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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진단] 무차별 ‘묻지마 범죄’ 왜

    [긴급진단] 무차별 ‘묻지마 범죄’ 왜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던 불특정 다수 대상의 ‘묻지마 범죄’가 국내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스스로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자기와 아무 상관없는 애꿎은 사람들에게 칼을 휘두르고 주먹을 날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미국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마구잡이 총기 난사와 비슷한 유형의 범죄들이다. 암울한 경제사정 속에 빈부·계층 양극화는 심해지고, 스트레스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회적·개인적 병리현상이 이런 범죄의 1차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아무도 범행을 예측할 수 없는 자기 포기형 강력범죄가 최근 늘고 있어 사회 전체 차원의 치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앞에서 흉기 휘둘러 4명 부상 22일 저녁 서울 여의도 대로변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은 전형적인 무차별 분노 분출형 범죄다. 흉기를 휘둘러 중태 1명을 포함, 4명을 다치게 한 김모(30)씨는 2009년 한 신용평가사에 스카우트돼 근무하면서 부팀장 자리에까지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실적이 오르지 않는 데다 사내에서 자신에 대한 험담이 돌기 시작하자 스트레스를 못 견뎌 자진 퇴사했다. 김씨는 이 회사에서 퇴직한 뒤 대출업무를 하는 업체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다 다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다른 회사에 취직해 보란 듯이 해내고 싶었는데 제대로 안 돼 너무 억울했다.”면서 “차라리 자살을 할까 하다 혼자 죽기 억울해 보복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천 새벽 귀가女 이유없이 폭행 앞서 지난 19일 새벽에는 인천 부평시장 인근을 걷던 여성 3명이 신원을 알 수 없는 괴한 2명에게 수십 차례 발길질과 주먹 세례를 당했다. 여성 중 1명은 코뼈가 부러지고 이가 빠졌다. 피해 여성은 “길을 걷다가 마주 오던 술취한 남성 2명과 부딪칠 것 같아 피한 뒤 계속 걸어갔다.”면서 “그런데 누군가가 뒤쫓아와 ‘야 거기 서봐’라며 1명을 무차별 폭행했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들은 마침 지나가던 경찰 순찰차를 세우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절도 신고가 접수돼 현장 출동 중”이라며 “112신고가 이미 접수됐으니 다른 순찰차가 곧 도착할 것”이라고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화면에 담긴 폭행 장면을 토대로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2명을 쫓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일가족 3명 등 4명이 다치고, 1명이 사망한 사건 역시 따지고 보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분노의 표출이었다. 피의자 강모(39)씨는 술집에서 거스름돈 2만원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화풀이를 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경찰에서 “비도 오고 외롭고 해서 술을 마셨는데 술값 시비도 괘씸하고 해서 마트에 들어가 과도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20일 오후 1시 20분쯤에는 부산 강서구 명지동 한 편의점 앞길에서 최모(46·여)씨가 아무런 이유 없이 길가던 초등학생 양모(10)군과 이모(12)양에게 길이 30㎝의 공구를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지난 21일 오후 9시 30분쯤 용인시 수지구에서 50대 부부가 자신의 집 앞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2인조 괴한에게 둔기로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 ●소통부재로 과정의 중요성 무시 최근 일어난 일련의 묻지마식 범죄에 대해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건의 원인은 범인들이 살아오면서 느낀 좌절이고, 분노의 대상은 사회 전체의 모든 사람”이라면서 “우리 사회가 대단히 갈등적, 경쟁적, 적대적이 되면서 기물 파손이나 연쇄방화 등 불특정 다수를 향해 분노를 드러내는 사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런 묻지마식 범죄는 소위 벽을 뛰어넘는 행위인데 일단 한 번 넘고 나면 그 이후에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 돼 관계없는 사람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도형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내가 원하는 게 이뤄지지 않아도 과정의 중요성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사회가 이런 과정의 중요성을 등한시한다.”면서 “소통을 위해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해야 하고 살아가야 할 가치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신진호기자 dynamic@seoul.co.kr
  • “내년 최저임금 시급 4860원… 5000원 햄버거세트 값도 안돼… 사회적 약자 살기 더 어려워져”

    “내년 최저임금 시급 4860원… 5000원 햄버거세트 값도 안돼… 사회적 약자 살기 더 어려워져”

    “국내 비정규직이 800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임시직의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일본의 2배나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조건이 아주 나쁘다는 것이죠. 그리고 성인 자살률이 세계 1위입니다. 갑자기 자살 바이러스가 돌아서는 아닐 테고 이런 조건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지요.” 진보 논객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빠르게 넓혀 온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1일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약화된 반면 사회 양극화는 한층 심화됐다며 현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조 교수는 서울 노원구 구민회관에서 열린 ‘조국(曺國) 교수에게 듣는 조국(祖國)의 미래를 말하다’ 초청 강연회에서 “파레토의 ‘20대80 법칙’처럼 우리나라는 20%의 소수가 80%의 부를 누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주민 8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현 정부 4년간의 잘못된 경제정책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심화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노동시장의 임금 격차, 대학생 실업 등의 문제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최저임금에 대해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4580원, 인상분이 반영된 내년 최저임금 시급 4860원으로는 5000원인 햄버거 빅맥 세트 1개를 못 사 먹는다.”며 “대기업들이 매년 축적하는 유보금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을 몇백원 올려 주는 게 전경련의 우려처럼 기업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새누리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가 ‘최저임금이 5000원 아니냐.’고 했던 것과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임태희 후보가 최저임금이 얼마인지도 몰랐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심화되는 양극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부모의 양극화가 아이들에게로 전이되고 있다.”면서 “15세 아이의 한달 지출을 비교해 보면 강원도 양지마을의 은경이는 합계 8만원, 서울 대치동 수미는 199만 8000원을 쓴다. 두 아이의 출발선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 교수는 해결 방안으로 “우리 사회가 정치민주화는 이뤘으나 경제민주화는 ‘전혀’ 이루지 못했다.”면서 “압축적 경제성장 이후 노동과 복지의 압축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일자리는 노동과 복지 분야에서 나온다며 무상교육을 실시해 출산율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한 칠레의 미첼레 바첼레트 전 대통령의 정책을 좋은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거래소 직원 자살’로 본 기업 공시정보 관리 허점

