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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大法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20년 만에 재심 결정

    大法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20년 만에 재심 결정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991년에 발생한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에 대해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19일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민주화운동 후반부였던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의 총무부장인 강씨가 후배 김기설(당시 전민련 사회부장)씨에게 분신할 것을 사주하고 유서를 대신 써 준 혐의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사건이다. 검찰은 기소의 결정적 근거로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을 제시했다. 강씨는 자살 방조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994년 8월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강씨는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쓰지 않았다.”며 이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고 국가에 사과와 재심 조치를 권고했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강씨 변호인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2009년 9월 이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로 재심을 개시했지만 검찰이 즉시 재항고하면서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왔다. 대법원은 이날 “재심 대상 판결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속 문서 감정인들의 증언 내용 중 일부가 허위임이 증명되었다.”면서 “재심을 개시한 원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재심을 개시함에 따라 강씨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애인이 안 만나줘서… 40대男 경찰서서 자해·사망

    ‘경찰의 날’을 이틀 앞둔 19일 경찰서 한복판에서 40대 남성이 자살을 기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충남 공주시 웅진동 공주경찰서 주차장에서 이모(44)씨가 신문지로 감싸 뒀던 흉기로 갑자기 자신의 가슴 부위를 한 차례 찌른 뒤 바닥에 쓰러졌다. 119구급대에 의해 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된 이씨는 과다 출혈로 오후 5시 10분쯤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5년 전부터 알고 지내며 만남을 가져 왔던 A(38·여)씨와 최근 들어 갈등을 빚었다. A씨가 만나주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이씨는 이날 오전 자신과 다투다 경찰에 신고하러 간 A씨를 뒤쫓아 택시를 타고 공주경찰서까지 따라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A씨로부터 “이씨가 이날 오전 자신의 차에 강제로 태웠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씨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오원춘 무기징역 등 성범죄 감형 말이 되나”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등 국정감사에서는 성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낮은 형량’ 선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전날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수원 살인마’ 오원춘의 2심 판결과 관련, “법원이 국민 여론이나 사회적 분위기에 반하는 판결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사형이 안 되면 누구를 믿고 대한민국에 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도 “인육 공급 목적으로 한 계획살인이 아니란 이유만으로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에 김진권 서울고등법원장은 “담당 재판부도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이라면서 “법원장의 입장에서 개별 판결의 적정성 여부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성범죄에 대한 양형과 구속영장 처리 등의 문제도 제기됐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법관들이 양형 기준을 지키지 않는 비율이 가장 높은 범죄가 성범죄로 20.9%에 이른다.”고 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32세 간호 조무사가 60대 여성 환자를 강간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가 기각돼 피해자가 자살한 사건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기석 수원지방법원장이 “안타깝다.”고만 짧게 답하자 김 의원이 “그냥 안타깝다구요? 정말 할 말이 그게 다입니까?”라고 다그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 박홍우 서울행정법원장은 의정부지방법원장 재직시 군사정권을 찬양하는 법률책을 판사들에게 배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전해철 민주통합당 의원은 “중요한 위치에 있는 법원장이 학계의 검증도 거치지 않고 일선 판사들에게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부정하는 책을 배포했다.”고 지적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중국통신] 귀농한 석사 아들에 실망, 자살 시도한 父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도 옛말이 된듯하다. 산골 마을 최초로 석사학위를 취득하며 온 마을의 자랑거리였던 아들. 그런 아들이 변변한 직업을 찾지 못하고 귀농하자 충격을 받은 아버지가 극단의 선택을 하면서 ‘힘없고 배경 없는’ 사람들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고 있다. 이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 허베이 성 바오딩 시 푸핑 현의 한 산골 마을에 사는 마오 웨이팡.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학업의 끊을 놓지 않았던 마오는 깊은 산골 마을 최초로 대학원에 진학, 석사학위까지 취득했지만, 그토록 원하던 공무원은 요원한 꿈이었다. 결국, 꿈을 접고 귀농을 선택한 마오. 그러나 온 희망을 걸었던 아들의 실패한 모습은 아버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고 아버지는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 평소 지병을 앓고 있던 데다가 수면제를 과다복용하면서 한때 생명이 위급했지만 마오의 아버지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자신이 아버지를 죽음으로 밀어 넣었다고 자책하고 있는 마오는 “스스로 분발해 집안을 일으키고 싶었지만, 배경이 없다 보니 기회조차 평등하게 누릴 수 없었다.”며 “지금의 귀농은 도피이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마오 가족의 일화가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빈곤층 및 사회약자층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뜨겁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부를 해도 운명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한숨 섞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마오의 면접시험을 담당했던 한 중학교의 관계자 또한 “(마오가) 지식은 많아 보였지만 표준어 등 언어 구사력과 이미지 등에서 불합격 점을 받았다.”며 “세련된 이미지가 필요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6층 높이서 ‘쿵후킥’으로 인질 아이 살려낸 영웅

