을 넘겼다. 경찰이 이씨에게 9일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이씨는 “나가서 모두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입수한 정보가 아직 첩보 수준이며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영준·오상도기자 apple@seoul.co.kr
  • 사기꾼 먹잇감으로… 부서진 ‘대덕의 꿈’

    지난 6일 발생한 정혁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의 자살 사건이 대덕특구뿐만 아니라 과학계 전반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인공 씨감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정 원장의 극단적인 선택에 ‘연구소기업’의 경영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뜨겁다. 우수한 공공 기술력을 민간 자본과 결합시키겠다는 취지와 달리 허술한 지원 체계에다 해당 기관과 책임자의 경영 전문성 부족 등도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정 원장은 지난해 씨감자 보급을 위해 연구소기업인 보광리소스를 설립했다. 그러나 최근 이 회사 전 대표가 국내외 투자 계약 분쟁에 휘말리고 투자 피해자들이 생명연 측에 책임을 묻고 나서면서 중압감에 시달려 왔다. 정 원장의 한 지인은 “정 원장은 사건이 불거진 이후 식사도 제대로 못 할 정도였다.”면서 “원장으로서 자책감이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소기업은 대덕특구법에 따라 지난 2006년 처음 도입됐다. 공공 연구기관이 신기술 창업 전문회사 등과 공동으로 보유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자본금의 20% 이상을 출자해 설립하는 기업이다. 지금까지 모두 29개 연구소기업이 세우져 5곳이 이미 문을 닫았다. 특구 외의 출연연이나 공공 연구소도 벤처 관련 법에 따라 유사한 기업을 만들 수 있다. 연구원들은 당초 연구소기업에 큰 기대를 걸었다. 연구 성과로 회사를 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원 신분을 유지한 채 기업도 운영할 수 있어서다. 또 출연연 역시 자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운영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적잖은 문제가 불거졌다. 현재 대부분의 연구소기업은 민간 전문가가 대표를 맡고 있다. 출연연이나 기술개발 당사자들이 사업화 노하우가 없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 당사자들이 회사 대표로부터 농락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간 참여자들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술의 가치를 과장하거나 사기성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투자자들도 ‘정부기관의 기술’ ‘출연연과 공동 지분’ 등의 조건에 현혹돼 기술력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출연연의 산학협력 담당자는 “신물질 등 성공할 만한 아이템은 대부분 대기업에 기술이 이전돼 출연연의 창업 아이템들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과거 대학들이 앞다퉈 설립했던 학내 벤처가 실패한 것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대덕특구의 한 관계자는 “투기성 세력들이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연구소기업을 매개로 악용하는 새로운 먹이사슬”이라고 말했다. 실제 매출이 아예 없거나 개점휴업 상태로 자본금만 잠식하는 연구소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템의 독자성이 유지될 수 있는 원자력계 출연연의 몇몇 연구소기업들만이 그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연구소기업이 성공하려면 아이템 선정이나 사업화 단계에서 믿을 만한 전문가들을 매칭하는 과정이 제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英 알카에다 조직원 검거 올림픽전 테러소탕 ‘올인’

    런던의 올림픽 경기 시설을 드나든 알카에다 연계조직 대원 등 테러 용의자가 잇달아 검거됐다. ‘안전한 올림픽’을 공언한 영국 정부는 올림픽 개막이 2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막바지 테러세력 소탕에 몰두하고 있다. 영국 치안 당국은 법원의 명령을 무시한 채 경기장이 몰려 있는 런던 올림픽공원을 여러 차례 드나든 테러 용의자를 붙잡았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주간지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올림픽공원서 24세 테러 용의자 잡아 ‘CF’라는 이니셜로만 알려진 이 용의자는 24세이며, 소말리아 이민 가정 출신으로 2009년 아프가니스탄으로 가서 테러 훈련을 받고 자살폭탄테러 작전에 참가하려 한 혐의로 영국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다시 소말리아로 달아나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 계열의 알 샤바브에서 무장활동을 벌였다. 