    코스닥 공시 정보 사전 유출 파문으로 한국거래소가 발칵 뒤집혔다. 연루된 거래소 직원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 충격은 더 크다. 당연히 그동안 공시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했는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거래소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문제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경기 김포시의 한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코스닥 시장운영팀 소속 직원 이모(51)씨는 미공개 코스닥 공시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그동안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를 받아 왔다. 그는 이 정보를 이용해 해당 종목을 직접 차명 거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공시를 접수한 뒤 실제 공시를 하기까지 생기는 10분간의 시차를 이용했다. 공시 자료가 거래소 전산망에 접수되면 공시업무팀 직원들이 규정 준수 여부를 검토한 뒤 부서장이 결재한다. 공시업무팀 20여명 외에 시장운영팀 5명도 이 정보를 미리 본다. 유상증자, 합병 등 중대한 사안일 경우 필요한 조치를 미리 해놓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 통상 10분이 소요된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거의 같다. 코스닥 시장운영팀 소속인 이씨는 미공개 공시 정보를 모두 볼 수 있었다. 그동안 거래소 내부에서도 허술한 보안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사건이 터지기 한 해 전 거래소 감사위원회는 “공시 정보 접근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시 시스템 운영 담당자에게만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업무상 불필요한 사람은 제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파문이 일자 거래소는 ‘즉각 공시’를 골자로 한 대책을 마련했다. 모든 공시의 85%가량을 사전 검토 없이 바로 공개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현재 시장조치가 필요한 공시는 평균 15%가량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최홍식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시장조치가 필요한 공시 사항을 사전에 보지 않을 수는 없지만 이 외의 공시 내용은 검토 절차 없이 바로 등록하도록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공시업무팀 외 시장운영팀 직원은 공시 내용을 보지 못하게 할 방침이다. 코스닥과 코스피 모두에 적용한다. 다만 관련 규정 및 시스템 개발 기간을 고려해 일단은 공시 우수 법인과 우량 기업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법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뒤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불성실 공시법인이나 관리, 투자 주의 환기 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공시 사전 확인 절차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수시 공시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한다. 한국거래소 측은 사망한 이씨가 공시 정보를 사전에 유출했다는 제보를 받은 뒤 공시 시스템에 접근 가능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조사를 실시했으며 전체 거래소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하다. 공시업무팀 인력은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어 유출 가능성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개별 기업이 공시 시스템에 자율적으로 기업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공시돼 거래소 직원의 개입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공시 내용에 문제가 있을 때 기업에 책임을 묻지만 우리는 거래소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전혀 개입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피고발인이 사망하면 보통 수사를 종결하지만 이번 건이 개인만의 문제인지 거래소나 증권사까지 수사할 사안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추가 조사 후 수사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근·신진호·이성원기자 dynamic@seoul.co.kr
  •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① 자살까지… 성폭력에 울고 있다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① 자살까지… 성폭력에 울고 있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대생 이모(23)씨가 고용주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을 당하고도 고용 불안에 속앓이를 하는 비정규직 여성이 부지기수다. 정부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짓밟힌 인권 실태와 대책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등록금 때문에 하소연도 못 해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 강남의 한 유명 빵집에서 일하던 대학생 윤모(23·여)씨는 제빵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제빵사는 윤씨와 둘만 있을 때를 노려 윤씨에게 신체를 밀착한 뒤 “뽀뽀는 해 봤느냐. 안 해 봤으면 나랑 한번 해 보자.”며 노골적으로 성추행했다. 생활비와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수 없었던 윤씨는 제빵사를 마주치면 무시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그러자 제빵사는 적반하장으로 “윤씨가 일을 게을리하니 내보내자.”며 윤씨를 모함했고 사장도 이를 받아들여 윤씨를 해고했다. 하지만 1년 뒤 제빵사는 결국 다른 아르바이트생을 성추행하다 적발돼 해고됐다. 아르바이트생의 인권이 벼랑 끝까지 몰렸다. 특히 여성은 성폭력과 성추행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손님부터 고용주까지 지위를 이용해 아르바이트생에게 근무 시간 외 만남을 요구하거나 근무 중 성희롱과 성폭력을 일삼는 경우가 셀 수 없이 많다. 한국여성노동자회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성희롱 상담 264건 가운데 아르바이트직(시간제·계약직)의 상담 건수는 175건(66.3%)으로 전체 상담 건수의 절반이 넘었다. 이 가운데 사장 및 상사에 의한 성희롱 비율이 87.8%로 가장 높았다. 김민호 충남 비정규직 지원센터 상임대표는 “업주의 성희롱 발언과 신체 접촉에 대한 괴로움을 호소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상담 신청도 한달에 한건 정도씩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상담 사례도 피해자가 고교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올봄 서울의 한 유학업체에서 청소와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했던 고등학교 3학년 김모(18)양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면 치가 떨린다고 했다. 김양의 고용주였던 사장이 상습적으로 김양을 성추행한 것이다. 김양은 “지시를 내릴 때마다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허벅지를 만졌다. 또 ‘너 아직도 남자 경험이 없어?’, ‘애인 해주면 시급을 두배로 올려 줄게’ 등의 말을 서슴없이 꺼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면서 “돈 받기 전이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지방에서 서울의 4년제 대학으로 진학한 손모(21·여)씨는 지난해 용돈을 마련하려고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매니저 김모(28)씨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 김씨는 “일 끝나고 술이나 한잔하러 가자.”며 강요해 손씨를 데리고 나간 뒤 억지로 성관계를 가지려다 손씨의 격렬한 저항으로 실패했다. 손씨는 다음 날 사장에게 항의했지만 김씨는 “사귀는 사이에서 벌어진 일인데 괜히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오히려 손씨의 잘못으로 몰아갔다. 김씨를 경찰에 고발하려던 손씨는 이후 김씨가 잘못을 인정하자 고발은 하지 않았지만 트라우마가 생겨 더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폭력 가해자가 아르바이트생의 평균 연령이 정규직에 비해 낮다는 점, 언제든지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기 때문이다. 마땅히 신고할 곳이 없다는 점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김형근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고용주가 강자이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횡포를 부리기 쉽다.”면서 “부당한 처우가 있어도 저항하거나 공론화시키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폭력 피해자인데도 상대적으로 약자인 아르바이트생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이로사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간사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의 적발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성폭력 관련 법을 엄격히 적용해 아르바이트생들이 고용주의 부당한 요구를 당당히 거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산 이천열기자, 서울 명희진·배경헌·이범수기자 mhj46@seoul.co.kr
  • 생일날 케이크 없다고 다리위서 투신한 男