    6층 높이서 ‘쿵후킥’으로 인질 아이 살려낸 영웅

    과감한 ‘쿵후 킥’으로 인질범으로부터 아이를 구한 소방관이 중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이 18일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동영상은 한 남성이 지난 16일 건물 6층에서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하려 하는 동안, 다른 남성이 줄을 타고 내려와 이 남성을 저지하고 아이를 구출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아이를 안은 남성은 화장실 창문에 걸터앉아 뛰어내리겠다며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칭하이성 시닝시의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했고, 약 한 시간에 걸쳐 문제의 남성에게 위험한 행동을 멈출 것을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출동한 소방대원 중 한명은 액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고층에서 능숙하게 줄을 타고 내려온 뒤 아이를 안고 있는 남성에게 강한 발차기를 날려 문제의 남성을 다시 화장실로 들여보내는데 성공했다. 아이는 무사히 구출됐으며, 인질극을 벌인 남성은 곧장 인근 경찰서로 연행됐다. 이 남성의 신원과 인질극을 벌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특공대 못지않은 ‘액션’으로 소방대원이 아이를 구하자 주변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당시 구출장면을 담은 동영상 역시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최종길교수 죽음은 중정 고문 때문”

    “최종길교수 죽음은 중정 고문 때문”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독재에 항거하다 1973년 10월 19일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최종길(사진 오른쪽) 서울대 법학과 교수. 그의 죽음이 당시 중앙정보부에 의해 ‘자살’로 조작된지 1년이 지난 74년 10월 9일 미 워싱턴포스트에는 ‘한국의 우울한 1주년’이라는 칼럼이 실렸다. 칼럼은 최 교수가 정권에 의해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고, 이는 박정희 정권의 인권탄압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거대한 전기가 됐다. 칼럼이 실린 뒤 함세웅 신부는 국내에서도 최 교수의 죽음을 공개적으로 거론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급기야 그해 12월 10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명동성당에서 “최 교수는 자살한 것이 아니라 고문치사됐다. 인권유린의 수부(首府)인 중앙정보부 등은 해체되어야 한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유신체제로 얼어붙어 있던 한국에 ‘의문사 1호’ 최 교수의 억울한 죽음을 알림으로써 민주화의 불씨를 댕긴 이 칼럼을 쓴 사람은 하버드대 법대 교수였던 제롬 코언이었다. 그는 앞서 1973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때에는 헨리 키신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구명 활동을 펼치기도 했던 인물이었다. 19일 최 교수 사망 39주기를 맞아 현재 뉴욕대 법학과에 재직 중인 한국 민주화의 숨은 공로자 코언(사진 왼쪽·82) 교수를 이메일로 만났다. “최종길 교수를 죽인 것은 중앙정보부의 고문이었습니다. 한국사회가 늦게나마 과거사 바로잡기에 나선 것은 기쁜 일이지만 사과의 진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국민들의 몫입니다.” ●“최교수 죽음 ‘유신살인’ 중 하나” 코언 교수는 1970년 하버드대 교환교수로 초빙된 최 교수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최 교수는 2년 후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이듬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최 교수는 죽기 전 유신헌법에 반대시위를 벌이던 서울대 학생들이 연행되자 이에 항의할 것을 제안 했다가 중앙정보부에 간첩 혐의로 연행됐다. 최 교수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뒤 당시 김치열 중앙정보부 차장은 “최 교수가 간첩임을 자백하고 7층에서 투신했다.”고 밝혔다. 2002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중정의 고문과 협박 등 각종 불법수사에도 불구하고 최 교수는 강요된 간첩 자백을 하지 않았다.”며 그를 민주화운동가로 인정했다. 코언 교수는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지적이며 사려 깊고 유머와 겸손함을 함께 갖췄던 최 교수의 모습이 내 마음에 생생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 교수는 중앙정보부의 고문에 의해 너무나 일찍 세상을 떠났다.”면서 “박정희 정권에서 자행된 수많은 살인 중 하나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동아시아 국가의 법과 인권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던 코언 교수는 한국과 중국 등을 오가며 활발한 연구 활동과 인권 운동을 벌였다. 그는 “엄혹했던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을 자주 찾았던 학자로서 박정희 정권의 잔혹성과 그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면서 “최 교수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 정부를 세우기 위해 투쟁했던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을 법학자로 살아온 그는 올해 40년을 맞은 유신헌법에 대해 “장점도 많았지만 선포 즉시 독재정권에 의해 오용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74년 처음으로 시행된 긴급조치를 예로 들며 “당시 박정희 정권에서 벌어진 독재는 북한에서 벌어지던 독재와 다를 바 없었다.”면서 “주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긴 했지만 끔찍한 수준의 부패도 만연했다.”고 했다. 코언 교수는 1972년 북한을 방문한 최초의 미국인 학자였다. ●“독재는 좌·우파 모두 인정 못해” 코언 교수는 “(87년 6월 항쟁 이후) 한국은 25년간 민주적 발전을 이어왔다.”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사례는 ‘유교와 불교가 기반인 동아시아에서는 민주적인 정체(政體)를 세울 수 없다’고 주장했던 독재자들의 논리를 반박한 훌륭한 증거”라면서 “이러한 정치적 결사체를 통해서만 민주주의 근간인 법과 시민권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국가는 구성원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합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사회가 과거사 문제 해결에 나선 데 대해 반색을 표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 “내가 박 후보의 진정성을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 국민들이 대선 과정에서 박 후보의 진정성을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과거의 잘못을 기억하되 미래를 바라보며 민주주의를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그는 “그 길이 최 교수처럼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기리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독재는 좌파의 것도, 우파의 것도 인정할 수 없다.” 그는 1974년에 쓴 칼럼을 이렇게 끝맺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美입양 20% 무국적…범죄자로 전락