이후 지난해 1월 소말리아 현지에서 체포돼 영국으로 송환됐으며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같은 해 5월 거주지와 이동, 통신 등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CF는 이동권역을 제한한 법원의 명령을 깨고 지난 4월과 5월 런던 스트랫퍼드역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역은 유럽 최대 규모의 웨스트필드 쇼핑센터 옆에 있으며, 시민들은 올림픽공원에 진입하기 위해 이 쇼핑센터를 거쳐 간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CF는 전자태그를 착용한 채 움직인 바람에 위성을 통해 이동 상황이 모두 모니터링됐다. ●지난주에도 14명 체포… 경계 강화 영국 내무부는 용의자가 이전에도 이슬람 테러 활동에 관여한 적이 있음에 주목하며 현재 “테러 활동을 포기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국 보안 당국은 앞서 지난달 동부 에섹스 주의 올림픽 카누 경기장에 대한 테러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백인 이슬람 개종자 2명을 체포했다. 또, 지난주에는 테러 용의자 일제 단속 작전을 벌여 14명을 체포하는 등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경계 태세를 최고 수위로 높이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14일 자살예방 토크콘서트

    한국자살예방시민연대(회장 박영기)는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자살예방 토크콘서트’ 행사를 갖는다. 참가 신청은 전화로 받는다. 1661-5999.
  • [프로축구] 하늘에서 응원할 그를 위해

    [프로축구] 하늘에서 응원할 그를 위해

    올스타전을 흥겨운 분위기에서 마감한 프로축구 K리그가 주말 20라운드를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갑작스러운 수비수 정민형(25)의 자살로 큰 충격에 빠진 부산 선수들은 8일 오후 7시 인천과의 경기에 검은 리본을 달고 나선다. 김병훈 구단매니저는 6일 “평소 잦은 부상을 마음속에 많이 담아두는 눈치였다. 한 군데가 고질적으로 아픈 게 아니라 여기저기 아픈 케이스였다.”며 “지난 4월 11일 박용호를 대신해 출전한 서울과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수술대에 오른 뒤 더욱 힘들어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천전 출전이 예정됐던 고인은 유서에 “하늘에서도 응원하겠다.”고 적었다. 한솥밥을 먹던 동료를 제대로 애도하는 길은 승리뿐이라는 것을 잘 아는 선수들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인천은 동병상련의 팀. 부산은 지난해 5월 6일 윤기원의 의문사를 접한 직후 인천과 맞닥뜨렸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인천이 부산 원정길에 비슷한 비보를 접하게 됐다. 같은 시간 치러지는 수원-경남전은 미리 보는 FA컵 8강전이다. 다음 달 1일 FA컵 8강전의 기선 제압을 위해서라도 양보할 수 없는 혈투가 점쳐진다. 수원은 포항에 0-5 참패를 당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되살려야 한다. 12승3무4패(승점39)로 서울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고 선두 전북과의 승점차도 3으로 벌어진 상황. 상대 경남은 코칭스태프와 구단 임직원 전체가 사퇴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강호를 만나게 됐다. 지난 주말 인천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그런데 앞으로 우승을 넘보는 포항, 제주와 잇달아 만나게 돼 이번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자칫 8위권 진입을 포기해야 할 상황. 경남은 7승3무10패(승점 24)로 9위에 자리하고 있다. 선수 전원이 삭발 투혼으로 나서는 성남과 젊은 패기로 똘똘 뭉친 전남이 마주친다. 최근 4패1무로 부진의 늪에 빠진 성남은 에벨찡요와 사샤가 떠난 데 이어 한페르시’ 한상운(26)마저 J리그 주빌로 이와타로 이적하게 돼 어려움이 가중됐다. 신태용 감독은 윤빛가람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초강수에 주장을 김성환으로 바꾸며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과연 삭발 투혼이 성남에 새로운 분위기를 가져다줄지 관심거리다. 20라운드의 나머지 3경기는 오는 11일과 12일 이어진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매일 ‘자살연습’ 강요당한 중학생 결국 자살… 日 잔혹한 이지메