    ”생일날인데 케이크가 왜 없어!” 자신의 생일날 축하 케이크가 없다는 이유로 자살을 시도한 한 남자의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6일 저녁 타이완 가오슝시에 사는 한 남성(27)이 머리 끝까지 화가 난 채 집을 뛰쳐나와 다리 위에 올라가 투신했다. 이같은 상황을 목격한 동네 주민들이 급히 소방 구조대에 신고했으며 곧바로 수색이 시작됐다. 샅샅이 수색하던 구조팀은 다행히 강기슭에서 진흙 투성이가 된 남자를 발견해 응급처치를 한 후 병원으로 후송했다. 적절한 치료 덕에 남성은 무사히 목숨을 건졌으나 투신 사유를 조사한 현지 경찰은 황당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경찰은 “남성은 이날 가족들과 생일 잔치를 하던 중 케이크가 없는 것을 알고 어머니와 말다툼을 했다.” 면서 “화가 난 남성은 참지못하고 자택 부근 다리에 올라가 투신 자살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연락을 받고 병원을 찾은 어머니는 그러나 “아이가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다. 평소에도 정서가 매우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 아파트 옥상서 자살하려는 여성과 말리는 가족 포착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려는 한 여성과 이를 말리는 가족들의 처절한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14일 중국 광둥성 잔장시의 한 아파트 옥상 위에서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셩 피라는 이름의 한 여성이 자살하려고 난간에 매달려 있었던 것. 10층 높이의 아파트라 떨어지면 즉사하는 위험천만한 상황. 이같은 장면은 인근 주민들에게 목격됐고 연락을 받고 여성의 가족들과 경찰이 달려왔다. 곧 설득에 나선 셩 피의 딸은 서서히 다가가 엄마의 다리를 잡았고 곧 모든 가족들이 나서 여성을 난간에서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을 쉬며 셩 피를 구출했다는 가족들의 기쁨도 잠시 곧바로 반전이 펼쳐졌다. 셩 피가 4살된 조카를 아래로 떨어뜨려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된 것. 셩 피는 여동생과 싸운 뒤 홧김에 조카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잔장시 경찰은 “셩 피도 조카를 떨어뜨려 살해했다는 사실을 자백했다.” 면서 “여성은 지금도 죽고 싶어하나 살인죄로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부고] 영화 ‘탑건’ 감독 토니 스콧 다리서 투신

    영화 ‘탑건’(1986), ‘폭풍의 질주’(1990), ‘크림슨타이드’(1995) 등을 연출한 영국의 명감독 겸 제작자 토니 스콧(68)이 다리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P통신은 20일 “19일 낮 12시 35분쯤 로스앤젤레스의 산 페드로와 터미널 섬을 가로지르는 빈센트 토머스 다리에서 누군가가 뛰어내렸다는 몇 통의 신고가 접수됐다. 몇 시간 뒤 경찰 잠수팀이 탁한 물속에서 토니 스콧의 시신을 발견했다.”면서 “경찰 당국은 자살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또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를 인용해 스콧 감독의 검은색 프리우스 승용차가 다리 근처에 주차돼 있었으며, 유서는 고인의 사무실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장에 성폭행당한 알바생 자살