    우리 사회는 프랑스 장관 플뢰르 펠르랭이나 스키선수 토비 도슨(미국)처럼 성공한 입양인들에게는 열광하면서도 이면의 그림자는 외면한다. 화려하게 성공한 입양인 만큼 낯선 환경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며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입양인도 많다. 한국은 195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6만 4612명을 해외에 입양시켰다. 1985년 883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2010년 1013명, 2011년 916명 등 여전히 한 해 1000명에 육박하는 아이를 외국으로 내보내는 ‘고아 수출국’이다. 보건복지부는 해외로 떠난 입양아들이 그 나라 국적을 취득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쫓겨나는 해외 입양인이 속속 발견되자 지난해 12월부터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입양 기관들은 미국으로 간 11만명 중 20%를 웃도는 2만 3000명 정도가 국적을 얻지 못해 언제든 한국으로 강제추방될 수 있는 신분이라고 파악했다. 강제추방된 뒤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새비스 크리스(39)는 지난 8월 서울 강남에서 대낮에 어설프게 은행을 털다 검거됐다. 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돼 애리조나주에서 큰 농장을 하는 가정에서 유복하게 자랐지만, 양부모가 사고로 죽으면서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 복싱, 레슬링을 해 건장한 그는 멕시코계 갱단에서 활동하며 중간 보스까지 올라갔다. 마약·폭력·살인 등에 연루돼 7년간 복역한 뒤 불법체류자로 분류돼 2007년 한국으로 쫓겨났다. ‘무늬만 한국인’인 크리스는 영어 강사로 일하며 한국에 적응하려 애썼지만, 생활고 때문에 범죄에 손을 댔다. 친부모도 찾지 못했고 지인도 없어 고립된 상태다. 현재 복역 중인 서울구치소에서는 최근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더들리(35)는 지난달 서울 광장구 워커힐호텔 화장실에서 일본인을 폭행한 뒤 4000엔을 빼앗은 혐의로 법정에 섰다. 여섯 살이던 1983년 쌍둥이 동생과 함께 미국 콜로라도주의 가정에 입양된 더들리는 양부모의 학대·폭력·성희롱에 시달리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양육 부적격 판단을 받은 양부모를 떠나 마이애미로 재입양됐으나 두 번째 양부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했다. 남동생은 마약에 빠져 행방을 감췄고, 여동생은 2006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온 더들리는 입양인을 위한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미혼모 가족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한국 생활에 적응하려 애썼지만 언어적·문화적 차이가 워낙 컸다. 끔찍한 과거의 기억을 지우려 술과 도박에 심취한 끝에 몹쓸 짓을 저질렀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TRACK) 대표를 맡고 있는 입양아 제인 정 트랜카(정경아)는 “입양 문제는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외교부·법무부 등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문제”라면서 “당장 아기 장사를 그만두고 미혼모가 마음 편하게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5·18 등 피해자·유족 치료 트라우마센터 광주서 문열어

    5·18민주화운동과 4·3항쟁 등 국가 폭력 피해자와 그 가족의 치유를 전문으로 맡게 될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센터가 전국 처음으로 광주에 문을 연다. 광주시는 18일 서구 치평동 광주시도시공사 사무실에서 ‘광주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현판식과 개소식을 한다. 이 센터에는 광역정신건강센터와 자살예방센터, 트라우마센터 등이 들어선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정신보건 시범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올해 60여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시는 도시공사 2층 사무실에 광역정신건강센터(670㎡)와 자살예방센터(223㎡)를 배치하고 10층에 트라우마센터(1135㎡)를 마련했다. 이 가운데 트라우마센터는 5·18민주화운동 등 국가 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치료 등을 전담한다. 초대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인 강용주(50) 아나파의원 원장은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신 치유센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내년 3월 사퇴…오명도 물러나라” 서남표 KAIST총장 회견