    한국의 학교 폭력이 심각한 가운데 일본에서도 한 중학생이 친구들로부터 자살 연습을 강요당한 끝에 실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4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일본 시가현 오쓰시의 한 시립중학교에서 중학교 2학년생(당시 13세)이 자신의 집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전교생을 상대로 조사를 벌인 뒤 숨진 학생이 자살연습을 강요당했다는 증언은 숨긴 채 “이지메(집단 괴롭힘)는 있었지만 이지메와 자살 사이의 인과관계는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가 벌인 조사에는 1∼3학년 학생 약 320명이 참가했다. 이들 중 15명이 “(숨진 학생이 다른 학생들로부터) 매일 점심 시간에 자살 연습을 강요당했다고 들었다.”거나 “(괴롭힌 학생이) 숨진 학생에게 ‘자살 연습은 했느냐’고 말했다더라.”고 답변했다. 또 다른 답변 중에는 “(숨진 학생이) 괴롭힌 학생에게 매일 ‘죽겠습니다’라고 이메일을 보냈다더라.”거나 “암에 걸린 친구에게 생명을 바치겠다고 말했다더라.”라는 등 자살과 집단 괴롭힘의 관련을 시사한 것도 있었다. 숨진 학생의 부모는 지난 2월 “집단 괴롭힘이 자살 원인”이라며 오쓰시와 가해 학생 3명, 보호자 등을 상대로 약 7720만엔(약 1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번 조사결과는 17일 재판에서 원고 측 준비서면에 포함할 예정이다. 사망 학생의 아버지(46)는 “작지만 (자살) 신호를 해 준 학생이 있는데도 (학교 측은) 왜 조사를 중단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20-50클럽과 중국의 소강사회론/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20-50클럽과 중국의 소강사회론/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지난 6월 23일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명을 돌파하면서 ‘20-50 클럽’이 새로운 유행어로 등장했다. 뜬금없다. 이 개념은 한 언론사와 민간연구소의 공동 연구기획으로 제기된 것인데, 국제사회에서 통용되지도 않고 공식적인 클럽도 아니다. 물론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명이라는 객관적 성과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의 현실이 이런 신기루 같은 개념으로 자축할 만한 상황인가.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은 5년 전의 일이고, 인구 5000만 시대 진입도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출산율과 최고 자살률, 그리고 최고 속도의 고령화로 인해 생산연령 인구는 계속 감소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인구대국이 실질적 의미를 가지려면 생산연령 인구의 증가가 중요한데, 우리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여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체 근로자의 48%가 비정규직이며, 청년들은 일자리를 못찾아 아우성이고, 빈부격차와 사회양극화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모든 국민들이 살인적인 경쟁구조의 틀 속에 갇혀 삶의 질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달성한 20-50클럽 국가,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기존의 신자유주의에 기댄 성장만능주의 정책기조의 일대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마당에 갑자기 무슨 엄청난 성취라도 이룬 양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그래서 20-50클럽이 뜬금없다는 것이다. 중국을 연구하는 필자는 한국의 국가발전 전략이나 새로운 개념이 나오면 중국의 그것과 비교하곤 한다. 중국은 2001년에 2020년까지의 국가발전 목표로 ‘전면적 소강(小康)사회’ 실현을 제시한 바 있다. 소강사회 개념은 중국 고전 ‘예기’(禮記)에서 따온 것인데, 사회발전 단계를 먹고 자는 것을 해결하는 온포(溫飽)사회,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소강사회, 그리고 궁극적 이상사회인 대동(大同)사회로 구분한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양적 성장 위주의 경제발전 정책을 통해 20세기 말까지 온포단계를 실현했다는 평가에 근거하여, 21세기 초 20년 동안 ‘전면적 소강사회’ 달성을 국가발전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중국을 연구하면서 느끼는 놀라운 사실은 중국사회 내부 문제에 대한 중국정부와 지도자들의 현실인식과 대응전략이 상당히 정확하고 선제적이라는 점이다. 모두 알다시피 중국사회 역시 극심한 빈부격차와 부패 만연 등의 문제가 적지 않다. 