    충남 서산의 한 여대생이 아르바이트했던 피자가게 주인으로부터 성폭행당한 뒤 자살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는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고용주의 성폭력 실태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20일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 10분쯤 서산시 수석동의 한 야산에서 H대 여학생 이모(23)씨가 아버지의 승용차 안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전날 피자가게 주인 안모(37)씨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해 자신의 나체사진과 함께 “네 가족에게 알리고 나체사진을 인터넷 등에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뒤 “너한테 죽을 바에는 나 스스로 죽겠다.”는 문자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안씨는 8일 오후 11시쯤 서산시 음암면 이씨의 집으로 찾아가 “안 나오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뒤 이씨를 자신의 승용차로 납치해 강제로 수석동의 한 모텔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안씨는 성폭행 후 휴대전화로 이씨의 나체사진을 찍었다. 안씨는 지난 6월 말 이씨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자, “사귀자.”며 계속 괴롭혔다. 안씨는 자녀 1명을 둔 유부남이다. 이씨는 대학 4학년으로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안씨의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다. 이씨는 번 돈을 등록금에 보태 올가을 학기에 복학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이씨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유서를 단서로 수사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이씨는 자살 전 자신의 휴대전화에 “사장 협박 때문에 못 살겠다. 협박이 무서워 내키지 않았지만 모텔에 가서 관계를 갖게 됐다. 내가 죽어서 진실을 알리겠다. 친구들아 도와줘. 인터넷에 띄우고 사장 혼내줘라. 집안일 때문에 죽는 게 아니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서산풀뿌리시민연대는 서산경찰서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고용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행이 피해자의 죽음이란 비극적 결말로 끝을 맺었다.”며 “공정한 수사를 통해 사태의 진상과 가해자의 여죄를 밝히고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또 “민·관·경 합동으로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와 관련법 준수실태 점검을 철저히 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이씨가 안씨의 나체사진 공개 협박 등 극심한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것으로 보고 안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이전에도 이씨에 대한 안씨의 성폭력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지방시대] 지방정부 부채와 지역 민주주의/장수찬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방정부 부채와 지역 민주주의/장수찬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유로존 재정위기가 지구촌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지도를 관찰하면 쉽게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한다. 개별 국가의 국가부채와 민주주의 수준 사이에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민주주의 지수가 9.38인 스웨덴과 노르웨이(9.43)처럼 민주주의의 질적 수준이 높은 국가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며 그리스(6.0), 이탈리아(6.26), 스페인(7.24)과 같이 민주주의 발전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들은 부채가 높게 나타난다. 개별국가의 지방정부 부채 지도를 살펴보면, 지역 민주주의 수준과 지방정부 부채 비율 사이에도 높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탈리아를 예로 들면 밀라노, 피렌체와 같은 북부 지방은 시민사회가 잘 발전돼 있어 참여 민주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 속한 밀라노, 피렌체 도시정부의 부채는 대단히 적은 편이다. 반면에 시칠리아에 위치한 플레모, 메시나 등의 도시는 사회자본이 부족하고 정치참여가 잘 조직되지 못한 편이다. 따라서 이들 도시정부의 부채율은 대단히 높다. 빚 장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남부 지방정부들이 유럽연합(EU)의 긴축조치들을 받아들이면서 실업률이 폭증하고, 연금과 의료보조비가 대폭 삭감되고, 기본 서비스인 수돗물 공급과 대중교통 등이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지역 뉴스는 희망을 잃은 주민들의 자살소식으로 메워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부채규모는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성남시와 인천시의 경우를 보면 우리나라 지방정부 재정이 심각한 상태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경우는 조세저항이 심해서 세금징수가 어려웠고,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표심을 사기 위해 복지예산을 마구잡이로 늘렸다. 즉, 정치 포퓰리즘이 작금의 지방 재정위기를 낳았다. 한국의 경우에는 지방부채의 원인이 다르게 나타났다. 현재 지방부채는 대부분 자치 단체장들의 과도한 성과주의와 이로 인한 대형사업 투자들 때문이다. 즉 경기장, 지하철, 예술의전당, 도로 확장, 어린이공원, 체육공원, 동물원 등과 같은 시설물에 과도하게 투자하면서 지방부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들 대형 토목 건설 사업에 대한 투자 타당성과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은 존재하는가? 그렇지 못하다. 지방정부가 수주하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놓고 자치단체장과 지역 건설사들의 정치적 공모는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다. 대전 지하철 사업을 보면 지역 건설사들은 값이 싼 경량전철보다 중형전철을 선호하고, 건설비가 적게 드는 노면 전차보다 건설비가 많이 드는 ‘고가 시스템’이나 ‘지하 시스템’을 선호한다. 공사비 규모를 크게 만들면 중앙정부의 매칭 예산 규모가 커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다수의 지역 건설사들이 나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시민사회가 있어 정치적 균형을 만들지 않는 한 자치단체장의 선택은 불 보듯 뻔하다. 올바른 지역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비판적 시민이 필요하다. 지역 발전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공익이 무엇인가를 숙의하고 지방정부를 감시할 수 있는 시민사회 없이 지방정부 부채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밝고 명랑한 건 유치해서 극사실 애니메이션 만듭니다…‘창’ 감독 연상호