    “내년 3월 사퇴…오명도 물러나라” 서남표 KAIST총장 회견

    한때 대학 개혁의 상징으로 인식됐던 서남표(76)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이사회와 교수, 학생 등 안팎의 퇴진 요구에 굴복한 모양새다. 하지만 서 총장은 자신을 압박해 온 오명(72) KAIST 이사장에게 같이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사퇴의 시점도 지금 당장이 아니고 내년 3월로 멀찌감치 잡았다. 학내 분란이 쉽게 잦아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서 총장은 17일 서울 인사동 서머셋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3월 정기이사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임기는 2014년 7월까지다. 서 총장은 “제가 고국에 돌아온 이유는 KAIST를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만들어 고국의 발전에 공헌하겠다는 신념 때문이었고, 2006년 부임 이후 6년간 KAIST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했다.”면서 “숱한 수모를 당하면서도 KAIST 발전을 위해 가장 적절한 퇴임 시기를 고민해 왔고 오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차기 정부와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이 후임 총장으로 선임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작심한 듯 오 이사장의 동반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서 총장은 2010년 9월 오 이사장이 취임한 뒤 줄곧 마찰을 빚어 왔다. 그는 “오 이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하면서 총장직 사퇴를 종용했다.”면서 “협박의 수단으로 (근거 없이) 대통령 이름을 댔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서 총장은 영어강의 전면 도입, 교수 영년직(테뉴어) 심사 강화, 성적에 따른 등록금 차별 징수제 등을 도입하며 KAIST 개혁을 추진해 왔다. 2010년에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총장 재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개혁 정책에 제동이 걸렸고, 올 초에는 모바일 하버와 관련된 특허 도용 사건에 연루되면서 학내외에서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지난 7월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서 총장의 계약해지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개최 직전 서 총장과 오 이사장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퇴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서 총장의 퇴진 발표에도 불구하고 교수협의회와 학생회는 19일 국정감사와 25일 이사회를 앞두고 쫓겨나는 것을 피하기 위한 방책이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25일 이사회에서 서 총장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비상총회를 여는 등 교수협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학생회도 서 총장의 즉각 해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총장실 점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중국통신] 물에 빠져 자살하려던 남자, 물 무서워 포기

    삶을 비관해 물에 빠져 죽으려 했던 한 남자가 물이 무서워서 죽음을 포기(?), 다시 살게 된 웃지 못할 사건이 있었다. 저장자이셴(浙江在線) 17일 보도에 따르면 항저우(杭州)에 사는 올해 26세의 청년 아휘는 최근 죽어서도 잊지 못할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15일 밤 자정경부터 이튿날 새벽 5시 40분까지 약 6시간 남짓한 시간. 그 시각 아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5일 밤 10시경, 가정불화와 구직난 등으로 심경이 복잡했던 아휘는 집 밖으로 산책을 나왔다가 삶에 대한 회의감이 극에 달하며 돌연 자살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때마침 다다른 마을의 강둑 앞, 아휘는 담을 넘어 강물로 향했다.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서 약 1시간 가량 방황하던 때, 아휘는 갑자기 거세지는 물길을 느꼈다.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유람선이 자신 쪽으로 다가오며 일으킨 거대한 파랑이었다. 삶을 포기하고자 했던 아휘였지만 강둑 끝에 마련된 돌기둥까지 물길에 휩쓸려보니 다시금 강한 삶의 의지가 생겼다. 그리고 거센 물길에 몇번이나 잠겼다 떠올랐다를 반복하면서도 돌기둥에 의지한 채 날을 샜다. 이윽고 16일 새벽 5시 40분, 아휘는 아침 산책을 나온 주민에 의해 발견되면서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손가락 골절상과 전신 찰과상을 입고 치료 중인 아휘는 “돌에 매달려 있는 동안 힘이 다 빠져 몇번이나 죽을 고비가 찾아왔지만 결코 손을 놓지 않았다.”며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사설] 아쉬움 남긴 서남표 총장의 개혁실험