개혁·개방 이후 20여년간 이룩한 고도성장의 부작용 치유와 함께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요구되는 이중적 과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가 제시한 발전목표가 2020년 전면적 소강사회 달성인 것이다. 사실 외부 시각에서 보면, 국가발전 목표로서 소강사회와 같은 개념이 모호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달리 보면, 국가 장기발전 비전은 국민적 합의를 모으기 위한 총체적인 방향 설정이기 때문에 소강사회처럼 어느 정도의 포괄성과 융통성 있는 개념이 유리한 측면도 있다. 몇 년까지 소득 몇 만 달러 달성과 같은 정량적 목표보다는 차라리 더 낫지 않은가. 중국은 또한 자국의 국력을 논할 때 ‘종합국력’ 개념을 자주 사용한다. 일례로 인민해방군 산하 군사과학원이 자국의 국력을 측정하기 위한 공식(P=K×H×S)을 개발했다. K는 협조발전계수로서 국가 지도자들의 협조능력을 지표화한 것이고, H는 하드파워로서 인구·국토·경제력·군사력 등을 말한다. S는 소프트 파워로서 국가 지도이념, 국민의지, 문화역량 등을 의미한다. 이처럼 ‘종합’적 요인을 강조하기 때문에, 특정 분야의 발전만으로 국력을 과장하지 않는다. 중국이 자국의 발전수준을 ‘세계최대의 개발도상국가’라고 규정하면서 국제적으로 유행하는 ‘G2‘라는 용어를 수용하지 않는 이유도 이런 사고방식과 관련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번 20-50클럽 국가론에서 그렇듯이, 우리가 보고 싶은 특정 분야의 지표만으로 국력을 과장하는 경향이 너무 강하다. 우리사회의 성과와 문제점, 강점과 약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국력과 미래 비전을 논할 때 진정한 국민적 합의와 감동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외형적 지표보다는 삶의 질과 행복지수가 높은 그런 국가를 원하기 때문이다.
  • [사설] 노인 빈곤 방치하면 국가적 재앙된다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끈 세대들이 힘겨운 노후생활로 고통을 받고 있다.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 출생자)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노인 빈곤문제가 국가적 재앙 수준으로까지 비화될지도 모른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가구(65세 이상)의 연평균소득은 전체 가구의 66.7%에 불과하다. 미국의 절반, 일본의 3분의2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꼴찌에서 두번째다.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금 수혜자가 적기 때문이다. 월평균 연금액도 28만원 정도다. 그 결과 2000년대 중반을 기준으로 한 64~77세 한국 노인의 빈곤율(소득이 중간에 못 미치는 비율)은 45%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노인 10만명당 자살자 수도 77명으로 OECD 최고 수준이다. 2017년 인구의 14% 이상이 노인인 고령사회, 2026년에는 노인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고령화 진전속도가 가장 빠르다. 하지만 사회안전망 미비, 자녀 뒷바라지 등으로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70세가 넘도록 노동시장을 전전해야 한다. OECD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실질은퇴연령이 높다. 제1 직장의 평균 은퇴연령이 53세인 점을 감안하면 17년 이상을 생계비 벌충을 위해 일거리를 찾아 헤매야 하는 것이다. 선진국 노인들은 1층 국민연금, 2층 퇴직연금, 3층 개인연금과 저축 등 3층 이상의 중층구조로 노후 방비벽을 쌓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방향으로 국민의 노후 준비를 유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수명 60~70세에 맞춰진 노동시장 구조를 100세 수명시대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 정년 연장을 포함해 단시간 근로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 규제 혁파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청·장년과 노인이 노동시장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재정과 미래세대에 떠넘겨지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대한민국 발전의 1등 공신인 노인 세대 빈곤문제에 대해 현 세대가 보다 관심을 갖고 비용 부담을 떠맡아야 한다. 하위소득 70%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월 9만 4600원)을 어려운 노인에게 더 주는 식으로 공적 부조체계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노인문제는 현 세대, 그리고 미래세대의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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