    밝고 명랑한 건 유치해서 극사실 애니메이션 만듭니다…‘창’ 감독 연상호

    학원폭력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계급문제를 건드린 19금(禁) 잔혹 스릴러 ‘돼지의 왕’(①)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최대 화제작이었다. 1억 5000만원의 저예산에 한 번, 실사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이란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넷팩(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무비콜라주상을 휩쓸었다. 지난 5월 프랑스 칸영화제 감독주간에도 초청받았다. 한국 장편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 이후 시드니영화제와 뉴욕 아시안필름 페스티벌을 찍고, 지난 9일 몬트리올 판타지아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 부문상인 사토시 콘 어워드를 수상했다. 첫 장편임을 감안하면 믿기지 않는 성과다. 여권에 출입국 도장 잉크가 마를 사이도 없을 텐데 연상호(34) 감독은 중편 애니메이션 ‘창’(②)을 뚝딱 만들었다. 오는 23·26일 CINDI(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에서 공개되는 ‘창’은 최전방 철책근무를 서는 군부대에서의 구타사건을 다뤘다. 동시에 사이비 종교를 다룬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사이비’(③)의 대본을 끝냈다. ‘돼지의 왕’을 본 관객이라면 두 작품 모두 연상호답다며 고개를 끄덕일 것. 할리우드나 일본, 한국 애니메이션 어디에도 없던 소재를 어떤 실사영화보다 사실적인 터치로 표현하는 연 감독을 지난 16일 서울 명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다짜고짜 일벌레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무리를 해서라도 쉬지 않고 일을 맡아야 회사(스튜디오 다다쇼)가 굴러간다.”며 웃었다. “‘돼지의 왕’을 끝내고서 ‘사이비’까지 몇 달이 남더라. 예전에 내가 글을 쓰고 (‘습지 생태보고서’의) 최규석 작가가 그림을 그려 옴니버스 인권만화책에 실었던 ‘창’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29분짜리 ‘창’은 자전적 이야기다. 군기가 ‘빡센’ 최전방 철책근무 부대에 ‘관심사병’ 홍영수 이병이 들어온다. 어느 날 홍 이병이 잔머리를 굴려 군장을 꾸린 사실이 적발돼 분대 전체가 얼차려를 받는다. 분대장 정철민 병장은 홧김에 구타를 하고, 홍 이병은 자살을 시도한다. 정 병장은 연 감독의 과거다. “제대 한 달 전까지 구보 인솔하고 군가 똑바로 안 부른다고 윽박지르고 그랬다. 그런데 고문관 이등병이 들어오면서 틀어졌다. 아무것도 안 하려던 친구에게 폭력이 가해졌고, 얼마 뒤 이등병은 자살을 기도했다. 그때 비로소 내가 틀릴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 최전방 철책, 구타, 자살시도… 선이 틀릴 수 있다는 걸 알리려고 관객은 피해자에게 연민을 느끼기 마련. 하지만 ‘창’은 반대다. 군대에 다녀온 남성관객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정 병장에게 공감할지도 모른다. 연 감독은 “기존에 인권을 말하는 방식에 불만이 있었다. 가해자·피해자의 이분법적 구도가 싫었다. 거대 조직 혹은 시스템 속에서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때론 모두가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인권 영화를 보는 사람은 자신은 착하다고 착각한다. 그런 면을 뒤집어 보고 싶었다. 당신이 가해자일 수도 있다고, 또 관객이 가해자가 되는 기분을 느껴 보게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 사건으로 연 감독은 보름 동안 군 감옥에 갔다. 그는 “뒤늦게 후회했다. 조직 논리에 파묻힌 내가 선이라고 생각한 게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또 조직에 충성한다고 해서 개인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군대(‘창’)와 학교(‘돼지의 왕’)란 배경은 다르다. 하지만 계급(혹은 권력)과 폭력, 먹이사슬의 하부구조인 약자끼리의 반목 등 감독의 주제의식은 여전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권선징악이 명확한 구조보다는 옳고, 그름의 경계가 불분명한 딜레마 상황에 끌렸다.”면서 “밝고 명랑한 애니메이션은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하록선장(‘은하철도 999’에 나오는 애꾸눈 선장)의 극장판 ‘아르카디호의 비밀’이나 ‘에어리어88’, ‘아키라’, ‘공각기동대’ 같은 작품을 좋아했다.”며 웃었다. # 박찬욱·봉준호 정도가 아니면 파리 목숨… 아직은 실사보다 애니가 좋아 어린 시절부터 애니메이션의 꿈을 키웠지만 정작 대학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했다. 하지만 전공은 뒷전. 2학년 때 “‘야메’(뒷거래)로 (애니메이션 제작용) 프로그램을 익혀 가면서” 옥탑방과 친구 집 차고 등을 전전하며 습작을 했다. 데뷔작인 클레이(점토) 애니메이션 ‘D의 과대망상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막 치료를 끝낸 환자가 보는 창밖 풍경’은 이처럼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만들었다. 졸업 후 1년쯤 월급쟁이 애니메이터로 일하다 2004년 애니메이션 창작집단 스튜디오 다다쇼를 설립했다. ‘돼지의 왕’의 성공으로 9억원짜리 프로젝트가 된 ‘사이비’는 연상호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방점을 찍을지도 모른다. “‘돼지의 왕’은 (표현수위가) 센 작품이란 생각을 안 했다. 하지만 ‘사이비’는 내가 봐도 세다. 잔혹한 진실을 일깨우는 쓰레기 같은 남자와 현실을 호도한 채 점점 나아질 거라고 거짓말을 하는 목사가 대립한다. 어떤 쪽에 감정을 이입할지 관객들이 헷갈릴 거다. 심지어 정의가 이기는데 그 결말을 받아들이기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약점으로 곧잘 스토리텔링(이야기)의 부재가 꼽힌다. 하지만 연 감독 작품은 실사로 더 어울린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서사가 탄탄하다. 그는 “실사영화를 찍자는 제안도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박찬욱·봉준호 감독 정도가 아니면 영화 한 편을 온전히 통제하는 게 불가능하다. 애니메이션에는 대체할 수 있는 감독이 많지 않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지만, 내가 지금 실사영화를 찍는다면 투자·제작자에 휘둘리는 파리 목숨 신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애니메이션이 좋다. 실사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 감독이 꿈꾸는 큰 그림이 궁금했다. “(일본 만화가) 이토 준지의 작품 같은 공포·좀비물 등 장르영화를 하고 싶다. 사회파 감독으로 이미지가 굳을까 걱정이다. 소재를 제한받을 수도 있다. 지금도 내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같은 작품을 한다면 투자·제작자들은 ‘연상호가 변했어? 왜 그런 걸 해’라고 나올 텐데 그건 싫다는 얘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유명 영화감독 다리에서 투신 자살[속보]

    유명 영화감독 다리에서 투신 자살[속보]

    ‘탑건’, ‘트루 로맨스’ ‘크림슨 타이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맨 온 파이어’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연출하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유명 영화 감독 토니 스콧이 투신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68세.  AP통신 등 외신은 20일(한국 시간) 토니 스콧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빈센트 토마스 다리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토니 스콧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토니 스콧은 이날 낮 12시 30분 쯤 빈센트 토마스 다리 남쪽 모서리에 올라간 뒤 주저없이 뛰어내렸다. 시신을 곧바로 수습됐으며 검시관과 그의 가족들이 시신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을 직접 확인한 검시관은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이 토니 스콧이 다리 인근에 주차해 놓은 도요타 프리우스 뒷좌석에서 유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 출신인 토니 스콧은 ‘블레이드 러너’ 등을 만든 세계적인 거장 리들리 스콧의 친동생으로 여배우 도나 스콧과 결혼해 슬하에 두 자녀를 뒀다. 그가 연출한 유명 작품으로는 ‘탑건’(1986)’베버리힐스 캅2’(1987) ‘마지막 보이스카웃’(1991) ‘트루 로맨스’(1993) ‘크림슨 타이드’(1985) ‘더 팬’(1996)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1998) ‘스파이게임’(2001) ‘맨 온 파이어’(2004) ‘데자뷰’(2006) ‘펠햄123’(2009) ‘언스토퍼블’(2010) 등이 있다. 또 가장 최근에는 ‘탑건2’와 ‘엠마의 전쟁’의 촬영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탑건’ 감독 토니 스콧, 다리 위서 투신 자살 충격

    ‘탑건’ 감독 토니 스콧, 다리 위서 투신 자살 충격

    ’탑건’ 등을 연출한 유명 영화감독인 토니 스콧(68)이 지난 19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LA에 위치한 한 다리 위에서 투신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LA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30분 경 스콧은 빈센트 토마스교 위에서 스스로 뛰어 내려 자살했다. 사고 직후 해안경비대 측이 즉각 수색에 나섰으며 4시간 후 그의 시신을 수습했다. LA 경찰 검시관은 “다리 인근에 세워둔 스콧의 자동차에서 자살 노트가 발견됐다.” 면서 “자세한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스콧은 명장 리들리 스콧의 친동생으로 영화 ‘탑건’을 비롯,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 ‘크림슨 타이드’ 등의 유작을 남겼다.    인터넷뉴스팀 
  • [주말 영화]