    서남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내년 3월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임기를 1년 반 가까이 남겨놓은 상태에서 구설 속에 물러나는 만큼 사실상 ‘불명예 퇴장’인 셈이다. 서 총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 숱한 수모를 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이스트가 자신을 뛰어넘는 글로벌 경쟁력과 비전, 리더십을 겸비한 새로운 총장과 함께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해줄 것을 당부했다. 우리는 향후 KAIST의 나아갈 길은 서 총장의 말 속에 그대로 함축돼 있다고 본다. ‘대학 개혁의 전도사’로서 서 총장의 공과는 뚜렷하다. KAIST는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인 QS가 최근 발표한 2012년 세계 대학평가 순위에서 1971년 개교 이래 최고의 성적인 63위에 오를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교수의 테뉴어(종신재직권)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정책은 교수사회 일각의 반발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100% 영어강의 또한 현실과 동떨어진 구석도 없지 않지만 의미 있는 교육실험으로 평가할 만하다. 물론 무한경쟁식 학사운영에 따른 부작용은 작지 않다. ‘징벌적 등록금제’는 잇단 학생 자살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개혁에는 으레 저항이 따른다. 오죽하면 서 총장이 퇴임하며 ‘수모’라는 말을 입에 올렸겠는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KAIST의 개혁은 방식은 다를지언정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벌써 후임 총장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 서 총장의 경우 개혁적 마인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방통행식 리더십으로 교수사회와의 마찰이 문제로 지적됐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서 총장은 특히 2010년 연임 전후 ‘일방적 경영을 고집한다.’는 학내 반발에 부딪히는 등 소통에 취약함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지금 KAIST가 할 일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서남표식 개혁을 능가하는 혁신적 미래 비전을 마련하는 것이다.
  • 장례비 없어 가족도 시신 포기… ‘쓸쓸한 죽음’ 는다

    # 지난달 2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고시원 3층에서 백모(6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침대에 걸터앉아 몸을 뒤로 누인 모습이었다. 외상은 없었다. 백씨는 평소 기침이 잦았다. 담당 의사는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한 급사로 추정했다. 병원에 안치됐지만 백씨의 시신을 찾는 사람은 없었다. 죽을 때도, 죽은 뒤에도 철저히 혼자였다. 화장한 백씨의 시신은 경기 파주시의 서울시립 용미리 무연고 추모의 집으로 보내졌다. 구에서 무연고 변사자 공고를 내고 유골 인수를 알렸지만 찾는 이는 없었다. # 지난 14일에는 성북구 하월곡동의 다가구주택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혼자 있던 송모(73·여)씨가 숨졌다. 24㎡의 반지하방이었다. 송씨는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했다. 남편은 2개월 전 폐렴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던 송씨는 남편의 장례를 치를 여력이 없어 시신 포기 각서를 쓰고 구에 장례를 맡겼다. 담당 사회복지사는 “자녀들과는 교류가 없었고 남편이 돌아가셨을 때도 찾는 사람이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송씨를 부검하고 화재 원인과 자살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가족 관계 해체와 경제난으로 인한 도심 속 쓸쓸한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단상이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무연고 사망은 301건으로 2009년 206건, 2010년 273건에 이어 꾸준히 늘고 있다. 무연고 사망이 발생하면 각 지방자치단체는 사망자의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의 순으로 연고자를 찾는다. 한 달이 지나도 가족이 나타나지 않거나 가족이 시신 인수를 포기하면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한다. 이렇게 홀로된 시신은 매장이나 화장을 한다. 10년 동안 찾아가지 않은 시신들은 한데 모아 공동묘에 매장한다. 무연고 사망이 발생하는 이유는 전통적 가족 관계의 붕괴와 경제난이다. 시 장사문화팀 관계자는 “장례 비용이 없어 수습을 못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족 간에 오랜 기간 연락이 두절되었거나 가정사가 있어 시신 인수를 포기하는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30일 충북 제천의 원룸에서 연탄불을 피우고 숨진 최모(36)씨 역시 유족이 가족 관계 단절을 이유로 시신 인도를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사회망 복원을 강조한다. 현외성 경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과 관계가 끊어져 혼자 있는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마을 단위의 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노인돌봄서비스 등 경제적, 제도적 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경 나사렛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고독사는 노인뿐 아니라 은둔형 외톨이 등의 청소년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장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하루에 300번씩 손씻는 여자, 이유는?

    하루에 300번씩 손씻는 여자, 이유는?