    ●혈의 누(OBS 토요일 밤 11시 25분) 19세기 조선시대 말엽,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 마을 동화도. 어느 날 조정에 바쳐야 할 종이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고가 벌어진다.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관 원규(차승원) 일행은 동화도로 파견된다. 섬에 도착한 첫날, 화재사건의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서 참혹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마을 사람들은 범인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으로 동요한다. 사람들은 7년 전 역모를 이끈 천주교도와 한패로 낙인 찍혀 온 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객주의 원혼이 일으킨 저주라 여기며 광기에 휩싸여간다. 이 불길한 섬에 고립되어가는 원규 일행은 살인범의 자취를 찾지 못한 채 광기 어린 마을 사람들의 분위기에 휩쓸리고 만다. 게다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냉철하게 추리해나가던 원규 앞에서 참혹한 연쇄 살인 사건이 이어지게 되는데…. 한편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은 흉흉한 마을 분위기를 강압적인 태도로 잡으며 원규와 끊임없이 대립하기만 한다. ●독립 영화관- ‘좋은 이웃’,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 2편(KBS1 토요일 밤 1시 5분)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이웃이 있다. 그 이웃은 늘 자기 자신을 좋은 이웃이라 칭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으며 그에게 닿을 수조차 없다. 벗어나고 싶어도, 어디를 가든 그 이웃은 늘 우리의 바로 옆에서 우리를 보고 듣고 파악하고 있다(좋은 이웃). 추운 날씨에 공원에서 데이트하는 젊은 연인 은영과 승기. 캔 맥주를 마시고 같이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지만,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주식을 하다가 깡통을 차고 큰 빚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주식과 빚 얘기가 나오면서 서로 탓하며 크게 다투는 두 사람. 은영은 홧김에 엄마가 얘기한 부잣집 혼사 자리에 맞선을 보러 나가겠다고 한다(우리는 하늘을 날았다). ●궁녀(OBS 일요일 밤 11시 25분) 숨 막힐 듯 엄격한 궁궐 안은 왕 외에는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 그런데 이곳에서 후궁 희빈을 보좌하는 궁녀 월령이 서까래에 목을 맨 채 발견된다. 사건을 조사하던 천령은 월령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기록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고, 감찰상궁은 자살로 은폐할 것을 명령한다. 그러나 천령은 자살로 위장된 치정 살인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어 독단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천령은 죽은 월령의 연애편지를 발견하고, 결정적인 증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녀를 습격하고 편지는 사라진다. 이에 천령은 발견자 정렬을 시작으로 유력한 용의자들을 심문한다. 그러나 궁녀들은 약속이나 한 듯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는다.
  • [중국통신] ‘오수’에서 수영하는 여자

    악취가 나고 오물이 떠다니는 물에서 태연하게 수영을 하는 여자가 있어 주변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진양왕(金羊網) 보도에 따르면 저장(浙江)성 원링(溫嶺)시 타이핑(太平) 파출소와 인근 구조대는 잇따라 ‘자살 구조’ 요청 신고를 받았다. 정신 이상으로 보이는 여성이 속옷만 입은 채 오물과 악취로 가득한 강에 들어가 있는 것이 자살 기도 중인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으로 황급히 출동한 경찰과 구조대원은 실제로 젊은 여성 한 명이 물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여성에게 물속에서 나올 것을 권유했지만 여성은 도무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수심이 일정치 않아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던 상황. 대치 시간이 길어지자 구조대원은 결국 배를 띄우고 강제로 여성을 물 밖으로 끌어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여성이 썩은 물에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뭍으로 나온 뒤 왜 강에 들어갔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여성은 “(시내) 수영장 중 한 곳도 안전해 보이는 곳이 없어 안전을 위해 더럽지만 이곳에서 수영을 연습하고 있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여성의 말을 들은 구조대원 및 목격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죽음 부른 ‘채팅폭력’ 왕따보다 더 심각

    한 여고생이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에서 친구들로부터 욕설 세례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룹 채팅이 새로운 언어폭력과 왕따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대학생 살인사건 역시 같은 메신저의 그룹채팅에서 빚어진 갈등이 원인이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송파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숨진 강모(16)양이 스마트폰 메신저에서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다 사망한 것으로 보고 가해 학생 등을 불러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사건 초기 경찰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판단했으나, 강양 친구들의 폭언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내용이 자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강양의 아버지는 이날 “딸이 고교에 진학하면서 헤어진 남자친구의 친구 16명으로부터 지난 5월 중순부터 폭언과 욕설을 듣다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됐다.”고 주장하며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강양의 지인인 김모(23·여)씨는 “카톡방이 열리고 한 명이 ‘공격’이라고 말하면 그때부터 이 남학생들이 강양에게 수도 없이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그러다 남학생들은 ‘야 근데 우리 지금 뭐하고 있지?’, ‘몰라몰라’, ‘야 다시 리셋리셋’, ‘또다시 공격’이라며 욕설을 이어 갔다.”고 말했다. 강양을 포함한 이들은 모두 중학교 동창으로, 현재 인근 5개 고교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강양이 이런 욕설을 듣고도 그룹채팅방을 퇴장하지 않은 이유는 집단 폭언 등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딸의 상황을 알게 된 강양의 부모는 가해 학생들이 다니는 고교 5곳을 찾아다니며 학생부장 등 교사에게 심각성을 알렸다. 가해 학생들은 처음에 “그런 적 없다.”고 잡아뗐지만, 강양의 아버지가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여 주자 “그런 사실이 있었다.”고 마지못해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룹채팅 등 또래 사이에 벌어지는 사이버상의 왕따가 현실 속 왕따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채팅 속 왕따는 실시간 대화의 성격으로 글이 눈에 직접 보이기 때문에 당하는 측에서 느끼는 고립감과 소외감은 귀로 듣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김재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그룹채팅은 대화에 참여를 원치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불러 공격할 수 있는, 왕따 등 집단 공격 현상이 두드러지기 쉬운 형태”라면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댓글이 아닌 닫힌 공간에서 대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심리적 상처는 더 증폭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어폭력에 대해 피해자가 어떻게 느꼈느냐가 중요한데 이미 사망하고 난 뒤고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난 일이다 보니 가해자를 특정해 혐의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도 “명예훼손, 모욕 혐의 등으로 기소의견은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카카오톡 관계자는 “특정인을 대화상대에서 차단해 놓으면 그룹채팅방에 강제로 초대할 수 없다.”면서 “채팅 왕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대화 상대를 차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영준·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불량 대출자 1년새 80만명 쏟아져… 신용회복委서 만난 안타까운 사연들