    워낙 청결한 여자일까, 아니면 병적인 집착일까. 병적으로 손을 씻는 말레이시아 여성이 외신이 소개됐다. 그는 하루에 수백 번씩 손을 씻으며 청결유지에 남다른 집착을 보이고 있다. 주인공은 줄리아 압둘라흐라는 이름의 40세 여성이다. 마치 무균 신체상태를 만들고 유지하겠다는 듯 그는 하루에 최고 300번까지 손을 씻는다. 그것도 모자라 매일 5시간을 샤워에 허비(?)하고 하루에 한번은 꼭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매일 평균 25번 정도 샴푸를 머리에 뿌리고 감기와 헹구기를 반복한다. 줄리아가 이처럼 깨끗한(?) 여자가 된 건 사실 직업병 때문이었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한 연구소에 취직했다. 소변, 채변, 에이즈(AIDS)로 감염된 피 운반하기 등 바이러스가 득실대는 물질을 다루게 되면서 집착으로 보일 만큼 열심히 손을 씻는 버릇을 갖게 됐다. 줄리아는 “당시에는 분명 스스로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구소에서 나온 뒤에도 지속적으로 닦는 버릇이 고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치게 닦는 데 집착하는 스스로를 견뎌내지 못하고 한때 자살을 고민했다. 2009년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중간에 치료를 그만둔 때문인지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몸을 닦는 여자의 이상한 습관은 아직 고쳐지지 않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정부청사 방화범, 가족에 투신자살 예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불을 지른 뒤 투신자살한 60대 남성은 실직 이후 수억원대 빚을 지자 가족들에게 자주 자살 가능성을 내비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종로경찰서는 김모(61)씨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 왔고 약을 오랜 기간 복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정부청사가 일반인에 의해 쉽게 뚫린 것과 관련, ‘단순한 부주의’로 판단해 중앙청사경비대원 등의 형사처벌 가능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2008년 1월부터 사건 발생 1주일 전까지 2주 간격으로 불면증과 우울증 약을 복용했다. 김씨의 아내 조모(56)씨는 “‘20층에서 떨어져 죽어서 남은 사람들에게 불쌍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지난 12일에도 내게 전화해서 ‘내가 너한테 용서받고 죽을 테니 집으로 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자살 장소로 정부청사 내 교육과학기술부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숨진 김씨는 지난 8월 자신의 블로그에 “기독교 단체의 끈질긴 청원에 교과부가 굴복, 교과서에서 시조새 내용을 삭제키로 했다.”면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자.”고 적은 바 있다. 경찰은 김씨가 정부중앙청사 출입증을 위조한 경위도 알아보고 있다. 김씨가 지난 8월 인터넷의 한 문서양식 사이트에서 9900원을 결제한 사실을 확인하고 당시 신분증 서식을 내려받았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및 추락경위 규명을 위해 16일 사체를 부검할 예정이다. 경찰은 피의자인 김씨가 사망한 만큼 불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김기용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청사의 경비 관리를 맡은 행정안전부와 함께 출입자 통제 및 검색 강화 등 추가 보안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보안의식 제로’ 정부 근무기강 재점검하라

    군(軍)의 안보도, 관(官)의 보안도 온통 구멍이 숭숭 뚫렸다. 북한 병사가 최전방 우리군 철책을 넘어 일반전방소초(GOP) 문을 두드리며 귀순한 ‘노크 귀순’ 사건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지 2주도 안돼 또 어처구니없는 일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일요일인 그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일어난 60대 남성의 방화·투신자살 사건은 국가 기간시설의 보안수준이 얼마나 형편없는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준 충격적인 일이다. 중앙청사는 국무총리실·행정안전부·외교통상부 등 8개 정부 부처가 모여 있는 국가 핵심시설 중의 핵심 아닌가. 사건의 용의자는 배낭에 휘발유병을 넣고 위조 신분증을 이용해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까지 올라가 난동을 부렸다. 근무 중인 경찰은 소속 부서도 적혀 있지 않은 가짜 신분증을 알아보지 못했다. 외부 침입자나 위험물질 소지 여부를 탐지하는 검색대에는 아예 근무자가 없었고, 전자입력장치가 부착된 출입증을 대야 열리는 보안게이트(스피드게이트)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말이 3중 보안 시스템이지 허수아비 하나 세워 놓은 것만도 못한 셈이다. 휴일 핑계를 댈 일이 아니다. 청사 보안요원이라면 휴일일수록 더욱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이들에게 과연 보안의식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건가. 상식선에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이번 사건을 결코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보안 담당자의 책임으로만 돌릴 게 아니다. 청사에서 근무하는 수천명의 공무원, 나아가 공직사회 전체의 나사 풀린 근무기강 문제이기 때문이다.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정권 말에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공직 기강을 가혹할 정도로 다잡아야 한다. 최근 사회불만 세력이나 정신질환 경력자 등에 의한 자포자기식 ‘분노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 용의자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한다. 범죄 취약계층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사회안전망 구축, 사회 보안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 작업이 요구된다. 보안불감증에 대한 일대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노인복지 대상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노인복지 대상

    조길형(오른쪽)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15일 영등포아트홀에서 열린 제16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노인회가 제정한 ‘노인복지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노인회는 회원 수 560만명인 전국 최대 노인단체로, 노인 복지 증진에 크게 기여한 인물에게 매년 노인복지대상을 시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2008년부터 현재까지 1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조 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 영등포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고령화 사회의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화된 사업을 펼쳐 높은 평가를 받았다. 조 구청장은 특히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들의 소외, 우울증, 자살 등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전문 교육을 이수한 자원봉사자인 ‘노인상담사’ 195명을 배출해 독거노인, 경로당 등을 찾아가는 맞춤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또 독거노인이 다른 독거노인을 돕는 새로운 대도시형 노인 보호체계인 ‘홀몸노인 함께살이 사업’은 보건복지부에서 독거노인 우수 관리모델로 인정받아 전국 지자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조 구청장은 “이번 대상 수상은 전적으로 직원들과 주민들의 도움 덕분”이라면서 “앞으로도 노인복지센터를 순차적으로 건립하고 취약 계층 어르신 지원 사업 강화 등 노인복지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시끌’ 김장훈-싸이 깜짝화해 ‘후끈’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시끌’ 김장훈-싸이 깜짝화해 ‘후끈’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이 누리꾼의 입에 오르내리며 온라인을 시끌벅적하게 했다. 관련 단어는 10월 둘째주 검색어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글날을 공휴일로 다시 지정하자는 국회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의원들은 “결의안을 초당적으로 처리하자.”는 견해를 잇따라 밝혔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에서 한글날 공휴일 지정 촉구 결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난달에는 한글학회와 시민사회 대표들로 구성된 ‘한글날 공휴일 추진 범국민연합’이 6만여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2위는 ‘김장훈-싸이 화해’다. 싸이와의 불화로 자살 소동까지 빚은 가수 김장훈은 지난 10일 불쑥 싸이의 공연장을 찾아 화해를 선언했다. 김장훈은 “속이 좁았고 볼 낯이 없어 불쑥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싸이와 김장훈은 화해 직후 무대에서 소주 러브샷으로 뒤풀이했다. 구미공단의 불산가스 공장 폭발로 야기된 ‘구미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3위. 정부는 지난 8일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열린 차관급 회의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결정했다. 참혹한 사고 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구미 사고 CCTV’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홀로 철책을 넘어와 우리 측 GOP 소초의 문을 두드린 이른바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은 군 경계 태세에 경종을 울렸다. 검색어 ‘북한군 귀순’은 4위다. 이 귀순자는 지난 6일 경의선 남북관리구역 군사분계선을 아무도 모르게 넘었다. ‘이성욱 사건 전말’과 ‘손영민 해명’은 각각 5위와 6위. 그룹 R.ef 출신인 이성욱은 전처인 이모씨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폭행과 불륜으로 얼룩진 결혼생활을 폭로하면서 화제가 됐다. 또 지난달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켜 임의 탈퇴한 야구선수 손영민은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를 4-3으로 꺾고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롯데 플레이오프 진출’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디어 회의 도중 출연자들 사이에 찰진 욕설이 오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무삭제’는 8위, 대한민국을 오디션 열풍에 몰아넣은 Mnet ‘슈퍼스타K4’ 탑12의 생방송 무대는 ‘슈스케4 탈락자’란 검색어로 10위를 각각 기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손병휘 5집 발매 기념 콘서트 ‘너에게 가는 길’ 19~20일 서울 장충동 스테이지팩토리. 포크 싱어송라이터이자 민중가수 손병휘가 5년 만에 신보를 내놓고 기념 공연을 연다. 노랫말에는 서정과 고백을 담고, 어쿠스틱 기타와 아코디언 등을 내세워 드라마틱한 선율을 선사한다. 5만원. (02)3143-7709. 연극·뮤지컬 ●연극 ‘나의처용은밤이면양들을사러마켓에간다’ 28일까지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 극장.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 세 번째 작품. 불륜을 용서와 관용으로 미화한 ‘처용가’를 인간의 나약함, 본성에 대한 억압으로 비틀어 풀었다. 망상과 현실, 죽은 자와 산 자의 세계가 엉키면서 검은 처용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성열 연출, 이남희·유연수 등 주연. 1만~3만원. (02)3279-2233. ●뮤지컬 ‘칵테일’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센터K 네모극장. 자살절벽에 있다는 이유로 폐업 위기에 몰린 칵테일바 바텐더들이 가계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유쾌한 이야기. 칵테일 쇼와 디스코, 아카펠라 등 다양한 음악을 녹였다. 5만원. (02)2659-7001. 무용 ●LDP_유니크 플레이(Unique Play) 22~23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한국예술종합학교 개교 20주년 기념공연. 왕성한 활동을 하는 무용단 LDP의 대표 작품을 만날 기회다. 발레 기본동작을 확장시킨 차진엽의 ‘킵 유어셀프 어라이브’(Keep Yourself Alive), 20대의 감성으로 인간관계를 들여다본 김재덕의 ‘킥’(KicK), 인간의 본능을 이야기하는 신창호의 ‘디스 퍼포먼스 이스 어바웃 미’(This performance is about me)를 선보인다. 2만~3만원. (02)2263-4680. 미술·전시 ●‘명청(明淸)시대의 회화대전’ 28일까지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 추사 김정희가 모았던 명청시대 중국 회화 60여점을 전시한다. 이 가운데 제주 유배 시절에도 추사가 극도로 아꼈던 화첩 ‘장포산진적첩’(張浦山眞蹟帖)이 눈길을 끈다. 1997년 이후 15년만에 열리는 중국회화전으로 전시작 가운데 3분의2 정도는 국내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02)762-0442.
  • 음란쇼에 자살중계…막장 인터넷 개인방송