    불량 대출자 1년새 80만명 쏟아져… 신용회복委서 만난 안타까운 사연들

    금융회사에 제때 빚을 갚지 못해 ‘불량 대출자’가 된 사람이 최근 1년간 약 80만명이나 된다는 한 신용평가회사의 통계가 16일 나왔다. 이날 오후 이런 우울한 통계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서울 중구 남대문로 신용회복위원회 서울중앙지부를 찾은 사람들의 표정은 평소보다 어둡기만 했다. 박진수(54·가명)씨도 마찬가지였다. 신복위를 찾은 사연을 묻자 박씨는 답답한 듯 “막걸리나 한잔하자.”고 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박씨의 벌이는 나쁘지 않았다. 박씨는 하루 14만원을 받는 잘나가는 미장이였다. 건설업이 호황이어서 한달에 적어도 보름은 일거리가 있었다. 건설 경기를 타고 2000년대 초반 강북구 미아동에 5000만원짜리 집도 샀다. 2000만원짜리 담보 대출이 짐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10년 뒤 사정은 달라졌다. 집값도, 일거리도 떨어졌다. 박씨는 한달에 서너번 일하기도 어려워졌다.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박씨는 카드 7개로 돌려막기를 시작했다. 먹고살기 위해서였다. 다달이 7번의 변제 독촉 전화를 받아야 했다. 생활비가 쪼들리자 노름에도 손을 댔다. 주택담보 대출을 제외하고도 카드빚과 증권사 대출이 3000만원에 가까워졌다. 박씨의 아내는 “이럴 거면 나가라.”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박씨의 미장일이 줄자 아내는 하루 13시간씩 봉제 공장에서 일하게 됐다. 박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식들에게 빚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 이곳을 찾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씨처럼 신복위를 찾은 이는 올 상반기에만 4만 5505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9명 늘었다. 신복위 관계자는 “매일 이곳을 찾는 사람만 30~4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개인 워크아웃 등을 통해 채무감면이나 분할상환 등의 채무조정을 받으려는 이들이다. 박씨보다 더 어려운 경우도 많다. 지난 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이모(45·여)씨는 15층 베란다 창문에서 세살짜리 아들을 안고 화단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아들은 엄마 옆 2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엄마 품에 안겨 떨어진 탓에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이씨 가족은 아파트 월세가 몇 달간 밀려 이날 오전 일산동구 장항동의 한 오피스텔로 이사 중이었다. 지난 14일 0시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한 중년 남자가 자살을 시도하다 경찰에 구조됐다. 사업실패로 아내와 이혼하고, 채무로 의료보험마저 해지돼 위암치료조차 받지 못하던 정모(45)씨였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한때 잘나가던 사업가였다. 부인과 딸을 둔 평범한 가정의 가장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5년 전 사업 실패와 더불어 빚더미에 내몰려 길거리로 나앉았고, 부인마저 떠났다. 생활고는 청춘에게도 예외가 없다. 지난달 4일 울산 중구 다운동의 한 원룸에서 혼자 살던 김모(30)씨는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했다. 김씨는 방안 운동기구(철봉)에 노끈으로 목을 맸다. 한동안 연락이 없던 아들이 궁금해 원룸을 찾았던 아버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늙은 아버지는 ‘부모님께 죄송하다.’라고 쓴 한 줄짜리 유서를 읽어야 했다. 김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대학을 중퇴하고 직장을 찾아 나섰지만,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마음고생을 많이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종합·서울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연극리뷰] ‘필로우맨’

    [연극리뷰] ‘필로우맨’

    한 소년은 발가락이 잘려나간 채 죽었다. 또 시체로 발견된 한 소녀는 면도칼이 깊이 박힌 사과가 식도에서 발견됐다. 벙어리 소녀 한 명은 실종 상태다. 경찰 투폴스키(손종학 분) 반장은 연쇄 아동 살인·실종사건의 용의자로 소설가 카투리안(김준원 분)을 지목한다. 경찰은 이 연쇄 아동 살인사건의 진실이 카투리안의 소설 속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연극 ‘필로우맨’의 막이 오르면 관객은 경찰서 취조실에 홀로 앉아 있는 카투리안을 만나게 된다. 카투리안은 왜 자신이 경찰서에 연행됐는지 영문도 모른 채 경찰로부터 소설의 의도와 상징성에 대한 추궁을 받게 된다. 자신의 소설은 그저 이야기일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고문과 욕설이다. 옆 취조실에는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이현철 분)이 앉아 있다. 마이클은 어렸을 때 부모에게 받은 고문으로 도덕관념을 상실한 정신지체장애자로 성장했지만, 동생이 쓴 이야기를 세상에서 가장 좋아한다. 마이클 역시 경찰 에이얼(조운 분)에게 취조를 당한다. 카투리안과 달리 마이클은 연쇄 아동 살인 사건과 관련이 있느냐는 에이얼의 질문에 그렇다고 천진난만하게 말한다. 나중에 카투리안이 마이클에게 “왜 그런 대답을 했느냐.”고 질문하자 “고문받기 싫었어.”라는 답을 내놓았다. 카투리안과 마이클이 경찰에 연행된 결정적 단서는 그들의 집에서 발견된 어린아이의 발가락 10개와 카투리안이 아직 세상에 내놓지 않은 소설들이다. 특히 자살을 결심하는 어른들을 평화롭던 어린 시절로 안내해 비참한 현실을 경험하기 전에 자살하도록 돕는 ‘필로우맨’ 이야기와, 자신을 성폭행한 아버지에게 면도날을 넣은 사과를 먹이는 소녀의 이야기, 한 소년의 발가락을 도끼로 잘라 죽이는 이야기 등이 잔혹한 내용의 소설이 현실에서 연쇄 아동살인사건으로 구현됐다는 점에 경찰은 집중한다. 자신의 소설을 형에게 들려주는 걸 낙으로 삼은 카투리안은 자신의 소설 때문에 세 명의 아이가 살해됐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한다. 그리고 앞으로 닥칠 고통과 죗값을 치르고자 자의든 타의든 형제의 죽음을 선택한다. 1막 막바지 부분에 마이클과 카투리안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형제의 숨겨졌던 과거사가 드러나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그들의 과거는 극의 배경과 시작, 그리고 극의 마지막을 연결하는 단단한 고리가 된다. 4명의 배우만 출연하는 연극이다. 모두 연기력이 상당하다. 정신지체아 마이클 역의 이현철의 연기는 가히 명품이다. 극을 이끌어 나가는 카투리안 역의 김준원도 다양한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표현해 낸다. 무대 디자인도 눈에 띈다. 작은 소극장 무대를 최대한 활용, 유리벽면을 통해 다중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관객의 몰입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9월 15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Space 111. 전석 4만원. (02)744-4334.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중국통신] 자살 실패하자 ‘사형 선고’ 받으려 살인한 남자

    자살시도가 번번히 수포로 돌아가자 ‘사형’을 받기 위해 무고한 시민을 죽인 남성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진양왕(金羊網) 1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1일 산시(陝西)성 린퉁(臨潼)시에 소재한 여행사에서 28세의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같은 날, 범인이 경찰서에 자진출두,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사건 해결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살인 사건만큼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범인의 자백. 가해자 리창(李强)은 조사에서 “죽는 것이 사는 것만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고등학교 입학 이후 줄곧 성적이 나빴던 리씨는 당시 쥐약을 먹고 세상을 등지려 했지만 때마침 집으로 돌아온 가족에 의해 발견되며 ‘원치 않게’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리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기 위해 상하이(上海)로 향했다. 그러나 공장에서 하루 종일 일해도 손에 들어오는 돈안 고작 3000여위안(한화 약 54만원). 일찌감치 삶을 포기하고자 했었던 리씨의 자괴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리고 다시 자살을 결심, 바다에 몸을 던진 리씨. 행운인지 불행인지 이번에는 파도에 휩쓸려 뭍으로 떠내려오면서 또 한번의 자살 시도가 물거품이 되었다. 두번의 자살시도가 모두 실패로 끝나자 일자리를 찾는 등 다시 한번 삶의 지푸라기를 잡으려고 했지만 세상은 일자리를 찾는 것 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삶의 회의를 느낀 리씨의 선택은 살인. 리씨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빌어 내 숨을 끊고 싶었다.”고 말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카톡 열리면 “공격”…투신 여고생 옛 남친들 문자보고

     한 여고생이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에서 친구들로부터 욕설 세례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룹 채팅이 새로운 언어폭력과 왕따의 문제의 도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대학생 살인사건 역시 같은 메신저의 그룹채팅에서 갈등이 빚어졌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아파트 11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숨진 강모(16)양이 스마트폰 메신저에서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다 사망한 것으로 보고 가해 학생 등을 불러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사건 초기 경찰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판단했으나, 강양 친구들의 폭언 사실이 공개되면서 그 내용이 자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강양의 아버지는 “딸이 고교에 진학하면서 헤어진 남자친구의 친구 16명에게 지난 중순부터 폭언과 욕설을 듣다 결국 자살을 선택하게 됐다.”고 주장하며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강양의 지인인 김모(23)씨는 “카톡방이 열리고 한 명이 ‘공격’이라고 말하면 그때부터 남학생 16명이 강양에게 수도 없이 욕설을 퍼부었다.”면서 “그러다 남학생들은 ‘야 근데 우리 지금 뭐하고 있지?’, ‘몰라몰라’, ‘야 다시 리셋리셋’, ‘또다시 공격’이라며 욕설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강양을 포함한 이들은 모두 중학교 동창으로, 현재 인근 5개 고교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강양이 이런 욕설을 듣고도 그룹채팅방을 퇴장하지 않은 이유는 집단 폭언 등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상황을 알게 된 강양의 부모는 가해 학생들이 다니는 고교 5곳을 찾아다니며 학생부장 등 교사에게 심각성을 알렸다. 가해 학생들은 처음에 “그런 적 없다.”고 잡아뗐지만, 강양의 아버지가 메신저 대화 내용을 보여주자 “그런 사실이 있었다.”고 마지못해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룹채팅 등 또래 사이 벌어지는 사이버상의 왕따가 현실 속 왕따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채팅 속 왕따는 실시간 대화의 성격으로 글이 눈에 직접 보이기 때문에 당하는 측에서 느끼는 고립감과 소외감은 귀로 듣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음성은 듣고 흘릴 수 있지만, 글은 그대로 남기 때문인데 16명이 동시에 말로 욕설을 하는 것과 채팅으로 하는 것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그룹채팅은 대화에 참여를 원치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불러 공격할 수 있는, 왕따 등 집단 공격 현상이 두드러지기 쉬운 형태”라면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댓글이 아닌 닫힌 공간에서 대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심리적 상처는 더 증폭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어폭력에 대해 피해자가 어떻게 느꼈느냐가 중요한데 이미 사망하고 난 뒤이고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난 이이다 보니 가해자를 특정해 혐의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명예훼손, 모욕 혐의 등으로 기소의견은 낼 수 있을 것”으로 밝혔다. 이영준·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여고생 투신 자살… “집단 괴롭힘 당했다”

    서울에서 한 여고생이 투신 자살한 사건을 놓고 유족들이 또래 학생들의 집단 괴롭힘이 원인이라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4일 낮 1시 15분쯤 고등학교 1학년 강모(16)양이 자신이 살던 송파구의 한 아파트 11층 복도에서 뛰어내려 숨졌다고 16일 밝혔다. 경비원이 이를 목격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강양은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양이 숨지기 전 가족과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는 유서를 남긴 점, 외상 등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일단 사건을 자살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유족들은 또래 학생들의 집단적인 언어폭력을 견디다 못해 강양이 죽음을 선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강양이 중학교 시절부터 교제해 오다 지난 2월 헤어진 남자친구의 친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인근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강양과는 지난 5월쯤 동네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나 시비가 붙었고, 이후 이들은 휴대전화 대화방으로 강양을 초대해 지속적으로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제 수사가 시작된 만큼 자살 원인을 쉽게 단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살 이유가 정말 집단 괴롭힘 때문인지, 아니면 성적 비관이나 단순한 우울증으로 인한 것인지는 추후 수사를 해 보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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