    # 지난 6월 한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자살 퍼포먼스가 생중계됐다. 동영상 진행자는 칼로 자신의 손목을 그었고 피를 뚝뚝 흘리며 “아파, 너무 아파.”라고 신음했다. 바닥에 흥건히 고인 피는 여과 없이 방송을 탔다. 당시 방송을 봤던 한 네티즌은 “너무 끔찍해 차마 볼 수 없어 영상을 끄고 바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 측은 진행자가 실제로는 손목을 긋지 않았으며 피도 물감으로 만든 가짜 피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진행자의 아이디는 영구 정지시켰다. 하지만 당시 방송을 갈무리한 사진은 아직도 ‘자살 생중계’라는 이름으로 유포되고 있다. # 지난달 말 유튜브에서 무심코 ‘롤리팝’ 뮤직비디오를 클릭한 김샛별(26)씨는 깜짝 놀랐다. 가요 ‘롤리팝’의 가사를 ‘롤리타’(Lolita Complex·소아애호증의 준말) 등으로 개사해 성폭행 피해 아동인 A양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지난 2월 ‘은정’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이 직접 개사해 부른 것이었다. 최근까지도 개인 방송 등에서 아무 제약 없이 유통되다 “성폭행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인 만큼 고소하자.”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자 당사자로 추정되는 이가 스스로 영상을 지운 상태다. # 야심한 시간, 가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은 여성들이 스트립 댄스를 추거나 시청자와 야한 농담을 주고받는다. 이른바 ‘별창’이라고 통하는 일반인이 진행하는 인터넷 개인 방송이다. 별창은 ‘별풍선 창녀’의 줄임말로 개인 방송을 하며 사이버 머니인 별풍선이나 솜사탕 등 현금화가 가능한 아이템을 얻고자 노출 수위를 점점 높여 가며 돈벌이를 하고 있다. 문제는 청소년도 가입만 하면 별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개인 방송이 음란물과 혐오물의 바다로 변질하고 있다. 도가 지나친 콘텐츠들이 빠른 속도로 대량 유통되고 있지만 공공기관은 뾰족한 수가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5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별창 논란이 일었던 인터넷 개인 방송 사이트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나섰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 콘텐츠가 너무 많아 실시간으로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14일 “같은 시간대 3000~4000건의 방송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지만, 방송은 실시간 검색어 제한에도 걸리지 않는다.”면서 “10명의 모니터링 요원으로 24시간 점검하지만 한계만 확인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통심의위는 서버 운영자로 하여금 각 개인 방송에서 다루는 내용의 선정성 등을 감안, 성인용으로 분류하도록 하고 있으나 선정적이고 혐오스러운 방송은 계속되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법과 규제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음란·유해 콘텐츠가 담긴 개인 방송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인터넷상의 정치적인 발언을 규제하는 데만 예산을 증액할 것이 아니라 반사회적인 내용의 음란물, 유해 콘텐츠를 단속하는 데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경찰 경비·X레이 검색·전자출입증’ 무너진 3중보안

    1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벌어진 방화 및 자살 사건은 한 나라를 움직이는 정부 핵심 기관의 보안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출입문을 지키는 경찰 경비도, 수억원을 들인 전자출입증 인식기와 엑스레이 검색대 등 3중 보안장치도 휴일의 안이한 경비 태세 속에 맥없이 무너졌다. 정부청사의 외곽 경비는 경찰이 맡는다. 주로 의경이 배치되며 이들은 정문과 후문에서 출입증 유무를 확인한 뒤 방문객을 안내소로 안내하거나 돌려보낸다. 본관에 들어오면 엑스레이 검색대를 방호원들이 지키고 있다. 원칙적으로 모든 가방과 소지품을 검색대에 통과시켜야 하지만 방문객이 아니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마지막으로 행정안전부가 6억원을 들여 설치한 스피드게이트를 통과하려면 전자칩이 내장된 출입증이나 신원 확인을 거치고 받은 방문증을 인식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주말이나 휴일이면 이 같은 보안 체계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김씨는 후문에서는 의경, 청사 1층에서는 청사관리소 방호원에게 정부청사 공무원 출입증과 색상 및 모양이 유사한 가짜 신분증을 보여주고 들어왔다. 청사관리소 직원들은 경찰이 조사를 시작한 뒤에도 김씨를 정부산하기관 직원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신분증이 가짜라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에너지 절감 등의 이유로 엑스레이 검색대는 꺼져 있었고 스피드게이트는 열려 있었다. 인화물질이 든 가방이 청사 안으로 반입될 수 있었던 이유다. 입구에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적는 휴일 근무일지만 놓여 있었다. 휴일 근무일지의 경우 본인 확인 절차조차 거치지 않으며 적지 않더라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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